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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단국가들 긴장·분쟁 다시 고조/칼 킨더만(地球村 칼럼)

    20세기 후반들어 분단됐던 국가들은 또다시 긴장과 분쟁의 지역으로 되어가고 있다.대부분 분단이 그랬듯 정치적 체제가 달라 비롯되고 있다.앞으로 통일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베트남과 예멘 두나라를 보면 한쪽이 무력으로 다른쪽의 정치체제를 붕괴시키면서 통일을 이루어냈다.독일은 선거혁명을 통해 동독을 서독과 같은 체제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하면서 통일이 완성되었다.반면 남한과 북한,중국과 대만,그리고 팔레스타인이나 키프로스 등은 문제를 풀지 못한 채 분단상태가 이어지고 있다.21세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분단상황의 전형격인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보자.49년 이래 변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80년대 이후 실질적인 변화가 많았다. ○체제대립 21세기 계속 양쪽의 대치는 1927년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출범한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사이의 마무리되지 않은 내전에서 비롯됐다.국민당 정부는 싸움에서 패했으나 망하지는 않았다.장제스(蔣介石)의 지도 아래 대만에 중국과 똑같은 의회를 구성하고 국가체제를 갖췄다.한국전의 발발로 미 제7함대가 대만에 상륙하고 미국이 외교,군사,경제적으로 지지하면서 자유중국이 됐다.닉슨 미 대통령은 핑퐁외교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 화해무드를 조성했고 카터 대통령은 78년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정상화시켰다.미국은 중국의 요구대로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했지만 미 하원은 1년 후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해 주는 것을 인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후 대만의 저항을 무력화시키려는 중국의 희망은 거의 완벽하게 실현되는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대만의 장징궈(蔣經國) 총통은 죽기 직전 대만 국민들의 본토여행을 허용,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간접 경로를 통한 교역과 본토에 대한 투자도 허용됐다.지난해 양국간 교역은 244억달러에 달했다.대만은 중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중 하나가 됐다. ○“하나의 중국” 전력투구 대만에도 최근 대만에서 태어난 인물들로 집권층이 교체되면서 정치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국민당은 스스로 일당 독재를 포기하고 다당제를 발전시켰다.중국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현안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준(準)공식 기구도 여럿 만들었다.대만에서 두번째로 큰 정당 민진당(DPP)은 대만독립을 공개적으로 주창하고 나섰다. 반면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책 아래 몇 남지 않은 대만의 수교국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대만은 외교범위를 넓히는데 전력투구함으로써 이에 맞서고 있다.중국정부는 급기야 95년에는 대만과의 준공식적 관계조차 파기했다.96년 대만에서 처음으로 국민투표로 총통을 뽑을 때는 군사적 요충지 부근 해협에서 대대적이고 위협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리덩후이(李登輝)가 총통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당시 미국은 대만 부근에 항공모함을 보냈고 중국의 군사훈련에 자극받아 일본과 군사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쟁점 타결 어려울듯 요즘 몇달 사이 중국과 대만 사이에 대화 재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중국은 ‘하나의 중국’ 문제를 논의하고 싶어하고 대만은 실질적인 신뢰관계를 다지기 위한 대화를 원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중화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지만 대만은 중국과 동등한 외교권을 갖길 희망하고 있다.일개 지방이 나머지 전체와 같은 위상을 가질 수 없다는 입장인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밀어붙이지만,대만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면서 재통일의 전제조건으로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대만이 독립을 선포해 중국과의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대만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중국과 대만이 올해 안에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쟁점들에 대한 타협은 어려워 보인다.오히려 ‘분리주의’를 표방하는 민진당이 올해말 총선에서 승리하거나 2000년 총통선거에서 이긴다면 양국 관계는 일촉즉발의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마저 크다.
  • 수하르토 초라한 77회 생일/측근들 발길 끊어 가족들만의 모임

    ◎무장군인 사저 경계… 흡사 무인고도 ‘산이 높으면 골이 깊게 마련일까’8일 77번째 생일을 맞은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하루는 쓸쓸했다. 수하르토는 지난달 21일 대통령직에서 사퇴한 이후 칩거해온 자카르타시 소재 사저(私邸)에서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생일모임을 가졌다. 호화주택과 대사 관저가 모여있는 믄뗑지구 젠다나거리의 사저에는 예년 같으면 북적거렸을 정부고관과 군장성 등 지도층 인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수하르토 일가(一家)의 부패와 축재를 단죄함으로써 과거와 단절하라고 요구받고 있는 현정부 지도자들에게 그와의 친분은 부담이 되고 있다. 후계자인 하비비 신임 대통령은 6일 현지 언론인들과의 만남에서 수하르토의 훈수를 받고 있다는 일부 주장을 일축하면서 “취임후 수하르토를 만난 일도 없다”고 애써 ‘옛 주군’과 거리를 두었다. 수하르토는 대통령직에서 사퇴한 뒤 공식석상에 한번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야자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사저 주위에선 무장한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밤 10시가 넘으면 근처 300∼500m 주변은 통행이 금지돼 인기척조차 느낄수 없다.현지언론들이 ‘무인고도에 유폐된 왕’으로 묘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독실한 이슬람교 신자인 수하르토는 남의 눈을 피해 자카르타의 국립회교사원 등을 찾아 기도하며 위안을 찾고 있다는 후문이다. 수하르토 정권에서 사회부장관을 지낸 큰딸 시티 하르디얀티는 “아버지는 건강하다”고 밝혔다.국민들의 수하르토 일가의 비리척결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가 얼마나 더 자카르타시 젠다나 거리의 저택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을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 기초 副단체장/정부서 계속 임명/黨政 법개정 합의

    ◎‘7월 지방직 전환’ 규정 삭제/조기 국회 처리… 무산땐 現 부단체장을 직무대리로 전국 232개 기초자치단체 부단체장의 신분이 현행처럼 국가공무원직으로 계속 유지된다. 정부는 오는 7월1일부터 지방자치법에 따라 부단체장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할 예정이었다.이는 단체장이 부시장 부군수 부구청장을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도록 인사권을 전면적으로 부여함으로써 지방자치제도를 최대한 발전시키자는 취지였다. 부단체장의 이같은 국가직 환원은 단체장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각 단체장 당선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또 행정자치부 직원의 인사숨통을 트려는 부처이기주의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방자치법과 지방자치단체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법률을 의원입법으로 개정,기초단체 부단체장이 국가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도록 합의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정부는 6월말까지 법 개정이 되지 않을 경우 부단체장이 지방직으로 임명되는 것을 막기 위해,부단체장을 임명하지 않고 현재의 부단체장을직무대리로 일하도록 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곧 각 시도에 시달한다. 정부와 여당의 이같은 방침은 부단체장이 지방직으로 전환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업무협조,국가시책의 지방전달 등에서 많은 문제가 생기고 공무원의 인사교류도 단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관계자는 “민선 기초단체장은 부단체장이 앞으로의 선거에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부단체장을 임명할 때 자질이 떨어지는 사람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美,中 최혜국대우 연장”/클린턴 발표

