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단절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국민당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리사 수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구출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안과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437
  • ‘주홍글씨’ 된 명칭 ‘미혼모’ 이제는 바꿀 때다

     ‘대부분 10대 임신으로 교육적 경제적 정도가 낮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으며 부모로서의 발달과업을 달성할 수 없다.’, ‘신체적인 미숙과 영양 부족으로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고위험 임산부와 고위험 태아 및 신생아가 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소개된 미혼모의 정의다. 이렇듯 아직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조차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가진 여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결혼제도를 통한 출산만이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돼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고정관념 탓에 제도화된 결혼관계가 아닌 미혼 남녀의 출산이 모두 죄악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동료·가족까지 외면하는 그들의 현실  실제 생활에서 그 ‘주홍글씨’는 더 짙다. 김혜림(31·가명)씨도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2008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남자친구 역시 “책임지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김씨의 임신과 출산을 알리지 않았다. 김씨는 철저히 혼자가 됐다. 갓난 아이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동료들에게 미혼모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직장 동료가 보고 말았다. 당황했지만 그는 친한 동료라 믿고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러나 말로는 이해한다던 동료는 점차 변했다. 시선이 달라졌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마치 김씨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도 없는 그에게는 위안의 손길이 절실했다. 출산하기 바로 몇 달 전 그는 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토로했다. 돌아온 대답은 “낙태해.”였다. 결국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믿었던 동료나 친한 친구 조차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김씨는 세상에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하면 그냥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대신 딸처럼 대해주던 외숙모와 외삼촌도 등을 돌렸다. 외삼촌은 “도와주지 말라.”며 외숙모와 그를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혼모들의 현주소다. 무슨 사연이 있든, 어떤 과정을 겪었든 사람들은 미혼모를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사회적 낙인,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고 제 자식을 택한 엄마를 ‘단죄’하려 든다. 취재 과정에 만난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의 형태로 인정해야낙태, 입양 문제도 해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미혼모·부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와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는 3.18점을 기록, 동성애자(3.48점) 다음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3.17점), 장애인(3.09점), 미혼부(3.07점), 영세민 (2.88점), 결혼이주자(2.78점), 이혼자(2.71점), 여성(2.50점) 등의 순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여성 개인의 시민적, 모성적 권리를 부인하고 낙태와 입양으로 연결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미혼모·부를 개인적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형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면 입양, 낙태 문제가 적지 않게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입양과 낙태 대신 출산을 결정하는 여성이 늘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함께 나섰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20여곳의 미혼모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미혼모지원단체협의체’를 발족했다. 구세군 두리홈, 구세군 한아름, 마음자리, 마포클로버, 보아스아동, 청소년 상담 센터, 샤인힐,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 생명누리의 집, 아름뜰,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열린집, 영락모자원, 착한벗선우랑 심리상담센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해오름빌, 창신모자원, ㈔지혜로운 여성, 동국대학교 사이프 동아리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주세요’ 캠페인 사업 준비와 선포식,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날 발족식에는 서울시청, 여성가족재단, 한국미혼모가족협회등 총 18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본지와 이 단체들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미혼모의 새명칭 공모다. 또 캠페인 공모전과 더불어 다음(daum) 아고라에서 토론과 응원서명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주류 vs 비주류’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 출사표

    ‘주류 vs 비주류’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 출사표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도전하는 안경률-진영, 이병석-박진, 황우여-이주영(가나다순) 의원이 3일 일제히 출마 선언을 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불거진 여권 쇄신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주목된다. 특히 당 주류와 비주류 간 경쟁 구도가 형성돼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대표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경률·이병석 의원은 모두 친이(친이명박)계이지만, 안 의원은 친이재오계로 분류되고, 이 의원은 친이상득계에 속한다. 주류가 분열돼 나온 셈이다. 안 의원은 탄탄한 ‘조직 표’가 강점이고, 이 의원은 대구·경북 의원 및 영남권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비주류 중립 후보인 황 의원은 소장·중립파 및 일부 친박계가 우호적이다. ■ 안경률·진영 安 “그릇 많이 깨봤다… 정책 주도 자신있다” “고위 당·정·청 9인 회동은 물론 실무 당정회의의 논의 구조를 뜯어고치겠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안경률 의원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폭탄 선언식 정책 발표로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정부보다는 집권 여당이 중심에 서야 할 정책도 적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안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 대표도 맡고 있다. 원내 수석부대표와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주류 핵심 인물이다. 안 의원은 “대통령과 가깝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대통령에게) 세게 해도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는다.”면서 “설거지도 그릇을 많이 깨 본 사람이 잘하듯 주류로서 정치 1선에 선 경험을 살려 정책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8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다. 공부하고 눈치보는 데 시간을 다 보낼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다른 비주류 후보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당 쇄신 방안은 조만간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비대위에서 당헌·당규 개정, 공천 개혁 등 당 쇄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비대위에 세대·계파별 대표의 참여를 보장하고, 지역을 순회하며 여론을 수렴하는 모습도 보여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주류 퇴진론’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끌고가야 하는데, 그럼 누가 일하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는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도와야 한다. 다만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는 당사자와 논의해야 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각각 나타냈다. 안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는 진영 의원이다. 안 의원은 “친이·친박(친박근혜) 간 계파 대립을 더 이상 도외시할 수 없다.”면서 “저는 친이계 핵심인데 친박계 핵심이었던 진 의원을 파트너로 삼아 통합의 가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진 의원은 복수의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진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서)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것은 정치 본질에 대한 훼손이자 모독”이라면서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병석·박진 李 “재보선은 정책 실패 … 靑과 대립 부적절”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몸을 곧추세우고 대립각을 세우는 게 진정한 지도자처럼 비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3선의 이병석 의원이 3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지며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4·27 재·보선 패배 뒤 거세게 몰아치는 당내 쇄신 바람몰이에 대해선 확고한 소신과 방향점을 제시했다. 그가 내놓은 진단은 ‘정책 실패’, 처방은 ‘정책 개발’이다. 이 의원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서민들의 꿈, 중산층의 꿈을 현실화하는 적절한 정책을 내놓지 못한 것이 참패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이번 경선에서 ‘당 정책위의 위상 재정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서민과 중산층의 꿈을 이뤄주는 정책,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관철시키는 당·정·청 구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내 일각에선 이 의원을 두고 ‘영포 라인’ ‘이상득 의원의 아바타’라며 힐난하기도 한다. 화를 낼 만도 한데 이내 차분히 해명하는 그의 태도는 얼핏 ‘달관’한 듯했다. “동향이고 중·고교 선후배 사이이니 이상득 의원과 친한 것은 천륜”이라면서도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원내대표 후보의 충정을 계파·계보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도 신중했다. 그는 “우리가 함부로 개입해서 얘기할 여지가 없다. 박 전 대표가 판단할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며 “인위적인 틀에 끼워 맞추는 것에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재오 책임론’을 두고는 준엄한 태도를 보였다. “(이 장관이 선거 기간에 의원들과 회동하며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모습을 비친 것은) 국무위원으로서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친이재오계 대표 주자 격으로 출마한 안경률 후보와 중립 진영의 지지를 받는 황우여 후보에 대해선 “물이 깊지 않은데 배를 띄울 수 있겠느냐.”면서 “당내 여러 인프라 자원과 네트워킹이 되어야 대야 협상, 청와대와의 공조 등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박진 정책위의장 후보는 “서로 소통·화합할 수 있는 당을 만들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콘텐츠 개발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황우여·이주영 黃 “3년간 실패한 지도부… 읍참마속 쇄신을” “계파 대리인들이, 3년 동안 실패한 세력이 다시 지도부에 선출된다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4선의 황우여(인천 연수구) 의원은 늘 온건파로 분류됐다. 그러나 원내대표에 도전하면서 ‘날 선’ 언어를 쏟아냈다. 그는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읍참마속’의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비정상적인 줄 세우기와 소통 단절의 장막을 쳐 왔던 주류 세력의 2선 후퇴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단언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최근 강조한 ‘주류 역할론’에 대해서는 “낯 두꺼운 변명”이라면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 앞에 우리 당은 또다시 맷집 자랑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는 이 장관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안경률 의원을 겨냥한 공격이다. 황 의원은 또 다른 경쟁자인 포항 출신의 이병석 의원을 향해서도 “영포 라인이 더 이상 정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의 최대 원군은 수도권 중심의 소장파이다. 친박(친박근혜)계도 우호적이다.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민본 21’은 이미 “안경률, 이병석은 안 된다.”고 성명을 낸 바 있다. 따라서 황 의원은 이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는 “소장파들이 64세인 나를 지지하는 이유는 공천권을 볼모로 한 계파 싸움을 끝내 달라는 것”이라면서 “‘청와대 거수기’라는 오명을 씻어 달라는 소장파의 요구는 합당하고, 그 속에 당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박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친박계가 나를 친박으로 안 본다.”며 선을 그었다. 소장파들이 그에게 정말로 표를 몰아 줄까? 황 의원은 “알 수 없다.”면서 “친이(친이명박)계 중에서도 나를 찍는 분이 있을 것이고, 소장파 중에서도 안 찍는 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립지대의 중앙광장을 형성하지 않으면 우린 망한다.”고 덧붙였다.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하고 황 의원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에 도전하는 이주영(3선·경남 마산갑) 의원은 확실한 정책 전환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부자 정당, 웰빙 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과감한 민생 정책을 펼치겠다.”면서 “부자 감세 철회를 통해 보육정책과 생애·맞춤형 서민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정부 정책은 당이 앞장서서 막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쇼트트랙 ‘짬짜미 파문’ 딛고 돌아온 곽윤기

