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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동구 “얘들아 매미 학교 가자”

    성동구 중랑천변 송정제방에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매미 학교’가 문을 연다. 송정동 성동교 인근에서 동·서로 700m가량 이어진 송정제방은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무성하게 숲을 이룬 곳. 느티나무·은행나무·벚나무·단풍나무 등 9종의 교목과 철쭉·수수꽃다리 등 관목류 11종이 식재돼 있어 ‘도심속 수목원’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2일 성동구에 따르면 매미학교가 마련된 송정제방에는 서식중인 매미가 참매미, 말매미, 애매미, 쓰름매미, 유지매미 등 6종류나 된다. 구는 이곳에 매미의 종류와 생태, 구조, 서식환경 등의 내용을 담은 학습 게시판을 설치하고 매미채와 채집통을 준비해 어린이들이 직접 매미를 잡아 관찰할 수 있게 했다. 매미학교는 지역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상대로 24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씩 열리며 참가인원은 회당 50명이다. 회마다 담당공무원과 생물학 전공교사가 나서 매미의 습성과 생태에 대한 이론·현장학습을 지도한다. 참가 신청은 공원녹지과(2286-5673)에서 받는다. 매미학교가 열리는 송정제방으로 가려면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3번출구로 나와 500m쯤 걸어가면 된다. 구 관계자는 “매미 관찰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수목과 우리꽃들을 관찰할 수 있어 자연체험학습장으로는 그만인 곳”이라고 덧붙였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프로가 장비 탓하랴

    솜씨 나쁜 목수가 연장 탓한다고 한다. 장비에 가장 까다로운 종목으로는 골프와 더불어 야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타자들은 배트에 민감하다.10g만 차이 나도 금방 알아차린다. 과거 선수들은 거의 1㎏이 넘는 배트를 즐겨 썼지만 최근에는 900g도 안 되는 배트를 선호한다. 무거운 배트가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빠른 스피드의 스윙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야구가 처음 만들어졌을 무렵 다양한 모양의 배트가 실험되었다. 모양이나 길이에 규제가 없어 길거나 짧거나 평평하거나 무겁거나 했다. 평평한 배트는 번트 대기에 아주 유용했다. 처음 배트에 규정이 도입된 해는 미프로야구가 출범하기도 전인 1859년으로 직경을 2.5인치 이하로 제한했다.1869년에는 길이가 42인치 이하로 정해졌고 드디어 1890년에 배트는 반드시 둥글어야 한다는 규정이 만들어지면서 직경이 2.75인치로 늘었다. 무게가 가벼워지고 손잡이가 가늘어진 점을 제외하면 배트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베이브 루스 같은 괴물은 무려 1.5㎏의 히코리 배트를 썼지만 1884년 힐러리치가 루이빌 슬러거 배트 회사를 창립한 이래 배트의 재질은 물푸레나무였다. 알루미늄 배트가 아마추어에서 사용되기도 했지만 프로야구에서 적응해야 한다는 이유로 나무 배트로 환원됐다. 배트 재질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배리 본즈가 2001년 세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이때 본즈가 사용한 배트의 재질이 단풍나무였다. 이후 단풍나무 배트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바람은 우리나라에도 불어와 단풍나무인 국산 맥스 배트가 수입산을 밀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단풍나무가 단단하다는 점은 예로부터 알려졌지만 배트로 사용되지 못한 이유는 나무 속에 습기가 많고 물푸레나무보다 무거웠기 때문이다.1990년대 후반 나무 속의 습기를 제거하고 무게를 가볍게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일단 나무의 액을 제거한 뒤 섭씨 30도부터 100도까지 서서히 온도를 올리며 찐다. 이렇게 하면 습기가 빠지면서 강해지고 가벼워진다. 까다로운 공정 탓에 단풍나무 배트는 물푸레나무보다 비싸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은 단풍나무 배트 하나가 물푸레나무 배트 서너 개보다 낫다고 믿는다. 야구 배트가 가까운 장래에 또 다른 변화를 겪게 될까? 까다로운 타자들의 입맛을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본즈가 신기록을 세우기 전까지만 해도 선수들은 공짜로 줘도 타격 연습할 때를 제외하고는 단풍나무 배트를 꺼렸다. 새로운 재질의 배트가 도입되려면 그 배트로 본즈나 이승엽의 기록 같은 것이 만들어져야 가능하다. 하지만 타격은 배트가 하는 게 아니라 타자가 한다. 명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Local] 내장산 연자교 차량통제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는 21일부터 전북 정읍시 내장산국립공원 내 연자교(신선교)∼탐방안내소 간 2.5㎞ 구간에 대해 차량을 무기한 전면 통제한다고 4일 밝혔다. 공원사무소는 “공원 내 자연자원 보존과 단풍열차 시험주행을 위해 차량을 통제한다.”며 도보 또는 무료 단풍열차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세한 내용은 내장산국립공원 홈페이지(http://naejang.knps.or.kr)를 참고하면 된다. 정읍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7) 제주도 한라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7) 제주도 한라산

    요즘처럼 봄에서 여름으로 막 넘어서는 시기에는 야트막한 산에는 꽃이 그다지 많지 않다. 봄에 수많은 봄꽃이 피어나던 곳에서조차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푸른 풀잎새들만이 무성할 뿐, 꽃을 피운 식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맘때는 설악산처럼 높은 산을 찾아가서 발품을 팔아야만 귀하고 예쁜 꽃들을 만날 수 있다. 봄에는 계곡에 꽃이 많고, 여름과 가을에는 높은 산 능선에 피는 꽃이 많다는 속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요즘인 것이다. ●1200m부터 정상까지 다양한 식물 분포 한라산은 어느 계절에 찾아가도 꽃이 좋다. 요새도 꽃을 피운 식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두메대극, 바위수국, 새비나무, 설앵초, 섬매자나무, 암매, 줄사철나무, 큰천남성, 한라솜다리, 호자덩굴, 흰땃딸기 등이 지금 한라산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인데, 이름조차 낯설 정도로 하나같이 귀한 것들이다. 한라산에 들어서면 낙엽활엽수들이 들어찬 숲을 먼저 지난다. 어리목, 영실, 성판악, 관음사 등 산행기점 어디에서 출발하더라도 이런 낙엽활엽수림지대를 지나게 되는데, 맑은 날에도 어두컴컴하다고 느낄 정도로 숲이 짙다. 서어나무, 단풍나무, 신갈나무, 산벚나무, 산딸나무, 층층나무 등의 큰키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중간층에는 산수국, 참꽃나무 같은 떨기나무들이 자란다. 숲 바닥에는 개족도리, 덩굴용담, 맥문동, 한라돌쩌귀, 호자덩굴, 홍노도라지 등이 자라고 있다. 낙엽활엽수림대를 통과하고 나면 사방이 밝아지며 시야가 확 트인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지대에 이르는데, 큰 나무가 없고 풀들과 키 작은 나무들만이 자라고 있다. 남한에서 유일무이한 아고산대초원으로서 한라산만의 자랑이다. 소백산에도 초원지대가 발달해 있지만 규모나 그 곳에 살고 있는 식물의 종류로 볼 때 한라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해발 1200m부터 정상까지 발달한 이 아고산대초원은 한라산 식물의 다양성과 특이성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환경이 되고 있다. 이곳에는 구름떡쑥, 깔끔좁쌀풀, 눈향나무, 두메대극, 들쭉나무, 바늘엉겅퀴, 설앵초, 섬바위장대, 세바람꽃, 손바닥난초, 시로미, 실꽃풀, 암매, 제주달구지풀, 제주황기, 좀민들레, 좀향유, 한라개승마, 한라고들빼기, 한라꽃장포, 한라부추, 한라송이풀, 흰그늘용담, 흰땃딸기 등 희귀식물들이 수없이 많다. 이들 가운데는 세계적으로 한라산에만 자라는 것들도 부지기수다. ●큰 키의 구상나무 고산초원에서만 자라 고산초원에는 풀들과 키 작은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큰키나무인 구상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이채를 띠기도 한다. 구상나무는 유럽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우리 토종나무로서 덕유산과 한라산 사이의 고산지대에서만 자란다. 한라산에서는 1400m 이상의 지역에 무리지어 자란다. 북방계식물로서 중부지방까지 내려와 자라는 분비나무와 비슷하지만 솔방울 모양이 다르다. 설앵초는 꽃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작고 깜찍한 전체 모습도 보기 좋다. 잎 뒷면은 은빛 가루를 뿌린 것처럼 특이한 빛깔이다. 일본과 한라산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에 덕유산, 영남 알프스, 가야산 등 내륙의 고산에서도 확인되었다. 한라산의 것은 내륙의 것보다 전체가 더욱 크다. 햇빛이 잘 드는 고지대에서 비교적 흔하게 자라므로 등산로를 따라가면서 만날 수 있다. ●희귀식물 흰땃딸기 보는 것도 행운 흰땃딸기는 백두산에 자라는 땃딸기와 함께 딸기속(屬)에 속하는 희귀식물이다. 열매가 작은 딸기와 비슷하게 생겼다. 한라산 아주 높은 곳의 숲 속이나 숲 가장자리에서 드물게 자라므로 눈여겨 찾아야 한다. 산딸나무는 하얀 꽃이 나무 전체에 달리므로 멀리서 보아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한 송이처럼 보이는 꽃은 여러 개의 꽃이 다닥다닥 머리모양으로 둥글게 붙어 있는 것이고,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여러 개의 꽃들을 아래서 싸고 있는 꽃싸개잎으로서 꽃잎이 아니다. 한라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산에서 볼 수 있으며, 요새는 정원수로도 많이 심는다. 멀게만 느껴지는 한라산은 사실 하루산행으로도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산이다. 김포에서 아침 6시부터 출발하는 항공편이 있다. 하루만에 돌아오기 아쉽다면, 이튿날은 해변과 중산간의 식물을 보자. 요새 바닷가에는 갯강활, 갯기름나물, 갯까치수염, 갯메꽃, 갯방풍, 돌가시나무, 땅채송화, 모새달 같은 초여름 꽃이 피어 있고, 중산간에서는 꾸지뽕나무, 갯취, 순채, 물까치수염, 큰천남성 등을 볼 수 있다. 한라수목원을 찾아가 한라산과 제주도 식물들을 체계적으로 익혀도 좋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6) 강원도 평창 능경봉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6) 강원도 평창 능경봉

