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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디지털 단식 2주차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디지털 단식 2주차

    ■ 불통남 SNS 끊은 유대근 기자 퇴근길 만원 버스 안. 나는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의 일상을 훔쳐보고 있었다. 버스 천장의 손잡이를 잡고 서서 앞에 앉은 승객의 스마트폰 카카오톡(카톡) 대화창을 내려다본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없이 살기 체험을 시작한 지 꼭 열흘째 되던 날이었다. ‘오늘 무슨 일 있었어?’, ‘어디서 만날까’ 따위의 흔한 일상을 기웃거리는 걸 보면 금단현상이 심각한 게 분명했다. 체험 전 ‘SNS를 끊으면 내게 어떤 변화가 생길까’ 예상했었다. 2주가 흐른 지금 예측은 얼마나 적중하고 있을까. 중간 점검 결과를 O(맞음), △(일부 맞음), X(틀림)로 표시해 봤다. ▲SNS를 안 하면 여유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O) : 매일 약 1시간 10분씩 들여다보던 SNS를 볼 수 없으니 그만큼 여유 시간이 생겼다. ▲‘SNS 잡담’이 사라져 업무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 잡담은 확실히 줄었지만 업무 효율성이 꼭 비례해 높아지지는 않았다. 더이상 카톡 알림음에 방해받지 않아 몰입도는 높아졌지만 SNS가 가져다준 편리성은 포기해야 했다. 간단한 회의 등 2명 이상이 함께 대화해야 할 때는 ‘카톡방’이 요긴한데 대신 전화, 문자를 이용하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졌다. ▲스마트폰 쓰는 시간이 줄어 만성적 목·어깨 통증이 줄 것이다(X) : 입사 후 만 7년간 꾸준히 혹사해 온 몸 상태가 불과 2주 동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여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 건 애초 무리였다. 현실과 가장 차이가 난 예측이 있었다. ‘SNS를 쓰지 않으면 지인들과 실제 만나 얘기하는 시간이 늘어 소통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SNS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2주 동안 가족·친구와 직접 만난 시간은 전혀 늘지 않았고 대화한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카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끊은 뒤 비로소 깨달았다. 이 장치가 촌각을 다투며 사는 직장인의 생활 패턴에 딱 맞춰진 소통 도구였음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건 긴 시간을 따로 내야 하는 노력이 필요했다. 약속을 잡고 만날 장소로 이동해 조금 이야기하다 보면 몇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직장에서 허덕이다 퇴근해 1~2시간 TV 등을 보다 잠드는 일상은 이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 2주간 나는 아내에게 애정 표현을 덜했고 부모님의 안부도 덜 물었으며 친구들과 수다도 거의 떨지 못했다. 카톡을 쓸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하던 일이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민폐녀 SNS·스마트폰 끊은 송수연 기자 ‘스마트폰 좀 그만 보고 내 얼굴 좀 볼래?’ 스마트폰과 SNS 끊기에 들어간 지 9일째.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 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친구에게 한마디하고 싶었지만 목구멍에서 넘어오는 말을 꾹꾹 눌렀다. 친구의 눈은 밀린 카카오톡과 메시지 등을 확인하는 듯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괜히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다. 하지만 친구만 탓할 것도 아니었다. 옆 테이블로 고개를 돌려보니 여자 손님 세 명이 둘러앉아 아무 대화 없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나도 저들처럼 ‘스마트폰 타임’을 가졌겠지…. 친구들을 단체로 만날 때는 더 괴로웠다. 친구들이 최근 화제가 된 연예인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볼 때는 궁금증에 애가 타는 것을 넘어 외딴섬에 홀로 남겨진 것처럼 소외감이 들었다. “네 스마트폰을 보는 게 아니고 남이 하는 걸 곁눈질로 보는 건데 뭐 어때?”라는 친구들의 잔꾀에 마음이 동요하기도 했으나 간신히 유혹을 뿌리쳤다. 누군가는 ‘스마트폰 대신 사랑하는 이의 눈을 더 많이 바라보라’고 했지만, 100% 동의할 수가 없다. 막상 스마트폰과 ‘절교’하고 나니 함께하는 ‘재미’와 ‘공감’을 선사하는 스마트폰의 역할이 더 크게 체감됐기 때문이다. ‘공유’의 즐거움도 누릴 수가 없다. 유명 화가의 미술전을 관람하고 감상평과 사진을 SNS에서 나누고 싶었는데 오로지 나만의 경험으로만 간직해야만 했다. 무엇보다 요새 “미안하다”는 말을 쓰는 일이 많아졌다. 며칠 전에는 약속 장소를 찾지 못해 몇 번씩 전화를 걸자 기다리다 못한 취재원이 나를 데리러 나왔다. 예전 같으면 내 위치와 도착할 곳 검색을 통해 도보로 가는 길까지 친절히 안내받았을 터였다.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하는 공지사항도 알 수가 없으니 상대방이 나에게만 일일이 전화나 문자로 따로 내용을 알려주는 ‘특별대접’을 했다. 이러다가 ‘아날로그 민폐녀’가 되는 것은 아닌지…. 그래도 한 친구는 “스마트폰 쓰는 시간이 줄어드니 그만큼 하루의 시간을 번 셈이 아니냐”고 위로했다. 맞는 말이었다. 전화 통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2시간50분씩 스마트폰을 쓰던 시간이 덤으로 생긴 셈이다. 하루가 한결 느슨해진 기분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은 나의 스마트폰 안 쓰기 체험 시간도 느리게 가고 있다는 의미다. 남은 체험 기간 2주가 두 달처럼 느껴진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소외남 SNS·스마트폰·노트북 끊은 이두걸 기자 집에서 우리 가족의 주된 생활공간은 거실이었다. 그런데 2주 전 ‘디지털 단식’을 시작한 이후로 집안 풍경이 변모했다. 내가 거실 기피증 환자가 됐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방으로 들어가 책상에 혼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가족에게는 “일 때문에”라고 얼버무리지만 이유는 따로 있다. ‘탁탁’ 하는 아내의 노트북 자판 치는 소리가 유발하는 유혹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색은 둘째치고 이메일이라도 한번 확인했으면 하는 욕구가 몸속 깊은 곳에서 불쑥불쑥 올라온다. 토굴에서 면벽수행하는 수도승이 차라리 부러웠다. 파계의 유혹으로부터는 격리돼 있으니 말이다. 체험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디지털 세상’으로 귀순할까 하는 생각이 든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술자리가 줄었는데도 몸은 무거웠다. 난생처음 접하는 ‘절대적 박탈감’ 앞에서 몸과 마음은 한없이 무력해졌다. ‘중요한 일이면 이메일 대신 전화로 연락하겠지.’ 디지털 단식 체험을 시작할 때는 이렇게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었다. 며칠 전 한 출판사 편집자에게서 다급하게 전화가 걸려 왔다. “이메일을 여러 번 보냈는데 왜 확인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처음 연락하는 쪽에서는 전화 대신 이메일을 활용하기 쉽다는 걸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전화를 끊었지만 맥이 풀린 뒤였다. 그전까지 당연하게 여기던 생활의 많은 부분이 ‘도전’으로 변모했다. 평소 금융거래는 주로 인터넷뱅킹을 이용했다. 이젠 단돈 100원을 송금하려 해도 꼼짝없이 은행을 찾아야 했다. 최근 1년 동안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이체를 한 적이 없어 이체 한도도 70만원으로 줄여 놓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이체 금액이 한도를 넘어갈라치면 ATM 대신 창구를 이용해야 했다. 운전할 때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쓰지 못하는 것도 큰 불편이었다. 운전하는 내내 전화로 받아 적은 경로와 표지판 등 주변을 응시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라디오에 귀를 기울일 여유도 사라졌다. 내비게이션에서 나오는 안내 목소리가 사무치게 그리워졌다. 당초엔 2주 정도 지나면 아날로그적 삶에 익숙해지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인내심이 임계치에 도달해 있다. 체험은 ‘2주밖에’가 아닌 ‘2주나’ 남아 있다. 기사를 원고지에 볼펜으로 쓰는 이 순간에도 내 머릿속은 끊임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아날로그 생활을) 체념할 것인가, 탈출할 것인가.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김준수 눈물, 배우 설경구가 보낸 문자보니..“괜히 짠해” JYJ법 발의 때문?

    김준수 눈물, 배우 설경구가 보낸 문자보니..“괜히 짠해” JYJ법 발의 때문?

    ‘JYJ 김준수 눈물, JYJ법 발의’ JYJ 김준수가 6년 만에 음악 방송에 출연한 가운데 소속사 식구인 배우 설경구가 따뜻한 응원을 보냈다. 김준수는 1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6년만의 음악방송 녹화 날에 저와 함께 웃고 울어준 팬분들, 그리고 오진 못했지만 소식을 들은 모든 팬분들. 함께 한발한발 오늘날까지 걸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 글을 남겼다. 이어 “비록 순탄치 않은 오르막길이라도 서로여서 가능했나봅니다. 사랑해요”라며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또 “오늘 느닷없이 온 녹화 전 ‘카톡’ 한 통. (설)경구 형의 이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설경구가 보낸 응원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가수가 음악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이 뭐 축하할 일이겠냐만 괜히 짠해. 격하게 축하해 주고 싶네. 꽉 차게 좋은 공감이 되리라 믿어. 난 30일 본방사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 김준수는 13일 오후 EBS ‘스페이스 공감’ 녹화에 참여했으며, ‘오르막길’을 부르던 중 눈물을 흘렸다. 14일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방송사가 정당한 이유없이 특정 연예인의 프로그램 출연을 금지할 경우 당국이 이를 제재하는 내용의 이른바 ‘JYJ법’을 담은 방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13년 7월 아이돌 그룹 JYJ의 이전 소속사 및 사업자 단체의 사업활동 방해행위에 대해 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JYJ는 아직도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는 등 방송사의 불공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방송프로그램의 섭외·출연을 방해한 기획사와 별도로, 출연을 의도적으로 못하게 한 방송사업자에게도 제재가 필요하다”고 개정안 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김준수 눈물, JYJ법 발의에 네티즌은 “JYJ법 발의, 김준수 눈물..감동이다”, “JYJ법 발의, 김준수 눈물..설경구도 멋있네”, “JYJ법 발의, 김준수 눈물..김준수 힘내세요”, “김준수 눈물..두 사람 대화 감동”, “JYJ법 발의, 김준수 눈물..이제 나와도 됩니다”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준수 눈물, JYJ법 발의) 연예팀 chkim@seoul.co.kr
  • [이슈&이슈] 청주 문화도시의 꿈 ‘세계 중심’을 그리다

