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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아, 천천히 가줄래…내 마음 시리지 않도록

    가을아, 천천히 가줄래…내 마음 시리지 않도록

    충북 보은의 속리산 국립공원에 ‘세조길’이 새로 생겼다. 조선의 4대 임금 세조가 재임 중 속리산 복천암을 찾았는데 이때 일을 바탕 삼아 이야기 길을 만들었다. 길은 속리산 아랫자락을 휘휘 돌아간다. 급한 오르막이 없으니 무르팍 아플 일도 없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국립공원 단풍길 10선’에 꼽을 만큼 단풍도 곱다. 이 계절에 딱 맞는 길이다. 세조길의 시작은 법주사, 끝은 세심정이다. 불법이 머무는 절집을 나서 마음을 씻어내는 곳까지 이르러야 비로소 홍진과 거리를 둘 준비가 끝난다는 뜻이 이 구간에 담겼지 싶다. 속리산 국립공원 초입.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이 객을 맞는다. 1464년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할 때 가지를 번쩍 들어 임금이 탄 가마를 안전하게 통과시켰다는 나무다. 이런 이유로 세조가 소나무에게 정이품 벼슬을 하사했다고 한다. 한때 완벽한 삼각형을 자랑했으나 지금은 한쪽 면이 병들어 온전하지 않다. 속리산 터미널을 지나 오른쪽으로 난 길로 접어든다. 이른바 ‘오리숲길’이다. 상가 지역에서 법주사까지 거리가 5리(2㎞)라 지어진 이름이다. 법주사가 생기며 이 숲길의 역사도 시작됐을 터. 그만큼 숲은 깊다. 늙은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어우러졌다. 한때 아스팔트였던 길은 황토로 바뀌었고, 눈을 즐겁게 하는 조각작품들도 나무 사이사이에 숨겨 뒀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드는 길이 호젓하다. 전나무, 참나무 어울린 숲길이 발걸음을 늦춘다. 숲이 주는 피톤치드로 속세의 때를 씻을 무렵, 길 끝에서 법주사가 자태를 드러낸다. 법주사는 ‘보물사찰’로 불린다. 그만큼 문화재가 많다는 뜻이다. 목탑 형태의 팔상전(국보 55호)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건물은 못을 쓰지 않고 나무를 덧대 짜맞췄다. 그 기술이 워낙 뛰어나 한 부분이 소실돼도 나머지는 끄떡없다고 한다. 팔상전 뒤엔 쌍사자석등(국보 5호)이 있다. 사자 두 마리가 석등을 받치고 선 모양새다. 암수를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두 사자 사이에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데, 범부의 눈으로는 당최 구분이 가질 않는다. 연꽃모양의 석연지(국보 64호), 옛날 3000여명의 승려들이 먹을 밥을 지었다는 철확, 독특한 모양의 희견보살상, 바위에 새긴 마애여래의상, 수정봉에 굴러떨어졌다는 추래암 등 경내에 독특한 볼거리가 많다. 마당에는 높이 33m의 거대한 미륵대불이 세워져 있다. 지난해 개금불사(불상에 금칠을 다시 할 때 행하는 의식)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관람객을 굽어보는 시선은 여전히 고요하다. 세속의 일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달관의 뜻일 터다. 세조길 탐방에 나선다. 법주사 옆에 들머리가 있다. 법주사 삼거리에서 상수원지~탈골암 입구~목욕소~세심정으로 이어진다. 세조는 1464년 신미대사를 만나기 위해 속리산 복천암을 찾았다. 이때 일을 각색한 것이 세조길의 바탕이 됐다. 세조길은 문장대 등으로 가던 옛 등산로와 붙었다 떨어지길 반복하며 세심정까지 간다. 거리는 2.5㎞ 정도다. 왕복 5㎞에 달하는 산길이지만 급한 오르막이 없어 산책하듯 설렁설렁 다녀올 수 있다. 들머리를 나서면 쭉쭉 뻗은 나무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길은 폐목을 재활용한 목재블록을 써 조성됐다. 나무 재질이라 대기열은 흡수하고 빛의 반사를 줄여 한여름에도 시원하고 눈부심이 덜하다. 걸을 때 무릎에 전해지는 하중은 콘크리트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나무가 완충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무장애 탐방로도 일정 구간 조성해 뒀다. 이 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역사는 옛 법주사 터다. 옛 법주사의 흔적 일부가 남아 있는 곳이다. 법주사는 한때 약 3000명의 승려가 머물렀던 대가람이다. 임진왜란을 겪으며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됐고 현재는 건물 터만 남았다. 안내판에 따르면 신미대사를 찾아 복천암으로 향하던 세조가 이곳에서 승려들과 담소를 나누며 자신의 죄를 깨달았다고 한다. 바로 옆은 눈썹바위다. 생김새가 사람의 눈썹을 닮았다는 바위다. 너럭바위 형태의 바위는 길 쪽을 향해 꽤 너른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오래전 이 길을 오가던 많은 이들이 비와 햇볕을 피했을 터. 세조도 이 바위에 앉아 다리쉼을 했다고 전해진다. 눈썹바위 바로 위는 상수원지다. 세조길 여러 구간 가운데 최고의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맑은 계곡수와 단풍 숲이 멋들어지게 어울렸고 이를 저수지가 또 한 번 그대로 비춰내고 있다. 저수지 주변에 의자가 여럿 놓여 있다. 새소리 바람 소리 들으며 다리쉼하기 맞춤하다. 세조길 주변엔 여러 이야기들을 담은 안내판이 여러 곳에 세워져 있다. 그중 하나가 세희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내용은 이렇다. 세조에겐 알려지지 않은 큰딸이 있었다. 그가 바로 세희공주다. 세조의 단종 왕위찬탈을 반대한 세희공주는 궁궐을 도망치듯 나왔고, 도피 도중 한 나무꾼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이 나무꾼은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김종서 장군의 손자였다. 둘은 속리산에 숨어 산다. 그러다 요양 차 속리산을 찾은 세조의 눈에 띄게 됐다. 둘은 함께 궁궐로 돌아가자는 세조의 청을 뿌리치고 다시 도망을 쳤고, 낙담한 세조가 사위에게 주려던 벼슬을 자신을 위해 나뭇가지를 쳐들었던 정이품송에게 대신 하사했다는 게 이야기의 얼개다. 조선 후기 서유경이 지은 ‘금계필담’에 나오는 허구적 야담으로, TV드라마 ‘공주의 남자’로 각색돼 방송되기도 했다. 이어서 목욕소. 세조가 몸을 씻었다는 작은 못이다. 법주사에서 국운 번창을 위한 대법회를 연 세조가 목욕을 했는데 뜻밖에 몸의 종기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고 한다. 목욕소 바로 위는 세심정이다. 세심정 휴게소에서 오른쪽 상고암 방향으로 작은 다리를 건너면 두 개의 돌 절구와 만난다. 13~14세기까지 실제 사용됐던 돌 절구다. 계곡수를 이용해 물레방아 형태로 곡식을 빻았다고 한다. 돌 절구 너머로 너럭바위가 있고 기암 사이사이로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폭포들이 흘러내린다. 여기가 세심정이다. 마음 씻기 어려운 장삼이사라도 최소한 눈은 씻을 만한 풍경이 여기에 있다. 속리산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많다. 선병국 가옥은 속리산 가는 길목에 있는 고택이다. 보성선씨 종갓집으로, 호남에서 첫손 꼽히는 만석꾼이었던 보성선씨 가문이 당대 최고의 풍수사를 대동하고 전국을 돌다 찾아낸 명당자리에 지었다. 1903년부터 1925년까지, 건립 기간만 무려 22년을 헤아린다. 삼년산성은 신라 자비왕 13년(470년)부터 3000여명의 인부를 동원해 3년 동안 쌓은 성이다. 높이 13~20m의 성벽이 1.7㎞ 정도 산자락을 둘러치고 있다. 삼년산성은 신라 축성술의 정수다. 당대 최고의 기술이 총동원돼 세워졌다. 성벽은 대단히 견고하다. 어지간한 투석기로는 흠집조차 내지 못할 정도다. 이 덕에 크고 작은 150여 차례의 전투를 치르면서도 단 한 차례도 함락되지 않았다고 한다. 선병국 가옥에서 8㎞쯤 떨어져 있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3) 산채비빔밥에 대추왕순대찜‘산해진미’에 살오른 가을 →가는 길 :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가자면 당진영덕 고속도로 속리산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알기 쉽다. 고속버스는 센트럴, 남부, 동서울에서 각각 출발한다. 10여분 간격으로 고속버스가 다니는 청주까지 간 뒤 직행버스로 속리산까지 갈 수도 있다. 삼년산성을 먼저 보겠다면 당진영덕 고속도로 보은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빠르다. 삼년산성은 보은군청에서 1㎞ 떨어진 곳에 있다. →맛집 : 속리산 입구에 산채비빔밥 등을 내는 집들이 즐비하다. 용궁식당(542-9288)은 오징어볶음과 매운 닭발볶음이 맛있다. 김천식당(543-1413)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순대전골 맛집이다. 국보식당(543-6369)도 순대를 잘한다. 대추왕순대찜으로 이름났다. →잘 곳 : 숲에서 잠들고 싶다면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543-1472), 말티재자연휴양림(543-6282)이 좋다. 속리산 입구에 레이크힐스 호텔 속리산(542-5281), 힐파크(543-3650) 등 숙소들이 밀집돼 있다.
  • 몰래 가로수 심은 뒤 편지 남긴 7세 소녀 화제