    영동과 영서를 이어주는 대관령은 백두대간에 놓인 고개다. 백두대간 산줄기를 따라 북쪽으로는 오대산 노인봉(1338m)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고루포기산(1238m)으로 연결된다. 능경봉(1123m)은 대관령과 고루포기산 사이에 솟은 산으로서 고루포기산과는 횡계현 고개를 사이에 두고 있다. 대관령휴게소에서 백두대간 등산로를 따라 1시간30분 남짓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능선에는 신갈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물푸레나무, 복자기, 피나무 같은 큰키나무들이 섞여 자란다. 능선에서 소나무를 거의 만날 수 없는 것도 이 산의 특징이다. 노린재나무, 시닥나무, 함박꽃나무, 회나무 같은 떨기나무들이 숲의 중간층을 이루어 자란다. 숲 바닥에는 감자난초, 관중, 광릉갈퀴, 노루삼, 눈빛승마, 도깨비부채, 삿갓나물, 선괭이눈, 애기앉은부채, 옥잠난초, 쥐오줌풀, 투구꽃, 큰괭이밥 등의 풀꽃들이 살고 있다. ●골짜기 습지 애기앉은부채꽃 등 희귀식물 많아 횡계현에서 횡계마을 쪽으로 내려서는 골짜기인 왕산골이나 대관령휴게소 일대에서 정상 쪽으로 이어지는 골짜기들에 귀한 식물이 많다. 휴게소 일대의 골짜기 습지에 놋젓가락나물, 애기앉은부채, 제비동자꽃 등의 희귀식물이 살고 있다. 계곡을 따라 곳곳에 습지가 형성되어 있는 왕산골에도 꽃창포, 노루오줌, 붓꽃, 산비장이, 애기원추리, 참좁쌀풀, 초롱꽃, 할미밀망 등이 자라고 있다. 능경봉 산자락이라 할 수 있는 대관령에서 횡계마을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주변에도 금꿩의다리, 단풍터리풀, 생열귀나무, 범꼬리 같은 귀한 꽃들이 많다. 도로를 정비하거나 확장할 때에 이런 중요한 식물들이 있는지조차 모른 상태에서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곳이기도 하다. 단풍터리풀이나 제비동자꽃은 백두산을 비롯하여 만주, 몽골, 시베리아, 캄차카 등 고위도 지방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로서 남한에서는 이 일대를 비롯하여 강원도 몇몇 곳에서만 발견된다. 이곳에 살고 있는 생열귀나무도 남한에서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 식물이다. 장미과에 속하는 떨기나무로서 높은 산에 자라는 민둥인가목에 비해서 꽃빛깔이 훨씬 진하고, 열매는 길쭉하지 않고 동글동글하게 생겼다.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산 중턱 이하에서 드물게 볼 수 있다. 바닷가에 자라는 해당화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능경봉 자락의 자생지 부근에는 심어 놓은 해당화가 근처에 있으므로 헷갈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쥐오줌풀은 길가나 숲 속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길가에 자라는 것은 보랏빛이 도는 꽃을 피우고, 숲 속에서 햇빛을 조금만 받고 자라는 것은 흰 꽃을 피운다. ●5월~6월 하순 함박꽃나무 ‘함박웃음´ 붓꽃은 꽃이 피기 전의 봉오리 모습이 글씨를 쓰는 붓을 꼭 닮았다. 꽃잎 아래쪽에 있는 노란 줄무늬는 곤충들이 잘 앉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전국의 숲 가장자리, 풀밭 근처 등에서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자생 붓꽃속(屬) 식물 가운데 비교적 흔하다. 숲의 중간층을 이루는 노린재나무는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모여서 화려한 흰 꽃을 피운다. 많은 수술이 꽃잎 밖으로 나와서 꽃이 더욱 화려하게 보인다. 줄기를 태우고 나면 남는 재의 빛깔이 노란색이어서 노린재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가을에 남색으로 익는 열매도 볼 만한다. 이맘때 산 속에서 크고 탐스러운 흰 꽃을 피우는 함박꽃나무를 산목련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많다. 식물학적으로도 목련과 같은 속(屬)에 속하므로 일리가 있지만, 학술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말이름일 뿐만 아니라 큰 꽃이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는 함박꽃나무라는 이름으로 통일해 부르는 게 좋을 듯하다. 꽃이 클 뿐만 아니라 잎도 크고 시원스럽게 생겨서 관상가치가 높다. 한라산을 비롯해서 우리나라 전 지역에 자라며, 사는 곳의 해발고도에 따라서 5월 하순부터 6월 하순까지 꽃을 피운다. 북한에서는 국화로 지정하여 도시의 공원에도 많이 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1) 전남 구례군 토지면 직전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1) 전남 구례군 토지면 직전마을

    조정래는 그의 소설 ‘태백산맥’에서 피아골 단풍이 유독 붉은 이유를 “그 골짜기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원혼이 그렇게 피어나는 것” 또는 “양쪽 비탈에 일구어낸 다랑이논마저 바깥세상 지주들에게 빼앗기고 굶어죽은 원혼들이 그렇게 환생하는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지리산 산장지기로 약 40년, 피아골대피소에서만 20년을 지낸 함태식(81)옹의 저서에 따르면 1984년 산장 신축 굴착공사 중에 나온 인골만도 한 트럭분이나 된다고 한다. 피아골, 피로 물든 격전지쯤으로 각인되기 쉽지만 실은 식용 피가 많이 재배돼 피밭골로 불리던 것이 피아골로 바뀐 것이다. 계곡 초입의 직전(稷田)마을도 그로 인해 유래했다는 게 보편적이다. 원래는 8세기 중엽 연곡사를 찾던 사람들 중 김해김씨와 밀양박씨 2가구가 농경지 이용이 가능한 이곳에 정착해 마을을 형성했고 그 후 평도·직전·죽리 등의 자연마을을 합쳐 토지면 내동리가 되었지만 국립공원 구역 내 자리한 지리적 특수성을 감안, 직전마을을 따로 떼어내 직전리가 되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봄,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남부사무소가 자연환경 복원을 위해 마을을 철거하고 오는 2011년까지 주민 이주 작업을 완료키로 결정했으니 오히려 직전만 외톨이가 된 셈이다. ●규제 심해 관광객 발길 뜸해져 마을에서도 제일 깊은 곳에 자리한 ‘산아래첫집’ 한형석(46) 한선임(40) 부부는 20년 전 피아골로 들어왔다. 남편 형석씨는 결혼 전부터 설악과 지리를 누볐던 산꾼이었다. 멋모르고 들어와 적응하지 못하고 쫓기듯 떠나는 이도 많지만 다행히 한씨 부부는 TV도 라디오도 접할 수 없던 산중생활을 슬기롭게 견뎌냈다. 적어도 철거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여타 관광지가 그렇듯 비수기와 성수기 구분이 뚜렷한 데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규제가 심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졌습니다. 심지어 이미 ‘마을이 철거된 게 아니냐?’고 문의 전화를 해오는 손님들도 있을 정도예요.” 이주 단지 신규 조성이나 금전적 보상 등의 대안이 있긴 하지만 용역만 끝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전무하다는 게 한선임씨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국립공원 권역을 아예 마을 위쪽으로 옮겨 규제가 심한 공원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바라기도 한다. 마을 진입로에서 징수하는 연곡사 문화재관람료(2000원)도 관광객들에게 부담을 준다. 따라서 이주단지는 연곡사 아래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어찌 되었든 피아골 산행 초입, 가장 끝 마을은 유지해야 한다는 게 주민들 대다수의 의견이다. ●성수기는 고로쇠 한달, 여름 한달, 가을 한달뿐 8년 전 ‘노고단산장’(상호)을 인수한 정명곤(48)씨는 이주단지가 연곡사 아래로 정해질 경우 그냥 그곳에 머물 계획이다. 어중간한 지역에 뚝 떨어져나가 식당을 계속 꾸려갈 자신이 없어서다. 정씨의 말대로라면 피아골 주민들의 성수기는 고로쇠 한 달, 여름 한 달. 가을 한 달뿐. 그렇다고 나머지 달은 마냥 노는 게 아니어서 고로쇠가 끝나는 3월 말부터 산나물을 뜯고, 새끼를 낳은 벌들을 위해 분봉 작업을 해야 하고, 그것마저 끝나면 슬슬 여름 장사를 준비하며 짬짬이 죽순 수확도 한다. 여름이 정신없이 지나면 산열매를 따고, 가을 장사 준비도 해야 하고, 후딱 단풍철이 지나면 눈 오기 전 고로쇠 호스 점검 작업에 들어간다. 눈이 폴폴 쌓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1월에나 자녀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그저 “실속은 없이 바쁜 생활”이라며 너스레다. 적어도 이번 여름 동안은 민박과 식당을 겸한 직전의 30여집들 모두 철거와 이주의 머리 아픈 시름을 접어둔 채 복작복작 관광객들로 바빠져야 할 터, 피아골을 훑는 시원한 바람이며 맑은 물줄기도 덩달아 분주하다.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기차는 전라선 구례구역에서 하차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남원IC 등으로 나와 구례로 진입한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를 경유해 구례로 갈 수 있다. 이후 19번 국도 외곡삼거리에서 피아골 방향으로 들어선다. 연곡사 입장료 2000원은 마을에 식사하러 간다고 얘기하면 안 낼 수도 있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 (www.emountain.co.kr)
  • 10년만에 개방된 지리산 칠선계곡

