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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은닉자산 찾기 사업/육철수 논설위원

    돈의 팔자도 사람의 운명만큼이나 기구하다. 누가 갖고 있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팔자가 천차만별이어서다. 돈이 처음 생길 때부터 검거나 흰 게 따로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깨끗한 돈은 여러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검은 돈은 나라를 거덜내기 다반사니 돈도 주인을 잘 만나야 가치있는 법이다. 세계은행과 유엔이 며칠 전 ‘은닉자산회복 이니셔티브(StAR)’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의 부패한 독재자들이 해외로 빼돌린 자산을 찾아내서 해당 국가의 빈곤퇴치와 사회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이른바 돈의 팔자를 바꿔주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마침 검은 돈의 비밀계좌가 많은 스위스가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 사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호응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사실 스위스의 은행과 은행원들은 고객의 비밀보호를 위해 입이 무겁기로 정평이 나 있다.1930년대 독일의 나치정권이 유대인들의 재산 몰수를 위해 본국과 주변국의 은행들을 샅샅이 뒤졌는데, 스위스의 은행들만 계좌확인을 거부했다.1982년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스위스 은행원의 일화도 유명하다. 은행원 2명이 당시 로마에서 해외예금 유치활동을 벌이다가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됐다. 한 명은 비밀계좌 예금주의 신원을 밝힌 덕분에 풀려났으나, 다른 한 명은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가 감옥에 갔다. 그러나 석방된 은행원은 스위스에 돌아가 국내법에 의해 벌금형을 받았고, 복역 후 귀국한 은행원은 영웅대접과 함께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국경을 넘어 신뢰를 쌓은 스위스 은행들에 세계 도처에서 단골고객이 몰리는 건 당연했다. 문제는 검은 돈의 유입인데, 이를 막을 방도가 없었다. 스위스가 1998년 ‘돈세탁 방지법’을 제정해 검은 돈의 차단막을 강화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법이 생길 무렵에 아프리카 말리공화국의 독재자 트라오레가 예치했던 390만달러,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돈 7억달러를 각각 그 나라 정부에 반환했다. 스위스 은행들이 독재자와 범죄자들의 검은 돈을 골라내는 데 이렇게 적극적이니, 돈의 진짜 주인을 찾아주는 StAR 프로그램의 성공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돈 빼가던 외국인 국내 증시로 U턴?

    돈 빼가던 외국인 국내 증시로 U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자 국내 금융시장에는 FRB의장의 이름을 딴 ‘버냉키 효과’가 나타났다.19일 코스피 지수는 1900을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은 4원이나 급락해 926.7원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폭 왜 컸을까 국내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폭이 컸던 금리 인하의 목적은 발등의 불인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을 풀고, 다른 한편으로 경기하강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금융연구원의 하준경 박사는 “인하 폭이 예상보다 큰 것은 단시일 내에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단기간내 심리안정이라는 효과를 거둬 전통적 금리인하보다 더 빠른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하 박사는 “국내나 유럽은 유동성 과잉 상태지만, 미국은 2004년 6월 1.25%부터 지난해 6월까지 17차례 금리를 인상해 5.25%까지 올렸기 때문에 오히려 인하의 여지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 긍정적일까 금리인하로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은 늘어날 전망이다.FRB가 추가 인하를 시사,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인식과 비달러화자산에 대한 선호를 높였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아시아, 특히 한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도세가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은 7월말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16조원 이상의 주식을 팔았다. 관망하던 대기성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 7월25일 기록한 코스피 최고치인 2004.22를 한 두달 안에 넘어설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는 금리인하로 인한 달러 약세로 환율이 920∼93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엔캐리 자금 청산우려도 누그러졌다.19일 엔·달러 환율은 116엔대로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큰 폭의 금리인하와 엔화 안정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 이탈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콜금리 인하는 어려울듯 금융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했다고 해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박사는 “미국이 금리를 인하해 우리나라(5.00%)보다 금리가 0.25%포인트 낮은 4.75%가 됐는데, 이것은 정상적인 상황으로 미국과의 금리 역전을 이유로 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미국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계속 인하하고, 유럽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동조해 국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대할 때는 한은도 인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내경기만을 보면 인하는 쉽지 않다고 한다. 각종 경제연구소가 내년 경기성장률을 5%대로 올해보다 높게 예상하고 있고, 물가도 내년에는 상한선인 3.5%까지 올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경기가 더 이상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 중동 경기 등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내년의 실물경기가 악화되지 않는 한 한은의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문소영 전경하기자 symun@seoul.co.kr
  • 李, 전북지사와는 ‘새만금 충돌’

    “한나라당의 반대로 새만금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했다. 특별법을 통과 못 시키면 전북도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김완주 전북도지사) “나도 서울시장했지만 시·도지사가 정치논리에 몰입하면 일이 안 된다. 김 지사는 발언을 조심하는 게 좋다.”(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16일 오전 새만금 간척지에서 한나라당 이 대선후보와 김 전북도지사가 새만금을 놓고 ‘대충돌’했다. 이 후보는 호남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 이곳을 찾았으나 뜻하지 않은 역풍에 부딪쳤다.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둔 대통합민주신당에서도 이날 이낙연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새만금 공약만 하지 말고 당장 새만금특별법 통과부터 도우라.”고 비판,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호남민심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를 새만금 간척지 현장에서 이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가졌다. 이 후보의 ‘탈여의도 정치’ 행보의 하나였다. 회의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소속의 김완주 전북지사도 참석, 새만금 사업 현황과 문제점 등을 논의했다. “2030년까지인 새만금 개발완료 시점을 2020년으로 앞당겨야 한다.”는 김 전북도지사 요구에 이 후보가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히는 등 회의분위기는 부드러웠다.하지만 김 지사가 새만금 특별법에 대한 한나라당 반대를 거론하면서 싸늘해졌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특별법을 통과 못 시키면 전북도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김형오 전 원내대표가 “다른 법안과 연계되는 바람에 처리가 안 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강재섭 대표도 “(당시)김 지사가 내 방에 와서 특별법 제정에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김 지사가 나가서 한나라당이 특별법 반대한다고 해서 온 언론에 난리가 났다.”며 “특별법 안 되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마치 한나라당이 막는 것처럼 말해선 안 된다.”며 불쾌한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이어 강 대표는 “김 지사가 가끔 이런 말실수를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경고’하는 한편 “9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새만금이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은 정치논리를 버리고 경제논리로 하는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누가 방해를 한다는 등의 말을 할 때 저도 귀에 거슬렸다. 도민이 분노할 것이란 표현을 썼는데 도민이 분노해서 전북이 이렇게 됐나. 굉장히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김 지사를 비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전주방송(JTV)에서 가진 호남 언론사들과의 대담에서 “새만금 완성기간이 길면 세계적 관심을 끌 수 없는 만큼 대규모 외국 자본 유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새만금에 중동의 오일달러를 끌어오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코스피지수 조정속 국내자금 中 증시로…

    중국 주식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자금유입이 둔화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11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주에만 약 3672억원이 중국 펀드에 들어왔다. 해외 주식형 펀드 증감액 4136억원의 88.8%를 차지한다. 중국 펀드의 선전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로 들어간 돈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 들어간 1698억원의 두배를 넘는다.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들도 늘고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8월말까지 중국 증권 결제금액은 2억 7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3% 늘어났다. 중국보다 투자가 자유로운 홍콩은 결제금액이 5억 1900만달러로 299%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결제원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이번 추석부터 공휴일에도 외화증권결제서비스 업무를 제공하기로 했을 정도다. 중국 펀드로의 쏠림 현상은 수익률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찍고 하락한 이후 지난 7일까지 중국 펀드 수익률이 8.1%로 가장 높았다. 중국과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은 6.6%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들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직접 투자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본토에서 개인투자자가 홍콩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허용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홍콩 증시에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굿모닝신한·키움·리딩투자·한국투자증권 등에서는 홍콩 주식 직접 거래가 가능한 HTS를 서비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주식은 양도차익의 2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하고, 정보를 제때 제공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곽병열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두달째 16%를 상회하는 월간 상승률과 각종 기술적 지표들의 과열신호 등이 중국 증시의 단기 과열을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보유외환 2550억弗 한국경제 안전판