    ◎공화당 장악 의회 통과때 마찰 예상 【워싱턴 AFP AP 연합】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3일 중국에 대한 무역상 최혜국대우(MFN)의 무조건 연장조치를 발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과의 정상적인 무역관계 경신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고 “무역은 변화를 이루는 중요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MFN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중국과의 경제,전략적 관계가 단절될 뿐 아니라,“최근 남아시아 사태진전으로 볼 때 세계평화와 안보를 위한 협력관계가 중요해진 현 시점에서 세계의 4분의 1에 등을 돌리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언급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 등 남아시아 지역 일련의 사태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행정부내의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행정부의 중국 MFN 연장결정은 이미 예견되어 왔으나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통과 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 지원금 이렇게 쓰겠다/허창성·김병준·최선호

    ◎허창성 한국출판유통 대표/물류시설 현대화 등 해결할터 출판유통구조 현대화의 문제는 출판협회의 사업계획에 해마다 등재되고 있을 만큼 심각한 문제다.그 해결을 위해 출판서적계가 함께 노력해 왔지만 번번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중도에서 그치고 만 것이 10여 차례에 이른다. 그때마다 공통된 주장은 “출판사는 열심히 책만 만들고,유통회사가 판매는 책임진다”는 것이었으나 그대로 이루어진 일은 일은 없었으며 지금까지도 계속 미해결의 문제로 남아 있다. 전근대적인 출판물 유통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미적미적 끌어온 탓에 도매상들의 부도를 초래하게 됐고 출판산업의 대위기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이 기회에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하나씩 기초를 다져가는 사업을 계획하고 그에 따른 물류설비의 현대화,거래의 표준화,공급의 단일화,기업윤리의 확립과 투명화,잠재시장의 개발과 체인화,유통기구간의 협업화,서점공간의 확충,유통정보 시스템의 구축 등 우선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마침 정부가 지원하는 장기저리 융자금도 그 목적을 유통구조의 현대화와 합리화에 두고 있다. 이제야말로 출판서적계가 과거를 반성하고 현 난국에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냉철한 안목으로 미래를 디자인해야 할 때다.그 목표를유통구조의 현대화·합리화에 두는 것만이 출판산업 진흥의 빠른 길이 될 것이다.아울러 현대적인 물류시스템이 뒷받침된 ‘재고(在庫)중심 경영’을 지표로 삼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김병준 한국출판정보통신 대표/업계공용의 인프라 구축 노력 (주)한국출판정보통신(BNK)은 물류체계 개선을 위한 업계공용의 정보고속도로를 확보하기 위해 출판와 서점업계가 공동출자한 회사다.출판정보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과학적인 시장정보에 입각한 업계의 효율적 경영체제 확립과 유통의 현대화와 출판산업의 멀티미디어 영역확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출판사와 도소매점간에 근대적인 유통전표 체제를 구축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유통정보가 단절됨으로써 생기는 과다한 발간·주문·반품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통전표의 EDI전송 서비스를시작했다.또한 한 해에 3만종이나 발행되는 신간을 도소매점이 각기 자신의 전산망에 입력하고 있는 이중낭비를 없애기 위해 상호공유할 수 있는 출판DB구축도 완료했다. 그밖에 표준 POS시스템 보급과 장부DB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도서안내 서비스와 사이버서점도 문을 열었다. 정보통신회사는 상당한 투자가 이뤄져야만 한다.그것은 단지 눈에 보이는 실물투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그 투자의 효과는 장기간이 지나야 기대할 수 있다.업계 모두가 연결되어 있어 전체의 호응을 얻어야 할 뿐 아니라 첨단장비와 고급인력의 확보가 필요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가 출판유통의 현대화가 시급함을 인지하고 자금을 갹출해 첫 단추를 끼웠다고는 하나 그들만의 노력으로는 벅차 보인다.그리고 유통의 현대화를 단순히 판매구조 개선만으로 인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정보의 흐름이 원활하고 투명할 때 비로소 판매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 ◎최선호 도서출판 세계사 대표/‘미니어 북스’ 시리즈 펴낼 계획 “출판은 벤처기업이 될 수 없는가” 이것이 요즘 출판계의 화두라면 화두다.새 정부의 주요경제정책의 하나인 벤처기업 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비판과 자탄에서 나오는 소리들이다. 정부는 양서출판지원자금 300억원을 연리 16%로 출판계에 긴급 대출하기로 하였다.하지만 출판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지형(필름 또는 CD롬 등)은 은행이 요구하는 담보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 담보능력이 없는 상당수의 출판사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수만개의 벤처기업을 육성해서 새로운 고용과 부를 창출하겠다는 것은 무형의 고부가가치 상품인 아이디어와 정보와 기술을 보고 투자하겠다는 것이 아닌가.출판산업 또한 무형의 자산인 지식과 정보를 가공해서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벤처기업이요 미래산업이다.더욱이 미래는 문화의 시기다.문화자본주의가 세상을 지배하는 문화산업시대이다.스필버그 영화사 드림웍스에 투자한 제일제당이‘딪 임팩트’라는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이고,박찬호나 박세리 같은 스포츠스타를 내세워 거대한 부를창출하는 스포츠마케팅산업이 낯선 일이 아니게 되었다. 필자가 운영하는 출판사는 이번에 3억원을 융자받아 ‘미디어북스’ 시리즈를 펴낼 계획이다.미래문화산업의 근간을 이룰 출판·미디어 분야의 전문소양과 전략,전망을 담은 총서가 되리라 본다. 이번 기회에 더 많은 출판사에 혜택이 돌아가 양서출판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벤처기업의 정의에 대한 논의가 더는 출판계의 화두가 될 수 없기때문이다.
  • 복합불황 막아야 한다(崔澤滿 경제평론)

    ○1분기 GDP 마이너스 성장 우리경제가 복합불황에 빠져들지 않나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지난 80년 4·4분기 이후 1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실물경제의 성장기반이 와해되고 부실채권 누적으로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이른바 복합불황이 하반기부터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한번 복합불황에 빠지면 회생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현재의 일본경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일본의 복합불황은 지난 90년 4월 도쿄증시의 주가 대폭락 이후 계속되고 있다.일본정부가 그동안 복합불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수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폈지만 별다른 효험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당시 일본의 주가하락과 부동산가격 폭락은 침체상태에 있던 실물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마침내는 부동산을 잡고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의 도산을 초래,일본경제의 복합불황을 야기시켰다.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경제는 미국을 따라잡고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될 만큼 경제가 탄탄대로를 걸어 왔었다. ○日 불황 걷힐 기미 안보여 이러한 나라가 주식과 부동산가격의 거품이 걷히면서 부동산업에 집중적으로 돈을 대출해 준 주택금융전문회사가 무더기로 파산했고 다른 금융기관 역시 부실채권이 누적되어 96년말 현재 총액이 무려 12조엔에 달하고 있다.일본은 98년 이후 금융산업 구조개편을 위해 국내총생산의 4.3%(2천3백억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불황이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복합불황은 이처럼 가장 무서운 경제병이다.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진행되어 현대 경제학으로 치유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스태그플레이션보다 훨씬 더 악성이다.한국경제가 어떻게 해서 복합불황까지 걱정하게 되었는가.외환위기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그것은 단초에 불과하다.정경유착에 의한 금융기관 부실대출과 기업의 차입의존형 경영이 주범이다. 한국의 실물경제를 주물러 온 대기업이 경영난으로 부도를 내고 쓰러지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누적되자 전문가들은 복합불황의 도래를 우려해 왔다.그러다가 지난 22일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된데 이어 주가가 11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시민들도 불황이 장기화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금 한국경제는 복합불황으로 가느냐 그렇지 않고 불황의 터널입구에서 빠져 나오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불법파업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악재가 경제를 덮치고 있다.파업은 실물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지난 1·4분기까지 27%의 신장률을 보였던 수출길이 파업으로 막히면 우리경제의 성장기반마저 와해될 우려가 있다. ○민노총 파업 경제 와해 우려 또 파업은 아시아 8개국 가운데 금융시스템 위기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미국 JP 모건)되고 있는 한국에 대한 대외신인도를 더욱 추락시킬 것이다.새 정부 들어 겨우 외채위기를 모면한 시점에서 대외신인도가 또다시 추락한다면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 역시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파업을 철회해야 한다.그 다음에는 실물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증대시키면서금융과 기업 구조조정을 조기에 끝내야 한다.정부·정치권·기업·국민 모두가 이를 위해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면 안 된다.정부는 행정개혁을 통해 ‘작은 정부’를 실현하고 정치권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 태어나야 할 것이다.기업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단절 없이 추진하고 국민은 구조조정 비용 부담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 요요 어린이들에 대유행/줄에 동그란 플라스틱 매단 장난감