    10년만에 개방된 지리산 칠선계곡

    우리나라 3대 계곡의 하나로 꼽히는 칠선계곡. 지리산의 계곡 중 가장 길고 험해 ‘죽음의 골짜기’라고도 불리는 이 계곡은 1999년 안전사고와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뒤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돼 왔다.11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환경스페셜’은 지난달 자연휴식년제를 끝내고 10년만에 개방된 ‘마지막 원시림’ 칠선계곡을 찾아간다. 칠선계곡은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을 기점으로 지리산 북사면으로 9.7㎞에 걸쳐 이어진다. 칠선계곡 숲은 6·25 전쟁을 거치면서도 거의 훼손되지 않은데다 험한 산세 덕분에 인적이 뜸해 남한 유일의 천연 침엽수림으로 보존될 수 있었다. 무려 10년의 자연휴식년제를 거친 칠선계곡 숲은 옛 모습 그대로의 평화를 되찾았다. 계곡에서는 멸종위기종 1급으로 최근 한반도에서도 발견하기 힘들었던 얼룩새코 미꾸리가 발견됐다. 남한 최대로 꼽히는 500년 묵은 주목나무가 위용을 자랑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구상나무 숲의 밀도는 지난 10년간 단위면적당 약 15%나 증가했다. 칠선계곡 숲은 말 그대로 ‘희귀 수종 백화점’. 전국의 심산에서도 속수무책으로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웠던 땃두릅나무, 돌단풍 같은 고유종들과 만병초, 백작약, 자주솜대 등 희귀·멸종위기종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어 계곡의 보존가치는 더한다. 한편, 칠선계곡이 10년만에 일반에 빗장을 열면서 덩달아 바빠진 이들이 있다. 계곡 출입 금지 논란이 있기 한참 전부터 계곡 기슭에 자리잡고 살아온 두지마을 주민들이다. 흙집을 짓고, 약초를 캐며 칠선계곡 한편에 오랫동안 둥지를 틀어온 이들은 최근 계곡의 일반인 개방에 즈음해 새로운 ‘특명’을 받았다.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탐방객을 1년에 4개월 동안만 제한해 출입시키는 이른바 ‘생태예약 탐방제’가 도입된 가운데 그들이 직접 가이드로 나서게 된 것. 칠선계곡의 빗장이 풀리면서 조심스레 그곳으로 발걸음을 떼는 사람들. 산을 위협하는 정복자가 아니라, 산에 기대어 공존하는 겸허한 우리들의 모습을 이젠 기대해봐도 좋을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등포구, 생태탐방 프로그램

    영등포구가 도심 한복판에서 생태계를 배우는 자리를 마련한다. 영등포구는 이달부터 9월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새 단장한 구청 앞 당산공원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새 단장을 마친 당산공원은 1만 1154㎡ 규모로, 개구리와 붕어가 사는 생태개울에 30년 이상 된 아름드리나무 숲이 어우러져 있다. 생태탐방 프로그램에서는 숲 전문 해설가가 개울을 따라 핀 꽃창포와 미나리, 원추리, 수크렁, 갯버들, 옥잠화 등 수변식물 26종의 특징과 생활사를 설명해준다. 또 소나무, 왕벚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잣나무, 매타세콰이어 등 다양한 수목과 사철나무, 철쭉, 자산홍, 목련, 넝쿨장미 등 초화류에 대한 재미있는 해설을 붙여 배워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생태학습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씩 2회 운영되며 25명씩 참가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학교, 단체 및 개인은 구청 공원녹지과(2670-3755)로 연락하면 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시, 생태계 교란 외래종 제거

    서울시는 삼성 에버랜드와 함께 27일 강동구 고덕동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 번지고 있는 ‘생태계 교란 외래식물’ 제거 행사를 갖는다. 시와 에버랜드 직원, 생태보전시민모임 회원 등 60여명이 생태경관보전지역 내에 서식 중인 돼지풀과 서양등골나물, 환삼덩굴 등 토종 생물의 생육을 방해하는 식물들을 제거한다. 밤섬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도 외래식물 제거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식물들은 여름 전인 5월 말이 뿌리째 뽑아 제거하기에 적합한 시기”라면서 “시민들도 주위에서 해당 식물을 보면 자발적으로 제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 외래 동식물은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파랑볼우럭, 큰입배스,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무, 털물참새피, 물참새피, 도깨비가지 등 10여종이다. 이들은 토종 동식물의 서식을 위협하거나 파괴해 방사나 사육, 무단이식 등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의 풍경] 서울 성곽 따라 걷기

    [서울의 풍경] 서울 성곽 따라 걷기

    로마와 이스탄불, 베이징 등 동·서양 고도(古都)가 그렇듯 서울 역시 견고한 석벽으로 경계를 두른 성곽도시다. 성동(城東), 성북(城北)이라는 지금의 행정구역 명칭도 ‘도성(都城)’이라 불리던 조선 왕도(王都)의 옛 성곽에서 유래했다. 조선 태조(1396년)·세종(1422년)·숙종(1703년) 3대에 걸쳐 축조된 왕도의 성곽은 서울에 남아 있는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건립연대는 경복궁이 1년 앞서지만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흥선대원군 시절 중건(重建)한 탓에 건축적 연륜이 서울 성곽에 미치지 못한다. ●북악산 개방 뒤 답사객 늘어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문화재 당국과 자치단체들도 이 같은 서울 성곽의 역사성과 문화적·산업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오랜 기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던 북악산의 전 구간이 개방되면서 성곽을 답사하는 시민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 성곽은 서울의 주산(主山)으로 불리는 백악(북악산)에서 시작해 동쪽의 낙산과 남쪽의 목멱산(남산), 서쪽의 인왕산을 돌아 다시 백악의 능선에서 끝을 맺는다. 이른바 ‘내사산(內四山)’을 둘러 단단한 방벽을 두른 것이다. 둘레가 18㎞를 넘는다. 일제 36년 등을 거치며 많은 구간이 헐리고 훼손됐지만 축성 당시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지형의 오르내림에 순응해 차곡차곡 돌을 쌓아올린 능선 구간은 은근하면서도 빼어난 곡선미를 자랑한다. 능선 구간은 시가지 확장의 영향을 받지 않은 데다 1970년대 후반에 펼쳐진 복원사업 덕분에 성곽 상태가 양호하다. 따라서 성곽답사는 능선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사직터널 위 권율 장군 집터를 출발해 창의문과 숙정문을 거쳐 서울과학고 뒤쪽으로 내려오는 인왕·북악산 구간은 산세가 빼어나고 시내 조망도 탁월해 답사와 산행을 함께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에선 성곽 축조 일시와 책임자 이름 등을 석벽에 새겨놓은 ‘각자(刻字)’는 물론 태조·세종·숙종대의 성곽 축조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동대문을 출발해 이대부속병원과 낙산 정상을 거쳐 혜화문에 이르는 구간은 경사가 완만하고 거리도 짧아 산책하듯 다녀오기에 그만이다. 탐방로가 잘 정비돼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하는 데 무리가 없다. 남산 구간은 군데군데 성곽이 끊기고 출입금지 구간이 남아 있지만 접근성이 좋다는 게 장점이다. 장충동 신라호텔 경내도 성곽이 잘 보존된 구간이다.500m 길이의 성곽 주변엔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어우러져 봄에는 살구와 벚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찬연하다. ●10∼12시간이면 성곽 일주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하면 전 구간 일주도 가능하다. 성인 걸음으로 10∼12시간 걸린다. 다만 도심의 서대문∼남대문 구간과 광희문∼동대문 구간은 성곽의 흔적을 찾기 어려워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마침 사단법인 ‘문화우리’가 17일 북악산 구간을 답사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오후 1시 혜화문을 출발해 숙정문을 거쳐 창의문에 이르는 4시간 코스다. 풍수지리연구가 김진동씨가 해설자로 동행한다. 문화우리는 다음달에는 일주답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11) 강원도 인제 방태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11) 강원도 인제 방태산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상남면에 걸쳐 있는 방태산은 깊은 산골에 자리잡은 오지의 산이다. 방태산이라 불리는 봉우리는 없고, 주봉격인 주억봉(1443m)을 중심으로 동쪽의 구룡덕봉(1388m), 서쪽의 깃대봉(1435m) 등으로 이루어진 산역 전체를 방태산이라 한다. 이들 봉우리들이 솟아 있는 산줄기는 중앙의 분지를 둘러싼 형국을 하고 있다. 높은 산봉우리들로 둘러싸여 있는 중앙에 펑퍼짐하고 너른 분지가 발달해 있고, 분지로 들어서는 입구는 매우 좁은 방태산의 이런 특별한 지형은 예로부터 큰 난리가 나도 이 안에 들기만 하면 안전하다고 여겨져 왔다.‘정감록’도 커다란 프라이팬처럼 생긴 이곳 분지를 승지의 하나로 꼽고 있다. 동북아식물연구소 소장 산행거리가 길어서 초심자들은 엄두도 못 내던 산이었지만 1997년에 방태산자연휴양림이 들어서면서 산행객의 접근이 훨씬 수월해졌다. 휴양림에서 매봉령, 구룡덕봉을 거쳐 주억봉에 오른 다음 다시 휴양림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잡으면, 힘들이지 않고 산행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봄꽃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이처럼 사정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방태산 꽃산행은 하루가 꼬박 걸리는 긴 산행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꼬박 하루 걸리는 긴 산행길 봄꽃이 마중하고 산이 높고, 분지를 이루는 산역도 깊은 방태산은 숲이 좋기로 이름 높다. 고도가 높은 능선에는 신갈나무 군락을 비롯하여 만병초, 분비나무, 사스래나무, 주목 같은 북방계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분지 안에는 가래나무, 거제수나무, 귀룽나무, 까치박달, 다릅나무, 당단풍나무, 물박달나무, 산겨릅나무, 산개버찌나무, 산벚나무, 야광나무, 피나무, 황철나무 등이 큰 키를 자랑하고 있다. 숲 속에는 노린재나무, 매화말발도리, 물참대, 병꽃나무, 생강나무 같은 떨기나무들이 중간층을 이루고 있는데, 시닥나무와 청시닥나무가 다른 산들에 비해서 특히 많아서 눈길을 끈다. 청시닥나무는 줄기가 녹색을 띠어 시닥나무와 구별되는데, 북방계식물로서 중부 이북의 산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이곳에서는 저지대부터 고지대 능선까지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가을철에 방태산을 찾으면 이 나무가 단풍이 들 때 내는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산행을 할 수 있다. 떨기나무 가운데는 희귀식물로 꼽을 만한 인가목조팝나무도 포함되어 있다. 방태산의 펑퍼짐한 분지는 땅이 기름지고 물기가 많아 풀꽃들이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되고 있다. 봄꽃만 꼽아보아도 가지괭이눈, 감자난초, 금강애기나리, 금강제비꽃, 나도개감채, 나도양지꽃, 노랑제비꽃, 동의나물, 두루미꽃, 매발톱꽃, 박새, 삿갓나물, 연령초, 은방울꽃, 큰산장대, 풀솜대, 피나물, 홀아비꽃대,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등 많다. 나무들에 잎이 채 돋아나기도 전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 이들 풀꽃들이 활짝 꽃을 피워 숲바닥을 형형색색의 화원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맘때 피어나는 동의나물은 저지대 습지에서부터 고지대 샘터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독초로 알려져 있으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둥근 잎 모양 때문에 맛있는 나물인 곰취로 착각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둥근 잎을 뚫고 올라오는 노란 꽃도 매우 인상적이다. 가지괭이눈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금괭이눈류, 선괭이눈, 산괭이눈, 애기괭이눈 등 괭이눈속(屬) 식물 가운데 가장 늦게 꽃을 피운다. 이맘때부터 피기 시작해서 6월 중순까지도 꽃을 볼 수 있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녹색에 가깝고, 식물체의 키도 작기 때문에 눈여겨 찾아야 한다. 방태산에서는 계곡 주변의 습지 여러 곳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견된다. 이곳에는 5월 중순까지 애기괭이눈도 꽃을 피우고 있으므로, 두 식물을 구분해 보면 좋다. ●펑퍼짐한 분지, 기름진 토양… 풀꽃천국 풀꽃 가운데 희귀식물로는 구실바위취, 금강초롱꽃, 나도제비난, 자주솜대 등을 꼽을 수 있다. 나도제비난은 습지에서 이맘때 꽃을 피우고,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인 구실바위취와 자주솜대는 6월에 꽃을 볼 수 있다. 자주솜대는 환경부가 야생동식물보호법에 의해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고산식물이다. 금강초롱꽃은 초가을 꽃이다. 방태산의 심장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는 구룡덕봉에는 폐쇄된 군사시설물이 있는데, 이 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뚫었던 비포장도로가 정상까지 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도로를 통해 나물꾼들이 몰려들어 고지대의 산나물을 무차별적으로 채취함으로써 훼손이 심각한 상태였다. 올해부터 북부지방산림청이 차량을 통제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 [현장 행정]녹지 꼴등 영등포구의 변신

