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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복사’ 못하면 나만 바보”… 2030 코린이 159만명 폭증

    “‘돈복사’ 못하면 나만 바보”… 2030 코린이 159만명 폭증

    올해 1~3월 신규 투자자 63% 집중“온라인 수업 때 거래소 창 함께 띄워”대부분 단타… 리딩방 등 위험 노출“주식시장은 장마감이라도 있지만, 코인은 24시간 가격이 변하잖아요. 사람을 미치게 한다니까요.” 올 초부터 비트코인과 중국 암호화폐인 네오 등에 과외와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모은 1000만원을 투자한 대학생 김모(24)씨는 25일 “코인을 시작한 이후 잠들기가 불안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잡코인’은 하루에도 100% 이상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변동성을 보이다 보니 밤사이 가격이 폭등했는데 팔 타이밍을 놓칠까 봐 우려돼서다. 김씨는 “요즘은 언제 폭락할지 몰라 걱정”이라면서 “학교 온라인수업을 들을 때도 노트북에 코인 거래소 창을 함께 띄워 놓고 가격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모습은 특별하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연초 코인 투자에 뛰어든 20~30대 ‘코린이’(코인+어린이·코인 초보 투자자를 뜻하는 신조어)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실에 따르면 올 1~3월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시작한 신규 투자자 가운데 63.5%인 158만 5000여명이 20~30대였다. 김씨는 “지난해 주식에 뛰어들었던 친구들이 연말쯤부터 코인 계좌로 돈을 옮겨 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적은 종잣돈으로 3년 만에 ‘불장’ 러시 청년층이 코인 투자에 눈을 돌린 건 엄청난 변동성 때문이다. 투자에 쓸 종잣돈이 크지 않은 형편에 급등 가능성이 열린 투자 상품을 찾다가 3년 만에 ‘불장’(급등장)을 맞은 코인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직장인 진모(27)씨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대충 이름이 예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에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돈 벌 수 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아무것이나 사도 ‘돈복사’(돈이 불어나는 것)가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진씨는 “친구들이 코인 투자로 번 돈을 인증하는 마당에 가만히 있으면 혼자 바보가 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부분 ‘단타’ 투자를 한다. 그래프를 보며 단기 상승이 예상될 때 샀다가 금방 파는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추세선을 보는 등 기본적 분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솔깃한 건 호재성 정보다. 예컨대 최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도지코인에 대해 수차례 언급하자 사려는 이들이 몰려 가격이 급등락했다. 더 큰 문제는 주식 리딩방과 비슷한 코인 리딩방이 메신저 등을 통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내일 ○○코인 호재가 떠 오후 10시에 들어가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식의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리기도 한다. ●리딩방 영향 과해… 시장 혼탁해져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국내 코인 시장은 기관투자자 참여가 저조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이끌어 가다 보니 리딩방 등이 시장에 영향을 너무 많이 미쳐 혼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코인들도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나 멀티플(배수) 등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런 방법을 공부하기보다 불확실한 정보에 돈을 거는 건 투기”라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정치 테마주 뺨치는 잡코인… “거품 빠지면 상당수 사라질 것”

    정치 테마주 뺨치는 잡코인… “거품 빠지면 상당수 사라질 것”

    과열된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대폭 조정받는 모습을 보이면서 20~30대를 비롯해 투자에 뛰어든 이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기획 ‘2021 코인 광풍’ 상·하 시리즈를 통해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첫 회에서는 최근 우후죽순 쏟아지는 ‘잡코인’(주식의 잡주처럼 주요 코인이 아닌 암호화폐)의 실태를 짚었다.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상장된 571개 암호화폐 중 약 22%(중복 포함)가 국산 코인이다. 국내에서 사고 팔리는 전체 암호화폐 중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코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94%에 달한다. 가격이 오를 때 상승폭이 워낙 가파르니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적지 않은 잡코인이 아무 실체 없이 ‘한탕’을 노리고 제작, 유통된다는 점이다. 불량 코인들이 대거 거래되면서 개인투자자의 피해 가능성은 커졌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등 몸집 큰 코인의 미래를 두고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할 수 있지만, 잡코인들은 가격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상당수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가와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잡코인의 생산·유통과 투자 과정을 추적했다.●군소 거래소 잡코인 상장 하루 만에 ‘뚝딱’ “코인이요? 대학 학부생 수준으로 코딩할 줄 알면 금방 만들어요.” 코인업계의 한 종사자는 암호화폐를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초적인 형태의 토큰(코인) 개발은 누구나 단 몇 시간 만에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깃허브’ 등 오픈소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무료로 이용 가능한 암호화폐 코드를 구할 수 있는데, 이를 참고하면 새 코인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하며, 해킹 등에도 뚫리지 않는 안정적인 암호화폐를 만들려면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코인이 ‘돈’이 되려면 사람들이 이를 사고팔아야 한다. 주식처럼 코인도 거래소에 상장돼야 매매가 쉬워져 가치가 오른다. 업계 전문가들은 “잡코인은 발행보다 거래소에 상장하는 일이 훨씬 어렵다”고 말한다. 코인 제작부터 상장까지 걸리는 기간과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25일 업계에 따르면 백서 제작과 홈페이지 개설, 법률 자문, 감사보고서 작성, 코인 정보를 교환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거쳐 상장하는 데까지 보통 3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을 둔다. 그러나 소규모 거래소 가운데는 한 달, 빠르면 하루 만에 상장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잡코인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안 한다는 얘기다. 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다른 암호화폐의 백서를 그대로 베껴 A4 용지 1~2장 분량으로 제출해도 통과되는 곳이 있고, 백서를 아예 요구하지 않는 곳도 있다”면서 “거래소마다 검증 강도가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코인 시장이 워낙 뜨겁다 보니 최근에는 발행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대행해 주는 업체까지 생겼다. 백서 제작은 500만원대, 디파이 플랫폼 구축엔 3000만원가량이 든다. 오딧 비용은 1000만원대 내외, 법적 자문을 받는 데 500만원 정도 들어가고, 여기에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면 암호화폐 상장에 들어가는 비용만 1억~2억원 수준이다. 상장 과정을 돕는 브로커에게 억대의 비공식 ‘상장피’(상장 수수료)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퍼져 있다. 암호화폐 상장 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대형 거래소에 상장하려면 브로커에게 10억원을 내야 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빗썸, 업비트 등 대형 업체들은 “상장피를 받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잡코인 실체 모호… 단타 매매론 돈 못 벌어” 이렇게 상장된 이후에도 법적인 문제가 불거지거나 당초 백서에 제시한 계획대로 사업을 이행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될 수 있다. 암호화폐 ‘고머니2’ 사건이 대표적이다. 개발사 측은 고머니2가 5조원 상당의 투자를 받았다고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공시했으나 허위로 드러났다. 업비트는 이 코인을 상장 폐지시켰다. 허위 공시 탓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지만 현재 이들을 구제해 줄 제도는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 2월 말까지 약 3년 동안 국내 4대 거래소에 새롭게 상장된 암호화폐는 546개, 상장 폐지된 암호화폐는 175개였다. 국내에서 발행·거래되는 잡코인의 상당수가 뚜렷한 목적이나 가치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박용범 단국대 자율형블록체인 연구소장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암호화폐는 결제 수단으로서의 활용 가치보다 투자 가치에 집중돼 있다 보니 프로젝트의 성장 가능성이나 사업성을 보고 투자하기보다 검증되지 않은 호재에 기대어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증시와 달리 참고할 만한 분석 기준도 부족하다. 암호화폐의 정보를 총망라한 백서 의존도가 절대적이지만 이마저도 신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거창하게 늘어놓거나 유명 기업 이름을 앞세워 가치를 부풀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데다 유명 개발자의 이름을 백서에 올려 ‘바지사장´으로 내세웠다가 슬그머니 수정하는 등의 편법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프로젝트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는지, 재단의 경력이 믿을 만한지, 백서에 소개한 사업계획이 어느 정도 진척돼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인 발행 시점 등을 확인해 지나치게 최근에 급조된 코인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박승호 샌드스퀘어 대표는 “코인 개발은 외주업체를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영역인 만큼 코인의 가치는 기술 수준보다 개발 재단의 역량과 프로젝트의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암호화폐를 발행해 투자자들을 모은 이후에도 재단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적극적으로 코인의 가치를 높이는지를 점검해야 투자의 불확실성을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 전문가는 “잡코인은 마치 정치 테마주처럼 거래되고 있다”며 “사는 사람들도 실체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짧게 사고파는 ‘단타’ 매매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믿는다”고 꼬집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차원이 다른 ‘명품 제구력’ 수아레즈 LG 단독선두 올렸다

