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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여론조사] 지역·성별·직업·정치성향 상관없이 “일자리 가장 중요” 60%

    [신년 여론조사] 지역·성별·직업·정치성향 상관없이 “일자리 가장 중요” 60%

    20·50대 10명 중 7명 ‘고용’ … 청년실업·비정규직 개선 원해 국민 10명 중 6명이 올해 정부가 가장 집중해야 할 경제 정책으로 ‘일자리’를 꼽았다. 지난해 거의 매월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던 청년실업률의 완화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 등 획기적인 고용 해법을 국민 절반 이상이 정부에 최우선 과제로 바라고 있다는 뜻이다. 10명 중 3명은 물가 상승을 우리 경제의 가장 걱정되는 부분으로 지목했다. 2일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17년 경제 분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0%가 ‘새해 정부가 가장 집중해야 할 경제 분야’(2개 복수 응답)로 ‘청년실업·비정규직 등 고용문제 개선’을 선택했다. 지역과 성별, 연령대와 직업군,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모든 응답자가 일자리를 최고의 선결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청년실업에 직면한 20대(70.6%)와 은퇴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50대(67.2%), 노령기에 접어든 60대 이상(67.8%) 등에서 정부가 고용문제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응답 비중이 높았다. 직업별로는 학생(77.6%), 지역별로는 대전·충청·세종(75.1%)에서 응답률이 높았다. 정치 성향별로는 보수(55.8%), 중도(58.6%), 진보(66.3%), 지지 정당별로는 개혁보수신당(54.4%), 새누리당(62.0%), 국민의당(62.9%), 더불어민주당(65.7%), 정의당(69.0%) 순이었다. 진보 성향 응답자들이 보수보다 고용문제를 더 중시 여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응답자들은 고용 개선에 이어 정부가 집중해야 할 경제 정책으로 ‘소득 불균형 해소’(30.6%), ‘가계부채 해소’(27.6%), ‘부동산 시장 안정화’(20.8%) 등을 꼽았다. 12.0%는 ‘경기 활성화’, 19.3%는 ‘기업환경 개선 및 투자 활성화’라고 답했다. ‘내년에 가장 걱정되는 경제적 요인’으로는 ‘물가 상승’이 29.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론조사가 유가인상으로 기름값 부담이 커지고, 조류인플루엔자(AI)의 창궐로 달걀을 비롯한 장바구니·생활 물가가 오르는 시기(지난해 12월 28~29일)에 실시된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대부터 40대까지는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일자리 문제보다 높았고,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일자리 문제에 대한 걱정이 물가상승 우려보다 많았다. 응답자 4명 중 1명(24.4%)은 ‘일자리 문제’가 가장 걱정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등 ‘금리 오름세에 대한 우려’가 14.6%, ‘소득 불평등’이 12.7%로 뒤를 이었다. 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여성(12.8%)보다 남성(16.3%)의 우려가 더 컸고 40대(22.0%), 화이트칼라(21.5%)층에서도 응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에이스리서치는 “고용문제와 소득 불균형, 물가, 가계부채 등은 차기 대선 후보들이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 할 분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길섶에서] 라면/황성기 논설위원

    얼마 전 서울신문 주최의 강연회에 작가 김훈씨가 연사로 나왔다. 그가 사는 경기도 일산의 어느 짬뽕집 소개부터 시작되는 흥미로운 강연이었다. 3000원짜리 그냥 짬뽕과 해물이 들어간 8000원짜리 짬뽕을 대비시키며 사회의 맨살을 꼬집는 그는 “두 짬뽕 모두 국물은 같은 베이스”라면서 음식 전문가 뺨치는 평을 내놓는다. 작년에 출간된 그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의 첫머리에는 라면 덕후와도 같은 작가의 라면 끓이기 비법이 소개된다. 축약하면 ‘라면 포장지에 적힌 조리법을 무시하라’다. 물은 권장하는 550㎖가 아닌 700㎖를 넣고, 4분30초나 끓이지 말고 야외용 휘발유 버너의 센불로 3분만 끓여라. 분말 수프는 보조제로 쓸 뿐 국물의 진검승부는 대파로 낼 것. 검지손가락만 한 것 10개 정도로 숭숭 썰어 2분쯤 끓었을 때 냄비에 넣는다. 달걀은 불을 끄고 넣은 뒤 국물 속으로 스며들도록 30초쯤 기다려라. 지금도 이메일도 안 쓰고, 컴퓨터도 안 두드린다는 이 ‘아날로그 인간’이 부러운 것은 “수많은 실험과 실패를 거듭하며 (조리법을) 배웠다”는 장인 정신이 아니라, 집에서 그렇게 라면을 겁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새벽 여는 ‘여명의 소리’… 귀신 쫓는 ‘빛의 전령’

