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단편영화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 콘크리트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 투자 격차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 사기 펀드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 양보 자제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45
  • ‘새로운 상상’ 뉴미디어아트 한눈에

    2000년 한국에서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란 작은 축제가 첫 걸음을 뗄 때만 해도 비디오아트는 낯선 장르였다. 백남준(1932~2006) 작가와 맞물려 이름은 들어봤지만 여전히 생경한 것은 그대로일 터. 10년의 세월이 훌쩍 흘렀다. 국제 경쟁 부문까지 덩치를 키운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NeMaf·네마프)이 11회를 맞았다. 4일 개막해 14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앞 곳곳에서 열린다. 올해 네마프는 ‘새로운 상상! 새로운 쓰임!’을 주제로 스마트폰·디지털카메라 등 뉴미디어 매체를 활용해 만든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 비디오아트, 미술 작품 210여편이 선보인다. 뉴미디어에 관심 있다면 12일 열리는 ‘이 작가를 보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주형(‘조우’), 박병래(‘고무줄놀이’), 늘샘(‘서울의 예수, 강변의 누이’), 레주파(‘레즈비언 보이스 커밍아웃’), 차지량(‘M.T=미드나잇 테러’) 등 6~8명의 작가가 ‘제한시간 10분’ 동안 자유롭게 발표한 뒤, 관객과 대담한다. 주최 측이 제공하는 맥주 한 캔과 다과를 먹으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시간이다. 상영작 및 전시 정보는 홈페이지(www.nemaf.net)를 참조하면 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식탁의 기적! 단편영화 시사회

    식탁의 기적! 단편영화 시사회

    밥상을 주제로 한 이색 단편영화가 관객들과 만난다. 7월 2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리는 ‘식탁의 기적! 단편영화 시사회’가 그것. 2011 전주 국제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김한결 감독의 ‘엄마의 도마질 소리’, 2011 샌프란시스코 국제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에 초청된 정동락 감독의 ‘밥, 상’ , 2011년 로스엔젤리스 아시안 퍼시픽 영화제 초청 경력의 원진희 감독의 ‘저금하는 날’ 등 3편이 연속 상영된다. 이들 3편의 영화가 관객들의 입맛을 얼마나 만족시킬지 관심거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문화마당] 고시원과 포스트잇/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고시원과 포스트잇/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대학원에서는 영화학 전공). 많은 법대생들이 그러하듯, 한때는 고시원에 들어가 고시 준비를 해볼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우리 시대에 고시원 하면 ‘신림동’이었고, 그곳엔 고시에 청춘을 거는 고시생들이 많았다. 나는 고시원 대신 집 근처의 독서실과 공공도서관을 선택했지만, 한때 고시를 보기 위해 밤샘공부로 지내던 세월이 내게도 있었다. 그래서 고시원 하면 당연히 치열하게 고시 준비를 하는 사람들, 희망과 막막함, 열정과 우울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그런 분위기가 연상되곤 했다. 그런데 요즘 고시원에는 고시 준비생들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혹은 각자의 사연으로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 올 여름 100억원짜리 블록버스터 ‘퀵’을 연출한 조범구 감독도 고시원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조범구 감독은 2004년 ‘양아치어조’로 장편영화 감독 데뷔를 하고 2006년 ‘뚝방전설’을 만들었다. 새달 21일 개봉하는 ‘퀵’은 그의 세 번째 영화다. 단편영화계 스타이기도 했던 그에게도 역시 영화판은 녹록지 않아 ‘뚝방전설’을 만든 뒤 5년간 작품활동을 할 수 없었다. 서울 생활이 어려웠던 그는 연고도 없는 지방으로 ‘값싼 집값’ 때문에 이사했고, ‘퀵’의 감독을 맡으면서 지방의 집을 오가기 어려워 고시원 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제작비 100억원대 영화가 만들어지고 화려하게 조명되는 영화계의 생리상 자칫 간과되기 일쑤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는 영화인들이 많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이 지난 1월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으로 환기되었지만, 아직까지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영화인들의 처우와 복지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활발해지고 국회와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예술인 복지법’이 지난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결되고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 이 법은 영화·공연·출판 등 문화예술 분야 종사자들에게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및 금고를 설치하여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법이 시행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우선 정부 여당에서 예술인 규정에 대한 기준의 모호성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법을 유보하기로 했다. 대신 이 법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그 전에 영화사나 방송사에서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스태프를 고용하는 불공정 관행부터 바로잡기로 했다고 한다. 제도를 정비하고 법을 제정하는 작업은 세심하고 정밀해야 한다. 법의 허점과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이고 보완해야 그 법의 취지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조금 시일이 걸린다한들 못 참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영화를 포함한 예술현장의 여론을 청취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그것이 소통이다. 영화계 현실이 어렵고 영화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린다 해도 그들의 작품을 향한 열정은 결코 위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감동적이다.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은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열정이 얼마나 치열하고 대단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안재훈 감독은 이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하는 데 11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었고, 그 과정이 그의 작업실 벽면은 물론 천장까지 거의 빈틈없이 빼곡하게 붙여진 수많은 ‘포스트잇’ 속에 담겨 있었다. 3차원(3D) 애니메이션이 대세인 지금, 2D 셀 애니메이션으로, 그야말로 일일이 직접 그린 10만장의 ‘손그림’으로 완성한 이 작품은 만든 이들의 정성과 인내 그리고 긴 제작시간을 관통한 열정의 몫이 되었다. 그리고 그 열정은 ‘야심’이 아니라 ‘진심’의 발로이기에 더 소중하다. ‘소중한 날의 꿈’은 그 진심의 값어치를 발견하게 해준다.
  • 30일 개봉 독립영화 ‘도약선생’ 주연 박혁권

