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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의 한 주민센터 복지공무원 동행해 보니

    “업무 시간은 전쟁입니다.” 지난 15일 오후 3시 인천의 한 주민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 김선호(36·가명)씨는 쉴 새 없이 걸려 오는 전화에 녹초가 돼 가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기초생활보장사업, 보육사업 등 각종 복지사업 지침서가 가득 진열돼 있었다. “교육비 지원은 8일까지 받으니 주민센터나 온라인에서 신청하세요.”, “수급자 신청하셨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고요? 곧 연락 갈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이곳에선 복지 담당 공무원 2명과 저소득층 자활사업으로 고용된 복지도우미, 공익근무요원 등이 복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저소득 학생 교육비 신청과 보육료 신청을 주민센터에서 맡게 되면서 기간제 직원들도 파견됐다. 교육비와 보육료 신청이 연초 동시에 시작되면서 주민센터는 눈코 뜰 새 없다. 김씨는 “신청서만 접수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증빙 서류를 받아 입력해야 하고 온라인 신청자에게도 전화로 확인을 해야 한다”면서 “올 들어서는 관내 저소득층 방문 상담을 좀체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비와 보육료 신청은 이달 초 종료됐다. 그러나 주민센터가 각종 복지사업 신청의 창구인 터라 지금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라고 김씨는 토로했다. 기초생활수급 등의 복지부 사업뿐 아니라 저소득층 문화바우처, 국가유공자 지원 사업 등 거의 모든 정부 부처의 복지 관련 사업 신청업무를 떠안고 있다. 이날도 오후 3시부터 30분간 주민 7~8명이 저소득 학생 교육비와 기초생활수급, 매입임대주택, 양곡비 등을 신청하러 주민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복지도우미와 공익요원 등에게도 교육을 거쳐 상담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일종의 편법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매일같이 야근을 해야 할 겁니다.” 김씨는 고개를 저었다. 업무가 넘쳐나는 탓에 복지 지원 대상자가 찾아와도 깊이 있는 상담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날 한 아주머니가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기 위해 자녀가 자신을 부양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가족관계 단절 증명서’와 관련해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자식한테 어떻게 이런 서류를 달라고 해. 증명서에는 뭐라고 써.” 아주머니는 울먹이는 수준이었지만 김씨는 “편하게 생각하시고 써 보세요. 어렵지 않아요”라고 말하고는 다른 업무들을 처리해야 했다. “이런 분들은 심적으로 위축돼 있어 긴 상담이 필요한데…항상 죄송한 마음입니다.” 오후 3시 30분, 김씨는 관내 저소득층을 둘러보러 나갔다. 근처에 사는 한 독거 장애인의 집을 찾아 집 안 상태를 둘러봤다. 이어 빠른 걸음으로 한 식당에 가 이곳을 자주 찾는 알코올 중독자의 안부를 물었다. 찾아가는 복지상담이라기보다는 그냥 안부 확인 정도였다. 김씨는 “나는 그나마 관내 저소득층을 자주 살펴보는 편”이라면서 “모든 복지 상담을 공무원이 다 떠맡는 곳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지금까지 일해 온 주민센터에는 복지공무원이 2명을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복지의 ‘ㅂ’자만 들어가면 다 저의 일이 되니 점점 지쳐 갑니다. ” 김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성남에서의 (복지공무원 자살) 소식을 접했을 때는 한동안 잠을 설쳤어요. 남의 일 같지 않아서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오바마 “中 대북정책 재검토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중국의 대북정책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움직임을 설명한 뒤 “가장 전망이 밝은 대목은 북한이 붕괴할 경우 (탈북자 대량 유입 등의) 부담을 떠안게 될까 봐 역사적으로 북한의 나쁜 행동을 용인해 왔던 중국이 달라지기 시작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러분은 곧 중국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이거 보세요. 이제는 (북한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중국의 대북정책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2기 행정부의 대북전략이 크게 세 갈래로 설정됐음을 시사했다.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을 비롯해 ‘도발→대화→보상’의 악순환 단절, 북한 태도 변화 시 대화 용의 등이다. 대화 재개의 전제 조건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핵실험을 중단함으로써 재개할 수도 있고, 미사일 실험을 중단함으로써 재개할 수도 있다”면서 “그 밖에도 북한이 신뢰를 줄 수 있는 조치는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동안 북한은 갑자기 숟가락으로 식탁을 두드리고는 식량 원조 등의 양보를 얻어간 뒤 테이블로 돌아와 협상하는 척하다가 지루해지면 도발을 일삼는 패턴을 되풀이해 왔다”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국내 첫 아현고가도로 ‘역사속으로’