    보유외환 2550억弗 한국경제 안전판

    외환보유액 2550억달러는 우리 경제의 방패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까. 올초 한국은행이 2년 연속 적자를 내자 외환보유액 적정 규모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외환보유액 일부를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고, 적자를 청산하라는 압박이었다. 한국투자공사(KIC)를 통해 더 해외투자를 하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여론에 떠밀려 한은 이성태 총재는 “해외 우량주식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쇼크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우려되고, 엔캐리자금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게다가 KIC는 설립 2년 만에 71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국의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서 외신에서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경상수지도 흑자인 만큼 크게 우려할 만하지 않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너무 많아 한은의 적자를 유발하고 골칫거리로 인식되려 한 외환보유액이 방패 역할을 한 것이다. ●서브프라임 쇼크 이후 적정 규모 논란 ‘쏙´ 한국은행 이광주 부총재보는 “외환보유고란 군대와 같은 것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 증원이 요구되고, 평화시에는 감축이 이익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든지 위기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2005년 1조 8800억원,2006년 1조 76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 적자는 대부분 통화안정증권 이자 및 영업비용 때문인데, 결국 외환보유고 증가와 직결된다. 수출대금이 국내로 유입되자 환율안정 등을 위해 달러를 매입했고, 달러 매입으로 원화가 시중에 많이 유통되자 콜금리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조여야 했던 것이다. 이 부총재보는 “한국이 외환보유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가 하루에도 4∼9원씩 급등락해도 거래량을 동반하며 탄력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만약 외환보유고가 부족했더라면 거래량이 터지지 않으면서 원화절하가 아주 가파르게 진행돼 위기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재보는 “외환보유고를 통한 투자를 흔히 중동이나 중국의 ‘국부펀드’와 비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산유국들이 석유로 생긴 엄청난 재정잉여금으로 조성한 만큼 ‘비상자금’인 외환보유액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위기가 닥치면 언제라도 풀어서 써야 하는 대외지급 준비자금으로 투자를 해 결과적으로 유동성이 나빠지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명지대 최창규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국가간 자본이동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에 적정 외환보유고에 대한 개념이 변화돼야 한다.”면서 “1997년 외환위기 전에도 고작 몇백억 달러에 불과했던 당시 외환보유고를 투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빌려줘야 한다고 했다가 당했던 것”이라며 수익성을 좇는 것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외환보유고가 대외지급 준비자금으로 ‘안전판’이라는 것이다. ●외환보유 비용 적정 수준 토론 필요 서유럽에서는 현재 외환보유액의 적정 규모를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3개월에서 6개월치의 수입대금으로 본다. 그러나 소규모 개방경제를 택한 상황에서 이같은 규모는 ‘협의’의 외환보유액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최근 ‘국내 유입된 엔캐리 자금은 213억∼289억달러로 청산된다 해도 국내 외환보유액 2550억달러의 10% 내외 수준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해 논란을 빚은 한국금융연구원의 신용상 박사는 “외환보유고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이 과연 적정한 비용인지 이번 기회에 충분히 토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적일 때만을 감안하지 말고 변동성이 심할 때도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하준경 박사도 “현재 외환보유액 규모는 여러 위험 속에서 시장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브프라임, 국내경제 영향 제한적

    임영록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23일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엔캐리’ 자금의 급격한 청산 가능성도 적다.”고 밝혔다. 다만 불안심리가 아직도 남아 있어 시장에서의 변동성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경제는 올해와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며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지원과 재할인율 인하 등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어 서브프라임 문제가 국내 금융시스템의 위기나 실물경기 침체로 파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수출의 둔화 가능성에는 “미국 경기가 둔화해도 중국 등 신흥개발국과 유럽, 일본 등의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는 견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8월 수출 증가율도 15%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차관은 엔캐리 자금도 일본(0.5%)과 미국(5.25%) 등 주요국 간 금리차가 커 구조적 측면에서 급격한 청산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엔캐리 자금의 규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2005∼06년까지 국내에 유입된 엔캐리 자금이 60억달러로 추정되지만 과거부터 이뤄진 엔화 대출까지 모두 포함해 과대계상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과 변동성 때문에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예단하기가 어려워, 글로벌 유동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엔캐리자금 213억~289억달러”

    ●자산 하락·상환 능력 축소 등 복합위기 맞을 수도정부와 한국은행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규모가 서로 달라 시장의 불안과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연구위원은 19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은행 내부자료에 따르면 2006년말 현재 금융기관 엔화대출을 포함한 국내에 유입된 엔캐리 자금 잔액은 213억∼289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측 추정 규모 60억달러와는 4∼5배 가량 큰 차이가 난다. 신 연구위원은 추정치에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지난 2005년부터 2006년 3·4분기까지 약 1년 동안 국내에 유입된 엔캐리 자금만 60억달러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 연구위원은 “국내 유입된 엔캐리 자금의 상당 부분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대출돼 부동산 및 주식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국내에 유입된 엔캐리 자금이 청산될 경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엔캐리 자금이 청산되면 원·엔 환율이 상승하고 이렇게 될 경우 엔화자금을 빌려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원화상환액이 늘어날 뿐 아니라 자산가격 하락으로 상환능력도 축소되는 복합위험에 노출된다는 설명이다.●외환 지급 문제없지만 자본시장 변동성확대 가능성신 연구위원은 그러나 “엔캐리자금 추정규모가 국내 외환보유액(2550억달러) 대비 10% 내외 수준으로, 일시에 청산된다 할지라도 국내 외환보유 규모를 고려한다면 대외지급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국내 엔캐리 자금 청산이 전 세계적인 청산 흐름과 함께 이뤄질 경우 자본시장 변동성은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은은 ‘한은 내부자료에서 엔캐리자금 추정액이 213억∼289억달러’라는 주장에 대해 “현재 재정경제부가 추정한 60억달러와 한은 추정 규모가 비슷하다.”면서 내부자료의 존재를 부인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한은은 국내 유입된 환헤지를 하지 않은 투기성 엔캐리자금뿐 아니라 비투기성자금까지 모두 포괄해서 최근 집계했다.”면서 “200억∼300억달러 규모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대부업체들의 자금은 비교적 장기투자자금으로 파악해 집계에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뉴스 분석] 외환·유동성 풍부…환란때완 달라

    [뉴스 분석] 외환·유동성 풍부…환란때완 달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파장은 크게 두 갈래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국제무대의 ‘큰손’들이 달러화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빼는 측면이다. 다른 하나는 서브프라임모기지 파생상품에 투자한 국제금융기관들이 연쇄 부실 가능성에 직면, 글로벌시장에서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점이다. 펀더멘털(기본여건)보다 ‘센티멘털(심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불안심리 확산이 더 문제 이럴 경우 이머징마켓에선 펀드 환매에 따른 신용경색과 환율급등에 따른 금융시스템의 마비로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경고음’을 내면서도 국내 상황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외환보유고가 풍부하고 시중에 대기성 자금이 넘쳐나며 각국 중앙은행들도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가 장기화할 것이며 전세계적으로 ‘유동성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완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16일 국내 증시가 폭락한 것도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파생상품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28%나 급등한 국내 증시에서 매물을 쏟아냈다. 임영록 재경부 2차관은 “외국인의 투자비중은 40%에서 최근 34%로 낮아졌지만 이머징마켓의 평균인 25%보다 여전히 높다.”면서 “국내외 상황에 따라 증시의 불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순매도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매도 당분간 계속될 것 지금까지 드러난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부실도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미국 주택시장이 달아오르던 2001년의 금리는 1%대였지만 지금은 5%대인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이다. 특히 ‘예고된 위험’을 고금리 파생상품으로 2차·3차 금융기관에 분산시킨 것은 ‘부실의 파이’를 키운 측면이 있다. 미국 증시에 이어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건 국제 금융기관들이 글로벌시장을 통해 동전의 양면처럼 연계됐기 때문이다. ●엔캐리 조기청산땐 환율폭등 가능성 위험의 다른 축은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이다. 이자가 싼 엔화를 대출받아 이자가 높은 이머징마켓에 투자했으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청산속도가 빠를 경우 외화 유입으로 환율을 유지하던 나라에선 환율 폭등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1997년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시작된 동남아 외환위기와 같다. 권오규 부총리도 이같은 위험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의 위기가 아시아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은 세계적으로 2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에는 60억달러 정도이다. 김석동 재경부 1차관은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시 유동성 공급 등 선제적 대응을 위한 만전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해외르포 (하) 중동지역 공중화장실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해외르포 (하) 중동지역 공중화장실

