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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학년부터 대학입시 개편 “中3, 지금부터 준비”

    ‘고교에 들어가서는 이미 늦다.’ 대입 정시모집 전형이 실시되고 있는 요즘 학원과 학생들은 벌써부터 내년이후에 대비한 입시준비에 들어갔다.고교생뿐 아니라 지난 13일 고입 선발고사를 치르고 곧 고교 1학년이 되는 예비 고교생과 학부모들까지 대입준비에동참하고 있다. 예비 고교생까지 대입준비에 나서는 것은 현재 고교 1학년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5학년도부터 대입제도가 개편되기 때문.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부산 등 지방에서도 매주 한두차례씩 2003년학년도 대입전형이 끝나기도 전에입시설명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입시학원들은 고교1학년은 물론이고 중3생도 지금부터 입시전략을 세우라고 권하고 있다. ◆중3 겨울방학부터 시작하라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광남고 강당에서 열린 한 입시학원의 입시설명회에는 500여명의 어머니들이 참석했다.2시간 남짓 걸려 설명이 끝난 후에도 30분이나 질문이 이어졌다. 입시가 대학자율에 맡겨지면서 입시제도가 세분화되고 복잡해져서 도대체모르겠다는 학부모들에게 강사는 2005년부터 바뀌는 대학입시제도를 설명했다.또 수시모집의 비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고,1학기 수시모집의 경우 고1의 비중이 40%,고2가 60%라는 사실을 알려줬다.이런 설명을 듣고 현재 고교1학년을 다 마쳐 가는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은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정말 중3 겨울방학부터 시작해야 한다더니….”라는 말도 수런수런 오갔다. 15일 오후 1시,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한 입시전문학원.이곳에서도입시설명회가 열렸다.일요일이라 아버지와 동행한 학생들이 유난히 많아 열기를 느끼게 했다. 설명회의 주제는 고교 내신성적 준비와 수능시험의 개편,명문대 진학준비였다.강연을 맡은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대입제도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올해 입시제도를 이해하면 2005년도 입시 역시 이해하기 쉽다.”며 현행 대입제도부터 설명했다.진로를 빨리 결정해야 대학에 맞는 입시준비를 할 수 있고 ‘족집게 수능’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이해력과 사고력을 묻는 수능시험을 위해서는 원리부터 이해하는 훈련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수시모집이 늘어나면서 내신성적의 중요성이 강조돼 공부는 그때그때 해야한다.또 수능시험은 이해력과 사고력 중심의 문제로 그전처럼 달달 외워서 하는 반짝공부로는 좋은 성적을 얻을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중3 아들과 함께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김양우(43·공무원)·조순례(42)씨부부는 “중3 겨울방학부터 입시준비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아이가 알아서 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오늘 당장 진로를 결정하고,3년 계획을짜야겠다.”고 말했다. 김샘물(15·화정중 3)양은 어머니 권난규(43)씨와 함께 입시설명회를 듣고“영어실력을 쌓고,책을 많이 읽는 등 대입 준비를 시작해야겠다.”고 말했다. ◆2005학년도 입시 어떻게 달라지나 두차례의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이뤄지는 입시의 틀은 바뀌지 않지만 대학별로 학생부와 수능시험 점수 반영방법이 더 다양해졌고 복잡해진다. 1학기 수시모집 대학이 75개로 조금 늘어나고,2학기 수시모집을 하는 167개대학에서는 수능반영 대학이 상당히 는다. 또 학생부 성적은 정시모집의 경우 190개 대학에서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하다.〈표 참조〉 학생부 성적의 경우 내신은 국어·수학·영어를 위주로 하고 사회와 과학은 모집단위에 따라 선택적으로 반영한다.비교과의 경우도 1학기 수시 56개대학과 2학기 수시 124개교 등으로 늘어나 수험생들은 공부외에도 특별활동이나 봉사활동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접·논술고사도 훨씬 늘어나 154개 대학에서 반영을 계획하고 있다. 수능시험은 직업탐구가 신설된 것외에 큰 차이가 없지만 4개 영역(3+1)을반영하는 대학이 119개로 1∼2개 영역이 줄어든다.즉 사회탐구나 과학탐구를 반영하지 않는 대학을 갈 경우에는 아예 수능시험에서 그 과목의 시험을 치지 않아도 된다.어떤 경우에도 모든 과목을 봐야 하는 것과는 달라져 부담이 준다. ◆2005년 수능 어려워진다 입시전문가들은 2005년 수능시험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많다고 예상하고 있다.국사를 제외한 1학년 국민공통과정이 제외되고,2·3학년 심화과정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교과목별 시험의 성격이 강화되고 현재보다 더깊은 사고력을 요구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입시요강이 다양해졌고,2학기 수시에서도 수능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적용하는 대학이 현재의 31개 대학이 77개로 늘어나 정시모집에서 수능성적이 가장 비중이 큰 전형요소가 될 것이라 한다.대학마다 모집단위에 따라 수능시험의 반영영역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언어와 수리·영어를 1학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학교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대개 수능과 내신은 전혀 다른 공부라 생각하고,준비 역시 달리 해야한다고 하지만 학교 수업시간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것이 중요하고,이것이 바로 이해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즉 1학년 때부터 학교공부를 착실하게 하면 입시요강이 아무리 바뀌고 복잡해져도 대처할 수 있다. 더욱이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겨울방학과 1학년 때 독서를 하라고 권한다.사고력과 이해력을 키우는 필수적인 과정인 독서는 서울대에서 논술시험이부활되는 2005년입시부터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1 첫 시험 수능성적으로 연결 고교 입시담당 교사들은 “묘하게도 고1첫 시험이 고3 말 성적과 거의 같다.”고들 말한다.모두 열심히 공부하는 만큼 성적이 오르기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고1 때 자신감을 얻으면 대학입시 준비가 그만큼 쉽다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고1 성적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열심히 공부해서 고1보다2학년,3학년 성적이 더 높아지는 경우도 적잖다.그러나 중3과 고1사이,겨울방학이 최대 관건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김일형 대원외고 교감은 “고등학교의 학습수준은 중학교와 비교해 상당히어렵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없이는 중학교 때의 성적을 유지하기란 어렵다.”고 지적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사설] 일관성 가져야 할 ‘논술부활’

    서울대의 입시안이 또 바뀌었다.오는 2005학년도 입시부터 논술을 부활하고 수능반영 영역을 확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서울대의 새 입시안은 고교생의 교과목 편식 및 기초학력 저하 현상을 막기 위해 고심 끝에 마련된 것으로 이해된다. 원칙적으로 서울대의 입시안에 담긴 취지에 동의한다.서울대는 그동안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신입생을 위해 우열반을 편성하는 등 골머리를 앓아왔다.그러나 문제는 서울대의 입시안이 너무 자주 바뀐다는 점이다.이는 서울대뿐아니라 모든 대학이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서울대 새 입시안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논술을 폐지한 지 3년만에 되살리기로 한 대목이다.서울대는 논술이 없어,수험생의 논리력과 표현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을 이유를 들고 있다.물론 논술이 없어지면서 고교생들이 교과서만 달달 외우고 폭넓은 독서를 외면하는 경향이 강해질 수는 있다. 그러나 겨우 3년만에 바꿀 제도라면 애당초 논술을 없애지 않았어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전임 총장 때까지만 해도 논술을 없애는 대신 심층면접을 강화하겠다더니 새 총장이 들어서자 세계적 추세라며 논술을 되살린다면 이는 교육현장의 혼선을 부채질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당시 서울대가정부의 지필고사 폐지 지침에 따라 논술을 없앤 사정은 잘 알지만 대입제도가 2∼3년마다 오락가락해서는 안 된다.이번에 논술을 살린다면 앞으로 최소한 10년은 바꾸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도 했으면 한다. 서울대의 이번 새 입시안은 내년말쯤 확정된다.앞으로 1년여 시일이 남은만큼 논술이 예전처럼 지필고사의 대체물로 활용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것이다.또 교육부도 7차교육과정의 정신을 지키되 대학에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보장해줘야 할 것이다.
  • [분필과 칠판] 외우기 수업으로 학력신장?

    이곳 남녘 산하에도 함박눈이 펄펄 내려 맘을 설레게 하더니,무슨 변덕인지 또 며칠은 완연한 봄 날씨였다.때 이르게개나리가 노오란 꽃망울을 터뜨리고,‘번쩍! 우르릉 쿵쾅!’ 겨울 하늘을 가르는 천둥번개와 함께 주룩주룩 질긴 빗줄기가 종일 대지를 적시기도 했다.그러는 동안 겨울 방학도 어느덧 다 지나고 개학이 내일모레다. 눈이 종일 펄펄 내리던 어느 날이다.각 지역에서 모인 초중고 교사들과 함께 광주 K대학에서 ‘홈페이지 만들기’ 직무연수를 할 때였다.우연히 집어든 신문의 독자투고란에서 조금은 ‘고약한’ 글을 읽었다. ‘방학동안 교사들은 놀기만 한다.무노동 무임금이니 방학에는 비싼 월급을 줄 필요없이 계약제로 하고,학생과 똑같이 평가를 해서 실력없는 교사는 퇴출시키자.’ 뭐 이런 줄거리였다. 쓴 입맛을 다시다가 또 다른 신문을 보니 학생의 실력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의 교육개혁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다.국가가 학생의 실력을 책임지며,실력이 오르지 않으면교사에게 책임을 묻고 과외까지 시켜주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식 ‘열린 교육’이 아니면 금새 교육이 망할것처럼 했던 우리나라도 또다시 학력신장 쪽으로 방향을 바꿀 모양새다. 새학기를 앞두고 학업성취도 평가를 강화하고,그 평가를 통해 학생과 교사,학교를 일렬 종대로 세우겠다는 도교육청의방침이 일선에 시달되고 있다. 학생 실력을 높이자는 데 반대하거나 시비를 걸 마음은 없다.그런데 그 방법이 또다시 획일적인 시험지라는 게 문제다.새학기에는 과거의 시험지,학습지가 교실을 도배할 것이다. 수업시간에도 달달달 시험지 문제와 답을 외는 진풍경이 벌어질 것이다.그 시험지가 우리들 인생을 좌우할 것이고,학생이 살고 교사와 학교도 사는 길은 오직 그 시험점수일 뿐이다.이쯤되면 점수 올리는 온갖 수단방법이 개발되고 은근슬쩍 동원될 것이다. 이런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오고가는 사이,모두들 연수에 열심인 강의실에 갑자기 와르르 웃음꽃이 핀다. 한 선생님이 “선생님! 얘가 자꾸만 건드려요.나 자리 바꿔주세요.”라며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아이들 흉내를 냈기때문이다. “선생님,조금 쉬었다해요.화장실 갈래요.” “쉿,조용! 공부해요,공부! 곧 시험을 볼거예요.일등부터 꼴지까지 집으로 통보할 겁니다.”웃을 일만은 아니다. 김목/ 함평 월야 초등교사
  • 에듀토피아/ “수학이 이렇게 재미있을수가”