    국내 첫 아현고가도로 ‘역사속으로’

    1968년 9월 국내 최초로 설치된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도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시는 공사발주 및 교통규제 심의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내년 6월까지 125억원을 들여 아현고가도로를 단계적으로 철거한다고 14일 밝혔다. 길이 939m, 왕복 4차로로 시청∼아현동∼신촌을 잇는 아현고가도로는 급격한 교통량 증가에 따른 소통대책과 도심 인구의 외곽 분산을 위해 건설됐다. 현재 하루 교통량이 8만대에 이른다. 시는 현재의 차량 흐름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도시경관을 훼손하고 안전등급 C급으로 노후화가 심해 보수비만 연간 4억원을 웃돌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고가도로로 단절된 지하철 2호선 이대역∼서대문 사거리 구간에 내년 6월부터 12월까지 중앙버스전용차로 2.2㎞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하반기에 가로수 등 지장물 이식과 교통소통을 위한 차로 확보 공사를 우선 시행한 후 겨울방학 등 교통량이 적은 겨울철에 공사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2009년 12월 시내 고가차도 연차별 철거계획 발표 뒤 현재까지 85개 가운데 15개를 철거했다. 김병하 시 도시안전실장은 “아현고가차도를 철거하면서 근대화와 산업화 유산의 모습을 간직하고자 표석 등 역사적 흔적을 간직하는 작업도 병행하겠다”며 “미관 개선으로 아현동 가구거리 등 주변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강의(19)] 교육부 장관의 학칙시정 요구 행정지도 넘는 헌법소원 대상

    행정지도의 성격에 관하여 판단한 헌법재판소 2002헌마337, 2003헌마7·8 병합 판결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행정지도란 행정 목적의 실현을 위해 국민에게 임의적인 협력을 요청하는 비권력적 사실 행위를 말한다. 행정절차법에서는 그 유형을 지도, 권고, 조언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행정지도는 개념상 상대방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사실상 강제력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지도에 따르지 않을 경우 보조금 지급 중단, 세무조사, 명단 공표 등의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행정절차법에서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부당하게 강요하는 행정지도는 위법하고(제48조 제1항), 행정지도에 따르지 아니함을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취한 경우 그 불이익한 조치는 위법한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48조 제2항). 행정지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 ①행정지도는 비권력적 행위이고 그 자체로서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와 ②행정지도 중 사실상 강제력을 갖고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판례는 위법 건축물에 대해 구청장이 단전 및 전화 통화 단절 조치를 요청한 행위(대법원 95누9099판결), 세무당국의 주류 거래 중지를 요청한 행위(대법원 80누395판결)에 대해 모두 권고적 효력을 가지는 데 불과하고 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처분성을 부정하였다. 종전 건축법에서 위법 건축물에 대한 단전 및 전화 통화 단절 조치 요청과 관련해 한국전력 등에 이를 따라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었던 점, 세무 당국의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하면 판례의 태도가 형식 논리에 치우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행정 재판에서 행정지도가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을 부정한 것과 달리 헌법재판소에서는 재무부 장관이 제일은행에 대해 행정지도 형식으로 국제그룹 해체 조치를 지시한 것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보는 등 이전부터 행정지도라 하더라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헌재89헌마31). 이번 사안인 2002헌마337 등의 판결 사안에 대해 간략히 살피면 국공립대학 총장들이 교수회의 지위를 의결기구로 정하자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그 학칙 중 교수회의 지위를 심의기구나 자문기구로 개정하라는 내용의 학칙 시정 요구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교수회와 소속 교수들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번 판결에서 헌법재판소는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대학 총장들에 대한 학칙 시정 요구의 법적 성격은 대학 총장의 임의적인 협력을 통해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정지도의 일종이지만 그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일정한 불이익 조치를 예정하고 있어 사실상 상대방에게 그에 따를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단순한 행정지도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 구속적 성격을 상당히 강하게 가지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판단했다. 행정 재판 절차에서 행위의 형식에 중점을 두어 행정지도가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을 부인한 것과 달리 헌법재판소에서 행위의 실질적인 구속력에 착안해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인정한 것은 권리 구제 측면에서는 진일보한 면이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 총장이 아닌 교수회나 교수들은 헌법소원을 청구할 자기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각하돼 본안 판단을 받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있다.
  • 페북·트위터 사용女 25% ‘행복한 척’ 거짓글 올린다