    30일 개봉 독립영화 ‘도약선생’ 주연 박혁권

    “얼굴은 본 것 같다는데 이름은 모르세요. 그러니까 무명 배우죠. 조금씩은 나아지는 것 같아요. 인생 전체의 큰 그래프를 봤을 때는 원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거죠.” 대뜸 무명 배우란다. “제가 뭐든지 좀 늦는 편이에요.”라고도 했다. “운전면허는 3년 전에 땄고 결혼은 못 했어요. 폰뱅킹, 자동이체는 불안해서 못 하고 휴대전화는 지금도 017이에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한참을 돌아서 23살에 서울예대에 들어갔다. 영화배우로 데뷔한 건 33살 때인 2004년이니 출발은 한참 늦었다. 그런데도 초조한 기색은 없다. 최근 충무로의 ‘신 스틸러’(주연 못지않은 명연기를 펼치는 조연)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독립영화계에서는 ‘큰 배우’로 입지를 굳힌 박혁권(40) 얘기다. ‘혜화, 동’, ‘시선 너머’에 이어 그가 주연한 또 다른 독립영화 ‘도약선생’이 오는 30일 개봉한다.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으로 불리는 윤성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에서 “장대높이뛰기의 목적은 높은 곳,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신을 만나 답을 듣고 내려오는 것”이라고 외치는, 엉뚱한 장대높이뛰기 코치 전영록 역을 맡았다. 박혁권은 최근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수지 아빠로, ‘마이 프린세스’에선 김태희 아빠로 출연한 데 이어 9월 방송 예정인 미스터리 사극 ‘뿌리깊은 나무’에도 캐스팅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압구정동 카페에서 박혁권을 만났다. ●충무로의 ‘주연같은 조연’ 부각 →윤성호 감독과는 ‘은하해방전선’(2007) 등 벌써 4편이나 같이 작업을 해서 ‘윤성호의 페르소나’란 얘기도 있는데. -실은 6편을 같이 했다. 윤 감독이 서강대 다닐 때 처음 찍은 단편 ‘삼천포 가는 길’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 ‘졸업영화’도 같이했다. 처음 만난 건 연극을 하던 2001년쯤인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고 싶어서 공부한다는 기분으로 단편영화 오디션을 봤다. 윤 감독이 부르면 웬만하면 다 한다. →10년을 지켜본 윤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처음 ‘삼천포 가는 길’ 시나리오를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똘똘한 친구의 느낌이었다. 그땐 내가 잘 풀리면 윤 감독을 끌어 주고 유학 보내 공부도 시키고 싶었다. 그런데 굳이 내가 안 끌어 줘도 잘하고 있더라. →최근 2년 동안 ‘가족계획’ ‘혜화, 동’ ‘도약선생’ 등 독립영화를 8편이나 찍었다. -음… 식당으로 치면 가게 문을 연 지 오래됐으니까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손님도 있고, 한 번 들른 손님이 또 먹어 볼까 하고 찾는 거랑 비슷하다. 웬만하면 하는 게 예의다. 물론 내가 작은 영화에 출연할 때는 몸값을 동결시킨 영향도 있을 거다. 단편은 담배 1보루, 독립영화는 기름값만 받는다(웃음). →‘도약선생’도 기름값만 받았나.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의 제작 지원도 받고 해서 여건이 빡빡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기름값에다 몇 달치 월세도 챙겼다. 하하. →인터뷰를 보고 제작자들이 ‘누구 영화는 기름값만 받고, 누구는 월세도 얹어 받느냐.’고 따지겠다. -그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라고 매니지먼트 회사에 들어온 것 아닌가(웃음). →옛날 얘기 좀 해 보자. 어쩌다가 1971년생이 94학번이 된 건가. -고등학교 2학년을 딱 이틀 다녔다. 가출하면 보통 1주일쯤 지나 돈이 떨어져 집으로 가는데 난 레스토랑 웨이터 같은 일을 계속했다. 몇 년을 그렇게 살다가 1993년에 산울림 소극장 단원 모집 광고를 봤다. 고교 때 연극반을 했지만, 기본기가 없어서 힘들었다. 뭐가 이상한지는 아는데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모르니까 주눅이 들고 많이 울었다. 1년쯤 지나 제대로 해봐야겠다 싶어 서울예대에 진학했다. →배우를 직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한 건 언제부터인가. -2002년 극단 학전의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했는데 김민기 선생님의 기대치에 못 미치니까 너무 힘들었다. 그 뒤로 고(故) 박광정 선배가 만든 파크라는 극단에 2년쯤 있었다. 뮤지컬을 주로 했는데 전체 연습이 끝나고 혼자 두 시간씩 더하고 그랬다. 연기하는 재미를 처음 느꼈다. ●드라마·사극으로 활동 반경 넓혀 →한참 재미를 느낄 때라면서 왜 영화로 옮겼나. -연극을 할 때는 영화·TV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영화를 선택하게 됐을 때는 TV 드라마는 절대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다 하게 됐다. 내가 줏대가 없다(웃음). →상업영화 데뷔작 ‘시실리 2㎞’(2004)의 빡빡머리 조폭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디션을 봤다. ‘지금부터 소승과 눈을 마주치는 분들은 사바세계와 안녕입니다~ 지금 저를 보셨죠. XX님아~’란 대사를 읽었는데 심사위원 뒤에 앉아 있던 사람이 데굴데굴 구르더라. 알고 보니 임창정씨였다. 다음 날 형의 소속사에서 같이 해보자고 전화가 왔다. 형이 은인이다. 그런데 ‘시실리 2㎞’ 이후로도 잘 풀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대접은 달라졌다. 영화사에 프로필을 건네러 가면 전에는 힐끗 쳐다보고 ‘거기 놓고 가세요.’라고 했는데, 이후로는 ‘아~ 그분이시구나. 녹차 드실래요, 커피 드실래요.’라고 묻더라(웃음). →풀릴 듯 풀릴 듯하면서도 잘 안 풀린 것 같다. -인생에 기회가 세 번 온다는데 ‘시실리 2㎞’는 그냥 지나갔다. 그 다음이 드라마 ‘하얀거탑’(2007)이다. ‘국경의 남쪽’(2006)을 하고 나서 안판석 감독님이 드라마를 한다길래 평범한 안부 인사를 가장해 전화를 드렸다(웃음). ‘하얀거탑’이 끝나고 영화판으로 돌아오니 알아서 출연료를 2배 올려 줬다. →드라마와 상업영화, 독립영화를 넘나들고 있다. 어떤 현장이 가장 편한가. -상업영화가 주문을 받아 그대로 찍어 낸다면 독립영화는 같이 창작하는 재미가 있다. 드라마는 호흡이 너무 빨라서 힘들다. 내가 워밍업이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라 NG 내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늘 있다. 역으로 그래서 재밌을 때도 있다.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도전하는 재미가 있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안정된 수입과 인지도다(웃음). 직업이니까 돈 얘기하는 게 창피할 건 없다. 지금은 월세를 살고 있는데 전세로 옮기고, 내 집도 있으면 좋겠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로버트 드니로와 신구 선생님이다. 그분들은 기복이 없다. 어떤 역을 맡아도 3루타 이상은 때린다. 절대 삼진은 안 당한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中 유한부인 사로잡겠다” ‘데레쿠니’ 내놓은 정구호 디자이너

    ‘커다란 진주 목걸이에 잔주름이 들어간 블라우스, 흰 트위드 재킷을 걸친 유한부인이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하녀는 포크를 가지런히 식탁보 위에 정리한다.’ 40~50대 중년 여성들을 겨냥해 1년여간 준비한 새 브랜드 ‘데레쿠니’를 내놓은 정구호(49) 제일모직 전무가 패션쇼 대신 만든 짧은 단편영화의 내용이다. 정 전무는 21일 “2년 전 수입 브랜드밖에 없어 불모지로 여겨졌던 시니어 여성복 군에 ‘르베이지’로 화제를 일으켰다. 이번엔 좀 더 여성스럽고 대중적인 옷인 ‘데레쿠니’로 ‘루비족’이라 불리는 중년 여성복 시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레쿠니’는 흔히 명품이라 불리는 유럽의 패션 브랜드와 비교해 감성적으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디자인에다 가격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정 전무의 얘기다. 중년 여성들이 선호하는 가방과 신발, 보석류 등 잡화 비중도 전체 제품 구성의 30%를 차지한다. 치마는 30만~50만원, 가방은 40만~120만원대로 책정됐다. 황금색 로고에 파스텔 색조의 옷을 주로 선보인 ‘데레쿠니’의 목표는 중국의 ‘유한부인’들이다. 내년 가을쯤 중국 백화점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일루셔니스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일루셔니스트’

