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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對北제재조치 이후] “천안함 근본원인은 강경 대북정책”

    미국의 대북전문가 가운데 대북 햇볕정책을 지지해온 인사들이 천안함 사태의 근본원인으로 이명박 정부의 강경 대북정책을 지목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미합동 해상훈련계획에 대해서도 한반도 안보위기만 높인다고 비판하는 기고와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대표적인 인사들은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그램 국장, 마이크 치노이 전 CNN 아시아 담당 수석기자 등이다. 이들은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해 고위당국자들과 대화를 해본 경험이 있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의 강경 대북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고위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면담한 한반도 전문가 해리슨 국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공영라디오방송(NPR)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가 대북 강경정책을 바꾼다면 북한도 호전적인 자세를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한·미 해상합동훈련 실시 결정에 대해 “큰 잘못”이라면서 “북한은 이를 매우 도발적인 행동으로 간주하고 응전 방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초 평양을 방문했던 시걸 국장도 최근 “제재가 북한을 협상테이블에서 더욱 고분고분하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6자회담 재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 ▲5메가와트 원자로의 연료봉 제거라는 3가지 조건을 전제로 지난해 채택된 대북결의 1874호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베이징 특파원 시절 북한을 14차례 방문했던 치노이 전 수석기자는 26일 격주간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 틀을 일방적으로 다시 쓰려 한 것이 천안함 사건으로 귀결되는 새로운 긴장 사이클의 시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을 단죄하자고 주장하긴 쉽지만 과거 북한의 행동에 비춰보면 압박과 강제는 막다른 골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검찰 개혁, 포퓰리즘을 경계한다/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 개혁, 포퓰리즘을 경계한다/이기철 사회부 차장

    부산발 ‘스폰서 검사’ 의혹으로 검찰의 권위와 위신이 끝없이 추락했다. 의혹 자체만으로도 ‘공익의 대표자’로 불려온 검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배반당했다. 아무리 어려운 시험을 뚫고 임용됐어도, 황금색 검찰 배지가 아무리 찬란하게 빛나도,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겠다.’는 검사선서가 아무리 울컥해도, 며칠씩 날밤을 새우며 초췌한 얼굴로 수사에 아무리 매달렸어도 국민적 상실감은 보상받을 수가 없다. 검사의 명예와 사명을 술 몇 잔, 밥 몇 그릇과 바꿔 먹으리라고는 젊은 검사 대부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선배 검사들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나 그들의 믿음은 배신당했다. 간부급 선배 검사들은 그간 후배들에게 입버릇처럼 “처신 잘하라.”고 되뇌어 왔다. 젊은 검사들은 검찰 전체가 매도당하는 데 얼굴을 들지 못한다. 그래도 그들의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야 국가의 미래가 밝다. 강직하고 패기가 살아 있는 검사들은 당당히 고개를 들고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를 내라. 검찰을 모든 악의 근원처럼 몰아붙이는 것도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검찰 수장은 매몰차야 한다. 내부 비리는 무자비하고 몰인정하다고 할 정도로 잘라내야 한다. 일벌백계로, 열린 자세로 비난의 화살을 감내해야 한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애정과 기대가 살아 있기 때문에 오는 화살이다. 검찰은 이참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 논의 중인 검찰개혁 방안이 백가쟁명식이다. 진정성 없이 6·2 지방선거와 맞물린 포퓰리즘적 발상도 적지 않다. 실례로 정치권은 툭하면 주장하는 특별검사제를 이번에도 들이댔다. 지금까지 파업유도 발언, 옷 로비 등 8차례 특검이 실시됐다. 기존의 수사결과를 뒤엎을 정도의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특검 원조 미국은 1978년 10월 도입했던 특검제를 20년 만인 1999년 폐기했다. 권한남용과 예산낭비, 비효율적 수사 등의 문제 때문이었다. 대표적으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부동산 사기사건에서 출발한 특검을 들 수 있다. 케네스 스타 특검은 사기사건 수사가 부진하자 결국 1998년 9월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파헤쳤다. 스타 특검은 5년간 4000만달러를 썼지만 무용론을 촉발시켰다. 실패가 입증된 특검을 상설화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또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를 창설하자는 법안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됐다. 취지는 그럴듯하다. 대통령의 친·인척, 차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판·검사 등의 비리를 척결하자는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고비처는 입법부·사법부·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된 기관으로 수사권과 기소권도 부여된다. 고비처장과 이를 맡은 검사는 대법원장이 추천하고,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고비처장은 국무회의 및 국회 출석 발언권과 국무회의에 의안제출 권한도 부여돼 있다. 검찰과의 상호 경쟁으로 견제 작용을 할 것이라는 게 주요 주장이다. 하지만 뜯어보면 문제점들이 제법 발견된다. 고비처장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핵심 권한을 보유한다. 기존의 3부 외에 고비처는 ‘제4부’에 해당한다. 이는 삼권분립을 채택한 우리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시비에 시달릴 우려가 높다. 위헌 논란에 휘말리면 제대로 작동되기 어렵다. 프랑스의 법무부 산하 부패방지위원회에 부여된 조사권 규정은 “개인의 자유와 소유권을 부당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1993년 자국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결정을 받았다. 사회적 계층에 따라 수사를 차별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 소지도 있다. 그렇다고 검찰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현재 검찰의 문제점은 피의사실공표죄를 비롯한 내부 비리를 단죄하지 못하고,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소신껏 수사하지 못하는 데 있다. 열린 자세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해결하려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때다. chuli@seoul.co.kr
  • 난교파티 주최자가 ‘대학교수’ 中 발칵

