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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골퍼♥’ 성유리, 집 마당이 골프장급이네

    ‘프로골퍼♥’ 성유리, 집 마당이 골프장급이네

    그룹 핑클 출신 배우 성유리가 집 마당을 공개했다. 성유리는 2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예배 드리는 안뚜뚜씨”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성유리의 반려견이 성유리가 틀어놓은 예배 영상 앞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성유리는 창 너머로 집 마당을 바라보며 대면 예배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특히 집 앞 마당은 운동장을 방불케하는 압도적 면적으로 눈길을 끈다. 한편 성유리는 지난 2017년 5월 동갑내기인 프로골퍼 안성현과 4년 열애 끝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1월 7일 딸 쌍둥이를 품에 안았다.
  • 이스라엘·아랍 4국 중동 새판짜기… 팔레스타인 미루고 ‘反이란·反러’

    이스라엘·아랍 4국 중동 새판짜기… 팔레스타인 미루고 ‘反이란·反러’

    팔레스타인 문제로 반목하던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외교 수장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급변하는 정세 속에 미국의 주도로 ‘관계 정상화’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발 기류도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 ‘아브라함 협약’ 당사국들의 외교 수장이 참석한 ‘네게브 서밋’ 행사가 열렸다. 이스라엘은 2020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중재로 이 국가들과 아브라함 협약을 맺은 후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집트의 사메흐 수크리 외무장관과 중동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참석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역사적인 회담”이라고 평가한 이날 행사의 이면에는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될 경우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반군의 위협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절대 핵무기를 확보해서는 안 된다는 핵심 원칙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확실하다”며 회담 참가국들을 달랬다. 미국 입장으로 보면 대(對)러시아 제재에서 중동의 협조가 절실하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고 UAE는 미국의 석유 증산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산 곡물 의존도가 높은 모로코도 러시아 규탄에서 한발 뺐다. 팔레스타인 분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손잡은 것을 두고 불편한 기색도 감지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날 회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 가운데 무장 정파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민족과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을 영구화하는 데 기여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회담 초청을 거절한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 우크라 간 탈영 해병, 폴란드서 ‘DP’ 만났다

    우크라 간 탈영 해병, 폴란드서 ‘DP’ 만났다

    우크라이나를 돕겠다며 탈영, 폴란드를 거쳐 국경까지 갔던 해병대원 A씨가 폴란드에서 군무 이탈 체포조(D.P.)를 만났다고 밝혔다. 현재 폴란드에 머물고 있는 A씨는 이른 시일 내 귀국할 의사는 없으며 “들어가도 내 발로 간다”며 당국의 입국 권유를 거부했다. A씨는 당초 21일까지 휴가를 보내고 부대로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고, 비행기를 타고 폴란드로 출국해버렸다. 해외로 무단 출국한 것도 문제지만, 현역 군인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에 참여할 경우 외교적 문제가 초래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사안은 심각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우리 정부의 협조 요청으로 입국을 제지하면서 A씨는 폴란드에서 ‘버티기’를 하고 있다. A씨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익명 인터뷰에서 “한국 법을 어기고 온 건 사실이지만,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왔다”라며 “군인 신분으로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게 마음이 아팠다. 포로로 잡힐 경우 자폭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라고 말했다.“신고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A씨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군대 갔다가 부조리란 부조리도 다 당해봤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처음에는 선임들에게 예쁨 받고 인정받았지만 부사관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기수 열외’ 등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마음의 편지’를 썼지만 부대 차원의 경위서를 작성하는 게 전부였고, 신고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선임들에게 맞선임을 신고한 새끼다. 사람도 아니라며 욕을 먹었다.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를 폴란드에서 만났다고도 했다. A씨는 “신고했을 때 들은 체도 안 하던 사람들이 저 한 명 잡으러 바로 와서 깜짝 놀랐다. 우리가 신고했던 걸 더 빨리 조치해줬다면 부대가 바뀌었을 텐데, 도와주지도 않고 (폴란드에) 무작정 오니까 이상했다”고 말했다. A씨는 폴란드까지 온 DP와 “한 번 얘기는 했다”며 “이분들이 협박 아닌 협박, 계속 달래주는 척 하면서 협박을 하는데 들어가도 자진 귀국할 것이고 제가 책임질 것이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고 저는 저 자신을 잘 지키는 사람이니까 너무 걱정 안 해 주셔도 될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를 도운 뒤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 주주 달래기 셀트리온…대표 “최저임금만 받겠다”…명예회장도 쉰 목소리 ‘사과’

    주주 달래기 셀트리온…대표 “최저임금만 받겠다”…명예회장도 쉰 목소리 ‘사과’

    셀트리온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가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 주총 현장에 전화 연결로 나타난 서정진(사진) 명예회장은 최근 분식회계, 주가 하락에 사과하며 후배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쉰 목소리로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기 대표는 최근 회사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고통 분담을 위해 대표가 최저임금만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한다”고 25일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인천 연수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고통분담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주가가 언젠가 제자리에 가겠지만 주주들이 힘든 결과를 만든 것에 경영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 수령에) 동의하겠다”고 했다. 주주총회 현장에 참석한 한 주주는 이날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에서 대표 내정자들이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한 점을 언급하며 “기우성 대표와 서진석 이사는 주가가 35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근무하다가 이후에 미지급분을 소급해서 받아야 한다”고 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올해부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제공 시 보통주를 신규 발행하지 않고 자사주를 활용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기 대표는 “동의한다. 실행하겠다”고 응답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소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추후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어야 장기적인 ‘퀀텀 점프’가 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2021년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던 셀트리온그룹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 일정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회계 이슈가 이번에 마감이 됐어도 계속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합병 검토를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 대표는 셀트리온 3개사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사실을 밝힌 금융감독원의 감리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 대표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을 개발했는데 판매할 수 있는 판매망이 없었다”며 “이런 과정은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고 특수관계인끼리 주고받는 것 아니냐고 묻는 게 허들(장애물)이다”고 했다. 한편 서 명예회장은 이날 세 시간가량 진행된 주총 막바지에 전화 연결을 통해 깜짝 등장했다. 그는 감기로 주총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현재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본의 아니게 많은 상처를 드려 명예회장으로 그리고 또 대주주로서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실적으로 견인해 과거의 자리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셀트리온그룹 3사) 합병을 하면 제게 이익이 되는 건 없다”면서 “주주님들 뜻에 따라 합병 절차를 진행하겠다. 최대한 많이 찬성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식 사전 증여 문제와 합병 논란 등에 대해서는 “제 가족은 (셀트리온) 주식이 단 한 주도 없다”면서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만 편법으로 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죽으면 (셀트리온은) 국영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 美 ‘러 친구’ 中에 당근과 채찍… 관세면제 부활, 수출통제 압박

