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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맛보기/ 알렉산드로스,침략자 혹은 제왕

    ◆알렉산드로스,침략자 혹은 제왕(마이클 우드 지음,남경태 옮김,중앙M&B 펴냄)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 대왕)는 역사상의 위대한 지도자였을까,아니면 권력욕에 사로잡혀 무수한 사람들을 학살하고 고대문명을 파괴한 무자비한 독재자였을까? 저자는 그리스에서부터 터키,이스라엘,이집트,이란,아프가니스탄,타지키스탄,그리고 파키스탄과 인도에이르는 알렉산드로스의 여정을 추적하면서 그에 얽힌 신화의 배후에 있는 진실을 찾고 그의 위대한 업적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고자 한다. 저자는 알렉산드로스의 웅장한 행군과 핏빛 어린 전투,방탕한 연회,페르시아 제국에 속한 도시들이 파괴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또 알렉산드로스를 둘러싼 많은 전설들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증거들을 찾아내고 지난 2000년 동안 동서양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뛰어난 지도자의 삶을조명한다.2만 3000원. 신연숙기자 ◆왼손잡이의 역사(피에르 미셸 메르트랑 지음,박수현 옮김,푸른 미디어 펴냄) 서구인들에겐 왼손잡이가 많아 왼손잡이 구박이 적었을 거라고 짐작한다.하지만 이 책을 보면 인권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조차 왼손잡이의 진정한 해방은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이뤄졌다는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된다.역사적 연구방식으로 왼손잡이를 다룬 최초의 본격적 저서인 이 책에 따르면 왼손잡이의 운명을 결정적으로바꾼 건 1차 세계대전이다.부상을 입어 자신의 의지와는무관하게 왼손잡이가 된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자 ‘왼손재교육장’을 만드는 등 국가적인 교정작업이 시작된 것이다.이보다 앞서 19세기말 영국에서 일었던 ‘양손잡이’장려운동도 왼손잡이에 대한 관용정신을 싹트게 한 계기.그러나 전통적으로 손은 도덕체계의 이원성을 반영한다고 받아들여졌다.선,순수,진실을 의미하는 오른손에 비해 악,불순,오류를 상징하는 왼손잡이는 억압의 대상이었다.책은 결국은 ‘인간의 체질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무해한 특성에 불과’하다고 밝혀진 왼손잡이가 유럽 각국에서 어떻게 비정상적 대우를 받았는지를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서술하면서 인간의 편견이 빚어낸 역사의 한 단면을 잡아낸다.1만 5000원. ◆누드의 미술사(케네스 클라크 지음,이재호 옮김,열화당펴냄) 조각과 회화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누드에 관한 고전적인 개설서.‘알몸’(naked)과 ‘누드’(nude)의 개념 부별에서부터 시작하여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인들이 창안한 이 ‘예술양식’의 연원과 변모,부침사를 다룬다.결론적으로 누드는 단순한 육체의 재현이 아니라 시대의 이상에 합당하는 인체,당시 사람들이 보고싶어 했던그런 형상의 인체를 창안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그리스인들은 완벽한 이상미로 신을 재현하기 위해 기하학의비례개념을 동원했다.여체의 기본 패턴은 두 개의 원형을얹은 달걀 모양의 동체(胴體)이다.15세기 고딕 누드는 이모양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길어졌다.21세기 누드는 확대된 육체생활 체험과 한층 더 정교해진 수학적인 패턴으로더욱 복합적인 내용을 표현한다.흑백이긴 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아폴론,비너스상에서부터 현대의 피카소,헨리 무어에 이르기까지 주요작품 도판을 꼼꼼히 싣고 있어 감상의즐거움도 크다.2만5000원.
  • [심층분석 이회창] (1)그는 누구인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7일 충북지역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됐다.9일 마지막 서울경선과 10일 전당대회를 통한 모양 갖추기 절차만 남겨 놓고 있는 상태다.이 후보의 신상과 이념·정책 및 인맥을시리즈로 심층 해부해 본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가리켜 측근들은 “정치권에 들어와서 망가진 사람”이라고 애정어린 평가를 하곤 한다.정말 ‘망가졌다.’는 뜻은 아니다.정계진출 이전에 법조계에서,공직사회에서 그만큼 추앙받았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그러나 이 후보는 스스로를 “정치 초년생”이라고 밝히고 있듯이 기존 정치인과는 사뭇 다른 측면이 있다.그러면서 3김을 닮아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정치역정]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 ·DJ) 대통령이 없었다면 이회창의 오늘은 없다.” 이 후보의 정치 입문과 성장기를 압축해놓은 표현이다.이 후보는 문민정부 초대 감사원장으로 발탁된 뒤 96년 4·11총선 직전 당 선대위의장으로 영입된다.이듬해 3월 노동법 사태,한보사건으로 위기에 봉착했을 때 YS는 그를 당대표에 앉힌다.이 후보는 YS와 끊임없는 갈등속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정치적으로 급성장,불과 정치입문 1년반만에 집권당 대통령 후보직을 거머쥐는 ‘정치 신화’를창조한다. 그러나 연말 대선에서 패한 그는 당 명예총재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98 년8월 전당대회에서 제1야당 총재로 복귀한다. 이 때부터는 시련의 연속이다.첫 1년은 ‘이 총재의 유리(遊離)기’로 분류되기도 한다.동생 회성(會晟)씨가 세풍·총풍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고 측근인 서상목(徐相穆) 의원의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이 불거져나왔다.대여투쟁을본격화하는 과정에서 국회는 문만 열어놓은 채 공전됐으며 ‘방탄국회를 열고 있다.’는 비난을 받게됐다. 2000년 4·13 총선을 앞두고는 위험한 모험을 한다.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 신상우(辛相佑) 전 의원 등 계파 수장들을 공천과정에서 물갈이한 것이다.당의 분열 가능성을 감수한 게임에서 승리한 그는 거대야당을 만들어낸다.이어 5월 전당대회에서 김덕룡(金德龍)의원 등의 도전을 물리치고 당 총재를 연임한다. [‘대쪽 판사’] 이 후보는 고시8회에 합격,지난 60년 인천지법에서 법관의 길을 걷기 시작한 뒤 81년 46세에 최연소의 나이로 대법원 판사에 올라 5년간은 법조계에 발자취를 남겼다.박세경(朴世俓) 변호사 계엄법위반사건,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 김기철(金基喆) 상임총무의 국가모독사건,강신옥(姜信玉) 변호사의 긴급조치위반사건 등에서 그가남긴 소수의견 또는 보충의견은 법 해석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이 뒤따른다. 88년 7월 다시 대법관으로 임용된 뒤에도 그의 ‘소수의견’은 빛났다.‘국가보안법의 고무 찬양죄는 직접적이고구체적인 이적행위가 나타나야 적용할 수 있다.’는 새로운 해석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관련 판결에 큰 영향을끼친다.‘육체노동자의 정년을 55세로 본 견해를 폐기한다.’는 판결로 근로자의 정년이 60세로 5년 더 늘어나는 데도 공헌했다. [공직 생활] 세간에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대법관 복귀와 함께 중앙선관위원장직을 수행했을 때다.그는 89년 4월동해시 보궐선거,이듬해 영등포을 재선거 때 당선자를 포함, 후보자 모두를 고발했고,당시 각당의 수뇌인 ‘1盧3金’에게 친필 경고서한도 보냈다. 결국 15개월여만에 불법선거를 제대로 막지못한 책임을지고 자진사퇴했지만,몇몇 언론매체는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문민의 정부 감사원장 시절에는 율곡사업,평화의 댐을 도마에 올리며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대통령으로부터 서면조사를 받아내고 감사원의 위상확보에 힘썼다.국민적 인기는 절정에 달했을 무렵이다. YS는 93년 12월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이 후보를 국무총리에 전격 기용한다.당시 야당도 환영했다.그러나 총리의 역할을 놓고 청와대와 마찰을 빚어오다 127일만에 사표를 던진다. [성장기] 이 후보는 명가(名家)에서 출생,성장해 명문학교를 거친 최고의 엘리트이다.본가는 부친대부터 당대까지박사만 7명을 배출했다.외가는 천석지기의 부호에다 외삼촌 3명이 모두 국회의원을 지낸 쟁쟁한 가문이다. 