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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을 매고 그리고 엮은, 장인의 숨결…‘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전통을 매고 그리고 엮은, 장인의 숨결…‘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듭 한 개를 맺을 때도 보석처럼, 어거지로 꺾지 말고 순리대로 매듭을 맺어야 된다.” 선조들의 마음가짐과 정신을 잇는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땀과 정성이 든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서울 용산구 노들갤러리 2관에서 열리는 전시 ‘결(結), 시간의 흐름 속에서’를 통해서다. 올해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벌이는 국가무형유산 이수자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이 전시는 공모로 선정된 작품을 통해 이수자들이 가진 전승 철학과 기량을 선보이고, 전통기술이 가진 다양성과 전승공예품의 현대적 가치를 발견해 가는 경험을 대중과 향유하고자 2017년부터 열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기술 분야 20종목의 이수자 44명의 작품을 통해, 전통을 지키면서도 동시대적 감각으로 전통 공예의 변화를 이끌어 온 이수자들의 장인 정신을 ‘결’이라는 맥락 아래 마련된 ‘자연의 시간’, ‘장인의 시간’, ‘작품의 시간’ 3개의 공간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각자장 이맹호, 누비장 김은주·이태선·유지유, 단청장 곽선혜·방효주·안유진·홍보라 이수자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수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도 감상할 수 있으며 이수자의 손을 담은 사진 등도 전시된다. 특히 우리나라 산의 등줄기를 금·은사로 표현한 노현민 자수장 이수자의 ‘연산첩첩’(連山疊疊)과 김유진 낙화장 이수자의 ‘낙화 선면화’(烙畫 扇面畵) 등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이수자에게 직접 들을 수 있는 ‘이수자 도슨트 프로그램’과 전통공예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계속된다. 이와 더불어, 국가유산청은 이수자 전승 역량 강화를 위한 개인 전시 개최도 지원하고 있다. 17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무서록에서는 박선희 매듭장 이수자의 개인전 ‘자리이다: 엮어야 비로소 풀리는’이 열린다. 또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중구 모리함 전시관에서는 박성숙 소목장 이수자가 개인전 ‘단순’(單純)을 선보인다.
  • 묵묵한 헌신의 군인과 가족… “자부심 더 느끼도록 복지·혜택 확대”

    묵묵한 헌신의 군인과 가족… “자부심 더 느끼도록 복지·혜택 확대”

    서울신문과 국방부는 군인가족의 날을 기념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제62회 국군모범용사 초청행사를 갖고 국가와 이웃을 위해 헌신한 모범용사와 가족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모범용사와 군인 가족 60쌍을 비롯해 이두희 국방부 차관과 조현석 서울신문사 이사 등이 150여명이 참석했다. 모범용사는 각 군에서 모범이 되고 우수한 근무 성적을 받은 군인 중에서 가족의 수기 응모를 통해 국방부가 최종 선발했다. 육군 대표인 김민태 준위는 제21항공단 항공정비관리 준사관으로 탁월한 전문성과 모범적인 군 기강을 바탕으로 항공 정비 분야의 안정적인 전력 유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해군 작전사 지휘통제실 서용훈 중령은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현장에서 최기 전력 임무를 수행했고, 2009년 대청해전 당시에는 작전을 지원하는 등 실제 작전 임무에 투입됐다. 함께 선발된 김상욱 해군 제2함대 중령 역시 대청해전에 참전하여 인헌무공훈장을 수훈한 실전 용사다. 공군작전사령부 임호연 소령은 광주기지 근무시에 교육 담당관으로서 전투 조종사 양상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차관은 특히 동반한 가족들에게 “군인 가족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더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복지와 혜택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30개월 된 아이부터 84세의 부친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군인 가족이 참여해 감동을 더했다. 주정연 해병대 준위는 “전역을 앞둔 36년의 군 생활 중 군인으로서 최고의 존중을 받았던 시간”이라며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군모범용사 초청행사’는 서울신문사와 국방부가 묵묵히 나라를 지키는 용사들의 뜻을 받들자는 취지로 지난 1964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62회째 맞는 대표적인 군 위문 행사다. 매년 50~60명씩 모범 용사를 선발해 올해까지 3600여명을 배출했다. 아래는 올해 선정된 국군모범용사 60명 명단. ■육군(30명): 정재윤 중령(7군단 군수계획운영과장), 김국환 중령(육본동참부 병력동원장교), 노지훈 소령(50사단 작전과장), 홍원식 소령(20기갑방공대 방공대장), 송영갑 준위(동원전력사 암호장교), 김민태 준위(21항공단군수과 항공정비관리준사관), 곽충효 원사(5군수지원여단 군기/안전부사관), 박성희 원사(제51보병사단 훈련소대장), 강경희 원사(특전사1공수 행정보급관), 임용택 원사(1군단2기갑여단 구난후송반장), 김영배 원사(육군부사관학교 부사관역량강화연구부사관), 박성준 원사(52사단212여단 주임원사), 박병욱 원사(17사단본부근무대 행정보급관), 임규대 원사(771통신대대 주인원사), 신대호 원사(22사단56여단 주임원사), 한국민 원사(702특공연대 주임원사), 박용환 원사(11공수 행정보급관), 김학진 상사(8기동사단정보통신대대 행정보급부사관), 김건 상사(23경비여단3대대 드론정찰반장), 이윤성 상사(종합보급창 통신운영부사관), 김종수 상사(705특공연대 행정보급부사관), 이창재 상사(2작사53사단 행정보급관), 고성호 상사(7공병여단108 공병대대 행정보급관), 김지현 상사(12사단17여단 공병부사관), 조성수 상사(7사단5여단 행정보급부사관), 김기석 상사(1군단JSA경비대대 행정 보급부사관), 김정우 상사(1군단25사단 군수부사관), 강희동 상사(5사단 행정보급부사관), 한동석 상사(802군사경찰단 행정보급관), 장우현 상사(36사단 소대장) ■해군(11명): 서용훈 중령(작전사지휘통제실 상황팀장), 김상욱 중령(2함대인사참모실 인사참모), 서석주 준위(1함대1전단군수참모실 장비/정비담당), 김종식 준위(특전단청해진함 손상통제관), 주진헌 준위(군수사계획조정처 안전/재난예담당), 정민영 원사(3함대감찰실 공직기강 감찰관), 박상열 원사(잠수함사909전대3훈련대 음탐관찰관(주임원사)), 박범수 원사(전력분석시험평가단단장실 주임원사), 김경록 상사(기동함대사가-833 갑판장), 박민주 상사(항공사63전대637대대 내부조종사), 최승원 상사(교육사 기군단 소대장/교관) ■공군(11명): 강은미 중령(공군군수참모부 정비계획담당), 임호연 소령(공군작전사령부 전투기운영담당), 박성철 준위 (제5공중기동비행단 네트워크체계반장), 방종오 준위(제20전투비행단 유도무기반장), 전정진 준위(제17전투비행단 군수안전담당), 전덕재 원사(제7항공통신전대 부대주임원사), 김정인 원사(제1미사일방어여단 운영관리담당(주임원사)), 조규남 원사(제15특수임무비행단 정비지원반장), 이기진 원사(진)(제38전투비행전대 기지방호대대주임원사), 심홍태 상사(제3미사일방어여단 사통정비품질관리담당), 함인배 상사(제91항공공병전대 주임원사) ■해병(4명): 공원배 중령(2사단정보참모실 정보참모), 주정연 준위(해병대사수송대 수송대장), 김해관 원사 (2사단포병여단 주임원사), 이기성 중사(항공단본부중대 보급지원반장) ■국방부본부(1명): 김준희 중령(국방혁신기획관실 해군구조혁신담당) ■국방부 직할부대(3명): 권용 원사(국통사2정보통신단 57대대1중대행정보급관), 전대근 상사(정보사6사업단 급양담당), 이승원 상사(국군심리전단 정보작전부사관)
  • ‘SON’ 아닌 ‘손흥민’…홍명보호, 브라질 친선전에 한글 유니폼