    美 ‘러 친구’ 中에 당근과 채찍… 관세면제 부활, 수출통제 압박

    중국이 ‘러시아를 도우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 들었다. 미 정부는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예외 조치를 부활시켜 달래기에 나서는 동시에 “중국이 러시아에 반도체를 수출하면 (해당 업체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2021년부터 고율 관세가 되살아난 549개 품목 가운데 352개에 대해 ‘관세 부과 예외’ 조항을 다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7.5~25%의 관세를 부과받던 중국산 수산물과 화학제품, 공기정화기, 의료기기, 농기계 등에 대한 관세가 면제된다. 지난해 10월 12일부터 소급 적용돼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반도체와 차량용 배터리 등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을 선언한 제품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USTR은 “이번 결정은 다른 기관과 충분히 상의해 숙고한 끝에 내려졌다”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상승률 추세를 잡기 위한 조치임을 시사했다. 2018년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무역전쟁은 좋은 것이다. 우리가 쉽게 승리할 것”이라며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미 경제 곳곳에서 부작용이 생겨나자 2200여개 품목에 한시적 관세 면제를 허용했다. 이들 대부분은 2019년에 기한이 끝났지만 549개 품목은 산업계 요청으로 지난해 말까지 혜택이 이어졌다. 이번에 USTR이 352개를 추려 또다시 관세를 면제한 것이다. 애초 바이든 행정부는 이 카드를 지렛대 삼아 중국과 ‘밀고 당기기’를 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대만과 신장위구르자치구·홍콩 문제를 두고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진척이 없었다. 그럼에도 미 당국이 관세 면제 의사를 표명한 것은 중국을 러시아로부터 떼어 놓고자 ‘유인책’을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전쟁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베이징은 크게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줴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4일 “대중 고율 관세가 모두 사라져 양국 관계가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도 “미중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은 ‘경고장’도 함께 보냈다. 이날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기업도 우리의 수출 통제에 따라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들(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반도체를 팔고 있음을 알게 되면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차단해 회사 문을 닫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대금 결제를 용이하게 도와주는지, 수출 통제에 반하는 시도를 하는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거들었다.
  • 美, ‘러시아 친구’ 中에 ‘당근과 채찍’..관세 면제 부활 ·수출통제 압박

    美, ‘러시아 친구’ 中에 ‘당근과 채찍’..관세 면제 부활 ·수출통제 압박

    중국이 ‘러시아를 도우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 들었다. 미 정부가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예외 조치를 부활해 달래기에 나선 동시에 “중국이 러시아에 반도체를 수출하면 (해당 업체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2021년부터 고율 관세가 되살아난 549개 품목 가운데 352개에 대해 ‘관세 부과 예외’ 조항을 다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7.5~25%의 관세를 부과받던 중국산 수산물과 화학제품, 공기정화기, 의료기기, 농기계 등에 대한 관세가 면제된다. 지난해 10월 12일부터 소급 적용돼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반도체와 차량용 배터리 등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을 선언한 제품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USTR은 “이번 결정은 다른 기관과 충분히 상의해 숙고한 끝에 내려졌다”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상승률 추세를 잡기 위한 조치임을 시사했다. 2018년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무역전쟁은 좋은 것이다. 우리가 쉽게 승리할 것”이라며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미 경제 곳곳에서 부작용이 생겨나자 2200여개 품목에 한시적 관세 면제를 허용했다. 이들 대부분은 2019년에 기한이 끝났지만 549개 품목은 산업계 요청으로 지난해 말까지 혜택이 이어졌다. 이번에 USTR이 352개를 추려 또다시 관세를 면제한 것이다. 애초 바이든 행정부는 이 카드를 지렛대 삼아 중국과 ‘밀고 당기기’를 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대만과 신장위구르자치구·홍콩 문제를 두고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진척이 없었다. 그럼에도 미 당국이 관세 면제 의사를 표명한 것은 중국을 러시아로부터 떼 놓고자 ‘유인책’을 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전쟁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베이징은 크게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줴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4일 “대중 고율 관세가 모두 사라져 양국 관계가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도 “미중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은 ‘경고장’도 함께 보냈다. 이날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기업도 우리의 수출통제에 따라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들(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반도체를 팔고 있음을 알게 되면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차단해 회사 문을 닫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대금 결제를 용이하게 도와주는지, 수출통제에 반하는 시도를 하는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거들었다.
  • 11억 집 보유세 426만→325만원… 지방선거 눈치 보며 ‘땜질 처방’

    11억 집 보유세 426만→325만원… 지방선거 눈치 보며 ‘땜질 처방’