    몰래 가로수 심은 뒤 편지 남긴 7세 소녀 화제

    영국 런던에 있는 옥스퍼드가(街).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거리에 있는 가로수에는 화려한 조명등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중 한 곳에는 유독 키 작은 단풍나무 한 그루가 있어 눈길을 끈다. 거기에는 한 7세 소녀가 “친애하는 여러분께”라는 말로 시작하는 편지 한 장을 매달아 놔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7세 소녀 아라벨라 코르넬리우스가 쓴 편지 한 장이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 “용돈으로 산 묘목의 성장을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적혀 있다. ‘친애하는 여러분께, 내 이름은 아라벨라 코르넬리우스라고 하며, 7세입니다. 난 여러분이 이 나무가 자라는 것을 보고 즐기도록 여기에 이를 심었습니다. 이 나무는 내 용돈으로 산 것이니 존중해주시기 바랍니다. 게다가 아빠는 이 나무를 심어 체포될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나를 도와줬습니다. 아라벨라가 ♡’ 사진 속에 가짜 수염을 붙이고 있는 여자아이가 바로 아라벨라다. 이 소녀는 부친과 함께 이 단풍나무를 몰래 심었다. 하지만 새로 심은 나무에 대한 걱정 때문에 거기에 메시지를 남겼다는 것이다. 어느 날, 아라벨라의 부친은 퇴근길 괴한들에 의해 가로수가 부러진 것을 목격했다. 옥스퍼드가는 세계 최고의 쇼핑 지역으로 유명하지만, 가로수가 철거된 뒤에도 런던 시 측은 거기에 새로운 나무를 심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아라벨라는 “아빠, 우리가 심자. 어두운 밤 중에 심어버리자”라고 말하며 7세 아이다운 발상을 했다. 하지만 닐은 “체포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일단 딸의 제안을 보류했다. 그런데 아라벨라의 결심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날 이 소녀는 아버지를 끌고 가다시피 함께 차에 타고 상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용돈을 털어 단풍나무 묘목 한 그루를 샀다. 그리고 인적이 뜸한 밤, 아버지의 도움으로 비어 있던 길가에 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또 다른 누군가가 혹시 나무를 파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라벨라는 아직 가녀린 단풍나무 줄기에 메시지를 붙여놨던 것이다. · 도시의 미관을 지키는 ‘게릴라 정원사’ 부녀 사실 이들 부녀가 몰래 벌인 나무 심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도 이들은 웨스트민스터에 있는 메릴본에서 시들어버린 나무뿌리에 해바라기와 토마토 등 다양한 식물을 심었다. 그리고 부녀가 심은 식수는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눈에 띄면서 그 사진이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들 부녀에게는 어느덧 ‘게릴라 정원사’라는 별명까지 붙게 됐다. 사람들의 반응도 뜨겁다. 텔레그래프는 “이런 일을 해줘서 감사하다”, “이들이야말로 도시의 미관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호평을 소개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을소풍 추억 나누고 송파 주민 목소리도 들어요”

    “가을소풍 추억 나누고 송파 주민 목소리도 들어요”

    다양한 계층 민원·제안 쏟아내 “저 어렸을 적 소풍 갈 땐 경상도 시골에 김이 귀해 어머니가 맨날 흰밥, 보리밥만 싸 주셨어도 설레서 전날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아련하네요.” 샛노란 은행나무 단풍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물들인 지난 4일, 박춘희 송파구청장과 방이2동 주민 30여명이 삶은 달걀·고구마와 김밥 도시락을 앞에 놓고 둥그렇게 자리를 펼쳤다. 동심으로 돌아간 가을소풍에 구청장도, 주민들도 입가에 함박웃음이 흘렀다. 박 구청장은 매년 봄·가을 개최해 온 ‘주민과의 만남’ 행사의 콘셉트를 올가을 ‘야외 소풍’으로 바꿨다. 관내 25개동 주민들과 콧바람을 쐬며 설레는 기분으로 만나자는 취지다. 이날은 방이동 주부환경협의회, 재능동우회, 프리테니스 몽촌클럽 소속 주민들이 함께 마실을 나왔다. 박 구청장은 “딱딱한 구청 건물 안에서 결재서류만 보다가 야외에서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과 소풍에 얽힌 추억을 하나씩 꺼내놓으면 공감대도 형성되고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지더라”고 했다. 그동안 학교 학부모회, 스포츠 동호회, 독서모임 등 다양한 계층·주제의 모임으로 진행됐다. 방이2동은 1만 2000여 가구, 2만 7000여명이 사는 송파구 끝자락이다. 주거지역과 한성백제 유적지·상업지역이 혼재된 지역이다. 주민들은 함께 준비해 온 간식을 나눠 먹으며 자유롭게 박 구청장에게 민원과 제안들을 쏟아놨다. 주민 김남이씨는 “방이동 먹자골목 인도에 불법주차한 자동차들 때문에 보행자들이 차도로 걸어다녀야 할 정도”라며 “주차 단속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박 구청장은 “단속은 하고 있지만 잘 안 된다. 지속적으로 챙겨 보겠다”고 약속했다. 주민 차혜선씨는 “방이2동에 구립 어린이집이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라며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길 곳을 마련해 주는 게 저출산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자원봉사 댄스강사인 이기숙씨는 “경로당에서 고스톱으로 시간을 때우는 어르신들이 태반인데 교육·문화 프로그램이 확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건의했다. 송파구는 취합된 의견들을 담당 과의 검토를 거친 뒤 처리 결과를 회신할 예정이다. 공연규 자치행정과장은 “상반기 주민과의 대화가 동별 업무보고 형식으로 사무적이었다면 하반기 만남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라고 전했다. 앞서 여러 가지 형식으로 구청장과 주민 대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지만 올해처럼 주민들의 호응이 열띤 적은 없었다는 게 구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 구청장은 “자잘해 보이지만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존재를 지척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송파구의 가을소풍은 오는 15일 막을 내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단풍과 만난 공공미술… 안양은 지금 ‘지붕 없는 미술관’

    [명인·명물을 찾아서] 단풍과 만난 공공미술… 안양은 지금 ‘지붕 없는 미술관’

    계절의 빛을 담아 내느라 분주한 관악·삼성산 자락의 ‘안양예술공원’. 다양한 신개념의 공공예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계곡을 따라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가 탄생시킨 세계 거장들의 작품이 즐비하게 늘어서 갑자기 깊어진 가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선다. 안양예술공원 내 안양파빌리온에서 작품 지도 한 장을 들고 작품을 찾아 단풍 길을 걸으면 최고의 가을 산행이 된다. 6일 안양시에 따르면 서울 근교의 휴양지로 한때 무허가 건물이 난립했던 경기 안양유원지가 APAP를 통해 창조·예술의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시는 더 나아가 평촌 등 안양 전역을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변모시켰다. 안양의 역사, 문화, 지형에서 영감을 얻은 미술, 조각,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공공예술 작품을 도심 곳곳에 설치했다. 다섯 번째 APAP가 지난달 15일 막을 올리고 두 달간 일정에 들어갔다. 안양을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새롭게 꾸미기 위해 2005년 처음 시작했으며 3년마다 열린다. 올해 5회째인 ‘APAP 5’는 지난 11년 동안의 성과를 한데 모아 공공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기존의 회화, 조형, 설치 중심이던 공공예술을 영화, 패션, 사운드,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공공예술의 다양성을 높였다. 특히 시민과 함께하는 협업 프로젝트를 늘려 공공예술축제의 의미를 더욱 살렸다. 첫해와 2년 만에 열린 2회 때는 공공예술축제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조형물을 만들고 설치하는 데 주력했다. 2010년 3회 때는 공동체 미술에 중점을 뒀다. 2013년 4회 때는 아카이브를 우선했다.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였던 재미 큐레이터 주은지(46·여)씨가 APAP 5 예술감독을 맡으며 변신을 시도했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 20명과 작가 집합 3팀(총 작가 56명)이 참여했다. 안양과 주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예술단체와도 협력해 한층 진화된 공공예술의 장으로 펼쳤다. APAP 5는 작가 중심에서 벗어나 ‘시민과 함께하는 협업 프로젝트’를 다수 선보였다.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출신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는 진흙으로 디자인한 돔 형태의 가마새 둥지 100여개를 안양시민과 함께 도심 곳곳에 설치했다. 인공 건축물까지 개입하며 자신의 보금자리를 짓고야 마는 이 새의 서식 습관을 면밀히 관찰한 작가는 이 새의 둥지를 안양의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인공환경에도 설치했다. 부부이자 작가 듀오인 조지은과 양철모의 믹스라이스는 안양 시민의 한 축인 노동자들을 위해 워크숍을 진행했고,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상 작품을 선보였다. 또 퍼포먼스로 유명한 박보나 작가는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안양지역 학생들과 ‘패러다이스 시티’를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촬영, 안양역 등 시내 곳곳에서 상영한다. 안양예술공원 예술공원로 상점 20곳에서는 안양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상인과 함께하는 ‘상점 속 예술’이 진행된다. 시민이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전시하는 과정을 통해 카페, 음식점 같은 상점이 갤러리로 운영된다. APAP 5에서 처음 시도되는 패션 분야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패션브랜드 도사(dosa)를 창립한 크리스티나 김은 안양천 바위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쿠션’ 작업을 시민과 함께 목화솜 등을 채우는 공동작업으로 완성했다. 천연 재료로 염색한 유기농 무명천으로 만든 쿠션을 안양파빌리온에 전시한다. 안양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영상도 만나 볼 수 있다. 미술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임흥순의 새터민 여성의 삶을 주제로 한 중편영화 ‘려행’이 매주 토요일 롯데시네마 평촌점에서 상영된다. 박찬경 감독은 지난 11년간 공공예술 축제로 변화된 안양의 풍경을 담은 영상을 APAP 5 공식 트레일러(예고편)로 공개했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화가이자 개념예술가인 바이런 김은 안양사 터에서 영적인 활동이 새로이 시작되도록 김중업건축박물관 지하에 오방색을 소재로 한 그림 한 점을 놓고, 근처의 건물에 사색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그는 또 네 차례에 걸쳐 설치된 대표적 작품과 연계한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소개한다. APAP 1회 작품인 ‘안양 전망대’에 깃발을 설치했다. 최정화 작가는 역시 1회의 대표 작품 ‘안양파빌리온’을 강철, 거푸집에 쓰인 합판, 시민들이 기증한 가구와 길에서 찾은 가구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꾸몄다. 안양예술공원을 주 무대로 시민의 일상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작품도 설치된다. 마이클 주(미국)는 안양예술공원 내 숲을 보호하기 위한 설치 작업을 했다. 돌과 구리를 재료로 활용, 물방울이 튀어오르는 모양의 피뢰침을 연상시키는 형태를 제작해 안양의 자연과 환경을 존중하는 상징성을 표현했다. 이 외에도 참여 작가들의 작품 중 길초실의 무제(안양, X-게임장) 2017, 덴마크 건축그룹 슈퍼플렉스의 ‘APAP 웰컴센터’ , 베트남 작가 얀 보의 ‘플레이스케이프’의 장기 건축 프로젝트는 내년 봄에 완성된다. APAP 5의 도록은 이 시기에 맞춰 발행된다. 11년째 접어든 APAP는 안양의 도시 풍경을 다양하게 바꾸고, 시민들의 일상에 예술을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네 차례 APAP를 개최하며 국내외 유명작가 50여명의 설치 예술작품 140여점이 안양예술공원, 평촌 등 안양 도심 곳곳에 영구 설치됐다. 포르투갈 모더니즘 건축의 대가인 알바루 시자 비에이라가 설계한 ‘안양파빌리온’, 네널란드 건축가그룹 MVRD의 ‘안양전망대’, 이승택의 ‘용의 꼬리’, 아콘치 스튜디오의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 등이 대표적 작품들이다. 제5회 APAP를 총괄하는 정재왈(52)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는 “공공예술은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마을과 도시 곳곳에 작품을 세워 예술을 시민 가까이에 다가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apap.or.kr)를 참조하면 된다. 글 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마약 OUT” 2500여명 한마음 한걸음