    새벽 여는 ‘여명의 소리’… 귀신 쫓는 ‘빛의 전령’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1979년 10월 헌정사상 의원직 제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을 향해 던진 이 말은 유신 시대의 종언을 예고한 일성으로 오랫동안 회자됐다. 닭의 울음소리인 ‘계명성’(鷄鳴聲)은 우리 역사 속에서는 한 시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민간에서는 밤을 떠돌던 귀신들이 사라진다는 ‘축귀’의 신앙이 됐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상징하는 십이지 동물인 ‘닭’은 고대로부터 우리 문화의 상징적 위상을 가진 동물로 가까운 존재였다. ●경주 천마총 망자 위한 제물 달걀 발견 삼국유사에 묘사된 박혁거세와 김알지 신화에서도 닭이 등장한다. 박혁거세의 왕비인 알영 부인은 계룡(鷄龍)의 겨드랑이에서 태어났고, 입은 닭의 부리를 닮았다고 전해진다. 금빛 찬란한 황금 궤 안에서 나온 김알지는 하얀 닭이 울어 그의 탄생을 알렸다. 신라의 국명이 한때 계림이었던 것도 신라인이 닭을 숭배했던 것과 연관돼 있다. 경주 천마총에는 수십 개의 달걀이 든 단지가 발견되었고, 여러 고분에서 닭 뼈가 발굴됐다. 가야 지산동 고분에서 발굴된 닭 뼈는 무덤의 부장품으로 망자를 위한 제물로 쓰였다. 무덤의 주인에게 전하는 내세의 식량인 동시에 부활이라는 종교적 의미도 담고 있다. 고구려 무용총 천장에는 닭이 한 쌍 그려져 있고, 신라가 고구려를 공격할 때 ‘수탉을 죽여라’고 외쳤다는 일본서기의 기록이 전해진다. 고구려는 천축에서 ‘계귀국’으로 불렸다. 닭은 전통적으로 귀신을 쫓는 영험한 동물이었다. 조선 시대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는 새해가 되면 각 가정에서 닭이나 호랑이, 용을 그린 세화를 벽에 붙이고 액을 쫓는 풍속이 전해져 내려온다. 대보름달 꼭두새벽에 첫 닭이 열 번 이상 울면 그해는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듯 정초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닭그림 그리거나 닭 피로 귀신 쫓기도 이렇듯 닭은 나쁜 정령을 쫓는 ‘빛의 전령’이었다. 민간에서 귀신을 쫓을 때 닭 그림을 그리거나 닭 피를 뿌리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닭은 새벽녘 어둠을 가르고 길게 울음을 토해내면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의 존재이기도 하다. 시계가 없던 시절, 닭의 울음소리로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고 제사를 지냈다. 그래서 닭이 제때 울지 않거나 울 때가 아닌데 울면 불길하다는 말도 퍼졌다. 토속 신앙에서는 닭이 초저녁에 울면 재수가 없고, 한밤중에 울면 불행한 일이 벌어지며, 해가 진 후에 울면 집이 망한다고 했다. 조선의 선비들에게는 입신출세의 상징이었다. 수탉의 볏은 벼슬을 상징하는 관을 쓴 모양과 같아 선비들의 서재에는 닭 그림이 많이 걸렸다. 공명의 상징인 수탉과 부의 상징인 모란을 함께 그려 부귀공명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집안의 큰 행사인 결혼식에서 닭은 반드시 초례상에 올려졌다. 신랑 신부가 마주 서서 백년가약을 맺을 때, 청홍 보자기로 싼 닭 앞에서 서약을 했다. 신부가 시댁에 폐백례를 드릴 때도 닭고기를 놓고 절을 했다. 일생의 가장 중요한 의례인 혼인에 닭이 등장하는 이유는 예로부터 닭을 길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닭고기는 우리 국민에게는 가장 대중적인 보양식이자 요리 재료였다.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15.4㎏이고,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도 254개에 달한다. 닭이 여름철 보양식이 된 데는 매년 음년 6월 20일이면 닭을 잡아먹는 제주도의 풍속이 퍼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 ‘본초강목’에는 ‘조선 닭이 좋다 하여 중국의 세력가들은 조선에까지 가서 닭을 구해 간다’고 적혀 있을 정도로 약용으로서 한반도의 닭은 인기가 있었다. 토종닭의 경우 기름이 적고, 맛과 향이 탁월하며, 기를 보하는 약효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바람 타고 ‘치맥’ 열풍 현대에는 닭튀김인 ‘치킨’이 국민적 간식이 됐다. 닭고기는 1980년대부터 식육문화의 상징으로, 치킨이라는 국제화된 이름을 얻었다. 여름철 백숙과 삼계탕에 한정된 소비가 연중 소비로 확장된 출발점은 1960년대 초에 유명세를 얻은 ‘전기구이 통닭’이었다. 이는 닭고기를 삶는 요리에서 오븐 요리로 전환시켰고, 닭고기를 대표적인 겨울철 간식으로 만들었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닭은 튀겨지는 요리가 됐고, 1980년대 초가 되면 ‘후라이드와 양념 반’인 치킨 프랜차이즈가 본격화된다. 특히 1982년 프로야구 개막은 치킨 산업을 도약시켰다. 이른바 ‘치맥’ 열풍의 시발점이다. 이는 호프집들이 맥주 안주로 튀긴 닭들을 내놓게 된 계기가 됐다. 김종엽 한신대 교수는 “국내 치킨산업의 성공에는 닭고기가 가진 자질과 역사적·문화적 배경뿐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인의 미각이 걸었던 모든 행로가 응결되어 있는 양념치킨의 존재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념치킨은 길거리 떡볶이 문화의 후계자 격이다. 식용유로 튀겨 닭의 무미함을 감추고, 튀김의 느끼함을 다시 고추장 양념으로 삭히고, 매운맛을 달콤한 설탕과 콘시럽으로 포장한, 그리고 그 위에 마늘을 다져 얹은 양념치킨은 식초에 절인 무로 완성된다. 우리의 양념치킨은 요리 산업과 미각이 서로 상승작용을 해온 맛의 역사가 담긴 증인이기도 하다. ●국내 치킨집 전 세계 맥도날드보다 많아 치킨 산업 연구자인 정은정씨는 국내 닭튀김 간식의 전쟁사를 “미국 프랜차이즈인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와의 싸움에서 KFC(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의 승리”(대한민국 치킨전: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2014)로 요약한다. 한국식 닭튀김의 승리 요인으로는 미국 KFC가 하지 않는 배달과 맥주를 함께 판매하는 한국 고유의 전략이 꼽힌다. 김 교수는 “전자는 식민지 시대의 냉면 배달로부터 해방 후 짜장면 배달로 이어졌던 긴 문화적 전통의 활용이었고, 후자는 치맥이라는 새로이 창조된 문화가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한국에서 치킨은 자영업자의 상징이기도 하다. 국내 치킨 점포 수가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보다 많은 ‘치킨 공화국’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치킨 전문점 수는 10년간 연평균 9.5%씩 급증해 3만 6000여개에 이른다. 한 해 평균 7400개의 치킨집이 새로 생기고, 5000여개가 문을 닫는다.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과잉 경쟁,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까지 한국의 치킨은 자영업자들에게는 눈물을 뿌리게 하는 존재다. ※도움말 주신 분: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이희훈 현대축산뉴스 발행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제는 평창입니다] “입장권 언제 파나요” “자원봉사 동참”…강추위 녹인 뜨거운 관심

