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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외국인 증권투자금 82.5억달러…전년比 절반

    지난해 국내 증권시장에 순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1년 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8년 12월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82억 5000만달러 순유입됐다. 1년 전인 2017년(195억 달러)에 비해서는 절반 가량 축소됐다. 채권은 139억 1000만달러 들어와 1년 전(80억 5000만달러)보다 유입폭이 확대됐다. 반면 주식자금의 경우 2017년에는 114억 5000만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지난해 56억 6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하반기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출렁였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0월에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40억 3000만달러 유출돼 지난 2013년 6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유출폭을 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및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이 엇갈리며 14억 9000만달러 순유입됐다. 최근 주요국 환율 동향을 보면 엔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30.8원이었다. 지난해 11월 말과 비교?을 때 원화는 엔화 대비 4.1% 약세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엔화 강세로 원·엔 환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중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4.6원으로 전월(3.5원)보다 소폭 확대됐다. 변동률도 0.31%에서 0.41%로 올라갔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 및 글로벌 투자심리 변화 등에 영향을 받으며 등락했으나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금강산 호화별장촌, 라선 중계무역중심지…북한의 경제지대 구상

    금강산 호화별장촌, 라선 중계무역중심지…북한의 경제지대 구상

    27개 ‘특구’ 소개 책자 펴내…원산∼금강산 철도 외자유치 추진남측 관광객 의존도 낮추고 여러 국가로 유입경로 다각화 내비쳐대규모 외자 필요…“대북제재 풀리기 전에는 희망 사항일 뿐” 북한이 부호들을 위한 호화 별장촌을 건설하는 등 금강산을 국제적 관광휴양지로 발전시키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라선경제무역지대를 중계가공무역 중심지로,평양 은정첨단기술개발구를 정보통신(IT)과 나노 기술 등 첨단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는 것을 비롯해 총 27개 경제지대를 각각 특색 있게 발전시켜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북한의 대외 투자 안내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주요경제지대들’에 따르면 북한에는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라선경제무역지대,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금강산관광특구,신의주국제경제지대,강령국제녹색시범구,은정첨단기술개발구,진도수출가공구 등 총 8개의 중앙급 개발구가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밖에도 청진경제개발구,혜산경제개발구,압록강경제개발구,흥남공업개발구,송림수출가공구 등 19개의 도·시급 경제개발구가 설치됐다. 북한 외국문출판사는 지난달 펴낸 책자에서 중앙급 개발구 중 하나인 금강산국제관광특구가 1∼2단계로 나뉘어 개발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1단계에서는 온정리,고성항 구역에 물놀이장,골프장을 결합한 체육촌과 온천 치료 시설,무역전시장,상품 시장,호텔 등을 건설하는 한편 만폭동 구역과 만천구역에 새로 등산길을 만들겠다고 책자는 설명했다. 2단계에 접어들면 삼일포-해금강 지역에 호화 별장촌,호텔,골프장,공원,해수욕장,상업 거리를 건설하고 내금강의 숙박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호텔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런 구상에는 금강산 일대를 국제적인 휴양 지역으로 육성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은 금강산과 인근 대도시인 원산 간의 교통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항공편으로 원산에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금강산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확인한 별도의 대외 투자 제안서를 보면 북한은 118㎞ 길이의 원산-금강산 철도 사업에 외자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3억2천만달러(약 3천600억원)로 예상되는 자금을 들여 기존 철로를 보수하고 기관차와 객차 등을 들여오는 외국 자본에 30년간 철도 사업 운영권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와 별도로 원산과 금강산 간에 1천t급 유람선 3척을 띄워 관광객을 나르는 사업에도 외자 유치가 추진되고 있다. 기존 금강산 관광이 남측 관광객에 크게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관광객 유입 경로를 다각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아울러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인접한 라선경제무역지대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중계가공무역지대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핵심 항구인 라진항의 연간 화물 처리 물량을 1억t으로 끌어올리는 등 라선경제무역지대 내 항구들의 연간 총 화물 처리량을 1억2천500만t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 눈길을 끈다. 또 북한은 대부분 연해 지역이나 국경 지역에 위치한 경제지대들과 달리 북한의 수도 평양에 설립된 은정첨단기술개발구를 IT,나노 기술,생명공학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은정과학지구에 국가과학원 등 연구기관이 자리 잡고 있어 유능한 과학 인재들이 집중된 곳이라는 것이 북한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북한은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국제적 휴양 및 치료 관광,역사유적 관광),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IT,경공업,관광업),신의주국제경제지대(농업,관광,대외무역),강령국제녹색시범구(녹색기술,유기농 농산물 가공),진도수출가공구(기계,전기,화학제품 등 수출 보세가공무역) 등도 특성화시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북한의 야심 찬 계획이 일부라도 실현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무엇보다 먼저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뚜렷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중국까지 대북 제재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북한은 일상적인 무역에도 큰 타격을 받은 상황”이라며 “대규모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 발전은 현재로서는 북한의 바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크리테오, 뷰티 편집샵 세포라에 디지털마케팅솔루션 도입해 성공적 결과 도출

    크리테오(나스닥: CRTO)가 글로벌 캠페인 성공사례 보고서를 통해 세포라(Sephora)의 브라질 지사에 자사 디지털마케팅 솔루션을 공급하고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7배 이상 높이는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화장품 편집샵 세포라는 세계 33개국, 2천3백 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자체 온라인 몰 역시 운영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소비 패턴과 고객 이탈에 대비하고 온라인 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전략이 필요했다. 또한 구매 여정의 모든 접점에서 개별 소비자에 특화된 경험을 전달하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을 목표로 했다. 이에 따라 세포라는 신규 고객 확보부터 기존 고객 활성화까지 세포라의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으로 크리테오를 선택했다. 세포라는 구매 여정의 모든 접점에서 소비자를 연결하는 크리테오 솔루션을 도입한 결과, 투자 대비 수익률(ROI)이 725% 증가하고 캠페인 기간 총 2,600명 이상의 고객이 최종 구매단계에 이르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세포라는 첫 단계로 ‘크리테오 다이내믹 리타게팅’(Criteo Dynamic Retargeting)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129달러이상 무료 배송과 최대 10개월 무이자 혜택의 이벤트 내용이 포함된 리타게팅 광고를 노출해 기존 고객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ROI 목표에 따라 CPC 입찰가를 설정하는 입찰 최적화 엔진인 ARO(Adaptive Revenue Optimization)를 적용해 리타게팅 캠페인의 효율성을 최적화했다. 이후 ‘크리테오 오디언스 매치’(Criteo Audience Match)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세포라 ‘뷰티 클럽’(Beauty Club) 고객을 분석하고 맞춤형 광고를 노출해 재유입을 유도했다. 이를 통해 캠페인 기간 판매건수가 2,600건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기존 고객의 유입을 확보한 뒤에는 ‘크리테오 커스터머 어퀴지션’(Criteo Customer Acquisition) 캠페인을 통해 구매 가능성이 높은 잠재 고객 확보에 나섰다. 앞서 진행된 캠페인에서 확인된 고객들의 익명 데이터를 활용해 이들의 관심사와 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사 잠재 고객을 찾아내 맞춤형 광고를 노출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세포라 웹사이트에서 한번도 구매한 적이 없는 170만명 이상 신규 소비자에게 광고를 노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포라 남미 지역 디지털 마케팅 및 CRM 총괄 임원 사이먼 산초(Simone Sancho)는 “브랜드 인지도와 구매전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의 구매 여정 전반에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세포라는 크리테오 솔루션을 도입함으로써 의미 있는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오픈 인터넷 기반 광고 플랫폼 기업 크리테오의 고민호 대표이사는 “소비자의 취향과 구매 여정이 다양해짐에 따라,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마케팅의 효용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세포라와의 협업은 크리테오가 가진 다양한 맞춤형 솔루션이 단기 매출 성장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인 충성 고객 확보와 고객 유입주기 건전성 확보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상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글로벌 경제 불안정 속에 금값 상승세

    글로벌 경제 불안정 속에 금값 상승세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금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현재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31.1034g) 당 1247.40 달러로 4분기 들어 4.7% 상승했다고 전했다. 주식과 원유 등 다른 자산이 최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금은 ‘나홀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등 대조적이다. 올 초 트로이온스당 1300달러 수준이던 금 시세는 세계적인 경제 호황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지난 8월 16일 연중 최저치인 1176.20달러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하반기 세계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다시 안전자산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금 가격은 저점 대비 6% 이상 반등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투자자들의 금 가격 강세 전망은 5개월 만에 약세 전망을 넘어섰다. 11월까지 금을 기반으로 한 거래에 4개월 연속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제임스 스틸 HSBC 귀금속 애널리스트는 “조심스럽지만, (금) 강세를 전망한다”며 “금의 보험적 성격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부터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도 금의 강세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자료에 따르면 연준이 지금부터 내년 말까지 최소 3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들의 비율은 한달 전 38%에서 최근 12.5%까지 축소됐다.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 금 가격은 달러 약세시의 경우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의 하락세 속에서도 금, 팔라듐, 백금 등은 내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팔라듐의 경우 공급 부족 현상으로 가격이 연초 대비 13% 가까이 올랐다. 디젤차 공해방지장치의 핵심 원료인 백금도 꾸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WSJ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의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금, 백금, 팔라듐은 향후 몇개월 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금리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 달러의 매력도가 떨어져 최근의 강달러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초고속 SSD와 대용량 HDD 경쟁…성능↑ 가격↓

