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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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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곳곳 핏자국… 나무엔 탄흔/무장공비 민간인 살해 재미재 현장

    ◎능선따라 탄피·피묻은 나뭇잎 엉겨붙어 정씨 교살지점 나뭇가지 꺾여진 흔적도 무장공비에 의해 민간인 3명이 숨진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탑동리 뒤편 재미재 부근 속칭 뾰지개봉 중턱 현장은 핏자국이 낭자하고 총탄자국이 나무에 나있는 등 피살당시의 참혹함을 4일이 지난 11일까지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11일 상오 10시30분쯤 재미재 기슭에서 안내장교와 함께 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50여분 지나 11시20분쯤 이영모씨(54)씨와 김용수씨(45)가 사살된 현장에 도착했다. 능선 바로 오른쪽 부근에 무장공비가 쏜 것으로 보이는 탄피 4개가 있었으며,산아래로 10m 가량 떨어져 있는 산대나무와 단풍나무 등 나뭇잎에는 이씨가 처음 총을 맞은 지점을 알려주듯 핏자국이 말라 있었다. 또 이씨의 뇌에서 흘러나온 흰 뇌수와 내용물들이 아직도 마르지 않은채 여기저기 흘어져 있었고,100년가량 된 20여m 높이의 참나무에는 이씨를 향해 쏜것으로 추정되는 총탄 2발이 박혀 있던 자리가 눈에 띄었다. 핏자국을 따라 40m가량(능선에서 70m) 내려가자 팬티와 러닝셔츠만 입은 채 발견된 김씨의 사살지점을 볼 수 있었다. 주변의 낙엽들은 아직도 엉겨붙은 피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공비가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반쯤 썩은 주먹만한 감자 1개가 나뒹굴고 있었다. 다시 능선을 타고 북쪽으로 300여m를 올라간 지점에서 서쪽으로 60m를 내려간 곳에 정우교씨(69·여)의 숨진 장소가 나왔다. 정씨는 사살되지 않고 교살됐기 때문에 주변에서 핏자국 등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나뭇잎이 팬 자리와 꺾여진 나뭇가지 등이 숨질 당시의 비참함을 짐작케해 주었다.〈평창=박준석 기자〉
  • 사체발견 수백m전부터 핏자국/민간인 3명 피살 현장

    ◎이씨­머리 관통상… 얼굴형태 알아볼수 없어/김씨­왼쪽 손목 완전골절·늑골에 총탄 박혀/정씨­이마에 2∼3㎝크기 피멍… 목졸린 흔적 『현장 주변 나무와 낙엽에 묻어있는 핏자국이 무고한 민간인들이 처참하게 숨진 순간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강원도 평창경찰서 수사과장 엄정대 경감(49)은 10일 하오 버섯채취 민간인 3명이 무장공비 잔당에게 살해당한 현장을 둘러본 느낌을 이같이 설명했다.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하오 6시 피살된 주민 이영모씨(54) 등 3명의 시체를 강릉의료원으로 옮겨 부검을 실시했다. 다음은 엄경감이 전한 피살현장의 모습이다. 경찰 6명과 예비군 18명으로 시체 인수팀을 구성,10일 하오 2시쯤 피살현장인 뾰족이봉에 도착했다. 뾰족이봉 8부 능선에 있는 100년생 참나무 두그루에서 깊이 2∼3㎝ 정도 박힌 탄환이 발견됐으며 낙엽위에서 많은 핏자국이 보였다. 산등성이 오른쪽으로 23m 떨어진 곳에 이영모씨의 시체가 있었다.오른쪽 눈 뒤로 총알이 관통해 머리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숨져 있었다.이곳에서 산 정상으로 50m쯤 올라간 85도 경사 지점부터는 단풍나무와 산대나무 가지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묻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서 40m 정도 아래쪽에 푸른 가로줄 무늬가 있는 흰색 러닝셔츠와 팬티차림의 김용수씨(45) 시체가 10년생 참나무에 걸려 누운 상태로 낙엽에 덮여 있었다. 김씨의 왼쪽 손목은 완전히 부러져 있었다.심장부근에서 늑골방향으로 탄환자국이 있었으나 등뒤로 탄환이 나온 흔적이 없었다.총알이 늑골에 박혀 있는 것으로 짐작됐다.김씨의 바지는 시체로부터 30m 떨어진 곳에서 낙엽에 파묻힌 채 발견됐다. 9부 능선 왼쪽방향으로 60m쯤 내려간 지점에는 정우교씨(69·여)가 낙엽 위에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총 개머리판으로 얻어맞은 듯 이마에 직경 2∼3㎝가량의 피멍이 있었고 손으로 목을 조른 흔적이 있었다.정씨의 시체가 발견된 지점 밑의 300m 지점부터 나뭇잎 여기저기에 피가 말라 붙어 있었다. 정씨는 털스웨터를 입고 있었으며 진홍색 바지차림에 신발이없는 상태였다.시체는 단풍나뭇가지로 대강 덮여 있었다.〈평창=특별취재단〉
  • 설악산 관광업계 된서리/공비 여파 속초 등 콘도 해약사태

    ◎횟집·관광호텔 손님 끊겨 적막감 강릉지역에 침투한 무장공비로 강릉을 비롯한,속초·고성 등 영동지역 관광업계가 때아닌 된서리를 맞아 주민들과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1일로 나흘째 계속된 영동 일부지역의 야간 통행금지와 군·경 검문검색,공비출현에 대한 공포감 등 때문에 관광지인 이곳의 숙박시설,위락시설 등에 대한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설악산 등지에서도 가을 단풍철의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강릉 주변의 해안가 횟집과 관광호텔의 나이트클럽 등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진 채 적막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속초 대명콘도의 경우 주말인 21∼22일 이틀동안 6백83개 객실의 90%가량이 예약돼 있었으나 이중 40%가 취소됐고,추석 연휴기간의 예약분 1백% 중 10%가 취소됐다. 이곳 직원 김모씨(35)는 『설악산에 인접해 있어 가을 단풍철이 최고 성수기인데 무장공비들 때문에 영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예년 같으면 가을철 단풍 관광객들이 크게 붐빌 설악산도 주말인 21일 예년의 4분의1 수준인 2천5백여명에 그쳤다. 이날 부인과 함께 설악산을 찾은 전찬웅씨(30·회사원·서울 노원구 중계동)는 『무장공비 출현소식에 행선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으나 군·경의 삼엄한 경비를 믿고 예정대로 이곳을 찾았다』면서 『그러나 야간 통행금지 때문에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설악산관리사무소측은 『추석연휴 관광객을 하루 평균 2만∼2만5천명선으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5천명 정도로 낮춰 잡고 있다』고 밝혔다. 비행기 예약취소도 잇따르고 있다.대한항공은 『하루 7번을 취항하는 서울∼속초간 항공편 좌석이 21일 당초 90% 가량 예약돼 있었으나 실제 탑승객은 75%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 은륜에 젊음 싣고 가을정취 만끽/산악자전거 코스 일반 공개

