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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혼은 보듬고 생명력은 탐색하고…

    시는 대개 드물게 주어지는 한가로움에서 읽게 되지만 좋은 시는 영혼을 바쁘게 출렁거려 준다. 김수영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받은 장석남은 시집 ‘왼쪽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창작과비평사)에서 세계를 현실로드러내거나 세계에 대하여 발언하고자 하지 않는다.시집후기 평문을 쓴 선배시인 최하림은 “다만 추억 속으로 들어가세계를 재생시키고자 하는 무욕한 꿈을 갖고 그 꿈을 보여준다”고 말하면서 특히 일상언어의 리듬감각을 잘 살린 시어에 주목한다. 풀린/봄/물결이여 네 고요 위에/봄비는 내려와/둥글게 둥그렇게/서로서로 몸을 감고 죽는다/…/아 너와 내가 잠들었던/이 한 덩어리 기슭의 바위에도 봄비는 와서/둥글게 둥그렇게/앉음새를 고쳐준다//(‘봄비’) 농민시에서 출발해 최근 생명시 자연시로 발전한 고재종은시집 ‘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시와사학사)에서 농촌 정경을 드러내면서 자연의 생명력을 탐색한다.시인 고은은 “농촌시에서 영영 이탈한 것이 아니라 그것의 승화로서 우주와 삶의 무애를 만나게 해준다”고 평했으며 평론가임규찬은 에로스적 서정에 주목하면서 “무언가로부터 결별했다는단절의 통증 속에서 지난 세월,자신이 놓쳐버렸던 것들을 아름다운 언어로 갈무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거기 막 탐스런 포도송이를/두 손 모아 받쳐드는/저 포도추렴온 연인들의…//그들 이내 포도알 하나씩 입에 따 넣고/아흐흐 아흐흐,퍼지지 않고는 못 배기는 단내와/젖지 않고는못 배기는 가슴들/(‘새말 언덕에 원두막 한 채를 치다’부분)김재영기자
  • 이산가족 3차상봉 결산

    남북 이산가족 방문단 운영은 3차 교환으로 사실상 안정화단계에 들어섰다. 28일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친 이번 만남은 지난 1·2차 때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무난히 치러졌다는 평이다.납북자에 이어 국군포로 가족상봉도 이뤄졌고 북측은 이를 TV에 보도,사실상 실체를 인정함으로써 해결 희망을 던져주기도 했다. 그동안 방문단 교환은 단절됐던 이산가족 교류의 실마리를푸는 역할을 했다.생사주소확인으로 이어졌고 시범적인 서신교환 합의도 이끌어 냈다.그러나 상봉이 상징성과 일회성적인 ‘이벤트’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이산가족들의 아픔을풀어줄 수 있도록 확대돼야 할 때란 지적이 많다.제한된 수의 상봉단 교환은 이산가족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는데 이견은 없다.지난 2박3일동안 서울·평양에선 각각 100명의 이산가족이 750명과 243명의 혈육을 만났을 뿐이다.시간도 50년을 기다려 겨우 10시간,8시간씩이었다. 실질적인 해법은 면회소 설치.생사주소확인 및 서신교환도이산가족들의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선 함께 진행해 나가야할 분야다.남북한 당국도 원칙적으론 면회소 설치에 합의한상태다.지난 1월 3차 적십자회담에서 남북은 “면회소 설치·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문제는 오는 4월3일 열리는 4차 회담에서 협의·확정한다”고 합의했다. 다만 구체적인 장소를 두고 줄다리기다.남측은 올 9∼10월복원되는 경의선 중간지점에 항구적인 면회소를 설치하자는입장.그 전에 판문점과 금강산에 임시 면회소를 세우자는 것이다.반면 북측은 금강산에 항구적인 면회소를 운영하자고맞서고 있다. 오는 4월3일부터 열리는 4차 적십자회담에선 면회소문제가주 의제다.면회소 문제는 향후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열쇠인 셈이다.서신교환은 오는 15일 300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인교환을 앞두고 있다.이산가족 문제는 인도적인 사안이지만북한 정치체제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미묘하다.북측에겐남측의 양보를 얻어내는 주요 협상 수단이란 측면도 있다.전체적인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점진적인 진전과 교류확대가 기대된다. 이석우기자 swlee@
  • ‘나스닥 악재’ 주가 폭락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이틀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종합주가지수는 580선대로,코스닥지수는 2주만에 80선대로 밀려났다. 2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1.12포인트 떨어진 583.41를 기록했다.코스닥지수는 5.07포인트 내린 80.18로 마감됐다.코스닥지수의 하락폭과 하락률은 올들어 가장 컸다. ◆폭락 분위기 확산=미국 나스닥지수가 21일(현지시간) 2,268.94으로 9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국내증시에 타격을 가했다.금리와 환율 급등도 투자분위기를 얼어붙게 했다. 거래소에서는 삼성전자·SK텔레콤·한국전력 등 지수관련대형주들이 2∼3% 떨어지는 등 대부분 업종이 내렸다.코스닥에서는 한통엠닷컴과 다음이 각각 7%,새롬기술이 9% 하락해지수에 부담을 줬다.인터넷 관련주도 매물공세에 힘을 쓰지못했다.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국내증시가 다시 미국증시의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연초 이후 미국시장의 움직임에서 비켜서 있던 국내증시가 나스닥 폭락,D램 반도체가격 하락세 지속 등 외부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휩쓸려 가고 있다.통신주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기술주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화증권 이창호(李昌浩)연구원은 “반도체와 반도체장비에 이어 무선통신 등 외국인투자가의 비중이 높은 업종 중심으로 미국시장과의 동조화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한계에 왔나=유동성 보강 기대와 소테마 장세가 한계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코스닥시장의 상승세도 마무리될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IMT-2000사업 진출 대형 통신주들의 과도한 출연금 부담 ▲코스닥시장을 지탱해온 소테마 위주의 순환매수 명맥 단절 ▲새로운 상승모멘텀 부재 ▲실질적인 유동성 보강 지연 등을 이유로 꼽았다. 현대증권 류용석(柳鏞碩)연구원은 “장중 지수 80선이 무너지면서 투매현상도 나타났다”면서 “개인 순매수금액이 매물압박으로 작용,지수급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하락 방패막이는 어디에=정부가 연기금 투입 등을 통해 주가하락의 안전판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연초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증권주가 업종지수 1,500선버티기에 성공한다면 재상승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이머징마켓의 메리트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움직임도호재가 될 수 있다. 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나스닥이 신(新)저점을 형성할 정도로 추락,국내증시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나 반전 요소도 있기 때문에 지수가 추세적인 하락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9주년… 이행실태 점검