    ◎필리핀 사냥도구서 유래… 일본 거쳐 상륙/손놀림만의 기술 무궁무진… 중독 피해야 서울 가락동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 승규는 요즘 사촌이 못마땅하다.자기 요요를 빌려가 놓곤 돌려줄 생각을 않기 때문.승규네 반에 요요가 없는 친구는 거의 없다.몇 개씩 갖고 있는 아이도 있다.쉬는 시간이면 복도는 ‘윙윙’ 요요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차는데 당분간 여기 낄 수 없게 된것.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의 초등학교 5학년생 혜미네 반에선 친구들끼리 묘기 경쟁이 한창이다.얼마전 TV의 한 오락프로에서 세계 요요 챔피언들의 묘기가 방영된 뒤 더욱 달아올랐다.줄을 한껏 늘여 요요를 땅에 댄 뒤 발 앞까지 굴러오게 만드는 ‘땅강아지’ 정도는 소박한 편.혜미의 짝만 해도 요요대회에 나갈 꿈을 품고 현란한 기술에 도전중이다. 어린이들 사이에 요요가 대유행이다.한때 선풍적이던 컴퓨터 애완동물 양육기 ‘다마곳치’ 바람은 거품처럼 사그라들었다.동그란 플라스틱에 고무줄을 매단 단순한 놀잇감 ‘요요’에 완전히 설자리를 내 줬다. 요요의 매력은 일단 저렴한 가격.최고급품이래야 5천원이면 살 수 있고 좀 조잡하긴 하지만 천원짜리 제품도 학교앞 문구점에 수두룩하다.보기에 보잘것없는 이 장난감이 무궁무진 묘기를 부린다.‘세잎클로버’를 그렸다가 어깨너머 ‘담넘기’ 했다가 줄을 바투 겹쳐잡아 ‘아기그네 태우기’도 하는등 기본 기술만도 다양하다. 원래 필리핀 원주민의 사냥도구를 본뜬 요요는 중세 영국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했다가 현대 미국에서 붐이 일었다.혼자놀이면서도 손놀림만으로 변화무쌍하게 응용되는 점이 단절돼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현대인의 일면에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듯.끊임없이 요요를 사모으며 탐닉하는 ‘요요족’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그 요요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골치거리 하나가 늘었다.성남 중앙초등학교 한 교사는 “요즘엔 어린이들이 쉬는시간,공부시간 가리지 않고 요요를 쥐고 사는데다 몇 개씩 사 모으며 용돈을 낭비해 학교에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어린이들의 놀이유행은 흘러가는 것이고 막으면 몰래 하게 된다.6월에 요요대회를 열어 건전한 발산의 장을 마련할 계획”(서울 중앙초등학교 정희란 선생님)이란 의견도 있다.요요의 속성이 소외된 현대인들의 홀로 발산이란 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동덕여대 놀이 전공 이종희 교수(아동학과)는 “감각과 인지개발을 돕는 요요의 기능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문제는 너무 몰두해서 몇 개씩 사들이며 그것밖엔 안중에 없는 ‘중독’인 경우다.어느 놀이든 적당하게 즐기며 자기통제를 할 수 있게끔 아이를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 토머스 탤리스,라틴교회음악(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2)