    “마약 OUT” 2500여명 한마음 한걸음

    마약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경계심을 높이자는 취지로 서울신문이 주최한 ‘2016 마약퇴치기원 걷기대회’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렸다. 포근한 가을 날씨 속에 진행된 행사에는 친구, 연인, 가족 단위 시민 25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참가자들은 단풍으로 붉게 물든 하늘공원과 코스모스가 만개한 노을공원 둘레길을 따라 5.8㎞를 1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마약탐지견 시범행사 큰 호응 특히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가족 참가자가 많았다. 지난해에 이어 걷기대회에 참가했다는 박태균(51·직장인)씨는 “사회악인 마약을 퇴치하자는 취지도 좋고 가족들과 가볍게 운동하는 코스로도 좋아 함께 나왔다”며 “내년에 또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은 페이스 페인팅, 전통놀이 등을 하며 체험부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관세청이 마련한 마약탐지견 시범 행사는 큰 호응을 얻었다. 마약탐지견이 여러 개의 가방 중에 마약이 든 가방을 찾고, 마약을 소지한 사람을 식별하는 시범을 보였다. 6살 아들, 7살 딸과 함께 참여한 박영종(42)씨는 “멀지 않은 거리라 큰 부담없이 나왔는데 걷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마약탐지견을 보며 무척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마약류 유통 엄중한 관리 필요”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손쉽게 마약을 접하고 있다”며 “국민의 경계심과 기관의 철저한 대책, 엄정한 관리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손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축사에서 “걷기대회 행사를 통해 마약류 폐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마약류 범죄 근절 등을 위한 정책에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며 “마약류 범죄를 예방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열 관세청 차장과 이경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도 불법 마약류의 폐해와 마약 퇴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대검찰청, 재단법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후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가을 정취 따라 함께 걸어요…본지 주최 제6회 마약퇴치기원 걷기대회

    가을 정취 따라 함께 걸어요…본지 주최 제6회 마약퇴치기원 걷기대회

    서울신문사가 주최하는 ‘2016 마약퇴치기원 걷기대회’가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렸다. 포근한 가을 날씨 속에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친구, 연인, 가족 단위 시민 25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대회는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계심을 높이려는 캠페인의 목적으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단풍으로 붉게 물든 하늘공원과 코스모스가 만개한 노을공원 둘레 길 약 5.8㎞를 걸었다.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은 인사말에서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손쉽게 마약을 접하고 있다”며 “국민의 경계심과 기관의 철저한 대책, 엄정한 관리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손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평가원장은 “걷기대회 행사를 통해 마약류 폐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마약류 범죄근절 등을 위한 정책에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며 “마약류 범죄를 예방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축사 한 김종열 관세청 차장과 이경희 한국마약퇴치본부 이사장도 불법 마약류의 폐해와 마약퇴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은 체험부스에서 페이스 페인팅, 전통놀이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관세청이 마련한 마약탐지견 시범 행사가 큰 호응을 받았다. 마약탐지견이 여러 개의 가방 중에 마약이 숨겨진 가방을 찾고, 마약을 소지한 사람을 탐색·식별하는 시범을 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2번째 걷기대회에 참가했다는 회사원 박태균(51)씨는 “취지도 좋고 가볍게 운동도 할 겸 가족들과 함께 나왔다”며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대검찰청, 재단법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후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금요 포커스] ICT와 과학적 산불예방/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

    [금요 포커스] ICT와 과학적 산불예방/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

    11월, 가을철 산불조심 기간이 시작됐다. 단풍을 즐기려는 나들이객의 발걸음이 늘고 여름철에 비해 건조해지는 가을철은 산불 위험도가 높아진다. 더욱이 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낙엽마저 바싹 말라 사소한 불씨 하나로도 산불이 발생할 수 있기에 산불 발생 예방과 초기 진화를 위한 전략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는데, 대형 산불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재앙으로 기억된다. 2000년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로 여의도 면적의 82배에 해당하는 2만 3794㏊의 울창한 숲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2005년에는 천년고찰인 낙산사가 산불로 잿더미가 되는 큰 피해를 봤고 양양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까지 했다. 2013년에는 포항 도심에서 산불이 발생해 사상자를 내고 주택이 소실되는 등의 피해를 불렀다. 산불 발생으로 소중한 생명과 삶의 터전, 문화재까지 잃어버린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진행됐다. 결론은 산불의 초기 진화다. 산불위험을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철저히 대비해 산불이 발생하면 대형화하기 전에 초기에 진화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산림과학원은 급변하는 산림재해를 과학적으로 예방, 관리하고자 첨단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기술 도입에 나섰다.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http://forestfire.nifos.go.kr) 구축을 시작으로 산불확산예측시스템, 산불현장정보공유시스템 등을 잇따라 개발했고 산악기상관측망을 전국에 구축하고 있다. 현재는 드론을 활용한 산림재해 대응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은 산불 예방의 중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산불 위기 등급(관심·주의·경계·심각)을 결정 짓고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산불 감시활동의 기초자료로 이용된다. 2014년부터는 대규모 소나무 숲이 있는 곳에서 바람이 세고 건조도가 높을 경우 ‘대형 산불 위험 예보제’를 운영해 산불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미리 알려주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기상예보 빅데이터를 토대로 소각산불징후 예보제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아울러 평지보다 세 배 강한 바람과 두 배가량 많은 강수량을 보이는 산악지역의 산불을 비롯한 산림재해를 정확히 예측하고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국 주요 산악지역에 산악기상관측망을 구축했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빅데이터의 융합과 협력을 통해 올해 산불예측 정확도를 2014년 대비 10% 포인트 높인 87%까지 향상시켰다.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소통채널도 마련했다. 기상청, 국방부와 협력해 현재까지 152곳의 산악기상관측망을 구축해, 찾아가는 맞춤형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악기상관측망은 내년까지 20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헬기 투입이 불가능한 야간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드론 활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드론을 투입해 화선(火線)을 탐지하고 피해 범위를 모니터링해 산불 확산 경로를 예측하고 그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진화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이다. 절벽이나 급경사지에 소화약제나 소화탄 등을 투하해 산불 진화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시야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서 열 감지 센서가 부착된 드론을 이용한 수색 및 응급 구호 물품 수송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ICT 기반의 산불 연구 성과들은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방부는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을 사격훈련 여부를 결정하거나 DMZ 산불에 대응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송전탑 주변 산불예방을 통해 정전사태를 방지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소각산불징후예보를 통해 소각산불 발생 위험 지역을 주민에게 공지하고 있으며 논밭두렁 소각 행위를 단속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산악기상망에서 측정한 날씨 정보는 등산객의 조난 사고 예방에 기여한다. 산불은 실화(失火), 논밭·쓰레기 소각 등 대부분 사람들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인재(人災)라 할 수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조심하면 대부분의 산불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과학적 자료 분석을 통한 정확한 예측과 신속한 대응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산불로부터 산림을 지키려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협조다. 푸른 숲, 그 사랑의 시작은 산불예방이다.
  • 국화 꽃 핀 노원구청… “꽃말서 공직자 덕목도 배워”

    국화 꽃 핀 노원구청… “꽃말서 공직자 덕목도 배워”