    차원이 다른 ‘명품 제구력’ 수아레즈 LG 단독선두 올렸다

    LG 트윈스가 SSG와의 공동 선두 대결에서 외국인 선발 앤드류 수아레즈의 완벽투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홈 경기에서 팽팽한 투수전 끝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4승2패로 SSG와 공동선두였던 LG는 이 승리로 선두자리를 굳건히 했다. 주중 kt 위즈전에 이어 2연속 위닝시리즈다. 이번 시즌 LG에 새로 합류한 수아레즈의 호투가 돋보였다. 수아레즈는 8이닝 동안 87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틀어막았다. 4회초 2사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벌였고 87구 중 스트라이크가 66구에 달할 정도로 제구력이 돋보였다. 지난 6일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거둔 수아레즈는 차원이 다른 투구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SSG 선발 박종훈도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으로 호투했지만 수아레즈의 벽이 워낙 높았다. SSG는 4회말 최주환의 중전 안타로 수아레즈에게 첫 안타를 뽑아냈지만 5회초 이재원, 6회초 김성현만 단타를 뽑아냈을 뿐 수아레즈 공략에 실패했다. 팽팽했던 투수전은 7회말 깨졌다. LG 선두타자 오지환이 SSG 조영우에게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고 이천웅의 땅볼로 3루에 안착했다. 이어 유강남이 중전 적시타로 오지환을 불러들였다. LG는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다. SSG가 전날까지 3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추신수를 올려 마지막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고우석은 추신수를 2루 땅볼로 가볍게 잡아냈고 오태곤과 최주환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막으며 시즌 3세이브를 올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이름 예쁜 걸로 산다”…BJ 코인방송 따라하지 마세요

    “이름 예쁜 걸로 산다”…BJ 코인방송 따라하지 마세요

    최근 암호화폐 열풍에 편승한 인터넷개인방송 진행자들이 생방송을 통해 투자 현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 BJ철구(본명 이예준) 방송은 12만여 명이 동시 접속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생방송 영상 내내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라는 경고문구를 띄웠지만 소용이 없었다. 철구는 1억원의 시드머니로 단타매매를 했고 몇 분만에 수백만원의 이득을 취했다. 철구가 매수한 알트코인은 시청자들의 투자가 몰리면서 거래가와 거래량이 실시간으로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철구는 방송에서 “이름이 이쁜 것들 위주로 사면된다”, “두 글자나 세 글자면 더 좋다” “도박에서 돈을 못 따는 이유는 따고 못 일어나기 때문” 등의 발언을 했다. 시청자들은 실시간댓글로 자신이 매수한 암호화폐를 사달라는 요청을 했다. 등락을 거듭한 끝에 철구는 1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570만원을 벌어들이며 방송을 마쳤다. 압도적인 시청자 수를 자랑하는 철구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 실시간 방송으로 시세 흐름을 바꾼다는 지적도 나왔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방송이 있던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 가스, 톤, 밀크, 비트토렌트, 온톨로지가스 등 철구가 언급한 암호화폐 대부분은 전일 대비 가격이 올랐지만, 다음 날 곧바로 평균 10% 이상 급락했다. 트위터 글로 가상화폐 가격을 급등 혹은 급락시키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빗대 ‘철론 머스크’라는 웃지 못할 별명도 생겼다.“실시간 방송 막아달라” 국민청원도 업비트는 ‘거래 질서 교란’을 이유로 철구에게 주문정지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방송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식투자 암호화폐 실시간 스트리밍 노출금지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많은 BJ들이 주식을 주제로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고 있다”며 “본인 자본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이들이 매수하는 종목이 그대로 실시간으로 노출돼 주식시장에 큰 파동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유튜버나 BJ들의 경우 투자로 손해를 보더라도 별풍선 등 후원금을 받아 손해를 메울 수 있는 반면, 순수 투자자들은 방송의 존재조차 모른 채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 시장은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 한국거래소가 투자 흐름에 안정을 주기 위해 주식 매매를 일시적으로 멈추는 ‘서킷브레이커’라는 안전장치가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고 가격변동성이 커 투자보다는 투기적 성격이 크기 때문에 암호화폐 관련 방송을 보고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그 위험 부담을 감안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시청자들이 철구를 따라 매수한 것은 엄연히 투자자들의 판단이라며 철구의 시세 조작에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청자는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언급해서 폭등한 건 되고 철구는 안 되냐. 사지 말라고 해도 사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주식 현황을 방송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철구만 꼬집어서 비판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선수 1명 득점만큼 겨우 넣은 BNK 끝내 실패한 유종의 미

    선수 1명 득점만큼 겨우 넣은 BNK 끝내 실패한 유종의 미

    부산 BNK가 아산 우리은행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처참하게 패배하며 끝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 했다. BNK는 21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열린 부산 BNK와의 2020~21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29-55로 패배했다. 역대 한 경기 한 팀 최소득점의 불명예 기록을 세운 BNK는 시즌 9연패에 빠지며 5승 25패 승률 0.167에 그친 채 쓸쓸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1쿼터부터 승부가 결정난 경기였다. BNK는 상대 수비에 고전하며 1쿼터 고작 7득점에 그쳤다. 2, 3쿼터는 각각 6득점으로 내용이 더 나빠졌다. 진안이 10득점 13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진안 혼자 승부를 바꾸기엔 팀 전체가 무기력했다. BNK는 어시스트도 고작 5개에 그쳤을 정도로 공격이 활기를 띄지 못했다. 야투율은 16.1%(10/62)에 그쳤는데 한 경기 야투율이 20% 미만인 경기는 이날이 최초였다. 그야말로 40분 내내 우리은행의 우승을 위한 들러리에 그치는 뼈아픈 경기였다. 29점은 불과 이틀 전 김보미(용인 삼성생명)가 혼자 넣은 점수다. 코트를 밟은 8명의 선수가 김보미만큼밖에 못 넣은 경기력은 BNK의 마지막을 더 쓸쓸하게 만들었다.BNK는 이전 구단이 운영을 포기해 리그가 축소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지난 시즌 부산을 연고로 팀을 새로 창단하면서 리그의 구세주가 됐다. 여자농구를 주름잡았던 전설적인 언니들이 코칭스태프로 모여 기대도 많이 모았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득점 1위 다미리스 단타스를 데리고 선전하며 10승을 거뒀다. 어느 종목이든 프로 스포츠의 막내 구단이 그렇듯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은 채 치른 첫 시즌에서 나름 쏠쏠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외국인 없이 치르게 된 이번 시즌은 초반부터 고전했다. 젊은 팀이다 보니 팀의 구심점을 잡아줄 선수가 없었고 쉽게 연패에 빠졌다. 리그 정상급 센터 진안, 지난 시즌 어시스트 1위 가드 안혜지를 보유했지만 어려운 경기가 반복됐다. 봄농구가 멀어졌어도 10승과 전 구단 상대 승리라는 목표가 남아 있었지만 그마저도 7일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패배하며 두 가지 모두 날아갔다. 신한은행에게 전패했고 이날 패배로 5승 21패가 되면서 남은 경기에서 전부 승리를 거둬도 10승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은행과의 최종전은 이 모든 악몽의 끝판왕이었다.시즌이 아쉽게 끝난만큼 BNK는 이제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을 다독일 코트 위의 리더가 필요하고, 공격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해결사도 필요하다. 이도 저도 아니었던 팀컬러도 찾아야 한다. 유영주 감독은 지난 15일 경기에서 “시즌이 끝나고 뒤돌아봤을 때 선수들이 좀 더 발전했으면 한다”면서 “5년 후에 갑자기 자란다는 모소대나무처럼 지금 우리 선수들이 그런 시기라고 믿는다.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패를 그저 실패로만 두면 진정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없다. 유 감독의 바람대로 지금의 실패가 언젠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돼야 한다. 무기력하게 끝났지만 BNK로서는 진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이제부터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첨단기술 덧입고 신선해졌네, 교양

