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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대한민국 공무원 리포트] 설거지 안 했다고 아내가 옷 다 감췄다… 팬티 입고 출근해야 합니까

    [단독] [대한민국 공무원 리포트] 설거지 안 했다고 아내가 옷 다 감췄다… 팬티 입고 출근해야 합니까

    지난해 7월 아침 한 남자가 울먹이며 세종경찰서 아름파출소에 신고를 했다. “출근을 해야 하는데 옷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경찰이 아파트에 출동해 보니 30대 남자가 팬티 등 속옷 차림으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남자의 얘기는 전날 “설거지를 해놓으라”는 아내의 말을 듣지 않았더니 옷을 다 감춰 출근은 급한데 어찌할 바를 몰라서 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부부 모두 행정고시 출신 등 중앙부처 공무원이었다.행정도시 세종시로의 정부부처 이전이 지난해 완료됐다. 총리실, 기획재정부, 국민안전처 등 10부 4처 3청이 옮겨오면서 중앙공무원과 국책연구원 종사자 등 1만 8000여명도 서울·과천에서 세종시 신도시로 터전을 바꿨다. 2012년 7월 시 출범 때 10만명이던 세종시 인구는 25만명을 육박하고, 신도시 주민 수가 옛 연기군청 소재지 조치원읍 등 구도심을 앞지른 지 오래다. 중앙정부 이전이 불러온 힘은 거침이 없다. 대전 등 인접지 주민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2030년 목표 인구를 50만명에서 80만명으로 늘려잡고 구도심 발전까지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 공무원 도시, 세종시 신도시의 풍속도를 들여다봤다. # “부부싸움 신고와 자동차 접촉사고 많아요” 얼마 전까지 세종경찰서 아름파출소장을 지낸 한규희 공주경찰서 경무과장은 5일 “세종시 신도시가 강력사건은 없지만, 부부싸움으로 들어오는 신고가 한 달 20건에 이르는데 상당수가 공무원”이라면서 “고학력자들이지만 서로 양보하지 않고 살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 과장은 “아름파출소가 5개 동, 1개 면을 관할하는데 농민 등 토박이가 많은 면지역에서는 부부싸움 신고가 없다. 그렇지만, 젊은 공무원이 많은 신도시는 이곳과 다르다”고 했다. 그는 “공무원 외에도 부동산 개발 관련자와 외국인 근로자들이 몰려 화이트칼라·외국인 범죄가 느는 것도 신도시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권덕원 세종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은 “정부부처 이전 초기에는 ‘세종시로 이사하자’, ‘주말부부로 살자’며 부부싸움하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회고했다. 남편만 정부세종청사에 내려보낸 아내로부터 “남편이 연락이 안 된다. 아파트를 찾아가 확인 좀 해달라”는 전화가 파출소에 많이 걸려왔다. 끝내 수소문이 안 되면 아내가 서울에서 급히 달려오기도 했다. 권 계장은 “남편이 아픈가 하는 걱정도 있지만, 혹시 바람을 피우나 하는 의심도 있었던 것 같다”며 “서울의 회사를 그만두고 부처공무원인 아내를 따라 세종시로 내려와 포장마차를 하는 남편도 있었다. 아내가 남편에게 요리를 가르치고…”라고 웃었다. 대전과 청주 등 인접지역에서 전입한 주민도 많지만, 부부가 함께 살려는 청년 공무원들의 가족애(?) 덕인지 세종시 신도시는 어떤 도시보다도 젊다. 권 계장은 “젊은 부부가 많아 거리에서 유모차 부대를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신도시는 아직 건설 중이어서 도로가 비좁고 울퉁불퉁해 경미한 접촉사고도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 날로 커지는 ‘아줌마 파워’ 신도시에 젊은 부부가 대거 유입되면서 이른바 ‘아줌마 파워’도 세졌다. 시와 시교육청도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실정이다. 2012년 2월 세종시에 거주하거나 관심이 있는 여성들로 구성된 카페 ‘세종맘’이 만들어졌다. 지금은 회원이 6만명이다. 세종시의 각종 현안에 대해 정보를 나누고 여론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정연숙 카페운영자는 “정부부처 여성 공무원과 부인들도 상당히 많다”면서 “벼룩시장 등을 열고 지역에 적극 참여하는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특히 자녀 교육 열정이 뜨거워 시교육청도 이 카페에 보도자료를 올려서 여론과 반응을 살피고 있다. 아줌마의 힘은 버스 노선을 바꾸기도 한다. 시가 지난해 7월 신도시 온빛초등학교 앞 스쿨존 통과 광역버스 노선을 결정하자 엄마들이 “학생 통학에 위협이 된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서 무산시켰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부부처 공무원의 부인이 베갯잇 송사로 부처에 직접 민원을 건네 지방정부나 교육청에 내려오는 일도 꽤 있다. 한마디로 ‘사공이 많은’ 동네”라고 웃었다.# 밤이 오면 택시가 도담동으로 몰린다 “신도시 건설 초에는 첫마을 음식점 앞에서 줄을 서서 밥을 먹었어요. 그때는 첫마을에만 아파트가 있어 거기에만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은 첫마을에 있는 음식점 간판이 자꾸 바뀌네요.” 첫마을의 한 주민은 “밤이 깊으면 택시를 한참 기다리고, 콜택시를 부르기도 한다”면서 “신도시의 중심 상권이 청사 주변 동네로 옮겨갔다”고 했다. 지난 2일 낮 12시쯤 찾은 세종청사 옆 도담동은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다. M횟집 주인은 “공무원들이 점심은 주로 어진동에서 먹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밤이 되면 도담동의 불빛이 휘황찬란해진다”며 “첫마을에서 식당을 하다 접고 여기로 온 업소도 많다”고 귀띔했다. 인근 도로에서 노루 한 마리가 가로질러 잠시 ‘깡촌’에 온 듯한 착각이 일었지만,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고깃집에 맥주집, 노래방 등 번듯한 유흥주점이 즐비하다. 도담동에만 음식점과 커피숍이 200곳 가까이 된다. 청사 주변 아파트에 입주하는 공무원이 늘면서 술을 마셔도 걸어갈 수 있는 이곳이 ‘중앙공무원 회식 1번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밤이 오면 택시들이 몰려와 타지역 거주 공무원들을 실어 나른다. 이곳에서 첫마을까지 차로 7분 안팎이 걸린다. 류정선 세종경찰서 정보관은 “밤에 술에 취해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공무원도 더러 있지만, 룸살롱 등 퇴폐 업소는 허가가 나지 않는 곳이라 비교적 ‘청정’ 유흥지대로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인근 아름동은 신도시 학원의 절반이 집중돼 ‘세종시의 대치동’으로 불린다. 정부청사 주변 마을들이 세종시의 새 다운타운이 된 것이다.# 대전 유성 주민들 “세종시 할인점서 장 봐요” 대전 유성구 반석동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세종시 신도시 이마트로 장을 보러 간다. 김씨는 “대전 이마트에 가려면 길이 막혀 승용차로 10분밖에 안 걸리는 세종시를 찾는다”고 말했다. 노동영 세종시 행정도시지원과장은 “내년 봄 코스트코까지 문을 열면 대전은 물론 청주, 공주 등 주민들도 몰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정선 정보관은 “‘과천청사에 있을 때보다 물가가 비싸다’는 공무원들 얘기를 자주 듣는다. 칼국수도 6000원이 넘는다”고 했다. 그는 “신도시에 있는 은행 직원이 ‘예금하는 걸 보면 부자 공무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면서 웃었다. 편의시설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아직 없는 게 있다. 우선 종합병원이다. 좀 아프다 싶으면 충남대병원 등 대전의 대형 병원으로 간다. 백화점이 없어 대전·청주를 찾는다. 영화관은 얼마 전 CGV 세종점이 개관해 신도시 주민의 문화 욕구를 조금은 달래준다. 또 동사무소에 도서관, 어린이집, 문화·체육시설까지 갖춘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있어 수영, 기타교습 등을 즐기기도 한다. # 공무원 불법 전매 사건 후에도 아파트 ‘완판’ 이승은 행복도시건설청 사무관은 “지금까지 미분양된 신도시 아파트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일시 미분양이 돼도 후순위자가 곧바로 가져간다”고 밝혔다. 비난이 거셌던 공무원 불법 전매 사건에도 세종시 신도시 아파트는 여전히 ‘불패신화’다. 검찰 수사로 중앙부처 공무원 등이 아파트 불법 전매에 나선 것이 드러나 지난해 11월 전매행위를 소유권 등기 후로 강화했지만, 평균 경쟁률이 지금도 100대1에 이른다. 그전에는 324대1에 달했고, 일부 평형은 2000대1까지 치솟기도 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도깨비의 여운, 도깨비신부가 될 시간 ‘지은탁 방 포토존’ 어디에?

    도깨비의 여운, 도깨비신부가 될 시간 ‘지은탁 방 포토존’ 어디에?