    대학교수가 난교파티를 주최한 사실이 드러나 중국 교수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난징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인 마 야오하이(53)는 자신의 아파트 등지에서 섹스파티를 주최한 혐의로 지난해 체포됐다. 남녀 21명과 함께 법정에 선 마 교수는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나는 사회적 규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내 집에서 아주 개인적인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강력하게 결백을 주장했으나 마 교수는 피고인 중 유일하게 3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나머지가 보호관찰에 그치자 마 교수의 변호인은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마 교수는 선고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어겼다는 ‘난교 금지법’은 정말 웃기기 짝이 없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도 강요를 한 적도 없다.”고 비판하면서 “그런데 내가 왜 다른 사람들의 기준으로 단죄돼야 하는가.”라고 억울해 했다.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두 차례 결혼생활에 실패한 그는 마지막 이혼을 한 해인 2003년 난교 파티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2007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개설해 회원을 모았다. 까다로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회원 200명을 모집한 마 교수는 2007년부터 2년 간 35차례 오프라인 만남을 주최했다. 섹스 파티는 종종 그의 아파트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회원들은 모두 성인이었으며 회사원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교수 사회는 대학교수가 난교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하고 있으며, 교육자의 자질을 묻는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그러나 경제발전과 함께 성문화가 급격하게 개방되는 추세인 중국에서 마 교수의 사건은 처벌의 대상이 아닌 개인적인 문제라는 공감의 시각도 만만찮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법원 판결사례로 본 선거법 유·무죄

    법원 판결사례로 본 선거법 유·무죄

    공직선거법은 조항만 279개에 달하고 그 내용도 모호하고 포괄적이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법원의 다양한 판결은 그래서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고 6·2 지방선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된다. ●온라인 비방글 NO 대법원은 2005년 1월 온라인 글과 관련한 대표 판례를 세웠다. 회사원 A씨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개인 홈페이지에 ‘독재자, 살인자의 딸’ 등의 글을 16차례나 올렸다가 기소된 사건이었다. 당시 항소심(2심) 재판부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게시하는 행위를 탈법이라고 해석·적용하게 된다면 국민들은 홈페이지를 통한 정치적 의견 개진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박 전 대표를 반대하는 내용의 문서를 게시한 것으로 보고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특히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문서 게재를 금지하는 선거법 조항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글 퍼나르기 NO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을 퍼 나르는 것도 법원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지지하던 주부 B씨는 2003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 신문사 온라인 게시판에 열린우리당 등을 비난하는 글을 5건 올렸다가 기소됐다. 이 중 4건은 B씨가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글을 퍼 나른 것이었다. 2심 재판부는 이 점을 감안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B씨가 자신의 행동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며 항소심 판결을 파기했다. ●스마트폰 대량 문자 NO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적으로 허용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선거운동은 법원이 단죄한다는 대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2008년 총선에 출마했던 C씨는 스마트폰의 문자메시지 발송프로그램을 통해 모두 4만 2743건의 메시지를 발송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이씨의 행위가 선거법 제109조 1항 단서가 말하는 ‘컴퓨터를 이용, 자동 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를 통해 선거운동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불법 우편물 발송 안 되면 YES 선거 활동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경우도 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불법 우편물을 유권자에게 발송하려고 우체국에 맡겼더라도 실제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D씨는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충남 아산시 선거구의 부재자 신고자 492명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우편물을 발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아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포착, 우체국에 우송 중지 요청을 하고 압류하는 바람에 실제로 배달되지는 않았다. 이 사건을 맡은 1·2심과 대법원 재판부는 “선거법이 금지하는 ‘배부행위’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부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우편물이 발송중지됨에 따라 선거권자에게 전달되지 않은 만큼 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지인에게 보낸 문자 YES 대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의 유세일정을 문자메시지로 자신이 아는 몇몇 사람에게 알려준 경찰 공무원에 대해서도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경남 통영경찰서 정보계에 근무하던 E씨는 2007년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가 통영지역에 선거 유세차 방문한다는 내용의 일정 및 장소 등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자신이 담당하는 단체의 대표 등에게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등 재판부는 “E씨가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대상은 불특정 다수의 일반 선거구민이 아니라 정보활동을 담당하던 단체의 대표나 구성원에 한정됐다.”며 ‘선거운동’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사례 중심 공직선거법 해설’의 저자 심원철 변호사는 “유권자는 후보자뿐 아니라 후보 캠프와 관련 있는 사람 또는 가족과 관계된 법인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을 경우에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여성영화제, 8일 ‘팡파르’.. 슬로건은 “우정·환대·모성”

    여성영화제, 8일 ‘팡파르’.. 슬로건은 “우정·환대·모성”

    ‘여성 영화인의 축제’인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이하 여성영화제)가 8일 오후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12번째 개막을 선언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여성영화제는 배우 추상미의 사회와 장필화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으로 화려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개막식에는 영화배우 안성기와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박찬옥 감독, 아시아단편영화 부문 심사위원인 니아 디나타 인도네시아 감독 등 국내외 영화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혜경 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12회 여성영화제는 도쿄국제여성영화제 등 아시아 각국에서 열리는 여성영화제들의 네트워크인 ‘아시아여성영화제 연대’를 출범시켰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또 현장 영화인들과 연계를 위한 ‘피치앤캐치’를 출범시켜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서도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로 열리는 여성영화제는 올해의 슬로건으로 ‘우정과 환대’를 내세웠다. 이에 상응하는 전 세계 27개국dml 장편영화 43편과 단편영화 59편 등 총 102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여성영화제는 올해의 쟁점으로 ‘모성’을 선정했다. 이에 맞춰 개막작을 수잔네 슈나이더 감독의 ‘다가올 그날’로 선정됐다. ‘다가올 그날’은 지하 테러리스트로 활동하며 무고한 희생자를 만든 생모를 단죄하려는 여성의 이야기로 모성과 정치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슈나이더 감독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여성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관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번 여성영화제에서는 ‘쟁점’, ‘새로운 물결’, ‘오픈 시네마’ 등 총 10개 부문에 걸쳐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된다. 국내외 유명 여성 감독들의 신작을 만나는 ‘새로운 물결’에서는 이선균과 서우가 주연하고 박찬옥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파주’를 비롯, 총 27편의 영화가 시선을 끈다. 또 ‘새로운 물결’ 섹션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 등 남성 감독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여성영화를 상영한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여성영화의 현주소를 담은 ‘아시아 스펙트럼: 인도네시아, 포스트 98’, 영화와 비디오아트의 융합을 보여주는 ‘트랜스미디어스케이프’, 성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퀴어 레인보우: 세대공감’ 등 다른 영화제에서는 만나기 힘든 섹션도 마련돼 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부문인 ‘아시아 단편경선’에는 현대 여성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을 다룬 19편의 단편영화들이 메리케이 최우수상과 우수상, 관객상을 놓고 경쟁한다. 수상작은 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한편 제12회 여성영화제는 8일부터 15일까지 8일 동안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현성준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0억이상 상습 관세체납 25명 명단 공개

