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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째 가뭄… 목타는 미 캘리포니아(세계의 사회면)

    ◎강우량 줄어들어 이웃주 강물 유입마저 반감/산업체도 떠날 채비… 대량 실업사태 눈앞에 골든 스테이트(Golden State)­부를 상징하는 미 캘리포니아주의 애칭이다. 독립국가로 쳐도 세계 제8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황금의 주」(연간 GNP 7천4백억달러) 캘리포니아 5년째 심각한 물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 같은 심각한 물 부족사태 때문에 군수·항공·식물·컴퓨터 등 캘리포니아주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산업체들이 타주이전을 밀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의 물 부족사태의 원인은 다섯 해 동안 계속되고 있는 강우량의 감소와 폭발적인 인구증가,그리고 저수시설 확충의 부진 등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구의 경우 2000년까지의 증가수를 2천만명 선으로 예측했으나 이미 3천만명을 넘어섰다. 공비의 폭등과 미흡한 행정력의 집중,정치지도력의 결핍 등으로 실패한 저수시설의 확충도 물 기근을 악화시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남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주 식수원인 애리조나주의 콜로라도강 물 공급량도 약 50% 정도 줄어들었다. 애리조나주 자체의 필요성 때문에 발생한 불가항력적인 결과였다. 그러나 물부족현상의 주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87년부터 91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뭄 때문에 강우량이 연평균치를 훨씬 밑돌고 있는 데 있다. 캘리포니아주 수자원 당국은 앞으로 1년 동안 물 부족상태는 30% 정도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농사는 물론 군수·항공·식품·컴퓨터 등 4개 주요 산업체들이 입을 손실은 약 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잃게 될 일자리만도 약 5만6천개나 되어 가뜩이나 미국내에서 제일 높은 실업률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주내 대부분의 시들은 우선 급한 조치로 잔디 물주기,세차 등의 제한,절수장치(수도꼭지나 화장실 변기 등)의 부착 등을 조례로 정해 벌금제도까지 시행하면서 물 사용량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저수시설의 확충 등 근본대비책은 시일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오는 95년까지는 물 부족사태가 약 50% 정도 더 심각해질 것으로 주 수자원국은 밝히고 있다. 오는 2000년까지는 물 부족현상이 지금보다 약 75% 정도 더욱 악화되리라는 당국의 우려다. 캘리포니아주의 물 부족은 자연의 재해 앞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 “보따리장사 수익 짭짤”/파에 소련인 홍수(세계의 사회면)

    ◎돈벌이 찾아 날마다 수천 명씩 입국/암시장서 처분 뒤 그대로 눌러 앉아 소련 경제가 쇠퇴함에 따라 돈벌이를 위해 폴란드로 넘어 들어오는 소련인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폴란드 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 최근 들어 매일 수천 명의 소련인들이 폴란드로 들어와 짧은 시간 동안 암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가거나 아니면 일자리를 구해 두어 달씩 불법취업을 하다 돌아간다. 이들 소련인 보따리장수들은 바르샤바 시내에 자리잡고 있는 문화궁전 주변에서 잡다한 물건을 늘어놓고 장사를 한다. 그들이 파는 물건은 플라스틱제 인형과 어린이들의 옷가지에서부터 TV세트와 캐비어(철갑상어의 알젓)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프랑스제 고급 화장품과 아르메니아산 코냑도 팔고 있다. 폴란드의 동부지방에서는 소련사람들이 성상과 금덩어리까지 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련시민들은 폴란드를 자유로이 여행할 수 있게 되어 있으나 많은 사람들은 국경에서 입국이 지체되고 있다고 불평한다.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수도 키예프에서 차를 몰고 왔다는 올해 45살의 한 대학교수 부인은 자기는 국경에서 3일을 기다려서야 겨우 입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폴란드 세관원들이 자기 가방들을 샅샅이 다 뒤졌으나 압수당한 것은 하나도 없었으며 가전제품이 통관하기에 가장 어려웠다고 말하고 자기는 폴란드 암시장에서 3일 동안 물건을 팔아 3백50 내지 3백달러의 돈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액수는 소련에서 월평균 임금보다 3배나 많은 것이다. 그녀는 또는 국내 암시장에 갖다 팔기 위해 폴란드에서 남긴 이익금을 청바지를 사는 데 몽땅 투자했다고 한다. 한편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기차를 타고 7일이나 걸려 바르샤바에 도착했다는 다른 여행자는 핸드백과 값싼 캐비어·위스키 등을 가지고 왔다. 폴란드 내무부의 난민담당관 즈비그네프 스코칠라스는 올해 약 6백만명의 소련인들이 폴란드에 들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고 특히 폴란드에 계속 주저앉으려는 소련인들이 늘어나 사태가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폴란드에 입국한 소련인은 4백20만명에 달했었다. 공식통계에 의하면 현재 건설업계에서 불법으로 일하는 소련인은 이미 2만 내지 3만명에 이르고 있다. 올 여름에는 이 숫자가 1백만명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관계자들은 걱정이 태산같다. 이들 불법노동자들은 한 달에 42달러를 버는데 이는 폴란드의 월 평균 임금의 4분의1 정도이나 소련의 수준보다는 4배나 많은 것이다. 폴란드의 일부 고위 관리들은 폴란드의 실업자수가 지난달에 1백30만명에 이르렀다고 지적,불법노동자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제한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3월에는 폴란드의 자유노조가 탄생한 그다니스크 조선소의 근로자들이 소수의 소련노동자들을 고용한 데 항의하여 시위를 벌였었다.
  • 미,“걸프 전비분담 불이행국 제재”/상원,법안의결

    ◎첨단무기등 전면금수키로 【워싱턴 AP AFP UPI 연합】 미 상원은 19일 걸프전쟁 비용 분담 약속을 완전히 이행치않은 동맹국들에 대한 무기판매를 금지하기로 의결했다. 미 상원은 이날 찬성 98,반대 1,기권 1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이같은 무기판매동결 법안을 통과시키는 한편 걸프전쟁에 투입된 전비 4백26억달러를 추인,이 가운데 1백50억달러를 미국이 자체 부담하기로 결의했다. 걸프전비 분담을 약속했으나 아직 지불을 완전히 이행치 않은 동맹국들에 대한 미제무기의 판매나 이전을 금지한다는 이 법안은 상하 양원협의회의 의결을 거쳐 부시 대통령의 최종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상원의 이 강경법안은 「동맹국들의 전비분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적절한 제재조치를 고려한다」는 미 하원의 지난 7일자 온건법안 및 중동에 대한 무기유입 속도를 둔화하기로한 미 행정부의 방침과 맞물려 상당한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무기금수법안에 대한 논란은 66억달러의 전비를 부담하기로 약속한 독일이 분단금 지불을 이행치 않으려 한다는소문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독일의 한 야당은 미국이 걸프전비 전액을 동맹국들에게 부담시키고 심지어 이 과정에서 이득을 챙기려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지난 18일 『우리는 걸프전쟁으로 이익을 보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같은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노 대통령­기자간담회 1문1답 요지

    ◎“뒤처진 정치 부끄러워… 새시대 부응해야”/“수서문제 알았다면 그냥 두고 봤겠나”/“지자제선거 일정 당에서 검토,곧 결정” 오는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게 되는 노태우대통령은 21일 낮 청와대 대접견실에서 약 1시간10분동안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수서사건을 비롯해 당면 관심사에 관해 일문일답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습니다. 나라안은 온통 수서사건으로 시끄러운데 수서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무슨 일이든지 기복이 있게 마련입니다. 시대의 양상이 바뀌어 감에 따라 그에 순응해야 할것입니다. 이제 국민들도 변화하지 않는 것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를 정착시켜나가는 데는 여러가지 진통이 있게 마련이지요. 천편일률적으로 깨끗하다면 민주주의가 아닐 것입니다. 과거의 관행에서는 덮어두어야할 일들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커다란 문제로 부각될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이에따라 따끔하게 회초리를 맞는 사람들도 생기게 되는데,수서사건도 이같은 맥락에서 생각해야 할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는 심경은 어떠신지요. 『한동안 고통스럽고 화도 났습니다. 아무리 겪어야할 진통이라고 하지만 청와대 비서관이 연루됐기 때문에 딴곳에서 일어난 것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중에는 검찰수사결과 발표 이상의 유언비어가 많습니다. 『근거가 없는 온갖 설들이 난무해 정신차리지 못할 지경입니다. 유언비어는 민심을 불안하게 할 뿐입니다. 민심이 불안하게 되는 것을 원하는 국민들은 아마도 한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현재 진실여부를 가리는 검찰수사가 철두철미하게 진행되고 있으므로 모두가 그것을 지켜봐야하며 또한 수사가 철두철미하게 진행되도록 협력해야 할것입니다』 ­이원배의원의 양심선언에는 대통령께서도 두번이나 보고 받은 것으로 돼있는데요. 『검찰수사에서 벌써 다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수서문제에 내가 관심이 있었다면 내가 왜 2년씩이나 두고 보겠습니까. 서울시장을 불러 직접 보고받고 금방 해결해 버리지요. 삼척동자도 알만한 상식밖의 일입니다. 그런 말에 현혹돼서 말이 말을 낳는 것이 한심스럽습니다』 ­일부 보도에는 한보의 비자금이 평민당 김대중총재에게도 갖고 민자당 수뇌부에도 유입됐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나는 유언비어성의 그런 얘기를 하나도 믿지 않습니다. 비서진들에게도 이런 일에 관해 심히 언짢은 얘기를 했습니다만… 공명정대하게 검찰에서 밝혀진 것을 믿어야 합니다. 국가원수가 그런 유언비어에 현혹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차제에 13대 국회를 해산하고 14대 총선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에 대한 내 견해는 엊그제 특별담화에서 다 밝혔습니다. 앞으로는 깨끗한 선거를 해야하고 이를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특히 정치자금을 공명정대하게 양성화 하는 방향으로 법을 고쳐야 할 것입니다. 불행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법을 개정,의원의 윤리규정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적절한 개선책이 정치인 스스로부터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치풍토 쇄신을 위해 김대중총재 등여야지도자들과 만나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협의할 용의는 없으십니까. 『그런 생각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그것이 좋은 방안이라면 내 자신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수서사건이 언론에서 수그러들려면 걸프전쟁에서 다국적군이 지상전을 벌여야 할것 같습니다. 『(웃음) 언론은 속성상 뉴스경쟁을 하지 않을수 없겠지요. 신선한 충격을 주는 뉴스가 언론을 빛나게 하는 요소가 되겠지만… 내가 언론에 얘기하고 싶은 것은 국가와 민족의 과거·현재·미래를 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도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세계역사를 살펴보면 민주주의라는 것이 쉽게 이룩된 나라는 없습니다. 거기에는 엄청난 대가를 치렀습니다. 프랑스혁명 이후의 역사변천만을 보아도 잘 알수 있지 않아요. 우리의 민주사를 돌이켜 보면 지금 이 정도의 수준도 그나마 빠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짧은 시간에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정착시키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제 겨우 반세기에 접어든 우리의 민주사도 사실은 6·29선언 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룩된게 아닙니까. 언론의 예를 들어본다면 지금 한가지라도 장애가 있습니까. 그러나 언론자유의 과정에는 역작용도 있게 마련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너무 부정적인 면만 확대하여 국민들에게 답답함을 가중시켜서는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2년 동안에 이끌어나갈 국정의 방향이나 통치의 대강은 어떻게 됩니까.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을 극복해나가야 합니다. 지난 3년간 자율의 새질서를 위한 기반은 굳혔다고 봅니다. 다만 정치권에서 앞장서지 못하고 뒤떨어져 부끄럽습니다. 정치권이 앞장서는게 시급합니다. 정치권이 시대상황에 맞게 변화하게 되면 다른 모든 분야는 쉽게 이뤄지리라 봅니다. 87년 대통령선거때 구로공단에 갔을때 내 임기중 5천달러 소득시대로 열겠다고 했는데 이 목표는 이미 달성됐으며 내 임기말까지는 적어도 7천달러 시대를 열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금년에 지자제가 실시되면 민주주의의 새로운 질서가 안정될 것입니다. 앞으로 지방자치제가 성공하면 나의 임기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게 될것으로 봅니다. 이번 수서사건과 관련해서 다소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 지자제선거만은 깨끗이 치러야겠다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은 나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의식도 한결 새로워질 것입니다』 ­북한이 최근 남북총리회담의 중단을 통보해오는 등 남북한 관계가 다시 경직되는 것같은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북에서 팀스피리트훈련 이후로 대화를 잠시 후퇴시킨 것은 예년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팀스피리트훈련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우리를 비판한 것과 금년의 논조를 비교해보면 조금은 나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계속 팀스피리트훈련을 반대해오다 갑자기 이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현군사력에 비추어 이 훈련을 중단하기는 어렸습니다. 그러나 금년에 병력감축 등 훈련규모를 30% 정도 줄였습니다. 그들이 남북총리회담을 연기시키긴 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연기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그들이 총리회담 등 정부 당국간 대화를 제쳐두고다른 통로로 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입니다』 ­수서사건으로 지방의회 선거일정에 차질을 빚지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지금 당에서 한창 검토를 하고 있지요. 행정부의 선거관리능력 등을 감안하여 구체적인 절차나 방법이 결정될 것입니다』 ­지방의회선거가 3월에는 이미 어렵고 5∼6월에 가야 실시되는것 아닙니까. 『여려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시기문제도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결론이 나봐야 분명해질 것입니다』 ­이번 민자당 당직개편을 두고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간에 사이가 안좋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당을 새모습으로 하려고하면 인선을 두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당 자체서도 최고위원끼리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해야지요. 왜 언론은 당직개편이 조금 시간을 끈다고 해서 무조건 싸움질한다고 나쁘게만 습니까』
  • 후세인,“화학무기 쿠웨이트전선 배치”/혼미속의 중동전 이모저모