    [피플 인 스포츠] 쇼트트랙 ‘짬짜미 파문’ 딛고 돌아온 곽윤기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주먹을 쥐고 흔들며 소리를 내뱉었다. 빈 몸속에 응어리졌던 게 한번에 쓸려나가는 것 같았다. “됐다 됐어. 해냈다.” 관중석에선 환호가 일었다. 귀에 안 들어왔다. 멀리서 코치가 손짓했지만 그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좋았다. 힘들었던 지난 1년이 머릿속을 스쳤다. 지난달 17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쇼트트랙 종합선수권대회 1000m 결승 모습이었다. 곽윤기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6개월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뒤 복귀한 첫 무대였다. 그동안 사연이 많고도 많다. ●복귀전 1000m 1위… 국가대표 선발 “사실 한 종목이라도 1등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컨디션도 체력도 너무 엉망이라….” 이유가 있었다. 곽윤기는 지난 2월 초 훈련소에 입소해 4주 군사훈련을 마쳤다. 딱 한달 준비하고 나선 무대였다. 더군다나 이 대회는 2011~12시즌 대표 선발전도 겸하고 있다. 오랜만의 복귀전은 하필 1년 가운데 가장 부담이 많은 대회였다. 쉬울 수가 없다. 그래서 평소와 레이스가 달랐다. 애초 곽윤기는 과감한 레이스를 즐긴다. 뒤에 처져 체력을 아끼다 승부처에서 튀어 나간다. 미세한 안쪽 코너를 놓치지 않고 파고든다. 마지막 전력 질주로 0.01초 차 승부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였다. 처음부터 맨 앞에 서서 레이스를 이끌었다. “1등을 노린 게 아니라 안전하게 3~4등이라도 하자는 전략이었어요.” 자신이 정한 순위 마지노선까지만 지키면 된다. 그런데 1000m 1위를 차지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선수들이 ‘쟤가 왜 저러나’ 하고 혼란스러웠던 것도 있었던 것 같고….” 곽윤기가 슬쩍 웃음을 보였다. 500m와 3000m도 3위를 기록했다. 종합점수 68점. 국가대표에 1위로 선발됐다. ●“힘들었던 시간 다 보상받은 느낌” “지난 1년, 힘들었던 시간을 다 보상받은 느낌이었어요.” 답답했던 시간이었다. 모든 건 딱 지난해 이맘때쯤 시작됐다.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이정수 불출전 외압 논란이 일었다. 코칭스태프가 이정수 대신 곽윤기를 출전시켰다고 했다. 당시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사실이 아니었으니까요.” 곽윤기는 짧게 답했다. 당시, 코칭스태프가 해명에 나섰었다. 대표 선발전 때 곽윤기가 이정수를 도왔고 그 보상으로 출전 배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수를 돕느라 대표팀 순위에서 밀려 버린 곽윤기를 배려한 거라는 얘기다. 그러자 문제는 다른 곳으로 번졌다. “쇼트트랙은 모두 짬짜미로 이뤄지는 것이냐.”고들 했다. 짬짜미 논란에 사실 관계에 대한 공방까지 엉켜 버렸다. 곽윤기는 “견제해 주고 도와 주는 레이싱 종목의 속성을 일반인들이 오해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더 모호해져 버렸다.”고 했다. 결국 이정수와 곽윤기는 함께 징계를 받았다. 1년 가까이를 통째로 날렸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훈련소에 입소했다. “모든 것과 단절됐을 때 느꼈어요. 아 내가 정말 쇼트트랙을 사랑하는구나.” 그리고 한달. 사랑하는 쇼트트랙에 모든 걸 부었고 결실이 나왔다. “지난 1년 동안 어른이 된 것 같아요. 더 성숙한 스케이터가 될 겁니다.” 곽윤기가 이를 앙다물었다. 글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dog@seoul.co.kr
  • [열린세상] 서태지 사건과 BBK, 왜 음모론이 제기되는가?/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열린세상] 서태지 사건과 BBK, 왜 음모론이 제기되는가?/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지난 22일 서태지·이지아의 비밀결혼과 이혼 소송은 세간에 충격을 주었다. 서태지의 신비주의, 외계인으로 불린 이지아의 비밀이 한 꺼풀씩 벗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BBK사건이 떠올랐다. 서태지·이지아의 법정소송은 BBK사건을 은폐하려는 음모라는 것이다. 이 연결은 말 그대로 ‘음모’일 것이다. 서울고법은 21일 BBK사건 수사팀이 주간지 ‘시사IN’과 BBK 관련 기사를 쓴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태지·이지아 사건이 알려지기 전날이었다. 서울고법은 “기사에 보도된 김경준의 자필 메모와 육성 녹음이 실재 존재하는 등 기사의 허위성을 인정할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기자가 직접 관련자를 만나 김씨가 작성한 자필 종이와 육성 녹음을 건네받고 인용해 작성한 것으로 명예훼손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어떻게 해석되는가에 따라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고, 이지아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이 패소한 BBK수사팀의 변호를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모론이 확산되었다. 최근 들어 왜 이와 같은 음모론이 수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정권과 주요 언론에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성물질은 편서풍을 따고 태평양 쪽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한반도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고 발표한 것은 기상청이었다. 그러나 방사성물질이 한반도에서 검출되었고, 방사능비까지 내리면서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은 높아졌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성물질이 한반도에 유입될 수 있다고 주장한 네티즌에 대해서 검찰은 수사를 하기도 했고, 일부 언론은 이것을 좌파의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광우병 촛불집회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지난 몇 개월 사이 발생한 적지 않은 사건들, 예를 들어 국정원 직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사건, 아랍 에미리트연합 원전 수주 의문, 금미호 5만 달러 지불설, 구제역 원인을 둘러싼 바이러스 전파경로 등이 명쾌하게 풀리지 않은 채 넘어갔다. 지난 2월 김경준의 누나인 에리카 김이 돌연 귀국한 이후 검찰이 기소유예를 내린 것도 어물쩍 지나갔다. 작년 천안함 침몰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도 군 당국이 초기 단계에서 사실을 정확히 발표하지도 않았고, 자주 말을 바꾸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사실이 아닌지에 대해서 판단을 하기 어려웠다. 정부가 불리한 사건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고 한다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삼호 주얼리호 구출작전, 대통령 전용기 고장 등 일정 기간 보도를 유보하는 엠바고(embargo)도 언론에 요청해 왔다. 국가 사회적으로 위중하고 매우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엠바고는 비밀을 전제로 하는 권위주의의 산물이다. 권위주의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올해에만 11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방송사나 일부 신문들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4월 15일에서 18일 사이 7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말이다. 사업의 속도전이 희생자를 초래했는지, 아니면 충분한 안전대책이 마련되었는데도 사고가 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삼성전자 설비엔지니어의 투신자살사건도 묻히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살 후 97일 만에 장례를 치렀지만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주요 신문과 방송들이 정치나 경제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급급해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지금은 소셜 네트워크가 일상화되면서 소통의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공유·개방·참여로 특징지어지는 소통의 혁명으로 정보는 즉각적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그러나 정부와 일부 언론은 시대의 흐름과는 반대로 나아가고 있다. 서태지·이지아 사건이 발생하자 곧바로 BBK 음모론이 나온 것은 불신의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권력과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져 가면, 앞으로 음모론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다. 소통의 혁명이 진행 중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소통의 단절이 이루어지고 있다.
  • 국내 체류 조선족 30여만명 방문취업제 만료 ‘퇴출’위기