    [이슈&이슈] 청주 문화도시의 꿈 ‘세계 중심’을 그리다

    주민 간 자율 통합으로 지난해 7월 청원군과 한몸이 돼 지자체 간 통합의 모범을 보여준 충북 청주시가 문화도시 조성을 선언,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가 문화도시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은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역사적으로 하나의 문화권인 한·중·일 3개국이 해마다 3개 도시를 선정, 문화교류를 통해 상생하자는 뜻에서 지난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올해는 청주와 함께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시가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광주, 중국 취안저우시, 일본 요코하마시가 대상 도시였다. 시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뒤 지속적인 문화사업을 통해 영국 글래스고나 리버풀처럼 어둡고 칙칙했던 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문화도시 조성의 출발점이 된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은 동아시아문화주간, 젓가락페스티벌, 시민한마당축제 등 연중 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다음달부터 오는 8월까지 진행되는 문화주간은 3개 도시 순회행사를 통해 동아시아시민들이 문화 나눔, 문화 감동을 누릴 수 있는 행사다. 3개 도시의 문화원형 및 전통문화 예술작품 특별전이 개최되고, 3개 도시의 전통예술과 현대무용의 융합퍼포먼스, 동아시아문화마켓 등이 펼쳐진다. 이 기간 청주지역 공연단체 관계자 50여명은 칭다오와 니가타를 방문해 공연과 시민교류에 나선다. 칭다오에서는 9월에 한·중·일 대표 아티스트 특별교류전이, 11월에는 3개국 문화예술교육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생명, 문화, 유교를 각각 주제로 한 학술행사가 마련된다. 11월에는 청주에서 한·중·일 문화삼국지 젓가락페스티벌이 열린다. 3개국이 가진 공통문화란 점에 착안해 마련된 이 행사는 젓가락문화 학술심포지엄, 동아시아 젓가락 특별전, 젓가락테마공연, 젓가락대회 등으로 꾸며진다. 디자인 등을 평가해 3개국 최고의 젓가락을 발굴하고 젓가락 콩나르기대회도 마련된다. 12월에 청주예술의전당에서는 3개 도시의 예술단체와 동아리들이 모여 합동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동아시아 문화도시 공식행사를 마무리하는 사업인 이 공연은 청소년, 주부, 직장인 등이 대거 참여하는 시민프로젝트로 꾸며질 예정이다. 9월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개막하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도 문화도시 조성에 힘을 보탠다.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공동감독을 맡아 공예와 철학, 문학의 만남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로 꾸며진다. 시는 수십년간 방치됐던 옛 담배공장인 제조창에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전 세계 공예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올 하반기에 시립미술관도 개관한다. 79억원이 투입되는 시립미술관은 부지 9134㎡, 연면적 4546㎡ 규모로 짓는다. 문화도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시민과 기관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7일 충북대학병원의 삭막한 콘크리트벽에 봄이 찾아왔다. 늘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타인을 존귀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채 시인의 아름다운 시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린 것이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현수막을 도화지로 삼아 이 시를 옮겨 쓰고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은 지역에서 활동 중인 화가 손부남씨가 맡았다. 윤우현 충북대병원 홍보담당은 “현수막에 써내려간 시를 본 시민들이 하나같이 너무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 선정을 계기로 병원 홍보현수막을 걸었던 이곳에 계절별로 좋은 글이나 시를 추천받아 작품으로 표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악인과 소리모임 등의 재능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시는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중장기사업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세계 최초로 언어와 문화장벽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역에 외국어통역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도시재생, 문자, 디자인, 건축, 음악, 인문학 등을 강연하는 동아시아창의학교 상설관 건립을 검토하기로 했다. 청주시민들의 애장품과 스토리, 영상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청주시민이야기박물관, 청주공항의 문화공항 만들기, 한·중·일 대표 전통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동아시아토종시장, 동아시아책마을도 검토 대상에 올려놨다. 청주 출신 유명 인사들이 참여해 고향에 대한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홈커밍데이, 생명의 숲과 나무순례길 조성도 추진된다. 시는 이를 위해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충북대 공자학원, 청주대 한국문화연구소 등과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민관협력시스템 구축을 위해 행정협의회를 구성하고 시민중심사업 발굴을 위해 시민위원회도 만들었다. 변광섭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 사무국장은 “인구가 85만명인 청주가 838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칭다오와 함께 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은 청주의 문화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중소도시도 문화도시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합의금 사냥꾼’ 만드는 모욕죄, 헌재 심판대 오르나

    ‘합의금 사냥꾼’ 만드는 모욕죄, 헌재 심판대 오르나

    지난해 5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한 인터넷 카페에 가입한 A씨는 또 다른 회원 B씨가 눈에 거슬렸다. ‘세월호 참사는 일종의 교통사고인데 교통사고로 수십명씩 죽어나가도 대통령이 책임져야 되느냐’는 몰상식한 댓글로 추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글들을 올렸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B씨는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이었다. A씨는 B씨한테 “이 ㅅㄲ 돌았네”라는 댓글을 달았다. 3개월 뒤 경찰서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B씨가 모욕죄로 고소한 것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법원의 약식명령(벌금 30만원)까지 받았다. A씨는 “B씨한테 고소당한 회원만 100명 안팎”이라고 토로했다. 합의금을 노린 일베 회원들의 무차별 고소와 홍가혜씨의 악플러 집단 고소로 논란이 된 형법상 모욕죄 조항에 대해 시민단체가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기로 했다. 모욕죄의 기준이 불분명한 점을 악용해 모욕적인 언사를 먼저 유도해 고소한 뒤 합의금을 요구하는 ‘낚기식 집단 고소’나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를 겨냥해 모욕죄를 악용하는 사례 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참여연대가 마련한 ‘모욕죄 악용 기획고소 피해자 사례 발표회’에 참석한 디지털카메라 동호회 사이트 회원 C(40)씨는 지난해 4월 회원 D씨가 세월호 참사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매도하는 글을 발견했다. D씨는 또 “노무현 같은 사람이 지금 대통령 했으면 난리났겠죠.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이니까 사건 처리를 이렇게 빨리 했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D씨는 일베 회원이었다. C씨는 그에게 ‘일베충’ 등 댓글로 맞섰다. 지난해 11월 D씨한테 모욕죄로 고소당한 C씨는 다행히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D씨에게 고소를 당한 회원만 70여명에 이르렀다. C씨는 “(D씨가 회원들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전화하고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적게는 30만원, 많게는 500만원까지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해 경멸적인 표현을 쓴 사람에게 ‘그런 말 하지 말라’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을 뿐인데, 공권력이 개입해 감정 표현을 막고 토론을 위축시켜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모욕죄에 대해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200만원 이하의 중형을 적용하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모욕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소인들과 더불어 13일 서울북부지법에 모욕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모욕죄 조항을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정합동법률사무소 공동대표인 차기환 변호사는 “모욕죄는 엄격하고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면서도 “상대방 인격을 모독하거나 정치적으로 매도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차원에서 모욕죄 조항은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그녀들 때문에 군기잡는 양안

    그녀들 때문에 군기잡는 양안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이 해이해진 군대의 기강 잡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홍콩 명보(明報)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장교 부인들의 모바일 채팅을 검열하는 별도의 부대를 창설했다. ‘해방군 모바일 기무부대’로 알려진 이 부대는 얼마 전 20여단 장교 부인들에게 일괄적으로 “군사 기밀에는 사소한 게 없다. 사모님도 책임이 있다. 제3자가 사모님을 훔쳐볼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부인들이 무슨 기밀을 누출했기에 모바일 기무부대까지 만들었을까. ●사모님들 무심코 “우리 남편 이번에 ○○부대 가잖아” 훈련기밀 노출 원인은 장교 부인들의 단체 채팅방에 있었다. 20여단 장교 부인 50여명이 웨이신(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수다를 즐겼는데, 어떤 부인이 “다음주 월요일 우리 남편 부대가 OO 지역으로 훈련을 가는데 꽃샘추위가 심해 털옷을 준비했어”라고 말했고, 다른 부인은 “보름만 있으면 웨이허부대가 출동하는데, 준비물 함께 공유해요”라고 응했다. 군 당국은 이 같은 대화 내용이 부대의 훈련 날짜와 장소, 이동 경로를 고스란히 노출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웨이신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가입과 초대가 자유로워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다”면서 “부인들의 웨이신을 일일이 폐쇄하면 더 큰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창설된 기무부대가 대화 내용을 감시하고 이방인의 접근을 차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이 해군기지서 몰카까지… 대만, 전군 기강해이 조사 착수 대만 군대는 여성 연예인의 군사기밀 유출 해프닝으로 쑥대밭이 됐다. 지난달 29일 육군 항공특수부대는 연예인 리첸룽(李?蓉)과 그녀의 가족 및 외국인 친구들을 초청해 최신형 아파치 헬기에 탑승시켰다. 리첸룽은 헬기의 조종석에 앉아 기내 곳곳의 사진을 찍은 뒤 페이스북에 올렸다. 당장 여론이 들끓었다. “아파치 헬기가 놀이기구냐”는 비아냥이 쏟아졌고, 사병들이 군 막사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사진들도 잇따라 폭로됐다. 육군본부는 즉각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해당 부대 사령관 등 관계자들을 문책했다. 하지만 리첸룽 일행을 안내한 라오나이청(乃成) 중령이 최신형 비행 헬멧을 집에 가져가 핼러윈 파티 때 썼다는 사실과 리첸룽이 과거에도 해군기지에 몰래 들어가 사진을 찍은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급기야 7일 가오광치(高廣圻) 국방장관은 “모든 부대에서 기율 감찰 토론회를 열어 그동안의 기강 해이와 기밀 유출 사례를 밝혀내고 규정에 어긋난 행동을 한 장교와 사병을 모두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장발장은행을 아시나요] “벌금 못 내면 노역장… 장발장은행은 생명줄”

    [장발장은행을 아시나요] “벌금 못 내면 노역장… 장발장은행은 생명줄”