    “흰 국화의 꽃말이 성실과 진실, 감사라고 하는데 구청장이 새겨들어야 할 가치잖아요.” 3일 서울 노원구청 야외 주차장과 1층 로비에 국화꽃이 활짝 폈다. 노원 에코센터의 국화재배교실 수강생들이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10번 넘는 강의를 들으며 직접 키운 국화 분재(작은 화분에 키 작은 나무를 심어 큰 나무의 특징을 축소시켜 꾸민 것) 6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열린 것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로비에서 자잘한 흰 꽃이 피는 ‘백조’ 품종으로 만든 국화 분재를 들여다보며 웃었다. 그는 “다른 수강생들처럼 7~8개월간 꼬박 국화를 가꾸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모양을 갖춘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국화 분재를 키우다 보면 자연스레 인내심도 생긴다. 순을 자르고 철사로 줄기와 가지의 모양을 잡으며 수개월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강의를 맡은 김학구씨는 “첫 강의를 할 때 수강생이 25명이었는데 10명은 중간에 포기하고 15명만 남았다”면서 “분재를 배우면 불안한 심리가 가라앉기 때문에 예전에는 교도소 수감자를 대상으로 많이 교육했다”고 말했다.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 수목 분재는 수십년이 걸리지만 국화 분재는 봄에 시작해서 가을이면 멋진 자태에 아름다운 꽃, 진한 향기까지 감상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구 관계자는 “국화재배교실 수강생들은 40~60대 여성이 많은데 내용이 좋다고 동네에 소문이 퍼졌다”면서 “내년에도 25명 정도 신청자를 모아 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화 분재 전시회는 오는 11일까지 진행되며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구청에 오면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길섶에서] 비상용 망치/박홍기 논설위원

    고향 가는 버스에 올랐다. 일부러 둘러봤다. 비상용 망치,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망치는 앞쪽 좌석 양옆에 비치돼 있었다. 출발을 앞두고 버스 기사가 승객을 향해 서서 망치와 소화기 등 응급 공구의 위치를 알려 줬다. 뒤쪽에도 2개가 더 있었다. 망치 사용법도 설명했다. 전에 못 보던 광경이다. 항공기 승무원 같은 동작도, 영상도 없었지만 비교적 자세했다. 비상시 대처 알림은 진작부터 챙기고, 시행됐어야 할 기본 조치인데 사고를 당하고서야. 승객들은 기사의 안내에 무덤덤했다. 기사도 하지 않던 업무라 쑥스러운 듯했다. 근데 기사의 설명에는 ‘왜’가 없었다. ‘사고’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금기인지는 몰라도, 그러니 시큰둥할 수밖에. 사고가 날 때마다 갖가지 대책이 새로운 내용인 양 쏟아져 나오기 일쑤다. 기사의 졸음 운전 탓에 버스가 승용차를 덮쳤을 때도, 어린이가 유치원 버스 안에서 변을 당했을 때도 그랬다. 안전 관리 매뉴얼만 지켰더라면 없었을 사고인데. 언제까지 미리 손을 보지 않고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칠 텐가. 차창 밖엔 가을걷이가 끝난 휑한 논과 색색 단풍으로 뒤덮인 산들이 펼쳐졌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아픔 뒤, 더 깊어진 가을 古都

    아픔 뒤, 더 깊어진 가을 古都

    경주 단풍은 소박하다. 이름난 관광지들이 많아 화려할 것이라 생각될 뿐, 단풍나무처럼 붉은 빛을 내는 수종보다는 벚나무, 느티나무 같은 주황, 노랑 등의 수수한 빛깔을 내는 나무들이 더 많다. 그래도 워낙 아름다운 문화유산들과 함께 있으니 평범한 단풍인데도 더 화려하고 웅숭깊게 느껴진다. 단풍 나들이로는 다소 이르게 경북 경주를 돌아봤다. 중부 지방과 달리 아랫녘은 아직 단풍이 절정에 이르지 못했다. 화려한 풍경 너머로 까닭 모를 스산함, 애잔함이 느껴지는 것이 고도(古都)의 가을일 터. 이런 서정들과 마주하려면 아무래도 11월 중순은 돼야 하지 싶다. 경주 간다고 하면 주변에서 걱정부터 한다. 부러움 일색이었던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물론 경주 지진 이후에 생긴 현상이다. 경주에 가면서 지진을 의식하지 않을 강심장이 있을까. 계획을 세우고 돌아올 때까지 지진은 늘 장삼이사들의 머릿속을 맴돈다. 경주 단풍을 두고 ‘5대 명소’ 운운하는 이들이 있다. 어디 다섯 곳뿐이랴. 사람에 따라 보는 시각도 다르니 명소 숫자 또한 대단한 의미는 없지 싶다. 다만 누구나 첫손 꼽는 곳은 있다. 불국사다. 가을이면 석굴암과 불국사를 잇는 산책로 곳곳이 다양한 빛깔의 단풍으로 물든다. 불국사에 들면 누구나, 반드시 찾아 ‘인증샷’ 찍는 장소가 있다. 백운교와 청운교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자리다. 이곳에 늙은 단풍나무가 서 있다. 보통 불국사 단풍 하면 연상되는 사진의 거의 대부분이 여기서 촬영됐다고 봐도 틀림없다. 불국사 단풍은 이제야 홍조를 띠기 시작했다. 11월 첫 주말쯤 절정에 달하기 시작해 둘째 주까지 짙은 단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문관광단지는 전체가 단풍 명소라 불러도 좋겠다. 특히 늙은 벚나무들이 전하는 주황빛 단풍이 인상적이다. 보문관광단지는 봄철 벚꽃으로 이름났다. 1970년대 심은 벚나무들이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나서 무게감 있는 가을 풍경을 펼쳐낸다. 먼저 차로 보문단지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본 다음, 보문호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는 순서로 여정을 꾸리면 무난하지 싶다. 보문호 단풍은 10월 말 현재 절반 정도 물들었다. 11월 초, 중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경주 단풍 5대 명소’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보문정은 공사 중이다. 보문정 역시 이른 봄 벚꽃으로 명성 높은 곳이다. 벚나무들이 주황색 나뭇잎은 매달고 있겠지만 다소 산만한 풍경에 머무르고 말 듯하다. ●봄 벚꽃·가을 단풍… 어여쁜 보문단지 경주 시내로 들어오면 계림을 먼저 찾아야 한다. 첨성대와 반월성 사이에 있는 작은 숲이다. 신라의 시조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김알지의 탄생 설화가 담긴 곳이다. 흰 닭 울음 소리로 찾아간 숲속에 금궤가 있었고, 이 안에서 사내아이가 나왔다는 게 설화의 얼개다. 계림의 면적은 7300㎡(약 2200평) 정도다.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등 늙은 나무들이 펼쳐내는 단풍이 수수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계림 입구는 교촌마을이다. 저 유명한 경주 최 부자 고택이 이 마을에 있다. “흉년에 곳간을 열어 사방 100리(40㎞) 안에 굶어 죽는 이가 없게 하라”며 한국의 부자로는 드물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경주 최씨 가문의 800석 곳간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포석정지도 붉은 단풍으로 이름났다. 경북 산림환경연구원은 다양한 수종의 단풍들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동학 창시자 최제우가 수련했다고 알려진 용담정 단풍도 현지인들에겐 꽤 알려져 있다. 여기까지가 호사가들 입에 흔히 오르내리는 곳이다. ●양동마을, 유네스코 지정 ‘韓 역사마을’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명소들도 있다. 운곡서원은 350년 이상 묵은 거대한 은행나무가 노란 꽃구름을 만드는 곳이다. 반면 도리마을은 수령은 짧지만 쭉쭉 뻗은 은행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곳이다. 둘 다 경주 외곽에 있어서 찾아가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 방향도 운곡서원은 경주 동쪽, 도리마을은 서북쪽이어서 두 곳 모두 보기는 쉽지 않다. 운곡서원 은행나무는 고색창연한 정자 유연정 앞에 서 있다. 나뭇잎이 오리발을 닮았고 가지가 오리 다리와 비슷해 압각수라고도 불린다. 운곡서원, 유연정 모두 안동 권씨 시조인 권행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건물이다. 11월 중순께 가면 은행잎이 노란 꽃비처럼 떨어지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양동마을은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한국의 역사 마을’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160여 가구에 이른다는 초가집, 기와집들이 마을 뒷산의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이 평화롭다. 월성 손씨의 종가인 서백당, 여강 이씨의 종가 무첨당, 집과 정자를 겸한 양식이 독특한 관가정, 중종이 이언적을 위해 지어준 향단 등이 대표적인 건물로 꼽힌다. 무장산은 짧은 억새 산행을 즐기기 맞춤하다. 두 시간 정도면 억새꽃이 흐드러진 무장산 일대를 돌아볼 수 있다. 억새철엔 찾는 사람이 워낙 많아 주말에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11월 27일까지 무장산 1, 2주차장에서 산행 기점까지 등산객을 실어 나른다. 경주까지 왔으니 바다 구경 안 할 수 없다. 경주 시내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불국사,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줄줄이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감포항을 지나 포항 구룡포 쪽으로 가는 길이다. 감포항은 탑모양을 새긴 등대가 인상적인 포구다.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볼거리가 좀더 많다. 사실 이 길에서 가장 이름난 여행지는 문무대왕릉이었다. 흔히 대왕암이라고도 불리는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은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문무왕의 산골처, 혹은 수중릉이라 여겨지는 곳이다. ●지진 여파로 펜션 등 숙박비 낮아져 한데 요즘은 순위가 뒤바뀌었다. ‘동해의 꽃’이라 불리는 양남면 주상절리군(천연기념물 제536호)을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양남면 읍천항 일대는 용암이 만든 여러 가지 형태의 주상절리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 가운데 가장 볼만한 건 부채 형태의 주상절리다. 보통 수직으로 형성되는 일반 주상절리와 달리 완벽한 쥘부채 모양을 하고 있다. 신생대 제3기에 형성됐다는 것엔 대체로 학계의 견해가 일치하는데, 어떤 경위로 부채 모양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파도소리길’을 따라 1.7㎞에 달하는 주상절리 전 구간을 돌아볼 수 있다. 일부 구간에 출렁다리도 조성됐다. 파도 위를 걸으며 주상절리를 엿볼 수 있다. 산책로 전 구간에 조명이 설치돼 밤에도 돌아볼 수 있다. 글 사진 경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경주 시내를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으로 나와야 한다. 양동마을, 도리마을 등 경주 서북쪽의 관광명소들을 먼저 보겠다면 익산포항고속도로 서포항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빠르다. 경주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주차장을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10월 내내 무료로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얼굴 붉히는 일 중 하나가 주차료 시비인데 도로 곳곳에 주차선을 그어놓고 주차료를 받는 건 여전했다. 경북 산림환경연구원은 숲해설사 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www.kbfoa.go.kr) 참조. 778-3800. →맛집:교촌마을 초입의 요석궁(775-7557)은 경주 최씨 14대 종부가 만드는 반가 음식으로 유명하다. 다만 음식에 따라 10만원을 넘는 것도 있어 값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경주 최씨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오는 육개장을 냈던 최가밥상은 아쉽게 사라졌고, 대릉원 주변 식당 등에서 육개장을 맛볼 수 있다. 경주 최씨 고택 바로 옆에 교리김밥이 있다. 점심 때엔 줄을 서야 할 만큼 이름난 집이다. 시내 성동시장엔 정식골목이 형성돼 있다. 뷔페식 한정식 등을 판다. 우엉김밥을 파는 집도 몇 곳 된다. 김밥에 우엉을 곁들여 먹는데 제법 별미다. 보배김밥(772-7675) 등이 알려졌다. →잘 곳:요즘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가장 즐겁게 하는 건 숙박비다. 지진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숙박비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호텔 등 숙박료가 정해진 업소들은 별 혜택이 없지만 일반인이 운영하는 펜션 등은 말 그대로 ‘파격가’다. 보문단지만 고집하지 않고 주변으로 눈을 돌리면 ‘가성비’ 높은 숙소들이 즐비하다.
  • [서울포토] 곱게 물든 단풍길 걸으며…‘통일공감 걷기대회’ 참가한 시민들