    ‘SON’ 아닌 ‘손흥민’…홍명보호, 브라질 친선전에 한글 유니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10월 10일 브라질과 친선 경기에 영문이 아닌 한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내달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친선경기에 한글날(10월 9일)을 기념해 국가대표 유니폼에 선수들의 이름을 한글로 새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FIFA 장비 규정상 유니폼에는 알파벳 표기만 가능하지만 FIFA의 특별 승인을 받아 한글 마킹이 가능하도록 자체 한글 전용 폰트를 개발했다”며 “A매치 유니폼에 자국 언어로 이름을 마킹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사례다. 한글의 가치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브라질 대표팀 선수도 한글이 적힌 유니폼을 착용할 수 있도록 브라질축구협회와 협의 중이다. 축구협회는 단청 키보드 제작업체와 협업해 ‘한글 × 축구’를 주제로 한정판 기념 키보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축구협회는 한글날을 기념해 종이 입장권도 제작했다. 그동안 입장권은 모바일 티켓으로만 운영해왔지만, 브라질전은 팬들에게 기념품이 될 수 있도록 ‘지류 티켓 교환 서비스’를 경기 당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 매표소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축구협회 공식 파트너사인 나이키도 축구협회가 개발한 한글 전용 폰트를 활용한 무료 마킹 서비스를 오는 20일부터 나이키 강남점을 비롯해 카포풋볼스토어, 싸카 매장에서 국가대표팀 유니폼 구매 고객(1000장 한정)을 대상으로 제공한다.
  • 夜! 어서와, ‘낭만 산사’로

    夜! 어서와, ‘낭만 산사’로

    3년째 한여름 야간 개장 ‘문화 사찰’범종 타종 뒤 절 한 바퀴 돌며 힐링사사자삼층석탑 등 곳곳 문화유산연기암 이르면 대형 마니차에 시선600여점 압화박물관 관람도 매력섬진강 대숲서 바람 맞으며 ‘죽멍’산사가 외부인에게 깊은 밤을 내주는 일은 거의 없다. 저녁이 시나브로 시작되면 객들은 산문을 내려가야 한다. 해 질 무렵 울리는 범종 소리가 사실상의 축객령이다. 한데 전남 구례의 대가람 화엄사는 독특하게 여름밤에 산문을 연다. 벌써 3년째다. 올해는 예년보다 한 달을 당겨 7월과 8월, 무려 두 달을 온전히 야간 개장했다. 지나간 8월의 끝자락에 ‘지리산의 꽃’ 화엄사를 다녀왔다. 봄꽃은 이미 졌고, 단풍은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한여름의 밤이라서 보이는 것들이 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한 스님의 표현처럼 말이다. 범종 소리를 들으며 산사에 앉아 있는 느낌은 아주 독특하다. 타종이 끝날 때까지 떠밀리듯 절집을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밤의 절집을 오롯이 엿볼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 마음이 푸근해진다. 물론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면 밤에도 산사에 머물 수 있다. 한데 일정표에 따라야 하는 게 다소 부담이다. 절집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을 따르는 것도 흥미롭지만 무엇엔가 얽매이지 않은 채 여기저기 기웃대는 재미도 남다르다. 여름밤의 화엄사에선 그게 가능하다. 오픈 15초 만에 매진된다는 ‘모기장 음악회’나 ‘화야몽’ 등의 인기 이벤트 참가는 언감생심이지만, 수많은 문화유산에다 배롱나무 등 소박한 여름꽃을 보며 괜스레 ‘센치멘털’해 지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 이런 행사를 통해 화엄사가 지향하는 건 문화 사찰로의 자리매김이다. 문화는 어우러질 때 형성된다. 공부와 수행이 최고의 목표인 스님들에게 대중과의 어울림은 사실 여러모로 귀찮은 일일 수 있다. 그러니까 문화 사찰을 지향한다는 건 이런 문제들을 고스란히 감수하고 대중 곁으로 바짝 다가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기록으로만 보면 화엄사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고찰이다. 화엄사 사적기 등에 따르면 544년 인도 승려인 연기 대사가 창건한 이후 여러 차례 중창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오래된 문화유산도 많다. 국가 지정 유산만 해도 국보가 다섯 점에 보물이 열 점이다. 이 가운데 화엄사 영산회 괘불탱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범종 타종이 끝난 뒤 절집 구경에 나선다.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 천왕문(보물)을 차례로 나서면 보제루다. 법요식 등 주요 불교 의식이 열리는 누각이다. 단청 없이 소박하다. 무엇보다 외벽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 이채롭다. 하나같이 이리저리 휘고 굽었다. 보제루는 어느 절집에서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개는 보제루 밑을 통과해 본전으로 가는 구조다. 한데 화엄사 보제루는 약간 다르다. 1층 기둥을 낮춰 방문자들이 건물 옆으로 돌아가게 했다. 그 이유는 보제루를 돌아서는 순간 단박에 깨닫는다. 중심 영역인 각황전과 대웅전(이상 국보) 그리고 두 기의 석탑(보물)이 지리산 품에 안겨 장엄한 자태를 펼쳐 내고 있다. 그러니까 보제루를 우회하도록 한 건 절집의 내밀한 공간을 가벼이 드러내지 않고 보다 극적으로 드러내려는 심모원려(深謀遠慮)였던 거다. 화엄사는 각황전과 대웅전 등 주불전이 두 곳이다. 동쪽 탑 너머는 대웅전, 서쪽 탑 위엔 각황전이 그림처럼 앉아 있다. 각황전은 현존하는 전통 목조건물 가운데 최대 규모다. 외형은 2층이지만 내부는 통층으로 트였다. 정면에 매달린 ‘각황전’ 현판은 1702년 중건 당시 숙종이 이름을 지어 하사한 것이다. 각황전 앞은 국가 지정 유산이 한가득이다. 각황전 앞 석등은 국보, 그 옆의 사자탑은 보물이다. 각황전 옆엔 늙은 홍매가 한 그루 서 있다. 봄에 선홍빛 꽃잎을 낼 때면 나라 안팎에서 무수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늙은 매화다. 지난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화엄사 화엄매’란 공식 이름도 얻었다. 원래 화엄매는 산내 암자인 길상암 앞에 있는 천연기념물 백매를 이르는 표현이었다. 한데 각황전 옆 홍매가 ‘전국구 스타’로 떠오르면서 지위가 슬그머니 역전된 느낌이다. 홍매가 만개할 무렵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데, 이맘때 각황전 뒤란은 거의 발 디딜 틈 없는 ‘국민 포인트’가 된다. 초가을로 접어든 요즘 홍매 이파리 몇 장은 벌써 누런 빛을 띠기 시작했다. 각황전 뒤엔 국보 사사자삼층석탑이 있다. 통일신라시대 석탑으로, 네 마리의 사자상을 기둥처럼 배치한 구조로 유명하다. 탑 가운데엔 합장한 스님이, 맞은편 석등엔 절하는 스님이 각각 조각돼 있다. 마치 석등의 스님이 석탑의 인물에게 절을 하는 듯한 모양새다. 화엄사에선 이를 어머니에게 절하는 연기 대사의 효심을 표현한 것이라 해석한다. 보제루, 화엄사 처마 밑엔 양비둘기가 서식한다. 예전엔 집비둘기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종이었으나 현재는 구례 화엄사, 고흥 등 일부 지역에서만 관찰되는 희귀 텃새다. 개체 수가 100여마리 정도에 불과해 국립생태원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화엄사 주변에는 가볼 만한 산내 암자도 몇 곳 있다. 불자와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연기암이다. 섬진강과 구례 시가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장소다. 구례 문척면 사성암 옆의 오산활공장과 더불어 구례를 대표하는 풍경 전망대로 꼽을 만하다. 화엄사에서 연기암까지는 2㎞ 정도다.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이면 족히 닿는다. 차로 갈 수도 있지만 화엄사 옆으로 난 ‘어머니의 길’을 따라 자박자박 걸어 보길 권한다. 늙은 나무들이 짙은 숲 그늘을 펼쳐 내는 길이다. 연기암에 이르기까지 줄곧 산책로 수준의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연기암에 들면 황금색의 대형 마니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티베트 불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행 도구다. 마니차 안에는 불교 경전이 들어 있다. 화엄사 스님의 말에 따르면 이를 한 바퀴 돌리면 경전을 한 번 읽은 것으로 간주한단다. 글을 읽지 못하거나 시간이 없어 경전을 읽기 어려운 신도들을 위해 조성했다고 한다. 연기암에서 화엄사로 내려오는 차도 옆엔 금정암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금정암에서 사법시험 공부를 했다고 밝히면서 반짝 관심을 끌었던 암자다. 위쪽의 연기암엔 지혜를 상징하는 국내 최대(13m) 문수보살상이 서 있고, 그 아래 암자에선 대통령을 배출했으니 그저 심상한 공간은 아닌 듯싶다. 구층암도 가볼 만하다. 화엄사 대웅전 뒤로 10분 정도 걸어 오르면 만날 수 있다. 암자 마당에 들면 요사채가 먼저 객을 맞는다. 가운데 방을 두고 양쪽으로 문과 마루를 낸 특이한 건물이다. 무엇보다 독특한 건 기둥이다. 죽은 모과나무를 최소한의 손질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기둥으로 썼다. 갈라진 곳은 갈라진 대로, 골과 결이 파인 곳은 파인 그대로다. 검이불루(儉而不陋)란 표현처럼 소박하되 절대 누추하지 않은 모습이란 바로 이런 것일 터다. 이번 구례 여정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압화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압화의 순우리말 이름이 더 예쁘다. 꽃누르미, 누르미꽃, 꽃누름 등으로 불린다. 꽃누르미는 누구나 한 번쯤 만들어 본 기억이 있을 터다. 낙엽 지는 가을날, 공연히 ‘센티해져’서 단풍잎 주워다 책갈피에 꽂아 본 기억 말이다. 이게 예술로 확장된 것이 꽃누르미다. 따지고 보면 누구나 오래전부터 꽃누르미 예술가였던 셈이다. 꽃누르미는 생화를 말려 수분과 공기를 제거한 뒤 색감을 유지한 말린 꽃을 회화, 공예, 가구 제작 등에 활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무엇을 만들 건 하나밖에 없는 생화로 만들기 때문에 작품 역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구례 외곽에 한국압화박물관이 있다. 공공기관에서 조성한 압화박물관으로는 전국 유일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압화 전시장이 몇 곳 있지만 구례 압화박물관은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역대 대한민국 압화대전 대상 등 수상작을 비롯해 600여점의 꽃누르미 작품이 전시돼 있다. 국내뿐 아니라 압화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 러시아 등의 작품도 전시됐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이다. 작가들이 꽃을 채집하고 이를 그림이나 공예 작품으로 만들어 낸 과정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돈도 아니다. 압화박물관 옆에는 지리산 일대의 야생화 표본을 전시한 식물표본전시관, 식물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그려 낸 식물세밀화전시관 등이 있다. 이를 모두 찬찬히 둘러보자면 반나절로도 모자란다. 여기는 모두 무료다. 압화박물관에서 섬진강을 따라 하동 방향으로 가다 보면 섬진강어류생태관과 만난다. 섬진강의 민물고기를 보전, 전시하는 공간이다. 여기도 은근히 볼거리가 많다. 어린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라면 필수 방문 코스다.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다. 내부에 크고 작은 수조 등 다양한 어류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야외에도 민물고기 먹이 주기 체험장 등이 조성됐다. 어류생태관 맞은편은 천연기념물인 수달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만날 수 있는 수달생태공원이다. 이제 대숲에 이는 바람을 만나러 섬진강으로 간다. 구례가 숨겨 둔 비밀 정원 같은 곳. 벚꽃 흩날리는 초봄의 섬진강을 뇌리에서 지우지 않으면 절대 만나지지 않을 공간이다. 섬진강 대숲은 개발론자에 앞서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깨달은 한 주민의 지혜로 조성됐다. 섬진강 일대에서 진행된 사금 채취로 모래밭이 유실되자 이를 막기 위해 한 주민이 강변에 대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대숲은 일종의 방파제 구실을 했고, 점점 규모를 늘려 지금과 같은 무성한 대숲으로 자랐다. “대나무 한두 그루는 성글지만/무리 지은 대숲은 조밀하고 단단해서/여름 볕을 거뜬히 피할 수 있다.” 섬진강 대숲에 내걸린 신석정 시인의 시 가운데 일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각성이 자연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알려 주는 사례이지 싶다. 대숲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죽멍’도 하고, 섬진강 쪽 샛길 그네에서 인증샷도 찍는다. 밤에도 경관 조명이 들어온다. 구례의 저물녘은 오산활공장에서 맞는다. 사성암 바로 아래 있는 레저 시설로, 패러글라이딩 등을 위해 조성됐다. 너른 풀밭에 서면 구례와 지리산이 한눈에 담긴다. 바로 뒤 사성암은 오산(531m)의 기암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절집이다. 경내 풍경도 곱지만 무엇보다 절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시원하다. 오산활공장과 섬진강어류생태관 사이에 구안실(苟安室)이란 마을이 있다. 매천 황현(1855~1910)이 1886년 낙향해 살았던 사적지다. 매천은 절명시를 남기고 죽음으로 일제에 항거한 열혈 선비다. 현 간전면 수평리에 ‘구차하지만 그런대로 살 만하다’는 뜻의 구안실을 짓고 16년 동안 생활했다. 그의 시와 기록 대부분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집 앞에는 샘도 팠다. 그의 호 ‘매천’은 이 샘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 아이돌 닮은 불상, 갤러리 품은 법당… 이토록 힙한 불교[마음의 쉼자리]