    ◎터키서 연쇄폭탄테러로 2명 사망/“걸프기름 제거” 흡유장비 지원 쇄도/PLO,이스라엘에 로켓포 수십발 공격 ○…이스라엘이 안전지대로 선포한 남부 레바논지역에 29일 새벽 팔레스타인인 게릴라들이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카튜샤 로켓포 수십발이 떨어져 폭발했다고 이스라엘 군소식통들이 전했다. 이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수년사이 최대 규모인 이 로켓포 공격에 대해 야포공격으로 응수했다고 밝히고 이로인한 사상자나 피해상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방독면 24시간 휴대 ○…이라크의 화학무기 공격위험에 직면해 있는 이스라엘은 요즘 모든 국민들이 문밖에 한발짝 나갈때도 방독면이 들어있는 소형 마분지박스를 휴대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돼버렸다. 정부가 전국민에게 지급한 이 마분지박스에는 방독면과 함께 화학물질에 노출됐을때 바르는 연고,신경가스를 흡입했을때 응급조치로 사용하는 주사기,그리고 화생방전 때의 각종 대비를 위한 수칙이 담긴 설명서와 함께 방독면이 들어있는데 이스라엘 국민들은 시장에 가거나 직장출근을 할때는 물론이고 식사를 할때나 화장실을 출입할때 심지어 잠자리에 들때도 언제나 이 박스를 옆에 두고 있다. ○기름 하루 25㎞씩 남진 ○…걸프해역에서 수백㎢에 이르는 거대한 기름띠가 하루 25㎞의 속도로 남진하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영국·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유막 제거 전문가와 장비들이 28일 속속 사우아라비아에 도착했다. 사우디국영 아람코석유회사 직원 수백명이 담수공장 보호에 나선데 이어 알래스카 유조선 좌초사고 때 해상기름 제거작업을 벌였던 노르웨이의 한 회사는 이날 1시간에 1천4백t의 기름을 빨아들일 수 있는 1만4천t급 흡유선박을 사우디에 파견했고 영국 석유사도 70t 이상의 방재 및 흡유장비를 공수했으며 원유 유출사고 대처훈련을 받은 미국 4개 정부기관 요원들도 다란에 도착했다. ○…쿠르드족 반군단체의 중심지인 터키 동남쪽의 누사이빈 건설현장에서 28일 밤 폭탄이 폭발해 2명이 사망했다고 터키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이 폭발사고에 정치적인 동기가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하고 현장에서 권총 2자루와 탄창 4개를 발견했다고 밝힌 것으로 반관영 아나톨리아 통신이 보도했다. ○차량 5대 크게 파괴 ○…터키 서부 이즈미르시에 있는 프랑스 영사관과 미국관련 건물들 부근에서도 29일 아침 3개의 폭발물이 터져 1명이 부상하고 차량 5대 등이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아나톨리아 통신이 전했다. 이 통신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용의자를 체포해 심문중이라고만 말하고 기타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폭발물 1개는 프랑스 영사관밖에서 터졌으며 2개는 터키­미국 문화협회 건물과 미국소유의 창고부근에서 각각 폭발했으며 사고가 발생한 이즈미르시는 에게해 연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로서 터키 제3의 도시다. ○…이란은 지난 주말을 전후해 이라크 전투기들이 떼지어 넘어오는데 놀랐었다고 이란 국가최고안보평의회 대변인 하산 로하니씨가 29일 말했다. 그는 다국적군의 월등한 공중전력에 맞닥뜨린 이라크가 지상전에서 써먹기 위해 공군기를 보호하려는 듯하다고 추측. 그는 이어 이란측이 월경하는이라크기들이 돌아가라고 명령했지만 이라크기들은 연로가 다되고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하지 않았다고 답해 착륙이 허락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가 지상레이더가 다국적군의 추적을 받아 공대지미사일에 파격될까 봐 지상레이더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주재 이라크대사는 이라크공군기의 대량 월경과 관련,이라크정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자살특공대 출동 대기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이미 화학무기를 쿠웨이트에 있는 전선에 배치했으며 지상전이 개시되면 가스탄으로 다국적군을 포격할 것으로 이라크관계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동전문가와 외교관,정치인들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말과 정보들을 분석,이같이 추정하고 있다고 요르단의 암만 발신 기사로 전했다. 이라크는 또 알리여단이라고 불리는 가미가제식 자살특공대 조종사들을 출동준비시키고 있는데 이들 조종사들은 화학탄을 탑재한 SU­24기를 타고 이스라엘에 자살공격을 감행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들을 소이탄으로 불지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걸프전쟁이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간의 대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이라크의 계속적인 미사일공격에 대해 애써 자제를 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라크가 결국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라크가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해 오기 전 보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피격위협 감소” ○…재급유를 받지않고 이스라엘에 대한 화학무기 공습에 동원될 수 있는 이라크의 수호이­24 폭격기 25대 전부가 이란으로 피신,이스라엘에 대한 이라크 공군기의 직접공습위협이 크게 감소되었다고 모셰 아렌스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29일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가 자국보유 최우수 전투기들을 이란으로 피신시킨 사실은 이라크의 기본적 군사력구조가 다국적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매일 심각한 시련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이라크 공군력의 커다란 약화를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유리 루브라니 전이란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이 걸프전 종식때까지 이라크 공군기들을 본국으로 인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이란은 이 공군기들을 지난 80년대 이라크가 일으킨 전쟁에 대한 보상금으로 요구중인 3천억달러를 받아내기 위한 흥정 리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걸프전 29일 상황/D+12/시리아,미등의 이스라엘지원 강력 비난 ▷0시15분◁ 다국적군은 69대의 이라크기가 이란으로 넘어갔으며 폭격이 걸프로의 원유 유입을 중단시켰다고 발표. ▷상오3시2분◁ 런던의 군사소식통은 걸프전 발발이래 모두 1백여대의 이라크기들이 이란에 착륙했다고 발표. ▷상오5시43분◁ CNN 특파원 피터 아네트가 바그다드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트 대통령과 인터뷰를 가졌다고 보도. ▷상오10시5분◁ 카말 카라치 UN주재 이란대사는 하비에르 케야르 UN사무총장에게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란으로 넘어오는 이라크기와 조종사들을 억류하겠다고 약속. ▷상오10시50분◁ 유엔안보리는 걸프전쟁에 대한 공개토론을 요구하는 몇몇 아랍국가의 요청을 거절하고 비공식 비밀토론을 계속하기로 결정. ▷하오7시30분◁ 걸프전쟁에서 다국적군편에서 반이라크전선에 앞장서고 있던 시리아는 미국과 다른 서방국가들이 전쟁기간중 이스라엘에 군사 및 재정적인 지원을 위해 나서고 있다고 비판. ▷하오10시◁ 이스라엘이 안전지대로 선언한 남레바논 일부지역에 대한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의 수십발에 이르는 카튜샤로켓공격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이 명령한 것이라고 PLO 관계자들이 발표. ▷하오10시50분◁ 다국적군의 지난 28일 바그다드에 대한 야간공격으로 이라크군의 포로가 된 다국적군 조종사 1명이 사망했다고 이라크당국이 발표.
  • “후세인 벙커는 「현대판 아방궁」”/독 건설기술자 증언

    ◎실내수영장에 프랑스제 가구로 장식/25명이 1년이상 지낼 물·식량·약품 비축 하루도 거르지 않는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이라크 국민들이 힘겨운 지하대피 생활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실내수영장까지 달린 초호화 지하벙커에서 편안한 은닉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독일의 빌트암 존타크지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일자에서 후세인이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지하벙커는 독일회사들이 설계와 건축을 맡았던 것으로 후세인의 목숨은 독일인들이 연명시키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벙커는 바그다드주재 독일 대사관이 위치한 자미아가 지하에 지어졌으며 개당 건축비는 최하 1억달러 이상으로 지하 18m의 깊이에 핵폭발에 대비,섭씨 3백도의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강과 특수콘크리트를 사용했으며 벽의 두께는 2m,특수강으로 만든 문도 30㎝ 두께로 지어졌다. 벙커 1개당 1천8백㎡의 넓이로 설계됐으며 25명의 인원이 1년 이상 아무 걱정없이 지내기에 충분한 물과 음식·의약품이 항상 비축돼 있다. 거실에는 프랑스제 고급 가죽가구들로 가득차 있으며 거실 바로 옆은 실내수영장. 목욕탕엔 은으로 정교하게 조작된 물고기모양의 장식품이 있다. 항상 신선한 공기를 유입시키기 위한 공기정화장치는 물론 모든 물의 오염을 막기 위한 특수 정수장치까지 설치돼 있다. 이 벙커에 들어가기 위해선 독일이 특수설계한 엘리베이터를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이 엘리베이터에는 내부에서 외부의 사람을 식별하게 하기 위한 감응기 장치와 방사능탐지 장치가 설치돼 있다. 뿐만아니라 압력파를 견뎌 내도록 특수건축기술을 이용,60㎝까지 흔들리는 롤링베어링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밝히고 있다.
  • 다국적군 60만­이라크군 54만 “초긴장 대치”