    ◎평창 태기산 피닉스 스키장 주변에 마련/계곡·언덕 오솔길 따라 하산… 스릴도 만점 국내 최대규모의 본격적인 산악자전거(MTB)코스가 개발돼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태기산 일대에 자리잡은 보광 피닉스파크 종합리조트는 최근 스키장 슬로프를 이용하면서 숲속에 임도를 만들어 수준 높은 산악자전거 코스를 개발해 일반에 공개했다. 이 코스는 자전거와 함께 스키장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정상에서부터 슬로프 잔디밭이나 임도를 따라 내려오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초보자라도 정상까지 어렵게 오르는 불편이 없이 쉽게 산악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강원도 봉평은 가을이면 하얀 메밀꽃이 지천으로 피어 산악자전거의 묘미를 더해 준다. 신선한 가을바람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산악자전거와 은빛 눈꽃,가을 단풍의 향연이 되는 것이다. 울퉁불퉁한 좁은 오솔길을 따라 곡예하듯 미끄러져 내려오다가 가끔씩 만나는 오르막길,그리고 진흙코스·냇가코스·구름다리 등 다양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난이도에 따라 두 코스로 구분되는데 상급자코스인 A코스는 스키장 정상 몽블랑(해발 1,050m)까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내려오는 다운힐코스로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다.4.5㎞로 구간이 매우 길며 숲길과 언덕·평지가 반복된다. 일반인 대상의 B코스는 구간이 2.5㎞로 완만한 경사지의 평이한 코스이다.호크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스키장 중간쯤부터 시작한다. 본인이 원하면 산악자전거를 직접 가져갈 수도 있지만 현지에 대여용 자전거가 준비되어 있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와 기타 장비를 포함한 요금은 어른 9천5백원,어린이 7천5백원이며 상오 8시부터 하오 6시까지 개방한다.
  • 올 첫 단풍 27일 “상륙”

    ◎예년보다 2∼3일 늦어… 10월 하순 절정 올해 첫 단풍은 예년보다 2∼3일 늦은 오는 27일쯤 설악산에서부터 시작된다.설악산 등 강원도 일부지방은 올 추석연휴때 첫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기상청은 19일 『9월 중순들어 기온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1∼2도 높아 강원도 산간지방과 중남부의 높은 산에서는 단풍이 평년보다 2∼3일,그밖의 산은 4∼5일정도가 늦을 전망』이라고 밝혔다.9월 하순과 10월 상순에도 평년보다 기온이 조금 높거나 비슷해 단풍의 절정기도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 단풍은 강원도를 제외하고는 10월 초순부터 물들기 시작해 대부분의 유명 산들이 10월 하순들어 절정기를 이루겠다. 단풍은 식물의 생육 최저온도인 5도이하로 낮아지기 시작하면 생리현상으로 잎이 떨어지기 전에 생긴다.기온이 낮을수록 단풍시기가 빨라지며 9월 중순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산 전체로 보아 20%가량 물이 들었을 때를 첫 단풍이라고 하고 80%정도가 물들었을 때를 단풍 절정기로 본다.
  • “태극기 정확히 그릴수 있다”42%뿐/총무처,성인 1천명의식조사

    ◎“애국가 4절까지 부를수 있다” 30%/“나라 새·나무 새로 지정 필요” 55% 우리 국민의 91.8%는 태극기가 우리나라 국기로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으며,애국가를 국가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87.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무처는 제51주년 광복절을 맞아 최근 실시한 「국가상징 및 국경일에 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무궁화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4.7%가 국화로서 적합하다고 밝히는 등 현재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국가상징에 대해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애국가를 얼마나 부를 수 있는가」에서는 「혼자 4절까지」가 29.9%,「2절부터는 따라 불러야」가 46.2%를 차지,76.1%는 그런대로 「완창」이 가능했다.그러나 「2절부터 모른다」가 18.8%,「1절도 잘 모른다」도 5.1%나 됐다. 「태극기를 얼마나 그릴 수 있는가」를 묻는 항목에서 42.2%가 「정확히 그릴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36.6%는 「4괘를 잘 모르겠다」,16.3%는 「비슷하지만 정확하지는 않을 것 같다」,4.9%는 「전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국경일이나 기념일에 태극기를 다느냐」는 물음에는 44.8%가 「반드시 단다」,34.5%는 「대체로 단다」고 밝혔다.반면 10.8%는 「대체로 달지않는다」,9.9%는 「전혀 달지않는다」고 답했다. 나라새(국조)나 나라나무(국목)을 새로 지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54.9%가 찬성하고,28.7%가 반대했다.찬성한 사람에게 「바람직한 국조와 국목」을 물어본 결과 국조는 까치가 28.1%로 가장 많았고 비둘기 16.4%,학 8.0%,봉황 2.7%였다.국목은 소나무가 54.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은행나무 사철나무 대나무 단풍나무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총무처의 의뢰를 받은 현대리서치연구소가 지난 5,6일 이틀 동안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방식을 통해 실시했다.
  • 만해기념관(외언내언)

    님은 갔습니다./아 아,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푸른 산빛을 깨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만해 한용운님의 대표작 「님의 침묵」첫 구절.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서정시이지만 그 내면에는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절절한 한이 서리서리 맺혀있다. 3·1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중의 한분으로 독립선언서의 공약삼장을 쓴 만해는 당대의 민족시인이자 「불교유신론」을 제창했던 큰스님.까까중머리에 검정 무명두루마기를 입고 검정고무신만 신던 그는 3·1운동 거사후 감옥에 갇혔을때 「옥중투쟁 3대원칙」을 철저히 지켰다.첫째 변호사를 대지 말것.둘째 사식을 먹지 말것.셋째 보석을 요구하지 말것. 서울 성북동에 「심우장」이란 옥호를 붙이고 살던 조그마한 그의 기와집은 북향이다.일제의 총독부쪽은 바라보기도 싫다는 고집 때문.그 집에서 한겨울에도 장작불을 지피지 않고 살았다. 어느날 지조를 꺾은 육당 최남선이 길거리에서 그를 보고 반가워하자 『육당은 벌써 죽었어』라면서 침을 탁 뱉고 돌아서버렸다는 일화도 있다. 민족대표 33인중 많은 사람들이 변절했지만 그만은 대쪽같은 기개로 가시밭길을 묵묵히 걸어온 진정한 애국지사였다.한평생을 독립운동에 몸바친 만해는 광복을 한해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1944년 5월9일,그의 나이 65세였다. 만해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한 「만해기념관」이 그가 「님의 침묵」을 집필했던 백담사에 세워진다.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백담사 일주문 오른편에 1백평규모로 세울 이 기념관은 내년 가을 완공될 에정.이곳에는 만해 한용운의 사상과 발자취를 살필수 있는 각종 유품과 관련서적들이 전시되며 문학캠프 등 다양한 문화행사장으로도 활용된다고 한다.반갑고 뜻깊은 일이다. 선각자들을 기리고 그 뜻을 이어받는 건 후손들의 도리일 것이다.만해의 그 도도한 기개와 투철한 애국정신은 오늘날 우리 모두가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황석현 논설위원〉
  • 언론인 박창규씨 30년 산행체험 담아 출간/북한산 가는 길