    오는 19일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가 발효 9주년을 맞는다. 지난 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는 궁극적으로 남과 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지침서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당시 일각에서 새로운 합의의 도출보다는 기본합의서의 이행을 촉구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동안 사문화됐던 기본합의서는 지난해 6·15 남북공동선언에 의해 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기본합의서대로만 이행되면 남과 북은 ‘사실상의 통일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그렇다고 지금 기본합의서이행을 들고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합의서 발효 당시 북한은 급작스러운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로 부담감을 느꼈지만 남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있었다.그러나 10년간 계속된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 등으로상황은 많이 변했다.지금은 남북관계 전반을 아우르는 합의서 이행보다는 이산가족이나 경제협력 등 사안별로 진전되는것이 남한,특히 북한에 부담이 적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기본합의서는 남과 북 서로의 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한데서 출발한다.이어 몇차례에 걸친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 화해·불가침·교류협력의 이행과준수를 위한 3개 부속합의서가 체결됐고 이의 실행을 담보할화해 ·군사·경제교류·사회교류 등 4개 공동위원회 구성운영까지 합의됐다. 기본합의서와 더불어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도 92년 2월19일 발효됐고 한달 뒤 남북핵통제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도 체결됐다. 당시 합의사항 중 6·15 남북정상회담 이전까지 지켜진 것은 ‘남북연락사무소의 설치·운영에 관한 합의서’뿐이다. 핵문제는 93년 북한의 핵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문화됐다.남북상호비방은 계속돼왔고 교류는 단절된 채 크고 작은 군사적충돌이 있었다. 지난해의 6 ·15 공동선언 중 기본합의서에 언급된 내용은이산가족과 남북교류다.이산가족의 상호방문이 2차례까지 이뤄졌고 투자보장·청산결제·이중과세방지·상사분쟁 해결절차 등을 세밀히다룬 4대 경협합의서 체결이 92년 당시보다진전된 상태다.군사분야에서는 경의선 연결을 위한 남북군사실무회담이 5차례 진행된 것도 빠질 수 없다. 현재의 남북관계는 “기본합의서의 이행이 중요한 정책방향이기는 하지만 사안별로 접근한 뒤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이종석 세종연구소 위원)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美 중동정책 큰틀 바뀐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과거 클린턴 대통령의 중동정책을 백지화함에 따라 중동평화의 큰 틀이 전면 수정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강경파 아리엘 샤론 리쿠드당 당수가 총리에 당선된 직후 예루살렘에서 폭탄테러가 발생,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협상도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미 백악관 대변인은 8일(이하 현지시간) “클린턴 대통령이 재직중 중동평화협상을 위해 내놓았던 중재안 등 협상 기초들은 더 이상 현 행정부의 제안이 아니다”면서 “부시 행정부는 협상재개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와 접촉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팔 평화협상은 어디까지나 당사자들이 합의할 사항이지미국이 협상의 기초를 제시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국제경찰을 자임하며 특정 외교현안에만 몰두했던 클린턴 행정부와는 달리 균형잡힌 외교를 추구하겠다는 콜린파월 미 국무장관의 주장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특히 지난 12년간 중동특사로 활약했던 데니스 로스의 후임이 임명될지조차 불투명한 것도 부시행정부의 중동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샤론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중동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는 원론만 전달했다.또 취임 후 보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중동지역 폭력사태 종식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을 뿐이다. 특히 예루살렘의 유대교도 마을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여성 1명이 부상한 사건을 시발로 이슬람 극렬세력의 이스라엘 공격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현재까지는 이번 사건이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의 소행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샤론의 총리 당선으로 이슬람 과격단체들의 저항은 예상됐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클린턴의 중동정책과 단절을 선언한 부시 행정부가 이-팔 사태가 또다시 극렬한 유혈분쟁으로 빠져들 때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편집위원 칼럼] 2002년 월드컵축제를 기다리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입장권이 15일부터 판매된다.한국에 배정된 74만장 중 30%인 23만장이 이번 1차판매기간 동안추첨을 통해 배부될 것이라 한다.그동안 적잖은 행사와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이제서야 월드컵축제가 다가오고 있구나 실감이 된다. 연인원 600억 세계인구가 지켜본다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쇼’ 월드컵 축구의 재미를 더 말해 무엇하랴.화려한 플레이,숨막히는 박진감,뜻밖의 승부.한달 동안 지구촌의 이목을붙잡아 놓는 월드컵축구는 개최국 프리미엄 또한 엄청나다. 한국이 일본과 함께 21세기에 처음 열리는 17회 대회를 유치한 것은 축구에 있어 아시아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쾌거이며특히 IMF시대를 겪은 한국에게 월드컵대회는 국제사회를 향한 당당한 재기의 선언인 동시에 민족문화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같다. 개인적으로 이번 월드컵을 기다리면서 세 가지 기대를 해 본다. 첫째,월드컵대회를 맘껏 즐겨보자는 것이다.13년 전 감격 속에 치렀던 88서울올림픽은 한국이 사상 처음 주최한 세계규모의스포츠잔치로 시민들은 즐기기보다는 삼가고 보살피고조심하며 보내야 했다.선수촌 기자촌 등에서는 외국인들에게선물을 퍼부었고 그들이 지나는 길,묵는 곳마다 갈고 닦으며행여 무슨 책을 잡힐까 노심초사했다. 냉전과 권위주의 시대였고 개발도상국으로서 국제적인 위상도 높지 않았을 때 시험보는 기분이었던 건 당연했는지 모른다. 이번 월드컵대회는 시민이 주인으로서 즐기고 향수하는 대회였으면 한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자신감을 내보였으면 좋겠다.한국이 안 나가는 경기,빅게임이 아니라도 열심히 하는팀에게 박수쳐 주며 잔치 자체를 즐기고자 다짐해 본다. 둘째,문화행사에도 열심히 참여해 보자는 것이다. 올림픽 때도 좋은 기획이 많았지만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 생각에 그쳤던 기억이 있다.이번에는 한 두개라도 평소볼 수 없었던 공연이나 전시를 통해 세계를 느끼고 문화충격도 받고 싶다. 셋째,일본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다.한·일 양국은 불행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단절과 불신의벽이 아직도 높다.경위야 어쨌든 세계적 이벤트의 공동개최란 예사롭지 않은 소명은 두 나라가 좀더 가까워지라는 의미라고 생각하며 실제로 이를 계기로 일본대중문화를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등 가시적인 조치들도 나왔다.시민 입장에서도보다 열린 자세로 상대 문화를 탐구하며 공동개최의 의미를새기고 싶다. 하지만 이런 기대들이 얼마나 실현될지 최근의 정황들은 걱정을 앞서게 한다.부담스런 입장권가격은 TV시청으로나 만족해야 하는 것 아닌지 고심하게 한다.문화행사들은 어떤 게기획되고 있는지 알려지지도 않아 계획을 세울 수 조차 없다. 문화행사도 경기처럼 미리 예고를 해야한다.조기 예매와 패키지판매는 광범한 시민 참여와 체계적인 행사준비를 도울것이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건 한·일 우호 분위기가 삐걱거리는모습이다.대회 명칭을 ‘한·일월드컵’으로 정한 당초 합의를 어기고 일본측이 ‘일·한월드컵’이란 명칭을 사용하겠다고 나왔다 한다.이런 처사는 한국인의 일본인 이해를 어렵게 한다.최근 이수현씨의 의로운 죽음에 대한 일본인들의 애도물결과이번 월드컵 합의의 파기는 일본인들의 ‘한국인치켜세우기’와 ‘한국인 경멸’의 또다른 변주일까. 한국과 일본,국제축구연맹은 공동개최 결정이 ‘한국과 일본이 손을 잡으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말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문제를 풀기 바란다. 그래야 월드컵이 진정한 스포츠문화축제의 장인 동시에 한·일 국민들이 미래를 향해 허심탄회한 발걸음을 떼어 놓을 수있는 앞풀이 마당이 될 수 있다. 신연숙 위원 yshin@
  • 100일 수행 “”話頭를 잡았느냐””