    [서울포토] 곱게 물든 단풍길 걸으며…‘통일공감 걷기대회’ 참가한 시민들

    29일 서울 서대문역사공원 안산자락 일원에서 서울신문사와 통일부, 민족화해협력법국민협의회 공동주관으로 열린 ‘통일공감걷기대회’가 열렸다. 이날 걷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6km의 안산 둘레길을 걸었다. 시민들은 통일을 기원하면서 소원지 달기, 콩 주머니 던지기, 통일 바람개비 만들기, 남북한 언어 비교퀴즈 등에도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형석 통일부 차관이 대회사를 하고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민화협 상임의장)이 축사,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환영사를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곱게 물든 단풍길 걷는 ‘통일공감 걷기대회’ 참가자들

    [서울포토] 곱게 물든 단풍길 걷는 ‘통일공감 걷기대회’ 참가자들

    29일 서울 서대문역사공원 안산자락 일원에서 서울신문사와 통일부, 민족화해협력법국민협의회 공동주관으로 열린 ‘통일공감걷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6km의 안산 둘레길을 걷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상생경영 특집] 삼성물산, 소외계층 집 고치고 마을 벽화도 그려

    [상생경영 특집] 삼성물산, 소외계층 집 고치고 마을 벽화도 그려

    삼성물산은 각 지역에서 사랑의 나눔 활동을 잇달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 임직원 35명은 지난 21일 충북 보은군 탄부면 대추 농가를 방문해 대추를 수확했다. 22일에는 임직원과 가족 53명이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물걸2리를 방문해 단풍나무, 소나무 등을 심어 마을 공원을 조성하고 벽화를 그렸다. 아빠를 따라 봉사활동에 참여한 강현우(14)군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무와 꽃, 벽화를 보며 잠시라도 미소를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아빠와 함께할 수 있어 더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보은군과는 2003년부터 14년째, 홍천군과는 2014년부터 3년째 자매마을을 맺어 마을의 특산물 등 농산물을 구입해 오고 있다. 이번 연말에는 자매마을에서 수확한 배추로 김장을 해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김장 봉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 8월에는 임직원과 자녀 80여명이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지역의 저소득층 5가구를 찾아 ‘희망의 집고치기’ 활동을 펼쳤다. 주변 청소와 빨래, 배수로 및 정화조 매설, 페인팅 등 개보수 작업을 도왔다. 비정부기구인 해비탯과 함께 진행한 행사로 연내 총 15가구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지역과 가구에 지속적으로 ‘희망의 집고치기’ 봉사활동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100여개 삼성물산 임직원 봉사팀이 지역사회 사회복지기관을 매주 또는 매월 방문해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배식봉사, 공부방 운영, 장애 아동의 일상생활 및 나들이 활동을 돕고 있다.
  • [현장 행정] 걷고 싶은 산책로·보고 싶은 꽃길… 예뻐진 양재천

    [현장 행정] 걷고 싶은 산책로·보고 싶은 꽃길… 예뻐진 양재천

    은빛 억새가 춤추는 양재천 위로 살포시 솟은 다리형 데크, 곳곳에 심어진 메밀·코스모스·부들과 단풍 든 낙엽수. 가을바람이 선선한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천 산책로를 걷던 주부 조춘란(58)씨가 탄성을 터뜨렸다. “서초구 쪽 양재천이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인공적인 냄새도 안 나고, 숲속 오솔길을 걷는 느낌이에요.” 서초구의 대표 명소 양재천이 칙칙했던 예전 모습을 벗고 새 얼굴로 주민들을 맞고 있다. 일부러 조성한 티가 역력한 ‘뻔한’ 천변이 아니다. 4.14㎞의 관내 구간은 ‘도심 속 생태하천’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오밀조밀하다. 조씨는 “예전엔 벤치에 앉아 있으면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사람들 발길에 치이는 느낌이었다”면서 “풀숲 쪽으로 너른 데크가 마련돼 주민끼리 편하게 담소도 나눌 수 있다”며 웃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양재천 종합정비사업을 집중 추진해 왔다. 올해 1월 물관리과를 신설, 양재천 정비팀을 따로 만들었을 정도다. 조 구청장은 “인근 자치구보다 서초구 쪽 양재천에 ‘손길이 덜 갔다’는 아쉬움이 그동안 컸다”면서 “자원봉사 주민 1200여명으로 구성된 ‘양재천사’(양재천을 사랑하는 사람들)가 올해만 50여회에 걸쳐 외래식물 뽑기를 도왔고 기업 사회공헌(41억원)의 보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재천 코스는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다 쉴 수 있는 휴게공간 ▲명상데크 광장 ▲상징가로공원 ▲들꽃초화원 ▲창포·붓꽃이 어우러진 아이리스원 ▲데크산책로 등으로 조성됐다. 휴식 공간이 모자랐던 상류 쪽에는 쉼터 4곳을 마련하고, 강남구와 경계인 영동2교 아래엔 야외무대를 만들어 주민을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꾸몄다. 플라타너스숲에는 조약돌, 맥문동으로 산책로를 선보였다. 봄에는 유채꽃·청보리,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메밀 등 사시사철 색깔 다른 식물들이 시민을 맞는다. 조 구청장은 “양재천 정비는 친환경과 민간협력,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인위적인 조경 공사는 지양하면서 주민과 기업의 자발적인 지역사회 개발 노력을 구청이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특히 민관협력 모델은 조 구청장의 행정철학의 출발점이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거둬 서초구청의 ‘양재천 공동 디자인 프로젝트’는 오는 30일 유엔해비타트 후쿠오카본부·아시아경관디자인학회 등이 공동 주최하는 ‘2016 아시아도시경관상’을 중국 인촨시에서 공동 수상한다. 주최 측은 “서초구가 관 주도의 일방적인 환경개선사업에서 벗어나 주민·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참여디자인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기적 소린 멈췄지만 추억으로 내닫는 경춘선 청춘열차