    지난 5년간 20번 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도 끝내 집값 잡기에 실패한 정부가 결국 ‘땜질 처방’을 내놨다. 올해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매길 때 지난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전례 없는 조치”(신중범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국장)라고 자인할 만큼 사정이 급박하다.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가 모두 보유세에 지친 민심의 눈치를 보는 터라 국회의 법 개정 논의에 따라 2020년 수준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23일 정부가 내놓은 보유세 부담 경감 방안에 따르면 우선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된다. 예컨대 1주택자인 A씨의 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11억원에서 올해 12억 5800만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정부가 올해 공시가격을 반영해 세금을 매긴다면 그는 보유세로 426만 5000원(재산세 392만 4000원+종부세(공제율 50% 가정) 34만 10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정부안대로 지난해 공시가를 적용받는다면 재산세는 지난해만큼만 내고, 종부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 결과적으로 A씨의 올해 세 부담은 101만원(426만 5000원→325만 5000원) 줄어든다.●고가 1주택보다 중저가 다주택 불리 그러나 올해 공시가격을 그대로 적용받게 되는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훨씬 무거워진다. 예컨대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전용 84㎡)와 광진구 광장 현대아파트(전용 84㎡)를 보유한 2주택자의 올해 보유세는 1억 1668만원으로 지난해(8814만원)보다 32.4%나 더 내야 한다. 두 아파트에 더해 잠실 주공5단지(전용 82㎡)까지 가진 3주택자라면 올해 2억원이 넘는 보유세를 내야 한다. 총액이 같더라도 중저가 아파트를 여러 채 소유한 집주인이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이보다 세금을 훨씬 더 내야 하는 것이다. 1주택자라도 아파트 단지에 따라 세금이 늘어날 수도 있다. 종부세가 부과되는 고가주택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지난해 95%에서 올해 100%로 상향되기 때문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세 부담 상한 조치 효과가 줄어드는 것도 세금이 늘어날 수 있는 원인이다. 세 부담 상한은 전년도 납부액(종부세는 계산액) 대비 일정 비율 이상 세금이 오르지 못하게 하는 장치인데, 매년 상한이 올라가 효과가 줄어든다. 예컨대 재작년에 재산세 100만원을 낸 주택 소유주는 지난해 세금이 150만원으로 산출됐더라도 세 부담 상한 130%(주택가격 6억원 초과로 가정) 효과 덕에 130만원만 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낸 130만원의 130%인 169만원으로 세 부담 상한이 올라간다. 올해 재산세액(150만원)이 지난해와 똑같이 계산되더라도 세 부담 상한에 따른 감면 효과가 사라져 20만원을 더 내야 한다는 얘기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이 아파트 단지별로 분석해 보니 반포자이(전용면적 84㎡)는 종부세 799만원과 재산세 476만원 등을 합쳐 총 1718만원의 보유세가 부과된다. 지난해보다 65만원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50대 집주인이 세액공제를 받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 역시 지난해 437만원에서 올해 464만원으로 27만원가량 증가한다. ●6억 이하는 2년 전보다 작년 기준 유리 정부가 내놓은 보유세 경감안은 조세특례법을 개정해야 실현될 수 있다.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국회가 2021년 공시가가 아닌 급등 이전인 2020년 공시가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시가를 2020년 수준까지 낮춰 적용하겠다”고 공약했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된 재산세 특례세율 효과로 6억원 이하 주택을 가진 1주택자의 경우 2021년 공시가를 적용하는 게 2020년 공시가를 적용하는 것보다 세 부담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전체 주택의 93.1%는 6억원을 밑돈다. 정부가 마련한 이번 조치를 올해 보유세에 반영하려면 5월까지 법 개정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 민주, 1가구 1주택자 보유세 ‘2020년 수준’으로 동결 추진

