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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8) 홀로 있는 기녀의 속마음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8) 홀로 있는 기녀의 속마음

    기생을 한 번 클로즈업 시켜 보자.그러면 신윤복의 ‘전모를 쓴 기생’(그림 1)처럼 된다.이 여인이 기생인 것은 머리에 쓴 모자를 보고 알 수 있다.이 둥글고 누런 모자를 ‘전모’라고 부른다.전모의 용도는 햇볕을 가리는 것이다.예나 지금이나 여성은 피부 관리에 지극한 정성을 들인다.오늘날 생산되는 엄청난 종류의 화장품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피부를 어린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직사광선은 피부를 거칠게 하는 주범이다.전모는 곧 얼굴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쓰는 것이다.   ●햇볕 가리는 ‘전모’ 기생 외엔 거의 안써 그런데 풍속화를 보면 꼭 기생만이 이 모자를 쓰고 다닐까?조선시대 여성들은 남편이 당상관 이상의 벼슬을 하면,그 아내는 외출 때 유옥교,곧 지붕이 있는 가마를 탈 수 있는 것이다.앞서 기생이 단풍놀이를 떠나는 신윤복의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그때 그 기생은 뚜껑이 없는 가마,즉 가마바탕을 타고 있었다.가마바탕은 햇볕을 차단하지 못한다.  조선시대의 신분제도는 사람들의 의복이나 장신구까지도 간섭하고 있었다.예컨대 상민 부녀자는 비단옷에다 금은주옥으로 만든 장신구로 자신을 치장할 수 없었다.그것이 법이었다.기생만은 이 제한에서 예외여서 사치스런 옷과 장신구로 자신을 꾸밀 수 있었다.하지만 기생에게 유옥교만은 허락되지 않았다.이 때문에 외출할 때 햇볕으로부터 얼굴을 가리기 위한 도구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다.곧 전모가 그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다.사실 옛 풍속화를 보면 기생 외에는 전모를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물론 의녀도 전모를 쓰지만,의녀가 곧 기생이었으니,그게 그거다.  이 기생이 전모 아래 쓴 것은,가리마다.이번 기회에 가리마에 대해 좀 더 소상히 알아보자.유득공은 ‘경도잡지’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의원,혜민서에는 의녀가 있다.또 공조와 상의원에는 침선비가 있다.모두 관동 지방과 삼남(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에서 뽑아 올린 기생들이다.잔치가 있을 때는 이들을 불러다가 노래하고 춤추게 한다.내의원 의녀는 검은 비단의 가리마를 머리에 쓰고 나머지는 검은 베의 가리를 쓴다.가리마는 우리나라 말로 하자면 ‘가리는 물건’이다.그 모양은 편지봉투처럼 생겨서 머리를 덮을 수 있다.”    가리마는 편지봉투처럼 생겨 머리를 덮을 수 있다고 했으니,아마도 이것은 기생의 가발,곧 가체(加髢, 다리머리)를 덮어서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원래 내의원의 의녀는 가리마를 비단으로 만들게 했으니,내의원 기녀를 옥당기생이라 해서 가장 높은 축으로 친 사정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그림을 보자.‘전모를 쓴 기생’에서 기생이 입은 저고리는 소매의 끝동만 흰 색이고 나머지 동정과 깃,고름은 모두 자줏빛 천으로 댄 반회장 차림이다.치마를 올려서 끈으로 질끈 묶어 바지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신발은 붉은 가죽신이다.다른 유별난 장신구는 없지만 젊고 무언가 새치름한 표정이 사람의 시선을 끈다.  이 그림은 범상해 보이지만,당시의 맥락으로는 결코 범상하지 않다.배경을 일체 없애서 여성만 도드라지게 만들었는데,이렇게 여성의 표정까지 잡아내면서 여성의 모습을 클로즈업 하는 것은 전에 없던 것이다.그림 오른쪽에 ‘전인미발가위기(前人未發可謂奇)’라 적혀 있는데,‘예전 사람들이 그린 적이 없는 것을 그렸으니,기이하게 여길 만하다.’는 뜻이다.한국 회화의 역사에서 여성을 전면에 클로즈업 시키는 것,그리고 그 여성이 기녀라는 사실은 놀라운 사건이다.   ●신분제에 의해 강요된 신신한 삶 역시 신윤복의 작품인 그림(2) ‘연못가의 기생’을 보자.그림의 아래쪽은 연못이다.연잎이 너푼너푼 하고 활짝 핀 연꽃 한 송이,그리고 그림의 중앙 부분에는 아직 봉우리로 있는 연꽃 둘이 있다.연못이 연못인 것은 연꽃이 있어서 연못이다.연꽃이 없어도 연못이라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정약용은 ‘아언각비’서 비판했지만,이 그림의 연못은 연꽃이 있는 명실상부한 연못이다.여자는 마루 끝에 홀로 앉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무엇인가 주시하고 있다.조용한 한낮이다.여자의 옷차림은 수수하다.그림(1)의 기생처럼 외출 중이 아니기에 수수한 차림으로 있는 것이다.여자는 왼손에는 장죽을,오른손에는 생황을 쥐고 있다.문득 찾는 이 없는 조용한 한낮에 무료하여 생황을 꺼내 한바탕 불었다.여자의 왼손 바로 위에 약간 튀어나오게 그린 것이 생황의 취구(吹口)다.생황을 불고 나니,담배 생각이 난다.하여,장죽을 물었던 것이다.  나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기생은 찾아오는 손님이 없는 날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냈을까?기생은 한가로울 때가 있었을 것인가?한가하다면 무엇을 하는가?또 기생은 평소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이런 의문이 꼬리를 물지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아직 얻지 못했다.정말이지 장죽으로 빨아들인 담배 연기를 내뱉은 뒤 저 기생은 어떤 생각에 골몰하고 있는 것일까?  혹 그것은 자신에게 강요된 직업에 대한 싫증이 아닐까?기생이란 직업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신분제에 의해 강제된 것이다.기생의 업은 남자를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이니,기생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다.기생은 오직 강제에 의해 타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살아야 하는 타율적 존재다.흔히 기생이라 하면 아름답고 호사스럽고 잘 생긴 남성과의 로맨스를 떠올리지만,그것은 현대인의 생각,특히 남자의 생각일 뿐이다.기생은 어떤 한 남자와 가정을 꾸리고 살 수 없다.결혼을 하고 가정을 가져야 행복하다는 보장은 없지만,일반적으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에서 어떤 남자와도 영원히 삶을 함께 할 수 없는 데서 오는 괴로움은 엄청나게 컸다.기생의 삶은 실로 신산(辛酸)했던 것이다. ●기생의 내면 엿볼 수 있는 가사 ‘청루별곡’  기생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청루별곡(靑樓別曲)’이란 가사가 있다.청루는 기방이니,곧 기방 기생의 심사를 노래한 것이다.일부분을 읽어보자.“이팔청춘 이 내 몸이 나비 눈에 꽃이로다/한궁(漢宮)에 비연(飛燕)이오,초대(楚臺)의 신녀(神女)로다/ 함양(咸陽)의 유협객과 오릉(五陵)의 귀공자로/가무를 수작하니,천금이 일소(一笑)로다.”여자는 자신을 한나라와 초나라의 전설적인 미인에 견주며 협객과 귀공자와 어울려 놀았던 세월을 회고한다.그러던 중 사랑하는 정인(情人)이 생긴다.“마음 안에 풍류랑을 황혼 가약 굳이 맺고/연리지(連理枝)에 천년 기약 운우몽(雲雨夢)이 잦았어라/은하수 오작교에 견우랑이 건너는 듯/앵무배에 자하주를 월하에 흘려 부어/금루의(金縷衣) 한곡조로 나 잡고 님 권하니/부용장(芙蓉帳) 비취금(翡翠衾)에 봄도 깊고 밤도 짧다.”봄날 정인과 함께 보내는 밤은 짧기만 하다.사랑은 깊어져서 용천검 같은 날카로운 보검으로도 끊을 수 없고,시뻘건 화로불로도 태울 수가 없다.해서 “공명도 허사이오,부귀도 꿈밖이라/굶고 <먹고,먹고 굶고,떠나 살지 마쟀더니.”라고 하면서 세상의 부귀공명을 모두 초개처럼 여기고 굶든지 먹든지 오직 헤어지지 말자고 약속한다.하지만 조물주가 시기를 하는지 귀신이 장난을 치는지,“금석 같이 굳은 맹세,구름 같이 흩어진다.”남자는 떠나고 소식이 영원히 끊어진다.이후 ‘청루별곡’은 남자를 기다리지만,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여성의 고통을 길게 노래한다.“보고지고 님의 거동 듣고지고 님의 소리/전생에 무삼 죄로 우리 양인 생겨나서/천리에 걸어두고 주야상사(晝夜相思) 그리는고?/박명(薄命)한 이내 인생 이별할 제 왜 살았노?”하지만 한 번 떠난 정인은 돌아오지 않고 여자는 “금생에 그리던 님을 후생에나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한다.  ‘청루별곡’과 비슷한 내용의 가사는 여럿 전한다.작품이 그리고 있는 기생의 삶과 내면이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나는 늘 ‘연못가의 기생’을 볼 때마다 홀로 있는 기생의 속생각이 궁금했고,또 ‘청루별곡’ 기생의 하소연이 떠오르곤 하였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시베리아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업? 아이스크림!