    ◎요르단 국경·사우디 영공은 폐쇄/“이촉즉발” 위기속의 페만 현장 ○난민유입 방지 일환 ○…요르단은 9일 아리크와 쿠웨이트로부터 넘어오는 모든 비요르단인들에게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살라메 하마드 요르단 내무차관은 이날 국영 페트라 통신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 조치는 즉각 발효된다고 말했다. 하마드차관은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의 난민들을 도울 국제지원을 받기까지는 국경폐쇄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요르단은 이제까지 제3세계 출신 난민들 85만여명을 돌보느라 외채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5천5백만달러를 썼으나 국제지원으로 받은 금액은 1천2백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페르시아만 난민들을 본국으로 송환시키려는 비행기들에 대해 사우디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영공 폐쇄조치를 내렸다고 국제이민기구(IOM)의 암만소장이 9일 밝혔다. 이 소장은 8일 밤 리야드항공 관계자들로부터 이를 통보받았다고 말하고 이에따라 하노이로 떠나려던 비행기들이 출발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우디 상공을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페만 지역에는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 60만5천여명과 쿠웨이트지역내 및 부근에 배치된 이라크군 54만명 등 모두 1백14만명이 대치중이라고 미 국방부가 8일 밝혔다. 피트 윌리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유엔이 결의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군시한을 1주일 앞두고 논평을 통해 페만 지역에 미 육해공군 36만명 이상이 서구 국가들과 아랍 국가들의 다국적군 24만5천명과 함께 집결해 있다고 밝혔다. ○중화기 막바지 수송 ○…유엔이 쿠웨이트 점령 이라크군의 철군시한으로 설정한 15일이 다가옴에 따라 미군을 주축으로 하는 사우디 주둔 다국적군의 화력 강화를 위한 탱크와 중무기 등의 해상 수송 작전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방의 군사소식통들은 사우디 항구에는 하루 평균 6∼7대의 군용물자를 수송하는 선박이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한 관계자는 수송작전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23만명의 병력을 수송한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 수송작전을 전개해 왔는데 지난해 12월까지 1백50여대의 선박이 병력은 물론 수백대의 탱크를 포함해 모두 2백만t의 물자를 수송했다. ◎“예상 밖의 평온” 바그다드/거리엔 젊은이 “북적”… 이따금 반미시위 ○…유엔이 정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시한을 불과 1주일 앞두고 페르시아만에 전운이 짙게 깔린 요즈음 바그다드시는 송년축제 때 쓰인 전구들이 아직 시내 곳곳에 줄지어 걸려있는 등 새해맞이 분위기로 가득차 있으며 긴박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호텔 옥상으로 보이는 하늘에서는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고,시내 고속화도로 양편에는 붉은빛을 뿜는 가로등이나 혹은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 클로버 모양으로 된 네온등이 불빛의 행렬을 이루고 있다. 시내 야시장은 여전히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으며 백화점에는 각종 상품들이 가득 진열돼있어 비록 유엔의 대이라크 금수이후 물가가 크게 오르기는 했지만 물자부족 등 즉각적이고 실제적 타격은 받지 않고 있는 듯하다. 그간 중재를 자청하고 바그다드를 숱하게 드나들었던 서방측 유명인사들중의 하나는 『전쟁에 관한 얘기는 바그다드에서보다 유럽에서 더 많이 하고 있다』며 바그다드의 평온에 고개를 갸웃했다. 이라크 정부가 17세에서 23세까지의 남자들을 공식적으로는 전원 징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령층 젊은이들이 사둔가나 티그리스 왼쪽 강안을 따라 들어서 있는 번화가를 몰려다니고 있는 풍경은 예전과 다름이 없다. 이곳 서방외교관들은 이라크 정부당국의 민방위태세와 관련한 각종 성명과 발표들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시에 대외적 선전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예비군 동원령이 내려졌지만 『정규군은 동원된 예비군에 무장을 시킬 여유능력이 없는 것은 물론 군편제내에 흡수할 능력조차 없는 것 같다』는 것이 이곳 외교관들의 진단이다. ○…수백명의 이라크인들이 9일 바그다드주재 미국 및 영국대사관앞에 『미군은 즉각 철수하라』 『우리는 사담 후세인을 사랑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같은 항의시위는 미국이 페만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라고 말하는 미·이라크간의 제네바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기 직전 발생했다.
  • 11월 경상수지 12억불 적자/한은 집계

    ◎원유가 상승으로 “사상최대” 기록/올해 적자 20억불 추산/대일역조 7억불로 악화/대미무역은 1억불 흑자로 전환 지난 11월중 경상수지가 페르시아만 사태에 따른 원유가 상승으로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 이에따라 올 경상수지 적자폭은 20억달러 내외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11월중 국제수지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중 경상수지는 12억1천6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연초이후 누적적자가 25억2천3백만달러에 달했으며 이달중 5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감안하더라도 82년 26억5천만달러 적자 이후 최대의 적자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상수지 규모가 11월들어 대폭 적자를 기록한 것은 페르시아만 사태로 원유도입가와 석유화학제품 값이 폭등세로 돌아서 수입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11월중 원유도입 단가는 배럴당 31.5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6.24달러)에 비해 배가까이 뛰었으며 도입물량도 전년동기 보다 1천2백60만배럴이나 늘어난 3천7백60만배럴로 5억5천만달러의 적자요인을 안겨주었다. 이와함께전기전자,기계류 등의 대일수입이 크게 늘어 대일무역수지가 7억2천만달러의 사상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도 경상수지 악화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역수지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한 57억3천만달러,수입은 35.8% 늘어난 70억달러를 각각 나타내 12억7천4백만달러의 적자를 내면서 연초이후 25억2천7백만달러의 누적적자를 발생시켰다. 품목별로는 화공품(38.0%) 선박(28.8%) 신발류(20.0%) 등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나 자동차(9.1% 감소) 섬유제품(4.0% 〃 ) 등은 부진했다. 수입은 원유(1백78.0%) 수송장비(74.4%) 기계류(30.8%)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전거래 가운데 개인송금 수입이 1억4천4백만달러,개인송금 지급은 7천4백만달러를 각각 나타내 해외로부터의 자금유입은 활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대미무역 수지는 전달 소폭적자에서 1억5천4백만달러의 흑자로 돌아섰으며 대EC지역 수출입도 전달 5천3백만달러의 흑자에서 9천6백만달러의 흑자폭이 다소 확대됐다.
  • 과학·기술분야 교류/학술·문화분야 교류(한·소 새 지평:5·끝)

    ◎국내산업에 첨단기술 접목 기대/정보교류 넓혀 경쟁력 강화 계기로 과학은 국경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순수한 과학이 정치적·군사적으로 응용될 때 국가이익에 큰 영향을 주는 탓으로 국가간 과학협정 체결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중에는 양국간 과학기술협정이 체결됨으로써 과학정보·인적 교류 및 공동연구 추진 등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이번 협정조인에 앞서 지난 9월말 최영환 과학기술처 차관의 방소기간중 가조인이 있었으며,과학분야의 교류는 88올림픽 무렵부터 시작됐다. 즉 KIST 도핑콘트롤센터를 통한 기술이전 및 과학자의 왕래가 있었고 올 들어 소련의 주요 기술수준에 대한 조사분석이 국내에서 한차례 이뤄졌다. 소련은 국가과학기술프로그램,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업기술 공동협력대상 1백개 기술 등에 대한 자료 등을 한국에 제공했으며,지난 11월 소련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메드베데프 위원장 내한시 보다 상세한 기술정보를 보내왔다. 11월말 내한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미하일로프 수석부위원장은 한국과학자 1명을 소련 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추전해줄 것을 공식요청했다. 또한 마하일로프는 『소련은 기초과학이 발달돼 있다. 다만 시장체제에 대한 개념이 없어 중요 과학기술이 산업화로 응용되지 못했다』며 한국이 원하는 핵심기술·첨단과학기술 등 무엇이든지 줄 수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의 과학기술 교류는 미·일·유럽 등 서방선진국에 편향돼 왔었다. 그러나 선진국은 최근 우리를 견제,기술을 팔지 않고 있다. 『우리가 현재 소련과의 과학기술 협력에서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은 어떻게 우리 과학기술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고 서방과의 기술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을 찾아내 가져오느냐 하는 문제이다』 백창현 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의 지적이다. 『소련은 초강대국으로 세계를 지배했다. 그러나 외부접촉 없이 폐쇄국으로 살아와 우리가 필요한 기술을 어디서 갖고 있느냐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9월 소련을 방문하고 돌아온 KIST 박원희 원장은 어려움을 말했다. 『수학공식처럼 소련은 기초과학이 발달했고,한국은생산기술이 앞섰다느니하는 섣부른 기대·판단은 금물이다. 장기적·미래지향적 시계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KIST 장재중 국제협력실장의 지적이다. 소련은 1917년 볼셰비키혁명으로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한 이래 1980년대 중반까지 중화학공업 및 군사기술 위주의 산업구조와 기술발전으로 항공·우주기술·신소재·생명공학·원자력·입자가속기술·조선 및 발전기술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기술대국이 되었다. 소련에는 수천 개의 연구소와 1백50만명의 연구원이 있다. 그러나 각 공화국마다 횡적 교류가 없어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일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은 틀림없다. 『정부출연연구소 등이 산업화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고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 후 기업 쪽에 이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성급한 접근대신 대소 과학교류 방법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시베리아 유물 공동탐사 큰 관심/예술단 선별초청,문화역조 없어야 한소간의 학술·문화교류는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현실화되었다. 동서 냉전체제의 벽을허물 수 있는 계기가 바로 서울올림픽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두 나라의 문화교류는 국제학술회의와 예술행사로 나타났다. 이 무렵 소련의 학자들은 물론 문인과 화가,그리고 음악·무용가를 주축으로 한 공연예술단이 쏟아져들어왔다. 이들을 통해 소련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어느 정도 공헌했고 또 우리는 생소한 소련 문화예술을 직접 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방적 교류는 소련 쪽에서 더 많이 우리나라를 찾는 문화교류의 역조현상을 가져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예술분야의 경우 올해 소련은 4개 분야 11개 단체 7백39명 규모의 예술단이 내한공연을 가진 데 비해 우리는 2개 분야 6개 단체 2백23명이 소련공연을 가졌다는 사실은 이를 잘 입증한다. 이는 한소간의 제도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그 첫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소련 쪽의 전략적 문화진출 시도에 우리의 언론사나 대기업들이 말려들어 공연예술단을 경쟁적으로 초청한 것도 불균형현상을 가져온 요인이 되었다. 특히 소련 쪽의 공연·전시행사는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대규모적인 상업성교류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소규모의 비상업적 교포 위문행사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문화교류는 주최기업이나 관계 국책기관이 경비를 부담하는 경우이고,소련은 엄청난 공연료를 벌어가는 실정이다. 한 언론사가 주관한 창극 「아리랑」 방소공연 때 주관사와 관계기관이 3억5천7백만원의 경비를 썼다. 반면 올해 내한공연에 나선 소련 국립모스크바서커스단은 83만달러를 받아간 것은 한 사례로 지적될 수 있다. 학술교류도 우리는 거의가 민간연구소나 대학 부설 연구기관에 의해 추진되고 있으나 소련은 국책연구기관인 소련과학원에 의해 주도되어왔다. 지금까지 한소 학술교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어느 정도 가시화시킨 국제퇴계학회나 한양대 부설 중소연구소,경남대 부설 극동문제연구소 등이 소련과학원이나 그 산하기관을 교류창구로 했다. 국제퇴계학회와 소련과학원이 지난 여름 모스크바에서 공동주최한 퇴계학학술회의는 한국학의 본격적인 소련진출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주로 사회과학분야에서 한소 학술교류를 추진해온 중소연구소나 극동문제연구소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 문화인류학적으로도 소련 시베리아지역은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그래서 두 나라는 고고유물 전시와 고고유적 발굴이 공동관심사로 떠올랐다. 소련과학원 러시아 분소가 지난 여름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한 한국 고고학자들에게 블라디보스토크 구석기 유적 발굴에 참여해줄 것을 제의하는 등 학술협력의 가능성도 조용히 모색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소 문화교류는 역조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소련의 상업적 공연물이 쏟아져들어왔다. 이제는 우리 문화발전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리유입과 더불어 우리 문화예술이나 한국학을 보다 본격적으로 소개할 북방문화정책 수립이 시급한 것이다.
  • 10월 경상적자 8년만에 최대/한은 발표/5억8천만불