    외국 국적 동포를 위한 방문취업제 시행에 따라 한국에 취업했던 조선족들이 기한 만료로 내년부터 귀국하게 되면서 중국의 조선족 사회가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28일 주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외국 국적 동포의 합법적인 국내 취업을 위해 2007년 3월 도입된 방문취업제로 한국에 취업한 조선족은 30만 3000여명에 달한다. 방문취업제 비자(H2)의 한국 체류 기한이 4년 10개월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새로운 조치가 없다면 국내 취업 조선족들은 만기 도래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귀국해야 한다. 내년 귀국 대상 조선족은 6만여명에 이르며 나머지 24만여명도 연차적으로 중국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처지다. 중국 조선족 사회에서는 한국에 취업했다가 귀국하는 조선족들이 당장 취업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내 비주류인 소수민족인 데다 5년 가까이 한국에 체류하면서 중국사회와 단절된 이들이 귀국 이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선양 총영사관 관계자는 “더 많은 외국 국적 동포들에게 취업 기회를 주기 위해 기한 만료 동포는 귀국시키겠다는 것이 법무부 입장”이라며 “재입국 허용 등에 대해서는 다각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사설] 저출산 시대에 출산 불이익 여전해서야…

    일하는 여성 즉, 워킹 맘(working mom)은 괴롭다.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직장문화가 제대로 정착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육아휴직의 급여를 높이고 육아휴직이 가능한 자녀 연령을 올리는 등 나름대로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정작 실행에 옮겨야 할 기업의 태도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보건복지부가 어제 개최한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포럼에서 “언제 임신할 거냐. 분위기 안 좋으니까 잘 생각하라.”는 둥 “너희 둘이 동시에 임신하면 안 된다.”는 둥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말을 부서장으로부터 들었다는 워킹 맘의 경험담이 공개됐다. 얼마나 황당하고 비문명적인 일인가.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일부 사례로만 듣고 넘길 수 없다는 데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진현 수석연구원이 포럼에서 발표한 21개 기업의 워킹 맘 1350명에 대한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47.6%가 조직에서 차별 없이 성장할 수 없다고 답했다. 차별이 만만찮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시어머니보다 상사 모시기가 더 힘들다고 했을까 싶다. 한국여성민우회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한 상담 440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임신·출산관련이 26.4%인 116건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해고는 25.9%, 휴직 35.3%, 인사상 불이익 12%였다. 출산 이후 승진이 어려워졌거나 경력 단절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국가 차원에서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듯한 기업의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워킹 맘을 무조건 배려하라는 것은 아니다. 어린 자녀를 둔 워킹 맘의 근무여건에 신경을 써 주는 유연한 체제를 기업 스스로 갖췄으면 한다. 정부 주도의 기업문화 개선은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출산율은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지 않고는 노동력 부족·생산성 하락·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은 워킹 맘이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국가는 물론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란다. 워킹 맘이 행복한 직장문화는 낭비가 아니라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 SKT 스마트폰 통화성공률 최고