    지난 10년 동안 강원 삼척과 태백의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했던 한영철(51·가명)씨는 2010년 부모를 잃은 데 이어 하반신 마비로 한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함께 살던 누나마저 정신질환으로 병원을 드나들었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던 한씨는 매일 술을 마셨다. 지난해 9월 사달이 났다. 버스터미널에서 소동을 피우다가 경찰관에게 욕을 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것. 벌이가 없으니 벌금을 낼 수 없었다.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기 싫어 자식한테도 말할 수 없었다. 한씨처럼 가난 때문에 벌금을 내지 못하면 노역장에 가야 한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벌금 미납으로 노역장에 유치된 사람은 최근 4년 동안 평균 2만 8000여명에 이른다.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교도소에 갈 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돕기 위해 등장한 것이 ‘장발장은행’이다. 지난 2월 출범한 장발장은행은 몇십만~몇백만원의 벌금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심사를 거쳐 최대 300만원까지 이자·담보 없이 빌려준다. 단 선고받은 벌금 액수가 넘는 금액은 신청할 수 없다. 이날까지 장발장은행에서 대출받은 사람은 65명, 이들에게 모두 1억원이 넘는 대출금이 전달됐다. 이들에게는 ‘생명줄’과 다름없는 대출금은 시민 모금으로 충당한다. 지금까지 개인·단체 등 후원자 676명이 1억 4800여만원을 장발장은행에 후원했다. 경기 오산의 7평(23.1㎡) 남짓한 원룸에서 지내는 김장호(56·가명)씨도 장발장은행의 도움을 받았다. 김씨에게는 아내와 두 아들이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이혼하면서 자식과 떨어져 살게 됐다. 그래도 매달 생활비로 100만원을 꼬박꼬박 보낸다. 김씨의 삶이 꼬인 건 2005년. 재래시장 청과물 납품을 했는데 어느 날 지인이 대출금 4000만원에 대한 보증을 서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그동안 좋은 물건을 싼값에 받았다”며 보증을 섰다. 하지만 지인은 빌린 돈을 갚지 못했고, 김씨에게 오롯이 부담이 전가됐다. 김씨는 아직도 1000만원가량 빚이 남았다. 김씨는 2013년 중국음식점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에 들어가 재기를 노렸다. 또 위기가 왔다. “지난해 10월 차를 타고 퇴근하는데 어떤 꼬마가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에서 튀어나왔어요. 내가 몰던 트럭하고 부딪쳤죠. 좁은 골목에 차를 세워 둘 수 없어 아이에게 ‘잠깐 회사에 차 세워 놓고 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병원에 가자’고 했죠. 그런데 현장에 와 보니 아이가 없어졌어요.” 이틀 뒤 ‘뺑소니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찾아왔다. 형사입건을 피하고 치료비 100만원선에서 합의를 봤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벌금 50만원이 늘어났다. 월급 160만원에서 두 아들 생활비와 고향에 있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용돈 15만원, 월세 35만원을 빼면 남는 돈이 없었다. 당장 급했다. 그러던 중 ‘통장을 빌려주면 100만원을 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김씨는 곧 통장과 체크카드를 보냈다. 범죄행위란 생각은 못했다. 결국 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추가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벌금형을 선고(확정선고)받은 사람은 30일 안에 완납해야 한다. 납부를 못 하면 독촉에 이어 지명수배가 내려진다. 지명수배범이 된 김씨는 잡혀갈 날만 기다리는 신세다.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사람들이 조금만 모여 있어도 내 얘기를 하는 것 같고, 외근을 다녀오면 그 사이에 ‘누가 나 잡으러 오지 않았을까’ 가슴을 졸였어요. 고통의 나날이었어요.” 최혜정(23·여·가명)씨는 두 살과 100일을 갓 넘긴 두 아들의 엄마다. 한 살 어린 남편과 2011년 동거를 시작해 지난해 5월 혼인신고를 했다. 지금 살고 있는 7평 원룸에는 최씨와 두 아이뿐이다. 남편은 구치소에 있다. “둘째 아들을 낳기 전 임신 8개월째에 아이를 사산했어요. 수술비가 필요했죠. 신랑이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수술비 때문에 편의점 금고에 손을 댔어요.” 나중에 구청 도움(긴급복지지원)으로 가까스로 수술받았지만, 홀몸으로 살길이 막막했다. 최씨를 벼랑 끝에 몰아넣은 것은 2012년 받은 한 통의 문자메시지였다. 통장을 대여하면 15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에 솔깃했다. 같은 해 최씨는 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지명수배 상태로 3년째 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받아온 생계·주거비(150만원) 지원마저 곧 끊긴다. 벌금 납부는 언감생심이다. 최씨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 한해 벌금 분할 납부 또는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지방검찰청을 찾았다. 하지만 ‘신청 불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장발장은행 대출을 받은 최씨는 “살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벌금 분할 납부 등은 검사 허가를 받아야 하고 조건도 까다롭다”며 “누구나 벌금을 나눠 내고 돈을 갑자기 마련해야 하는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벌금 미납으로 교도소에 가는 사람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아날로그 & 디지털 리포트] 디지털 인간, 삭제하다

    [단독] [아날로그 & 디지털 리포트] 디지털 인간, 삭제하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 이두걸·유대근·송수연(왼쪽부터) 기자가 지난달 23일 각각 볼펜과 스마트폰, 피처폰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박지환 기자가 촬영했습니다. 서울신문은 오늘부터 특별기획 ‘아날로그 & 디지털 리포트’를 보도합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시리즈 형식으로 연재하는 이번 기획은 진화 일로에 있는 디지털화가 인간의 삶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진단하는 한편 아날로그적 삶을 고수하는 게 가능한지, 양질의 디지털적 삶을 모색할 수 있는지 등을 가늠합니다. 아날로그적 삶과 디지털적 삶을 비교하는 본론에 앞서 프롤로그 형식으로 기자들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한 달 동안 직접 디지털 금단증상 체험을 합니다. 이두걸 기자는 한 달간 스마트폰은 물론 컴퓨터까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아날로그적 생활을 합니다. 송수연 기자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일절 이용하지 않고 컴퓨터만 사용합니다. 유대근 기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하되 SNS를 한 달 동안 끊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들 기자의 삶과 심리 상태, 인간관계, 세계관 등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독자 여러분께서는 오늘부터 1주일 간격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김상연 특별기획팀장 carlos@seoul.co.kr ■SNS 끊다 나를 찾는 ‘진짜’ 문자는 딱 7통… 카톡 소리 멈추니 불안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식’ 돌입 1주일 전 생각만으로도 허기졌다. 한 달을 견딜 수 있을까. SNS는 내 생활을 응축한 공간이 된 지 오래다. 카카오톡(카톡)으로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고 취재원에게 묻고 답하며 약속을 잡는다. 매일 몇 개씩 오는 ‘찌라시’를 걸러 보며 가십거리를 눈동냥하거나 드물게 정보를 얻는다. 가족방에서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 직장 팀원방에서 짧은 회의를 한다. 각종 단체방을 기웃거리며 간혹 이모티콘이라도 날려 존재감을 확인한다. 페이스북(페북)에서는 지인의 삶을 엿보며 내 삶의 비루함을 한탄하거나 반대로 안정적으로 살고 있음에 안도한다. 이런 SNS에서 ‘로그오프’한다는 건 ‘실종’과 다름없다. 도전 D-1일. 자정이 임박했을 때 카톡 프로필에 ‘출정’을 알리는 문구를 써 넣었다. ‘한동안 카카오톡 못 합니다. 전화, 문자 주세요 ’ 그러고는 ‘SNS와의 절교’ 조치를 단행했다. 카톡 등의 알림 기능을 차단해 수신을 원천봉쇄한 데 이어 발신의 유혹을 방지하기 위해 아내에게 내 카톡 등의 비밀번호를 바꾸도록 했다. 시침이 ‘12’를 가리켰다. 로그오프. 도전 첫날, 처음에 평온했던 마음은 얼마 가지 못했다. 집 청소를 두고 아내와 사소한 다툼을 벌인 탓이다. 카톡이 있으면 까페라떼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교환권)과 함께 귀여운 이모티콘이 담긴 사과 메시지라도 보내련만. 급한 마음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SMS)로 미안함을 보냈지만 회신은 오랫동안 없었다. 실험 전 나는 SNS를 습관처럼 확인했다. 알림음이 울리지 않아도 20여분에 한 번씩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여다봤다. SNS로 시작된 스마트폰 유람은 인터넷 검색까지 이어지기 일쑤였다. 마음을 굳게 먹은 탓인지 첫날은 SNS 금단증상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SNS를 쓰지 못하게 되니 인터넷 검색 등 스마트폰의 다른 기능을 활용하는 시간도 4분의1쯤 줄었다. 대신 길찾기 등 정말 ‘스마트’한 기능은 평소와 다름없이 활용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 종일 온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모두 19통. 광고 등이 담긴 문자를 제외하고 ‘진짜’ 문자는 뒤늦게 온 아내의 문자 4통과 선후배가 보낸 2통, 약속 시간을 묻는 취재원의 문자 1통 등 7통이 전부였다. 놀랍게도 디지털 공간에서는 실종된 나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그 귀찮던 카톡 소리가 멈추니 되레 불안했다. 이렇게 잊혀지는 게 아닐까.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스마트폰 끄다 버스는 언제 오나, 빠른 길이 어디지… 차에선 뭘해야 하지? “남자 친구랑 헤어지기라도 했나. 갑자기 왜?” 스마트폰과 SNS 끊기 체험 도전 D-1일. 지인들에게 카카오톡을 잠시 중단한다고 공표하자 나온 첫 반응이었다. 지난 1주일간 나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2시간 50분. 잠자는 시간을 뺀 하루 17시간 중 6분의1 이상을 오롯이 함께한 셈이니 ‘애인’이라고 불러도 무방했다. 이날 팀장에게 스마트폰을 ‘압수’당한 뒤 책상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던 옛 애인 2009년산 피처폰과 재회했다. 다시 만난 그는 ‘문자’와 ‘통화’라는 휴대전화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다. 지난 달 23일 체험 첫날. 눈을 뜨자마자 ‘X의 부재’를 절감했다. 습관처럼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컴퓨터를 켜는 게 귀찮아 단념했다. 출근길에는 동네 버스정류장에 아직 ‘버스 알리미’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감해졌다.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다가 올라타니 이번에는 회사로 가는 1시간여동안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보통 출근 시간은 스마트폰으로 조간신문을 체크하거나 카톡으로 시간을 보냈었다. 실시간 베스트 100순위의 최신 음악도 들을 수 없었다.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승객들을 보니 나만 괜히 멀뚱멀뚱 시간을 낭비하는 것만 같아 조바심이 났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노트북을 켜고 오늘의 뉴스를 ‘폭풍’ 검색하며 뒤처진 정보를 흡수했다. 스마트폰 부재가 초래하는 최대 불편은 역시 이동중 검색 불가였다. 신촌에서 마포로 이동하려는데 빠른 대중교통 수단을 찾지 못해 답답했다. 평소 같으면 ‘빠른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을 터였다. 무작정 가까운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 노선표를 들여다봐야 했다. 챙겨야 할 것들도 많아졌다. MP3와 책, 일정을 메모할 다이어리가 필요했다. 지인에게서 취재 시 사용할 녹음기도 빌렸다. 스마트폰에 있던 기능들을 이제는 일일이 다 손에 들고 다니게 생겼다. 퇴근길에 지하철 안에서 살펴보니 양쪽에 앉은 승객들과 맞은편 승객 12명 중 나를 포함해 2명만 빼고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내 피처폰을 확인해 보니 배터리가 한 칸밖에 줄지 않았다. 하루 평균 170.6회나 스마트폰 화면을 켜느라 수시로 배터리를 충전했던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이었다. 늘어난 배터리 수명만큼 나에게 여유 시간이 생긴 것 같았다. 나는 과연 ‘그’와의 이별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한 달 뒤의 내가 궁금해진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노트북 덮다 자료 검색도 못 하고 원고지에 기사 쓰기… 손이 너무 아프다 지난 달 23일 아침 출근길. 번잡한 전철 안이었지만 몸은 가벼웠다. 2㎏ 남짓한 노트북 컴퓨터와 충전기, 외장 하드디스크 등이 가방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머니에는 스마트폰 대신 아담한 피처폰이 자리했다. 승객 열의 아홉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음악을 듣고 있었다. KTX 특실 승객을 바라보는 무궁화호 승객의 심정이 이럴까. 스마트폰이야 쓴 지 5년 남짓에 불과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는 컴퓨터와 인터넷이었다. 고교 졸업 후 20여년간 컴퓨터는 친구이자 애인, 그리고 백과사전급 지식을 갖춘 성실한 개인비서였다. 특히 기자 일을 시작하고부터 컴퓨터는 아예 ‘생각의 틀’ 자체였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없는 생활 체험을 위해 십수년 만에 다이어리를 꺼냈다. 일정과 메모를 위해서였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600여개의 전화번호도 200여개로 추려 전화번호 수첩에 옮겨 적었다.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작업이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없이 사무실에 들어서니 손은 자연스럽게 ‘종이’로 갔다. 조간신문들을 평소보다 꼼꼼히 읽었다. 두 시간이나 소진했다. 기자에게 정보는 밥이다. 어제까지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보 취득의 시간과 공간이 제한된 처지였다. 따라서 기회가 있을 때 정보를 최대한 폭식할 수밖에 없었다. 업무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졌다. ‘국내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비율’을 알아보기 위해 1시간 가까이 수화기를 잡고 있어야 했다. 114 안내직원과 정부 부처 안내직원, 그리고 공보팀과 실무 담당자 등을 거쳤다. 중간에 “해당 업무가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오면 처음부터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인터넷으로는 클릭 몇 번이면 알 수 있는 정보였다. 이메일도 쓰지 못하니 복잡한 데이터를 일일이 유선으로 노트에 받아 적어야 했다. 어수선하게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심란했다. 한 달 동안 아날로그적 삶을 견딜 수 있을까. 시류에 뒤처지는 건 아닐까. 무엇보다 생활은 가능할까. 갖가지 걱정 속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었는데 가로수에 날렵한 초승달이 걸려 있었다. 그러고 보니 밤하늘을 올려다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없었다. 늘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디지털을 내려놓으니 풍경이 선물로 찾아왔다. 그런데 이 기사를 컴퓨터가 아닌 원고지에 볼펜으로 쓰려니 손이 너무 아프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문재인 홍준표, 비행기서 만난 뒤 홍준표 골프 논란까지 “유감”