    첨단기술 덧입고 신선해졌네, 교양

    ‘동학 개미’와 인공지능(AI)이 주식 투자 대결을 한다면 누가 이길까. 가상현실(VR)을 통해 산업재해로 사망한 고 김용균의 일터에 들어간다면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증강현실(AR), VR, AI 등 첨단 기술을 두루 활용하며 궁금증을 풀어낸 교양 및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에 향한 호응이 크다.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각종 이슈에 접목해 교양과 예능의 재미를 잡으려는 시도가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지난주 ‘골프 여제’ 박세리와 AI 골퍼의 대결로 5.1%(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올린 SBS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은 5일 3부에서 주식 투자 대결을 방송한다. 2800여개 종목 120억개의 데이터를 학습한 AI와 초단타 스캘핑 고수로 불리는 ‘마하세븐’ 한봉호 트레이더가 1개월 수익률을 비교한다. 투자 전문가 존리,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이 출연해 주식 투자와 공매도 논란에 관한 논쟁도 펼친다.이 밖에 심리 인식을 통한 범죄 수사도 소개한다.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과 공항 등에서 실제로 투입되는 AI가 심리 인식과 미세한 표정 변화를 포착해 범죄자를 찾는다. 지난해 5월 시작한 장기 프로젝트를 마친 제작진은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지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김민지 PD는 기자 간담회에서 “AI는 현재나 과거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보여 줄 수 있는 소재”라며 “시즌2도 가능할 만큼 소재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남상문 PD는 “상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호기심을 끌어당긴다. AI 관련 방송이 나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내다봤다.MBC ‘너를 만났다’ 시즌2도 ‘VR 저널리즘’을 선보였다. 4일 방송한 ‘용균이를 만났다’는 고 김용균이 일했던 태안화력발전소를 재현했다. 컨베이어벨트와 낙탄이 쌓인 작업장을 구현하고, 탄가루를 뒤집어쓴 김용균과 2인 1조가 된 듯 시공간을 함께하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 줬다. 방송에서는 VR 체험 시험 버전으로 20대에서 50대까지 시민 12명을 초대했다. 제작진은 추후 일반 시민들도 체험할 수 있도록 영화제 등 오프라인 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MBC 내부 조직이 기술 구현을 맡아 비슷한 콘텐츠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약 40억원을 ‘신기술 기반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투입한다. 지난해보다 19억원 늘어났다. VR, AR, 혼합현실(MR) 등 실감 기술을 이용한 총 50분 이상 콘텐츠 10편 내외가 대상이다. ‘너를 만났다’와 함께 지난해 선정된 KBS ‘GTS 랩(Lab)’은 VR드라마 제작을 추진 중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씨줄날줄] 코스피 3000 시대/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스피 3000 시대/김상연 논설위원

    한국의 종합 주가지수 산출은 1964년 시작됐다. 처음엔 우량주의 주가 평균으로 지수를 산정하다가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1983년부터 시가총액 방식으로 바뀌면서 현재의 코스피지수가 탄생했다. 그해 1월 4일 코스피의 첫 종가는 122.52였다. 걸음마 수준이던 코스피의 몸집은 한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1980년대부터 커졌다. 1987년 8월 19일 500선을 돌파했고, 1989년 3월 31일에는 1000선을 넘었다. 미증유의 외환위기에 일격을 맞으면서 1998년 6월 277.37까지 급락했던 코스피는 놀라운 저력으로 2007년 7월 25일 2000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로 휘청거렸던 코스피는 5월에 2000선을 회복한 이후 욱일승천의 기세로 치솟으면서 마침내 6일 한때 ‘꿈의 지수’로 여겨지는 3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아침 장이 시작되자마자 ‘3027.16’을 찍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3000은 거품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코스피가 그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저평가돼 있었다고 반박한다. 거품인지 아닌지는 늘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단기간에 너무 급속히 올랐다는 점과 실물 경제가 좋지 않다는 점, 과도한 유동성을 생각하면 거품인 것도 같고, 세계 10위권인 우리 경제의 저력과 4차 산업혁명 업종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대세 상승의 초입 같기도 하다. 주식 투자는 투자가 아니라 합법적 도박이라고 폄훼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부동산 투기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많다. 부동산에 들어가는 돈은 환금성이 낮고 대출에 묶인 사람들이 소비를 줄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반면 주식 수익은 돈으로 쉽게 바꿔 소비로 전환되기 쉽고 주식 투자는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다. 국민 개개인에게 주식 투자는 경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유대인은 아이들에게 생일 선물로 주식을 사 준다고 한다. 숱한 전문가의 조언 중에서 가장 귀에 들어오는 것은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기업을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를 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예컨대 어느 백화점의 주식을 샀다면 그 백화점에 들어갈 때마다 주인 같은 뿌듯함을 느끼라는 것이다. 그런 마인드로 주식을 산다면 그 회사에 관심이 생겨 이모저모 알아보게 되고 책임 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 사람은 단타 매매에 연연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주식 투자는 사랑과 메커니즘이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연인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지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물만 빨아먹고 버리는 사람이 있다. 어쩌면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해 본 사람만이 주식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carlos@seoul.co.kr
  • 맘카페·단톡방도 주식 주식… 상투 위험에도 68조 실탄 장전

    맘카페·단톡방도 주식 주식… 상투 위험에도 68조 실탄 장전

    주부·학생도… 개인 700만~1000만명상승장 못 올라탄 사람들 불안 커져“주부 많으면 상투” 통념 깨질지 촉각코스피 2990.57… 7거래일 연속 상승전문가 “장 좋아 보일 때 조심할 시점”‘단타 투자로 15분 만에 간식값 벌었네요.’ ‘주린이(주식을 막 시작한 초보 투자자)가 돈맛을 보니 마음이 두근거려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가 아닌 주요 맘카페에 최근 올라온 글들이다. 육아·생활 정보 게시물 사이로 주식 관련 글이 쉽게 보인다. 출근하기 싫어 생기는 ‘월요병’이 아니라 주식시장이 안 열려 괴로운 ‘주말병’이 생길 정도라는 호소부터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이 넘치는데 나만 소외된 것 같다’는 푸념까지 다양하다. 대학생 임모(23)씨는 “친구들의 카카오톡방에서 연애나 게임 대신 주식 얘기만 한다”며 “군복무 중인 친구 중에는 연 5% 금리의 군 적금을 깨 주식을 산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주부, 학생 등 평소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계층도 수시로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MTS)을 들여다보며 투자 삼매경에 빠졌다. 코스피의 거침없는 상승세 속에 생긴 풍경이다. 개인투자자는 700만~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증권업계에 따르면 ‘동학개미’들의 공격적 매수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6.12포인트(1.57%) 오른 2990.57에 장을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날 개인이 7272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이끌었다. 전날에도 1조 31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들의 심리에는 자신감과 불안감이 동시에 깔려 있다. 자신감의 배경은 투자 수익률이다. 개인투자자가 지난해 가장 많이 산 종목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45.16%나 올랐고 코스피 상승률도 30.75%였다. 반대로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한 이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초저금리 시대에 예적금에 묶인 돈을 주식계좌로 옮기거나 대출받아 투자하는 이들이 늘었다. 개인의 실탄(자금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투자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4일 현재 68조 287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고도 19조 3522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 열풍, 2005~2008년 주식형 공모펀드 열풍 때 자금 유입 규모와 비교하면 현재 개인투자자의 매수 여력이 최소 36조원 정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가계금융자산이 4100조원인데 지금까지는 이 돈으로 주식을 많이 안했던 것”이라면서 “지난해 봄부터 드라마틱한 머니무브(자금의 대이동)가 발생했는데 팬데믹 이후 80조원 가량이 주식시장으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시중에 풀린 돈(M2)은 지난해 10월 기준 3152조원이다. 하지만 평소 주식에 관심이 크지 않던 이들까지 주식 얘기를 하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니라는 게 통념이었다. 주가 등락을 예측해 볼 수 있는 ‘휴먼인덱스’(인간지수)가 있는데 “증권사 영업장에 아기 업은 주부가 많이 보이면 상투(고점)”라는 식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지인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와 ‘지금 주식을 사도 늦지 않았느냐’고 묻는 일이 늘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과거 속설이 이번에도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설명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예전에는 수급의 주도권이 국내외 전문 투자자에게 있었기에 꼭지(고점)를 만들고 빠지는 과정도 이들이 주도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에는 3월 코스피 저점 때 외국인·기관은 팔고 개인이 사들인 것부터가 통념을 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인의 자금력이 커졌고 삼성전자, 현대차, 테슬라, 애플 같은 오를 만한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등 스마트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팀장은 개인의 순매수 흐름이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봤다. 다만 장이 가장 좋아 보일 때가 조심해야 할 시점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등과 비교하면 주가가 비싼 편이지만 돈이 몰려드니 바로 무너질 것 같지는 않다”며 “버블(거품)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지금 주식을 안하는 사람들은 형편에 맞게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팬데믹 이후 큰 조정없는 강세장이 이어져 와 10~20% 수준의 일시적 조정은 언제든 올 수 있다. 돈을 빌려 주식하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주식에 월요병 대신 주말병”…700만 동학개미 ‘삼천피’ 진격