    ◎연말 20억∼25억불 이를 듯 지난 10월중의 경상수지가 8년만에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상승에 따른 원유수입증가와 수출부진 때문이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10월중 국제수지동향」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지난 3개월(7∼9월)의 연속흑자에서 10월에는 5억7천9백만달러의 적자로 돌아서 월간기준으로는 지난 82년 11월(6억4천2백만달러)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한은은 11월중 경상수지도 10억∼15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혀 올 연간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20억∼25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월중 경상수지가 이같이 악화된 것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원유수입증가 등으로 무역수지에서 큰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0월중 수출은 48억7천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5.8%가 줄어든 반면,수입은 56억1천만달러로 13.4%가 늘어 무역수지가 7억3천7백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수입이 대폭 증가한 것은 원유수입액이 전년동기보다 65.5%가 늘어난 6억3천6백60만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통관기준으로 대미 무역수지가 1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83년 1월 2천9백만달러의 적자이후 처음이다. 무역외수지는 대외자산으로 인한 수입이 늘어나고 해외여행수입이 늘어 6천1백20만달러의 흑자를 내 전월의 적자에서 반전됐다. 이전거래는 개인송금수입이 늘면서 9천7백만달러의 흑자를 냈으며 이중 개인송금수입은 핫머니의 유입으로 1억4천5백만달러에 달해 올들어 최고 수준을 보였다. 한편 장기자본수지는 공공차관의 조기상환으로 1억5천8백만달러가 감소했으나 단기자본수지는 원유수입에 따른 무역신용증가로 8억2천만달러가 늘어났다.
  • 비논리적 주가의 속성 잊지말라/「폭등ㆍ폭락」 이기는 건전투자의 길

    주가가 연 7일째 계속 급상승을 거듭하였다. 25일에는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긴 했지만 이러한 이상급등은 과거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었다. 주가 상승률면에서 과거의 실적들을 살펴보면 87년 6ㆍ29 이후에 주가 상승률은 20.4%,25일 이격률(주가추세를 나타내는 공식으로 1백15 이상이면 증시과열을 의미한다) 최고치가 1백15.0%였었다. 87년 대통령 선거후에는 주가 상승률은 40.4%,이격률최고치는 1백13.9%였었다. 그뒤 88년 4ㆍ4분기 금리자유화 조치단행 당시 주가상승률 37.7%와 이격률최고치 1백11.2%에 비해서 이번의 주가상승 국면에서는 상승률이 40.7%,이격률은 1백24%로서 모두 과거의 단기급등기록을 초과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25일 이격률과 단기간의 주가상승폭이 사상 최고수준을 보이는 우리 증시의 과열조짐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상승기반 확보 미지수 그동안 백약이 무효라고 했던 우리 증시를 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 것은 다음의 몇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아직까지는 시장자체와경제의 기초변수들의 확고한 뒷받침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이른감이 없지 않다. 첫째로 시장내부적으로 매물공백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지난해 12ㆍ12조치 이후 투신ㆍ증권ㆍ보험ㆍ보험사들과 증안기금에서 매수한 주식규모가 8조5천억원에 이르며 주식물량이 개인투자로부터 기관투자로 상당히 옮겨갔다. 또한 미수와 신용에 의한 외상매물이 지난 10일의 소위 「깡통계좌」 반대매매 과정을 통해서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 3월말 외상매물이 3조4천억원 선에서 최근 1조3천억원 선으로 감소하여 시장자체내 매물압박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최근 보름동안 고객예탁금의 유입이 늘어나 6천억원으로 증가하였다. 한마디로 증시내에 공급보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폭발장세의 기본을 이루었다 하겠다. 둘째로 대내적으로 몇가지 호재가 방아쇠 역할을 하였다. 그중에서도 정부의 금융산업개편안이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하였다고 할 것이다. 금융산업의 합병 및 전환의 지원과 대형화 유도,신규업무 진출허용 등을 내용으로 한 「금융기관의 합병 및 전환지원에 관한 법률(안)」의 발표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연일 상한가를 치게 했고 이것이 다른 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확산되자 일반 개미투자군이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로 여기에 곁들여 보장형 수익증권 발매로 투신사의 투자여력 증대와 자본자유화 임박설,남북관계개선 등의 재료가 가세했고 국제적으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1달러에서 28달러로 하락하여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다소 진정된데다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서 지난 4월18일 1백엔당 4백42원에서 현재 5백75원으로 30% 상승하여 우리상품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도 호재로 작용하였다. 다시말하면 우리경제를 밝게 볼 수 있는 요인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넷째로 환율변동에 따른 국제 단기성 자금의 유입가능성이 커졌고 최근 토지종토세의 실시가 가시화되면서 지난해 금융실명제 실시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다시 증시에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밖에 앞으로 각종 선거를 앞두고 자금살포와 주식시장에의 영향 등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도배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소의 경제여건 변화가 수반되고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상승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으나,우리경제의 기본적인 여건이 확실하게 좋은 방향으로 변화된 것이 아니고 증시 자체적으로도 주가상승폭이 단기간에 40%를 넘어섰고,또한 8백20∼8백30포인트대의 대기매물이 대량포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친 추격 매수나 군중심리에 휩싸인 뇌동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비록 투자의 여력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주가의 흐름상 일시적 조정의 가능성은 항상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투자행동패턴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들 자체가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이며 비과학적인 속성을 갖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경험이 일천한 개인투자가 중심시장에서는 정보의 분석과 유통이 과학적이지 못하고 쉽게 루머성 정보나 뇌동매매에 휩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투자가들은 얼마전의 쓰라린 투자경험을 살려 차분히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 심사숙고 한 연후에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투자방향은 수출,유가,엔화 등의 요인들이 산업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북방관련산업,금융관련산업이라 해서 무조건 뛰어들기 보다는 향후의 이해득실을 차분히 분석하면서 확실한 투자기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침체때의 경험 기억을 또한 개인의 투기적 동기에 의한 매수보다는 여유자금에 의한 투자적 동기에 의한 매수라는 건전한 투자전략이 소망스럽다. 지난 증시침체때 증권시장의 이해당사자들은 많은 교훈을 얻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투자가들은 많은 대가를 치르고 값진 경험을 하였다. 그 경험이 단기급등주가에 현혹되어 아무런 쓸모없이 망각되어 버린다면 그것은 개인을 위해서도 증시전체를 위해서도 결코 이로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오직 현명한 투자가로 다시 태어난 투자가들만이 건전한 자본시장 육성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 “공해없는 거리”… 중국의 자전거 행렬(서울시론)

    ◎출퇴근때 장관… 또다른 삶의 생동감 자가용에 사람 많이 들어가기 경연을 했는데 28명이나 탔다고 합니다. 중국을 말하자면서 무슨 이야기냐 하시겠지만 결코 무관한 일이 아닙니다. 백두산 천지행을 위하여 중국을 여행하면서 누구나 하룻밤은 머물게 되는 상해의 하룻밤은,이조 17대 임금 인조의 둘째 아드님 효종이 8년간 볼모로 가있던 심양으로 다음날 여행일정이 잡혀 있다는 안내인의 말을 듣는 순간부터 내 마음을 상심과 불면으로 쓸쓸히 해 주기에 넉넉했습니다. 중국기행이 가히 시론이 될 만큼 중국의 호텔로비나 엘리베이터나 관광지에는 한국사람과 한국어만 판을 치고 있으니 삼태기로 쏟아 붓듯이 중국으로 한국의 금쪽같은 외화가 유입되는 것이 정녕 눈에 보였습니다. 국가정책을 담당한 분들은 어떤 기상천외의 복안이 있으시기에 이러한 사태를 관망만 하시는지,아니 심지어는 정부예산으로 숱한 사람들을 중국에 보내기까지 하시는지,더욱이 90년 북경아시아올림픽에 우리가 가져다 퍼부을 외화를 생각하면서 나는 중국을 여행하고 있는나 자신에 대해서까지 끈끈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쩌다 우리는 이산 40년을 만들어 놓은 전쟁가해국인 중국의 음흉한 속셈에 이렇게 놀아나고 있는 것일까?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민간차원의 개방을 가장하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국의 외화를 쓸어 모으고 있습니다. 마치 거대한 공룡이 낮잠 자는 시늉을 하면서 작은 생명체들로부터 생존의 기력을 흡수해 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고성능 흡입기로 우리의 재화를 빨아들이고 있는 곳에 우리가 무방비의 자세로 자진해 다가서고 있으니,옛날 효종의 볼모는 강요받은 볼모였지만 오늘 우리의 무절제한 중국행은 자기선택의 정신적인 볼모됨이 아니겠습니까. 알루미늄 새시로 테를 두른 통유리창 하나 볼 수 없는 상해에서 제일 고급에 속하는 곳이 홍교호텔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의 티스푼은 갈신스런 양은 조각이었고 음식그릇이나 커피잔은 이빠지고 금가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부산대학교 C교수는 쇼핑 할 때에 거스름 돈을 덜 받았고,나는 시종일관 그들을 의심하며 끝까지 사기 안 당하려고 조심했는 데도 드디어 눈속임에 넘어가 역시 손해를 보았고,연세대의 N교수는 환금 후 돈을 세어보니 부족하여 따졌는데 마치 준비나 하고 있었듯이 『죄송합니다』하며 손에 쥐고 있던 돈을 내 주더라는 것입니다. 무서운 사람들의 무서운 나라입니다. 「민간 차원의 개방 및 여행 자유화」라는 슬로건으로 민주화의 냄새를 풍기면서 실은 여행객의 돈주머니 달러화에 혈안이 되어 있는 집단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중국이 친근해 보일 수가 있겠습니까. 북한땅도 아닌 중국땅을 마치 북한으로 착각하고 우리 남한인들이 외화를 생각없이 마구 씁니다. 봉황호텔은 심양에서 최고라고 하지만 치약에서는 6ㆍ25 직후에 우리가 쓰던 박하와 석회 냄새와 떫은 풋딸기 맛이 나서 나는 미리 준비해 간 한국산 치약을 썼습니다. 수건은 얇고 갈신스럽고 전날 묵은 손님의 땀냄새가 밴 채 다시 접어만 놓았으니,그곳의 실정을 가히 짐작할 수 있으시겠지요. 그러나 중국약과 비단과 발모제를 사라고 충동 구매욕을 부채질하던 상해의 한족여인가이드와는 달리 심양의 조선족 여인 가이드는 유창한 모국어로 우리의 감동을 불러 일으키며 조선 여인의 슬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풍 곽씨 곽태순이구요,저의 남편은 김수영입니다. 남편은 정부 기관에서 일합니다. 이곳 여성들은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남성,남편을 좋아합니다. 저의 조선어가 부족하더라도 여러분은 교수님들이시니까 제자나 후배로 여기시고 잘 배워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아버님이 일제 때 이곳으로 오셨기 때문에 저는 심양에서 태어나 심양에서 자라났습니다. 여기서는 목수나 기술자나 운전수들이 벌이가 좋습니다. 선생질 하는 교수는 월급이 눅습니다. 그렇지만 비록 돈은 적게 벌어도 모든 인민들이 교수를 존경합니다. 기술이 제일 높은 사람을 일류 공정사라고 부르는데 교수님은 바로 일류 공정사입니다. 이곳이 사회주의 국가이긴 하지만 누구든 대학을 필업해야 좋은 직업을 얻습니다. 고등학교를 필업하면 70%가 대학을 가는데 그중에서 조선족이 제일 많습니다. 우리 요령성 인민은 3천6백만명이고 심양 교구민은 5백70만명입니다. 소수민족이 40만명인데 그중에서 조선족이 9만명입니다. 조선족은 농사를 잘 지어 개인기업을 합니다. 정부가 농민에게서 벼 5백g을 20원 주고 사서 가공해 입쌀 5백g을 18원60전에 배급합니다. 그러나 야미로는 입쌀이 80원입니다. 농작물을 내다 파는 것은 큰 개인 기업입니다. 조선족은 부지런하기 때문에 입쌀을 배급받고 게으른 사람은 옥수수 가루를 배급 받습니다. 조선족은 중국에서 제일 존경받는 백성입니다. 7군부 지도자 중에서 한명 꼴이 조선족입니다』 이렇게 가이드하는 조선족의 딸은 모국어로 일을 해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다른 도시에서 만난 조선족의 딸 가이드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부디 서울에서 한국어 문학과를 필업할 수 있도록 입학허가를 구해 주세요. 북경대학교 조선어학과 교수가 되는 것이 저의 인생 목표입니다』 이렇게 말하며 조선의 딸은 미래 첨단사회의 좌표를 설계하고 있었습니다. 조선이 아닌 중국에서 조선의 딸이 말입니다. 그러나 야바위꾼들이 설치는 나라 중국을 여행한 후,그래도 내가 다녀오기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도시의 장관을 보고 깨달은 감동 때문입니다. 출퇴근 시간에 볼 수 있는 자건거의 행렬과 무궤도 전기버스는 12억 인민이 사는 중국을 거의 공해 없는 나라로 유지해 주고 있었습니다. 중국에 다녀온 후 요즘 나는 갈등하고 있습니다. 나도 자전거를 탈까? 나부터 자가용을 없앨까? 한사람 출퇴근하자고 구르는 저마다의 차들이 서울거리를 메우고 있으니 서울의 공해를 어찌하나. 자가용을 타면 지각하고 자전거를 타면 지각을 안할 만큼 극심한 서울의 교통지옥을 어떻게 치유한단 말인가. 이 노릇을 어찌하나. 사람 28명이 들어갈 수 있는 자가용을 내몸 하나 태우고 끌고 다니다니. 그래서 요즘 나는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환상의 꿈을 꿉니다.
  • “페만전에 새우등 터질라”… 몸살 앓는 요르단