    [고든 정의 TECH+] 초고속 SSD와 대용량 HDD 경쟁…성능↑ 가격↓

    최근 스토리지 업계에서 주목할 변화는 테라바이트(TB)급 대용량 SSD의 가격이 일반 소비자들도 기꺼이 지갑을 열 정도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1TB SSD가 20만 원 대에 근접했거나 그 아래로 가격이 내렸으며 해외 사이트에서 직구할 경우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SSD 제조사들은 기존의 TLC보다 더 저렴한 QLC 낸드 플래시를 사용한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아직은 가격이 크게 저렴하진 않지만, 제조 원가가 저렴한 만큼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100달러 이하 1TB SSD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1TB 정도면 일반 사용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용량입니다. 그래서 1TB SSD가 보급형이 되면 소비자용 HDD(하드디스크)는 동영상 같은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일부 사용자 이외에는 외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스마트폰 영상 촬영도 4K 영상 촬영이 기본이고 개인이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 이미지, 동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바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처럼 하드디스크가 컴퓨터의 필수 부품은 아닌 상황이고 SSD 용량 대비 가격이 자꾸 떨어지면서 점점 더 구매 비중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합니다. HDD 업계의 대응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SSD 제품을 내놓고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죠. 하지만 직접 낸드 플래시를 생산하는 삼성 같은 대기업과의 경쟁이나 다른 SSD 제조 업체와의 차별이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기업 및 데이터 센터 시장을 겨냥한 대용량 HDD 제품을 내놓는 것입니다. 물론 이 시장 역시 플래시 메모리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지만, 데이터 역시 워낙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모든 데이터의 저장과 백업을 SSD에 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빅데이터의 시대가 되면서 HDD로 저장되는 데이터의 양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SSD의 용량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HDD 업체들은 기록 밀도를 높일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HAMR(Heat Assisted Magnetic Recording, 가열자기기록) 기술입니다. 하드디스크는 플래터라고 불리는 동그란 원판에 자기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인데, 당연히 좁은 면적에 데이터를 기록할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레이저로 가열해 더 작은 면적에 자기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인 HAMR을 개발한 것이죠. 수년 전부터 제조사들은 이 기술을 언급해왔는데, 기록 밀도를 제곱인치당 1.2-5Tb까지 끌어올려 20-50TB HDD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씨게이트는 HAMR 기술이 적용된 16TB HDD를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사진) 이 제품은 조만간 기업용 HDD 시장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씨게이트는 2020년에 HAMR 방식의 20TB HDD 역시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물론 경쟁사인 웨스턴 디지털도 동급의 HDD를 내놓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 시점에는 10TB 이상의 고용량 고성능 HDD도 일반 사용자가 구매할 수 있을 만큼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SSD와 HDD 기술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사실 소비자에게 중요한 부분은 그것보다는 성능은 좋아지고 가격은 떨어진다는 점일 것입니다. 같은 가격의 스토리지라도 계속해서 용량이 커지고 읽기/쓰기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초고속 SSD에서 대용량 HDD까지 필요에 따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은 치열한 경쟁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기술 경쟁이 지속되기를 희망하는 이유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미국과의 접경지역인 멕시코 티후아나의 국경장벽 너머로 미국 국경순찰대가 쏜 최루가스에 놀라 5살 쌍둥이 두 딸의 손을 잡고 겁에 질려 뛰어가는 온두라스 여성. 아이들은 티셔츠에 기저귀를 차고 있고 한 아이는 맨발이었다. 로이터통신의 한국인 사진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수천㎞를 걸어온 중미 이민자(캐러밴)들의 절박함을 담고 있다. 미·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도로를 가득 메우고 걸어가는 수천명의 모습과 함께 중미 캐러밴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이들 너머로 3년 전 유럽으로 향하던 1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등 중동 난민들 모습이 겹친다. 또 그 너머로 난민선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아기의 모습도.난민 문제가 지구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난민 문제는 어제오늘 급작스럽게 부상한 현안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불균형과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난민과 불법 이민이 정치쟁점화하면서 반(反)이민,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도 제주에서 예멘 난민들의 망명 허용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갈린 것에서 보듯 난민 문제는 더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난민 하면 흔히 정치적 망명을 떠올리는데 최근에는 빈곤을 피해 고국을 등지는 ‘경제적 난민’이 늘고 있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는 그나마 낫지만, 일자리 등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종교·인종·문화적 차이가 통합과 사회적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편견이 부각돼 포용의 문화를 밀어내고 있다. ●생존 위해 ‘위험’ 선택한 중미 캐러밴 지난 10월 13일 온두라스의 산페드로술라를 출발한 중미 이주민은 한 달 만인 11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맞닿아 있는 멕시코의 티후아나에 도착했다. 4000여㎞를 걸어서 왔다. 출발할 때 160여명이던 대열은 6000~7000명으로 불어났다. 대다수는 중미의 온두라스 출신이고 일부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출신도 포함돼 있다. 범죄조직과 마약조직으로부터의 살해 위협과 가난, 정치적 탄압 등을 피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다. 멕시코 당국과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티후아나 지역에 약 6200명, 그리고 멕시칼리에 3000명 등 1만여명이 모여 있다. 티후아나에 운집한 6200여명 중 1000여명이 어린이라고 유니세프는 밝혔다. 국경 근처 스포츠 단지에 대형 임시텐트를 치고 겨우 비만 피하고 있다. 수용 가능한 인원의 2배 이상이 몰려 노숙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어린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미 캐러밴의 목표는 미국에 가서 일자리를 잡고 보다 안전하고 나은 삶을 사는 것이다. 중미는 세계에서 살인사건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현지 마약과 범죄조직에 협조하지 않으면 납치되거나 신체적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다. 상당수는 하루 5달러도 벌지 못해 생존을 위해 위험을 선택했다. 이들이 굳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캐러밴을 꾸려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의 주장처럼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안전이 가장 큰 이유다. 소규모로 이동하면 범죄조직의 납치 등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 땅이 코앞이지만 이들이 걸어온 수천㎞보다 더 멀게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해 5800명의 군대와 방위군을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경선을 따라 세워진 6m 높이의 철제 울타리 주위에 가시철망을 설치하고 월경을 시도하는 이들을 향해 최루가스를 쏘며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토안보부 장관 등은 이들 중에 범죄자들이 섞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당수는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지만 심사를 받으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들 앞에 이미 3000여명의 신청서류가 쌓여 있고 미국 국경검문소에서는 하루에 100건 정도만 처리하는 실정이다. 정치적 망명심사 순서를 기다리기보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느는 이유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다 체포돼 추방된 사람도 수백명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치고 절망한 사람 중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450명이 고국으로 떠났고, 300여명이 추가로 돌아갈 의향을 밝혔다. 중미 이주민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일까. 먼저 정치적 망명이 인정돼 미국에서 살게 되는 것인데,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음은 미국 대신 멕시코에 정착하는 방안이다. 멕시코에서는 이들에게 미국보다 훨씬 쉽게 망명 비자를 내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추방될 수 있고 갱단의 손질이 미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일부는 캐나다 이주도 희망하지만 역시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불법 월경을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방안이 있다.●유럽 ‘관용적 난민정책’ 갈등 증폭 유럽은 2015년 7년째 내전을 겪는 시리아 등의 중동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난민 위기를 겪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630만명으로 가장 많다. 터키 등 육로와 지중해를 통한 대규모 중동 난민의 유입은 반난민 정서를 불러일으키며 유럽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어 놓았다. 2015년 한 해에만 100만명 이상의 중동 난민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반난민,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하면서 극우정당들이 독일과 스웨덴, 헝가리, 이탈리아에서 약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난민과 불법 이민 증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촉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독일의 관용적 난민 정책은 보수층 이탈로 이어졌고 결국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3년 뒤 정계 퇴진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한 주요 이유가 됐다. 유럽에서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놓고 회원국 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극우정당이 정권을 차지한 국가들, 특히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EU가 할당한 난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그런가 하면 2억 5000만명에 이르는 이주자 문제를 다루기 위해 오는 10~11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세계난민대책회의에 불참하거나 정식 채택될 예정인 유엔의 이주에 관한 국제협약에 불참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국제이주협약 초안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고,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폴란드, 이스라엘, 호주도 주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립국인 스위스도 의회 결정을 따르겠다며 협약 가입을 유보했다. 이탈리아도 회의 불참을 발표했다. 국제협약은 체류 조건과 관계없는 이주자 권리의 보호, 노동 시장에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어 일부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연방하원 연설에서 “취업 이민과 난민을 위한 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국가적 이익”이며 “글로벌 문제에 대한 해법을 여러 국가가 함께 찾아가는 시도”라고 유엔 국제이주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독일 정치권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권국가로서 국경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고 중요하다. 그렇다고 정치적·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지고 도움을 청하는 난민들을 내칠 수만도 없다. 난민들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사회적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난민이 발생한 국가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늘려 자기 나라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끌어낼 강력한 지도력이 절실한 지금, 메르켈 총리의 퇴진 예고는 그래서 더 안타깝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中 기술굴기’ 막으려는 美…조건부 휴전으로 무역협상 압박