    ◎문화유적·자연·역사서 등산코스까지 소개 백두산,지리산,금강산,묘향산과 더불어 명산오악의 하나로 꼽히는 북한산.서울의 진산으로,해마다 1천2백만명이 넘는 등산객들이 이 산을 찾는다지만 그들이 진정 북한산의 참다운 가치를 알고 오르는 것일까. 북한산의 주봉 백운대의 높이가 해발 836m.높이로만 따진다면 1000m가 넘는 거산들에 비할 바 못되지만 군더더기 하나없는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거대한 백악의 조형미는 북한산의 이름을 만세에 전하기에 충분하다. 이같은 우리의 명산,북한산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담은 책「북한산 가는 길」(평화출판사)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은이는 서울신문 경제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낸 박창규씨. 그동안 북한산에 관한 책들은 북한산성 등 문화유적을 다룬 다소 전문적인 책이거나 단편적인 등산안내서 정도가 고작이었다.그러나 「북한산 가는 길」은 북한산의 자연과 역사·지리·문화·등산코스 등 북한산에 관한 총체적인 정보를 담은 문화답사기란 점에서 기존의 것들과 차별화된다. 특히 지은이는 북한산의 귀중한 자연생태계와 오염·훼손의 현장을 극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환경문제의 절박성을 일깨워주고 있다.백련사에서 대동문을 잇는 진달래능선이 손짓하고,여름엔 등황색 원추리 군락이 야성을 뽐내는가 하면,가을엔 타는 단풍,겨울엔 흰눈밭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않고 산손님을 맞는 조릿대 숲….1백2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꽃과 풀과 나무들이 철을 바꿔가며 주인노릇을 하는 아름다운 북한산이 개발이란 미명아래 일그러지고,무분별한 「산행꾼」들에 의해 몸살을 앓는 현실을 예리한 붓끝으로 질타한다.수도권 주택난해결이란 명분을 내세워 자행된 평창동 택지조성,외교단지 조성이란 허울아래 마구 헐린 탕춘대능선 자락,향로봉과 비봉능선 등 구기동 북쪽을 완전히 가로막고 있는 이북 5도청 청사(구기동) 등은 이미 엎어진 물이라 치더라도,툭하면 불거져나오는 케이블카 가설안은 도대체 어찌 된 발상이냐는 것. 모두 3백31쪽으로 된 이 책은 절반 이상을 「실전산행론」에 할애한다.북한산에 오르는 길은 워낙 많고 다양하기 때문에 등산코스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인지도 모른다.이런 점을 감안,이 책에서는 수많은 코스를 각 기점별로 구분한뒤 등산로를 하나씩 설명하는 방식을 택해 아마추어도 쉽게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특히 1백30여점에 이르는 사진과 상세한 등산길 지도가 실려있어 실용성을 높여주고 있다. 「안전산행」에 관한 글도 눈여겨 볼 대목.향로벽 남벽,의상봉 능선,보현봉 남벽,원효봉 능선의 영취봉과 백운대 사이,인수봉,만경대 등은 난코스로 언제든 실족할 위험이 있는 만큼 「객기등반」은 삼가라는 것이 지은이의 충고다. 「북한산 가는 길」은 우리의 역사가 새겨져 있고,문화가 배어있고,생활이 묻어있는 북한산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는 북한산 백과사전이다.〈김종면 기자〉
  • 초여름 서점가에“소설호황”/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대거부상

    ◎이청준·홍상화·하병무 등 남성작가 이기주도/은희경·정정희 등 신인여성 작가 꾸준히 강세 초여름 서점가에 소설이 다시 강세다. 「봄,가을은 꽃과 단풍놀이의 철이지만 여름은 소설의 계절」이라는 출판계 속설을 입증하듯 지난주 대형서점들의 베스트셀러 표는 일제히 소설의 부상을 예고했다. 교보문고의 경우 종합순위 10위권에 1위 「좀머씨 이야기」를 필두로 「축제」「연어」「천지간」「사랑은 길을 잃지 않는다」「거울 보는 여자」 등이 무더기로 올라섰다.소설 6,비소설 4로 소설이 압도적.종로서적도 「좀머씨 이야기」「사랑은 길을 잃지 않는다」「남자의 향기」「축제」 등 1위부터 4위까지를 소설이 점령했다.을지서적,영풍문고 측의 발표도 비슷한 소설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소설인기의 표면적인 주도자는 단연 국내 남성작가들.특히 중진 이청준씨가 모처럼만에 내놓은 묵직한 신작 「축제」가 주목거리다.이 책은 6월 중순 동명영화의 개봉과 함께 당분간 더욱 상승곡선을 타리라는 관측.이밖에 「사랑은 길을 잃지 않는다」의홍상화,「남자의 향기」의 하병무 등도 남성의 감성세계를 굵직하게 그려보이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이처럼 남성작가가 대거 상위권에 포진하자 그간 너무 여성작가에 편중돼 우려를 샀던 소설창작이 균형을 잡아가는 신호가 아니겠느냐며 반기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소설부흥」의 추진력을 쥐고 있는 쪽은 아직도 여성작가들이라는게 일반적 시각.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각 출판사가 공모한 장편소설상을 탄 여성작가들은 꾸준히 소설부문 순위에 오르내리며 독자층을 넓혀왔다.재기넘치는 문체,리드미컬한 감각을 무기로 한 문학동네 문학상 「새의 선물」의 은희경,세계사 문학상 「오렌지」의 정정희,상상 문학상 「푸르른 틈새」의 권여선 등이 있다.역시 여성작가의 감수성이 극대화한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거울 보는 여자」(김이소 지음)는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발매 열흘도 안돼 종합순위 10위권에 뛰어드는 놀라운 순발력을 보였다. 한편 「좀머씨 이야기」의 파트리크 쥐스킨트만이 부동의 1위에다 잇단 후속타를 터뜨리며 건재할뿐 무라카미 하루키,수산나 타마로 등 잘 나가던 외국작가들은 어느 정도 주춤하는 기세다. 민음사 이영준주간은 『소설이 불붙기 시작한 징후는 뚜렷하지만 이는 소설을 제외한 다른 출판물들의 상대적 위축과도 맞물린 현상』이라면서 『또한 인기의 첫째조건이 묵직한 주제의식 보다 부담없는 가벼움이란 점도 아쉽다』고 최근의 소설호황을 진단했다.〈손정숙 기자〉
  • 대암산 향로봉/희귀식물 보고 대암산 용늪 인간발길에 훼손

