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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의 소리] 가정과 직장을 지키는 ‘청렴’ /부산 남구 용호동 이미영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의 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국민들이 가장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누구보다 청렴해야 할 각종 복지단체나 공공기관 관리자들의 두 얼굴이다. 비리를 저지르면 언제 발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직장에서는 자신 있게 행동하지 못하고 업무 능률이 떨어지며, 가족들 앞에서도 당당하지 못하고, 뇌물을 준 사람에게 평생 약점을 잡힌 채 살아야 한다. 비리가 드러난 뒤에는 고통이 너무나도 크다.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가족들이 겪어야 할 충격과 고통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평생 쌓아온 인간관계 단절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로부터의 고립을 감수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비리의 유혹에 넘어가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선택과 판단이 청렴한 직장생활을 이끌어 내 가족과 동료를 지킬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며 다짐해 보았으면 한다. 부산 남구 용호동 이미영
  • [사설] 수뇌부 퇴진 계기 강한 국군으로 거듭나라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이 6개월 만에 퇴진했다. 석연찮은 재산 형성이 문제였다고 한다. 올들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국가안보가 위기를 맞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육참총장이 과거의 개인적 이유로 물러난 것은 매우 유감이다. 황 총장의 퇴진으로 육군 수뇌부의 인사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군은 일촌의 지휘공백도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군은 지난 4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취임과 동시에 강군을 만드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황 총장이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것도 신임 장관과 함께 군 개혁을 선도하고 강한 군대를 만드는 작업에 자신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인사의 계기야 어찌됐든 이명박 대통령과 김 장관은 연평도 피폭 이후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야전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군 수뇌부를 확실히 개편해야 한다. 우선 임관 기수별 자리 이어받기를 단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권을 기웃거리지 않고 오로지 군인의 길만을 걸어온 야전군 출신 지휘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절실하다. 황 총장과는 경우가 다르겠지만, 합참과 해·공군 수뇌부도 언제든 물러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책임질 일이 터졌을 때조차 자리에 연연해선 안 된다. 이번 연평도 피폭과 관련해서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들도 지휘책임이 없지 않을 것이다. 임명된 지 3~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는다면 그 또한 강군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안보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수뇌부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폭은 군으로서는 6·25 이후 가장 치욕스러운 사태이며, 지금의 안보상황은 너무도 엄중하다. 군 수뇌부 스스로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강한 군대, 기강이 바로 선 군대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연평도 피폭으로 국민은 안보위협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젊은이들은 힘들기로 소문난 해병대 수색병과를 앞다퉈 지원했다고 한다. 애국심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을 더욱 강인하게 키우는 일은 군의 몫이다. 수뇌부 교체를 국군이 무적의 강군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사설] 용두사미로 끝난 제약사 리베이트 근절책

    어제부터 시행에 들어간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 시행규칙을 놓고 말들이 많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업체와 받은 의·약사를 모두 처벌한다는 쌍벌제의 처벌조항이 흐지부지된 탓이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시행규칙에 경조사비며 명절선물, 강연료, 자문료의 허용기준을 제시했지만 최종 심의과정에서 모두 빠졌단다. 규칙대로라면 원칙적으로 리베이트는 금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적발될 경우만 보편적 관행인지, 판촉차원의 리베이트인지를 조사키로 했다니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식 단속이 될 게 뻔하다. 정부가 호언한 리베이트 근절책이 고작 이정도라니 허탈할 뿐이다. 이번 시행규칙은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리베이트 쌍벌제의 하위법이다. 리베이트 수수 당사자를 함께 처벌할 구체적 근거가 없는 만큼 단속의 실효성이라도 갖추자는 고육책인 셈이다. 복지부가 시행규칙안을 마련할 때부터 모든 의·약사를 잠재 범죄자 취급한다느니, 리베이트의 음성화를 더 부추길 것이라느니 따위의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최소한의 관행적 인정범위를 정해 환부를 도려내려던 처벌규정마저 삭제됐으니 단속 차원에선 별반 나아질 게 없어 보인다. 규제개혁위원회 등은 리베이트 허용기준 적시가 오히려 리베이트를 양성화할 것이라 우려했다지만 현실을 외면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복제 신약값의 20∼30%가 리베이트이고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연간 2조원을 웃돈다는 공정거래위의 발표도 있고 보면 잠꼬대로만 들릴 뿐이다. 병을 고치려면 근저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리베이트의 원인을 방치하면 악순환을 거듭할 뿐이다. 국내 제약업체의 판매관리비가 제조업체의 3배를 넘는 반면,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3.6%에 불과하다. 신약 개발 대신 음성적 마케팅과 거래로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단절하지 않으면 국민피해는 물론 건보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음성적 거래를 막을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약사들이 신약 및 연구개발에 주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리베이트 근절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 FIFA 집행위원 동선 비밀 엄수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22명의 이동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2일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투표를 앞둔 스위스 취리히의 메세첸트룸 앞에는 취재진들이 집행위원들의 도착을 기다렸다. 그러나 투표시간인 오후 10시에도 집행위원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각국 유치 관계자들만 도착해 포토타임을 가진 뒤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고승환 전 대한축구협회 국제국장은 “FIFA 본부에서 정 부회장과 함께 출발했는데 정 부회장을 태운 차량이 메세첸트룸 부근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면서 “집행위원들은 메세첸트룸의 별도 입구로 들어간 것 같다. 각국 유치위 관계자들과 접촉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집행위원들은 메세첸트룸 3층 ‘비밀의 방’에서 투표했다. 이에 앞서 위원들은 휴대전화 등 모든 통신기기를 사전에 모두 맡겼다.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하기 위한 것. 각국 유치위 관계자들은 FIFA가 정해준 시간에 맞춰 간격을 두고 도착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한승주 월드컵유치위원장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등 유치위 관계자들은 메세첸트룸 7층에 마련된 ‘게스트 라운지’로 이동했다. 집행위원들을 3층에, 각국 유치위 관계자들을 7층에 분산 수용해 개최지 발표 전까지 사전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현대건설 인수전 3대 관전포인트