    ‘中 기술굴기’ 막으려는 美…조건부 휴전으로 무역협상 압박

    美 “中 강제적 기술 이전 등 대책 내놔야” 中, 퀄컴의 NXP 인수 등 선물 제시한 듯 “미국산 농산물 즉시 구매할 것” 주장도 조만간 므누신·류허 협상… 낙관 힘들어 시진핑 “모두 받아들일 해결책 찾아야” 트럼프 “양측 협력 유지가 세계에 유리”올 1월 미국의 태양광 전지와 세탁기에 대한 관세 부과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약 11개월 만에 보복 관세 유예를 합의하며 휴전을 맺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없이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조건부 휴전’으로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 등을 감안해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미국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업무 만찬에서 앞으로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는 내년 1월부터 2000억 달러(약 224조원)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매기던 10% 관세를 25%로 올리려던 계획을 일단 미루기로 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중이 90일 이내에 합의점을 도출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는 휴전의 조건을 분명하게 못박았다. 미국은 중국이 휴전 기간인 90일 동안 강제적인 기술 이전과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장벽, 사이버 침입·절도 등의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측 간 경제·무역 분야에서 이견이 존재하는 것은 정상적”이라며 “상호 존중과 호혜 평등의 정신에 따라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중 관계가 매우 특수하고 중요하며 양측이 양호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양국과 세계에 유리하다”고 화답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농산물과 에너지 등 수입 확대와 무산됐던 퀄컴의 NXP 인수 등 선물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아직 합의되진 않았지만 중국이 무역 불균형 축소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농업, 에너지, 산업 및 기타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할 것”이라면서 “특히 미국산 농산물은 즉시 구매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미 반도체 기업 퀄컴의 NXP 인수 승인과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규제 강화 등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선두 기업인 네덜란드 NXP 인수를 추진했으나 9개 관련국 중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인수에 실패했다. 시 주석은 펜타닐을 규제 약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는데 미국에 펜타닐을 판매하는 사람은 중국에서 법정 최고형에 처해질 수 있게 됐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약효가 최대 50배 강한 합성 진통·마취제(오피오이드)로,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주요 공급원이라고 지목하고 이를 막기 위한 중국의 협력을 요구해 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브리핑에서 “두 지도자는 적절한 시기에 상호 방문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중국 측은 국내 시장과 인민의 수요에 따라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으로부터 시장 수요에 맞는 상품을 사들여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점차 완화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합의 덕분에 양국 간의 경제적 갈등이 더 악화하는 일을 막게 됐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반부패·청렴은 시대정신… 청렴 한국은 국민 요구”

    [인터뷰 플러스] “반부패·청렴은 시대정신… 청렴 한국은 국민 요구”

    “뇌물은 정의와 공정을 잠식하며 인권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빈곤퇴치의 장애물입니다. 뇌물은 상거래에 불확정적 요소를 유입하며 사업비용을 증가시키고,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약화시킵니다. 결국 뇌물은 생명과 재산의 손실로 이어지고, 기관과 조직의 신뢰를 파괴합니다. 공정경제, 효율적인 혁신성장을 위한 시장질서를 왜곡합니다. 반국가적이고 반사회적이며 반시장적인 것이 뇌물이고 부패입니다.” 박준영(49) ITS인증원 원장은 “국민들의 촛불혁명을 통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를 초래한 부정부패의 근본적 해결”이라며 “반부패·청렴은 이제 시대정신이다”고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의 국제표준으로 제시된 ‘ISO 37001’ 인증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해 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패 척결과 정치개혁이 1순위였다”며 “유엔, 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도 다양한 반부패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물과 부패에 대한 심각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인식인 데다 국제투명성 기구의 투명성 강화요구와도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반부패는 세계적 흐름으로 양벌규정을 명시한 ‘반부패법’이 강화되는 것도 세계적 추세”라고 덧붙였다. 본지는 박 원장을 만나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편집자 주→ITS인증원은 어떤 기관인가요. -ISO라고, 1946년에 설립된 국제표준화 기구가 있잖습니까. 공업상품이나 서비스의 국제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해 세계 표준화를 도모하는데요. 여기서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ISO 권고가 규격으로 공표됩니다. 우리에게는 ‘ISO 시리즈’, 그러니까 ISO 9000, ISO 9001, ISO 9002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ISO 인증이란 국제표준 인증을 말합니다. ITS인증원은 ISO 경영시스템 인증과 관련해서 미국인정기관(IAS)으로부터 국내 1호로 ISO 37001 규격에 공인된 ‘ISO 심사 전문기관’입니다. 이에 따라 ISO 국제심사원과 내부심사원을 양성하는 ITS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ITS는 특히,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반부패 규제’와 관련해 제정된 ‘ISO 37001이라 부르는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인증하고 있습니다.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이란 무엇인가요.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즉 ISO 37001은 인증 가능한 반부패 경영시스템 표준을 말합니다. ISO 37001은 영어로는 반뇌물경영시스템(Anti-bribery management systems)에 대한 표준이지만, 우리나라는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표준’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 표준은 2016년 10월 15일 제정, 공표되었습니다. 국제 사회와의 합의를 통해 마련된 ISO 37001은 부패 방지를 위해 각국 기업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담은 것으로 규모와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조직에서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적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획·설계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시행 초기라지만, 글로벌 반부패 규제는 투명성, 뇌물 금지와 경제활동의 선진화를 강조하며 공공영역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OECD, 유엔 등 여러 국제기구가 부패방지 협약을 체결하고 있고, 미국·영국·프랑스와 같은 선진국 등에서도 반부패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 회사의 부패방지 경영수준과 ISO 37001 요구사항과의 차이를 파악해 글로벌 수준의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달성하기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물론 회사의 규모 및 영위 업종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대기업의 경우에는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자원의 효율적 관리 측면에서나, 시스템의 효과 측면에서 바람직합니다. →부패도 리스크란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군요. -그렇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 세계 부패 규모를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약 2조 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적폐청산이란 사회적·국민적 요구로 발전해 촛불혁명을 불러왔습니다. 일찍이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는 “부패 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다. 반부패(Anti-corruption)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굴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싱가포르가 1965년 독립하기 훨씬 전인 1937년과 1952년에 각각 부패방지법 제정과 부패행위조사국 설치에 나선 것을 보면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한 싱가포르의 선각자들이 반부패정책을 국가의 주요 어젠다로 인식하고 실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1년 대가성이 없어도 공직자가 금품향응을 받으면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의해 제정이 추진됐는데요.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로 5년 만인 2016년 9월28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제정된 ISO 37001 국제표준과 함께 ‘반부패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탄생하게 된 거죠.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로 ‘반부패 개혁으로 청렴한국 실현’을 캐츠프레이즈로 내세우며 지난 4월 ‘정부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PI)는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절대 부패국가에서 겨우 벗어난 수준입니다. 조사 대상 180개 국가 중에서는 51위입니다. OECD 35개 회원국가 중에는 29위로 거의 꼴등입니다. 세계 10위권의 한국의 경제 규모를 비롯한 국제 위상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합니다. 그렇다 보니 정부는 2022년 세계 20위권 청렴 국가 도약을 목표로 ‘국민과 함께하는 청렴한 대한민국’을 내세우고 있습니다.→우리나라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ISO 37001 인증 취득이 ‘부패인식지수’를 높이는 데 필요하겠습니다. -사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6년 12월에 ‘기업 반부패 가이드’란 자료를 통해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 자료에서는 반부패, 즉 부패방지와 관련한 국내 법규 및 국제적 요구수준의 강화로 인해 부패방지가 옵션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필수라는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입을 확대하면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를 높이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겁니다. 나아가 ISO 37001 인증을 취득하게 되면 우선 개인과 조직 차원에서 뇌물수수로 인한 법규 위반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조직이나 기관과 고객으로부터 신뢰도 높일 수 있고, 직원과 협력회사에 부패방지에 대한 인식공유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뇌물수수와 관련된 비용을 예방할 수 있고, 공공 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입찰에서 강화되는 부패방지, 반뇌물수수 시스템을 충족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부패방지 문화의 확산에 따라 조직 구성원 모두가 기업의 부패를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ISO 37001 인증은 강제사항인가요. -강제 요구사항은 아닙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윤리와 부패방지 경영의 실천 의지를 자율적으로 구현하는 겁니다. 김영란법은 위반 시 행위자뿐만 아니라 소속법인과 단체에도 벌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ISO 37001 인증은 양벌규정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과 지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적극적인 도입과 실행 노력은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ISO 37001은 제3자 심사와 인증이 가능한 국제표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증이 부패·뇌물 이슈가 없거나 향후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까지 보증하지는 못합니다. 인증만으로는 법적 면책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인증은 부패방지경영의 목표나 결과가 아닌, 조직이 부패 및 뇌물 방지를 위한 체계를 갖추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도모해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으로 보아야 합니다. 예전에 독일 지멘스가 비자금을 조성해 아시아, 중동 등의 기업과 공공기관, 정치인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약 9000억원의 벌금을 내야 했습니다. 또 최근 브라질 대기업 2곳은 부정부패를 조장한 혐의로 약 4조원의 벌금을 내게 됐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끊임없이 뇌물과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적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뇌물과 부패행위는 사회적 경제적 손질 및 관련 비용을 발생시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거죠.→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국내외 반부패 및 뇌물방지를 위한 대표적 법안으로는 미국 FCPA(해외부패방지법), 영국 Bribery Act(뇌물방지법)와 한국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등이 있습니다. ISO 37001 제정 이전에는 부패와 뇌물방지, 또는 윤리경영에 대한 국제적으로 합의된 표준이 존재하지 않아 조직이나 관리체계의 접근방법이 상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국제사회가 합의한 국제표준이 제정, 보급됨에 따라 객관적으로 관리체계를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해 들어간 만큼 정부 차원에서 반부패·청렴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갈 겁니다. 반부패·청렴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국가는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서울대학교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서 “한국의 부패인식지수 10점 상승 시 1인당 GDP 성장률은 0.5%P 증가하고,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도 3년 단축된다”는 분석은 시사점이 큽니다. 국제수준의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운영을 통한 윤리경영이 실현되어 나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과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박준영 ITS인증원 원장 1970년생 공학사 자격 사항 ISO 37001 검증심사원 ISO 14001/ ISO 45001 ISO 22301/ ISO 27001 ISO 9001 검증심사원 경력 사항 현 ITS인증원 원장 현 GPC인증원 검증심사원 현 TCL KOREA인증원 한국대표 현 순천향대학교 웰니스 융합학부 대우교수 전 한국ISO인증원 대표 전 WCS인증원 (영국) 심사원
  • 아마존 제2본사 유치 효과…뉴욕·버지니아주 들썩인다