그런 그가 학창시절 신문배달을 하고,닭을길러 달걀을시장에 내다팔았고,17세에 소년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하며물로 배를 채운 일을 거론하는 것은 “어려움도 모르고 온실속에서 자란 것만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검사인 부친의 임지를 따라다니느라 자주 전학을 다녀야 했다.토박이들의 텃세에 싸움도 했고 그래서 권투까지 배웠다.뒤쳐진 성적으로 가출한 전력까지 담은 그의 자서전은 평범한 성장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 [사라지는 것을 찾아] 하숙집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인기가수 최희준이 부른 국민가요 ‘하숙생’의 첫머리다.충남 천안삼거리에 가면 이 노래비가 서 있다.노랫말을쓴 김석야(金石野·2000년 작고)가 천안출신이어서 세웠다고 한다.옛날 한양을 가든,삼남을 가든 이 삼거리를 거치지 않을 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역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는 노래랄 수 있다. 하숙생들이 머물던 하숙집은 그런 곳이었다.낯 모르는 이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잠시 머물던 집에 불과했다.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원룸과는 달리 사람 냄새가 새록새록 솟아나는 그런 공간이었다. 하숙집이라야 허름한 게 대부분이었지만 학숙생들간에 정이 두텁고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객지생활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다.밤늦게 들어와도 물렸던 저녁상을 차려주며 건강 걱정도 해줬다. 특히 지난 70∼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중·장년층에게하숙집은 더욱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를 것이다.서울의 대학가 주변 하숙방은 때로는 일종의 ‘의식화 학습’을 위한 토론장이었다.강소주와 포장마차에서 사온 닭발과 과자부스러기를 놓고 남미의 종속이론과 유신체제 비판,민주화투쟁 방안과 관련해 대화를 하다가 자정 무렵 통금시간이가까워지면 또다른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와 하숙방은 호떡집에 불이 난듯 토론에 열기를 더해가곤 했다.사복형사들은 ‘운동권’학생들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수시로 하숙집을 들락날락했다. 그런가 하면 지방에서는 사범대나 교대를 나오면 인근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학생들이 많아 집안이 어려운 일부 교대생은 공짜 하숙을 하다 나중에 교사가 돼 갚는 경우도더러 있었고,주인도 별로 탓하지 않았다. 주인 아주머니가 자기 사윗감으로 점찍어 뒀던 학생은 ‘특별대접’을 받았다.다른 학생들 몰래 당시 귀했던 달걀프라이를 따로 얹어주는 등 특식(?)을 챙겨줬다. 예전의 하숙집은 입방식부터 요란했다.소주잔을 기울이며 정을 나눴다.안주라야 별것 아니었지만 이런 풍성한 손님맞이 때문에 새내기 하숙생은 처음 맞는 하숙집이 낯설지않았다. 대개 하숙집은 허름한 한옥에 ‘벌집’처럼 방이여러개 따닥따닥 붙어있었다.그렇지만 푸른 하늘과 별들이 훤히 보이는 마당이 있어 답답함을 못 느꼈다. 요즘은 아파트에서 하숙생을 많이 친다.방 하나에 2명씩 보통 4∼6명이 주인과 함께 살면서 부대낀다.낮은 천장이 짓누르는갇힌 공간에서 살다보니 사람들 사이에 짜증만 공존한다. 충남의 공주대에 재학중인 한 하숙생은 “요즘은 입방식이라는 게 없다.”며 “시설은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하숙생들간이나 주인과의 관계는 철저히 계약관계여서 삭막하다.”고 말한다. 또 하숙집보다는 원룸을 더 선호한다.자취집과 같은 개념이지만 예전과 같이 돈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다.‘사람들과의 단절’과 ‘혼자만의 자유’를 즐기는 세태의 한 단면일 뿐이다. 아침 저녁으로 얼굴을 보며 인사를 나누는 공간은 없지만 혼자 사용하는 화장실,싱크대 등 편의시설은 오히려 으리으리하다.그 속에 랜 등 각종 첨단시설들이 들어서 컴퓨터로 너나할 것 없이 얼굴없는 익명으로 대화를 나누고 정보검색을 즐긴다. 이처럼 컴퓨터를 통해 대화하는 상대와의 지리적인 거리만큼이나 하숙집에서 함께 동거하는 사람들간의 미운정 고운정조차 멀어지는 듯하다. 이천열기자 sky@
  • 이회창씨 광주서 달걀세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위해 광주를 찾은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1일 대학생들로부터 달걀세례를 받았다. 이 후보는 광주·전남지역 경선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비엔날레 행사장을 방문한 뒤 버스를 타고 나오다 건너편 조선대 후문 앞에서 이 후보의 광주 방문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80여명 가운데 일부로부터 달걀세례를 받았다. 이들이 던진 달걀은 이 후보가 탄 버스와 수행차량에 떨어졌으나 이 후보는 무사했다. 대학생들은 ‘혁명 광주에 이회창이 웬말이냐’‘6·15정신 거스르는 이회창 광주방문 결사반대’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구호를 외치며 이 후보의 광주 방문을 반대했다. 광주 강동형기자 yunbin@
  • 신간 맛보기/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등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김봉렬 지음,관조스님 사진,안그라픽스 펴냄). 고건축에 정통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가 범어사에서 수행중인 스님 사진가와 전국의 사찰 29곳을 그윽한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문화재연구서나 답사안내집을 생각하면 오산.저자는 순전히 가람의 건축적 장면들에 숨어있는 지형적,교리적,일상적 의미를 되돌아 보고 그 속에 담겨있는 실상을 끄집어내고자 한다.역시 으뜸가는 관점은 절을 짓고 절에 사는‘사람’이다.왜 이곳에 터를 잡았을까부터 대웅전 건물은 왜 이쪽에 앉혔을까,승려들의 살림집은 왜 외부 시선으로부터 비껴나 있을까 등 ‘사람’의 의도가 찬찬히 탐구된다.종교적으로 사찰 건물은 불법을 전하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대다수 민중이 문맹이었던 상황에서 대중은 불탑과 불상을 바라보며 신앙을 가다듬었기에 불교조형예술은 장엄과 화려의 극치를이루었다.시대와 종파,건축가에 따라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는 우리 절의 모습을 차분하게 만날 수 있다.1만5000원.■도구와 기계의 원리 (데이비드 맥컬레이 글·그림,박영재·박은숙 함께 옮김,서울문화사 펴냄). 아파트를 나설 때 타는 엘리베이터부터 주머니 속의 핸드폰,자동차,지하철,사무실의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은 기계와 함께 살면서도 과학기술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것,복잡한 것으로 생각하기 일쑤다. ‘도구와 기계의 원리’는 과학기술은 어디나 널려 있으며 그것도 매우 흥미롭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다.기발한 일러스트레이터로 국제적 명성이 높은 저자는 소화기,전기모터,VTR,복사기,카메라,비행기 같은 기계들을 해체해그림으로 원리를 풀어준다.운동,자연력,파동,전기,디지털등 원리에 따라 항목을 배열,쟁기와 지퍼,달걀 거품기와일렉트릭 기타,수력발전소와 치과용 드릴이 이웃사촌이란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재미있다. 뒷부분엔 ㄱㄴㄷ 순으로 ‘찾아보기’도 넣어 기계백과사전 역할도 훌륭히 겸하는 온 가족용 그림책이다.2만9800원. ■노년에 관하여 (키케로 지음,오흥식 옮김,궁리 펴냄). 로마 최고의 웅변가이자 정치가, 문학가였던 키케로가 죽기 1년전,예순 두 살(기원전 44년)에 쓴 노년에 관한 소회. 사람들은 흔히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몸이 약해지며, 쾌락을 빼앗기고 죽음으로부터 멀지 않게 된다는 이유로 늙음을 불행하게 생각한다. 키케로는 이에 대해 진실로 중요하고 유익한 일은 육체의 힘이 아니라 사려깊음과 판단력에 의해 행해지며 몸은 늙어도 정신은 젊은이의 특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반론한다. 또한 노인은 거창한 잔치를 벌일 순 없지만 모든 열망과의 전쟁을 끝낸 후 자기 자신의 마음과 함께 사는 즐거움을누릴 수 있으며 죽음은 자연을 따르는 아름다운 것이라고말한다.노년은 부담스럽기보다는 즐거운 것이라는 현자의결론은 평균수명 80세를 바라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더욱 절실한 지혜로 다가온다.1만원. 신연숙기자 yshin@
  • [씨줄날줄] 정치인 팔불출