    “주식에 월요병 대신 주말병”…700만 동학개미 ‘삼천피’ 진격

    맘카페·메신저 등 일상에서 주식 얘기주부·학생 등 새로운 투자자 대거 등장승리 자신감·‘나만 못벌까’ 두려움 섞여“증권사에 주부 많아지면 고점” 속설도“이번에는 달라…스마트 개미로 진화”“가장 좋아보일 때가 위험할 때” 걱정도‘단타 투자로 15분만에 간식값 벌었네요.’, ‘주린이(주식을 막 시작한 초보 투자자)가 돈맛을 보니 마음이 두근거려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가 아닌 주요 맘카페에 최근 올라온 글들이다. 육아·생활 정보 게시물 사이로 주식 관련 글이 쉽게 보인다. 출근하기 싫어 생기는 ‘월요병’이 아니라 주식시장이 안 열려 괴로운 ‘주말병’이 생길 정도라는 호소부터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이 넘치는데 나만 소외된 것 같다’는 푸념까지 다양하다. 대학생 임모(23)씨는 “친구들의 카카오톡방에서 연애나 게임 대신 주식 얘기만 한다”며 “군복무 중인 친구 중에는 연 5% 금리의 군 적금을 깨 주식을 산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주부, 학생 등 평소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계층도 수시로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MTS)을 들여다보며 투자 삼매경에 빠졌다. 코스피가 5일 2990.57까지 치솟는 등 거침없이 오르자 생긴 풍경이다. 개인 투자자의 사자세 속에 ‘삼천피’(코스피 3000)가 눈앞까지 왔다. 개인 투자자는 700만~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학 개미’들의 공격적 매수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4일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 286억원 순매수했고, 5일에도 7272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개인들의 심리에는 자신감과 불안감이 동시에 깔려 있다. 자신감의 배경은 투자 수익률이다. 개인 투자자가 지난해 가장 많이 산 종목인 삼성전자는 지난 한해동안 45.16%나 올랐고 코스피 상승률도 30.75%에 달했다. 반대로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한 이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초저금리 시대에 예적금에 묶인 돈을 주식계좌로 옮기거나 대출받아 투자하는 이들이 늘었다. ●자금력 안 밀리는 동학개미…시장의 새 주체로 개인의 실탄(자금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 열풍, 2005~2008년 주식형 공모펀드 열풍 때 자금유입 규모와 비교하면 현재 개인 투자자의 매수 여력이 최소 36조원 정도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가계금융자산이 4100조원인데 지금까지는 이 돈으로 주식을 많이 안했던 것”이라면서 “지난해 봄부터 드라마틱한 머니무브(자금의 대이동)가 발생했는데 팬데믹 이후 80조원 가량이 주식시장으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시중에 풀린 돈(M2)은 지난해 10월 기준 3152조원이다. 하지만 평소 주식에 관심이 크지 않던 이들까지 주식 얘기를 하는 건 좋은 신호는 아니라는 게 통념이었다. 주가 등락을 예측해볼 수 있는 ‘휴먼인덱스’(인간지수)가 있는데 “증권사 영업장에 아기 업은 주부가 많이 보이면 상투(고점)”라는 식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지인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와 ‘지금 주식을 사도 늦지 않았느냐’고 묻는 일이 늘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과거 속설이 이번에도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설명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예전에는 수급의 주도권이 국내외 전문 투자자에게 있었기에 꼭지(고점)를 만들고 빠지는 과정도 이들이 주도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에는 3월 코스피 저점 때 외국인·기관은 팔고 개인이 사들인 것부터가 통념을 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인의 자금력이 커졌고 삼성전자, 현대차, 테슬라, 애플 같은 오를 만한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등 스마트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팀장은 개인의 순매수 흐름이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봤다. ●“10~20% 조정 언제든 가능…빚투는 자제해야” 다만 시장을 오래 관찰해온 전문가들은 장이 가장 좋아 보일 때가 조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등과 비교하면 주가가 비싼 편이지만 돈이 몰려드니 바로 무너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버블(거품)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지는 사실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주식을 안하는 사람들은 형편에 맞게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팬데믹 이후 큰 조정없는 강세장이 이어져 와 10~20% 수준의 일시적 조정은 언제든 올 수 있다. 돈을 빌려 주식하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테슬라 S&P500 편입 첫 날 6.5% 급락… 산타랠리 없었다

    테슬라 S&P500 편입 첫 날 6.5% 급락… 산타랠리 없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S&P500지수 공식 편입일인 21일(현지시간) 전거래일보다 6.5% 급락해 649.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편입 직전인 지난 18일의 6% 상승분을 하루 만에 반납했다. 이날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9% 하락한 3694.92에 장을 마감하며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을 꺾었다. 애플이 오는 2024년을 목표로 자체 개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제조에 나선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테슬라 주가 하락을 유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애플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배터리셀 각각의 용량을 키워 파우치와 모듈을 없앤 새로운 전기차용 배터리 디자인을 구현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 직후 테슬라 주가는 고꾸라졌다. 테슬라 S&P500지수 편입 이벤트를 노린 단타 세력이 편입 직후 차익 실현에 나서고, 영국에서 코로나19 변종이 확산하며 증시 악재 소재가 된 것도 테슬라 상승세를 막은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편입 첫 날 테슬라가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9%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에 이어 5위에 올랐다고 CNBC는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730% 폭등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6년 무명의 시간 견딘 오윤석… 꿈 이뤄진 순간, 역사가 됐다

    6년 무명의 시간 견딘 오윤석… 꿈 이뤄진 순간, 역사가 됐다

    2루타·단타 뒤 생애 첫 그랜드슬램 달성4타석째 3루타… 롯데선 24년 만에 나와 지명 못 받고 육성선수로 ‘늦깎이’ 입단 8월 구단 유튜브서 “사이클링 히트가 꿈”2개월 만에 현실로… “죽자 살자 뛰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오윤석(28)이 KBO리그 데뷔 첫 만루홈런과 사이클링 히트를 불과 네 타석 만에 기록하며 프로 무대에서의 오랜 꿈을 이뤘다. KBO리그 역사상 만루홈런이 포함된 사이클링 히트는 오윤석이 최초다. 롯데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육성선수 출신인 오윤석의 데뷔 첫 만루홈런과 사이클링 히트를 바탕으로 14-5로 대승했다.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오윤석은 1회 말 첫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해 선취 득점을 올렸고 2회에는 2사 2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1타점을 올렸다. 오윤석은 5-1로 앞선 3회 말 1사 만루에서 한화의 두 번째 투수 김종수의 초구 시속 134㎞ 슬라이더를 받아 쳐 좌측 펜스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시즌 3호. 이후 5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안영명의 6구째 공을 받아 쳐 우중간을 꿰뚫는 타구를 만들었고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3루에 안착하며 진기록을 완성했다. 오윤석은 KBO리그에서 역대 27번째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사이클링 히트가 나온 것은 지난 5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의 김혜성에 이어 두 번째다. 롯데에서는 1987년 정구선, 1996년 김응국 이후 24년 만이다. 오윤석은 지난 8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사이클링 히트가 꿈”이라는 말을 뱉은 지 고작 두 달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역대 7번째 최소 타석(4타석), 역대 두 번째 최소 이닝(5이닝) 사이클링 히트 기록도 동시에 세웠다. 오윤석은 경기 후 “경기 중에도 사이클링히트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마지막 3루타 남겨두고 맞는 순간 벤치에서 가라는 소리가 들려서 3루까지 죽자 살자 뛰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6년차인 늦깎이 선수 오윤석은 오랜 무명의 시간을 견딘 끝에 마침내 만개했다. 경기고에 재학 중이던 그는 2010년 신인지명에서 2차 8라운드 전체 59순위로 지명을 받은 뒤 연세대 진학을 택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뒤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 못하고 2014년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해 이듬해 정식선수가 됐다. 하지만 그해 29경기를 뛰고 상무에 입단했다. 2018년 13경기, 지난해 76경기를 뛰었지만 풀타임 출장 경력은 없었고 올 시즌에도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지난 6월 3일에서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올 하반기 들어 안치홍이 발바닥과 햄스트링 통증으로 빠진 자리를 메웠다. 오윤석의 활약에 힘입은 7위 롯데는 4연승을 질주하며 5위 두산과 3경기 차를 유지하며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 가게 됐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세금만 잘 내라’던 김진애 “왜 다주택자 적대시하나…노영민 과했다”