    [현장 행정]녹지 꼴등 영등포구의 변신

    영등포구가 지역 곳곳에 있는 도심 공원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서울시 자치구 중 녹지율이 가장 낮은 지역의 특성상 녹지를 늘리기에 앞서 제 역할을 못하는 공원을 시민들이 찾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벌써 수곳의 공원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실개천이 흐르는 당산공원 지난 7일 영등포구 당산동3가 385 당산공원. 새롭게 단장한 공원의 경계를 따라 시골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실개천이 졸졸 흐른다. 개천 변에선 소풍 나온 유치원 아이들이 개구리를 찾아보겠다며 고개를 쭈뼛 내밀어 보지만, 아직 물속에는 올챙이만 오글오글 몰려다닌다. 수초 속을 휘젓고 다니는 붕어와 미꾸라지, 관상용으로 최근 들어온 금붕어도 눈에 띈다. 개울가에는 각각 노랑과 자주색 꽃망울을 피운 꽃창포와 함께 미나리, 원추리, 수크령, 갯버들, 옥잠화, 수련, 큰고랭이, 벌개미취 등 모두 26종의 수변식물이 함께 산다. ‘후드득’ 소나기가 내리자 아이들이 개울을 건너 나무 숲으로 비를 피한다. 소나무, 왕벗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잣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30년 이상 된 아름드리 나무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숲은 지나가는 비는 어렵잖게 피할 정도로 울창하다. 나무 사이로는 계절마다 돌아가며 꽃을 피울 철쭉, 자산홍, 목련, 넝쿨장미 등 키작은 나무들이 푸르름을 더한다.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정돈된 산책길 사이에는 체력 단련 시설과 배드민턴장, 지압 보도 등이 마련돼 있어 아침저녁으로 운동 삼아 공원을 찾는 주민들도 두배 이상 늘어났다. 낮 시간이면 바닥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가 시민들을 맞는다. 나무로 만든 야외무대에서는 인근 직장인이나 주민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공연이 마련될 예정이다. 공원지하에는 승용차 190대가 들어갈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었다. 주차장으로 이용하던 구청 광장은 화단이 있는 소공원으로 만들어 공원 입구처럼 쓰고 있는데 녹지공간도 늘리고 인근 주차난도 해소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콘크리트 속 도시인의 쉼터만들기 영등포구는 지난 1월 문래1동 문래공원을 생태공원으로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2007년 이후 새로 조성을 했거나 공원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조한 공원은 모두 7곳이다. 이렇듯 영등포구가 도심녹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서울시 최하위인 도시 녹지 면적 때문이다. 서울의 1인당 평균 도시공원 면적은 10.6㎡인 반면 영등포구는 1.5㎡에 머무른다. 다른 구와 비교하면 7분의1 수준이다. 특히 산이 없는 데다 준공업지역이 전체의 22.3%를 차지해 “한강변을 제외하곤 자연적 녹지공간은 전무하다.”란 이야기가 나온다. 자투리 땅 녹화나 가로숲 조성에 영등포구가 가장 적극적인 것도 같은 이유이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도심 공원들을 자연과 환경 친화적으로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형수 영등포구청장은 “이제 도시인들에게 도심 공원은 사치가 아닌 생존의 공간”이라면서 “모자란 녹지를 조금씩 늘려 갈 때 결국 서울 전체가 조금씩 친환경적인 도시로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진안 흰구름마을