    가짜 예언자는 대중을 현혹한다. 반대로 진짜 예언자는 대개 비운의 인물로 산다. 대중이 진실을 종종 놓치는 탓이다. 영화감독 자크 타티(1909~1982)도 그런 인물 중 한 명이다. 대중은 그가 의욕적으로 제작한 ‘플레이타임’을 외면했고, 타티는 끝내 재정적 실패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현대사회를 꿰뚫어보는 혜안을 지녔다. 그의 영화는 기계문명과 소비의 거품에 짓눌려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풍자하곤 했다. 시큰둥한 얼굴로 어리석은 행동을 비판하기보다 지긋한 미소로 현대인의 모습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그였다. 관객 스스로 눈을 키우게 한 것인데, 정신없이 지내느라 바쁜 이들은 그의 말을 듣지 못했다. ‘일루셔니스트’(L’illusionniste)는 타티가 1950년대 후반에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그 시나리오가 자기 모습에 너무 가깝다고 생각한 타티는 영화화를 단념한 뒤 ‘플레이타임’으로 옮겨 갔다. 50년이 흐른 어느 날, 애니메이션 감독 실뱅 쇼메는 데뷔작 ‘벨빌의 세 쌍둥이’를 준비하던 차에 타티의 딸과 만났다. 타티의 ‘축제의 날’을 영화에 삽입하려고 그녀와 접촉한 거다. 쇼메의 진가를 알아본 그녀는 묻어둔 시나리오를 건네며 영화화를 부탁했다. 사실 ‘일루셔니스트’의 시나리오는 타티가 딸에게 보내는 연서였다. 보내지 못한 편지가 운명처럼 쇼메에게 전달됐고, 그는 우편배달부가 되기로 했다. 때는 1959년. 중년남자 타티셰프는 이곳저곳을 떠돌며 공연하는 마술사다. 도시 사람들은 그가 펼치는 예스러운 마술에 별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바닷가 마을로 공연을 떠나는데, 하필 그날 전기가 처음으로 마을에 들어오는 바람에 타티셰프의 공연은 또다시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그를 눈여겨본 사람이 있었으니, 여관에서 잡일을 하며 지내던 소녀는 마술에 매혹된다. 공연을 마친 그가 마을을 떠나는 날, 소녀도 그를 따라나선다. 이제 언어와 세대가 다른 두 사람은 예상하지 못한 여정에 오른다. 단편영화 ‘노파와 비둘기’, 데뷔작 ‘벨빌의 세 쌍둥이’의 곳곳에 타티를 향한 애정을 이미 심어 놓았던 쇼메는 작정하고 타티와 노닌다. 타티셰프는 다름 아닌 타티의 본명이며, 우스꽝스럽게 걷고 행동하는 장신의 남자는 타티의 분신인 ‘윌로시’를 쏙 빼닮았다. 그리고 헌사에 그치지 않게끔, 타티를 통해 작품의 주제에 도달한다. 타티셰프가 우연히 들른 극장에서 타티의 ‘나의 아저씨’(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은 1958년 작품)와 만나는 장면을 보자. 타티가 타티와 대면해 영화의 마법이 완성되는 순간, ‘일루셔니스트’는 관객이 ‘나의 아저씨’의 현실적 주제를 읽도록 권한다. ‘일루셔니스트’의 마법은 현실과 연결된 것이기에 더욱 값지다. 타티의 영화에서 대사는 별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쇼메의 영화에서도 대사의 기능은 미미한 편이다. ‘일루셔니스트’의 많은 장면은 무성영화 또는 판토마임처럼 보인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관객이 이미지에 집중하고 이야기를 자유롭고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게 가능하다. 빠른 장면 전환과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인물을 특징으로 하는 요즘 애니메이션과 전혀 다른 차원의 작품이라 하겠다. 이미지가 낭비되고 이미지의 소중함을 모르는 이 시대에 ‘일루셔니스트’는 각별한 가치를 지닌다. 영화평론가
  • “기발한 상상력 뭔지 보여줄게”

    #퀴즈 : 1~3단계 힌트의 공통점은? 1단계 나홍진(추격자·황해), 원신연(구타유발자들·세븐데이즈), 박인제(모비딕), 윤종빈(비스티보이즈), 박정범(무산일기), 조성희(짐승의 끝) 2단계 비정성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희극지왕, 절대악몽, 4만번의 구타 3단계 10회째를 맞는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영화제 1단계에서 눈치챘다면 대단한 영화광일 터. 걸작 반열에 오른 영화 제목을 빌리거나 재치있게 비튼 2단계에서는 외려 헷갈릴지도 모른다. 3단계에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한들 나무랄 일은 아니다. 정답은 ‘장르의 상상력전(展)’이란 부제가 붙은 미쟝센단편영화제(MSFF)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MSFF(대표 집행위원 류승완 감독)가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다. 비정성시(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 희극지왕(코미디), 절대악몽(공포·판타지), 4만번의 구타(액션·스릴러)는 바로 MSFF의 5가지 경쟁 부문 이름이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62편의 단편이 각 부문별로 선보인다. 총 816편이 출품됐으니 13대1의 경쟁을 뚫은 셈이다. 비경쟁 부문도 시선이 간다. ‘MSFF 초이스(선택) 2002~2010’이란 제목 아래 역대 경쟁 부문 감독 542명의 투표로 선정된 10편의 작품과 맹수진·변성찬·신은실·안시환 4명의 영화평론가가 뽑은 10편이 각각 상영된다. 나홍진 감독의 ‘완벽한 도미요리’와 원신연 감독의 ‘빵과 우유’, 박인제 감독의 ‘여기가 끝이다’, 윤종빈 감독의 ‘남성의 증명’ 등 이미 상업영화 감독으로 입지를 굳힌 이들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 조성희 감독이 연출한 ‘남매의 집’도 놓치기 아깝다. 1회 영화제(신재인 감독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 이후 7년 만에 배출된 대상 작품이다. 최근 9년간의 장르별 최우수작품들(총 45편)도 다시 상영된다. 특히 ‘절대악몽’과 ‘4만번의 구타’ 부문 수상작들은 ‘심야의 절대구타’란 제목으로 밤 11시부터 상영된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오가는 배우의 작품을 모은 특별전도 마련됐다. 정유미가 출연한 ‘가족 같은 개, 개 같은 가족’을 비롯해 ‘티스토리’(배두나), ‘클로스 투 유’(정우성), ‘K&J 운명’(손병호), ‘히치하이킹’(이선균) 등을 볼 수 있다. 개·폐막식 6000원, 일반상영 5000원, 심야상영 1만원. 예매는 홈페이지(http://www.msff.or.kr/2011/index.asp)를 통해 가능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안시국제페스티벌 초청 ‘소중한 날의 꿈’ 안재훈 감독