    페북·트위터 사용女 25% ‘행복한 척’ 거짓글 올린다

    적어도 여성 4명 중 1명은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과장 혹은 왜곡된 글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의 온라인 서베이 회사 원폴(OnePoll) 측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여성의 25%는 적어도 한달에 한번 ‘가짜 게시물’을 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인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 조사에서 이들이 주로 올리는 ‘가짜 글’은 휴가나 직장일을 미화하거나 집에 혼자 있으면서 시내에 나와있는 척 하는 글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같은 ‘가짜 글’을 올리는 이유로는 친구나 지인들이 자신의 글을 보고 흥미를 느끼거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대해 영국 심리학자인 마이클 싱클레어 박사는 “자신이 행복해 보이는 척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를 지치고 힘들게 만든다.” 면서 “항상 온라인을 통해 세상과 ‘접속’ 하려고 하는 노력이 실제로는 자신을 더욱 고립시킬 수 있다. “고 충고했다. 이어 “친구와 온라인을 통해 대화할 때 자신의 완벽함 만을 강조하게 되면 결국 공감이 떨어져 대화는 점점 단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대화 차단한 北 “불벼락 안길 때 왔다” 군사충돌 억제할 ‘안전장치’ 사라져

    북한이 11일 예고한 대로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고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적십자채널) 간 직통전화를 차단하면서 남북이 일촉즉발의 대치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3차 핵실험과 한·미 합동군사훈련 ‘키 리졸브’를 둘러싼 ‘강(强) 대 강(强)’ 대결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부로 정전협정이 백지화됐다고 주장하며 “마침내 참고 참아온 멸적의 불벼락을 가슴 후련히 안길 때가 왔다”고 선언했다. 이날 오전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 직통전화로 걸려온 우리 측 연락관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통신선을 자르는 대신 남측과의 통화를 거절하는 방식으로 직통전화 차단에 나선 것이다. 남북 간에는 아직 ▲동·서해 군사통신 ▲해사당국 통신 ▲항공관제 통신망 등이 남아있지만, 그동안 당국 간 대화 채널 역할을 해왔던 판문점 직통전화가 단절되면서 공식적인 대화 창구는 닫힌 셈이 됐다. 남북은 공휴일과 휴일을 빼고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두 차례 통화를 해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신선을 자른 게 아니니 남북 간 합의가 있으면 언제든 되살릴 수 있다”고 했지만, 북한이 북·미 군사당국 간 직통전화까지 차단한 상황이어서 대화 통로 단절에 따른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군사적 충돌을 억제할 안전장치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도 같은 해 5월 북한이 우리 정부의 5·24대북제재 조치에 반발해 판문점 채널을 폐쇄한 뒤 발생했다. 당시 판문점 채널은 8개월 만인 2011년 1월에서야 복원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적들을 겨눈 우리의 전략 로켓들과 방사포를 비롯해 다종화된 우리식의 정밀 핵타격수단이 만반의 전투태세에 들어갔다”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또 모든 당 조직이 일제히 전투동원태세에 들어갔다고 소개하며 “전체 인민이 병사가 됐다”고 전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노동신문은 장갑차의 행진 장면 등 전투준비 관련 사진을 9장이나 실었고, 1면 전체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찬양하는 ‘운명도 미래에 맡긴 분’이라는 노래를 게재하며 충성심을 고취시켰다. 조선중앙TV도 첫 순서로 김 제1위원장이 연평도를 포격했던 무도 방어대와 장재도 방어대를 시찰한 내용의 ‘기록영화’를 내보내는 등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영상을 대거 방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북핵 억지, 국제공조와 내부 단합이 관건이다