    ‘이제는 평창’ 토크 콘서트에선 카카오톡과 현장 관람석의 질문도 쏟아졌다. 패널 4명은 에피소드도 곁들여 박수를 받았다. 올림픽을 맞아 스키 입장권 값을 할인하느냐는 질문에 이희범(LG 고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내년 2월부터 입장권을 판매하는데 2010년 밴쿠버(캐나다) 대회보다 조금 비싸고, 2014년 소치(러시아) 때에 비해선 좀 싸다”며 “내년 2~3월 예비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선수권대회 22개를 개최하는데 피겨를 제외하고 모두 무료이니 만끽해 달라”고 당부했다. 내년 2월부터 올림픽 입장권을 판매하는데 평균 8만원, 적게는 2만원이라고 덧붙였다. 한 청중은 자유발언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국운 상승의 기회로 여긴다”며 “기회만 되면 다양한 자원봉사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위원은 징크스를 소개해 달라는 팬의 질문에 “(자꾸 피하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일으켜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부러 만들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반면 김동성 위원은 “경기를 앞두곤 대개 (0을 연상시키는) 달걀이나 (미끄러운) 미역국을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대회 개막식 당일인 내년 2월 9일 생일을 맞는다. 징크스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미역국을 못 얻어먹게 생겼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얼마 전 테스트이벤트 땐 미국 쇼트트랙 대표였던 안톤 오노(34)를 만나 사과를 받았느냐는 질문엔 손사래를 쳤다. 오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승 우승 과정에서 앞질러 달리던 김동성을 먼저 밀고도 두 손을 들며 신체접촉 회피 의도를 꾸며 논란을 일으켰다. 김 위원은 2002년 4월 ‘오른발 내밀기’로 스케이트 칼날을 결승선에 통과시켜 우승을 거머쥔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선수권 때 모습을 재현해 인기를 끌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AI 확진 농장 계란이 시중에 유통됐다? “충남의 한 소각업체에서…”

    AI 확진 농장 계란이 시중에 유통됐다? “충남의 한 소각업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양계농장에서 나온 계란이 시중에 유통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곧 보건 당국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충남의 한 가축 폐기물 소각업체가 AI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을 유통했다는 제보를 지난 30일 접수했다”고 31일 밝혔다. 식약처는 “관할 지자체와 함께 곧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계란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을 악용, 해당 소각업체가 AI 감염이 우려되는 계란을 폐기하지 않고 유통했는지 등을 중점 조사할 예정이다. 해당 업체는 축산 폐기물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열소각 업체다. 이 업체는 이번 사태 이후 AI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에서 나온 닭·오리 폐사체와 계란을 소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밥상, 못 차리겠다

    밥상, 못 차리겠다

    올해 소비자물가가 지난해보다 1.0% 올랐다. 기름값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지만 배추, 무, 계란 등 ‘밥상 물가’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3% 올랐다.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9월부터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7%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1%대를 가까스로 회복했다. ●저유가로 전기료 등은 9.2% 내려 농·축·수산물 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올여름 폭염으로 가을부터 배추, 무, 시금치 등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달 들어선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값이 폭등했다. 올해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3.8% 올라 전체 물가를 0.30% 포인트 끌어올렸다. 신선식품지수는 6.5% 급등해 2010년(21.3%)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기·수도·가스 가격은 9.2% 하락해 전체 물가를 0.41% 포인트 끌어내렸다. ●달걀값 내년 반영… 물가 더 오를 듯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최근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고 집세, 외식비도 꾸준히 올랐다”면서 “다음달에는 계란값 급등세가 소비자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내년 소비자물가가 올해보다 1.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내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인 연 2.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수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일부 농·축·수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수급과 가격 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2016 히트상품] SPC삼립 삼립호빵, 출출하면 ‘호빵’ 선택 탁월 ‘호호’

    [2016 히트상품] SPC삼립 삼립호빵, 출출하면 ‘호빵’ 선택 탁월 ‘호호’

    SPC삼립은 지난 10월 올 시즌 삼립호빵 출시 이후 11월까지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상승했다고 밝혔다. 최근 도시락과 가정편의식 등의 성장으로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서도 삼립호빵은 최근 4년간 매출이 연평균 6.3% 신장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2012~2013년 690억 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이번 시즌 900억원(추정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SPC삼립 관계자는 “천연효모 적용 등을 통해 맛과 품질을 높인 것이 매출 증가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며 “올가을 기습 추위가 많았고 최근 소비 침체 분위기로 전통적인 먹거리를 찾는 추세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삼립호빵에는 SPC그룹이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과 공동 연구 개발로 찾아낸 천연효모를 적용해 특유의 깊은 풍미와 쫄깃한 식감으로 맛과 품질을 높였다. 특히 ‘단팥 호빵’의 경우 통단팥의 씹는 맛을 살리는 한편 단맛을 적절하게 조절해 단팥의 깊은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도록 개선했다. ‘야채 호빵’은 야채소 중 돼지고기의 크기를 키워 식감을 더욱 살렸고 최적의 원료 혼합 비율을 찾아내 풍미를 보강했다. 전통적 베스트셀러 제품 외에도 소비자 입맛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내용물과 모양을 특색 있게 구성한 신제품들도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혼밥족 등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도록 고기를 넣은 ‘肉(육)호빵 4종’ ▲달걀 후라이를 닮은 앙증맞은 모양은 물론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치즈를 넣은 ‘에그호빵’ 등은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도 100년 전통의 미국 로만밀사의 곡물 믹스를 사용해 출시한 ‘천연효모 로만밀 통밀식빵’과 견과류를 풍부하게 넣은 ‘꿀씨앗 호빵’ 등 건강 콘셉트의 제품까지 신제품들의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 [2016 히트상품] 오뚜기 오뚜기 볶음밥, 만들기도 쉬운데 맛까지 좋은 볶음밥