    문재인 홍준표, 비행기서 만난 뒤 홍준표 골프 논란까지 “유감”

    ’문재인 홍준표 비행기’ ‘홍준표 골프 논란’ 18일 무상급식 중단을 놓고 설전을 벌였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당일 오후 비행기에서 어색한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편 미국 출장 중 골프 접대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지사는 유감 표명을 했다. 무상급식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두 사람의 좌석이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표는 이코노미석, 홍준표 지사는 비즈니스석을 예약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표는 오후 늦게 김해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에 탔다가 맨 앞줄 비즈니스석에 앉아 있는 홍준표 지사를 우연히 마주쳤다. 문재인 대표는 경남도청에서 홍준표 지사와 회동을 마친 뒤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가 급식 봉사와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무상급식 행보를 이어간 뒤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문재인 대표는 오후 6시에 예정된 한·몽 수교 25주년 사진전 행사 참석을 위해, 홍준표 지사는 오후 9시 30분 시사프로 생방송 출연을 위해 김포로 향하는 5시 30분 비행기에 탔던 것. 비즈니스석은 비행기 앞쪽에, 이코노미석은 그 뒤쪽에 있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자리에 앉으려면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있던 홍준표 지사 곁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대표는 홍준표 지사에게 “또 뵙게 됐다”고 인사를 건넸고, 홍준표 지사는 “이제 올라가시느냐”고 답했다. 앞서 가진 회동에서 홍준표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 근거로 재정 부족을 들었고, 문재인 대표는 재정문제보다는 지도자의 의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문재인 대표는 “벽에다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홍준표 지사는 “다시 만날 일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재인 대표의 이코노미석 이용에 대해 당 관계자는 “당 내 규정에 비행기 이용 등급 규정이 따로 있진 않지만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의 비즈니스석 이용과 관련, 경남도청 관계자는 “늘 비즈니석을 이용하지는 않는다. 지사님이 피곤하다고 할 때 비즈니석을 예매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은 차관급 예우를 받기 때문에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TV조선 시사프로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당 대표가 현지에 찾아갈 경우 문제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간다”면서 “문재인 대표는 문제 해결의 의지보다 자신의 지지층을 모으기 위한 ‘무상급식 쇼’를 하러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지사는 19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경남도의회에서는 무상급식 중단 결정을 마무리짓는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가 통과됐다. 도지사가 본회의장에 참석할 의무는 없지만 통상 본회의에서 조례안을 통과시킬 때 참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미국 출장 중 평일에 부인을 대동하고 한인 사업가 등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불러온 홍준표 지사는 카카오톡 문자로 ‘이번 일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오게 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남도는 23일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어 홍 지사가 금요일인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어바인시에 있는 오크 크릭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을 시인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홍 지사는 당일 우호 교류활동의 하나로 샌디에이고에 있는 미국 해병대 1사단을 방문한 뒤 로스앤젤레스(LA)로 돌아가던 길에 골프를 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홍준표, 비행기서 어색한 마주침…홍준표 골프 논란 “유감”

    문재인 홍준표, 비행기서 어색한 마주침…홍준표 골프 논란 “유감”

    ’문재인 홍준표 비행기’ ‘홍준표 골프 논란’ 18일 무상급식 중단을 놓고 설전을 벌였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당일 오후 비행기에서 어색한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편 미국 출장 중 골프 접대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지사는 유감 표명을 했다. 무상급식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두 사람의 좌석이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표는 이코노미석, 홍준표 지사는 비즈니스석을 예약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표는 오후 늦게 김해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에 탔다가 맨 앞줄 비즈니스석에 앉아 있는 홍준표 지사를 우연히 마주쳤다. 문재인 대표는 경남도청에서 홍준표 지사와 회동을 마친 뒤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가 급식 봉사와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무상급식 행보를 이어간 뒤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문재인 대표는 오후 6시에 예정된 한·몽 수교 25주년 사진전 행사 참석을 위해, 홍준표 지사는 오후 9시 30분 시사프로 생방송 출연을 위해 김포로 향하는 5시 30분 비행기에 탔던 것. 비즈니스석은 비행기 앞쪽에, 이코노미석은 그 뒤쪽에 있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자리에 앉으려면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있던 홍준표 지사 곁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대표는 홍준표 지사에게 “또 뵙게 됐다”고 인사를 건넸고, 홍준표 지사는 “이제 올라가시느냐”고 답했다. 앞서 가진 회동에서 홍준표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 근거로 재정 부족을 들었고, 문재인 대표는 재정문제보다는 지도자의 의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문재인 대표는 “벽에다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홍준표 지사는 “다시 만날 일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재인 대표의 이코노미석 이용에 대해 당 관계자는 “당 내 규정에 비행기 이용 등급 규정이 따로 있진 않지만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의 비즈니스석 이용과 관련, 경남도청 관계자는 “늘 비즈니석을 이용하지는 않는다. 지사님이 피곤하다고 할 때 비즈니석을 예매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은 차관급 예우를 받기 때문에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TV조선 시사프로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당 대표가 현지에 찾아갈 경우 문제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간다”면서 “문재인 대표는 문제 해결의 의지보다 자신의 지지층을 모으기 위한 ‘무상급식 쇼’를 하러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지사는 19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경남도의회에서는 무상급식 중단 결정을 마무리짓는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가 통과됐다. 도지사가 본회의장에 참석할 의무는 없지만 통상 본회의에서 조례안을 통과시킬 때 참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미국 출장 중 평일에 부인을 대동하고 한인 사업가 등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불러온 홍준표 지사는 카카오톡 문자로 ‘이번 일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오게 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남도는 23일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어 홍 지사가 금요일인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어바인시에 있는 오크 크릭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을 시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홍준표, 비행기서 어색한 만남…홍준표 골프 논란 “유감”

    문재인 홍준표, 비행기서 어색한 만남…홍준표 골프 논란 “유감”

    ’문재인 홍준표 비행기’ ‘홍준표 골프 논란’ 18일 무상급식 중단을 놓고 설전을 벌였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당일 오후 비행기에서 어색한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편 미국 출장 중 골프 접대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지사는 유감 표명을 했다. 무상급식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두 사람의 좌석이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표는 이코노미석, 홍준표 지사는 비즈니스석을 예약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표는 오후 늦게 김해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에 탔다가 맨 앞줄 비즈니스석에 앉아 있는 홍준표 지사를 우연히 마주쳤다. 문재인 대표는 경남도청에서 홍준표 지사와 회동을 마친 뒤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가 급식 봉사와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무상급식 행보를 이어간 뒤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문재인 대표는 오후 6시에 예정된 한·몽 수교 25주년 사진전 행사 참석을 위해, 홍준표 지사는 오후 9시 30분 시사프로 생방송 출연을 위해 김포로 향하는 5시 30분 비행기에 탔던 것. 비즈니스석은 비행기 앞쪽에, 이코노미석은 그 뒤쪽에 있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자리에 앉으려면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있던 홍준표 지사 곁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대표는 홍준표 지사에게 “또 뵙게 됐다”고 인사를 건넸고, 홍준표 지사는 “이제 올라가시느냐”고 답했다. 앞서 가진 회동에서 홍준표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 근거로 재정 부족을 들었고, 문재인 대표는 재정문제보다는 지도자의 의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문재인 대표는 “벽에다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홍준표 지사는 “다시 만날 일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재인 대표의 이코노미석 이용에 대해 당 관계자는 “당 내 규정에 비행기 이용 등급 규정이 따로 있진 않지만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의 비즈니스석 이용과 관련, 경남도청 관계자는 “늘 비즈니석을 이용하지는 않는다. 지사님이 피곤하다고 할 때 비즈니석을 예매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은 차관급 예우를 받기 때문에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TV조선 시사프로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당 대표가 현지에 찾아갈 경우 문제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간다”면서 “문재인 대표는 문제 해결의 의지보다 자신의 지지층을 모으기 위한 ‘무상급식 쇼’를 하러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지사는 19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경남도의회에서는 무상급식 중단 결정을 마무리짓는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가 통과됐다. 도지사가 본회의장에 참석할 의무는 없지만 통상 본회의에서 조례안을 통과시킬 때 참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미국 출장 중 평일에 부인을 대동하고 한인 사업가 등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불러온 홍준표 지사는 카카오톡 문자로 ‘이번 일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오게 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면 칼럼] 지금 ‘場外의 인문학’이 문제인가