    |도하(카타르)·무스카트(오만) 장세훈특파원|‘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국토 전체가 거대한 공사장을 방불케하는 열사(熱砂)의 땅 중동. 건설 바람을 타고 인도·파키스탄·네팔 등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와 다름 없는 이들을 위한 공중화장실은 턱없이 부족하다. 또 이슬람 국가들은 여성들의 노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성을 위한 배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동은 사회적 약자 위한 배려 ‘부족’ 전세계 건설 노동자들의 ‘블랙 홀’인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는 한 낮 온도가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열기 속에서도 공사가 한창이다. 중동 최초 에너지거래소가 들어설 20만명 규모의 신도시 루세일(Lusail) 건설공사, 두바이의 ‘팜 아일랜드’에 견줄 만한 인공섬 ‘펄 아일랜드(Pearl Island)’ 프로젝트, 세계 최초로 코넬대 의대와 카네기멜론대 경영·컴퓨터공학대학 등 미국 명문대학 5개를 모은 1000만㎡ 규모의 교육도시 조성공사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30만명에 불과했던 카타르 인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급증하면서 지금은 15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카타르 전체 고용인구 중 70% 정도가 외국인이다. 하지만 공사 현장이나 건설 노동자들의 집단거주지에서 공중화장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알 카야린 카타르 공공사업청장은 “연간 15만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순유입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중화장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이는 상당수 중동 국가들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쉐이카 갈리아 카타르 보건청장도 “인간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로서 화장실 문제는 중요하다.”면서 “또 시설 못지 않게 인식 전환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장실 개선→가치 존중 이슬람 국가에서는 용변을 본 뒤 물로 씻는 ‘비데 문화’가 발달해 있다. 때문에 도심 건물 내에 위치한 대부분의 공중화장실은 위생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문제는 위생이 아니다. 서구 문명과 도시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의 경우 화장지가 없는 전통 화장실이 대부분이다. 또 남자들도 원피스와 유사한 고유 복장인 ‘잘라비야’를 입는 탓에 공중화장실에 소변기가 없고, 이 때문에 남녀 화장실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 공중화장실이 상당수다. 오만 보건부 차관은 “여성들의 노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공중화장실이 없어 이를 무색하게 한다.”면서 “공중화장실 개선은 문화적·종교적 가치를 지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hjang@seoul.co.kr
  • ADB “동아시아 자본 과다유입”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아시아개발은행(ADB)이 동아시아의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자본유입의 증가가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공개된 ADB의 최근 반기 동아시아 경제 보고서는 올해 역내 국내총생산(GDP) 증가 전망치를 8.1%로, 내년의 경우 7.9%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지난 3월 발표된 전망치는 올해가 7.6%, 내년이 7.7%였다. 보고서는 상향 조정의 이유로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소비가 회복되는 추세이고 유럽연합(EU)도 소비가 확연히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특히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국들의 수출에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DB는 동아시아에 대한 과다한 자본 유입이 우려된다면서 지난해 기록적인 2690억달러에 달했음을 상기시켰다. 이로 인해 역내 통화절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며 자산 가치가 가파르게 뛰고 있다고 경고했다.ADB 지역경제통합국의 관계자는 “태국 바트화 가치가 올들어 17.6% 이상 상승했으며 필리핀 페소 역시 9%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jj@seoul.co.kr
  • 코스피지수 2000 안착과 조정 사이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돌파 하루만에 40포인트(2%)가량 급락했다. 그동안 너무 가파르게 오른 데 대한 부담과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로 1960포인트대로 내려앉았다. 하루 변동폭이 무려 50포인트가 넘었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를 이번에는 개인들이 받쳐주지 못했다. 시장은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순매도 배경과 지속 여부, 강도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0.48포인트(2.03%) 급락한 1963.54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2.32포인트(0.28%) 내린 817.28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2000포인트 돌파 그 자체보다는 과연 안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 상승추세는 유효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심상찮은 외국인 매도세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차익실현과 동시에 신흥시장에서 한국의 주식비중은 줄이고 중국과 동남아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25일 6665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26일에도 5176억원 순매도했다. 이로써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9 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3조 37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개인은 4056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들의 매물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장에서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도 35%대로 떨어졌다.2004년 4월26일 44.14%에서 3년여만에 10%포인트가량 축소된 것이다. 문제는 차익실현에 나선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매도 강도와 지속 여부에 따라 국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외국인 매도 배경은 차익실현이 대부분”이라면서 “여기에서 주가가 더 오르면 계속 매도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로 하루 평균 2500억원가량이 꾸준하게 유입되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과거처럼 수급의 주도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따라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아직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익실현을 위한 단기매물이 계속 쏟아져 나올 경우 지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루에 4000억∼6000억원 이상씩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강세가 계속된다면 국내 증시가 주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00 안착의 변수들 증시 전문가들은 2000 안착은 돌파와는 다른 문제라며 과거 1000돌파 이후 안착까지 진통의 과정이 있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이번에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배럴당 75달러까지 치솟은 국제 유가와 환율, 미국증시의 안정성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일본 금리 인상 가능성과 엔화 강세로 인한 엔캐리자금의 청산가능성 등도 꼽는다. 하지만 역시 열쇠는 투자심리다. 대우증권 김성주 파트장은 “투자 심리가 가장 중요하다. 너무 많이 올랐다고 판단해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매도가 매도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데스크시각] 엔고에도 대비하자/이춘규 국제부 부장급

    2004년초 주일 특파원으로 부임하기 위해 일본 엔화를 살 때는 100엔당 1120여원이었으나 지난주 일본에 갈 때는 30%이상 떨어진 100엔당 770원 전후였다. 이처럼 3년간 엔화가치의 대폭락이 이뤄졌다. 그동안 일본물가는 거의 안 올라 수년사이 명품여행이 생겨날 정도로 한국인들이 일본을 찾는다. 일본 원정등산도 늘어 지난주 해발 3015m 산장에서도 김치를 대접받을 수 있었다. 산장지기는 “어제도 30여명의 한국인이 단체로 올라왔다.”고 할 정도다. 이처럼 엔저로 한국인 관광객이 넘쳐나자 지자체와 백화점 등은 한국인 유치에 열을 올린다. 엔저는 핵심 전자부품 등을 연간 수백억달러어치 수입하는 대기업들에도 단비다. 유학생도 부담이 줄었다. 거액의 엔화차입을 한 기업도 환차익이 발생해 희색이다. 반면 일본에 영세한 규모로 섬유류, 농산물, 잡화 등을 수출하는 중소기업들은 경쟁력이 떨어져 죽을 맛이라고 한다. 자동차 등 일본 업체들과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들도 엔저를 앞세운 일본 제품과 경쟁하느라 힘겹다. 그런데 이런 엔저 현상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엔저는 일본의 초저금리가 가장 큰 요인이다.1999년 2월 시작된 제로금리(2000년 8월 잠시 해제)는 지난해 7월 0.25%가 됐고, 현재 0.5%다. 저금리의 엔으로 달러를 사 고금리인 미국 등지에서 국채·주식 등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성행, 엔저의 주요인이 됐다. 이론적으로는 당장 이런 흐름이 청산될 조짐은 안 보인다.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는 4.75%다. 금리차가 3%이상이면 엔 캐리 트레이드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은행이 연내에 두 차례 기준금리를 0.25%씩 올린다 해도 당장 엔약세를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미·일 양국 정부도 엔저를 즐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저금리·엔저의 일본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돼 국채를 사주고, 투자해 주어 경제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 고맙기까지 하다. 일본차에 고전하는 미 자동차업체들이 “일본 정부가 엔저를 조장한다.”며 백악관 등 정치권에 하소연해도 외면하는 배경이다. 일본 정부도 엔저의 주범인 초저금리는 필수다.3월 말 기준 840조엔(약 6300조원)의 엄청난 나랏빚이 있어 금리가 1%만 올라도 연간 8조엔이상의 금리부담이 는다. 그래서 금리인상을 매우 꺼린다. 기업들도 저금리는 즐겁고, 엔저는 수출 경쟁력 강화로 직결, 사상최고의 영업실적을 내고 있다. 실제 도요타자동차는 달러당 1엔만 싸지면 350억엔의 영업이익이 는다. 그러나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다. 미국 등 15개국 통화에 대한 엔의 종합가치인 실질실효환율이 22년만에 최저다. 이런 비정상적 엔저 후유증도 크다. 정부의 재정적자 개선 노력이 약하다. 기업들도 경쟁력 강화에 소홀했다. 해외로 자산유출도 심각하고, 외자는 일본행을 꺼린다. 구매력이 약화됐고, 원자재 수입 가격은 폭등했다. 엔화 위상이 추락, 외환보유 기피대상이 됐다.94년 달러기준 세계 1위였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8위로 밀렸다. 적정한 엔화가치 절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 위상이 추락하고, 경제의 체질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분출하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니혼게이자이연구센터 후카오 미쓰히로 이사장 등은 엔화가 20%정도 급격히 절상될 수 있다며, 선제적 금리인상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언론들도 앞다퉈 엔고 전환을 주문하고 있다.98년 러시아 외환위기 때 3일만에 엔화가 달러당 147엔서 112엔까지 급상승했던 전례가 있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엔 약세가 정치·경제적 요인으로 반전될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환율 향배는 신도 모른다.’고 했지만 엔저는 물론 엔고도 문제는 많다. 엔고전환이 반가운 쪽도 많겠지만 우리 기업이나 정부도 닥쳐올지 모를 엔고에 미리 대비,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춘규 국제부 부장급 taein@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10년뒤 한국’ 이것이 고민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10년뒤 한국’ 이것이 고민