    진안 흰구름마을

    대단한 볼거리가 있다거나, 뛰어난 먹거리가 있는 여행목적지는 아니다. 다만, 그곳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고, 도시인들과 소통하려는 시골 사람들의 작은 손짓이 있을 뿐이다.‘흰구름 마을´ 전북 진안군 백운면 얘기다. 흰구름 마을 사람들은 이 지역을 지붕 없는 전원 박물관, ‘에코 뮤지엄´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상점간판을 바꿔달고, 자전거 산책길을 만드는 등 일견 제 얼굴에 화장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런데 속내를 가만 들여다 보면 자연과 사람이,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숲을 이루어 보자는 그들의 뜻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지붕 없는 전원박물관 ‘에코 뮤지엄’ 북한의 개마고원과 쌍벽을 이룬다는 곳이 전북의 진안고원이다. 특히 우리나라 오지의 대명사 ‘무진장´(무주·진안·장수)의 한가운데 위치한 진안군 백운면은 고원지대의 전형적인 특징이 잘 살아 있다.(흰)구름도 쉬어 간다는 백운면(白雲面) 원촌마을이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부터. 문화를 매개체로 사라져 가는 시골마을 특유의 ‘공동체´정신과 지역 경제를 살려보자는 주민들의 몸짓에서 마을의 변화는 시작됐다. “마을 위쪽 데미샘이 발원지인 섬진강 물길과 금남·호남정맥의 산길, 30번 국도 자동차길, 그리고 도보 국토종단에 나선 순례자들이 이용하는 사람길 등 네 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백운면을 지납니다. 그런데 사람의 흐름은 있었지만, 그들과 소통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지역 마케팅을 통해 그들을 이곳에 머무르게 함으로써 농촌 경제 활성화와 함께 도시와 농촌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 보자는 것이 ‘에코 뮤지엄´ 계획입니다.” 이 마을 ‘옹기장이´ 이현배씨의 설명이다. 가시적인 효과를 채근하는 마을 어른들을 설득하기 위해 상점 간판부터 바꿔 달았다. 각 상점 주인들의 ‘속사정´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작업도 벌였다.‘행운떡방앗간´ ‘흰구름 할인마트´ 등 정겨운 이름의 간판들이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산간마을에서 상점의 간판을 바꾼다고 당장 매상이 오를리는 없다. 오가는 이가 많지 않은데다, 주민이라면 어디에 무슨 가게가 있는지 눈 감고도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간판 바꿔달기 프로젝트를 계속한 이유는 도시인들에게 흰구름마을을 알리는 ‘이정표´로 삼기 위해서였다. 하나씩 예전 정서를 되찾다 보면 외지인들이 저절로 찾아올 거란 믿음 때문이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자전거산책로 조성 간판 바꿔달기에서 시작된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자전거 산책로´와 ‘B-마트´ ‘자전거 터미널´ 등 설치물 제작으로 이어졌다.‘논길 타고 흰 구름 잡고´가 이 설치물들을 이용한 대표적인 테마 프로그램.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자전거 터미널에서 자전거를 빌려 시골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낭만적인 자전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 산책길 설계는 백운초등학교 어린이 작가들로 구성된 ‘흰구름 탐사단´이 담당했다. 이들은 자전거 산책길로 정해진 논길 등을 다니며 표지판과 구간 이름, 쉼터 등을 정하는 작업을 벌였다. 어린이의 시각에서 정한 산책로 이름은 다소 유치하긴 하나, 각 구간의 특징을 어김없이 잘 살려내고 있다.‘두 그릇 쉼터´엔 큰 나무와 돌이 한 숨 쉬어갈 만한 공간을 만들고 있고, ‘개조심길´에 접어들면 담장 아래 도사견 두 마리가 기둥에 묶여 있는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염소똥길´은 짐작이 가듯, 풀 뜯는 염소들이 많은 개천변길을 표현한 것. 운교리 물레방앗간은 어른들조차 마음에 담을 만한 풍경을 펼쳐 보인다. 붉은 색 정미소 안쪽엔 실제 사용됐던 물레방아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물레방아가 방앗간 내부에 설치돼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지방문화재임을 알리는 표지판에 1850년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적혀 있으니, 최소한 160년 동안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온 셈.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쌓였을 법도 하건만, 소나무로 짠 물레방아와 도정 시설들은 단단했던 옛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자전거 산책길의 절정은 역시 ‘아무나 수영장´. 무더운 계절, 아이건 어른이건 겉옷 훌훌 벗어던지고 자전거 타느라 흘린 땀을 씻어 내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젖은 옷일랑 수중보에 올려놓으시라. 뽀송뽀송하게 마르는 데 반나절 햇볕이면 충분하다. ●굽이마다 고운 풍경 숨겨놓은 모래재길 진안읍에서 30번국도를 타고 남원·임실 방향으로 진행하다 흰구름마을 조금 못미쳐 주천마을 진입로로 들어서면 726번 지방도와 만난다. 현지 주민들이 꼭꼭 숨겨놓은 등산로이자 자동차 드라이브길이다. 총 14㎞. 이 중 6㎞ 구간은 비포장길이다. 산벗꽃 꽃잎들이 낙화하는 덕태산 자락을 휘휘 돌아가는 맛이 각별하다. 겹겹이 둘러쳐진 산자락 사이로 불쑥 솟아오른 마이산의 자태를 감상하기에 이만한 곳은 없을 듯하다. 산자락 경사면에 거대한 규모로 펼쳐진 고랭지 채소밭에서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다시 백운면으로, 오른쪽은 장수군으로 향한다. 왼쪽길로 내려오는 동안 ‘무진장´ 오지를 실감케 하는 풍경들과 마주한다. 진안군의 한 ‘3선´ 군수가 10여년 임기 내내 관내 지역들을 도느라 발품을 팔았어도 끝내 못가본 곳이 있다던가. 우체부가 화전민들을 위해 산 아래쪽에 마련해둔 우체통이며, 너와로 지붕을 인 영모정 등에서 ‘오지의 풍모´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농사에 댈 물을 막아둔 신전제는 풍경의 덤. 진안에서 전주를 연결하는 24번 군도를 발견한 것은 뜻밖의 소득이었다.‘모래재길´로도 불리는 이 도로는 신설 26번 국도가 놓이기 전까지만 해도 진안에서 완주와 전주 등을 잇는 대로였다. 곳곳에 풍경의 보물들을 숨겨 놓은 멋들어진 길.‘대로´로서의 역할을 다한 요즘엔 지역주민들의 드라이브 길로 애용되곤 한다. 진안읍에서 전주방향 26번국도를 타고 4㎞쯤 가다 신정리 과적차량 검문소에서 좌회전하면 모래재길이 시작된다. 오른쪽으로 꽃잔디 등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효령대군 가족공원´을 지나면 곧바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전남 담양의 그것과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여유있게 돌아나가는 모양새가 범상치는 않다. 모래재 휴게소를 지나 완주군을 휘돌아가기 시작할 때쯤 산길은 절정의 풍모를 과시한다. 승무를 추는 여인네의 소맷자락처럼 먼먼 산자락에 이르도록 ‘S´자로 휘어진 산간도로가 여간 장쾌한 풍경이 아니다. 막 신록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나무들 사이로 형형색색의 자동차들이 오간다. 단풍들 무렵 꼭 한 번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글 사진 진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익산분기점→진안·장수방면→진안나들목,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 진안나들목. ▶숙소:진안장(433-6776)마이장(433-0771)이 깨끗한 편.2만 5000∼3만원. ▶먹거리:생후 1개월 안팎의 새끼돼지로 만든 애저찜이 유명하다. 진안관(433-2629), 금복회관(432-0651) 등이 입소문 난 곳.1인분 1만∼1만 5000원을 받는데, 2∼4인 이상 주문해야 한다. ▶주변 관광명소 ▲마이산: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을 이루는 국가지정 명승 제12호. 전체가 수성암으로 이루어진 암마이봉(673m)과 수마이봉(667m), 내부에서 풍화작용이 진행된 타포니 현상, 천지탑 등이 주요한 볼거리다. 문화재관람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430-2560. ▲운일암 반일암: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오가는 것은 구름밖에 없다 해서 운일암(雲日岩), 하루 중 햇빛을 반나절밖에 볼 수 없다 해서 반일암(半日岩)이라 불리는 곳. 용쏘바위 등 집채만 한 기암괴석 사이사이를 운장산 자락에서 솟구친 냉천수가 휘감아 돌며 옥수청산(玉水靑山)을 이루고 있다. ▲풍혈냉천:한여름에도 4℃를 유지하는 동굴. 마이산 서쪽 성수면 양화마을 대두산 기슭에 있다. 여름철엔 마을 주민들이 김치저장고로 이용한다.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430-2228.
  • [李정부 고위직 103명 재산공개] 국무위원 평균 31억