    현대건설 인수전 3대 관전포인트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현대그룹·현대차그룹·채권단의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명예훼손, 손해배상, 무고죄, 가처분 신청으로 이어진 네 차례에 걸친 법정다툼과 현대차그룹의 외환은행에 대한 1조 5000억원 예금 인출, 현대그룹 채권단의 현대그룹에 대한 재무약정 체결 재요구까지 한마디로 오리무중이다. 현대차그룹은 급기야 직원들의 외환은행 급여계좌 이전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현대차그룹은 2일 “현대그룹의 자료제출 기한에 2차 유예기간을 두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현대그룹이 1차 유예기간인 7일까지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그룹은 나티시스 은행의 예금잔고 1조 2000억원의 성격을 7일까지 밝혀야 한다. 핵심은 자산 33억원 규모의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어떻게 담보나 보증 없이 1조 2000억원을 빌렸느냐는 점이다. 현대차는 “상식적으로 신용대출이 불가능한 규모다. 그게 아니라면 담보나 보증이 있었을 텐데, 이는 입찰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앞으로 상황은 채권단이 요구한 대로 현대그룹이 7일까지 대출계약서 등 소명 자료를 제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채권단이 말하는 ‘합리적인 범위의 자료제출’을 그룹이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도 논란거리다. 기한인 7일을 넘겨 5일이 추가 연장되면 사태는 장기화된다. 현대그룹은 “충분히 소명을 했으며 이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그룹-현대차그룹-채권단의 물고 물리는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가와 외환은행의 40년 관계도 단절될 위기에 놓였다. 현대차는 지난 1일 외환은행에서 1조 5000억원 규모의 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에는 현대차 직원들이 월급통장을 외환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서 연이어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회사 차원에서 지시한 적은 없다.”는 게 현대차의 공식 입장이지만 추가 예금 인출이나 거래 단절 등 초강수 압박도 가할 수 있다는 경고성 조치로 해석된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기업이 돈을 빌리는 입장에서 맡기는 입장이 되면서 은행보다 기업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1990년대 이후 이미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지만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외환은행은 지난달 말 현대그룹에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에 응하라고 재차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외환은행으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았을 때 ‘거래 중단’ 카드를 앞세워 사태를 돌파했지만 반년 만에 화살의 끝이 다시 돌아왔다. 현재 상황에서 현대건설의 인수대상자가 바뀔지 여부는 안갯속이다. 과거 사례에서도 인수대상자가 바뀐 적은 없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했던 한화그룹이 계약금까지 낸 상황에서 자금조달의 한계에 부딪혀 인수를 포기했던 사례가 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3년 만에 되판 전례가 있는 정도다. 현대차가 기를 쓰고 채권단의 결정을 뒤집으려는 이유는 총점에서 불과 0.8점밖에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티시스은행 건에서 현대그룹이 감점을 당하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점수차다. 그렇다고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가 인수자격을 승계할 수 있을지는 얘기가 다르다. 양해각서(MOU)까지 교환한 마당에 현대그룹은 채권단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고, 재입찰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상도·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둘로 나뉜 공원 생태통로로 연결

    삼국시대부터 소금교역로로 활용됐던 정랑고개가 복원됐다. 둘로 분리된 계남공원에 생태통로를 조성한 덕분이다. 서울시는 양천구 신정3동 산 47-3 일대 정랑고개에 30년 동안 2개로 분리된 계남공원을 연결하는 폭 56m의 생태통로 조성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계남공원은 1971년 8월 6일 개원한 44만㎡의 산지형 공원으로 신정동과 신월동, 구로구 고척동 주민들이 즐겨 찾는 녹지공간이다. 1981년 목동 개발시기에 신정로가 개통되면서 2개의 공원으로 나눠져 주민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이 많았다. 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7억원을 확보, 지난해 10월부터 연결공사를 시작해 14개월만에 완공했다. 이번 생태통로 조성은 삼국시대부터 한강지역에서 소금 교역을 위해 인천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던 정랑고개를 복원했다는 의미도 있다. 정랑고개는 한강을 넘어 양천현(현재 양천구청)을 출발하면 오전에 넘게 되는 첫 고개로 중요한 교통요충지였다. 군사적으로도 중요해 토성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계남이란 이름도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계양산의 남쪽이라고 하여 붙여졌다. . 이번 생태통로는 기존의 교각 구조물 형태를 탈피해 도로 통제가 없는 파형강판공법을 최초로 적용했다. 이는 폭 56m의 넓은 파형강판을 도로 위에 둥글게 세운 뒤 파형강판 사이사이에 콘크리트 충전재를 부어 힘을 받게 하고, 그 위에 흙을 덮고 나무를 심어 생태통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자연스럽게 경사면을 창출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다. 이춘희 시 자연생태과장은 “앞으로 강남구 달터공원과 천호대로로 단절된 강동구 일자산, 남산 버티고개 등에도 생태통로를 설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수원엔 거미줄형 둘레길

    경기 수원지역 도심과 시외곽, 하천과 산을 잇는 거미줄형 ‘둘레길’이 조성된다. 수원시는 시민들의 보행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2014년까지 총 연장 134㎞의 ‘도시회랑’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수원천 등 4대 하천을 연결하는 하천회랑이 조성된다. 수원천과 서호천, 황구지천, 원천리천에 조성된 기존 보행로를 칠보산과 광교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 11개 노선 63.5㎞에 이른다. 하천변을 따라 남북 방향으로 조성된 하천회랑을 동서방향으로 연결하는 동서회랑도 만든다. 수원천~서호천~황구지천으로 이어지는 3개 노선 9.7㎞ 구간이 녹지길로 조성되고, 구간 합류 지점에 쉼터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팔달산을 중심으로 수원화성, 성신사, 향교 등 역사탐방 순례길 동선의 역사회랑(6㎞ 구간)도 조성된다. 역사회랑은 수원천과 연결돼 순환형 보행코스로 개발된다. 광교공원~삼림욕장~파장정수장~지지대고개~의왕시로 연결되는 광교산 둘레길(8㎞ 구간)이 조성되고, 이와는 별도로 광교신도시 내 호수공원과 등산로를 잇는 60㎞ 구간의 산책로도 구축된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녹색 도시회랑 조성을 위한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다. 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시민공청회와 시의회 설명회 등을 거쳐 최종 조성계획을 확정해 수원을 ‘걷고 싶은 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둘레길 조성은 보행 인프라 구축으로 시민들의 여가활동과 건강을 증진하고, 단절된 녹지축을 회랑으로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신보행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5대 신수종 키우고 ‘이재용 사람’ 채우고