    지난 10년간 세상은 급변했지만 앞으로 10년동안 세상은 더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0년 뒤 우리나라는 무슨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지, 그런 고민을 하지 않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미리 어떤 것을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환경·문명 충돌 심화… 삶의 질 더 나빠져 10년 뒤 한국사회는 경제와 환경, 문명과 생태계, 인간과 자연의 충돌로 환경적·사회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크게 쇠락할 것이다.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고 경제사회 발전의 지속성마저 멈춰버릴지 모른다. 현재 국민소득이나 교역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삶의 질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음식 등 우리가 매일 접하는 땅과 물과 환경이 심하게 오염돼 아토피, 비염,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중 등 각종 환경성 질환이 만연하고 있다. 서울은 4년 연속 세계 최고의 대기오염 도시로 국제적으로 공인되어 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해마다 발표하는 삶의 질 측정수단인 ‘지속가능성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42개 국가 중 최하위권인 122∼136위 사이를 오르내린다. 앞으로는 경제 지상주의나 개발 일변도의 정책이 크게 도전받게 될 것이다. 난개발, 부실공사가 사회적 악으로 지탄받고 그것을 주도한 정치인이나 관료 및 기업들은 사회적 죄인으로 지목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그린벨트 해제, 산림과 농지 전용, 막개발과 난개발 등 개발시대의 패러다임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지·건설과 연관되는 이른바 ‘토건국가’의 폐해가 노골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사회 지속가능성의 악화도 우려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 및 이혼 증가율, 교통사고 사망률, 청소년 범죄율, 음주 사망률, 저출산 고령화 현상, 노사간 극한대립 등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의 지속가능성이 나빠지면 삶의 질 하락과 사회 양극화 및 대립을 더욱 부추겨 사회의 지속가능성마저 악화시키는 동반 상승현상이 나타난다. 정치·경제 지도자들은 10년 뒤에는 스스로 역사적 죄인으로 지목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환경친화형 발전, 녹색주의 개발, 삶의 질을 중심에 두는 경제정책 등 한마디로 경제와 환경을 제도적으로 조화시키는 정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김성훈 상지대 총장(전 농림부장관) ■ 경제 성장능력 저하… 재정부담 급증 최근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국가부채가 증가하는데 이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사전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급속한 노령화와 경쟁력 둔화 등으로 성장능력이 떨어져 세입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부분 연구기관의 미래 잠재 성장률은 4% 수준이다. 둘째, 노령화로 각종 연금과 의료보험의 재정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노령화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빨라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7%였는데,2019년에는 14%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보험에서 노인의료비 비중이 1985년 4.7%에서 2006년 22.8%로 늘어났고,2010년에는 28% 수준으로 전망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대한 재정지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도입된 기초노령연금도 막대한 재정부담을 초래할 것 같다. 셋째, 재정지출 구조면에서 공무원 인건비,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등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복지비 지출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비전 2030 희망 한국’에 따르면 2006∼2030년 복지지출 증가율이 연 9.8%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넷째, 통일시 북한 재건을 위한 막대한 비용이 예상된다. 그 비용조달을 위해서는 증세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막대한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미 국가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통일 비용 조달을 위한 부채까지 늘어난다면 국가부채는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독일의 경우 통일되던 1991년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40.4%에서 2004에는 67.0%로 크게 늘어났다. 최종찬 롯데그룹 고문(전 건교부장관) ■ 다인종·다문화 가속화… 민족 정체성 혼란 10년 뒤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는 선진국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환율변동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속도를 유지해 나간다면 8년 후인 2015년쯤에는 국민소득 3만달러가 달성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그때쯤이면 고령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굴 등 우리경제의 지속성장에 대한 고민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화도 질적, 양적으로 한층 진전되어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가 늘어나면서 교역량도 크게 늘게 될 것이다. 또한 국제간 교류협력관계가 확대되면서 해외 인력과 문화의 국내유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다인종·다문화사회에 접어들 것이며, 민족주의적 배타성보다는 어떻게 하면 세계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것인가를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산업구조도 지금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다. 정부가 계획하는 지능형 로봇, 미래형자동차, 지능형홈네트워크 등 10대 차세대 성장산업이 모습을 나타내면서 제조업이 재편되고 서비스업의 비중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또한 신기술이 개발되고, 기존 기술이 다른 기술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도 계속 생겨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자본, 기술,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가간, 기업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경우 경쟁대열에서의 탈락도 그만큼 빨라지고 기업의 수명도 단축될 것이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고령인구 14%… ‘누워 지내는 노인’ 일반화 10년 뒤 대한민국은 성장하는 중국과 회복하는 일본 사이에서 여전히 성장 동력의 모색과 창출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글로벌 생산체제가 급속히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는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 중심으로 전환을 꾀하고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과 남북 및 주변 열강들과의 역학 관계는 대한민국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교육과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파생되는 문제가 고민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국내 정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북한 체제의 전환과 주변 열강들의 각축은 심화하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져줄 수 있다. 예컨대 탈북자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남북간 정치문제뿐 아니라 남한내 사회적 갈등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와 농촌에서의 국제결혼 및 혼혈아동의 문제는 구체적인 사회 이슈로 다가올 것이다. 이는 우리 국민의 정체성과도 결부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 분야는 지금과 다른 형태의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외국으로 진출,‘기러기 아빠’를 양산했으나 10년 뒤에는 ‘가족의 해체’라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외국 대학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국내 대학들은 입시제도보다 국내·외 우수 인력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고령화가 진전되어 출산 장려와 보육, 노인복지 문제도 크게 부각될 것이다.10년 뒤 우리 사회는 고령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현재 일본사회를 특징짓는 ‘네타키리(寢たきり, 즉 누운 채)’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뇌졸중ㆍ중풍 등으로 누워 지내는 노인들이 일반화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간병의 장기화와 의료비 증가, 연금재정 고갈 등이 발생하는 고령사회의 심각한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 ■ 나노기술 이용 테러 위험… 北체제 큰 변수 10년 뒤 한국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현재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출산 및 고령화의 추세이며 특히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하다.10년 뒤 인구증가율은 마이너스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고령화 인구 비율도 13.8%로 증가하고 2030년에는 무려 24%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잠재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우리는 이민정책을 포함한 노동인구 활용을 고민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정보기술(IT) 혁명은 18세기의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대 변혁의 시작이었다. 전문가들은 생명공학, 나노기술,IT기술의 융합이 차세대 기술 혁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동감한다. 생명공학은 인류복지 증진을 위한 질병, 웰빙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지만 생명 복제와 같은 도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나노기술은 아직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이며 이 역시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혁명이고 동시에 테러와 같은 나쁜 용도로 사용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10년 뒤 이러한 차세대 과학 기술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수준 격차를 고민할 가능성이 많다. 우리들은 남북 통일이라는 시기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아주 중요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10년내에 북한체제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국에는 무엇보다도 큰 과제가 아닐 수 없으며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문제다. 앞으로의 10년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임상규 삼성경제硏 연구전문위원
  • [新 차이나 리포트] (2) ‘2급 도시’ 부동산시장 동향