    도깨비의 여운을 달래줄 이벤트가 마련됐다.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 채널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가 몰고 온 도깨비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대전 팬들은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채울 수 있게 됐다. 멀티플렉스 CJ CGV 대전은 다음 달 10일까지 ‘도깨비’의 주인공 지은탁(김고은 분) 방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지은탁 방 포토존’을 운영한다. 이 방은 도깨비(공유 분)와 저승사자(이동욱 분)가 각자의 개성을 살린 인테리어를 주장하며 혈전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일명 ‘지은탁 침대’, ‘지은탁 방 가구’라 불린 소품들을 그대로 옮겨왔다. 인형 메밀군과 나란히 누워 잠들었던 침대, 수능공부를 하던 책상, 데이트 전 단장을 하던 화장대, 도깨비가 선물을 올려두었던 협탁, 도깨비가 앉았던 의자 등 총 21개의 가구를 직접 만날 수 있다. 지은탁 방에 실제 사용된 촬영용 가구를 증정하는 초특급 이벤트도 마련했다. CGV대전 스윗박스 이용 고객 250명을 대상으로 선착순 스크래치 쿠폰을 증정한다. 도깨비 촬영용 가구, 일반2D 주중 영화관람권, 일반 2D 영화 주중 7000원, 주말 8000원 관람쿠폰 등 푸짐한 상품이 마련됐다. CGV대전 공식 페이스북에서 오는 6일부터 진행되는 SNS 프로모션도 눈길을 끈다. 페이스북에 업로드 된 ‘날이 좋지 않아서, 영화볼까’ 쿠폰을 다운받아 CGV대전 매표소를 방문하면 일반 2D 영화 기준으로 주중 7000원, 주말 8000원에 관람 가능하다. 또한 오는 15일까지 페이스북 내 ‘날이 좋아서, 사진 찍을까’ 코너에 CGV대전에서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고 해쉬태그(#CGV대전 #일룸)를 하면 도깨비 검을 합성해 준다. 이벤트 참여 고객 중 총 10명을 선정해 일반2D영화 관람권 2매를 증정한다. ‘지은탁 방 포토존’에서 촬영할 경우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이은주 CGV대전 CM(Culture Mediator)은 “드라마 ‘도깨비’가 종영했지만 여전히 팬들이 가슴 속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살아남아 있는 것 같다”며 “컬처플렉스 활동의 일환으로 도깨비의 여운을 극장에 고스란히 옮겨와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기획배경을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북한 공포정치 여전···통일부 “보위성 부상급 등 다수 간부 처형”

    북한 공포정치 여전···통일부 “보위성 부상급 등 다수 간부 처형”

    지난달 중순쯤 북한 국가보위성(보위성)의 수장인 김원홍 보위상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검열)를 받고 대장(별 4개)에서 소장(별 1개)으로 세 계급 강등된 이후 해임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위상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하는 직위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현재는 당 조직지도부가 김원홍과 보위성에 대해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처벌 대상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북한 노동당이 김원홍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을 실시한 배경에 대해 정 대변인은 “표면적으로는 보위성이 조사 과정에서 자행한 고문 등 인권유린과 함께 월권과 부정부패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도부 간의 알력과 또 김정은을 둘러싼 권력 갈등 문제, 이런 것들은 여러 가지 추측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김정은이 핵심 측근이자 공포정치를 뒷받침해왔던 김원홍을 해임함으로써 간부층의 동요가 심화하고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도 약화하는 등 체제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고위 간부 숙청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권력 관계라는 것은 항상 유동적”이라면서 “권력 관계의 완비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진 언론 브리핑에서 또 다른 통일부 관계자는 “(조직지도부의) 조사 과정에서 보위성 부상급 등 다수의 간부가 처형됐다”면서 “김정은이 핵심 측근이면서 공포정치를 뒷받침한 김원홍을 ‘토사구팽’한 것은 민심이반이 심화하자 김원홍과 보위성에 책임을 전가해서 주민들을 달래고 애민지도자 이미지를 조작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1차 검열총화에서 김원홍과 보위성 책임비서 박모씨, 그리고 4명의 (보위성) 부상들에게 ‘국가보위성은 극단적인 전횡과 권력남용으로 김정은 유일영도체제를 훼손시켰고, 꼭대기에서부터 바닥까지 갖은 월권과 부패행위로 악취가 나며, 체제보위보다는 조직의 이익을 앞세우는 등 심각한 조직 사상적 과오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한 고강도 징계조치가 취해졌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인구 15만 자족시대’ 완주… 시 승격 향한 큰 그림 그린다

    [자치단체장 25시] ‘인구 15만 자족시대’ 완주… 시 승격 향한 큰 그림 그린다

    박성일(61) 전북 완주군수는 2일 “정유년은 완주군이 15만 자족 도시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주춧돌을 놓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박 군수는 “계획된 사업들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완주군의 시 승격은 당연히 이뤄지고 대한민국 으뜸 행복도시 1번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주 발전의 청사진을 펼쳐 보이는 박 군수의 또렷한 어조에서는 진솔함이 묻어나고 밝은 표정에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행정고시(23회) 출신으로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어온 박 군수는 제44대 완주군수로 취임해 2년 반 동안 군정에 몰입했다. 무소속 후보에게 당선을 안겨 준 군민만 바라보고 완주만의 창의적인 위민 행정을 펼쳤다. 그 결과 단체장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다산목민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공약을 성실히 이행해 2년 연속 매니페스토 최고 등급 평가도 받았다. 그는 새해 군정을 이끌어 가는 사자성어로 ‘광휘일신’(光輝日新)을 선정했다. 빛은 그 자리에 있지만 항상 새롭게 변한다는 뜻이다. 박 군수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늘 새로운 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완주군의 시 승격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 승격 로드맵은. -시 승격을 위해 인위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겠다. 계획하는 사업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면 시 승격은 당연히 이뤄질 것이다. 그 원대한 청사진은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완주 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와 농공단지 조성, 삼봉웰링시티와 복합행정타운 건설 등이다. 지난해 말 완주 인구는 9만 5480명으로 1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산단과 명품 주거 단지가 완공되면 15만 자족 도시의 꿈이 현실화될 것이다. →삼례읍과 봉동읍 중간에 조성되는 삼봉웰링시티 건설로 지역이 활기 띠기 시작했다. -삼봉웰링시티는 ‘15만 자족 도시 완주’를 견인할 핵심 지구다. 사업이 표류한 지 9년 만에 어렵게 첫 삽을 떴다.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가졌다. 군수 취임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다각적인 협의를 추진해 값진 결실을 봤다. 삼례웰링시티는 제2의 행정도시이자 명품 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5096가구가 들어서는 이곳에 소방서, 보건소, 문화체육센터, 공공도서관 등 10여개의 공공기관이 입주한다. 최근 조성되는 신도시에 공공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감안해 주차장 6곳을 골고루 배치해 명품 주거 단지로 개발할 방침이다.→산업 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 방안은. -전북 산업경제 1번지로 입지를 굳혀 일자리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 빠르면 오는 7월에 테크노밸리 2단계 사업을 조기 착공한다. 211만 5000㎡ 규모다. 지난해 11월 효성과 금융권으로부터 33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2021년 완공되면 1만 4252명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된다. 10월에는 삼례 중소기업농공단지 조성 사업도 시작된다. 2019년 32만㎡ 규모로 완공할 계획이다. 두 산단이 완공되면 완주군은 1060만㎡의 대규모 첨단 산업단지를 구축하게 된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활기를 띨 것으로 확신한다. →산단 조성과 함께 정주 여건 개선도 중요하다. -테크노밸리 산단에 3000가구 규모의 미니복합타운을 조성해 근로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 군청 주변 복합행정타운에도 1600가구가 들어서는 주거 단지를 만들겠다.→3대 비전으로 ‘모바일 완주’를 내걸었다. 성과와 향후 계획은. -‘모바일 완주’는 ‘모두가 바라는 일자리 창출’을 뜻한다. 그동안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만 4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고용노동부 주관 일자리 창출 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앞으로 테크노밸리 제2산단 조기 선분양으로 기업 유치를 활성화하고 농공단지 조성도 서둘러 일자리를 더욱 늘리겠다. 또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자리가 늘어나면 청년층의 유입이 증가한다. 이들을 위한 대책은. -올해부터 완주형 청년 정책을 본격 가동한다.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넘어 문화, 주거, 교육, 복지 등을 아우르는 ‘청년 완주 점프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이와 함께 아동이 행복한 ‘농촌형 아동 친화도시 조성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이를 위해 어린이·청소년의회, 아동 권리 교육, 아동친화적 법 체계 등 아동 권리 보호와 증진을 위한 약속 실천 시스템을 구축한다. 가족문화교육원, 여성새일센터, 삼삼오오하하센터, 369 보육 프로젝트, 행복출산 원스톱 서비스 등 여성이 행복하고 가족 친화적인 도시 조성에도 힘쓰겠다.→완주는 로컬푸드의 메카다. 궤도에 오른 로컬푸드의 발전 방안은. -로컬푸드는 완주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대표적인 농정 시책이다. 이를 진화시키는 ‘농토피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로컬푸드는 직매장을 12곳 설치하고 학교 공공급식을 추진해 소비시장을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누적 매출이 1492억원에 이른다. 올해는 서울시와 공공급식을 시범 추진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잔류 농약 검사 등 안전성과 신뢰도 향상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로컬푸드를 넘어 로컬굿스(Local Goods)를 육성·판매하는 공공경제 프로젝트도 도입한다. 올해 혁신도시 농식품 마켓을 연계한 공공경제 프로젝트를 시범 운영한다. 로컬푸드 매장에서 로컬굿스를 판매하는 형태다. 안전하고 기능성을 겸비한 음식 관광과 식문화를 창출하는 ‘완주푸드 2020’도 시작해 볼 생각이다. 완주의 식품과 먹거리 전체를 통합한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 6차 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이다.→주거 여건이 좋은 완주가 귀농 귀촌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귀농 귀촌은 2015년 1000가구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는 1600가구로 크게 늘었다. 귀농인의 집, 농업창업지원센터 등 정착 지원을 강화해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제일 가는 귀농 귀촌 중심지로 키워 나가겠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관광·체육 분야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 자원 인프라를 확충해 ‘르네상스 완주’를 만들겠다. 우선 삼례를 문화예술관광도시로 육성하는 종합계획을 추진한다. 삼례삼색마을, 상생공원, 비비정 예술열차, 책마을문화센터 등 지역 재생을 넘어 관광지를 육성하는 마스터플랜을 추진한다. 동시에 청년셰어하우스, 삼례시장 청년몰 등 청년 허브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전주 근교 구이저수지는 수상 레저 공간으로 조성하고 청소년 전통문화체험관, 어린이 모험 테마마을, 말산업 관광지를 만들겠다. 도민체전이 가능한 종합스포츠타운도 조성한다. 30만㎡에 종합운동장과 체육관을 짓는다. 우선 내년에 전국체전 테니스 경기 유치를 위해 66억원을 들여 16면 규모의 테니스장을 조성하겠다. 와일드푸드 축제를 업그레이드하고 으뜸 맛집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완주는 차별화된 어르신 복지제도가 발달한 지역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선제적 어르신 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겠다. 공공실버주택과 삼봉지구 노인회관 건립 등 실버 정책과 함께 노인 여가 코디네이터, 맞춤형 운동기구, 건강관리 지원 등 경로당 복지 허브화 시책도 병행한다. 노인대학, 성인 문해 진달래교실 등 어르신들이 배움과 여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시책도 빼놓을 수 없다. →무소속 단체장이어서 정당 선택 여부에 관심이 높다. -현재로서는 어느 정당에 입당할 생각이 없다. 무소속이어서 애로 사항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직 군민만 바라보며 소신껏 열심히 일하는 데 당적은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해피투게더3’ 김용만, “김국진과 박수홍 결혼 겹치면..”