    ‘세금만 잘 내라’던 김진애 “왜 다주택자 적대시하나…노영민 과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에 “부동산값 올라도 문제 없다. 세금만 열심히 내라”고 말해 논란이 됐던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10일 청와대의 ‘다주택’ 참모들과 관련해 “왜 그렇게 다주택자를 적대시하느냐”고 말했다. 김진애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다주택자로 알려진 참모 6명이 사의를 일괄 표명했다’는 진행자의 말에 “다주택자에 집을 팔라고 이야기한 것은 공적인 과정을 통해서 나온 게 아니라 노영민 실장 개인 생각으로 말한 건데, 난 찬성하지 않았다”면서 “왜 그렇게 다주택자를 적대시하느냐. 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다주택자를 문제라고 얘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투기꾼이라고 이야기한 적도 없다”면서 “다만 단타성, 투기자들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김진애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동산값 올라도 문제 없다. 세금만 열심히 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게다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신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논현초등학교 인근 주택 3채와 사무실(근린생활시설) 1채, 인천 강화군 주택 1채 등을 신고했다. 당시 주택 신고가 합계액은 15억 6800만원 수준이다. 김진애 의원은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다주택자가 될 수도 있다”며 “(노영민 실장) 본인이 약속한 것은 본인이 지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주택자인 의원들이 부동산 정책 관련 상임위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선 “다주택자 자체를 범죄로, 자격이 없다고 취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분명히 시장 자본주의에 살고 있고, 재산권에 대해서는 어느 만큼은 자유를 구가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에 필요한 책무, 세금이나 사회적 형평성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써야 한다”며 “나 같이 20년, 30년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은 투기성과 관계가 없고, 고가 아파트나 단타 투기성으로 가지고 계신 분들이 그런 의사결정에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민주 “집 2채 이상 다주택 공무원, 승진 막고 형사처벌 한다”

    민주 “집 2채 이상 다주택 공무원, 승진 막고 형사처벌 한다”

    ‘내로남불’ 논란 원천 봉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충북 청주 아파트 매각에 이어 서울 강남권 반포 아파트까지 내놓으며 고위직 공무원들의 다주택 보유 금지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 다주택 소유 고위공직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법안에는 다주택 공무원의 고위직 승진을 강제로 막거나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은 고위공직자의 경우 형사 처벌을 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이는 그동안 여권 내에서도 말이 많았던 ‘내로남불’ 논란을 원천 봉쇄하면서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공무원 등 정책결정권자들이 다주택자일 경우 스스로 손해를 보는 정책을 주저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조정지역에 2주택 보유시 고위직 승진·임용 제한”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다주택 고위공직자의 승진과 임용이 제한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다주택자 기준은 주택 2채 이상부터이며 고위공직자는 중앙부처 국장급 이상을 의미한다. 개정안을 보면 재산등록 의무가 있는 다주택 공직자가 서울 강남권,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러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윤 의원은 자신의 부동산과 관련한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무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자체를 규제하기 위해 주식 백지신탁 제도처럼 부동산도 백지신탁을 하거나 매각을 강제하도록 했다.“고위공직자 60일내 다주택 해소 못하면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 신정훈,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발의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는 고위공직자는 형사 처벌을 받게 하는 법안도 나왔다. 신정훈 의원은 다주택 고위공직자가 60일 안에 다주택 상태를 해소하지 않으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무위원,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1급공무원, 교육감,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 대상이다. 모든 다주택자에는 ‘세금 폭탄’현행 취득세율에 10% 추가 과세 강병원 “2년 미만 매매시 양도세 70%로 인상” 고위공직자뿐 아니라 모든 다주택자에 세금폭탄을 안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법안도 잇따르고 있다. 김교흥 의원은 주택 취득 뒤 1년 이내에 입주하지 않으면 현행 취득세율에 10%를 추가 과세할 수 있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대한 빨리 다주택 상태를 해소하라는 의미다. 한병도 의원은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하지 않고 증여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조정대상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 증여 때 취득세율을 현행 3.5%에서 최대 12%로 올리는 등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강병원 의원은 양도소득세율을 매매 기간에 따라 1년 미만 최대 80%, 1년 이상 2년 미만 최대 70%로 인상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주택자의 단타 매매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는 취지다.전문가 “인사 불이익 공감…형사처벌은 가혹”“자기 존재 드러내기 위한 성명성 발의 우려” “언제는 이주 공무원에 강매하더니…주택 대신 빌딩 사는 부작용 나올지도”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정책을 관장하는 고위공무원들의 윤리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승진시 감점 등 인사상 불이익 측면에서 반영할 수 있겠지만 형사 처벌이나 재산상 불이익을 가하다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국토부,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직무연관성을 따져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부분은 윤리적 측면에서 용인될 수 있겠지만 주택이 2채라는 이유로 형사 처벌까지 거론되는 건 너무 경직적이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성명성 법안 발의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과거 세종으로 정부부처 공무원들을 강제 이주시킬 당시 공무원들이 세종에 집을 사지 않으면 잠재적 이직고려자 등으로 부를 만큼 지역 발전을 위해 매매를 강요 당했던 시기도 있었다”면서 “이제 와서 ‘손해를 감수하고 팔아라’라고 하거나 직무와 무관한데도 처벌 운운하는 것은 파쇼적 측면이 있고 주택이 아닌 빌딩 구매 등 또다른 역풍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7·10 부동산 대책]“정권 바뀔 때까지 집 안 팔 것”…22번째 부동산 대책, 시장 반응은?

    [7·10 부동산 대책]“정권 바뀔 때까지 집 안 팔 것”…22번째 부동산 대책, 시장 반응은?