    [新 차이나 리포트] (2) ‘2급 도시’ 부동산시장 동향

    |칭다오 주현진특파원|요즘 중국 부동산 투자의 화두는 단연 2급 도시다. 베이징, 상하이 등 인구가 많고 집값이 크게 뛴 1급 도시는 아파트 구매 규제도 심하고 가격도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 하지만 2급 도시들은 ‘외국인 1년 거주’라는 요건을 갖추지 못해도 편법 구매가 가능하고 집값 상승여력도 높다. 그렇다고 섣불리 투자할 일은 아니다.2급 도시 투자에도 리스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편법구매 가능하나 투자 리스크 감안해야 칭다오(靑島)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하는 한국인 사업가 박인기(가명·48) 회장은 고민이 많다. 오는 11월 칭다오 교남시 일대에 3000가구 규모의 유비쿼터스 아파트를 지어 국내에서도 대대적으로 분양할 준비를 끝냈지만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1년 거주 요건을 갖춘 외국인에 한해서만 집 1채를 살 수 있도록 하는 외국인 아파트 구매 규제가 지난해 7월21일부터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외국인의 아파트 구매 요건이 강화됐지만 칭다오 일대는 베이징 상하이 등 1급 도시와 달리 1년 전 중국에 입국한 증빙만 있으면 1년 거주한 것으로 봐준다.”면서 “그렇지만 한국인들에게 안심하고 사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국내 구입자들의 경우 1년 거주 요건을 채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강화된 외국인 부동산 구매 요건을 고지하면 분양률이 낮을 것 같고, 알리지 않으면 사기 분양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진퇴양난이다. 투자자들도 조심해야 한다. 향후 해당 아파트를 팔고 나갈 때 중국 정부가 돈의 출처를 물을 수 있고, 이 경우 당시 편법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면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할 수 있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이후에도 불법 운운하며 중국 정부가 딴지를 걸면 계약금 반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수 있다. ●칭다오 4개구 매매가 5000위안대로 하락 실제로 외국인 부동산 구매 제한 조치로 칭다오 아파트 값은 올들어 하향세다. 중국 부동산포털인 중국방산서우방망(中國房産搜房網·http:///www.soufun.com)에 따르면 지난 4월 칭다오 시내 주요 4개구(시남, 시북, 이창, 사방)의 주택 매매 가격은 ㎡당 평균 5682위안(73만 9000원)으로 10개월 만에 6000위안(78만원)대 밑으로 떨어졌다.㎡당 주택매매가는 지난해 6월 4858위안(63만 2000원)에서 7월 6554위안(85만 2000원)으로 껑충 뛰어오른 뒤 줄곧 6000위안대를 유지해왔다. 칭다오 시남구 소재 루이나캉두(瑞娜康都) 아파트의 경우 2005년 1월 분양 당시 가격은 ㎡당 평균 1만 5000위안(195만원)이었으나 7월 현재 1만 4000위안(182만원)으로 떨어졌다. 시남구 해안가 인근의 고급 아파트 디위안(帝苑)의 분양가는 2003년 초 8800위안(114만 4000원)에서 지난해말 1만 3000위안(169만원)까지 올랐으나 이달 말 분양가격은 1만 4000위안(182만원) 수준이다. 디위안 관계자는 “1∼2차 분양 당시만 해도 한국 투자자들이 많았으나 이번 3차 분양에는 한국인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칭다오는 지난해 중국 35개 도시에서 두 번째로 집값이 가장 많이 뛴 곳으로 2003년 이후 집값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올들어 주춤하고 있다. 이 곳 부동산가격 상승은 한국인들의 투기 열풍도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칭다오는 중국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칭다오(인구 740만명)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14만 5000명에 달한다. jhj@seoul.co.kr ■ 중국의 ‘2급 도시’는 |톈진 빈하이신구 주현진특파원|다국적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玔) 광저우(廣州) 등을 1급 대도시로, 충칭(重慶) 청두(成都) 톈진(天津) 우한(武漢) 난퉁(南通) 칭다오(靑島) 항저우(杭州) 둥관(東) 쑤저우(蘇州) 난징(南京) 다롄(大連) 등 11곳을 향후 5년간 개발 잠재력이 풍부한 2급 도시로 분류했다. 2급 도시는 인구 500만 이상이며, 충칭을 제외하고 GDP가 모두 2000달러를 넘는다.2급 도시는 1급 도시에 비해 집값은 싸지만 소득 수준이 상승중이어서 부동산 가격 상승 여지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톈진 빈하이신구(濱海新區)는 요즘 화북지역 최고의 부동산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시 당국에 따르면 빈하이신구내에서도 TEDA(텐진경제기술개발구) 지역의 아파트 값은 5월 현재 ㎡당 7492위안(97만원)으로 기존 중심 시가지의 7223위안(94만원)보다 오히려 높다.TEDA의 수출총액과 투자유치액은 빈하이신구 전체의 40∼70%에 이를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크다. TEDA 국유자산경영공사의 예왕(葉旺) 총경리는 “주말에는 베이징 등 외지인들이 붐빈다.”면서 “TEDA지역 아파트 구매자의 50% 이상이 외지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급 도시는 정책투명성이 떨어져 투자 리스크가 크다. 톈진의 난카이(南開)대 경제학과 이성권 교수는 “빈하이신구는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과 청사진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중국 부동산 투자는 지역별 개발붐, 경제성장률, 소득수준, 도시화 과정 등을 파악한 뒤 부동산 정책을 감안해 중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jhj@seoul.co.kr ■ 외국인 투자 규제의 끝은 2005년만 해도 외국인이 중국에서 부동산을 바로 취득하는 데 제한이 없었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하려면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도록 하는 규제가 있기도 했지만 전국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중국 정부는 일명 ‘171문건’으로 불리는 외국인 부동산 투자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에서 외국인이 부동산을 사려면 중국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한 기간이 1년을 초과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더불어 중국에서 자체 사용 목적이 아닌 부동산을 취득할 때에는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도록 했다. 이어 올해 1월 말.‘171문건’을 구체화한 규정이 추가 발표됐다. 베이징에서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외국인은 여권과 함께, 베이징시 공안국 출입국관리처에서 발급하는 ‘외국인 개인 중국내 거류 현황 증명’(1년 이상 중국에 거주했다는 증명)과 구매한 부동산을 자신이 실제 사용한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내도록 한 것이다. 개인은 한 채의 주택만 보유할 수 있고 임의로 임대하거나 양도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물론 임의 임대나 양도에 대한 단속은 이뤄진 바 없다. 그러나 일련의 규제가 나오면서 외국 기업들의 중국 부동산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등 투기 열풍은 다소 사그러드는 분위기다. 그러나 신흥 2급 도시에서는 여전히 ‘1년 거주 요건’을 갖추지 못한 외국인의 부동산 등기를 편법으로 용인한다. 지방정부는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규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급 도시 부동산 투자가 안전하다고 방심해선 곤란하다. 부동산 등기를 담당하는 중국 지방 부동산관리국은 외자유치 차원에서 편법을 봐줄지 몰라도 그곳을 관할하는 중국 외환관리국 분소는 보다 엄격하게 부동산 자금의 중국 유입을 심사한다. 중국 지방 부동산관리국마저 묵인해 편법으로 부동산 등기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송금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투자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 베이징 부동산 전문가들은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투자 규제가 향후 최소 1∼2년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언론에서 중국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 중 하나로 외국인 투자자를 지목하고 있어 폭등의 다른 원인을 찾지 못하는 한 규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이 같은 중국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염두에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변웅재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 경기흐름 호전 ‘청신호’