    ◎강석진특파원이 본 「암만의 딜레마」/이라크ㆍ서방사이 중재노력 “별무성과”/봉쇄따라 인플레 심화… 경제파탄 직면/난민 45만 유입… 식량달려 뒷처리에 골머리 요르단의 수도 암만시의 가로수는 아카시아다. 잡목을 가로수로까지 격상시켜 준 것은 물론 황무지에서도 왕성하게 자라는 아카시아의 끈질긴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중동위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이 아카시아보다 더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해야 될 어려움을 요르단은 맞고 있다. 이라크와 세계여론 사이에 끼여 줄타기외교를 펼쳐야 하고 대 이라크 경제봉쇄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으며 수용능력을 넘는 난민을 감당해야 하는 하나같이 어려운 문제들이 요르단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요르단의 국민들은 거의 압도적으로 이라크를 지지하는 편. 지난 5일 허드 영국 외무장관이 암만을 방문,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 모두에 요르단 기자단은 서방세계가 이스라엘의 아랍영토 점령에는 관대하면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에는 양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고 있다고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약간 뚱뚱한 기자대표가 허드 외무장관 앞에서 성명을 읽어 내려가자 박수가 요란하게 터져 나왔다. 9월8일 요르단의 전 외무장관ㆍ왕세자 법률고문ㆍ현직 언론인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 「현 위기상황의 원인」이라는 세미나에서도 토론자들은 「무력침공을 정당화 시킬 수는 없지만」이라는 단서를 일단 내건 뒤에 쿠웨이트가 「사적으로 이라크의 일부분이라는 법적 뒷받침을 제시하는 한편 서방세계의 이중기준을 규탄해 마지 않았다. 요르단 정부로서는 국민들의 이라크지지 여론과 세계여론 사이에서 어렵게 행보중이다. 후세인왕은 일면 유엔의 경제제재에 동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 유럽 이라크를 돌아다니면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중재효과는 거의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요르단정부가 이처럼 곡예외교를 펼치는 것은 국민의 70∼80%가 팔레스타인계로서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여론이 강력하고 사방에 강대국을 두고 있다는 점과 아울러 이번 사태로 자칫하면 경제가 파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때문이다. 요르단은 최근 2∼3년간 80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와 두 자리를 넘는 인플레,20%에 달하는 실업률 등으로 고전해왔으며 최근에는 IMF(국제통화기금)의 권고로 재정긴축을 실시해왔다. 요르단경제의 유일한 활로는 대 이라크 경제협력이었는데 유엔의 대 이라크 경제봉쇄 결의로 말미암아 상황은 급전직하의 형국이 돼 버렸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지난 10년간 경제협력관계를 증진,거의 통합의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이라크는 요르단으로부터의 수입상품에 대해 15%의 가격경쟁력 제고효과가 있는 관세혜택을 주었다. 이라크는 또 요르단에 우호가격으로 석유를 공급,연 2억8천만달러를 간접지원해 왔다. 이에 따라 요르단 제조업분야에서 대 이라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게 됐으며 전체 노동력의 3.7%가 이라크에 진출,외화를 벌어들였다. 여기에 노동인구의 8%에 달하는 쿠웨이트진출 인력,아카바항을 통한 대 이라크 운송업,이라크의 대 요르단 채무상환액 연 3억달러 등을 합치면 요르단은 경제봉쇄로 말미암아 44%의 실업률과 연 20억달러이상의 손실을 본다는 것이 요르단측의 분석이다. 기자가 아카바항을 취재했을때 부두에는 이집트 난민수송용 페리 2척만이 있었을 뿐 화물선은 단 한척도 없었고 부두 주변에는 화물트럭과 컨테이너들이 벌판을 메우다시피 놀고 있었다. 한산한 아카바항의 모습은 이웃한 이스라엘의 일라트항에 화물선들이 입항해 있는 모습과 좋은 대조를 이루었다. 요르단국민들이 서방세계가 자국에 대한 지원에는 인색하면서 경제봉쇄에 참여하라고 다그치는데 대해 분개하는 이유를 대번에 느낄 수 있을 만큼 적막한 분위기였다. 주요 외화수입원의 하나인 관광업에도 찬 서리가 내렸다. 요르단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광지 페트라와 카라크성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져 버렸다. 한창 관광철이어야 할 9월인데도 거의 모든 관광프로그램이 운영되지 못하고 있었다. 난민 뒤치닥거리는 요르단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두통거리. 아시아계 난민들의 구호문제는 전세계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거의 요르단에 내맡겨져 있는 상태다. 요르단으로 입국한 난민의 숫자는 사태발발후 지금까지 줄잡아 45만. 이 가운데 아시아계 특히 인도계 난민들의 상당수가 본국으로 떠나지 못한 채 반거지가 돼 있다. 이라크와의 접경지역,암만교외,아카바항근처 등의 황무지위에 거의 노숙하다시피 지내고 있는 이들 난민의 숫자는 10만은 넘으리라고 추산되고 있다. 먹을 물ㆍ식량ㆍ의료진이 턱없이 모자란다. 지평선과 맞닿아 있는 빵 배급줄,물 한통에 수십개의 손이 달려들어 아우성치는 모습 등을 요르단 TV는 연일 비추고 있다. 유엔구호기구(UNRO)의 엠하메드 에시피조정관의 말처럼 요르단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채 구호활동을 펴 왔지만 즉각적인 대규모의 외부지원없이 인구 3백만이 못되는 조그만 나라가 수십만의 난민을 구조하기는 역부족이다. 아직도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 넘어올 제3국인 숫자가 1백만을 넘는다는 보도이고 보면 난민문제는 이번 중동사태가 낳은 가장 비극적 결과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와 쿠웨이트가 미군 주둔비로 수십억달러씩 내놓으면서도 난민구조에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요르단 국민들에게는 적지않게 반감을 사고 있는 상태다. 기자가 요르단에 입국할 때 갖고 있었던 사우디신문을 공항에서 압수당한 것이나,쿠웨이트인들이 요르단에서 배겨나지 못하고 떠나고 있는 것,하산 요르단 왕세자가 전세계가 난민의 인간적 비극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격렬하게 공개 비판한 것 등도 안팍 곱사등이 신세가 된 요르단이 보일 수 있는 반응이었다.
  • 한ㆍ소수교에 위기감… 대중 “결속행보”/김일성 왜 심양에 갔나

    ◎한반도정세 급변… 고립탈출 모색/한ㆍ중 관계개선 저지가 목적인 듯 북한 김일성주석의 이번 중국방문은 제1차 남북 고위회담이 열린 뒤 돌연 비밀리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일성이 중국을 「암행」한 것은 지난 85년 12월,89년 11월에 이어 3번째이며 특히 지난해 11월 극비리에 북경을 방문,중국의 최고실력자인 등소평을 비롯한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만나 동구의 개혁사태를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의 개방과 개혁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10개월 만이다. 김일성의 방중이 북한ㆍ중국간의 우호관계 확인을 노린 것이라면 그것은 당연히 국내외 과시용으로 공개적이고 요란스럽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김일성의 지난 두번의 비밀 방중에서도 드러났듯이 이번 행보도 정치적인 현안해결에 그 목적이 있다고 관측된다. 특히 돌연한 방문이라는 측면에서 볼때 북한이 당면한 정치적 현안이 시급하며 긴박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김일성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의 방중기간중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들과일련의 회담을 갖고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김일성은 북경이 아닌 심양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최고실력자인 등소평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중국문제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오는 22일부터 개최되는 북경아시안게임 준비에 여념이 없기 때문에 김일성은 총서기 강택민,국무원총리 이붕,국가주석 양상곤 등의 실력자가운데 1∼2명정도와 면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의 이번 중국방문은 우선 한소간의 수교시기가 임박했다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도 김일성 방중이 알려진 12일 『김일성은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만나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이후 급박히 전개되고 있는 한소간 국교정상화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실 북한은 한소간의 급속한 접근에 위기의식이 팽배해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북한을 방문,한소관계정상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련내부에서도 셰바르드나제 북한방문은 그가 취임한 이후,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방문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데서 그의 대북메시지의 성격을 읽을 수 있다. 또 이달말쯤 유엔총회에 참석할 최호중외무장관과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이 뉴욕에서 한소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양국간 수교일정과 구체적인 절차등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북한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어 간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6공출범이후 우리측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북방정책으로 한중 경제협력관계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양국의 왕복 교역량은 중국 천안문사태등의 영향으로 88년 수준인 3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항공기 취항등 항공ㆍ해운ㆍ어업분야에서의 협력 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중국은 우리측과 정치적인 관계개선을 희망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경아시안게임이 서울ㆍ북경간 무역사무소교환 설치등 한중 관계개선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점을 감안할 때 김일성은 한소수교는 이미 저지할 수 없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한중 관계개선만은 이번 방중에서 적극 저지하려들 것으로 보인다. 즉 김일성은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만나 한중관계를 개선하지 않겠다는 확언을 받아내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의 부총리 오학겸은 지난 3월 『중국의 1국2체제 통일방안은 중국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한반도에까지 적용시킬 수는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교부장(장관) 전기침도 이같은 방침을 확인했다. 중국은 당초 1국2체제 통일방안을 내세웠으며 따라서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지지해왔다. 따라서 중국이 기존의 한반도 통일방안을 이처럼 바꾼 것은 김일성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제에 대한 지지를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북한의 통일방안에 대한 지지철회는 남한의 유엔 단독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사실 북한이 최근의 남북 총리회담에 응해 나온 가장 큰 이유가 남한 유엔 단독가입 저지에 있었던 것으로 남한문제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북한대표단가운데 한 수행원은 서울방문에서 우리측 수행원이 선물을 건네주자 『김일성주석이 갑자기 내려가라고 지시해 당신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한 데서 북한이 남한 유엔단독가입을 저지할 목적으로 화급하게 총리회담에 응해 나왔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결국 김일성은 중국지도부에 남한 유엔 단독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도 자본주의체제를 유입하지 않고 사회주의만을 고수하고 있는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북한을 사회주의 강경국과의 연대강화 차원에서 북한의 이같은 요구는 받아들일 것으로 중국문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일성은 또 중국에 경제원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으며 특히 최근 중동사태로 원유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연간수입 25억달러,수출 15억달러의 무역규모로 연간 1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고있다. 소련도 최근 대북 원유공급 감축과 함께 그 값도 국제원유가로 따져 경화인 달러로 결제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에 소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중국도 외환결제능력이 없고 북한을 원조할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번 북경아시안게임에 맹방의 김일성을 초청하지 않은 사실도 김일성의 경제원조 요청을 우려한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방중에서 김일성은 미국ㆍ일본 등 우리의 우방국과의 관계개선문제를 협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ㆍ일 등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중국이 중재역을 맡아 줄 것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일성의 방중이 대남정책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일성이 남북한 관계개선에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중대결단」을 내릴 확률은 그다지 높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내ㆍ외부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가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지도부와의 면담결과에 따라 모종의 결심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오일쇼크,땅값에 어떤 영향 미치나