    아이돌 닮은 불상, 갤러리 품은 법당… 이토록 힙한 불교[마음의 쉼자리]

    ‘탈권위’ 나선 우리나라 최고 사찰법당 출입문엔 동화 속 ‘어린 왕자’내부엔 금빛 대신 무광택 흰색 불상한쪽 벽면에 그림 전시까지 열려 요즘 불교계 화두 중 하나가 ‘엄숙주의를 내려놓는 것’ 아닐까 싶다. 얕고 가벼워지는 것에 대한 불교계 일부의 우려가 분명히 있지만 주류적 지향점은 여전히 ‘힙하고 핫한’ 불교인 듯하다. 우리나라 최고(最古) 사찰이라는 인천 강화 전등사에도 이런 탈권위의 흐름을 목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무설전(無說殿)이 그곳이다. 법당 내부에 신진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도 있다. ‘예술 품은 법당’인 셈이다. 불교에 무지한 이에게 무설전이 가진 뜻은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심오하다. 전등사 스님 등에게서 귀동냥한 내용을 요약하면 ‘진리의 본질과 불교의 깊은 뜻은 언어로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있다’는 의미다. 묵직한 이름과 달리 무설전은 안팎으로 가볍고 경쾌하다. 법당 출입문 위에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앉아 있다. ‘악착 보살’ 같은 조형물은 봤어도 국내 법당에서 외국 동화의 주인공은 처음 본다. 젊은이들에게 절집 문턱을 낮추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법당 내부도 마찬가지다. 주불인 석가모니불과 지장·보현·문수·관세음보살상이 모두 흰색이다. 여느 절집처럼 개금(改金·금칠을 입히는 것)한 불상이 아니다. 광택이 없는 흰 폴리우레탄 도료를 칠해 꼭 조각 작품을 보는 듯하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거부감을 덜어 주기 위해 문수보살에 남자 아이돌 이미지를, 보현보살에는 걸그룹 이미지를 담아냈다. 무설전 중앙의 석가모니불 좌상은 경주 토함산 석굴암을 모티브로 한다. 주불 뒤는 돔 형태로 파였다. 물론 광배를 형상화했을 터다. 돔 주변을 장식한 그림 역시 전통 탱화가 아닌 프레스코(회벽에 수용성 물감으로 그린 그림) 벽화다. 법당 프레스코화는 무설전이 국내 처음이다. 탱화에서는 보통 부처 주변에 보살들을 배치한다. 물론 무설전은 다르다. 부처의 제자인 가섭과 아난 등을 부처 가까이에 그려 넣었고 바이올린을 켜는 선녀상도 등장한다. 천장에는 닫집이나 단청 대신 보랏빛 전등을 달았다. 연등을 형상화한 것으로 모두 999개다. 천장 전체의 큰 사각형은 마지막 1000개째 연등을 상징한다. 법당 한쪽 벽면을 따라 만들어진 서운갤러리에서는 이유지 작가의 개인전 ‘KARMADISE’(카르마다이스)가 열리고 있다. 카르마다이스는 ‘Karma’(카르마·업)와 ‘Paradise’(파라다이스·낙원)를 조합한 단어다. 좋은 카르마를 통해 이상적인 삶에 도달하기를 바란다는 염원을 담았다. 전시는 30일 종료한다. 무설전이 깃든 전등사는 기록상 창건일이 고구려 소수림왕 때인 381년까지 거슬러 오른다. 대웅전과 철종 등 국가유산 보물이 적지 않다. 철종은 중국 북송 시대 때 제작된 것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병기로 쓰기 위해 부평 병기창에 가져다 놓은 것을 광복 후 전등사로 옮겼다고 한다. 다른 나라 유물이 우리 국가유산에 선정된 것은 드문 경우다. 대웅전 처마 네 곳에는 나부상(裸婦像)이 있다. 벌거벗은 여인을 조각한 것인데, 여기에 담긴 전설이 재밌다. 조선 광해군 연간에 전등사 조성을 맡은 도편수가 주막집 주모와 사랑에 빠졌단다. 한데 도편수의 몸과 마음에다 돈까지 살뜰하게 챙긴 주모가 이를 홀라당 들고 튀었다. 이후 도편수가 평생 지붕을 인 채 부처님 말씀을 들으며 살라고 처마에 주모의 형상을 새겼다는 것이다. 고은 시인이 전등사 주지로 있던 1957년에 지은 ‘강화 전등사는 거기 잘 있사옵니다’라는 시에도 이 내용이 나온다. 네 곳의 나부상은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주의 깊게 살펴보시길. 여성이라기보다 야차나 원숭이를 조각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 ‘케데헌’이 쏘아올린 K굿즈 인기…공모전 1위 차지한 ‘이것’