    [2016 히트상품] 오뚜기 오뚜기 볶음밥, 만들기도 쉬운데 맛까지 좋은 볶음밥

    오뚜기가 지난해 7월 선보인 ‘오뚜기 볶음밥’이 출시 1년 여 만에 국내 냉동밥 시장에서 2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뚜기는 풀무원 등 여러 업체가 경쟁을 하는 냉동밥 시장에 지난해 7월 오뚜기 볶음밥 5종(중화볶음밥·새우볶음밥·쇠고기볶음밥·닭가슴살볶음밥·불닭철판볶음밥)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출시 1년 만에 시장점유율 19.4%(2016년 1~9월, 금액 기준)로 1위인 풀무원(20.6%)에 1.2%p 차이로 다가서는 성과를 이뤄냈다. 오뚜기는 이 같은 오뚜기 볶음밥의 성장요인에 대해 ▲타제품보다 스크램블드에그를 듬뿍 넣어 더욱 건강하면서도 달걀의 고소한 맛이 살아있는 볶음밥이라는 점 ▲‘엄마는 처음으로 볶음밥을 샀다’라는 메시지의 TV CF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점 ▲아이들의 영양도 고려한 제품으로 주부들의 냉동밥에 대한 일부 좋지 않은 인식을 해소했다는 점을 꼽았다. 오뚜기 관계자는 “냉동밥 시장의 성장은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변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난 7월 맛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한 우렁강된장비빔밥과 돌솥비빔밥을 출시했고 앞으로도 다양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맛과 품질을 갖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냉동밥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해왔다. 2013년 140억 규모에서 2015년 32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는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가까이 성장하면서 앞으로 5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뚜기가 지난 5월 출시한 ‘오뚜기 피자’ 4종(콤비네이션·불고기·고르곤졸라·호두&아몬드)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오뚜기 피자는 집에서도 간편하게 돌판오븐에 구워 만든 정통 피자를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일일판매량 2000개를 넘어서는 매장이 생겨나고 있다. 피자는 지름 25㎝의 레귤러 크기로 2~3인이 먹기에 적당하다.
  • [2016 히트상품] 제너럴네트 제니하우스 미라클 볼륨샴푸, 샴푸만 했을 뿐인데 볼륨 생겼네

    [2016 히트상품] 제너럴네트 제니하우스 미라클 볼륨샴푸, 샴푸만 했을 뿐인데 볼륨 생겼네

    ‘미라클 볼륨샴푸’는 제니하우스 70여 명의 아티스트가 2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2단계(순간·지속) 볼륨 헤어시스템 제품이다. 주요 성분인 치아시드가 수분을 흡착해 모발의 수분 볼륨을 증가시켜준다. 치아시드는 단백질과 오메가3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며 물과 섞이면 10~20배 정도 물을 흡수해 달걀흰자와 같은 점성이 생기면서 부피가 커지는 특징이 있다. 제품은 라벤더오일, 살구씨오일, 포도씨오일, 올리브오일, 해바라기씨오일 등 10가지 천연 오일 성분을 담고 있으며 실리콘, 합성향료, 타르색소, 페녹시에탄올 등 유해 성분은 들어있지 않다. 미라클 볼륨 샴푸는 1단계에 수분 볼륨 씨앗 치아시드와 5가지 볼륨 증가 포뮬러가 ‘순간 볼륨’을 하고, 2단계에 42가지 자연유래성분과 5가지 아미노산이 ‘지속 볼륨’을 한다. 이와 같은 원리로 수분 볼륨 씨앗 치아시드가 모발 속부터 촉촉하고 탱글탱글한 탄력으로 볼륨을 완성하는 게 특징이다. 업체 관계자는 “단 한 번의 샴푸로 즉시 볼륨을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 청담동에 오픈한 제니하우스는 헤어, 메이크업 서비스를 비롯해 네일케어, 풋스파, 웨딩컨설팅까지 하는 토털 뷰티숍이다. 박신혜, 한지민, 송지효, 동방신기, 티아라, 빅스, 피에스타 등 약 500명의 셀러브리티가 즐겨 찾고 있다는 게 제니하우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털 악취 모기 쫓아 말리리아 예방…방사 닭 기생충 많아 맛 떨어질 수도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털 악취 모기 쫓아 말리리아 예방…방사 닭 기생충 많아 맛 떨어질 수도

    ‘다사다난’이란 말조차 부족할 만큼 많은 일이 일었던 2016년 ‘원숭이의 해’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면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가 시작됩니다. 60갑자의 서른 번째에 해당하는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라고 합니다. 십간의 ‘정’(丁)이 불의 기운을 상징하기 때문에 닭 중에 붉은 닭이라는 설명입니다.그렇지만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닭의 수난시대’입니다. 지난 11월 중순 H5N6형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한 달 동안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하루 65만 마리꼴로, 지금까지 약 25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고 합니다. ●전 세계 매년 닭고기 1억t 소비 닭은 종교나 문화와 상관없이 인류의 보편적 사랑을 받아온 단백질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년에 닭 1억t과 달걀 1조개가 소비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국민 1인당 연간 닭 소비량은 4.97㎏으로 육류 중 돼지고기 다음으로 많이 섭취하고 있습니다. 닭이라고 하면 이처럼 달걀과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프라이드 치킨처럼 먹을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론 과학적으로도 중요한 동물입니다.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영국의 진화학자 찰스 다윈은 전 세계 곳곳에서 닭을 채집해 가축화된 닭의 기원을 연구했습니다. 실제로 2004년 게놈 분석 결과 다윈의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고 2014년에는 영국과 독일 과학자들이 닭뼈 화석의 DNA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닭이 1만년 전 중국에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닭털 특유의 냄새가 모기에 물리는 것을 막아 줘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스웨덴과 에티오피아 공동 연구진이 닭 털의 독특한 냄새를 만드는 나프탈렌과 헥사데칸 같은 4가지 화학성분이 모기에 물리는 것을 막아주는 ‘물리적 장벽’ 역할을 해 준다는 연구 결과를 낸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진화 단서도 닭에서 찾아 2010년에는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자들이 닭을 이용해 사람의 언어학습과 커뮤니케이션 행동의 특징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보여주는 단서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부모에게서 독특한 발성법을 배워 소통에 이용하는 ‘제브라핀치’라는 새의 수컷 유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해 소리는 내지만 소통에 활용하지 못하는 닭의 게놈과 비교한 결과 신경세포 간 소통을 조절하는 유전자들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또 마당이나 들에 풀어 키우는 토종닭이 육계닭보다 맛있다는 한국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재미있는 연구도 있습니다.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UC리버사이드) 연구진은 넓은 공간에 자유롭게 풀어서 키우는 방사닭이 좁은 양계장에서 키우는 닭보다 더 많은 기생충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동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의학곤충학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넓은 공간에 닭을 풀어놓고 키우는 것이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기생충 등으로 인한 고통이나 통증은 더 심할 것이라는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한때 조류독감으로 불렸던 AI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한 다양한 과학연구에 기여해 온 닭들의 고난이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어린이와 청소년, 노약자들을 중심으로 인간 독감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에 조류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두 독감의 공통점은 확산 원인과 경로에 대해 방역당국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유년은 부지런하고 명석한 닭의 기운이 문제들을 명쾌하게 수습하고 해결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에 독감들부터 빨리 정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dmondy@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짝퉁 쌀에 이어 짝퉁 소고기까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짝퉁 쌀에 이어 짝퉁 소고기까지?