    아마존 제2본사 유치 효과…뉴욕·버지니아주 들썩인다

    “안정된 일자리·지역 경제 발전 기대” 일각선 집값 상승·교통난 등 우려도 로비단체 몰린 워싱턴DC 인근 낙점 로이터 “아마존, 정치적 영향력 확대”“아마존의 제2본사가 들어온다니 기대도 되지만, 집값 상승과 교통난 등이 걱정이에요.” 1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제2본사가 들어서기로 확정된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내셔널랜딩 지역에서 만난 토머스 앤더슨은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을 드러냈다. 내셔널랜딩은 알링턴 크리스털시티와 미 국방부가 있는 펜타곤시티, 알렉산드리아의 포토맥야드 등 3곳의 일부 지역을 포함한다. 20여년째 펜타곤시티 하이랜즈공원 인근에 살고 있다는 앤더슨은 “아마존 제2본사가 들어서면 안정된 일자리가 생기면서 젊은 고소득 인구가 유입되는 등 지역경제가 발전하고 도시가 활력이 넘치게 될 것이라고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일부에서는 갑자기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 조용했던 도시에 교통난 등 여러 가지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아마존 제2본사가 들어설 위치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집값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10년째 부동산 중개업자를 하는 앤드루 심은 “크리스털시티에 아마존 제2본사가 들어선다는 이야기가 이미 돌면서 인근 집값과 임대료가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세입자들은 벌써 렌트비 상승 등으로 다른 곳으로 이사 가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이날 버지니아주 내셔널랜딩과 뉴욕주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에 제2본사(HQ2)를 짓기로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마존은 미 동부의 핵심 지역이자 정치 중심지인 수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내셔널랜딩과 ‘경제수도’ 격인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에 제2본사를 짓기로 한 것이다. 아마존은 두 곳에 50억 달러(약 5조 6500억원)를 투자하고 각각 2만 5000여명을 새로 고용할 예정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들 두 곳은 앞으로 우리가 고객들을 위한 가치 창출을 지속하도록 도울 세계적 수준의 인재를 유치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선정 이유를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아마존이 워싱턴DC 포토맥강 바로 건너편에 있는 버지니아를 선택하면서 의회와 로비단체 등이 몰려 있는 수도 워싱턴DC에서 더 큰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제2본사 유치 경쟁을 유도하면서 세제 혜택 등 20억 달러 이상의 실익을 챙겼다. 평균 임금 15만 달러 이상의 2만 5000명 고용을 달성하면 뉴욕에서는 10년에 걸쳐 12억 달러의 세제 혜택을, 버지니아에서는 12년에 걸쳐 5억 5000만 달러의 현금을 각각 받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마존에 대한 이 같은 ‘인센티브 제공’에 대해 이미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인 아마존과 세계 최고 부자인 베이조스 CEO에게 혈세 지원이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중국인 유학생 미국 입국 금지?…中 정부 “매우 위험한 상황될 것”

    중국인 유학생 미국 입국 금지?…中 정부 “매우 위험한 상황될 것”