    5대 신수종 키우고 ‘이재용 사람’ 채우고

    삼성이 지난 19일 새로 만들겠다고 밝힌 컨트롤타워 조직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출범하게 될 이른바 ‘전략기획실 2.0’은 과거 ‘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의 폐쇄적인 이미지를 벗고 삼성의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업무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연착륙을 목표로, 옛 틀과의 단절을 위해 과감한 수준의 ‘인적 쇄신’도 단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5대 신수종사업+α 추진할 듯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새 총괄지휘조직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에 신설된 신사업추진단을 모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지난 5월에 발표한 ‘5대 신수종 사업’을 기본추진 과제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신사업추진단을 이끌던 김순택 부회장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가지 미래산업 분야에 총 2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들의 10년 뒤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김 부회장은 그룹 전체 67개 계열사의 신성장동력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비(非)전자계열사까지 확대해 신수종사업 발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5대 사업과 별개로 3~4가지 신사업을 추가로 발굴한 뒤, 각 계열사별로 업무를 나누는 ‘교통정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투자금액 또한 기존의 23조원보다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새 조직은 신사업추진단을 중심으로 가칭 ‘기획팀’의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장단협의회 산하의 홍보 및 법무, 경영지원 분야도 새 컨트롤타워에 합류할 예정이다. 인사, 재무와 함께 경영진단(감사) 업무까지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관측대로라면 새 총괄지휘조직은 옛 전략기획실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새 조직이 과거 ‘밀실경영’의 폐해를 답습하지 않게 하겠다는 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으로 파악된다. 전통적으로 전략기획실 책임자는 ‘재무통’이 맡아 왔지만, 이번에 전형적인 ‘기획통’인 김 부회장을 내정한 것은 새 총괄지휘조직을 신수종 사업에만 전념케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은 신수종사업 추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세계 1위라는 수식어에만 안주하는 모습”이라면서 “이 회장이 삼성의 모델을 선진 기업 추격형에서 시장 선도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용의 사람들’ 발굴 작업 병행 새 조직은 ‘이재용 시대’ 구축을 위한 인적 쇄신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올해 61세인 김 부회장이 42세인 이재용 부사장과 경영 일선에서 보조를 맞추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때문에 그는 ‘이건희 시대’와 이재용 시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3~4년쯤 뒤로 예상되는 이 회장의 퇴진 전까지 삼성 전반을 미래 키워드로 무장된 ‘이재용의 사람들’로 채워가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재용 부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이 전진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외부의 전문인력을 수혈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새 조직의 규모는 과거 전략기획실의 2배 수준인 200명 정도로 구성하고,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외부 인력을 적극 영입할 방침이다. 삼성은 특히 이공계 전공자 가운데 인문·사회·경제·경영·회계 분야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통섭형 인재’를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정하고 각계에서 적절한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새로 만들어질 컨트롤타워는 삼성의 신수종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이재용 부사장과 함께 갈 인물들을 수혈하는 두 가지 역할을 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두걸·류지영기자 douzirl@seoul.co.kr
  • “1992년 국교단절 앙금 양수쥔 金좌절 상실감”

    “1992년 국교단절 앙금 양수쥔 金좌절 상실감”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선수 양수쥔(楊淑君)이 실격패 판정을 받으면서 확산되고 있는 타이완 내 반한(反韓) 감정과 관련, 주타이완 한국대사 격인 구양근 타이베이(臺北) 대표부 대표는 2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1992년 한·타이완 국교 단절에 대한 앙금과 양수쥔 선수의 금메달 순애보를 기대했던 민심이 복합적으로 작용, 폭발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현지 상황이 얼마나 험악한가. -시민들이 총통 청사 앞에서 태극기를 찢고 계란을 던지고 한국 상품 불매 운동을 외치고 있다. 한국 교민들에게 비상연락망을 돌려 공공장소에서 언행을 조심하는 등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타이완 경찰이 대사관과 한국학교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우리 잘못도 아닌데 왜 한국에 분노를 표출하나. -아무래도 1992년 국교 단절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는 것 같다. 타이완 사람들이 평소에는 이렇지 않았다. 내가 얼마 전에 1992년 당시 타이완 외무장관이었던 분을 식사에 초청했는데 그 얘기(국교 단절)를 꺼내면서 이해해 달라고 했더니 “지나간 일을 갖고 왜 그러느냐. 신경쓰지 말라.”고 하더라. 그랬는데 이 사건이 터진 걸 보니 마음속으로는 뭔가가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경기 심판을 한국 사람이 본 것도 아닌데. -그래도 이 사람들은 세계태권도연맹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다 한국 사람이고 필리핀 심판도 한국계라면서 비난한다. →왜 하필 태권도 경기에서 이런 불상사가 빚어졌다고 보나. -태권도가 타이완에서는 엄청난 인기 스포츠다. 유단자만 10만명 가까이 된다. 한국 다음으로 태권도 인구가 많은 나라일 것이다. 메달밭이었기 때문에 타이완 사람들이 더 폭발한 것 같다. 또 양수쥔 선수가 인기 스타로 확실한 금메달 후보였는데, 좌절되니까 상실감이 더 큰 것 같다. 특히 양수쥔이 실격당했을 때 같이 부둥켜안고 운 코치가 그녀의 약혼자인데, 금메달 따면 그 기념으로 프러포즈할 거라고 해서 타이완 사람들이 감동적인 장면을 고대했던 것도 사건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한 것 같다. →언제쯤 파문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나. -19일이 절정이었다. 모든 신문과 방송이 톱기사로 도배했다. 주말에는 좀 누그러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시끄럽다. 5개 직할시 시장과 시의원 선거가 끝나는 27일까지는 갈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온라인게임 0~6시 청소년 제공 금지를/이명숙 청소년정책연구원장