    [서울 핫 플레이스] 기적 소린 멈췄지만 추억으로 내닫는 경춘선 청춘열차

    경춘선(京春線). 누군가는 대성리나 강촌으로 가던 대학 첫 수련회(MT) 길의 흥겨움을 떠올릴 테고 또 다른 이는 연인과 북한강을 따라 여행 떠날 때의 설렘을 기억할 테다. 더러는 춘천102보충대로 향하던 입영열차에서 내다보던 스산한 교외 풍경이 머릿속을 스칠 수 있겠다. 추억의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경춘선은 ‘청춘 열차’로 기억된다. 2010년 서울~춘천 간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운행 중단할 때까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적 소리는 멈췄지만 경춘선의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 폐철로는 공원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녹슨 철길과 신호등 등 추억거리를 간직한 채 조성된 서울 노원구의 ‘경춘선 숲길 공원’은 서울 북동부 주민들의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주말 가을 단풍으로 물든 경춘선 숲길로 추억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경춘선숲길공원, 키워드는 ‘추억’ 옛 경춘선 철로 중 역할을 다한 구간은 광운대역부터 서울시계까지 총 6.3㎞다. 서울시는 모두 440억원을 들여 폐선철로 주변 21만 1392㎢를 공원으로 만들기로 하고 2013년 10월 첫 삽을 떴다. 우선 노원구 공릉동 성우아파트부터 육사삼거리까지 1.9㎞를 공원으로 꾸며 지난해 8월 1단계 개방했다. 나머지 구간은 내년 11월까지 모두 조성돼 시민들의 품에 안긴다. 숲길 공원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추억’이다. 구 관계자는 “1970~90년대 청춘을 보낸 40~60대는 경춘선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공원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추억을 자극하는 가장 강력한 소품은 녹슨 철로다. 공원에는 경춘선 철로가 일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책가방 맨 지역 학생들이 기찻길을 밟으며 걷기도 한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국내 철로 중 상당수가 일제강점기 자원수탈을 위해 깔렸지만 경춘선은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 우리 민족자본으로 만든 첫 철도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역사적 상징성을 살려 보존을 택했다는 얘기다. 철길 아래로는 침목이 깔렸고 주변에는 ‘멈춤’ 글씨가 쓰인 낡은 신호등이 그대로 있다. 기차역 대합실을 되살린 듯한 휴식 공간과 철로를 옆으로 뉘어놓은 듯한 벤치 등도 이색적이다. 부모와 함께 산책 나온 아이들은 기찻길 옆에 깔린 돌을 만지작거리며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감성을 키운다. 또, 등록문화재 제300호인 화랑대역은 서울에서 보기 힘든 옛 간이역의 형태를 보존하고 있어 좋은 볼거리다. 공원 안 나무와 풀도 신경 써서 가꿨다. 갈대와 억새, 수크령 등 경춘선 열차를 타고 갈 때 차창 밖으로 쉽게 보던 야생초를 많이 심었다. 화랑대로변 숲길에는 옛 철도변에 있던 스트로브잣나무 숲을 보존해 옛 모습을 살렸다. 또,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려 감나무와 살구나무, 모과나무 등 과실수도 곳곳에 심었다. ●등록문화재 화랑대역도 볼거리 예스러움과 세련됨을 동시에 품은 주변 마을도 둘러볼 만하다. 허름한 빌라와 통닭집, 작은 슈퍼마켓 등 옛 정취를 간직한 공릉동 마을에는 1년 전부터 속속 세련된 디자인의 카페가 들어섰다. 마을 쪽에서는 간간이 아이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도 들린다. 김 구청장은 “기찻길에 공원이 들어서니 집들이 돌아앉기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기차가 다닐 때는 소음 탓에 집이 철로를 등진 형태로 들어섰었는데 공원 조성 이후 건축한 건물은 모두 공원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는 뜻이다. 저소득층이 많이 살던 철길 주변 마을의 아파트 가격은 공원 조성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공원이 그만큼 마을의 가치와 품격을 높인 것이다. 경춘선 숲길공원에는 폐철로와 인도 외에 자전거길도 깔렸다. 지금은 1.9㎞만 조성됐지만 숲길공원 전체 구간이 완공되면 한강에서부터 중랑천을 거쳐 북한강변을 따라 춘천까지 연결된다. 달리는 경춘선 기차 밖으로 내다봤던 강변의 풍경을 자전거를 타며 볼 수 있게 된다. ●노원9경 태릉, 강릉 걸어서 20분거리 숲길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 지겨워지면 주변 관광 명소에 들려봐도 괜찮다. 경춘선숲길, 수락산 단풍 등과 함께 노원구에서 볼만한 ‘노원9경’으로 꼽힌 태릉과 강릉이 대표적이다. 숲길공원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다. 태릉은 조선 11대 임금 중종의 두 번째 계비인 문정왕후의 능이고 강릉은 문정왕후의 아들이자 조선 13대 임금인 명종의 능이다. 문정왕후는 12살에 왕위를 물려받은 아들을 앞세워 수렴청정했다. 두 모자의 관계를 상징하듯 명종은 승하한 뒤에도 어머니의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잠들었다. 웅장한 능역뿐 아니라 인근 숲길(약 1.8㎞)의 가을 경치도 둘러볼 만하다. 태강릉은 매주 월요일을 빼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11월~1월 기준)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요금은 1000원이다. 숲길공원에서 연결된 공릉동 도깨비시장에 들러보자.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도깨비방망이처럼 없는 게 없는 곳이라는 의미로 이름붙여진 이곳은 육류와 채소 등 다양한 식자재를 판매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골목길 따라, 인생길 따라… 가득한 문화의 香

    골목길 따라, 인생길 따라… 가득한 문화의 香

    세월이 흐르고, 사람이 바뀌고, 집의 형태가 달라졌어도 골목은 그대로 남아 추억을 환기하는 곳이 있다. 오래된 동네, 낡은 골목은 고층 빌딩과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도시인의 향수를 자극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11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사람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골목길을 추천했다. 수원 행궁동 골목 경기 수원 행궁동은 수원 화성 일대의 장안동, 신풍동, 북수동, 남창동, 매향동, 남수동, 지수동 등 12개 법정동을 일컫는 이름이다. 220여년 전 화성이 축성될 당시부터 불과 수십 년 전까지 행궁동은 수원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하지만 1997년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개발이 엄격하게 규제됐고, 자연스레 도시도 쇠락해 갔다. 이런 행궁동에 주민, 시민단체, 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벽화를 그리면서 골목이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수원 화성만큼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행궁동 골목은 벽화마을과 공방거리, 수원통닭거리, 지동시장 등 특색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수원 화성을 구경하다가 골목으로 빠지면 볼거리, 먹거리, 살 것이 가득하다. 행궁동 골목은 수원 구석구석 실핏줄처럼 이어져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수원시 관광과 (031)228-2409. 원주 미로예술시장 강원 원주의 중앙시장은 1970년 준공돼 얼추 5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 오고 있는 재래시장이다. 여느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쇠락의 길을 걷다 최근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시장 안엔 문화예술 시설과 맛집 등이 얽혀 있다. 1층은 고기골목, 만두골목 등 이른바 ‘먹자골목’이다.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비교적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2층은 미로예술시장이다. 미로 같은 골목이 특징이다. 낡고 인적이 드문 2층 상가의 묵은 때를 벗기고, 젊은 예술가의 손길을 더해 재밌는 예술 시장으로 거듭났다. 골목에서 미로를 헤매다가 마음에 쏙 드는 가게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여심을 저격하는 귀여운 물건이 가득한 가게, 젊은이가 좋아하는 주점,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방, 벽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 골목미술관 등 인상적인 곳이 눈에 띈다. 원주시 관광과 (033)737-5132. 대전 대흥동·은행동·선화동 일대 ‘대전 원도심’은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 사이, 대흥동과 은행동, 선화동 일대를 일컫는다. 80년 가까이 대전의 중심지 노릇을 하다 1980년대 이후 둔산 신도시 등으로 상권이 옮겨 가면서 점차 명성을 잃었다. 그러다 예술가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조금씩 활기도 되찾아 가는 중이다. 대전 원도심 여행의 중심지는 옛 충남도청이었던 대전근현대사전시관(등록문화재 18호)과 대흥동 일대다. 1930년대에 지어졌다고는 보기 힘들 만큼 중후한 유럽식 건축양식이 돋보인다.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대흥동 일대에선 휴식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카페 ‘도시여행자’를 비롯해 문화와 예술이 결합된 카페와 갤러리, 공방이 즐비하다. 소제동 철도관사촌은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여태 낡은 집에 사는 이들의 삶도 엿볼 수 있어 시간이 멈춘 듯하다. 대전시 관광진흥과 (042)270-3972. 경주 감포 해국길 경북 경주 감포공설시장 건너편에 있는 해국길은 옛 골목의 정취를 간직한 길이다. 1920년대 개항 이후 일본인 이주 어촌이 형성된 곳으로, 당시 가장 번화한 거리였다고 한다. 일본 어민이 살던 ‘다물은집’을 비롯해 적산가옥이 여러 채 남아 있다. 옛 창고와 우물, 목욕탕 건물 등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길이는 불과 600m 정도지만, 이름처럼 벽마다 그려진 해국을 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해국길에서 나오면 감포항 북쪽 절벽에 자리한 송대말등대에 올라갔다가 문무대왕릉까지 바닷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경주 시내를 여행하는 일정으로 잡아도 좋다. 신라 왕궁의 별궁 터인 동궁과 월지, 단풍이 은은한 분황사, 한옥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내는 경주교촌마을에서 가을 정취를 느껴 보자. 복어회, 교리김밥, 우엉김밥, 유부쫄면 등은 여행자의 입을 즐겁게 한다. 경주시 관광컨벤션과 (054)779-6078. 순천 철도문화마을·남제골 벽화마을 전남 순천은 우리나라에서 ‘생태 여행 1번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아름다운 자연 못지않게 문화와 사람이 어우러진 마을도 많다. 조곡동의 철도문화마을은 80년이 넘는 철도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철도국 관사가 있던 마을로, 80여년간 철도에 얽힌 사연을 들려준다. 순천제일대 옆 남제골 벽화마을은 시간을 거슬러 추억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곳이다. 순천의 과거와 현재를 엿볼 수 있다. 600여년 전부터 형성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는 포근한 초가집과 돌담을 만난다. 마을뿐만 아니다. 순천은 가을에 더없이 황홀하게 변신한다. 화려한 갈대밭을 보여 주는 순천만 습지, 형형색색 꽃이 만발한 순천만국가정원, 야생차를 마시며 가을 정취에 빠지는 선암사까지 발길을 끄는 곳이 가득하다. 금요일과 토요일엔 신나는 야시장도 열린다. 순천시 관광진흥과 (061)749-5502.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만가지 절경… 오색의 절정… 찰나의 황홀