    안시국제페스티벌 초청 ‘소중한 날의 꿈’ 안재훈 감독

    고교 졸업 후 무작정 서울로 왔다.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 제대 직후인 1992년 9월 어느 날, 신문광고에서 ‘고소득 보장, 애니메이터 모집’이란 광고를 봤다. 당시 신림동에 수없이 많던 일본 애니메이션 주문자 상표부착방식(OEM) 하도급업체 중 한 곳. 출근 첫날 밤샘을 하고 신문지를 덮은 채 쪽잠을 잤다. 한 달에 1000장 이상의 그림을 그려야 했지만, 서울 하늘 아래 그림을 그릴 책상이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미국 할리우드의 OEM 작업을 하면서도 창작 애니메이션의 꿈을 놓은 적은 없었다. 단편 ‘히치콕의 어떤 하루’(1998), 중편 ‘순수한 기쁨’(2000) 등을 거치면서 무르익었다. 1997~98년부터 ‘연필로 명상하기’란 창작공간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들에게 오랫동안 준비해온 밑그림과 메모를 내놓은 것은 2000년 무렵. “그때가 기로였다. OEM 대신 우리 작품을 선택하면 (경제적)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포기하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11년이 흐른 뒤 결실을 보았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은 10만여장의 그림을 한땀한땀 이어붙인 장인들의 수공예품이다. 일본 히로시마, 캐나다 오타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와 함께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꼽히는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필름페스티벌 경쟁 부문에도 초대받았다. 페스티벌 참가를 앞두고 분주한 안재훈(42) 감독을 출국 전날인 지난 7일 서울 용산 CGV에서 만났다. 안 감독은 “어린 시절의 나, 혹은 여러분이 오늘의 나와 여러분에게 보내는 기분 좋은 응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1970년대말 아우내(충남 병천의 우리말 표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트라우마(정신적 상처)를 간직한 소녀 오이랑과 서울에서 전학 온 한수민, 꿈많은 소년 김철수의 풋풋한 성장드라마다. 한혜진 감독과 ‘소중한’을 공동연출한 안 감독은 “가진 게 종이와 연필뿐인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건 잠 안 자고 그림 그리는 것밖에 없었다.”며 그림 수준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획에서 개봉까지 11년이다. 제작비와 인력은 얼마나 투입됐나. -제작비는 18억원쯤 들어갔다. 20명이 채 안 되는 ‘연필로 명상하기’ 식구들을 포함해 컬러(색칠) 작업에 투입된 중국 OEM 인력까지 300명 정도 투입됐다. →11년이면 도중에 ‘자빠질’ 뻔한 위기도 많았을 텐데. -처음부터 7~8년은 각오했다(웃음). 5~6년은 콘티 짜고 자료 조사하는 데 보냈다. 비용을 아끼겠다고 버너를 들고 숙식하면서 전북 군산 경암동 철길과 전주 기전여고 부근, 서울 이화동, 천안 아우내장터 방앗간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헌팅(촬영장소 물색)했다. 그 무렵 할리우드 OEM은 끊고 애니메이션 ‘겨울연가’ ‘미안하다 사랑한다’(일본에서 유료 케이블채널로 방송됐다) 등을 작업하면서 ‘소중한 날의 꿈’에 몰두했다. 재미있었던 점은 전국의 방앗간 구조가 다 똑같더라. 기억의 흔적이 공유된 공간이란 점에서 좋았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등을 쓴 송혜진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던데. -2003~2004년쯤 만났다. 내가 쓴 시나리오가 너무 만화 같다고 생각했다. 관객들한테 통할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내가 갖지 못한 무언가를 채워줄 사람을 찾던 찰나에 송 작가가 연출한 단편영화 ‘안다고 말하지 마라’를 만났다. 질투가 날 정도였다. 더욱 내 작품을 맡기고 싶었다. →목소리 연기를 박신혜(이랑 역)와 송창의(철수 역)에게 맡겼는데. -철저하게 경험과 청력에 의지해 접근했다. 연기자들이 녹음에 임하는 태도나 스튜디오에 와서 애니메이터들과 감성을 공유하는 걸 보고 잘 (선택)했구나 싶더라. →배경이 1970년대 말이다. 2011년의 관객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을까. -또래의 고민은 1970년대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줄 수 있는 가장 어색하지 않은 판타지는 나이 든 어른들은 기억으로, 젊은이들은 흑백사진으로 본 장면을 컬러로 재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 애니메이션이 아직 문화적 다양성이나 깊이를 갖지는 못했지만 기억의 흔적으로 공유하는 작업은 누군가 해야할 일이다. 윽박지르는 영화가 아니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 →주인공의 모습에 감독의 과거가 투영된 것 같은데. -세 명에게 고루 반영됐다. 이랑의 모습에는 나만 아는 트라우마가 겹쳐져 있다. 내가 항상 달리기는 꼴찌였는데 부정한 방법으로 3등을 한 적이 있다. 차라리 손가락질을 받았으면 다행인데 아무도 몰랐던 게 트라우마가 됐다. 수민이가 자살 운운하는 건 어릴 때부터 내가 죽 써온 일기장에서 발견했다. ‘시집 한 권과 만화책 한 권을 내고 33세에 자살할 거야‘라고 써 있더라. 철수의 밑도 끝도 없는 당당함도 마찬가지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필름페스티벌에 초대 받았는데. -내일(8일) 출국이다. 주위에선 말씀들 많이 하시는데 입상에는 관심 없다. 아시아 애니메이션 하면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를 떠올릴 프랑스 관객에게 한국의 풍경을 선물하는 기분으로 간다. 지난해 11월 런던 한국필름페스티벌에서 상영했을 때 영국인들이 작품의 감성과 가치를 공유하는 걸 보고 놀랐다. 연필로 그린 진짜 애니메이션이란 표현방식은 물론, 소소한 꿈 때문에 고민하는 어린 시절의 모습에 공감하더라.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술력은 세계 정상이다. 그런데 국내 업계는 여전히 영세한 까닭은. -아직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테크닉은 좋은데 감성과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건 OEM을 따기에 급급하던 시절의 논리다. ‘소중한 날의 꿈‘이 편견을 바꾸는 작은 걸음이 됐으면 좋겠다. 글 사진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공직 한 발짝 다가서기/김동극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공직 한 발짝 다가서기/김동극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

    1971년 국립영화제작소에서 제작한 ‘공무원의 하루’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공무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7분의 짧은 영상으로 보여주는 단편영화이다. 70년대 초반 경제발전을 주도하면서 공무원들은 많은 역할을 했을 것이며, 이 영화는 공무원이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한 사람들의 이해를 조금이나마 도왔을 것이다. 공직은 예나 지금이나 구직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직장이다. 과거 조사·연구 자료들을 보면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에 공무원·공공기관 등이 항상 우선순위 안에 들어 있었다. 그러나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부분 ‘직업적 안정성’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다. 공무원 시험은 ‘공개경쟁채용’ 중심으로 특별한 자격이나 경력 없이도 누구나 응시가 가능했고, 직업공무원제의 원칙으로 한번 들어오면 대부분 정년이 보장된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사회가 다양화·세분화되는 것만큼 공직의 업무영역도 변화하고 있다. 근무여건 등 공직의 모습도 해마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일반적 근무형태도 있지만,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 다양한 근무시스템도 도입돼 있다. 그런데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보는 공직의 특징이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점은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이다. 최근 서울신문에서는 공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직무를 중심으로 한 ‘테마로 본 공직사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이 기획 시리즈는 근무여건, 해외출장 등 공직사회의 변화하는 모습을 제도적 측면과 실제 운영 측면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보도하고 있다. 4월 18일 자 기사에서는 업무 효율화를 위한 유연 근무제에 대해 보도했다. 최근 공직사회에는 업무 효율을 높이고 가정친화적 환경을 조성하여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기 위한 ‘유연 근무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신문 기사에서 유연 근무제 활용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심층 분석 보도하여 공무원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고, 공직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직의 근무형태 변화에 대해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지난 2일 자에서는 공무원의 해외 출장을 짚어보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그동안 공직사회의 해외 출장·연수 행태 등도 많이 변화했다. ‘배우러 가는 나라’에서 ‘배우러 오는 나라’로 발전하면서 맹목적인 해외출장보다는 국제회의 참석 등 꼭 필요한 출장만 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 기사에서는 이러한 출장의 변화상에 대해 통계와 제도의 변천을 설명하면서 상세 보도하였다. 한 공무원의 해외 출장과 관련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담는 등 공직사회의 모습을 흥미있게 엿볼 수 있는 기사였다고 생각된다. 지난 9일 자 기사에서는 역대 장·차관들의 이·취임사를 조명했다. 당시의 사회 문제나 실패한 정책을 만회하기 위한 기관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어 후배 공직자들이 업무를 추진하는 데 좋은 참고자료가 되었다. 함께 일하는 사무관·주무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 서울신문을 자주 보았다고들 한다. ‘고시&취업’ 면에서 공무원 시험과 관련한 내용을 상세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직 이모저모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의 기사 덕분에 공무원이 되고 난 후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공직을 꿈꾸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직업’이 아닌, 공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서울신문이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로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직 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 채용박람회에서는 공직 채용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공직과 공무원이 하는 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 선배 공무원과의 멘토링 등이 마련돼 있다. 공직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공직이 어떤 곳인지 서울신문이 살아있는 정보를 끊임없이 들려주기를 기대한다.
  • [영화프리뷰] 숏숏숏 프로젝트 ‘애정만세’