    ‘케데헌’이 쏘아올린 K굿즈 인기…공모전 1위 차지한 ‘이것’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한국 관광기념품 공모전에도 예년보다 관심이 쏠렸다. 27일 한국관광공사는 ‘2025 대한민국 관광공모전’ 기념품 부문 최종 수상작 총 25점을 발표했다. 공사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은 역대 최고 경쟁률인 1:27을 기록했다. 올해는 ‘조선왕실 와인마개’가 1위에 올라 대통령상(대상)을 받게 됐다. 외국인 심사단의 호평을 받아 올해 신설된 ‘글로벌 인기상’까지 함께 수상했다. 2위 국무총리상(금상)은 로컬(지역) 특화 부문과 일반 부문에서 각각 1개씩 차지했다. 로컬(지역) 특화 부문에서는 경북 경주의 전통주 제조법을 바탕으로 만든 ‘교동의 비주 대몽재 1779 전통주’가 수상했다. 일반 부문에서는 전통 금박 기법을 토대로 기획한 ‘금박 공예 DIY 색칠 키트, 한국 전통 글리팅(Glitting)’이 선정됐다.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제품에 주어지는 혁신상에는 해물파전과 김치전의 식감을 표현한 누룽지 간식 ‘전바삭해요’ 등 4개 제품이 선정됐다. 특히 이번 공모전에서는 케데헌의 인기와 함께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갓을 모티브로 한 제품이 눈에 띄었다. ‘이리오너라 갓 풍경’(은상), ‘조선의 멋, 갓잔’(특별상) 등이 상을 받았다. 또한 우리 전통 화장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뷰티 제품 ‘화협옹주 연지고’(프리미엄상) 등도 주목받았다. 공사 심사위원단은 “전통의 가치를 살리면서도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춰 관광 기념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라는 평가와 함께 이들 제품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공사는 대통령상 1000만원, 국무총리상 각 400만원 등 수상작별 상금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제품을 구매해 관광 홍보에 활용하고 제작자들에게는 실질적인 사후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 후원기관인 현대백화점에서도 자사 기념품샵 ‘더 현대 프레젠트’ 입점 기회를 제공하고 상품화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은 오는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되는 ‘2025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박람회’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최근 케데헌의 인기와 함께 K-굿즈 열풍을 만들고 있는 흑립 갓끈 볼펜, 단청 키보드 등 모두 본 공모전을 통해 수상한 제품인 만큼 올해 수상작들도 국내외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 K팝 퇴마 열풍… 그 뒤엔 힙한 고증

    K팝 퇴마 열풍… 그 뒤엔 힙한 고증

    벌·국화 등 전통 매듭 노리개 착용무대·의상엔 단청 문양… 갓도 인기민화에서 따온 호랑이·까치 캐릭터국립중앙박물관 굿즈도 품절 대란 K팝 아이돌을 소재로 하는 넷플릭스 장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작품에 등장하는 한국 문화유산에 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걸그룹 헌트릭스가 퇴마사로 활약하며 보이그룹 사자보이스로 위장한 저승사자로부터 인류를 지켜 낸다는 내용의 케데헌은 꼼꼼한 고증을 거친 한국적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담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먼저 헌트릭스의 리더 루미를 비롯해 미라, 조이가 착용한 노리개를 보면, ‘벌매듭’, ‘국화 매듭’, ‘생쪽 매듭’, ‘나비 매듭’ 등 다양한 전통 매듭이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노리개는 조선시대 저고리 고름이나 치마 허리에 다는 장신구다. 다양한 형태와 문양, 화려한 색채를 띤 노리개는 단조로운 우리 전통 의상에 화려하고도 섬세한 미를 더한다. 궁중에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널리 애용한 장신구다. 박형민 국가무형유산 매듭장 이수자는 “전체적인 이미지는 현대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갔고 일부 밑부분 수술을 풍성하게 늘어트린 모양은 전통 방식은 아니다”라면서도 “자세히 살펴보면 제작진이 매듭 기법을 상당히 공부한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케데헌을 통해 우리 전통 매듭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는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사자보이스의 리더 진우와 루미 사이를 오가는 전령 호랑이(더피)와 까치(서씨)는 한국 민화의 단골 소재로 ‘호작도’(작호도)에서 가져왔다. 전통적으로 호랑이의 그림은 재앙이나 사악한 기운을 막는 벽사(귀신을 물리침)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호랑이가 까치와 함께 그려진 연유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헌이 전하지는 않는다. 다만 호작도가 새해를 축하하는 뜻으로 임금이 신하에게 내려 주던 그림으로 인기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호랑이와 까치의 조합에는 새해를 맞은 즐거움과 기대가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사자보이스가 특유의 소품으로 활용하는 갓 도 눈에 띈다. 흔히 알고 있는 흑립은 조선시대에 사용됐지만 갓의 시초는 삼국시대로 본다.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신라 입형백화피모 모자나, 고구려 감신총 벽화에 등장하는 패랭이를 쓴 인물들이나, 신라 원성왕이 꿈에 복두를 벗고 소립을 썼다는 삼국유사의 기록 등을 통해 기원을 추정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헌트릭스의 공연 무대와 의상에는 화려한 단청 문양이 수놓아 있다. 또 뮤직비디오, 무대 배경에는 조선시대 임금이 앉던 ‘어좌’와 ‘일월오봉도’가 등장한다. 일월오봉도는 왕의 권위와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병풍으로, 해와 달, 다섯 산봉우리, 소나무, 폭포 등을 대칭 구도로 그린 그림이다. 주로 어좌 뒤에 배치돼 왕의 존재를 상징했다. 최근 케데헌에 등장하는 문화유산의 굿즈가 품절되는 등 열풍을 실감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관계자는 “박물관에서 직접 관련 문화유산을 찾아본다면 더 깊이 감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천년고찰, 아직 닿지 못한 손길

    천년고찰, 아직 닿지 못한 손길

    경북 의성 등운산 자락. 천년 역사의 고운사 전각 18채가 지난 산불로 잿더미가 됐습니다. 연수전, 가운루, 극락전, 명부전 등 화마는 법당의 단청과 고운 곡선을 순식간에 삼켜버렸습니다. 석달이 지난 현재 남은 건물과 파편 사이로 연둣빛 풀들이 조심스레 고개를 내밉니다. 복구는 아직 멀었지만, 자연은 묵묵히 다시 살아갈 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고운사는 사찰림 복원을 포함한 복구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불교계와 지역사회가 힘을 모으고 있지만, 여전히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잿더미 위에 피어난 작은 생명들. 그 연둣빛 기운은 이곳에 아직 닿지 못한 손길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 日 통째로 뜯어간 조선왕실 사당… ‘관월당’ 100년 만에 돌아왔다