    7일 새벽3시 경남 합천 해인사.법고와 타종 소리가 잠든 삼라만상을 깨우며 새벽 예불을 알릴 때 선방과 인근암자엔 일제히 심상찮은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100일동안의 고난한 수행을 마무리하는 동안거(冬安居)해제일.전국 사찰에서 모인 비구 40명과 해인사 강원 수좌 70명,약수암 금선암 삼선암의 비구니 70여명,그리고 원당암의재가불자 70명 등 모두 250명이 마지막 화두를 잡고자 가부좌를 틀고 안간힘이다.이제 몇시간 후면 각자 사찰과 집으로돌아가야 할터. 그동안 하루 10시간이상 화두를 잡으려고정진한 고행을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동안거는 음력 10월15일부터 1월15일까지 겨울철 100일동안산문 밖을 일절 나서지 않고 수행에 전념하는 기간.올해는전국 82개 선원에서 1,666명의 수좌가 동참했다.오전3시에일어나 공양과,경내를 걸어다니는 포행을 뺀 시간을 꼬박 좌선에 매달린다.해제 한달전 1주일간은 매일 18시간이상 부처님의 큰 뜻과 중생구제의 길을 찾기 위해 참선하는 용맹정진에 들어간다.수행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탈락하는 수좌도 적지않다. 아침공양 뒤인 오전10시 대웅전인 대적광전에서 동안거 해제법회가 시작됐다.큰스님께 설법을 청하는 청법게(請法偈)가울려퍼지고 법석에 오른 해인총림 방장 법전(法傳)스님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법어를 낸다.“큰 지혜는 바보같아 헤아릴 이 없나니/거두고 놓는 일에 구애될 것 없도다/고개돌려곁의 사람에게 물어보노니/그대의 남은 생명은 버린 뒤에도살아나는가.”법어에 이어 “해제를 했다고 화두를 놓고 다니는 놈은 때려죽여도 죄가 안된다는 옛말이 있다”고 큰스님 한말씀 곁들인다.다시 태어나도 화두만은 해결하겠다는 각오로 공부에임해야 하며 해제 후에도 세상에 나다니며 잘못 이야기하는일이 없도록 참구하면서 다니라는 말씀으로 법회는 끝난다. 이제 다시 만행을 떠날 시간.큰스님의 당부를 뒤로한 채 수행자들은 삼삼오오 바랑을 맨다.그동안 참선을 하면서 잠시나마 맺은 인연을 뒤로 접고 산문을 떠나는 수행자들의 고행은 계속 될 것이다. 합천 글 김성호기자 kimus@. *해인총림 방장 법전스님. “제 분수는 망각한 채 남의 흉만 보는 것은 도둑질이나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 자기반성에 철저해야 합니다.”동안거 해제법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법전스님은 “비단절의 주지나 소임자들 뿐만 아니라 공무원,일반 대중 모두제 역할을 잘 지켜야 사회질서가 올바로 선다”고 일침을 놓았다. 스님은 덕담을 청한 기자들에게 자세를 흐트리지 않은 채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중국 당말송초 양기스님을 예로 들면서“양기스님은 절의 주지 소임을 볼 때 호롱불 2개를 준비해항상 개인 일과 절 일을 엄격히 구분해 썼다”면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할 것을 주문했다. “법전스님은 “요즘 물질적으로 풍요하기 때문에 도(道)가잘 성취되지 않는다”며 ‘기한발도심(飢寒發道心:도는 춥고배고플 때 나온다)’을 강조했다. 법전스님은 지난 96년 해인총림 방장을 맡아 조계종 단일 선원으론 가장 큰 해인총림의 명실상부한 정신적 지도자 노릇을 해왔다. 김성호기자
  • 리뷰/ 국립극장 기획공연 ‘섬’

    흔히 현대인들의 고독한 인간상을 ‘섬’으로 이미지지을 때가 많다. 인간관계의 단절과 주체의 홀로서기를 동시에 압축하는 표현으로 상용된다고 할 수 있다.공연무대에서도 이같은 현대인들의 고립과 상호 무관심은 ‘섬’이란 테마로 적지않게 등장한다. 지난 2일부터 국립극장이 새해 첫 기획공연으로 달오름극장 무대에올리고 있는 ‘섬’(김상수 작·연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랄 수 있다.그렇지만 기존 무대와는 다르게 철저한 파격이 들어있다. 이 작품은 92년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였던 작품이지만 국립극장이 공연장 활성화 차원에서 실험적인 작품을 고른 끝에 다시 무대에올린 것.이해관계의 대립과 이기주의에서 오는 분열을 고발하면서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생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우선 현대인의 단절된 의사소통과 몰이해,그로 인한 인간성의 파괴를 극의 동적 형식이 아니라 독특한 시각표현과 내레이션으로 처리한다.일반적인 연극무대에서 진행되는 고정화된 극의 형식은 보이지 않는다.막이 오르면 3명의 여배우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돌아가면서 무언가 대사를 시작한다.내레이션에 이어 곧 본격적인 극이 시작되리란 기대를 하지만 변화없이 1시간5분동안 쉼없이 토해내는 여배우들의내레이션만이 이어진다.처녀가 아이를 잉태했다는 이유로 외딴 섬에억지로 유폐되고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처녀가 처절하게 토해해는 시(詩)같은 독백이 몰인정한 인간들의 관계와 부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소품이라야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20여대의 수상기만이 무대의 뒷편을 지키고 있을 뿐.여기에 극의 진전을 보여주는 어떤 형태의 배우들의 움직임도 없다. 그러면서도 희미한 조명아래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시종일관 한 곳만을 응시하는 배우들의 표정이 보는 이들을 무대에서 눈뗄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을 준다. ‘한국 연극은 죽었다’는 비판을 가해온 김상수가 공백을 깨고 8년만에 공연판에 컴백한 작품이란 점도 화제의 대상.지난 9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자작극 ‘짜장면’을 올린 뒤 8년만의 연출작인 ‘섬’은 여전히 주변의 목소리를 의식하지 않는‘섬’같은 세계를 고집하는 한 연출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무대다.10일까지. 김성호기자 kimus@
  • 스칼라피노교수 특별 인터뷰 “부시 對北 포용정책 포기 못할것”