    [李정부 고위직 103명 재산공개] 국무위원 평균 31억

    이명박 정부의 국무위원 16명 중 14명이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백만장자’로 나타났다. 또 1인당 평균 재산(본인·배우자 소유 기준)은 31억 4000여만원으로, 참여정부 마지막 내각의 20억 9000여만원에 비해 10억원 이상 많았다. ●재산 10억원 미만은 국토·국방뿐 2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한승수 총리와 장관 15명 등 국무위원 16명의 평균 재산은 31억 4000여만원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0억 1951만여원으로 가장 재산이 많았다. 이어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57억 9166만여원, 김경한 법무부 장관 57억 3070여만원, 이영희 노동부 장관 40억 4152만여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재산이 10억원 미만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8억 9882만여원, 이상희 국방부 장관 8억 4349만여원 등 2명에 불과했다. 국무위원 16명 중 12명이 강남권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아파트·주택·오피스텔·상가·토지 등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을 2건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강남은 기본,2건은 선택’ 유인촌 장관은 강남구 압구정동에 15억 9000만원짜리 아파트, 강남구 청담동에 39억원 상당의 건물 등 건물 4건의 평가액만 60억 5000만원이다. 또 강남구 청담동과 제주 제주시, 경기 여주군 등지의 토지 6건을 포함한 부동산 재산만 73억 3000만원에 이른다. 한승수 총리도 서초구 반포동에 10억원짜리 연립주택, 강원 춘천시에 1억 6000만원짜리 아파트와 4억 8000만원 상당의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또 이영희 장관은 본인 명의의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14억 9000만원) 외에 배우자·딸 명의로 서초·강남구에 추가로 3채를 보유하는 등 모두 25억 8000만원어치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이윤호 장관도 송파구 신천동 아파트(9억 9000만원) 등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4건,25억 8000만원을 신고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역시 서초구에 아파트 3채와 마포구에 아파트 1채 등 부동산으로만 21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원세훈 장관은 서울 강남구 근린생활시설(16억 7000만원)과 관악구 단독주택(3억 2000만원), 김경한 장관은 서초구 오피스텔 분양권(13억 6000만원)과 양천구 아파트(10억원)를 각각 갖고 있다. ●부동산이 전부는 아니다 장관들은 예금과 유가증권 등 현금성 자산도 많다. 유인촌 장관은 본인·배우자 등의 명의로 63억 7000만원의 예금이 있다고 신고했다. 이윤호 장관도 다른 장관들의 총 재산에 맞먹는 35억 8000만원을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또 이영희 장관은 9억 7000만원의 예금과 2억 5000만원 상당의 유가증권을 갖고 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 등에 7억 7000만원의 출자 지분과 예금 2억 6000만원, 유가증권 3억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경제부처長 6명중 5명 ‘집2채 이상’ 새 정부 경제부처 장관 6명의 재테크 수단은 주로 부동산이다.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을 제외하곤 장관 5명이 배우자 명의를 포함해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2채 이상 보유했다. 골프회원권은 6명 가운데 4명이 갖고 있다. 장관 6명의 평균 재산은 29억원이며 모두 종합부동산세 납세 대상자다. 정부 공직자재산 윤리위원회가 24일 관보에 게재한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현황에 따르면 경제부처 가운데 6개 부처 장관의 평균 재산은 29억원이며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57억 9166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33억 797만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31억 552만원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 27억 468만원 ▲전광우 금융위원장 15억 8499만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8억 9882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이윤호 장관은 장녀의 재산을, 정종환 장관은 장남과 3남의 재산을, 전광우 위원장은 장녀와 차녀의 재산을 등록하지 않았다. 장관 6명이 보유한 부동산 비중은 평균 60%이며 강만수 장관이 82.15%로 가장 높다. 강 장관은 경남 합천과 경기 광주 일대에 임야 등 4필지와 차남 명의를 포함해 아파트 2채를 신고했다. 예금과 유가증권도 각각 3억 7475만원과 2억 2909만원씩 보유, 분산 투자하고 있다. 이윤호 장관은 여의도와 잠실에 아파트 3채와 오피스텔 1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배우자를 포함한 금융상품만 35억 8966만원에 이른다. 정운천 장관은 부동산 비율이 38.4%로 가장 낮지만 출자 지분(참다래유통사업단 등)과 유가증권 및 사인간 채권 등의 비중은 69%를 넘었다. 백용호 위원장은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 2채와 오피스텔 1채 등 부동산 비중이 78%를 웃돌았다. 정종환 장관도 충남 서천 일대에 밭과 임야 등 6필지와 산본 등에 아파트 2채를 보유, 부동산 비중이 76%에 이른다. 전광우 위원장은 분당 양지마을에 60평짜리 아파트 1채 이외에 금융상품을 5억원 이상 갖고 있다. 장관들의 거주지는 강 장관이 강남구 대치동, 백 위원장이 서초구 신반포, 정운천 장관이 강남 개포동이다. 이 장관은 여의도, 정종환 장관은 군포시 산본, 전광우 위원장은 성남시 분당 등이다. 국토해양부 장관을 빼곤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에 산다. 이날 재산을 함께 공개한 부처 차관 3명의 평균 자산은 24억원이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26억 7714만원,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 24억 280만원, 서동원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22억 1015만원 등이다. 차관급인 장수만 조달청장도 16억 7812만원을 신고했다. 이 부위원장은 토지 등의 상속으로 재산을 크게 불렸으며 최 차관은 토지(3억 8206만원)와 주택(18억 5130만원), 금융상품(4억 9667만원) 등으로 역시 재산을 분산해 갖고 있다. 골프 회원권은 이창용 부위원장만 갖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눈길 끄는 이색재산 공직자 그림소유 많아… 김윤옥 여사 2200만원어치 김법무·유문화 골프회원권 3개… 외제차 보유 이번 재산공개에서 각종 회원권을 비롯해 그림, 다이아몬드 등 이색 재산을 보유한 고위공직자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특히 지난 정권에 비해 외제차를 보유한 공직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 명의로 이상범의 동양화 ‘설경’, 김창렬의 유화 ‘물방울’을 신고했다. 시가로 2200만원이라고 적었다. 김중수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김용진의 동양화 ‘단풍’과 도상봉의 풍경화를 소장했다. 작품가격을 합하면 5500만원.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사석원의 유화작품 1점을 2500만원으로 신고했다. 김하중 통일부장관은 중국화가 요유다의 동양화 ‘춘우’와 중국화가 동수평의 대나무 그림을 각각 1점씩 소장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골프장 회원권 3개, 콘도 회원권 1개, 헬스클럽 회원권 2개를 갖고 있다. 회원권 재산만 8억 2000여만원. 곽승준 국정기획수석도 5억 1000만원 가치의 골프장 회원권 2개, 콘도 회원권 1개, 헬스 회원권 2개를 소유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골프장 회원권 3개, 콘도 회원권 1개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골프장 회원권 2개, 콘도 회원권 1개를, 이영희 노동부 장관 역시 골프 회원권 2개, 콘도 회원권 1개를 신고했다. 보석류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 명의로 1.07캐럿짜리 다이아몬드(500만원)를 재산목록에 적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배우자 명의로 24K금 713g(2170만원)과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유했다.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배우자 명의의 1.8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와 1.2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합해 1500여만원을 신고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하중 통일부장관, 김중수 경제수석도 배우자 명의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지녔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도요타 시에나,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혼다 어코드, 김회선 국가정보원 제2차장은 렉서스 GS300을 갖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도요타 마크Ⅱ,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차남 명의로 푸조 407,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배우자 명의로 볼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차남 명의로 아우디, 김필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배우자 명의로 BMW 645를 보유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법원·법무·검찰 김동오 부산고법 부장 99억…이한주 부장은 1억6천만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4일 공개한 법무·검찰 간부 13명의 평균 재산은 18억 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57억여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법원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법관의 재산 내역 1위는 김동오 부산고법부장으로 99억 8000여만원에 이르렀다. ●김경한 법무,57억여원 신고 이번에 재산이 공개된 법무·검찰 간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이들로 대부분의 간부는 이미 지난달 28일 정부·국회·대법원 공직자 합동 재산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새로 재산신고내역이 공개된 13명 가운데 김 장관이 57억 3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 장관은 남부·한성·엘리시안 컨트리클럽의 골프장 회원권 세 개와 헬스클럽, 콘도회원권 등을 신고, 회원권 재산만 8억 2695만원에 이르렀다. 김 장관을 뺀 나머지 간부의 평균재산은 15억 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김정기 서울고검 차장과 김홍일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각각 강남구와 서초구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어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김 차장은 배우자 소유의 상장주식이 9억 1688만여원어치나 돼 눈길을 끌었다. ●고위법관 평균재산은 20억 7000만원 새로 재산이 공개된 고위법관은 올 2월 고법부장으로 승진한 13명으로 평균 재산은 18억 7000여만원이었다. 김 부장은 본인과 가족 명의로 강남구 압구정동과 신사동, 삼성동에 100억 6000만원 상당의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은행채무와 전세금 등 채무가 15억원이었다. 김 부장의 재산 가운데 상당부분은 상속재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공개 대상자의 신고액을 포함한 고위법관 133명 전체의 평균 재산총액은 20억 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재산 총액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지난달 공직자 합동 재산공개 때 77억 816만원을 신고했던 조경란 서울고법부장이 선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하위도 방극성 광주고법 수석부장(2억 3765만원)에서 이한주 광주고법부장으로 바뀌었다. 이 부장은 부인 명의의 3억 2000만원짜리 아파트가 있지만,2억 5000여만원의 은행채무가 있어 총 재산이 1억 6124만 9000원으로 기록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7) 울릉도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7) 울릉도

    울릉도는 아주 특별한 화산섬이다. 동해 바다 한가운데서 불쑥 솟아오른 이후 단 한번도 육지와 연결된 적이 없는 대양섬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하와이 등 몇 안 되는 대양섬 중의 하나이자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대양섬이다. 더욱이 지금으로부터 약 300만년 전에 생성되어 지질학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졌기 때문에 세계의 대양섬들 중에서도 젊은 대양섬으로 여겨진다. 이런 이유로 울릉도는 세계 식물학계로부터 진화생물학 연구대상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남방계열·북방계열 등 고루 분포 한반도, 연해주, 일본 등지로부터 들어와 울릉도에 정착한 식물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이곳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이 과정에서 울릉도로 이주한 식물들은 독특한 적응현상을 보이게 되는데, 그 결과가 바로 울릉도 특산식물의 출현이다. 특산식물이라는 것은 일정한 지역에서만 자라는 것을 말하므로 울릉도 특산식물은 세계적으로 오직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식물을 뜻한다. 이렇게 탄생한 울릉도 특산식물은 너도밤나무, 섬개야광나무, 섬나무딸기, 섬남성, 섬노루귀, 섬단풍, 섬바디, 섬백리향, 섬시호, 섬쑥부쟁이, 섬자리공, 섬댕강나무, 섬현삼, 섬현호색, 우산고로쇠, 우산제비꽃, 울릉국화 등 40여 종류에 이른다.‘섬’ ‘울릉’ ‘우산’ 등이 붙은 식물은 대부분 울릉도 특산식물이다. 독특한 환경에 적응한 특산식물이 많다는 점 외에도 이곳 식물들이 보여주는 신기한 현상들이 있다. 잎과 꽃이 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울릉도 식물의 첫 번째 특징이다. 넓은잎쥐오줌풀, 섬백리향, 왕매발톱, 왕해국, 왕호장근 등 대형인 식물이 많다. 잎이나 꽃, 줄기가 커서 다른 종으로 구분하는 것들도 있고, 학술적으로는 우리나라 다른 지역의 것과 구별하지는 않지만 언뜻 보기에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크기가 큰 것이 많다. 또한 울릉도에는 남쪽에 고향을 둔 식물뿐만 아니라 북쪽이 고향인 식물도 많이 자라는 특징이 있다. 위도상으로 북위 37도에 자리잡고 있지만 굴거리나무, 동백나무, 식나무, 후박나무 등 상록활엽수들과 사철난, 새우난초, 섬사철난, 연화바위솔, 털머위 등 남방계열 식물이 많다는 것은 울릉도가 난류의 영향을 받는 해양성기후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기후조건을 가진 울릉도에 북방계 고산식물이 많이 자란다는 것은 언뜻 이해할 수 없는 일인데, 덩굴용담, 두메오리나무, 만병초, 분꽃나무, 선갈퀴, 주름제비난, 큰연령초, 화솔나무 등이 그런 식물이다. 더욱이 이들 북방계 식물들은 성인봉 정상부의 높은 곳뿐만이 아니라 저지대에서도 잘 자라는 경향을 보여준다. 또 하나 울릉도 식물들이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면, 울릉도 환경에 일단 적응한 식물이라면 개체수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섬노루귀는 세계적으로 울릉도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인데, 울릉도의 숲 속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하다. 고추냉이, 개종용, 너도밤나무, 넓은잎산마늘, 두메오리나무, 등수국, 땅두릅, 바위수국, 섬나무딸기, 섬노루귀, 섬바디, 주름제비란, 큰두루미꽃, 향나무 등이 모두 이런 예에 해당한다. ●80여종 식물 사시사철 꽃피워 울릉도에는 800여 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들은 사시사철 형형색색의 꽃을 피워 우리를 반긴다. 봄철 사수채송화와 갯메꽃이 해안가를 아름답게 수놓는 것으로 시작되는 꽃축제는 겨울의 문턱이라 할 11월까지 계속된다. 여름에는 참나리와 섬말나리, 가을에는 섬쑥부쟁이, 털머위, 해국이 섬 전체를 뒤덮는다. 귀하고 독특한 울릉도 식물들은 철 따라 변하는 경관의 아름다움과 함께 울릉도가 ‘신비의 섬’으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는 셈이다. 옛날 울릉도 사람들이 춘궁기를 이겨낼 수 있게 해주었던 것도 바로 식물이다. 울릉도 산과 들에 지천으로 돋아나는 넓은잎산마늘은 춘궁기때 사람들의 목숨을 잇게 해주었다는 뜻에서 ‘목숨 명’자를 써서 명이 또는 멩이라고 부른다. 오늘날에도 취나물(울릉미역취), 부지깽이나물(섬쑥부쟁이), 삼나물(눈개승마), 참고비(섬고사리) 같은 식물들이 고소득 나물로 재배되어 주민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다. 지금 울릉도에서는 개종용, 고추냉이, 섬남성, 섬노루귀, 우산고로쇠, 큰연령초 같은 귀한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정선5일장 열차타고 오세요