    민주, 1가구 1주택자 보유세 ‘2020년 수준’으로 동결 추진

    더불어민주당은 21일 1가구 1주택자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세금을 깍아주지 않아 선거에서 졌다는 분석은 잘못된 것이라는 반발도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1가구 1주택자면 누구나 재산세·종부세 부담이 줄어들 수 있게, 2020년 공시가격을 활용해 과세표준을 산정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정책위 및 상임위 간사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하고, 관련 내용을 정부에 전달했다. 조 위원은 “납세자 개개인은 2020년 (재산세·종부세) 납부액 이상으로 세금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되고, 건강보험 부담도 가중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9% 오른 데 이어 올해도 20% 안팎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집값 급등 이전의 공시가격으로 세금을 부과해 조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막겠다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 조세부담 완화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권지웅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대선 패배를 두고 민주당에서 여러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부동산 정책 반성도 나온다. 하지만 잘못 반성해선 안 된다”며 “부동산 가격이 올랐는데 세금을 깎아주지 않아 대선에서 졌다는 당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당내 과세완화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권 비대위원은 “민주당이 부동산으로 질책받은 건 원래 있던 세율을 깎아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과 같이 부동산 이해관계라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는 사례를 근절하지 못해서, 주택가격 상승을 적절히 막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나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집이 있을까’ 하는 국민의 불안에 희망을 보여주지 못해 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선 패배에 대한 민주당의 대답은 ‘대선 공약보다 세금을 더 깎아드릴게요’가 아니라 임대주택 분양주택 공급 늘리고 대출을 적절히 지원하며 세입자인 채로도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게 민주당의 대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비대위원은 “민주당이 이미 대선 전에도 ‘1가구 1주택 종합부동산세’를 낮추기 위해 과세기준을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이미 조정해 종부세 부담을 낮춘 바 있다”며 “이재명 후보 대선공약으로 약속한 ‘양도세 한시 유예’, ‘다주택 종부세 요건 현실화’를 넘어 추가로 부동산 세금을 깎아주는 조치 함부로 추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매화와 함께 봄이 왔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매화와 함께 봄이 왔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남도 쪽에서는 봄소식이 한창이다. SNS엔 매화가 피었다고 꽃 사진을 올리는 분들이 많았다. 탐매(探梅)를 하는 분들의 소식이 늘어 가며 필자도 설레는 마음이 더해졌다. 혹시나 하고 며칠 동안 박물관 정원의 이곳저곳을 점심시간마다 다니며 꽃소식이 있는지 확인했지만 꽃은 보이지 않았다. 작년보다 일주일 이상 늦는 개화의 봄이었다. 매년 박물관에 핀 꽃을 탐구한다. 박물관 정원은 100여종 이상의 수목과 야생화가 있는 곳이다. 매화로부터 시작한 꽃소식은 진달래와 철쭉으로 걷잡을 수 없이 뻗어 나간다. 이제부터는 꽃잔치가 서서히 열리는 시기이고, 그 소식은 매화로부터 전달받을 것이다. 박물관의 매화는 거울못 앞의 석조물 정원 초입에서 제일 먼저 소식을 전한다. 햇빛이 가장 잘 드는 곳이다. 소나무가 늘어선 길로 가는 보신각 종각 앞에 피는 매화도, 박물관 건물 뒤편에 있는 후원의 담장과 함께 어우러진 매화도 곧 소식을 전할 것이다. 한동안 매화가 피는 곳들을 서성거렸지만 꽃을 품은 몽글몽글한 봉오리만 보이기에 마음만 자꾸 내달렸다. 일주일을 거의 매일 간 끝에 드디어 첫 매화를 발견한 기쁨이란. 여러 나무 중 딱 두 그루에서 한 송이와 두 송이가 피어 있었다. 4대 매화라 불리는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홍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가 있다. 그곳에 가서 보면 좋겠지만 멀리 못 간다면 박물관 석조물 정원에서 보는 매화는 어떤가. 이곳에서도 매화를 즐기기엔 충분하다. 매화를 본 후 국립중앙박물관 2층 서화실에 전시된 조희룡(趙熙龍)의 홍백매도(紅白梅圖)를 감상해도 좋겠다. 두 그루의 오래된 매화나무 가지는 쭉쭉 뻗어 힘이 넘치고, 가지 끝에 아름다운 분홍색과 흰색 꽃들이 활짝 피어 있다. 얼마 전까지 동원 기념실에 전시돼 있었던 조선의 문인화가 전기(田琦)가 그린 매화초옥도(梅花草屋圖)도 같이 보면 좋았겠지만, 그 아쉬움은 분청사기·백자실의 백자가 전시된 사랑방에 가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매화가 눈송이처럼 흐드러지게 핀 풍경을 영상으로 담아 백자를 배경으로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봄은 기적이다. 마른 가지에 파란색 물이 오르고 꽃이 피어 오르는 기적이다. 모두의 마음에 따뜻한 봄의 기적이 자리 잡기를.
  • [남겨진 아이들, 그 후]엄마가 하루 3번 바뀐다…아이는 매일 흔들린다