    북한이 이성을 잃어 가는 듯하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를 담은 결의 2094호를 채택하자 어제 남북한 불가침 합의 폐기와 남북 직통전화 단절을 선언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내놨다. 핵 선제타격권 행사와 제2의 조선전쟁을 거론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 이어 갈수록 긴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막가파식 협박 아닌가. 북한의 전례 없는 비이성적 행태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북한이 어떤 돌발행동을 벌일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상상 가능한 추가도발 범주로 단거리미사일 발사와 서해북방한계선(NLL) 침범 등이 꼽힌다. 북한 노동신문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장착해 대기 중이라는 북한군 장성의 발언을 소개하며 공격 타깃이 미국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남한의 수도권을 겨냥한 모의 사격훈련을 늘렸다는 북한군 동향도 감지된다. 핵추진 항공모함과 스텔스기, 전략폭격기 등 최신 무기가 동원되는 한·미 합동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훈련이 다음 주에 실시된다. 북한이 무력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 당국 또한 자위권 차원의 강력한 보복 응징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섣불리 불장난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기습 도발을 벌일 일말의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면전’도 각오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 위협 앞에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통합진보당은 한반도 안보위기의 책임이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이 아니라 미국과 우리 정부의 무리한 대응에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키 리졸브 훈련은 북침훈련”이라는 북한 주장을 그대로 되뇌며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그들은 어느 나라 국민인가.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한반도 긴장 고조는 물론 동북아 전체가 혼란에 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 만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지속적인 위기관리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번 제재 결의는 이전보다 한결 진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관건은 얼마만큼 실효성을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다. 유엔의 대북 결의 성패는 주변국들의 성실한 제재 동참 여부에 달려 있다. 북한 경제의 60~70%가 중국에 매여 있는 현실에서 중국의 협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추가 도발은 곧 북한 체제의 자멸이라는 메시지를 중국을 통해 북측에 전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긴장 수위가 고조될수록 대화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북한의 도발에 만반의 대비책을 세우는 한편 국면 전환의 가능성도 열어 놓아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한·미·중의 3각 대화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강고한 안보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 [사설] 30대 여성 경력단절 막을 보육대책 뭔가

    우리나라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했다. 취직을 했거나 구직을 위해 이리저리 뛰는 여성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로, 바람직한 현상이다. 대학진학률에서 지난 2009년부터 4년 연속 남성을 앞지르는 등 여성의 경쟁력이 높아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여성인력을 국가발전의 확실한 원동력으로 활용하려면 여성의 생애주기에 맞춰 촘촘한 출산·보육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가장 큰 문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의 여성의 왕성한 사회 활동이 30대로 들어서면 크게 위축된다는 사실이다.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62.9%로 62.6%인 남성보다 높았지만, 30대는 여성이 56.0%로 93.3%인 남성에 비해 37.3% 포인트나 낮았다. 여성 경력 단절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통계 수치다. 직장 생활이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은 출산과 육아 문제일 것이다. 여성 직장인의 88.1%가 출산 이후 재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맞벌이는 시대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직장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위한 근본적인 보육대책이 요구된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10년 동안 50% 안팎에서 정체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하위권이다. 여성의 재취업을 위한 정책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밀 분석하기 바란다. 지난달 열린 ‘2013 경제학술대회’에서 공개된 김정호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여성근로자가 출산한 뒤 일터로 돌아오는 비율은 직장어린이집이 있는 곳이 없는 곳보다 4.3% 포인트 높았다. 어린이집이 있으면 애사심이 높아져 생산성 향상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보다 강력하게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지난해 9월 현재 의무 설치대상 919곳의 25.7%에 해당하는 236곳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지 않은가. 정원이 50명을 넘으면 1인당 3.5㎡의 옥외놀이터를 설치해야 하는 규정이 외려 소규모 어린이집으로 전락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통신업체는 육아휴직을 법정 기준의 2배인 최장 2년으로 늘리고, 자녀 취학 전까지 주3일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이 전범으로 삼을 만한 사례다. 스마트워크도 적극 활용하는 등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확산돼야 할 것이다.
  • “경력 없다고, 나이 많다고 포기하면 끝…장점에 집중하면 다시 일할 수 있어요”