    관세청은 5일 관세 고액·상습 체납자 25명의 명단과 상세내역을 6일부터 관보와 홈페이지(www.customs.go.kr), 세관 게시판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체납자는 관세 등 10억원 이상을 납부기한 경과 후 2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법인(10명)과 개인(15명)으로 총 체납액은 808억원에 이른다. 1인당 평균 체납액은 32억 3000만원에 달했다. 관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명단공개 예정대상자 26명을 대상으로 납부와 소명기회를 제공하는 등 심의에 착수해 지속적으로 체납액을 납부한 1명은 공개대상에서 제외했다. 고액 체납자들은 납부 회피를 위해 폐업하거나 본인 명의 재산이 없어 강제 징수가 불가능하다. 법인 최다 체납자는 선박류 유류 부정환급으로 83억원이 부과된 P씨로 나타났고, 개인으로는 B씨가 13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에 명단을 전달하는 한편 악덕 체납자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등의 조치도 이뤄진다. 또 해외에서 입국시 전수조사를 벌인다. 관세청은 체납자의 은닉 현금·예산·주식 등 유·무형 재산을 신고할 경우 최고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법에서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다 했다.”면서 “명단공개는 체납자에 대한 단죄 및 체납발생을 억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주말 데이트]13년간 사형제 폐지운동 벌인 ‘사형수들의 벗’ 이영우 신부

    [주말 데이트]13년간 사형제 폐지운동 벌인 ‘사형수들의 벗’ 이영우 신부

    성전으로 찾아간 예수에게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간음하다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묻는다. “모세의 율법에서는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고 하였는데 어떡합니까.” 예수 가라사대,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복음 8장 1~11절) 이 구절은 사형제도의 타당성에 대해 묻는 대표적인 성경 말씀이다. 국내 사형수는 현재 57명. 모두가 이들을 손가락질하며 “돌로 쳐 죽이라.”고 외칠 때,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곁에서 함께 기도를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사형수들의 벗’ 이영우(47) 신부다.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장으로서 13년 동안 교정(矯正) 사목에 몸담아왔다. 최근 서울 삼선동 ‘빛의 사람들’ 사무실에서 만난 이 신부는 성경의 간음 구절을 두고 “여인이 그 상황까지 간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무작정 여인을 단죄하기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라고 해석을 붙인다. 사형폐지소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그는 최근 ‘김길태 사건’ 이후 발걸음이 더 바빠졌다. 이런 흉악범죄가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다시 고개를 드는 ‘사형 옹호론’ 때문이다. 각종 회의석상에 뛰어다니며 사형 폐지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사실 누구도 그런 사건이 일어나길 바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형벌을 강화하고 또 사형을 집행한다고 해서 흉악범죄가 절대 안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장기적 시각에서 볼 때 사형제를 옹호하는 풍토와 교육이 오히려 흉악범을 만든다고 했다. 사람이 사람을 처단하는 문화 속에서는 생명 존중 풍토가 깊이 뿌리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사형 폐지 운동은 사형수 몇 명 살리는 게 아니라 ‘죽임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는 생명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이 신부는 흉악범죄에 대해 “범죄가 생기는 원인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범죄의 유혹에 쉽게 노출되는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할 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 결국 일이 벌어진 뒤 돌만 던지는 것은 아무런 해결책이 안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사형같은 극단적 제도가 아니라 ‘사람 중심의 사고’, ‘사회안전망’의 구비가 더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특히 출소자들의 재활을 위한 사회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이 신부는 말한다. 그는 “교도소 격리 등으로 자존감이 약화되고 사회 적응도도 떨어진 사람들은 극도로 억눌린 욕구를 정상적으로 분출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다시 범죄의 늪에 빠진다.”고 했다. 그가 12일부터 다섯 번째 진행하는 ‘기쁨과 희망 창업교육’도 그런 의도다. 출소자들을 대상으로 창업 교육을 하고 자금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한 회당 50명가량이 인성 및 실무 교육을 받는다. 이후 사업계획서를 받아 실사와 면접을 하고, 최고 2000만원까지 자금을 빌려 준다. 재작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교육 이수자가 200여명, 실제 창업자는 51명이다. 이 신부는 교육에서도 준비생들이 ‘자기 자존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자기가 살아야할 이유’를 알아야 창업도 하고 꾸준히 사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신부는 “출소자들이 어렵게 창업을 하고 나서도, 자금 부족, 경험 부족에 자존감 문제까지 겹치면 일을 쉽게 그만 두곤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자연스럽게 신학교에 입학, 1991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처음에는 본당 보좌 신부로 일하며 농촌살리기 운동을 펼쳤다. 그러다 1997년 교정 사목을 맡았다. 처음에는 그도 수감자들을 만날 때 두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출소자들은 물론 사형수들과도 ‘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이 신부는 평소에도 사무실 건물에 위치해 있는 ‘평화의 집’에서 출소들과 함께 생활한다. “그들이나 나나 모두 부족하긴 마찬가지”라는 그는 “13년 동안이나 동분서주했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올해 서울대교구 교정사목 40주년을 맞아 “큰 병원마다 마음의 치료를 위해 신부, 목사, 스님들이 상주하듯이 교정시설마다 종교인들이 상주하는 체계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교도소는 영혼이 아픈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우수한 교정 인재들과 함께 성직자들이 상담을 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며 그들의 결핍된 사랑을 채워줘야해요. 그래야 큰 병이 낫고 나면 세상에 감사하듯, 출소 이후에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기자수첩] 누가 정선희를 향해 돌을 던지나