    ◎20세기,멸망과 화해하는 법 1.가장 인간적인 것은 멸망이다.인간이 죽음을 알았다.그리고 모든 인간적인 행위가 눈물겹고 아름답다.그렇게 노동이,종교와 역사가,예술의 생애가 시작된다.종교는 죽음을 삶 속에 끌어들이고 죽음 이후를 유토피아로 제시한다.그것은 멸망과의 화해를 좀체 용인하지 않는다.그리고,그렇게 종종 광신으로 치닫는다. 우리는 멸망의 시대를 살고 있다.두 차례의 참혹한 세계대전,좌우냉전과 절멸전,동유럽 제국의 거대한 몰락을 가슴에 품은 20세기가 바야흐로 저물고 있다. 세기말 천년말의 낭떠러지 앞에 우리는 나침반 없이 서 있다.오늘의 경제난국과 가난연습은 사실 고마운 선물인지 모른다.생계 걱정이야말로 세기말의 광란을 극복하는 말짱한 정신의 교량일 것이므로. 2.그러나 그것 뿐인가.이 현기증나는 흔들림의 의미를 그렇게 무마하고 망각하면 그만인가.16세기 영국 작곡가 탤리스의 라틴 교회 음악이 지금 우리에게 그렇게 묻는다.그대 죽음을 아는가.그대 멸망을 아는가… 그리고 더욱 놀랍게도 그 질문,그 흔들림이,악기 반주 없이 인간의 목소리 만으로,절망을 넘어선 화해의 경지를 구성한다.절망이 아름다운 공의 건축물로 들어선다.스펨 인 알리움 하부이…내 희망은 오로지 당신 뿐…광신인가? 아니다.음악은 흔들림을 매개 삼아 더 드높은 아름다움의 경지를 연다.그리고,그렇게 더 우월한,이성과 이성 바깥을 완벽하게 조화시키는 음악예술 이성의 길이 펼쳐진다. 유토피아? 아니다.그 길은 절망을 머금은 길이므로 실패가 없고 시각의 독재를 벗어나 귀의 상상력을 무한 자극한다.그 상상력은 펼쳐질 뿐 아니라 온몸을 적신다.그래서,어떻게? 비데테 미라쿨룸(보라 기적을)…호모 쿠이담(어떤 사람이)…아우디비 보쳄(목소리 들린다)…칸디디 파크티 순트(휘황한 백열로)…탤리스의 라틴 교회음악은 그렇게 이어지다가,가사의 종교성을 벗으며 잠시 침묵이 더 무겁다가,에 도달한다. 이 음악에 이르러 우리는,귀를 가진 우리의 몸은 벌써 고통의 비(우)에 흠씬 젖은 세상으로,드러난다.20개 성부가 주선율을 모방하면서 연속적으로 등장,그 세상이 여러겹의 아름다움으로 펼쳐지기 시작한다.마치 끊임없이 펼쳐질 것처럼.선율이 끊임없이 목소리를 닮아가고 목소리가 끊임없이 선율을 닮아간다.음악의 몸과 우리의 몸이 구분되지 않는다. 끊임없이,끊임없이…그러는 사이 어느새 또다른 20개 성부가 새로운 주제를 갖고 들어선다.그,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신선하고 충격적이지만,음악도 우리 몸도 음악의 세계이므로,단절일 수 없고 단순한 이어짐일 수 없다.아나는 역사 속에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모든 유토피아들의 절규들이 단절을 넘어 위대한 공을 이루는 광경을 보고있는가…고통이 의미로,의미가 의미 충만의 세계로 펼쳐진다. 그렇다.삶은,끊임없이 살만한 것이다.죽음이,멸망이,흔들림이 있으므로 더욱 아름답게.음악은 현실 속을 파고 들면서 좌절하지 않는다.오로지 슬픔을 형상화하는 까닭이다.유토피아는 언제나 실패한다.기쁨의 환각을 위해 현실보다 못한 까닭이다. 3.40성부 모테트 은 영국음악이 이룩한 종교음악의 최고봉이다.탤리스는 영국사 중 가장 혼란한 시대를 살면서,흔들리면서,그 흔들림을 가장 영롱한 음악으로 전화시켰다. 그는 헨리 8세,에드워드 6세,메어리 여왕,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 등 모두 4명의 군왕을 섬겼다.이들은 종교에 대한 태도가 각각 달랐다.탤리스는 어떤 때는 영어로 어떤 때는 라틴어로 작곡을 해야했고 음악양식도 그때마다 달라졌다.그리고 그는 때때로 군왕의 명령을 어겼다.그렇다.그는 끝내 음악의 명령을 따랐다.숭고한 비탄이 아름다움의 뼈대로 들어선다.그리고 아름다움은 다시 그 숭고한 비탄이 열려가는 통로로 작용한다. 그러나 탤리스의 음악은 당시 영국의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룩된 업적이 아니다.사실,베토벤의 음악에서조차 완벽한 ‘불구하고’는 없다.그것은 음악이 지닌 진혼과 평화지향의 성격에 위배된다.특히 탤리스의 은 크게 보아 음악에 대한 영국민의 깊은 사랑,그리고 다른 나라보다 깨인 정치의식의 소산이고,그러므로,베토벤이 독일적이듯,영국적이다. 역대 군왕은 모두 탤리스의 음악을,종교적 신념과 무관하게 존중해 주었다.엘리자베스 여왕은탤리스와 버드에게 21년 동안의 음악출판독점권을 주었다.헨리 8세의 종교개혁은,독일­프랑스의 그것과 달리,왕족 몇몇의 목숨을 앗아갔을 뿐 백성 전체를 기아와 공포,그리고 살륙의 장으로 내몬은 종교전쟁으로 치닫지는 않았다.그리고 그것이 향후 300년 동안 영국의 부강을 보장하는 것이다.그렇게 탤리스의 슬픔은 낙관적인 희망의 그것이다. 탤리스가 살던 16세기 말,영국은 서정적 선율의 극치로써 서양음악의 주도권을 꿈꾸고 있었다.그 소원은 이루어지지만,기간이 너무 짧았다.그리고 곧 언어가 따따부따한 이탈리아 음악의 ‘일상적인’ 대공세가 시작된다.프랑스는 가까스로 감미로운 비무장지대를 형성한다.그리고 ‘더 크게 흔들린’ 바흐 음악이 강한 성으로 구축된다.이 전쟁은 사상자가 없는,아름다운 전쟁이다.어쨌거나,그렇게 영국음악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야 다시 세계성을 되찾는다. 4.오늘 소개하는 음반은 정격연주로서 탤리스 당대의 ‘흔들림 속 영롱함’을 정밀하게 재현하면서 그 후의 질문들을 더욱 영롱하게,마치 촉촉한 눈동자처럼 덧붙인다.연주자와 작곡가가 구분되지 않는다. 그렇게 질문은 영국음악 자체의 그것으로 확대된다.그리고 그것이 오늘날 멸망을 맞는,아니 멸망을 한없이 슬퍼하는 자들의 고통 대신 들어서는 것이다. 흔들려라,끊임없이.흔들림이야말로 고요와 평정의 요람이나니.그대 죽음을 아는가.그대 멸망을 아는가?… 그것은 이미 말(언)이 아니다.음악도 아니다.음악과 말에 존재하면서,그 ‘사이’로써 세계를,멸망의 낙관적 희망을 담지하는 어떤 것이다. 1989.EMI CDC 7 49555 2 테버너 콘소트/태버너 합창단 지휘:앤드류 패럿 ◎왜 명반인가/토머스 탤리스(1505∼1585)/짧은 무반주합창/당대 악기 연주 존중/정격연주의 절정 모테트는 길이가 짧은 무반주 합창곡.16세기 종교음악의 최절정을 구현했다.바흐에 이르는 역대 음악 거장들이 모두 모테트 걸작을 남겼다. 정격연주는 작곡자 당대의 악기와 연주 관행을 최대한 존중하는 음악 해석 방식이다. 콘소트는 ‘콘서트’(협주)의 옛말.통(통,whole) 콘소트는 관악기,현악기등 같은 그룹의 악기들로 만 구성되며 분산(분산,broken)콘소트는 혼합 구성이다. 앤드류 패럿(1947∼ )은 영국태생의 지휘자.16,17세기 음악 연주 관행을 연구하면서 1973년 정격연주단체 테버너 합창단을 창단하고,테버너 콘소트와 연주단을 추가했다. 데뷔는 1977년 몬테베르디의 .그후 바흐 ,,,헨델 ,모짜르트 등 대작을 포함한 숱한 정격연주가 있다.
  • 생태학적 위기 극복방법 제시/진교훈 교수 著 ‘환경윤리’

    ◎동·서양 자연관 비교/서구 인간중심적 가치관 비판/도가·유가 자연존중사상 소개/환경윤리학 연구과제도 제시 오늘날 우리는 이른바 생태학적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생태계의 자연스런 순환은 단절되고 생태권(生態圈)의 재생능력은 무너지기 시작했다.이러한 생태학적 위기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환경윤리학의 관점에서는 그것이 생명에 대한 인간의 무지와 오해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즉 생태학적 위기의 근원이 과학이나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잘못된 도덕적 가치판단에 있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볼 때 서울대 진교훈 교수(국민윤리교육과)가 펴낸 ‘환경윤리’(민음사)는 우리의 절실한 관심사를 다룬 책으로 주목할 만하다. 환경윤리학은 전지구적으로 점점 더 뚜렷해지는 생태학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1970년대초 탄생했다.그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덕적인 가치판단을 탐구하는 학문이다.초기에는 환경윤리학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생태학적 윤리학 또는 생태윤리학이라고 불린다. ‘동서양의 자연보전과 생명존중’이란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에서 진교수는 동양과 서양의 자연관을 폭넓게 비교 분석한다.아울러 우리 선조들의 자연관을 현대적인 의미에서 재음미,생태학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다. 이 책은 우선 환경윤리학의 성립배경과 연구과제를 다룬다.이어 생태학적 위기의 의미와 실상,원인규명에 대한 다양한 논거를 제시한다.특히 서양의 전통적 자연관의 문제점들 예컨대 자연의 탈신화화와 인간중심주의,유물론,과학의 탈가치화,도구적 가치관 등을 비판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유대 그리스도교는 자연물에도 혼이나 신령이 깃들어 있다는 물활론(物活論)과 만유령유론(萬有靈有論)을 거부한다.대신 자연을 비(非)신격화하고 그것을 단지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대상으로 간주한다.게다가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성경 창세기의 구절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던 곳에서는 인간중심적인 세계관이 형성되고 자연을 더욱 무참히 약탈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또한 동양의 전통적 자연관의 현대적 의의를 도가와 유가의 관점에서 살핀다.도가의 대표적 인물인 노자에 따르면 만물은 천지(天地)의 소산이며 도는 천지를,천지는 만물을 낳는다.노자는 이러한 천지를 대장간의 풀무에 비유했다.풀무의 속은 텅 비어 있지만 그것은 움직일수록 더 많은 기운을 낸다.천지 또한 비어 있는 듯하나 실은 무궁한 가능성이 잠재한다.도교의 가르침 속에는 구체적인 자연존중사상과 사회윤리적 성격이 담겨 있는 셈이다. 김교수는 환경윤리는 결국 자연보전과 생명존중에 대한 인간교육을 통해 구현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결론은 유보한다.환경윤리의 문제는 매우 포괄적이고 종합적이며 계속 새롭게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 희생양/르네 지라르 지음(화제의 책)