    [김종면 칼럼] 지금 ‘場外의 인문학’이 문제인가

    인문학이 위기라고 하지만 그것은 대학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때나 통용될 수 있는 말인지 모른다. 대학의 강단 인문학은 빈사지경에 이르렀지만 대학 바깥 인문학의 열기는 사뭇 뜨겁다. 인문학은 더이상 인문학 하는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위로는 기업의 리더를 위한 ‘CEO 인문학’에서 아래로는 노숙인을 위한 ‘거리의 인문학’까지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인문학 전파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13일에는 경상북도와 경상남도가 조선 성리학의 양대산맥인 퇴계 이황·남명 조식 사상 교류 협약을 맺어 정신문화 행정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기도 했다. ‘좌(左) 퇴계 우(右) 남명’으로 불리며 경상좌도(경북)와 경상우도(경남)의 학문을 대표한 두 거유(巨儒)가 세상을 떠난 지 500년 만에 처음 만난 셈이니 의미가 크다. 이런 것들이 다 인문학의 지반을 튼실히 하는 일이다. 중앙정부가 일머리도 모르고 인문정신 문화를 진흥하겠다고 섣불리 나서는 것보다 훨씬 낫다. 교육부가 올해 인문학 대중화사업 투자를 67억원으로 크게 늘렸지만 박수는커녕 비아냥을 듣는 것은 그만큼 정부 정책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을 겨냥해 지역 문화축제와 연계한 ‘청춘인문강좌’를 신설한다는데 이런 게 지금 시급한 현안이 첩첩이 쌓여 있는 교육부 수준에서 할 일인가. 인문도시를 25개로 확대한다는 것도 공허하기는 마찬가지다. 경북 칠곡 농촌마을에서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인문학 마을 만들기’ 사업을 벌여 호응을 얻을 정도로 인문학 바이러스는 전국 골골샅샅이 퍼져 있다. 굳이 광고하듯 인문도시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여 내세우는 것 자체가 인문정신의 품격을 훼손하는 일이다. 교육부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장외 인문학 열풍과는 달리 구조개혁의 타깃이 돼 벼랑 끝으로 내몰린 대학 인문학의 미래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대학생의 취업이 인문학적 소양보다 우선”이라고 했다. 산업수요에 맞게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재정을 대폭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인문계 대학의 정원 감축도 시사해 왔다. 그러고서 인문학 대중화 사업을 벌이겠다니 무슨 갈라치기 전략도 아니고 한마디로 앞뒤가 안 맞는 처사다. 맥도 모르고 침통 흔드는 격이다. 대학 사회의 학문자본주의(academic capitalism)는 시대의 풍조다. 대학과 기업 간의 전통적 경계는 이미 무너졌다. 그런 만큼 대학도 시장과 친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도의 문제다. 취업지상주의의 포로가 돼 기업에서 원하지 않는, 돈 안 되는 학과는 하나둘 간판을 내리고 있다. 군대 갔다 오면 내 과가 남아 있을까 노심초사한다는 요즘 대학 풍속도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런 뒤틀린 현실의 중심에 정부의 ‘대학정원 감축’ ‘특성화 대학’ 정책이 놓여 있다.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라는 것도 결국 대학을 순수 학문의 전당보다는 기업가형 대학, 나아가 취업사관학교로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침내 “입학이 곧 취업인 대학을 만들겠다”고 당당히 포부를 밝히는 대학 수장도 탄생했다. 참으로 난감한 ‘웃픈’ 세상이다.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으면 입학 정원이 줄고 정부의 재정지원도 제한되니 대학으로서는 구조조정의 칼을 뽑을 수밖에 없다. 결국 취업률이 떨어지는 인문학과가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청년 취업이 아무리 지상 과제라 해도 그것을 구실로 정부가 대학 팔 비틀기식 정원 감축에 나서는 것은 온당치 않다. 강압적인 대학구조개혁 정책은 재고돼야 마땅하다. 대학평가에서 취업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 비중이라도 낮춰야 한다. 교육부는 인문학 대중화에 앞서 고사 위기에 처한 대학 인문학 활성화 방안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다. 대학이 인문학의 모판이 되고 베이스캠프가 되지 않는 한 우리 사회의 ‘유행성’ 인문학 열풍은 진정한 의미를 획득하기 어렵다. 인간다움을 채근하는 인문정신이야말로 인간 상실의 시대를 온전히 살아가기 위한 지혜다. 대학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 대학에 인문학을 허하라.
  • [서울광장] 반칙의 사회/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반칙의 사회/정기홍 논설위원

    50대 A씨는 기초단체장 선거에 두 번 얼굴을 내밀었다. 어느 정도의 지지층은 있지만 정당 공천을 받은 적이 없고, 때마다 막판에 특정 후보를 밀었다. A씨는 이후 공기업의 감사 자리에 앉았다. 60대의 전직 교수 B씨는 공직 주변을 기웃한 지 십수 년째다. 정부 산하의 기관장과 관변 협회장 자리를 세 번이나 꿰찼다. 공직 주변을 줄곧 맴돈 것이 큰 힘이 됐다. 언론사 간부였던 C씨는 ‘제2인생 지원서’를 썼지만 번번이 면접을 통과하지 못했다. 언론인 C1씨는 정부 산하기관의 비상임 임원들을 뽑는 공개 모집에 준비한 지원서를 낼 수 없었다. 공고가 나오 전에 특정인이 내정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C씨는 그가 들러리만 섰다는 사실을 몰랐고, C1씨는 세상 물정을 눈치껏 알아낸 것 차이다. 요즘 세상, 작은 권모술수라도 끼고 있어야지 치성(致誠)을 드린들 직장 잡기란 쉽지만은 않다. 대한민국 땅에서 일상으로 보는 사례들이다. 지역과 학교의 인사 편중이나 사기업의 임원 선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 기관과 관변 단체의 모집 공고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고, 특정인의 ‘자리 잔치’가 되고 있는 민낯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의 폐해가 지탄을 받으며 공무원이 물러선 자리를 정치권, 즉 ‘정피아’(정치+마피아)가 노리면서 뒷거래는 더하다. 그동안 이들 자리는 퇴직 공무원의 차지였고, 절차보다 누가 어느 자리에 가느냐가 관심사였다. 지금은 공무원에게 언감생심의 자리가 됐다. 구도가 ‘관치’에서 ‘정치’로 바뀐 것이다. 여건이 이렇게 된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공무원의 ‘퇴직자 2년 취업 제한’으로 이들이 갈 자리가 막혔으니 굳이 재촉해 채울 일은 아니다. 멸사봉공(滅私奉公)해 온 공직사회 입장에선 아직도 남 주기에 아까운 자리다. 느릿느릿, 노량으로 놔 둬도 인사에 손 놓은 윗선에서 토 달 리도 없다. 이 분위기 탓에 기관장 자리들은 비어 있고, 마땅한 공무원을 찾지 못한 단체의 장들은 임기를 넘기고 있다. 기관장 자리가 1년 가까이 공석인 곳도 있다. 이를 비집고 정피아가 채워 간다. 전직 공무원은 “자리를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에게 내주면 주도한 담당자는 두고두고 후배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퇴직한 선배 공직자를 찾고 돌고 돌아 결국 공무원이 앉게 될 것이란 말이다. 민간의 인사 전문가를 장으로 영입한 인사혁신처는 고위직의 개방형 자리 10개 가운데 1개를 민간에 넘기겠다고 했다. 민간인을 들러리로 세우지 않고 민간인끼리 경쟁하는 틀도 만들겠다고 한다. 곧이곧대로 믿어도 될까. 공무원이 비껴선 자리에서 능력 있는 민간이 순수하게 경쟁할 수 있을까. 인사처의 의지가 무색할 만큼 비상식의 꼼수와 반칙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인사에 외부 입김의 정도가 더해지고 있다는 것이 시중의 시각이다. 최근 전직 장관의 언론 인터뷰 내용이 신선하다. 그는 장관직을 내려놓은 다음날 그동안 만났던 사람의 전화번호를 다 지웠다. 전원을 꺼놓고 3시간에 한 번씩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다. 60대인 그의 말처럼 36년간 ‘누릴 건 다 누린’ 그의 공직 생활을 일반인에게 갖다 붙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권력의 뒷자리를 기웃하는 이들이 지천인 요즘 그의 처신은 메시지를 던지기에 충분해 보인다. 사례를 더 보자. 정부 기관의 고위직 D씨는 비어 있는 기관장 자리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 오다가 전직 공무원이 내정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서 욕심을 접었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기고 나서 전쟁에 나서고, 패하는 군대는 싸우면서 이김을 구한다’는 손자의 병법을 전한 그의 말 뒤끝이 쌉싸름하다. 무릇 내부 조직원이 이러할진대 일반인이 처지와 입장을 거론할 상황은 아니다. 대통령은 틈나면 ‘비정상의 정상화’를 언급하고 있다. 정상은 제대로인 거고, 반칙은 정상적인 것을 어기고 그 테두리를 벗어난 것이다. 저잣거리에서는 가진 자들의 불공정 행위와 반칙에 비아냥대고 성내고 있다. 사회의 상식이 화나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조롱의 시대’다. 인사가 반칙에 함몰돼서는 모처럼의 공직 인사 혁신의 의지는 고사하고 사회 개혁마저 헛일이 되고 만다. 정치권도, 공직 사회도 이제는 임파워먼트해져야 한다. 잘못된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 지금은 반칙의 사회다. hong@seoul.co.kr
  • 아파트 옥상 폐쇄가 자살 방지책입니까

    교육·사회·문화 정책을 조정하는 사회관계장관회의가 첫 회의에 이어 두 번째 회의에서도 시급한 사회 현안을 논의하지 못한 채 헛도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이집 종합 대책은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았으며 급하게 마련된 학생 자살 방지 대책이 주요 주제로 논의됐다. 설익은 대책에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비판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두 번째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학생 자살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윤성규 환경부 장관,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에서는 차관이 참석했다. 황 부총리는 회의에서 장관들과 함께 학생 스마트폰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인터넷 검색에서 자살과 관련된 단어가 포착되면 부모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학생 스마트폰에서 자살에 관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터넷 사이트로의 접속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도 보급한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는 학생과 부모 모두 스마트폰에 정부가 개발한 앱을 깔아야 된다. 또 투신자살을 예방하고자 학교, 아파트 등 공동주택 옥상에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법규정도 마련한다. 하지만 학생 자살 방지 대책은 애초 예정에 없던 주제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자살 방지 대책은 당초 회의 주제가 아니었지만 얼마 전 학생 2명이 동반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황 부총리가 안건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차 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논의키로 했던 어린이집 종합 대책은 이번에도 빠져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집 종합 대책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어서 굳이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며 “법으로 담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복지부가 따로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학생 자살 방지 대책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SNS를 검색하는 방식은 인권 침해이자 현상에만 집착한 근시안적 대책”이라거나 “옥상 폐쇄와 자살 징후 감지 앱 설치 등은 궁극적인 해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교회의 대형화 성경 말씀 아니다