    ‘숏숏숏’은 국내 단편영화 활성화를 위해 전주국제영화제가 2007년부터 시작한 디지털 단편영화 프로젝트다. 올해는 ‘사랑’을 화두로 독립영화계의 스타 양익준 감독과 부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두편을 묶은 제목은 ‘애정만세’. 양 감독의 ‘미성년’은 어른인 척하지만 그러지 못한 30대 진철과 가끔 어른같아 보이지만 아직 ‘고삐리’인 민정의 얘기다. 우연히 하룻밤을 함께 보낸 둘은 캔맥주와 짬뽕을 먹으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하지만, 진철은 민정을 좋아하던 남학생의 신고로 경찰에 끌려가게 된다. 2008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영화제 최고상인 타이거상을 비롯한 국내외 영화제를 휩쓴 ‘똥파리’ 이후 양익준의 귀환이다. 거친 욕설과 폭력으로 점철된 ‘똥파리’를 떠올린다면 사랑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양 감독은 지난달 29일 전주국제영화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똥파리’ 이전에 만든 중단편들은 모두 사랑이야기”라고 말했다. 남성 판타지를 영화화한 마초적인 작품이란 비판도 있다. 30대 남자와 여고생의 해피엔딩에 초점을 맞춘 시각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조건의 남녀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얘기했을 뿐이다. 다만 남자가 30대이고 여자는 고3이었던 게다. 그나저나 영화를 보고 나면 짬뽕이 생각나는 건 분명하다. 부지영 감독의 ‘산정호수의 맛’은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순임의 사랑 얘기다. 지난가을 산정호수에서 있었던 회사 야유회에서 2인 3각 경기를 함께한 연하남 준영과의 추억을 순임은 고이 간직한다. 한겨울 산정호수를 홀로 찾아간 순임은 온몸으로 추억을 복기한다. 부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2009)로 주목받은 데 이어 올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영화 프로젝트인 ‘시선 너머’ 중 ‘니마’를 연출했다. 공통점은 주변부에 놓인 이들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다. 어쩌면 순임은 평범한 여자다.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새 어그부츠를 신고 외출한다. 남자에게 아무런 일도 아닌 것처럼 전화를 해놓고는 수줍어 말을 못 잇는다. 그런데 순임이 신은 어그부츠는 고교생 딸의 물건. 좋아하는 연하남은 전형적인 ‘어장관리형’이다. 상처는 순임의 몫이다. 부 감독은 “사랑이나 멜로를 생각해 봤을 때, 딱히 젊은 연인들이 떠오르지 않았다.”면서 “낭만적 사랑의 변방에 있는 사람들이 더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6월 9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무대 위 12년차 부부는 결혼 환상이 깨지고 파경을 맞지만… “실제 결혼생활은 달콤 그 자체죠”

    무대 위 12년차 부부는 결혼 환상이 깨지고 파경을 맞지만… “실제 결혼생활은 달콤 그 자체죠”