    교실 밖에 어둠이 깔린지 오래지만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학생들은 색종이를 오리고 접느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다.정육면체를 만들고 그안에 삼각뿔 세개를 집어 넣어 보며 신기한 듯 이리저리 돌려보며 눈을 반짝인다.초등학교 미술시간이 아니다. 수학교사 50여명이 직접 학생의 입장이 되어 종이접기를 실습해 보며 다면체의 원리를 익히고 부피를 계산해보는 시간. 전국 수학교사 모임 ‘수학사랑’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인하대에서 개최한 ‘제4회 매쓰 페스티벌’의 한 워크숍풍경이다.진주 대아중학교 김권수 교사는 “직접 만들어 봐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게 가르칠 수있다.”며 혹시라도 잊어버릴까봐 몇번씩이나 접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공식을 달달 외우고 문제를 푸는 수업 방식을 바꿔 보려는교사들의 아이디어는 톡톡 튄다. 예를 들어 정답에 대한 보기를 숫자가 아니라 글자로 준다. 여러 문제의 답을 죽 쓰면 하나의 문장이 된다.정답을 맞춰야만 문장이 완성되기 때문에 푸는 즉시 맞았는지 틀렸는지알 수 있다.보통 시구(詩句)나 격언을 제시하기 때문에 문장 교육도 함께 할 수 있다. 네모 안에 여러 식을 나열해 놓고 2X,5X 등 동류항을 찾아색칠하면 하트 모양의 그림이 완성되기도 한다.자신이 푼 정답과 같으면 예스(YES),다르면 노(NO) 방향으로 가면서 미로의 끝을 찾아가는 방식,바둑판 모양을 그려 문제의 답을 다쓴 뒤 빙고 게임으로 정답을 맞추는 문제풀이도 있다.제시된 숫자를 좌표 위에 그리면 완성되는 별자리 등 숫자만 보면‘머리가 아픈’ 학생이라도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 실제로 체험할 수 없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속도와 농도문제는 러닝머신의 원리와 소금·물알갱이 그림으로 해결했다.오차의 한계와 유효숫자는 ‘움직이는 저울의 숫자를 믿을 수 있나 없나.’라는 질문으로 원리를 이해시킨다. 이 행사에 처음 참가했다는 인천 광교여중 김은희 교사는“이렇게 재미있게 수학을 가르칠 수 있는지 몰랐다.”면서“다음 학기부터 적용해보고 싶어 벌써부터 들뜬다.”고 말했다. 4개의 전시방에서는 닮은꼴을 그리는 도구,원뿔 제작기 등다양한 교구들이 눈길을 끈다.5개의 끈으로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으로 구성된 공을 직접 만들어보며 축구공의 원리를 이해하는 ‘세팍타크로 공 만들기’는 교사들에게 최고 인기다.학생들과 만든 수학신문,학교 주변의 시설물을 조사해 통계를 활용해보는 실습 보고서 등 교사들의 고민이 녹아든 현장의 교육자료도 전시됐다. ‘수학사랑’은 94년 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만든 모임이다.현재 전국에 회원이 3500여명에이른다.매주 한차례 이상 세미나에 참여하는 회원도 25개팀에 150명이나 된다. 매년 여름방학 때는 학생들을 위한 ‘체험수학전’을 연다. 겨울방학에는 1년간 연구한 재미있고 다양한 수학 교수법을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한다.이번 행사에서는 발표회만 60여개,워크숍은 21개가 열렸고 전국 각지에서 교사 400여명이 참가했다. 최수일 수학사랑 부대표(용산고 교사)는 “답을 찍는 훈련이 학생들을 수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면서 “원리를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수학 교육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영화로 배우는 수학. 수학공부가 지긋지긋한 학생이라면 영화를 통해 수학에 흥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큐브]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작은 큐브(정육면체)들로 이루어진 커다란 정육면체 퍼즐 ‘루빅스 큐브’에 갇힌 여섯사람의 이야기.큐브는 외벽,순환을 하는 내부,내부와 외벽을 연결해주는 방으로 나눠진다.방의 개수는 26³=17576이고,외벽의 개수는 방 한 개를 더해 27³이다.각 공간에 다리 역할을 하는 방을 더하면 총 방의 개수는 17576+3.수학의 문외한이 보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되지만 소수,테카르트 좌표 등을 이용,함정을 뚫는 스릴을 통해 수학의 매력에 흠뻑빠져들 수 있다. [다이하드3] 주인공은 악당이 제시한 퍼즐을 풀어야만 도시에 설치된 폭탄을 막을 수 있다.직접 문제를 풀어보자.‘이가방에는 폭탄이 설치돼 있다.주변에는 5ℓ와 3ℓ의 물통이하나씩 놓여 있고 이를 이용해 정확하게 4ℓ의 물을 가방 위에 올려 놓아야만 폭탄이 터지지 않는다.’[제5원소] 입체도형 가운데모든 면이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진 정다면체는 5개뿐이다.플라톤은 정사면체,정육면체,정팔면체,정이십면체,정십이면체에 불,흙,공기,물,우주공간이 각각 대응된다고 보았다.영화는 이 5가지 원소를 이용해 외계인의 공격으로 멸망할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한다. ■“프랑스·한국 교육방식 천양지차”. “프랑스에서 두 아이가 교육받는 것을 지켜보았더니 정말한국과 비교되더군요.” 지난 16일 굴곡 많은 인생 여정 끝에 먼 타향 땅을 떠나 영구 귀국한 홍세화씨(55). ‘남민전’ 사건으로 망명 길에 오른지 23년만이다.그는 지난 95년 자전적 고백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하기도 했다. 귀국 하루만이라 피곤할텐데도 ‘현장에 있는 교사들과 교육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싶어’ 17일 수학사랑 행사를 찾았다.원래 말주변이 없다며 소년처럼 수줍게 말문을 열었지만교육문제 얘기로 들어가자 날카로운 비판들을 쏟아냈다. “프랑스는 ‘끌어올리기’ 교육인 반면 한국은 ‘추려내기’교육입니다.” 그는 원인을 역사적인 데서 찾았다.공화주의를 위해피를 흘린 경험이 있는 프랑스에서 교육은 신분적 질서를 깨뜨리는 의미를 갖는다.하지만 한국은 일제와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면서 질서와 위계를 재생산하기 위해 교육이 이용되었다는 것. “물론 프랑스에서도 교육을 통해 계층이 재생산됩니다.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점에서한국과 다르죠.” 공교육비 지원에 인색한 현실도 꼬집었다.“제 아이들은 중·고등학교 때는 신학기마다 학용품비로 30만원을,대학 때는 매년 250만원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진보와 보수는이 학용품비를 가정형편에 따라 차등 지급할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싸운다.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인문계,자연계 할 것 없이 수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틴어,철학 등의 성적은 부모와 집안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수학은 개인의 능력이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단 2%에 불과하지만 엘리트 코스인 그랑제꼴의 입학시험에서도 수학의 비중이 가장 크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들의 고3 성적표를 보여줬다.경제사회반임에도 수학 과목이가장 위에 있었고 철학,역사,사회경제등의 순이었다.본인의 점수,최고점,평균점,최하점과 과목마다 교사의 의견이 적혀 있었다.석차는 없었다. “수학을 통해 소수의 엘리트를 거르지만 철학을 통해 비판적 안목을 키워 균형있는 인재를 키우게 되는거죠.” 학창시절 공부를 잘해 ‘얼결에’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그는 여전히 엘리트에게 책임과 역사의식을 가르치지 않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아쉬워했다. 김소연기자
  • 뒤틀린 ‘교육 특구’ 강남/ (하)폐해·대책