    만가지 절경… 오색의 절정… 찰나의 황홀

    이달 초 설악산 만경대가 문을 열었다. 1970년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46년 동안 닫혀 있다가 올가을에 처음으로 봉인이 풀렸다. 문제는 ‘한시적’이라는 것. 내년에도 문이 열린다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지금은 설악산 아래까지 단풍이 짓쳐 내려온 상황이다. 서두르지 않으면 자연이 벌이는 색의 축제를 놓치고 말 터. 발걸음 재촉해 한달음에 설악산까지 간다.  어느 계절의 설악산이 가장 아름답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느 곳의 단풍이 곱다더라는 식의 ‘인기투표’는 호사가들 사이에서 흔히 이뤄진다. 그 기준에 따르자면 설악산 주전골과 흘림골(통행금지)은 단풍 곱기로 세 손가락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그처럼 명성이 자자한 주전골과 흘림골을 굽어보는 자리가 바로 만경대다. 그뿐이랴. 발 아래로 굽이치는 만불상과 독주암 등의 암봉들이 뿜어내는 아우라는 서툰 문장으로 담아내기 힘들다. 그러니 단풍철에 관한 한 만경대는 그야말로 만 가지 경치를 담아내는 곳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언제 갈까를 저울질하다 굳이 개방 기한이 끝나가는 단풍철에 만경대를 방문한 건 이 때문이다.  산행에 앞서 꼭 알아야 할 게 몇 가지 있다. 우선 만경대 개방 시기는 11월 15일까지다. 이후엔 다시 문이 닫힌다. 개방 시간은 오전 8시~오후 3시다. 오후 3시까지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에 들어서야 만경대까지 등산이 허용된다는 뜻이다.  둘째는 인파다. 46년 만에 개방된 데다 절정의 단풍철이어서 매일 엄청난 등산객들이 몰려든다. 개방 첫 주엔 만경대 코스의 들머리인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까지 3~4시간씩이나 걸렸던 탓에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가는 등산객들도 많았다고 한다. 요즘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지체되는 건 여전하다. 산행시간을 넉넉히 예상하고 가는 게 좋겠다.  셋째 비가 조금만 내려도 등산로가 통제된다. 호우 등의 기상특보와는 관계없이 4~5㎜ 정도만 내려도 통제된다고 보면 틀림없다. 통제 상황은 현장에서도 알려 주지만 설악산 국립공원사무소 홈페이지(seorak.knps.or.kr)에도 게시된다. 출발 전 일기예보와 설악산 사무소 홈페이지를 꼭 체크해야 한다.  사족 하나 덧붙이자면 개방 초기의 이름은 ‘망경대’(望景臺)였다. 그러다 예부터 쓰였던 1만 가지 경관을 본다는 뜻의 ‘만경대’(萬景臺)’가 더 정확한 표기라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게 됐고, 설악산 사무소 측이 이를 수용해 얼마 전 만경대로 명칭이 변경됐다.  만경대 코스는 총 5.2㎞다. 기존의 주전골 탐방로 3.2㎞에 미답지였던 만경대 구간 2㎞를 이어 붙였다. 원형의 둘레길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면 충분하지만 사람이 몰릴 경우 두 배 이상 늘어날 수도 있다. 물론 용소폭포에서 곧바로 만경대로 갈 수도 있다. 이 경우 산행시간도 확 줄어든다. 하지만 기암괴석과 단풍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주전골을 건너뛴다면 이는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게 될 터다. 사실 만경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절경이라고는 해도 나머지 구간은 평범한 편이다. 요즘은 단풍이라도 들었으니 볼만하지만 다른 계절엔 나무만 보고 걸어야 한다. 따라서 다소 시간은 걸리더라도 주전골을 거쳐 전 구간을 걷길 권한다.  만경대 둘레길은 일방통행으로 운영된다. 들머리는 오색지구다.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오색약수를 맛보기 위해 등산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오색지구가 해발 340m쯤 되니까 560m인 만경대까지 220m 정도 고도를 올리는 셈이다. 오색지구를 출발하면 곧바로 출렁다리가 나온다. 주전골 진입로다. 다리 옆은 만경대로 가는 출입문이다. 여기서 바로 만경대까지 올라가도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 가 보면 인파 때문에 일방통행으로 둘레길을 운영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문은 그러니까 나올 때만 지나는 문이라 보면 된다.  오색지구에서 주전골을 지나 용소폭포까지는 기존 탐방로를 따라간다. 길이 평탄해 아이들도 쉽게 걸을 수 있을 정도다. 주전(鑄錢)골은 오래전 도적들이 위조 엽전을 만들던 곳이라 해서 이름 지어졌다. 용소폭포 입구에 있는 시루떡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그보다는 승려를 가장한 도둑 무리들이 위조 엽전을 만들던 곳이라는 게 좀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도적들이 숨어 살던 곳이니 얼마나 외지고 험할까. 한데 풍경은 정말 빼어나다. 설악산에서도 손꼽히는 단풍명소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의 경치다. 계곡 좌우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이어진다. 독주암이라는 거대한 암봉을 지나고 선녀들이 날개옷 벗고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 옆 잔도를 따라 용소폭포로 갈 때까지 시종 암릉 사이를 휘휘 돌아간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에메랄드 빛 계곡수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거대한 암릉과 그 아래를 둘러친 단풍의 앙상블은 정말 설악산 가을 산행의 정수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선녀탕에서 금강문을 지나면 용소삼거리다. 여기서 왼쪽으로 저 유명한 흘림골이 시작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탐방로 문은 굳게 잠겼다. 지난해 발생한 낙석사고로 탐방로가 폐쇄됐기 때문이다. 삼거리에서 용소폭포는 지척이다. 10m 높이의 붉은 암반 위를 계곡수가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져 내린다. 7m 깊이의 소(沼)는 옥빛의 물색을 가졌다. 주변의 울긋불긋 단풍과 어우러져 더욱 신비로운 자태다.  폭포에서 다소 가파른 길을 올라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출입문이 또 하나 나온다. 여기가 만경대 구간의 출발점이다. 여기서 만경대까지는 1㎞ 정도 떨어져 있다. 내리막과 얕은 오르막이 반복되다 만경대 앞에서 비로소 급경사의 오르막 구간이 시작된다.  허벅지가 뻣뻣해지고 숨이 턱에 닿을 때쯤에야 만경대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십여명이 동시에 설 수 있는 자리. 하지만 노른자위는 역시 출입금지 팻말이 붙은 목책 바로 앞이다. 만경대에 서면 압도적인 풍광에 말문이 딱 막힌다. 왼쪽으로는 독주암, 앞으로는 만물상이 떡 하니 버티고 섰고, 그 아래로 여태 걸어왔던 주전골 계곡의 풍경이 낱낱이 드러난다. 날카로운 연봉들이 단풍 물든 계곡을 끼고 늘어선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큰 걸개그림을 보는 듯하다. 풍경 속에 머물다 보면 그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를 때가 종종 있다. 멀찍이 떨어져 볼 때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 속을 지나왔는지 깨닫게 되는데 만경대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딱 그랬다. 글·사진 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 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가장 간명하다. 요금소를 나와 성산교차로에서 우회전해 44번 국도를 타고 인제를 지나 한계령을 넘어 8㎞쯤 내려가면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약수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오색약수 쪽으로 진입하면 설악산 국립공원사무소 오색분소, 조금 더 내려가면 만경대 둘레길 탐방로가 시작된다. 탐방로 출발지점에서 성국사까지 약 1.5㎞ 구간에 무장애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용소폭포 구간은 동네 뒷산 정도의 오르막이어서 노약자들도 어렵지 않게 오르내릴 수 있다. 다만 만경대까지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 있다. 어르신의 경우 내려올 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맛집:오색약수 부근의 오색지구에 산채 정식이나 산채 비빔밥, 돼지불고기 등 다양한 음식을 내는 식당들이 몰려 있다. 요즘 제철 맞은 도루묵 구이를 파는 집도 많다. 막걸리 한 사발 곁들여 얼요기하기 딱 좋다. 양양에선 홍합을 ‘섭’이라 부른다. 이 섭을 넣고 전골, 칼국수 등을 끓이는데 칼칼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별미다. 양양군청 인근의 수라상(671-5857)이 알려졌다. →잘 곳:오색지구에 오색그린야드호텔, 오색숙박단지 등 업소들이 몰려 있다. 주중과 주말, 단풍 성수기에 따라 객실료 차이가 크다. 민박집은 오색터미널 뒤편에 몰려 있다. 역시 주중과 주말 차이가 크고 공용 화장실 사용 등에 불편이 따른다. 오색지구에서 양양 쪽으로 44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로젤리아펜션 등 깔끔한 펜션이 곳곳에 있다. 2인 기준 주말 9만원선이다.
  • 붉게 물든 정동길, 근현대 문화재와의 조우

    붉게 물든 정동길, 근현대 문화재와의 조우

    최창식 구청장·김영만 사장 답사… 내일부터 이틀간 야간 코스 선봬 “영국성공회성당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통 건축양식이 남아 있는 성당입니다. 천장에도 한옥 기둥 부분이 드러나 있고, 제단 성화는 아시아에선 최대 규모죠. 한양 도성 안에는 무덤을 만들지 못하게 했던 관례에 따라 우리나라 성당 중 지하에 무덤이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합니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단풍 든 정동길을 따라 걷자면 근현대 문화재들이 새록새록 말을 걸어온다. 서울 중구가 28~29일 정동 일대에서 개최하는 야간 문화재 답사 축제 ‘정동야행’(貞洞夜行) 코스를 26일 최창식 중구청장과 김영만 서울신문사 사장이 미리 둘러봤다. 조영희 문화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부터 4·19 운동의 본거지가 됐던 서울시의회 본관 앞, 경운궁 양이재, 중명전, 정동 제일교회, 이화백주년기념관, 옛 러시아공사관까지다. 정동길은 조선왕조 500년 한양 도성 내 중심지이자 구한말 개화기에 외교의 현장으로 아픈 역사가 아로새겨져 있다. 중명전은 고종이 1905년 을사늑약에 서명했던 치욕과 울분의 장소였다. 정동교회는 1919년 3·1 독립선언서가 인쇄됐던 곳으로 개화기 남녀가 한데 섞여 처음으로 예배를 보기도 했다. 김 사장은 정동길을 밟으며 “알려지지 않은 선대 사람들에 얽힌 스토리 위주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구청장은 “중구는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문화재의 보고로 축복받은 지역”이라며 “문화재끼리 잇는 연계 문화상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답했다. 정동야행 주요 행사인 고궁 음악회는 28일과 29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무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8. 내 남자의 ‘여사친’ · 내 여자의 ‘남사친’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8. 내 남자의 ‘여사친’ · 내 여자의 ‘남사친’