     지난 21일 나이지리아 최고 상업도시 라고스의 이케자 지역에서 불법 유통되던 플라스틱으로 만든 ‘짝퉁 쌀’ 102포대(약 2.5t)가 적발됐다. 50kg짜리 포대에는 ‘베스트 토마토 라이스’(Best Tomato Rice)라고 적혀 있지만 식품등록번호와 유통기한, 생산 연월일도 명시돼 있지 않았다. 특히 플라스틱 쌀의 정확한 원산지와 유통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산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모함메드 하루나 세관원은 “지금까지 플라스틱 쌀이 퍼져 있다는 말은 루머라고만 생각했지만 이번 압수로 플라스틱 쌀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쌀을 분석하기 위해 가정에서 밥을 하듯 플라스틱 쌀을 끓여본 결과 일반 쌀보다 훨씬 끈적거리게 변했다”면서 “밥을 해 먹을 경우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경고했다. 이번 사건을 취재한 마틴 페이션스 영국 BBC 기자는 “플라스틱 쌀을 처음 봤을 때 ‘진짜’ 쌀처럼 생겼고, 손으로 만졌을 때도 특별히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며 “그러나 냄새를 맡아보니 화학제품 냄새가 났다”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중국산 가짜 쌀 소동이 벌어진 데 이어 중국에서 오리고기를 소고기로 둔갑시켜 판매한 음식점 체인이 발각되는 등 중국 식품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나이지리아 라고스 이케자세관이 밀반입된 2.5t 규모의 짝퉁 쌀을 압류 조치한 일로 중국 내에서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고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 등이 26일 보도했다. 플라스틱 쌀의 산지가 중국이 아니냐는 외신들의 의혹 제기가 나오자 나이지리아 주재 중국 대사관은 “지나친 연상이며 중국의 이미지에 먹칠하기 위한 조작극”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며칠 못가 중국 제조업계가 자국산임을 털어놨다. 식용이 아닌 레스토랑 진열대에 놓일 용도로 제작된 모조 식품이라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의 소상품 제조지인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에서 모조 식품을 제조하는 저우타오는 “나이지리아에서 압류된 짝퉁 쌀은 레스토랑이나 상점에서 메뉴 진열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중국에서 팔리는 모조 쌀이 1㎏에 70 위안으로 진짜 쌀보다 10배나 비싸고 수송비 등을 고려하면 나이지리아 밀수 판매의 실익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왜 짝퉁 쌀이 판매용으로 밀수됐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짝퉁 쌀은 중국 가짜 식품의 빙산의 일각일뿐이다.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짝퉁 식품은 홍콩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은 짝퉁 식품의 제작·유통에 아무런 규제를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펑황(鳳凰)위성TV 소속 인터넷 매체 펑황 등은 26일 중국 전역에 200여 개 점포를 두고 있는 한 레스토랑 체인점이 오리고기를 소고기로 둔갑시켜 판매한 일이 들통나 중국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고 전했다. 고기 뷔페점 한리쉬안(漢麗軒)을 집중 취재한 끝에 오리 앞가슴살을 분쇄해 붉은색 간장을 끼얹은 뒤 소고기인 것처럼 위장 판매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매장에서 소고기는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다. 소비자들은 49 위안(약 85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소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이 매장의 한 직원은 잠입 취재 중인 기자에게 “손님들이 절대 구분하지 못할 것이며 전 세계를 속일 수도 있다”며 가짜 소고기를 자랑했다. 앞서 2013년 9월에도 중국 공안은 지난 10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서 공업용 파라핀(석유에서 얻어지는 밀랍 형태의 백색 반투명 고체)과 돼지고기를 섞어 ‘가짜 쇠고기’를 만든 공장 6곳을 적발해 45명을 체포했다. 공안당국은 13대의 차량을 동원해 17t에 이르는 가짜 쇠고기를 압수했다. 불법 쇠고기 제조 공장들은 가짜 쇠고기로 만든 뒤 비싼 값에 팔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돼지고기를 1kg을 12 위안에 산 뒤 쇠고기로 둔갑시켜 25~33 위안에 팔아 부당 이득을 챙겼다. 특히 중국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멜라민을 넣은 짝퉁 분유를 비롯해 시멘트를 집어넣은 호두, 화학성분 달걀, 종이 쌀 등 식품을 빙자한 ‘짝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플라스틱 일종인 멜라민이 들어간 짝퉁 분유 파동으로 아기 6명이 숨졌고 젤라틴 등 화학성분에 색소를 넣은 가짜 달걀이 등장해 소비자들을 충격 속으로 몰아 넣었다. 호두 알맹이 대신 시멘트 조각이 가득 차 있는 시멘트 호두도 한바탕 문제가 됐다. 종이로 만든 짝퉁 쌀을 1년 넘게 유통한 업자가 중국 공안에 적발되기도 했다. 멜라민 분유 파문은 지난 2008년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를 먹고 영아 6명 이상이 숨지고 29만 6000명의 어린이들이 신장결석이나 배뇨 질환을 앓으면서 일어났다. 중국 최대의 유가공업체인 싼루(三鹿)그룹이 생산한 분유를 비롯한 22개 업체의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 멜라민을 투입한 이유는 분유의 단백질 함량을 높아 보이게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국 당국은 주범 2명을 사형집행하고 분유에 대한 품질검사와 단속을 강화했었지만, 문제의 원료 일부가 폐기되지 않은 채 불법유통돼 상하이(上海), 산둥(山東)성, 허베이(河北)성 등에서 또다시 멜라민 분유가 적발되기도 했다.  2012년 1월 7일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 시민 왕(王)씨는 한 가게에서 500g에 4.2 위안하는 달걀을 샀는데 이 달걀이 화학성분만으로 만들어진 짝퉁 달걀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달걀을 사고 이틀 후 하나를 깨보려다 단단하게 굳은 것을 발견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그는 상태 확인을 위해 달걀을 깼다. 그런데 껍데기 속 흰자는 색이 누렇고 딱딱하게 변해 있었다. 색깔, 모양, 크기 등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달걀과 구분이 어려운 이 짝퉁 달걀은 물에 삶은 후 탄성이 생긴다. 이 짝퉁 달걀의 흰자는 알긴산나트륨 수용액과 젤라틴 등 화학성분으로 제조했다, 여기에다 노른자는 레몬 색소를 탁구공만 한 틀에 부어서 만들고 껍질은 탄산칼슘으로 제조한 것이다. 2013년 2월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에 사는 마오(毛)씨가 호두 2.5kg을 샀는데, 호두의 안에는 시멘트와 종잇 조각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호두를 판매한 길거니 노점은 진짜 호두의 내용물을 빼낸 뒤 시멘트를 넣어 공업용 접착제로 교묘히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잇 조각은 호두 안에서 시멘트의 흔들리는 소리가 나지 않기 위해 넣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짝퉁 달걀, 가짜 쇠고기 등은 들어봤어도 내가 짝퉁 호두를 살 줄은 정말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2015년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시에서는 종이로 만든 짝퉁 쌀을 1년 넘게 유통한 업자가 중국 공안에 적발됐다. 피해 여성은 2011년 중국 난징(南京)시에서 쌀을 씻다가 하얀 이물질이 물 위에 떠있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흰 종이가 쌀 모양으로 둥글게 말려 있는 것을 보고 이를 공안에 신고했다. 그녀는 “올해 초부터 인근 시장에 무농약 쌀이 판매돼 지금까지 구매했다”며 “최근 들어 밥맛이 달라 이상하게 느끼던 중 종이 쌀을 보게 됐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후 피해자들은 구입처에 찾아가 환불을 요구했지만 영수증이 없는 일부 피해자는 환불받지 못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고려 불상 셋 뜯어보니 한 공방 출신