    日 통째로 뜯어간 조선왕실 사당… ‘관월당’ 100년 만에 돌아왔다

    양식·규모 등 왕실 건축물로 추정1924년 일본인에 의해 도쿄로 반출부재 양도… 건물 전체 옮긴 건 처음“국교 정상화 60년, 문화 연대 상징” 조선 왕실의 사당 건축물로 추정되는 ‘관월당’(観月堂)이 일본으로 반출된 지 약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해외로 유출된 우리 건축물이 통째로 돌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은 24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관월당 언론 공개회를 열고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국내 전문가들에 따르면 관월당은 조선 왕실 관련 사당 건축물로 추정된다. 정면 3칸·측면 2칸 규모의 조선 후기 목조 건축물로, 맞배지붕 단층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경아 서울대 건축학과 부교수는 “조선 왕들의 생모 7인의 신위를 모신 사당인 칠궁의 약 70% 규모로 대군 사당인 청권사와 지덕사의 중간쯤에 있으나 의장의 격식 면에서는 이들보다 더 높다”며 “지붕 측면에 설치한 까치발인 초엽, 지붕 하부에 설치한 덩굴무늬 조각 장식인 초각 등에 적용된 기법으로 보아 18~19세기 왕실 관련 사당 건축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청을 연구하는 손현숙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전문위원은 “구름 모양의 운보문, 국화문 등에서 건물의 높은 위계를 알 수 있으며 태극문 등을 통해 유교 건축 양식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월당은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특수은행 조선식산은행이 1924년 야마이치 증권의 초대 사장 스기노 기세이(1870 ~1939)에 증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해체 작업을 거쳐 일본 도쿄로 옮겨졌고 1930년대 들어 스기노가 도쿄 인근 가마쿠라의 사찰 고덕원에 기증하면서 그 경내로 이전돼 관음보살상을 봉안한 기도처로 활용돼 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 23일 고덕원과 약정을 체결하고 관월당의 부재(部材)를 정식으로 양도받았다. 2019년부터 관련 논의를 진행한 끝에 약 6년 만에 모든 부재를 양도받는 데 성공했다. 앞서 2010년 불교계를 통한 관월당 귀환 추진이 한 차례 진행됐지만, 최종 무산된 바 있어 이번 논의는 더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관월당 귀환에는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2002년 고덕원 주지를 맡으며 관월당을 돌려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해 먼저 한국 측에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게이오대 민족·고고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관월당 해체 및 운송 등과 관련해 국가유산청이 제반 비용을 제공할 의사를 밝혔음에도 일본 내에서의 비용을 직접 부담했다. 이날 한국 언론과 만난 사토 주지는 “본래의 가치를 온전히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으며 이 건물이 고인을 기리는 사당이라는 점에서도 원래 자리와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에서 반출한 유산을 반환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해체 작업은 지난해 진행됐다. 한국으로 옮겨진 부재는 경기 파주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완벽한 형태의 복원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상량문(건물을 짓게 된 동기와 내력 등을 담은 축문)이 발견되지 않아 원래 명칭이나 정확한 위치, 누굴 위한 사당인지 등은 연구를 통해 풀어야 할 우선 과제다. 국가유산청은 순정효황후 윤씨의 본가(송현동), 창의궁지(통의동), 월성위궁지(적선동) 등을 원래 자리로 추정하고 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이뤄진 이번 귀환이 양국 간 문화적 연대와 미래지향적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국인도 반한 종로의 멋” 북촌 장인과 함께하는 공예 한마당

    “외국인도 반한 종로의 멋” 북촌 장인과 함께하는 공예 한마당

    서울 종로구가 다음달 7일 청계광장에서 북촌공방축제 ‘북촌 장인의 나들이’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종로구 관계자는 “북촌에서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14개 공방 장인과 시민들이 우리 공예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나누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나 나만의 특별한 공예 작품을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공예품 전시와 판매,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진행한다. 전통공예 체험은 단청자석 채색, 가락지매듭 팔찌 만들기, 섬유에 그림 그리기, 브로치 및 꽃잎 주머니 만들기 등 14개 과정으로 구성했다. 체험료는 프로그램별로 상이하다.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에서 6월 2일까지 사전 예약을 접수한다. 일부 체험은 현장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또 가족 단위 참여자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선보인다. 투호, 제기차기, 비석치기 등을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체험존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전통차 체험존을 조성한다. 전통혼례복을 착용한 뒤 기념사진을 남기는 자리도 만든다. 한복을 입고 행사장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올바른 전통 배례법을 알린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북촌 장인과 손잡고 우리 전통공예의 멋과 가치를 알리는 뜻깊은 시간으로 구성했다”면서 “시민들에게는 특별한 문화적 휴식을,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한국 문화의 정수를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261년 만에 조선통신사 오사카 행렬… 엑스포 ‘한국의 날’ 북적

    261년 만에 조선통신사 오사카 행렬… 엑스포 ‘한국의 날’ 북적

    13일 만에 도착… 양국 참석 입항식엑스포 한국관 앞 50여명 행진 재현취타대·사물놀이 호응… 콘서트도日시민들 “목조 배로 대단해” 감탄 한일 문화 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선이 261년 만에 ‘평화의 뱃길’을 다시 열었다. 13일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엑스포)의 ‘한국의 날’을 맞아 과거 대한해협을 오간 조선통신사선을 그대로 재현한 선박의 입항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 취타대의 연주 속에 오사카항 아시아태평양무역센터(ATC) 부두에 하선한 항해단 8명은 일본 시민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오사카시와 항만국 관계자를 비롯한 250여명은 조선통신사선 입항을 축하했다. 조선통신사는 일본 에도 막부의 요청으로 조선에서 파견했던 공식 외교사절단이다.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년 동안 12회에 걸쳐 사신 행차(사행)가 이뤄지며 양국 문화 교류의 가교가 됐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부산을 떠난 조선통신사선은 쓰시마, 이키, 아이노시마, 시모노세키, 구레, 후쿠야마 등을 거쳐 13일 만인 지난 11일 최종 목적지인 오사카에 도착했다. 바닷길로 왕복 약 2000㎞에 달하는 여정이다. 항해를 이끈 홍순재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파도가 높고 조류가 많이 바뀌어서 힘든 뱃길이었는데 우리 선조들의 위험하고 두려운 항해를 그대로 체험했다”면서 “과거 조선통신사선은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징검다리이자 양국의 평화로운 외교를 상징하는 배였다”고 말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복원한 조선통신사선은 정사(사행 우두머리)가 탔던 ‘정사기선’을 원형에 가깝게 재현했고 완성까지 약 4년이 걸렸다. 배의 외벽은 화려한 궁궐 단청으로 장식했고 2개의 돛 위에는 바람의 방향과 습도 등을 파악하기 위한 꿩털이 달렸다. 홍 연구사는 “조선통신사선이 임금의 국서를 일본 왕에게 보내는 역할을 한 만큼 바다에 떠 있는 궁궐 건축이나 마찬가지였다”면서 “배 측면에는 당시의 마음이 적힌 글귀가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사카 시민 스기야마 유코는 “조선통신사 일기를 일본어로 번역하고 있는데 기록에서 본 것과 똑같은 배가 입항해 놀라웠다”면서 “나무로 만든 목조 배라서 많이 흔들렸을 텐데 오사카까지 무사히 도착해 정말 기쁘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재일 교포 3세 데이 히로에는 “조선통신사 입항이 정말 감격스럽다. 앞으로 두 나라가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오늘처럼 한국과 일본 사람들이 우정을 나누면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사카엑스포 한국관 앞에서는 50여명이 참여해 조선통신사 행렬을 그대로 재현하는 행사도 열렸다. 조선통신사 기사를 선두로 취타대와 정사를 태운 1인승 가마가 뒤를 이었다. 풍물패의 신나는 사물놀이가 현장의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지난달 13일 개관한 오사카엑스포 한국관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백색 마감재와 곡선을 사용해 한국적인 디자인 요소를 최대한 활용한 한국관은 모두 3개의 전시관으로 이뤄졌다. 음악 조명 쇼, K팝 등을 소재로 과거와 현재, 다양한 세대를 잇는 연결을 주제로 내세웠다. 한국관 운영을 총괄하는 고주원 총감독은 “한복과 고궁, 국악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한국의 동시대적인 정서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일본 인기 배우 겸 모델인 사카구치 겐타로가 한국 관광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고 엑스포장 내 아레나에서는 K팝 6개팀이 참여한 ‘M 콘서트’가 한국의 날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총 54개 부스로 꾸려진 ‘한국관광 페스타’를 운영하며 숨은 관광지와 항공, 여행 상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조선통신사선 복원으로 항해의 길을 연 것은 한일 미래세대에게 더 나은 500년, 1000년을 이어 갈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양식 건축 스민 조선 궁궐… ‘양관’을 들여다보다