    불출(不出)이라는 말은 어리석고 못난 사람을 낮잡아서하는 말이다.팔불출(八不出)은 불출의 종류가 여덟가지라는 것은 아니고,몹시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모든 일을 잘하는 것을 팔방미인이라고 하듯,팔이라는 숫자는 동서남북과 그 사이를 모두 포함한 전 방위 개념으로이해된다.예부터 아내 자랑과 자식 자랑은 팔불출의 대표적인 사례로 돼 있다. 시대에 따라 팔불출의 예도 다양하다.1990년대 이후만 보더라도 세태를 풍자하는 팔불출의 예가 수없이 많지만 대표적인 것만 보자.1990년대 초에는 중국이나 러시아를 여행하지 못한 사람은 팔불출로 통했다.중국·러시아와의 국교 수교 이후 너도나도 북쪽으로,북쪽으로 여행한 세태를풍자한 말이다.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는 ‘장관 한번 못하면 팔불출’이라는 얘기도 나왔다.너무 자주 장관이 바뀐 탓이다.현 정부의 장관 교체도 큰 차이는 없다.현 정부 출범 뒤에는 ‘금강산 구경 못한 사람은 팔불출’로 통하고 있다. 선거의 해를 맞아 대통령 후보나 당대표 등이 되기 위한정치인들의 경쟁이치열하다.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4명은 중도에 사퇴했지만,당초에는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8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민주당 당권 경선에는 15명 안팎이 뛰어들 것이라고 한다.한나라당도 사정은 비슷하다.대통령 후보 경선에는 4명이 나섰고,7명을 선출하는최고위원 경선에는 15명 정도가 출마할 예정이다.너도나도 경선열차에 뛰어들고 있으니,출마하지 않으면 팔불출이라는 말도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출사표를 던진 후보중에는 상식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들러리로 출마하는 게 아니라면,일반 국민들은 ‘왜 달걀로 바위치기처럼무모해 보이는 경쟁에 나섰을까.’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한 원로 정치인의 평소 소신은 이런 의문에 참고가 될수 있다.“정치인은 자기가 죽었다는 부고 기사 외에는 무슨 내용이든 신문에 많이 나올수록 좋다.” 국민들은 시간이 지나면 의사당 폭력사태든,간통이든 불미스러운 일로언론에 오르내린 것은 잊고 정치인 이름만 기억한다는 게원로 정치인의 나름대로의 분석이다. 물론출마하는 만큼 당선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하지만 체면이 구겨질 정도로 참패만 하지 않는다면 선거기간내내 자기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려 더욱 유명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정치인이 얼마나 될까. [곽태헌 논설위원 tiger@
  • [씨줄날줄] 황금알 낳는 닭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이제 우화가 아니다. ‘항암제달걀’을 낳는 암닭의 출현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유전자공학이 올린 또 하나의 개가, 닭을 ‘제약공장’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애비제닉스의 알렉스 하비 박사는박테리아 유전자를 백색 레그혼 닭의 배아에 주입해 이 배아에서 나온 닭이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효소가 함유된 달걀을 낳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생명공학 전문지 ‘자연 생명공학’ 4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하비 박사의약이 든 달걀 생산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그 과정을 보면우선 암닭의 배아에 박테리아 유전자를 주입한다. 이렇게해서 태어난 닭의 10%가 베타 락타마제라는 효소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이 닭들을 다시 선택적으로 교배시켜 탄생한 닭이 베타 락타마제가 들어있는 달걀을 낳는다는 것이다. ‘락타마제’란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의 페니실린 킬러 효소로,‘락타마제 달걀’의 출현은 닭의 출산력을 이용해 인간에게 유용한 다른 효소나 단백질의 생산도가능하다는 말이 된다.언젠가 이 기술로 개당 6.5g의 단백질이 들어 있는 달걀을 연간 330개나 낳는 흰색 레그혼의몸을 빌려 항암제인 ‘인터페론 달걀’을 생산한다고 치자. 인터페론 1g에 5000달러,금보다 100배가 더 비싼 편이니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닭이라고 할 수 있다.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경제성이 없는 ‘맹물로 가는 자동차’보다는 훨씬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다. 과학도들은 불원간 동물의 자궁에서 사람의 장기를 생산하고 머리카락 한올로 사람을 복제하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인간의 호기심,그리고 능력이 생명체의 자궁까지도 이윤창출의 도구로 보는 탐욕과 결합해 이룩해 낸 유전공학의 성과다. 하늘을 날고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인간의 꿈이 오래전에 현실이 됐듯이 인간의 상상 속에 있는 것이 언젠가 현실이 된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나오지 말란 법도없다.그러나 이솝이 이 우화를 쓴 것은 인간의 능력을 찬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욕심 때문에 오리를 죽이는 어리석음을 경계하기 위해서였다.자연은 수천년 동안 인류에게 황금알을 낳아 주는 거위였다.그 자연의 질서를 조작하는 것은오리를 죽이는 행위가 아닐지….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삶은 달걀 돌리면 왜 일어설까