    뮤지컬 ‘아이다’와 ‘헤드윅’, ‘노트르담의 꼽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굵직한 무대의 주연으로 열연한 배우 이석준. 그가 올 봄, 2개의 연극 작품으로 대중에게 말을 건다. 중년 부부의 삶과 애환을 다룬 연극 ‘디너’, 그리고 배우 예지원과 호흡을 맞추는 2인 음악극 ‘미드썸머’가 바로 그것. 19일 저녁 연극 ‘디너’가 공연되고 있는 서울 신촌의 ‘더 스테이지’ 극장에서 재치있는 배우 이석준을 만났다. 연극 ‘디너’는 12년차 부부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다. 결혼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이 현실의 바닥 끝까지 곤두박질치게 하는 냉정한 연극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석준은 ‘디너’에서 화가인 아내 ‘베스’와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항공사 예약팀장 ‘낸시’와 새로운 삶을 만들어 나가는 ‘탐’ 역을 맡았다. ●“추상미, 부인이자 소중한 친구” 인터뷰 당일, 부인인 배우 추상미가 저녁 8시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라며 그는 긴장했다. “극 중 아내 베스와 싸우는 장면이 있어요. 실제 저희 부부도 자주 싸우거든요. 물론 제가 매번 지긴 하지만요(웃음). 근데 싸우는 장면에서 한두 번 저도 써봤던 대사들이 등장해요. 괜히 집에 가서 불편해 질까 봐 오늘은 수위를 낮춰 표현해 보려 합니다 (웃음).” 그의 아내 추상미는 이날 오후 8시 공연에 지인들과 함께 극장을 찾아 관람했다. 남편이 등장해 재치있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그녀는 크게 웃었다. 이석준·추상미 부부는 2003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발탁돼 인연을 맺었다. 뮤지컬 헤드윅 무대에서 그는 추상미에게 드라마처럼 공개 청혼을 했고, 2007년 11월 5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디너’에선 부인과 갈등을 겪고 결국 파경에 이르지만, 실제 결혼생활은 ‘달콤’ 그 자체란다. “저희 부부는 상호보완적인 면이 많아요. 저는 무대 위에서 자의식이 강한 배우는 아니었죠. 근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공연 당시 그 친구가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상미씨를 통해 배우의 자존감과 자신감 등을 갖게 됐어요. 작품을 보는 눈의 폭도 넓어졌고요. 둘 다 예술적인 감성을 나누는 코드가 너무 똑같아요.” 연일 연극 연습에 매진하느라 피곤해 보이는 그였지만 아내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이 달라진다. “제 아내가 공연을 하게 되면 함께 집에서 연습해요. 심지어 세트까지 만들죠. 전 나머지 극에 나오는 배역 모두를 소화해야 해요. 10명 이상 등장인물이 있는 작품이라면 전 거의 죽을 지경이죠.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아요. 아내가 작품을 읽고 메시지를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하거든요. 저는 작품이 들어오면 먼저 아내에게 보여줘요. 서로 의지하고 받아주는…, 한발씩 더 나아가게 하는 소중한 제 친구이기도 해요.” 이들 부부는 최근 연출자와 배우로도 한 작품에서 호흡했다. 추상미가 연출을 맡고 이석준이 출연한 단편영화 ‘분장실’이 바로 그것. ‘분장실’은 최근 서울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야기 쇼, 올 상반기 다시 무대에” 연극·뮤지컬 계에서 입담 좋은 배우를 꼽으라면 1위는 단연 ‘이석준’이다. 그는 2004년 4월부터 약 3년간 매주 월요일 뮤지컬 배우와 관객을 위한 100회의 뮤지컬 토크쇼, ‘뮤지컬 이야기 쇼 이석준과 함께’를 진행했다. 아직도 인터넷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당시 토크쇼의 영상을 보면 출연한 뮤지컬 배우들보다 이석준의 따뜻하고 재치있는 진행에 배를 움켜쥐고 여러 번 쓰러진다. “‘이야기 쇼’가 막을 내리고서 많은 분이 왜 시즌 2가 나오지 않느냐고 질문을 많이 했어요. 관객이 돈을 내지 않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제작비 협찬사를 구하는 등 작업이 길어지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죠.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이야기 쇼’ 시즌 2를 할 생각이 없었어요. 근데 어떤 후배 배우가 ‘형, 왜 이야기쇼 안 해. 나 이야기 쇼 나가는 게 꿈이었어’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관객들도 뮤지컬 작품 선택의 방향성을 이야기 쇼를 통해 많이 잡았다고 종종 이야기하시고요. 한번은 배우를 준비하는 후배 한명이 뮤지컬을 해보고 싶은데 정보를 구할 데가 없어 학교에서 이야기 쇼를 보고 친구들과 토론하곤 했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사명감이 들더라고요. 시즌 2, 곧 돌아옵니다.” ●“우리나라 뮤지컬 만드는 게 꿈” 전액 무료로 ‘이야기 쇼’를 이끌어 가고 싶었다는 그. 하지만 적은 금액의 관람료를 받고 수익금은 그날 출연한 배우와 관객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단다. 수익금에 대한 기부는 건드릴 수 없는 의지라고. 삼삼오오 모여 구성된 일반인 스태프들도 사비를 털어가면서까지 제작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물론, 진행자 이석준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단 1원도 없다. 착한 배우, 마음이 따뜻한 배우다. 뮤지컬 배우로 살아온 지 15년.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덧 고참 선배가 돼 버렸다며 웃었다. “저는 뮤지컬이 정말 좋아요. 무대를 너무 사랑하거든요. 제 꿈은 우리나라의 뮤지컬을 만드는 거예요. 우리의 뮤지컬이 세계에 팔려 나가는 걸 꼭 보고 싶어요. 그 과정 속에 ‘이야기 쇼’도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무산일기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무산일기

    몇 년 전 박정범의 단편영화 ‘125 전승철’을 보았다. 남한에 정착한 한 탈북자의 고된 삶을 다룬 영화였다. 방바닥에 가로누운 장롱 안으로 기어 들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 있는 건지, 죽어 있는 건지’ 묻고 있었다. 탈북 청년 전승철과 실제로 가깝게 지낸 박정범은 영화 끝에서 고인이 된 그에게 영화를 바친다고 써 놓았다. 그리고 한 인터뷰에서 ‘125 전승철’을 장편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호평을 들었다고 해도 과연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나는 그의 꿈을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그는 기어코 장편영화를 완성했고, 유수의 영화제들이 그의 데뷔작에 찬사를 보내는 중이다. 제목은 ‘무산일기’로 바뀌었으나 이번에도 죽은 친구에게 영화를 바쳤다. 전승철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125’로 시작한다. 탈북자에게 꼬리표처럼 붙은 숫자는 그의 생활을 제약하곤 한다. 온순한 성격에다 도무지 약삭빠르지 않은 탓에 승철은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아무리 “잘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봐도 그의 진심은 버림받는다. 거리에 벽보를 붙이며 근근이 살아가는 그에게 한 가지 낙이 있다면 교회에서 숙영을 보는 것이다. 승철은 숙영의 가족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지만, 그의 속마음을 알 리 없는 그녀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한편 북에서 같이 건너온 친구 경철이 사기를 치는 바람에 함께 살던 승철이 엉뚱하게 휘말린다. 외로움의 궁지에 몰린 남자는 길에서 주운 강아지 ‘백구’에게 마음을 쏟는다. 오래전부터 카메라는 월경하는 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영화가 특히 관심을 기울인 대상은 먹고살려고 국경을 건너는 하층민이었다. 동서를 막론하고 수많은 작가가 월경의 삶을 조망해 온 가운데, 근래 한국에서도 독립영화 진영을 중심으로 경계를 넘어온 사람들을 주제로 삼은 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조선족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더는 낯설지 않은 요즘, 탈북자는 여전히 멍울이 맺힌 대상으로 남았다. 목숨을 걸고 월경한 그들을 볼 때마다 남한 사람들은 역사와 정치의 상처를 고스란히 되새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쟁 이후 세대가 탈북자를 정면으로 바라보기를 계속 시도하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데, 그중 ‘무산일기’와 차후 개봉할 ‘댄스타운’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편이다. ‘무산일기’는 탈북자의 현실과 남한 사회의 배타성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보호받지 못한 순수의 슬픔’이다. 백구가 담긴 박스에는 3만원이라는 가격이 매겨져 있다. 마찬가지로 승철과 주변의 인간들 모두 경제적인 가치로 평가된다. ‘무산일기’는 살아남으려고 아등바등 애써 봐야 결국 몇 푼의 돈으로 환산되는 인간을 애달프게 바라본다. 깡패가 난도질한 승철의 옷에선 깃털이 터져 나온다. 피가 흘러내릴 장면에서 대신 나부끼는 깃털은 백구의 하얀 털을 닮았다. 과거의 고통을 딛고 순백의 마음을 지키려던 남자는 내내 외면당하거나 얻어터지고, 얼얼한 엔딩에 이르러 어떤 순수는 세상과 작별을 고한다. 그 순간 영화는 ‘순수를 잃으면 당신은 이미 죽은 것’이라고 선언한다. ‘무산일기’는 뚝심 넘치고 사려 깊은 데뷔작이다. 다음 달 14일 개봉. 영화평론가
  • [영화 프리뷰] ‘짐승의 끝’

    [영화 프리뷰] ‘짐승의 끝’