    서양식 건축 스민 조선 궁궐… ‘양관’을 들여다보다

    국새 등 황실 보물 수장고 ‘정관헌’ 외교 의례 공간 ‘돈덕전’ 등 재조명 벽돌·유리 등 화재 강한 재료로 지어정조 아호 인장·승녕부일기도 공개 ‘덕수궁 정관헌은 고종 황제가 커피를 마시던 공간이었다?’ 사실 그런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기록에 따르면 벽돌, 유리 등 상대적으로 화재에 강한 재료를 쓴 정관헌은 국새 등 대한제국 황실의 보물을 간직하던 ‘수장고’이자 왕의 초상화인 어진을 그리고 봉안했던 곳이다. 단순히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것으로 여겨졌던 덕수궁 내 서양식 건물의 역할과 의미를 조명하는 전시가 찾아왔다. 덕수궁 돈덕전과 정관헌에서 열리는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만나고, 간직하다’다. 양관은 서양식으로 지은 건물을 뜻하는 말로 양옥의 다른 말이다. 조선은 1876년 개항과 함께 외국의 새로운 문물을 배우기 위한 사절단을 파견하며 서양의 건축 기법과 재료를 접하게 됐다. 목조로 된 전각이 가득한 궁궐에서 화재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조선 왕실은 서양식 건축물이 화재에 강하고 구조적으로 견고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덕수궁 평성문 곁에 서면 수령이 350년 넘은 회화나무 뒤로 붉은 벽돌과 자두꽃 문양으로 난간을 장식한 돈덕전이 보인다.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뇌록색(단청색 중 하나로 중간 명도의 탁한 녹색)의 꽃문양은 봄 햇살을 받아 더욱 빛이 난다. 돈덕전은 대한제국 선포 5년 뒤인 1902년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칭경예식을 위해 건립됐지만 정작 전염병 창궐, 러일 전쟁 발발 등으로 예식이 열리지 못했다. 돈덕전 1층은 외교 사절 접견과 만찬 장소로 활용됐으며 2층은 주요 사절의 숙소로 사용됐다. 돈덕전 1층 폐현실에 들어서면 고증 자료 부족으로 완벽히 재현하진 못했지만 높은 단 위에 황룡포를 입은 고종의 모습과 양옆 원기둥 사이에 근대 복식을 갖춘 신하들의 모습이 구현돼 있다. 또 돈덕전에서 거행된 순종 즉위식장 배치도가 실린 ‘대황제폐하즉예식의주’가 전시됐다. 1904년 외국 사절이 황제를 만나기 전에 대기하던 공간인 휴게실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번 전시에 처음 나왔다. 전시에서는 정조의 아호인 ‘극’을 새긴 인장과 정관헌에 보관됐던 ‘대군주보’, ‘순정효황후 황후 추봉 금책’, ‘영친왕 황태자 책봉 금보’, 순헌황귀비가 정관헌을 ‘존경하여 받드는 곳’이라 밝힌 기록이 담긴 ‘승녕부일기’ 등도 공개됐다. 궁내 오솔길을 따라 정관헌으로 이동하면 사방을 벽으로 두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본래 정관헌은 보물을 보관하던 곳인 만큼 사방이 벽이었는데 1933년 공원화 과정에서 벽체를 헐어 사방이 트여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관헌에 가벽을 세워 변형되기 이전의 모습을 연출했다. 홍현도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학예연구사는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스스로의 길을 모색하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의지가 담긴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덕수궁의 양관이 되새겨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7월 13일까지.
  • 천년 고찰 고운사 건물 30동 중 21동 전소…주요 사찰 국가유산 보호·이송에 안간힘

    천년 고찰 고운사 건물 30동 중 21동 전소…주요 사찰 국가유산 보호·이송에 안간힘

    영남권을 휩쓸고 있는 산불이 경북 의성 단촌면 등운산 자락의 ‘천년 고찰’ 고운사를 집어삼키는 등 국가유산 피해도 커지고 있다. 26일 국가유산청은 “고운사 전체 건물 30동 중 9동만 양호하고 보물인 연수전, 가운루 등 나머지는 전소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는 일주문이 전국 사찰 가운데 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답기로 유명한 사찰이다. 2020년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은 단청과 벽화 수준이 뛰어난 데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도상이 남아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건물이었다. 1668년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루는 계곡을 가로질러 설치된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의 누각으로 조선 중후기에 성행했던 건축 양식이 잘 살아 있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두 건물이 전소되면서 보물로서 가치를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인근 안동 청소년문화센터로 미리 옮겨 둔 보물 석조여래좌상의 몸체와 광배(머리 뒤를 둥글게 감싸는 조형물)는 화마를 피했으며 삼층석탑 2점도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또 청송 송소고택과 서벽고택이 일부 소실되고 사남고택은 전소됐다. 송소고택은 조선 영조 때의 만석지기 재력가였던 청송 심씨 심처대의 7대손인 송소 심호택이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마을로 옮겨 오면서 지은 99칸 저택이다. ●‘안동 구리 측백나무 숲’ 0.1㏊ 소실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측백나무 자생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천연기념물 ‘안동 구리 측백나무 숲’에서는 숲 0.1㏊가 소실됐고 명승으로 지정된 ‘안동 백운정 및 개호송 숲 일원’ 일대에서도 일부 피해가 발생했다. 400년 수령의 ‘장수나무’ 영양 답곡리 만지송은 관계자들이 피해 확인에 나선 상태다. ●현존 최고 목조건물 봉정사 보호 조치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국가유산 15건(보물 2건, 명승 3건, 천연기념물 3건, 국가민속문화유산 3건, 시도지정 4건)이 피해를 보았다. 국가유산청은 현장에 750명을 동원해 주요 사찰 등의 유물을 보호·이송 조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존 최고(最古)의 목조건물로 꼽히는 안동 봉정사를 비롯해 영주 부석사 등의 주요 유물 15건(보물 10건, 시도유산 5건)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영주 소수박물관, 예천박물관 등으로 옮겨진 상태다.
  • 천년고찰 고운사 ‘불마귀 재앙’ 전후 모습…잿더미 된 보물 [포착]

    천년고찰 고운사 ‘불마귀 재앙’ 전후 모습…잿더미 된 보물 [포착]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천년고찰’ 고운사를 집어삼키면서, 보물로 지정된 건축물도 모두 잿더미가 됐다. 제 모습을 찾기 어려울 만큼 피해가 큰 상태라 보물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의성 고운사는 전체 건물 30동 중 9동만 양호하고 보물인 연수전, 가운루 등 나머지는 전소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26일 밝혔다. 이날 공개된 현장을 보면 두 건물 모두 처참한 상태다. 2020년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은 조선시대 영조(재위 1724∼1776)와 고종(재위 1863∼1907)이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기로소는 70세가 넘는 정이품 이상의 문관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다. 단청과 벽화 수준이 뛰어난 데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도상이 남아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화마가 휩쓸고 간 후 연수전은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토석(土石) 담장만 남은 상태다. 연수전이 있었던 자리에는 거센 불길을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린 듯한 기와만 쌓여 있다. 조선시대 사찰 안에 지은 기로소 건물로는 유일한 흔적이 사라진 셈이다. 계곡을 가로질러 지어진 가운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가운루는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로 1668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중·후기에 성행했던 건축양식이 잘 남아있는 독특한 사찰 누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 보물이 됐지만, 불과 8개월 만에 화마가 덮쳤다. 대한불교조계종 측은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고운사의 가운루, 연수전, 극락전 등 주요 전각이 전소됐고 일주문, 천왕문 등 일부 전각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두 건물이 사실상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큰 피해를 보면서 보물로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연수전은 2020년, 가운루는 2024년 각각 보물이 됐다. 보물 지정됐다 화재로 해제된 사례 3건“정확한 피해 현황 보고 판단” 현행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약칭 문화유산법)에 따르면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가치를 상실하면 지정이 해제될 수 있다. 2005년 4월 낙산사에서 발생한 산불로 녹아내린 동종이 대표적이다. 낙산사 동종은 1469년 예종(재위 1468∼1469)이 아버지인 세조(재위 1455∼1468)를 위해 낙산사에 보시한 종으로 한국 종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2005년 낙산사 일대를 덮친 산불에 사찰이 전소되면서 완전히 소실됐고, 문화유산위원회(당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해 7월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건축물도 화재로 지정이 해제된 사례가 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보, 보물 등으로 지정된 건축물 가운데 화재로 큰 피해가 발생해 지정이 해제된 사례는 총 3건이다. 전북 김제 금산사의 대적광전은 1986년 12월 화재로 타 이듬해인 1987년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현재 금산사에 있는 건물은 1994년 복원한 것이다. 전남 화순군 쌍봉사 대웅전은 1984년 4월 발생한 불로 소실돼 보물 목록에서 빠졌고, 경남 하동 쌍계사 적묵당은 1968년 2월 화재로 소실돼 그해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적묵당은 이후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화재로 소실돼 보물 지정이 해제된 3건은 수십년 전 일”이라며 “현재 상황과 단순히 비교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 현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뉴욕코리아센터 도서관 세계 3대 디자인상 수상