    정부가 10일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를 최대 6%, 양도소득세를 최대 70%까지 대폭 확대하는 ‘7·10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올린 것이어서 ‘진퇴양난’에 빠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결국 가격이 오를 거라는 전망과 내년까지 퇴로를 열어준 만큼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조정대상지역에선 2주택) 대상 종부세 중과세율은 현행보다 2배 정도 높아졌다. 과세표준 94억원을 초과하는 다주택자는 종부세율을 6%까지 적용한다. 현행 3.2%의 2배에 달한다. 다주택자에게는 ‘징벌적’ 과세를 할 예정이니 얼른 집을 팔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투기수요 근절을 위해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도 인상했다. 1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현행 40%에서 70%까지 확대한다. 2년 미만 보유 주택도 기본세율에서 앞으로 60%를 적용키로 했다. 다주택자, 법인의 취득세도 8~12%까지 늘어난다. 다만 과도한 양도세 때문에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을 것을 우려해 적용시기를 내년 종부세 부과일(6월 1일)까지 유예키로 했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서울 은평구 지역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이번 대책에도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절대 내놓지 않겠다고 말하더라. 어떤 사람은 아예 정권이 바뀔 때까지 집을 내놓지 않겠다고도 말했다”면서 “시장에서 매물이 귀해지고, 결국 집값은 더욱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9억 미만 집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이 집들은 결국 9억까지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번 대책에서 도심고밀화 개발과 3기 신도시 용적률 강화 등을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재건축, 재개발 규제완화와 그린벨트 해제 외에는 서울 도심 공급을 획기적으로 해결할 답이 없다”면서 “정부가 잡으려고 하는 강남 부자들은 집값이 기본 30~40억원씩하는 사람들이다. 자금출처 조사를 강화하면 사업관련 부분까지 들여다보게 될까봐 기피하긴 해도 이번 대책처럼 ‘세금3종 세트’를 아무리 올려봤자 이들에겐 타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북지역에서 임대사업을 하는 50대 사업가 김모씨는 “이제 세제 인센티브 매력이 사라져 등록임대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면서 “벌써부터 등록임대 사업자들 사이에선 미리 전세금을 올린다든지 월세로 전환해 수익을 보전하는 방안을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 김포 지역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서울은 워낙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모르겠지만 공급량이 풍부한 수도권 등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충분히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종부세에 양도세, 취득세까지 대폭 상향됐기 때문에 ‘단타’로 치고 빠지는 경우에는 남는 게 별로 없다. 큰 금액으로 수도권 등에 갭투자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대책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결국 서울 도심 인근으로 내집마련 수요가 높은 곳에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정부도 앞서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시그널을 줬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날 정부는 ▲도심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개선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도시주변 유휴부지‧도시 내 국가시설 부지 등 신규택지 추가 발굴 ▲공공 재개발, 재건축 사업시 도시규제 완화로 청년, 신혼부부용 공공임대 아파트 공급 등을 검토 가능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나 그린벨트 해제 등 공급량을 늘릴 만한 획기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재건축 규제 완화는 현재로서 생각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단기 효과는 볼 수 있을지 몰라도 공급에서 특별한 얘기가 없었던 만큼 장기적인 집값안정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와 그린벨트 푸는 게 결국 중요하다. 그것만으로도 공급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이것을 건드려야 어느 정도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실상 사채업”… 檢, 상상인 대표 등 20명 기소

    상상인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유준원(46) 상상인그룹 대표와 박모(50) 변호사가 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8개월간의 상상인 의혹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은 상상인이 저축은행 돈으로 사실상 사채업을 해 왔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김형근)는 이날 유 대표와 박 변호사 등 20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 대표에게는 부정거래·시세조종·미공개 중요정보이용 등 혐의가, 박 변호사에게는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시세조종·배임 등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유 대표가 2015년 4월~2018년 12월 코스닥 상장사들에 사실상 고리 담보대출업을 하면서 허위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을 속여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시상에는 상장사들이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해 투자금을 유치한 것처럼 속이고 실제로는 상장사에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했다는 것이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씨와 관련된 WFM에도 20억원 상당의 불법 대출이 이뤄졌다. 상상인이 부정거래를 한 10개 기업 중 4곳은 상장폐지, 5곳은 거래정지됐다. 유 대표는 또 2016년 2월 인수합병(M&A) 전문 브로커 김모씨를 통해 미리 알게 된 상장사 ‘모다’의 M&A 관련 정보를 악용한 ‘단타’ 주식매매로 1억 12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상상인 확장 과정에서 그룹 자사주를 매입해 반복적으로 시세조종 주문을 내면서 주가를 부양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유 대표가 저축은행 사주의 지위에 있는데도 일명 ‘선수’로 불리는 시세조종 세력과 함께 금융범행을 저지르는 등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한 죄질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7개 차명 법인과 30개 차명계좌를 이용해 최대 2991억원 상당의 상상인 주식을 보유하면서도 금융당국에 대한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자신이 대량 보유한 상상인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시세조종을 하는 과정에서 차명으로 보유한 상장사 등의 자금 813억원을 배임한 혐의도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사실상 사채업”… 檢, 상상인 대표 등 20명 기소

    상상인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유준원(46) 상상인그룹 대표와 박모(50) 변호사가 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8개월간의 상상인 의혹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은 상상인이 저축은행 돈으로 사실상 사채업을 해 왔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김형근)는 이날 유 대표와 박 변호사 등 20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 대표에게는 부정거래·시세조종·미공개 중요정보이용 등 혐의가, 박 변호사에게는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시세조종·배임 등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유 대표가 2015년 4월~2018년 12월 코스닥 상장사들에 사실상 고리 담보대출업을 하면서 허위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을 속여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시상에는 상장사들이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해 투자금을 유치한 것처럼 속이고 실제로는 상장사에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했다는 것이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씨와 관련된 WFM에도 20억원 상당의 불법 대출이 이뤄졌다. 상상인이 부정거래를 한 10개 기업 중 4곳은 상장폐지, 5곳은 거래정지됐다. 유 대표는 또 2016년 2월 인수합병(M&A) 전문 브로커 김모씨를 통해 미리 알게 된 상장사 ‘모다’의 M&A 관련 정보를 악용한 ‘단타’ 주식매매로 1억 12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상상인 확장 과정에서 그룹 자사주를 매입해 반복적으로 시세조종 주문을 내면서 주가를 부양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유 대표가 저축은행 사주의 지위에 있는데도 일명 ‘선수’로 불리는 시세조종 세력과 함께 금융범행을 저지르는 등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한 죄질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7개 차명 법인과 30개 차명계좌를 이용해 최대 2991억원 상당의 상상인 주식을 보유하면서도 금융당국에 대한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자신이 대량 보유한 상상인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시세조종을 하는 과정에서 차명으로 보유한 상장사 등의 자금 813억원을 배임한 혐의도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6] 신영전 “‘타미플루 트럭’ 내가 몰고서라도”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6] 신영전 “‘타미플루 트럭’ 내가 몰고서라도”