    “요즘 아이들을 보면 정말 걱정스럽습니다.창의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워요.틀에 짜인 공부는 잘 하지만 새로운환경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립니다.” 서울외국어고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치는 강병재(姜秉載·42)교사는 사교육 열풍이 거세지면서 아이들이 점점 더 대학에 가기 위한 ‘기계’가 되어 간다고 한탄한다. [요즘 아이들은 ‘쭉정이’]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이 몰려든다는 외국어고.하지만 명문대에 많이 진학한다는 교내외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학습 능력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강교사의 생각이다. “학원에서 외고 입시공부에만 매달리던 아이들이 대거 입학하면서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지만 원리를 응용해야 하는 문제를 내면손도 대지 못합니다.초등학교 때부터 미리 교과과정을 떼는선행학습과 반복학습에 익숙할 뿐 기초 중학 과정을 제대로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그런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를찾아서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이런 현상은 해가 거듭될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는 “학원 과외를 많이 받은 강남 출신 학생들이 더 심하다.”고 지적했다.어려서부터 학원 과외에 의존해온 결과다.이들의 특징은 ▲오래 앉아있지 못하고 ▲이해력이 떨어지며 ▲공부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성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불안해하며 ▲모든 것을 교사에게 의존하려 한다. 그는 “부족한 점을 보충하는 과외는 필요하지만 남들 따라 하는 과외는 아이를 ‘문제 푸는 기계’로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학부모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력의 부재는 대학까지 이어진다. 교재 없이 학생들의사고력을 유도하는 강의를 하는 대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교재가 없어서 불만’이라는 이유에서다.한신대 사회학과 김종엽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영어 회화는 잘 하지만 대학에서 정작 필요한 독해력은 크게부족해 대학원에서조차 원서를 교재로 쓸 수 없을 정도”라면서 “스스로 해야 하는 연구조사 능력은 거의 제로 수준”이라고 밝혔다. [과외 효과 있나] 그렇다면 어려서부터 과외를 받은 학생들이공부를 과연 잘 할까.단국대 사범대 이해명(李海明·58)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학업성적 결정이론’에 따르면 과외의 효과가 있는 아이들은 지능지수(IQ) 90∼110의 중학생,그것도 3%의 학생들만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48개 중고교에서 3349명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과외수업 유무와 종류,3년간 학업성적을 분석한 이 조사에서 과외의 ‘효험’을 본 학생은 중학생의 3%에 그쳤다.오히려지능과 노력,가정·사회환경 순으로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책은 없나] 최근 몇 년 사이의 사교육 ‘열풍’은 길을잃은 교육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이교수는 “교육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대책을세우는 교육부부터 자성해야 한다.”면서 “평준화 정책을대폭 수정해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현실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안교육기관인 하자센터 전효관(全烋寬·38) 부소장은 “서울 강남의 대치동을 비롯한 우리 사교육의 문제점은 정보화 사회에서 능동적으로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능력을 전혀 길러주지 못한다는점”이라면서 “정부는 건물 짓고 학생 수 줄이는 외형에 치중하지 말고 현재의 자원을 어떻게활용할지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이종태(李鍾泰·46) 박사는 “사교육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서 “평가체제를 완전히 바꿔 학생들의 진정한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평가 모델 개발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부적응 사례- 부모 과욕이 아이 병원 내몰아. 아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교육이 아이들을 병원으로 내몰고 있다.신체적인 질병이 아니다.부모의 욕심과 예외를인정하지 않은 교육 현실에 아이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멍이 들고 있다. 서울 강북에 사는 지훈(3·가명)이가 소아정신과를 찾은것은 지난해 말.친구들을 떠밀거나 때리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자주 보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유치원 교사의 충고때문이었다.지훈이는 1등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심지어 유치원에서 나갈 때 가장 먼저 신을 신어야 직성이 풀렸다. 지훈이의 증세는 의외로 심각했다.병원에서 지능 검사를받으면서도 시간이 갈수록 안절부절했다.옆에 앉아있는 엄마의 눈치를 슬슬 살피며 초조해하던 지훈이는 결국 정답을가르쳐 달라며 의사를 조르기 시작했다.지훈이의 증상은 ‘수행불안’.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증세로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인은 엄마에게 있었다.무심코 가르쳐온 공부가 스트레스일 뿐,지훈이는 엄마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어려서부터 혼자 영어책과 비디오를 통해 매일 6시간씩 공부했다는 지훈이는 두 돌 때부터 영어학원에다녔다.영어는 곧 잘 하지만 지훈이 또래에 갖춰야 할 사회성은 없었다. 중학교 2학년인 성철이(15·가명)는 우수한 두뇌 때문에적응하지 못한 경우다.IQ 145에 집중력도 뛰어난 ‘수재’로 성적도 우수했다.다만 한문은 매번 0점이었다. 성철이가한문을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했다.‘왜 글씨를 달달 외워야하나’는 것이었다.합리적으로 가르쳐주지 않고 틀린 한자를 100번 쓰라는 ‘벌’을 내린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었던성철이는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고민하던 희철이의 부모는 친척이 사는 캐나다로 유학을 보내기로 결심했다.우수한 아이가 적응할 수 없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영재’는 고사하고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혀 재능을꽃피우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학부모 이모씨는 최근 답답한 마음에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 희철(11·가명)이를 데리고 병원을찾았다.IQ 138에 집중력도 정상인데 반에서 꼴찌를 도맡아했다.이씨가 더욱 충격을 받은 것은 다른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희철이와 어울리지 말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닌다는 사실이었다.‘멍청한 아이’와 함께 다니면 같이 멍청해진다는 이유였다. 겉으로 보면 희철이는 단지 ‘공부 못하는 아이’였다.항상 무표정한 얼굴에 수업 중에도 집중하지 못했다.학교 숙제도 엄마가 다그쳐야 했다.책가방도 혼자 챙기지 못했다. 엄마의 야단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항상 불안해했다. 의사의 처방은 ‘1년 간 공부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국영수는 물론 예체능 과목까지 밤9시가 되도록 다니던 학원공부를 전부 그만두고 학교 숙제만 했다.그러자 이번에는불안해하던 엄마 이씨가 우울증으로 드러누웠다.하지만 의사의 충고를 받아들인 이씨의 결정은 옳았다.6개월이 지나자 희철이가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책가방도 혼자 챙기고할 일을 알아서 했다.결국 이씨는 대치동을 떠났다.남보다잘 키워보겠다는 욕심이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몇자 더 가르치려다 아이 인생 망칠수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입니다.”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申宜眞·38) 교수는 과열되고 있는 사교육 열풍을 이렇게 비유했다.아이의 장래를위해 시키는 공부가 오히려 아이의 평생을 망칠 수 있다는주장이다. 특히 만 5세 미만의 조기 교육은 아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간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인격의 70%가 형성됩니다.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능력,즉 감정 및 충동 조절 능력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인내심 등을배우는 시기죠.하지만 조기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이런것을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욕구를 발산하지 못하고 경쟁만하다 보면 결국 공격적인 아이로 변하게 됩니다.” 공부의 중압감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의 나이가 빠른 속도로 낮아지는 것은 더 큰 문제다.그는 “예전에는 외래 환자의 10%에 불과하던 만 5세 미만의 아이들이 요즘에는 30%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조기 교육이 아이들의 자아상인 셀프 이미지(selfimage)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아이들이 남과 비교하면서 ‘나는 공부 못하는 아이’로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분야에 따라 뇌의 발달 속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창의적인아이들이 적지 않지요. 하지만 부모들은 뒤처지지 않으려면어려서부터 모든 것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적인 조기 교육은 아이의 가능성을 죽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해입니다.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결과천편일률적이고 체제에 순응할 줄만 아는 기계적인 인간을만들어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는 “어려서 사회성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 전체가 흉흉해질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는 남의 것을 베끼기나 하는 영원한이류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재천기자
  • [굄돌] 과거와 고시에 대한 유감

    얼마 전 대학에 재직하는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요즘 학생들은 무엇을 고민하는지를 놓고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던중 그 친구는 사뭇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자기가 맡은학과의 학생들은 물론이고 인문 계열의 학생이라면 절반 정도가 고시를 준비한다는 거다(실은 그 친구는 ‘태반’이라고 단언했지만 도저히 믿기지 않아 ‘절반’으로 에누리한다). 모든 시사(時事)의 배후에는 역사가 있다.친구의 말을 듣고 대뜸 떠오른 생각은 우리 역사에서 관(官)이 지니는 의미였다.공부를 잘해야 출세할 수 있는 사회는 얼핏 나쁘지 않아보인다.사실 돈 없고 ‘빽’없는 사람에겐 고시라는 게 신분상승의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그런 의미에서 고시란 공정한 제도일 수도 있다.하지만 공무원은 공복이라는데 왜 그렇게 국가의 하인이 되지 못해 안달일까? 봉급이 많기 때문이 아니다.또 단순히 안정된 직업이어서도 아니다.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명분만도 아니다.그건 과거제의 유산이다. 587년 수 문제가 처음 실시한 과거제는 중국에서 1905년까지 시행되었고,우리나라에서도 958년 고려 광종 때 도입되어 1894년 갑오개혁 때 폐지되기까지 가장 권위있는 관리 임용제도로 기능했다. 천 년에 달하는 과거제의 역사를 지녔으니 공화국 시대 50년에 불과한 지금의 공무원 임용제도에도 그런 유구한 전통이 반영되지 않을 리 없다. 하기야,국가의 녹을 먹으며 국가의 부림을 받고자 하는 걸비난할 수는 없다.다만 천 년 동안이나 그게 이 나라의 최고 직업으로 군림한다는 게 안쓰러울 따름이다.우수한 고등학생들이 고시와 관계된 학과의 문을 두드리고 우수한 대학생들이 국가고시의 문을 두드리는 사회에서 제대로 된 학문이뿌리내릴 리 없다. 게다가 평가 방식 또한 얼마나 치졸한가? 경전을 달달 외고(明經) 그걸 인용해서 글을 지으라는(製述) 과거의 과목은오늘날 대학입시의 수학능력시험과 논술고사,국가고시를 여전히 지배한다.재능을 평가하는 방식이 수백 년간 오로지 필답고사뿐이라면 병적인 교육열을 낳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남경태 번역가
  • 교육평가원 김성동원장“난이도 77점 정도로 조정”