    ‘해피투게더3’ 김용만, “김국진과 박수홍 결혼 겹치면..”

    김용만이 박수홍에 굴욕을 안겼다. KBS2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의 2일 방송은 ‘토크 드림팀 특집 2탄’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주 녹슬지 않는 입담을 뽐내며 전격적인 2주분 방송을 만들어냈던 ‘감자골X조동아리’ 김용만-박수홍-지석진-김수용-손헌수가 한층 더 강력해진 입담으로 안방극장에 또 한번의 웃음돌풍을 불러일으킬 예정.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는 ‘조동아리’ 김용만-지석진이 듀오를 결성해 이구동성 게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김용만은 ‘박수홍과 김국진의 결혼식이 겹치면 어디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국진’이라고 답해 현장에 파란을 야기했다. 함께 출연한 박수홍을 앞에 두고도 눈 하나 깜빡 하지 않고 김국진의 손을 들어준 것. 이에 박수홍은 “나는 처음 하는 결혼이지 않냐”며 김국진과의 차별성을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급기야 박수홍은 “내가 형 경조사 다 다녔다”면서 뒤끝을 작렬했고 이에 유재석은 “실제 상황 아니다. 이걸로 삐질 필요가 없다”며 다급하게 중재에 나서 폭소를 유발했다. 그런가 하면 지석진은 “난 둘 다 딱히 가고 싶지가 않다”고 말하는 등, 단답형으로 답해야 할 ‘이심전심 게임’에서도 서술형 답변을 줄줄이 내놓으며 못 말리는 수다본능 폭발시켜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이에 유재석은 “이 게임 이렇게 하는 거 아니다”라며 제재에 돌입했고, 급기야 ‘박수홍 달래기’와 ‘지석진 자제시키기’ 사이에서 멘탈 붕괴를 일으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이에 못 말리는 난상토론으로 시청자들을 포복절도케 할 ‘감자골X조동아리’의 ‘이심전심 게임’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KBS2 ‘해피투게더3’는 2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고진하의 시골살이] 자아의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고진하의 시골살이] 자아의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초저녁부터 집 주위를 맴돌며 울어 대던 고양이 울음소리가 잠잠해졌다. 이 혹한의 날씨에도 짝을 부르던 암고양이 울음소리. 뜨거운 몸의 부름이니 어쩌랴. 나는 긴 겨울밤을 주로 책을 읽으며 보내는데, 아기 울음을 닮은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책 읽기를 자주 멈추어야 했다. 고양이 소리가 잦아드니 만기 잠잠하다. 화목난로에 넣을 장작을 가지러 나와 흘깃 뒷집을 보니 독거노인은 벌써 잠이 드신 모양이다. 늦도록 켜 두곤 하던 TV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돌담 너머 동쪽 하늘에는 주먹만큼 큰 별들이 떠올라 시리게 눈을 찌른다. 마당 한쪽에 우뚝 서서 총총한 별들을 바라보노라니, 머릿속이 다 맑아진다. 조금 전에 읽고 있던 책에 나오던 사하라 사막의 밤하늘 풍경이 어른거린다. 사실 지난 연말에는 사하라 사막에 다녀오고 싶었다.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으로 포기하고 말았지만, 대신 그곳 풍경을 담아낸 책을 읽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스티븐 도나휴의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요즘 나는 이 책에 폭 빠져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막은 인생의 여로에 대한 은유에 다름 아니다. 즉 인생이라는 사막, 변화라는 사막을 건너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유익한 제안을 던지고 있다. 사하라 사막 같은 곳에서 숱한 고통과 죽음의 고비를 넘으면 현자나 품음 직한 이런 잠언을 쏟아낼 수 있는 것일까. “자아에서 공기를 조금만 빼면, 꼬이고 꼬인 인간 관계의 사막에서 헤어 나와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치유의 오아시스로 들어설 수 있다.” 누구나 일생을 사는 동안 몇 번의 궁지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 도나휴도 숱한 장애물이 도사린 사하라 사막을 차를 타고 건너다가 어느 날 모래 속에 차가 빠져 꼼짝달싹 못 하는 궁지에 몰린다. 모래 속에 갇힌 차를 빼내기 위해 뜨거운 모래 먼지를 뒤집어 쓰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지만 실패한다. 결국 누군가의 제안으로 타이어의 바람을 빼는 모험을 감행하는데, 그러고 나서야 모래에서 차를 끄집어내어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여기서 그는 자기가 얻은 소중한 깨달음을 이렇게 갈파한다. “사하라 사막에서 부딪히는 문제는 공기 부족이 아니라 공기 과잉 현상이다…이처럼 정체된 상황은 우리의 자신만만한 자아에서 공기를 조금 빼내어야 다시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타이어에서 공기를 빼고 차의 높이를 낮춰라…우리의 자아에서 공기를 조금 빼면, 현실 세상과 좀더 가까워지고 좀더 인간적이 될 수 있다.” 우리의 타성을 깨우는 멋진 잠언이 아닌가. 우리가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널 때 타이어에서 공기를 빼듯이 겸허해져야 한다는 것. 이때 겸허란 우리는 결코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 유한한 존재라는 것, 우리 자신의 약점까지를 포함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이런 겸허한 삶의 태도를 통해 변화무쌍한 인생이라는 사막을 헤쳐 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거품을 북적이며 사는가. 허세, 허영, 허풍 같은 말은 곧 우리 삶의 거품을 드러내는 말이 아니던가. 하지만 이런 거품은 때가 되면 잦아들기 마련이고 그렇게 거품이 잦아들면 우리의 알몸은 드러나고 만다. 우리가 지닌 소유든 명예든 지위든 지식이든, 그런 걸로 알몸을 가리려 해봐야 결국 그건 사그랑주머니에 불과하지 않던가. 영하 10도 이하로 곤두박질친 혹한의 밤에, 내가 이런저런 걸 지녔다고 아무리 우쭐거려 봐야 화목난로에 넣을 장작 몇 개비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온몸이 와들와들 떨려 책도 읽을 수 없고, 인생의 사막을 건너는 지혜 한 잎 건질 수 없다. 만일 우리가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우주의 주재이신 분이 우리의 알몸을 드러내기 전에 자아의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고 인생의 사막을 건너야 하지 않을까. 지금 창밖엔 한겨울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집 앞의 가로등 불빛이 겨우내 매달렸던 대추나무의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을 비춰 준다. 알몸을 드러낸 겨울나무들을 보며 모처럼 깊은 묵상에 잠겨 보는 밤이다.
  • [2017 공직열전] 현장 챙기는 ‘감사원의 꽃’… 공채·특채 등 출신 다양

    [2017 공직열전] 현장 챙기는 ‘감사원의 꽃’… 공채·특채 등 출신 다양

    감사원에서 과장은 ‘감사원의 꽃’으로 불린다. 감사의 착안·기획부터 실무적 판단, 보고서 작성까지 과장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사원 과장들은 감사현장에서 수개월간 감사관들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한다. 감사관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일과를 마치고 감사관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그들을 달래주는 것도 과장의 몫이다. 이 때문에 감사를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 과장의 판단과 능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과장에 오르기까지 행정고시(5급) 출신은 대략 15년, 7급 공채 출신은 20년 이상이 걸린다. 현장 경험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의미다.1일 현재 감사원 내 과장급은 총 99명이다. 총 직원이 1047명임을 고려하면 9.5% 수준이다. 이 가운데 행정고시 또는 기술고시에 합격한 5급 공채 출신은 44명, 7급 공채 출신은 35명이다. 변호사, 회계사, 박사 등 전문성을 살린 특채 출신도 많다. 변호사 출신 과장은 4명, 회계사 8명, 박사 3명, 별정직은 1명이다. 7급 경력 채용은 1명, 다른 부처에서 전입해온 8급 공채 1명, 8급 경력 채용 1명, 9급 공채 출신은 1명이다. 국가의 살림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를 감사하는 곳이 재정경제감사국 제1과다. 어느 과가 중요하지 않겠느냐마는 국가의 예산을 감사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자리다. 그런 점에서 최정운(47·행시 40회) 제1과장은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감사원의 차세대 지도자로 손꼽히고 있으며, 예산과 기금 전반에 대한 감사뿐만 아니라 재정융자사업 감사와 취약계층 및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감사 등에서도 성과를 냈다. 강성덕(52) 재정경제감사국 제3과장은 회계사 특채 출신이다. 수년간 회계법인에서 일한 만큼 국세청과 서울지방국세청, 조세심판원과 그 소속기관에 관한 감사를 진행하는 제3과장 자리의 적임자로 꼽혀왔다. 아이디어가 많고, 회계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이 날카로워 금융, 국세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거둬왔다.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술자리를 자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진(44·행시 41회) 산업금융감사국 제3과장은 감사원 내 ‘대표 브레인’으로 통한다. 기획 능력이 뛰어나고 감사 실무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실무 감사관 시절 문제점을 발견하면 집요하게 매달려 대상기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지난해 공공기관감사국 제3과장 재직 시 한국농어촌공사의 구조적·조직적 횡령사건을 파헤쳐 감사 지휘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윤재(48·행시 38회) 행정안전감사국 제1과장은 긴급구조기관 감사와 국민안전 위협요소 대응실태 감사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감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관련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소신이 뚜렷하고 카리스마 있게 감사를 진행하는 스타일이다. 자기관리가 철저하며 감사원 내 ‘탁구 일인자’로도 유명하다. 유종남(57) 사회복지감사국 제5과장은 7급 공채 출신으로 세무분야에 정통한 베테랑이다. 업무 열정이 대단해 젊은 감사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지난해 담뱃세 등 재고차익 관리실태 감사를 주도해 일부 담배제조업체가 담뱃세 2000억여원을 탈루한 사실을 밝혀냈다. ‘핵심을 짚는 감사’ 스타일로 유명하며, 감사원 내부에선 푸근한 인상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이우종(57) 국방감사국 제4과장 역시 7급 공채 출신으로 뚝심과 열정이 대단하다. 실무 감사관 시절부터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는 ‘이석호 사건’ 등 주요 감사에서 공을 세웠다. 아울러 방산비리특별감사단 출범과 함께 방탄복, 탄약폐기처리 사업 감사 등 방산비리 감사에서 탁월한 지휘력을 발휘했으며 인품까지 훌륭해 후배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신치환(47·행시 41회) 감찰담당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사원 내부 감사업무를 수행했다. 겉은 부드럽지만 꼼꼼하고 원칙에 입각한 일 처리로 감찰담당관 직위에 제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지방자치·산업환경·국방·특별조사 등 감사 경험이 풍부하며, 특히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방감사단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소해함 납품비리 등 방산비리 감사를 주도했다. 김찬수(46) 감사연구원 제3팀장은 서울대 경제학 박사 특채 출신으로 감사원 연구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민자사업 추진 실태, 세출 구조조정 등 재정 분야에서 이론을 정립하고 감사방향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황해식(44·행시 42회) 특별조사국 제4과장은 비위 공무원에 대한 감찰이라는 쉽지 않은 일을 하면서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감사관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종운(45·행시 41회) 기획담당관은 대상기관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며 직원들을 잘 챙기는 등으로 선·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 최연소 과장인 남가영(38·행시 44회) 국제협력담당관은 ‘능력자’로 통한다. 대학교 3학년 때 행시에 합격하고 4학년 때 공인회계사에 합격했다. 각종 국제행사에서 간부와 외빈에 대한 의전뿐만 아니라 말단 부하 직원의 대소사까지 모두 꼼꼼히 챙기는 여성 특유의 세심함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금융 분야 감사 시 ‘천재소녀’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감사 실력도 인정받았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갈등 혼란 여전한 국정 역사 교과서 최종본