     시베리아에서 냉장고를 팔고 사막에서 전기장판을 팔면 대단한 장사치란 농담이 있어왔다.그럼 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 25도인 시베리아에서 현재 가장 번창하는 사업은?  놀라지 마시라.두터운 외투나 보온 모자 판매가 아니다.시베리아에서 가장 번화한 노보시비르스크에 300곳 이상의 아이스크림 가게가 성업 중이라고 영국 BBC가 2일 전했다.이렇게 가게가 많지만 모두 이득을 내고 있으며 칼바람이 몰아치는 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지나가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창업한 아이스크림 회사 인마르코의 최고경영자(CEO)인 드미트리 도킨은 “보통 시베리아에선 겨울이 1년 내내 이어지고 사람도 매우 적고 그래서 누가 아이스크림을 먹겠는가 생각하지요.분명히 이 점은 우리에게 불리한 점이었어요.경쟁자들도 우리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으니깐요.”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아이스크림 판매는 1992년 2월 한 젊은이에 의해서 시작됐다.그는 가장 큰 백화점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기 시작했다.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는데 물량을 못 대는 일이 차츰 늘었다.이 친구는 시장에서 통하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친구들을 불러모아 회사를 차렸는데 이 친구 가운데 도킨도 포함됐다.  4년 뒤 친구들은 힘을 모아 공장을 처음으로 세웠다.그리고 지금 이 회사는 러시아 전역에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는 2억달러(약 2920억원) 자산가치의 회사로 컸다.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의 여파가 없느냐고 BBC기자가 묻자 도킨은 웃어넘겼다.“11월에 우리는 지난해 11월보다 훨씬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올해 시장점유율은 2.5% 이상 늘어났다.”며 “수요가 15% 떨어지더라도 판매고를 늘릴 생각이다.우리는 경제위기를 하나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자신만만했다.  이 회사는 이미 검정후추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생선이 들어간 아이스크림,단풍잎이 들어간 뱀파이어 아이스크림 등 기발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더욱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채비다.  일부는 이들이 미쳤다고 생각할지 모른다.하지만 이들은 매우 진지하게 돈을 벌어들였고 추위는 물론,세계적인 경제위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BBC는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횡성 미술관 자작나무숲을 가다

    횡성 미술관 자작나무숲을 가다

    찬 겨울바람이 불면서 산자락 골골마다 가득 찼던 단풍들의 붉은 아우성도 잦아들기 시작했다.나무들은 잎을 모두 떨군 채 긴 겨울나기에 들어갔고,동시에 숲도 깊은 침잠에 빠졌다.그런데 독특하게도 사람들이 숲에서 떠나는 시기에 제 모습을 드러내는 나무가 있다.자작나무다.불에 탈 때마다 ‘자작자작’ 하는 소리를 내서 이름붙여졌다던가.하얀 몸뚱아리에 햇살이 비칠 때마다 강한 빛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나무.사실 이제야 나타났다기보다 단풍이 벌이는 알록달록한 색의 축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더 온당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헐벗고 추운 계절일수록 더욱 돋보이는 자작나무를 찾아 여행을 떠났다.출발지는 강원도 횡성의 ‘미술관자작나무숲’이다.   미술관자작나무숲은 사진작가 원종호(55) 씨가 1991년부터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두곡리 둑실마을에 자작나무 1만2000 주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들을 식재해 조성한 미술관 겸 정원이다. 1990년 백두산을 방문했던 원 관장은 강렬한 흰빛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한편으로 어딘가 쓸쓸하고 애잔한 분위기를 풍기던 자작나무숲에 흠뻑 매료됐고,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자작나무를 테마로 한 미술관을 세웠던 것. 원 관장은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두 가지에 놀랐다고 했다.첫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임에도 방문객 대부분이 자작나무를 처음 본다고 했던 것이고,둘째는 이 나무를 아는 사람의 경우 대단히 열광한다는 것이었다.관심이 없거나 열광하거나,극단적인 두 가지 반응만 있었던 셈이다.   ●빛의 에너지 충만한 정원 미술관에서 받은 첫 느낌은 투박하다는 것.어떤 인위도 배제한 채 자연에 자연만을 더한 때문이다.잘 가꿔진 자작나무 정원을 기대했던 게 잘못일까.빼어난 조형미와는 영 거리가 멀다.그런데 자작나무 숲 사이를 한 바퀴 돌아볼 때의 느낌은 전혀 달랐다.편안했다.그리고 강렬했다.햇살을 받아 더욱 창백해진 몸뚱아리에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 닿았다.불가에서 전하는 말을 곱씹어 보자면 어떤 만남에도 우연은 없다던데,자작나무를 찾게 된 것도 어쩌면 항상 곁에서 관심받기를 바랐던 자작나무의 뜻은 아니었을까.   자작나무는 소설가 정비석 선생이 수필 〈산정무한〉에서 표현했듯 ‘아낙네의 살결처럼 흰’ 껍질이 인상적인 나무다.날이 차가워질수록 껍질 속의 수분이 적어지면서 흰빛깔이 더욱 도드라진다.이맘때 나무의 가장 빛나는 나신(身)과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백두산 등 우리나라 북쪽에만 자생하는데,현재 남쪽에 있는 자작나무는 모두 국립산림과학원 등에서 종자를 분양받거나 국외에서 수입해 인위적으로 가꾼 것이라는 게 나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신혼부부들이 화촉을 밝힐 때 사용했던 나무 자작나무는 예부터 우리네 생활 공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신혼 첫날밤 부부가 백년해로를 다짐하면서 태웠던 화촉이 이 나무의 껍질이었고,산간 지역의 서민들은 나무를 쪼개 너와집의 지붕을 이었으며,죽으면 껍질로 싸서 매장했다고 한다.양반가의 자제들이 공부했던 경판이나,경주 천마총의 천마도,그리고 부분적으로는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제작할 때도 자작나무가 쓰여졌다고 한다.나무의 조직이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무르지 않아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데 적합했기 때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족적인 풍모를 지닌 나무’ 로 평가받는 자작나무지만,이면에 적잖은 과장이 덧씌워진 것도 사실이다.국립산림과학원 강하영 박사는 “인터넷 등에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핀란드산 자작나무 수액은 당도나 미네랄 함유량 등에서 우리나라 고로쇠물에 못미친다.”고 지적했다.강 박사에 따르면 핀란드 산 자작나무 껍질에서 생산된다는 ‘자작나무 설탕’ 자일리톨 또한 이 나무의 것만이 아닌 모든 나무가 함유하고 있는 성분이라는 것이다.   추운 곳을 좋아하는 특성상 자작나무 군락지는 대부분 강원도에 몰려 있다.그 중 첫손 꼽히는 곳이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과 태백시를 잇는 35번 국도 삼수령길이다.길 양편으로 크고 작은 자작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낱낱의 빛나는 자작나무들이 모여 만들어낸 눈부신 빛의 정원들이 여행자의 두 눈을 경이로움으로 가득 채운다.군데군데 자작나무 사이를 걸어볼 수 있는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팁 하나.삼수령 표지석 왼쪽의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반드시 찾아가 볼 것.광활한 고랭지 채소밭과 풍력발전기들이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오르는 길 중간중간 자작나무들이 운치를 더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횡계에도 자작나무 군락지가 많다.영동고속도로 횡계 나들목을 나와 우회전한 뒤 횡계 시가지 초입에서 구 영동고속도로 방향으로 좌회전해 올라가다 보면 왼편에서 자작나무 군락지와 만날 수 있다.언제가도 두어명의 사진작가들과 만날 수 있을 만큼 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양떼목장을 지나 횡계 시내로 들어오는 옛길 주변에도 드문드문 자작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 이밖에 진부에서 정선으로 향하는 59번 국도 변 수항리계곡,평창 오대산 상원사에서 홍천군 내면 명개리로 향하는 북대사길,철원의 복주산자연휴양림 등에서도 예쁜 자작나무 군락지와 만날 수 있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영동고속도로→새말 나들목→횡성방향 좌회전→약 4㎞ 직진→두곡리→미술관 이정표.  ▲주변 볼거리:치악산 구룡사,안흥 찐빵마을,횡성온천,횡성자연휴양림 등.  ▲맛집:횡성의 대표 먹거리는 한우.축협에서 운영하는 횡성한우프라자(345-6160),함밭식당(343-2549),통나무집(344-3232)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주천강을 따라 영월쪽으로 가다 만나는 다하누촌에서도 싸고 질좋은 한우를 양껏 맛볼 수 있다.372-6204.  ▲잘 곳:미술관 자작나무숲 내에 펜션이 있다.50㎡(15평) 1박에 15만원을 받는다.jjsoup.com,342-6833.  글·사진 횡성·평창·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초겨울 생각나는 ‘연탄시인’ 안도현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초겨울 생각나는 ‘연탄시인’ 안도현