    한반도 연구 권위자인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학 로버트 스칼라피노 명예교수는 “부시 행정부가 비록 공화당 노선에 따라 대(對) 북한 강경자세를 공약하면서 대선승리를 이뤄냈지만 정치적 명분으로나실질적인 면에서 옳았던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을 포기할 수는없을 것”이라고 신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진단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4일 대한매일과 가진 특별 인터뷰에서 “공화당정부가 투명성이나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워 북한에 대한 식량이나 중유 제공을 재고하는 등 정책변화 가능성을 나타냈지만 공화당 정부단독으로 이를 결정하거나 보류하는 등 독단적인 행동은 하기 어려울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시 행정부의 강경자세로 대북정책이 미묘한 상황으로 바뀌었는데. 단기적으로는 그렇게 보인다.공화당 정책노선 자체가 강경자세로 보이고 그들 스스로가 그렇게 보이려 한다.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대북정책에는 한 가지밖에 없다.지금까지 추진돼온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정치적 명분 쪽에서나 실질적인 측면에서 포용정책 기조는 바뀌지않을것이며,또 바뀌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공화당 역시 클린턴 행정부가 추구해온 대북정책을 그들의 정책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인지. 정책은 누구의 것을 받아들이는 문제가 아니라 효과를 따져 어떤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공화당 노선은 북한에 엄격한 상호주의를 내세우고 있다.이것은 북한이 그동안 취해온행동 때문이기도 하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의회 인사청문회에서 행한 발언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그는 포용정책을 받아들이겠다(open)고 밝혔다.이는 포용정책을 이어갈 태세가 돼있음을 드러낸 중대한 발언으로 주목할 필요가있다. ●초기 공화당 강경책 방침으로 결국 당분간 대북정책은 지연되는 결과가 나타날텐데. 결국 그럴 수밖에 없다.미국 행정부가 공언한 것이 하루아침에 돌변하는 식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미사일 회담은공화당 행정부 이전에 이미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뒷얘기가 있다. 부시 행정부도 실효가 눈앞에 보이는 단계에서 이를 포기하지는 않을것이다. 당분간 한·미·일 3국이 대화하는 자세를 보인 뒤 머지 않아 북미 관계는 개선되는 쪽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정부는 한반도 안정을 위해 포용정책을 적극 취한다는 자세인데. 한국정부는 빠른 시일내에 미국정부와 깊이있는 대화를 나눠야 한다.김대중 대통령이 올 3월쯤 미국을 방문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것으로 아는데 이는 바람직한 모습이다. 부시 행정부도 한국정부와의대화 없이는 어떤 정책을 취하더라도 실효성이 없다는 걸 잘 안다. 새 행정부 초기에 한국관리들과 대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시 헬름스 상원 외교위원장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원조를 전면재검토해야 한다고 공언했는데. 공화당은 식량뿐만 아니라 북한에 건네주도록 약정된 중유에 대해서도 투명성을 조건으로 내세워왔다.북한은 전력도 긴요하기 때문에 한국의 전력을 얻으려 애쓸 것이다.미국 쪽에서 보면 북한의 투명성은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만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의 원조를 기대하는 쪽으로 대응한다.그러나 다른나라로부터의 원조도 한반도 주변국들의 공조 없이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투명성 요구에 어느 정도 응하는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한국방문은 공화당 정부의 태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물론이다.지난해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이후 미국내 여론은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두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 안정을 극단적으로 상징한다.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서울을방문한다면 공화당 정부의 입장도 그에 맞춰 대응하지 않으면 안될것이다.여기에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가 어느 정도 깊이가 있느냐는 공화당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도하는데 상당한 변수가 된다. ●북한은 러시아 창구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러시아를 한반도에 대입시키는 것은 군사적으로나 안보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러시아 역시 푸틴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과거연방국가 시절의 영향력을 목표로 추구하고 있다.러시아는 또 과거북한과 동반자 관계였다가 한동안 서로 외면하는 등 껄끄러운 관계로변했다. 그러던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는 등 과거 한동안 단절되다시피했던 양국관계를 복원,한반도에서의 영향력도 키우려 하고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한계가 있다.열악한 경제상황 때문에 영향력을 복원하려는 의도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러시아라는 요소는 별로 큰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다. ●대북정책과 관련,한국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경제는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이는 대북정책의 정당성을잃게 할 수도 있다. 또한 국내문제를 극복해야 대북정책에도 힘을 줄수 있다. 경제 회생을 위한 노력과 함께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 스칼라피노교수 약력. ▲1919년 미국 캔자스주 출생▲1948년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1949∼1990년 UC버클리대 정치학과 교수 역임▲1978년 UC버클리대 부설 동아시아 문제 연구소 설립 및 소장 역임▲현재 미 버클리대 명예교수. ▲‘한국의 공산주의’ 등 저서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오늘의 눈] 실업대책의 虛와 實