    “올해 수능시험은 지난해보다 약간 어려워질 겁니다.상위 50%의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지난해 평균 84.2점)기준으로 4점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는 11월7일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관리를총괄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성동(金成東) 원장은 “지난해처럼 수능 만점자가 66명이나 나올 정도로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언어 영역과 수리탐구 영역에 충실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능시험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점수의인플레를 주도한 것은 언어 영역이었다.언어 영역은 지난해 상위 50%의 수험생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기록했다. 상위 그룹의 평균이 너무 높으면 표준점수의 의미가 없다.9등급으로 나누기에도 무리가 있다. 올해에는 전체 영역의 목표 난이도는 100점 만점에 77.5점±2.5점이다.하지만 어렵다는 느낌을 덜어주기 위해 가급적이면 77.5점+2.5점쪽에 가깝도록 노력할 계획이다.이렇게하려면 언어 영역과 수리탐구 영역은 약간 어렵게 내야 한다.사회·과학·외국어 영역은 지난해와비슷한 수준이 될것이다. ◆언어 영역은= 시험 1교시 과목이라 난이도 조정에 부담이있다.1교시가 어려우면 수험생들이 당황해서 이후 시험까지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2000학년도 언어 영역의 듣기평가에서는 방송 뉴스를 들려주고 취재기자의 태도를 묻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와 수험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지난해에는 전년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다 보니 너무 쉽게출제됐다. 올해에는 낯선 문제 때문에 당황한 나머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은 없게 할 방침이다.새로운 유형의 문제는되도록 출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하지만 교과서 안에서만지문을 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보다 폭넓은 독서를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지문 일부는 신문이나 책 등 교과서밖에서 발췌할 계획이다. ◆수험생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분야가 수리탐구 영역인데= 지난해의 수준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워질 것 같다. 하지만 교과서 기본개념을 이해하는 수험생이라면 절반 이상 맞출 수 있도록 난이도를 조절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포기하지 않도록하겠다는게 평가원의 방침이다. ◆외국어 및 제2외국어 영역은= 영어는 지난해 수준이지만제2외국어는 조금 어려워진다.지난해에는 제2외국어가 너무 쉬웠다.지난해 일본어 난이도가 적정한 수준이다. ◆통합교과형 문제의 출제는= 지난해처럼 어려운 문제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달달 외워서 풀 수 있는 문제는 출제하지 않을 방침이다.사회탐구나 과학탐구의 난이도는 지난해와비슷하게 유지할 예정이다. ◆현직 교사의 출제 참여는= 모든 영역에 교사를 참여시킬계획이다.현재 교사 10여명을 확보했다.현장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서다.이들은 고3 수험생을 가르치고 있거나지도한 경험이 있다.지난해에는 제2외국어 영역에서만 교사 6명을 참여시켰다. ◆난이도 조절이 예상과 빗나간 해도 많은데= 쉽지는 않다. 난이도 높낮이는 수험생에게 달려있다.올해 역시 변수가 많다.수능 응시생 가운데 재수생이 지난해에 비해 6만명이나줄어든데다 1·2학기 수시모집 합격자들이 수능을 치르지않는 것도 변수다.난이도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험생들에게 당부사항이 있다면= 수능시험에 자신있다 하더라도 끝까지 방심해서는 안된다.올해부터는 9등급제가 처음 적용되는 만큼 작은 실수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남은 한달 동안 건강을 유지하면서 성실한 자세로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한국어 잘해야 영어도 잘한다”

    베스트셀러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의 저자 정찬용씨가 EBS ‘프로 주부 특강’(20∼23일 오전10시)에서 강사로 나서,영어를 잘하는 비법을 알려준다. 독일에서 조경 및 환경개발학 박사를 받았고,에버랜드 환경디자인센터 소장직을 거쳐 현재 한국 오픈스페이스연구소를 연 비영어전문가인 정씨는 영어강사도,영어교육 전문가도 아니다.그런 그가 어떻게 영어공부를 절대로 하지말라고 외치게 되었을까? “84년 유학가기 전까지 독어를 잘한다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했습니다.그런데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해 ‘기차역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아무도 못 알아듣는 거예요.공항 직원들이 하는 말도 도저히 못 알아들었구요.내가 독일어를 잘못 공부했다는 것을 깨달았죠.” 정씨는 몇주일 뒤 스모그가 심해 집밖 출입을 못하게 되자 보름동안 집안에 처박혀 같은 뉴스가 반복되는 TV만 시청했다고 한다.그 뒤 오랜만에 열린 어학수업 시간에 갑자기교수의 말 한마디,한마디가 그대로 들리는 기적같은 일을경험했다.그는 독일 유학시절에 터득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제대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웠던 영어,기존의 영어를 모두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럼 도대체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해야할까? “어린아이가 모국어를 익히는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언어는 자연스레 익히는 것입니다.” 상황을 설정해 놓고 그 예문을 달달 외우는 영어회화 학습법은 실제 상황에서는 도움이 안 된다며 암기하지 말라고주장한다. 1편 ‘영어,왜 못할까?’에서는 영어를 못하는 까닭은 영어를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2·3편 ‘영어,이렇게 하라’에서는 카세트 테이프를 귀가뚫릴 때까지 계속 듣는 등 정찬용식 영어공부법을 설명한다.또 ‘당신이 잠든 사이에’‘유브 갓 메일’등과 같은 최근 출시된 자막없는 비디오 테이프를 구해 매일 한번씩 보고 받아쓰고 큰소리로 읽으라고 추천한다. 4편 ‘어린이 영어 노하우’에서는 아이가 한국말을 잘할때까지 영어공부를 시키지 말라고 주장한다.처음에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영어비디오를 매일 한번씩만 보게 해서 영어와 친해지도록 하라는 것이다.조혜경PD는“아이들 영어교육에 관심많은 주부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영어학습법이 아닌,언어로서의 영어활용법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위기의 公교육 희망은 있다] (6.끝)본사 주필 대담