    미국 정부의 중국 유학생 입국 금지 조치 가능성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추이톈카이(崔天凯)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일 경우 (양국의 상황은) 매우 위험해질 것”이라면서 “현대 수 많은 중국인 학생이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고, 이는 양국 협력의 기초가 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미국이 중국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고려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한 때 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의 수는 35만 755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107만 8800명)의 3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재학 중인 해외 유학생 3명 중 1명 이상이 중국인인 셈이다. 더욱이 이 같은 중국인 유학생의 수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지난 2016년 대비 2017년 유학생의 수는 6.8% 늘었다. 같은 해 해외 유학생 유입을 통해 미국이 벌어들인 수익은 369억 달러(약 42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유입 증가 현상에 대해 추이톈카이 대사는 “양국 국민 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정부가 나서 중단시켜야 할 이유가 없으며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중국을 찾는 미국인 유학생과 언론인, 학자 등에 대해서도 항상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몇 해 전 인디아나주 소재 인디아나 폴리스 어린이 박물관에서 중국 문화와 관련한 대규모 행사를 진행했다”고 회상, “당시 인디아나 주지사였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참석, 인문학적 민간 교류를 돈독히 한 행사로 평가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전 세계인들의 지속적인 집중을 받고 있는 ‘티베트 독립’ 및 이 지역에 대한 외국인, 언론인 등에 대한 개방 논란에 대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추이톈카이 대사는 “티베트는 중국에서도 유독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으로, 독특한 기후와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서 “누구나 이런 자연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잇는 것은 아니다. 이 지역 일대로 이주한 중국인들 가운데 상당수도 오랜 기간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이 같은 독특한 자연환경의 티베트 생태에 대한 여행자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고유한 자연 환경 등을 보호하기 위해 매년 이 일대를 찾는 외국인 여행자의 수를 통제, 자연 환경의 심각한 훼손을 방지해오고 있다”면서 “만약 이 문제를 잘 처리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더 많은 미국인을 포함한 전 세계 외국인 여행자의 티베트 방문을 환경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보커스 전 주중 미국 대사가 수 차례 티베트를 방문한 바 있으며,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 역시 티베트 방문을 준비 중이라고 중국 유력 언론 중국경제망은 전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내 언론 탄압 및 SNS 통제에 대한 외교부 입장도 공개했다. 추이톈카이 대사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언론 자유는 현재 국내 다수의 SNS에 게재된 중국 정부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것을 통해서 얼마만큼 자유가 보장되는 상황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면서 “다만, 아동 폭력을 조장하는 반사회적인 내용의 글이나 사진, 영상물과 포르노성이 짙은 내용 등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의 복지를 위해 그 영향력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의한 인터넷 상의 글과 사진, 영상 통제 여부에 대한 외부의 지적에 대해 “미국에서도 은행에서 많은 돈을 빌린 뒤 상환하지 않은 인물들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 그 기록을 보관해오는 것과 같은 사례”라고 빚댄 뒤, “이런 기록을 가진 개인이라면 은행권에서의 추가 대출 등은 어려울 것이다. 중국 정부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온라인 상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조치 역시 모두 시한이 있는 것이며, 영구적인 조치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중국 정부와 인민의 관계에 대해 “인민은 정부에 권력을 부여하고, 정부는 인민으로부터 받은 권력으로 인민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중국 정부에게 가장 중요한 책임은 인민을 책임지고, 인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월급쟁이 출신’ 성만기 원장이 말하는 수목원 40년“오늘 우리 한국 사람은 너무 바쁘게 급하게 삽니다. 오늘 일을 하면 내일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3년이나 5년 계획을 ‘장기 계획’이라고 우깁니다. 조급증 환자같이 살다 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키우니, 수목원을 하다 보니 시간의 의미를 체험합니다. 수목원은 최소 100년, 어쩌면 한 300년쯤 지나야 제대로 된 멋과 품격을 풍깁니다.” 수목원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 재벌도 기업가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이 수목원을 멋있게 가꾸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소담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향했지만 길가에 촘촘하게 선 전봇대와 얼기설기 걸린 전선이 눈에 거슬렸다. 수목원에 들어서 엔진을 끄자마자 성만기(73) 수목원장이 나왔다. 조성한 지 올해로 40년째인 이 수목원 앞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옥빛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름 그대로 작고 아담했다. 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숲을 걸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나뭇잎은 여름 그대로였다. “저기 저 나무가 스트로보 잣나무입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이 나무를 보고 반했지. 나무 대신 씨앗을 가져와 심었는데 저렇게 자랐습니다. 한 40년 자랐을까, 대한민국에서 아마 유일할 겁니다. ‘이스턴 화이트’라고도 해” 설명을 듣고보니 경기도나 강원도에서 보던 잣나무보다는 흰색이 강했고, 가지들이 피라미드처럼 층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 “스트로보 잣나무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 생물자원이 풍부하다는 겁니다. 저건, 로보참나무야. 독일에선 ‘할아버지가 로보참나무를 심으면 손자가 벤츠를 탄다’는 말이 있지. 그만큼 목재 가치가 높거든.”국내 유일한 잣나무, 국내 최대 참나무 보유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한 나무 앞에서 그가 걸음을 멈췄다. “이건 핀오크 참나무야. 국내에선 제일 클 겁니다. 손기정(1912~2002) 선생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하면서 받은 월계관이 사실은 이 핀오크 참나무 가지로 만든 거야. 손기정 선생을 기념해 서울 양정고등학교에도 저런 핀오크 참나무가 자라고 있지.” 이 나무 높이가 25m쯤 돼 보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뭇잎이 다른 참나무와는 달리 단풍나무처럼 들쭉날쭉 길게 갈라져 있었다. 그는 핀오크를 대왕참나무로 부른다며 그 유래를 설명했다. “1990년 중반 핀오크 참나무를 조달청에 우리말로 등재하기 위해 고민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국립수목원 조무연 박사와 의논했지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생각에 대왕 참나무로 명명했습니다. 목재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가을 단풍도 정말 아름답지요.” “대왕 참나무 이름도 지어···생물자원 풍요”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3년 대한항공에 공채로 입사했다. 승무직으로 4년가량 일하다 그만두고 나와 건축업과 자동차 딜러 등 개인 사업을 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황으로 1년여 만에 모두 ‘까먹고’ 1979년 대한항공에 재입사했다. 대한항공 재입사 1호다. 수석 사무장 15년과 객실이사(현재의 상무)를 지낸 그의 비행시간은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지구를 300바퀴쯤 돌았다. 전 세계 곳곳의 좋다는 곳은 다 가봤다. 2000년 퇴직하고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왜 수목원을 할까. “두 발을 땅에 딛지 않고 하늘에서 승무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그만큼 깎아먹는 시간입니다.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 일하는 나의 시간, 나의 ‘우주’를 갖자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시간, 사색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국의 유명 식물원과 정원을 찾았습니다. 캐나다의 부차드가든, 영국의 큐식물원, 호주의 닐슨파크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지요. 그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소피스트 로드)’에서 영감을 얻고 수목원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철학자의 거리를 자양분 삼은 문인과 철학자가 많이 나면서 독일의 지적 수준을 높였지만, 하이델베르크보다 더 풍광이 좋은 제 고향 이곳은 궁색한 시골이었습니다. 이를 바꿔보고 싶었거든요.”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서 영감···고향 바꾸고 싶어서“수목원을 하는 데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자란 그의 개인적 특성도 작용했다. “씨앗을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려 세계 곳곳에서 씨앗을 사 들였다. 소담수목원도 어린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씨앗을 발아시켜 성장시킨다. 수목원을 가꾸는데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린다. “요즘 길가 화단을 보면 꽃이 잘 핀 화초를 심는데 이건 1회용이예요. 1회용. 꽃이 시들면 파내 버리고 다른 화초로 갈아 끼우고···, 화초엔 인간의 이기심이랄까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도시의 욕망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그의 비판이 신랄하다. “한번은 뉴욕 외곽의 종묘상에 갔는데 파산으로 ‘땡처리’를 하는 거예요. 평소 400달러 하던 씨앗을 40달러에 팔기에 무작정 종류대로 사들였지요. 한 1330여종이 됩니다. 국내엔 없는 희귀 종자들이 많이 있었지요. 종자를 사기는 했는데, 어떻게 발아시키는지 몰랐고, 당시엔 발아시킬 곳도 없어서 1976년 경기도 광릉임업시험장(현재 광릉수목원)에 그대로 기증했습니다. 당시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죠.” 지금도 국립수목원 종자표본실에는 ‘기증자 성만기’의 이름이 내걸려 있다. 외국 수종실을 만든 이로 기록돼 있다. 희귀종자 등 외국 씨앗 1330여종 국가기증 성 원장은 오솔길의 호젓함을 달래주는 새소리를 따라 걸으며 계속 설명해줬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평양 백화원초대소 앞에 심은 모감주나무”, “이건, 열매를 깨서 하천에 던지면 미꾸라지와 가재가 배를 뒤집고 뜬다는 때죽나무”, “이건, 밤에 잎이 오므라드는 자귀나무”, “이건, 6·25때 숲으로 피신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준 돌배나무” 등등 숲 해설사처럼 들려줬다. “저기 보이는 저 참나무, 줄기에 검은빛이 도는 나무가 루브라참나무고, 그 옆에 저 잣나무는 변종이야. 학계에서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못하고 있어요.”그의 수목원 프로젝트는 아들이 태어나던 1978년 시작됐다. “처음엔 고향 아버지의 밭뙈기 한쪽에 나무 씨앗을 뿌렸지요. ‘쓰잘데 없는 일한다’고 핀잔도 많이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대부터 살던 이곳 3만 5000평을 샀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외딴 오지여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땅값이 말 그대로 ‘껌 값’이었다. “여기에 수목원 한다고 땅을 사니 가까운 사람들이 저보고 ‘돌았다’고 했습니다. 땅을 더 살 작정이었는데 그만 1995년쯤 마산 진전면에서 여기까지 다리를 놓는다는 계획이 덜컥 나오더라고요. 땅값이 너무 뛰어서 수목원을 더 확장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그때 다리(동진대교)만 놓지 않았더라도 이곳이 확 변했을 겁니다.” 고향 땅 사서 일궈···주말마다 나무 심어 주중에는 승무원으로 세계를 누비고 주말에는 스튜어디스였던 부인과 함께 내려와 종자를 뿌리고, 어린나무를 옮겨심고, 잡초도 맸다. 부부가 항공사 승무원이었으니 사천공항이나 김해공항을 통해 내려오기가 한결 수월했으리라 짐작된다. “가능하면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만 살리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곳에 터를 잡았던 소나무, 밤나무, 물푸레나무, 칡덩굴 등등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4계절 다 아름다우면서도 주위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그런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봄에 벚꽃 하나만 피면 좀 유치해 보이잖아요. 현재도 수목원을 한창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한 50~60년쯤 뒤에는 수목원다운 풍모를 보일 겁니다.” 현재 이 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만 300여종이란다. 식물은 1000종 이상 심었다. “여기 수목원의 고성의 기후와 토양에 따라 어떤 식물이 가장 계절을 잘 나타내주느냐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고 정체성입니다.” 성 원장은 산책길을 따라 심은 어린 핀오크 참나무를 만지며 “아까 그 핀오크의 씨앗이 발아한 2세예요. 이네들은 고성이 ‘네이티브’인 핀오크입니다. 돈이 급할 때 내다 팔려고 길가에 심었습니다만···. 어릴 때는 볼품 없지만 크면 클수록 똑바로 서서 자랍니다. 나무에 기품이 있지요.” 이 수목원에 성 원장 부부의 전 재산이 다 들어갔다. 그러나 수목원이 미완성이니 아직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내 유일이거나 국내 최고의 나무가 있는 수목원이 한편으론 경남의 얼굴이고 고성의 작품이지만 모두 고개를 돌렸다. 자연적 문화공간에 정부 돈은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 부인 이상숙씨가 카페를 운영하며,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든다. 수목원을 산책하다 카폐에서 마시는 차 한 잔에도 여유가 묻어났다.고향의 얼굴인데도 지원 없어···카페도 운영 “캐나다 부차드가든은 한 개인이 만들었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전세계에서 관람객들이 옵니다. 반면 우리나라 천리포수목원은 전세계 목련을 모았고 세계적인 작품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돈달라는 것도 아닌데 국가에서 이런 자원을 이용해 국익을 위해 활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도 내가 죽고 나서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관심을 두고, 관리에 참여하면 지역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가 이 말을 하면서 목에 힘이 들어갔다. “형편상 사람을 데리고 쓸 수가 없어 제가 다 합니다. 요즘도 하루 평균 4~5시간 잡초를 속고, 씨앗을 거두고, 나무를 심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좋습니다. 카페가 문 여는 오전 10시30분 이전에 다 마칩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열정 이외는 식물과는 인연이 없다. “식물 공부, 책으로 혼자 했지요. 조경회사 만수원의 고 김명원씨, 천리포수목원을 세운 ‘미스터 밀러’(고 민병갈 원장), 충북 진천에 있는 영주농장 이영주 대표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창고에는 식물과 관련된 책으로 가득했다. 초창기엔 씨앗만 보고 어떤 특징을 지닌 나무인지 모르니 움이 트더라도 숱하게 죽었으리라. “멘토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삼았습니다. 그 눈빛만 봐도 힘이 났습니다.” 그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멘토를 이야기할 때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느꼈을 벽, 고독과 고난 등이 묻어났다. 킹 목사가 멘토···“그 눈빛만 봐도 힘 솟아”성 원장은 산책 도중 중간에 칡덩굴 숲 옆에 서며 “아침이면 굴뚝새 수백 마리가 날아오릅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정글을 이룬 칡덩굴이 나무를 휘휘 감고 넘실거리고 있다. “이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생태계로 작은 우주입니다.” 몇 걸음 더 가다 “이게 백화등이라고, 담쟁이처럼 나무를 감고 올라가 5월이면 아주 향기로운 하얀 꽃을 피웁니다. 어떤 향수보다 더 달콤하고 향긋합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선생님, 이게 나무를 휘감아 죽이는 것 같아 베어냈습니다’고 말해요. 몇 년 동안 정성 들여 팔뚝 굵기로 키웠는데, 너무나 안타깝지만, 기왕 베어낸 것, 제가 말을 못합니다. 들어와서 보는 것은 좋은데 제발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목원의 가치요? ‘종자 전쟁’이나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지구에 재앙이 닥쳤을 때 씨앗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씨앗저장소가 대표적이다.)는 아니지만 수목원은 훼손된 자연의 복원과 치유입니다. 오늘 일하고 내일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조급한 세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수목원에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될 것입니다. 수목원은 시간이 갈수록 진가가 발휘되죠. 그게 느리게 산다는 것, 여유롭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만족합니다.” 산책하던 성 원장이 엎드려 작은 루브라참나무 옆에 우거진 잡초를 손으로 뽑아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이지만 한 자리에 우뚝 서서 수백년을 지키는 거목같은 수목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성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 北비핵화 없인 제재 완화 없다…IT인력 송출 차단 이어 러시아 위반 비난