    삼라만상이 침묵하고 쉬는 요즘이다. 잠시 추억의 창고 속으로 유영을 해본다. 어릴 적, 철부지 꼬마였다. 추운 겨울날, 내리는 눈이 마냥 좋아 동네 아이들과 연탄재를 발로 차며 놀았다. 그렇게 떠들며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 어둠이 등을 떠밀었을 때야 겨우 집에 들어갔다. 몸은 어느새 꽁꽁 얼어버렸다. 기다리던 어머니는 야단 대신 얼음장처럼 찬 손을 어루만지며 “얘야, 연탄불에 고구마 올려놨다.”고 하셨다. 연탄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연탄 한 장은 어떤 보석보다 값지다. 그들에게 추위란 뼛속까지 에기에 연탄 한 장이 삶과 죽음을 갈라놓을 수도 있다. 불쑥 화두 하나 던져보자. 인생은 연탄이라고. 왜? 답을 구하려고 한 시인을 만난다. 그랬더니 돌아온 답이 눈을 비비게 한다.‘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것이라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누구에게 연탄 한장도 되지 못하였지,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또 있다.‘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아, 느낌이 묵직하다! ‘연탄시인’으로 유명한 안도현(48)씨.‘연탄 한장’과 ‘너에게 묻는다’에 나오는 시구다. 낮은 목소리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삶의 구석진 진실을 조근조근 얘기해주기에 가슴 ‘찐하게’ 다가온다. 그는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낙동강’과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으로 당선됐으니 올해로 문단 데뷔 27년을 맞는 셈. 문학 나이 서른을 바라보는 그가 요즘 동시세계에 푹 빠져 있다.1996년 ‘연어’ 이후 ‘어린 왕자’같은 어른을 위한 동화를 꾸준히 써왔고 얼마 전부터는 동시의 ‘맑음터치’로 독자들과 새롭게 만나고 있다.‘맨처음 마당가에 매화가 혼자서 꽃을 피우더니, 마을회관 앞에서 산수유나무가 노란 기침을 해댄다∼’(순서), 쾅쾅쾅쾅 뛰어가면, 그렇지, 일곱살짜리일 거야, 콩콩콩콩 뛰어가면, 그렇지, 네살짜리일 거야(위층아기) 등의 동시가 담긴 ‘나무잎사귀 뒤쪽마을’을 펴낸 데 이어 최근 ‘문학동네’에서 동시시리즈 발간 편집위원이 돼 동시 부흥에 앞장서고 있는 것. 전주에 살면서 행사 참석차 잠시 서울 온 그와 지난 주 만났다.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쁘신지요. “강연이 많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독자들과 만나는 것은 좋은데 여기저기 불려다니느라…, 책 읽고 글 쓰는 일이 소홀해지고 있습니다. 용어 반복의 괴로움도 있고 한 달에 절반정도는 그렇게 살고 있지요.” ▶동시쪽으로 방향을 바꾸셨나요. “대학(우석대)에서 시와 동시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 몇년 전부터 동시를 공부했고요. 같은 문학판 속에서도 아동문학이 약간 소외감 같은 걸 느끼는 것 같아요.(아동문학가들이)열심히 글을 쓰는데 선뜻 책을 내려는 출판사는 별로 없고, 가교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동시를 쓰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동시시리즈 편집위원인데 앞으로 어떤 결과가 이어지나요. “이번 주에 세 사람의 동시집이 출간되고,. 또 내년부터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동시집이 나오게 됩니다. 기성 문학가들에게도 동시 쓰는 기회를 부여하고, 아동문학의 영역을 넓히는 역할이지요.” ▶시와 동시, 문학계에서는 구분을 짓는 것이 관행으로 돼 있습니다. “장르란 세월이 지나오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식사할 때 깍두기나 겉절이도 먹고 싶은 것처럼 다 같은 김치가 아니겠습니까. 굳이 시다 동시다 나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이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시가 ‘연탄한장’과 ‘너에게 묻는다’인데 이 시를 쓸 당시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요. “이리중학교 국어교사로 있다가 해직됐던 1990년대 초반에 쓴 시입니다. 그때도 겨울이었습니다. 제가 교직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가을과 관련된 시를 써보라고 했지요. 다들 단풍, 귀뚜라미, 낙엽을 소재로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쓸쓸한 가을이면 연탄을 소재로 할 수도 있지 않으냐고 했어요. 그 생각이 나서 ‘연탄한장’을 썼습니다. 또 궁핍한 내 자신에게 질문과 채찍을 던지기 위해 ‘너에게 묻는다’를 쓰게 됐지요. 성찰의 기회를 갖기 위한 몸부림이라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두 시는 ‘안도현’ 하면 떠오르는 대표성이 됐습니다. “본의 아니게 (출판계에서)선점하게 돼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사람들이 조금 더 연탄과 친해졌다면 고마운 일이고요. 겨울날 한번쯤 사람의 마음을 건드려주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연탄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까. “많지요. 제가 13살 때 경북 안동에서 대구로 4촌형을 따라 이사해 자취방 생활을 했습니다. 연탄불에 고구마 구워먹고 라면 끓여 먹고 했지요. 물 데워 세수하고…, 결혼 이후까지 연탄생활을 했습니다.4촌형과 자취할 땐 연탄가스에 중독돼 죽을 뻔했던 적도 있지요. 또 빙판에 연탄재 뿌려 어린 아이들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이웃집 아저씨를 보면서 참 고마운 분이라는 추억도 있습니다.” ▶경북에서 태어나 호남으로 갔습니다. 까닭이 있었나요. “당시 원광대에서는 신춘문예에 등단했을 경우 4년 장학생의 혜택을 주었습니다. 윤흥길, 박범신, 양귀자 선생 등도 원광대 출신이지요. 이런 이유들이 저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1996년인가요, 교사직을 버리고 전업작가로 돌아섰습니다. 그때 밥 걱정이 안 되던가요. “당시 쓴 동화집 ‘연어’가 저를 부추겼습니다. 글만 써서도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지요. 또 해직됐다가 복직했더니 (학교에)변한 것이 별로 없어 곤혹스럽게 한 부분도 있습니다. 뭔가 하나를 포기하자는 생각에 이르렀고 결국 교직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또 마흔 넘으면 안정기조를 택하기 때문에 결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원래는 화가가 꿈이었지요. “중학교까지는 그랬습니다. 수채화 그리는 것을 아주 좋아했지요.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탐독한 책이라곤 만화가게에서 본 무협지와 몇 권의 소설뿐이었습니다. 고교 입학을 앞두고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가지런히 꽂힌 삼중당 문고를 접하면서 독서에 빠졌지요. 고등학교 문예반 활동을 하면서 시인이 되려고 생각했습니다.” ▶첫시집이 ‘서울로 간 전봉준’입니다. 왜 하필이면 전봉준인가요. “대학 1학년 때 캠퍼스에서 새우깡 먹으면서 소주를 마시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계엄군에게 거의 죽도록 맞았습니다. 아무 이유가 없었지요. 그때만 해도 골방에서 낭만문학이나 생각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나 할까요. 시와 역사의 관계를 생각했고 마침 사귀던 지금의 아내가 국사학과를 다녔습니다. 한국근현대사 책을 빌려 읽었습니다. 그 책 뒤편에 서울로 압송되는 전봉준 사진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지요. 실패한 전봉준과 광주의 좌절이 오버랩됐습니다.” ▶동화집 ‘연어’는 100쇄가 넘었습니다. “13년째 매년 5만부 이상 팔리는 효자입니다. 국내를 떠나 타이완과 중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도 번역출간됐지요.” ▶시 쓰는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저에겐 삶의 자극입니다. 독자들한테는 따뜻한 라면국물이라고나 할까요. 쇠고기 국물이 아닌…, 또 문학하는 일은 연애하는 일과 비슷합니다. 삶을 집중시킬 수 있는 최대의 배려이기 때문이지요.” ▶시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우선 술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소주 100잔 마신 다음에 한 편의 시를 쓰고, 두번째는 연애를 많이 해야 돼요. 그래야 사물에 대한 감정이 생기거든요. 세번째는 시집 열권 정도 읽고 나서 시 한편을 써야 합니다. 시 쓰는 일은 단순한 기교가 아닌 세상 보는 눈입니다. 언어가 아니라 언어를 감싸는 정신의 힘이지요.” ▶앞으로 희망이 있다면. “빈둥거리며 사는 것입니다. 느림과 게으름의 시간을 갖고 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나겠지요.” 그러면서 강연 등 외부활동을 대폭 줄이겠다고 했다. 내년 초 발간될 ‘연어’ 속편의 원고를 마무리하고 나서 동시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덧붙인다. 다음 주에는 북한에 가서 장수군에서 제공한 사과나무를 심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평양에 다섯번 정도 다녀왔다는 그는 내년까지 10㏊ 면적에 1만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존경하는 사람으로는 ‘적막강산’의 백석(1912~1995) 시인을 꼽았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안도현은 누구 1961년 경북 예천에서 4형제 중 맏이로 태어났다. 경북대 사범대 부속중학교와 대구 대건고를 졸업했다.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됐다. 원광대 국문학과를 나온 그는 1985년 2월 이리중학교 국어교사로 부임하면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1989년 8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직됐다.1994년 3월 전라북도 장수 산서고등학교로 복직됐으나 2년 뒤 교사직을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돌아섰다. 현재는 우석대 문창과 교수로 있다.1996년 제1회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1998년 제13회 소월시문학상,2000년 원광문학상,2002년 제1회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서울로 가는 전봉준’(1985),‘모닥불’(1989),‘그대에게 가고 싶다’(1991),‘외롭고 높고 쓸쓸한’(1994),‘그리운 여우’(1997),‘바닷가 우체국’(1999),‘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2001) 등의 시집과 ‘연어’(1996),‘짜장면’ 등 어른을 위한 동화집, 산문집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1998), 동시집 ‘나무잎사귀 뒤쪽마을’(2007년) 등이 있다.
  • [23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림을 간직한 방태산.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해발 1435m의 방태산은 사방이 긴 능선과 깊은 골짜기를 하고 있어 풍광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아직 태고의 자연림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으며 숨겨진 단풍 명산으로 유명한 방태산으로 떠나본다. ●영상포엠 내마음의 여행(KBS1 오전 7시40분) 서해바다와 대부분이 접하고 있는 태안군은 서산시·홍성군·보령시에 접한 충청남도의 북서단 태안반도 중심부에 있다.바람이 매섭게 휘몰아치는 겨울의 문턱에서 바다와 흙을 벗 삼아 살아가는 충남 태안인들의 소박한 삶을 만나본다. ●로드쇼 퀴즈 원정대(KBS2 오전 10시45분) 희망을 함께 나누기 위해,어디든지 달려가서 퀴즈를 풀고 4연승자에게 백만원 상금을 주는 버라이어티 퀴즈쇼.트럭에 탑재된 이동 퀴즈쇼 세트(탑차)를 운행하여 어디든 간다.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학교 위주로 방문해 요즘 대학생의 재기 발랄함을 엿보고 퀴즈도 함께 풀어 본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 10분) 사과의 고장 경남 함양군 수동면 도북마을을 찾아간다.남편들을 먼저 떠나보내고도 서로 술 벗이 되어 즐겁고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있다는 도북마을 삼총사 노상은,김필수,온봉하씨의 이야기.‘찾아라,시니어스타’에서는 6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 뮤지컬 배우에 도전하고 있는 실버 뮤지컬단을 만나 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주장했던 공리주의 철학의 창시자 제레미 벤담! 미국 헌법뿐 아니라 전 세계 혁명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위인이었지만 정작 그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는데….명성 높은 사상가에게 숨겨진 기형적인 삶의 모습이 밝혀진다. ●창사특집 미래에너지 다큐(SBS 오후 11시10분) ‘미래,푸른 꿈을 꾸다’에서는 석유 문명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 문명을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인류가 앞으로 나아야 할 방향과 시급히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제시한다.또 에너지 위기가 가지고 올 인류 생존의 위협을 타파하고자 도전하는 전 지구적인 녹색 에너지 실험들을 소개한다. ●장학퀴즈(EBS 오후 5시50분) 1라운드에서 3라운드까지 다양한 문제를 풀어 최고득점자가 되면 이번주 주장원을 차지한다.첫 출연에서 우승하게 되면 주장원의 영광을 갖게 되면 월장원,기장원,연장원에도 도전할 수 있다.경북 무학고 박준영,전남 목포여고 안수빈,강원 평창고 김주영,인천 연수여고 서승리,경기 수성고 이서원 학생이 대결을 펼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고래는 수천년 동안 인간에게 매혹적인 대상이었다.또한 신화나 전설 속에 빈번히 등장하기도 한다.고래는 과거에는 사람들의 포획으로 멸종 위기를 맞았지만 오늘날은 선박과의 충돌로 죽어가고 있다.생물학자이자 고래 수중 음파 탐지기를 연구하고 있는 미셸 안드레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 “창조적 아이디어로 구 발전에 밀알”