    한국은행이 올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4.4%에서 4.5%로 올린 것은 최근의 호전되고 있는 경기흐름과 연관이 있다. 특히 상반기에 예상보다 좋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한은 김재천 조사국장은 “0.1%포인트 높아진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경기 흐름이 당초 한은이 예상하는 대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올 성장률을 4.2%에서 4.3%로, 삼성경제연구소가 4.3%에서 4.5%로 올리는 등 경제연구소들이 대부분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며 경제 상황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실물경제 회복의 배경적은 폭이나마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높아진 이유는 세계 경제가 견실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세계경제 성장률은 4.9%로 최근 10년 평균인 4.1%를 상회하고 있다. 교역성장률도 7.7%다. 원화강세에도 수출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이유는 세계경제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은은 하반기에 세계시장의 수요가 더 증가해 수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 내수보다 수출에 치중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다행스럽다. 원화강세와 원자재 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6월 수출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가 인상되는 가운데서도 민간소비가 2·4분기에 나름대로 살아나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이에 따라 소비심리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분기(1∼3월) 이후, 소비자기대지수는 4월 이후 각각 기준치 100을 넘고 있다. 실제로 2·4분기에 소비심리는 강했다고 한은은 설명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수 침체는 당분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고용창출, 경상수지 균형이 관건한은은 올해 취업자수가 29만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한 28만명에 비해서는 1만명이 늘었지만 지난해의 29만명과 비교하면 나아진 것이 없다. 과거 GDP 1%에 7만∼8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이 이뤄졌으나 올해를 기준으로 하면 1%당 고용 창출 여력이 6만 50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매년 노동시장에 신규 인력이 유입되는데다 기존 생산현장에서도 공정합리화로 노동력이 퇴출되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력 흡수를 위해서는 최소한 5%대 이상 성장해야 한다. 이처럼 저성장으로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지면 가계소득 증가율도 함께 떨어지고 소비부진이 다시 성장률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경상수지 균형이 위험한 것도 문제다. 한은은 올해 수출이 호조를 보여 상품수지에서 315억달러의 흑자를 내겠지만, 서비스·소득·이전수지는 여행수지 악화로 적자규모가 295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20억달러 내외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교육·의료·관광 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서비스수지에서 예상보다 훨씬 큰 적자를 낼 수도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국의 조용한 시골도시 세인트조지 ‘은퇴자 천국’ 된 까닭은

    미국의 조용한 시골도시 세인트조지 ‘은퇴자 천국’ 된 까닭은

    미국 시골 도시 세인트조지가 은퇴자들의 ‘제2의 고향´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이 유타주 남서쪽에 있는 이 도시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비싸고 살기가 빡빡한 대도시를 벗어나 집값 등 물가가 싸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기 위해서다. 병원, 대학교, 공항, 체육관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은퇴자들이 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6일 “세인트조지가 몰려드는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 때문에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도시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세금감면과 편의시설 확충 등 은퇴자들의 조기 정착을 위해 시 정부가 마련한 각종 서비스는 은퇴자들을 끌어당기는 요소가 되고 있다. 실버타운의 전형으로 부상한 이 도시의 지난해 인구는 12만 6000명.2000년과 비교하면 40%나 늘었다. 늘어난 인구의 대부분은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이다. 워싱턴DC에서 이사온 톰 휠러는 “스노 캐넌의 붉은 바위들을 가로질러 아담한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이 좋다.”면서 “옥외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퇴직하고 최근 이사온 빌 오스틀러도 “쉬엄쉬엄 이곳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일주일에 세번은 자전거로 도시 전체를 순례한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이 몰려들면서 건축, 식당, 소매등 노인 관련 서비스업종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인구통계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은 살던 곳에서 떠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지만 세인트조지와 같은 곳이 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세인트조지가 실버타운으로 각광을 받자 다른 주들과 도시들도 3조달러(2760조원)로 추정되는, 베이비붐 세대들과 함께 딸려올 그들의 재산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시시피, 아칸소, 텍사스주는 실버타운 건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앨라배마, 플로리다, 웨스트 버지니아, 와이오밍주도 은퇴자를 위한 웹사이트, 안내서를 만들고 세금우대책을 제시했다. 인구 가운데 55∼64세 비율은 뉴햄프셔, 버몬트, 플로리다주와 함께 로키산맥 서부지역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서부지역이 은퇴자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소도시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세인트조지는 은퇴자 유치에 있어 ‘별중의 별´이다. 은퇴자 유입에서 1990년에서부터 2005년까지 가장 큰 이득을 올렸다. 은퇴자 정보센터장 토머스 워젤은 “좋은 병원은 노인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절대적인 요소”라면서 “병원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 실버타운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가 늘면서 부작용으로 세인트조지는 암구와 같은 자연경관이 훼손돼 인위적인 성장에 대한 논란도 있다. 미국 지역정부들은 앞으로 수십년 동안 더욱 가속화될 고령화시대를 위해 세금 감면, 첨단 노인병원 설립 등 은퇴자들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보고서에서 “55∼64세의 은퇴자 비율이 가장 적은 뉴욕주조차도 2010년께엔 그 비율이 주 전체인구의 33%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55세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 100여만명이 해마다 거주지를 옮길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환율 내리막인데 콜금리 올릴까

    환율 내리막인데 콜금리 올릴까

    환율이 떨어지는데 콜금리를 인상하면 환율하락을 더 부추기지 않을까.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이런 걱정을 하는 이들이 있다. 금리를 올리면 환율은 하락한다는 것이 원론적인 경제이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은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시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빠르면 이달에 콜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 한은 이성태 총재는 지난 6월 콜금리 동결후 공개적으로 ‘유동성 수준이 높다.’고 강조해 콜금리 인상 시기가 도래했음을 암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변수가 생겼다. 환율이다. 경제 원론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가치가 올라가(달러 가치가 떨어져) 환율은 하락하게 돼 있다. 원·달러 환율은 3일 918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하는 속도가 워낙 빨라 3·4분기나 4·4분기 안에 900원선을 뚫고 내려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경제연구소들은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출이 더욱 호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말해 하반기에 달러 유입이 더 많아지고, 환율 하락 압력이 거세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에 한은은 4일 ‘금리인상=환율하락’이라는 공식이 반드시 맞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은 김윤철 외환시장팀장은 “2000년 이후 8번의 금리인상 직후 1개월간의 환율 동향을 살펴보면 환율이 하락한 경우는 2번이고,1번은 보합,5번은 환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환율이 하락한 경우보다 상승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경제원론적 이론이 통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2000년 2월과 2006년 2월·6월 등 3차례는 환율이 하락하던 시기였지만 금리를 올리자 환율이 각각 0.3%,0.1%,0.7% 상승했다. 김 팀장은 “경제원론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채권 시장에 해외 자본이 유입(원화수요 발생)돼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증권시장의 38∼4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리인상과 함께 주식을 처분(달러수요 발생)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40%인 주식시장과 달리 겨우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재정경제부도 전날 “금리 인상과 환율 하락간의 상관관계는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 채권투자 비중이 낮기 때문에 경제학 일반 이론과 다르다.”면서 금리인상으로 환율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재경부의 이같은 발언이 금통위의 콜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태도로 해석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亞 금융위기 한국이 가장 빨리 극복”

    “亞 금융위기 한국이 가장 빨리 극복”

    아시아 금융위기가 생긴 지 2일로 10년째를 맞았다.1997년 7월2일 태국 밧화 유동성 위기로 시작된 금융 위기는 인도네시아, 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역을 쓰나미처럼 휩쓸었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은 아직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홍콩 빈과일보는 2일 “금융폭풍에 휩싸였던 국가들의 성적이 현재 서로 차이를 보인다.”며 “가장 뛰어난 생환자는 한국”이라고 평했다. 한국은 고강도 금융개혁과 재벌기업 대출 문제를 정리,99년부터 안정된 성장세를 이뤘고 장기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시발점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는 태국은 강도 높은 경제·금융개혁으로 경제를 회복세로 올려놓았다. 주가지수는 상승 추세고 밧화 가치는 달러당 31.9밧으로 97년 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불안한 정정은 금융위기를 완전히 극복지 못하게 막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외환위기는 1998년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퇴진 등 인도네시아 국민의 자유화와 민주화를 촉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끊이지 않는 부정부패, 완비되지 않은 법률제도, 해외투자 제한 등 구조적 문제로 전망은 불투명하다. 외환위기 후 아시아 각국의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꾸준히 외환보유고를 늘렸다. 무디스의 국제정책 수석 애널리스트 피에르 카이토는 “금융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도 아시아에 다시 금융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단기투기자본 유입과 미국경제의 저성장 등 위험에 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찬기자·연합뉴스 siinjc@seoul.co.kr
  • [HAPPY KOREA] 해외편 미국 - 캘리포니아 어바인市