    SKT 스마트폰 통화성공률 최고

    스마트폰으로 데이터 통신과 음성 통화를 동시에 사용할 때 ‘통화성공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 단절의 43.7%가 네트워크 문제로 확인됐지만 56.3%는 원인 불명으로 조사됐다. 다만 단말기 문제도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이통 3사 사업자별로 가입률이 높은 스마트폰 2종에 대한 통화성공률 등을 조사한 품질 측정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스마트폰 음성통화의 품질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통위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등에 따르면 스마트폰끼리의 통화성공률은 97.6%로 일반 휴대전화 간의 성공률(98.7%)보다 1.1% 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스마트폰 간 통화에서 음성통화만 하는 경우에는 통화성공률이 98.3%로 일반 휴대전화의 98.7%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데이터 사용 중의 통화.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사용하며 통화할 때는 통화성공률이 97.2%로 크게 저하됐다. 이는 100통화 중 2~3통화에서 통화단절 불편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의 경우 주거지역이나 시내보다 간선도로 지역에서 통화가 끊기는 현상이 잦았다. 이는 기지국과 인접 기지국 간의 통신 신호가 끊길 수 있는 ‘핸드오버’ 현상이 간선도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통사별로는 SKT의 스마트폰 통화성공률이 가장 높았고, LG유플러스가 뒤를 이었다. KT의 경우 스마트폰 종류에 따라 1.0%의 통화성공률 차이를 보였다. 방통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의 음성통화 품질을 개선하려면 이통사는 전파가 끊기는 음영지역을 해소하고 망 환경을 최적화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제조사도 단말기 성능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세대(WCDMA) 음성통화 서비스는 SKT와 KT가 모두 평균 99% 이상으로 양호했다. 3G 영상전화 서비스의 전국 통화성공률도 SKT 99.81%, KT 99.43%로 비슷했으나 LG유플러스가 94.39%로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3G 데이터 전송 속도는 각 이통사의 자사망 구간에서는 빠르지만 망과 망을 연결하는 전 구간에서는 국제 표준보다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의 자사망뿐 아니라 망과 망을 연결하는 전 구간에서의 3G 웹 로딩 시간은 평균 9.61초로 국제 표준에서 권고하는 4초 이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는 네이버, 다음 등 국내 모바일 웹페이지 용량이 컴퓨터용보다 50배 이상 커 로딩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 스마트폰 사용자가 웹서핑이나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최소속도(512Kbps)에 미치지 못하는 품질 미흡 지역은 KT 4곳, LG유플러스 3곳으로 나타났다. SKT는 한 곳도 없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성곽’ 2014년 복원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서울성곽’ 2014년 복원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현대식 건물과 도로 때문에 끊어진 조선시대 ‘서울성곽’의 단절 구간이 2014년까지 복원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서울성곽 단절 구간에 대한 복원 설계를 끝낸 뒤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1975년부터 사업시작 총길이 18.6㎞의 서울성곽 중 건물과 도로 탓에 끊긴 구간은 모두 45곳(약 5㎞)으로, 이 가운데 9곳(1㎞)은 구름다리 등 ‘상부형상화’를 통해 복원한다. 서울시는 복원할 수 없는 사유지 등 36곳(4㎞)에는 주물로 된 보도블록에 성곽의 형상을 표시하기로 했다. 상부 형상화가 이뤄지는 곳은 도로 탓에 성곽과 단절된 혜화문과 숭례문, 흥인지문 주변 등 아홉 군데다. 성벽 모형의 구름다리를 만들어 아래로는 차량이 다니고 위로는 시민들이 걸어다닐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사유지 등으로 성곽이 단절된 구간은 옛 성곽 터를 따라 바닥에 성곽 모형의 주물을 심어서 바닥 표지판을 따라 보행자들이 다음 성곽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안승일 서울시 문화관광국장은 “서울 성곽의 복원은 정부가 197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복원이 마무리되면 서울성곽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2009년 9월 유네스코의 자문기관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관계자를 만나 조선왕조 수도의 기틀이 된 한양(서울)의 성곽을 체계적으로 발굴, 정비해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역사적 가치 되살리는 계기 되길” 성곽 복원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크다. 서울성곽 남산 구간에서 만난 주부 김형주(63)씨는 “서울성곽도 남한산성처럼 하나로 이어져 시민들이 걸으면서 성곽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버스기사 이명숙(48)씨는 “남대문과 동대문이 하나의 성곽으로 이어지면 만리장성 못지않은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곽길 안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민단체인 서울KYC(한국청년연합) 하준태 사무처장은 “서울성곽은 일제강점기에 도로 개설과 관사 건축 등을 거치면서 평지에 있는 성곽이 철거되고, 이후 서울 도심이 확장되면서 여러 곳이 단절됐다.”면서 “단순히 성곽을 잇는 것만이 아니라 현대적 의미에 맞게 성곽의 역사적 가치를 살리는 복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내 마음속 장애/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

    [열린세상] 내 마음속 장애/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

    귀가 먹먹해졌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돌발성 난청이다. 주말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의 주인공처럼 청각장애를 숨기려다 보니 온몸이 굳어져 한 주를 힘들게 보냈다. 하지만 들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육신의 장애만큼 심각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에서 오는 마음의 장애이다. 올 들어 연속적으로 발생한 대학생들의 자살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정신적 장애의 심각함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국제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106개 조사 국가 가운데 한국의 자살비율이 가장 높다. 하루 평균 35명이 자살한다는 다른 통계도 있다. 그만큼 한국 사회는 지구상의 어느 나라보다 자살 유혹이 높은 환경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빨리빨리’ 경쟁문화와 단 한번의 실수와 패자 부활도 용납하지 않는 경직된 사회 분위기 탓이다. 소통의 단절이다. 자살한 대학생들은 죽음을 앞두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거나 ‘세상에 홀로 남겨졌을 뿐’이라고 자아커뮤니케이션을 했을지 모른다. 안타까운 점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자살사건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개인적 차원의 정신적인 장애로만 생각할 뿐, 사회적인 문제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자살 예방은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세상 무엇보다도 귀중한 생명을 살려야 하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에는 3일간의 주말 휴식을 만끽하는 ‘자살의 날’(Suicide Day) 행사가 있다. 학교 차원에서 마련한 다양한 학업 스트레스 극복 프로그램들 가운데 하나이다. 중앙대 경영경제대학은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춘 ‘참 세미나’를 통해 교수와 학생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하는 전공필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후푸산(HUFSAN) 포트폴리오’ 일대일 상담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모든 전임교수가 2회 이상 일대일로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소통의 회복이다. 이러한 대학들의 아름다운 시도가 학업과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자살예방은 대학만이 고민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초·중·고를 한데 묶는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대학생의 자살이 초·중·고 시절부터 잉태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초등학생 3명과 중학생 53명, 고등학생 90명 등 전국적으로 청소년 146명이 자살했다고 한다.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거나 생각한 청소년은 이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초·중·고에서부터 자살 예방교육과 ‘기 살리기’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입시교육에 치중하는 한국의 교육계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자기정체성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 전체가 자아정체성 확립과 자신감의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온 것 같다. 자살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우리 교육에서 위기극복 능력을 심어주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특히 각 가정에서 생명을 중요시하는 자살예방 교육은 더욱 절실하다. ‘한 아이가 잘 자라려면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래전 안타까운 제자의 죽음을 접하면서 이 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졸업준비위원장이었던 제자는 리더십이 출중했다. 졸업 후 방송분야에 진출해 넓은 세상을 거머쥘 포부를 지녔다. 위원장으로서 열정을 다해 일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기금을 잘못 관리하면서 회계에 문제가 생겼다. 업자들의 협박은 도를 넘었다. 의지할 곳 없다고 생각한 제자는 자취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단돈 몇 백만원과 고귀한 목숨을 맞바꾸었다. 한줌의 재로 변한 유골을 학교 뒷산에 올라 뿌릴 때 몸을 만지듯 제자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면서 자책감에 휩싸였다. 제자와 더욱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했어야 했는데, 그의 아픔을 들어주기 위해 낮은 자세로 한 걸음 가까이 가도록 노력했어야 했는데.
  • 오늘 장애인의 날… 김빛나씨를 통해 본 활동보조 서비스