    [도쿄 황성기특파원] “껍질을 까지 않은 삶은 달걀을 팽이처럼 돌리면 왜 일어설까.” 몇세기에 걸쳐 세계의 물리학자들의 골치를 썩여 온 세기의 수수께끼 ‘삶은 달걀의 역설’이 풀렸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수수께끼를 푼 것은 일본 게이오(慶應)대학의 유체물리학 연구팀. 삶은 달걀은 옆으로 누워 있을 때가 가장 안정적이지만테이블 위에서 세게 돌리면 회전 방법과 관계없이 일어서는 현상이 발생한다.운동 방정식을 이용,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수많은 물리학자가 300여년간 도전했으나 번번이실패했다. 게이오 대학 연구팀은 달걀의 회전 속도가 충분히 빨라지면 방정식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삶은 달걀과 테이블의 마찰로 회전 속도가 느려지면 달걀의 중심 위치가 높아지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어 테이블과 달걀의 각도 방정식을 풀어내 달걀을 회전시키면 반드시 일어선다는 신비한 현상을 증명했다.이 방정식은 바둑알이나 럭비공 등 중심축을 회전시켜 만든 입체형 물체에 모두 들어맞는다는 사실도 아울러 밝혀냈다. marry01@
  • 얘들아, 달따러 가자

    26일은 정월 대보름.이날은 선조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부럼을 깨 먹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 해가 뜨기 전에 더위를 팔기도 했다.또 가축에게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를 꺾어 목에 걸어두거나 소에게 왼새끼를 꽈서 몸에 매어주며 “올해는 더위 먹지 말라.”고 말하면 여름 내내 더위를 피할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온다.우리네는 오곡밥과 함께 귀밝이술마시기,시절 음식인 복쌈이나 묵은 나물·달떡을 먹는 등의 풍속이 있다.또 낮에 줄다리기·다리밟기·고싸움·돌싸움·탈놀이·별신굿·용왕굿 등 지역별로 향토색 짙은 행사를 갖기도 한다. 어스름할 무렵이면 어린이들의 쥐불놀이를시작으로 달집 태우기·강강술래 등이 밤이 깊어지도록 이어진다. 대보름을 전후로 전국 각지에서 한해의 안녕과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다양한 행사를 소개해 본다. ■부산·경남. ●제4회 송정미역축제=26일 송정해수욕장에서 지신밟기·미역 시식회·달집 태우기 등이 열린다.광안리해수욕장에서도연날리기·달집태우기 등이 펼쳐지고,남구 이기대공원에서대보름 달맞이 관광축제가 개최된다.낙동강 둔치에서도 달집축제·달맞이축제·용왕제·달집태우기 등이 펼쳐진다. ●임오년 정월대보름 시민대축제=26일 오후 3시 경남 진주귀빈예식장 밑 남강 둔치에서 장승제·연날리기·굴렁쇠굴리기·부럼깨기·엿치기·귀밝이술먹기 등과 함께 진주오광대각설이 팀의 농악과 오광대공연이 준비돼 있다.달집태우기·쥐불놀이도 있다. ●마산시장기 제5회 민속놀이대회=25일 마산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윷놀이·투호놀이·자치기·연날리기·농악·달집태우기 등이 열린다. ■수도권. ●월드컵 16강 진출기원 민속놀이=26일 인천 남구 문학동 도호부청사에서 인터넷 공모로 선발된 시민 가족 16개 팀이 월드컵 16강 진출 성공을 기원하는 윷놀이·팽이치기·제기차기 등의 민속놀이 경연대회가 열린다.또 액막이 풍물굿·지신밟기·은율탈춤·뱃노래·삼현육각 등이 공연되고 탈 만들기·염색공예·짚풀 및 목공예품 제작 과정도 보여준다.서예가들이 시민들에게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가훈도 써 준다. ●얘들아 모여라 달맞이 가자=26일오후 2시부터 경기 군포체육공원에서 풍물놀이·줄넘기·널뛰기·제기차기·윷놀이·연날리기 등 전통놀이와 귀밝이술먹기·부럼먹기·더위팔기 등 문화체험 마당이 펼쳐진다.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고 쥐불깡통을 돌리며 대형 달집을 태우는 대동제 달맞이 굿도 열린다.(031)390-0147. ●민속놀이 한마당=26일까지 경기 용인 민속촌에서 여러 민속놀이와 함께 지게지기·새끼꼬기·절구질 등 전통 생활 체험장이 열린다.낮 12시 오곡밥·부럼·나물 등 대보름 음식을 맛볼 수 있다.달집태우기는 26일 오후 4시.입장료는 어른 8500원,중고생 5500원,5세 이상 어린이 4000.(031)286-2111. ■대전·충청. ●풍년 기원제=25일 대전 동구 대신·비룡동에서 장승제,용운동에서 탑제,소제동에서 당산제,산내동에서 디딜방아뱅이놀이가 열린다.25∼26일 중구 문화동 서대전 시민공원과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 등에서 송액 연날리기·줄다리기·제기차기가 열리고 26일 태평동에서 목신제가,유천동에서 거리제가 펼쳐진다.서구 둔산동 샘머리 공원에서 목신제·송액·연날리기가,관저동 구봉산에서 산신제가 개최된다.25일 대덕구 법동에서 석장승제,장동 산디마을 탑제,읍내동 당아래거리제가 각각 열린다. ●제3회 장승축제=25,26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보성리에서주민화합과 질병 예방을 기원한다.아우내문화원이 주관한다. ●제3회 달집축제=26일 충남 예산읍 공주대 산업과학대학 운동장에서 열린다.오전 10시 예산여중의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풍년 기원제·장승제·장승깎기·널뛰기·제기차기·투호등이 펼쳐진다. ●제1회 정월대보름 남석교 답교놀이=26일 오후 2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1가 남석교에서 답교놀이가 70여년 만에처음으로 재현된다.길놀이·기원제·남석교 사진전도 열린다.남석교는 1920년 일제의 도시계획에 의해 땅속에 묻혀버렸다. ■호남. ●민속놀이 한마당=26일 오후 3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국악공연·태껸시연·지신밟기·달집태우기 등이 열린다.오후 2시 전주시 완산구 다가공원에서는 새끼꼬기·달걀꾸러미 만들기·귀밝이 나누기·팽이치기 등의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달아달아 밝은 달아=26일오후 7시부터 남원시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장에서 신명나는 굿판이 펼쳐진다.굿판은 풍년 축원굿·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소리와 춤·달맞이 등 네마당이다.또 팽이치기·널뛰기·제기차기도 열리며 호두·땅콩 등부럼을 선물로 나눠 준다. ●우리연 날리기대회=26일 전남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에서 초·중·고생이 참여하는 연날리기 대회가 열린다.또 여수 거북공원과 장생포공원 일대에서 세계엑스포 여수유치를 기원하는 대보름 축제가 개최된다. ●민속놀이 한마당=25일 오전 10시 영광군 모량면 운당리 영당마을에서 지신밟기·당산제가 열리고 26일 진도군 운림산방 소치생가에서 전통혼례식이 재현된다. ■대구·경북. ●제3회 대구정월 대보름 굿행사=26일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 금호강 둔치에서 당산굿·지신밟기·탈놀이·파장굿·달집태우기 등이 열린다.행사를 주최하는 달성 다사농악보존회.(053)585-4048. ●풍물굿 한판=25∼27일 대구 봉상문화거리·염매시장·동대구시장·방천시장 등에서 극단 함세상의 신명나는 풍물굿 한판이 펼쳐진다.(053)427-8251. ●금오대제=26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 잔디밭 일대에서 달집태우기·지신밟기·쥐불놀이가 열린다. ●이색 대보름 행사 3題. ■달집 태우며 한해 소망 비는 '해운대 달맞이 온천축제'. “온천물로 피로를 풀면서 바다 너머 떠오르는 보름달에한해 소원을 빌어보세요.” 올해 열리는 월드컵 대회와 부산아시안게임의 성공을 기원하는 ‘제20회 해운대 달맞이 온천축제’가 25,26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다채롭게 열린다.달맞이 온천축제는 전통문화의 발전과 재현 등에 힘써 온 ㈔부산해운대지구발전협의회와 ㈔해운대문화관광협의회의 공동 주최. 정월 대보름 전날인 25일에는 해운대백사장과 호안도로에서 해운대의 옛모습과 축제 2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국제연날리기대회·윷놀이·널뛰기·투호 등의 민속놀이 체험장이 운영된다. 26일에는 달집태우기와 쥐불놓기가 열린다.달뜨는 시각(오후 4시53분)에 맞춰 백사장에 설치된 대형 달집에 불을놓아 달집을 태우며 한해 소원을 비는 것이다. 특히 전남해남에서 온 강강술래 팀이 국민 화합을 기원하는 공연으로 축제의 절정을 이룬다. 이어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학생 2002명이 2002개의 쥐불 깡통을 일제히 돌려 밤하늘을 수놓는다.또 ‘2002촛불기원제’도 개최된다.행사동안해운대의 25개 대중 온천탕은 요금을 20% 할인(2700원)해준다.(051)746-0276.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성남 판교 쌍용줄다리기. 수도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쌍용줄다리기가 택지개발지구로 개발이 예정된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재현된다. 26일 오후 6∼9시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판교파출소 앞빈터에서 ‘널다리 판교 쌍용줄다리기’가 열린다. 쌍용줄다리기는 단체행사로,주로 산간·해안·도서지방에서 열리는 외줄다리기와는 달리 평야지대에서 성행된 민속놀이.원형고리 형태로 만들어진 암줄에 숫줄을 끼운 상태로 벌이는 이 줄다리기는 암줄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해서 항상 암줄이 이긴는 것으로 끝난다. 이번 행사에는 주민들로 구성된 판교동 쌍용줄다리기 보존회 회원 220여명이 참가한다.풍악놀이와 주민들이 마련한 대보름 음식을 즐길 수도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광주 칠석동 고싸움. 매년 정월 대보름 날에 광주 남구 칠석동에서는 고싸움놀이(중요 무형문화재 제33호)가 펼쳐진다.논농사 문화를 배경으로 남쪽지방에서 유래한 고싸움놀이는 볏짚으로 만든고를 맞부딪쳐 상대쪽의 고를 떨어뜨리면 이기는 민속행사.일사불란한 통제력과 협동심이 요구되며 ‘줄패장’의 지휘에 따라 전후 좌우를 이동하며 진퇴를 거듭하는 방식이다. 고싸움놀이 보존회(회장 강판백·68)는 정월 대보름날 낮 12시 칠석동 고싸움전수관 마당에서 고싸움을 시연한다. 전야제는 25일 오후 6시30분부터 강강술래·살풀이·품바타령·쥐불놀이 순으로 진행된다.이어 26일 오전 1시부터1간동안 할머니 당산제·당산굿·농악 등이 열리며 주민모두 모여 풍년과 안녕 등을 기원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kdaily.com.
  • 설 성수품 여기가 싸요