    “경력 없다고, 나이 많다고 포기하면 끝…장점에 집중하면 다시 일할 수 있어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자기만의 기술과 장점을 살려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한국폴리텍대학에 따르면 대구에 살고 있는 황미숙(위·43)씨는 1남 1녀를 키우는 전업주부로 20여년을 살다 올해 천연염색을 이용한 침구류 업체인 아우라에 취업했다. 황씨는 1992년 섬유기술대학을 졸업하고 지역 침구류 업체에서 잠시 일하다 결혼해 전업주부로 살았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오랫동안 경력이 단절돼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황씨는 “요즘 섬유업 경향 등을 잘 몰라 먼저 공부부터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가족을 설득해 2011년 한국폴리텍대학 섬유패션캠퍼스 텍스타일디자인과에 입학했다. 황씨는 “학업과 집안 대소사를 같이 챙기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아이들이 집안일을 분담해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면서 “아이들이 자립심도 생기고 시험기간에 함께 공부하면서 소통한 게 좋았다”고 회고했다. 덕분에 황씨는 과 수석까지 했다. 황씨의 목표는 언젠가 자신의 회사를 만들어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 황씨는 “경력이 단절됐다고, 나이가 많다고 꿈을 포기하지 말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잘할 수 있는 일을 파악해 집중하면 누구나 다시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같은 대학 창원캠퍼스 금형디자인과를 졸업한 김보미(아래·32)씨도 늦은 나이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김씨는 지방 국립대 통계학과를 졸업했지만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졸업 후 8년 가까이 학원 강사 등으로 일했다. 김씨는 “학원강사 일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금형 디자인에 관심이 가 뒤늦게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동생 같은 어린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지만 꿈을 위해 공부한다는 점이 무척 즐거웠다. 김씨는 현재 경남 창원의 한 중소기업 설계실에 취업했다. 그는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20대 경제활동률도 ‘女風’… 여성이 남성 첫 추월

    20대 경제활동률도 ‘女風’… 여성이 남성 첫 추월

    지난해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했다. 사회 각 분야의 ‘여풍’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출산과 육아 부담이 커지는 30대 이후부터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큰 폭으로 위축됐다. 7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2.9%로 20대 남성(62.6%)을 앞질렀다. 10년 전인 2002년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1.1%로 20대 남성(70.9%)보다 9.8% 포인트 낮았다. 이후 20대 여성 참가율은 2005년 64.4%까지 오른 뒤 63% 안팎 수준을 유지해 오고 있다. 반면 또래 남성의 참가율은 계속 하락해 급기야 지난해 추월당했다.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남성보다 활발한 것은 여성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2009년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82.4%로 남성(81.6%)을 앞지른 뒤 4년 연속 앞서고 있다. 20대 여성의 자기계발 성향이 강해지고, 결혼·출산이 늦어진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그 이후다. 결혼해 아이를 낳고 육아 부담이 커지는 30대에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뚝 떨어진다. 지난해에는 56.0%로 30대 남성(93.3%)보다 37.3% 포인트나 낮았다. 10년 전과 비교해도 30대 여성 참가율은 54.6%에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9%로 남성(73.3%)보다 23.4% 포인트 낮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기준으로도 여성 55.2%, 남성 77.6% 등으로 격차가 상당했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성의 경력 단절이 심각하다”며 “근로시간 유연근무제, 남성 육아휴직제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잘 익은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시어지고, 6개월 이상 되면 ‘묵은지’(묵은 김치)가 된다. 땅끝 해남은 전국 겨울 배추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곳이다. 김장철에 넉넉하게 김장을 해서 아홉 자식에게 싸서 보낸다는 김광심 할머니. 퍼주고 퍼주어도 없어지지 않는 할머니의 마음이 ‘묵은지’에 담겨 있다.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아이돌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실력을 갈고 닦던 지원에게 어느 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바로 신화의 앤 사장 눈에 띄어 걸그룹 멤버로 캐스팅된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결혼 7년차 주부다. 한편 예쁜 아내 지원을 둔 성범은 불안함을 견디지 못하고, 앤 사장 앞에서 지원이 유부녀임을 폭로한다. ■MBC 프라임-790g의 기적(MBC 밤 1시 5분) 현대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채식열풍을 소개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주스로 암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적정량의 채소, 과일 섭취를 3주간 꾸준히 한 사람들에게 일어난 놀라운 몸의 변화까지. 3주간 채소, 과일을 섭취한 조용현씨와 양은영씨에게 과연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5분) 5살 때 시력을 잃은 후로, 62년간 빛으로부터 단절된 세월을 지내온 이순학씨. 하지만 아저씨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경사가 급한 산도 척척 오르락내리락 하는가 하면 나뭇가지를 톱질해 자르고, 망치질까지 능수능란하게 한다. 프로그램은 만능인 시각장애인 순학씨의 일상을 엿본다. ■극한 직업(EBS 밤 10시 45분) 서커스는 고대 로마에서 시작되어 1886년 일본에 곡마단으로 소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25년 최초로 서커스단이 등장했다. 그러나 TV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멀리까지 서커스 공연을 찾아다니지 않게 됐다. 하지만, 다행히도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데…. ■올리브(OBS 밤 11시 5분) 대한민국 인기연예인들의 유쾌한 토크와 운동, 퀴즈를 통해 그들의 건강한 삶의 비법을 알아본다. 이번 시간에는 여성 제2의 심장 ‘자궁’ 건강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홍여진과 함께 한다. 특히 가임여성의 절반 정도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고 하는 ‘자근근종’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 [지금 대전청사에선] 정부세종청사 입주에 외청 직원 반응 엇갈려