    교육부가 어제 국정 역사 교과서 최종본과 검정 역사 교과서의 집필 기준을 확정해 발표했다. 그동안 진보와 보수 학계의 최대 쟁점이었던 ‘1948년 대한민국 수립’ 표현을 놓고 정부가 나름의 절충 해법을 제시한 것이 이번 확정안의 골자라 할 수 있다. 교육부는 향후 검정 역사 교과서의 새 집필 기준으로 1948년에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모두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국정 교과서 최종본에서는 애초 검토본에서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수립 과정의 다양한 역사 인식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결정은 의미가 작지 않다. 반민족 행위, 새마을운동의 한계점, 제주 4·3사건 등도 서술을 강화하는 쪽으로 손질했다. 여론 갈등을 봉합하려 정부가 고심한 흔적이 읽힌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국정 역사 교과서를 검정 교과서의 집필 기준으로 제시한 교육부의 방침부터 저항이 여전하다. 고교에 이어 중학교 검정 교과서 저자들도 집필을 거부한 상황이다. 일부 수정된 집필 기준도 여론을 달래려는 정부의 꼼수라고 성토한다. 국정 교과서의 집필 기준을 보완해 봤자 기존 검정 교과서의 집필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주장이다. 역사 교과서는 내년부터 국정과 검정이 혼용된다. 당장 3월 신학기부터는 국정 교과서를 희망하면 ‘연구학교’로 지정해 교육부가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개학이 코앞인데 이마저 제대로 진척되는 것도 아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교육부의 연구학교 공문을 일선 학교에 전달조차 하지 않은 데가 9곳이다. 교육부가 안간힘을 써도 국정 교과서의 꺼진 동력을 되살리기는 어려울 성싶다. 사정이 다급해도 교육부는 연구학교 확산을 위해 예산 지원을 흥정해서야 부작용이 크다. 국민 이목이 집중된 사안에 돈주머니로 유인하는 정책은 볼썽사납다. 검정 집필진의 경직된 태도 역시 문제가 있다. 국정 교과서도, 집필 기준 강화도 전부 안 된다는 고집이 최선은 아니다. 기존 검정 교과서들에 국가 정체성을 왜곡한 오류가 적지 않다는 지적에도 귀를 열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교육 현장의 안정을 무시하는 일방통행은 국민 지탄을 면키 어렵다. 성의를 다해 집필하되 국정이든 검정이든 교사와 학부모의 자율 선택에 전적으로 운명을 맡기는 것이 옳다.
  • 설날 귀성 귀경 정체 시작…연휴 중 가장 혼잡한 날

    설날 귀성 귀경 정체 시작…연휴 중 가장 혼잡한 날

    설인 28일 귀성·귀경 차량에 고속도로 곳곳에서 이른 아침부터 정체가 시작됐다. 설 당일인 28일은 설 연휴 중 가장 혼잡한 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 현재 고속도로 정체·서행구간은 총 73.6㎞로 나타났다.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은 잠원나들목에서 반포나들목까지 1.0㎞에서 차들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반대 서울방향은 달래내고개→양재나들목→서초나들목 6.2㎞가 막힌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서울방향 일직분기점에서 금천나들목까지 3.8㎞에서 차들이 시속 20㎞ 미만의 속도를 내고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창원방향 여주분기점에서 감곡나들목까지 14.8㎞와 대구부산고속도로 대구방향 대동분기점에서 상동나들목까지 7.3㎞, 울산고속도로 언양방향 사연교에서 언양분기점까지 8.1㎞에도 차가 많다. 승용차로 오전 9시 서울요금소에서 출발하면 부산까지 5시간 50분, 울산까지 6시간 3분, 대전까지 2시간 30분, 대구까지 4시간 51분, 광주까지 3시간 50분, 목포까지 4시간 30분, 강릉까지 2시간 40분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고속도로 상황이 원활할 때 보다 길게는 1시간 이상 더 걸리는 것. 애초 설 당일인 28일은 이번 연휴 가운데 고속도로가 가장 혼잡한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는 이날 총 515만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로공사는 오전 9∼10시에 본격적인 귀성·귀경이 시작돼 오후 4∼5시에 고속도로 정체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귀성 정체는 오후 11시부터 밤 12시 사이 해소되고 귀경 정체는 날을 넘겨서 29일 오전 2∼3시쯤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오리온자리 ‘10배 즐기기’

    ​[이광식의 천문학+] 오리온자리 ‘10배 즐기기’