    [기자수첩] 누가 정선희를 향해 돌을 던지나

    탤런트 최진영이 29일 허망하게 이승에서의 삶을 마감했다. 누나 최진실이 스스로 목숨을 거둔 뒤 상실감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불과 1년 여 만에 비극적 선택을 한 것. 최진실과 최진영의 잇단 비극에 다시 정선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도대체 이 비극의 마침표는 언제 찍을 수 있을까. 2008년 9월 남편 안재환과 한 달 뒤 절친한 친구 최진실 그리고 최근 최진영 등 지인들을 잇달아 잃은 안타까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선희를 향한 가시 돋친 비난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선희가 진행하는 라디오 게시판과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정선희를 향한 추측성 루머와 인신공격성 비난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남편 사망 뒤 어렵게 재기한 정선희의 방송 하차를 요구하는 등 거센 압박까지 더해지고 있는 것. 불확실한 내용의 글들이 연예인 한 명을 인신공격하는 최근의 양상은 2008년 10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자녀를 두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 최진실이 맞닥뜨렸던 모진 상황과 닮아 있어 더욱 안타깝다. 여기에 언론에 알려진 정선희와 안재환의 시댁식구들과 빚은 각종 갈등과 일련의 주장들은 “남편의 죽음의 또 다른 이유를 알면서도 입을 열지 않는 매정한 며느리”란 가시 돋친 말로 변모해 정선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안재환의 모친이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간암을 얻어 사망한 비극적 사건은 안타깝지만 경찰 조사에서 두 차례나 혐의 없다는 결론을 받은 정선희가 다시 나서 죽음을 둘러싼 음모설을 모두 해명하라고 강요하는 건 그녀에겐 흉기 없는 폭력이나 마찬가지다. 2007년 11월, 인턴기자 명함에 잉크도 채 마르기 전 기자는 정선희와 안재환의 결혼식을 취재한 적이 있다. 당시 “드레스를 많이 졸라맸다.”며 결혼식 날에도 재치를 잃지 않는 정선희의 행복한 모습은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그러나 얼마 뒤 두 사람을 마주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안재환의 빈소였다. 검은색 상복을 입고 영정 사진 앞에서 오열하던 장면을 본 기자는 취재를 마친 뒤에도 한동안 인생의 허망함과 상실감에 말을 잃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도, 한 사람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목격하는 건 대단한 충격이었을 진대 하물며 부인의 충격과 상처는 오죽했을까. 남편과 단짝친구, 친구의 동생까지. 사랑하는 이를 잇달아 잃은 정선희의 고단한 삶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예상할 만 하다. 물론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정선희에 대한 호감은 대중의 선택이다. 그러나 사생활 마저 모두 까발려진 연예인이라도 인생의 밑바닥을 친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진 단편적 사실과 우리가 삶에서 얻은 경험만으로 한 여성의 삶 자체를 평가하거나 단죄하려 드는 건 16세기 유럽에서 이단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던 광기어린 마녀사냥과 무엇이 다를 지 한번쯤 생각 해 봐야 할 것이다. 사진=서울신문 ntn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메드베데프, 테러와의 전면전 선언

    메드베데프, 테러와의 전면전 선언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밤 39명이 숨지고 80명이 부상한 지하철 연쇄 테러현장 가운데 한 곳인 류비얀카역을 방문, “반드시 테러범들을 색출, 섬멸하겠다.”며 테러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했다. 범인들에 대해 “짐승, 그 자체다.”라며 흥분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체첸공화국 등 북캅카스 지역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세력의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특히 수사당국은 자폭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 2구를 확보하는 한편 지하철의 폐쇄회로TV에 찍힌 공범으로 보이는 여성 2명과 남성 1명 등 3명의 신원파악에 나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외무장관회의에 참석, 국제테러조직의 연관성에 대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국경지대에서는 테러 지하조직의 활동이 활발하다.”며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을 겨냥하기도 했다. 앞서 유리 류슈코프 모스크바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여성 자폭테러범 2명이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비상근무령 속에 추가 테러에 대비해 지하철역 및 공항, 철도역 주변 등의 순찰 수위를 높였다. 미국도 러시아 테러가 발생한 직후 뉴욕과 워싱턴 등 주요도시의 지하철에 대한 철저한 보안에 나섰다. 폴 브라운 뉴욕시경 차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뉴욕시내 지하철의 보안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매일 500만명이 이용하는 뉴욕의 지하철에는 평소보다 두배나 많은 경찰력을 배치, 불신검문 등을 실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 각국의 정상 및 지도자들은 러시아에서 일어난 지하철 테러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전화, 위로와 함께 “테러리스트들을 단죄하는 데 러시아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G8 외무장관회의장에서 “전세계가 테러라는 공동의 적과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러시아 당국이 극악무도한 테러범들을 법정에 세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컬럼비아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모스크바가 공격받은 것은 우리 모두가 공격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세관에 16인의 암행어사 떴다

    세관에 ‘저승사자’가 떴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대형 조직범죄와 특수사건 등을 전담 처리할 특수조사과를 최근 서울본부세관 조사국 내에 신설했다. 특수조사과는 관할 구역이나 업무에 제한을 받지 않고 각종 조사와 수사를 벌이게 된다. 1980년대 관세청장의 명을 받아 은밀하게 활동했던 ‘특명반’을 연상케 한다. 특수1·2계와 정보팀 등으로 구성됐고 조사분야 베테랑과 분석전문가 등 16명이 배치됐다. 특수조사과는 대기업 등이 관여된 불법 외환거래 및 재산도피 같은 대형 범죄와 먹거리 등 국민 건강을 해치는 밀수를 찾아내 단죄하는 역할을 한다. 또 공항과 항만 등에 근무하는 유관기관과 관세행정 종사자가 범죄에 연관된 토착비리 등도 처리한다. 대형 범죄는 결과를 내는 데 1년 이상이 소요되는 노력이 필요한데 매년 개인별 성과평가를 받다 보니 일선 세관이나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수법이 첨단·세분화되면서 세관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해졌다. 더 이상 ‘꼬리만 남기고 사라지는 도마뱀’은 없게 하겠다는 의지다. 정보팀도 꾸려졌다. 수사의 시작은 정보획득인데 그간 정보에 대한 관리가 약화됐다는 지적에 따라 전담 조직으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관세청은 향후 본부세관에 정보계를 신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방문진’ 이사장 “큰집서 MBC사장 불러 조인트 까…”