    [시론] 온라인게임 0~6시 청소년 제공 금지를/이명숙 청소년정책연구원장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수많은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게임중독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며칠 전에는 게임을 제지하는 엄마를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아이가 있었다. 게임으로 인간의 본성마저 거스르는 사건도 있었다. 3개월 된 신생아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게임중독 부부’는 경악을 넘어 참담한 심정을 갖게 한다. 그런데도 이런 병리적 현상에 사회는 침묵하고 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우리의 귀한 자녀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꿈을 잃은 채, 자신들의 삶을 좀먹으며 밤새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만 두드리고 있다. 최근 실태조사를 보면 청소년의 14.3%인 약 100만명이 게임중독으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밝혀졌다. 20~30대 중독률 6.3%의 두배를 넘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수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저연령화되어 간다는 점이다. 중독은 인간 존엄성의 핵심인 자율성을 상실케 한다. 게임중독은 마약이나 알코올중독처럼 뇌와 신체적 손상, 그리고 자제력 상실을 통해 결국 존엄한 인간성을 잃게 한다. 또한, 관계로부터 단절되고 사회적 생산성과 역동성으로부터 낙오된 게임중독자들은 건전한 사회인으로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업계의 자율규제만을 강조하며 별도의 법적 규제는 이중규제이고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부처에서 제시한 게임과 몰입대책은 ‘선택적 셧 다운’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일부 소수 게임업체에 대해서만 0시부터 6시까지 청소년이용자에게 온라인 게임을 제한하는 ‘셧 다운’을 시행하고 나머지 업체는 업계 자율규제로 남겨 놓자는 것이다. 물론 건전한 오락으로서의 게임산업 육성을 신성장동력으로 보는 입장도 이해는 할 수 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자녀의 게임과 몰입 여부를 지도감독할 여건이 되지 않는 취약가정이 있는데도, 부모에게 게임중독의 예방과 지도의 책임을 넘기는 선택적 셧다운 제도는 실효성이 없다. 서울시교육청의 최근 자료를 보자. 맞벌이 저소득가정이나 한부모 기초생활수급 가정 아동의 정보화 능력을 높이려고 컴퓨터와 인터넷 통신비를 지원하는 정책이 오히려 가난한 아동들의 게임중독 비율을 더 높였고, 반대로 학업성취도는 더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컴퓨터게임을 1시간 더할수록 국·영·수 평균점수는 2.l3점 낮아졌다. 가난한 집 아이들의 과잉행동장애, 아토피, 천식 등 질병 발병률이 고소득층의 2배에 달한다는 경기도교육청의 조사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아동을 지도양육하는 가정환경의 질에 따라 아동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의 질도 극명한 격차를 보인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모든 아동·청소년에 대한 온라인 게임물 제공 금지를 원칙으로 하는 셧 다운제는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이 제도는 이중규제가 아니며 청소년보호제도이다. 방송도 청소년보호시간대를 1997년부터 잘 지켜가고 있다. 국가 효율성의 측면에서도 몇백만명의 중독자에 대한 치료와 관리, 그들 탓에 발생하는 범죄에 대한 사회비용, 그리고 무엇보다 수백만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동시에 미래 인재로서 성장했을 때 보일 무한한 잠재가치를 고려하여야 한다. 심신이 건강하게 발달하려면, 다음 날 공부하고 활동해야 할 에너지를 비축하려면 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청소년들이 잠을 자야 할 시간이지 게임을 해야 할 시간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게임산업은 0시부터 6시까지 청소년을 잠자지 못하게 하고 온라인게임에 끌어들여야만 성장할 수 있는 허약한 산업이 아니다. 글로벌 경쟁력은 청소년의 수면시간을 빼앗고 게임중독이라는 사회적 병리를 통해서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콘텐츠 개발을 위한 노력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라 본다. 더군다나 가난한 집 아이들을 더 병들게 방치하는 것은 절대 공정한 사회가 아니다.
  • 경남 함양 지리산둘레길 4구간 중 폐쇄된 벽송사~세진대 6km