    ‘별자리의 왕자’ 오리온자리 겨울 밤하늘 별자리 중에서 단연 압권은 오리온자리일 것이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88개의 별자리에는 모두 21개의 1등성이 있는데, 북반구에서는 오리온자리만이 1등성을 두 개나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의 좌상귀에 있는 붉은 별 베텔게우스와 우하귀 쪽의 푸른 별 리겔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요즘 오리온을 만나려면 밤 8시쯤 바깥으로 나가 남쪽 하늘을 보면 된다. 중천에 커다란 방패연처럼 걸려 있는 오리온자리를 찾기는 아주 쉽다. 앞에서 말한 두 1등성과 가운데 등간격으로 늘어선 삼성을 보면 금방 오리온자리인 줄 알 수 있다. 오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솜씨 좋은 사냥꾼의 이름이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로 태어난 오리온은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를 사랑하지만, 아르테미스의 오빠인 아폴론이 이들의 사랑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나머지, 사냥하고 있는 오리온을 발견하고는 동생에게 내기를 청한다. 오리온을 과녁 삼아 활쏘기를 하게 된 것이다. 오리온인 줄 모르는 아르테미스는 사냥의 여신답게 화살을 오리온의 머리를 정확히 명중시킨다. 나중에 자신이 쏘아 죽인 것이 오리온임을 알게 된 아르테미스는 큰 슬픔에 빠졌고, 신들의 왕 제우스는 아르테미스의 슬픔을 달래주기 위해 오리온을 밤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밤하늘의 오리온은 방패와 몽둥이를 들고 우람하게 버티어선 사냥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사냥꾼은 밤새 하늘을 질주해 새벽녘이면 서쪽으로 진다. 오리온의 허리에는 세 개의 별이 등간격으로 나란히 빛을 발하고 있다. 바로 오리온 삼성이다. 중앙의 세 별은 모두 푸른빛을 내는 비슷한 밝기의 2등성이다. 별지기들은 재미삼아 이 별 이름을 차례로 왼다. 민타카, 알릴람, 알니탁. 눈치 빠른 이들은 알아챘겠지만, 다 아랍어 이름이다. 기독교 교회의 품 안에서 미몽에 빠져 있던 서방세계가 코페르니쿠스가 나타나기 전까지 1000년 동안 천문학은 아랍 세계가 앞서 있어 별들 이름이 이렇게 지어진 것이다. ​이 삼성 아래쪽에는 오리온 대성운(M41)이 있다. 아름다운 나비 모양의 붉은색 성운이다. 하지만 크기는 무려 25광년, 거리는 1,500광년이다. 태양계를 만든 성운의 크기가 2~3광년이라 하니, 태양계 10개는 거뜬히 만들 수 있는 대성운이다. 당신이 오늘 밤 본 오리온성운의 빛은 신라, 백제, 고구려가 아웅다웅하던 삼국시대에 출발한 빛이다. 지금도 이 성운 안에서는 아기별들이 태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삼성을 더 따라가 보자. 삼성에서 북쪽으로 눈길을 주면 황소자리의 주황색 별 알데바란이 보이고, 좀생이별(플레이아데스)과 히아데스성단이 눈에 띈다. 또한 오리온자리 왼쪽으로는 큰개자리 알파 별로, 온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가 시퍼런 빛을 흘리고 있다. 늑대 눈처럼 시퍼렇게 보이는 시리우스는 사실 쌍성으로, 그중 밝은 별은 태양보다 23배 더 밝다. 거리는 8.6광년. 동양에선 시리우스를 천랑성(天狼星), 곧 하늘 늑대 별이라 불렀다. ​ 너무나 다른 베텔게우스와 리겔​ 하지만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하는 별은 바로 오리온자리의 두 1등성인 베텔게우스와 리겔이다. 두 별은 같은 1등성이기는 하지만, 개성은 너무 다르다. 먼저 베텔게우스는 임종을 앞둔 늙은 별이지만, 리겔은 젊디젊은 주계열성 별이다. 태양을 비롯한 거의 모든 별은 수소 핵융합을 하는 주계열성이다. 별은 생애의 대부분을 주계열성으로 지내다가 마지막에는 백색왜성으로 쪼그라들든가, 초신성 폭발로 최후를 장식한다. 별의 최후를 결정짓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바로 별의 덩치, 곧 질량이다. 청색 초거성인 리겔은 베타 별이지만 알파 별인 베텔게우스보다 더 밝다. 무려 태양 밝기의 12만 배나 된다. 온 하늘에서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다음 7번째로 밝은 별이다. 크기는 태양 크기의 약 80배이고, 지구로부터 거리는 860광년이다. 리겔과는 반대로 적색 초거성인 베텔게우스는 지름이 태양 크기의 900배나 된다. 만약 베텔게우스를 태양 자리에 끌어다 놓는다면 화성을 넘어 목성 궤도까지 잡아먹을 것이다. 변광성인 베텔게우스의 밝기는 태양의 50만 배, 거리는 640광년이다. 그런데 이 별은 지금 인류가 가장 주목하는 별이 되어 있다. 조만간 수명이 다해 초신성으로 폭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별이 터진다면 폭발로 인한 빛이 지구가 형성된 이후 가장 밝은 빛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폭발 시점은 알 수 없으나, 우주 시간으로는 잠시인 100만 년 이내에 언제라도 가능하며, 2020년이 오기 전에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물론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현장에선 이미 640년 전에 일어났던 일일 것이다. 640년 전이라면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군사를 돌릴 때이다. 베텔게우스가 폭발한다면 지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나이가 850만 년인 이 늙은 거성은 중심에서 연료가 소진되면 내부로부터 붕괴해 엄청난 폭발과 함께 마지막 빛을 발하게 된다. 이때 우리는 약 1~2주간 밤하늘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밝은 빛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곧, 초신성 폭발하면서 발하는 빛은 몇 주일에 걸쳐 밤을 낮처럼 만들고 마치 하늘에 2개의 태양이 떠 있는 것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이후 몇 달간 서서히 빛이 사그라져 결국에는 성운이 될 것이다. 지구에서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 지구가 직접 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초신성 폭발의 뒷이야기가 더욱 중요하다. 별이 수소로부터 시작해 철까지 만들면서 최후를 맞지만,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모두 별이 폭발할 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몸을 이루는 원소들은 수소 외에는 모두 별 속에서, 그리고 별이 폭발할 때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것이 우주를 떠돌다가 태양계 초기 지구가 생성될 때 합쳐졌고, 이윽고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을 빚어냈던 것이다. 우리 몸속의 철, 칼슘, 마그네슘, 인, 요오드 등이 다 그렇다. 이건 픽션이 아니라 팩트다. 그러니 별들이 초신성 폭발로 온몸을 아낌없이 우주 공간으로 흩뿌리지 않았더라면 우리 인간도 다른 생명체들도 존재하지 못했을 거란 얘기다. 이것이 바로 사람과 별의 관계, 인간과 우주의 관계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고은 시인은, “소쩍새가 온몸으로 우는 동안/별들도 온몸으로 빛나고 있다/이런 세상에서 내가 버젓이 잠을 청한다(‘순간의 꽃’ 중에서)”고 노래했던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美상품 수입 늘려 트럼프 달래고… 日·멕시코와 FTA 추진

    美상품 수입 늘려 트럼프 달래고… 日·멕시코와 FTA 추진

    G20회의 등 활용 美정부와 소통… 美 기술집약 장비 도입 늘리기로 ‘한·중 펀드’ 콘텐츠 제작 등 지원…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신규 FTA 진승호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은 지난 25일 언론 브리핑에서 “매년 초 발표하는 대외경제정책 방향이 올해만큼 주목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얘기다. 자국 보호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주요 경제정책의 대대적인 수정과 폐기를 예고했다. 우리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인 중국은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한국산 제품 수입과 한류 문화 진출에 어깃장을 놓는 상황이다.이에 대해 정부는 양자 협의와 국제 공조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해서는 가급적 빨리 양자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오는 3~4월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등 다자회의를 적극 활용해 트럼프 정부와 소통할 방침이다. 필요하면 범부처 대표단의 방미를 추진해 통상·투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무역협회와 헤리티지재단의 통상정책 포럼과 한국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후원하는 한·미 민관합동포럼 등 양국 협력행사도 활발히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트럼프 정부와 예상되는 직간접적인 갈등 요인 8가지를 정해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철강 등 공급과잉 품목 중심의 수입 규제 ▲환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중 마찰 ▲미·멕시코 마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투자) ▲국경세 조정 등이다. ‘트럼프 달래기’ 전략도 제시됐다. 미국 셰일가스 등 대미 원자재 교역을 늘리고 산업용기기, 수송장비 등 선진기술이 적용된 기술집약적 장비 도입을 늘려 대미 경상수지 흑자를 줄일 방침이다. 또 국내 투자자와 기업들이 항공기, 선박 등 실물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직접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하면 세계무역기구(WTO)나 FTA 채널을 통해 국제 공조로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관계부처 중심의 한·중 통상점검 태스크포스(FT)를 민관합동회의로 확대해 우리 기업이 겪은 중국의 무역 보복 사례 등 현장 애로를 신속히 듣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에 열릴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비롯해 한·중 FTA 이행위원회, 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양·다자 채널을 통해 중국과의 소통을 확대한다. 사드 영향으로 침체된 중국 내 한류 붐을 다시 일으키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는 올해 열리는 한·중 문화산업포럼, 한·중·일 문화산업포럼 등 정부 교류 행사와 오는 3월 열리는 홍콩필름마트, 4월 개최되는 항저우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 민간 행사를 통해 콘텐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한·중 문화산업 공동발전 펀드를 활성화시켜 콘텐츠 제작과 판로 개척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TPP 탈퇴를 추진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대두로 대외 통상 환경이 개별 국가나 개별 경제권과의 FTA가 부각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판단했다. TPP 후발 주자로 뛰어든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진 국장은 “TPP 가입을 추진한 12개국 가운데 우리는 이미 10개 국가와 양자 간 FTA를 체결했다”면서 “나머지 2개국인 일본, 멕시코와 경제협력을 강화해 FTA 체결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일본과의 직접 FTA 대신 한·중·일 FTA의 성사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한·중미 FTA 협상 국내 절차와 에콰도르,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이 소속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러시아, 벨라루스 등으로 구성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도 신규 FTA를 추진한다. 아울러 이미 FTA 협정을 맺은 인도, 동남아국가연합(ASEAN), 칠레와는 추가 협상을 거쳐 주력 품목에 대한 자유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고속도로 교통상황, 양방향 모두 정체…서울→부산 5시간 40분

    고속도로 교통상황, 양방향 모두 정체…서울→부산 5시간 40분

    26일 설 연휴를 앞두고 귀성 행렬이 이어지면서 고속도로 교통상황이 상·하행선 양방향 모두 정체를 빚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주요 도시 요금소 사이 소요시간은 승용차로 오후 6시 출발 기준으로 부산 5시간 40분, 울산 5시간 40분, 광주 6시간, 목포 6시간 20분, 대구 4시간 40분, 대전 3시간 40분, 강릉 3시간 10분이다. 같은 기준으로 부산에서 서울까지는 4시간 20분, 울산에서 서울까지는 4시간 25분, 광주에서는 3시간, 목포에서는 3시간 30분, 대구에선 3시간 25분, 대전에선 1시간 40분, 강릉에서는 2시간 20분이 걸린다.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은 경부선입구(한남)→잠원나들목, 기흥휴게소→안성분기점, 잠원나들목→서초나들목, 북천안나들목→남이분기점, 청주분기점→죽암휴게소 등 총 84.5㎞ 구간이 막힌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창원방향도 괴산나들목→장연터널남단, 낙동분기점→선산나들목, 남여주나들목→감곡나들목 등 41.7㎞ 구간에서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방향은 발안나들목→행담도휴게소, 당진분기점→서산나들목, 대천휴게소→대천나들목 등 총 35.8㎞ 구간에서 차량이 시속 20㎞ 이하로 서행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도 마성나들목→양지나들목, 월곶분기점→군자요금소, 이천나들목→여주휴게소, 서안산나들목→동군포나들목 등 총 35.7㎞ 구간에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다. 수도권에서 설을 쇠러 올라오는 귀경 행렬도 시작됐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향은 발안나들목→팔곡분기점, 일직분기점→금천나들목 등 총 24.2㎞ 구간에서 막히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도 안성나들목→안성분기점, 달래내고개→경부선종점 등 총 15.8㎞ 구간에 정체를 빚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포, 베트남댁이 차린 바나나·자몽 차례상