    노동부의 청와대 업무보고가 있던 2일 노동부 기자실.아침부터 보도자료가 쏟아져 나왔다.‘상생의 노사공동체 실현’,‘비정형 근로자보호강화’,‘퇴직 근로자를 위한 임금채권 수준 인상’ 등 제목도가지가지였다.지난달엔 사회안전망 보강 대책과 2001년 종합 실업대책 등 굵직한 정책이 연이어 선보였다. 이들 정책만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제2의 IMF 환란이나 엄청난 구조조정이 닥쳐도 국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정책의 실패는 늘 하드웨어 자체에서 유발되지는 않는다.정책을집행하는 소프트웨어나 운용체계에서 문제가 불거지기 십상이다. 지금의 실업정책은 하드웨어 측면에선 선진국 수준에 손색이 없다. 지난 3년여 동안 선진국들의 ‘좋다는’ 정책을 망라한 까닭이다. 이 때문에 우리의 고용보험과 고용안정 프로그램 등 사회안전망은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수혜의 폭을 넓히고 있다.그럼에도 실업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불만에 가득차다.정책 집행자들의 고질적행정편의주의와 실적주의가 어우러진 결과라고 할수 있다.‘펜티엄급 하드웨어’에 ‘286급 소프트웨어’가 접목된 상황이다. 핵심 실업정책의 하나인 재취업훈련을 보자.수강생(실직자)들의 취업률에 비례해 정부보조금이 지급되는 현행 정책 때문에 정작 일자리가 절실하지만 적응력이 미흡한 30∼40대 가장들은 뒷전으로 밀린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용이한 20대들의 ‘머릿수’로 정부는 실업률을줄였다고 자랑하고,취업·훈련기관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악순환은 단절의 기미조차도 없다.엊그제 발표된 ‘20만명 IT인력 육성계획’도 속내를 보면 30∼40대 실직자들의 설 땅은 더욱 좁아진다. 이날 노동부는 ‘12만개 단기 일자리 제공’이나 ‘3%대 실업률 유지’ 등 수치로 도배한 노동정책을 청와대에 보고했다.하지만 정책목표의 성패는 결코 ‘수치’에 달려 있지 않다.아무리 서류상에서 초과달성을 외쳐도,아무리 그럴 듯한 ‘숫자 놀음’을 벌여도 진정으로일자리를 원하는 실직자들이 외면당하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싶다.정책 집행자들이 뜨거운 가슴으로 현장을 누빌 때 정책이 빛을발한다는평범한 상식을 너무도 쉽게 망각하는 것 같다. 오일만 행정뉴스팀 기자oilman@
  • [사설] 남북 물류체계 정비를

    남북 임가공 교역업체들이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있다.지난해 11월부터 남북 위탁가공 물류의 95%를 감당하는 인천∼남포 항로가 기존 선박회사(한성선박)에 대한 북한의 입항 거부로 단절됐기 때문이다.북측은 일방적으로 신규 선박회사(람세스물류)를 지정해 이용을 요구하고 있으나,정부는 최근 운항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람세스물류측의 인천∼남포 운항을 불허했다.정부는 해당 교역 업체들을 위해서나,남북관계의 장래로 보아서나 조속히 수습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3각분규로 남쪽 참여 중소업체 중 일부가 이미 부도가 난 데다 여타 업체들도 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임가공 사업은북한에 기술과 원부자재 등을 제공해 물품을 위탁 생산한 뒤 국내에반입하거나 제3국에 수출하는 남북교역의 일환이다.그러한 남북교역이든,북한에 직접 투자하는 남북경협 사업이든 기본적으로는 정경분리원칙에 따라 기업의 자율적 판단과 협상에 맡겨두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이번 사태를 방치할 경우 남북간 직·간접교역이 침체되는 것은 물론 다른 대북 투자 활성화를 가로막을 악재가 될 개연성이 높다.정부가 개입해 적극적 중재에 나서야 할까닭이 여기에 있다. 정부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 개최 등 동원가능한 모든 채널을 가동해북한당국과 함께 장·단기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무엇보다 먼저북측의 입항거부는 화주(貨主)가 선박회사를 결정하는 국제관례에어긋난다는 점부터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남북 정기컨테이너선의 운항중단 과정에서 신규 참여 선박회사와 북측간 이면계약설 등 잡음이들리기 때문에 하는 얘기다. 중기적으로는 남측이 북한 남포항 설비의 개·보수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남북 항로의 운송비가 국제시세에 비해 2∼4배나 비싼 편이라고 하지 않은가.장기적으로는 남북 해운협정을 체결해 직교역 체제를 굳히는 등 남북한 물류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 선수협 3기 집행부 구성

    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이호성(해태) 회장 체제로 새 출발했다. 삼성을 제외한 7개 구단 선수대표들은 26일 야구회관에서 첫 모임을갖고 집행부를 새롭게 구성하는 한편 선수협 차영태 사무국장을 경질하기로 했다. 앞으로 1년동안 선수협을 이끌어갈 신임 집행부로는 회장에 이호성,부회장 장종훈(한화)·양용모(SK),감사에는 김인호(현대)가 각각 선임됐다.이호성은 1·2기 회장 송진우(한화)에 이어 선수협 3기 회장인 셈이다. 이날 모임에는 이들과 함께 안경현(두산)·김정민(LG)·강상수(롯데) 등이 구단 선수대표로 참석했고 해외 전지훈련중인 삼성의 김태균은 전권을 위임했다. 이날 모임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차영태 사무국장 거취에 대해서는일단 새 사무국장을 영입하기로 뜻을 모으고 유능한 인물을 물색할때까지 전 집행부에도 관여한 바 있는 전 프로야구 선수출신을 한시적으로 사무국장에 앉히기로 했다고 밝혔다.그러나 대상 인물의 의중을 타진하지 않았다며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선수협은 운영자금과 관련,기본회비 납부를 원칙으로 하고전 집행부가 사단법인 설립을 위해 구단별로 갹출한 기금을 활용하기로 했다.그러나 연예인 등이 보내온 성금은 현 집행부에 부담이 돼 돌려줄방침이다. 선수협 규약 내용은 전 집행부의 규약서를 토대로 보강하는 수준이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기자 kimms@. * 이호성 선수협신임회장 인터뷰. “전 집행부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송진우에 이어 3기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회장에 뽑힌 이호성은 “개인적으로는 야구에만 전념할 생각이었지만 뜻밖에 동료들이 회장으로밀어준 만큼 팬들과 선수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신 집행부라고 해서 전 집행부와 노선이 다른 것은 아니다”라면서 “전 집행부와 제도개선위원회가 협의중이던 안건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차영태 사무국장의 거취문제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차 국장은 선수협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해왔고 꼭 필요한 인물”이라면서 “그러나 구단들은 차 국장에 대해 극심한 거부감을느끼고 있고 그로 인해 구단과 선수협의 대화가 단절됐기 때문에 원활한 대화를 위해 부득이 차 국장을 경질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신 집행부가 전 집행부에 비해 온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대해 “신 집행부는 문화관광부 중재로 전 집행부와 구단의 합의 정신에 따라 구성됐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민수기자
  • 中·타이완 해빙 가속