    경남 함양 지리산둘레길 4구간 중 폐쇄된 벽송사~세진대 6km

    그 길을 보고도 경탄하지 않은 채, 내처 발걸음만 재촉할 ‘강심장’은 없지 싶습니다. 앞에서 마주하고도 또다시 뒤돌아 보게 하는, 한 굽이 돌면 또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치를 한껏 높여주는, 그런 길입니다. 길과 지리산이 만든 경이로운 풍경 앞에 서면 인간이 만든 그 어떤 경관 조명도 자연이 빚어낸 색을 대신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지리산 둘레길 4구간(금계~동강) 중 지금은 끊겨 있는 ‘산사람 길’입니다. 보다 정확히는 경남 함양군 마천면 벽송사에서 송대마을을 지나 휴천면 송전리 ‘소나무쉼터’ 세진대(洗塵臺)까지, 약 6㎞ 구간이지요. 그 길이 끊어진 사연이 영 개운치 않습니다. 주민과 주민, 그리고 주민과 ‘둘레길 도보꾼’ 간의 서운한 사연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지요. 그럼에도 그 길을 소개하는 까닭은, 반드시 길은 다시 열려야 하고, 그날이 그리 머지 않은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기왕 열릴 바에야 만추가 절정에 달한 지금,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접했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습니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해야 온전히 열리게 될 그 길. 그리 된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 우리의 너른 가슴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 되지 않겠습니까. ●지리산 둘레길의 그늘 지리산 둘레길을 찾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터다. 다만 대개의 도보꾼들이 둘레길을 걸으며 거대한 풍경이나 대단한 이야깃거리를 기대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다. 서로의 살아가는 모습을 주고 받는 과정을 통해 농촌과 도시가 소통하고, 조금이나마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의 하나로 보는 것이 온당할 듯싶다. 금계~동강 구간은 2008년 4월 지리산 둘레길이 일반에 공개될 당시 첫선을 보였다. 여느 지리산 둘레길 구간에 견줘 단연 빼어난 풍광으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그뿐. 산사람 길은 1년가량 운영되다 폐쇄되는 비운을 맞았다. 길은 곧 다른 루트로 교체됐다. ‘교류와 소통’이 지리산 둘레길의 본령이라 한다면, ‘단절과 경색’이 1년 넘게 이 길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사연은 이렇다. 길은 ‘지리산 빨치산 루트’라는 이름의 등산로와 일정부분 코스를 공유하고 있다. 단지 ‘등산로’였을 때는 한산했던 길이 ‘지리산 둘레길’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을 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많은 도보꾼들이 오가다 보니 자연히 주민들과 마찰도 생겼다. “한번은 등산객이 내려오는데 손에 두릅 두어개를 쥐고 있는 기라. 왜 남의 밭에서 두릅을 캐냐고 하니까 되레 ‘겨우 몇개 갖고 뭘 그러느냐’며 타박을 하더라꼬. 주말에만 수천명의 사람들이 오는데, 한 사람이 두릅을 하나씩만 캐가도 그기 도대체 얼마고? 아무데나 용변 보고, 쓰레기 버리는 건 일도 아이라.” 송대마을 한 주민의 하소연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구간 일부가 이 주민의 사유지를 통과한다. 매번 도보꾼과 이 주민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급기야 길은 폐쇄되고 만다. 그러다 최근 길을 다시 열자는 주민들의 논의가 급물살을 탄다. ‘산골 사람들의 경제적 문제’ 때문이다. “서울 사람들이 많이 오면서 돈을 떨구고 간다꼬. 그네들에겐 작지만, 산중에서 그기 어데고. 쓰레기야 우리가 치우면 되는 거 아이가. 개인적인 문제가 주민 전체의 이익을 막고 있는 기 서운한 기라.” 신수철 송전리 이장의 말이다. 결국 주민과 도보꾼의 다툼은 주민과 주민 간 불화로 번졌고, 현재 주민 한 사람과 다른 여러 주민들이 얼굴을 붉혀야 하는 형국에까지 이르게 됐다. ●경탄과 경외가 교차하는 ‘산사람 길’ 길의 들머리는 벽송사다. 지리산 칠선계곡 초입에 터를 잡은 절집이다. 현재 4구간(11㎞)은 금계마을에서 출발, 벽송사 못 미쳐 의중마을에서 좌회전한 뒤 송전마을을 거쳐 동강리까지 이어진다. 엄천강과 용류담을 따라 걷는 맛도 각별하지만, 풍경으로만 보자면 도무지 산사람 길에 비할 바가 못된다. 일부 등산객이 주민과의 마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산사람 길에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벽송사 오른편, ‘빨치산 루트’를 표시한 안내판에서 길은 시작된다. 예서 송전마을까지는 7.3㎞쯤 된다. 풍경이 빼어난 송대마을까지는 트레킹이라기보다 산행에 가까울 정도로 고된 길을 지나야 한다. 800m 고지에 오르기까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된비알이 이어진다. 하지만 일단 고지를 딛고 나면 이후는 얕은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능선길이다. 길의 역사를 돌아볼 때 빨치산을 빼놓을 수는 없다. 산사람 길이라 불리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선 벽송사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의 야전병원으로 사용됐다. 송대·송전마을은 빨치산 주둔지로 이용됐다. ‘마지막 빨치산’ 정순덕(1933~ 2004)이 머물던 선녀굴도 동네 뒤편, 이른바 ‘와불산’(臥佛山)의 부처님 발 부분에 있다. 송대마을 못 미쳐 ‘문제의’ 사유지가 나온다. 길 주변은 밭이다. 극히 일부일망정 도보꾼이 작물에 손을 댄다면 밭 주인으로서 분통이 터질 노릇. 신 이장은 이에 “조만간 100m쯤 돌아가는 길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송대마을부터는 임도를 따른다. 산사람 길 최고의 풍광과 마주하는 구간이다. 길에 오르니 볕에 덥혀진 포근한 바람이 볼을 간질인다. 주민들은 이를 ‘고춧가루 바람’이라 부른다. 고춧가루에서 열이 나듯, 바람이 온기를 품었다는 뜻이다. 두어 굽이 임도를 돌면 와불산 품에 안긴 송대마을 전경이 펼쳐진다. 삐죽 솟은 마을 주변의 낙엽송은 노랗게 물들었고, 단풍나무는 한없이 붉다. 좁은 가슴으로는 담기 벅찬, 참으로 큰 풍경이다. 흑염소목장 어름에서 풍경은 절정을 이룬다. 목장의 산사면을 따라 소나무 몇 그루가 서 있고, 뒤로 단풍 들어 얼굴 붉힌 작은 봉우리들이 계란판 속 계란들처럼 봉긋봉긋 솟았다. 봉우리마다 “모름지기 만추의 풍경이란 이런 것”이라 외치는 듯하다. 하지만 이 구간 역시 재개방 논란에 휩싸여 있다. 흑염소목장 주인이 다시 길을 여는 것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임도인 만큼 길을 막을 명분은 없다. 쓰레기 투기 금지 입간판을 세우는 등 지자체의 주민 보호대책이 절실한 대목이다. 길은 ‘소나무 쉼터’ 세진대를 지나 송전마을로 이어진다. 특히 세진대 가운데엔 400년을 산 소나무 ‘마적송’이 너럭바위를 뚫고 서 있는데, 그 기상이 자못 장하다. 송전마을에서는 공식 4구간을 되짚어 의중마을로 갈 수도, 동강리까지 내처 갈 수도 있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대전~통영간고속도로→함양 분기점→88고속도로→함양 나들목→24번 국도 남원·인월방면→1023번 지방도 마천방면→오도재→의중마을 순으로 간다. 함양버스터미널에서 금계까지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45분 소요. 함양지리산고속 963-3745. 스마트폰 소지자라면 경남도에서 발행한 안내책자 등의 ‘QR코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전국의 지자체 중 가장 앞서 QR코드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남의 여행지와 맛집 30선이 주메뉴다. 각 메뉴를 클릭하면 경남도 내 여행지와 맛집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아울러 일본어 번역 솔루션을 활용, 일본인 여행객들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검색이 가능하게 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은 아직 사용할 수 없다. ▲주변 볼거리 신라 최치원이 조성한 상림은 반드시 찾을 것. 2만여 그루의 수목 사이로 낙엽과 단풍이 어우러지며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지안재와 오도재에서 이어지는 ‘지리산가는길’도 낙엽송 등 단풍이 최고조에 달했다. ▲잘 곳 지리산 둘레길 4구간 끝자락인 송전산촌생태마을(www.songjunri.com)에서 민박과 식사가 가능하다. 형제 간 우애를 깨지 않기 위해 주웠던 황금을 다시 버렸다는 고려말 이억년·조년 형제의 전설이 서린 엄천강변에 있다. 숙박 3만원. 1인 추가시 1만원. 식사 5000원. 963-7949. 글 사진 함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육아휴직 내년부터 월급 40% 지급