    [남겨진 아이들, 그 후]엄마가 하루 3번 바뀐다…아이는 매일 흔들린다

    “내일은 어떤 엄마가 와요? ‘연지 엄마’는 몇 밤 자면 와요?” 만 3세 남자아이인 선우(가명)는 자신을 돌봐주는 보육원 선생님 윤연지(38·가명)씨를 ‘연지 엄마’라고 부른다. 연지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자고 일어나면 ‘은혜 엄마’가 선우의 곁에 있다. 아침에 은혜 엄마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에 가면, 오후엔 또 다른 엄마가 선우를 데리러 온다. 이렇게 선우의 엄마는 하루에 3번 바뀐다. 선우는 지난 2018년 베이비박스를 거쳐 서울의 한 보육원에 들어왔다. 선우를 품고 낳아준 엄마가 누구인지는 보육원 선생님들도 선우도 아무도 모른다. “○월 ○일생, 2.8㎏. 죄송합니다. 잘 키워주세요”라는 편지가 생모가 남긴 흔적의 전부다. 신생아 선우는 유독 울음이 많고 분유도 잘 먹지 않았다고 한다. ‘생후 100일까지는 엄마에게 받은 면역으로 아프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선우는 잔병치레가 많았다. 배꼽도 떨어지지 않은 신생아 때부터 선우를 돌본 선생님은 일찌감치 일을 관뒀다. 한번은 어린이집 친구가 선우를 데리러 온 연지 엄마를 보고 “우와, 연지 엄마 왔다!”며 반가워했다. 그러고보니 친구들은 매일 같은 엄마, 같은 이모가 데리러 온다. “나는 왜 엄마가 여러 명이에요?” 선우의 궁금증에 엄마는 “우리집은 식구가 많은 대가족이기 때문이야”라며 토닥여줬다. 선우의 생애 첫 기억은 놀이터에서 연지 엄마와 그네를 타는 장면이다. 다른 엄마들도 잘 놀아주지만 선우는 연지 엄마와 같이 있고 싶다. 뽀로로 책을 같이 읽고 싶어도 엄마가 다른 친구와 있을 땐 괜한 투정을 부리게 된다. 분한 마음에 친구를 때렸더니 엄마가 말을 걸어줬다. 그 뒤로부터는 ‘이렇게 하면 나랑 놀아주겠지’하는 마음으로 장난감을 빼앗거나 일부러 바지에 쉬를 한다. 언제부턴가 연지 엄마가 부쩍 자주 집을 나갔다 오는 것 같아 속상하다. 그래도 선우는 “내일은 연지 엄마와 더 많이 놀게 해주세요”라고 소원을 빌면서 잠을 청한다. 주양육자는 아이의 전부다. 특히 영아기(만 0~2세) 주양육자와의 상호 작용은 발달 전반에 영향을 준다. 보통 한 명과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일반 가정과 달리, 보육원에 맡겨진 아동은 그 대상이 여럿이다. ‘연지 엄마’인 윤씨를 통해 접한 선우도 마찬가지다. 윤씨는 “52시간 근무제에 따라 3교대로 근무하고 이직이 잦다보니 주양육자 교체가 반복된다”며 “아이 입장에선 가치관 뿐 아니라 전부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다.엄마가 자주 바뀌는 것 뿐 아니라, 한 엄마가 여러 명을 동시에 보는 것 역시 아이들의 혼란을 키운다. 서울신문이 아동복지협회의 도움을 받아 지난 1~17일 전국 아동양육시설(보육원) 242곳(전체의 92.7%)을 전수조사한 결과 영유아(만 0~6세)는 1871명, 이들을 보살피는 보육사는 1794명이다. 지난해부터 아동양육시설에 주52시간 근무제가 적용돼 대부분 3교대 체제로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보육사 1명이 아동 3.13명을 돌보는 셈이다. 아이에게 최소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법은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보육원이라면 보육사 한 명이 영아(만 0~2세)를 2명까지만 돌보도록 했다.(아동복지법 54조) 그러나 영아와 유아(만 3~6세)를 함께 돌보는 경우에 대한 기준은 없어 보육사 한 명이 신생아와 만 3~6세를 동시에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육아정책연구소 이정림 연구위원은 “현실에선 영아, 유아 구분 없이 여러 명을 같이 보면서 보육사 한명당 영아 2명을 돌봐야 하는 법정 배치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소가 영유아 보육사 2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보육사 1명이 평균 영아 4.2명을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육자는 아이에게 일관성있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시설아동은 엄마(선생님)에 따라 양육 방식도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어떤 엄마는 떼를 쓰면 과자를 주며 달래는데, 다른 엄마는 혼을 낸다면 아이 입장에선 혼란을 느낀다. 문제는 영유아기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면 아동기 및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격성,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보호아동에 특화된 연구와 교육을 통해 영유아 보육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보육원 내 대체 보조 인력을 늘려야 한다”며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라도 국가가 발벗고 보호아동이 겪는 문제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 입에 감도는 봄 향기, 춘곤증도 싹~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한 입에 감도는 봄 향기, 춘곤증도 싹~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한 식당에서 토론이 벌어졌다. ‘국물이 너무 많다, 된장이 너무 조금 들어갔다, 건더기가 적다, 맛이 뭔가 부족하다.’ 얼핏 들으면 전문가들의 맛집 평가인 듯하지만 딸아이 친구들이 된장찌개를 맛보며 한마디씩 나눈 대화이다. 음식은 주는 대로 감사히 먹는 것이라고만 가르치기엔 그 집 된장찌개 맛이 좀 부족한 건 사실이었다.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전문가 수준을 뛰어넘는 토론장이 됐다. 아이들도 된장찌개라면 이렇게 할 말이 많은데 어른들이라면 어떨까? 우리 밥상에서 개인 취향이 가장 뚜렷한 음식은 바로 된장찌개일 것이다.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고 계절마다, 지역마다 나는 재료들이 달라 된장찌개를 끓이는 방법도 다양했다. 당연히 맛도 달랐다. 물론 마트에서 구입한 장을 사용하면서 맛이 비슷해지는 듯했지만 된장찌개에 대한 개인의 취향마저 비슷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봄에는 냉이·달래·부추, 여름에는 애호박·풋고추, 가을에는 버섯, 겨울에는 시래기·무 등의 제철 재료를 넣어 된장찌개의 맛은 언제나 달랐으니까. 이제 때가 왔다. 노지 냉이로 된장찌개를 끓일 수 있는 봄이다. 겨우내 추위를 이겨 낸 냉이는 봄 향기와 봄기운을 가득 담은 채 식탁에 오른다. 겨울이 추울수록 뿌리에서 나는 냉이 특유의 향이 강해진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음지의 냉이는 갈색 잎으로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뿌리는 이미 길고 곧게 땅속에 자리를 잡아 제맛을 내기에 충분하다. 냉이는 비타민이 많고 다른 나물에 비해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피로회복과 춘곤증에 효과적이라 봄의 나른함을 극복하기에 좋은 음식이다. 뿌리 쪽에 흙이 남아 있지 않도록 손질한 뒤 찌개뿐 아니라 무침, 볶음, 전, 튀김, 장아찌, 김치까지 한 줌 집어 어디에 넣어도 괜찮은 게 봄 냉이다. 냉잇국이나 찌개는 조개나 마른 새우, 콩가루 등을 함께 넣어 끓이면 특히 잘 어울린다. 가족들의 취향에 맞게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황금비율로 봄을 가득 담은 냉이 된장찌개를 끓여 본다. ●재료:냉이 1줌, 모시조개 100g, 소금 약간, 풋고추 1개, 홍고추 ½개, 두부 ½모, 물 2.5컵, 된장 2큰술, 고추장·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만드는 방법●레시피 한 줄 팁 모시조개를 비롯한 껍질 조개는 소금물에 담가 뚜껑을 덮어 두거나 어두운 곳에 두면 조개 속 불순물이 제거된다. 껍질을 벗긴 조개는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 건진다. 국물요리의 경우 껍질이 있는 조개를 사용하면 국물 맛이 더 좋다.
  • 실종된 어린 형제, 빗물만으로 버티다…26일 만에 ‘생환’

    실종된 어린 형제, 빗물만으로 버티다…26일 만에 ‘생환’

    아마존숲서 실종 어린 형제26일 만에 생환 새를 잡겠다고 아마존 숲으로 들어갔다가 길 잃은 어린 형제가 거의 한 달 만에 극적으로 생환했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북부 아마조나스주의 주도 마나우스에서 330여㎞ 떨어진 아마존 숲에서 클레이손(8)·글라우코(6) 페헤이라 형제가 주민들에 의해 구조됐다. 두 아이는 지난달 18일 아침 일찍 새를 잡으러 숲으로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았다. 사고를 당했다고 직감한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한 뒤 경찰과 소방대원, 주민들이 함께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졌다. 닷새 동안 숲을 뒤졌으나 아무런 성과가 없자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철수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200여 명이 수색을 계속했다. 형제는 숲에 길을 내기 위해 나무를 자르던 사람에게 우연히 발견됐고,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실종 26일 만인 지난 15일 밤 형제를 구조해 마을로 데려왔다. 이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빗물로 갈증을 달래며 연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형제는 심한 탈진과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했다. 한편 의료진은 어린아이들이 빗물만으로 한 달 가까이 버틴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 온실가스 이대로면 21세기 후반엔 2월에 진달래 핀다