    마포, 베트남댁이 차린 바나나·자몽 차례상

     “동쪽에는 꽃병을 두고 서쪽에는 과일이 놓여야 해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주민센터 강당에는 때이른 설 차례상이 차려졌다. 그런데 모양새가 우리나라의 전통 예법과는 맞지 않다. 배와 사과, 대구, 밤 등을 올리는 우리 전통 차례상과는 달리 바나나와 자몽 등이 올랐다. 베트남의 전통 차례상이다. 이날 상을 차린 원옥금(42·여) 재한베트남공동체 대표는 “베트남도 음력 1월 1일이 ‘뻿’이라는 큰 명절로 조상께 드릴 ‘오과상’(과일 5개를 올리는 상)을 차린다”면서 “배와 바나나, 연시, 귤, 자몽 등을 기본적으로 올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마포구가 결혼하며 우리나라로 이주해 온 베트남 여성을 위해 마련한 ‘설맞이 어울마당’이었다. 구 관계자는 “우리 구에는 모두 3000여명의 결혼이주여성이 사는데 명절이면 평소보다 짙게 향수를 느낀다”면서 “현지 음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외로움을 달래 보려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어울마당 행사에는 베트남 여성 40여명과 행사 후원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임직원봉사단원 20여명, 공무원 등 모두 7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베트남 전통 차례상을 차린 뒤 함께 쌀국수 등 전통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원씨는 “베트남 여성들은 한국식 차례상을 차릴 때마다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19년째 상을 차리는 나도 생선을 어느 쪽에 둬야 하는지 매번 헷갈린다”며 웃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남편과 시부모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주여성의 원활한 적응을 돕기 위해 결혼이민자 멘토링 프로그램과 다문화자녀 언어발달지원사업, 통·번역지원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해마다 외국인 관광객 650여만명이 찾는 다문화도시답게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정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꾸준히 배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 70년간 유지된 국제질서가 급격하게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은 23일 미국과 일본, 중국의 3국 전문가를 대상으로 가상좌담회를 개최해 한국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전문가들도 각국의 입장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좌담회에 참가한 전문가는 스콧 슈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한반도문제 포럼주임)이다. 슈나이더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정책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통상 압박이 있을 가능성을 전망했다. 반면 진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펼친 갈등이 1라운드였다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한반도와 대만을 고리로 미국과 중국이 갈등 2라운드를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쿠조노 교수는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를 제안했다. →트럼프 취임식 및 이후 행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미국에 계속 의지해야 하나. -슈나이더 연구원:미국이 아시아에서 한국이나 일본 등 동맹과 맺은 공약에서 후퇴할 것이라는 구체적 증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주의자’가 될지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추구하고자 더 적극적일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자칭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 결과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조가 심화되면 한국은 불편해질 것이고 외교정책에도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진 교수:미국 우선주의가 유아독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무역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면적인 무역 전쟁은 모두에게 출혈이 크며 중국 상품을 봉쇄하면 미국에 더 큰 혼란이 생긴다. -오쿠조노 교수:도발적인 북한과 거대한 중국 등을 상대하고 있는 한국에 현실적으로 한·미 동맹 없이 자체적인 안전보장은 쉽지 않다. 미국을 붙잡아 놓을 전략이 필요하다.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적 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는 필요하다. 이슈에 따라 자기주장을 펴면서 자기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한·미 동맹에서 미국 변수도 있지만 한국 변수도 있다. 한국에 급진적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조의 흐름 자체도 달라지고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의 대미 외교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미국에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진 교수:미국은 70년 동안 한국의 제1협력국이었고 북한은 한국의 제1적대국이었다.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 대결을 벌이는 한 한·미 관계는 한국의 대외관계에서 최우선순위다. 트럼프 취임으로 불확실성이 가미됐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슈나이더:한국을 주요 동맹으로 보는 미국의 기존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정부 초대 외교안보라인도 동맹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한·미 FTA 등 통상 이슈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한·미 관계는 어느 정도 한국의 대응에 달렸다고 본다. 한국은 트럼프로부터 떠날 수도 있고,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더욱 강한 동맹 파트너십을 만들 수도 있다. -오쿠조노 교수:한국은 한·미 동맹이란 틀을 국가안보 체제와 국가안전을 지키는 기본 축으로 삼고 있다. 국가 존속유지를 위한 기본 전제인 셈이다. 한국에 중국은 여러 입장에서 중요한 존재이지만 미국과 대등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미·중 사이에 균형외교란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한국은 거대한 중국의 흡입력과 압박을 대처하는 데 미국을 끌어들여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절대적이 됐다. 지나친 의존으로 중국의 정치상황이 불안정해지거나 문제가 생길 때 한국이 받게 될 충격은 작지 않다. 중국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지나친 의존은 위험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오쿠조노 교수:기본적으로 강경 대응이 예상되지만 필요에 따라 극적인 타협도 불가능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국 정치인과 다르다. 이념보다 이해관계를 중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흥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일괄 타결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북한을 보는 미국과 한·일 양국의 시각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유지, 존립을 국익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결정적일 때 북한의 숨통을 틔워 주면서 한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중국은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공식적으로 용인할 수도 없다.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해 온 대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핵을 가진 대만이다. 한·미의 문제는 북한이 이미 사실상 핵을 가져버렸다는 데 있다. 핵을 가진 북한과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사드를 둘러싸고 중국은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진 교수:6개월 정도는 서로 지켜볼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행동을 보면서 판단할 것이다. 북한 역시 이제까지 상대한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섣불리 행동할 수 없다. 북한은 제일 힘든 상대를 만났다.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하지 않은 북·미 관계 개선은 한국부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 북핵 문제는 북한의 안전 우려가 발단이다. ‘안전 대 안전’의 빅딜이 이뤄져야 한다. -슈나이더:북한이 도발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물리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 협상도 가능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멈추고 노선을 바꾸려는 의지를 보일 때만 가능할 것이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더 유리하고 유연한 조건에서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트럼프 정부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는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다각도의 충돌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이 최근 한국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무형의 보복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은 균형이 맞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이 사드를 둘러싸고 한국과의 관계를 계속 악화시킨다면 결국 한국이 미국에 더 의존하게 만들어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미국은 이후 중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하나의 쟁점으로 만들어 다뤄야 할 것이다.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이다. 중국의 역할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데려오고 북한이 중국의 국익을 위협하고 있으니 이를 멈추라고 설득하는 데 있다. -진 교수:중국은 사드를 단순한 군사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 전략 문제로 본다. 대중국 봉쇄 전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를 대신 해결하라고 하는데 중국은 자국 기업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다. 대북 제재로 단둥 경제가 죽어간다는 말도 나온다.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최근 주장을 살펴보면 사드의 목적이 대북 방어가 아니라 중국 압박용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오쿠조노 교수:센카쿠 열도 문제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면서 일본 길들이기를 시도한 적이 있다.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반하는 경우 국제법이나 국제관례를 인정하지 않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자의적인 측면이 강한데 한국, 일본 등은 중국이 국제법과 국제관례를 지키도록 촉구하고 견제해야 한다. 남중국해 문제도 결국 같은 맥락의 문제로 중국에 대한 한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진 교수:한국과 미국은 중국이 북한의 숨통을 끊기 바라지만 중국은 1300㎞에 이르는 국경선을 맞댄 국가가 적대국으로 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북·중 70년 관계를 완전히 무시하고 북한을 괴멸시키라는 요구를 중국이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는가. -오쿠조노 교수:일부 한국인은 중국이 마치 북한을 버리고 한국을 선택했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때로는 중국을 믿었는데 배신당했다는 주장을 한다. 한국인의 착각이다. 중국 외교에서 한반도는 미국을 상대하는 대미 외교상의 가치를 지닌 카드다. 북한이 존재한다는 것, 한반도가 분단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은 중국에 국익이다. 북한이 불투명한 상황일수록, 한국은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된다. 북한리스크를 관리하고 제어하기 위해 한국은 중국에 의존하게 된다. 중국에 불투명한 북한이 있는 것은 한국을 다루고 한반도 정책을 펴는 데 유리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을 주창했는데 리더가 될 수 있나. -슈나이더:중국은 미국에 비해 리더다운 행동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말과 행동이 따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아직 중국은 멀었다고 본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가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그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외교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긴장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 -진 교수:중국은 세계 지도국이 되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럴 조건과 자격이 갖춰지지도 않았다. 트럼프가 실책한다 해도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자유무역과 안보는 다른 개념이다. 자국의 안보를 해치며 자유무역을 실시하는 나라는 없다. 실제로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은 한국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게 대응할 것이다. 그동안 쌓아 왔던 전방위적 협력은 전방위적 대결 관계로 변할 것이다. 미국이 기어코 중국과 대결을 펼치려 하고 한·미 동맹이 그 역할을 한다면 중국에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차기 정부의 사드 재협상 가능성은. -진 교수:사드는 한국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 아니다. 지금 최선은 사드 배치를 차기 정권으로 미루고 한·중 양국이 소통과 협상을 통해 적당한 해결 방도를 찾아야 한다. 일부에서 야당 의원만 상대한다고 하는데 한국 정부가 중국의 말을 들으려 한 적이 있는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를 하나. 사드를 미국이 주도하는 한 누가 집권해도 중국은 반대한다. 사드의 통제권이 미국에 있는 한 이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중국의 국력과 반비례한다. 국력이 약할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강할수록 중요성이 약화된다. →대일 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슈나이더:위안부 협의는 정상적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한 단계였다. 그러나 지금 그 합의는 흐트러지고 있다. 향후 어떤 합의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나는 위안부 합의와 그에 따른 후속 상황이 한동안 한·일 관계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 문제의 원칙을 유지하되 외교적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 -진 교수: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사드 배치로 한·중이 소원해진 틈을 이용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는 등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미·일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줄 것을 바란다. -오쿠조노 교수:아베 정부는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한·일 관계라는 양자 관계로뿐만 아니라 대중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패권을 추구하는 거대한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아시아의 국제질서를 새로 짜려고 하고 있다. 기존 질서를 존중하기보다 자신들에 의한 새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 중국은 경제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안전보장상 위협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같은 가치관의 한·일이 손잡으면 중국이란 거대한 존재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중국을 국제 질서 안에서 건설적으로 끌어들여서 같이 성장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그런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국제적인 시각, 거시적 차원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일본은 위안부 합의로 침략전쟁의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진 교수:위안부 문제는 한국에 살에 박힌 가시와 같다. 건드리면 계속 아프다. 가시를 뽑으려면 일본이 참다운 사죄를 해야 한다.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한을 풀어 주지 못하는 한 위안부 문제 합의가 재논의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쿠조노 교수:2015년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했지만 한국 내에서 위안부 합의 재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위안부 합의는 고노담화, 아시아 여성기금 등의 조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2015년 합의는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한 것이다. 소녀상 문제 등에 대해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강경책을 꺼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지층인 보수개헌 세력을 달래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국제법과 국제 관례에 따른 결정을 지켜 줬으면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안보적 이익과 역사·영토 갈등을 분리할 수 있나. -슈나이너: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더욱 진전을 거둬야 한다. 그러나 결국 역사 문제는 계속 남아 양국 관계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제약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군사정보 공유 등 안보적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 북핵에 대한 공동 대응 강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오쿠조노 교수:한·일 두 나라의 정책결정자와 정부 관계자는 양국 안보 협력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일 안보협력을 정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한·일 안보협력의 수위와 성사 여부는 한국 국내 문제에 달려 있다. 일본은 언제든지 협력에 응할 수 있지만 한국은 국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일본은 보고 있다. 아베 정부의 역사인식 태도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역사인식 문제가 한·일 협력의 전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우리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국 협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함께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북한 문제도 한·미, 한·일, 한·미·일 공조가 필요하다. -오쿠조노 교수:한·미·일 3국은 기존 질서를 무시하며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의 부상이란 공통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당장 발등의 불은 핵과 미사일을 쥐게 된 북한의 위협이다. 전에 비해 소형화되고 정밀화된 미사일과 핵무기를 손에 쥔 북한은 한·미·일 3국의 공통된 위협이다. 당장 국가 안전보장상 심각한 문제이다. 게다가 북한은 불투명하고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든 제어할 필요성이 있다. 한·미·일 3국 협력은 이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진 교수:동북아에 ‘작은 나토’ 즉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이 구축되는 것은 중국엔 악몽이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지정학적’ 군사동맹 관계가 약화되고 ‘지경학적’ 경제협력이 강화돼야 한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 역사문제는 화약통과 같다. -슈나이더:북·중·러 3각 관계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중국과 북한의 안보관계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약하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국이 아니라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한 북·중·러 3국으로부터 심각한 반발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은 멈춘 지 오래됐지만 북한을 포함한 6개국이 트럼프 시대에 양자로든 다자로든 복잡한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스콧 슈나이더 미국 내 손꼽히는 동북아 및 한반도 전문가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겸 한·미정책 프로그램 국장이다. 북한에 관한 다수의 책을 펴냈다. CFR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아시아재단 서울지부 대표를 역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등에서 한반도 전문가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계 부인과 2녀를 두고 있으며 한국말에도 능숙하다. ▶오쿠조노 히데키 일본의 대표적인 소장파 동북아·한반도 전문가로 한반도 문제를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함수 관계 속에서 분석해 왔다. 1964년 후쿠오카 출신으로 일본 방송협회(NHK) 기자, 아사히신문 기자 등 5년 가까이 국제 문제 및 동북아·한반도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한반도·동북아 문제로 특화돼 있는 시즈오카 현립대학 교수로 있다. ▶진징이(景一) 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53년 지린성에서 태어난 진 교수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 지역연구소 객원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지금은 베이징대 교수 및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 류승범 “왜 14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냐고? 하고 싶었으니까”