    “고장의 특색을 살려 상품화하고, 고장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원들의 의기투합된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동작구 의원들도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구 발전에 밀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길웅 동작구의회 의장은 20일 ‘정책 벤치마킹’을 위해 지방의회를 둘러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남 해남군은 지역적 특색과 유적지를 십분 활용해 대흥사 단풍축제, 땅끝 해넘이·해맞이 축제 등을 열고 있다.”면서 “각종 문화행사를 내실있게 개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의원들의 활동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일상 생활속에서 불편한 것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천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지방의회가 있다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지난 1년간의 의정 활동과 관련해 “구립어린이집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시정하도록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동작구 만큼은 보육사업이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감시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어린이집과 노인정 등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운영과 예산 집행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쌓이는 낙엽, 낭만은 두겹

    중구는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다음달 중순까지 덕수궁길과 장충단길 등 주요 간선도로를 ‘낙엽이 있는 거리’로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거리를 찾는 시민들이 낙엽을 밟으며, 낭만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낙엽이 쌓이도록 특별 관리한다. 하지만 시장 골목 등 이면도로 지역엔 바로 낙엽을 수거하기로 했다. 중구에서 낙엽이 운치 있는 곳은 시청 본관 맞은편의 덕수궁길과 퇴계로5가~동국대 입구의 훈련원로, 남산 소월길, 장충단길, 남산북쪽 순환로, 소파길 등을 꼽을 수 있다. 덕수궁길에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이 심어져 있어 가을의 고궁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동국대입구 전철역에서 남산으로 향하는 장충단길은 회화나무와 은행나무가 남산의 단풍과 함께 가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퇴계로5가에서 동국대 입구까지 훈련원로에는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남산 소파길은 길가의 은행나무와 인근의 카페가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구는 또 수거한 낙엽을 퇴비로 사용해 예산을 아끼기로 했다. 낙엽을 마포 자원회수시설에서 소각 처리하지 않고, 퇴비 제조시설에 보내 화초 종묘용 퇴비로 활용할 계획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문화마당] 늦가을 아침,라디오 앞에서/구효서 소설가

    [문화마당] 늦가을 아침,라디오 앞에서/구효서 소설가

    올가을은 춥지 않았다. 단풍을 오래도록 보았다. 아침에 창을 열면 수북이 쌓인 은행잎을 밟으며 등교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차를 끓이며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 라디오를 켜면 더 좋았을 것이다. 멘델스존과 브람스를 라디오로 들었다. 극장도, 전축도, 텔레비전도 없던 그 옛날 시골에선 음악과 극화(劇話)를 라디오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 라디오 이전에는 스피커라는 게 있었다. 유선라디오인 셈이었다. 전선 달린 사각통 스피커가 집집의 안방에 걸려 있었다. 변변한 전봇대가 없던 시절, 전선은 참나무, 미루나무, 층층나무를 타고 올 수밖에 없었다. 나무가 심하게 흔들리면 전선은 툭툭 끊어졌다. 전원장치 하나뿐인, 고정된 주파수의 외통수 소리통이었다. 멘델스존과 브람스가 나왔고, 한명숙·이미자·조미미가 나왔고, 섬마을 선생님·삼현육각·삽다리 총각 같은 연속극이 나왔다.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고 맛을 안다는 간장 광고와, 야야야 야야야 차차차 향기가 코끝에 풍기면 혀끝이 짜르르하다는 소주 광고는 잔칫상 노래판에서 일반 가요와 구분 없이 불려졌다. 그러다 빨랫비누만 한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보급됐다. 스피커가 ‘스삐꾸´로 불렸듯이 라디오는 ‘나지오´였다. 완벽한 구개음화의 정다운 발음. 전선줄은 어디에도 붙어 있지 않았다. 아주 매력적이었던 것 하나는 라디오를 듣는 데 전혀 돈을 내지 않았다는 것. 일 년에 한 두 차례 라디오 등 뒤에다 ‘나지오약’이라는 알칼리망간 건전지를 교체하면 그만이었다. 종일 보내오는 그 많은 오락물들은 다 공짜였다. 재치문답·백만인의 퀴즈 등등. 위험했던 한 가지는 북한방송까지 생생하게 들린다는 거였다. 내 고향은 군사분계선과 가까웠다. 북한방송도 공짜였다. 몇몇 주파수에서 잡히긴 했지만 내용은 끔찍할 만큼 똑같았다. 사은품이 많은 서울이라는 세상에 올라와 살게 되면서 공짜라는 게 무섭다는 걸 비로소 알았다. 라디오도 돈을 내지 않고 공짜로 듣는 거였다. 맘에 들지 않아도 딱히 항의할 수 없었다. 안 듣는 수밖엔 없었으나 아주 안 들을 수도 없었다. 공짜로 들려주는 것이니 잔말 말고 들어야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아파트 거실을 파고드는 관리실 방송을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마이크를 쥐어주거나 쥐는 사람이 임자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쇼핑센터의 사은품이나 전자회사의 시제품이나 타블로이드판 무가지 같은 걸 보면 움찔 긴장하게 된다. 아주 공짜는 아니지만 발행부수를 알 수 없는 일간지와, 시청료가 얼마나 걷히는지 알 수 없는 공영방송과, 사용료가 천차만별인 케이블텔레비전도 불매로 항의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결국 광고주들에게까지 항의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리고 내 고향에 어째서 그토록 라디오가 늦게 보급되고, 오래도록 한 개의 주파수에 고정된 유선 스피커를 들어야 했는지도. 아주 시끄럽다. 자전거도 공짜로 주고 6개월 치를 공짜로 넣어준다는 얘기도 얘기지만, 여기저기 무가지가 막 생기고 케이블 시청료도 경쟁적으로 낮아진다. 신문사가 방송사를 겸업한단다. 전·현직 대통령 모두 방송 출연을 너무 즐기신단다. 어느 방송사는 백일을 넘기며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한단다. 오늘도 아침부터 관리실의 개화기(開化期)식 말투가 거실로 무작정 파고든다.“당 아파트에서 실시한 금번 행정동 명칭 변경 신청 건에 대하여 명일 9시부터 투표를 실시하려는 바, 외출 시 관리실에 필히 왕림하시어….” 어느새 추위가 왔다. 찻물이 식었다. 라디오는 결국, 켜지 않았다. 이미자 노래와 간장 광고를 구별 없이 불렀던 옛 가을의 추억을 되새기며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올까. 이 아침, 조용한 라디오를 듣고 싶다. 구효서 소설가
  • [열린세상] 수능을 잘 보지 못한 딸 아들에게/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열린세상] 수능을 잘 보지 못한 딸 아들에게/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얘들아, 나도 고3 아들을 둔 학부형이구나. 평생 공부하란 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고 본인도 이에 충실히 동조해(?) 집에 오면 늘 축구 게임과 경기 시청으로 소일하던 터라 담담할 줄 알았던 아들 녀석도 수능을 잘 보지 못하였다고 침울해 있단다. 그러니 열심히 공부하였고, 밤을 새우며 뒷바라지를 한 부모를 둔 너희들이야 그 얼마나 커다란 좌절과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속에 있을지 몰라, 아들에게 쓰는 편지를 너희와 공유하련다. 아들·딸들아! 무엇보다도, 너희들이 단풍이 곱게 물든 산과 낙엽이 지는 거리를 보며 금세 가슴이 젖어와 얼마나 고운 시어들을 솔솔 풀어내는지, 공부는 못해도 지친 아빠를 위해 얼마나 빠르고 맛나게 라면을 끓여내고 페트병을 이용하여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만들 수 있는지를 전혀 평가하지 못하는 이 땅의 입시 체제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사과한다. 너희들이 경쟁하기보다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고, 억지로 외우기보다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지식을 채우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기르고,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 자연의 생명과 벗하기를 더 좋아하는 교육을 시키지 못하여 이 나라의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죄한다. 너희들이 그토록 많은 나날을 친구와 함께 즐거이 노는 것을 미루고, 보고 싶은 영화와 드라마와 담을 쌓으면서 공부를 했는데 단 한 번의 틀에 박힌 시험으로 너희들에게 평생 따라다닐 학벌의 족쇄를 채우게 하여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정중히 사과한다. 앞으로 교육제도와 입시체제를 창의적이고 인간적이며 생태적인 방향으로 바꾸고 나도 거기에 힘을 보태야 하지만, 오늘 너희들은 가채점을 한 결과에 많이 걱정하고 있겠지. 너희들의 아름다운 감성과 샘솟듯 풍부한 지혜, 진부하거나 옳지 않은 것에 말로, 손짓으로, 몸으로 반항하는 야성을 이번 수능은 전혀 평가하지 못하였으니, 점수가 잘 나오지 못하였다고 하여 자신에게 실망할 일은 전혀 아니다.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였어도, 너희들은 삶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스스로 술술 풀어내고, 산이나 강에 가면 나무와 풀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으며, 가난하고 약한 이나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일렁이고, 영화나 드라마·시를 대하고서 감동할 줄 아는 머리와 가슴이 있다. 이것 가운데 하나만 갖추었어도 그 사람은 ‘능력과 재능이 있는 인간’이며, 이 험한 세상에서도 스스로 자신만의 소우주를 만들고 거기서 누구보다 행복할 수 있단다. 너희들이 늘 말하듯,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다. 내 주변을 보아도, 고등학교 동창 중에 공부를 잘한 사람보다 못한 사람 중에 행복한 이들이 훨씬 더 많다. 연봉이 적어도 빈자를 위하여 봉사를 하며, 사랑하는 이들과 여행을 즐기며, 좋은 글을 쓰며, 성실하게 직장에 다니거나 농사를 지으며 행복한 이들이 너무도 많다. 그리고 인생을 길게 보면 고통은 비극의 동의어가 아니란다. 베토벤은 귀가 멀었기에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철학이 담긴 음악을 창작하였고, 스티븐 호킹은 기계의 도움 없이는 말도 잘 못하는 장애인이었어도 가장 우주의 비밀에 가까이 간 사람이 되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도 입시나 사업의 실패, 사랑하는 이와 이별 등의 고통을 통해 비로소 비범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실패의 고통은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지혜를 알려주는 문이자 나를 전혀 다른 세상으로 비상시키는 도약대이다. 하늘이나 신께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먼저 고통을 선사하는 법이란다. 아들·딸들아! 이제 모든 것을 잊고 이제 누구도 책임지지도, 간섭하지도 못하는 나만의 내 인생을 위해 멀리 내다보자. 그리고 방긋 웃으며 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보자꾸나. 어두울수록 별이 밝게 빛나듯, 고통이 클수록 깨달음은 깊어진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 [Let’s Go]지리산 숨겨진 비경 의신계곡