    ◎원유값 폭등땐 부동산시장 침체/경기위축 따른 매물 급증… 오름세 크게 둔화/작년 국제유가 16불땐 한해 땅값 32% 올라 중동사태로 원유값이 크게 올라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아직 시차 때문에 토지ㆍ주택 등 부동산시장에까지는 그 위력이 파급되지 않고 있으나 지난 1,2차 석유파동때처럼 이번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리라는 것이 부동산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과거의 예를 보면 원유값이 오르면 땅이나 주택값은 오름세가 둔화되거나 상대적으로 안정을 보인 반면 원유값이 떨어지면 그 반대의 현상을 보여왔다. 얼핏 생각하기엔 부동산시장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은 원유값과 부동산시장과는 이같이 서로 거꾸로 움직이는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1차 석유파동을 전후해서는 땅 값에 대한 공식조사가 없어 정확히 비교할 수 없지만 2차파동이 일어난 78년말부터 86년까지의 동향을 보면 상관관계는 확연히 드러난다. 2차석유파동이 일어났을 때 배럴당 13달러선에 머물고 있던 원유값은 2년새 30달러선으로 치솟았다. 이때 땅값이 1년새 48.9%까지 폭등하는 등 과열현상을 빚고 있던 부동산시장은 석유파동으로 급반전 하기 시작했다. 79년 16.6%,80년 11.7%로 오름세가 현격히 둔화되더니 원유값이 35달러이상으로 급등했던 81년엔 한자리수인 7.5%로 상승세가 꺾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87년이후 공급과잉으로 원유값이 16∼18달러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을때 땅값은 다시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88년의 경우 원유값이 15달러선을 밑돌고 있는 사이 땅값은 1년새 27.5%로 뛰었고,16달러선을 오르내리던 지난해엔 무려 32%나 급등,81년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론 최근 2∼3년간 땅값이 이처럼 크게 오른 것은 무역흑자ㆍ통화증발ㆍ금융실명제실시 추진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점도 많다. 이처럼 원유값이 오르면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는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1,2차 파동직후의 2∼3년간은 땅값오름세가 현저하게 둔화되고 크게 들먹이던 임대료가 주춤해지는 현상을 보여왔다. 특히 일본에서는 1차파동 1년후인 75년엔 땅값이 전년에 비해 오히려 떨어짐으로써 60년대이후 땅값이 하락한 유일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이같은 상관관계 때문에 중동사태로 원유공급이 불안해지고 값이 크게 오르면서 3차파동을 몰고올 가능성이 높아지자 앞으로 고유가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원유값이 크게 오르면 경기가 침체되고 그 여파로 부동산시장도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침체되면 기업들은 부동산을 사들일 여력을 잃게되는데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으로 바뀌어지고,개인들 역시 구매력이 약화돼 부동산을 구입할 수 없게되므로 부동산시장은 매물증가→가격하락→침체의 과정을 밟게 된다는 분석이다. 국토개발연구원의 이원방 수석연구원은 원유값이 급등하면 성장둔화ㆍ물가상승ㆍ국제수지악화를 초래하고,이렇게 되면 전반적으로 부동산구매력을 약화시켜 부동산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진모 대한부동산학회회장도 원유값 급등이 가뜩이나 침체상태에 빠져 있는 토지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투기억제조치 및 토지공개념 확대도입등으로 일부 개발예정지구등을 제외하고는 토지거래가 거의 중단되고 가격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원유값급등은 토지시장에 더욱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이 고유가가 토지를 주축으로한 부동산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택 특히 아파트쪽에는 그 반대의 현상을 몰고올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최대현씨(49)는 원유값 급등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면 건자재값과 인건비가 뒤따라 올라 아파트 분양가 인상압박이 오르게 되고,분양가격이 오르게 되면 자연히 기존아파트값이 들먹일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가 오르면 환물심리가 팽배해 투기에 제동이 걸린 토지쪽에는 부동자금이 몰리지 않겠지만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쪽으로 투기자금이 유입될 소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 “대붕괴위기”…구조적원인 어디에(“탈진증시”… 희망은 없는가:중)

    ◎수요 무시,과잉공급… 「침체의 늪」속에/불황불구,작년 한해 물량 17억주 늘어/실명제 여파등 시장외적 요인도 큰 몫/금융업체,직접금융 조달 68% 독식… 자금흐름 왜곡 지난 86년부터 3년동안 주식투자는 말그대로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였다. 그런 신통력의 거위가 지난해 4월부터 보통도 못되는 병든 거위로 전락했다. 황금알 거위는 왜 병들었는가. 성급한 욕심에 눈이 먼 주인농부가 한달치 분량을 하루 먹이로 거위입에다 억지로 집어넣었던 탓인데 증권당국의 무분별한 물량공급이 농부의 이같은 못난 짓에 빗대어 비판받고 있다. 증시 유통시장의 수요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새 주식을 무더기로 발행해 수급 불균형을 몰고와 침체에 빠지게 했다는 것이다. 종합지수는 지난해 4월1일 1천7에서 21일 현재 6백10까지 추락했고 17개월전 25억주의 합계였던 시가총액 69조원이 현재는 47억주의 총계 노릇을 하고 있다. 지수의 추락과 주가평균의 폭락이 대뜸 눈에 들어오지만 1년반이 못되는 사이에 총상장주식수가 88%나 늘어난 사실에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주식수의 팽창은 수요의 크기를 생각하기 이전부터 정도에서 벗어난 것으로 지적되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80년만해도 5억주 규모였고 6년이 지나서야 곱절로 늘어났었다. 그러다가 기간으로는 그 절반에 불과한 86∼88년 활황을 거쳐 25억주까지 불어났으며 이같은 증시확장은 주가상승률과 궤를 같이한다. 80년 1월4일 1백이었던 종합지수는 6년이 지난 85년말 1백50수준에 머물렀다. 활황 개시와 함께 86년 4월 2백에 올라섰던 주가는 88년 11월 4배인 지수 8백에 도달했고 89년 4월에는 1천까지 솟구쳤던 것이다. 활황 3년동안 투자수익을 가늠하는 종합지수 상승률이 연평균 75%를 기록했으며 이처럼 은행예금의 5배정도의 수익이 주어지는 이 기간에는 주식발행이 이를 웃돌아도 별탈이 없었다. 상장주식 증가는 곧 주식발행을 통한 기업 직접 금융조달의 확대를 뜻해 85년 2천9백억원이었던 이 부문 실적이 86년 8천4백억원,87년 1조9천억원,88년 7조7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주식투자자들에게는 생각지도 않던 재산증식의기름진 터전을 마련해 주고 기업에게는 양질의 직접 금융을 풍부하게 모아줌에 따라 정부의 증시확장 정책은 나무랄 데 없어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공전의 활황을 선사한 숨은 진정한 주역인 국제적 3저현상(저유가ㆍ저달러ㆍ저국제금리)이 88년후반부터 사라질 조짐을 보였건만 당국은 89년에도 거의 맹목적으로 증시볼륨 키우기에 나섰다는 데 있다. 연 12%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구가하던 호황국면은 3년째인 88년을 끝으로 사라졌다. 증시규모를 88년말 수준으로 동결시켰다 하더라도 89년의 주가는 불안하게 움직였을 터인데 당국은 이에 개의하거나 괘념치 않고 막무가내로 신규주식을 들여보냈다. 연초 25억주였던 주식수는 연말에 42억주까지 증가했는데 경제성장률이 전년의 반으로 줄어듦과 함께 증시에서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기록된 것이다. 89년의 이와 같은 무모한 주식공급에서 의미있는 항목을 추리자면 주식발행으로 전년도의 배에 해당하는 14조원의 기업직접금융이 조달된 점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증시 유통시장에서 일반투자자들이 치러야하는 대가는 너무도 컸고 14조원의 직접금융 내용 또한 잘못된 점들이 수두룩하게 지적되는 것이다. 3억주에 달하는 국민주 2호(한전)의 발행이 시의에 합당했느냐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그보다 주식발행중 11조원에 이르는 유상증자 직접금융에서 제조업이 아닌 금융업이 68%나 차지했다는 점은 두고두고 비난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같은 주식발행 가운데 대주주가 어느 때라도 팔아치워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는 무의결권 우선주가 전체 유상증자의 36%에 달하고 있다. 또 기업공개에 있어서 자산재평가 차익을 자본금에 무상전입하는 방식을 비롯한 공개전 「물타기」증자가 창업이득이란 이름하에 대주주들 사이에 88년보다 3배의 크기로 자행되었다. 지난해 물타기증자는 98.3%를 기록하고 있지만 공개 1년전과 비교할 때 대주주들은 최소한 3배로 늘어난 주식수를 보유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주주들은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내다팔아 주가하락을 가속화 시켰다. 이들은 88년부터 올상반기까지 4조7천억원어치를 매각한 것으로 집계되는데 차명ㆍ가명계좌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훨씬 늘어난다. 대주주들의 무차별한 보유주식 매각은 특히 지난해말 12ㆍ12부양조치로 투신사들이 2조8천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했을 때 러시를 이뤄 부양책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된 원인으로 짚어지고 있다. 증시가 완연한 침체양상을 드러내자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20차례에 가까운 부양조치를 내렸고 직접적인 자금지원만도 6조원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자금의 대부분이 대주주들의 보유주식 매각대금으로 변했고 그 대금은 증시에 다시 돌아오는 대신 증시를 완전히 떠나버린 실상을 노출했다. 일반투자자들의 고객예탁금에서도 1조원이상이 증시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돼 유통물량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과는 반대로 주식매입력은 대폭적으로 축소,주식시세가 폭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침체가 시작됐고 침체의 원인제공에 큰 몫을 차지했던 지난해는 평균 종합지수 9백18을 유지했지만 침체 2년째인 올들어 현재까지 29차례나 연중최저치를 경신해 오고 있다. 수출이나 실물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진다고는 하나 증시기조 자체의 문제를 커버할 정도가 못되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투기의 진정도 그렇다. 그러나 지난해의 주가하락이 구조적인 잘못에서 나온데 비해 올해 한층 심해진 시세폭락은 정치ㆍ사회의 불안정에 따른 장외적ㆍ심리적 성격을 띠고 있다. 금융실명제가 유보되어 시중자금의 유입이 기대되었지만 사정한파가 몰아쳐 그 효과를 상쇄시켜 버리고 말았다. 수급이나 실물경기 다음으로 중요한 요건인 재료출현에서도 북방관련의 호재는 소리만 컸을 뿐 실속있는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못했으며 반면 악재인 중동사태는 점점 나빠지는 길을 걸어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 「신 데탕트」는 어디로 흘러가나/세계 석학 기고