    美, 北비핵화 없인 제재 완화 없다…IT인력 송출 차단 이어 러시아 위반 비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하는 가운데 북한의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의 주도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이완될 조짐을 보이자 강력하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줄인 정보통신(IT) 노동자 국외 송출과 관련한 중국·러시아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한데 이어, 러시아가 대북 제제 조치 위반을 은폐하고 있다고 거듭 비난해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유엔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보고서를 자의적으로 수정하고 방해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회원국들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러시아가 대북제재 조치 위반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유엔 안보리에 제출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계획을 중단하지 않았고, 석유제품의 불법 환적을 늘림으로써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전문가 패널들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패널들은 러시아 측의 요구로 보고서에서 대북제재 위반으로 기소된 러시아인들에 관한 사항을 삭제했다고 한다. 헤일리 대사는 “마땅히 독립적이어야 할 보고서 내용이 러시아의 압력 때문에 변경되고 있다”며 “반드시 보고서 원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의 표도르 스트르쥐좁스키 대변인은 이에 대해 러시아가 여러 차례 보고서의 수정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보고서의 질이 높아졌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유엔 안보리에서 보고서를 회람하는데 아무런 장애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수정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제재위반 의심행위에 대한 일부 문구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보고서가 채택되려면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한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이 반대하고 있어 ‘수정 보고서’의 채택은 불투명한 상태다.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PAC)은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줄인 정보기술(IT) 노동자 국외 송출과 관련, 북한인 1명과 중국·러시아 기업 2곳에 대한 독자제재를 단행했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와 관련해 지난 6일 북한 해커를 처음 기소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나온 추가 제재다. OPAC은 이날 북한 국적 기업인 정성화(48)와 중국에 있는 IT업체인 옌볜실버스타, 그리고 이 회사의 러시아 소재 위장기업인 볼라시스실버스타를 각각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두 회사가 명목상으로는 각각 중국인과 러시아인에 의해 운영되지만, 실제로는 북한인들에 의해 운영·통제되고 있다. 옌볜실버스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정성화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의 흐름을 관리했다. 특히 볼라시스실버스타는 북한 IT 인력과 옌볜실버스타 근로자들이 지난해 중반 설립했으며, 1년 새 수십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재무부는 정성화와 두 업체가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의 돈벌이를 위한 북한 노동자 송출과 고용을 금지토록 한 미국의 행정명령(13722·13810호)을 위반했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미 정부는 북한에 유입된 자금은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제3국에 있는 위장기업에서 신분을 숨기고 일하는 북한 IT 노동자들에 의해 북한으로 불법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 시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조율 등 북미 간 비핵화 담판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전까지는 제재를 지속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에도 정제유 환적 선박 제재 등 북한에 대해 세 차례 제재를 가했다. 재무부는 북한이 웹사이트·앱 개발, 보안 소프트웨어, 생체인식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IT서비스와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IT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북한 노동력이 개입될 위험이 커진 만큼 기업들은 위장기업, 가명 등 북한 기업이 사용하는 기만적인 행태를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국, 북한 ‘ IT인력 송출’ 차단…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막아

    미국, 북한 ‘ IT인력 송출’ 차단…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막아

    미국 정부가 13일(현지시간) 북한인 1명과 중국·러시아 기업 2곳에 대한 독자 제재를 단행했다. 정보기술(IT) 노동자의 국외 송출은 사실상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줄이다. 이는 북한의 사이버 테러와 관련해 지난 6일 북한 해커를 처음 기소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나온 추가 제재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PAC)은 이날 북한 국적의 정성화(48)와 중국에 있는 IT업체인 옌볜실버스타, 그리고 이 회사의 러시아 소재 위장기업인 볼라시스실버스타를 각각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두 회사가 명목상으로는 각각 중국인과 러시아인에 의해 운영되지만, 실제로는 북한인들에 의해 운영·통제되고 있다. 옌볜실버스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정성화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의 흐름을 관리했다. 특히 볼라시스실버스타는 북한 IT 인력과 옌볜실버스타 근로자들이 지난해 중반 설립했으며, 1년 새 수십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재무부는 정성화와 두 업체가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의 돈벌이를 위한 북한 노동자 송출과 고용을 금지토록 한 미국의 행정명령(13722·13810호)을 위반했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미 정부는 북한에 유입된 자금은 실제로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조율 등 북미 간 비핵화 담판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 전까지는 계속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에도 정제유 환적 선박 제재 등 북한에 대해 세 차례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재무부는 북한이 웹사이트·앱 개발, 보안 소프트웨어, 생체인식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IT서비스와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IT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북한 노동력이 개입될 위험이 커진 만큼 기업들은 위장기업, 가명 등 북한 기업이 사용하는 기만적인 행태를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이들 간의 거래가 금지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살인적 집값 상승에… 맥도날드·차에서 잠드는 ‘억대 연봉 난민’

    [글로벌 인사이트] 살인적 집값 상승에… 맥도날드·차에서 잠드는 ‘억대 연봉 난민’

    “집을 살 수 없다고? ‘지구 종말론’을 탓하라.”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최근 이런 제목의 칼럼으로 선진국 가운데 처음 외국인의 주택 매매를 법적으로 금지한 뉴질랜드 정부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냈다. 살인적인 집값 상승에 거리로 내몰리는 국민을 위해 다소 극단적일지라도 뉴질랜드 정부가 자구책을 내놨다는 평가다.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체 인구 450만여명의 1%에 해당하는 약 4만명이 홈리스(노숙자)로 추산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2% 내외)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FT는 뉴질랜드의 집값이 지난 10년여 새 57% 상승했으며, 특히 오클랜드는 상승폭이 90%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국경을 초월한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면서 정작 국민들은 자동차, 텐트, 창고, 거리로 나앉는 신세가 됐다. 특히 뉴질랜드는 전 세계 부자들에게 핵전쟁, 생물학전, 상위 1% 부자를 향한 혁명 등으로 인한 이른바 ‘둠스데이’(지구 종말의 날)를 대비한 피난처로 여겨지면서 집값이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이자 인터넷 결제 서비스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이 2011년 비밀리에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외국 투기자본이 집값을 끌어올려 젊은 키위(뉴질랜드인)들이 집을 살 수 없게 됐다”며 외국인 주택 매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한 한편, 노숙자 주거시설을 지을 목적으로 1억 뉴질랜드 달러(약 756억원)를 투입했다. ● 실리콘밸리 일자리 29%↑… 주택은 4% 늘어 살인적인 집값 상승에 ‘주거 적신호’가 켜진 나라는 뉴질랜드만이 아니다.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실질 주택가격 지수’는 160.1로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전 정점을 찍었던 2008년 1분기의 159.0을 추월했다. 국가별로 보면 63개국 가운데 48개국(76%)에서 최근 1년간 실질 주택가격이 오른 것이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워싱턴주 시애틀, 뉴욕의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중화권에서는 홍콩과 중국 선전, 상하이 등 역시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고 있다. 영국 런던, 캐나다 밴쿠버 등에서도 투기자본에 의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억대 연봉을 받고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차에서 노숙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미 연방정부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에서 4인 가족 기준 소득 11만 7400달러(약 1억 3000만원) 이하를 저소득층으로 분류한다. 막대한 주거비 부담 때문이다. 치솟는 수요에 비해 경직된 주택 공급이 비극을 불렀다. 컨설팅사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캘리포니아 일대에는 주민 1000명이 유입될 때 신규 주택 공급은 325가구에 불과했다. 반면 1973년부터 2010년까지 27년간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의 실질 소득은 2배로 증가했다.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도시의 풍경은 별로 변한 것 없이 갈수록 퇴락해 가는데 집값만 미친 듯이 오르는 상황이다. 292개 회원사를 둔 조직인 실리콘밸리리더십그룹(SVLG)의 칼 가디노 회장은 “지금의 주택·교통난이 지속한다면 얼마 안 있어 ‘실리콘밸리 엑소더스’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VLG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 동안 정보기술(IT) 기업의 집중으로 실리콘밸리 지역의 일자리는 29%나 증가했지만 이들이 머물 주택 공급은 겨우 4%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의 도시’이자 ‘스타벅스의 고향’으로 불리는 시애틀은 지난 4년간 뉴욕 집값을 뛰어넘었다. 시애틀 시의회는 노숙자 복지 기금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5월 인두세 부과 법안을 꺼냈으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이에 맞서 도심에 짓고 있던 17층짜리 오피스빌딩 건설 계획을 중단하는 등 역풍을 맞아 백지화됐다. 이 법안은 영업이익 2000만 달러가 넘는 기업에 직원 1명당 275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였다. 시애틀에서만 4만 5000여명을 고용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아마존이 타깃이었다. ●‘맥난민’ 5년새 6배 급증… 57%가 직장인 중국 광둥성 선전시도 비슷한 요인으로 신음하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의 흔한 시골 중 한 곳이던 선전은 덩샤오핑 개방정책의 일환으로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화웨이,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인 텐센트, 배터리·전기차 제조업체인 BYD 등이 들어서 있다. 기업의 성장과 함께 인구가 집중되면서 임대료가 치솟았다. 글로벌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넘베오에 따르면 2018년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초인플레이션을 겪는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를 제외하면 세계 1위는 홍콩이고 베이징이 2위, 상하이가 3위이며 선전은 그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집값 폭등으로 새로운 풍속이 생겨났다. 홍콩에서는 집 대신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을 일컬어 ‘맥난민’이라 부른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국제청년회의소(JCI)가 지난 6~7월 홍콩 시내에 산재한 110개 맥도날드 매장을 조사한 결과 맥난민의 수는 334명에 달해 2013년에 비해 6배로 급증했다고 조명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중 57%가 멀쩡한 직업을 가진 직장인이라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집값 부담이 그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홍콩 중산층 아파트 가격은 평(3.3㎡)당 1억원을 넘어서 내 집 마련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영국 런던 리젠트 운하에 정박된 보트에서는 일명 ‘보트족’이 모여 산다. 폭등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거용 선박에서 수상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런던의 주택 평균 거래가는 9억원대인데 비해 보트는 3000만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보트에서 생활하는 영국인은 3만명에 이른다. 집값은 지난해 영국 노동자들이 평균적으로 벌 수 있는 연간 소득의 8배로 폭등했다. 이는 영국에서 집값과 연소득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7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집값은 1997년부터 2016년까지 259%나 폭등했다. 이 기간 연소득은 68% 오르는 데 그쳤다. 영국 왕립경제학회는 “외국인의 투자가 없었다면 2014년 영국 평균 집값은 실제보다 19% 낮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내기도 했다. ●호주·홍콩, 빈집에 세금 부과 추진 전 세계가 집값 폭등으로 신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갈 곳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리고 있는 탓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역사상 유례없는 돈 풀기에 나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기준 금리를 0.25%까지 낮춰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을 대폭 늘렸고 민간이 가진 미 국채를 사들여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당시 시중에 풀린 수조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액수의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찾던 끝에 각국의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이 일부 도시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오를 만한 곳에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른 각국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주택 구입 금지 법안을 의결한 뉴질랜드 의회를 비롯해 호주는 외국인이 주택을 사들인 경우 6개월 이상 빈집으로 두면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홍콩 정부도 ‘빈집세’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주택 개발업자가 분양한 아파트가 1년 이상 팔리지 않고 빈집으로 남아 있으면 임대료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매긴다는 방침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中 아프간에 대테러 군사기지 건설”