    설 성수품 가운데 과일·생선·나물류 등은 재래시장이,설탕·식용유 등 공산품은 할인점이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가 설날을 앞두고 재래시장·백화점·할인점·쇼핑센터 등 유통업체 150곳의 설날 성수품 20개 품목에 대한 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조사 결과 제수용 9개 품목의 평균 구입비는 백화점이 13만 6025원,쇼핑센터 11만 8022원,할인점 11만 7608원,재래시장 10만 7343원 등으로 나타나 재래시장이 품목 전반에 걸쳐싸게 판매했다. 품목별로는 설탕·식용유·청주·참기름 등 공산품의 경우할인점이 재래시장보다 평균 10% 정도 쌌다.하지만 쌀·사과 등 과일류,쇠고기·돼지고기 등 육류,달걀,조기 등은 재래시장이, 양파·물오징어·김 등은 쇼핑센터가 상대적으로 싼 것으로 집계됐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빗나간 졸업 풍속…“껌 1만원” 강매

    “1만원짜리 껌을 사겠습니까,아니면 밀가루와 달걀 세례를 받겠습니까.” 졸업 시즌을 맞아 중·고교 졸업생과 후배 사이에 껌 한통과 장미 한 송이를 많게는 수만원씩에 사고 파는 행태가확산되고 있다. 예전에도 ‘졸업신고식’이라는 명목으로 재미삼아 껌이나 꽃을 사고 팔기는 했으나 최근에는 선후배간 당연히 거쳐야 할 ‘통과의례’로 인식되고 있다.그러나 일부 불량학생들은 이를 금품갈취 수단으로 악용하는 등 부작용도심각하다. 껌이나 꽃을 파는 학생은 졸업생의 한 해 후배들이 대부분이다.이들은 동아리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껌이나 꽃값을흥정한다. 보통 한 학생이 선배 10여명에게서 수천∼수만원씩 받는다. 수십만원을 챙기는 후배들도 있다.챙긴 돈은 졸업식날함께 모여 밥을 먹거나 유흥비로 사용한다. 서울 신설동 D고등학교 졸업생 구모(19)군은 “졸업식을앞두고 절반 이상이 껌팔기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후배들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밥값을 챙겨주는 정도로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양양 지역 고교에서는 껌을 팔다 학교에서 징계를받은 학생들도 있다. 춘천에 사는 김모(19·고교 3년)군은 “울며 겨자먹기로껌 6,7통을 사는 바람에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담이된다.”면서 “1,2년전 졸업한 선배들이 금품 갈취와 탈선의 도구로 악용하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강원도교육청 한석훈 장학관은 “졸업시즌을 맞아 일선교육청에 껌이나 꽃을 사고 파는 행위 등을 철저히 단속토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한준규기자 bell21@
  • 서울 소비자물가 두달째 오름세

    서울의 물가가 두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이같은 추세는 설 명절이 포함된 2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통계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의 소비자물가는 전달인 11월에 비해 0.3% 오른 데 이어 올 1월에도 지난달 대비 0.6% 상승했다. 이같은 물가 상승은 달걀·버섯 등 일부 농축수산물 가격이 내렸지만 상추·시금치·금반지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체감 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도 사과·한우쇠고기 등 46개 품목이 전월대비 0.6% 올랐으며 1년전과 비교해서는 택시료 등 87개 품목이 올라 2.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용규기자
  • [데스크 칼럼] ‘학력란 폐지’ 바통은 건네졌다