    한완상(韓完相)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최근 일부언론과 정치권이 공교육의 위기를 거론하는 것과 관련,“공교육 붕괴 등의 표현은 너무 과장한 감이 있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교육 문제를 너무 정치화(政治化)하고 있다”면서 “교육 문제는 모든 국민의 관심사인 만큼 신중한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공교육 약화 및 부실의 주요 원인은 학벌주의”라면서 “특정대학 앞에 한줄 세우기가 아니라 여러 대학에 여러 줄을 세울 수 있도록 2002학년도 새 대입제도의정착을 위해 국민 모두가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부총리는 교사들의 성과급 및 사기 진작책 등과 관련,“교사는 다른 직종의 공무원과 다르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려해 교원성과급제도 개선위원회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면서 “앞으로 교사가 교육개혁의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부총리는 27일 대한매일 김삼웅(金三雄)주필과의 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지난 1월29일 취임한 한 부총리가신문을 통해 교육 현안에 대해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 부총리는 2004년까지 초·중·고교 1,099개교를 신설하기 위한 예산 9조9,000억원을 마련했으나 해마다 교원 5,500명을 증원하기 위해서는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말했다. 한 부총리는 연세대 등이 도입하려는 기여우대입학제에 대해서도 “이해는 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라며 불허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한완상(韓完相)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27일 오후 부총리실에서 대한매일 김삼웅(金三雄)주필과 최근 교육의 현안에 대해 대담을 가졌다.다음은 간추린 내용이다. [김 주필] 최근 일부 언론과 국회의원이 공교육이 파탄된것처럼 비판하고 사회 일각에서도 교육위기론이 제기되고있습니다.교육현실에 대한 매서운 비판도 필요하지만 왜곡된 시각과 잣대로 교육정책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 부총리] 우선 전반적으로 교육문제가 정치화(政治化)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정치화된 교육문제를 요즘 떠도는 말로 요약하면 하나는 ‘공교육 붕괴’ 또 하나는 ‘교육 이민’ 혹은 ‘교육 엑소더스’입니다. 교육에 관한 기사나 논평은 지난날의 일에 대한 논평과 오늘의 문제에 대한 논평과는 달리 미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교육은 미래,후세의 복지와 행복을 보장해 주는 하나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교육 문제는 가급적이면정치적으로 오염이 안된 표현으로 써야 합니다. 공교육의 붕괴라는 말은 공교육이 사망을 했다는 말입니다.부분적인 부작용을 놓고 정치적인 언어로 사망 진단을 내리는 것은 후손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는 일입니다.신중히다뤄야 합니다. 교육 엑소더스라는 말도 그렇습니다.지난해 이민을 제일많이 갔습니다.그 수치가 1만5,300여명입니다.이 가운데 반을 학생이라고 친다면 8,000명 정도가 됩니다.또 80%가 교육 때문에 이민갔다고 가정하더라도 6,400명쯤 나갑니다.800만 초·중등 학생의 0.08%입니다.엄청나게 과장된 표현입니다.교육은 정치화가 안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 주필] 공감합니다.“고교 평준화가 우리 교육을 하향평준화시켰다”는 비판이 많습니다.지금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각 분야의 영재가 곧 국가의 경쟁력인 것은 틀림없습니다.평준화가 지향하는 교육의 기회 균등과 평등을 살리면서 영재 교육을 육성하는 방법은 없겠습니까. [한 부총리] 교육 부총리가 되고 나서 제일 고민을 많이 한 것이 한국 교육의 철학적 모순입니다.형평성의 원칙을 드러내느냐,수월성의 원칙을 드러내느냐는 것입니다.일반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형평성을,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수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의 추세는 이 둘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는 것이 문제입니다.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여태껏평준화 정책은 형평성을 원칙으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평준화로 하향화됐다고 하는데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에서 평준화 지역 고교 11개,비평준화 지역 고교 17개를 놓고 평가한 결과,평준화 지역의 성취점수는 39.6점인데 반해 비평준화 지역은 27.6점으로 오히려 평준화 쪽이 높습니다.객관적인 사실입니다.교육 정책의 효과를 측정하려면 적어도 10년이 걸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향 평준화될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문제를 제기했을 때는 수월성쪽으로 가야 됩니다.21세기 새로운 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평준화의 틀을 존중하는 바탕에서 수월성을 강조해야 된다는 말이지요.영재교육,자립형 사립고 등이 대안입니다. [김 주필] 교원성과급제도는 전교조를 비롯,교원단체 모두가 반대하고 있습니다.교육자를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로 취급한다는 정서가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어디에 있습니까. [한 부총리] 먼저 공무원성과급제에 대해 짚어 봤으면 합니다.공무원들의 능력을 제고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입니다.하지만 교사에게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교사는 단순한 노동자가 아닙니다.교사는 매일 30∼40명 학생을 앞에 놓고 모범적으로 행동도 해야 하고 지식을 전달해야 하는 특수 직종입니다.일반 공무원과 같은 성과급제를 적용할 수없습니다.어떻게 같은 학교안에서 어떤 교사는 다른 교사보다도 훨씬 더 잘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그래서 2,000억원의 지급을 유보해 놓고,학부모·교직단체,정부대표 등으로 교원성과급제도 개선위원회를 구성,해결점을 찾고 있습니다. [김 주필] 교사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습니다.지난 1∼2년 사이에 유능한 교사들이 상당수 교실을 떠났고 또 남아 있는 교사들도 교육 실현보다는 보신에 급급하다는 우려도 있습니다.교사 정년 환원도 다시 쟁점이 되고 있는데요. [한 부총리] 불행했던 일은 지난 몇 년간 교사들이 개혁의대상으로 취급당해 왔다는 사실입니다.사기가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교사들이 개혁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지요.개혁의 주체가 되어야지요.그래서 취임하자마자 교사를 개혁의 주체로 모시겠다고 밝혔습니다. OECD 기준과 비교해 우리나라 교사들의 소득수준은 중간쯤됩니다. 월급을 적게 받는다고 불평하는 교사들은 많지 않습니다.교사로서 인간적으로 대우를 받고 싶다,사회적인 존중을 받고 싶다,개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깔려있는것 같습니다. 교사의 사기를 꺾었던 가장 구체적인 정책 하나가 교사정년입니다.초기에 일어났던 여러 부작용은 상당히 해소된 것같습니다. 교사 부족은 명예퇴직 때문이었으나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아왔습니다.또 사범대 출신들의 적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교원 정년을 다시 환원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김 주필] 아직도 학교 교육은 입시준비 연장선장에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학생들이 학교에서는 잠자고실제 공부는 학원에서 한다고들 합니다.대입 제도를 개선,학교 공부로만 입학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은 없습니까. [한 부총리] 공교육의 약화나 부실의 징후는 있습니다.가장큰 원인은 사교육비의 증가와 학원이 학교보다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일부 현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징후의 주범은 학벌주의입니다.더 정확히 말하면 ‘특정학교 입학은 곧 출세보장’이라는 ‘특정학교 학벌주의’입니다.물론 미국에도 대학 졸업장을 가져야 좋은 직장을얻는다는 의미에서 학벌주의가 있습니다. 새 대입제도는 한 줄 세우기를 여러 줄 세우도록 하자는것입니다.한 대학 앞에 줄서는 것을적어도 20∼30개 대학앞에 줄서기하자는 겁니다.이것이 2002학년도 새 대입제도의 철학입니다.이를 위해 첫째,수능시험 성적의존도를 줄여야 합니다.대신 학생들의 적성과 선택과 소질을 봐서 특별한 분야에 재능이 뛰어나면 수능성적이 좀 약하더라도 받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김 주필] 교육행정은 될 수 있는 대로 지원 조정기능으로나가고 가급적이면 학교와 학부모에게 자율권을 넘기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한 부총리] 지금 그렇게 가지 않습니까.초·중·고교까지는 지방교육자치단체장 즉 교육감 산하에 있습니다.우리가전체 예산의 80% 가까이를 지원해 주고 간섭하지 않지요. 군사 권위시대처럼 간섭하는 일은 굉장히 줄었습니다.다만대학은 아직도 정부가 관리하는 부분이 상당히 남아있습니다.대학도 앞으로는 자율이 좋습니다. 지금 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대학 경영은 문제가 있습니다.예를 들면 수학,과학 국제경시대회에서 우리 초·중·고등학생이 최상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우리의 최고 대학은 세계 100위권 대학에도 못듭니다.따라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의 지원과 함께 관리도 필요한 상황입니다.대학도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김 주필] 80년대 이후 역대 정부가 추진해 온 과외금지,보충수업폐지,본고사 폐지 등 6대 교육정책이 도입취지와 달리 공교육의 질 향상에 별로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받고 있습니다. [한 부총리] 물론 부작용이 발생한 것도 사실입니다.한 나라를 바로 이끌 수 있는 참 리더십이 달달 외우는 암기능력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OECD 교육부 장관회의에서 나온 능력,학력에 대한 공통된 의견은 외우는 능력보다는 문제를 푸는 능력,약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으로 모아졌습니다. [김 주필] 내년부터 중학교 의무교육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은 환영할만한 사안입니다.하지만 질 높은 공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또 교원을 많이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이에 따른예산확보 대책은 잘 준비되고 있습니까. [한 부총리] 실제 예산과 정원확보가 문제입니다.관계부처와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의무교육의 단계적 실시를 위해필요한 예산은 확보되었습니다.교원정원 확보에 대해서는앞으로 상당히 논의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2004년까지약 9조9,000억원을 투입,1,099개교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김 주필] 일부 사학에서 기여입학제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또 부총리께서는 이에 대해 시기적으로 좀 빠르다 밝힌 바 있습니다만…. [한 부총리] 이해는 합니다.그런데 무릇 교육정책이라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않고서는 시행된 예가 없습니다.헌법정신과도 어긋나고,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다는 논박도 나올 수 있습니다.뜻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닙니다. [김 주필] 국민의 정부가 집권 3년 동안에 교육부장관을 다섯 번이나 교체했습니다.부총리께서 여섯 번째이시죠. [한 부총리] 장관의 잦은 교체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서울을 떠난 열차가 부산까지 간다고 합시다.천안,대전 등에서 기관사가 교체됐어도 기차는 부산을 향해서 가는 것입니다.가능하면 기관사를 안바꾸고 가야죠.기관사를교체했다고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철학 없이 왔다갔다하는것이 아니냐는 비판은 잘못된 것입니다.다만 속도가 빠르냐느리냐는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
  • 신간 맛보기

    [이태리 건국 삼걸전](량치차오 지음,신채호 옮김,지식의풍경 펴냄)마치니,가리발디,카부르 등 이탈리아의 독립영웅들이 펼치는 역사 드라마.청나라 말기 개혁가의 저서를단재 신채호가 번역,1907년 출간한 것을 현대어로 다시 펴냈다.대한제국의 시대상황 및 단재의 번역 동기와 이탈리아 부흥운동을 소개한 해제도 담았다.단재는 “산하를 둘러 보니 눈앞이 참혹하여 푸른 하늘 우러러 비통하게 외치다가 흠모의 일필로”이 책을 번역했단다.단재는 이를 계기로 한국의 국난 극복 삼걸을 찾아 을지문덕·최영·이순신의 전기를 쓴다.1만2,000원. [아집과 실패의 전쟁사](에릭 두르슈미트 지음,강미경 옮김,세종서적 펴냄)결정적인 우연과 실수가 승패를 가른 10가지 역사적 전투를 재현한 다큐멘터리.오스트리아 군대는 카란세베스 전투에서 싸워 보지도 못하고 패했다.술 한통을 놓고 말다툼하던 중 한 보병이 “적군이 온다”고 외치는 바람에 1만여 병사들이 겁에 질려 도망가다 아군끼리 목숨을 빼앗은 것.이슬람 군주 살라딘은 원칙에 헌신함으로써 십자군전쟁의 하틴의 뿔 전투에서 이길 수 있었다.아집과 무책임으로 일관한 얼치기 리더들이 문제라며 리더의 자질로 상식과 원칙을 강조.1만원. [12억짜리 냅킨 한 장](김영세 지음)실리콘밸리에서 활동중인 세계적 디자이너의 인생 탐험기.아이디어가 떠오를때 허겁지겁 냅킨에 그려놓은 그림이 엄청난 부를 창출한경험을 소개.기업은 제품을 통해 디자인 기능을 판매하며,아이디어를 현실화함으로써 제 값을 실현시키는 힘이 바로 디자인이라고 강조.그는 세발 달린 가스버너와 잠금장치있는 지퍼,골프가방 디자인으로 디자인계의 아카데미상인IDEA 금·은·동상을 모두 받은 인물.음료수를 마실 때 사용하는 주름 넣은 빨대를 보면 늘 감탄한단다.디자인은 모든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8,000원. [20년간 배운 영어 런던에서 길을 잃다](우혜전 지음,초록배매직스 펴냄)영국에서의 유학생활을 거쳐 통·번역사로활동하며 체험한 살아 있는 현지 영어와 그 밑바탕에 깔린영국문화 이야기.유일하게 자신 있는 영어 표현인 ‘Howare you?’‘I'm fine thank you,and you?’를 실전에서써먹을 기회가 오지 않는 이유는 단지 입시를 위해 달달외운 죽은 영어이기 때문이다.한국인들이 영어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 이유와 영어공부 비결,우리가 아는 것과 달리 사용되는 표현 등을 소개.저자는 서울신문사 기자와 이화여대 강사 등을 역임했다.9,000원.
  • ‘삶의 법칙’에 수학을 대입하다