    [Let’s Go]지리산 숨겨진 비경 의신계곡

     오랫동안 용케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켜서 있었다.경남 하동군 지리산 자락의 의신계곡 얘기다.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인 데다 주변에 쟁쟁한 관광 명소들이 즐비해 구태여 사람들이 그곳에까지 눈길을 줄 까닭이 없었던 게다.되짚어보면 지리산의 여느 자락에 견줘 태곳적 풍경을 비교적 온전하게 담아 둘 수 있었던 것도 그 덕이라 여겨진다.소수의 전문 산꾼들만이 눈길을 주던 그곳,용소와 쿵쿵소 등 비경을 품고 있는 의신계곡을 다녀왔다. ●우람하면서도 교태로운 계곡 풍경  88고속도로를 이용해 의신계곡을 찾아갈 때는 반드시 지리산 나들목을 이용할 것을 ‘강추’한다.지리산 성삼재와 구례,하동 등을 거치는 동안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길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여간 각별하지 않기 때문이다.구례와 하동을 잇는 섬진강변 861번 지방도로며 벚나무가 터널을 이룬 1023번 지방도로 등 자체로 여행 목적지가 될 만한 명소들이 줄을 섰다.그 길에서 만나는 화개장터 등 지리산 산간마을들은 풍경의 덤. 의신계곡은 지리산의 중심부,벽소령 아래에 있다.행정구역은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화개장터를 에둘러 온 1023번 지방도로가 끝나는 곳에 자리하고 있으니 지리산의 여러 계곡 중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편이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등산코스만 줄잡아 20여개쯤 된다.삼정마을을 거쳐 벽소령으로 향하거나 대성계곡을 끼고 세석평전까지 오르는 등산로가 대표적인 코스.이렇듯 산행 들머리로만 여겨진 탓에 사람들의 시선에서 살짝 비켜서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의신계곡을 즐기는 방법이야 저마다 다를 터다.산악자전거를 타고 한국전쟁 당시 조성됐던 군사 작전도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아보거나,조붓한 임도를 따라 여유있게 등산을 즐길 수도 있다.하지만 의신계곡 특유의 풍경과 제대로 마주하려면 계곡 트레킹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웅장한 바위들과 계곡수가 어우러지며 만들어 낸 빼어난 아름다움은 내 나라 안 어디서고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다만 출발 전 의신마을이나 국립공원관리공단에 꼭 출입신청을 해야 한다.출입제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트레킹은 의신마을을 들머리 삼아 용소와 쿵쿵소 등을 거쳐 빗점골까지 다녀오는 게 일반적이다.거리는 7㎞ 남짓.왕복 6~7시간 정도 소요된다.중간중간 주변의 임도를 이용할 경우 3~4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의신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왼쪽으로 개인 소유의 암자가 나온다.한 무속인이 의신계곡으로 향하는 길을 막은 뒤 불법적으로 불상 등을 설치해 놨다가 최근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의신마을 주민들이 암자 주변에 우회로를 만들고는 있으나,아직까지는 암자 옆 담장을 넘어서 갈 수밖에 없다.개인의 욕심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암자에서 한 굽이 돌아가면 거대한 암석군과 만난다.의신계곡 최대의 볼거리 용소다.당당하게 하늘을 이고 선 바위들의 규모도 그렇거니와 계곡수가 서너 굽이 휘돌아가며 만들어 놓은 작은 소와 폭포들이 절묘하고 아름답다.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모습들이다.용소 오른쪽 바위 위편의 소나무를 꼭 기억해 두시라.주민들이 ‘참남배기’라 부르는 곳으로,하산길에 들러 의신계곡 전체를 조망하기 딱 좋다. ●늘 마지막 전쟁터였던 곳  용소에서 계곡길을 따라 20분 남짓 오르면 쿵쿵소에 닿는다.오랜 세월 쏟아져 내린 폭포수가 바위를 깎아 움푹 파인 공간을 만들었고,폭포 소리가 그 공간에 부딪치면서 ‘쿵쿵’ 하는 소리를 내게 된 것.단풍나무가 바위와 계곡수를 덮고 있는,전형적인 늦가을 풍경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쿵쿵소에서 빗점골까지는 임도를 따라가는 게 좋다.빗점골로 향하는 길과 벽소령 등산로가 갈라지는 삼정마을에 들러 숨 한 자락 내려 놓으면 넉넉한 지리산이 가슴 가득 차오름을 느낄 수 있다.  삼정마을 왼쪽편은 빗점골로 향하는 등산로다.오래전엔 삼남의 상인들이 자주 오가던 길이었고,근대에 이르러서는 군사 작전도로로 활용됐던 길이기도 하다.산행을 함께한 의신마을 김형택 이장에 따르면 1970년대까지 빗점골에만 주막이 세 곳이나 운영됐을 만큼 사람들의 내왕이 빈번했다고 한다.   빗점골은 ‘마지막 빨치산’ 이현상이 국군 토벌대에 의해 최후를 맞았던 곳이다.안내판에 따르면 이현상은 무려 6년 동안 빗점골 내 배나무평전에서 수력발전기를 돌려가며 생활했다고 한다.배나무평전 400m 위쪽에 이현상의 아지트가 지금까지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모든 전란의 마지막 전적지가 바로 이곳이었다.지리산 자락까지 몰린 동학농민군과 갖은 전쟁에 참여했던 의병,한국전쟁 당시 군인,빨치산 등이 모두 이곳 산자락에서 최후를 맞이했다.”는 김 이장의 설명이 이어졌다.아름다운 풍경이기는 하나 어딘가 처연한 분위기가 감도는 것은 아마 그런 까닭이었을 게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또는 대전~통영간고속도로→함양 분기점→88고속도로→광주 방향→지리산 나들목→인월→성삼재→구례→화개→의신마을.   ▶주변 볼거리:칠불사와 쌍계사는 오가는 길에 반드시 들러볼 것.단풍이 곱다.청학동,삼성궁,악양면 최참판댁,하동송림,평사리공원 등도 지척이다.하동군청 문화관광과 880-2375. ▶맛집:섬진강 하면 역시 재첩국.하동원조할매재첩식당이 소문났다.884-1034.개화식당은 참게탕을 잘한다.883-2061.동이주막(882-7069)은 대롱밥,산골산장(883-2028)은 녹차냉면으로 알려졌다. ▶잘 곳:의신마을 40여가구에서 민박을 친다.크기에 따라 3만~15만원을 받고 있다.김형택 이장 884-6463,010-5333-3680. 글 사진 하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데스크시각] 서울, 가을 그리고 아파트/손성진 미래기획부장