    ◎인간사회 질서체계에 내재한 폭력성 레비­스트로스와 함께 프랑스 인류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로 평가받는 르네지라르(1923∼)가 제시하는 ‘희생양 메커니즘의 인류학’.이 책은 ‘폭력의 성스러움’과 함께 지라르의 문화인류학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저작으로 꼽힌다.지라르의 사유는 인간사회의 문화적 질서체계는 희생제의적인 폭력구조,즉 희생양 메커니즘에 의해 운용돼 왔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어느사회에서나 항상 개인과 개인 사이 혹은 계층과 계층간의 단절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끔 ‘조작’하는 장치가 있어 왔다는 것이다.이같은 희생제의에 담겨 있는 폭력성을 발견한 지라르의 관점은 다수집단의 논리뿐만 아니라 소수인 희생자의 입장도 아우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런 점에서 신화나 설화는 가치중립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곧 박해자의 시각을 담고 있는 기록이다.지라르는 이러한 기록들을 ‘박해의 텍스트’라고 부른다.한편 지라르는 성서에도 희생양 메커니즘이 들어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어 주목된다.신약의공관복음서 해석에 몰두하는 그는 특히 예수 수난에 대한 해석에서 자신의 관점을 분명히 드러낸다.요컨대 예수는 하느님의 뜻에 따른 인간구원의 상징이 아니라 당시 유태인 사회 안에 내연하고 있던 갈등과 반목,폭력을 해소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하나의 희생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지라르의 연구의 출발점은 원래 문학이었다.그는 첫 저서인 ‘낭만적 허위와 소설적 진실’(1961)에서 인간 본연의 욕망의 구조를 분석,문학과 사회의 관계에 다리를 놓았다.그러나 그후 그의 학문적 관심영역은 모든 인간적 현실로 확대됐다.이는 최근들어 애초의 과녁을 잃은 채 갈피를 못잡고 있는 인문학의 지향점을 분명히 해주는 대목이다.민음사 1만5천원.
  • 신토불이 경영틀 짤때/宋一 외국어대 교수·경영학(時論)

    ○과학적 관리와 인간관계 지난 노동절 일본에서 TV를 통해 생생하게 접한 서울의 과격시위는 당혹감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오늘의 절박한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부족,자신감과 방향의 상실,대안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고 있다는 부끄러움과 그것이 경제주권 상실시대를 살며 실업대란에 직면한 국민의 좌절과 절규의 상징적 단면이라는 점에서 가슴 아팠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기에 기업생존의 해법을 제시한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는 최근의 글로벌경쟁 논리보다 한층 더 가혹하고 냉철한 경영패러다임이었다.비능률적인 생산과 경영조직을 군대조직을 방불케 할 정도의 기계적 모델로 쇄신하고 차별적 성과급제의 역사적 도입은 물론,노동자의 ‘몸놀림과 작업시간의 연구’를 통해 일체의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며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했던 혁신기법이었다. 이처럼 테일러리즘이 근대경영의 원류로 자리잡아가고 있을 때 과학적 관리의 실증을 위한 대대적인 실험이 엘튼 메이요를 중심으로 웨스턴 일렉트릭의 호손 공장에서 이루어졌으며 10년에 걸쳐 진행된 이 실험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기상천외의 결과로 세상을 깜작 놀라게 했다.즉,경영성과는 초합리적인 과학적 관리의 산물이라는 당대의 경영신앙을 일거에 타파하고 생산성은 종업원의 소속감,안정감,참여의식에 기초한 사기진작과 충성심 등 사회심리적인 인간관계론의 비례함수로 귀결되었다. 따라서 50년대 이후 경영패러다임은 비용과 효율 일변도의 과학적 합리주의에 대한 거부와 반동으로 점철되었고 민주적이고 종업원 주권적인 경영논리를 설파한 맥그리거의 ‘XY이론’이 센세이셔널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기업의 목표도 이윤극대화 유일사상에서 탈피해 종업원 만족,소비자 만족,주주권의 보장,기업의 사회적 공헌 등 다원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사회적 기구로서의 균형적 역할이 강조되었다.특히 70년대 이후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기초한 일본식 경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아우치는 일본의 특수한 인간관리를 미국의 합리적 기업풍토에 맞도록 접목각색한 ‘Z이론’을 80년대의 미국기업을 위한 처방전으로 선보여 각광받았다. ○절대적 패러다임 없어 일본식 생산방식을 벤치마킹한 GM과 크라이슬러가 각각 ‘새턴’과 ‘네온’이라는 소형차 모델을 성공리에 출시했고 이에 자극을 받은 포드는 마쓰다 규슈공장에 기술진을 파견했다.그러나 90년 이후 침체일로로 빠져들어간 일본경제와 마쓰다의 적자누적으로 일본식 경영의 수입을 위해 일본에 진출한 포드는 오히려 쓰러져가는 마쓰다를 인수하고 종신고용제의 파괴와 다운사이징 등 미국식 경영을 일본에 수출하는 국제화 미션의 패러독스를 연출했다. 90년 초 IBM GE GM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대표기업들은 한결같이 10만명이상의 대량해고를 감행했다.루이스 거스너,잭 웰치 등 최고경영자들은 대량감원을 통한 경영혁신의 결과 주가를 상승시킨 공로로 수백만달러에 상당한 천문학적인 연봉과 주식옵션을 받았다.대량해고를 발표하며 이들이 흘린 눈물을 타임지는 ‘악어의 눈물’이라고 꼬집었다.악어는 먹이를 잡아먹을 때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악어의 눈물’은 곧 위선을 의미한다.한편 90년중반 미국경영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량해고를 감행한 미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실패사례로 분류되었고 대부분의 기업은 대량해고로 인한 기술개발의 단절과 기업문화의 파괴 등 소위 기업 알츠하이머(기업치매)증후군에 시달린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업의 경영논리는 반전과 역전,회귀와 진보의 작용­반작용을 통해 환경과 역사의 소명을 쫓아 부단히 진화하며 적자생존적 패러다임을 끊임없이 창조하고 또 스스로 파괴해간다.테일러리즘의 기계적 본능도,글로벌리즘의 야생적 본능도 영속적 원리가 아닌 시대적 욕구를 타고 넘는 논리적 패션에 불과하다.특히 한국적 문화와 개발연대의 진화과정을 체험하지 못한 미국식 신조류에 대한 비판적 검토없는 모방과 맹신은 IMF체제 아래에서 우리기업의 성공적 구조조정을 위한 모범답안으로는 부적합할 수 밖에 없다. ○맹목적 글로벌 경계 90년 이후 미국의 호황은 미국식 경영 패러다임의 승리라기보다는 글로벌경기규칙의 룰 메이커로서의 헤게모니 장악에 기인한 바가 크다.최근 미국의 포린 어페어즈지나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호황의 거품 가능성을 예리하게 지적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글로벌 생태계와 한국경제의 고유현실에 대한 정확한 상황분석과 이해에 따라 투자가,경영자,종업원,기업의 다원적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토불이(身土不二)의 한국적 경영패러다임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한국 경제의 ‘역전 드라마’나 또하나의 ‘한강의 기적’은 결코 글로벌패션의 답습을 통해 이루어질 수 없으며,더군다나 화염병이 난무하는 거리에서는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 구조조정 1∼2년내 완료 어려워/부즈알렌&해밀턴社 주장