    겨우내 운행을 멈췄던 강원 ‘정선 5일장 관광열차’가 12일부터 다시 운행에 들어간다. 10일 정선군에 따르면 산촌마을 정선의 고유한 향토 맛을 느낄 수 있는 정선 5일장 관광열차가 봄과 함께 다시 운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관광열차는 서울 등 수도권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매달 2,7,12,17,22,27일 운행된다. 열차는 오는 11월27일 눈이 내리기 전까지 산악자전거(MTB)를 테마로 한 열차와 같이 한다. 정선 재래시장 환경 개선으로 인한 깨끗한 이미지 속에 테마·연계 관광 프로그램 등 정선만의 특색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가능한 장터내 아리랑공연 등 상설 이벤트를 통해 가족단위 관광객의 호응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 올해에도 관광가이드 제도가 마련돼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는다. 관광열차와 연계한 화암동굴, 레일바이크 등 연계 관광코스도 운행돼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정선5일장 관광열차는 객차 6량과 MTB를 적재할 수 있는 수화물객차 2량 등 모두 8량으로 운행된다. 운행은 서울역을 오전 7시10분에 출발해 청량리역∼양평역∼원주역∼제천역∼증산역을 거쳐 낮 12시06분 정선역에 도착한다. 오후 6시 같은 코스로 서울로 돌아온다. 특히 5월 산나물 철을 시작으로 하계 휴가철, 가을 단풍철 등 관광성수기 동안에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장터를 개장해 열차를 운행한다.정선군 관계자는 “시골 정취를 느끼고 싶은 도시인들을 위해 정선군은 먹을거리, 볼거리 등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6)경기도 남양주시 축령산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6)경기도 남양주시 축령산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을 에두르고 있는 산줄기는 천마산(812m)을 비롯하여 주금산(814m), 서리산(825m) 등을 거느리고 수동분지를 둥그렇게 에워싼 형국을 하고 있다. 축령산(879m)은 이 산줄기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경기도가 1995년부터 자연휴양림을 설치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이웃한 서리산과 함께 봄철 철쭉 산행지로 이름이 높다. 서울 근교의 산치고는 산세도 좋고 계곡의 수량도 풍부하여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축령산은 봄꽃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다른 곳의 봄꽃들과 마찬가지로 이곳의 봄꽃들도 계곡의 상류 지역에 많은데 이런 곳들에는 습기가 많아서 식물이 생육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축령산의 수량 풍부한 큰 계곡들은 상류 쪽에서 작은 가지골짜기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고, 이들 가지골짜기가 시작되는 부근에 봄꽃이 많다. 이맘때 피는 축령산의 봄꽃으로는 고깔제비꽃, 금괭이눈, 꿩의바람꽃, 남산제비꽃, 둥근털제비꽃, 미치광이풀, 복수초, 생강나무, 선괭이눈, 쇠뜨기, 애기괭이눈, 얼레지, 점현호색, 큰괭이밥, 피나물 등을 꼽을 수 있다. 숲 속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웠던 앉은부채와 너도바람꽃은 이미 다른 봄꽃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난 후다. 앉은부채는 이미 배춧잎처럼 큰 잎을 달고 있고, 너도바람꽃은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신갈나무 숲 아래에는 복수초가 점점이 박혀 있다. 멀리서 보면 낙엽 때문에 잘 구별할 수 없지만 숲 속에 들어서서 일단 한 송이를 발견하고 나면 주변에서 더욱 많은 복수초들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낮에 피었다가 저녁에는 오므라드는 개화 습성 때문에 이른 아침이나 흐린 날에는 꽃잎을 닫고 있다. 맑고 따뜻한 날 아침에 이 꽃의 봉오리 앞에 앉아서 기다리면 2시간 남짓 만에 꽃이 활짝 벌어지는 광경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미치광이풀은 우리말이름이 재미있다. 모습이나 습성이 미치광이와 관련이 있나 싶지만 그런 것이 아니고, 사람이 뿌리줄기를 먹으면 미친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단단하고 크게 발달한 뿌리줄기에 황산아트로핀 성분이 있어서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 가지과에 속하는 식물로서 잎겨드랑이에서 핀 자주색 종 모양 꽃들이 아래를 향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른 봄에 낙엽을 뚫고 솟아오르는 새싹의 모습도 아름답다. 선괭이눈은 꽃이 필 때 꽃 아래쪽의 꽃싸개잎이 노랗게 변한다. 그런 모습이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우리말이름이 붙여졌다. 노랗게 물들었던 꽃싸개잎은 수정이 끝나고 나면 다시 녹색으로 변한다. 축령산에는 선괭이눈 외에도 금괭이눈, 애기괭이눈 같은 괭이눈 종류들이 분포하고 있다. 강원도 높은 산에서 주로 자라는 선괭이눈은 경기도 지방에서는 비교적 드물게 발견된다. 4월 중순부터는 금붓꽃, 나도바람꽃, 당개지치, 당단풍나무, 매화말발도리, 족도리풀 등이 새로 피어난다. 나도바람꽃은 너도바람꽃에 비해서 꽃이 늦게 필 뿐만 아니라 생긴 모습이 매우 다르다. 줄기 끝에 꽃을 한 송이씩 피우는 너도바람꽃에 비해서 나도바람꽃은 여러 개의 꽃이 꽃차례를 이루어 달린다. 이런 특징 때문에 우리말이름은 서로 비슷하지만 식물학적으로는 서로 다른 속(屬)으로 구분한다. 4월 하순이 되면 귀룽나무, 나도개감채, 는쟁이냉이, 덩굴꽃마리, 미나리냉이, 민눈양지꽃, 벌깨덩굴, 병꽃나무, 분꽃나무, 산민들레, 알록제비꽃, 야광나무 등이 꽃을 피워 봄꽃잔치가 절정에 이른다. 는쟁이냉이는 가을에 새싹을 틔운 후 겨울 눈 속에서 봄을 기다려온 식물이다. 눈이 녹자마자 잎 사이에 꽃봉오리를 발달시키지만 좀처럼 피우지 못하다가 4월 하순께가 되면 하얀 꽃을 화려하게 피워 올린다. 와사비의 원료가 되는 고추냉이처럼 잎에서 매콤한 맛이 난다. 축령산은 5월 초순까지 봄꽃을 관찰하기에 좋다. 어린이날 무렵이 되면 철쭉나무도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고, 산민들레도 꽃을 피운다. 남부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자주괴불주머니가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축령산은 가족끼리 봄나들이하기에 좋은 산이다. 널따란 길을 따라 잔디광장까지 30여분만 걸어도 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봄나들이하다 만나는 앉은부채, 피나물, 남산제비꽃, 점현호색 같은 봄꽃들에게 눈길 한번 주어보면 어떨까.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5) 강원도 정선·영월·평창군 동강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5) 강원도 정선·영월·평창군 동강