    ◎국내유일 고층습원지대에 배수로 생겨나/토양 건조해지며 산사초등 1백종 삶터 잃어/94년 8월부터 출입금지 구역 지정,보호나서 강원도 인제와 양구 지역의 생태계는 4월말에야 봄 기지개를 켠다. 산세가 험하다보니 겨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야생 동물의 움직임도 그리 활발하지 않다.해빙기가 갓 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골짜기를 누비다보면 생명의 기운을 흡뻑 느낀다. 나무마다 새순이 움트기 시작했고 텃새와 일찍 찾아온 여름 철새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열목어 서식지로 유명한 두타연을 거쳐 대암산으로 가는길의 계곡에는 녹지 않은 얼음과 눈이 드문드문 남아 있다. 5월에도 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고 안내장교는 전했다. 해발 1,304m인 대암산 등정로는 50도를 넘는 급경사 비포장 도로다.산꼭대기는 눈으로 덮여 있다. 1천m 높이의 고지대에 이르자 신갈나무 숲이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동행한 김준호 서울대 명예교수(생물학)는 『이제야 숲다운 숲을 보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신갈나무는 대암산에 가장 많은 수종이다.키가커 가지들이 우산살을 펼친듯 다른 나무 위로 뻗어있다.학술용어로는 「상층 식생」이라고 한다. 키 작은 당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은 일품이다.한반도 중부 활엽수림의 전형적인 군집 형태다. 속살을 드러낸듯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과의 거제수 나무를 비롯,층층나무·물푸레나무도 줄줄이 서 있다. ○산기슭 해안마을 한눈에 정상에 오르자 북쪽으로 펼쳐진 넓은 분지에 안온하게 자리잡은 해안마을이 눈에 들어왔다.감탄사가 절로 나왔다.도솔산.가칠봉.대우산 등을 사방에 세우고 운무에 뒤덮인 광경이 더없이 신비로웠다.엄청난 크기의 운석이떨어져 만들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운석분지라는 미확인 학설도 흥미를 돋운다. 감자와 당근이 많이 나는 이 마을에는 2천여가구가 산다. 민통선 지역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대암산 정상에는 벼과 식물들이 서식한다. 김교수는 『정상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토양이 척박하고 건조해 큰 식물은 살 수 없다』고 말했다.「산정현상」이라고 일러주었다. 북동쪽으로 10여분 정도 걸어가면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지대인 「용늪」이 나온다. 작은 운동장만한 크기로 겉보기에는 잡풀만 우거진 황무지처럼 초라하다.하지만 식물학자들이 「보물단지」로 여긴다. 4천∼4천5백년동안 한해에 1mm씩 쌓여 형성된 원시지다. 움푹 파인 지형에 물이 차면 산소가 부족해진다.식물들은 불완전한 상태로 썩고 토양도 다른 곳과 달라진다.고산지대이므로 기온은 차다.희귀한 습지식물들이 집단 서식하는 배경이다. 조도순 가톨릭대교수(생물학)는 『이 곳에는 산사초. 가는 오이풀이 가장 흔하며 물이끼와 골풀 등 1백여종의 식물이 산다』고 전했다. 끈끈이 주걱처럼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성 식물들도 자란다.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닿으면서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누군가 배수로를 만드는 바람에 물이 빠지면서 토양이 건조해진 탓이다.전나무가 침입해 곳곳에서 자라는 것도 환경변화의 증거다. 환경부가 지난 94년 8월부터 3년동안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용늪 주변에는 여섯장의 보라색 꽃잎이 활처럼 휜얼레지, 코스모스와 비슷하게 생긴 흰빛깔의 꿩의 바람꽃,홀아비 바람꽃 등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북방계 침엽수 빽빽히 환경부 자연정책과 전승훈 박사(식물분류학)는 『원산지가 시베리아 등지인 북방계 식물들로 빙하기를 맞아 지구의 기온이 내려갔을 때 따뜻한 곳을 찾아 남진했다가 다시 기온이 올라가자 일부는 북상하고 일부는 고산지대로 서식지를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부령 입구에 위치한 군부대를 거쳐 답사 마지막 코스인 향로봉으로 향했다. 행정구역상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 위치한 향로봉은 해발 1, 296m로 대암산과 비슷한 생태계를 이룬다.전나무.분비나무. 잣나무 등 북방계 침엽수들이 빽빽하다. 해발 1, 000m쯤에 이르렀을 때 나무 위에 앉은 검독수리 한쌍이 눈에 들어왔다. 흥분한 상태로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낌새를 알아채고 언덕 너머로 사라졌다. ○여름철새 후투티 목격 경희대부설 한국 조류연구소장 유정칠 교수는 『검독수리는 수리류 가운데 유일한 텃새로 태백산맥 준령에 주로 서식하며 온몸이 검은 털로 뒤덮여 큰까마귀를 연상케 한다』며 『날개 밑부분이 톱니처럼 생긴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수리류가 죽은 동물의 시체를 먹는 것과는 달리 산 동물을 잡아먹는 포악한 맹금이다. 여름 철새 가운데 북상이 빠른 후투티와 검은 딱새 등도 이곳 저곳에서 목격됐다. 하산 길 칠절봉으로 접어드는 해발 1,100m 지점에 이르자 한쪽 언덕이 노란색 융단처럼 다가왔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천송이의 한계령풀꽃과 박새군락지다. 한계령풀은 10여년전 한계령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희귀식물이다.북방계 식물로 남한에서는 여기에서만 볼 수 있다. 박새는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두툼한 넓은 잎을 하늘을 향해 쳐들고 있었다.7월에는 흰색과 연록색의 꽃을 피운다. 이달말쯤이면 이곳 민통선에도 산야가 완전히 푸른 옷으로 바꿔입고 야생동식물들도 보다 활기찬 모습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두타연/멸종위기 열목어 집단서식/눈에서 열나는 희귀종… 맑은 물에만 살아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민통선 검문 초소를 지나 30분 가량 차를 몰고 자갈길을 달리면 두타연을 만난다.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수입천의 중간 지점이다.직경이 20m,최고 수심 7m다.2m 높이에서 물이 떨어져 내린다. 지난 72년 천연기념물 열목어의 최대 서식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이제는 거의 사라진 열목어를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생태계의 명소이다.원래 이름은 「드례소」였지만 조선 중엽 부근에 있던 두타사 때문에 이름이 바뀌었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열목어 무리가 유유히 헤엄쳐 다닌다.황갈색으로 옆구리에 9∼10개의 흑갈색 가로 무늬가 있다. 연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이다. 수온이 20℃ 이하인 맑은 물에서만 산다.이름 그대로 눈에서 열이 난다.성질도 까다로워 물 밖으로 꺼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버린다. 두타연에는 열목어 말고도 둑중개와 갈겨니 등 모두 11종의 민물고기가 살고 있다. 주변의 큰 바위와 돌에는 잎이 단풍잎과 닮은 돌단풍이 자란다. 다년생 풀로 단풍잎보다 훨씬 크다. 무당 개구리도 집단으로 서식한다. 녹색 등에 검은 반점무늬가 있고 배는짙은 주황색이다. 폭포 오른쪽에는 직경 3m 가량의 큰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이 지역에서식하는 천연기념물 243호 검독수리가 비바람을 피해 자주 찾는 곳이다. 두타연 주변에는 나무도 무성하다. 붉나무,참느릅나무,조팝나무,병꽃나무,신갈나무 등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서울대 전경수 교수(생태인류학)는 『통일무드가 조성되면서 서울∼금강산∼원산을 잇는 길목인 이 지역 개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하고 『자연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탐사팀 김준호 서울대 명예교수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조도순 가톨릭대 교수 유정칠 경희대 한국조류연 소장 전승훈 환경부 연구원 노주석 사회부 기자 김환용 사회부 기자 오정식 사진부 기자
  • “식목일 환경나무 심자”/환경부,「식수 캠페인」 나서