    [지금 대전청사에선] 정부세종청사 입주에 외청 직원 반응 엇갈려

    지난해 말 상급기관의 정부세종청사 이전으로 대전청사 외청 및 공기업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업무와 관련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지리적으로 가까워져 과도한 간섭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온다. 먼저 긍정론. 세종청사가 대전에서 20~30분 거리에 있다 보니 관계기관과 업무협의 및 교류가 수월해졌고 교류 폭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잦은 대면을 통해 산하기관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 외청 대변인실의 발걸음도 눈에 띄게 분주해졌다. 일부 기관은 상급부처와 협조를 통해 정례 브리핑도 진행하기로 했다. 기관의 업무와 정책을 널리 홍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서울청사 시절에는 외청이 브리핑을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었다. 브리핑이 열려도 기자들이 무관심했으나 세종청사 이전 뒤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전청사의 과장급 간부는 “‘과부 설움은 홀아비가 안다’고 지방 근무에 따른 동병상련이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업무적으로 긴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외청들의 부담이 줄고 기대효과도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큰집’이 가까워진 바람에 전에 없던 부담도 생겨났다. 외청에서는 상급기관의 ‘밀어내기식 인사’가 확대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과 지방이라는 단절감이 사라지면서 ‘외청 근무=좌천’이라는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당장 정부조직개편으로 조직이 축소된 부처에서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외청을 적극 활용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공기업들도 볼멘소리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관리감독 기관이 인접하면서 눈치 볼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공기업의 사업부서마다 “식사 한번 하자”는 거부할 수 없는(?) 주문이 빈번해져 호출을 받을 때마다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 나가야 한다는 하소연들이다. “차라리 예전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 담당 실무자가 출장을 가는 것이 훨씬 마음 편했다”는 푸념까지 들린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경력단절 여성 1만명 대상 무료 직업훈련 과정 운영

    여성가족부는 올해 경력단절 여성 1만 100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직업교육훈련 과정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올해 직업교육훈련 지원 예산은 101억원, 훈련 과정은 508개다. 특히 올해는 컴퓨터그래픽(CG) 제작자와 조선·선박 설계기사 등 여성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정보기술(IT)·기술·제조 직종의 교육 과정 27개도 개설해 경력단절 여성의 전문기술능력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 글로벌 교육 컨설턴트, 표현 예술 치료사, 의료 관광 통역 전문인력 등 고학력 여성을 위한 맞춤형 훈련 과정도 확대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軍 “北 도발 명분 쌓기”… 경계태세 강화

    북한의 강경파인 김영철(67) 군 정찰총국장이 5일 ‘정전협정 백지화’를 주장한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직접 발표해 그의 위상이 주목된다. 북한은 과거에도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대남·대미 위협 발언을 쏟아냈지만, 군부 주요인사가 직접 TV에 나와 성명을 읽은 경우는 이례적이다. 김영철은 이날 오후 8시 조선중앙TV에 출연해 “미제에 대해 다종화된 우리식의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 번지게 돼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2009년 5월 대남·해외 공작업무를 담당하는 노동당 35호실과 작전부를 노동당에서 떼어내 인민무력부 정찰국으로 통합한 뒤 정찰총국으로 확대개편한 주역으로 꼽힌다. 정찰총국은 이후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대남도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김영철은 지난해 대장에서 중장(우리 군의 소장)으로 2계급 강등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복권된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군부 서열이 높은 현영철 군 총참모장이나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대신 등장했다는 점에서 그가 정찰총국장 직위뿐 아니라 최고사령부 내에서 또 다른 직책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영철이 대남 도발 측면에서는 일종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그를 통해 대남·대미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군은 키 리졸브 등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 북한의 도발 위협이 가시화됨에 따라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부 주요인사가 직접 공개적으로 위협한 만큼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수사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계훈련에 나선 북한군은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 서북지역에서 반잠수정 작전을 시작하고 해안포 포문을 개방하며 동해에서는 대규모 육·해·공군 합동훈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일부 언론에서 우리 군 중동부전선 최전방지역의 철책 일부분이 뚫렸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군 당국은 “해당 부대 조사결과 철조망 상단의 윤형철조망 한 군데 연결 부위가 노후화로 단절된 것일 뿐”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獨통일 주역 콜 前 총리, 아내가 감금”