    세계적 컨설팅사인 부즈알렌 앤드 해밀턴사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부즈알렌 앤드 해밀턴사는 8일 세계은행(IBRD),금융감독위원회,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기업 구조조정에 관한 워크숍’에서 “현 정부가 과거 정부처럼 3∼4년간의 세월을 보내면서 변화 추진기간을 연장한다면 구조조정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금융기관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준수,상호지급보증 해소,주거래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투명성 제고 등은 은행과 대기업 집단이 1∼2년 내에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추기에는 미흡한 접근법”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은행의 구조조정과 관련,“인위적으로 BIS비율을 맞추게 하기보다는 대출 심사기능을 구조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유도,전문성 제고를 통해 경쟁력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며 “담보제공,연대보증,모기업 보증제도는 폐지하거나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와 함께 정부는 대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한계 기업에 대해 모기업이 기존에 선 보증의무를 탕감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상호지급 보증의 연결고리를 단절,한계기업만을 도태시키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朱聖秀 한양대 교수 ‘한국자원봉사 포럼’ 주제발표

    ◎민·관 합동 자원봉사조직 만들자 한국자원봉사포럼은 6일 하오 한국프레스센타 기자회견장에서 ‘국난위기극복과 자원봉사’라는 주제로 정기포럼을 개최했다.朱聖秀 교수(한양대 제3섹터연구소장)는 ‘국민자원봉사운동과 국민의 정부 정책’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민간과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국민봉사위원회’의 설립을 제안했다.다음은 발표요지. 지난 95년 봄부터 일부 대학에서 ‘사회봉사’교과가 시작되면서 그 영향력은 각계에 미쳤고 일부 그룹은 계열사마다 ‘사회봉사단’을 조직해 직원봉사활동을 개시했다.당시 자원봉사운동은 국민으로부터 환영을 받으며 각계각층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 중·고교 봉사활동이 본격 시행됨으로써 대학과 함께 교육현장에서부터 국민자원봉사운동이 제도화 단계로 진전됐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는 적지 않은 문제들이 속출했다.무엇보다도 자원봉사를 지도하고 관리하는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부각되었다.즉 여러 관련기관들이 전문활동에 들어갔지만 지도자 양성훈련과 같은 내실화 작업을등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국난위기의 상황을 맞게 됐다.대량실업,가정파탄,청소년가출과 비행,강·절도 범죄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은 전략을 강구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사회현장에 적용시키는 위기대처 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파트너십 구축 경쟁력 제고 선진사회는 이미 80년대부터 민간자원의 최대활용을 바탕으로 민관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작고 강한’ 정부를 지향해왔고 정부정책결정에 민간 고급인력을 적극 활용해 왔다. 비정부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환경보호,청소년선도,의료지원,빈민층지원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정부보다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이들은 지역사회에서 태어나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이 일하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보다 지역실정 및 해결방식을 더 잘 알고 있다.정부도 기업도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고 가족의 붕괴,이웃간의 단절,공동체의 해체추세에 맞서 공동체를 재건하며 국력을 배가시켜 왔다.○창의력+지원 시너지 효과 비영리,비정부 제3섹터는 무엇보다 경제기여도가 높다.최근 통계는 제3섹터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프랑스 49.3%,독일 42.6%로 추산한다.정부지원으로 민간단체의 역할이 증대하면서 무수한 새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용의 효과도 낳고 있다. 준비된 정부와 민간단체는 실업대책,심각한 사회문제 해결,그리고 공동체재건과 같은 국가발전 전략에 상호공조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우리사회 자원봉사운동은 민간주도형으로 발전해 왔다. 자원봉사진흥법 제정은 95년부터 말만 무성했을 뿐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국민자원봉사운동의 역량을 당면한 국난극복 범국민운동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민주시민사회를 지향하는 국가발전의 전략으로 삼기위해 민간·정부자원봉사 파트너십 조직으로 ‘국민봉사위원회’를 제안한다. 민간·정부파트너십은 민간주도 창의력을 지향해야 하고 민간기관은 국민봉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또 정부 각 부처는 ‘정책결정’과 ‘정책집행’ 지원체제를 갖추고 민간과 공조해 창의적인 공익사업을 개발,시행해야 한다.
  • 위기의 가정을 지키자(사설)

    신록이 눈부신 5월이다.“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 한살 청신한 얼굴”이라고 시인이 노래한 달이다.어린이 날,어버이 날,스승의 날,성년의 날이 이어지는 이 달은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이다. ○곳곳에 가정해체 징후들 싱그러움과 희망을 상징했던 축복의 5월이 그러나 올해는 우울하게 다가왔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 아래서 ‘위기설’이 떠돌고 있고 우리 가정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가장(家長)의 사업 부도와 실직으로 부부관계가 악화돼 이혼이 급증하고 생활고로 노부모와 어린 자식 돌보기를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무의탁 노인 수용시설이나 영아원·육아원 등에는 올들어 할아버지·할머니나 어린 아이들을 맡기겠다는 상담전화가 지난해의 2~4배로 늘어났다 한다.가정해체의 안타까운 징후들이다. 아내와 자식들에게 화풀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들도 늘어났다.한국이웃사랑회 아동학대상담소의 경우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올해 들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10배 가까이 많이 접수됐다는 것이다. 경제적파산의 고통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의 자살행렬 또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검 강력부가 집계한 3월말까지의 자살자 현황에 따르면 올들어 하루 30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우리 가정이 이처럼 위기에 처한 적은 없었다.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침을 겪고 극심한 궁핍의 시련을 당하면서도 우리는 가족이라는 따뜻한 울타리에 기대어 혹독한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그 가족이 지금 해체되고 인륜이 무너지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회복보다 더욱 시급 물론 산업화 이후 일터와 분리된 가정의 중요성과 역할이 축소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가족해체와 청소년 문제가 제기돼 오긴 했다.우리 사회에서도 가족의 고립화 현상,가정폭력 등이 문제화했다.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하숙집 같은 가정에서 컴퓨터·TV·비디오에만 각자 몰두함으로써 가족간 대화가 단절되고 남편과 아내,부모와 자식 사이에 끔찍한 폭력이 자행되기도 했다.그러나 그것은 부분적인 현상이었지 지금처럼 무서운 파급력을 지니지는 않았다. 가정은 우리 사회를지키는 마지막 보루이다.최소 단위의 공동체인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와 나라도 건강해진다. 흔들리는 가정을 바로 세우는 것은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는 일보다 더욱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국가 차원의 사회 안전망이 갖추어지지 않은 우리 상황에서 사회통합의 핵심역할을 해온 가정해체를 방치하면 사회전체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 자신의 노력 중요 노인 및 아동 복지시설의 확충 등 국가 차원의 대책과 종교·사회단체의 프로그램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 자신의 각성과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우리 모두 남편과 아내로서,아버지와 어머니로서,아들과 딸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자. 가정이 하루의 피로를 풀고 활력을 줄 수 있는 안식처의 역할을 유지한다면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오히려 가족의 결속을 더욱 다지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풍요의 시대에 나약하고 이기적으로 자란 아이들이 보다 건강하게 강인하게 성장할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루 세끼중 한끼만 배불리 먹어도 은혜로웠고 가족간에 사랑과 우애가 넘쳤던 지난날 궁핍했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오늘의 가정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5월 가정의 달에 찾아야 겠다.
  • 공무원 주체로 개혁성공을(사설)