    내년부터 육아휴직 급여가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뀌고 육아휴직이 어려운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단축해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 육아휴직 급여 일부가 지원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및 시행령의 개정안을 만들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육아휴직 급여 지급방식이 정액제(월 50만원)에서 개인별 임금수준에 따른 정률제로 변경된다.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률은 통상임금의 40%로 하되 소득격차를 고려해 최저 50만원부터 최고 100만원까지 지급된다. 예를 들면 월급이 300만원인 근로자는 육아휴직 급여로 120만원이 아닌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육아휴직 종료 후 직장 복귀율을 높이고자 휴직급여 중 일부는 직장복귀 후에 지급된다. 육아휴직 종료 후 6개월 이내 이직률은 2002년 23.4%에서 2009년 34.2%로 높아지는 추세다.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줄여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 육아휴직 급여 일부를 지원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도 도입된다. 급여 수준은 단축된 근로시간에 비례해 육아휴직 급여의 일부가 지급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육아휴직급여 중 일부를 직장복귀 6개월 후에 지급함에 따라 여성근로자의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16세기 들어서면서 조선 전역에 역병(疫病)이 창궐했다. 설상가상으로 기근과 전쟁(임진왜란)이 덮쳐 백성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갔다. 의서는 넘쳐났으나 처방전에 적힌 중국 약은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약값도 턱없이 비쌌다. 게다가 시대마다 다양한 유파들의 의론(醫論)이 서로 다른 까닭에, 이 중국 의서들을 실전에 이용하기란 여간 혼란스럽지 않았다. 이에 선조는 조선의 실정에 적합한 의서를 간행하라는 명을 내린다. 하교를 받은 허준은 양예수, 정작 등과 함께 동의보감 편찬에 착수했다. 초기엔 함께 작업을 했으나 후반기 작업은 허준이 혼자 감당해야 했다. 편제 방침은 번다한 중국 의서를 정리하고, 구하기 쉬운 향약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무엇보다 삶의 수양을 약이나 침 치료 우위에 두어 생활을 바꿔 몸과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는 양생적 패러다임을 담아내는 데 있었다. ‘동의’(東醫)라는 뜻은 ‘북의’와 ‘남의’라는 중국 의학의 두 축에서 벗어난 조선의 독자적인 의학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동의’의 지엽성은 중국과 일본에 이 책이 전해지면서 보편적인 명사로 거듭났다. 중국의 임상가들을 사로잡았고, 일본 전통 의학의 표준을 제시한 책. 동의보감 안에는 도대체 어떤 진경이 펼쳐지고 있는 걸까. ●인간의 몸은 우주의 통로 “둥근 머리는 하늘을 상징하고 모난 발은 땅을 상징하며, 하늘에 사시(四時)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四肢)가 있고, 하늘에 오행(五行)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오장(五臟)이 있으며, 하늘에 육극(六極)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육부(六腑)가 있고,…”(동의보감, 신형문) 동의보감은 자연의 형상과 사람의 기관을 비유하는 것으로 첫 장을 열었다. 요지는 사람의 몸과 우주는 통해 있다는 것. 여기에 배경이 되는 이론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이다. 본시 음양과 오행은 몇 가지의 코드로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을 동시에 해석하고 연결한다. 동의보감은 이 언어를 바탕으로 “천지의 정기(精氣)가 만물의 형체가 되는” 이치를 사람의 몸에 적용했다. 그렇게 천지의 기운은 사람의 몸과 마음으로 이어져 있다. 때문에 통하면 아프지 않고(통즉불통), 통하지 않으면 아픈 것(불통즉통). 바로 이러한 이치가 동의보감 양생 의학의 핵심이다. 우주의 기운이 몸으로 마음으로 통해 있는 것처럼, 몸과 마음도 서로 소통한다. 구체적으로 간(肝)은 분노, 심(心)은 기쁨, 비(脾)는 생각, 폐(肺)는 슬픔, 신(腎)은 두려움의 감정과 연결된다. 예컨대 화를 자주 내면 간이 상한다. 너무 기뻐하면 심장이 다치며, 두려움이 지속되면 신장에 병이 생긴다. 감정은 삶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래서 희로애락과 오장육부가 연동하는 것은 질병이 삶 전체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병의 치유는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인 셈. 이러한 양생관은 몸과 삶을 단절시켜 병균을 막으려는 위생 의료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관이다. ●비워야 산다 이런 양생적 신체를 갖는 구체적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삶의 찌꺼기를 덜어내면 된다. 언제나 몸의 안팎에 적체된 삶의 잉여가 소통의 길을 막는다. 몸 안에는 혈전· 근종과 암세포·담음(痰飮) 등이 쌓이고, 삶에서는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잉여물이 쌓인다. 잦은 감정의 분출, 넘치는 말, 그리고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쌓아둔 재물 등이 그것이다. 약과 침은 몸 안의 찌꺼기들을 일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은 기본적으로 삶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는 법. 삶이 변해야 몸도 변한다. 따라서 삶에서 덜어내면 몸의 찌꺼기도 비워진다. “환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의심과 염려스러운 생각 그리고 일체 헛된 잡념과 불평과 자기 욕심을 다 없애 버리고 지난날의 죄과를 뉘우치게 해야 한다.…이렇게 된다면 약을 먹기 전에 병은 벌써 다 낫게 된다.”(동의보감, 신형문) ●현대 임상의학을 넘어서 바야흐로 의료 소비의 시대다. 첨단 진료 장비와 의료 서비스는 날로 진보해 간다. 하지만 그럴수록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더욱 소외된다. 이에 사람들은 ‘대체의학’을 찾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치유되길 원했고, 기왕이면 스스로 치유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제법 의미 있는 대안들이 제시되었음에도, 많은 대체의학들은 웰빙 소비상품 이상의 가치를 생산하지 못했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기 몸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동의보감의 이치는 오히려 이 시대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몸과 마음 질병과 삶 그리고 우주를 엮는 광대한 시야,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삶의 용법을 기술해 놓은 치밀함, 무엇보다 특별한 지식 없이도 이 용법들을 스스로 찾아보고 쓸 수 있도록 편제되었다는 점. 동의보감의 이런 미덕은 현대 임상의학의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삶을 통찰하고 재구성하는 자기 구원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동의보감은 이제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록유산이 됐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사람들에게 거의 읽혀지지 않은 책이다. 그것은 의학은 어려운 것, 하여 의사만이 취급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질병의 치유는 몸과 마음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라는 인식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렇게 주체적인 시선으로 삶을 돌아보게 되면, 병을 포함한 삶의 치유법을 스스로 찾게 될 것이고, 그 지점에서 동의보감과 새롭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안도균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장화홍련 계모는 악덕해? 가부장제 힘없는 후처일 뿐

    최근 대중문화계에서 ‘고전 뒤집어 보기’가 한창이다. ‘장화홍련’이나 ‘방자전’ 같은 영화는 모두가 알고 있는 고전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덧씌우고 줄거리를 현대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단선적이던 고전 속 주인공의 모습에 현대적인 배경이 어우러지면서 주인공은 복잡다단한 캐릭터로 진화했다. “옛 소설에 매혹당했다.”라는 이정원 경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전을 범하다’(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서는 13편의 고전을 파고들며 그 자체에서 복잡다단함을 찾아낸다. 저자는 ‘권선징악’이나 ‘충효사상’이라는 한마디로 고전의 주제를 압축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가 읽은 13편의 고전은 당시의 시대상을 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사회의 보편적 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너무 어린 시절 읽어서 하나의 명제처럼 되어버린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심청전’에서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팔며 승상댁에 수양딸로 팔려 가겠다고 하는 대목에서 저자는 심 봉사의 이기심을 언급한다. 그 순간에도 자신과 심청의 부녀관계가 단절되는 것보다 ‘(공양미 삼백석을 시주하는) 부처님과의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안도하는 심 봉사의 모습이 기이하다는 것이다. 결국 심 봉사의 눈 멂이 실제로 눈이 멀었다는 의미를 뛰어넘어 맹목적인 이기심이라고 해석하는 대목은 현대 정신과 의사들이 즐겨하는 심리 분석이나 원형 분석을 떠올리게 한다. ‘장화홍련전’의 악독한 계모를 놓고 저자는 가부장제적인 사회 속에서 불안하기만 한 후처의 지위를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이렇게 읽어야 할 근거로 저자는 조선시대 형벌에 대해 기록한 정약용의 ‘흠흠신서’를 내세운다. 흠흠신서에 기록된 영조 시절 ‘백필랑·필애의 자살 사건’은 필랑·필애 자매가 자살을 유도한 계모를 때려 죽였다는 기록이다. 후에 계모는 인자했고, 자매가 독살스러웠던 것으로 진상이 조사됐다. 당대의 기록을 함께 찾아보는 읽기 방식은 현대적인 시선에서 고전을 이해하려는 ‘실용적인 접근’과는 차원이 다른 재미를 준다. 사족으로 이 책에서는 군데군데 인용한 원문을 통해 또 다른 묘미를 찾을 수 있다. 심청전만 해도 군데군데 삽입된 ‘완판 심청전’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온 국민이 내용을 알고 있으되 어린이용으로 편집된 문구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에 삽입된 원전을 읽다 보면, 주인공과 주변 사람의 성정과 관계가 다시 눈에 들어온다. 원전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우리 고전을 허투루 보지 않고 깊이 읽어 낸 작가의 여유와 통찰력에도 새삼 눈길이 간다. 가격 1만 2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신정차량기지 첨단단지로 재탄생