    올해는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해빙 무드가 한층 더 무르익을 것 같다. 타이완은 단절 50년만에 처음으로 50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중국 관광단의 타이완 방문을 허용했다.연초 소3통으로 중국과의 인적·물적직접 교류의 물꼬를 튼 지 2주일만이다.때마침 타이완 대학생들 사이에 중국 유학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점도 양안(兩岸) 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길로 빠르게 이동시킬 전망이다. 타이완 뤼슈렌(呂秀蓮) 부총통은 15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교류 증진을 위한 첫 정책은 오는 7월 중국인 50만명의 타이완 관광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이러한 정책이 양안관계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타이완은 이번 중국인 관광 허용에도 불구,▲중국인이 타이완을 경유해 제3국으로 떠나거나 ▲제3국에서 타이완 경유해 중국으로 입국하는 것은 허용치 않을 방침이다.그러나 타이완이 10년 전 타이완인들의 본토 이산가족 재회를 허용한 이후 또 다른 획기적 조치로 평가할만 하다. 뤼 부총통은 중국의 행정관료,국영 기업체 경영인들과도 정치·경제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혀 양안관계는 1949년 국공(國共))내전이후 최고의 분위기를 맞고 있다. 타이완 대학생들의 사이에 일고 있는 중국 유학 붐도 이해의 폭을넓혀 양안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중국 베이징대 등 유명 대학에 유학중인 타이완 학생들은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본토 유학생들은 96년 461명,97년 928명,98년 839명 등으로 양안관계가 불안했던 시기에도 꾸준히 증가해 왔다. 타이완 정부는 현재 중국 대학에서 취득한 학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본토 유학이 계속 늘어나면 일부 엄선된 중국 대학들에 한해 졸업장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육철수기자 ycs@
  • e-비즈 ‘2001 화두’/ 초고속인터넷 초고속 성장

    ‘보다 빠르고,편리하게…’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빠르고 편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소비자의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전화선 하나로 전화와 인터넷을 동시에쓸 수 있는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과 케이블TV망을 통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지난해 폭발적인 가입자 수에 힘입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올해도 가입자수가 100% 이상 늘것으로 보인다. ■급속한 양적 성장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개시 3년만인 지난해 말가입자 400만명 시대를 열었다.99년말 40여만명에 비해 10배 가량 늘었다.선발주자인 하나로통신과 두루넷·드림라인과 후발주자로 뛰어든 한국통신이 신상품 개발과 대대적인 마케팅 경쟁을 벌인 결과다. 업계는 연말까지 300만∼40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한국통신만해도 올 한해 네트워크 구축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시장재편 불가피 그러나 지난해 중반부터 업체간 과당경쟁에 따른부작용으로 업계의 지각변동이 진행되고 있다.자체 통신망을 갖춘 한국통신·하나로통신은공격적인 투자로 70%의 점유율을 차지,‘가입자 몰이’에 성공했지만,케이블TV망에 의존하거나 망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두루넷·드림라인은 가입자가 줄고 투자비 회수에 실패,수천억원의 적자를 봤다.이밖에 스피드로 네티존 등 중소업체들은 경영악화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시장구도 재편에 따라 두루넷은 올 한해 신규투자를 중단하고 콘텐츠 사업을 확충,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드림라인도 자가망 확충을통한 개인 대상 서비스를 포기하고,케이블망을 통한 기업전용 서비스에 치중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케이블TV망으로 초고속인터넷 ‘싱크로드’를 개시한 SK텔레콤은 올해 1,000억원을 투입,40만 가입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혀업계에 도전장을 냈다. ■성능은 ‘들쭉날쭉’ 짧은 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품질은여전히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인터넷망 품질측정협의회가 최근 초고속 인터넷서비스의 품질을 측정한 결과,지역에 따라 속도와단절률이 크게 차이났다.협의회 관계자는 “상반기보다 속도는 향상됐으나 가입자 선로관리가 부실했다”고 말했다.최근 초고속인터넷순위를 발표한 품질측정 사이트 ‘벤치비’(report.benchbee.co.kr)는 “같은 요금에도 품질은 천차만별이었으며,모든 항목에서 뛰어난성능을 보인 서비스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새 기술·서비스로 승부 전문가들은 중복투자와 과당경쟁을 줄이고사업자 특성에 맞는 기술개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과 정보통신연구원 등에서 차세대 인터넷전송망 기술과 전송용량을 확장한 광전송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기존 ADSL보다4.5배 빠른 VDSL 서비스도 상반기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韓-대만 항공노선 연내 재개될듯

    정부는 지난 92년 한·중 수교 이후 단절됐던 우리 국적기의 한·대만 항공노선 운항을 연내에 재개할 방침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적기의 대만노선 운항은 올해 해결해야 할 주요 외교과제 중 하나”라며 대만 복항문제를 적극 해결할 뜻을 밝혔다. 이장관은 “현재 한·대만간 항공노선을 대만측이 독점하고 있어서우리 국적기의 손해는 물론 국민들의 불편이 크다”면서 “당초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고덧붙였다. 이장관은 또 한·일 전세기 운항과 관련,“전세 셔틀기의 양국간 협상이 잘 진행돼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은 지난해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취임 이후 고위 당국자들이 “국가주권의 존엄과 호혜평등 원칙하에서 항공재개 협정을 기꺼이 매듭짓고 싶다”고 언급하는 등 항공운항의 재개의사를 피력해왔다. 홍원상기자 wshong@
  • 경실련·참여연대 포부