    [HAPPY KOREA] 해외편 미국 - 캘리포니아 어바인市

    미국은 전통적으로 생활권 단위로 다양한 주민 자치조직이 존재한다. 또한 자원봉사와 기부문화 등 사회참여가 활발한 나라다. 특히 지방의회는 이런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한다. 지방자치가 주민자치, 생활자치로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미국의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는 주민의 의견이 많이 반영돼, 주민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때문에 의사 결정 과정은 오래 걸리지만, 결정된 뒤에는 탄력을 받는다. 적극적인 주민참여로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어가는 미국의 사례를 소개한다. |어바인(미국·캘리포니아주) 글 조덕현특파원|‘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미국에서 여성이 가장 살기좋은 도시’….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작은 도시 어바인에 붙여진 수식어다. 어바인이 미국 내 각종 조사에서 항상 살기좋은 도시 상위 그룹에 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쪽으로 73㎞거리에 있는 어바인은 생긴지 36년된 계획도시다.1971년 주민투표로 탄생했다. 오랜 전통을 간직한 곳은 아니지만 최근 ‘미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꼽히는 것은 교육이나 안전, 시민 생활 등 모든 면에서 다른 도시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여성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 2년 연속 뽑히기도 어바인은 올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인구 10만명 이상의 도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선정됐다.2005년 이후 3년 연속이다.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는 여성잡지 ‘레이디스 홈 저널’이 미국 20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여성의 삶의 질’조사에서도 2년 연속 ‘가장 살기좋은 곳’으로 꼽혔다.UC어바인(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은 지난해 시사주간지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가 선정한 우수 주립대 10위에 선정됐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을 정도로 생활여건과 환경이 좋다. ●천혜의 자연환경·교육-생활편의시설 완벽 어바인이 미국인들에게 살기좋은 곳으로 꼽히는 것은 훌륭한 자연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 캘리포니아주 특유의 온화한 햇살은 은퇴한 인근 지역 주민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더 큰 요인은 곳곳에 자리잡은 편의시설과 주택가 곳곳에 형성된 소공원,36년된 계획도시답게 낙서 한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잘 정돈된 그림 같은 주택가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기자가 찾은 어바인의 주택가는 전형적인 전원 주택의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주택이 2층의 단독주택으로 지어졌고, 주택가 사이에는 소규모 공원이 많이 조성돼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꾸며져 있다. 도시면적의 50%가 녹지대이다. 베스 크롬 어바인 시장은 “어바인은 여러 민족으로 구성되다보니 어바인에 살면서도 세계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어바인의 성공 요인은 안전과 교육 등 특성화가 우수하기 때문이며, 모든 커뮤니티가 함께 노력하기 때문에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계로 어바인에서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석호 의원은 “어바인에서는 주거지역에 상업시설이나 공장 등은 절대 침범할 수 없다.”면서 “모든 미국사회가 그렇듯 모든 결정을 주민들이 한다는 점에서 많은 강점을 가진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한국계인 강석희 의원은 “계획도시로 만들어져 좋은 생활여건이 구축됐지만, 더 중요한 것은 주민들 스스로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요인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외부의 인구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바인시의 좋은 교육 및 생활여건은 좋은 사업체의 유입으로 이어진다. 좋은 생활여건을 따라 이곳으로 옮겨오려는 기업체가 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500대 기업 중 9개가 어바인에 입주해 있다. 단일도시로는 가장 많다. 기아자동차도 이곳에 미국 내 본사를 두고 있다. 전체 주민 가운데 어바인에서 일하는 주민이 40%에 이른다. 계획도시지만 자족기능을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상업·공장시설 건립 등 모든 결정은 주민 몫 어바인은 1971년 설립했다. 당시 인구는 1만 7000명. 그러나 매년 20%정도씩 증가해 현재는 20만 2000명이다. 그리고 2025년엔 27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어버인은 제임스 어바인(James Irvine)과 세 명의 동료들이 1868년 땅을 매입할 때까지만 해도 사실상 황무지였다. 한동안 콩을 재배하고 소를 키우기도 했지만,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캠퍼스가 조성되면서 살기좋은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1959년 땅 소유주인 어바인컴퍼니는 1달러에 1000에어커(122만 4000평)를 캘리포니아대학에 기증하면서 세계적으로 계획도시이면서 교육도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어바인은 ‘페레이라계획’(Pereira Plan)이란 도시계획을 추진했다. 비즈니스파크와 주거지역을 함께 만들어 우수한 도시인프라와 쾌적한 환경, 첨단 사업체 유치 등의 기반을 조성했다. hyoun@seoul.co.kr ■어바인市의 새로운 선택 |어바인 조덕현특파원|미국에서 살기좋은 도시로 꼽히는 어바인은 최근 새로운 선택을 했다. 해병대 항공기지였던 엘 토로(El Toro)부지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군부대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주민들의 의견은 양분됐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공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민과, 녹지를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민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10년간의 논쟁 끝에 어바인은 2003년 이를 전체 주민투표에 부쳤다. 결국 주민들은 ‘공원’을 찬성했다. 녹지비율이 50%에 이르지만, 주민들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원을 택했다. 오렌지카운티 중앙에 있는 오렌지카운티대공원의 면적은 165만평(1347에이커). 어버인이 공원을 택하자 인근 자치단체에서도 환영했다. 이 곳이 공원이 되면 샌디에고의 발보아공원보다 크고 뉴욕의 센트널파크보다는 2배가량 넓은 대규모 공원이 들어서게 된다. 어바인은 공원 공사를 미국 내 2위 건설업체인 르나사에 맡겼다. 또 공원을 조성하면서 주택도 9500가구를 짓기로 했다. 최적의 주거 여건을 갖춘 집을 지을 예정이다. 공원은 여러 민족의 문화를 포괄할 수 있게 조성된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식물들을 자세히 관찰 할 수 있는 식물원도 꾸민다. 여러 민족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테라스도 만든다. 지역 고유의 야자수 나무와 숲, 지중해의 관상수가 늘어선 산책로도 조성한다. 이밖에 20만평의 부지에 축구장, 야구장, 스케이트보드장, 암벽등반장, 실내체육관 등 각종 체육시설도 들어선다. 엘토르의 역사를 기리는 항공기박물관과 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야생동물 이동로도 설치된다. 어바인 공원은 1단계 공사가 2009년 말 완료된다. 이후 10∼20년 동안 공원을 계속 확대,21세기의 가장 큰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hyoun@seoul.co.kr ■워싱턴州 스토퀄미市 |스노퀄미(미국·워싱턴주) 조덕현특파원|시애틀에서 40㎞ 거리에 있는 스노퀄미는 좋은 주거환경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도시다. 도심에서 시 외곽으로 이사를 원하거나, 늘어나는 워싱턴주의 인구를 이곳 ‘명품마을’로 유인하고 있다. 이곳은 8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주택지로 개발됐다.164만평의 부지에 2000가구를 조성, 분양했다. 모두 9000명이 살고 있다. 처음엔 대부분 시애틀 등지로 출·퇴근하며 생활했다. 하지만 점차 상업시설과 생산시설이 들어서면서 자족기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스노퀄미는 우수한 휴식공간을 갖춰 은퇴한 주민이나 안락한 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마을 한가운데 골프장 설치… 주변따라 주택가 형성 스노퀄미 매트로 라손 시장은 “워싱턴주의 인구가 1년에 8만명씩 증가하는데, 좋은 교통여건과 안락한 주거환경으로 스노퀄미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마을의 특징은 마을 한가운데 골프장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골프장 주위로 주택가가 형성돼 있다. 집안에서 골프치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고, 원하면 바로 골프채를 들고 필드로 달려갈 수도 있다. 마을 중앙에는 그물도 치지 않은 자연형 골프연습장이 있어 언제든지 연습을 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영사관의 송영철 영사는 “미국은 골프장을 끼고 주택가가 형성되면 주거환경이 좋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20년 장기 도시계획 새로 수립 삶의 질 ‘업´ 스노퀄미는 요즘 새로운 성장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의 도시는 1990년에 설계됐다. 도시 성장에 맞춰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2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짠다. 작지만 유서깊은 도시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수준높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생활과 일, 휴식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마을을 꾸밀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도시의 35%는 녹지로 남긴다.6000가구의 집을 더 지을 계획인데, 주택 건설에 맞춰 쇼핑센터와 학교, 공원, 도서관 등 주거환경과 결부된 편의시설을 짓고 있다.27만평 규모로 새로운 골프장도 건설한다. 라손 시장은 “20년 뒤의 인구수는 1만 4000명 정도”라면서 “목표 인구를 초과하면 아예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hyoun@seoul.co.kr
  • [홍콩 반환 10년 현장을 가다] (하) 더욱 화려해진 홍콩의 밤거리