    ‘방문진’ 이사장 “큰집서 MBC사장 불러 조인트 까…”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우룡 이사장이 MBC 인사에 권력기관이 개입했음을 시사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김 이사장은 월간 신동아 4월호와 인터뷰에서 김재철 신임 MBC 사장이 ‘큰집’에 불려가 일명 ‘조인트를 까이면서’ 인사를 하게 됐다고 발언했다.  신동아에 따르면 그는 관계 회사 사장단·임원 인사를 묻는 질문에 “어제(3월 8일)부터 대학살이 시작됐다. 공정방송을 실현하고 무능한 사람을 정리하고, 특정 정권에 빌붙는 사람을 척결한다는 의미에서는 80점 정도는 되는 인사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며 “처음에는 김 사장이 좌파들한테 얼마나 휘둘렸는데. 큰집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 (김 사장이)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김 사장의 선임 이유로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듣는 사람이냐가 첫 번째 기준이었다.”며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 (하니까) 김재철은 (8일 인사에서) 청소부 역할을 한 것이고, (이번 인사로) MBC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리됐다.”고 평가했다.  엄기영 전 사장에 대해서 김 이사장은 “사실 지난 해 8월 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지만 정무적인 판단으로 미룬 것”이라며 “2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고 그때까지도 안 나가면 해임하려고 했다. 어차피 내보내려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 나갔으니 120% 목표 달성한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인터뷰 기사에 대해 방문진은 “뜻을 곡해한 과장한 기사”라며 큰집은 청와대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방문진은 “김 이사장이 인터뷰 과정에서 쓴 ‘큰 집’이란 표현은 취재기자와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사담처럼 지나가는 말로 한 것으로, 방문진 이사회를 비롯한 MBC 관리·감독 조직과 사회 전반적인 여론의 흐름을 의식해 통칭해서 쓴 것”이라고 주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청와대설을 부인했다.  김 사장도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큰집’과 인사 협의했다는 김 이사장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전혀 들어본 적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MBC 노조와 야권은 강력히 반발했다.MBC 노조는 “마침내 MBC를 둘러싼 추악한 커넥션의 전모가 드러났다. 방문진 이사장 김우룡이 청와대와 방문진,김재철이 주고받은 뒷거래의 전말을 뱉어낸 것”이라면서 “청와대는 먼저 누가 김재철 사장의 조인트를 깠는지부터 밝혀라. 행동대장은 물론 이 과정을 총 지휘한 책임자도 밝히고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창조한국당은 18일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MBC 장악 의도를 스스로 밝힌 것”이라며 “뒤늦은 자백이었지만 사실 모든 국민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언론장악 의도를 명확히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MBC 노조가 공개한 문제의 인터뷰 전문  Q. 김재철 사장의 선임 이유는?  A.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문화진흥회와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냐는 겁니다.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이냐는 게 첫 번째 기준이었다는 겁니다.    Q. 그런데 김재철 사장이 임명된 이후 갈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A. 럭비공이 하나 들어와서….    Q. 관계회사 사장단, 임원 인사가 논란을 일으켰는데….  A. 어제(3월 8일)부터 대학살이 시작됐죠. 공정방송을 실현하고 무능한 사람을 정리하고, 특정 정권에 빌붙는 사람을 척결한다는 의미에서는 80점 정도는 되는 인사라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김 사장이 좌파들한테 얼마나 휘둘렸는데. 큰 집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 (김 사장이)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입니다.)    Q. 김 사장이 큰 집에 갔다 왔나요?  A. 큰 집에 들어갈 수 있어? 밖으로 불러내서…. (김 사장이) 좌파들 끌어안고 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번 인사로) MBC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습니다.    Q. 김재철 사장이 청소부?  A.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그러니까 김재철은 청소부 역할을 한 거야. 그 점은 인정을 해야 돼요. 물론 김재철이 안 하려고 했지, 그걸로 (김재철 사장은) 1차적인 소임을 한 거야.    Q. 언제 김 사장에게 그런 뜻을 전했나요?  A. 대체적인 그림은 만나서 그려줬지. 둘만 만난 일은 없지만, 사장으로 선임하자마자 바로 불러서 얘기했어요. 김 사장은 내 면전에서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고.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건 임기가 1년이라는 것이고, 본인이 재선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는 겁니다.    Q. 엄기영 사장의 사퇴는 사실상 예정됐던 일이군요.  A. 내가 사실 지난해 8월 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어요. 하지만 정무적인 판단으로 미룬 겁니다. 전략이었죠. 솔직히 2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어요. 그때까지도 안 나가면 해임하려고 했어요. 어차피 내보내려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 나갔으니 120% 목표 달성한 거죠.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사설] 사형집행 논란보다 교도행정 내실화를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을 계기로 여권에서 사형수에 대한 형 집행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시는 우리 사회가 이번과 같은 비극을 겪지 않도록 하려면 단호한 법 집행으로 흉악범죄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도 복역 중인 57명의 사형수에 대한 형 집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강호순, 조두순에 이어 이번 사건 용의자 김길태가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행각은 예방 차원에서라도 극형으로 단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여론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반인륜 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론이 사형 집행 여부에만 모아져서는 안 된다고 본다. 사형수를 처형하느냐 마느냐를 넘어 더 이상의 김길태가 나오지 않도록 할 방안에 대해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 법 감정은 중시돼야 마땅하나 법 감정이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다. 사형제 폐지여론이 꾸준히 늘어나다가도 흉악범죄가 한번 터지면 돌연 사형제 존치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여론 추세가 이런 법 감정의 유동성을 말해 준다. 사형이 정말 흉악범죄 예방 효과를 지녔는지에 대한 논란이 끝나지 않은 게 현실이기도 하다. 사회 전체의 보다 냉정한 대응이 요구된다. 사형 집행 논란에 앞서 교화행정 전반을 되짚어 보는 일이 시급하다. 김길태만 해도 성폭력 범죄로 두 차례에 걸쳐 12년을 복역했건만 성폭력과 관련해 그 어떤 교정치료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2008년부터 교도소별로 성폭력 범죄자 교정 프로그램을 시행했다지만 김길태는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교도소를 들락거리면서 그의 범죄행각이 더욱 흉포해졌다는 점은 교도행정의 작동에 문제점이 있다는 방증이다. 교정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이번 사건이 없었으리라 단정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그 가능성을 낮췄을 것임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논의의 초점을 교화행정 개혁에 맞추기 바란다. 좀 더 예산을 들여서라도 선진국 수준의 교화 프로그램을 갖춰야 한다. 성범죄자만을 수감하는 교도소를 늘리고, 전문가가 각 성범죄자의 개별 특성을 반영한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펴는 한편 출소 이후에도 꾸준히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성범죄자 인터넷 공개제도의 실효성도 높여야 하며 재범자의 격리기간을 늘리는 쪽으로 법체계도 정비해야 할 것이다.
  • [사설] 흉악범 얼굴공개 법제화로 정리하라