    뉴욕코리아센터 도서관 세계 3대 디자인상 수상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에서 개원한 ‘뉴욕코리아센터 도서관’이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독일의 ‘2025 아이에프(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실내인테리어 부문 공공인테리어 분야 본상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뉴욕코리아센터 3층에 위치한 도서관은 한옥의 가구(소재를 서로 짜 맞추어서 조립하는 구조)식 구조와 단청을 모티브로 서가를 디자인해 한국 전통 건축의 자연주의를 현대적 공간에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역사, 사회, 문화를 포함한 국내외 도서, 정기 간행물, 멀티미디어 자료 등 1만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시상식은 다음 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극장에서 열린다.
  • 종로구, 공예 장인과 손잡고 청소년 전통문화 체험

    종로구, 공예 장인과 손잡고 청소년 전통문화 체험

    서울 종로구가 내달부터 12월까지 북촌 공예 장인과 손잡고 청소년 1100여 명에게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종로구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특화 프로그램은 관내 소재한 공방 및 장인과 협업해 진행된다. 청소년들이 한문화의 아름다움, 우수성을 체험하고 전통과 미래를 잇는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뒷받침하려는 취지다. 올해는 참여를 희망하는 초등학교 4곳, 중학교 8곳, 고등학교 1곳 등 모두 13개교와 함께한다. 학교 수업과 연계한 다례, 단청, 매듭, 목공예, 천연염색, 한복, 한지 총 7개의 전통문화 체험으로 꾸몄다. 구는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다식 체험과 보석함, 젓가락 만들기 등을 즐기며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경험하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개교 800명 학생들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는 대상 학교와 참여자 수를 대폭 늘렸다. 또 전통공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진로 설계에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연령대별로 맞춤형 수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교과 과정과 연계해 지역 특화산업인 전통공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한문화 활성화와 청소년의 미래 설계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 용도에 따른 다양한 공공건축[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용도에 따른 다양한 공공건축[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잡록집 ‘용재총화’를 쓴 성현은 조선 세조 대에 태어나 성종과 연산군 대에 활동하며 공조·예조판서 등을 역임했던 당대의 풍류객이었다. 그는 자신이 만났던 사람과 풍경 그리고 당시 사회의 모습을 마치 옆에서 수다를 떨 듯 재미있고 방대하게 엮어 놓았다. 자세한 기록이 드문 한양의 관청과 그 공간에 관한 내용도 담겨 있는데 특히 예조 청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예조는 광화문 쪽을 봤을 때 서쪽에 있는 정부서울청사 자리였다고 한다. “육조에서 예조가 가장 아름답다 하겠다. 비록 큰일을 만나면 몹시 바빠서 틈이 없으나 일이 끝나면 항상 한가로웠다. 일본, 여진의 사신을 접대할 때는 당상관 세 사람이 모두 무늬 있는 예복을 입었고, 예빈시는 연회를 베풀었으며, 악관들은 연주를 했다.” 예조 청사가 화려했던 것은 군무를 통할하는 삼군부 터였기 때문이다. 조선 초 정도전이 “정부와 군부는 일체”라며 광화문 동쪽 의정부에 비할 만큼 만들다 보니 다른 관부보다 웅장해진 것이다. 이후 삼군부를 폐지하고 중추원을 뒀다가 오례를 관장하고 다른 나라의 사신을 접대하는 곳으로서의 임무가 중하다고 해서 예조로 바꿨다. 서울 옛 지도를 보면 광화문 앞 큰길 좌우로 의정부, 예조, 형조 등 정부 관리들의 집무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의금부는 종로1가에 있었고 대궐에서 쓰는 여러 가지 식품, 직조와 연회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내자시는 내자동에, 왕실의 쌀·베·잡화 및 노비 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던 내수사는 내수동에, 정치 문제에 관해 논하는 언론기관의 역할을 담당하던 사간원은 사간동에 있었다. 즉, 지금 동네의 이름이 당시 있었던 관청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관청 자리는 시대별로 변화한다. 가령 도화서는 지금의 조계사 근처에 있다가 왕실에 건물을 내주며 을지로1가 페럼타워 자리로 옮겼음을 시대가 다른 지도를 비교하며 알게 된다. 서울은 그렇게 관청이 사대문 안에 두루 펼쳐져 있었는데 지방의 경우는 어땠을까. 사극에서는 동헌에 고을 수령이 앉아 있고 그 주변에서 이방·호방 등이 조아리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방영한 ‘옥씨부인전’에서는 지금의 변호사 격인 외지부라는 생소한 직함이 등장해 관찰사 앞에서 현감의 잘못을 따지거나 억울한 백성을 위해 법 조항을 들며 적극적인 변호를 하는 모습이 나와 무척 인기를 끌기도 했다. 조선은 군현제도에 입각해 전국을 8도로 나누고 그 밑에 부·대도호부·목·도호부·군·현 등을 구성했다. 관찰사가 집무하던 관아를 ‘감영’으로, 목사·부사·군수·현령·현감 등 크고 작은 각 읍의 수령이 근무하던 관아를 ‘동헌’으로 불렀다. 각 관아에는 객사라는 숙박시설도 따로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중앙에서 파견된 사신들이 이용하던 것이었다. 객사는 본전에 왕을 상징하는 ‘전’(殿)이나 ‘궐’(闕) 같은 글자를 두고 정기적으로 궁궐을 향해 절하는 망궐례 의식을 거행하는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했다. 강릉은 도호부가 설치됐던 유서 깊은 도시다. 영동 지역의 중심이었고 향교와 많은 시설 등이 있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제 모습이 남은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강릉 ‘임영관 삼문’(객사문)은 강릉 객사로 들어가는 문이다. 배흘림기둥과 주심포 형식이 웅장하며 전국에 몇 남지 않은 고려 시대 건축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유적이다. 예전 객사와 동헌 등을 복원하며 새롭게 단장된 건물들 사이에서 그간의 풍상을 지그시 눈을 감고 회상하는 현자 같은 느낌을 준다. 그 앞 도로변에는 ‘칠사당’이라는 건물이 있다. 지방 수령의 업무 공간인데 우리가 아는 동헌과는 좀 다르다. 복원된 동헌은 대외적인 행사와 재판 등을 관장하던 외동헌이라 볼 수 있는데, 칠사당은 평소 일반적 행정업무를 수행하던 장소다. ‘칠사’란 지방 수령이 수행해야 할 일곱 가지 업무를 말한다. 얼마 전 칠사당과 객사문을 보기 위해 강릉에 다녀왔다. 새로 복원해 찌르는 듯한 단청의 색조를 띠고 있는 영역을 지나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담인 방화장으로 행랑이 길게 이어지는 대갓집 같은 느낌의 솟을대문에 들어섰다. 커다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나란히 서 있었고 높게 솟은 누마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하부가 드러나는 필로티 형식의 누마루는 정면 한 칸의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대문과의 거리가 가까워서인지 장대한 느낌이 들었고, 기둥을 받치고 있는 원형 주초석과 기둥은 불끈 일어선 동물의 발처럼 강인해 보였다. 건물은 누마루 뒤편에 온돌방이 있고 옆으로 3칸의 마루, 3칸의 방으로 구성된 정면 7칸, 측면 4칸의 단순한 구조다. 이 건물에 근엄함을 주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면 대청마루와 그 옆으로 붙은 방들을 툇마루가 묶어 주고 그 앞으로 한 켜의 회랑공간을 더 내단 것이다. 회랑은 단순한 공간에 깊이를 준다. 누마루라는 수직의 요소에 회랑이라는 수평의 요소를 한 겹 붙이면서 칠사당은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민의를 수렴하는 공적인 공간이 가지는 엄정한 자세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보는 이를 압도하기 위한 권위만 앞세우며 자꾸만 규모를 키우는 현실의 관청들을 새삼 돌아보게 만드는 건축이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경복궁 흥복전 고운 단청 입는다…외국 사신 접견하던 공간