    [홍콩 반환 10년 현장을 가다] (하) 더욱 화려해진 홍콩의 밤거리

    홍콩의 밤거리는 분명 10년전보다 더 밝아졌다. 매립에 의한 개발 등으로 마천루가 더욱 늘어난 때문이다. 계속 오르고 있는 집값과 사무실 임대료는 홍콩이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현재 홍콩이 누리고 있는 번영은 ‘대륙’의 도움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2003년 중국과 홍콩이 맺은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 협정(CEPA)’이 결정적이었다. 이미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한차례 휘청거린 홍콩은 IT 업계의 거품 붕괴와 뒤이은 2003년 사스의 발발로 다시 한차례 경제 위기를 겪은 터였다. 중국 정부는 이 때 대륙인에 대한 홍콩 관광의 문을 크게 넓혀 놓는다.97년 한해 홍콩을 방문한 중국인은 236만명뿐이었으나 2006년에는 1360만명으로 5배 이상 늘면서 홍콩 경제 부활의 활력소가 된다. 이는 현지 인구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이며 지난해 홍콩을 찾아온 전체 관광객 2525만명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중국은 CEPA를 통해 본토로 수출되는 홍콩산 제품에 대해 단계적으로 무관세를 실시,2006년 1월부터는 홍콩의 모든 업종이 무관세로 중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지난해 홍콩의 전체 교역량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6.4%는 중국 대륙과의 사이에서 이뤄졌다. 금융 방면에서도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랐다. 홍콩은행들은 2004년 1월 정식으로 위안화 업무 허가를 받았다. 올 초에는 대륙 금융기관이 홍콩 현지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홍콩이 대륙 밖에서 위안화를 다루는 최초의 금융 중심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홍콩 증시는 지난해 기업공개 총액이 429억달러로 뉴욕 증시에서 이뤄진 369억달러보다 높은 액수를 기록했다. 공상은행 등 중국의 초대형 기업공개가 홍콩에서 잇따라 이뤄진 때문이다. 중국 최대 컴퓨터제조업체 레노보는 홍콩 증시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 뒤 IBM을 매입할 수 있었다. 중국 기업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상하이 증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어려움이 많다. 대륙의 행정 규제 때문이다. 상하이 증시 상장을 꺼리는 이유다. 금융 중심 홍콩의 심장부인 센추럴 지역은 더욱 활기가 넘쳐났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400개가 넘는 은행과 321개 증권사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1998년 1144억홍콩달러였던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지난해 3346억홍콩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홍콩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려 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대륙 본토의 물건을 굳이 홍콩을 거쳐 수출하려 하지 않는다.K C 궉(郭國全) 홍콩정부 경제고문은 “물건은 대륙에서 바로 수출지점으로 보내고 서류 등 업무만 홍콩에서 처리하는 ‘이안(離岸)무역’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이 선전항 등 대륙의 항구로 물동량을 넘기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세계 선박 컨테이너 물동량 1위를 굳게 지켜 오던 홍콩은 2005년 싱가포르에 1위를 내어 주고 2위로 내려 앉았고, 곧 상하이 양산항에 밀려 3위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항공 물류만큼은 여전히 부동의 세계 1위다. 홍콩만 대륙 덕을 본 것은 아니다. 중국도 지난 10년간 외국 자본의 유입 창구로 홍콩을 활용하며 발전의 원동력을 얻어 왔다. 동시에 중국의 가장 큰 산업 집적지 가운데 하나인 광둥(廣東)성 주장(珠江) 삼각주에는 6만여개의 홍콩 기업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홍콩과 중국 두 경제 주체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로 서로를 부축하고 있다. 코트라 홍콩무역관 신환섭 관장은 “CEPA가 홍콩기업과 홍콩에 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 홍콩 거주자의 본토 진출을 활성화시켰고, 중국과 홍콩의 경제일체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K C 궉 경제고문은 “최근 중국 대륙이 해외 진출의 중요 거점으로 홍콩을 선택한 뒤 중국 기업들이 홍콩 시장에 본격적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후 홍콩의 발전이 대륙에 발전을 가져오고, 대륙의 발전이 홍콩의 발전을 유도하는 윈윈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홍콩이 지난 수십년간 경쟁해온 싱가포르를 앞으로도 계속 앞설 수 있는 이유는 그 배경으로 성장하는 대륙이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글 사진 광저우·선전·홍콩 이지운특파원 jj@seoul.co.kr ■ 중국경제 성장과 홍콩의 미래 |홍콩 이지운특파원|2003년 포스코는 중국 대륙에 대대적인 진출을 진행시키면서도 홍콩 법인을 그대로 남겨 두었다. 중국에서 처리할 수 없는 업무를 홍콩에서 처리하기 위해서다. 정인호 포스코차이나 홍콩법인 대표는 “포스코그룹이 중국 본토 26개 단독·합작법인에 24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나 중국 내 무역 법인의 계약은 대부분 홍콩법인의 이름으로 진행되고 자금결제도 홍콩에서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선전(深)에 있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제조법인은 30분 거리에 선전공항을 이용하지 않고 이보다 두배 이상 시간이 더 걸리는 홍콩 공항을 통해 휴대전화를 수출한다.“전 세계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항공 노선과 신속한 통관수속 때문”이라고 이병식 삼성전자 선전 법인장은 말했다. 향후 홍콩은 급성장중인 상하이(上海), 선전 등 대륙의 주요 도시들에 추월당할 것인가. 앞선 두가지 사례는 이같은 전망을 반박한다. 현재까지 대륙의 급성장은 홍콩의 값어치를 떨어뜨리지 않은 채 도리어 갖고 있는 장점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정인호 대표는 “합리적인 법과 제도를 가진 홍콩이 중국과 특수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륙의 발전은 ‘홍콩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일’을 새로이 만들어 내면서 홍콩의 경쟁력을 유지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홍콩의 금융거리는 반경 2㎞ 범위 내에 금융회사·전시관·공항·항만 등이 밀집돼 있다.“서울에서는 오전, 오후 한건씩 회의를 하고 나면 하루가 흘러가 버리지만 홍콩에서는 하루 10건의 회의·상담·전시관 참관도 가능하다.”는 게 신환섭 관장의 설명이다. 대단히 높은 시간 효율성도 홍콩의 경쟁력이다. 영어가 공용어로 통하고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며 법규·제도가 잘 확립돼 있는 데다 투명하고 부패 없는 정부와 일관성 있는 정책 등 기존의 이점도 대륙과 비교해 더욱 돋보인다. 축적된 신용과 명성, 자금과 정보의 집중 등 이 모든 것은 하루아침에 쌓아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K.C 궉(郭國全) 홍콩정부 경제고문이 “홍콩은 대륙에는 없는 많은 것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비전이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도리어 “중국의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이 되기를 원한다면 홍콩으로 와야 한다.”고 자신있게 권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중국 기업들이 홍콩에서 기업공개를 하고 있으며 글로벌화를 위한 전진기지로 홍콩을 활용하고 있다. jj@seoul.co.kr ■ 또다른 도약을 위한 전략 |홍콩 이지운특파원|‘홍콩 사이언스파크’는 홍콩의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전진 기지와도 같다. 홍콩이 주장(珠江) 삼각주에 투자하고 있는 6만여개 회사의 기술 향상을 돕기 위한 ‘테스트 랩(종합 실험실)’으로 설정된 곳이다. 현장에선 LED, 디지털TV, 트랜스미션,3G 등 관련 기술의 많은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입주한 기업들에는 대단히 저렴한 실험비만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사이언스 파크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전역에 있는 7개 중국과학원과 연계를 갖고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IC 디자인 등은 그간 대륙에서는 진행되지 않았던 연구 분야라고 한다. 중국이 중점을 두고 있는 TD-CDMA 관련 기술도 여기서 실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재료분석 분야 등 중국에 들어갈 수 없는 하이테크 분야의 실험기계가 많이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 때문에 첨단기기 도입에 적지 않은 제약을 받고 있다. 관계자들은 “중국의 기업이 (기밀 유출 등 민감한 문제로) 타이완 등 다른 주변국에서는 할 수 없었던 실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야는 지금까지 홍콩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영역이다. 쉬젠난(許建南) 부사장은 “기술 개발은 그간 홍콩이 해오던 일은 아니다. 새로운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사이언스 파크는 홍콩-대륙이 연계돼 창출해낼 수 있는 또 다른 시너지 효과가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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