    을씨년스러운 겨울날 오후. 만삭의 순영은 아기를 낳기 위해 고향에 가는 길이다. 황량한 시골길에서 야구모자를 쓴 남자가 합승을 한다. 차에 오른 ‘야구모자’는 신내림 받은 무당처럼 택시기사와 순영의 은밀한 과거사를 줄줄이 꿴다. 그러더니 장난처럼 “곧 마을에 전기가 나갈 것”이라고 내뱉는다. ‘야구모자’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섬광이 번쩍이는 순간, 어둠이 찾아온다. 순영이 정신을 차렸는데 아무도 없다. 시골 마을은 거짓말처럼 멈춰버렸다. 만삭의 몸을 끌고 휴게소를 찾아 나선 순영은 엄마를 잃은 소년, 젊은 커플, 자전가 탄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동반자나 구원자의 손길을 내밀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본색을 드러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악몽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영화 ‘짐승의 끝’은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등과 함께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연구과정(3기)에 뽑혀 5000만원의 제작비로 완성된 작품이다. 2010년 캐나다 벤쿠버 국제영화제 용호상 부문, 2011년 네덜란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영국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스는 “‘짐승의 끝’은 평범한 재난 영화를 벗어나 어둠의 속을 관통하고 있다.”라고 호평했다. 각본·연출을 맡은 조성희 감독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약하고 고독한 인간(순영)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낯선 곳에 내동댕이쳐진 순영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감독의 의도대로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된다. 초현실적인 설정을 미스터리 구조로 버무려낸 영화의 독특함은 양날의 칼이다. 새로운 형식에 목마른 이들에겐 분명 매력 포인트일 터. 첫 장편영화임에도 2시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을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주류 영화의 관습에 익숙하거나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관객이라면 엔딩 자막이 올라간 뒤 ‘찜찜함’만 남을지도 모른다. 114분 내내 당하기만 하는 순영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왜’(why)에 대한 답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전지전능한 ‘야구모자’의 정체나 굳이 괴물이 등장해야 하는 이유도 알 수가 없다. 조성희 감독은 독립영화계에선 유명인사다. 2009년 중편 ‘남매의 집’으로 7년 동안 빈자리였던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을 차지한 것을 필두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 3등상, 전주국제영화제 단편 부문 최우수작품상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다. ‘야구모자’ 역의 박해일(오른쪽)은 시나리오만 보고 무보수로 참여했다고 한다. ‘연애의 목적’(2005)에서 본 듯한 능청스러우면서도 껄렁한 느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야구모자’ 캐릭터를 살아 숨쉬게 한다. 칼바람이 부는 허허벌판에서 죽도록 고생하는 순영 역의 이민지(왼쪽)도 눈길이 간다. 하얀 얼굴에 겁이 많아 보이지만 답답할 만큼 고집스러운 순영과 100%의 ‘싱크로율’을 보였다. 18세 이상 관람가. 17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가수 이정현, 홍콩 금융인 남자친구와 결별?

    가수 이정현, 홍콩 금융인 남자친구와 결별?

    가수 겸 배우인 이정현이 홍콩 금융인 남자친구와 결별했다는 소문이 솔솔 나오고 있다.일부 연예 매체는 지난 1월초 결별했다고 단정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7년 교제를 시작했고 2년 후인 2009년에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졌다. 평소에는 국제전화로, 이정현의 홍콩 방문으로 교제를 이어왔다. 이정현은 2009년 교제 사실을 언론에 밝히면서 “믿음과 신뢰 속에서 편안한 사이로 만나고 있으며, 착하고 성실하고 자수성가한 사람”이라고 남자친구를 소개했었다.또 그 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외국에 있어도 직접 찾아간다.”고 고백해 두 사람의 사랑이 열정적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정현은 최근 한 연예매체에서 “(남자친구를)자주 못 본다. 본 지 오래 됐다.”고 밝혀 불거진 결별설에 무게를 더했다. 한편 이정현은 최근 박찬욱·박찬경 형제가 함께 연출한 단편영화 ‘파란만장’에 출연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돼 주목을 받은 이 영화는 지난 20일 폐막된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단편 경쟁부문 최고작품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파란만장’ 베를린영화제 단편 금곰상

    ‘파란만장’ 베를린영화제 단편 금곰상

    “우린 꿈과 현실을 물샐 틈 없이 한데 엮어 놓는 영화를 열망해 왔다. 우리가 택한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 작은 기적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수상자를 발표한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만장일치로 박찬욱·찬경(왼쪽부터) 형제의 영화 ‘파란만장’에 단편영화 경쟁부문 최우수상인 금곰상을 수여했다. 밤낚시하던 남자가 우연히 건져 올린 소복 입은 여자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그려 낸 ‘파란만장’은 아이폰으로 전 장면을 촬영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찬경 감독은 “단편 경쟁 부문에 25편이나 나와 수상까지는 생각지 못했다.”면서 “형과 함께 한 첫 작업인데 상까지 받게 돼서 무척 기쁘다.”고 밝혔다. ●현빈·임수정 수상 불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을 받은 양효주 감독의 ‘부서진 밤’은 단편 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은곰상)을 받았다. 그러나 경쟁부문에 진출한 현빈과 임수정이 주연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감독 이윤기)는 수상하지 못했다. ●이란 영화 ‘나데르’ 작품상 등 3관왕 한편 최우수작품상(금곰상)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이란 영화 ‘나데르와 시민, 별거’(Nader And Simin, A Separation)에 돌아갔다. 부부인 나데르와 시민의 이혼 문제를 통해 이란 사회의 계층 갈등과 종교적 보수주의, 사법 체제 갈등, 종교문제 등을 심도 있게 다뤘다. 영화제 측은 이례적으로 남녀 배우상도 이 영화의 남자배우 전체, 여자배우 전체에게 수여했다. 심사위원 대상은 헝가리 출신 벨라 타르 감독의 흑백영화 ‘토리노의 말’에, 감독상은 아프리카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슐라프크랑크하이트’(수면병)의 울리히 쾰러(독일) 감독에게 돌아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5타수 무안타’ 작가 최고은씨 죽음이 남긴 것

    ‘5타수 무안타’ 작가 최고은씨 죽음이 남긴 것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였던 최고은(32·여)씨의 죽음을 계기로 대중문화산업 종사자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이 다시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은 9일 성명을 통해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와 최씨의 죽음에서 보듯 대중문화산업은 창작자를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자본의배만 불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인의 죽음 뒤에는 창작자의 재능과 노력을 착취하고 그것을 이윤 창출의 도구로만 쓰려는 대중문화산업의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면서 “당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실업부조금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수없이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씨가 생전에 자주 썼던 ‘5타수 무안타’(5편의 시나리오를 썼지만 영화화된 작품은 하나도 없다는 뜻)라는 자조적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영화 스태프들의 현실은 열악하다. 영화산업노조가 실시한 근로 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영화 스태프(팀장 미만)의 연평균 소득은 2009년 623만원이었다. 월 52만원꼴로 최저생계비(2009년 1인 가구 기준 49만 845원)와 비슷하다. 2006년 영화발전기금을 신설할 때 정부는 ‘영화 현장 인력의 처우 개선 및 재교육을 통한 전문성 제고’를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443억원의 영화발전기금 사업비 중 인적 자원 육성과 근로 환경 개선에 쓰인 돈은 27억 1300만원(6.1%)에 불과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올해부터 순 제작비 20억원 이내의 영화 60편에 한해 스태프들에게 월 150만원씩 3개월 동안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43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예술인의 지위를 보장하고 창작 활동을 보호하는 ‘예술인 복지법’ 제정안이 2009년 국회에 제출됐지만, 관련 부처의 반대로 상임위에 계류 중”이라면서 “실업급여를 주는 프랑스나 연금을 대주는 독일처럼 예술인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한 후 가족과 왕래를 거의 하지 않고 살아온 최씨는 지난달 29일 경기 안양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지기 전 이웃집 문에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라는 쪽지를 붙여 놓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그는 2006년 단편 ‘격정소나타’로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에서 수상한 실력파. 이후 시나리오가 영화 제작으로 이어지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렸다. 경찰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던 최씨가 수일째 굶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격정 소나타’ 작가 최고은, 생활고 시달리다 32살에 요절