    세계를,삶을 사유하는 도구로 가장 대접받아온 건 역시 문자언어.철학·사회학·문학 등 진리와 본질 탐구 분야는 문자사용자들의 전유 영역인 양 여겨져온 게 현실이다.얼핏음악·회화 등도 떠오르지만 아무래도 소수파 범주를 벗지못한다.그런데 기실 문자 못지않게 유력하면서도 그만큼 퍼뜩 떠오르지 않는 도구가 또하나 있다.바로 수학·과학 등자연과학 ‘언어’들. 검증가능성에서 사회학 언어에 결코 뒤지지 않고 그 명료성에서 문학언어를 훌쩍 뛰어넘는데다 바벨탑 저주를 모면한 보편성마저 확보했는데도 수학언어는 왜 늘 찬밥신세일까.대중 사이로 내려올 필연성도,필요성도 못느낀 채 자족해 왔기 때문은 아닐까. ‘사고혁명’(루디 러커 지음,김량국 옮김,열린책들 펴냄)은 일단 독자들 곁에 다가앉으려는 ‘상냥함’이 돋보이는‘수학책’이다.수학공식 하나 들어갈 때마다 독자를 절반씩 까먹는다고 한 건 스티븐 호킹이던가.그렇다면 페이지건너 하나씩 수식과 도해들이 넘쳐흐르는 책의 저자는 책파는 일따윈 애당초 포기한 셈이라 봐야 한다.그런데 그렇지 않다.수학이라면 알레르기부터 돋는 신체반응만 통제한다면 다음부턴 꽤 흥미로운 탐험길이 열린다.범상한 독서력이면 대수곡선이며 지수곡선,프랙탈이며 괴델의 정리등 그리 고통스럽잖게 따라밟을 수 있다.복잡한 수식따윈 건너뛰고 넘어가도 무방하다.책속에서 수학이란 이 불가지(不可知)의 세계를 해독하고 현실의 양상들을 기술해내려는 도구일 뿐 시험 앞두고 달달 외워야 하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현실인식의 통로’,저자가 생각하는수학의 참얼굴이다. 수,공간,논리,무한,정보는 수학의 다섯 면모.뿐만 아니라그 자체 수학 진화의 사다리이기도 하다.중세 르네상스 근대 현대,그리고 포스트모던 시대는 차례로 다섯 속성들과근친관계를 맺는다.저자는 속성들마다 한 챕터씩을 할애,관련 토픽들을 격파해나가며 그걸 삶의 법칙,진리문제에 끊임없이 대입시켜본다.무한히 가지치는 정보나무 ‘프랙탈’은 인간의 소프트웨어를 설명하는 데 똑 떨어진다.힐버트(무한차원)공간위의 프랙탈,이게 바로 저자가 생각하는 인생이다.그런가 하면 삶의 진리를 완벽히 논파해낼 어떤 수학이론도 없다는 괴델 정리에선 좌절보단 오히려 해방감을 맛본다.논증의 꽉끼는 틀에서 삐죽삐죽 튀어나와 예측 불가능하게 증식하는 세계이기에 우린 더욱 자유롭고 오히려 살아있다는 것.칸토르,카이틴,베넷 등 최신 무한이론의 세계로친절하게 이끄는 마지막 장에선 ‘인간은 세계라는 계산기의 연산 중간과정’이라는,수학자다운 위트도 잊지 않는다. 산호세 주립대학 컴퓨터 교수 겸 대중과학저술가로도 활약해온 지은이의 이력이 곳곳에서 광을 낸다. 손정숙기자 jssohn@
  • 31일 개봉 ‘친구’ 주연 유오성

    ‘주먹’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유오성(35)과 부리부리한눈망울이 사슴같은 장동건. 그런데 오는 31일 개봉될 영화 ‘친구’(감독 곽경택)의 포스터는 엉뚱하다.두 사내의 이미지를 뒤집어 놨으니 말이다. 오만상을 구긴 장동건은 당장이라도 주먹다짐할 기센데,그곁에서 유오성은 표정이 없다. “영화에서 그건 큰 재미요소가 됐어요.상식을 엎는 캐릭터설정. (영화)생산자인 배우 입장에서나 소비자인 관객 입장에서나 다같이 즐거운 거니까요.”그가 새 영화를 이전의 어떤 작품보다 사랑하게 된 작은 이유다. 첫 시사회가 있은 지난 12일과는 달리 이틀후 만난 그는 무척 편안해 보인다.커피를 연거푸 두잔이나 들이키며 묻지도않은 말에 이것저것 잘도 대답한다.하지만 버릴 말이 없다. 어물쩍 질문을 넘기는 법도 없고.‘주유소 습격사건’이 대표작이 아니냐고 했더니 뜻밖에 정색한다.이런 논리다.“TV드라마 때문에 공을 못들이고 찍은 영화였다.그런데 떴다.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그러니까 내게 베스트필름이 아니다.” 강단 있는 말투에 생생한 부산사투리로 돋을새김한 영화 속대사들이 휙휙 겹쳤다 지나간다.“인자부터 니는 니처럼 살아라,나는 내처럼 사께”“쪽팔리서…” 영화의 리얼리티를다치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콘티북에다 억양의 높낮이를 점으로 찍어놓고 달달 외웠으니까.부산 올로케로 진행된 촬영현장에서도 억척을 부렸다. 11개월 된 아들이 눈이 짓무르게 보고 싶었지만,한달에 하룻밤만 서울집을 다녀갔다. 새 영화에 대한 애착이 이만저만 아니다.“시나리오를 처음읽는 순간부터 곽감독의 다원적 사고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이제 사석에선 서로 이름을 부른다.영화를 찍으면서 친구가 된 셈이다.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는 한참동안 연극무대에 섰다.지난 94년 ‘나는 소망한다.내게 금지된 것을’이 첫 영화였으니 스크린 이력은 올해 7년째다. “최선을 다했다”는 이번 영화에 그는 얼마만큼의 무게를실을까.예상했던 답이 돌아온다.“작은 점 하나를 또 찍었을뿐인데요.”황수정기자 sjh@. *‘친구’는 어떤 영화. 곽경택 감독의 세번째 영화 ‘친구’는 꽤 큰 파괴력을 자랑할 것같다.건달세계에 초점을 맞췄지만,그건 주먹을 어떻게 쓰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다.‘억수탕’에서 사람냄새 진하게 풍기려다 외면당한 곽감독의 휴머니티가 이번엔 제대로 빛을 봤다. 주제부터 쉽고 상식적이다.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는 네 사나이들의 우정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는다.폭력조직 두목을 아버지로 둔 준석(유오성),장의사 아들 동수(장동건),밀수업자 아들인 중호(정운택),반듯한 가정의 모범생 상택(서태화).넷은 추억을 공유해간다.바다 멀리까지 물장구치며 몰려다녔고,다락방에 숨어 포르노잡지를 보고 깔깔댔고,교모를삐딱하게 눌러쓰고 패싸움도 했다. 시간이 흘러 스무살이 됐을 때 모든 것은 달라진다.준석은마약에 절었고,동수는 감옥을 들락거리고,상택과 중호는 대학생이 됐고.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폭력조직에 몸담은 준석과 동수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되리라곤 누구도 몰랐다. 감독은 제 이야기를 직접 시나리오로 옮겼다. 현실에 발을딛고선 우정이 ‘친구’의 리얼리티를 돋보이게 하는 데 큰몫을 했다. 부산 올로케로 촬영한 영화는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를 시점으로 잡았다.올리비아 핫세의 포스터,70년대 유행음악 등이 중·장년층 관객의 향수를 자극한다.
  • [데스크시각] 아이비 리그로 가는 학생들

    ‘나는 조기유학 없이 아이비 리그로 간다’ 올봄 서울의 대원외국어고 학생인 이원표·함동윤 군이 함께 펴낸 책의 제목이다.저자 소개란에 이군은 미국의 컬럼비아대에,함군은 UC버클리대에 각각 합격했다고 써 있으니 이들은 지금쯤 자신들의 꿈인 아이비 리그의 명문대학에서 마음껏 공부하며 무한한 꿈을 펼치고 있을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A부인은 외국어고 1학년인 딸애가 있다.이 딸아이의 꿈은 미국의 아이비 리그 대학으로 곧장 가는 것이다.어릴 때부터 똑똑한 아이였는데 스스로 그런 꿈을 키웠을 것이다.그런데 여기에는 미국생활을 한 아이 부모의 영향도 적지않게 작용했다.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아이 아버지는 정말 ‘공부만 하는’ 미국 대학생들을 보고 놀랐다.그리고 우리 대학생들이,우리의 대학교육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비교가 돼 절망감을 느꼈다고 한다.이런 느낌이 암암리에 아이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전세계 38개국의 중2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학·과학 성적평가에서 우리 아이들은 수학에서 세계 2위,과학 5위를 기록했으나 흥미도·성취도 등에서는 최하위권을 기록했다.특히 기억에 의존하는 문항은 정답률이 높은 반면 실험 설계,자료해석 등에서는 정답률이 낮았다.달달 외워서 답쓰는 것은 잘하는데 응용력을 요구하는 데는 자신이 없다는 말이다.또 입시 때문에 싫어하는 수학·과학을 억지로공부한다는 게 입증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입시공부는 학생 혼자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도 아니다.절반은 학부모 몫이다.A부인의 딸아이는 미국생활을 해 영어를 곧잘 한다.그러나지금도 소위 강남의 과외학원에 한달에 몇십만원을 내고 다닌다. 미국인 영어강사가 가르치는데 이런 아이들만 30명에서 많게는 50명씩모이는 학원이 곳곳에 있다고 한다.영어뿐이 아니다.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일반 학생들과의 위화감도 있겠고 도피성 유학 시비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A부인은 “우리 대학의 질이 높고 입시제도가 안정적이면 왜 아이를 굳이 외국대학으로 보내겠느냐”고반문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간 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창의력을 요구하는 리포트를 제대로 못쓰는 것이다. 미국 대학의 교육은 대부분 토론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 유학생들은 대개 꿀먹은 벙어리로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영어 탓도 있지만 더 크게는 토론 훈련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이게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내일이면 대입수능점수가 발표된다.그리고 입시.합격하면 입시생들은 중1,길게는 초등학교 5,6년때부터 시작된 길고 긴 입시지옥의 터널을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할 것이다.대학생활은 학문 연마를 위한새로운 출발점이 아니라 마치 최종 목표점 같아 이때부터 공부는 뒷전이다.학생도 학부모도 교수도 이걸 부인하지 않는다. 물론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긴 하다.하나 태반은 취직준비나 고시공부를 위한 것이다.서울대 대학원에 미달사태가 빚어졌다.지금 졸업하면 취직이 안되니까 휴학하고 군에 가는 학생 비율이 많게는 40%에달한다는 보도도 있다.당장 취직에 도움 안되는 기초과학,인문학 과목은 수강생이 없어 폐강위기에 몰린 대학이 허다하다. 이 상태로 간다면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는 것은 고사하고 점점 더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몇년 뒤 지금의 중고등·대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주인이 될 무렵.지금 우리가 겪는 이 교육의 황폐함이 ‘문화의 암흑시대’가 돼 우리의 발목을 조이는 족쇄로 나타나지 않을까 두렵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교육에 두어야 한다.교사,학교,우수한 교수에 대한 투자 없이 교육개혁은 요원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러 아이비 리그로 가는 학생들.공부보다는 다른 분야에 남다른 재능을 타고났는데도 억지로 입시공부에 매달려야하는 학생들.박봉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아이들 사교육비를 대야하는 학부모들.이들을 제자리에 돌려놓지 못하면 우리의 21세기 준비는 모두 공염불이다. 이기동 국제팀장 yeekd@
  • 현대건설 “산소호흡기만 벗은셈”