    “타미플루 20만명 분이라고 해봐야 1억원이면 될 겁니다. 제가 트럭을 몰고서라도, 유엔군사령부가 막으면 힘으로 뚫고라도 북쪽에 전달하려 합니다. 이건 양국 정상이 약속한 것이고,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가 주최한 2020 한반도 평화 심포지엄 도중 신영전(56) 한양대 의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마친 뒤 사회를 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이렇게 답했다. 한반도 문제 관련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결기 있게 말하는 전문 연구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남한과 북한,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하고 싶은 말을 상당한 분량으로 정리해 따로 발표하기도 했다. 7일 신 교수의 연구실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그 결기 변치 않았느냐. 그 발언을 인터뷰 기사의 말머리로 잡아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식견 좁은 기자가 만나본 의사 가운데 키가 186㎝로 가장 큰 신 교수는 괜찮다고 했다. 여느 사람이야, 뭐 그런 일이 있었을까 싶을지 모른다. 지난해 1월 타미플루를 실은 트럭이 판문점까지 가긴 했지만 유엔사령부 방해로 돌아섰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유엔사령부는 월권이었고, 주한미군이 뒷배였다. 우리 정부는 용감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남쪽 정부가 민족 교류와 협력에 성의와 돌파력을 갖고 있지 못함을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Q. 얼마나 북한을 많이 다녔나. A. 보통 셀 수 없다고 말들 한다. (10번은 안되지 않느냐고 하자) 넘을 것이다. 15년 동안 (북한 관련 일을) 했으니. 비공식적으로 만난 일은 없고, 대개 통일부나 보건복지부 자문 역을 했다. 남북교류를 전문으로 하는 시민단체에 속해 있지도 않는다. 주로 하는 일이 보건복지 의료 관련 부문을 평가하는 역할이었다. 비공식적으로 남북 교류를 하던 10년이 있었고, 6·15 이후 10년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시기였다. 단타로 이래선 안되겠다고 서로 반성들을 했고, 필요하고 효과도 있는 일을 하자고 했던 것이 지역개발이었다. 포괄적으로 5년 정도 계획도 세우고 정말 그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평가반성하던 무렵에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 때 북한을 공부할 겸 용역을 맡아 영유아모자보건 지원사업 보고서를 냈는데 5000억원 예산이 책정되는 행운을 누렸다. 5·24 조치 때 모든 교류사업이 폐쇄됐는데 그 때도 영유아 사업은 예외로 한다고 돼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도 영유아 사업은 들어가 있다. 두 정부 때도 유일하게 살아있던 가느다란 남북의 연결 고리였던 셈이다. 제가 정치적 이유로 북한에 오는 것이 아니란 것을 북도 아니까, 평양이 아닌 곳을, 주민들의 집 안방에도 들어가 보는 등 볼 수 있었다. Q. 지역개발이란 개념은. A. 누구는 의료기구, 또 누구는 약 갖다 주고, 다른 누구는 연탄 주고 이렇게 하지 않고 지역 단위로 포괄적으로 계획을 갖고 돕자는 것이다. 의료와 도시 재건, 축산, 문화시설 등등을 남쪽의 여러 부문이나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돕는 것이다. 만약 남북이 다시 대화가 통하는 기회가 온다면 다시 단타식으로 시작할지, 아니면 지역 개발 식으로 포괄적으로 시작할지 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바람직한 건 후자인데 남쪽도 준비가 안돼 있다. 남쪽 단체들도 자기 단체 이름을 빛내고 싶어하지, 힘을 모아 해본 경험이 없어서다. Q. 언제부터 북한을 중심으로 연구하겠다고 결심했는지. A. 2003년과 이듬해 미국 보스턴에서 안식년을 하면서 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내가 어떤 기여를 해야 하겠나 돌아봤다. 마침 미국에서도 북한이 핵을 가졌다니까 신경을 쓰기 시작한 시기였다. 1990년대 말 북한의 대기근으로 30만명 넘게 사람들이 굶어 죽었는데, 취약계층 연구를 하는 의사로서 너무 무심했다고 반성했다. 2004년 돌아와 그 보고서를 썼는데 남북 관련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5000억원 프로젝트가 채택된 것이다. 운 좋게도 분단 이후 남북 사이가 가장 좋았던 때였다. 개성 들어가 자남성 여관에서 점심 때 회의를 하는데 북쪽 사람이 제 생일 케이크를 들고 오더라. 그런데 저녁에 서울에 돌아오니 통일부 사무관이 또 케이크를 주는 거였다. 남북 모두로부터 생일 날 케이크를 받은 유일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웃음). 그만큼 남북 사이가 좋아 대우도 받았고 입바른 소리도 할 수 있었다. Q. 북쪽과의 일을 처음 시작할 때 누구로부터 전수를 받거나 도움을 받았나. A. 북한 관련 전문가는 지금도 많지 않다. 앞에 말한 비공식적 교류하던 10년과 6·15 이후 10년 동안 열심히 일했던 시민단체 활동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유엔 제재 규정에 인도적 지원은 예외 자존심 안 다치려는 북한 속내 살펴야 Q. 북쪽 사람들과 얘기하면 어떻던가? A. 화법이 완전 다르다. 70여년 떨어져 살았으니 당연하다. 제가 15년 이상 일한 결산을 해보니 세 가지를 알게 됐다고 심포지엄에서 말씀드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고, 그래도 협력해야 하는 일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연을 하거나 하면 두 번째인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말하고 이해하는 대로 그쪽도 생각하고 말한다고 보면 안된다. 북쪽 사람들은 낙지를 오징어라 하고, 오징어를 낙지라고 한다. 그걸 알면 오해가 풀린다. 그렇게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세 번째 협력해야 하는 일은 재난이나 인도적 문제, 감염병 같은 것들이다. 중국 란저우에서 북한 외무성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평양에 류경병원이 들어선 시점이었다. 그가 어떻게 얘기하느냐면 “우리 필요한 건 다 있습네다. 그런데 다 없는 것 다 아시잖습니까” 한다. 절대로 도와달란 얘기를 안한다. 도와달라고 해야 돕겠다는 건 돕겠다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자존심이 상해 그러는 건데 국제 보건협력의 기본은 상대의 자존심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다. 더 섬세하게 그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북한이다. 우리 남쪽은 굴복을 바라는 것처럼 하는데 북쪽은 굶어죽더라도 체면을 손상 당하지 않고 싶어한다. 정권 인사만이 아니라 제가 만났던 일반 사람들도 그렇다. 고유한 문화다. Q. 북쪽 사람과 술 마시며 싸우기도 했다고요? A. 북쪽은 평양부터, 남쪽은 그보다 더 어려운 곳을 하고 싶어한다. 평양을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이 굉장한 중요한 사회다. 국제협력의 중요한 원칙을 파리 원칙이라고 하는데 수혜국이 원하는 방식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지배계급을 존속시키는 방편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게 다가 아니다. 왜 평양부터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그쪽 답이 “우선 형님이 잘 돼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다. 롤 모델을 하나 만들고 그걸 따라 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도 예전에 그랬다. 자원도 한정돼 있으니. 엘리트부터 교육하는 것은 사회주의에서 오히려 더 익숙한 방식이다. 전 자문 역이라 오히려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도 하자고 주장하다 말을 안 들어주자 “다 관둡시다”하고 문을 박차고 나온 적도 있다. 순안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직전에 약간의 조정이 이뤄지더라. Q.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북한 관련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A. 하버드 대학의 에드워드 베이커 교수가 ‘더 많은 민주화(more democracy)’와 ‘통일(unification)’을 위해 일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줬다. 소명 의식이라면 거창하겠지만, 난 연구비가 있던 없던, 논문이 되든 안되든 상관없이 꾸준히 했던 것 같다. 2018년 11월에 마지막으로 올라갔을 때 만찬장에서 영유아 사업이 중단됐으니 난 실패하고 무능한 사람이라면서 다시 올라오지 않겠다고 인삿말을 했다. 그랬더니 민화협 북쪽 인사가 “신 선생이 오셔야죠. 북한의 의료협력 분야 제일 잘 아시지 않습니까” 말하더라. 그래서 ‘아 내가 북한에서도 인정받고 있구나’ 생각했다.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꾸준히 한 것이 그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보다 심각한 건 北 주민 기근인데 남북미 ‘괜찮다 담합’에 빠져 안타까워” Q. 타미플루 트럭 얘기가 알려지면 여러 얘기가 들려올텐데. A. 유엔 제재를 하는 이유는 북한 주민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다. 인도적 지원을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모든 항목에 들어가 있다. 찍힐까봐, 다른 사업을 못할까봐, 결정 권한을 쥐고 있으면서 자신이 했던 약속을 스스로 뒤집는 사람들의 횡포에 인도적인 사업을 하는 시민단체나 사람들조차 너무 무기력하다. 무기도 아니고, 경제제재 대상도 아닌 인도적 약품인데 이걸 막겠다는 사람이 잘못이다. 보편적 상식으로도 그렇다. 당시가 하노이 회담 직전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다. 협상력을 높이려고 상대를 가장 압박하던 때였다. 그 의도에 압력을 받아 유엔사령부가 한 행위라고 이해한다. 결핵과 말라리아 약을 지원하던 기관들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갑자기 중단을 선언한 것도 그 압력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해에 스스로 잘했다고 평가했는데 돌변했다. 물론 그 뒤 중단 조치 실행을 계속 유예하고 있지만 인도적 지원을 무기화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에 대해 나부터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A. 북한에 큰 돈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분을 중요시하는 사회니 명분을 살려주며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창구를 정부로 단일화한 것은 경제규모로나 공무원 조직의 규모로나 북쪽에 맞추자는 취지였다. 집중과 선택을 해야 하니 경제지원에 집중하고 민간단체는 다섯 군데만 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여러 가지로 실기한 측면이 있다. 민간단체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줘야 한다. 북한에 유일하게 남은 원칙이 남북 대단결 원칙인데 우리마저 포기하면 결국 북한은 중국 것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 일만은 막아야 한다. Q. 마지막으로 할 말씀은. A. 실은 코로나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근이다. 북한이나 남쪽이나 미국 모두 ‘괜찮다 담합’에 빠져 있다. 북한은 “끄떡 없다”를 과시하려 괜찮다고 하고, 미국은 경제재재로 인해 굶어 죽는 사람이 생겨 비난받을까봐 괜찮다고 한다. 김영삼 정부 때도 조금만 더 굶어죽으면 정권 교체가 될 것이라고 믿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쳐 1990년대 말 30만 명이 굶어죽었다. 상황이 그때와 너무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공식 통계의 ‘평균’을 너무 믿는 경향이 있다. 시장 활성화는 구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밑바닥 수치를 보면 훨씬 더 좋지 않은 상황일 수 있다. 북한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남한의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수가 없다. 획기적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 정부가 하는 방식으로는 안될 것 같다. 지난 2년이 앞으로의 10년이 돼선 안된다. 계기를 만들어내기엔 모두 ‘선비’들이다. 문제인식이나 속도나 일 저지르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봐 그렇다. 2년이 지나서야 이제 정치가로 조직 변모를 시도하고 있는데 만시지탄이 안되길 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北과 보건협력 절실… 내가 트럭 몰고서라도 돕고 싶다”