    류승범 “왜 14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냐고? 하고 싶었으니까”

    배우 류승범이 ‘강한 남자’ 콤플렉스에 빠진 남자로 무대에 돌아온다. 1997년 초연 당시 각종 연극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은 조광화 연출의 연극 ‘남자충동’에서다. 조 연출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무대는 류승범이 2003년 연극 ‘비언소’ 이후 14년 만에 선택한 연극이다. 류승범은 이번 연극에서 영화 ‘대부’의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 분)를 롤모델로 삼는 시골 건달 ‘이장정’ 역을 맡았다. 노름에 빠져 가족은 뒷전인 아버지 ‘이씨’와 이혼을 선언하는 어머니 ‘박씨’, 섬세하고 연약한 동생 ‘유정’과 자폐증을 앓는 막내 동생 ‘달래’를 둘러싼 인물 간의 정등 속에서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패밀리’(폭력조직)를 꿈꾸는 청년을 연기한다. 지난 19일 서울 대학로 CJ아지트에서 열린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만난 류승범은 연극 무대에 다시 돌아온 계기에 대해 “처음 희곡을 읽고 이 작품이 무대에 올라가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읽었는데 굉장히 (연기)해 보고 싶었다”면서 “함께 작업하는 여러분들을 통해 배우로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14년간 무대를 찾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는 “최근에 연극 예술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생긴 게 사실”이라면서 “예전에 한 번 호기심에 대학로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땐 구경을 왔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연극을 체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데뷔 17년차 베테랑인 그에게도 무대는 여전히 어려운 곳이다. 극의 배경이 전라남도 목포인 탓에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고자 어머니 ‘박씨’ 역으로 출연하는 목포 출신의 배우 황영희로부터 조언을 얻었다. 그는 “무대에서 걷고, 뛰고, 말하는 것에 있어서 숙지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 개인적으로는 혼란스러운 시간을 겪었다”면서도 “가끔 헤맬 때 연극과 영화를 모두 경험하신 선배들께서 제가 들으면 딱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잘해 주셨다”고 말했다. 2004년 재연 이후 장정 역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기 쉽지 않아 그간 극을 올리기 힘들었다는 조 연출은 “장정은 강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배우여야 한다”면서 “때로는 야생마처럼 거칠고 반항적으로, 때로는 허풍스럽지만 귀여움 가득한 배우 류승범이야말로 장정에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배우 박해수가 장정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2010년 연극 ‘풀 포 러브’로 조 연출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프랑켄슈타인’, ‘됴화만발’을 거쳐 최근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푸른바다의 전설’ 등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견 배우 손병호와 김뢰하는 도박에 중독된 무능력한 가장 ‘이씨’를, 배우 황영희와 초연 멤버 황정민이 가족의 그늘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어머니 ‘박씨’를 연기한다. 공연은 2월 16일~3월 26일. 서울 대학로 TOM 1관. 4만~6만원. 1544-1555.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감나무 아래 맞닿은 기와·초가… 수백년 품은 충청 옛마을

    [명인·명물을 찾아서] 감나무 아래 맞닿은 기와·초가… 수백년 품은 충청 옛마을

    저축은행 비리를 저지르고 배편으로 중국으로 몰래 달아나려다 붙잡혀 수감된 김찬경(61)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최근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국정 농단 주범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의 묘가 있는 경기 용인 임야가 김 전 회장의 소유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하나 더 있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이다. 김 전 회장이 2000년대 중반부터 외암마을의 상징적 고택인 ‘건재고택’ 등 마을의 고택 10여채를 사들여 ‘별장’처럼 사용한 마을이다. 그는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 있을 때인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날 등에 건재고택으로 직원 100여명을 데려와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술판(서울신문 2009년 6월 1일자)을 벌여 비난을 샀다. 건재고택은 조선 후기 학자 외암 이간(1677~1727)의 생가로 2000년 1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33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술판 사건은 국가 문화재의 품격을 해치는 사유화가 타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건재고택 말고도 ‘감찰댁’ 등 이 마을의 주요 고택이 김 전 회장 소유였다. 김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그의 소유 고택들이 2012년 가을 경매에 부쳐졌다. 주민과 외지인이 모두 낙찰을 받아 새 주인이 생겼지만, 건재고택은 유찰을 거듭했다. 당초 81억여원에서 시작된 경매 가격이 35억원 정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집과 부지 등 부동산 덩어리가 워낙 커 낙찰을 받으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은 채권자 측이 관리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숙 외암민속마을 문화관광해설사는 “사람이 살지 않아서인지 건재고택이 많이 상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이 마을의 고택을 연이어 사들이니까 주민들은 ‘이러다가 마을을 통째로 빼앗기는 거 아니냐’고 무척 불안해했다”며 “지금은 매우 평온하다”고 했다. 그는 “외암마을은 주민이 실제 거주하는 전통 마을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자랑했다. 외암마을은 모두 56채의 옛집이 있다.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이 마을은 설화산이 뒤를 감싸고 반계라는 이름의 작은 냇가가 주변을 흐른다. 고택들은 마을 어귀에서 꽤 넓은 안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자리 잡고 있다. 외암마을은 다른 계절도 찾기 좋지만, 겨울에도 괜찮다. 호젓하고 운치가 있다. 마을을 천천히 걸으면서 사색하기에 그만이다. 청정한 공기가 기분 좋다. 줄지어 늘어선 돌담 사이를 걷다 보면 차가움보다 정겨움을 먼저 느낀다. 고풍스러운 모습에 어릴 적 고향집의 추억도 떠올려 볼 수 있다.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지친 심신을 달래 준다. ‘힐링’ 명소로 손색이 없다. 건재고택은 이간의 5대손 건재(建齋) 이상익(1848~97)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지었다고 한다. 건재의 벼슬을 따 ‘영암군수댁’으로도 불린다. 부지 4433㎡, 건평 267.7㎡이다. 마을 뒤 설화산 계곡물을 끌어와 집안 연못으로 흐르게 하고 소나무, 향나무 등으로 자연경관을 살린 전통 정원으로 유명하다. ‘한국 정원 100선’에 선정된 적이 있을 정도로 인정받는다. 외암마을은 500년 전 촌락이 형성됐으나 조선 선조 때부터 예안 이씨가 정착하고 후손이 번성해 예안 이씨 집성촌이 됐다. 지금도 190여명의 주민 중 100여명이 예안 이씨 후손이지만 다른 농촌 지역 원주민이 그렇듯이 대부분 노인이다. 이준봉(64) 외암마을보존회장은 “조선 후기 중부지방 전통 가옥이 자연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정겨운 농촌”이라고 설명했다. 마을 앞 개천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면 낮은 구릉지에 옹기종기 들어선 충청도 반가의 고택과 초가들이 맞는다. 마을 안으로 진입하면 집집이 돌담이 정겹게 쌓여 있다. 줄지어 선 돌담의 길이를 합치면 모두 5.3㎞에 이른다. 찬바람을 막아 준다. 돌담 너머로 가지런한 장독대, 아기자기한 정원과 연못, 멋진 소나무 등 집안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 근처마다 감나무, 호두나무 등이 여기저기 우람하게 서 있다. 이 보존회장은 “여름철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밖에서 보면 집은 안 보이고 거대한 숲처럼 보인다”며 “관람객들이 ‘마음의 고향 같다’ ‘살아 있는 민속마을’이라고 칭송한다”고 자랑했다. 고택에는 갖가지 이름이 붙어 있다. 옛 주인의 관직명과 출신지를 땄다. 참판을 지내 외암마을에서 가장 큰 참판댁, 성균관 교수를 지낸 교수댁, 감찰댁, 참봉댁, 종손댁, 송화댁 등 택호가 다채롭다. 건재고택 등 일부는 출입을 못 하지만, 주인이 직접 만든 청국장, 조청, 도라지청 등을 구입하고 식혜를 사 먹을 수 있는 집이 있어 고택을 안에서 구경할 수 있다. 문 앞에 메뉴판이 걸려 있다. 초가나 기와집에서 민박하면서 묵을 수도 있다. 외관은 예스럽지만, 내부는 현대식 시설을 갖췄다. 외암마을 체험민박운영사무실 직원 한영미씨는 “겨울에도 주말 하루 1500명, 평일 400명의 관람객이 찾아오는데 주말이면 민박 17채가 꽉 찬다”면서 “주민들은 농사도 짓지만, 민박과 음식 판매 등 부업도 한다”고 전했다. 민박집에서 밥과 바비큐 등을 직접 하거나 주인의 ‘시골밥상’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한씨는 “어릴 적 살던 시골 고향집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민박이 무척 인기 있다”고 했다. 마을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도 할 수 있다. 두부 만들기 등도 있지만, 겨울에는 한지공예와 엿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시골 정취가 물씬한 시골에서의 체험이 각별하다. 2월부터는 연 만들기와 군밤·군고구마 체험 프로그램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정월 대보름 전날인 오는 2월 10일 장승제와 함께 달집태우기 등으로 이뤄진 대보름맞이 행사가 열려 즐거움을 더할 전망이다. 외암마을을 나오면 저잣거리가 있다. 10여개 점포가 있어 국밥, 팥죽, 수제비 등으로 요기하고 농산물도 살 수 있다. 외암마을 반대편 설화산 밑에 조선 초 청백리 맹사성이 살았던 ‘맹씨행단’이 있고, 온양온천도 가까워 언 몸을 덥히기에 좋다. 이 보존회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오른 지 오래됐다. 외암마을이 영구적으로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발벗고 등재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오바마 고별연설에 울음 터트린 소녀 화제