    ◎은행­백자작나무 등 13종 선정/오염 심한 광산­공단 등에 권장 나무들이 오염된 환경을 정화한다.환경부는 2일 각종 오염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지닌 「환경나무」 13종을 각 지방자치 단체에 추천했다.식목일에 가급적 이런 나무들을 심어달라는 부탁이다. 중금속에 오염된 토양과 아황산가스 등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난 나무들로 모두 13종이다. 국립환경연구원의 재배실험에서 은행나무 한 그루는 대표적 중금속인 카드뮴이 자연함유량(0.14PPM)보다 80배 이상 오염된 토양의 카드뮴을 5년만에 완전히 제거했다. 백자작·쥐똥나무·흰줄무늬 비비추·메타세콰이어 등도 중금속의 흡수능력이 뛰어나 광산이나 공단 주변의 토양을 정화하는데 적합하다.백자작 한그루는 1년에 10에이커당 구리 35.7g,납 83.5g,아연 2백61.9g을 각각 흡수한다.쥐똥나무는 구리를 연간 12.7g 빨아들인다. 양버즘나무·가죽나무·은단풍나무·상수리나무·능수버들·일본전나무·소나무·잣나무 등은 아황산가스와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 물질 흡수에 뛰어나다. 양버즘 한그루는 연간 6천9백5g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활엽수 가운데 최고의 흡수능력을 지녔다.가죽나무는 아황산가스 50.3g,이산화질소 13.2g을 각각 흡수한다.능수버들도 12.4g의 아황산가스와 2.6g의 이산화질소 및 4천65g의 이산화탄소를 각각 빨아들인다. 일본 전나무는 연간 아황산가스 1백36.5g,이산화질소 32.4g,이산화탄소 4만4천7백30g을 각각 정화,대도시의 가로수로 적합하다.잣나무는 아황산가스 31.7g,이산화질소 6.6g,이산화탄소 1만2천6백22g을 흡수한다. 소나무도 아황산가스 20.2g,이산화질소 4.7g,이산화탄소 1만9백63g을 빨아들인다.〈노주석 기자〉
  • 인왕산·삼성산·수락산/수도권 도시림 갈수록 황폐화

    ◎임업연구원서 4년간 생태연구­서울시민 의식 조사/무분별 개발에 토양 오염… 자생수송 일부 멸종/“토지사유권 제한·산임세 징수 필요” 60% 넘어 수도권의 숲이 공해와 도시개발을 비롯한 누적된 인간의 각종 간섭및 토양상태의 악화로 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일부는 이대로 방치할 경우 나무가 자생력을 상실해 자연의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이에대해 서울시민의 대부분이 산림세를 징수해서라도 자연림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임업연구원은 전국의 도시임을 대상으로 지난 92년부터 착수해 지속적으로 식물의 생태변화를 관찰하고 보존대책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도권의 인왕산,삼성산,수락산을 중심으로 한 식생구조와 동태및 이용실태의 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들 지역에 자생하는 초목중 애기나리,둥글레,단풍취,은방울,대사초,고사리류,생강나무,당단풍등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인왕산,삼성산은 식물군락의 종류도 단순하고 그나마 퇴색해가는 징후를 보이고 있었다.특히 인왕산은 장기간에 걸친 산림내의 무속행위와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상태의 회복이 어려운 실정이다.이곳의 생태계를 살리려면 전지역에 휴식년제 실시와 나무심기,토양개량등 적극적인 복원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됐다.그리고 무분별한 등산로를 과감히 폐쇄하고 유도 입간판의 확대설치로 등산객들이 숲속에 출입하는 행위를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계획성없는 식재와 허술한 사후관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연구원 조현제박사는 『무계획적이고 반생태적인 나무심기로 도시림이 이질적인 경관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는 식재에 있어 계절성과 생태적 안정성을 고려한 자생수종의 선택으로 자연성을 회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서울시민 6백60명을 무작위로 추출,도시림의 이용실태및 의식조사를 했었다.이에 도시의 숲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95%에 이르렀고 90%가 수림에서 정신적 안정과 쾌적함을 느끼고 있었다. 도시림의 조성목적으로 매력적인 자연 환경보전이 26.3%로 가장 높았고 자연보호가 24.8%,수자원보전이 22.1%,휴양기회 제공은 11.1%,풍치기능확보 6.9%,야생동물보호 1.9%,목재생산및 기타가 0.4%였다. 도시주변의 숲을 보호하고 넓혀 나가기 위해 토지의 사유권을 제한해야 할경우에 23.9%가 적극적으로 찬성했고 47.7%가 찬성하는 반면 반대는 9.6%,적극반대가 1.2%에 불과했으며 기타 17.6%로 나타났다.만약 도시림을 가꾸기 위해 투자해야할 경비를 부담하는 방법으로 산림세를 징수할 경우 60%가 찬성했으며 반대는 25%로 세금을 부담해서라도 울창한 임야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조박사는 중부지역의 나무심기에 적합한 자생수종으로 ▲계곡=오리나무,들메,물푸레,느티,귀룽,야광,까치박달,산달,산사,산목련,층층나무 ▲산록과 저지대=개벚,갈참,졸참,엄나무,쪽동백,상수리,아그배,산돌배,느릅 ▲능선=신갈,당단풍,굴참,상수리,떡갈,팥배,서어나무등을 권하고 있다.
  • 오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박갑천 칼럼)

    『울음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안톤 슈나크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것들」은 이렇게 시작된다.김진섭의 명역으로해서 많이 읽히면서 진실로 슬프게 하는것이 무엇인가 생각케 했던 향기짙은 수필이다. 오늘에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아이들 울음이 아니라 삐약삐약 울면서도 눈물은 안보이는 병아리울음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자기 죽을날 모르는 점쟁이의 야살이,맥주를 마셔대면서 화장실 안가는 것을 자랑하는 곧은 창자의 넉살이,저먼저 구원받아야할 사람이 오히려 대중을 향해 구원을 외치는 소리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여름날의 매미소리 그리면서 허우룩함에 떨고 서있는 나목의 마지막 잎새가,목숨 얼마 안남은 단풍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찬미하는 탄성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제겨레 젖혀두고 멀리 해와 달에게 자식혼처 구하는 두더지 어버이가,추워서 소름돋은 짧은치마밑의 가녀린 안짱다리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뒷동산 동백나무들은 어디 갔나,어령칙이 가물거리는 얼굴들하며 변해버린 고향산천이,그리고 어린날 짝사랑했던 암암한 여인의 요절소식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책장에 꽂힌 헌 책갈피에서 보게 되는 젊은날의 까맣고도 튼실한 머리칼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어미 숨거둔줄 알리 없는 갓난아기의 칭얼댐이,백혈병 진단 내린걸 모르는 어린이의 해맑은 웃음에 울가망해있는 어버이의 얼굴그늘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말글 바로 못쓰면서 남의 말글 잘하는 걸 내세우는 지식인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제 부모형제와는 척져있는 주제에 나라와 겨레위해 몸바치겠노라고 소리소리 높이는 「우국·애국지사」의 얼렁수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담비털 만지면서 개털로 여기고 개털 만지면서 담비털로 여기는 눈뜬 소경의 시답잖은 판단력자랑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친애할 자격도 없는 사람의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하는 물탄 꾀입술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희극배우보다 더 희극적인 엉너리 연기를 하면서 관중들의 숨넘어가는듯한 비웃음소리를 못듣는 뻔뻔스런 얼굴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이전투구 행짜 못버리면서도 청강에 좋이 씻은 백로같은 소리만 늘어놓는 갈가위트레바리꾼이 우리를 슬프게한다.죽지 떨어진 주인한테 냉갈령 부리는 지난날의 측근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것이 어디 한두가지랴.하지만 가장 슬프게 하는것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줄 모르고 계속 슬프게 해주고만 있는 사람들 아닌가 싶다.
  • 강택민 주석과 즉석 「산책회담」 김 대통령/오사카 회담 이모저모