    1조2,000억원이면 과연 충분한가. 현대건설이 1조2,000억원대의 추가자구안을 마련함으로써 ‘급한 불’은 껐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시장은 우려한다.특히 내년상반기에 전체 차입금(5조,2000억)의 66%인 3조4,000억원의 만기가몰려있어 불안감은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 연말은 문제없다 현대건설은 연말까지 약 1조원이 필요하다.물품대금(4,500억),공모회사채(2,600억),금융이자(1,437억),해외차입금1,231억) 등은 만기 연장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여기에 일반법인등으로부터 끌어모은 1,149억원도 올해안에 갚아야 한다.그러나 토지공사로부터 받은 서산농장 매각선금 2,100억원과 하반기 영업이익 4,200억원 등이 확보돼있어 올해는 별탈없이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약 4조원 만기도래 문제는 내년이다.내년 상반기에만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무려 3조4,590억원.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만기연장 시켜놓은 6,900억원도 내년에는 갚아야 한다.이번에9,000억원 (내년 이후 입금예정인 서산농장 매각잔금 제외)의 자구안을마련했지만 올 연말 자금부족분과 임시변통으로 만기연장 시켜놓은 2금융권 부채 등 급한 곳부터 이리저리 틀어막고 나면 실제 내년에 쓸수 있는 돈은 얼마 안된다.여기에 매달 물품대금과 금융이자까지 꼬박꼬박 막으려면 영업이익을 계상하더라도 달달이 아슬아슬한‘유동성’ 줄타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소호흡기만 뗀 셈 9,000억원이 단순계산대로 고스란히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실제 현대는 올 6월부터 9월까지 5,397억원의 자구노력을 이행했다.6월말 차입금이 5조5,000억원이었으니 단순 계산대로라면 부채가 약 5조원으로 줄어있어야 하지만 10월말 현재 부채는 5조2,121억원이다. ■차입금 더 줄여야 대신경제연구소 한태욱(韓泰旭) 수석연구위원은“신용등급 상승,신규자금 지원,차환발행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지지않고서는 내년에 돌아오는 2조원대의 회사채를 (현대건설이)버텨낼재간이 없다”면서 “차입금을 최대한 줄이고 빨리 이익을 창출하는길만이 현대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안미현 주현진기자 hyun@
  • [우리학원 명강사] 서울고시 국어담당 김준기씨

    “가르치는 게 적성에 맞다고 할까요.강단에 처음 섰을 때도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 없었거든요” 서울고시학원에서 국어를 담당하고 있는 김준기(金俊基·41)강사는 경력 11년차의 베테랑이다.사법시험을 제외한 모든 국가공무원 시험의 필수과목인국어 과목을 지루하지 않게 강의하는 그의 인기도는 언제나 상승곡선이다. 그의 지향점은 전인교육이다.아울러 ‘학생의 실력을 믿지 못하면 가르칠수 없다’는 것이 신념이다. 김강사 강의의 외견상 특징은 특별한 교재가 없다는 점이다.79년 대학(경희대 국문과)에 진학해 석·박사 학위를 딴 이후 지금까지 20여년간 ‘한우물’을 판 자신감의 표현으로 비친다. 김강사는 “강의에서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스스로 말한다.강의시간 90분 내내 진도만 나가면 수강생들이 지루해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특히 요즘같이 각종 공무원시험의 1차 합격자 발표가 나올 때면 수강생들의의욕을 부추기는 ‘잔소리’가 더욱 늘어난다. 김강사는 수강생들에게 늘 “공무원직은 차선책이 아니라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공무원직이 최선책이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합격이 더욱 빛을 발할수 있고,만약 떨어지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시험준비에 자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강의시간 이외에도 수강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노량진학원가의 포장마차에도 자주 들른다.“떡볶이도 먹고,술도 함께 하며 인생얘기를 나누다보면 수강생들의 고민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수강생들에게 ‘스스로 길을 잡아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국어과목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공부 스타일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적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시(詩) 분야의 경우 소재를 달달 외우는 방식은 점수를 갉아먹기 십상이지요.사전적인 뜻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응용력을 키우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최여경기자 kid@
  • 독자의 소리/ 영어 제2공용어화 보다 교육내실화 중요

    영어를 제2공용어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교육부도 초·중·고교의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고 하는데 탁상공론에 치우쳤다는 생각이 든다. 현행 학교 영어교육의 문제점은 초·중·고,그리고 대학교까지의 과정이 문법중심이라는 데에 있다.대학까지 16년동안 배우는 것이 고작 시중에 나와있는 문법책 한권을 달달 암기하기를 강요하는 수준인 것이다. 우선 초등학교 때부터 듣기와 말하기 중심으로 대폭 바꿔야 하며 교사의 자질향상과 보충교재가 뒷받침돼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들이 영어를 못하는 것은 영어교육과 그 내용 때문이지제2공용어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교육부는 초·중·고,대학의 영어 교과서를한데 모아 검토해보기를 바란다.그후에 교과서의 내용과 교육 방침을 다시숙고하기를 바란다. 김덕영[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탄2동]
  • [대한광장] 전문대가 중요한 시대

    17일은 대입 수능시험을 치르는 날이다.수능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쉬우면 쉬운대로,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시험을 보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마음을 졸인다.이 날의 성적으로 학생들의 앞날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태어나 걸을 수 있게 되면서 책가방을 메고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지 15년여동안 책에 있는 많은 지식을 달달 외워서 이날 하루 다 토해내야 한다.그러나 외우기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무슨 소용이랴.지금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보다 무엇을 할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인 것을…. 20세기 초에 시대가 변하는 줄 모르고,서당에서 사서삼경이나 달달 외우고,양반족보나 내밀면서 에헴 에헴 헛기침이나 해대던 양반네들은 망하지 않았던가.지나고 보니 너무나 당연한 일을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아니,알려고도하지 않았을 것이다.21세기가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같다.과외,돈봉투 등 어떻게 해서라도 대학에 들어가고 대졸이력서를내세워 연줄이나 대려고 하는 사람도 어리석은 조선조말 양반네들과 다름없지 않을까.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해서 능력을 키워야 살 수 있는 시대에 18살때의 성적으로 인생의 승부를 정하려 하는 것은 너무 낡은 고정관념이다.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관습을 버리려 하지 않는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고등교육이 중요하다.하지만 온 국민이 대학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사실 갈 수 있는 예산이 없다.그래서 2년제 고등교육기관인‘전문대’가 발전해야 한다. 대학을 못 들어간 학생들이 할 수 없이 가는 전문대는 이미 고등교육기관이 아니다.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패배감에 짓눌려 기회와 희망을 상실한 학생들이 가는 전문대는 소용이 없다.무언가 할 수 있는 능력을 얻기 위해 희망찬 학생들이 당당하게 가는 전문대라야 한다. 고등교육정책이 비교적 잘 돼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를 보자.4년제 주립대가 30개,2년제 주립 전문대가 107개 있다.이 전문대에 140만명의 학생이 다닌다.4년제 주립대의 경우 정부예산이 학생 한명당 1만7,000달러부터 8,700달러이다.그러나 전문대의 경우에는 3,660달러이다(1997년도 기준).저렴한 예산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고등교육을 시키기 위해 정부가 전문대를 적극 권장한다. 등록금 부담도 다르다.주립대의 경우엔 학생이 부담하는 등록금이 4,200∼2,000달러 정도다.전문대의 경우는 일반대학의 10분의 1 정도인 360달러다.이처럼 전문대 등록금을 파격적으로 줄여 많은 학생들이 전문대를 가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다.캘리포니아주의 4년제 주립대 대학생 50만명 가운데 60%가 주립 전문대 출신이다. 플로리다주도 10개 주립대 학생 19만8,000명 가운데 80%가 28개 전문대 출신이다.이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등록금이 없거나,고교시절 철이 없어 공부를 하지 않아 전문대에 들어간 학생들이 뒤늦게라도 재정적 여유가 생기거나 더 공부하고 싶으면 4년제 일반대학에 편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다. 대학에 갈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열려있기 때문에 미국에는 입시경쟁이 심하지 않다.이처럼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대학에도 가고 전문대에도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미국의 고등교육은 경쟁력을 지닌다. 지금은 교육경쟁력이 곧 나라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지식기반사회이다. 나라와 국민의 관심을 대학입시와 대학경쟁력에만 쏟지 말아야 한다.전문대가 활성화돼야 한다. 우리는 이제 더이상 패배자들을 키워서는 안된다.우리나라가 필요한 전문인과 기술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전문대의 발전을 보다 강도높게,시급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趙璧 미시간공대 교수·기계공학]
  • [인터뷰]‘키 큰 세 여자’ 주인공 김금지씨