    “새해에는 한차원 높은 시민운동을 펼쳐 서민과 약자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겠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비정부단체(NGO)로 꼽히는 경실련과 참여연대.지난한해 4·13총선, 의료계 파업,개혁입법 추진 등 굵직한 현안에 맞서숨가쁘게 보낸 두 단체의 새해 각오는 남다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시민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운동을 펼치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지난 89년 결성돼 출범 13년째를 맞은 경실련은 올해를 ‘제2도약,재창립의 해’로 정했다. 지난해에는 총선후보 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는 등 ‘후보자 정보공개 운동’을 펼쳐 참여연대와 함께 선거에서 시민단체의 역할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의약분업 과정에서도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힘을 쏟았고 영종도 국제공항 등 대형 국책공사 감시 운동,지방자치제도 개선 등에도대안 제시와 함께 많은 역할을 했다. 경실련은 지역 경실련과 힘을 합쳐 주민투표,주민소송,주민소환 등주민참여입법 운동을 펼치는 것을 올해의 주요 사업으로 설정하고 있다.이와함께 국가 예산 낭비 감시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시민의 세부담을 줄이고 국가적인 개혁 작업에 시민의 의견을 분명히 전달하는데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고계현(高桂鉉) 시민입법국장은 “경실련은 90년대 초반까지 성장을거듭했으나 90년대 후반 들어 조직의 비대화로 의사소통이 단절되는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면서 “올해는 사회의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운동의 질적 도약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총선연대’의 주축이 돼 일대 돌풍을 불러일으켰다.3개월여 동안 총선연대를 이끌면서 시민운동의 수준을 한단계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직도 우여곡절을 겪고 있으나 부패방지법·국가인권위원회법 제정,국가보안법 개정 등 3대 개혁법안의 제·개정에 결정적으로 힘을 불어넣었다. 경제 분야에서는 재벌의 변칙상속 문제를 공론화한 것이 첫손가락에꼽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지방자치단체장 판공비 공개운동,국정감사모니터활동에서도 적잖은 성과를 남겼다. 올해 참여연대는 행정부와 국회에 대한 모니터활동을 강화하는한편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회원조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터넷 시민운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점 사업이다.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뤄져온 온라인 시민운동을 한데 묶는 ‘시민행동 전문사이트’를 설립,새로운 시민운동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게 참여연대의 새해복안이다. 박원순(朴元淳) 사무처장은 “시민운동이 아직 출발 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으나 한단계 도약하려면 올해에는 성숙단계를 지향해야한다”면서 “사회의 발전과 개혁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최선을다하겠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초고속 인터넷망 품질 ‘엉망’

    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된 서울시청이나 드림위즈 등 일부 공공기관및 인기사이트들의 접속 도중 단절률이 심각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드러났다. 인터넷망 품질측정협의회는 지난 9월 25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CATV 등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014XY(유선전화접속망)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품질수준을 측정한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사이트별로 세부측정한 결과 드림위즈 사이트는 단절률이 평균 55.90%로 두번에 한번은 데이터수신 도중 접속이 끊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드림위즈는 특히 새로운넷 CM(케이블모뎀) 이용 때 91.04%,두루넷이용 때 90.58%,드림라인 CM 이용 때 90.14%의 단절률로 거의 매번접속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드림위즈는 접속성공률 평균에서도 가장 낮은 75.22%에 그쳐 네번중한번은 접속에 실패했다. 평균 단절률 2위는 인터피아로 44.85%였으며,이어 마이크로소프트 34.06%,엠파스 30.17%,삼성전자쇼핑몰 28.10% 등의 순이었다. 서울시청 사이트의 단절률은 평균 23.4%로 네번 접속에 한번은끊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청 사이트는 하나로통신 ADSL 라이트 서비스를 이용할 때 단절률이 35.29%에 이르는 등 하나로통신의 홈랜(가정 근거리통신망)이나 ADSL프로 등을 이용할 때 30%가 넘는 단절률을 보였다.서울시청사이트는 이용 속도에서도 최고는 1.55Mbps인 반면 최저는 0.03Mbps에 불과해 불안정할 정도의 높은 편차를 기록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국내 일반 사이트의 평균 단절률은 7.89%로,특히ADSL은 9.15%,CATV는 8.71%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으며 단절되면 속도가 매우 낮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단절률은 접속에 성공한 뒤 데이터 수신 도중 끊기는 비율로 (1-수신완료횟수/접속성공횟수)×100으로 계산한다. 협의회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9만5,607회,014XY는 1만1,094회측정했다.협의회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한국전자통신연구원,정보통신정책연구원,한국전산원,소비자단체,관련 사업자 등으로 구성됐다. 박대출기자 dcpark@
  • 대북 전력지원 찬반 지상중계