    ◎고어 미 부통령과 대북문제 등 논의 제3차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열린 19일 김영삼 대통령은 상오 기조연설,하오 자유토론에 이어 고어 미국 부통령과 회담을 갖는 등 바쁜 하루을 보내고 오사카에서의 공식일정을 모두 마쳤다. ○…APEC 정상회의 회의장인 오사카 성 영빈관에는 상오 9시10분부터 18개 회원국 정상 및 대표들이 지난 1,2차 회의 때처럼 「자유로운 토론」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관례를 따라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복 차림으로 수행원 5명씩만 데리고 속속 도착.7번 째로 도착한 김대통령은 감색 상의에 푸른색 셔츠를 받쳐 입은 차림으로 현관에 마중나온 무라야마 일본총리와 반갑게 악수. 영빈관 뜰로 옮긴 정상들은 맑은 날씨를 화제로 담소를 나누면서 기념촬영을 했으며 김대통령은 왼쪽에서 7번째,창 홍콩재무장관과 고어 미국 부통령 사이에 서서 촬영. ○…회의장에 입장한 각 나라 대표들은 이번 회의의 의장인 무라야마총리를 중심으로 원탁에 정해진 자리에 앉았으며 김대통령은 무라야마총리의 왼쪽 8번째인 홍콩과말레이시아 좌석 사이에 착석. 무라야마총리의 첫 발언으로 시작된 상오 회의는 각 나라 대표들이 돌아가며 5분여 씩 기조발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김대통령은 무라야마총리,지난 해 의장이었던 수하르토대통령의 다음으로 연설. ○…18개국 정상은 영빈관 중앙홀에서 양식의 오찬을 마치고 하오 1시40분쯤 무라야마총리의 안내로 영빈관 앞 뜰로 나가 늦가을 단풍과 국화를 감상하며 산책.이어 둥그런 형태로 배치된 9개의 2인용 목재 다도탁자에 차례로 자리를 잡고 20분남짓 일본차를 마시며 환담. 김대통령은 회의장으로 가기 앞서 입구에서 마주친 강주석에게 『잠시 정원으로 나가 산책이나 하자』고 제의했고 강주석은 이를 흔쾌히 수락. 두 정상은 정원을 거닐면서 지난주 강주석 방한 등을 화제로 대화를 나눴으며 대화도중 간간이 파안대소를 하거나 박수로 화답하는 등 무척 친숙한 모습. ○…김대통령 하오에 열린 각국 정상들과의 토론에서 『올해 한일간 무역량이 4백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백40억달러의 적자가 전망된다』면서 『따라서 무역자유화 못지않게 무역균형이 중요하며 흑자국이 기술과 경제협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역설. ○…이어 뒤 영빈관내 정상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김대통령을 비롯한 18개국 정상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 위해 무라야마총리 안내로 회의장옆 정원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손을 흔드는 것으로 회의결과에 만족을 표시. 김대통령은 정상대기실로 돌아와 각국 정상과 악수하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영빈관 현관에서 무라야마총리의 전송을 받으며 승용차편으로 오사카성을 출발. ○…숙소인 로열호텔로 돌아온 김대통령은 하오 5시부터 호텔 2층 사쿠라룸에서 앨 고어 미국부통령을 접견하고 한미관계와 대북 문제 등 양국관심사에 관해 협의. 김대통령은 『지난 7월 워싱턴에서 6·25참전기념비 제막식 이후 4개월만에 만나 반갑다』고 인사했고 고어부통령은 『이번에 클린턴대통령이 꼭 참석해 각하와 여러가지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했는데 국내사정으로 오지 못해 몹시 안타까워 하더라』고 클린턴대통령의 안부를 전달. ◎김영삼 대통령 APEC 정상회의 기조연설문 요지 세계는 지금 자유와 경쟁과 협력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국경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질서를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나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APEC이 자유화와 경제협력을 보다 실천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한 몇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이제 본격적인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실천해 나아감에 있어서 균형발전을 통한 공동번영이라는 APEC의 이상과 가치를 다시한번 강조하고자 한다.아태지역은 경제발전 수준과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다양하다.APEC은 앞으로 자유화의 실천과정에 있어 회원국간의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공동번영을 모색할 때 APEC의 결속이 강화되고 자유화 또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둘째,회원국간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데 더욱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그것은 APEC 국가의 다양성을 최대한 살려 나가면서 자유화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기적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따라서 회원국가간에 물적 인적자원과정보 및 기술의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구체화해야 한다.한국도 정보통신산업 장관회의를 지난 5월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앞으로도 APEC에서 추진하는 경제협력과제의 실천을 위해 모든 노력과 기여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셋째,APEC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는 모든 나라가 스스로 약속한 것을 자발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데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이런 점에서 나는 이번에 각국이 자율적으로 제출한 초기가시화 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한국정부는 초기가시화 조치로서 투자개방,관세인하,규제완화 등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예를 들어 한국은 2000년까지 200여개 업종에 대한 투자를 신규로 개방하고,각종 경쟁제한적인 법령을 정비하고 수출입의 통관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할 것이다.우리는 이미 정부조달 시장을 개방토록 법을 개정했으며,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 개정도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금년내에 이뤄질 것이다. 나는 작년 「보고르 회의」 직후에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응분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계화정책」을 선언한 바 있다.우리가 지향하는 세계화는 개방과 개혁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의식과 관행과 제도를 합리화하고 국제화,한국의 발전은 물론 세계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한국은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에 선도적 역할은 물론 이 지역의 복지증진과 균형발전을 위해 APEC내에서 적극적 역할을 다할 것이다. APEC은 클린턴 대통령의 주도하에 시작된 「시애틀회의」에서 초석이 놓여졌고 지난 해 「보고르회의」에서 기둥이 세워졌다면 이번 「오사카회의」에서는 지붕을 마련함으로써 이제 지역협력기구로서의 기본적인 골격을 갖추었다고 본다.우리 모두 아태지역의 공동번영을 위한 「공동의 집」을 완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 강 주석,반도체 생산라인 돌며 진지한 질문/방한 사흘째 이모저모

    ◎“청와대 단풍곱다”며 북경의 단풍 자랑/조깅트랩선 뛰는 시늉하며 관심 표명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방문 사흘 째인 15일 역시 바쁜 하루를 보냈다. 강주석은 이날 아침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조찬을 함께한 뒤 기흥에 있는 삼성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이어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주한 중국대사관 직원 및 화교대표들을 접견하고 경주로 직행,이의근 경북지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있은 김대통령과 강주석의 조찬회동은 두 정상의 개인적 친분과 돈독한 우의를 다지기 위한 자리임을 상징하듯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1시간동안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상오 7시30분 반코트 차림으로 상춘재앞 녹지원에 나와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복 차림의 강주석을 맞아 아침인사를 나눈 뒤 강주석을 조찬장인 상춘재로 안내했다. 김대통령은 강주석과 함께 녹지원 뜰을 걸어가는 동안 청와대 뒷산을 가리키며 『단풍이 아름답다』고 말하자 강주석은 「단풍이 꽃보다 곱다」는 중국 당나라 시인 두목의 한시를 소개하고 『북경에도 향산의 단풍이 유명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대통령이 녹지원 주변 조깅트랙을 가리키며 『이곳이 내가 매일 아침운동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하자 강주석은 잠시 뛰는 시늉을 해보이며 『제자리에서 뛰느냐.아니면 실제로 달리기를 하느냐』며 조깅에 관심을 표명했다. 김대통령이 『상춘재가 전통 한식건물』이라고 설명하자 강주석은 『목조건물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 중국인도 목조가옥을 좋아한다』고 화답하는 등 두 정상은 우리의 전통가옥과 서울의 공기 등을 화제로 환담을 나누다 양측의 통역만 배석시킨 가운데 조찬회동을 시작했다. ○…강주석은 김대통령과 조찬회동을 끝낸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을 방문,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안내로 시설들을 둘러봤다. 강주석은 1층 로비의 제품전시장에서 휴대용 무선전화기로 북경의 삼성지사에 전화를 걸어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장시설 보호를 위해 방진복 방진화와 헬멧 장갑까지 착용한 강주석은 생산라인을 둘러보면서 정통 기술관료답게안내인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궁금한 점을 빠짐없이 물어보는 등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 강주석은 『자동화된 생산라인이 좋아서 인상적』이라면서 『실리콘밸리보다 더 좋은 듯하다』고 평가했다. 삼성반도체공장 시찰을 마친 강주석은 육로를 이용해 숙소인 신라호텔에 도착,주한 중국대사관 직원 및 화교대표 등 80여명과 만나 격려했으며 이어 이날하오 다음 방문지인 경주로 출발했다. 강주석은 경주 힐튼호텔에 여장을 푼뒤 이날 저녁 이경북지사가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했으며 16일에는 불국사를 관광하고 울산의 현대자동차 공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 휴일 늦단풍 행락차량 몸살/내장산 10만 인파