    오랜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인 ‘아는 오빠’를 만났다. 그간 격조하야 사는 얘기도 들을 겸 얼굴도 볼 겸이었다. 종로 모처의 베트남 쌀국수 집에서 쌀국수와 ‘짜조’에 맥주 한 잔 하며 근황들을 읊었다. 목하 열애 중이던 오빠는 6살 어린 여친에게 ‘여럿이 만나는 자리’라고 얘기하고 나왔다고 했다. 그 오빠랑 내가 같이 할 만한 여럿이란 이제 없는데. 그 밤, 달은 높고 날은 좋았지만 내가 평화로운 커플 부대를 침공한 불청객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내 남친의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와 내 여친의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민감한 주제다. 내 여사친과 여친이, 내 남사친과 남친이 평화롭게 공존할 그 날은 오지 않는가. 이제 곧 다가올 연말 모임들을 앞두고 또 내 남친·여친 단속에 머리가 아플 이들을 위해 이들을 탐구해보기로 했다. ◆ 내 남친의 여사친, 내 여친의 남사친 숱한 단톡방에 이 주제를 던지자마자 새우깡에 비단 잉어 몰리듯 떡밥을 덥석 물었다. “내 남친한테 꼬리치던 그 X, 진짜 짜증나 죽는 줄 알았어”부터 “밤과 술이 있는 한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오랜 명언까지 다 기어 나왔다. 다들 남친의 여사친과 여친의 남사친에 한 번씩들은 데여 보거나 한번쯤 촉수를 곤두세운 경험쯤 있는 것 같았다. 삼거리(28·여)는 남자친구의 오랜 ‘베프’(베스트 프렌드)인 모델 뺨치는 여사친을 늘 경계해 왔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와 함께 간 여행에서였다. 밤 11시, 남친의 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 X 이었다. 삼거리가 대신 받았다. “여보세요?” “XX이 좀 바꿔주세요.” 당연히 “아, 같이 계신 줄 몰랐네요. 다음에 할게요.” 정도의 멘트를 예상했던 삼거리는 그 당당한 태도에 되레 얼이 나가 남친을 바꿔주고 말았다. 남친의 통화를 엿들은 삼거리는 부아가 터졌다. “아니, 어? 자기가 남자친구랑 싸워서 인스타(그램) 언팔했다고 내 남자친구한테 야밤에 전화를 해? 내가 옆에 있는데도? 이 X이 진짜” 그 이후로 터져나온 무시무시한 방언은 더 이상 옮기지 않기로 한다. 유독 예민한 삼거리의 촉수로, 그 여자는 삼거리의 남친에게 꼬리를 치려던 것임에 틀림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전혀, 꼬리칠 마음이 없었는데도 나의 성별을 이유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이다. 뾰로롱꼬마솔로(29·여)는 오랜 영화 메이트였던 친구를 잃었다. “그냥 딱 영화만 보는 사심없는 사이인데 여자친구가 싫어한다 하니까…중간에 다른 애들 껴서 만나다가 이제는 그것도 안해. 여자친구가 연락하는 것도 싫어한대서 찔끔찔끔 연락하다보니 결국은 연락도 끊김.”  ◆ 커피, 밥, 술, 영화, 동물원… 어디부터가 데이트인가? 서른 내외의 남녀 20명에 물었다. 내 남친과 여친, 그들의 여사친과 남사친에게 어디까지 허용 가능한가. 본인이 그 상황을 미리 알고 있으며 내 남친·여친이 여사친·남사친과 단 둘이라는 가정 하에. 커피·밥·술·영화·동물원으로 차츰 강도도 높여봤다. 커피와 밥까지는 남녀 20명 중 19명이 ‘괜찮다’고 했다. 커피와 밥이 되는 이유는 보통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였다. 그러나 술에서부터는 급격히 갈려 술·영화·동물원 순으로 급격히 ‘반대’ 비중이 높아졌다. 술부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데이트의 영역인가 보았다. 술까지 허용하겠다는 이는 남자 4명, 여자 1명에 불과해 총 15명(75%)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술이 안되는 이유도 역시 그것이 ‘술’이기 때문이었다. 술도 못 믿고, 나도 못 믿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반주냐 2차냐’ 하는 해묵은 논란이 재현되기도 했지만, 남자들은 여친의 주량을 못 믿어서 여자들은 남친이 남자라는 이유로 아무튼 술은 안 된다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영화는 남녀 각각 3명씩 6명(30%)만 가능하다고 했다. 영화의 종류가 도마 위에 올랐다. 로코냐, 색계냐 하는 것. 여자들은 색계는 되지만, 로코(로맨틱 코미디물)는 안 된다고 했다. 남자들은 로코는 되지만 색계는 안 된다고 했다. 주칠남(30·남)은 말했다. “살 보이는 건 아무튼 안돼.” 여자들은 되레 반대 의견이었다. “로코가 더 안돼. 오히려 저렇게(색계를 이름) 극단적이면 목적 의식을 가지고 친구랑 볼 수 있는데 로코는 아무튼 보고 나면 꽁기꽁기해서 안 돼.” ‘동물원’이라는 문항에는 모두가 다 ‘90년대냐’며 성토했지만 끝끝내 넣었다. 모든 게 다 된다고 했던 쿨한 남자 2명 빼고는 다 ‘안 된다’고 했다. ‘안된다’고 했던 18명 모두 다 “그건 데이트 코스 아님?” 이라는 반응이었다. 밥·커피·술·영화·동물원 등 모든 문항에 ‘예스’라고 답했던 쿨한 장크로(32·남)씨는 “여친의 남사친이 누구냐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으나 뭐가 됐든 여자친구 믿으니까 괜찮음”이라고 말했다. 시종일관 쿨한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근데 여자친구가 매일 그러면 어떡해?” 라고 물었다. 장크로는 “그럼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랑 사귀는 거겠지”라고 했다. 그 외 많이 나온 의견이 ‘사바사’였다. (‘사람 바이 사람’을 줄인 말로, 사람에 따라 생각이나 행동이 다를 수 있음을 뜻한다.) 결제해서행복해여(31·여)는 말했다. “그게 딱 보면, 꼬리치는 여자는 다르다니까? 느낌이 딱 온다니까? 그런 여자는 밥이든 커피든 남친이랑 단둘이 만나게 하면 안 되지.” ‘자칭’ 남사친·여사친 문제 전문가인 삼거리는 말했다. “결국 그거야. 남친이 자기 여사친을 내 앞에 소개 시켜줄 수 있을 만큼 떳떳하다? 그러면 만나게 해도 되는 거고, 그게 아니면 절대 안 돼. 안 떳떳한 관계라는 거니까.” ◆ 명멸하는 수많은 남사친과 여사친…결국은 나만 잘하면 된다! 초·중·고등학교 동창, 대학 선후배, 동아리 선배, 회사 동기, 교회 친구 등등… 모든 사람들에겐 필연적으로 수많은 남녀사친이 명멸한다. 그들은 한때는 애인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며, 한편으로 막상 내가 연인과 헤어졌을 때 옆에서 토닥여주는 이가 되기도 한다. 그들도 나를 이루는 중요한 일부인 것. 그러나 애인이 있을 때, 남사친과 여사친 문제는 예의가 필요한 영역이 된다. 남녀사친의 존재가 나의 소중한 이에게 위협이 되거나, 마찬가지로 남녀사친 또한 잠재적 범죄자(?)가 된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이 때 애인에게 남녀사친의 인상을, 남녀사친에게 애인의 인상을 전달하는 이는 오롯이 나라는 인물인 까닭에, 결국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앞선 앙케이트에서 촌스럽게 ‘동물원’을 보기에 넣은 까닭은 다름 아닌 나 때문이었다. 어느 볕 좋은 가을이었다. 날 좋을 때면 동물원에 가야 하는 나는 당시 사귄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 대신 오랜 남사친과 동물원엘 갔다. 남친은 시험이 코 앞이라 ‘멘붕’이었던 까닭이다. 단풍으로 곱게 물든 동물원에서 몸 속 가득 동물 똥냄새를 맡으며 치킨을 뜯고 김밥을 먹었다. 정말 눈에 띄게 ‘좋은 날’이었다. 혈맹 같았던 오랜 남사친에게는 전혀 ‘드릉드릉’한 마음 따위 느끼지 않았지만, 다만 그 좋은 날의 한 컷에 나의 그가 없는 게 후회가 됐다. 일주일만 기다려 남자친구랑 올 걸. 이제사 나는, 동물원은 남친에게 가자고 말한다. 모든 연애를 꿰뚫는 법칙 하나, ‘소중한 사람을 소중하게’는 여기서도 통용되는 법이다. 남친은 남친대로, 남사친은 남사친대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단풍-억새 이 달말 절정…제주에서 즐기는 힐링여행 인기

    단풍-억새 이 달말 절정…제주에서 즐기는 힐링여행 인기

    이 달 말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도의 아름다운 가을 절경을 벗삼아 힐링 여행을 즐기기 위해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제주 곳곳의 억새밭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산굼부리와 김녕억새밭, 바다와 언덕이 만나는 섭지코지 등은 빠질 수 없는 가을 제주 여행 필수 코스다. 발길 닿는 곳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제주지만 섭지코지가 속한 서귀포시는 중문관광단지를 비롯한 관광 코스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많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가운데 제주도·서귀포펜션 이로제주펜션(IRO Jeju)은 지난해 중국 개봉 이후 올해 초 한국서 개봉한 손예진, 진백림, 신현준 주연의 영화 ‘나쁜놈은 죽는다’의 촬영지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도 숙박펜션 중 한 곳이다. 제주도숙소추천하면 빠지지 않는 이로제주는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는 독채 펜션으로 활용도가 높고, 각 객실 테라스에는 바비큐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제주도 가족펜션으로도 손꼽힌다. 감각적인 건물 디자인과 호텔 느낌의 객실의 이로제주는 객실로부터 16km 거리에 위치한 마라도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제주도 남쪽 바다를 아우르는 전망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기운이 흐르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좋은 기운을 얻어 가려는 여행객들의 힐링 명소로 제주도·서귀포 숙박업소를 찾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 서귀포펜션 이로제주는 중문관광단지를 비롯해 올레길 8번과 9번, 드라마 ‘구가의 서’ 촬영지인 안덕계곡 등과 인접해 관광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로제주 관계자는 25일 “단풍과 억새 등 가을 제주를 느끼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를 찾는 여행객들이 힐링을 만끽하고 아울러 이로제주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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