    오늘 장애인의 날… 김빛나씨를 통해 본 활동보조 서비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린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휠체어를 탄 젊은 여성이 펴든 책을 얼굴에 바짝 갖다 대고 찬찬히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의 등 뒤에서 마음씨 좋아 보이는 한 중년 여성이 책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김빛나(26·중복장애 1급)씨와 그의 바깥 활동을 돕는 이경선(40)씨다. 이들은 올해로 4년 차를 맞은 장애인 활동 보조 서비스 제도를 통해 만났다. 김씨는 뇌병변장애와 함께 시각장애가 있어 확대기가 없으면 책을 읽을 수 없다. 이씨는 김씨가 책을 고를 때면 일일이 내용을 설명하면서 책 선택을 돕는다. 두 사람은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이날 오전 청와대 행사에 참석했다가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았다. 김씨에게 ‘광화문 나들이’는 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의 광화문 나들이길은 생각보다 멀고 어려웠다. 1호선 종로3가역과 광화문역을 거쳐 교보문고까지 왔지만 역에는 김씨가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게 대순가. 리프트를 이용하면 되지.’ 계단 한쪽에 설치된 리프트를 이용하는 번거로움이야 이미 익숙한 김씨였지만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광화문 나들이에 함께 나선 이씨도 “당연히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엘리베이터가 없어 당황스러웠다.”면서 “장애인 활동 보조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일”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에서 플루트를 전공했다. 대학에서는 장애인 학생에게 제공되는 특화프로그램 덕분에 하고 싶은 플루트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 밖은 달랐다. 졸업 후에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이는 사실상 부모밖에 없었다. 김씨는 “활동 보조 서비스가 없었다면 세상과 단절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서울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활동 보조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들을 상담하고 모니터하는 일과 함께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씨는 “홀로 사는 장애인은 월 최대 180시간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가족이 있으면 서비스 시간에 제한이 따른다.”면서 “서비스 시간 확대와 대상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매주 월·금요일 김씨의 장애인 상담 현장에 동행한다. 시급 8000원을 받고 하루 8~9시간을 일한다. 이 중 이씨에게 6000원이, 서비스 연계 기관에 2000원이 돌아간다. 4대 보험이 모두 적용되고 1년이 지나면 퇴직연금도 지급되는 엄연한 ‘직장’이다. 이씨는 활동 보조 서비스를 시혜적 성격을 가진 봉사활동이나 장애인의 가사도우미로 바라보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단호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지침에 의해 정해져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의 활동과 자립을 돕는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직업 활동으로 김씨를 만났지만 활동 보조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삶도 변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이씨는 주로 집 안에서만 지냈다. 삶은 단조로왔다. 하지만 우연히 시작한 장애인 활동 보조 서비스가 이씨의 삶을 바꿔 놓았다. 장애인의 활동을 도우며 자연스럽게 자신도 바깥 활동을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고 작가로도 활약하는 빛나씨의 모습을 보며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면서 “남편도 내 얼굴이 많이 밝아져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2007년 4월 지침 사업으로 시작한 활동 보조 서비스는 오는 10월에 법제화돼 ‘장애인 활동 지원 제도’로 확대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활동 지원 제도 시행 이전에 서비스를 받던 이용자는 별도의 심사 없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면서 “향후 예산 확보를 통해 더 많은 대상자가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카이스트 어디로] 한상근 수리과학과 교수 “서총장 통리적 권한이 독단 불러”

    [카이스트 어디로] 한상근 수리과학과 교수 “서총장 통리적 권한이 독단 불러”

    “카이스트(KAIST)는 총장의 권한이 너무 막강합니다. 정관에서도 총장이 모든 것을 ‘통리(統理)’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카이스트 사태와 관련해 한상근(55)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소통의 부재가 학교를 이런 지경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통리는 나라를 다스린다는 ‘통치(統治)’와 같은 의미로, 한 교수는 이 단어를 학교 정관에서 처음 봤다며 마뜩잖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10여년 전 교수평의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이 만들어졌는데 아직까지 총장이 이를 실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참모격인 보직교수들이 직언을 못한 채 총장의 입만 보고 무조건 따르고 있어 서 총장의 일방통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남표식 개혁 정책’과 관련해 한 교수는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교수들이 미국 유학시절 해외에서 경험했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운용이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개혁의 방향은 맞지만 추진 과정이 지나치게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른바 ‘100% 영어강의’를 예로 들었다. 한 교수는 “외국인 교수나 교포 출신 교수를 뽑아서 영어강의 비율을 높이자는 게 구성원들의 의견이었지만 서 총장은 여론수렴 없이 기존 교수들이 영어강의를 하도록 밀어붙였다.”면서 “학과 평가 때 영어강의 여부를 비중 있는 기준으로 삼으니까, 영어가 서투른 교수들도 영어로 수업을 했고, 그러니 효율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또 “영어강의는 매우 적은 ‘교수와 학생의 인간적인 접촉’을 단절해 버리고, 이미 많이 삭막한 학생들의 정서를 더 삭막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차등등록금제와 관련, “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등록금 격차가 최고 750만원까지 나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면서 “폐지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의 정년을 보장하는 ‘테뉴어’ 제도 역시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나이 많은 교수들이 후배 교수들에게 추천서를 써 달라고 사정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등 부작용이 있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서 총장의 거취에 대해선 단호한 어조로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 등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 총장은 아직 사퇴할 뜻이 없어 보이지만 카이스트가 변화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람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물에서 자유롭지만 뭍에서 살아갈 숙명

    ‘세상 모든 것은 물에서 시작되었고, 모든 것은 물로 되어 있다.’라고 2000여년 전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얘기했다. 대단히 낮은 단계 유물론의 시작이었다. 과학적 사실이야 일찌감치 부정되었지만 구병모(34)의 장편소설 ‘아가미’(자음과모음 펴냄)에 있어서 탈레스의 이론은 여지없이 들어맞는다. 소설 속 인물들이 삶을 영위하는 공간도, 현실에 쫓겨 선택하는 삶의 마지막 공간도, 삶을 새로 시작하는 공간도 모두 강이나 호수, 혹은 큰비와 같은 물이다. 이미 ‘위저드 베이커리’로 판타지를 리얼리즘과 결합시키는 만만치 않은 솜씨를 과시한 구병모의 두 번째 장편이다. 강렬한 물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풀어내는 판타지는 역시나 독특하다. 삶의 벼랑 끝에 몰린 아버지에게 안겨 호수에 들어갔다 자신만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이는 ‘곤’이다. 출입이 금지된 호수 마을에서 고기를 잡으며 사는 노인과 외손자 강하가 구해낸 곤이는 놀랍게도 몸에 아가미와 비늘이 있다. 그는 회칼에 난자되는 원초적 공포를 안고 바깥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간다. 물속에서 자유롭게 호흡할 수 있는 기이한 능력을 지닌 곤이는 필연적으로 물 안에서 푸근함을 느낀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사회적 관계가 끊어졌다 하더라도 물에서 목숨을 잃을 뻔하다가 다른 이에 의해 구해진 곤이는 필연적으로 다른 이와 관계로 얽혀지게 돼 있다. 강물에 빠진 해류를 구해내는 것은 곤이의 몫이다. 마약에 찌든 모습으로 십수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강하의 생모 이녕에게 모성애에 기반해 원초적 성애의 기운을 되찾게 해 주는 것도 곤이의 역할이다. 그러고 보니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모두 물에서 시작되었고 물로 되어 있다. 강하, 해류는 말할 것도 없고, 이녕(泥
  • ‘평범한 이방인’ 텅빈 공간… 작품이 관객에게 말을 걸었다