    경복궁 흥복전 고운 단청 입는다…외국 사신 접견하던 공간

    2018년 복원됐지만, 채색되지 않은 채 있던 경복궁 흥복전이 고운 단청을 입을 예정이다. 2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궁능유적본부는 최근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궁능문화유산 분과 회의에서 흥복전 권역 단청 복원공사 계획을 보고했다. 흥복전은 고종(재위 1868~1907)대에 경복궁을 다시 지으며 건립한 전각으로 이곳에서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외국에서 온 사신을 접견했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흥복은 복을 일으킨다는 뜻이 있으나, 일제강점기에 철거됐다. 2018년 동행각과 서행각, 북행각 등으로 구성된 권역은 복원했지만, 단청은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다. 궁능유적본부는 이르면 오는 4월부터 단청 복원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주요 문헌을 토대로 전통 단청 설계를 마쳤고 전문가 자문도 거쳤다. 전문가들은 단청 시공 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것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목재가 충분히 건조됐다고 판단되는 만큼 부재를 보호하기 위해 단청 복원 공사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 뱀, 어디까지 봄?… 전시장에 똬리 튼 푸른 희망 에너지

    뱀, 어디까지 봄?… 전시장에 똬리 튼 푸른 희망 에너지

    을사년을 맞아 뱀과 관련한 다채로운 전시도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 각국 뱀 관련 유물전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3월 3일까지 특별전 ‘만사형통’(萬巳亨通)을 연다. 이 전시는 뱀에 대한 인간의 복합적인 인식이 담긴 전 세계의 민속문화를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아프리카 바가족의 신줏단지, 스리랑카 지역의 뱀 조각 가면, 멕시코 아스테카 문명의 캘린더 스톤 등 각국의 뱀 관련 민속 유물을 만날 수 있다. ‘1000개의 얼굴’을 가진 채 문화 상징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온 뱀과 관련된 각종 유물들이 무척 흥미롭다. 십이지신 중 하나인 뱀의 모습이 담긴 그림, 우표, 공예품에서는 지혜를 상징했던 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어리석은 인간에게 경고하거나 벌을 주는 존재로서의 뱀도 똬리를 틀고 있다. ‘시왕도’(十王圖), ‘게발도’(揭鉢圖) 같은 그림에서는 뱀에게 심판받는 인간의 모습이 보인다. 향으로 뱀을 쫓았던 옛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향갑 노리개’, 불을 붙여 뱀을 쫓았던 ‘미심’ 등의 생활용품에서는 선조의 지혜도 엿볼 수 있다. 인간은 땅속과 땅 위를 오가는 뱀을 보며 이승과 저승의 서로 다른 두 세상을 오가는 신비로운 존재라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샤먼이 의례에 사용했던 숟가락, 북 손잡이, 지팡이 등에선 조각된 뱀을 찾을 수 있다. 한편으로 허물을 벗으며 성장하고, 한 번에 여러 개의 알을 낳는 뱀은 생명력과 풍요로움을 상징했다. 풍요 기원 의례에서 사용했던 가면, 공예품 등에서 뱀을 찾을 수 있는 이유다. ●전통 회화로 만나는 뱀의 ‘청사진’ 국가유산청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오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라메르에서 학생 41명과 교수진이 전통 기법과 재료를 바탕으로 창조한 전통 회화를 선보인 기획전시 ‘청사진’(靑巳進)을 연다. 전통 놀이인 윷놀이를 푸른 뱀을 감은 현무와 전통 문양인 단청으로 장식한 이수영의 ‘보드게임’, 벚나무를 휘감고 있는 푸른 뱀과 나무의 조합으로 번영과 재생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하현주의 ‘청사초롱’, 서산 개심사 영산회괘불탱을 모사한 ‘영산회괘불도’, 탑을 돌던 뱀이 비구니에게 들켜 인간이 되지 못하자, 미안함을 느낀 비구니가 뱀을 돌보며 일생을 함께했다는 천년고찰 비암사의 설화를 재구성한 최지원의 ‘비암’ 등 50여점이 소개된다. ●8개국 63명 만화가들의 푸른뱀 카툰전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은 3월 2일까지 신년 카툰전 ‘청사(靑蛇), 초롱초롱’을 연다. 8개국 63명의 만화가가 참여해 생명력과 지혜, 변화를 상징하는 푸른 뱀을 주제로 희망찬 에너지를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참여 작가들은 뱀의 매끄러운 곡선과 예리한 시선, 푸른 빛에서 느껴지는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에너지를 작품에 담았다. 이미정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박물관팀장은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된 푸른 뱀 이야기를 통해 힘찬 기운을 느끼고 을사년 새해에는 초롱초롱 빛나는 일만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2025년 푸른 뱀의 해 기념” 아영FBC, 디아블로 ‘청사 에디션’ 선봬

    “2025년 푸른 뱀의 해 기념” 아영FBC, 디아블로 ‘청사 에디션’ 선봬

    지혜·변화 염원 담아 한국에서만 단독 출시전통적 요소 녹인 디지털 영상 캠페인 공개 아영FBC가 2025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국민 와인 디아블로 ‘청사 에디션’을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청사 에디션은 2021년 한국에서만 만들어진 전용 스페셜 에디션 ‘도깨비 에디션’과 2024년 청룡의 해를 기념한 ‘청룡 에디션’에 이어 선보이는 세 번째 스페셜 에디션이다. ‘와인창고를 지키는 악마’ 전설을 모티브로 한국 특유의 전통 풍속인 십이간지와 연결해 기획했다는 게 아영FBC의 설명이다. 푸른 뱀이 상징하는 지혜와 변화를 주제로 기획된 청사 에디션은 병 디자인부터 특별하게 만들었다. 궁궐 단청 문양을 배경으로 도깨비의 얼굴과 푸른 뱀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십이간지와 전통 수호신 도깨비를 활용해 한국적인 요소를 넣었을 뿐만 아니라 디아블로 와인 고유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와인 한 병으로 신년의 덕담과 행운을 기원하는 선물용으로 추천된다. 청사 에디션은 칠레 센트럴 밸리의 최상급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로 만들었다. 아영FBC 관계자는 “풍부한 체리, 자두, 블랙 커런트의 아로마와 은은한 토스트, 커피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입안에서는 잘 익은 산딸기와 자두의 풍미가 부드러운 타닌과 함께 긴 여운을 남긴다”면서 “특히 스테이크나 치즈 같은 서양 요리뿐 아니라 불고기, 떡갈비, 잡채, 전 등의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영FBC는 청사 에디션 출시와 함께 디지털 영상 캠페인을 선보인다. 캠페인은 푸른 뱀 도깨비가 디아블로 와인을 신묘한 재주로 청사 에디션으로 변신시키며 도깨비와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잔치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칠레 문화인 와인과 한국의 전통문화인 수호신 도깨비, 십이간지 동물들이 만난 것처럼 캠페인 또한 현대적인 연출과 전통적인 요소를 조화롭게 녹여냈다고 한다. 아영FBC 관계자는 “디아블로의 청사 에디션은 단순히 와인을 넘어 한국 전통문화와 글로벌 와인 브랜드가 만나 탄생한 특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디아블로 와인만의 차별화한 스토리텔링으로 더욱 많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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