    “中 아프간에 대테러 군사기지 건설”

    아프리카 이어 두번째… 中 “사실무근” 중국이 아프리카 지부티에 이어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지대에 있는 와칸 회랑에 군사기지를 세운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중국의 첫 해외 군사기지로 지난해 지부티에 세워진 이후 두 번째 해외기지가 될 아프가니스탄 와칸 회랑에는 500여명의 대대급 병력이 주둔할 계획이다.와칸 회랑은 아프가니스탄 북부와 중국 신장자치구를 연결하는 길이 350㎞의 오지에 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 대한 군사훈련이 주목적이다. 중국은 이 기지 건립을 통해 천연자원이 풍부한 지정학적 요충지 아프가니스탄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확대하는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3년간 아프가니스탄에 7000만 달러(약 778억원) 이상의 군사원조를 했다. 아울러 신장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이슬람 분리운동과 이슬람 세력의 중국 유입을 막는 역할도 기대된다. ‘세계 최대의 감옥’이라 불리는 신장 지역에서 무슬림 위구르족은 얼굴 인식, 동공 스캔, 유전자 정보 수집 등을 동원한 철저한 감시·통제에 놓여 있다. 중국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 등 위구르족 분리주의단체 조직원들이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등에서 훈련을 받고 중국에 대해 테러공격을 벌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중국 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중국은 대테러 활동 강화를 위해 중앙아시아와 중동 국가와의 협력과 분리주의, 테러리즘, 극단주의에 맞서기 위한 군사기지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중국 외교부는 아프간 군사기지 건설이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 않으며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그래픽 카드 왜 자꾸 비싸질까?

    [고든 정의 TECH+] 그래픽 카드 왜 자꾸 비싸질까?

    컴퓨터를 구성하는 부품은 여러 가지입니다. 우선 머리에 해당하는 CPU와 CPU를 포함한 다른 부품을 끼우는 메인보드가 있습니다. 여기에 파워서플라이, 메모리, SSD/하드디스크를 포함한 저장장치를 끼워야 컴퓨터가 작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래픽 카드나 사운드 카드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고 이 모두를 담을 케이스와 컴퓨터를 식히기 위한 냉각 팬도 필요합니다. 요즘은 활용도가 떨어지지만, DVD나 블루레이 드라이브 역시 케이스에 자리가 있으면 달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음악을 듣고 싶으면 사운드 카드가 꼭 필요했고 3D 게임을 하고 싶으면 그래픽카드 외에 별도의 3D 가속기를 달아야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56K 모뎀 같은 별도의 카드 역시 달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사운드 카드와 모뎀은 메인보드로 통합됐습니다. 사운드 카드는 여전히 판매되지만, 내장 사운드 장치의 성능도 크게 좋아져 일부 소비자만 구매하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내장 그래픽의 성능도 좋아져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을 하는 경우만 아니라면 굳이 별도의 그래픽 카드를 구매할 이유도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많은 그래픽 카드가 아직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상화폐 채굴 붐으로 인해 몸값이 뛰기도 했고 인공지능에 널리 쓰이는 고성능 GPU에 대한 수요도 있긴 하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게임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게임용이 아니라면 고가 그래픽 카드는 필수가 아니지만, 게임을 하게 되는 순간 필수품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 가격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지포스 RTX의 경우 RTX 2080 Ti는 999달러, RTX 2080은 699달러, RTX 2070은 499달러로 웬만한 컴퓨터 한 대나 노트북 한 대 값입니다. 여기에 엔비디아에서 따로 내놓는 파운더스 에디션은 100-200달러가 더 비쌉니다. 최신 그래픽 카드 하나 살 돈으로 컴퓨터 하나 더 살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는 항상 비쌌지만, 과거에는 이 정도로 비싸지 않았습니다. 2010년에 등장한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GTX 480은 499달러, GTX 470은 349달러였습니다. 2년 후 출시한 GTX 680과 GTX 670도 500달러와 400달러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에 나온 GTX 980Ti/GTX 980/GTX 970은 각각 649/549/329달러에 출시했고 작년 출시한 GTX 1080Ti//GTX 1080/GTX 1070는 699/549/379달러로 최상위 단일 GPU 그래픽 카드 가격이 조금씩 오르더니 이번에는 대폭 인상된 것입니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 이유는 공정 미세화에 따라 제조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과거 GTX 470/480에 쓰인 GPU의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30억 개인 반면 RTX 2080Ti에 쓰이는 튜링 칩은 186억 개에 달합니다. 이런 큰 프로세서를 제작하기 위해서 제조 공정을 40nm에서 12nm까지 낮췄는데, 미세 공정일수록 같은 크기의 칩이라도 제조 단가가 올라갑니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더 큰 웨이퍼를 사용하거나 생산량을 늘려 이에 대응하지만, 그래픽 카드에 쓰이는 대형 GPU는 워낙 크기가 커서 생산 단가를 낮추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CPU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프로세서와 비교해서 특히 그래픽 카드 가격이 더 오른 것은 이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매출과 수익이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죠.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40%, 순이익은 무려 89% 증가했습나다. (매출 31.2억 달러, 순이익 11억 달러) 따라서 그래픽카드 가격 인상의 다른 중요한 요인은 고성능 그래픽 카드 시장의 독점입니다. 독립 그래픽 카드 시장은 엔비디아와 AMD 두 회사가 나눠 가지는 독과점 구조였는데, 본래 엔비디아가 다소 우세하긴 했지만 지난 몇 년간은 거의 일방적으로 경쟁자를 누르고 CPU 시장처럼 독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인 스팀 (Steam) 통계에 의하면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는 게임 유저의 비율은 2016년 6월에는 56.7%였지만, 2018년 7월에는 76.4%까지 치솟았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AMD의 점유율은 25.1%에서 13.9%까지 줄어들었습니다. (나머지는 인텔 내장 그래픽) AMD가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고성능 신형 그래픽 카드 가격을 낮출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여기에 채굴이나 인공지능 연구의 목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구매하는 수요가 많다는 것 역시 가능한 설명입니다. 가상화폐 채굴 붐은 이제 좀 가라앉았지만, 인공지능 관련 수요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비싸도 기꺼이 구매할 수요층이 자꾸 증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이엔드 제품의 가격은 점점 비싸질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비싸지는 건 다 이유가 있지만, 그게 옳다고 말할 순 없을 것입니다. 만약 이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면 쉽게 가격을 올려 받기 힘들기 때문이죠. 현재 CPU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많은 연구와 투자를 통해 이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한 엔비디아를 비난할 순 없습니다. 반대로 칭찬할 일이죠. 다만 게임뿐 아니라 인공지능, 고성능 병렬 연산, 전문적인 그래픽 작업에서 널리 쓰이는 그래픽 카드 시장의 경쟁 유도를 위해 경쟁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이 부분에서 AMD와 인텔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시장 경제의 가장 큰 적이 공산주의가 아니라 독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연구 보조금 지급 같은 정부의 시장 간섭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분간은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미국과 괴리된 신흥국에 번지는 위기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미국과 괴리된 신흥국에 번지는 위기

    미국이 이란에 대해 8월 경제제재를 복원하고 11월 2차 제재까지 가하겠다고 하자 이란은 통화가치가 폭락하며 경제위기에 직면했다. 2018년 1월 초 미화 1달러당 3만 6000리알이던 공식 환율은 지난 7월 말 4만 4000리알까지 상승하며, 통화가치는 연초 대비 20% 이상 떨어졌다. 7월 말 암시장에서는 미화 1달러가 공식 환율의 2.7배에 이르는 12만 리알에 거래된다. 통상적으로 암시장에서 공식 환율보다 높은 가격에 달러가 거래되지만 그 차이가 5000리알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외환위기가 도래했다는 뜻이다.터키 역시 1월 초 미화 1달러당 3.8리라였던 환율이 7월 말 4.9리라가 되면서 2018년 초반 대비 통화가치가 30% 폭락했다.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국제 투자자들이 터키에 대한 투자 매력을 갖지 못해 해외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데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된 결과 외환 유출이 심해진 현 상황을 터키 정부가 더이상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에는 전통 우방이던 미국과의 관계도 나빠져 제재까지 언급될 정도여서 경제위기 시 미국이나 국제기구로부터 협조를 얻어 내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역시 상황을 악화시켰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현재 경제위기로 긴급 자금 수혈이 필요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하려 하는데, IMF의 파키스탄 자금 지원을 미국이 반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파키스탄이 미국의 강력한 우방으로 간주됐지만, 현재는 대(對)테러 전쟁 과정에서 상호 신뢰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IMF가 파키스탄에 구제 금융을 제공하면 이것이 무역전쟁의 상대방인 중국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협력하면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回廊)사업(CPEC)에 대규모 투자를 했고, 이것이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정부에서는 일대일로 관련 중국 채권자 구제에 사용될 수도 있는 지원에 IMF 출자자금을 쓸 수 없다며 제동을 거는 것이다. 최근 신흥국 사태와 관련해 핵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는 이란은 말할 것 없이 터키, 파키스탄 등 특히 위기의 가능성이 높거나 이미 경험하고 있는 국가들은 공교롭게도 현재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다. 물론 신흥국 가운데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또 하나의 그룹은 지난 2분기 4.1%라는 경이적인 성장을 보인 미국과 다른 성장 패턴을 나타내는 신흥국 경제들이다. 미국 같은 선진 경제가 아닌 신흥시장에 국제 자금이 투자되는 이유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국제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시장인 미국이 활황과 기업 실적 개선에 기초해 고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자금의 신흥시장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결국 관계의 문제이든지 성과가 다르기 때문이든지 미국과 괴리된 패턴을 보이는 신흥시장은 현재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우방을 존중하면서 상호 공생에 바탕을 두고 때로는 단기 손해가 있더라도 장기적인 관계에 기초해 이해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과거와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미국우선주의’에 입각해 미국에 불리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즉각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과거에는 미국과 경제사정이 어느 정도 괴리되더라도 중국이 원자재, 중간재를 포함해 신흥국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역할하며 위기 요인을 비교적 흡수해 줄 수 있었다. 즉 경제가 개방되면서 한국과 같이 제조업 산업화가 이루어진 국가에는 중국이 수출시장으로 역할을 했고, 중국 경제가 활성화되면 그 결과 원자재 가격이 호조를 보이며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 경제에도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신흥국 경제가 많이 의존하던 중국이 비효율적 국영기업과 부채 등 내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대외적인 갈등에 돌입하면서 추가로 경제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따라서 과거에 비해 ‘관계’와 ‘성과’ 모두 미국과 괴리되는 것에 따른 위험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신흥국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 [월드 Zoom in] 심상치 않은 위안화의 가치 하락…中 “환율, 무역전쟁 무기 아니다”