    ‘평범한 이방인’ 텅빈 공간… 작품이 관객에게 말을 걸었다

    최신 유행 표기법에 따르자면, 재현이란 ‘다시-현재-화’(re-present-ation)하는 작업이다. 다시 현재화하는 작업엔 떼려야 뗄 수 없는 질문이 들러붙는다. “지금 이게, 그때 그거랑 똑같아?” 이 물음에 “똑같을 뿐 아니라, 있는 그 자체”라고 되받아치는 작가가 있다. 5월 1일까지 서울 화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김홍석(47) 작가의 ‘평범한 이방인’ 얘기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당황스럽다. 미술 전시장 하면 상식적으로 떠올릴 법한 풍경은 아무것도 없다. 텅 빈 공간 안에 무질서하게 놓여진 의자들 틈에서 5명의 배우가 앉아 있을 뿐이다. 슬슬 다가서면 이들은 각자의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하나의 단어가 미술로 전환되는 상황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미술을 통해 관용이란 의미를 표현할 수 있는지 오랫동안 고민하던 어느 미술가가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시작되는 5명의 얘기는 비슷비슷하다. 자신이 무언가를 가지고 예술작품을 만들려고 하는데 어떤 개념을 잡고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각기 맡은 대상이 의자, 돌, 물, 사람, 개념 등 5가지로 다를 뿐이다. 주로 잔잔히 얘기를 들려주지만, 어떤 배우는 얘기하다 훌쩍 울기도 하고 어떤 배우는 갑자기 일어서서 노래도 부른다. 김 작가는 배우들에게 기본적인 텍스트만 던져줬을 뿐 이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이런 전시한다니까 어떤 분은 왜 그렇게 날로 먹으려 드느냐고 하시더군요. 하하하.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드로잉이나 조소가 쉬워요. 이런 퍼포먼스가 훨씬 어렵죠. 살아 움직이는 상황을 다뤄야 하니까요.” 이런 작품은 예술작가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배우들이 말로 설명하는 작품들은 제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들이에요. 눈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귀로 들려주는 미술작품 정도 되겠네요.” 여기까지는 1차 관문이다. 2차 관문도 있다. 배우와 관객들 간 대화가 자연스럽게 발전해 나가고 퍼져 나가면서 주어진 텍스트를 벗어나는 과정이다. 때문에 작가가 배우들에게 요구한 것도 텍스트를 달달달 외워 전달하기가 아니라 충분히 이해해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설명하기였다. 작가는 예전에 인터뷰나 대화 상황을 비디오로 촬영하는 작업을 여러 번 진행했었다. 있는 그대로의 현장성을 살려보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비디오 기록물 역시 2차적 기록물, 그러니까 재현의 한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있는 그대로를 전달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기록하려 드는 저 자신을 발견한 거지요. 그것 역시 2차적인 것이다, 1차적인 것으로 가자라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답은 관객과 작품이 직접 부딪치도록 하기였다. 3차 관문도 있다. 꼼꼼하게 들어보면 배우들에게 주어진 텍스트는 꽤나 내공이 깊다. 가령 의자에 대한 얘기에는 민주주의와 독재와 정의에 대한 민감한 정치적 질문이 숨겨져 있고, 돌에 대한 얘기에서는 거대한 현대문명에 대한 물음이 녹아 있는 방식이다. “제 나름의, 예술가로서의 자기만족 비슷한 겁니다. 일종의 장난질 비슷한 거지요. 하하하. 5가지 사물을 왜 골랐는지, 그 사물에 제가 집어넣고 싶었던 개념이 무엇이었는지까지 관객들이 알아봐 주신다면 저로서야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그런데 여기서 단절이 생긴다. 한국사람, 예의바르고 낯가림이 있는 한국사람이 이 과정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까. 이런 작업은 서양인에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여건이 주어진다면 그것까지 해서 저도 한번 비교해 보고 싶네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를 통해 관객 스스로 작품을 구상해 보시라는 겁니다. 어려울 것 없습니다. 배우들과 친구처럼 대화만 하시면 됩니다.” 3000원. (02)733-894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6) 영암 월곡리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6) 영암 월곡리 느티나무