    ◎21세기 국제질서 다극체제로 대변환/미·소,자체문제로 골치… 「세계 경찰역」 포기/곳곳 국지분쟁… 유럽·아랍,「지중해 대립」 가능성/정치적 관심 시들… 종교가 이데올로기화(서울신문 광복 45주년 특집) 우리는 15일 마흔다섯번째 광복절을 맞는다. 해방과 분단의 45주년을 맞는 것이다. 소·동유럽의 개혁으로 세계가 대립과 갈등의 냉전질서를 청산하고 화해와 공존의 새 질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맞는 광복절이란 점에서 새롭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광복절이라 할 수 있다. 소련의 민주화개혁과 시장경제 도입,동유럽의 탈소 독립 민주화 그리고 동서독의 통일과 유럽 통합노력의 가속화등으로 조성되고 있는 구질서 붕괴의 과도기적 유동상황속에 지금 태동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질서 내지는 국제정치체제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 냉전의 이념적 대결이 사라진 가운데 터진 아랍 민족주의 갈등의 중동사태는 새 질서 형성의 방향을 시험하고 있는 느낌이다. 21세기를 지향하는 새 질서는 과연 세계의 평화와 안정과 번영을 보다 확고히하고 촉진하는것이 될 것인가. 그 연장선상의 동아시아 질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붕괴되고 있는 구질서의 산물인 한반도 분단의 상황도 이제는 끝날 것인가. 광복 45주년 특집으로 새 국제정치·경제질서의 향방과 한반도 주변 열강의 새 역학관계,그리고 한반도형 통일의 바람직하고 현실적인 모델등을 내외 학자·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종합진단하고 전망해본다.〈편집자주〉 1990년은 희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동서의 대립은 막을 내렸으며 핵의 위협은 사라졌다. 자유의 바람은 어디서나 느껴지고 있으며 전제정치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는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이 보인다. 또 그동안 제3세계를 괴롭히던 기아문제는 적어도 남부아시아에선 해결됐다. 이같은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전망은 그러나 2000년에는 다소 불투명하다. 한 시대의 전환은 물론 어느 정도 평화리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2000년으로의 전환은 지난 45년이후 탄생한 국제질서가 보다 나은 새 세계질서로 새롭게 대체될 것이라는 기대를 약화시켰다. 국제질서의 붕괴,「북­남관계」의 점증되는불평 등에 대한 운명론,갈수록 심화되는 부국의 자기중심주의,게다가 이데올로기 대용으로서의 종교문제 대두 등이 이같은 사실을 말해준다. 국제질서는 기존 강대국들이 더이상 그 무엇이든 책임지려 하지 않음으로써 무너지고 있다. 러시아연방은 소련을 대체했다. 러시아연방은 민주화에 성공했으며 또한 이란·아프가니스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연방내 이슬람 영역은 기회만 제공되면 자치를 이룰 것이다. ○달러화,기축기능 상실 그루지야·아르메니아·백러시아·우크라이나 등은 폴란드의 야심에 맞서기 위해 혹은 이슬람 제국주의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와 연방을 맺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결합체는 아직 정치적으로 취약하다. 연방 공화국들은 끊임없이 다투고 있으며 이로인해 모스크바 중앙정부는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지경이다. 군주제도의 복귀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그것은 앞으로 영원히 논의될 중요한 과제이다. 게다가 새 러시아는 이제 막 경제·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에 착수했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러시아연방은 2000년에 자신들의 문제에 전념할 수밖에 없으며 여타문제에 관해선 신경을 쓸 수 없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오랜기간 동안 세계 최대 강국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세기의 전환기를 맞아 미몽에서 서서히 깨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들 이웃 지역에서 발생한 일에 관해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있다. 2000년에 미국은 세계질서의 개편보다는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경제성장의 침체는 냉혹하리 만큼 지속돼 미국인들의 삶의 수준은 일본이나 유럽인들의 수준에 못미칠 것이며 심할 경우 한국이나 대만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게 된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의 엄청난 외채문제로 달러화가 국제시장에서 신용화폐로서의 기능을 상실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또한 국가 정체성의 위기를 안고 있다. 유럽에서 건너온 미국인들은 2000년에는 대다수 큰 도시에서는 물론 25개주에서 소수인종으로 전락하게 되며 흑인과 스페인계가 대다수 지역을 지배한다. 미국은 또 사회복지를 위해 군비를 삭감,해외주둔기지를 철수시키고 대외적으로 안보는 아무 위협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뒤를 잇지 못한다. 일본인들은 미국인들이 했던 역할을 떠맡으려 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할 수도 없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일본의 그런 역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유럽과 북미는 일본을 불신하며 동시에 시기한다. 2000년에 있어 이들이 아시아를 대하는 공식 독트린은 보호주의다. 그러나 일본은 국제적으로 정치적 야심을 꾸미진 않으며 자신들의 가치관과 문화가 모든 국민에게 적합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세기의 전환기를 맞아 일본 경제의 우월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위도상 북부에 위치한 산업화된 부국과 남부에 위치한 미개발 빈국 사이의 균열은 점점 상호 관련이 없어진다. 좁은 땅덩어리에 높은 임금 때문에 일본은 그들의 사업을 해외로 확장,한국 대만 등은 물론 중국·동유럽에서 라틴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해외기업을 소유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각국은일본의 기술은 물론 노하우,심지어 경영철학까지도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일본은 곧 추월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는 일반화되어 「남부」국가들 사이에서도 분열현상이 나타난다. 라틴아메리카는 연대감을 잃는다. 예를 들어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안데스산맥 인근국가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마찬가지로 인도는 기아문제와 인구증가문제를 해결한 반면 아프리카는 구제불능의 상태에 빠진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름뿐인 민주정부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부패가 만연,발전을 못하고 있다. 이슬람지역은 회교 정통주의 정권이 지나치게 명령과 평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진정한 발전이 저해당하고 있다. 2000년의 문턱에서 중동지역은 또한 내부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터키,이라크,시리아 등은 종교적 색채가 덜한 정권이 들어서서 현대화를 꾀하는 데 반해 여타 다른 국가들­특히 산유국들­은 세계의 에너지원인 기름을 무기로 지탱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부는 더이상 부가 아니며 그들은 삶의 수준을 어떻게 향상시키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가중되는 경제혼란을 이슬람 가치의 찬양을 통해 모면하고 있을 뿐이다. ○폴란드,권위주의 회귀 1990년대를 통해 선진국들은 제3세계의 정신적 가치를 받아들였다. 사회분석가들은 미국과 서유럽내의 가난과 부랑자들의 만연이 80년대의 실업위기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타대륙으로부터 이민의 유입과 냉혹한 경쟁으로 인해,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연금에 의존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군중으로 전락했던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2000년대 선진국이 직면한 문제는 미개발된 타대륙을 원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따라서 통합유럽의 수도인 브뤼셀에서뿐만 아니라 워싱턴에서도 주요 정치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사태 발전은 지중해지역에 새로운 분쟁을 야기했다. 유럽에서는 주요 국제현안이던 동서대립이 중단됐다. 2000년 유럽의 분쟁은지중해에서 일어나게 되며 이때 유럽은 기술적 이점을 활용하는 데 반해 아랍은 수적 우세와 과격성을 내세우게 된다. 또다른 분쟁지역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이스라엘­아랍분쟁이 계속되는 중동지역이다. 같은 지역의 이라크,시리아,회교정통국가들간의 충돌도 피할 수 없을 듯 보인다. 1990년 발발했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사건은 이러한 전망의 예행연습이었다. 만일 이같은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최신 무기로 무장한 나라가 승리할 것이며 그때 이란은 호메이니 때와는 달리 이슬람국가를 일방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 중국도 90년대말쯤에는 주요 관심사항으로 부각된다. 공산체제가 와해된 이후 설립된 불안정한 민주정부는 진정한 통치력을 확보하지 못하며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또다시 옛날처럼 분열된다. 해안에 위치한 지역들­특히 상해와 홍콩­은 각광받은 도시로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되겠지만 내륙도시는 발전이 부진하게 된다. 중국인에게 자유란 희망이 없는 곳을 떠나 새 삶을 이룰 수 있는 것을 의미하겠지만 그같은 희망이 어디서나 나타나지는 않는다. 90년대 10년간 유럽에는 균형이 존재했었다. EC 12개국으로 유럽연방이 이루어졌고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도 동참했다. 그러나 유럽의 외교적 활동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에 정지된다. 유럽은 이제 한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 2000년에 브뤼셀의 정부는 아무 결정권이 없는 하나의 관료체제가 될 뿐이며 또 이러한 상황은 10년은 더 계속된다. 이 기간은 유럽이 내부적인 정치행태를 공고히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게다가 유럽동맹은 소련과 동유럽의 재건을 도와주느라 바쁠 뿐이다. 이 기간동안 유럽은 말뿐이지 진정 세계질서에 관심을 갖지는 못한다. 동독의 서독으로의 경제통합은 불과 4∼5년 만에 이루어졌다. 체코와 헝가리의 사회·경제적 회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달성됐다. 농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 나라들은 공산주의가 남긴 대규모 농장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었고 사유화가 이루어지자 서유럽의 소규모 농장들과 경쟁해서 이겼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손실이었다. 유럽동맹의 농업문제는 전보다 나빠졌다.이제 2000년에는 적은 농업규모를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잉여농작물에 대해 계속 보조금이 지급되어야 하나 아니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살던 곳에 머물라고 돈을 주어야 하나. 이러한 문제들은 동유럽국가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바웬사대통령의 반독재통치정부이후 폴란드는 민주주의를 회복하려 하지만 바웬사는 여전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원적 민주주의 발달 루마니아에선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해 계속 정권이 바뀐다. 불가리아의 상황은 그래도 좀 낫다. 그러나 90년대 정치적인 안정은 이루었으나 경제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유럽은 다시 두개로 나뉘어진다. 그 정도가 완화는 되었으나 여전히 격차가 있는 이 양자 사이에 이민이 계속된다. 폴란드와 루마니아에서는 권위주의체제로의 복귀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 또한 여전하다. 2000년의 새로운 세계에 있어선 또한 인간의 정신자세에 변화가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먼저 인간문제를 영원히 해결해준다는 어떠한 혁명적 이데올로기도 통용되지 못하며 대부분의 사회에 있어 다원주의적 민주주의가 비교적 덜 나쁜 정부로 인식된다. 또한 국민들은 정치에 점점 무관심해지고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며 동시에 정치적인 유토피아에 대한 회의론이 증대된다. 공산주의 독재정권의 붕괴는 마르크스 이데올로기의 붕괴에 뒤이은 필연적 결과일 뿐이며 2000년에 마르크스 이론은 고려할 가치도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동시에 학자들과 일반인들은 공히 「혁명은 독재를 낳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또한 혁명은 역사를 후퇴시키며 또다른 문제를 낳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불평등은 선동연설이나 기적에 대한 확신 또는 속죄양을 내세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돼 2000년에 혁명을 부르짖는 게릴라그룹은 없어진다. 이데올로기가 내세운 유토피아가 거부되는 현상은 왜 다원적 민주주의가 인본주의 정치의 상징이 되는가 하는 것을 설명해준다. 많은 사람들은 진짜 민주주의를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한때 시민이 아니라 놀란 노예였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형식적인 민주주의의 성문화된 권리나 보장이 자유와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발견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어진다. 2000년 시민들은 정치가를 믿지 않으며 그들의 목적은 단지 선거에 당선되는 것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때문에 선거에 기권하는 유권자는 늘어나고 이로인해 민주주의에 불만을 갖는 목소리는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 ○내세·구원문제 눈돌려 그러나 민주주의의 이상적인 목표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은 수많은 종교적 정서에 자신을 의지하게 된다. 예를 들어 회교도들에게 이슬람적인 신념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인간을 다스리는 것은 신에게 부여된 능력이지 인간에게 부여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신념은 세계의 서구화에 직면,이슬람 특유의 정치를 표현하게 된다. 게다가 그것은 이 세계에 침투해 있는 모든 악에 맞서 도덕적인 저항을 하게 된다. 2000년대 문턱에서 이같은 태도는 특이한 것은 아니다. 인도에서는 힌두교가 국가의 정치성을 표현했다. 산업화된 아시아국가에서는 불교가 다시 번성하고 그것은 1천년 일상생활의 사소한 문제에 맞서 정신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일본은 매우 종교적인 나라는 아니지만 전통적인 신도가 새롭게 번성하게 된다. 정치성에 관한 관심이 종교의 유일한 동기는 아니다. 이미 90년대 후반에 많은 사회에선 물질적 욕구에서 얻는 상대적 불만족이 다른 기대를 발생시켰다. 그래서 내세와 영원한 구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독교사회에 있어선 신비주의가 새로운 경향이 됐다. 종교지도자들은 사회정의나 제3세계를 위해서 보다는 개인의 구원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종교분파는 급속하게 증가하고 신과의 교감이 다시 깊은 관심사항이 된다. 2000년의 세계는 인간의 사고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세기의 시작을 알리는 그러한 시대인 것이다. □기에르메 ▲1934년 파리 출생 ▲파리대학 졸 ▲정치학박사(비교정치학) ▲파리정치대학교수(현재) ▷저서◁ 「비교정치론」 「반민주 민중론」 「민주실천의 사회학」 「민주주의의 역설」
  • 이스라엘에 주택난/재소유태인 올 10만 유입(세계의 사회면)