    대북 전력 지원이 세밑 남북관계의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오는 26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 평양 첫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력협력을 둘러싼 찬반 양론을 짚어본다. *“經協 일환으로 추진하자”金槿泰 민주당 최고위원 북의 전력지원 요청은 요청 자체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숨기기 급급했던 어려움을 터놓고 부탁을 해온 것부터 그렇다.우리는 북한의요청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북한 경제 발전이 평화 교류에 크게 이익이 되기때문이다.북한 경제 안정은 한반도 평화안정의 초석이나 다름없다.단기적으로는 이번 지원을 통해 개성공단 건설 등 남북경협에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원과정에서는 국민이 납득하고 참여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예비전력률 12%로 추정되는데 지원을 하면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의 부담이 오는지,과연 북한의 전력상태는 얼마나 심각한지 등이공개돼야 한다.충분한 토론을 거쳐 국민적 동의가 형성돼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전력지원 반대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북한이우리 사정을 이해하기 쉬울 수 있다.이지운기자 jj@*“經協 일환으로 추진하자”高有煥 동국대교수 에너지난으로 비롯된 북한 경제난을 해소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전력지원이다.공장 가동률이 30%에 이를 만큼 북한의 전력사정은 어렵다. 그렇다고 무조건 지원하기 어렵다.남북 경협사업의 하나로 추진해야한다.우리의 남는 전력을 앞으로 건설될 개성공단에 지원, 활성화하는 방향이 가장 바람직하다.50만KW 전부를 제공하기는 우리도 벅차다. 나아가 국내 유휴 발전설비를 보강해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2003년까지 짓기로 한 경수로 완공이 2007년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측 화력발전 설비를 옮겨 설치할 수 있다. 일각에서 지원전력이 군수산업에 전용될 것을 우려하는데 군수·민수의 구분이 모호한 사회주의 체제상 극히 일부의 전용은 감수해야할 것이다.그것이 지원불가의 명분이 되어선 곤란하다.전력을 주면이산가족같은 인도주의 문제는 풀릴 것이다.우리가 주는 만큼 받는상호주의도 어느 정도 충족된다.황성기기자 marry01@*”北 일방요구 더는 안된다”朴寬用 한나라당 부총재 전력 지원 문제는 인도적 차원의 비료나 식량,의료 지원과는 엄밀히구분돼야 한다.전력은 중요한 전략 물자다.전력을 지원한 뒤 남북이단절과 대결관계로 바뀐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때문에 전력지원 문제를 논의하려면 면밀한 검토와 국민 동의를 거치는 등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국회에서 ‘지금이 전략물자까지 보낼 단계냐’를 신중하게 논의하고,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북한의 태도도 문제다.북한은 남북간 협의과정에서 비료와 돈,식량,약품,쌀,전력 등 계속 ‘준비된 조건’을 하나씩 내세우며 전략적으로 우리를 끌어가려 한다. 정부는 북한 생산전력의 25%인 50만㎾를 보내는데 얼마나 드는지 쉬쉬하고 있다. 한전에서도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철탑과 전선,변전소,변압시설 등설비비만 6,000억∼8,000억원이 소요된다.당연히 지원규모에 상응하는 긴장완화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박찬구기자 ckpark@* “北 일방요구 더는 안된다”柳浩烈 고려대교수 전력지원은 북한이 필요로 하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분야이므로 상호주의에 입각,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그러나 북측의 제기방식과남측의 수용방식이 문제다.사전 검토와 타당성 조사,절차상 문제를충분히 논의한 뒤 결정해야 한다. 전력지원은 다른 경협사업과 마찬가지로 남북관계의 전반적 큰 틀에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북한의 전력난 실태를 파악한 뒤 경제균형발전이라는 상호주의를 신축적으로 적용해야 한다.타당성을 검토,조사한 뒤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합리적인 순서를 밟아야 한다.다음주 열리는 경협추진위에서 논의하는 것은 이르다. 식량·비료 지원처럼 북한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면 다 들어주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원결정은 국회에서 논의,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정부가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서둘러 지원하는 방식은 안된다. 노주석기자 joo@
  • 밀란 쿤데라 신작 ‘향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로서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거론돼온 밀란 쿤데라의 신작 ‘향수(鄕愁)’(민음사)가 발간되었다. 불어로 쓴 이 소설은 올해 초 프랑스보다 먼저 스페인에서 먼저 출간돼 10만부 이상 팔렸으며 한국에서 두번째로 출간된다고 출판사 측은 밝힌다.체코에서 출생한 쿤데라는 46세 때인 지난 75년 프랑스에 정착했고 5년 뒤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향수’는 1989년 동구권 붕괴이후 체코의 민주화 덕분에 20년만에조국을 찾은 남녀 두 망명자와 체코에 남은,남자의 옛 여자친구 등 3명 사이에 얽힌 이야기이다.공산권 망명자가 자유화된 조국에 귀환했을 때 무엇을 가장 강하게 느낄까.물질적 및 정신적 피폐함과 심대한단절감같은 것이리라. 쿤데라도 마찬가지이지만 그의 눈은 공정정권 이후라든가 망명이라는시사적인 선을 훌쩍 뛰어넘어 고향에 다시 되돌아온다는 귀향의 본질적 문제에 천착한다. 이 소설의 원제목은 ‘무지’인데 쿤데라는 소설 속에서 ‘어원상으로 향수는 무지의 상태에서 비롯된 고통’이라고 말한다.내 나라 내고향은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는 무지의 고통이 향수라는 것이다. ‘향수’에서는 고향을 떠나서의 고통이 아니라 고향으로 되돌아와서의 고통을 이야기한다.또 고향에 되돌아와도 ‘고향’은 없다라는 식의 감상이 아니라 자기의 현재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절망감이 문제다.옛친구와 가족은 망명으로 산 세월과 지금의 모습엔 전혀 관심이 없다,즉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쿤데라의 망명자들은 한탄한다. 그래서 망명자들은 기억 속의 고향을 찾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게된다. 쿤데라의 이같은 성찰과 사유도 의미있게 다가오지만 ‘향수’는 다른 쿤데라 소설처럼 남녀간의 이야기가 흥미로와 독자를 잡아끈다. 김재영기자
  • [대한칼럼] 통일기반 조성위한 새 통일교육

    정부는 7일 통일교육심의위원회에서 새해 통일교육 기본계획 및 지침을 확정·발표했다.내년부터 초·중·고 교과서에 6.15남북정상회담 등 올해 진전된 남북관계를 대폭 반영하고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을축으로 북한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높이는 내용의 통일교육을 실시키로 했다.새 통일교육 기본계획은 과거의 통일교육이 불행했던 민족사와 냉전적 안보 틀에서 이루어졌던 점에 비해 남북화해와 민족동질성 회복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정부의 새 통일교육 기본계획은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합리적이고전향적 정책결정으로 평가된다.우리가 민족의 통일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보다 남북한 민족구성원들간에 오랜 단절로 인해 가치관과 사고방식,행동양식 등이 다르고 민족의 뿌리인역사,용어,고유문화까지도 공유하지 못하는 민족 이질성의 심화를 극복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일교육은 통일과업의 주체인 국민들에게 통일 지향적 가치관을 심어주고,언젠가 통일이 실현되는 날을 큰 혼란과 충격없이 맞이하기 위한 사전 대비 작업으로 중요하다.다시 말해 통일교육은 통일추진과정과 통일이후 민족사회에 나타날 여러가지 갈등과 혼란을예견하여 이것을 사전에 예방하고 극소화시킬 수 있는 정신,문화적기반요소들을 국민교육을 통해 미리 튼튼히 길러주는 일이다.즉 통일후 민족전체의 삶이 보다 평화스럽고 복된 것이 되도록 민족사회의내부적 통합에 필요한 건전한 민족의식과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사업이다. 우리보다 앞서 통일을 이룩한 독일의 경우를 보면 1972년 동·서독간에 기본조약이 체결된 이래 18년동안 상호교류와 협력이 유지되는가운데 민족동질화 노력과 치밀한 준비과정이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서독 주민간에 심각한 심리적 괴리감과 갈등이 존재하고,체제통합에 따른 사회·문화적 충격이가시지 않고 있다.이로 인한 독일사회의 내부적 통합의 어려움은 우리 통일교육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 하겠다. 이같은 맥락에서 새 통일교육은 특히 그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북한의 현실과 통일문제에 대한 정확한 지식,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합리적인 판단과 비판,이것이 통일교육의 기초가 돼야한다.이를 토대로 통일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태도와 의지를 고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통일교육은 또 남북 화해를 촉진하는 교육이 돼야한다.남북한 주민들의 의식속에 잠재한 상호불신·적대감 등 통일 저해요인을 밝혀내고 이것을 시정해 나가는 것이 바로 통일교육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통일에 대한 확신과 통일사회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심어주는 교육이 돼야 한다.통일 이후 우리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뿐만아니라,민족의 발전역량을 배가 시키고 현재보다 발전된 사회와 국가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통일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우리 2세국민들이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통일교육의 목표다. 따라서 새 통일교육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열악한 통일교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교육자료의 부족,북한정보에 대한 접근제한,시청각 교재의 미흡등은 통일문제를 이해하고 접근하는데 있어큰 장애가 되고 있다. 통일문제의 중요성과 방대성에 비추어볼때 통일교육은 체계적이고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통일교육은 이제 소극적인 분단극복 차원을 넘어 적극적 통일 모색과 아울러 모든 통일후계세대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 할 수 있도록 교수기법의 개발 보급에도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전향적 새 통일교육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6.15공동선언의 차질없는 이행과 지속적 남북관계 개선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장청수 객원논설위원 c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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