    신새벽 바람에서도 꽃향기가 완연히 느껴지는 봄이다. 봄 소식 재우치는 마음이 깊어서인지, 이 즈음엔 후각보다 시각이 먼저 봄이 왔음을 알아챈다. 길가에 늘어선 개나리가 드러낸 노란 꽃잎은 물론이고, 겨우내 덮여 있던 뽀얀 솜털의 껍데기를 젖히고 순백의 빛깔을 드러낸 목련 꽃의 속살을 바라볼라치면 몸도 마음도 어느새 화창한 봄이 된다. 나무에도 연초록의 새잎이 앙증맞게 돋아났다. 언제 겨울이었는가 싶을 만큼 봄은 화들짝 다가온다. 더구나 지난겨울의 혹독한 시련 뒤에 맞이하는 봄이어서 더 갑작스럽고 반갑다. ●지난겨울부터 천천히 봄마중 준비 그러나 나무는 봄을 화들짝 불러오지 않았다. 겨울부터 나무는 꽃봉오리를 피웠고, 이른 봄 꽃샘바람이 사나워도 물을 끌어올려 가지 끝까지 수굿이 실어 날랐다. 나무가 차근차근 흘려보내 온 시간의 흐름을 사람이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나무의 시간은 대관절 얼마나 느린 걸까. 수백, 수천년을 살아가는 나무의 시간을 고작 100년도 살지 못하는 사람이 알아채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지 모른다. 같은 종류의 나무라 해도 나이에 따라, 서 있는 자리에 따라 시간의 속도가 현저하게 다르다. 늙고 오래된 나무를 스쳐가는 시간은 유난히 느리다. 가을에 드는 단풍의 속도가 늦을 뿐 아니라, 봄에 새잎 나고 꽃 피는 시기도 더디기만 하다. 작은 나무들이 지어내는 봄의 아우성과 달리 큰 나무들에 머무는 침묵은 여전히 겨울처럼 견고하다. 전남 영암군 군서면 월곡리 느티나무도 아직 새잎을 피워내지 않았다. 뿌리 부근의 땅에는 이미 이름 모를 작은 풀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돋아나, 초록 카펫을 이뤘지만 나무 줄기와 가지는 여전히 잿빛 겨울이다. 물 오른 나무 줄기의 빛깔만 어렴풋이 바뀌었을 뿐이다. 면사무소 옆 도로변에 우뚝 서 있는 월곡리 느티나무는 키가 23m나 되는 매우 큰 나무다. 아파트 건물 한층의 높이를 대략 3m 쯤으로 볼 때, 무려 8층에 가까운 높이다. 펼쳐진 가지는 그보다 더 크다. 남북으로 25m, 동서 방향으로는 무려 29m나 된다. 굵직한 줄기는 사람 키보다 조금 높은 부분에서 11개의 크고 작은 가지로 나눠지며 넓게 뻗었다. 동쪽으로 뻗은 굵직한 줄기들은 아예 땅으로 내려앉을 기세다. 지지대를 받쳤지만, 굵은 가지 하나는 세월에 지친 몸을 땅바닥에 살그머니 내려놓았다. 이만큼 육중한 몸으로 새잎을 피워 올리려면, 아직 더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 ●시간이 남긴 상처를 온몸으로 껴안아 500년 넘게 살았으리라 짐작되는 이 나무는 줄기 곳곳에 세월의 상처를 여실히 새겨두었다. 가운데에서 솟구쳐 오른 줄기는 오래전에 썩어 문드러져서, 더 썩지 않도록 충전재로 옛 모습을 만들어 세웠다. 부러진 줄기의 흔적도 여러 곳이다. 또 뿌리와 맞닿은 줄기에도 충전재로 메운 커다란 구멍이 눈에 들어온다. 시간이 할퀴어 낸 상처를 나무는 느릿느릿 스스로 치유하기도 했지만, 대개는 사람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먼저 치료해 주었다. 줄기에는 금줄이 둘러쳐져 있고, 그 앞에는 ‘당산제단’이라는 한자 글씨가 선명한 제단이 놓여 있다. 사람의 극진한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는 이 나무는 마을에 평화와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목이자 당산목이라는 증거다. 월곡리 느티나무는 마을 개구쟁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했으며, 마을의 대소사를 상의하기 위해 모이던 마을의 정자였다. 1982년에 천연기념물 제283호로 지정되면서 나무 주변에 울타리를 쳐서 옛날처럼 개구쟁이들이 함부로 기어오를 수는 없게 됐지만, 여전히 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마을의 중심이다. 면사무소가 바로 옆에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과 나무 사이에 흐르는 시간의 차이 서성이며, 느릿하게 흘러가는 나무의 시간을 가늠하던 즈음, 귀를 찢는 굉음과 함께 빠르게 달리던 오토바이 한대가 나무 옆 등나무 쉼터로 들어와 멈췄다. 나무의 규모에 놀란 표정으로 가지 끝에 눈길을 고정한 채 헬멧을 벗어 핸들 위에 걸쳐 놓고, 서른 즈음의 젊은 사내가 나무 곁으로 다가섰다. “서울에서 오는 중이에요. 지나가다가 큰 나무가 눈에 띄길래 잠시 멈춘 거죠. 이 나무 정말 크네요. 대체 몇년이나 살아야 이만큼 크나 모르겠네요. 정말 대단하군요.”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가는 중이라는 사내도 거대한 크기의 나무에 스쳐가는 시간의 흐름이 궁금했던 게다. 조금이라도 더 빠른 시간을 즐기려는 오토바이의 사내와 더없이 느린 시간을 살아가는 나무의 해후다. 묘한 조화다. 체코의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소설 ‘느림’에서 오토바이에 몸을 구부리고 있는 사람은 오직 현재의 순간에만 집중할 뿐이라며 그는 “과거와 미래로부터 단절된 한 조각의 시간에 매달린다.”고 했다. 연속되는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다는 이야기다. 이른 아침부터 일상에서 벗어난 시간의 조각에 매달려 온 오토바이의 사내는 모든 시간의 흔적을 몸 안에 박아넣고 500년을 살아온 나무 앞에서 일상적 시간으로 돌아온 것이다. 늙은 느티나무 곁을 흐르는 느린 시간의 흐름 위에 자신이 끄집어낸 시간의 조각들을 하나 둘 끼워 맞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참을 머물던 사내가 다시 오토바이의 굉음을 울리며 떠났다. 그는 다시 나무의 느릿한 시간에서 벗어나 한 조각의 빠른 시간에 매달렸다. 느티나무의 시간은 여전히 봄날 오후처럼 나른하게 흐른다. 오토바이가 떠나고 다시 고요해진 느티나무 그늘에 들어섰다. 사람의 마을에 평화를 지켜주는 시간의 속도는 얼마쯤이어야 할지를 느티나무에게 물었다. 대답 없는 나무는 천천히 봄 바람만 살랑 불러왔다. 글 사진 영암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이집트-이란, 31년만에 외교관계 복원 시동

    오랜 앙숙이었던 이집트와 이란이 31년 만에 외교관계 복원에 시동을 걸면서 중동 정세에 미묘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나빌 엘라라비 이집트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의 메시지를 갖고 수도 카이로를 방문한 이란 대표 묵타비 아마니와 회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미국·이스라엘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며 이란 봉쇄의 선봉에 섰던 이집트 외교노선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흐름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미국은 중동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엘라라비 장관은 이날 “역사와 문화를 생각해 본다면 이집트와 이란 양국 국민들이 상호 교류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집트는 이란과 새로운 장을 열게 되는 것을 환영한다. 이집트는 상호 공동의 관심사를 추구하기 위해 모든 나라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가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1980년 국교 단절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집트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살레히 장관이 테헤란이나 카이로에서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시작으로 양국간 협력관계를 구축하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줄곧 미국·이스라엘과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반면 그해 이란은 이슬람혁명을 통해 친미 왕정을 타도하고 강경 반미노선으로 선회했다. 무바라크 정권은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는 대신 이란 견제의 최선봉에 섰다. 하지만 그가 지난 2월 11일 물러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2월 20일 이집트 임시정부가 1979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 군함 두 척에 대해 수에즈 운하 통과를 허용한 것은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과거 수에즈 운하를 통해 핵잠수함과 전함들을 페르시아만으로 보내 이란을 위협하곤 했던 이스라엘이 이제는 정반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집트와 이란은 모두 만만찮은 무력을 갖고 있는 데다 각각 남쪽과 동쪽에서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위치에 있다. 거기다 서쪽 바다까지 틀어막을 경우 이스라엘은 고립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을 빼고는 아랍권과 아프리카를 통틀어 최강 전력이자 세계 10위 군사력을 자랑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4개월 공백’ 영진위원장에 선임된 김의석 감독 
“영화계와 신뢰 회복 최우선”

    ‘4개월 공백’ 영진위원장에 선임된 김의석 감독 “영화계와 신뢰 회복 최우선”