    동강은 댐을 지을지 말지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던 강이다.1990년대 중반 댐 건설 계획이 알려진 이후부터 2000년 환경의 날에 백지화 발표가 있기까지 찬반 양측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금은 정선군 광하교부터 영월군 거운교까지의 동강유역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동강은 정선읍을 지난 조양강이 정선군 가수리에서 동남천을 만나면서 시작되어, 영월읍내에서 서강을 만나 남한강이 될 때까지 이어지는 50여㎞의 물길이다. 급하게 구불거리는 협곡으로 유명하며 뼝대라고 부르는 석회암 벼랑이 곳곳에 발달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룡동굴을 비롯하여 70여 개의 동굴이 발견되기도 했다. 동강댐 건설에 대한 논란이 사회문제가 되자 정부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민관합동조사단을 설치하고 댐 건설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조사단에는 댐 안전, 환경, 홍수, 물 수급, 문화 등 5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고,10여 개월에 걸친 조사와 토론 끝에 건설을 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건설포기 결론을 내릴 때까지는 댐 안전 분야 등에서 찬반양론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환경 분야에서 내린 결론이 조사단의 최종안으로 받아들여졌다. ●자생 생물종이 동강댐 백지화의 주인공 민관합동조사단이 동강댐 백지화 결론을 내린 근본적인 이유는 동강에 살고 있는 생물종들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텃새화된 비오리, 다묵장어, 어름치, 수달, 하늘다람쥐, 검독수리, 파파리반딧불이, 북방반딧불이 등의 동물과 비술나무 군락, 꼬리진달래 군락, 동강할미꽃, 연잎꿩의다리, 흰대극, 층층둥굴레, 산토끼꽃, 마키노국화, 좁은잎덩굴용담, 향나무 등의 식물이 동강댐 백지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향나무는 동강에 자생하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남북한을 통틀어 울릉도에만 자생할 뿐 한반도 내륙에서는 자생지가 발견된 적이 없는 나무가 동강에서 처음으로 확인되었던 것이다. 이곳의 향나무는 가수리에서 진탄나루에 이르는 동강의 핵심지역 벼랑에 500여 그루가 분포하고 있다. ●돌단풍·산민들레 등 950여 종류 생육 동강에 생육하는 950여 종류의 식물 가운데 동강을 대표할 만한 것은 누가 뭐래도 동강할미꽃((1))이다. 석회암벽에 뿌리를 박고 사는 이 봄꽃은 꽃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다른 할미꽃 종류들과는 달리 분홍빛 꽃이 하늘을 향해 피고,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 속에 감추어져 있는 암술은 숫자가 적다.3월 중순부터 꽃봉오리를 내밀기 시작해서 4월 초순이면 피므로 꽃이 피는 시기도 빠르다. 동강댐 찬반양론이 일었던 당시에는 다른 할미꽃들과 다르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려졌지만 공식적으로 새로운 종으로 보고되지 않은 식물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사는 특산식물로 자리를 잡았다. 이즈음 동강에서는 동강할미꽃을 시작으로 돌단풍((2)), 산민들레, 제비꽃((3)) 같은 봄꽃들이 꽃을 피운다. 동강 절벽에 무리 지어 자라는 떨기나무 회양목((4))도 봄볕이 들자마자 꽃을 피운다. 이맘때 잎도 없이 화려하지 않은 꽃을 피우는 비술나무는 놓치기 십상이다. 북부지방에서는 두만강이나 압록강 변에 흔하게 자라는 큰키나무지만 남한에서는 그리 흔하지가 않다. 나래소 일대에서는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비술나무를 볼 수 있다. ●층층둥굴레는 키가 1m 이상 자라 초여름에 꽃을 피우는 층층둥굴레((5))도 동강과 인연이 깊다. 동강 식물을 조사하던 학자들은 강변 모래땅에서 1m 이상 높게 자란 이 둥굴레를 보고 모두들 깜짝 놀랐다. 이처럼 키가 큰 둥굴레 종류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춘천 등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 적이 있었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북방계 둥굴레 종류로서, 몇몇 책에서는 다른 종으로 잘못 소개하고 있을 정도였다. 동강에서 큰 군락이 확인되면서 학자들이 관심이 높아졌고, 동강의 유명한 식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단양, 제천 등지에서 ‘황정’이라 부르며 한약재로 재배하는 갈고리층층둥굴레는 꽃대가 길게 발달하고 잎 끝이 둥그렇게 말리므로 이 종과 구분된다. 동강의 가을식물로는 마키노국화((6)), 좁은잎덩굴용담 등이 눈길을 끈다. 세계적으로 일본에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온 마키노국화는 동강의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북방계식물로서 남한에서는 자생지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희귀식물 좁은잎덩굴용담도 동강의 귀중한 가을꽃이다. 생물종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댐 짓기를 포기했던 동강이 오래도록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동강할미꽃과 층층둥굴레가 변함없이 동강 생태계의 한 부분을 차지하여 살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잔인한 봄손님 ‘알레르기’

    잔인한 봄손님 ‘알레르기’

    “알레르기 때문에 미칠 지경입니다. 해결책이 없다면 정말 무슨 일을 저지를지도 모르겠어요.”(서울 마포구 K씨) “피부염 때문에 자살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웃어 넘겼지만 내가 막상 그 지경에 처하게 되니 이해가 되더군요.”(부산 금정구 L씨) 봄철 ‘알레르기’의 대공습이 시작됐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이 외부 물질과 접촉했을 때 일어나는 이상반응을 뜻하는데, 주로 봄철에 집중된다. 몸이 가렵고 울긋불긋하게 반점이 생기는가 하면, 비염으로 냄새를 맡지 못할 정도로 코가 완전히 막히기도 한다. 결국 이런 저런 민간요법을 써보지만 여간해서는 낫지 않는다. 증상이 심해지면 자살 충동까지도 일으키는 알레르기. 알레르기 질환의 대처법을 우리 생활속에서 찾아보자. ●코가 맹맹하면 감기? 비염?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감기약을 먹으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지기 때문에 코감기로 오인하는 수가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주로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포자, 동물 털 때문에 생긴다. 특히 집먼지 진드기는 피부조각을 먹고 사는 작은 거미과 동물로, 크기가 0.2㎜에 불과해 육안으로는 찾을 수 없다. 고양이 털은 항원성이 강해 알레르기 질환을 자주 일으킨다. 우리나라 인구의 20%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유사 질환을 갖고 있다. 코안이 발작적으로 가려우면서 연속적으로 재채기를 하고, 맑은 콧물이 쉴새없이 나오다가 코가 막혀 숨이 답답해지면 병원을 찾아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단받았다면 원인을 파악한 뒤 원인물질 회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상책이다. 집먼지 진드기를 피하려면 담요, 양탄자, 천으로 된 소파, 봉제인형 등을 멀리하고 고온 다습한 환경에 주의해야 한다. 침대 매트리스나 베개는 먼지를 통과할 수 없는 특수 커버로 싼 뒤 천으로 덮는 것이 좋다. 동물의 털로 인한 알레르기는 동물을 격리시킨 뒤 몇주일이 지나야 억제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서울대병원 민경업 교수는 “찬 공기나 급격한 온도변화, 담배연기, 방향제나 스프레이는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며 “음식을 조리할 때는 냄비 뚜껑을 닫고 환풍기를 가동해서 태우는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볼품없는 나무를 피하라 나무의 꽃가루가 원인이 된다고 하면 흔히 아름답고 향기도 좋은 꽃, 예를 들면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장미, 목련 같은 꽃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꽃은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를 날라 주는 ‘충매화’이기 때문에 꽃가루가 잘 날리지 않는다. 반면 ‘풍매화’는 바람 불 때 꽃가루가 날리는 꽃들인데, 공중으로 날린 꽃가루는 코와 기관지로 들어와 알레르기성 호흡기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봄철에 이런 종류의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는 오리나무, 소나무, 느릅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일본삼나무 등이 있다. 이런 나무의 꽃은 볼품이 없고 향기도 나지 않는다. ●예방이 곧 치료다 알레르기 질환은 예방이 중요하다. 황사나 꽃가루, 안개가 심할 때와 오존주의보가 발령됐을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한다. 꼭 외출을 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천식 환자는 천식예방용 흡입제를 미리 사용하고 외출하는 것이 좋다. 피부나 목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수분이 많아지면 천식환자의 경우 가래가 시원하게 배출되고, 기침이 줄어든다. 아토피 환자의 피부건조 증상도 완화된다.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 균형있는 영양섭취로 기초체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새집에 입주할 때는 미리 ‘버닝 아웃’(난방을 하루 8시간 이상,1주일간 유지하는 것)을 하거나 자주 환기를 시켜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임산물도 특허권 부여

    임산물에도 특허권이 부여된다. 산림청은 새로운 식물자원 발굴 또는 개발시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권인 ‘품종보호제’를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품종보호제는 특허권과 유사하게 품종개발자의 배타적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생산성 및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다. 제도 도입 첫해인 올해는 떫은 감(과수)과 산수유·천마(특용작물), 표고버섯과 밤, 느티나무·벚나무·단풍나무·대추나무(산림), 백운풀·벌개미취·돌단풍·기린초·대사초·쑥(자생식물) 등 15개 품종이 대상이다. 보호존속 기간은 과수와 임목이 25년, 특용작물과 자생식물은 20년이다. 신품종 임산물 출원은 산림청 홈페이지(forest.go.kr)에서 관련 양식 및 자료를 다운로드해 신청하면 된다. 출원 품종은 심사기관에서 국제기준(UPOV)에 맞는 심사 및 재배시험 등을 거쳐 품종보호권이 설정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품종보호제도는 육종가의 권리보호를 통해 신품종 개발 촉진 및 국내외 지식재산권 분쟁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다.”면서 “특히 국가산림유전자원의 불법 유통이나 외국품종의 무분별한 국내 유입 차단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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