    고려 불상 셋 뜯어보니 한 공방 출신

    구한말 조선 왕실이 일본인으로부터 각각 구입한 고려 시대 불상 3점이 한 공방에서 제작된 ‘삼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6일 펴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불교조각 조사보고2’에 따르면 각각 입수 경위와 연도가 달라 100년 넘게 서로 다른 고려 시대의 불상으로 여겨져 온 금동아미타불좌상(가운데)과 금동관음보살입상(오른쪽), 금동대세지보살입상(왼쪽)이 복장물(腹藏物·불상 안에 넣는 물품) 조사와 박물관의 X선형광분석(XRF) 결과 동일한 공방에서 일괄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동아미타불좌상은 1908년 조선 왕실이 당시 350엔을 주고 구입한 것이고, 두 입상은 1912년 일본인 곤도 사고로로부터 600엔을 주고 사들인 것이다. 이 불상 3점은 가늘게 뜬 눈과 살짝 다문 입가, 동그란 달걀형의 얼굴에 좁은 어깨 등 용모가 서로 닮아 양식적으로 동일하다는 추정이 줄곧 제기돼 왔다. 특히 몸 전체에 걸친 장신구의 세부 표현도 비슷하다. 이번 XRF 조사를 통해 세 불상의 구리, 주석, 납의 배합 비율도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존불 불상 내부에서 발견된 복장물의 발원문을 통해 제작 연도가 1333년인 것으로 확정됐다. 삼존불의 복장물 납입에는 고려 시대의 고위 관료 등 수백명이 참여했다. 이 밖에 조선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관음보살좌상 내부에선 오색실과 동서남북·중앙을 상징하는 다섯 개의 보배를 넣은 ‘후령통’, 불교 주문인 ‘진언’ 등이 발견됐다. 이들 복장물은 최소 두 차례, 즉 15세기와 17세기에 불상에 납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털 악취 모기 쫓아 말리리아 예방…방사 닭 기생충 많아 맛 떨어질 수도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털 악취 모기 쫓아 말리리아 예방…방사 닭 기생충 많아 맛 떨어질 수도

    ‘다사다난’이란 말조차 부족할 만큼 많은 일이 일었던 2016년 ‘원숭이의 해’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면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가 시작됩니다. 60갑자의 서른 번째에 해당하는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라고 합니다. 십간의 ‘정’(丁)이 불의 기운을 상징하기 때문에 닭 중에 붉은 닭이라는 설명입니다.그렇지만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닭의 수난시대’입니다. 지난 11월 중순 H5N6형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한 달 동안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하루 65만 마리꼴로, 지금까지 약 25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고 합니다. ●전 세계 매년 닭고기 1억t 소비 닭은 종교나 문화와 상관없이 인류의 보편적 사랑을 받아온 단백질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년에 닭 1억t과 달걀 1조개가 소비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국민 1인당 연간 닭 소비량은 4.97㎏으로 육류 중 돼지고기 다음으로 많이 섭취하고 있습니다. 닭이라고 하면 이처럼 달걀과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프라이드 치킨처럼 먹을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론 과학적으로도 중요한 동물입니다.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영국의 진화학자 찰스 다윈은 전 세계 곳곳에서 닭을 채집해 가축화된 닭의 기원을 연구했습니다. 실제로 2004년 게놈 분석 결과 다윈의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고 2014년에는 영국과 독일 과학자들이 닭뼈 화석의 DNA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닭이 1만년 전 중국에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닭털 특유의 냄새가 모기에 물리는 것을 막아 줘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스웨덴과 에티오피아 공동 연구진이 닭 털의 독특한 냄새를 만드는 나프탈렌과 헥사데칸 같은 4가지 화학성분이 모기에 물리는 것을 막아주는 ‘물리적 장벽’ 역할을 해 준다는 연구 결과를 낸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진화 단서도 닭에서 찾아 2010년에는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자들이 닭을 이용해 사람의 언어학습과 커뮤니케이션 행동의 특징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보여주는 단서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부모에게서 독특한 발성법을 배워 소통에 이용하는 ‘제브라핀치’라는 새의 수컷 유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해 소리는 내지만 소통에 활용하지 못하는 닭의 게놈과 비교한 결과 신경세포 간 소통을 조절하는 유전자들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또 마당이나 들에 풀어 키우는 토종닭이 육계닭보다 맛있다는 한국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재미있는 연구도 있습니다.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UC리버사이드) 연구진은 넓은 공간에 자유롭게 풀어서 키우는 방사닭이 좁은 양계장에서 키우는 닭보다 더 많은 기생충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동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의학곤충학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넓은 공간에 닭을 풀어놓고 키우는 것이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기생충 등으로 인한 고통이나 통증은 더 심할 것이라는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한때 조류독감으로 불렸던 AI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한 다양한 과학연구에 기여해 온 닭들의 고난이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어린이와 청소년, 노약자들을 중심으로 인간 독감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에 조류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두 독감의 공통점은 확산 원인과 경로에 대해 방역당국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유년은 부지런하고 명석한 닭의 기운이 문제들을 명쾌하게 수습하고 해결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에 독감들부터 빨리 정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dmondy@seoul.co.kr
  • [산업기반 흔드는 AI] 생닭값이 묘하네… 마트엔 남아도는데 치킨집 공급 가격은 올라