    오바마 고별연설에 울음 터트린 소녀 화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고별 연설을 시청하다 울음이 터진 여섯 살 소녀의 영상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사는 앰버(6)라는 여자 아이의 영상을 소개했다.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던 앰버는 슬픔에 빠져 있다. 엄마가 “왜 그렇게 슬퍼하냐”고 묻자 앰버는 울먹이며 “오바마 아저씨가 더는 대통령이 아니어서요”라고 대답한다. 엄마가 달래도 보지만 앰버는 고별 연설을 보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 앰버의 엄마는 “앰버가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 못지않게 미국 정치에 관심과 열정을 키워왔다”며 “그동안 읽어 준 미국 대통령에 관한 책들 덕분에 앰버가 오바마를 친숙하게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영상=Ellen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맥주 마시면서 요가를?

    맥주 마시면서 요가를?

    요가를 하면서 맥주를 마신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는 최근 맥주의 본고장인 독일 베를린에서 요가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맥주 요가’(Beer Yoga)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맥주 요가’는 이름 그대로 요가 자세를 취하며 맥주를 마시는 운동으로, 요가 강사 줄라(Jhula)를 주축으로 유행하고 있다. 줄라는 미국 네바다 주에서 열린 ‘버닝 맨’이라는 축제에 참가했다가 맥주를 마시며 요가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맥주 요가를 베를린에 전파하게 됐다. 줄라는 “수세기 동안 정신과 몸, 마음을 달래는 치유법으로 사용되며 모두에게 사랑받아온 맥주와 요가가 결합해 가장 높은 수준의 의식에 닿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영상=So tickt Berlin! Berlin Beat!/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입에 풀칠’도 힘든 삶은 왜 안 바뀔까

    ‘입에 풀칠’도 힘든 삶은 왜 안 바뀔까

    ‘빈곤층은 무절제·무계획’ 편견 맞서 가난이 가난을 부르는 현실 항변가난한 자의 잘못된 결정 이유 조명도 핸드 투 마우스/린다 티라도 지음/김민수 옮김/클/256쪽/1만 3000원 옛말에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르고, 머리가 나쁘거나 혹은 의지가 약해 가난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가난은 머릿속에서부터 작동되는 강력한 편견을 동원한다. 빈곤층은 부주의하고 비도덕적이며, 무절제하고 무책임한 것으로 여겨지고 남의 소유물에 손댈 잠재적 용의자로 종종 취급된다. 이 책의 저자 린다 티라도는 그런 편견에 맞서 ‘가난이 가난하게 만드는’ 현실을 솔직하게 풀어 나간다. 두 딸을 양육하면서, 두세 개의 파트타임을 뛰고 담배로 스트레스를 달래며 종일 일하고도 가난한 미국 저임금 노동자가 저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입에 풀칠하기’ 정도인 ‘핸드 투 마우스’(Hand to Mouth)라는 책 제목이 암시하듯 이 책은 가난한 저자의 고군분투기이자 “이미 가난하기에, 가난하지 않을 일이 절대 없을 것임이 확실한” 사람들을 위한 변론문이다. 패스트푸드 종업원과 바텐더 등 임시직으로 입에 풀칠이나 하던 저자가 책까지 내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2013년 10월 한 인터넷 포럼 게시판에 ‘어째서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는 걸까’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를 본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의 행동을 가난한 자신이 설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왜 나는 끔찍한 결정을 내리는가, 또는 ‘빈곤’에 관한 생각’이라는 장문의 답글을 올렸다. 사람들이 글을 공유해 퍼날랐고, 그녀는 일주일 새 2만여개의 메일을 받았다. 허핑턴포스트, 포브스 등 언론사도 글을 게재하면서 600만명 넘게 읽었다. 그녀에게는 어떤 학자도, 언론인도 설명하지 못했던 가난의 실체를 알렸다는 찬사와 ‘모든 게 가난 탓이냐’는 비난이 동시에 쏟아졌다. 그녀의 삶은 고달프고 취약하다. 집에서 한 시간을 운전해 가는 파트타임 두 개를 끝내면 집에서 두 딸을 돌본다. 밤에도 온라인 교육을 수강하느라 평균 수면은 3시간에 불과하다. 그녀의 계획적인 삶은 파트타임 교대 시간이 엇나가거나 자동차가 견인되는 것과 같은 작은 불운 하나에도 뒤틀린다. 소망했던 안정적이고 괜찮은 일자리는 그녀를 거부했다. 여러 차레 로펌 비서직을 지원했지만 ‘로펌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번번이 탈락했다. 그녀는 좋은 일자리를 가질 만큼 예쁘지 않았고, 연줄도 없다. 싸게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2달러짜리 열두 개 묶음의 냉동 부리토로 끼니를 때우는 그녀와 같은 가난뱅이를 고용할 이유는 없다. 현실은 그녀에게 불안정하고 임금이 낮은 두세 가지의 일만 허용한다. 그러고도 최저임금 소득을 겨우 웃도는 연 소득 2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한다. 미국 인구의 3분의1이 이 수준으로 산다. 그녀는 지출을 줄이느라 치과 치료 등 병원 진료를 포기하거나 미룬다. 하지만 오늘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웬디스 햄버거와 피로와 긴장을 해소해 주는 흡연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스스로 폭발하지 않기 위한 마지막 ‘안전 장치’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저축을 하거나 계획적으로 돈을 쓰지 못한다는 편견에 대해 저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느냐고 되묻는다.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기도 한 저자는 현재 작가 겸 저널리스트로 살고 있다. 저자는 “빈곤은 장기적인 일을 계획할 수 없게 하며, 희망을 품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며 “냉혹한 빈곤은 뇌의 장기적 사고 기능을 중단시킨다”고 말한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잘못된 결정을 하는지 수긍할 수 있지 않을까.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길섶에서] 마당 있는 집/황수정 논설위원

    지인의 집 벽난로에 여럿이 둘러앉아 장작불을 지폈다. 타닥타닥 불티 날리는 소리가 어찌나 경쾌하던지, 맨숭맨숭한 얼굴들에 금세 화색이 번졌다. 땔감을 건사하는 방편도 얘깃거리. 아침저녁 동네 산책길에 나무쪽을 주워 모으거나 이도 저도 궁해지면 장작을 산다고. 사방을 걸어 잠근 아파트 사람들에게야 재미진 이야기다. 예전 우리 집 마당 귀퉁이에는 조촐한 가마솥 아궁이가 있었다. 보리차를 끓이든 시래기를 삶든 부엌에서 못할 것도 없는 일거리들인데, 저녁 어스름에 엄마는 꼭 한두 가지쯤 아궁이로 들고 나왔다. 부산했던 동선이 병풍처럼 멈추던 시간. 이글이글한 불잉걸이 하얗게 사위도록 하염없이 앉았었고. 지금은 알 듯도 하다. 삶의 매듭을 다스리는 지혜가 그날들의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 삶을 달래는 기도는 깊은 산 선방(禪房)에만 있지 않다는 것. 욕심이 생겼다. 큰 집이 아니라 마당 있는 집. 아궁이 하나 놓을 수 있게만 마당이 깊은 집. 호되게 심란한 날은 불땀도 세게, 소소하게 심란한 날은 불땀도 약하게. 마당집 아궁이 생각만 하면 나는 한동안 실실 웃을 것 같다. 이런 날에는 지복(至福)이 별건가 싶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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