    교회의 대형화 성경 말씀 아니다

    한국 개신교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큰 성장을 이룬 공동체로 주목받는다. 그리고 그 업적의 공은 성경 말씀을 철저히 믿고 따른다는 ‘성서 무오주의’(문자주의)와 땅끝까지 말씀을 전한다는 ‘복음주의’에 돌려지곤 한다. 그런 한 켠에선 성경 맹신과 과도한 전도를 향한 질타가 적지 않다. 한국 개신교는 얼마나 성경과 예수님 말씀에 올곧은 믿음을 행하고 전하고 있을까. 한국 개신교의 성경 천착과 관련해 진짜 말씀과 행동이 무엇인 지를 따져 묻는 서적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이 책들은 개신교계에 만연한 일탈을 성경 해석 오류 탓으로 보고 그 대안을 내 눈길을 끈다.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강만원 지음, 창해 펴냄), ‘진보의 예수, 보수의 예수’(주원규 지음, 바다 펴냄), ‘메가처치를 넘어서’(신광은 지음, 포이에마 펴냄)가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 가운데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는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가 정색하고 가짜 교리와 그릇된 성경해석을 지적하고 나선 책이다. ‘교회가 부패 굴레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은 그리스도 신앙의 근원인 말씀으로 오롯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만큼 교회부패를 정당화하고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이용된 기존 해석을 또박또박 반박했다. 예를 들어 목사는 사도나 선지자, 장로·집사처럼 처음부터 성경에 이름을 올린 원형적 직분이 아님을 꼬집는다. 목자로 번역했던 헬라어 ‘포이멘’을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 사제와 견줄 개신교 교회의 강력한 지도자로 세우기 위해 만든 게 목사라는 것이다. 종교개혁은 가톨릭의 타락을 부추긴 사제성직주의에서 목사성직주의로 얼굴만 바꾸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오류 지적에 이어 성경적 교회로서 주의 계명에 순종하는 직분·역할만 있고 성직자·평신도를 구별짓는 계급이 없는 ‘원형교회(아르케 처치)’라는 새 교회상을 제시한다. 한편 ‘진보의 예수, 보수의 예수’는 교회의 분열 원인을 예수를 바라보는 시각 차에서 찾았다. 진보신학과 보수신학의 갈림은 예수를 신으로 바라보느냐,인간적 측면을 더 부각하느냐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성서 독법에서 보수·진보 신학의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예수의 기적’ 대목이다. 보수신학은 오병이어의 기적이나 태생의 눈먼 자를 눈뜨게 한 기적, 죽은 나사로를 살려낸 기적들을 성서 그대로 예수가 행했으리라고 믿는다. 하지만 진보 측은 실제 일이 아닐 것이라며 예수가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 지를 파악하고 정신을 계승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예수는 신의 아들이자 인간의 아들”이라는 점을 중시한다. 결국 예수를 인간이 닿을 수 없는 저 높은 곳의 초월자인 신으로 보는 보수신학이나, 성서를 시대·언어·사상적 한계를 지닌 ‘편집 결과’로 보는 진보신학 모두 예수를 논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주제라며 양쪽 입장을 모두 살펴 분열의 씨앗을 찾자고 매듭짓는다. 한편 ‘메가처치를 넘어서’는 현직 목회자가 성경해석 오류에 뿌리를 둔 대형교회, 이른바 메가처치를 정색하고 꼬집었다. 2011년 기준 세계 50대 메가처치 중 24개가 한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독 한국에서 강한 메가처치 현상은 한국 개신교회가 태생적으로 성장 지향적이고 복음주의적이라는 사실과 연결된다. 개발독재 시절 배운 성장 지상주의가 교회에 이식된 점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저자는 권력장악을 가속하던 히틀러와 나치당에 추종한 기독단체에 맞서 독일 고백교회가 발표했던 ‘바르멘 신학 선언’처럼 메가처치를 반성하는 한국 교회의 선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선언에는 특정 권위로 신자 개인들을 복속시키려는 권위주의와 교회를 개인들의 집합으로만 보는 교회론적 개인주의를 정좌하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국제여성평화운동가, 한반도 여성 평화 걷기 제창

    국제여성평화운동가, 한반도 여성 평화 걷기 제창

    세계적인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여성평화걷기’ 행사를 제안했다. 여성 평화운동가들은 제59차 UN 여성지위위원회(CSW) 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5월로 예정된 행사에 대해 발표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애비게일 디즈니, 앤 라이트, 수지 김, 크리스타인 안, 정현경 등 기자회견에 참여한 여성 평화운동가들은 오는 5월 남한과 북한의 여성 지도자들과 만나 한국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기 위한 평화정착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서명운동과 함께 1953년 휴전협정 당사국을 대상으로 정전을 영구적인 평화협정으로 교체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국제여성평화걷기 대표단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매어리드 맥과이어(북아일랜드)와 레이마 그보위(라이베리아)를 포함해 한국전쟁 참전국 다수를 포함한 12개국 여성 지도자들이 참여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정문자 공동대표, 조영숙 국제연대 센터장,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오경진 사무국장 등 제59차 UN CSW-NGO 포럼에 참가한 여성연합 대표단 전원이 함께 참여했다. 김금옥 상임대표는 이 행사에 대한 지지와 함께 뜻 깊은 이 행사가 꼭 성사되길 바란다는 연대발언을 했다. 미국의 저명한 저술가이자 국제대표단의 공동 명예회장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DMZ(비무장지대)에 처음 방문했을 때 멈춰선 기차를 보고 이렇게 친밀한 것을 갈라놓은 풍경이 미친 짓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반도의 분단을 여성들의 힘으로 잠깐이라도 치유할 수 있다면, 여성들이 북아일랜드나 라이베리아에서 전쟁 중에 평화를 이끌어낸 것과 같은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다. 북아일랜드에서 여성들은 종교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 이제 ‘더 이상은 안돼’라고 말했다. 수 세대 동안 분단은 불가항력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여성들은 분단을 넘어섰고 아일랜드는 이제 평화로운 나라가 되었다”고 말했다. 수지 김 러트거스대 한국사 교수는 “역사학자로서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위험이 있으니 평화협정 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영화제작자이자 자선사업가인 애비게일 디즈니(디즈니사 창업주의 손녀)는 “미국 여성들이 한반도 평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모국 미국이라는 나라가 한반도에 분단의 선을 긋고 분단체제를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외교관으로 활동하다 부시 정권의 이라크 전쟁 참가 때 전쟁을 반대하며 사직한 퇴역 미육군대령 앤 라이트는 “남북 분단 극복에 미국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평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의 조직위원 대표인 크리스틴 안은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분단으로 인해 비극적으로 서로 헤어진 이산가족들을 위해서 정부의 투자를 군사비가 아니라 사람, 특히 여성, 아동, 노인 복지를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걷는다”고 말했다. 정현경 교수는 리퍼드 대사 피습 사건에 유감을 표하고 비폭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아일랜드 사례처럼 여성들이 평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전쟁에서 400만 명 이상의 남북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그래서 터널 증후군을 앓고 있다. 분단이 사람도 분단시켰다. 이것은 인공적인 것이다. 분단이 사람들의 성격을 특수하게 만들고 그 후우증이 심각하다. 종북 프레임 속에서 대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평화는 마음과 마음이 닿는 것이다 강조하고 그것은 살림의 심성을 갖고 있는 여성들이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정부, 아이핀 해킹 뒷북 사과… ‘알맹이’ 빠진 재발방지 대책

    정부, 아이핀 해킹 뒷북 사과… ‘알맹이’ 빠진 재발방지 대책

    김소라(41·여)씨에게 공공 아이핀(I-PIN)이 해킹으로 뚫렸다는 게 갖는 의미는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가입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요.” 평범한 아이 엄마인 김씨는 예전엔 주민등록번호 대량유출 소식을 들을 때마다 불안했다고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이 계속 이어지자 말 그대로 포기해 버렸다. “하루에도 몇번씩 스팸 문자에 광고 전화가 옵니다. 대통령 주민등록번호도 유출되는 나라에서 뭘 더 기대하겠어요.” 김씨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핀을 탈퇴했다. ● 행자부 닷새 만에 “아이핀 폐지 미검토” 10일 행정자치부는 공공 아이핀이 해킹 피해를 당해 75만건이 부정발급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제기해 온 아이핀 폐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핀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주민등록번호제도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행자부가 밝힌 “근본적인 대책 추진”에 정작 근본적인 고민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자부는 이날 “공공 아이핀 부정발급으로 국민에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부가 시스템 공격 사실을 발표한 지 닷새 만이다. 김석진 공공서비스정책관은 이와 함께 “공공 아이핀 시스템과 관리·운영 모두에 허점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그는 “외부 보안전문기관에 의뢰해 사고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보안강화 대책을 조속히 수립하겠다”면서 “외부 보안전문업체를 통해 시스템 고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자부는 일단 시스템 전면 재구축보다는 현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는 아이핀 시스템을 고도화하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부정발급 사례처럼 75만건이나 대규모로 발급받는 게 아니라 이미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 몇천 건씩 발급하려 했다면 적발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은 행자부에서도 인정한다. 주민등록번호에 이어 아이핀까지도 명의도용 수단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인권위, 무작위 일련번호 등 대안 제시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무작위 일련번호나 목적별 고유번호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원하는 사람과 신생아만이라도 일단 무작위 번호를 활용한 새로운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적용하고 불필요한 본인식별을 최소화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행자부는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주민등록번호 제도의 전면 개편에 나서겠다고 했는데도 지난해 10월 공청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사이에 아이핀 탈퇴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행자부에 따르면 지난 5~6일 이후 아이핀 탈퇴자는 하루 평균 500여명으로 기존의 평균 33명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가입했던 이용자들이 다시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탈퇴한다는 것은 행자부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검색어를 통해 사회흐름을 보여주는 ‘구글 검색어 트렌드’를 보면 아이핀을 검색한 횟수는 해킹사고 발표 전에는 하루 평균 20건이 안됐지만 8일부터 14일 사이에는 100건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해외여행 | 아직 다 풀지 못한 보물 보따리 East Coast of Thailand