    [데스크시각] 서울, 가을 그리고 아파트/손성진 미래기획부장

    도망치듯 가을은 스쳐 지나간다. 제대로 볼 새도 없이 단풍은 벌써 떨어져 길바닥에 뒹군다. 가을 거리는 마지막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서울시가 정한 단풍·낙엽거리 72곳 중 한 곳이었다. 시내에, 그것도 아주 가까이 이런 곳이 있구나 하며 걸었다. 새삼 서울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려는 순간, 무엇이 가로막았다. 재개발 현장이었다. 인공 구조물이 없다면 서울은 각국의 수도 중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도시다. 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이 도심을 병풍 치듯 싸고 그 안에 이름처럼 맑은 청계천이 흐른다. 청계천에 더해 홍제천, 불광천, 탄천, 안양천을 보듬은 한강은 굽이치며 황해로 향한다. 서울에 대해 ‘동국여지승람’은 ‘북쪽에 화산(華山·북악산)으로 진산을 삼았으니 용이 내리고 범이 쭈그려 앉은 형세가 있고 남쪽은 한강으로 띠를 둘러 형세가 동방의 제일’이라고 적고 있다. 1394년 이성계가 천도하고 나서 500년간 서울은 절경을 간직했다.19세기 말 서울에 처음 발을 디딘 서양인들은 고즈넉한 풍취에 빠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 했다. 하지만 다음 100년 동안 서울은 그 이름을 잃었다. 무자비한 삽질 때문이었다. 전후 파괴를 복구하고 주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 집단주택을 대량으로 건설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전국의 주택 가운데 아파트의 비율은 55%를 넘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1동은 97%가 아파트다. 정권은 강남에 아파트를 집중 건설함으로써 중산층을 결집시켰고 교육과 비즈니스의 중심도 옮겨갔다. 아파트는 주거문화의 척도, 동시에 부의 척도가 되었다. 프랑스의 발레리 줄레조는 한국의 유별난 아파트 선호 현상을 권위주의와 연결지어 해석하고 있다. 봉급생활자들이 경제 발전에 헌신하도록 국가가 가격이 통제된 아파트를 대량 공급해 그들의 정치적 지지를 얻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파트는 수십년간 정치적 방편으로 이용되었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200만가구 건설, 신도시·뉴타운 개발을 외쳐댔다. 저렴한 집을 갈구하는 국민들은 그들의 구호에 이끌려 갔다. 이렇게 해서 판잣집 대신 이제는 아파트가 서울을 뒤덮고 있다. 아파트에 가려 서울의 산들은 있는지 없는지 뵈지 않는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은 한강의 풍치를 망치고 있다. 빈땅에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재개발에 의한 파괴다. 권위주의가 조성한 아파트에 대한 집념은 재개발에 대한 집착을 낳았다. 재개발은 경제적 신분 변화의 수단이 되었다. 정답던 동네는 무자비한 철거반의 망치에 폐허로 변하고 있다. 멀쩡한 물건을 헌신짝 버리듯 건물도 좀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밀어버리는 게 습성처럼 되었다. 감나무가 서 있는 마당 딸린 집이며, 정감 넘치는 골목길 담벼락들이 폐자재 하치장에 처박힌다. 역사와 생활의 흔적들은 죄다 불도저에 휩쓸려 버려진다. 재개발은 재산권을 보장하기 위해 부정될 수는 없다. 그러나 개발 이전에 보존을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 가회동 한옥마을처럼 옛 모습을 간직한 동네를 전통마을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물론 적지 않은 돈이 들 것이다. 하찮은 것이라도 지키려 애썼기에 유럽의 도시들은 수백년 전의 모습 그대로다. 고색창연한 파리의 주택에는 한때 그곳을 삶터로 삼았던 소설가나 유명인의 이름이 붙어 있다. 오래된 건물들을 뭉개버리고 고층아파트를 지었다면 나폴리는 세계적 미항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곳곳에서 옛집들이 헐리고 아파트가 삐죽삐죽 솟아오르고 있는 서울의 하늘은 어둡기만 하다. 되돌리기는 불가능하기에 더욱…. 손성진 미래기획부장 sonsj@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가을빛의 유혹, 일본 하쿠산.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계절을 지닌 일본에도 어김없이 가을의 단풍이 찾아왔다. 섬나라 일본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이 산은 이제 서서히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여의도 고등학교 동문 산악회원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단풍과는 색다른 매력이 있는 일본 단풍산행의 백미, 하쿠산으로 떠나본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전 국민의 1%가 앓고 있으며, 발생 2년 내에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전신 관절 파괴 및 장기의 손상으로 이어지는 치명적 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관절염은 노인들에게만 오는 질환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다. 또한 류머티즘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과 성장통과의 차이를 짚어본다. ●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20분) 요즘 각 방송사에서 게스트 0순위를 달리고 있는 케이블계의 이효리, 김나영이 ‘대결! 노래가좋다’를 통해 그녀의 독특한 이성관에 대해 털어놓는다. 또 김나영은 도레미 패밀리로 출연해 노래를 불러 문제를 출제해 주는 첫 무대부터 그녀 특유의 탈골 댄스를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이목을 집중하게 만드는 세기의 건축물!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건축물들은 첨단과학으로도 설명하기 힘들 만큼 치밀한 설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놀라운 비밀을 살펴본다. 또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놀라운 숫자와 사건들 사이의 미스터리도 파헤쳐 본다. ●여행다큐 쉼표(SBS 오전 6시55분) 방송 생활 7년, 기상캐스터에서 방송인으로의 변신!쉴 틈 없이 바빴던 안혜경이 여행을 떠난다. 연예계 단짝친구 박정아와 함께 설렘을 안고 찾아간 곳은 경기도 포천! 첫 여행 속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건을 마주한다. 못 다한 고민들을 나누면서 그녀들의 상큼발랄 여행이 시작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밤 12시10분)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을 앓고 있는 준빈이. 영화 ‘로렌조 오일’을 통해 ‘로렌조 오일병’으로 알려진 이 병은 치료 방법이 없어 지켜보는 엄마 아빠의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병의 진행을 늦출 유일한 방법은 ‘로렌조 오일’뿐. 그러나 가격이 비싸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형편이 못 되는데…. ●희망풍경(EBS 오전 6시) 15년 전, 신영이가 뇌 병변 장애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의 충격. 거기다 멀쩡하던 형옥이까지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의 삶에 커다란 폭풍우가 몰아쳤다. 하지만 거센 폭풍우가 몰아친 후, 구름 사이로 밝은 햇살이 비추듯 형옥이네 가족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더 크고 따뜻해졌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광활한 초원과 습지대가 있는 남아프리카의 아름다운 생태환경은 다양한 식물들과 야생동물들의 조화로 이뤄진 것이다. 이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인간뿐이다. 이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볼망태 두루미 역시 인간에게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38) 전남 목포시 유달산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38) 전남 목포시 유달산

    항구도시 전남 목포의 남서쪽에 야트막한 유달산이 자리잡고 있다. 높이는 불과 228m밖에 되지 않지만 기암절벽이 발달해 있어 호남의 개골산이라 불릴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이맘때 유달산을 찾으면 산자락의 단풍나무들이 곱게 물들어 있다. 설악산이나 북한산 등 중부지방의 산에서는 볼 수 없는 진짜 단풍나무가 많다. 중부지방의 당단풍나무에 비해 빛깔이 더 곱고, 생김새도 더 단정하고 아담해 보인다. 정상에서 보는 전망도 일품이다. 목포 시가지와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군량미를 쌓아둔 것처럼 가장해 왜적을 속였다는 노적봉 등 몇몇 봉우리를 연결해 산책 삼아 오르내릴 수도 있다. ●상수리·굴피나무 등 560여종 식물 서식 유달산에는 560여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 상수리나무와 굴피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곳도 더러 있지만, 많은 지역에 곰솔, 리기다소나무, 아까시나무, 은사시나무 등이 인공적으로 조림되어 있다. 하지만 꼭 찾아가 봐야 할 식물들도 있다. 산자락 이곳저곳을 살피는 동안 팔손이, 비파나무처럼 초겨울에 꽃을 피우는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능선에서 눈여겨 찾으면 상동나무 꽃도 발견할 수 있다. 겨울의 문턱에서 나무에 피어 있는 꽃들과의 만남, 남쪽이 아니고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남방계 상록수인 먼나무와 호랑가시나무는 열매를 빨갛게 익히고 있다. 유달산 자락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외래종 피라칸타도 빨간 열매를 매달고 있지만 너무 화려해 오히려 천해 보인다. 늦가을 유달산을 찾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열매가 또 하나 있다. 제주광나무의 까만 열매다. 제주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제주도보다는 유달산에 더 많다. 보광사와 난공원 일대에서 광택 나는 잎 사이에 커다란 열매 덩이를 달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 자생하는 것인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광나무종류는 쥐똥나무와 같은 속(屬)에 속하는 나무로 상록성인 점이 쥐똥나무와 다르다. 다른 광나무는 대개 키 작은 떨기나무지만 제주광나무만은 키가 아주 크게 자라는 큰키나무다. 열매자루와 자루들을 달고 있는 열매 줄거리에 누런빛이 많이 나는 것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유달산 대표 자생식물은 왕자귀나무 여름에 꽃을 피우고 가을이 되면 낙엽이 지는 나무여서 시기를 놓친 게 좀 아쉽지만, 유달산을 대표할 만한 자생식물은 왕자귀나무다. 전국에 흔하게 자라는 자귀나무에 비해 잎과 꽃이 모두 대형이다. 아까시나무 잎으로 착각할 정도로 잎이 매우 크다. 동쪽과 남쪽 완경사 산록이 도시화되면서 유달산의 자생식물들이 사면초가 형국이 되어버린 와중에도 아직까지 비교적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다.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높기 때문인데, 뿌리에 공생하는 박테리아 덕분이다. 이 나무의 뿌리에 뿌리혹을 만들어 살고 있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공중질소를 붙잡아 들여 나무가 이용할 수 있는 질소로 바꿔준다. 이 덕에 일단 씨가 정착해서 싹이 트면 빠른 속도로 자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서남부의 좁은 지역에서만 드물게 자라는 귀한 나무다. 해남군 서부지역, 영암군 삼호면 일대, 신안군의 몇몇 섬, 그리고 전북 어청도에도 자라고 있지만 유달산을 비롯한 목포 일대에 가장 많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여긴 적도 있지만 지금은 일본, 중국, 인도에 자라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본다. 유달산에서 거의 사라질 위기에 놓인 자생식물은 지네발난이다. 바위에 붙어 있는 모습이 지네가 기어가는 듯해 우리말 이름이 붙여졌다. 바닷가에 바위가 발달되어 있는 유달산의 환경은 이 난초가 살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에는 꽤 많은 개체들이 자라고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현재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남부지방의 바위와 나무줄기에 붙어 자라는 착생난초로 여름에 아름다운 꽃이 핀다. 채취하는 사람이 많아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최근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된 애기등 최근 유달산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이 한 종 더 발견됐다. 남해안을 따라 분포하는 애기등이라는 희귀 덩굴나무가 그 것이다. 중국원산의 외래식물 등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토종식물이다. 꽃이 연한 황록색이고 잎겨드랑이에서 꽃차례가 나오기 때문에 등나무와는 다른 속으로 구분한다. 숲 가장자리를 좋아하며 여름에 꽃이 핀다. 꽃과 열매가 잦아드는 시기지만 유달산을 찾으면 난전시관에 꽃을 만날 수 있어 좋다. 두 동의 현대식 전시실에 나도풍란, 지네발난, 풍란, 한란 등 희귀 자생난초 30여종을 비롯해서 동양란과 서양란 250여종이 전시돼 있다. 운이 좋으면 겨울철에 피는 한란의 은은한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 ●난 전시관 부근엔 특정야생식물원도 난전시관 부근에는 특정야생식물원도 조성되어 있다. 작은 온실이 갖추어져 있고, 야외에 150여종의 멸종위기식물을 전시하고 있다.2000년 환경부와 목포시가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법정보호종인 특정야생식물들을 보전할 목적으로 설립했다. 비록 심어 놓은 것이라 자연에서와 같은 흥취는 덜하더라도 여러 종류의 열매와 꽃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자생지에서의 가치와 인공적으로 심어 기르는 것의 가치는 천양지차인 만큼 식물원으로 위안을 삼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 [길섶에서] 지리산 종주/이춘규 국제부 선임기자