     단편영화 ‘격정 소나타’의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였던 최고은(32)씨가 요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8일 지난 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최씨 월셋집에서 이웃주민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최씨의 시신은 1일 충남 연기군에 있는 은하수 공원에서 화장됐다.  이 주민은 “최씨가 ‘며칠 째 아무것도 못 먹었다.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달라’는 쪽지를 현관에 붙여 놨길래 음식을 싸서 최씨 집에 갔더니 숨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양 만안경찰서는 평소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던 최씨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수일 째 제대로 먹지 못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를 졸업했으며, 재학 중에는 자신이 연출한 ‘격정 소나타’가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졸업 후 차기작이 불발되는 등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생활고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죽이러 갑니다’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죽이러 갑니다’

    엄 사장 가족이 교외의 별장으로 피크닉을 떠난다. 수다 떠는 아내, 매형 돈으로 영화를 제작하려는 처남, 철딱서니 없는 딸과 아들을 이끌고 다니면서도 엄 사장은 골목대장인 양 신이 났다. 백숙을 시켜 놓고 한참 휴식을 즐기려던 그때, 정체불명의 사내가 나타나 그들의 신체에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해고노동자 김씨라고 밝힌 사내는 엄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는데, 엄 사장은 도리어 정말로 열심히 살았는지 묻는다. 이에 격분한 김씨는 그들을 지독한 곤경으로 내몰며 “열심히 해도 안 되지 않느냐.”고 따진다. 살아 보려 발버둥치다 허약한 실체만 낱낱이 드러내는 가족 앞에서 김씨는 의도했던 바를 거의 이루기 직전이다. 그러나 백숙 배달부가 도착하면서부터 상황은 반전을 맞는다. 박수영은 독특한 단편영화를 만들어 온 감독이다. 적의 핵 공격을 소재로 삼았으나 중산층 가족의 해체로 결말 짓는 ‘핵분열 가족’, 중산층에 진입하려는 가족의 열망을 동물 학대의 공포와 연결한 ‘가족 같은 개, 개 같은 가족’에서 그랬듯이, 지난 20일 개봉한 ‘죽이러 갑니다’도 전면에 배치했던 주제를 주변으로 슬쩍 밀어두는 기이한 작전을 되풀이한다. 노동자가 꾀한 복수의 드라마가 극 중반에 도달하기도 전에 어처구니없이 주변화되고, 영화는 액션·무협·게임·코미디·스릴러가 뒤섞인 세계로 새롭게 뛰어든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앞뒤 전개 사이에서 관객은 (혹시 있을까 싶은) 논리적 연결을 구하느라 진땀을 빼야 한다. 그러므로 기가 막힌 지경에 빠진 엄 사장 일가족과 갈피를 못 잡는 관객은 마찬가지 입장에 놓인 셈이다. 박수영의 영화들은 넓게 보아 ‘소프트한 아나키즘’의 영향 아래 있다. 권력 시스템에 도전하거나 혁명적 노선을 취하는 대신, 그의 영화는 현대를 사는 개인들이 삶을 지탱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그런 이유에서인지 극 중 인물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공권력에 기대지 않는다). 박수영의 눈에 현대인의 생활과 자유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가장 거대한 권력은 국가가 아니라 ‘부르주아의 삶을 획득하고 지키려는 욕망’이다. 그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들이 괴물의 형상으로 변하면서 만들어내는 끔찍한 풍경화가 바로 박수영의 영화이며, 박수영은 익숙해야 할 풍경을 낯설게 보여줌으로써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할) 신선한 공포에 도전한다. 또한 형식에 있어서도 지배적이고 관습적인 스타일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기를 시도해 영화의 형식과 내용이 어긋나지 않도록 배려했다. 박수영은 두 번째 장편영화인 ‘돌이킬 수 없는’이 데뷔작 ‘죽이러 갑니다’에 앞서 개봉되기를 원했다 한다. ‘죽이러 갑니다’가 자칫 막가파 영화로 낙인 찍히지 않으려면 좀 더 웰메이드한 ‘돌이킬 수 없는’을 먼저 선보이는 게 낫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어쨌든 아직까지 박수영의 영화에 대해 드는 생각은 ‘작은 머리와 과다한 몸짓에 가깝다’는 것이다. 무정부주의자의 한낱 부질없고 난폭한 상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박수영은 자기 영화를 좀 더 갈고 닦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그는 거친 만듦새를 지적한 비판보다 치기어린 장난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존재들이 억압과 분절과 소외에 허덕이는 지금, 나는 박수영의 영화가 언젠가 진정한 아나키스트의 아름답고 조화다운 영역에 닻을 내리길 바란다. 영화평론가
  • 박찬욱감독 아이폰영화 ‘파란만장’ 베를린영화제 초청

    박찬욱감독 아이폰영화 ‘파란만장’ 베를린영화제 초청

    박찬욱(왼쪽)·찬경(오른쪽) 형제 감독이 함께 연출한 단편영화 ‘파란만장’이 다음 달 10일 개막하는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18일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파란만장’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을 받은 양효주 감독의 ‘부서진 밤’과 함께 이 부문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파란만장’은 오광록, 이정현이 출연한 판타지 영화로 아이폰으로 전 장면을 촬영해 화제를 모았다. 오는 27일 CGV 일부 상영관에서 개봉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자본보다 작품 자체를 주목해주세요”

    “자본보다 작품 자체를 주목해주세요”

    “자본보다 작품에 주목해 달라.” 아이폰으로 단편영화 제작에 도전한 박찬욱(48) 감독이 10일 서울 용산 CGV에서 ‘파란만장’ 시사회를 갖고 난 뒤 밝힌 소감이다. ●27일 ‘휴대전화 영화’ 세계 첫 극장 개봉 박 감독이 동생 박찬경(46) 감독과 함께 찍은 이 영화는 모든 장면을 아이폰4로만 촬영해 제작단계부터 큰 화제가 됐다. 오는 27일 ‘휴대전화 영화’로는 세계 최초로 극장에서 개봉한다. 박 감독은 “큰 부피와 숙련된 전문인력 때문에 카메라가 영화현장에서 권력을 갖게 되는데, 이번에는 수평적인 시스템에서 촬영이 이뤄졌다.”면서 “투자를 받기 어려운 영화 지망생이나 학생들도 기존 제작비의 10분의1 비용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란만장’ 제작비는 1억 5000만원선. 아이폰4를 국내에 들여온 KT에서 제작비를 전액 지원했다. ●제작비 1억5000만원선 이 같은 휴대전화 영화의 제작 특성상 지나치게 상업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 박 감독은 “나는 주로 거대자본의 투자를 받아 영화를 만들어 온 상업영화 감독이자 제작자”라면서 “이번 영화는 극장보다는 온라인, 케이블 등의 매체를 통해 많이 선보일 것이다. 어디 자본으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카메라로 촬영했는지보다는 작품 자체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란만장’은 한 남자(오광록 분)가 낚시 중에 소복 차림의 여인(이정현 분)을 건져올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