    온실가스 이대로면 21세기 후반엔 2월에 진달래 핀다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는다면 현재 3월 중순~4월 말쯤 피는 봄꽃이 21세기 후반에는 2월에 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인천·부산·목포·서울·대구·강릉 6개 지점을 대상으로 개나리·진달래·벚꽃 3종의 봄꽃 개화일을 분석해 이런 내용의 전망을 17일 발표했다. 기상청은 미래의 봄꽃 개화일이 현재(1991~2020년) 대비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에 5~7일 정도 빨라지고 중반기(2041~2060년)와 후반기(2081~2100년)에는 각각 5~13일, 10~27일 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개화일은 기온 증가폭이 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 후반기에 23~27일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봄꽃 종류별로 살펴보면 개나리·진달래·벚꽃의 개화시기가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 후반기에 각각 23·27·25일 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3월 25일인 개나리의 개화일은 21세기 후반에 이르면 3월 2일이 된다. 4월 4일 개화하는 벚꽃은 3월 10일에 피고 3월 27일 개화하는 진달래는 2월 28일에 개화해 ‘2월 봄꽃’이 될 전망이다. 진달래의 경우 개나리보다 늦게 개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21세기 후반기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동시에 개화하거나, 진달래가 더 빨리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같은 이변은 일어나고 있다. 2018년 봄 서울에서 개나리와 진달래가 동시에 개화하는 등 최근 들어 봄철 이상고온 현상으로 봄꽃 개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개화일이 당겨지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과거 60년간(1950~2010년대) 봄꽃 개화일은 3~9일 당겨진 것에 비해 향후 60년간(2030~2090년대)은 23~27일로 예측되며 개화시기 변화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봄꽃 개화시기가 당겨지는 것은 우리나라의 봄 시작일이 빨라지고 입춘, 경칩 등 봄 절기의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과도 일맥상통하다고 분석했다. 봄꽃 개화시기가 변하면 지역축제에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 [나우뉴스] 피로 물든 마리우폴…“살려주세요!” 지하벙커에서 온 절박한 영상편지

    [나우뉴스] 피로 물든 마리우폴…“살려주세요!” 지하벙커에서 온 절박한 영상편지

    러시아군이 포위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지하벙커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피란민의 영상편지가 도착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지하벙커로 대피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변호사 빅토리아 코노발로프는 영상 편지에서 전 세계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오늘은 3월 13일이다. 우리는 마리우폴 지하벙커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와 여성, 노인 등 20명이 이곳에 있다.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다. 가스와 수도는 진즉 끊겼고, 폭격으로 식료품점과 약국이 파괴돼 생필품은 물론 응급처치 약품도 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 옆에는 칭얼거리는 아기를 달래는 여성과 엄마에게 매달려 흐느끼는 어린이들이 빙 둘러앉아 있었다. 코노발로프는 떨리는 목소리로 “러시아 군용기가 머리 위에서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위해 인도주의적 통로를 개설해 달라. 도와달라. 제발 여기서 우리 아이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러시아는 벌써 14일째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있다. 식수와 난방, 전기 공급은 이미 차단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저항 의지를 꺾으려고 마리우폴에 화력을 쏟아부었다. 9일에는 어린이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해 국제적 원성을 샀다. 인구 40만 명의 마리우폴에서는 현재까지 2500명 넘는 민간인이 러시아군 공격으로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간 인도주의적 통로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 여러 차례 접촉했다. 하지만 양측의 팽팽한 견해차 속에 협상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자 마리우폴 시당국은 위험을 무릅쓰고 15일부터 이틀간 민간 차량 2000여 대를 동원해 2000~3000명의 시민을 대피시켰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포위한 뒤 이뤄진 첫 민간인 대피였다. 러시아군은 저공비행 등으로 피란 행렬을 위협하긴 했지만, 공격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도시에 고립된 사람을 위한 식수·식량·의약품 등의 물품 반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여전히 인도적 지원 물품은 마리우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일주일간 마리우폴에 인도적 지원품을 전달하고 여성과 아이를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실패했으며, 이날도 호송 트럭은 도시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가까스로 마리우폴을 탈출한 주민은 도시가 피로 물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는 마리우폴에서 넘쳐나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한 주민이 구덩이를 파고 한꺼번에 시신을 묻는 집단 매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피란민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로에는 방치된 시신이 널려 있다고도 전했다. 실제로 한 마리우폴 주민은 현지를 촬영한 동영상과 함께 “도시 전체가 도살장이 된 것 같다. 땅은 피로 흥건하고 슬픔과 절망이 가득하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피로 물든 마리우폴…“살려주세요!” 지하벙커에서 온 절박한 영상편지