    해외여행 | 아직 다 풀지 못한 보물 보따리 East Coast of Thailand

    바다가 어땠냐고 묻는다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태국 동부 해안을 따라 내려오면서 매일매일 최고의 바다를 보았다. 어제의 바다보단 오늘의 바다가 더 좋았다. 문명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자연은 더 화려해졌다. 보물 보따리, 태국 동부 해안 여행! 익숙한 태국의 모습과 낯선 모습이 동시에 존재하는 흥미로운 일정이었다. 태국의 ‘이스트 코스트’는 방콕에서부터 해안선을 따라 캄보디아를 마주보는 국경도시 핫 렉Hat Lek에 이르기까지 남쪽으로 이어진다. 촌부리Chonburi, 라용Rayong, 찬타부리Chanthaburi, 트랏Trat 등 여러 지방을 거치면서 휴양도시 파타야부터 꼬사멧 그리고 그 한참 아래인 꼬창, 꼬쿠드까지 훑고 내려간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방콕에서부터 육로로 이동해 해변과 섬에서 휴양을 만끽할 수 있는 이스트 코스트 라인! 방콕에서 멀어질수록 더 한적하고 때가 덜 묻은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다. ●Pattaya파타야 파타야에 대해 말하지 못한 이야기 파타야에 다녀온 지 7~8년 되었다. 이 과거 이야기부터 시작하려다 보니 아직 파타야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선입견을 줄 수도 있어 미안할 지경이다. 나에게 파타야는 태국에 대한 로망과 설렘과는 한참 거리가 먼 곳이었다. 바다는 없어도 차라리 복잡한 방콕이 좋았다. 이런 마음이 든 것은 한때 그냥 평범한 어촌이었던 파타야의 얼룩진 과거가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파타야는 1970년대 미국이 태국 정부에 제공한 400만 달러 상당의 대여금으로 건설된 ‘R & RRest and Relaxation타운’이다. Sun태양, Sea바다, Sex섹스로 설명되는 미군들의 힐링타운! 방콕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라는 이유만으로 파타야는 저가 패키지의 목적지로 꾸준히 인기를 끌어 왔다. 여행객들의 뻔한 루트를 보면 파타야에서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악어농장을 방문하고, 트랜스젠더들의 공연인 알카자쇼를 관람한다. 그러다 유흥거리인 워킹스트리트로 접어들면 대부분 여기서 파타야는 가족여행지로서 절대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태국 최대의 유흥가인 이곳에선 10대들이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 늙은 서양남자와 젊은 현지여성이 팔짱을 낀 채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도시의 어떤 미묘한 슬픔 같은 것이 느껴져 방문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것이 파타야에 대한 나의 솔직한 느낌이었다. 파타야의 변신이 낯설다 그 후 정말이지 오랜만에 파타야로 향했다. 방콕에 내려 바로 파타야로 출발, 밴으로 한 시간 남짓 동남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얼마 후 밴이 멈춘 곳은 ‘시암 앳 시암 디자인 호텔 파타야Siam@Siam Design Hotel Pattaya’. 방콕의 유명 디자인 부티크 호텔이 파타야에 진출한 것이다. 이 호텔의 파타야 진출만으로 그간 파타야의 변화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간단히 호텔 조식을 들고 투숙객들을 위한 요가클래스에 참가했다. 아침 요가가 진행된 곳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전망이 멋진 루프톱. 톱 플로어 2개 층에 위치한 수영장에서 내려다본 파타야의 모습은 가히 놀라웠다. 세계적인 체인 호텔, 리조트들이 대거 들어와 해변을 바라보며 나란히 정렬해 있었고 단체 여행객이 아닌 개별 여행자들과 가족 단위 휴양객들이 파타야를 만끽하고 있는 것이 한눈에 보였다. 어디를 둘러봐도 섹스 관광을 온 남자들이나 시간에 쫓기는 단체 관광객은 없었다. 파타야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파타야는 가족 단위 방문자들이 편하게 쉬고 즐기기 위한 곳들을 개발하고 홍보하며 기존의 이미지에서 서서히 탈피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가 있는 지인 한 명은 종종 파타야에서 호텔 휴가를 보낸다고 했다. 시설이나 서비스가 좋은 호텔이 방콕보다 훨씬 저렴하고 수영장이나 해변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종일 온 가족이 해피하다고 했다. 가족휴가라니, 그야말로 대반전이다. 그래! 해변, 태양 그리고 온전한 휴식! 그게 휴가의 목적 아니겠는가? 그간 파타야에 새로 생긴 관광 스폿들을 몇 군데 더 돌아보았다. 아직 전면 개장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오픈한 ‘타이 타니Thai Thani’는 일종의 민속촌 같은 곳으로 태국의 모든 지역별 음식과 문화, 특산물 등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갤러리에서 태국전통예술작품을 감상하고 극장에서 전통무용을 관람할 수도 있다. 공예품이나 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시간도 있고 그들의 주거형태를 자세히 돌아볼 수 있는 건축물도 지역별로 만들어져 있었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만화캐릭터들을 테마로 한 워터파크 ‘카툰 네트워크 아마존Cartoon Network Amazone’도 인상적이었다. 규모가 엄청나진 않았지만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구성이었다. 갑자기 일곱 살배기 조카들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내가 파타야로의 가족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니, 이건 정말 낯설다. 타이 타니Thai Thani 88 Moo 3 Bangsaray, Sattahip, Chonburi 20250 +66 038 119 080 www.thaiartsandculture.com 카툰 네트워크 아마존 Cartoon Network Amazone 888 Moo 8, Najomtien, Sattahip, Chonburi 20250 +66 38 237 707 www.cartoonnetworkamazone.com ●Koh Samet꼬사멧 섬은 조용했다. 도로도 없고 고층빌딩은 더더욱 보이지 않았다. 유흥보다는 바다와 섬, 자연에 폭 안겨 쉬어 가고픈 이들이 편애하는 곳, 느긋한 삶을 경험하고픈 이들이 만족감을 느끼고 돌아가는 곳, 바로 꼬사멧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변을 선택하는 일 꼬사멧은 남북으로 6km 정도 되는 작은 섬이지만 10여 개의 아름다운 비치가 있다. 도시인들이 주말을 가장 멋지게 보낼 수 있는 가깝고 평화로운 자연이다. 가장 붐비는 핫 싸이 깨우Had Sai Kaew와 고급 숙소들이 있는 서쪽의 아오 프라오Ao Prao가 대표적인 해변인데 어느 곳에 머무르느냐가 중요하다. 해변들을 오가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지역간 이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1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다면 파티를 원한다면 핫 싸이 캐우나 아오 힌 콧Ao Hin Khok, 아오 파이Ao Phai 등이 있는 북쪽 지역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특히 금요일, 토요일 밤이면 해변에서 불쇼가 펼쳐진다. 이곳의 나이트라이프라고 해야 해변에서 쿠션에 앉아 칵테일 마시기, 라이브 뮤직 감상하기, 불쇼 감상하기 그리고 몇 군데의 테크노와 힙합 바 들러 보기 정도이지만 그래도 밤의 적막함이 싫은 이들은 이 정도의 북적거림도 감사하다. 2 럭셔리, 휴식 그리고 낭만 만약 조용히 휴식만 하고 돌아다니지 않는 타입이라면 아오 프라오 지역에 숙소를 잡으면 좋겠다. 이곳엔 르 비만 코티지 리조트Le Vimarn Cottage Resort를 비롯해, 커플여행자들이 선호하는 고급 숙소들이 많다. 선착장이 두 곳인데 핫 싸이 캐우에 숙소를 잡았다면 나단Na dan 선착장으로 가고 아오 프라오 지역은 봉두안 비치Wong Duan Beach 선착장으로 가는 것이 편리하다. 3 바다를 즐기는 기본 자세 자연친화적 느낌의 르 비만 코티지 리조트는 가족여행객에게, 남서쪽 끝부분에 위치한 파라디 리조트Paradee Resort는 신혼여행자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아무리 게으른 여행자들이라도 스노클링 보트트립은 포기할 수 없다.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예약하는 것이 가장 편리한 방법인데 스노클링 포인트 몇 군데를 돌며 여유롭게 바다 탐험을 할 수 있다. 점심 무렵이면 탈루섬, 쿠디섬 등에 정박해 피크닉 런치도 할 수 있다. 이 시간만큼은 무인도들도 이방인의 게으른 오후를 허락한다. ●Koh Kood꼬쿠드 배에서 내리는 순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은 파라다이스. 마주치는 모든 것이 살아있고 싱싱했다. 발끝에 닿는 모래촉감이 그랬고 공기는 레몬처럼 상큼했다. 투명한 바다와 녹색을 머금은 밀림은 이곳이 도시에서 얼마나 먼 곳인지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숨겨진 명품 휴양지 다시 이스트코스트를 따라 트랏으로 이동했다. 트랏 지역을 대표하는 선수는 물론 꼬창이다. 태국의 섬들 중 두 번째로 큰 꼬창은 화이트 샌드 비치, 에메랄드 빛 바다와 국립공원, 손때가 덜 탄 자연으로 유럽 여행자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곳이다. 방콕에서 트랏까지 육로로 이동하면 4시간 정도가 걸리지만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면 45분 만에 닿을 수 있다. 공항에서 림속Laem Sok 선착장까지는 25분 정도 더 걸린다. 트랏 림속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인근 섬들로 들어갈 수 있는데 방콕에서 출발했을 때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꼬창이 아닌 꼬쿠드였다. 이 지역에서 꼬쿠드는 꼬창 다음으로 큰 섬으로 태국 전체에서 크기로는 네 번째다. 몇해 전 <뉴욕타임즈>가 아시아의 명품휴양지로 극찬한 바 있는 꼬쿠드는 태국의 동쪽 끝에 위치한 히든 파라다이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섬은 교통이 불편하고 아직 덜 알려졌다는 이유로 명품 휴양지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 몇해 전 소네바 키리Soneva Kiri, X2 리조트 같은 최상급 리조트들이 꼬쿠드에 깃발을 꽂았고 최근 개장한 풀빌라 ‘하이시즌 리조트High Season Resort’와 ‘참스 하우스Cham’s House’도 훌륭한 시설을 자랑한다. 몰디브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아름다운 바다와 프라이빗 풀이 있는 빌라형 리조트들은 허니무너들을 맞이하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앞으로는 더 대중적인 호텔 및 리조트 체인들이 들어오겠지만 아직까진 최고급 리조트군과 놀랄 만큼 저렴한 가성비 좋은 리조트와 게스트하우스들이 공존하니 숙소 고르는 것이 참 재미있겠다. 꼬쿠드 주변 섬들인 꼬막Koh Mak, 꼬랑Koh Rang 등 24개의 섬 그룹을 묶어 ‘꼬쿠드 서브디스트릭트Koh Kood Sub District’로 부르고 있는데 이 24개 섬을 통틀어도 전체 인구가 2,000명뿐이다. 그리고 그 인구의 70%가 꼬쿠드에서 살아간다. 어업과 농업이 주요산업인 조용한 섬 꼬쿠드는 캄보디아 국경선과 가까운데 그나마 가장 번화한 클롱매드 빌리지에는 태국인과 캄보디안인들이 섞여서 살고 있다. 조용한 섬이니 특별한 볼거리는 없지만 꼭 봐야 할 아름다운 폭포도 있다. 클롱챠오 폭포. 시원한 폭포의 물이 몇 단계를 거치며 아래로 쏟아지다가 맨 마지막에 작은 호수를 이룬다. 피크닉 나온 현지인, 관광객들도 옷을 벗어 제치고 바다 대신 잠시 숲 속 작은 호수에서 수영을 즐긴다. 4km 정도의 트레킹 후 만나는 폭포에서의 수영은 꼬쿠드의 자연에 폭 안길 수 있는 최고의 힐링 타임을 선사한다. ●Rayon라용 열대과일의 고향 파타야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라용 지역으로 이동하는 중에 아시아에서 가장 긴 집라인 코스를 체험하러 카오야이다Kao Yai Da에 들렀다. 캐노피 어드벤처Canopy adventures에서 운영하는 집라인이었다. 바람을 가르며 와이어가 움직이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정글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스릴 만점이다. 약간의 담력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집라인은 밀림 속의 타잔이 된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라용 지역은 최근 노보텔, 메리어트 등의 고급 리조트 체인들이 대거 들어오고 골프코스들이 개장하면서 방문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안을 간직하고 있다. 100km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안선, 숲이 우거진 내륙의 국립공원 그리고 유명한 휴양섬 꼬사멧, 무꼬만 등이 이곳에 위치한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 지역이 태국 열대과일의 원산지라는 것. 태국에서 가장 큰 열대과일 농장이 이곳에 있어 파인애플, 두리안, 망고스틴, 스타푸르트, 애플망고, 코코넛 등의 맛있는 과일들을 실컷 먹고 구경할 수 있는 과일뷔페 농장체험도 할 수 있다. 여행 나이테가 늘어가는 나에게도 문득문득 ‘태국’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만큼 태국은 아직도 다 풀지 못한 보물 보따리를 곳곳에 숨겨 놓고 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보물 보따리를 여러 개 풀어 보았다. 아직 매듭이 덜 풀린 보따리는 다음을 위해 슬그머니 구석으로 밀어둔다. 글 Travie writer 조은영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travel info Thailand AIRLINE 타이항공,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이 인천-방콕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5시간 30분. how to go 파타야 방콕 수완나품공항에서 시내까지 약 150km로 육로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 꼬사멧 라용의 반페 터미널에서 배로 40분 정도 소요. 방콕 수쿰빗 에까마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반페 터미널까지 버스로 3시간 30분. 꼬쿠드 방콕에서 트랏까지 국내선을 이용하면 약 50분, 밴으로 육로 이동시 약 4시간 소요. 트랏국제공항에서 램속 선착장까지 60km, 램속에서 꼬쿠드까지 배로 1시간 남짓 거리다. 리조트에서 셔틀페리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니 숙소에 먼저 문의할 것. RESTAURANT 탐난파 레스토랑Tamnanpar Restaurant 라용에 위치한 정글 레스토랑, 탐난파는 각종 동식물로 가득한 곳으로 태국 전통 음식부터 라이브 공연까지 즐길 수 있다. 마사지도 가능하고 숙박시설도 보유하고 있다. 167/6 Moo7, Ban Phe, Muang, Rayong 21160 +66 38 65 2884 www.tamnanpar.net HOTEL 시암 앳 시암 디자인 호텔 파타야 Siam@Siam Design Hotel Pattaya 파타야에 위치하고 있는 디자인부티크호텔로 바다가 근접해 있어 편리하고 수영장에서 해변을 바라보는 전망이 탁월하다. 2013년에 오픈했으며 객실은 총 268개. 연인, 가족, 비즈니스 고객들에게 적합하다. 도심까지 2km 정도로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390 Moo9, Pattaya 2 Road, ongprue, Banglamung, Chonburi 20150 +66 38 930 600 www.siamatpattaya.com 르 비만 코티지 꼬사멧Le Vimarn Cottage Resort Koh Samet 객실 31개의 부티크 리조트로 꼬사멧의 아오 프라오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해변이 바로 앞에 있는 자연친화적인 리조트로 모든 객실이 독립적인 독채 형식이다. 조용한 휴가를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 40/11 Moo 4, Tumbol Phe, Amphur Mueng, Ko Samet 21160 +66 38 644 104 www.levimarncottage.com 파라디 리조트Paradee Resort 꼬사멧의 남부 아오 키우 해변에 위치한 5성급 리조트로 40개의 럭셔리한 빌라는 원목과 태국실크로 품격 있게 꾸며 놓았다. 자쿠지가 있는 풀 빌라가 대부분이다. 76 Moo 4, Tumbol Phe, Amphur Mueng, Ko Samet 21160 +66 24 38 9771 www.paradeeresort.com 참스 하우스 꼬쿠드 리조트Cham’s House Koh Kood Resort 모던하고 럭셔리한 리조트로 23개의 오션뷰 객실과 32개의 풀빌라가 있다. 캄보디아 원주민인 ‘참(족)의 집’이란 의미로 오너의 할머니가 짐 톰슨과 일했던 실크 장인이었다. 위브스파 등 실크를 테마로 리조트 전체를 디자인했다. 2 Moo 5, Klong Hin Beach, Tambon Koh Kood, Trat 23000 +66 82 878 2878 www.chamshouse.com 하이시즌 리조트High Season Resort 꼬쿠드의 끌로차오 해변가에 위치한 최고급 럭셔리 풀빌라로 2014년 오픈한 새로운 리조트다. 42개의 객실은 모두 수영장, 발코니를 갖추고 있고 해변을 바로 마주하고 있어 신혼여행이나 가족여행에 좋다. 117 Moo 2, T Koh Kood, Trat 23000 +66 39 510 888 www.highseasonresort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김기종, 과도·커터칼까지 소지하고 무사통과한 이유는?