    ◎집수요 급증,공급 25%뿐/수만명이 집단텐트촌 신세 못면해 이스라엘 사회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찾아든 형제들로 적지않은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소련에서 이주해 온 「소비에트 유대인」은 약 5만여명. 그리고 올해 안에 들어닥칠 인원은 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스라엘은 「귀환법」에 따라 유대인은 누구나 이스라엘 도착 즉시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 시민이 된 「소비에트」형제들을 따뜻이 맞아들일 정도로 준비가 안돼 있다는 점. 특히 이들이 당장 거주할 집이 부족한 것이 사회적 마찰을 빚고 있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약8만여채의 주택이 필요하지만 이스라엘정부의 주택공급계획은 2만여채에 불과한 실정. 2만여채만 해도 평소에는 충분한 양이었지만 15만에 달하는 새 「형제」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정부는 이주민 1인당 1만1천달러를 지급하는 이외에는 특별한 이주민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게다가 바로 이 이주비가 집값을 앙등시키고 있어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집주인들이 집은 없지만 돈은 많은 「소비에트 형제」들을 들이려고 가난한 세입자를 내쫓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는 것. 내쫓긴 세입자들은 70여군데에 텐트촌을 마련해 살면서 주택문제 해결 압력을 넣고 있어 사회적 마찰의 파장은 이래저래 넓게 퍼져 나갈 듯. 한편 「소비에트 형제」들에 가려 주목을 끌고 있지는 못하지만 6년전 에티오피아로부터 구출돼 온 「검은 유대인」들의 사회적응 문제도 심심찮게 거론되는 현안. 팔랴사라고 불리는 이들은 부모형제를 굶주림의 땅에 버려 뒀다는 죄의식과 전통으로부터 단절된데서 오는 사회적 부적응의 문제에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유일한 위안은 에티오피아에 남은 가족들과의 재회뿐이라고 사회심리학자들은 진단하고 있다.
  • 외언내언

    중국 복건성과 광동성에는 대만과 홍콩에서 유입된 외국자본 덕에 연해부 실업가들의 마음이 북경에서 소원해지고 있다고 한다. 복건성에만 대만으로부터의 투자가 약 7억5천만달러는 투자되어,그곳 실업가들은 마르크스주의같은 건 아랑곳 없이 대만 실업가처럼 스위스고급시계,금목걸이 따위를 걸고 다닌다는 것. 그런 그들의 풍요에 빈곤한 내륙쪽 인민들은 적대감정을 키워가고 있다고 한다. ◆대만이 대륙반공의 전진기지로 요새화해 놓은 금문도는,복건성을 마주보고 있다. 공격수비체계도 그쪽을 향해 갖춰져 있을 것이다. 거기에 중화기 대신 자본을 쏘아 댔더니 민심이 돌아서서 그들의 중앙을 역공하는 형국이 된 것 같다. ◆우리의 속수무책한 고질병인 지역감정을 이야기할 때면 그 핵심적인 요인으로 「경제적 차이」가 제일 먼저 거론된다. 다른 원인도 많이 있지만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차별받아 못살게 된 것」이 원한의 씨앗임을 알게 된다. 이 차별적 현상이 집권체제의 모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정설인 것 같다. ◆그러나 조금 색다른견해도 있다. 외국과의 문물교역을 받아들이는 문호의 위치에 있는 고장이 풍요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부산항이 무역,밀수따위,번성한 교역의 중심인 시대가 오래 계속되었으므로 경상도의 풍요에 기여했다는 설이다. 딴은 부산사람은 통도 크고 기름지게 사는 사람도 많다. 인구비로 보아 서울보다 많은 듯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서해안시대가 열리는 미래에는 서해에 면한 지역이 더 풍요로워질지도 모른다. 그때는 우리의 지역감정도 달라질지 모르겠다. ◆「우리의 소원은 지역감정 해소」임을 외치며 조국을 찾아온 해외동포들이 국토순례길을 나서고 있다. 밖에 나가서 보면,전라도도 그립고 경상도도 그립다.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제주도가 똑같이 그립다. 그 그리운 곳이 발기발기 찢겨 있는 일이 그들의 순례길을 재촉했을 것이다. 분열세균의 화신같은 지역감정을 언제까지 끼고 살아야 하는지 딱하고 한스럽다.
  • 북한,남북적대화ㆍ금강산개발 거부 안팎

    ◎“개방바람 문단속”… 체제유지 고육책/인적ㆍ물적교류 상당기간 단절될 듯/남북직접대화 기피,대미접촉은 계속 전망 북한이 16일 현대그룹측과의 금강산공동개발계획을 무효화한 데 이어 17일 우리측이 제의한 제11차 남북적십자 본회담의 재개마저 거부함으로써 앞으로 상당기간 남북대화는 물론 남북간 인적ㆍ물적 교류협상이 깊은 동안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7일 안병수 조평통서기국장이 콘크리트장벽 철거와 남북정치협상회의개최 등을 요구하면서 홍성철통일원장관 앞으로 보낸 대남전화통지문에서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남북고위급예비회담 북한측단장인 백남준이 역시 전통문을 통해 우리측이 오는 22일 재개하자고 제의한 제7차예비회담과 관련,『가급적 빨리 결정해 날짜를 통보하겠다』는 명분은 내세웠지만 대화재개 거부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북측이 보낸 서한이나 전통문은 대부분 우리측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등 남북간의 실질적인 관계진전을 바라는우리측 요구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당초 팀스피리트훈련이 끝나고 나서 얼마되지 않아 대화를 재개하던 과거의 관행으로 볼 때 북측의 이같은 태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 남북관계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만큼 북측은 우리측이 예상치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또 지난달 22일 제9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대대적으로 치른 북한이 『우리식대로 살아가자』는 입장을 더욱 확고히 하면서 내부체제를 일단 공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북한은 초보적인 경제교류와 인도적인 이산가족 상호방문사업마저도 남쪽의 「개방바람」이 몰고올 체제위기를 깊이 인식,당분간 접촉과 교류를 중단하면서 집안단속을 철저히 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금강산공동개발은 관광자원개발로 북한의 바닥난 달러수요를 충족시키는 데다 개발지역이 금강산 일대로 제한돼 주민들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어 북측으로서도 간절히 원하던 사업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은 이같은 경제적 실익보다는 체제안정이 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금강산개발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날 전통문에서 적십자 본회담재개에 대해서도 「선고향방문단교환 후본회담재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으나 고향방문단 논의를 위한 실무접촉도 이른바 혁명가극인 「꽃파는 처녀」「피바다」등의 남한내 공연을 수용할 때만 응하겠다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남북간에 실무접촉을 갖고 여기서 혁명가극공연등 제반문제를 논의하자는 종전 입장에서 크게 후퇴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적십자본회담개최의 전제조건으로 우리측의 거부가 분명한 혁명가극 공연을 천명한 셈이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는 이에대해 『우리측이 꽃파는 처녀 등의 공연을 허용할 수 없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는만큼 이같은 사정을 익히 알고 있는 북한이 계속 이를 고집한다면 남북대화는 상당기간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북한은 『남북한 사이에는 자유왕래와 전면개방을 실현하는 데는 많은 난제가 있다』고 거듭 밝힘으로써 설령 우리측이 혁명가극 공연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들이 주장하는 콘크리트장벽철거와 국가보안법철폐 등을 들고나와 남북대화의 또 다른 장벽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이같이 경색된 자세를 보이고 있는 북한이 유독 대미유화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앞으로 남북간의 직접대화는 기피하면서 휴전 당사자인 미국과의 접촉은 계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남북고위급예비회담ㆍ적십자본회담ㆍ국회회담 준비접촉 등 기존 남북대화의 재개는 북측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상당히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갑작스런 평양의 경직화 전문가들의 진단/공개ㆍ공식교류땐 체제 허구성 노출 우려/한국정세 오판,반정부세력 선동 목적도 북한이 지난 16일 현대그룹과 체결했던 금강산공동개발 합작계약의무효화를 선언한 것은 당분간 대남관계를 진전시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폴이된다. 특히 이번 조치는 한필성씨에 대한 입북거부와 북한조국평화통일위원회 안병수 서기국장의 남북대화중단선언 등 일련의 움직임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국제적인 개혁ㆍ개방화의 추세 앞에 체제유지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북한이 남북교류의 물꼬가 터질 경우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을 신중하게 고려,남북관계 개선의 속도와 그 형태를 북한의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조절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분석된다. 또 북한은 외국 언론에까지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공개적인 남북경제교류가 결과적으로 개방물결의 유입을 가져올 뿐 아니라 이제까지 선전해 온 북한체제 우월성의 허구를 만천하에 입증할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합작계약의 무효화 선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북한문제전문가들은 특히 한국의 최근 정세와 관련,그들이 말하는 이른바 「남조선혁명」의 분위기가 성숙해 가고 있다는 섣부른 판단을 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 조치는 한국의 국내정치적 불안에 호응,한국사회내의 반체제세력을 선동해 한국사회의 붕괴를 꾀하려는 대남전략의 하나로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흥렬교수(충북대)는 『북한은 한국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을 경우 대화에 응하다가도 정세가 조금만 불안해지면 어느때건 중단시켜 왔음을 상기할 때 이 시점에서 한국내의 반체제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북한은 앞으로도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경제교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창순씨(북한문제연구소이사장)는 북한이 남북간의 긴장완화를 요구하는 국제적인 압력에 밀려 금강산의 공동개발을 약속했으나 최근 한국 정세가 극도로 불안정하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분석에 따라 경제교류 등 모든 남북교류를 중단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현대의 대북접촉이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식적인 북방정책의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한국의 북방정책에 맞장구 칠 수 없다는 것도 북한이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된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 『최근 한국내에서 표적이 되고 있는 재벌그룹,특히잦은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과의 합작이나 대내외에 공개된 건설장비의 무상공여 등은 북한이 내외적인 명분상 수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은 남북간의 긴장고조를 통해 한국내에 불안을 조성하고 동시에 급진전되고 있는 한소관계 개선에 불만을 표시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용석교수(단국대)는 『북한이 지난 4월 있었던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계기로 외부의 개혁ㆍ개방압력에 대응해 미국등 서방과의 관계를 표면적으로 개선하는 듯한 조치를 취하면서도 한국과의 관계는 강경노선으로 선회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이번 조치 역시 김일성 유일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적화통일전선이라는 기존의 대남전략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국내외에 재확인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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