    “北과 보건협력 절실… 내가 트럭 몰고서라도 돕고 싶다”

    “유엔 제재 규정에 인도적 지원은 예외자존심 안 다치려는 북한 속내 살펴야코로나보다 심각한 건 北 주민 기근인데남북미 ‘괜찮다 담합’에 빠져 안타까워”“타미플루 20만명분이라고 해봐야 1억원이면 될 겁니다. 제가 트럭을 몰고서라도, 유엔군사령부가 막으면 힘으로 뚫고라도 북쪽에 전달하려 합니다. 이건 양국 정상이 약속한 것이고,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지난달 한 심포지엄에서 신영전(56) 한양대 의대 교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결기 있게 말하는 전문 연구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남한과 북한,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건네고 싶은 말을 따로 상당한 분량에 담아 발표하기도 했다. 7일 신 교수의 연구실에서 만나 “그 결기 변치 않았느냐. 그 발언을 인터뷰 기사의 말머리로 잡아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더니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고 답했다. 2003년과 이듬해 안식년으로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연수하면서 북한 관련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2004년 귀국해 영유아 모자보건 지원사업 보고서를 썼는데 노무현 정부가 채택해 남북협력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큰 5000억원 예산을 배정받았다. 통일부와 보건복지부 자문 역으로 북한을 많이 찾았고, 중국 등에서 북쪽 인사들과 많이 만났다. 북쪽에서 잘 대해줘 평양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돌아보고 가정집 안방에도 들어가 보고 할 말 제대로 하면서 많이 싸우기도 했다고 했다. 신 교수는 “6·15 이후 10년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시기였다. 단타로 이래선 안 되겠다고 서로 반성하며 필요하고 효과도 있는 일을 하자고 했던 것이 지역개발이었다. 5년 정도 계획도 세우고 정말 그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뜻을 모으던 때 함께한 것이 행운이었다”고 돌아봤다. 생일 날 남북 모두로부터 생일 케이크를 받는 흔치 않은 경험도 했다. 15년 이상을 결산해보니 세 가지를 알게 됐다고 털어놓은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고, 그래도 협력해야 할 일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해를 푸는 데 도움을 주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쪽은 낙지를 오징어라 하고, 오징어를 낙지라고 하는데 그걸 알면 오해가 풀린다”라고 말하며 북한 외무성 사람이 “우리 필요한 건 다 있습니다. 그런데 다 없는 것 다 아시잖습니까”라고 말하는 어법을, 자존심과 체면을 다치고 싶어 하지 않는 속내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국제 보건협력의 기본은 상대의 자존심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란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타미플루 트럭 얘기로 돌아와 “유엔 제재를 하는 이유는 북한 주민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다. 인도적 지원을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모든 항목에 들어가 있다”면서 “북한에 큰돈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분을 중요시하는 사회니 명분을 살려주며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 때와 마찬가지로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그는 “실은 코로나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근이다. 북한이나 남쪽이나 미국 모두 ‘괜찮다 담합’에 빠져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좀 더 굶어죽으면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며 김영삼 정부가 실기하는 바람에 1990년대 말 30만명이 굶어 죽은 일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는 얘기였다. 신 교수는 “북한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남한의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수가 없다. 지난 2년을 보면 문제인식이나 속도나 일 저지르는 사람이 없는 것 모두 문제였다. 획기적 방법을 찾아야 하는 데 뒤늦게 정치인으로 통일부 수장을 바꿨으니 만시지탄이 안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다주택자 부담 더 강화” 징벌적 과세, 이번주 입법 돌입

    “다주택자 부담 더 강화” 징벌적 과세, 이번주 입법 돌입

    다주택자·단타성 투기에 징벌적 과세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30대 서민층의 내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지만 6·17 대책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주택을 2~3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와 1~2년 안에 사고파는 투기성 매매자에게 징벌적인 수준의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보유세·거래세 과세안을 한층 끌어올리는 수준으로 투기 수요가 발붙일 곳을 없앤다는 취지다. 정부·여당은 속도가 가장 빠른 ‘의원 입법’ 형태로 추진, 7월 국회에서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여당의 이런 움직임은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 부담을 강화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2일 지시와 연동돼 있다. 주택을 투기 수단으로 사고파는 사람들에 대해선 더 강력한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관점에서 일반적인 소득 과세를 넘어 징벌적인 수준의 과세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 더 강력하게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세안은 기존에 내놓은 12·16 부동산 대책이나 6·17 부동산 대책을 단순히 실행하는 수준을 넘어 과세 강도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 우선순위 정부는 12·16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게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최고 4.0%까지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으나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정부는 종부세 기본공제(6억원·1세대 1주택자는 9억원)를 줄이고 과표구간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17 대책에서 제시한 법인 부동산에 대한 종부세 부과안 역시 개인 종부세와 연동해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종부세와 함께 보유세의 한 축을 이루는 재산세 과세를 강화하는 방식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또 투기성 단기 매매를 차단하는 차원에서 2년 미만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을 추가로 끌어올리고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보유·거주 기간을 지금보다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생애 최초 구매자, 취득세 감면 등 세금 부담 완화 청년·신혼부부 등 생애 최초 구매자에 대해선 취득세를 감면, 세금 부담을 완화해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런 내용의 법 개정안을 국회 기획재정위 여당 간사를 통해 ‘의원 입법안’ 형태로 이번 주 중 제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9월 초 세법개정안 제출 때 정부 입법 형태로 관련 입법을 처리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청와대와 여당이 7월 임시국회 내에 입법을 끝마친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의원입법’ 형식으로 돌아섰다.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해도 시행 시기는 같으나 정책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7월 임시국회 처리가 추진되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보유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은 정해졌으나 이를 보유·거래세 차원에서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문제를 정리하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3년 예고기간 둬 큰 혼란 없을 것” “증시 위축… 외국 주식 갈아탈 듯”

    “3년 예고기간 둬 큰 혼란 없을 것” “증시 위축… 외국 주식 갈아탈 듯”

    2023년부터 국내 상장주식으로 2000만원 넘게 번 개인 투자자에게 양도소득세를 물리고 대신 증권거래세 세율은 낮추기로 한 정부의 발표안에 대해 투자업계와 전문가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3년간 대비할 시간이 있는 만큼 주식 투자자금의 ‘엑소더스’(대규모 이탈)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과 개인 투자자의 심리를 위축시켜 주식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섞여 나온다. ●“이익·손실 따져 과세하기 때문에 부담 미미 ” 세제 개편안이 시행돼도 부정적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엔 ‘정부가 충분한 예고 기간을 줬다’는 근거가 깔려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25일 “대만은 1989년 주식 양도차익에 최대 50%의 세율로 세금을 부과했다가 증시가 급락하자 이듬해 철회했다. 반면 일본은 10년에 걸쳐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를 천천히 조정해 안정적인 세제 개편을 했다”고 말했다. 3년의 예고 기간을 둔 만큼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향후 주식 시장이 성장할지를 가르는 큰 변수는 양도세 부과 여부보다 한국 경제가 얼마나 성장할지, 원화가치가 어떻게 조정되는지 등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도 “이미 우리 투자자들도 미국 등 해외주식을 할 땐 20%의 양도세를 내고 있다”며 “국내주식 거래 때 양도세를 도입해도 이익과 손실을 상계해 세금을 물리는 것이기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타 매매 급증 부작용 막을 보완책 필요” 반면 양도세 부과가 개인 투자자의 심리를 위축시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시중 증권사의 다른 관계자는 “증권거래세가 있는 상황에서 양도세까지 내도록 하는 건 오히려 조세 정의를 해친다. 개인 투자자 비율이 우리와 비슷한 대만에서 과세 체계를 바꿨다가 발생했던 폭락장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또 “국내주식을 사든, 외국주식을 사든 양도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미국 주식 등으로 갈아타는 투자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기성 단타 매매(주식을 샀다가 하루 새 차익을 남기고 파는 것) 증가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부가 보완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매기는 건 옳기에 주식에 양도세를 부과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뭐라고 하긴 어렵다”면서 “동시에 (단타 매매가 늘어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주식을 장기 보유했을 때 (세금을) 공제해 주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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