    김기종, 과도·커터칼까지 소지하고 무사통과한 이유는?

    김기종 김기종, 과도·커터칼까지 소지하고 무사통과한 이유는?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5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55)씨는 주최 측으로부터 확인을 받고 행사장에 입장했으며, 입장 4분여 만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명성 종로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김씨는 행사 관계자가 달아준 이름표를 갖고 있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경찰은 주최 측에 참여단체 일원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김씨는 초청장 420명 명단에 없어 당시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종로서 서모 정보관이 김씨가 입장하려 하자 문제를 제기했고, 행사 관계자로부터 “일원이라 괜찮다”는 답을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어 “주최측 관계자들은 김씨가 민화협 참여단체 181개 중 하나인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대표이며 단체 명의로 김씨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행사장 입장 4분여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행사가 열린 세종홀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세종홀 정문 출입구 CCTV를 확인한 결과 이날 오전 7시 33분쯤 리퍼트 대사가 수행원과 입장한 데 이어 7시 36분쯤 김씨가 홀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김씨 입장 후 4분 만인 오전 7시 40분쯤 리퍼트 대사가 얼굴을 감싸 안고 세종홀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확인됐다. 범행 당시 연단 앞에서 비명이 들리자 회원들을 비롯해 정보관과 외사관 등이 뛰어가 김씨의 목과 팔을 잡아 넘어뜨려 흉기를 떨어뜨리게 하고, 이어 등과 목을 눌러 제압, 검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정보관 2명과 외사관 1명 등 경찰관 3명이 세종홀 출입구에서 근무 중이었고, 부근에 경찰관 기동대 1개 제대 25명이 출동 대기중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대사에게 접근하면서 마침 열려 있던 A 교수의 가방에 전단을 넣어둔 것으로 확인됐으며, A 교수는 참고인 조사에서 사전에 부탁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김씨가 가져온 전단 30여장을 압수했으며, 김씨나 A 교수가 전단을 실제로 뿌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남북 화해분위기를 가로막는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국 대사에게 항의하기 위해 범행했으며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범행에 쓴 25㎝짜리 과도를 집에서 갖고 왔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커터 칼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커터 칼도 범행 용도로 소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날 김씨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휴대전화 통화내역·문자 송수신 내역에 대한 통신감청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특별법 상 흉기 등 상해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6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사건 경위, 범행 동기, 배후세력·공범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기종, 25cm 과도로 범행…품속에 ‘커터칼’도 있었다

    김기종, 25cm 과도로 범행…품속에 ‘커터칼’도 있었다

    김기종 김기종, 25cm 과도로 범행…품속에 ‘커터칼’도 있었다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5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55)씨는 주최 측으로부터 확인을 받고 행사장에 입장했으며, 입장 4분여 만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명성 종로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김씨는 행사 관계자가 달아준 이름표를 갖고 있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경찰은 주최 측에 참여단체 일원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김씨는 초청장 420명 명단에 없어 당시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종로서 서모 정보관이 김씨가 입장하려 하자 문제를 제기했고, 행사 관계자로부터 “일원이라 괜찮다”는 답을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어 “주최측 관계자들은 김씨가 민화협 참여단체 181개 중 하나인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대표이며 단체 명의로 김씨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행사장 입장 4분여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행사가 열린 세종홀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세종홀 정문 출입구 CCTV를 확인한 결과 이날 오전 7시 33분쯤 리퍼트 대사가 수행원과 입장한 데 이어 7시 36분쯤 김씨가 홀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김씨 입장 후 4분 만인 오전 7시 40분쯤 리퍼트 대사가 얼굴을 감싸 안고 세종홀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확인됐다. 범행 당시 연단 앞에서 비명이 들리자 회원들을 비롯해 정보관과 외사관 등이 뛰어가 김씨의 목과 팔을 잡아 넘어뜨려 흉기를 떨어뜨리게 하고, 이어 등과 목을 눌러 제압, 검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정보관 2명과 외사관 1명 등 경찰관 3명이 세종홀 출입구에서 근무 중이었고, 부근에 경찰관 기동대 1개 제대 25명이 출동 대기중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대사에게 접근하면서 마침 열려 있던 A 교수의 가방에 전단을 넣어둔 것으로 확인됐으며, A 교수는 참고인 조사에서 사전에 부탁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김씨가 가져온 전단 30여장을 압수했으며, 김씨나 A 교수가 전단을 실제로 뿌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남북 화해분위기를 가로막는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국 대사에게 항의하기 위해 범행했으며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범행에 쓴 25㎝짜리 과도를 집에서 갖고 왔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커터 칼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커터 칼도 범행 용도로 소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날 김씨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휴대전화 통화내역·문자 송수신 내역에 대한 통신감청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특별법 상 흉기 등 상해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6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사건 경위, 범행 동기, 배후세력·공범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스모그 다큐’ 쇼크… 黨 정책결정권 시험대

    中 ‘스모그 다큐’ 쇼크… 黨 정책결정권 시험대

    “밤하늘에서 진짜 별을 본 적 있니?” “없어요.” “하늘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을 본 적이 있니?” “없어요.” 동영상 도입부에는 산시성(山西省)의 여섯살 꼬마와 제작자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지켜보는 방청객들의 표정은 얼음처럼 굳어진다. 103분짜리 다큐멘터리는 중국에서 매년 스모그 탓에 50만명이 조기 사망하는 현실, 지난 30년 동안 중국의 폐암 사망률이 465%나 치솟았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고발한다. 중국중앙TV(CCTV)의 전직 유명 여성 앵커 차이징(柴靜·39)이 스모그 폐해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돔 천장 아래서’가 중국 대륙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스모그 탓에 태어날 때부터 종양을 앓고 있는 자신의 딸을 위해 방송국을 퇴사하고 1년 동안 자비 100만 위안(약 1억 7500만원)을 들여 제작한 다큐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파장의 확산 경로를 추적해 보면 이렇다. 지난달 28일 인터넷에 공개된 동영상은 하루 만에 1억명이 클릭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관영 신화통신이 이례적으로 자사 인터넷망에 동영상을 올려놓고 클릭을 적극 유도했다. 주무 장관인 천지닝(陳吉寧) 환경보호부장이 차이징에게 문자를 보내 감사를 표시했다. 차이징이 소개한 환경오염 신고센터 ‘1230 환경보호 긴급전화’ 이용자가 240%나 폭증하고 환경보호단체 가입 문의가 빗발쳤다. 하지만 ‘긍정적 파장’은 불과 이틀에 그쳤다. 지난 2일부터 인민망과 신화망은 물론 바이두(百度)와 신랑망 등 주요 포털에서 동영상과 관련된 기사가 사라졌다. 검색을 하면 찾을 수는 있지만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뀐 것을 놓고 당국이 언론 통제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왔다. 스모그에 대한 관심을 넘어 정부를 비판하는 여론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명한 문화평론가인 양짜오(楊早)는 “차이징의 다큐에 찬사를 보낸다”면서도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고 개인이 알아서 환경을 보호하자고 결론 낸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 책임론에 불을 지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발 더 나아가 중국 기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당 선전부가 주요 언론사 간부들에게 다큐 영상을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서 내리고, 더이상 이에 대한 기사를 쓰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광둥(廣東)성의 한 교수는 WSJ에 “환경보호부 장관이 차이징에게 문자를 보내 스모그 문제를 환기시킨 것까지가 당국이 용인하는 한계일 것”이라면서 “스모그 파장이 언론 통제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 중문망은 “당국이 급브레이크(언론 통제)를 밟지 않았다면 차이징의 다큐는 개인이 공적 의사결정에 개입한 첫 사례가 됐을 것”이라며 당과 정부가 틀어쥐고 있던 정책 결정권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문제가 있으면 정부에 보고하고, 정부가 결정하면 따르라’는 일방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 비정부기구(NGO)나 독립언론 등 민간이 끼어들 틈이 살짝 열렸다는 것이다. BBC는 “다큐가 창조해 낸 이틀 동안의 사회적 반응과 에너지가 비록 꽃을 피우지는 못했지만 중국의 정책 결정 과정을 시험대에 올려놓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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