    위안화 절하, 무역충격 일시 완화책 美 10월 환율조작국 재지정 땐 ‘역풍’ 1달러당 심리적 마지노선은 7위안 “위안화 절하는 1000명의 적을 죽이기 위해 800명의 우리 군인을 희생시키는 것과 같다.”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중국 위안화의 가치 하락이 심상찮다. 지난 4월부터 따지면 10% 포인트, 6월 중순부터 계산하면 6.3% 포인트 떨어졌다. 원화 대비 위안화 환율도 2월 초 173원까지 기록했지만 12일 현재 163원 수준으로 10원 가까이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파이’라고 비난했던 35만여명에 이르는 유학생의 미국 학비를 대야 하는 중국 부모들의 등골이 휠 지경이다. 현재 위안화 환율은 2015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홍콩 씨티은행의 투자전략가 컨펑의 위와 같은 말처럼 인위적인 화폐 가치 절하에 따른 위험은 매우 크다. 당장 미국이 부과한 관세 폭탄 효과를 위안화 약세에 따른 수출 증대로 줄일 수는 있다. 중국이 수출하는 상품의 가격을 낮춰 무역량을 늘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위안화 절하다. 그러나 화폐 가치 하락은 자본의 해외 유출을 낳고, 중국 당국이 그동안 힘들게 벌여 온 ‘부채와의 전쟁’을 모두 수포로 돌릴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중국 경제가 아예 망가질 수도 있는 위험한 수단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할 정도로 경제가 막판으로 몰리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이 오는 10월 15일 발표 예정인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이는 1994년 이후 23년 만이다. 환율조작국이 되면 중국에 투자한 미국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 지원이 중단되고, 중국 기업은 미국 조달시장 입찰이 금지된다. 또 미국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중국에 대한 감시 강화를 요청하는 등 각종 제재를 가하게 된다. 중국 당국은 환율을 무역전쟁의 무기로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2분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발표하며 “위안화 환율은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며 무역 분쟁을 다루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위안화 하락도 중국 당국의 주장대로 시장에 따른 것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와중에도 중국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의 돈은 6~7월 두 달간 498억 위안(약 8조원)에 달했다. 1~7월 해외 펀드의 중국 주식시장 유입액은 1166억 위안이다. 위안화의 1달러당 가치는 7위안을 심리적 저항선이자 마지노선으로 본다.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가 일어날 가능성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5%대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적다는 것이 금융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역전쟁을 기회로 중국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등 경제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제학자 셰궈중(謝國忠)은 “중국은 국내 정치가 경제 정책에 지나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를 대폭 줄이지 않으면 현 위기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경제 블로그] 상장 폐지와 자사주 매입… 묘수인가, 꼼수인가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진 상장 폐지’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적자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이 자본을 원할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코스닥시장 상장 조건까지 완화해주며 테슬라 이름을 딴 ‘테슬라 요건’까지 만들었습니다. ‘자진 상장 폐지’를 택한 기업이 테슬라가 처음은 아닙니다. 경영상 전략을 이유로 2013년 델도 상장 폐지를 택했습니다. 상장기업은 여러 주주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신속한 경영 판단이 어렵습니다. 테슬라는 연이은 적자와 막대한 부채, 생산·판매 부진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는 애널리스트들과 다퉈 ‘경영진 리스크’라는 꼬리표까지 달았습니다. 당장 주가는 올랐지만 테슬라가 그동안 막대한 자금을 주식시장에서 조달해온 만큼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진 상장 폐지는 종종 있지만 미국과 달리 ‘꼼수’라는 의심도 받습니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경영상 전략을 이유로 아트라스BX의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주들은 경영 효율화가 아닌 경영권 승계라며 반발합니다. 자사주 매입·소각도 미국과 한국의 평가가 다릅니다. 유통 주식수가 줄고 주당 가치는 올라 주주들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효과를 냅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자사주 소각이 해외보다 적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5월 보통주 661만주와 우선주 193만주를 소각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반면 미국 주식시장은 대장주들로 꼽히는 ‘팡’(FANG) 등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을 늘리면서 ‘주가 뻥튀기’가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에만 8420억 달러어치의 자사주가 소각될 것으로 봅니다. 더 큰 문제는 투자와 고용은 늘리지 않고 혜택을 주주들에게 몰아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 내부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비판을 받습니다. 소각 과정에서 주가를 띄워 주식을 팔아 차익 실현을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의 자사주 매입 권한을 거부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법안까지 내놓은 이유입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32코어가 1799달러…CPU 시장 가격파괴자 나왔다

    [고든 정의 TECH+] 32코어가 1799달러…CPU 시장 가격파괴자 나왔다

    AMD가 32코어 CPU인 스레드리퍼 2를 공개했을 때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가격이었습니다. 성능은 이미 나와 있는 12nm 공정 기반의 라이젠을 바탕으로 충분히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남은 것은 가격이기 때문입니다. 공개 당시 대체적인 의견은 2000달러를 넘지 않으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코어를 집적한 CPU는 어차피 저렴할 수 없습니다. 8코어 라이젠 CPU 4개가 하나의 CPU로 묶인 형태가 바로 32코어 스레드리퍼입니다. 패키징 가격을 고려할 때 32코어 스레드리퍼 2의 가격은 8코어 CPU 가격의 4배가 넘어야 합니다. 라이젠 7 2700X의 출시 가격이 329달러이니 1000달러는 훌쩍 넘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CPU 시장의 왕좌를 좀처럼 내놓지 않는 인텔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에 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는 바로 인텔 코어 X 시리즈입니다. 18코어 i9-7980XE 익스트림 에디션의 가격은 1999달러이고 국내 출시가는 230만 원이 넘습니다. 당연히 일반적인 용도의 컴퓨터나 게임 용도의 컴퓨터보다는 여러 개의 코어가 필요한 전문적인 용도의 CPU입니다.(요즘에는 실시간으로 게임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 같이 새로운 소비자도 다중 코어 CPU를 선호하긴 합니다) 이에 도전하는 스레드리퍼 2의 가격은 코어는 훨씬 많고 가격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스레드리퍼 2의 가격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32코어 2990WX 모델은 1799달러, 24코어 2970WX의 모델은 1299달러, 16코어 2950X 모델은 899달러, 그리고 12코어 2920X 모델은 649달러입니다. 스레드리퍼 최상위 32코어 모델 가격이 인텔의 16코어와 18코어 모델 사이에 위치하고 24코어 모델의 경우 인텔의 12코어와 14코어 제품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6코어 스레드리퍼도 인텔의 10코어 제품인 i9-7900X의 980달러보다 저렴합니다. 따라서 워크스테이션용 고성능 CPU 시장에 거센 가격파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됩니다. 1세대 스레드리퍼 역시 999달러에 16코어 제품을 선보이면서 인텔을 압박했지만, 이번에는 압박의 정도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예 32코어 최고가 제품을 투입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32/16코어 제품은 8월 13일부터, 24/12코어 제품은 10월부터 판매) 물론 인텔 역시 손 놓고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텔은 이미 28코어 CPU를 올해 안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 6월에는 28코어 CPU의 모든 코어를 5GHz로 작동시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소비전력과 발열량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실사용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 오버클럭 시연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아무튼 인텔이 아무리 코어 당 성능이 AMD보다 우수해도 18코어 CPU로는 32코어 CPU를 당해낼 방법이 없습니다. 28코어 CPU를 비슷한 가격에 내놓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게 된 것입니다. 28코어면 현재 인텔이 생산하는 CPU 중 가장 많은 코어를 지닌 제품입니다. 그런데 매우 복잡하고 큰 CPU 제조 공정의 특성상 모든 코어를 에러 없이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실 28코어 CPU는 30코어 다이(die)에서 28개 코어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26,24,22,20코어 제품도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 28코어로 내놓을 수 없기 때문에 28코어를 내놓는다는 이야기는 결국 그 아래 제품도 같이 출시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고 지금 100만 원이 넘는 인텔 코어 X 시리즈 가격은 한 번 더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결국 하위 제품의 가격도 줄줄이 조정해야 합니다. 이미 AMD는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고가 CPU 제품을 정리했기 때문에 이에 맞춰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현재 일반 사용자가 8코어 이상의 CPU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32코어 CPU가 나오든 28코어 CPU가 나오든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보급형 CPU 가격이 내려간다면 반기지 않을 소비자는 없을 것입니다. 당장에 4/6/8코어 CPU 가격이 요동치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지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CPU 가격은 내려갈 것이고 성능은 좋아질 것입니다. CPU 업계의 다중 코어 경쟁이 모두에게 반가운 이유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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