    신정차량기지 첨단단지로 재탄생

    오는 2012년까지 양천구 신정동 신정차량기지가 기피시설에서 첨단단지(조감도)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신정차량기지 위에 34층짜리 건물 3개동을 짓는다는 내용을 담은 도시관리계획안을 3일 공고한다. 신정차량기지는 지하철 전동차를 정비하는 기지로, 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 소유이다. 하지만 건설된 지 20년이 넘어 시설이 낡은 데다 전동차 운행에 따른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 왔다. 주거지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지역 단절 문제도 유발했다. 이에 따라 시는 차량기지 위에 지붕이자 인공 대지를 조성해 지하 2층~지상 34층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 3개동을 건립한다. 빌딩 저층부에는 상업·문화·교육·연구·방송통신 등의 시설이, 고층부에는 업무 시설이 각각 들어선다. 빌딩 주변에는 폭 20m, 길이 280m의 남북 보행축과 2만 5000㎡의 공개공지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개발되는 규모만 36만㎡에 이른다. 시는 민간기업 등이 재원을 조달해 시설을 지어 일정 기간 관리·운영한 뒤 부지를 소유한 서울메트로에 무상 귀속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고, 2012년 공사에 들어가 2015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진희선 도시관리과장은 “이번 사업이 주민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동시에 2만 1000여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총리 “개헌 공론화하면 정부서 뒷받침”

    김총리 “개헌 공론화하면 정부서 뒷받침”

    김황식 국무총리는 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국회에서 개헌을 공론화해 주면 정부에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또 선거구제 개편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통합위원회에서 연말에 선거구제 개편을 건의할 것이고, 그것을 참고해서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보건복지부의 담뱃값 인상 움직임에 대해서는 “서민물가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 “당분간 담뱃값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남북 정상회담 추진 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지금 정부가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은 “현행 헌법은 책임정치를 단절시키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당이지만 친박계인 박민식 의원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개헌에 접근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황식 총리는 “국회가 중심이 돼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최선”이라고 답했다. ●선거구제 개편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적극협력”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선거구제 개편 문제도 나왔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지역구 의원 수를 200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 수를 99석으로 늘려 권역별로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2대1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3인 이상 국회의원 선거구는 중·대선거구로제로, 중소도시와 농촌은 기존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도·농혼합선거구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총리는 답변에서 “정부는 국회의 선거구제 개편 노력에 부응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인 사찰 “민간인 아닌 공직자 조사는 적법”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남00 관련 내사건(件) 보고’라는 제목의 A4 2장짜리 문건을 제시한 뒤 “이는 청와대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사찰을 지시하고 보고를 받으면서 사건에 개입했다는 증거”라면서 “‘공직 1팀’이 작성한 것으로 돼 있으며 2페이지 말미 국정원이 내사했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원관실의) 장모 주무관이 하드디스크를 영구삭제하기 위해 수원의 컴퓨터 전문업체를 찾아가 대포폰을 이용해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귀남 법무장관은 “문제됐던 것을 다 확보해서 살펴봤다고 보고받았다.”면서 “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을 조사하는 것은 안되지만 공직자를 조사하고 보고하는 것은 적법하다. 장 주무관에게도 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에서 기각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최근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야당 탄압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고, 이 장관은 “의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소환 및 수사를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4대강 논란 “수심 6m이상 26%…운하 아냐”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4대강 사업은 치밀하게 추진되는 위장 대운하 사업이고, 국가는 건설회사가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은 “공정률이 30%를 넘어선 지금도 터무니없는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총리는 “4대강을 운하로 만들려면 수심이 6m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4대강 구간에서 6m 이상 구간은 26%에 불과하다.”며 운하 의혹을 일축했다. 이창구·강주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국방부 비밀기록물 최다 작년 전체의 18% 차지

    정부기관 가운데 국방부가 가장 많은 비밀기록물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1일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중앙 및 특별행정기관, 전국 지자체 비밀기록물 생산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국방부 비밀기록물이 1만 283건으로 전체 5만 5244건의 18.6%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서울지방경찰청이 9984건, 외교통상부가 6357건으로 국가안보를 다루는 기관들이 비밀기록을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비밀기록물의 경우 비밀 등급별로는 2급이 7738건, 3급이 2545건이었고 1급은 없었다. 1급 비밀은 누설될 경우 외교관계 단절, 전쟁 유발의 위험이 생기거나 국가방위상 필요불가결한 과학·기술 개발이 위태로워진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씨줄날줄]멧돼지 습격/이춘규 논설위원