    이상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30일 새로 취임했다.이번 정권들어 7번째 교육수장이다.지난 4년간 교육수장의 평균 재임기간은 8개월가량이다.이런 잦은 교육수장의 교체는 과거부터 그랬다.이 결과 대입제도는 광복 이후 크게 10여차례나 바뀌었다.소소한 것까지 합치면 거의해마다 대입제도가 달라졌다.대입제도의 변화만은 ‘빛의속도’에 버금갈 만큼 빠른 셈이다. 대입제도가 이처럼 자주 바뀐 것은 대학,즉 학생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였다.좀더 나은 교육환경을 조성함으로써,학생의 총체적인 실력을 국제수준으로 높이자는 데 뜻이있었다.그러면 과연 수 십년간 추구한 이 숭고한 목표가제대로 달성됐는가.아쉽게도 모든 사람이 고개를 젓는다. 그러나 이 신임 부총리는 개각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나쁜 가운데에서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 기대감을 품게 한다. 그는 출입기자들과 만나 “학벌타파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이는 전임자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면 마치 큰일이라도 나는 듯이 화들짝 놀라 허겁지겁 “무조건 방향 바꿔갓.”하고 구령을 내린 것과 영판 다르다. 더욱이 한완상전 부총리가 “무모하고 사고방식이 틀렸다.”는 욕설에가까운 비난을 샀음에도 그런 의지를 내비친 것은 웬만해선 쉽지 않은 일이다.일부 언론의 경우 이전까지 지면을통해 한 전 부총리의 인식과 유사한 맥락의 기사를 실어놓고서도 정작 한 전 부총리의 발언에는 거세게 반발했었다.‘며느리가 미우면 발뒤축 보고 달걀같다고 나무란다’는 속담대로 무작정 한 전 부총리가 미웠던 것일까.이 부총리는 ‘학벌타파론’에 내재된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악역’을 선뜻 맡음으로써 교육개선 및 인적자원 개발육성에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쥐는 기회를 갖게 됐다. 사실 한 전 부총리의 말뜻은 상당히 왜곡돼 있다. 한 전부총리를 구설수에 올린 ‘기업체 입사원서의 학력란 폐지권고’는 그의 독단만은 아니었다. 기업체 인사담당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인사담당자들은 “능력 위주로 사원을 뽑고 싶은데 회사간부들 사이에서 ‘우리 회사 신입사원이라면 적어도 어느 대학졸업 정도는돼야지.’라는묵시적인 압력이 있고,수천명의 원서를 보다보면 편의상 어쩔 수 없이 학교명을 첫번째 기준으로 삼게 된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는 것이다. 한 전 부총리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 ‘학력란 폐지 권고’라는 ‘돌출발언’을 하게 됐다는 게 거의 정확한 사실관계이다.이는 교육문제의 해법을 ‘학교에서부터’라는귀납법에서 ‘취업에서부터’라는 연역법으로 바꾸는,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을 의미한다.교육문제란 결국 취업문제라는 점에서 이런 접근법은 설득력을 갖는다.기업의 고민부터 해결하다보면 대학의 서열화,인문계 고사 및 사시 광풍으로 대변되는 특정학과 편중,지방대의 고사위기,중등교실의 황폐화,사교육 열풍 등 얽히고설킨 교육문제를 풀어나갈 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이 부총리가 한 전 부총리가 점화시킨 문제의식을 잘 살펴 문제해결의 싹을 틔우고,다음 장관이 꽃피울 수 있는토양을 마련한다면 이들 두 부총리는 성공한 부총리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교육당국자도 웃고 기업도 웃고 대학과 학생도 웃는 웃음의 3중주가 연주될 날을기다려 본다. 박재범 사회문화 에디터
  • 설 물가인상 집중단속

    행정자치부는 다음달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오는 25일부터 2월9일까지를 설 물가 특별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설성수품과 개인서비스요금 등의 부당인상 요인 등을 사전에 차단토록 했다고 23일 밝혔다. 행자부는 이 기간동안 전국 248개 지방자치단체에 ‘물가관리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매점매석,물가 부당인상 등을 집중 단속하도록 했다. 물가관리를 현장중심으로 실시하기 위해 전국의 물가 모니터요원 2270명을 동원,설 명절 성수품 중 물가단속 대상 품목의 수급상황 및 가격동향을 수시로 점검토록 할 계획이다. 물가단속 대상 품목은 ▲쌀 콩 양파 참깨 사과 배 감귤밤 쇠고기 돼지고기 달걀 조기 명태 오징어 김 등 농·축·수산물 ▲식용유 설탕 등 공산품 ▲이용료 미용료 목욕료 설렁탕 자장면 영화관람료 등 개인서비스요금을 포함해 총 23가지다. 최여경기자 kid@
  • NGO/ 환경정의시민연대 ‘다음을 지키는 엄마 모임’

    *** “毒이 되는 밥상 차리지 말자”. “요즘 생활 협동조합이나 백화점의 유기농산물 매장에서는 채소나 현미를 없어서 못판대요.” 먹을 거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정의시민연대의 ‘다음을 지키는 엄마 모임’에 가입하고 싶다는 전화가 크게 늘었다.지난 주 들어 주부 등 60여명이 새 회원으로 등록했고,17일 열린 정기모임에도 주부 10명이 찾아와 참석했다. 이 모임은 2년전 성장에 영향을 주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많은 주부들이 만들었다.회원 25명이 매주 목요일 정기모임을 갖고 먹을 거리,교육,생활 환경 문제를 놓고 토론한다.토론장 옆에서는 모임에서 고용한 ‘베이비 시터’들이 애들을 돌봐준다. 회원 박경선(32)씨는 “얼마 전 모 방송에서 패스트 푸드와 된장·김치 등 전통음식이 각각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뒤 채식열풍이 불고있다.”면서 “일회성 반짝 유행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그는 “전통음식을 먹자는 것은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며,생활 방식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모임은 2000년 유해 음식 현황을 파헤친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라는 책을 출판,파장을 일으켰다.곧 ‘아토피를잡아라(가제)’라는 책도 펴낼 예정이다.피부염·천식 등을일으키는 알레르기의 일종인 아토피의 원인·예방·치료법등을 담았다. 가을에는 두부 만들기,묵 쑤기 등 ‘건강 밥상’을 차리는요리법을 담은 책도 발간한다.‘차라리…’는 2만부나 팔려환경정의시민연대의 재정에 큰 도움을 주었다. 박명숙(35)대표는 “처녀 시절 입에 달고 살았던 고기,콜라,햄버거,피자 때문에 둘째애가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임신 7개월째인 박씨는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먼저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고 믿고 있다.이 모임에 참여한 뒤 그동안 ‘완전 식품’이라고 교육받았던 우유,달걀 등이 일부 아이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박씨는 “이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아토피 등 환경의 부작용에서 자유로울수 없지만,주부들이 ‘내가 차리는 밥상이 아이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자각하면 아이들을 훨씬 건강하게 키울 수있다.”고 강조했다. 회원들은 각종 생활협동조합 등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식품을 애용한다.값은 15%쯤 비싸지만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회원들은 “과자,음료수 등 인스턴트 식품을 멀리하는 등 친환경적 생활 태도를 몸에 익히면 오히려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매주 정기모임 때는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 함께 먹는다.신입회원들 가운데 분위기를 모르고 흰 쌀밥을 싸오는 사람도 있지만 모임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금방 까만 잡곡밥으로 바뀐다. 회원들은 다른 주부들에게 “채식 먹기를 한때의 유행으로여기지 말고 꾸준하게 인스턴트 식품과 육류를 먹는 횟수를줄여 나가야 한다.”면서 “쌀과 현미의 비율을 서서히 조정해 입맛에 맞춰나가면 현미밥도 금방 익숙해질 것”이라고충고했다. 이오이(33·주부) 부장은 “앞으로 두달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밤따기,모심기 등 친환경적인 활동을 갖고,아이들 방학 때는 생태캠프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환경호르몬 독을 피해 건강하게 사는 법. 1.유기농산물 먹기2.아기에게 모유 먹이기3.전자레인지에서 플라스틱 용기 대신 유리·도자기 용기 사용4.염소표백 세정제,위생용품 사용 억제5.먹이사슬에서 낮은 위치에 있는 음식 먹기6.손을 자주 씻고 실내 바닥과 창문을 깨끗이 하기7.PVC로 된 창문 블라인드 설치 안하기8.환기를 자주 하고 집안 페인트칠과 도배는 환기가 잘 되는 여름에 하기9.새 이불,새 옷은 며칠 바람 쐰 뒤 사용하기10.몸에 쌓인 오염물질을 해독하기 위해 비타민과 섬유질이풍부한 곡류의 씨눈,야채,과일,콩류,고구마류,해조류 많이먹기
  • [2002 길섶에서] 삶은 달걀