    ◎귀경 고속도 체증 극심 11월 첫째 휴일인 5일 전국 유명산과 관광지에는 막바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에는 하오가 되면서 귀경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려 밤늦게까지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전북 정읍 내장산 국립공원에는 올 최대인파인 10만여명의 행락객이 몰려 서래봉을 비롯한 신선봉과 장군봉 등 9개 봉우리 주변에서 빨갛게 물든 장관을 감상했다. 행락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평소 승용차로 20여분 걸리는 호남고속도로 정읍톨게이트에서 내장산에 이르는 진입로 16㎞구간은 3∼4시간이 걸리는 등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었다. 지리산과 덕유산 국립공원에도 이날 하루 6만여명의 단풍관광객이 몰려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즐겼다. 계룡산 국립공원 등 대전·충남지역 유명 관광지에도 모두 8만여명의 단풍 관광인파가 몰렸다.특히 계룡산에는 이른 아침부터 관광객이 몰려 3만5천여명이 동학사와 갑사,신원사 계곡 등 등산로에서 절정의 단풍을 즐겼다. 제주도에도 관광객과 신혼부부들이 서귀포시 중문단지와 성산 일출봉등에 한꺼번에 몰려 크게 붐볐다.
  • 4일 「육림의 날」에 부쳐/송영근 임업연구원 박사

    ◎“「건강한 숲」 가꾸기에 더 많은 투자를” 단풍철을 맞아 주말이면 도시근교 산은 말할것도 없고 설악산이나 한라산까지도 산행객들로 꽉 차 있음을 본다.인구증가와 산업화에 따른 자연파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환경이 이만큼이라도 보존된 것은 국토의 3분의2가 산지라는 역설적인 이점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환경의 허파」라 할 산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그동안 산림녹화 운동과 연료의 대체로 우리 산에도 나무가 우거진 것은 흐뭇한 일이다.따라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산림녹화에 성공한 나라가 되었다.그렇지만 솎아주기나 산림도로(임도)건설 등 가꾸는 노력은 매우 미흡하였다.이제 우리는 녹화를 성공리에 마치고 녹화에 쏟은 열의를 다시 모아 심은 나무를 키우고 가꾸어 「건강한 숲」을 만드는데 정성을 다해야 할 때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 중에는 우리 산림은 녹화되었으니 산림에 대한 투자는 이제 그만해도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우리의 산림상태는 어린아이에비유하면 젖을 뗀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목재생산,맑은 물공급,휴양공간제공 등 산림이 갖고 있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그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강한 숲」이 되어야 하는데 오늘의 숲은 단지 벌거숭이였던 산에 「푸른 옷」을 입혀놓은 정도에 불과하다.이는 산림의 대부분이 20년생 이하의 어린 나무들이고 ㏊당 임목축적도 독일 300㎡,일본 120㎡인 반면 우리는 4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산림이라고 하는 우리의 몸뚱이는 점점 커져가는데 산림가꾸기와 같은 의복은 예전과 별 차이 없는 그대로여서 흡사 운동회때 너무 달라붙거나 헐렁한 옷을 입고는 잘 달릴 수 없는 것과 같다.따라서 우리의 산림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나무를 심고 가꾸어 쓸만한 재목이 되기까지는 30년 혹은 50년이 소요되는데다 일반적으로 임업은 타산업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 자발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사유림의 경우 10㏊ 미만 소유자가 전체 산주의 96%를 차지하고 있어 소유규모가 매우 영세하고 어린나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산림으로부터의 수입이 거의 없어 산림을 가꾸는데 무관심하며 계속적인 투자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또한 자연환경을 관리하는 산림분야에 대한 국가의 재정투자도 전체 예산의 0.4%에 불과해 건강한 숲을 만드는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제 막 기초를 마련한 우리의 산림육성사업이 본궤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더 많은 투자와 관심이 요구되며 산림을 직간접으로 파괴하고 공해를 일으키는 석재채취,골프·스키장·자동차를 비롯한 공해물질배출산업 등이 자발적으로 일정 지역의 산림에 일정액을 투자하는 내산 가꾸기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또 각급 학교도 산간벽지의 산지와 자매결연해 방학등을 이용,임간학교를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연과 가까이 하여 정서를 함양토록 하자.시민단체도 어린아이에 비유되는 우리 산림을 사회자원봉사 차원에서 건강한 숲으로 가꾸어 나가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산림부국인 반면 후진국들은 산림빈국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이처럼 건강한 숲과 쾌적한 환경없이는 경제발전에 따른 풍요로움과 편리함도 한낱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정부와 국민 모두가 새로운 각오로 나무가꾸기에 나서자.때는 나무 가꾸는 계절이다.망설일 이유도 없고 미룰 이유도 없다.육림의 날(4일)을 맞아 나무에 대한 사랑을 펼치자.
  • 산악 레포츠 오리엔티어링 가을야산 누비며 모험 즐긴다

    ◎지도·나침반 이용… 목표지점 찾아 “기쁨 만끽”/기업체들 사원연수·가족단위 놀이로 각광 「막바지 가을정취를 만끽하며 숲속을 누빈다」 산과 계곡을 벗삼아 지도와 나침반만 갖고 미지의 지점을 찾아 달리는 「오리엔티어링」(OL)은 사계절 레포츠지만 해마다 이맘 때면 더욱 각광받고 있다.요즘 대도시근교 산에는 주말을 이용한 동호인과 직장인이 몰려 위세가 한풀 꺾인 단풍과 낙엽 등으로 어우러진 막바지 가을정취 속에서 오리엔티어링을 즐기고 있다. OL은 대자연속에서 지도와 나침반만 이용,보물찾기하듯 지도위에 표시된 몇개의 지점(포스트)을 순서대로,가능한 한 빨리 찾아가야 하는 「생각하며 달리는 산악레포츠」. 거추장스러운 장비나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경기방법·독도법·나침반사용법 등 간단한 이론을 1시간정도 배우면 실전에 들어갈 수 있다. 출발 이후에는 오직 지도와 나침반에 의지한 채 산야에서 외롭고 힘든 자기와의 싸움을 전개해야 한다.숲속에 숨겨진 목표지점을 하나하나 찾을 때마다 단순산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한 성취감과 희열을 맛보게 된다. 출발점을 중심으로 반경 2㎞내에서 1시간정도 혼자 또는 짝을 지어 이뤄지나 가족단위 등 참가자의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뛰면서 즐기기 때문에 높은 산보다도 표고 1백∼2백m이하의 야산이 좋다.우리나라는 구릉지가 많아 전국 어느 곳에서든지 즐길 수 있다.수원 원천유원지,우이동 밤나무골,세곡동 구룡산,경기도 삼송리일대 등이 서울 인근에서 알려진 OL장소다. 레저이벤트업체 코니언의 우정균씨는 『OL은 미지의 지형에서 방향탐지능력을 익히고 정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 기업체의 신입사원 연수과정과 보이스카우트와 걸스카우트의 교육프로그램에도 도입돼 있다』고 말한다. 유럽에서 군사훈련의 하나로 시작된 오리엔티어링은 제2차대전이후 급속도로 전세계에 보급됐으며 국내에서는 87년 「한국OL연맹」이 창설되면서 본격화됐다.현재 동호인은 50여만명. 오리엔티어링은 포인트OL,스코어OL,라인OL 등이 있는데 포인트OL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최근에는 스키·패러글라이딩·보트·자전거·자동차 등을 이용한 신종 오리엔티어링을 즐기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다.한국OL연맹(928­3940)·레저연합회(720­9575)·레저이벤트협회(722­8811)
  • 김지하 생명사상 정리 산문집 「님」 출간