    “獨통일 주역 콜 前 총리, 아내가 감금”

    1990년 독일 통일을 이끌었던 ‘20세기 현대사의 거목’ 헬무트 콜(오른쪽·82) 전 독일 총리가 2008년 재혼한 두 번째 아내의 통제를 받아 집에서 고립된 채 ‘수감자’처럼 지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콜 전 총리의 두 아들인 발터 콜과 페터 콜 형제는 “아버지가 하나뿐인 손녀를 포함한 외부 세계로부터 거의 완전히 단절됐다”며 “30살 넘게 어린 두 번째 아내 마이케 콜 리히터(왼쪽·49)가 그를 가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리히터가 콜 전 총리의 편지를 대신 쓰고, 자식 및 지인들과도 만나지 못하게 막는 등 남편의 삶을 통제하고 그를 ‘재소자’처럼 가둔 채 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아들은 오는 7일 재발간되는 콜 전 총리의 첫 번째 아내 하넬로레의 전기 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1960년 콜 전 총리와 결혼해 40여년간 살았던 하넬로네는 희귀병에 시달리다 2001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또 지난주 TV 토크쇼에 출연, 2008년 뇌졸중으로 몸이 거의 마비된 아버지의 비극적 몰락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페터는 특히 2011년 5월 이후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면서, 당시 휠체어에 앉은 아버지가 손녀를 만나 반가워했지만 10분쯤 후 “이만 가거라. 그러지 않으면 내가 곤란해질 거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최근호에서 콜 전 총리의 두 번째 아내를 “콜의 말을 통제하고 누가 집에 드나들지 정하는 문지기”라고 꼬집었다. 경제학자 출신인 리히터는 콜 형제의 주장이나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함구하고 있다. 정치사학자들은 리히터가 콜 전 총리의 외교서한 등 그의 기록 대부분을 갖고 있다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화목하십니까