    피로 물든 마리우폴…“살려주세요!” 지하벙커에서 온 절박한 영상편지

    러시아군이 포위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지하벙커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피란민의 영상편지가 도착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지하벙커로 대피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변호사 빅토리아 코노발로프는 영상 편지에서 전 세계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오늘은 3월 13일이다. 우리는 마리우폴 지하벙커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와 여성, 노인 등 20명이 이곳에 있다.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다. 가스와 수도는 진즉 끊겼고, 폭격으로 식료품점과 약국이 파괴돼 생필품은 물론 응급처치 약품도 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 옆에는 칭얼거리는 아기를 달래는 여성과 엄마에게 매달려 흐느끼는 어린이들이 빙 둘러앉아 있었다.코노발로프는 떨리는 목소리로 “러시아 군용기가 머리 위에서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위해 인도주의적 통로를 개설해 달라. 도와달라. 제발 여기서 우리 아이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러시아는 벌써 14일째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있다. 식수와 난방, 전기 공급은 이미 차단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저항 의지를 꺾으려고 마리우폴에 화력을 쏟아부었다. 9일에는 어린이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해 국제적 원성을 샀다. 인구 40만 명의 마리우폴에서는 현재까지 2500명 넘는 민간인이 러시아군 공격으로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간 인도주의적 통로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 여러 차례 접촉했다. 하지만 양측의 팽팽한 견해차 속에 협상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그러자 마리우폴 시당국은 위험을 무릅쓰고 15일부터 이틀간 민간 차량 2000여 대를 동원해 2000~3000명의 시민을 대피시켰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포위한 뒤 이뤄진 첫 민간인 대피였다. 러시아군은 저공비행 등으로 피란 행렬을 위협하긴 했지만, 공격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도시에 고립된 사람을 위한 식수·식량·의약품 등의 물품 반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여전히 인도적 지원 물품은 마리우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일주일간 마리우폴에 인도적 지원품을 전달하고 여성과 아이를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실패했으며, 이날도 호송 트럭은 도시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가까스로 마리우폴을 탈출한 주민은 도시가 피로 물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는 마리우폴에서 넘쳐나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한 주민이 구덩이를 파고 한꺼번에 시신을 묻는 집단 매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피란민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로에는 방치된 시신이 널려 있다고도 전했다. 실제로 한 마리우폴 주민은 현지를 촬영한 동영상과 함께 “도시 전체가 도살장이 된 것 같다. 땅은 피로 흥건하고 슬픔과 절망이 가득하다”고 밝혔다.
  • 더 커지는 ‘GOS’ 논란… 삼성, 오늘 주총서 주주 달랜다

    더 커지는 ‘GOS’ 논란… 삼성, 오늘 주총서 주주 달랜다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갤럭시 스마트폰의 게임 옵티마이징 시스템(GOS)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총장 앞에서 트럭 시위까지 예고할 정도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팽배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기기 성능 측정(벤치마크) 사이트 긱벤치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벤치마크 차트에서 신뢰성 등을 이유로 삼성 갤럭시 탭S8 시리즈를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앞서 긱벤치는 GOS 논란의 불씨가 된 갤럭시 S22 시리즈를 비롯해 S21, S20, S10 시리즈도 차트에서 퇴출시켰다. 긱벤치에서 제외된 스마트폰은 대부분 중국 제품인 데다 태블릿 제품 중에선 탭S8이 유일하다. GOS는 고성능 게임 실행 시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등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낮춰 스마트폰의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막아 주는 앱이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S22 시리즈에 GOS를 의무 탑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후 S22 시리즈와 탭 S8 시리즈 등 최신 기기에서 일제히 GOS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삼성전자가 애당초 허위광고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신고하는 한편 네이버 카페를 개설해 집단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주총이 열리는 16일 오전 수원 광교 인근에 항의성 문구를 담은 전광판이 달린 트럭을 세우고 공개 시위까지 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 최근 “내부 소통이 부족했다”면서 임직원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는데 주총장에서도 GOS 이슈를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노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날 공시를 통해 자사주 2만 4000주(약 17억원어치)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과 노 사장이 각각 1만주, 8000주를 매입했고,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도 6000주를 매입했다. 주총을 하루 앞두고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고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 순천 시내버스 정류장에는 ‘책장’ 도 있어요

    순천 시내버스 정류장에는 ‘책장’ 도 있어요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워요. 차가 좀 늦게 와도 좋은데...” 14일 오후 2시 순천 연향중학교 앞 버스 승강장에서 책을 읽고 있는 김모(32)씨는 “지금까지는 차가 언제 올까 하고 기다리기만 했는데 이제는 일부러라도 좀 빨리 와서 책을 읽어야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순천시가 시내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마음의 양식을 채워주기 위해 도심 시내버스 정류장에 ‘10분 책장’을 시범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10분 책장’은 지난해 순천청소년 정책박람회에서 청소년들이 제안한 ‘학교 앞 버스정류장 간이 도서관 운영’에서 시작됐다. 누구든지 버스를 기다리며 책을 읽고, 이동시에는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책을 다시 넣어 두면 된다.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도 자유롭게 책을 접할 수 있다. 시는 시범적으로 청소년들의 독서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연향중학교 인근 버스정류장 2곳에 ‘10분 책장’을 설치했다. 가로 40㎝, 세로 128㎝의 책장에 추천도서 15권을 배치했다. 시는 이번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개선사항을 보완하고 도심권 확대운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 도서관운영과 관계자는 “10분 책장이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마음의 여유와 힐링을 가져다주고, 청소년들의 좋은 독서습관 함양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 [자치광장] 다시 꽃이 핀다/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