    어릴 적 제상(祭床)에 올라온 삶은 달걀은 언제고 나에게는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할아버지 아버지 작은아버지 다음에 장남인 형님,그리고 남는 것이 있어도 막무가내인 동생에게 양보할 수밖에.톱날 모양으로 가운데를 잘라 놓은삶은 달걀,흰자위 테두리 속의 샛노란 노른자위가 어찌나맛있어 보였던지…. 그 때 억울했던 기억이 작용한 탓일까.성인이 돼서도 도시락을 열면 맨 먼저 삶은 달걀에 젖가락이 가고,그것도 모자라 옆 사람 것까지 집어다 먹는 버릇이 생겼는데,나의 이점잖지 못한 버릇은 이정록 시인의 ‘달맞이 꽃’이 고쳐주었다. “마루에 걸터 앉아 알 껍질을 벗긴다.노른자가 한 가운데있질 않다. 삶기 전까지 끊임 없이 꿈틀거린 까닭이다.물이끓어 오르자 껍질 가까이로 몸을 밀어 붙인 보이지 않는 발가락과 날갯죽지 그 힘줄과 핏빛 눈망울과 ….” 내가 침을 꼴깍 삼키는 삶은 달걀에서 보이지 않는 발가락과 날갯죽지의 발버둥을 보는 시인의 눈이 부럽다. 김재성 논설위원
  • 이승환 “채림에 바치는 노래 있어요”

    “13년동안 노래를 만들었지만 언제나 마음에 꼭 드는 곡은 없었던 것 같아요.앨범이 나올때마다 실망스럽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년 9개월동안 동면(冬眠)에 들어갔던 ‘어린왕자’ 이승환(35)이 7집 ‘egg’를 들고 가요계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의 근황을 묻자 서슴없이 연인 이야기가 튀어나온다.“지난 2년을 돌이켜볼 때 가장 즐겁고 잘한일을 꼽는다면 채림과 가까운 사이가 된 것일 것 같습니다. ” 여유로운 미소와 약간은 달뜬듯한 목소리,행복을 머금은눈동자에서 ‘사랑에 빠졌다’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로 읽혀진다. 이승환은 지난 1월 ‘차카게 살자’라는 타이틀의 콘서트에서 “연인이 생기면 당당하게 밝히겠다”는 약속을 지키기위해 앨범 발매를 앞두고 부랴부랴 연인을 공개했다. “음반을 들어보면 그녀에게 바치는 노래도 있어요.맞춰보세요.” 연인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을 털어놓고 싶어 안달하는(?),천진스러운 모습이 ‘어린 왕자’라는 애칭과 너무도 잘 어울린다. 음반 제작사 ‘드림 팩토리’의 깐깐한 성주(城主)인 그는한참만에 세상에 내놓는 앨범에 유독 정성을 기울였다고 한다.23곡이나 푸짐하게 차려놓았을 뿐 아니라 앨범 재킷부터헤어스타일,의상까지 꼼꼼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앨범 타이틀 ‘egg’는 단순히 불을 이용해 조리하지만 스크램블,완숙,반숙,후라이까지 다양하게 변모하는 달걀 요리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7집은 ‘Sunny-Side up’과 ‘Over Easy’라는 이름으로 2장의 CD에 담겨있다. ‘Sunny-Side up’은 전형적인 이승환표 발라드.3년 가까이 목빠지게 기다려온 골수 팬들의 취향에 맞춰 특유의 기교를 쏙 잡아 빼냈다.‘잘못’이나 ‘Chrisrmas Wishes’ 등은부르기도 쉽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Over Easy’가 이승환의 취향을 십분 살려낸 곡이라면 ‘왜’나 ‘waiting for payback time’ 등은 ‘이거 이승환맞아’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로 강렬하다.그러나 마치 강하다고만 느꼈던 친구의 눈물을 보았을 때처럼 흠뻑 정이 가는 곡들이다.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마치 물살을 가르고 역류하는 물고기처럼 파닥파닥 싱싱하다.이런 힘 때문인지 지난 9일인터넷을 통해 예매한 컴백 콘서트 티켓 5,000장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그는 “저의 음악이 라이브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작지않은힘이 됐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면서 환하게 웃는다. 이송하기자 songha@
  • [사라지는 것을 찾아] 추억속의 ‘양은 도시락’