    넉달 넘게 공전하던 영화진흥위원회가 새 수장을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9일 신임 위원장에 김의석(54) 직무대행을 선임했다. 영화감독 출신 영진위원장은 그가 처음이다. 지난 1월 말 마감한 위원장 공모에는 총 17명이 지원했다. 선임까지 두달 넘게 걸렸으니 진통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만하다. 김 신임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영진위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영화계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인데 그러려면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하루아침에 될 리 없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진위가 지난해 안 좋은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에 명예 회복을 시켜야겠다는 무한한 책임감이 든다.”면서 “현장(감독) 출신인 만큼 영화인의 시각에서 영진위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92년 데뷔할 때만 해도 한국 영화는 외국 영화에 비해 점유율이 2대8로 열세였다.”면서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 영화가) 50~60%로 안정권에 접어들었지만, 이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이고 영진위가 앞장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오전 “영화계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통합 능력과 공정한 영화산업 환경조성에 대한 해결 능력 등에 중점을 두고 신임 위원장을 뽑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중앙대 연극영화과와 한국영화아카데미 1기를 졸업했으며 영화 ‘결혼이야기’ ‘북경반점’(1999) ‘청풍명월’(2003) 등을 연출했다. 지난해 11월 조희문 위원장이 해임된 이후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위원장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다. 두명의 영화평론가 겸 교수 출신 전 위원장(강한섭·조희문)은 모두 임기 1년을 조금 넘기고 옷을 벗었다. 영화계와의 소통은 물론, 조직 장악에도 실패했다. 영화계의 신구 및 진보·보수의 갈등이 불거졌고, 영진위 무용론까지 대두됐다. 지난해 독립영화전용관 등 여러 사업을 공모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한 사업자 선정으로 영화단체들과의 마찰을 자초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최우선 과제는 단절됐던 소통을 재개하고 내부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있다. 스태프 인건비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한편, 지난해부터 다듬어 온 극장 수익 분배율(부율)을 재조정하는 내용이 담긴 표준계약서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영진위의 독립성 제고 또한 그의 숙제다. 영진위는 강한섭-조희문 체제를 거치면서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지적을 안팎에서 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년만에 靑서 울려퍼진 목탁소리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대한불교 조계종이 28일 청와대에서 법회를 열었다. 여권과의 대화단절을 선언한 불교계가 청와대에서 법회를 가지면서 여권과 불교계가 관계개선의 발판을 마련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조계종 포교원장인 혜총 스님은 청와대 불자들의 모임인 청불회(회장 홍상표 홍보수석)의 요청으로 이날 낮 청와대에서 춘계법회를 가졌다. 조계종이 청와대에서 법회를 한 것은 2009년 3월 현각 스님이 청와대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법회를 연 이후 2년 만이다. 법회에는 홍 수석을 비롯해 박인주 사회통합수석과 청불회 부회장인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 김영수 연설기록비서관, 임재현 정책홍보비서관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법회에서는 혜총 스님의 즉석 제안에 따라 천안함 희생장병과 일본 대지진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도 이뤄졌다. 혜총 스님은 법문에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줘야 하는 분들이 공무원”이라면서 “맡은 바 자기 자리에서 벌이 꿀을 구하듯 좌우 둘러보지 않고 꿀만 따오는 공무원이 되고 백성이 되면, 이는 말할 것도 없는 불국정토가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상표 홍보수석은 인사말을 통해 “문제라는 것도 크게 생각하고 근본에서 살피면 모두 찻잔 안에 작은 흔들림이고 푸른 하늘을 떠가는 잠깐의 구름”이라면서 “청불회도 앞으로 불교와 정부 간 소통의 장을 넓히는 데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남녀 고용차별’ 中企 > 대기업 > 공공기관 > 외국계

    남녀 차별이 가장 심한 기관은 민간기업 중 중소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가 제11회 남녀고용평등 강조주간(4월 1~7일)을 앞두고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남녀고용평등 국민의식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남녀고용차별이 가장 심하다고 생각하는 기관으로 민간기업 중 중소기업이 45.9%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민간기업 중 대기업이 24.0%, 공공기관이 8.7%, 외국계 기업이 1.1% 순으로 나타났다. 남녀고용차별 문제를 근절시키려면 사업주의 의식변화가 35.7%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주에 대한 고용평등 관련 교육 및 홍보변화(23.5%), 근로자 개인의 권리의식(22.5%) 등도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직장 내 남녀평등이 실현되면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진다’(56.9%)는 의견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13.2%),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진다’(13.3%), ‘직장 분위기가 좋아진다’(6.8%)라는 의견도 나왔다. 여성 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육아가 62.8%로 조사됐다. ‘가사부담’(13.7%), ‘사업체의 남녀 차별적 관행’(9.7%) 등이 뒤를 이었다. 양육 부모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시설 및 제도로는 ‘직장 보육시설 제공’(45.8%), ‘보육비 지원’(19.1%), ‘육아휴직 및 육아휴직 급여 지급’(14%), ‘육아를 위한 근무시간 단축’(9.9%), ‘산전후 휴가 및 급여’(7.7%) 등의 순이었다. 육아휴직 제도가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4.7%,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31.2%로 육아휴직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직장에서 고용상 남녀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22%, 경험한 적이 없다는 응답자는 78%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정도에 대해서는 10년 전보다 남녀 모두 ‘줄었다’(61.3%)고 인식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외곽산림·학교숲 연결 끊어진 녹색지대 복원”

    “외곽산림·학교숲 연결 끊어진 녹색지대 복원”

    “도시숲은 산이 아닌 도시에 나무를 심는 제2의 녹화운동입니다.” 이돈구 산림청장은 ‘도시숲’을 단순 경관조성 목적이 아닌 미래 후손에 물려줄 자산이자, 사람을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도시숲의 필요성에 대해 “여름철 도심은 복사열로 한밤까지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열섬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면서 “숲은 기후조절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도시가 숨을 쉴 수 있도록 해 준다.”고 말했다. 이상과 현실 간 괴리도 존재한다. 비싼 땅값이 걸림돌이다. 이 청장은 “도로나 폐선부지 등을 활용한 시범 조성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도시계획 및 도심 재생산시 정비계획 단계에서 대규모 녹지나 공원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숲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2004년 조성 당시 생명의 숲 공동대표로 사업에 참여, 대규모 도시숲 조성의 가능성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서울숲은 서울시의 결단과 ‘시민의 힘’이 더해져 전례가 없는 역사를 만들어냈다고 자부했다. 이 청장은 “당시 이곳에 아파트를 지으면 4조원이 남는 것으로 추산됐다.”면서 “서울 동북지역의 거점녹지로 연간 700만명이 찾는 서울숲의 나무 3그루 중 1그루는 시민들이 심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 6개 대도시에 최소한 50㏊의 도시숲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탄소 상쇄프로그램 등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기업 참여 등을 통해 도시숲 조성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녹색 네트워크’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곽 산림과 도시내 거점인 도시숲을 학교숲과 가로수로 연결, 단절된 녹색지대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독한 리더’ 키우는 LG유플러스

    ‘독한 리더’ 키우는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 17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임원 및 팀장급 480명이 모두 6차례에 걸쳐 강원도 오대산 인근 폐교에서 2박3일 동안 독한 승부근성을 키우는 ‘리더 혁신 캠프’를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야생 캠프는 야외 취임, 40㎞ 야간 행군 등으로 구성돼 한계 상황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통신사의 임직원이지만 훈련 기간 동안 휴대전화 등 모든 통신수단도 단절된다. LG 유플러스는 올해 스마트폰과 LTE(롱텀에볼루션) 등 새로운 통신 환경에서 열정과 치열한 승부 근성 등 정신 무장을 통해 시장을 주도한다는 게 목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