    金大中 대통령은 “공무원은 개혁대상 아닌 개혁의 주체(主體)”라고 전제,“공직사회의 협력이 없을 경우 새정부 개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무릇 모든 개혁은 각종 규제·특혜·보호를 제거,사회 정의를 실현하고경제 효율성(效率性)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나 개혁이 시작되면 규제를 행해온 정부기관과 규제에 의해 보호와 특혜를 받아온 이른바 기득권 계층은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개혁을 반대하게 마련이다.이들 계층은 개혁을 추진하는 주체들의 의지와 자세를 약화시키려고 한다.기득권을 누려온 계층의 반대로 개혁이 실패한 것은 각국의 사례에서 숱하게 찾을 수 있다.대통령이 지난 27일 고위공직자 특강에서 “공직자는 개혁의 주체”라고 강조한 연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대통령이 주창한 국민주인의식 함양,경제의 전면적 구조개혁,노동의 유연성(柔軟性)과 권익보장,정부와 공기업의 고효율화,바르게 사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만들기 등 5가지 지표는 올해 기초를 확고히 다져야 할 개혁의 청사진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구조조정과 기업구조조정 등 경제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활(死活)의 문제이다.올해 경제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경제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과거에 있었던 남미(南美) 여러나라의 경제붕괴와 몰락이 결코 남의 나라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공직자들은 개혁의 장애(障碍)요인인 각종 행정규제를 앞장서 찾아내어 철폐하는 동시에 개혁의 전령사로서 국민계도(啓導)에 적극 나서야할 것이다.공직자들이 개혁의지로 완전 무장한다면 국제사회에서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한국 개혁에 대한 의구심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외환위기를 가속화시킨 한국에 대한 외국투자기관의 추락된 신인도(信認度)가 회복될 수 있다. 공직자는 개혁을 하나씩 불필요한 시차를 두어 시행하려 하지 말고 동시적으로,그것도 최대한 단기간에 완료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개혁은 전체 조직이 단절(斷絶)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또 개혁은 일관성(一貫性)이 있어야 한다.공직자는 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일관성있게 유도·감독·감시기능을 최대한 발휘해주기 바란다. 공직자들이 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할때 국민들이 정책을 신뢰하게 된다. 국민이 정부정책을 신뢰하게 되면 비로소 개혁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공직자는 이처럼 중차대한 사명감을 절감,개혁주체로서 역할과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것을 당부한다.
  • 그래도 대화는 계속해야/金容相 연구위원(남풍북풍)

    대화(對話)란 두 사람,두 집단 이상 간에 교통되는 이야기며 개인이나 집단 간의 관계를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대화를 자주 하면 서로간에 이해의 폭이 넓어지지만 대화가 단절되면 오해가 생기고 상호 비방이나 반목으로 번지기도 한다.한 핏줄을 이어 받아 생김새와 말과 글이 같고 생각도 비슷한 남북한이 반세기 동안이나 적대시하며 살아 온 것도 따지고 보면 대화 부족에서 비롯된 일이었다.이같은 시각에서 볼 때 그동안 민간차원의 대화만을 고집해 온 북한이 돌연 당국자간 회담을 제의,베이징 차관급 회담에 나타난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다.비록 가시적인 성과없이 끝나긴 했지만 3년9개월 만에 남북의 당국자가 만나 상호관심사를 협의한 것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회담 전 “이번 회담도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대다수는 일부라도 실천가능한 합의를 도출(導出),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해주기를 기원했었다.남측이 이산가족면회소 설치와 비료지원 문제를 병행처리하자고 제의한 것도 그동안 합의만 있고 실천은 없었던 과거의 비생산적인 남북관계를 청산하고 상호주의에 바탕을 둔 새로운 남북관계의 틀을 짜기 위해서였다.그러나 북측은 일단 비료만 확보한뒤 남북관계 개선문제는 구체적 합의없이 뒤로 미루려는 구태의연한 태도로 일관해 우리를 실망시켰다. 북측은 결국 회담 7일만에 일방적으로 회담 파기를 선언함으로써 ‘북한은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했으며 남북간 인식의 격차는 여전하다’는 걸 명확히 보여 주었다.특히 북측이 “이번 회담에 응한 것이나 비료문제 외에 상호관심사를 논의키로 한 것 자체가 큰 양보”라는 흰소리에 이어 비료지원을 인도적 문제이며 경제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진짜 인도적 문제인 면회소 설치 운영을 포함한 이산가족 문제는 정치문제라고 강변한 대목에 이르러선 또 한번 아득한‘벽’을 느껴야 했다.그렇지만 반세기를 적대시하며 살아온 남과 북이 한두번 만나 산적한 난제들을 일거에 처리해내기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회담이 한차례 결렬됐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낙담할일은 아닌 것이다.그렇다고 북측에 대화를 강요하거나 구걸할 필요는 없다.그래서 될 일도 아니다.그러나 북측이 태도를 바꿔 다시 대화의 자리로 나오도록 적극적이고 끈질기게 유도해야 한다. 다시만나서 의견이 엇갈린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하고 설득을 계속해야 한다.한반도의 평화는 단절없는 남북대화로 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선 안될 것이다.
  • 佛 장 폴 레오 대사(ASEM 對韓투자 관심국 대사에 듣는다)

    ◎“대규모 투자조사단 구성중”/한국 경제·금융부문 등 투자여건 개선/김 대통령의 위기극복노력 높게 평가 【朴政賢 기자】 장 폴 레오 주한 프랑스대사는 17일 “한국에 대한 투자조사단 구성이 진행중에 있으나 벌써부터 프랑스의 많은 기업들은 한국 투자에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프랑스는 한국과의 경제협력 및 투자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투자조사단은 언제 어떤 규모로 방한할 것인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대한(對韓)투자단 파견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한국이 처한 위기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한국을 잘 모르고 있던 기업들의 투자 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이다.한불간투자협상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바란다.하지만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다. ­외환위기를 극복중인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프랑스 정부·업계는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있다.한국 경제위기는 극복되고 있는 중이라는 평가이다.한국정부가 취한 외환위기극복 조치들은 금융면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하지만 금융부분과 경제부분의 효과는 차이가 많다.경제부분에서 많은 투자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시간이 걸릴것이다.한국에 대한 투자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한국의 외국인 투자유치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한국의 투자여건은 많이 개선됐다.법과 제도를 바꾸는 등의 한국정부의 투자여건 변화노력은 유럽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예를 들면 한국인의 의식과 기업,지방자치단체는 많은 변화를 해야 한다.한국인,정부,경제주체등이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프랑스는 5년전 산업협력위원회를 만들었으나 구체적 성과는 미미한 실정인데 양국간 교류협력을 촉진하는 방안은. ▲산업협력위원회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렸고 올해에는 프랑스에서 개최될 차례이지만 한국의 경제위기를 고려해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산업협력위원회에 많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중요한 것은 인적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대해야 한다는 점이다.한국국민들이 수출만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은 개방적인 태도가 아니다.IMF로 한국관광객 숫자 감소는 외화절약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한국이 외부와 단절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한국 지도자들이 외국에 가서 한국의 상황을 이해시키는 장기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金大中 대통령의 외환위기 대처방안에 대한 평가는. ▲프랑스에서 金대통령은 인권과 자유를 수호한 정치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金대통령은 외환위기가 터지자 취임까지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인 수습에 나서 신인도 회복에 노력했다.선출뒤의 노력은 흠잡을데 없다.국제사회는 金대통령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한 나라를 바꾼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변화를 위한 노력에는 저항세력이 있기 마련이다.한국정부는 개혁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한국이 고속전철건설을 재검토하고 있는데 대한 입장은. ▲한국 일각에서는 수익성을 우려하고 있으나 사회적 측면도 봐야 한다.교통수단의 대혁명은 노선 주변에 새로운 기업 창업효과를 가져오고,재화와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전파될 수 있다.TGV는 전체적인 측면에서 봐야한다.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한국은 고속전철 자체제작도 가능할 것이다.합의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 “亞 언론에 경제위기는 전화위복”/佛 르몽드紙 보도