    [자치광장] 다시 꽃이 핀다/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

    봄이 오고 있다. 여의도 샛강에는 지천으로 널린 버들강아지가 고개를 내밀고, 안양천에는 숭어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여의도 벚꽃나무에도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는 여의도 봄꽃길이 다시 개방된다. 3년 만의 개방이다. 영등포구는 축제를 열지는 않지만, 시민들이 걸으며 벚꽃을 즐길 수 있도록 여의서로를 제한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강대교 남단에서 국회 의원회관 앞까지 차량을 통제하고, 보행자는 3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매일 오전 9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통행을 허용해 봄꽃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나들이객 간 접촉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로 중앙에 펜스를 설치해 일방향 통행만이 가능하도록 하고, 보행로 밀집 예상 구간에는 캠페인 부스를 운영해 방역수칙 안내 및 준수를 당부할 예정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가운데 많은 인파가 몰리는 봄꽃길을 개방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작지 않다. 그러나 야외 공간으로 감염 우려가 낮고, 현재 점진적인 일상 회복이 진행 중이며,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에게는 여가와 힐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개방을 결정했다. 방역 당국의 설명처럼 오미크론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접종 완료자에게는 계절독감 수준이다. 이달 말쯤 확진세가 정점에서 꺾인 뒤에는 외국의 사례처럼 ‘위드 코로나’ 국면을 맞게 될 공산이 크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팬데믹’ 시대 대신 풍토병처럼 관리하며 공존해야 하는 ‘엔데믹’ 시대를 준비해야 하고, 이를 위한 첫발은 바로 일상 속 행복을 되찾는 것이다. 국민들이 봄꽃을 통해 위로받고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엔데믹 시대를 새로 맞는 지방자치단체의 소임일 것이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휩쓴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그렇게 두 번의 봄이 지나가는 동안 의료진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비롯한 국민 모두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높은 예방 접종률과 낮은 위중증 비율은 방역수칙 완화와 야외 행사를 다시 가능케 했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헌신 덕분에 희망의 봄을 되찾아가고 있다. ‘추운 겨울 다 지나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라는 김종해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봄꽃길이 다시 열린 것처럼 일상으로의 복귀 또한 머지않을 것이다. 봄꽃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봄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 마지막 봄이기를 기대한다.
  • 몇 개의 가면 뒤 명성황후의 진짜 얼굴 [공연 리뷰]

    몇 개의 가면 뒤 명성황후의 진짜 얼굴 [공연 리뷰]

    “왜 내 꽃엔 얼굴이 없느냐. 아마도 대궁째 꺾인 게로구나. 내 꽃이 너무 무거웠던가.” 누구나 그의 이름을 알지만 누구도 그의 진짜 얼굴을 알지 못한다. 조선의 마지막 국모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후가 된 여인. 명성황후를 입체적으로 그려 낸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가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작품은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은 명성황후의 미스터리한 에피소드에 픽션을 더해 기존 역사관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꾼다. 특히 역사적 인물이 아닌 ‘휘’라는 가공인물을 화자로 내세우면서 명성황후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평범한 인물 휘를 통해 관객은 여러 가면 속에 가려진 명성황후를 온전히 바라볼 거리를 얻는다. 우유부단한 고종과 강압적인 대원군 사이에서 처절하게 싸우던 국모, 자신에 대한 험담을 쏟는 냉랭한 민심에 분노해 동네(장호원)를 연못으로 만들어 버리는 왕비, 아이를 잃고 ‘자식 잡아먹었다’고 비난받는 어머니, 무속신앙에 의지하고 굿판을 벌이는 존재, 열강의 희생자 등 모두 명성황후의 얼굴이다. 하지만 다층적인 얼굴을 관통하는 정서는 하나, 외로움이다. 임오군란(1882)에서 갑신정변(1884), 을미사변(1895)까지 근대 개화기 폭풍우 속에서 관객은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기댈 수 없고 내어 줄 수도 없는 한 사람의 얼굴을 오롯이 보게 된다. 젊은 혁명가였던 개화파의 우두머리 김옥균,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속에 조선왕조를 일으키고 싶었던 대원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평화적이고 자주적인 독립국가를 꿈꿨지만 거세당한 비운의 왕 고종, 역사의 격동기 속에서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명성황후 등이 벌인 치열한 갈등은 무대 단차를 활용해 더 극렬하게 표현된다. 가무극은 전통의 현대적 해석과 동시대성을 추구하는 총체 예술로 여타 뮤지컬과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보여 준다. 한국적 소재와 양식, 세계관을 동시대 감각과 무대 언어로 녹여 낸다. 작품에는 영혼을 극락으로 천도하는 진오기굿과 원한을 달래고 나쁜 기운을 없애는 살풀이춤 등 무속신앙의 요소가 담겼다. 아름다운 미장센과 음악은 역사극의 고루함을 지워 버린다. 국상 장면에서 앙상블의 흰 한복 위로 애책문(왕이나 왕비의 죽음을 애도해 지은 글)의 실제 내용이 프로젝션을 통해 투영되는 것을 비롯해 핸드드로잉을 기본으로 한 영상 미술은 무대 미학의 정점을 보는 듯하다. 명성황후 역은 2013년 초연부터 이번까지 모두 네 차례 무대에 오르며 정교한 캐릭터 구축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여 온 차지연과 맑은 음색과 안정감 있는 가창력을 보유한 하은서가 맡았다. 지난 시즌에 이어 김용한이 고종 역을 연기하며 최인형이 민영익 역으로 합류했다. 대원군 역에는 금승훈이 캐스팅됐다. 출연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잠시 중단된 공연은 16일 재개돼 20일까지 진행된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껴안으면 불안 가라앉아… 어른 달래는 ‘숨 쉬는 쿠션’

    아이들은 낯선 환경에 노출되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 어렸을 때부터 사용하던 수건이나 옷, 이불, 인형 등 ‘애착물’에 집착한다. 공학자들이 불안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어른들을 위한 애착 쿠션 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 공학수학과, 심리과학부, 브리스톨 로보틱스연구실, 로봇 개발기업 보니바이너리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 행동과학부 공동연구팀은 사람처럼 규칙적으로 호흡하고 심장박동과 비슷한 진동을 발생시켜 불안감을 줄여 주는 쿠션 장치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3월 1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간단한 기계, 전자장치와 AI 기술로 촉각을 자극함으로써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흡 쿠션’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브리스톨대 남녀 재학생 129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실험대상자를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호흡 쿠션을 일정 시간 사용하도록 한 뒤 전공시험을 치렀다. 실험 직전과 직후에 설문조사로 불안감의 변화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호흡 쿠션을 사용한 학생들은 사용하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불안감과 관련한 신체 반응 지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설문조사에서도 호흡 쿠션 사용이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고 답했다. 전공시험 성적도 호흡 쿠션을 사용한 학생들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켄트 브리스톨대 교수는 “불안증이 심하거나 만성화된 사람을 위한 불안감 감소 장치도 추가로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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