    ◎칼럼·강연·시인론 등 올 발표 글 모음/생명사상 해설집 「생명과 자치」도 곧 선보여 김지하 시인(54)이 자신의 생명사상을 설파하는 산문집 「님」을 솔출판사에서 펴냈다.신문칼럼,오에 겐자부로와의 대담,환경부 강연,언론과의 인터뷰,시인론 등 올해 나온 그의 글과 담론을 한데 묶은 책이다. 「님」을 통해 드러난 그의 생명론은 나름대로 꽤 다듬어진 각론에까지 다다른것 같다.생명,즉 삶 자체가 화두인 지은이의 관심은 끝없이 확산된다.그의 생명은 틈,님,기우뚱한 균형,모심 등 스스로를 풀이하고 살찌울 언어를 찾아내고 지자제 선거,세계화,쓰레기 소각장,삼풍붕괴 등 세상만사에 대한 비판적 해설을 풀어내면서 「그물코」처럼 촘촘하게 벼려진다.그는 썩은 벌레를 파먹는 잡새처럼 이 문제에서 저 문제로 겅중겅중 뛰어다닌다. 지은이는 자신의 생명운동의 기초인 「시천주」의 동학을 축으로 충효타령에 그쳐버린 유교와 합리주의의 벽에 부딛친 서양을 끌어안고 넘어설 것을 해법으로 내놓는다.이같은 큰 틀 속에서 그는 한민족의 문화적 원형인 풍류도의 한사상,이제마의 사상의학,김일부의 정역,마당굿판,풍수학 등 버려져 있던 우리 것을 적극적으로 되살려낸다. 세계화의 물결밑에서 움트는 지방자치의 기운을 짚어내는 지은이는 지방화가 곧 창조적 세계화라고 단언하기도 한다.이에 따라 직장생활하느라 삶터를 떠나 있을 수 밖에 없는 남성들보다 지역내에서 내내 살림하며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들에게서 생명의 더 큰 가능성을 읽는다.탐라의 뿌리를 캐는 시인 고영기의 「거친 원목과도 같은 자연적 상상력」을 통해 지역 문학의 중요성을 본 시인은 「상상력이 정권을 잡으라!」고 주문하기까지 한다. 이처럼 세상과 생활에 깊이 밀착돼있는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그러나 여전히 서정시인의 목소리다.개발의 발길이 제주를 무참하게 쓸어버릴 것을 경계하는 한 글에서 시인은 「1993년 겨울과 1994년 가을에 다시 갔을때 아직도 훼손되지 않은 중간산의 오름들,기이한 느낌의 산굼부리,원시의 비자림,흐드러진 갈대밭,한라산의 단풍진 숲들을 보며 내 마음속 제주의 틈이 다시 석류처럼 벌어지고있음을 느꼈다」고 적고 있다. 산문집에 이어 생태사회연구소 문순홍 박사와의 문답을 통해 생명사상을 해설하는 「생명과 자치」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올 예정이다.여기서 그는 그간 자신의 운명을 고스란히 반추하는 이름 「지하」를 접으면서 물맑을 「형」을 새 필명으로 선보인다.앞으로 그의 삶과 글을 새 이름처럼 틀지워가고 싶어 하는 지은이의 애틋한 마음이 보이는듯 하다.
  • “방치 10년” 신석기 유적/황규호 문화부 부국장급(오늘의 눈)

    부끄러운 유적보호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오산리.문화의 달 10월이 거의 가고 단풍이 절정을 이룬 지난 주말,설악산을 찾는 관광객과 수학여행 학생들을 실은 버스가 꼬리를 물고 지나갔다.그 버스속의 사람들은 지나쳐 버린 오산리에 동해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지역 최고의 신석기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을 것이다. 그런 잊어버린 유적에 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양양문화원이 오산리유적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마련한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했던 한·일 두나라 고고학자가 그들이다.바다 바람을 지킨 늙은 소나무 몇 그루가 서 있을 뿐 밋밋한 모래언덕에 불과했다.지난 1977년에 발견되어 85년까지 서울대박물관이 5차례의 발굴을 마친 이후 자그마치 10년 동안을 방치해두었기 때문이다. 세계 고고학계를 깜작 놀라게 한 신석기 문화층은 그 모래언덕안에 있다.이 유적에서 출토된 테라코타 인물상이 그렇듯 기원전 6천년쯤 오산리에 살던 신석기인들은 생각(사유)하는 사람들이었다.14기의 집자리에서는 화덕이 발견되어 추위를불로 이겨낼 줄도 알았다.집자리 밖에는 마을이 공동으로 쓰는 취사용 화덕을 따로 만들었다.집단 사냥이나 고기잡이에서 얻은 먹거리를 바베큐로 만드는 데 사용했을 것이다. 오산리 신석기인들은 동해로 회귀하는 연어와 같은 큰 물고기를 낚으려고 동아시에서 처음으로 결합식 낚시를 만들어 썼다.과학적 분석에 의해 백두산에서 가져온 것이 분명한 흑요석 덩어리가 발견되어 먼 지역과 교류하는 모험도 서슴지 않았다.뾰족밑 토기와 납작밑토기 등을 시베리아와 바다 건너 일본 보다 앞서 만들어 전파시킨 사람들이 오산리 신석기인이다.돌로 톱을 만들어 나무를 자르는 지혜도 지니고 있었다. 그럼에도 유적을 가꾸어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기는 커녕 사적으로 지정하지도 않았다.그 무관심은 우리를 부끄럽게 했다.일본에서 현장을 보러온 산나이마루야마(산내환산)유적 발굴책임자의 말을 듣고는 더욱 부끄러웠다.혼슈(본주)최북단 아오모리(청삼)의 산나이마루야마 신석기유적은 19 92년부터 발굴에 들어갔으나 이미 유물전시관이 건립되었다는 것이다.기본골격을 갖춘 야구장건설을 현지사가 중단시키고 보호조치한 유적이라니 부러운 이야기다. 이날 위안이 있었다면 지역의 선사문화를 알리려는 작은 문화원의 힘겨운 노력을 본 것이라고나 할까.양양문화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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