    살처분 탓 생산 줄었다며 외식업계 공급가는 올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달걀 부족 현상과 닭고기 외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체재가 없는 달걀은 공급 물량 감소와 가격 상승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돼지고기 등 대체재가 있는 닭고기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농가에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26일 국내 1위 닭가공업체 하림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지난주 닭고기 매출 감소율은 20%로 전주(15%)보다 5% 포인트가 더 줄었다. 하림 관계자는 “앞으로 수요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현재로서는 70도 이상으로 익혀 먹으면 닭고기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최대한 알려 닭고기 소비 촉진을 유도하는 방법 외에는 대책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12월 이후 매장 내 닭고기 매출이 10% 이상 감소했다”면서 “반면 닭고기와 가격대가 비슷한 수입 돼지고기로 수요가 많이 옮겨가 수입 돼지고기는 80% 정도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닭고기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판매원은 “고객들에게 닭고기가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구입을 권유해도 구매를 기피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전했다. 반면 달걀은 없어서 못 팔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달걀 판매를 ‘1인 1제품’으로 제한한 이마트 달걀 매출은 가격이 오르면서 금액기준 매출이 12월 이후 30%가 증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가장 가격이 저렴한 30구 판란 제품은 일부 매장의 경우 오전 중에 매진되고 전체 점포의 70% 이상이 저녁 이전에 당일 모든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마트보다 하루 먼저 1인 1제품으로 달걀 판매를 제한한 롯데마트 역시 12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달걀 물량이 70% 수준에 그치고 있음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가 증가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아직까지 달걀 판매 제한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달걀 공급 물량은 전년 대비 10~20% 정도 감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산업기반 흔드는 AI] 점심엔 삼계탕·오리탕…지자체 소비촉진 운동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닭과 오리 외식업체를 강타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최근 닭과 오리 외식업소 9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4곳이 AI 발생 이전인 10월 대비 54.8% 매출 감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처분으로 가격이 연일 치솟는 달걀과는 반대로 크게 줄어든 생닭 소비로 인해 산지 닭 가격이 뚝 떨어져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공급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외식업소에 배달되는 닭 가격은 오히려 상승해 닭을 취급하는 외식업계는 매출 감소와 공급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자체들은 닭과 오리 소비 촉진운동에 나섰다. 대구시는 매주 수요일을 닭과 오리 먹는 날로 정했다. 앞으로 대구시청 구내식당에서는 매주 수요일 닭이나 오리 요리가 나온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0일 대구시청 인근 식당에서 출입기자 20여명과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은 데 이어 저녁에도 지역 8개 구·군 단체장들과 정책간담회를 하고 닭요리로 식사를 했다. 22일에는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한국치맥산업협회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또 23일에는 대구시청 구내식당에서 대구상공회의소, 농협중앙회 대구지역본부, 대구축협, 대한양계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 관계자가 참가한 가운데 닭고기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참석자 1000여명이 먹은 메뉴는 삼계탕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서울시내에 유통되는 닭과 오리고기, 달걀은 안전하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며 “AI에 감염된 닭은 깃털이 빠지지 않고 검붉게 굳어지면서 죽기 때문에 시장 출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광주 북구 직원들은 최근 신안동 오리고기거리의 한 식당에서 점심때를 이용해 오리탕을 먹었다. 북구는 부서별로 점심 식사 때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운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충북농협도 이날 AI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양계 농가를 돕기 위해 매주 수요일을 ‘닭고기 먹는 날’로 정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산업기반 흔드는 AI] 계란값 40% 치솟자 예약 사태… 새달엔 ‘생닭 대란’ 우려도

    [산업기반 흔드는 AI] 계란값 40% 치솟자 예약 사태… 새달엔 ‘생닭 대란’ 우려도

    대리 구입 성행…사재기까지 빵집은 연말 대목 놓쳐 발 동동 식당엔 달걀찜·달걀말이 없애 살처분 영향으로 병아리 격감 생닭 가격 급등 가능성 커져 “달걀이 금값이라고 해서 30개짜리를 두 판 예약해서 받아왔어요. 마트도 한 사람에 한 판씩만 판다고 하잖아요.” 경기 화성에 사는 김모(42·여)씨는 동네 육계가공품 매장에서 달걀을 예약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 판 더 구매했다. “아이가 둘이라 달걀 소비가 많은데 요즘은 구하기도 힘들지만 비싸잖아요. 한 판에 4200원이면 싼 편이니까 넉넉히 샀죠.”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한 달 만에 달걀 가격이 40% 가까이 치솟자 예약까지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빵집은 연말 대목을 놓쳤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학교에 빵을 공급하는 데 차질이 생긴 경우도 있었다. 1인당 한 판씩만 파는 마트에서는 지인에게 달걀을 더 사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제과점을 운영하는 홍모(42·여)씨는 달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을 받지 못했다. 그는 “달걀은 신선식품이라 쟁여 둘 수 없으니 케이크를 당일 판매만 했다. 가격도 당장 올릴 수 없어 매출이 크게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 횡성에 있는 한 제과업체도 이달 초부터 학교 급식으로 납품하던 빵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위약금 등으로 5000만원가량 피해가 예상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일선 식당의 경우 달걀찜이나 달걀말이 등의 메뉴를 중단한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형 마트의 경우 달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불안 심리에 의한 사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경우 달걀 가격(한 판)은 AI 발병 전에 5980원이었지만 이달 8일 6280원으로 올랐고 22일에는 6980원까지 치솟았다. 판매량도 올랐다.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올랐다. 롯데마트도 6000원에서 3차례 올라 7290원에 팔고 있는데 1~24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한 마트 관계자는 “공급 부족에 불안 심리까지 겹치면서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다”며 “농가에서 주로 15개 포장 제품을 내놓고 있어 한 판짜리 달걀 품귀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홍모(32)씨는 “그래도 마트가 수급이 제일 좋다고 해서 지인과 한 판씩 사려고 했는데 일행당 한 판만 살 수 있다고 하더라”며 “대리 구매가 워낙 많아 검사를 엄격히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AI로 병아리가 크게 줄면서 내년 1월 중순이나 2월 초부터는 생닭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육계는 아직 AI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지만 AI 발병 농장에서 반경 10㎞ 이내에는 ‘병아리 입식’이 전면 금지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육계는 냉동육이 있어서 즉각 가격이 오르진 않겠지만 내년 초부터 생닭 가격이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설] 치솟는 밥상 물가, 정부는 보고만 있을 텐가