    “아이구 김치 냄새,도시락 까먹은 놈 나와.자수안해.모두 책상 위로 기어올라가” 2교시,교실 앞문으로 들어서자 ‘훅’스치는 바람결에 국어 선생님이 냅다 교탁을 대뿌리로 쳐대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허사다.도시락 뚜껑에다 밥을 엎어서 밑에서 표 안나게 파먹고 원상복구해 놔 ‘쿡’눌러 보지 않고서는 범인 색출이 불가능했다. 지난 80년대까지 도시락 대표주자는 양은(洋銀)도시락이었다.재질이 별로여서 뚜껑이 뒤틀려 맞질 않았고 바랜 색깔도 엇비슷해 집안에서도 곧잘 바뀌었다.밑바닥은 송곳으로 쑤신 것처럼 ‘송송’ 올라와 녹이 슬기도 했다.겨울에언 밥을 덥히기 위해 난로에 올려놓은 후유증이었다. 이후 양은 도시락이 스텐리스나 앙증맞은 플래스틱이 등장하면서 박물관으로 밀려났지만 30대이상 세대에는 추억이 솔솔 묻어나는 샘터로 자리매김된다.너댓 놈 도시락 챙겨 주시느라 으레 아침을 걸렀던 어머니의 손길,자취시절김치국물 노이로제,학창시절 우정…. 올해로 교단 38년째인 전남대 인문대 영어영문학과 고지문(高祉文·66·영미소설)교수는 “69년 출강 이후 87년까지 18년동안 도시락 밥을 먹었다”며 “당시 포개진 동그란 도시락에는 1층에 밥을 담고 2층에 김치·달걀말이·콩자반 등 서너가지 반찬을 싸가지고 다녔다”고 기억했다. ‘도시락과 김치국물’은 ‘실과 바늘’처럼 불가분이었다.고무패킹이 든 손바닥만한 반찬통이 나오기 전에는 도시락 왼쪽에 밥을 덜 담고 세로로 뚜껑없는 반찬그릇이 따로 들어갔다.모락모락 김이 나는 도시락을 뚜껑으로 덮어버리니 김치는 밥 열기에 푹 삭으면서 국물 생산을 재촉했다.도시락을 싼 얇은 보자기나 아버지 손수건은 금새 빨갛게 물들었고,진동하는 냄새에 아이들은 아침마다 짜증냈다. 국물이 밥 칸으로 넘어와 한여름이면 쉰밥되기 일쑤였다. 어머니의 후한이 두려워 꾸역구역 해치웠지만 배탈난 적은없었다. 영화 ‘친구’에서 옆구리에 끼고 뛰었던 두줄 달린 ‘크로바·쓰리세븐표’ 책가방.항상 밑바닥 네 귀퉁이는 김치국물에다 잉크물까지 절고 절어 우중충한 땟국물이 짙게배 있었다. 빡빡머리에 교복입고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시절.새벽 밥먹고 자갈 길을 자전거로 통학했던 친구들은 점심때 도시락 뚜껑을 열어보곤 기겁하곤 했다.혹시나 했지만 또 ‘김치 비빔밤’이었다.시커먼 깡 보리밥이 창피해 도시락 뚜껑을 반만 열고 그냥 밥만 먹었다.김치국물에 절어 두꺼워진 영어 책갈피를 본 선생님이 ‘너 고시공부 하냐’며 핀잔을 주기도 해 귓볼까지 빨개졌던 기억도 아련하다. 학교가 파한 코흘리개들은 죽어라 집으로 달려왔다.집 안팎에 주전부리가 없나 해서다.달릴 때마다 책보나 가방속에서 반찬통이 딸그락거려 오늘날의 ‘호루라기’를 대신하곤 했다. 지난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시골은 너무나 가난했다.형제들이 많다 보니 도시락 수도 부족했고 늘상 밥도 아쉬울때 수저를 내려놓아야 했다.그러나 점심때 ‘제사’ 핑계를 대고 의자에서 일어나려는 친구에게 도시락 뚜껑에다밥 절반을 뚝 잘라내 말없이 내밀만큼 순수했었다.함께 운동장 수돗가로 달려가 냉수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우정을쌓았던 아름다운 시절이었다.연말 동창회가 있다면 도시락을 싸들고 가 그 교실에서 그리운 얼굴을 보고 싶다. 남기창기자 kcnam@
  • 농민 1만명 격렬시위

    농민 1만2,000여명(경찰 추산)이 추곡수매가 인하 등에 항의하며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와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밤늦도록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퇴근길 교통이 몹시 정체됐으며 농민들은 곳곳에서 경찰과충돌했다. 이날 버스 500여대에 나눠 타고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농민 1만1,000여명은 정부청사 앞 광장에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朴弘綬·한농연) 주최로 열린 농민대회에 참석,쌀값 보장과 농협의 개혁을 촉구했다. 한농연은 “추곡 수매가 4∼5% 인하라는 반농민적인 양곡유통위원회의 건의안이 나오고 우리 농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뉴라운드가 출범해 450만 농민들은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고 비난했다.이 단체는 ▲추곡수매가 5만7,760원 보장 ▲쌀값 안정기금 신설 ▲논농업직불제 단가를선진국 수준으로 상향조정 ▲쌀값 계절 진폭 8% 보장 등을정부에 요구했다. 집회후 농민들은 정부와 농협중앙회 등을 상징하는 허수아비 화형식을 가진 뒤 달걀과 인분 등을 투척하며 청사로 들어가려다 제지하는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농협중앙회 앞에서 시위를 벌인 농민 1,000여명은 화물차 2대에 싣고 온 쌀 1,300가마를 중앙회 앞에 내려 놓으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농민들은 달걀 수십개를 중앙회건물에 던졌으며 소형 화물차에 불을 붙여 중앙회 건물로 몰아 시위대와 경찰이 수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50분쯤부터 경상·전라지역 농민회원들이 탄 차량 100여대가 대전시 신탄진에서부터 경부고속도로를 시속 30∼50㎞로 서행 운행하며 상경하는 바람에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오후 2시쯤에는 서울 남산 1호터널과 마포구 공덕동 로터리에서 농민 300여명이 도로를 30여분동안 점거하고 농성했다. 김태균 조현석 이영표기자 hyun68@
  • 박정희기념관, 반대 VS 추모 행렬

    26일은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이 숨진 지 22년이 되는날.박 전 대통령을 보는 시각은 해가 갈수록 양극단으로치닫고 있다.과연 박 전 대통령은 친일 반민주 군사독재자인가,아니면 산업화의 기수인가.이날 열린 행사를 통해 박전 대통령의 두 얼굴을 살펴본다. ■반대. “민족의 성지에 일본군 장교가 쓴 현판이 웬말이냐.” 민족문제연구소 등 251개 단체로 구성된 ‘박정희기념관반대 국민연대’ 소속 회원 70여명이 10·26 사건 22주년인 26일 서울 탑골공원의 ‘삼일문’ 현판을 기습적으로떼려다 경찰의 저지로 실패했다. 삼일문에는 애초에 서예가 김충현씨가 쓴 현판이 걸려 있었지만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으로 교체됐다. 국민연대는 이날 ‘박정희기념관 완전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3·1운동의 발상지인 탑골공원은 우리 민족이 세계만방에 민족자주독립을 선포한 겨레의 성지”라면서 “일본군 장교 출신인 박정희의 현판을 그대로 놔두는 것은 민족혼을 짓밟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연대 이관복(李寬福)상임공동대표는“탑골공원 성역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11월 30일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우리가 떼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철거가 무산되자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으며 준비해온 달걀을 현판에 던졌다. 국민연대는 지난 2월13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매일 ‘박정희기념관 건립 반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10·26 재평가와 김재규장군 명예회복 추진위원회’(공동대표 金勝勳 신부)는 26일 고 김재규(金載圭) 전중앙정보부장의 명예회복을 위해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정당하게 역사적 평가를 받지 못한 채 신군부에 의해 단죄된 10·26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현석 이창구기자 window2@. ■찬성.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22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부총재 등유족 및 관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됐다. 민족중흥회(회장 金振晩) 주관으로 열린 추도식에는 유족대표로한나라당 박 부총재와 서영(書永)·지만(志晩)씨등 박 전 대통령 3자녀,그리고 박준규(朴浚圭)전 국회의장,남덕우(南悳祐)전 총리,민관식(閔寬植)전 국회부의장 등3공 관련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 부총재는 인사말에서 “올해는 미국 테러 사건과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경제상황,국가관을 혼란스럽게 하는 6·25와 월남전 논란 등 국내외에서 일어난 많은 일들 때문에더욱 아버지가 생각난다”면서 “잘못된 것을 하나 하나바로 잡도록 노력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 고인을 기리고 추모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민주당 한광옥(韓光玉)대표는 조화를 보내 추도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 생가보존회와 구미시도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의 생가(상모동)에서 김관용 구미시장을 비롯, 1,000여명의 시민등이 참석한 가운데 22주기 추모제와 추도식을 가졌다. 추모제에서는 50여명의 제관이 제사를 올렸으며 추도식에는 고인의 녹음된 음성이 방송된 뒤 참석자들이 헌화,분향하는 순으로 진행됐다.또 박 전 대통령이 초등교사시절묵었던 하숙집인 문경읍 상리 청운각에서도 김학문 문경시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과 문경초등학교 제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다. 구미 한찬규기자·홍원상기자 ws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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