    지리산 무박2일 종주를 다녀왔다. 서쪽 성삼재에서 동쪽 중산리까지 36㎞쯤인 종주코스였다. 새벽에 손전등을 들고 20여명의 산악회원들과 함께 성삼재를 출발,11시간 이상 걸린 고행길이었다. 종주코스 왼편 북사면의 단풍은 질겁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남사면은 단풍이 말라버렸지만 나름대로 좋았다. 주봉인 천왕봉에는 첫새벽에 내린 눈이 남아 겨울맛을 선사했다. 서양인들도 동행, 지리산의 국제화를 새삼 확인했다. 지리산종주는 11~15시간 걸린다. 여름 종주는 무더위가 힘겹다. 가을에는 식수확보가 어렵다. 그래서 요령이 필요하다. 식사는 최대한 간편하게 준비한다. 체력을 아끼려고 사진촬영도 절제한다. 터벅터벅 걸으면 체력소모가 크기 때문에 사뿐사뿐 걷는다. 보폭은 최대한 좁힌다. 휴식때도 선 채로 경치를 감상하며 쉬어야 도움이 된다. 체력이 달리면 세석평전, 장터목 등지에서 하산해야 한다. 언제나 힘겹게 종주를 마친 뒤끝에는 웅대한 지리산 앞에 인간이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가를 절절하게 확인한다. 이춘규 국제부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초교 앞 횡단보도 신호대기 늘려라”

    “초교 앞 횡단보도 신호대기 늘려라”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하는 10월 의정모니터는 가을철 산행, 가로수 관리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의견이 다양하게 쏟아졌다. ‘강변북로에 서울~일산 노선버스 전용차로제 도입’ ‘초등학교 통학길 횡단보도 신호등 대기시간 연장’ 등 교통 관련 의견은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0월에 제시된 84건의 의견 중 세 차례에 걸쳐 엄정하게 심사해 16건을 우수의견으로 뽑았다. 정순애(52·양천구 목6동)씨는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다양한 열매가 영글어가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를 감상하는 선을 넘어 열매를 따가는 욕심을 부려 가지가 꺾어지고 몸통이 터지는 등 가을 열매나무가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심지어 직업적으로 산열매를 불법채취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생동물 식량 산열매 채취 막아야 이어 “나무 훼손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밑둥을 헤집어놓고, 열매를 모두 가져가는 일이 계속되면 야생동물이 겨울철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것 같다.”면서 “다른 일이 시급하다는 핑계로 미루지 말고 지금이라도 체계적인 관리방법을 도입해 산열매의 불법채취를 방지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부연(23·용산구 산천동)씨는 “세계 어느 나라든 재래시장은 외국인에게 좋은 관광코스로 여겨진다.”면서 “대형할인점과 힘겨운 경쟁을 하면서도 활성화하는 재래시장도 있지만 주차공간 부족, 좁은 도로, 홍보 부족 등 문제점이 있다.”며 재래시장을 위한 다각적인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시장 근처 유료주차장과 협의해 인센티브 등으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통합 재래시장 사이트로 정보 교류를 활발히 해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강변북로에 서울~일산 버스전용차로제를 서울~일산간 노선버스를 위한 강변북로 전용차로제에 대한 의견도 눈에 띈다. 정둘연(50·강동구 둔촌동)씨는 “서울~일산을 왕복하는 노선버스는 출퇴근 시간에 배차를 많이 하지만 강변북로 정체 때문에 직장인들이 시간대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강변북로에 서울~일산 노선버스 전용차로를 시간대별로 유동적으로 운영하면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아져 교통체증도 줄고 서울 공기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연숙(43·강서구 화곡5동)씨는 차량 증가로 주차난이 심해지면서 119 응급신고를 해도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우려해 ‘구급 오토바이’ 보급을 제안했다. 구급 오토바이가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 우선 응급처치를 하고, 이후에 의사가 도착하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위한 의견도 많았다. 민차순(38·강동구 천호4동)씨는 초등학교 통학길에 있는 횡단보도에 대기시간은 짧게 하고, 횡단시간을 늘려 무단횡단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자는 의견을 냈다. 안미심(44·강서구 화곡5동)씨는 강서구청에서 가양대교 방면으로 6개 학교 통학로의 횡단보도 간격을 좁혀 학생들이 멀리 우회해야 하는 수고를 줄이고, 지하도를 설치해 주민 불편을 해소할 것을 주장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단풍나무 배트의 미래는?

    50년 전에 야구를 한 사람이 요즘 프로야구 선수가 사용하는 배트를 보면 리틀야구에서 사용되는 제품쯤으로 알 것이다. 더구나 그 배트로 타격을 하라면 부러질까봐 불안해서 공을 치지 못할 것이다. 워낙 가볍고 가늘기 때문이다. 가볍고 가는 배트는 타자에게 두 가지를 유리하게 해준다. 먼저 배트 회전 속도를 빠르게 해 타구의 속도를 높여준다. 또 투수가 던진 공을 칠까 말까 결정할 시간을 늘려준다. 시시껄렁한 이점 같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1푼이 곧 100만달러를 뜻한다는 걸 생각하면 쉽게 넘길 일은 아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야구 배트는 물푸레나무로 만들었다. 그런데 질 좋은 이 원목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새 배트 재료가 등장했다. 단풍나무다. 캐나다의 국기에도 등장한 주인공인 데다 우리나라에서도 단풍놀이란 용어가 생길 정도로 흔한 나무다.다만 무게와 습한 재질 때문에 배트 재료로는 무시되어 왔다. 그러나 신기술 덕분에 가볍고 가는 단풍나무 배트의 제조가 가능해졌다. 지난 2001년 배리 본즈가 이 배트로 홈런 신기록을 세우자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60%가 사용하는 인기 제품이 됐고, 지금 우리 선수들도 애용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야구 현장을 오랜 기간 지켜본 관계자들은 예전의 배트는 금이 가거나 두 동강이 나며 부러지는데 요즘 제품들은 산산조각이 난다고 말한다. 산산조각이 난 배트는 피하기가 어렵다. 지난 4월 LA 다저스 구장의 관중이 이 부러진 배트 조각에 맞아 턱뼈가 부러지고 두 달 뒤에는 캔자스시티에서 심판이 다쳤다. 심각한 얼굴 부상을 당한 뉴욕 메츠의 한 관중이 550만달러의 소송을 제기하자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메이저리그는 즉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각 구단과 선수 노조의 대표가 위원회에 참가하고 있긴 하지만 핵심 멤버는 네 명이다. 국립산림제품연구소 출신이 대표이고, 여기에 목재 구조 전문가, 하버드의 통계학 교수, 매사추세츠 대학의 기계공학 교수 등이다. 이들은 6월부터 9월 초까지 1700개의 부러진 배트 조각과 조각나는 순간을 기록한 비디오를 수집했고,30여개에 이르는 공인 배트 제조 회사를 방문했다. 최종 분석 결과는 새달 보고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첫째 원인으로 단풍나무의 재질을 지적하고, 일부에서는 손잡이를 가늘게 만든 디자인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배트 제조 과정에서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 문제를 조사하는 데 통계학자가 참가한 것이 이상하게 보일지 몰라도 이는 사실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배트가 산산조각 나는 원인이 복합적일 경우엔 어떤 문제가 얼마나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해답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다행히 배트 조각이 큰 피해를 주는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메이저리그가 만약 배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을 만들 경우, 내년 3월 치러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적용될 게 뻔하다. 곧 베일을 벗을 ‘단풍나무 최종 보고서’가 잔뜩 눈길을 끄는 이유다.스포츠 투 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Seoul In]