    지갑은 얇아지는데 생활 물가는 갈수록 오르고 있다. 맥주, 과자, 라면, 탄산음료 등 뭣 하나 오르지 않는 것이 없다. 동네 상점에서도 만원짜리 한 장으로는 집어들 수 있는 게 몇 가지 없을 정도다. 서민들은 한숨만 쌓인다. 기호 식품들의 가격 인상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밥상 물가다. 배추, 당근, 마늘, 양파 등 밥상에 필수적으로 올라가야 하는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김장철이 끝났는데도 신선 식품들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달걀값마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 계란 한 판 가격은 보통 때보다 20% 넘게 뛰었다. 대형마트에서 1인 1판으로 판매량을 제한했던 30개들이 판란은 아예 자취를 감춰 간다. 조만간 닭고기값도 오를 조짐이다. 소비자 물가가 그야말로 고삐 풀린 망아지 형국이다. 앞으로의 상황에도 빨간불이 켜져 있다. AI 사태가 장기화하면 당장 달걀을 재료로 쓰는 빵, 과자 등의 값도 또 덩달아 오를 일만 남았다. 지난 5~8월 0%에 머물렀던 소비자 물가는 지난달 전년 대비 1.3%로 크게 상승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상승세가 꺾일 요인이 없다. 서민들이 요동치는 물가에 연일 아우성을 치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당분간만 견디면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없으니 두려움이 더 커지는 것이다. 지난달 정부는 민생대책 점검회의를 열어 서민 생활 안정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하지만 과연 정부가 서민들의 생활 고충을 제대로 들여다보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최근의 물가 인상 도미노 현상은 정부의 단속 의지 부족 탓이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국 혼란 여파로 당국의 물가 관리가 느슨해지자 기업들이 어물쩍 경쟁적으로 가격을 높인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기업들에 직접 가격 인하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가격 담합은 없는지 이럴 때일수록 감시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 달걀값의 과도한 오름세가 중간상인들의 매점매석 탓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진다. 어수선한 정국을 틈타 다른 것도 아닌 먹거리로 서민 생활을 농락하는 행태는 용납해선 안 된다. 새해에는 버스, 상하수도, 도시가스 요금 등도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민생 문제 해결에 에너지를 먼저 쏟아야 한다. 당장 밥상 물가부터 잡아 서민들이 안도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 신선란·액란 관세 일시면제… 항공비 절반 지원

    발병 이후 가금류 2420만 마리 살처분 파리바게뜨, 롤케익 등 생산 잠정 중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치솟자 정부가 ‘액란’(liquid egg)을 비롯한 계란 가공품과 신선 계란을 수입한다. 원활한 수입을 위해 관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해 주고 항공 운송비도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50% 이상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6일 AI 발병 이후 도살 처분이 완료됐거나 예정인 가금류는 모두 2420만 3000마리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제빵·제과용 난황(알의 노른자)과 난백(흰자), 액상전란 등 8가지 계란 가공품에 대해 0%의 할당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품별로 8~30%인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국내 제과·제빵업체의 계란 가공품 사용량은 전체 유통량의 21.5%로 파악되고 있다. 나머지는 신선 계란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 파리바게뜨는 계란 부족으로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익 등 19개 품목의 생산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SPC 관계자는 “달걀 공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계란 수급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생산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신선 계란도 수입하기로 하고 계란 가공품과 마찬가지로 할당 관세(27%) 0%를 적용한다. 여기에 항공 운송비도 지원해 수입 계란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물류비로 인해 아무도 계란을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한 조치다. AI 발생국으로부터는 산란용 닭이나 계란 수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수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계란을 수입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농식품부는 국제계란위원회(IEC)의 ‘2015년 연차 보고서’를 인용해 “AI 청정국인 미국과 캐나다, 호주의 계란 가격이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 운송비 지원 비율은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지만 50%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란계’(알을 낳는 닭) 수입도 추진한다. 계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산란용 종계뿐 아니라 병아리도 수입하고 항공 운송비의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대공원 AI 원앙 101마리 안락사…천연기념물 원앙 140여마리 몰살하나

    서울대공원 AI 원앙 101마리 안락사…천연기념물 원앙 140여마리 몰살하나

    조류인플루엔자(AI)에 방역망이 뚫린 서울대공원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 109마리를 대량으로 살처분한다. 최악에는 원앙은 140여 마리 전체가 몰살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공원은 AI로 폐사한 황새가 살던 ‘황새마을’(새장) 안에 같이 사육되던 원앙 101마리 전체를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H5 양성 4마리, M진(gene) 양성 45마리, 음성 52마리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대공원 관계자는 “M진 양성이란 AI 바이러스가 있다는 뜻으로 H5 양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공원 측은 H5와 M진 양성 판정을 받은 45마리를 살처분하고 음성으로 나온 52마리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기로 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을 살처분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관련 협의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살처분은 동물 안락사 전용약품인 ‘T61’으로 고통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공원에는 모두 140여마리의 원앙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지난 21일 8마리를 살처분한데 이어 이날 101마리를 살처분 결정을 했다. 남은 원앙은 30여마리지만, 이 조차도 AI 감염여부를 조사해 살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공원 내 남아있는 300여 마리의 희귀 조류는 아직 감염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고병원성 AI 여파로 ‘알 낳는 닭’(산란계)은 5마리 중 1마리 이상이 살처분됐다. ‘계란 대란’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전통 시장과 가든형 식당에 토종닭 유통을 전면 금지했고, 토종닭을 시장에서 격리할때 필요한 자금과 도계장 및 냉동 보관창고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달걀 운반차량이 여러 지역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세차 증명서 휴대와 농가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국세청은 AI로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에게 납부기한 연장, 징수 유예 등을 해준다.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한 컷 세상] 탄핵·경기침체… 사라진 연말특수

    [한 컷 세상] 탄핵·경기침체… 사라진 연말특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창 붐벼야 할 서울 남대문시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대통령 탄핵과 미국 금리 인상,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국내외 악재로 소비 한파가 불어닥친 탓에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산층마저 지갑을 닫으면서 백화점의 연말 정기세일도 참담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휩쓸며 달걀값 등 소비자 물가가 출렁이고 있고 금리마저 올라 서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말로만 민생 안정을 외칠 것이 아니라 정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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