    ◎한국 등 금융위기로 경영난 심각/위기자성론에 논조 독립성 확보/구조개선·政言유착 단절 계기로 【파리=金柄憲 특파원】 경제위기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언론들이 변하고 있는가.프랑스 르몽드지는 16일자에 금융위기로 인해 한국,태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국가들의 언론들이 겪는 어려움이 언론의 포화상태를 해소하고 논조의 독립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르몽드는 홍콩발 기사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언론의 변화를 매스커뮤니케이션면의 톱기사로 다루었다.변화의 계기는 자국 통화가치 절하에 따른 종이값 인상과 국내 소비감소 등에 따른 경제적 곤경이 제공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특히 한국은 일부 신문들을 거명해 가며 재벌들이 지금까지 운영해온 신문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상황이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자구책이 강도높게 추진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일부 신문들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알 수 없는’부수에 의존해온 기존의 경제체제에서 탈피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르몽드는 이어 “서울의 상당수 전국지들이 조만간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해 한국언론 시장의 대변혁을 예고했다.이같은 대변혁은 지난 80년대말 이후 4천5백만의 인구에 일간지 101개,주간지 6천여개가 난립,과포화 상태를 유지해온 한국 언론시장에 대규모 정리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르몽드는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 그동안 기회주의적인 논조를 견지해온 아시아 지역의 신문들이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아온 기존의 유착관계를 단절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한국언론을 대표적인 예로 들며 지난해말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위기에 따른 자성을 주도하면서 논조가 변하고 있으며 일부 인도네시아 언론들도 그 과정을 밟고 있다고 적시했다. 즉 이번 경제위기는 아시아언론사의 구조개선과 함께 언론시장의 포화상태해소,언론과 정부 및 금권과의 유착관계 단절,논조의 독립성 확보 및 정보의 다원화 등을 가져다줄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아시아 언론에 관한 르몽드 기사의 골자인셈이다.
  • 構造조정 이젠 실천이다(社說)

    정부가 마련한 금융·기업 구조개혁촉진방안은 그동안 산만하게 거론돼온 구조조정방안을 보다 확실히 함으로써 실효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정부가 이번 방안을 통해 지향하는 목표는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을 확실히 제공해줌으로써 구조조정을 촉진시키고 기업의 부실이 금융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단절하는 것이다. 대책의 중심은 기업 구조조정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부동산 처리문제다.부동산 거래에 따른 각종 조세감면과 부동산거래 활성화조치는 기업구조조정기금의 원활한 조성이 이뤄진다면 성과를 기대해 볼만도 하다.문제는 기업들이 구조조정노력을 얼마나 기울이느냐가 관건이다.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거나 기업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투의 불평을 구조조정 노력으로 전환하는 의지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조성되는 총 10조원의 주식투자기금과 부채조정기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부실기업 정리를 위한 자금소요액이 63조원에 이르고 있어 기금 규모가 적어도 30조원은 돼야 효과가 있을것이라는 것이 경제계의 주장이다.그러나 재경부는 63조원의 산출 근거에 문제가 있고 설혹 재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면 재정을 최대한 동원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주로 금융권과 외국인 투자가에 의존하고 있는 기금의 조성방법이다.불확실한 요인들이 많은 시장에 외국인의 참여가 기대만큼 이뤄질 것이냐는 것이다.정부의 적절한 사전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재원문제가 처음부터 빗나간다면 계획의 진척은 난감해질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의 실행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혼란을 경계해야 한다.금융산업의 재편과정에서 극도의 자금경색이 일어난다면 구조조정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세계은행(IBRD)은 구조개혁이 기대보다 더디다고 보고 개혁가속화를 강도높게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구조조정을 위한 기업의 노력이 한층 가속화돼야겠다.
  • 영웅세대의 비극/이대실 생명공학硏 유전체사업단장(굄돌)

    우리 어른들의 지나온 발자취를 보자.조선 말기 무력함과 국치의 울분을 가진 이로부터 시작하여,일제의 치욕을 겪었으며,해방후 혼란에 시달렸고,전쟁의 처절함과 생사의 고빗길을 헤매었다.또한 보리고개의 쓰라린 배고픔을 달래야 했으며,권위주의 시대의 횡포를 감수한 세대다.역경의 굴레 속에서도 역사의 단절과 사회의 전환기를 헤쳐가며 시련과 한을 땀으로 바꾸어 왔다.역사이래 최대의 번영을 이룩한 영광의 주역들이다.우리는 이들에게 한민족 최고영웅훈장을 달아주고,마음 속 깊이 우러나오는 박수를 쳐야 한다. 나는 이 영웅세대를 ‘유형재산세대’라 부르고 싶다.허기진 배를 채우려 가시적이고 유형적인 경제목표를 향해 매진해 왔다.유형재산을 생명처럼 소중히 여겨온 세대다.그 결과 창조적인 내일을 준비하지 못했고,전통적인 규범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지 오래전이다.아마도 주어진 환경에서 어쩔 수 없었으리라. 그로 인해 또 시련이 닥쳐왔다.IMF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밀려오면서,그들이 쌓아온 유형재산의 허상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가령 산업경쟁력이 무형의 과학기술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체험적으로 느끼지 못했다.단지 구색을 갖추기 위한 장식품 정도였다.국가경제가 유형적 상혼만 가지고는 안된다.이제부터라도 지식창조의 전통,미래를 그려갈 과학기술,그리고 문화적 자산을 쌓아야 한다.영원한 재산이기 때문이다. 더 어려운 비극도 예견된다.영웅세대는 아이들에게 전통과 혼을 심어주지 못했다.아이들은 텅빈 가슴을 안고 방황하고 있다.가치관의 진공상태에서 외래문화와 규범이 여과없이 채워진다.영웅세대는 생각이 다른 신세대로부터 소외되어 실의에 빠져 있다.아니 내팽겨쳐지고 있다.이제라도 차분히 앉아 전통의 맥을 이어주고,마음의 고향을 찾아주어야 한다.영웅세대는 내일을 향해 다시 한번 출사표를 던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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