    부산 여학생 살해 사건 피의자인 김길태는 그제 경찰에 압송되면서 마스크나 모자를 눌러쓰지 않은 맨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경찰이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이후 6년만에 처음 흉악 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한 것이다. 인권침해 논란에 밀려 얼굴을 가려주던 경찰이 오죽했으면 그간의 방침을 바꿨을까 싶긴 하다. 하지만 만에 하나 억울한 피해자가 나와서도 안 될 일이다. 흉악범 신상공개로 범죄예방효과는 극대화하되 오남용의 소지가 없도록 요건을 엄정히 하는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 영미권에서는 수사 중 공익상 필요할 때 신상정보를 공개하더라도 별반 문제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피의사실공표죄라는 법조항이 없어도 무죄추정의 원칙이 관행적으로 잘 지켜지기 때문일 게다. 다만 우리 사회는 한번 단죄 분위기에 휩쓸리면 강압적 수사나 돌이키기 어려운 여론재판으로 흐를 개연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피의자의 얼굴 등 신상공개에 신중해야 할 이유다. 그러나 우리는 흉악범의 얼굴 공개를 지지하는 여론이 우세한 사실을 주목하고자 한다. 이런 여론이 성 야수(性野獸)에 대한 일시적 혐오 감정만을 담고 있다고 보진 않는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 차원을 넘어 제2, 제3의 유영철이나 강호순 사건 같은 극악한 범죄를 예방하려는 염원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이번 부산 사건에서는 주효하지 못했지만 피의자 신상공개가 초동수사의 허점을 메우는 순기능도 기대할 법하다. 물론 범죄혐의가 판결로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인권보호의 대의가 훼손돼선 안 될 것이다. 경찰은 지난 2005년 “피의자의 초상권도 인권차원에서 보호돼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한 직무규칙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법적 뒷받침이 모호한 상황에서 그 규칙의 족쇄를 먼저 푼 격이 됐다. 얼굴 공개는 피의자가 자백하거나 충분한 범죄 증거가 확보됐을 때에 국한하는 등 요건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미 피의자 신상공개에 관한 특례조항을 담은 ‘특정강력범죄 처벌특례법’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여야는 처리를 미적대지 말기 바란다.
  •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국제형사재판소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국제형사재판소

    │헤이그 정은주순회특파원│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아홉 살, 열 살짜리 소년을 납치해 2년간 최고의 사격수로 만든다. 그러고는 고향으로 데려가 부모를 직접 총살하고 인육을 먹으라고 한다. 그래야 소년군이 돌아갈 곳이 없어서 반군을 탈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지난해 아프리카 현장을 누비며 반인륜 범죄자를 국제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확신을 얻었다. “주권이나 국경을 초월해 인간이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 그것을 국제사회가 보호해야 하고 ICC가 그 중심에 있다.”고 그는 말했다. ICC는 집단살인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 국제인도법 위반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할 수 있는 상설 국제재판소다. 전쟁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전례가 많았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에 따라 2002년 7월 문을 열었다. 국가 간 사건을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ICJ)와 달리 회원국 110개국이 참가하는 ICC는 개인을 처벌한다. 다만, 관할권은 회원국에서 범죄가 발생했거나 범죄인의 국적이 회원국일 때, 그리고 회원국이 범죄자를 형사소추할 의지가 없을 때만 행사할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소하면 회원국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형량은 최고 30년 유기징역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중국, 중동 국가 등이 가입하지 않은 것을 한계로 지적한다. 특히 현재 다루는 사건이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단 다르푸르 내전 등 아프리카 대륙에 집중되어 있고, 지난해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힘없는 아프리카만 사냥감으로 삼는다.’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송상현 소장은 “콩고·우간다·중앙아프리카는 국가가 수사를 요청했고 수단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것”이라면서 “그루지야, 콜롬비아, 가자지구 등에서 발생한 반인륜 범죄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고발사건 9000여건을 감찰부가 검토 중이다. ejung@seoul.co.kr
  • [지방시대] 행정구역통합 주민의견이 중심돼야/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지방시대] 행정구역통합 주민의견이 중심돼야/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얼마 전 ‘키 180㎝ 이하 남자는 루저(loser)다.’라는 발언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루저의 의미는 단순히 생물학적 열등자, 경쟁력이 없는 패배자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열등자나 소외자로 그 의미가 확장된다. 올 4월 개봉 예정인 미국 영화 ‘루저’는 ‘정부로부터 버림받은 자’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추진 중인 행정구역 개편 과정을 보면서 주민들은 철저하게 루저의 지위로 떨어진 느낌이다. 구역 개편에서 주역이 돼야 할 주민들의 의견과 목소리는 희미한 대신, 정치적 계산으로 무장된 정치인들이 이를 주도하면서 ‘위너(winner)’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자율통합 방식의 구역 개편에서 행정안전부는 통합을 원하는 시·군의 신청을 받은 후 주민 여론조사에서 각각 50% 이상이 찬성할 경우 통합 대상으로 확정하고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다수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은 자신들의 안위를 걱정할 뿐 지역과 주민의 미래를 위해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자신들의 공천권을 쥔 소속 정당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의 눈치살피기에 급급한 분위기였다.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통합 여론조사에서 다수 주민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소속 정당 등을 의식한 나머지 적극 나서지 못했고, 통합 결의에 동참 또는 거부하는 등의 극단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구역 개편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자율통합 대상을 선정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앞두고 자신들의 선거 조직을 동원해 찬성 여론을 큰 폭으로 낮추는 도술을 부렸는가 하면, 선거구 변경을 염려해 이미 선정된 통합 대상에서 해당 지자체를 제외시키는 내공을 과시했다. 심지어 특정 지역의 국회의원은 통합 반대 시위를 부추겼다고 한다. 선진국의 구역 개편에서는 주민이 중심이다. 1995년 대대적인 시정촌 합병을 시작해 2006년까지 3234개의 시정촌을 1821개로 합병한 일본의 경우 지역 주민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위해 통합 여부를 결정했고, 정치인들은 정치적 계산이나 개인적 이해 득실을 이유로 개입하지 않았다. 정치인들은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 혹은 왜곡할 경우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낙선으로 보답받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에도 1994년부터 1998년까지 173개의 카운티와 디스트릭트를 통합하여 100개의 단층 자치단체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1~2곳을 제외하고는 정치인들의 이기적 저항에 의해 무산된 경우는 없었다. 우리나라의 구역 개편에서 주민들은 철저히 소외되거나 버림받은 루저의 지위에 있다. 선거에서 정치인들의 정치적 계산이나 사익추구 행태를 단죄하지 못하는 주민 의식도 문제지만 정치인들의 선진화되지 못한 정치 행태가 더 큰 문제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구역 통합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장막 뒤에서 손을 쓰는 한 투표 참여(유권자의 3분의1) 요건을 채우지 못하거나 반대표가 더 많이 나올 것이고, 결국 주민의 의사는 묻히고 말 것이다. 주민 중심의 구역개편을 가로 막는 요인이다. 정치적 계산이 아닌, 주민과 지역의 미래를 위한 구역 통합이 아쉽기만 하다.
  • 상습 성폭행범 징역22년 중형