    중견배우 김금지(58)는 요즘 색다른 경험이 주는 기쁨에 흠뻑 젖어 있다.35년 동안의 배우인생에서 처음으로 할머니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작품은 극단 여인극장이 오는 8일부터 20일까지 무대에 올리는 ‘키 큰 세여자’.퓰리처 상을 4번이나 안은 미국 극작가 에드워드 올리의 극본을 갖고 강유정씨가 연출한다. 김금지는 서울 명륜동 공연예술 종합연습실에서 극중 90대 여인의 형상을그리는데 푹 빠져 있다. “대사가 너무 많아 입에 쥐가 날 정도입니다.그저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어 시험공부 하는 심정으로 달달 외고 있습니다.어렵긴 하지만 이만한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거든요”. 들고 있는 대본의 허리가 찢어지고 너덜너덜한 걸로 봐서 엄살로 보이지는않는다.서일대 겸임교수에다 잘 나가는(?) 남편(국민회의 조순형의원)을 둔그가 굳이 무대를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 해에도 출연제의는 많았지만 마음 내키는 작품이 없어 강의에만 전념했지요.그런데 애들이 하도 ‘교수님 모습을 무대에서 보고 싶다’고 졸라서 결심했지요.대사만으로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특징이 있어 좋은 ‘연극 교재’이거든요.요즘 보기 드문 정통연극이라 연습과정도 마냥 즐겁습니다. 아무래도 ‘팔자’인가 봐요”. 작품에는 두명의 여성이 더 나온다.결혼을 앞둔 장미빛 삶의 20대 아가씨(손봉숙),그리고 삶에 대한 집착과 죽음에의 공포에 시달리는 50대(이용이). 그들은 90대 할머니의 젊은날의 분신이다.20대와 50대 여성이 조용히 지난세월을 관조하는 90대와 질문을 주고 받으며 하나의 여성상을 찾아가는 과정이 줄거리다. “조신하고 얌전한 여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타산적이며 약간의 허영심도 있는 한 여인이 험한 세파를 넘으며 겪는 좌절,이별,상실감 등을 그리고 있어 제 자신도 공감이 가는 부문이 많습니다” 2시간 가까운 작품을 대화로만 이끌어 가는 힘든 역할이지만 어려움보다 새로운 배역이 주는 설렘이 앞서 보인다.두 후배에게 틀린 대사를 고쳐주고 감정표현도 다듬어 준다.연출자 강유정씨는 “시간을 칼같이 지키고 전투적으로 연습에 참가해 후배들이 혀를 내두른다.그 열정 덕분에 연습이 그 어느때보다 순조롭다”고 귀띔한다. 여고시절 연극제 지도를 하던 미남 총각선생의 “잘한다”는 격려에 흥이나 연극에 뛰어 들었다.65년 국립극단에 입단하자 마자 주인공역을 따내 ‘신데렐라’가 된 이후 150여편의 작품에서 내리 주역으로 ‘연극 길’을 걸어왔다.“연극을 축제로 생각한다”는 김금지.‘키 큰 세 여자’에서 그의 원숙미를 터뜨릴 것으로 보인다.종로5가 연강홀.(02)764-3375
  • 관료 발탁·출세비결 뭘까

    ‘사무관 때 윗 사람 눈에 들어야 출세한다’ ‘장·차관과 자주 만나야 발탁된다’ 인사태풍에 휘말린 관가(官街)에서 귀에서 귀로 속삭여지는 발탁 비결이다.행정고시 동기생들이나 연령에 비해 빨리 요직에 등용되는 발탁인사는 의외로 연줄대기나 인사청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각 부처 인사담당자들은 발탁의 비결을 ●장·차관의 마음에 들 것 ●능력이 있을 것 ●주요 국·과에 근무할 것 ●운(運)등을 꼽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권자인 장·차관의 스타일에 맞는 업무 처리자세.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은 합리적이면서도 소신있는 관리를 선호한다.뚜렷한 대안을 제시하면 더 높은 점수를 준다. 대폭적인 인사단행을 앞둔 건설교통부의 李廷武장관은 “공무원들이 안일하다”고 통렬하게 비판한다.업무처리가 빠르고 능동적인 공무원을 선호한다. 발탁 경우를 보면 장·차관이 과거 일선 과장,국장으로 근무할 때 그 밑에서 같이 일해 인정받은 경우가 많다.위계질서가 엄격한 공무원 조직에서 사무관은 우선 국장과 과장 눈에 들어야 미래의 출세가보장된다.발탁케이스인 신임 金容德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李재경장관이 옛 재무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국제금융과 사무관이었다. 장·차관이 다른 곳에서 온 경우 또는 과장급 이상은 장·차관에 대한 브리핑이 중요하다.발탁 인사의 ‘꽃’이었던 任鍾龍 신임 은행제도과장(행시 24회)은 지난해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실무반장으로 장·차관과 단독 보고할 기회를 많이 가지면서 발탁된 경우.현안이 많은 주요 부서 근무도 발탁 비결 가운데 하나다. 운도 적지 않게 작용한다.자신의 스타일에 맞고 능력을 인정해주는 장·차관이 때맞춰 부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경제부처의 경우 소관업무의 숫자를 달달 외우는 것도 발탁의 조건이다.장관이 묻는데 국장급이 관련 통계를 대지못해 ‘찍힌’ 경우도 있다.한 부처의 총무과 관계자는 “능력이 모자라면 아예 인사권자와 대면할 기회가 없는 게 낫다”라고 인사의 아이러니를 지적한다.
  • 올바른 생활습관 현암사 동화시리즈

    ◎살갗나라에는 누가누가 살고 있을까/이닦기·음식 꼭꼭 씹어먹기 등 지도/생물학 원리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 여름 피서.아이들이 일년동안 손꼽아 기다려온 행사다.하지만 부모들 입장에선 무조건 들떠 있을 수만은 없다.피서지에만 데려다 놓으면 고삐풀린 망아지가 되는 아이들.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뙤약볕 아래 민머리로 뛰어나가니 일사병에 걸리지 않을까,홀딱 벗고 해변을 오가다 등껍질이나 벗겨지지 않을까 바람잘날 없는 심정이다. 최근 나온 ‘살갗 나라 두리’(안나 러셀만 글·그림,장지연 옮김)는 피서를 앞둔 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줄 만한 책.현암사에서 펴내는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주는 동화’ 시리즈 세번째 권이다. 몇년새 어린이책 단행본이 붐을 이루면서 아이들 생활지도 그림책이 여러군데서 나왔지만 현암사 시리즈는 특히 개성있다.인사예절,밥먹기,대소변가리기 등 유아들 기초습관 잡는 법이 주류였던데 비해 어느 정도 자기 고집이 생긴 어린이들의 구체적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아주 실용적이다.예를 들어 시리즈 첫째권 ‘충치 도깨비 달달이와 콤콤이’는 이닦기를,둘째권 ‘뱃속 마을 꼭꼭이’(이상 러셀만 글·그림,박희준 옮김)는 밥먹을때 꼭꼭 씹어먹기를 지도하는 책. 그런데 이 책들은 전혀 훈계적이지 않다.생물학적 원리를 뼈대삼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살을 입혀 흥미진진하게 동화처럼 풀어낸다.한번 훑어보면 절로 이 잘 닦고 꼭꼭 씹어먹어야지 하는 마음이 샘솟을 것 같다. ‘…두리’는 땡볕아래 쏘다닐땐 꼭 모자와 런닝을 챙겨입고 노출된 부위엔 썬크림을 바르라는 것이 메시지.하지만 듣기싫은 설교는 한군데도 없고 대신 살갗나라 대표들의 긴급회의를 보여준다. 바닷가에 도착하자마자 팬티차림으로 조개를 주으며 쏘다닌 누리.저녁이 되자 온통 빨갛게 타버린 피부가 따끔따끔 아파온다.그러자 살갗나라에선 부위별 대표를 뽑아 귓바퀴 회의에 파견한다.어깨마을에서 온 들썩이는 “집천장(어깨피부)까지 달군 뜨거운 햇볕에 다들 쓰러졌다”고 호소한다.머리마을의 부시시 아줌마가 “나라 전체가 뙤약볕에 타고 있는데 무슨 방법을 찾자”고 제안한다. 더위,뙤약볕 퇴치법에 다들 머리를 싸맬 즈음 엉덩이마을 포동이가 느즈막이 나타났다.“우리 마을은 수영복 천막이 가려줘 아무일도 없었다”볼마을 연지도 거든다.“두리 엄마가 두리 볼을 쓰다듬을때 나타나는 손마을 사람이 우리 마을 곳곳에 하얀 양산을 펴줬는데 그게 햇볕을 막아주더라” 누리가 머리마을에 모자 지붕을,배마을과 어깨마을에 티셔츠 천막을,얼굴에 썬크림 양산을 씌워주자 살갗나라 사람들은 기운을 되찾는다.이들이 다시 땅을 일구자 빨갛던 땅(누리 피부)이 그제서야 갈색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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