    성동구(구청장 이호조) 오는 17일 청계천 하류에 조각공원·황토산책로 등 자연친화적인 테마단지가 문을 연다. 조각공원 옆 물놀이장에는 발광다이오드(LCD)를 이용, 형형색색 변하는 바닥분수를 설치해 새로운 명소로 만들었다. 또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엑스-게임장을 만들어 젊은이들이 찾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도시선진화추진단 2286-6286. 관악구(구청장 김효겸) 최근 복지도우미와 지역자활센터 사업단, 근로유지형 자활근로자 등 자활사업 참여자 350여명을 초대해 ‘재미있고, 행복한 인생 만들기’ 교육을 실시했다. 강사로는 윤선 행복센세이션 대표가 초청됐다. 윤 대표는 ‘웃는 사람이 승리한다, 나이만 먹고 늙지는 말자, 적극적인 삶은 나의 행복을 만든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생활복지과 880-3404. 중구(구청장 정동일) 11일 을지로6가 구민회관에서 명동입구 횡단보도 설치 관련 공청회를 연다. 이성모 서울대 교수의 진행으로 최효승 청주대 명예교수와 정석 경원대 교수, 이신해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원, 김영준 청해ENC 대표,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등이 토론한다. 도시디자인과 2260-4151.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1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신대방2동 구민회관에서 ‘제6회 노들어른 장기왕 선발대회’를 갖는다. 지역 경로당 회원 중 65세 이상 노인 200여명이 참가한다. 경기는 토너먼트식 단판 30분씩 진행된다. 심판은 한국장기협회 서울시지회에서 맡았다. 금·은·동·장려상 등을 선발, 트로피와 상장을 준다. 개회식에는 노인교실 회원들의 스포츠댄스와 노래 축하공연도 진행된다. 사회복지과 820-9709. 광진구(구청장 정송학) 11일 중곡동 뷔페음식점에서 지역 노인 200여명이 참가하는 ‘2008 새마을 경로잔치’를 연다. 이번 잔치는 푸짐한 점심식사와 함께 노래자랑 등 재미난 행사가 이어진다. 식사를 마치고 단풍이 예쁘게 물든 어린이대공원에서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은 액자에 담아 선물할 예정이다. 자치행정과 450-7156.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 생활질서 확립 대상 5개 분야에 대한 합동순찰 정비활동을 시작했다. 불법광고물, 쓰레기 무단투기, 노점상 노상적치물, 불법 주정차, 공사장 환경정비 분야 등이 중점 점검 분야다. 생활질서확립추진본부 2127-4492. 강서구(구청장 김재현) 오는 28일까지 나무, 비료 등을 무료로 나눠준다. 이는 ‘푸른 강서 가꾸기’ 의 하나다. 골목길 녹화, 아파트 열린녹지 조성지, 다중이용시설의 녹지, 기타 자투리땅 등 소유자나 소유단체는 누구나 가능하다. 공원녹지과 2657-8693.
  • 경북 신바람 났네

    경북 신바람 났네

    한적했던 경북의 농촌마을이 최근들어 ‘파란 눈’의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대고 있다. 경북도가 외국인들을 겨냥해 개발한 농촌체험투어에 각국 여행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6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 대상의 ‘경북 농업·농촌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동남아와 유럽 등 10여개국의 관광객 3만 600여명이 참가했다. 연말까지는 모두 5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치단체로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지난해 외국인 방문 객 2만 3000여명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올들어 이처럼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경북지역을 찾은 것은 도가 40여곳의 국내 외국인 전문여행사와 손잡고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농촌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개발, 판매에 나선 데 힘입었다. 도는 지금까지 이들 여행사의 사장 또는 관광 상품 개발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4차례에 걸쳐 영주 선비촌 등 경북의 전통 및 체험마을 30여곳을 둘러보는 팸 투어(현장답사)를 실시했다. 연말까지 2차례 더 계획돼 있다. 이들 여행사는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농촌 체험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 지사를 통해 관광객 유치활동을 펼쳤다. 외국인들에게 경북의 농·특산품인 사과·감·포도 ·복숭아·딸기 수확 및 와인 만들기 체험, 한옥촌 및 사찰 등 전통문화 체험 등을 관광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적중했다. 특히 농촌이 없는 싱가포르와 홍콩 등의 관광객들에게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체험관광지로는 조선시대 전통마을인 경주의 양동·세심마을, 안동 한지 공장, 영주 선비촌(예문관), 문경 철로자전거, 의성 사과 과수원, 영덕 진불마을, 청도 와인터널, 고령 개실마을 등이다. 특히 의성군 단촌면의 ‘애플 리즈’ 사과 과수원은 하루에 50~6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을 정도로 인기다. 이처럼 경북의 농촌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침체된 농촌은 활기를 되찾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도는 이들 관광객이 농특산품 구입 등에 1인당 평균 3만원 정도를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말까지 줄잡아 15억원의 관광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도는 앞으로 외국인이 가고 싶은 명소를 발굴하고 봄(꽃), 여름(바다), 가을(단풍), 겨울(눈)을 테마로 한 4계절 농촌체험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과일공원(사계절 과일 생산 및 가공공장) ▲테마별 과일 밸리(휴양·가족오락·판매시설 등) ▲도시형 와인 카페(사과, 석류, 체리 등) ▲퓨전 음식 밸리(전통 음식 및 과일류) 등 ‘외국인 농촌 체험 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겨울이 없는 동남아 외국인 유치 확대를 위해 눈썰매장과 스노모빌 투어, 래프팅 등 겨울 체험 상품도 적극 개발한다는 것이다. 경북도 최웅 농업정책과장은 “앞으로 농촌체험 관광의 고품질·국제화로 돈이 되는 농업·농촌 만들기에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낙엽비’ 맞으며 가을 떠나보낸다

    서울시내의 아름다운 단풍·낙엽거리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송파구 위례성길 일대에서 ‘낙엽거리축제’가 펼쳐진다. 송파구는 8~9일 방이동 몽촌토성역부터 소마미술관에 이르는 위례성길에서 공연무대, 전시회, 체험공간 등으로 꾸민 축제를 연다고 6일 밝혔다. 낙엽거리 무대에서 진행하는 본행사에는 재즈, 만돌린, 플루트, 색소폰 연주 등 클래식부터 7080포크송, 시 낭송까지 가을에 어울리는 다양한 공연이 예정돼 있다. 다채로운 전시회도 준비했다. 지역문화예술 연고단체 ‘문학바탕’은 시낭송회에 이어 10일 동안 위례성길에서 시화 전시회를 갖는다.8일 오후 1시 30분에는 송파문화원의 ‘꿈꾸는 예술대학’ 수강생들이 현수막 재활용 패션쇼를 열고, 오후 2시부터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기학부 학생들이 패션쇼를 펼친다. 소마미술관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올림픽공원 야외조각공원 작품을 즐기는 시간은 8일 오후 2시와 4시에 진행된다.투어진행 20분 전까지 낙엽거리 무대 옆 지정장소에 등록하면 된다. 낙엽거리 축제 행사기간 중에 소마미술관 입장료는 1000원, 한미사진미술관 입장료는 무료이다. 9일 몽촌토성역 1번 출구에서 진행되는 체험부스도 아이들에게 좋은 나들이 코스다. 수묵의 향기, 흙놀이를 통한 조소마당, 서양화마당, 송파산대놀이 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있다. 축제 기간 오후 1~5시에 열리는 사랑의 편지쓰기와 글짓기대회에 참여할 수도 있다. 편지를 쓴 뒤 준비된 우체통에 넣으면 적힌 주소로 배달해 준다. 글짓기 대회 참가자 중 심사를 통해 낙엽거리 작가상을 시상한다.7일까지 송파문화원(414-0354)에 사전신청하거나, 당일 현장 접수하면 된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단풍으로 물든 맛 온천으로 돋운다

    단풍으로 물든 맛 온천으로 돋운다

    가을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11월. 한국관광공사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가을 여행 상품 다섯 개를 선정, 발표했다. 단풍은 물론 맛있는 음식과 온천욕 등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상품들로 구성됐다. ●영월 다하누촌 한우+적멸보궁 법흥사 단풍+충주 앙성온천(당일) 붉게 물든 단풍구경도 하고 세계적으로 희귀한 탄산온천을 자랑하는 충주의 앙성 온천에서 피로도 풀 수 있는 1석2조의 휴식여행 상품이다. 정선의 다하누촌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일등급 한우를 맛볼 수 있다. 전국 여느 단풍명소들처럼 사람과 차량에 치이지 않고 호젓하게 산사의 여유로운 가을을 만끽할 수 있어 더 좋을 듯. 하나투어인터내셔날 (02)398-6516. ●‘호남의 금강’ 대둔산 단풍케이블카와 ‘추젓’ 강경젓갈(당일) 대둔산은 산세가 뛰어나 충남과 전북 두 곳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해 놓은 산이다. 그만큼 산세가 뛰어나다. 단풍이 물들 때면 천하절경 금강산과 닮았다고 해서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귀경길엔 가을 젓갈 ‘추젓’으로 유명한 강경포구에 들른다. 전통적인 솜씨로 각지에서 생산된 다양한 젓갈을 선별 구입한 뒤 발효, 숙성시켜 만든 강경젓갈을 맛볼 수 있다. 아름여행사 (02)722-0419.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 쁘띠프랑스와 남이섬 여행(당일) 멀지 않은 곳으로 나들이를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할 만한 상품.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촬영지인 쁘띠프랑스는 ‘이곳이 우리나라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건물만 보면 지중해 연안의 마을 같기도 하고, 주변 산들과 함께 보면 마치 알프스 산록의 전원마을 같은 느낌도 든다. 춘천 남이섬 동쪽 강변의 갈대밭과 서쪽 강변의 계수나무길, 북쪽강변의 희망의 남단, 그리고 메타세쿼이아길 등엔 지금 가을이 한창이다. 춘천닭갈비와 도시락 등 추억의 먹거리를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행스케치 (02)701-2506. ●단양팔경 나들이(당일) 단양군 최고의 명승지 단양팔경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단풍절경지. 옥순봉, 구담봉, 제비봉, 도담삼봉 등 다양한 단풍 비경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가을이 차분하게 내려앉은 단양팔경을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듯하다. 매달 1,6일엔 단양장이 열린다. 단양육쪽마늘 등 지역특산품과 만나는 좋은 기회다. 엘림항공여행사 (043)644-3501.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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