    8세 여아를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으로 흉악범에 대한 유기징역 상한선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아동 성폭행범에게 잇따라 중형을 선고하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상철)는 17일 상습적으로 여성을 성폭행해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5)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하고 석방 이후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현행 형법상 유기징역으로 선고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은 가중형량까지 쳐도 최대 25년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흉기를 소지한 채 강간 범행을 저지르고, 상습적으로 강·절도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이 범행에 대한 단죄이자 뉘우치고 참회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노원구 한 주택에 들어가 A(9)양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는 등 200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여성 8명을 잇따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씨줄날줄] 낙태, 불편한 진실/김성호 논설위원

    세상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고통이 적지 않다. 이상을 좇다 보면 현실 삶이 힘들고, 현실에 충실하자면 이상에 대한 저촉이 안타깝다. 한 발짝 물러선 입장에서 이쪽 저쪽을 모두 충족시키라는 ‘솔로몬의 지혜’를 들먹이기 마련. 하지만 세상 사는 이치가 그리 단순한 것일까. 이도 저도 선뜻 택할 수 없는 복잡한 삶은 수수께끼와 같은 난맥의 연속이다. 무시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 때문이다. 낙태도 불편한 진실을 넘지 못하는 이상의 괴리나 다름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아이를 뗀다.’는 의미의 낙태. 조금은 섬뜩한 뉘앙스의 낙태는 고의적 죽음과 생명침해를 깔고 있음을 부인키 어렵다. 함부로 간여할 수 없는 천부의 생명에 가치를 부여하는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에서야 낙태를 인간존엄의 훼손인 살인 단죄로 일관한다. 그런가 하면 낙태 옹호론자들은 여의치 않은 세상살이와 불가항력의 사회적 조건이 아이를 떼게 만든다고 항변한다. 고귀한 생명이며 인간존엄의 이상과 녹록지 않은 현실의 괴리에서 터지는 불협화음이다. 삶의 시작이요 존재가치의 단초인 생명에 가해지는 침해인 낙태는 쉽지 않은 난제임에 틀림없다. 낙태에 반대하는 젊은 의사들의 모임인 ‘프로라이프의사회’가 낙태시술 병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단다. 낙태 근절운동이 정부의 소극 대응 탓에 흐지부지돼 나섰다는 집단의 움직임이다. 특정 종교 이념과 상관없이 산모 건강을 챙기는, 불법시술에 대한 방책이라는 이들의 주장에 ‘현실을 보지 못한 근시안적 처사’라는 항변이 여성계에 거세다. 여의치 않은 피임과 원치 않는 임신 처리, 비정상적 출산에 대한 냉대, 자녀양육의 고통을 아느냐는 목소리들. 태아의 생명 중시에 앞서 현실에서 침해되는 산모의 권리는 왜 보지 못하느냐는 입장들이다. 한 해 평균 34만여건의 낙태가 이어지고 그중 95% 이상이 불법이라는 보건복지부 보고서도 있고 보면 ‘낙태 공화국’의 비아냥이 괜한 건 아닌 듯싶다. 병원수익을 고려한 산부인과의 버젓한 시술이나 저출산 상황에서 낙태 근절에 소극적인 정부를 향한 비난이 공공연하다. 천부의 존엄한 생명가치에 대한 방점과 현실을 촘촘히 보라는 여성들의 인권 외침. ‘뗀다.’는 무시무시한 일방의 살인이 아니라 ‘중단’의 또 다른 권리 영역으로 보라는 주장은 일리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냉엄한 현실, 받아들여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는 솔로몬의 지혜를 더 이상 늦춰선 안 될 것 같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검찰, 자신을 수사하는 게 개혁/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 자신을 수사하는 게 개혁/이기철 사회부 차장