    멧돼지는 무섭다는 느낌을 주지만 복이나 재물도 상징한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돼지띠를 멧돼지띠로 부른다. 우리나라 멧돼지는 몸길이 1.1∼1.8m, 몸무게 100㎏ 안팎이다. 주둥이는 매우 길며 원통형이다. 눈은 비교적 작다. 몸에 갈색의 긴 털이 많다. 10㎝ 안팎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두 개 있어 위압적으로 생겼다. 송곳니는 질긴 나무 뿌리를 자르거나 싸울 때 무기다. 초식동물이었지만 토끼 등도 잡아먹는 잡식성으로 변했다. 저돌적(猪突的)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멧돼지가 돌진하는 형상에서 유래했다. 멧돼지는 공격을 당했다고 판단하면 무섭게 반격한다. 하지만 멧돼지는 사람과의 충돌은 될 수 있으면 피한다고 한다. 지난해 경기도 가평의 산에서 동료와 둘이 등산을 하던 중 큰 멧돼지와 조우했지만 멧돼지가 도망쳐 버렸다. 집돼지의 조상 종인 멧돼지는 겨울에 번식한다. 수컷 여러 마리가 암컷 한 마리 쟁탈전을 벌인다. 탈락한 수컷들은 난폭해진다. 멧돼지 습격사건이 늘고 있다. 도로 등 건설로 산림이 훼손되고 서식지가 단절되면서 고립된 맷돼지들이 인간과 충돌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먹이인 도토리가 부족해 민가를 기웃거리는 멧돼지가 많다. 봄 이상저온, 여름 폭염, 늦여름 집중호우가 원인이다. 경계심 많은 멧돼지들이지만 먹을 게 없어 올 겨울 습격이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차량과의 잦은 충돌 사고로 멧돼지들이 수난이다. 사람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멧돼지 논쟁도 뜨겁다. 농작물 피해 농민들은 개체수를 줄이자고 한다. 보호론자들은 도로를 설계할 때 야생동물들이 잘 이동할 수 있게 생태축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무 열매를 채취하지 못하게 하고, 먹이가 부족한 겨울에 시래기·옥수수·사료 같은 먹이주기 운동도 펼쳐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과 멧돼지가 공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적인 호랑이는 이 땅에 없지만, 서식지를 파괴하는 인간의 개발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도토리 결실량이 역시 평년의 반 이하인 일본도 멧돼지·곰 습격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등산객들이 위협을 느껴 호신용 미니 종 판매가 급증했다. 올해 곰 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 부상자는 100명이 넘었다. 인간의 반격으로 올해 일본 전역에서 2000마리 이상의 곰이 사살되거나 사로잡혔다. 복원 중인 지리산 반달곰도 도토리가 적어 아우성이라고 한다. 멧돼지와 곰의 비극은 인간의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생의 지혜를 짜내야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조선의 몰락…16~18세기 일본서 답을 찾다

    조선의 몰락…16~18세기 일본서 답을 찾다

    21세기에 성공학만큼 각광받는 분야가 바로 실패학이다. 실패의 원인을 알아야 성공을 위한 더 큰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못난 조선’(전략과문화 펴냄)은 19세기 말 조선이 왜 일본에 강제로 개항을 당하고 100년 전에는 왜 식민 지배의 고통 속에 역사의 단절을 겪어야 했는지 16~18세기 조선과 일본의 비교를 통해 예리하게 짚어낸 책이다. 한 재벌 총수는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라고 했지만, 책을 쓴 문소영 서울신문 기자는 이미 역사적으로 16~19세기에 조선은 당시 중국(명·청)과 일본(에도 막부) 사이에 낀 샌드위치일 가능성이 높았다고 지적한다. 조선이 오랑캐, 왜구 정도로 무시했던 일본은 16세기부터 유럽과 동남아 등 외부 세계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고, 수백년간 축적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일본의 독특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저자는 18세기 무렵부터 조선과 일본 사이의 문물 교류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18세기 중엽 유럽 왕실에서는 일본의 채색 도자기와 함께 칠기 목가구가 유행했다. 영어로 저팬(Japan)은 일본을 의미하지만 ‘칠기·옻칠’이라는 보통명사이기도 하다. 차이나(China)는 중국을 뜻하지만 도자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유럽은 16세기 이후 중국이나 일본에서 수입된 도자기나 칠기에 해당 국가의 대표성을 부여해 ‘국가이름=보통명사’로 전환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 코리아의 보통명사는 없다. 저자는 문화, 경제, 사회, 정치의 네 부분으로 나눠 조선과 일본 두 나라의 모습을 면밀히 분석한다. 스스로 ´도자기 강국´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은 왜 세계적 조명을 받지 못하고, 한국보다 수백년 늦게 도자기 산업에 뛰어든 일본은 도자기 원조처럼 우뚝 섰을까. 여기에서도 조선과 일본의 차이가 있었다. 17~18세기 채색 도자기로 유럽 왕실과 귀족을 매료시킨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산업화된 생산 방식으로 전환한 유럽과 경쟁하기 위해 서양의 전문가를 고용해 근대적 도자기 기술을 도입했지만, 아무 준비 없이 개항기를 맞은 조선의 가마들은 ‘왜자기’라고 부르던 자기들이 싼 가격에 수입되면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조선 후기까지 명맥을 이어온 전통 도자기 제작 기법들도 덧없이 사라졌다. 조선 후기에 생산력 증대에 필수적인 인구 증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중국과 일본은 16세기, 늦어도 17세기에 감자·고구마 등 구황작물을 받아들였지만, 17~18세기 심각한 대기근을 겪은 조선은 구황작물 전래가 늦어 초근 목피로 연명하는 질곡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정체된 조선 후기의 인구는 조선의 수공업과 상업의 발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고의 틀’인 두 나라 언어도 비교한다. 한글은 1446년에 조선의 왕인 세종이 만들었음에도 조선 왕실과 지배층에게 외면당했다. 때문에 한글로 쓴 고전문학은 일본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이다. 반면 일본은 한자의 초서체를 모방한 히라가나 등을 만든 직후부터 각종 시와 소설을 쏟아낸 것이 훗날 문학적 성과와 출판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동안 역사학자들이 자료 부족을 이유로 혹은 국민적 정서를 불편해하며 주저하던 시점을 골라 조선과 일본을 비교했다는 것이다. 책은 겉으로는 역사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도 직결된 부분이 많다. 책을 덮은 뒤 “진실은 불편하고 아프지만 받아들이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힘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1만 8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한강접근성 쉬워졌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한강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강남구 압구정동 신사나들목과 영등포구 양평동 양평나들목을 개통했다고 29일 밝혔다. 신사나들목은 현대고등학교 뒤쪽, 한남대교 남단 진입램프 앞에 폭 12.8m, 길이 82m, 양평나들목은 한솔아파트 앞쪽, 성산대교 남단 아래에 폭 14m, 길이 122m 규모로 만들어졌다. 이번 나들목 개통으로 양평동, 압구정동 주민들의 한강공원 접근이 한결 수월해졌다. 그동안에는 서부간선도로, 노들길, 올림픽대로 등으로 인해 주거지역과 한강이 단절돼 있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신사나들목은 자연석을 이용해 시골 돌담길처럼 꾸몄고, 양평나들목은 외관 디자인에 목재를 사용하고 한강변 출입구에 소규모 공원을 조성해 휴식 및 문화공원 역할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시는 조만간 한남나들목과 자양중앙나들목을 완공하고 내년 5월까지 신반포나들목을 개통하는 등 한강변 나들목 증설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황양현 시 한강사업본부 시설관리부장은 “한강르네상스로 새롭게 꾸민 한강공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이미 4개 나들목을 개통했고 내년 5월까지 3개의 나들목을 개통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한강공원을 시민들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나들목뿐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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