    검사가 과연 한 식구인 검사를 수사해 단죄할 수 있을까? 형식상으로 가능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게 키워드로 떠오른 검찰개혁의 방향이다. 지난해 5월, 엄청난 충격파를 던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된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 수사팀 전원에 대해 ‘죄가 안됨’ 또는 무혐의로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당시 홍만표 수사기획관이 브리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과 노 전 대통령 딸의 미국 주택구입 사실 등이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가 목적이어서 수사의 필요성도 없다고 봐 불기소 처분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내린 결론을 요약하면 범죄 혐의가 일부 발견됐지만 ‘죄가 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법조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비판이 거세다. ‘1억원대 명품시계’ 발언과 같은 피의자의 인격을 모욕적으로 훼손하는 피의사실 공표까지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발표한 날, 모임에서 만났던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국민의 알 권리와 피의자 인권보호의 균형이 전혀 맞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이미 예상했던 결론”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검찰 스스로 법이 규정한 피의사실 공표죄를 쓸모없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형법 제126조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가 그 직무를 통해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른 변호사는 “검찰이 자신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처벌하지 않는다면 피의사실 공표죄는 이미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1억원대 명품시계 건을 누설한 ‘나쁜 빨대’는 찾아내지도 못했다. 검찰은 나쁜 빨대를 찾아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검찰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죄가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검찰의 자의적 설명일 뿐이다. 죄가 되고 안 되고는 검찰이 예단할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가리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검찰이 검찰을 상대로 한 이같은 고소·고발 사건이 2008년 475건이었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158건이었다. 그러나 단 한 건도 기소하지 않았다. 이런 데서 검찰에 대한 불신의 싹이 튼다. 일반인들이 색안경을 쓰고 검찰 수사를 ‘해석’하고, 정치인들은 철저하게 이를 활용한다. 지난 연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꼭 그렇다. 검찰 불신은 일반인에게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검찰 사정을 잘 아는 변호사 역시 대체로 검찰을 믿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선호·우윤근 의원 등의 설문조사 결과, 변호사 76.1%가 검찰 수사관행이 부적절하며, 68.9%는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태도가 비인간적인 경우 많다고 답했다. 검찰도 잘못할 수 있다. 이를 검찰도 인정해야 한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을 닮는다.”는 니체의 말처럼 검찰이 사회의 거악( 巨惡 )과 싸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악을 닮는다. 검찰의 오류를 좀 더 엄정한 시각에서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다. 수사권을 경찰에 나누는 것이나 고위 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을 검찰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다. 검찰은 조직이 아니라 공익의 대표자가 돼야 한다. 수사권을 독점한 검찰이 수사하지 않으면 어떤 기관도 수사할 수가 없다. 또 재판에 부칠지 말지를 결정하는 기소권도 검찰이 독점하고 있다. 지금 한국 검찰은 슈퍼맨과 같은 무소불위의 조직이다. 검찰엔 ‘크립톤’과 같은 약점도 없다. 이러니 암만 포청천 같은 검찰이라도 팔이 안으로 굽듯, 제식구를 감쌀 수밖에 없다. chuli@seoul.co.kr
  • [사설] 이제 친일의 어두운 과거를 물리자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이 어제 발간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장면 전 국무총리, 언론인 장지연, 음악가 안익태·홍난파 등 일제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했다는 4389명이 명단에 올랐다. 근현대사의 가장 민감한 대목인 ‘친일’ 문제를 다룬 것인 만큼 사전이 나오기까지 논란은 격심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설립된 지 18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한 지 8년의 세월이 지났다. 사전 편찬을 위해 7억여원의 국민성금이 모아지는 등 격렬한 반대만큼이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우리는 구체적인 친일행적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과거를 기록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장지연 선생 유족 측은 사전 공개에 앞서 “이름을 빼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모두 기각됐다. 특히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친일인명사전 수록에 대해 “학문적 의견 개진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발간 취지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안이므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고 밝힌 점에 주목한다. 비록 불가항력적인 식민지 현실이었지만 선대의 과(過)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功)은 더욱 가꿔 나가는 것이 후손의 도리라고 본다. 더이상 친일이라는 어두운 과거에 발목 잡혀 갈등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민족사의 동통(疼痛)을 의연히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친일 문제를 보수·진보의 시각에서 ‘단죄’하듯 접근하는 일면적인 역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친일파 후손이라는 낙인찍기나 연좌제적 발상의 유혹을 떨쳐내야 함은 물론이다. 이제 소모적인 친일 논란에서 벗어나 나라를 온전히 간직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적 합의의 틀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사회 지도층이 앞장서야 할 때다.
  • [씨줄날줄] 이단과 사이비/김성호 논설위원

    정통적인 신조와 대비되는 이설(異說), 유파를 말하는 이단. 나와 차별되는 ‘다름’을 통칭하는 덤덤한 뉘앙스와는 달리 종교에서의 이단은 무서운 적대의 개념이다. 교리를 생명처럼 여기고 숭앙하는 종교 특성상, 정통에서 비켜난 주장·파당은 척결 대상으로 찍혀왔다. 원시의 제정일치 사회에서 독자 영역으로 분리된 종교 흐름을 볼 때도 정통·이단 투쟁은 부인할 수 없는 거대한 축으로 통한다. 이단이 교리의 다름에서 비롯된 상대적 개념이라면 사이비는 탈선·일탈의 파벌이다. 종교의 허울을 빌린 이단. 이 이단과 사이비는 종교가 시작된 이후 끊임없이 맞물려 이어져온 역사를 갖는다. 기독교의 이단·사이비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험한 갈등의 점철이다. ‘예수 승천’ 이후 시작된 이단·사이비는 초대교회부터 파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예수를 따르던 초대교회 제자들은 이단·사이비로 골치를 앓았으며 사도 바울의 신약성경이나 사도 요한의 요한복음도 이단의 경계에 초점을 맞췄단다. 그런데 따져보면 이단·사이비 갈등은 헤게모니 싸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단의 원조라는 영지주의만 해도 314년 니케아공회 때 이단 판정을 받아 쇠퇴하지 않았다면 지금 기독교의 양상은 딴판일 것이다. 19세기 신학논쟁과 교회분열 와중에 생겨난 수많은 종파도 우열 다툼 속에 흥망성쇠를 반복해 왔다. 불교도 소승·대승의 갈등이 적지 않았고, 이슬람교 의 험악한 수니·시아파 파열도 칼리프(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싸움의 결과다. 세계최대의 단일교회로 평가받는 국내 모 교회만 하더라도 십수년 전엔 이단 사이비 취급을 받지 않았던가. ‘인류가 가진 최상의 도덕률’로 통하는 종교. 많은 나라들이 이 종교의 자유를 천부의 권리로 인정하지만 이단·사이비 논쟁은 여전해 보인다. 프랑스 법정이 톰 크루즈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신봉한다는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교에 유죄판결을 내렸다. 신도들에게 의약품이며 전기테스트를 강요한 사기혐의란다. 50만명의 신자를 거느린 이 신흥종교의 단죄 명목은 ‘종교의 허울을 빌린 사이비’쯤으로 보인다. 인류가 지속하는 한 이단·사이비 논쟁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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