    화목하십니까

    가족주의가 2013년 대중문화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가족은 그동은 꾸준히 TV 드라마와 예능, 영화의 소재로 다뤄져 왔지만 올해처럼 가족주의가 대중문화계 트렌드 전면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가족의 해체, 붕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한 요즘 가족주의가 주목받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가족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깨진’ 가족 구성원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TV 드라마와 영화에서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KBS 주말연속극 ‘내 딸 서영이’와 ‘7번방의 선물’은 공통적으로 부성애를 다루고 있다. 관객 1000만명을 넘고도 무서운 속도로 역대 한국 영화 1위 ‘괴물’의 아성마저 위협하고 있는 ‘7번방의 선물’은 지적 장애인 아버지가 7살짜리 딸에게 보여주는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부성애를 통해 진한 감동을 줬다. 이번 주 종영을 앞둔 ‘내 딸 서영이’는 아버지에게 상처를 받은 딸과 그 딸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던 아버지의 화해를 소재로 내세워 45%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드라마’로 인기를 모았다. ‘내 딸 서영이’처럼 부성애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SBS ‘야왕’의 주인공 하류(권상우)의 주된 복수 동기도 딸 은별을 죽음에 이르게 한 다해(수애)에 대한 복수심에서 비롯됐고, MBC 주말연속극 ‘백년의 유산’은 이혼하고 어려움을 겪는 딸 채원(유진)을 보듬는 아버지 효동(정보석)의 따뜻한 부성애가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침체 일로에 있던 MBC 예능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은 ‘일밤’의 ‘아빠! 어디가?’도 어머니에 비해 친밀도가 덜했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리얼 버라이어티쇼에 접목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회사 일로 가정에 소홀했던 아빠를 예능에 끌어들여 소원했던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어머니 한쪽으로 기울었던 가족 관계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대중문화계의 가족주의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아이리스 2’ 후속으로 4월 방송되는 KBS 수목드라마 ‘천명’은 인종 독살 음모에 휘말려 도망자가 된 내의원 의관 최원이 불치병에 걸린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사극으로 방송 관계자들은 “부성애 코드 드라마의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능계에서도 연예인 스타와 2세가 등장하는 SBS ‘붕어빵’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KBS가 지난 1일 새롭게 편성한 가족 토크쇼 ‘가족의 품격-풀하우스’가 시청률 두 자릿수를 눈앞에 두는 등 순항하고 있다. 다음 달 개봉을 앞둔 신하균 주연의 영화 ‘런닝맨’은 아들과 18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철부지 아빠가 살인 누명을 벗고 당당한 아버지가 되기 위한 좌충우돌 소동을 담고 있다. 평균 연령 40세가 넘는 가족들의 온갖 사건 사고를 유쾌하게 그린 ‘고령화가족’도 촬영을 끝내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밋밋하다 못해 진부하게까지 느껴졌던 가족주의가 대중문화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 관계자들은 사회가 정보기술(IT)의 발달로 편리해졌지만 오히려 관계의 단절에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낀 대중이 가족에서 위로와 희망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힐링의 주체가 개인이었다면 올해는 가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씨는 “모성애는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됐지만 부성애는 상대적으로 덜 다뤄져 신선함이 있다. 투박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주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족 이야기로 귀결된다”면서 “빠른 속도에 얹어져 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관계가 단절되고 절대적인 가치가 무너지는 데 불안감을 느낀 대중이 가족 관계의 회복을 통해 감성을 회복하고 힐링을 하고자 하는 심리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가부장제를 바탕으로 한 수직적인 가족 관계가 IMF 이후 수평적으로 바뀌면서 미국식의 가족 중심주의가 부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버지는 기존의 사회 질서를 의미하기도 한다. 대선 이후 세대 간 갈등이 커지고 극단적인 인식 차이를 보이는 데 대해 일종의 반작용으로 가족 내 배려와 화합이 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네트워크의 속도와 편리성은 좋아졌지만 정작 비슷한 사람들하고만 소통하면서 생각과 느끼는 것이 좁아졌다”면서 “대세는 개인주의이지만 분절되는 세대에 대한 아픔이나 외로움으로 가족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치·경제적인 불안 심리가 가족주의를 화두로 떠오르게 한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7번방의 선물’의 흥행을 일군 이환경 감독은 “경제적인 상황도 좋지 않고 정권 교체기에 정치적으로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대리 만족하고 어려움을 돌파하려고 했던 것 같다”면서 “스스로 홀로 서야 하는 각박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가족의 아가페적인 사랑을 갈구하는 심리도 반영됐다”고 흥행 요인을 설명했다. 또한 대중문화계의 주요 소비층이 20대에서 30대로 이동하고 중장년층이 새로운 관객으로 떠오르면서 가족주의가 더욱 공감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 홍보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지갑이 얇아진 20대 대신 경제적으로 안정된 30~40대가 문화 주체로 떠올랐고 그들이 부모가 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나 영화에 공감하고 소비하면서 이와 관련한 제작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노사합의로 근로시간 단축… 청년·여성·고령자 함께 일하는 구조로”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노사합의로 근로시간 단축… 청년·여성·고령자 함께 일하는 구조로”

    고용 약자인 청년·여성·고령자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면 고용률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15~64세의 고용률은 64.2%였다. 이 가운데 고령자(55~64세) 고용률은 63.1%, 청년층(15~29세)은 40.4%, 여성은 48.4%다. 전체 고용률을 밑돈다. 게다가 여성 고용자에 대한 차별은 심각하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개인소득(연 1669만원)은 남성(연 3638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밝힌 고용 약자들을 위한 정책은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 일자리 정책인 ‘K-MOVE’는 열정과 잠재력 있는 청년을 뽑아 전문가 멘토링과 맞춤형 교육훈련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청년 해외 일자리 진출은 전 정부 때도 비슷하게 있었는데 해외 취업이 꾸준히 유지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언어, 문화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취업 비자 문제, 일자리 정보 부족 같은 문제도 심각한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 일자리 대책도 단편적이다. 여성 인재 10만명 양성을 위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맞춤형 일자리와 교육, 종합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기혼 여성의 경우 식당, 청소 등 한시적·저임금 일자리에 많이 몰려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고령자 일자리 대책은 공약보다 한 발 후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정년 60세 연장을 법제화한다고 했지만 국정과제에서는 2017년부터 임금피크제와 연계해 단계적 정년 연장을 실시하며 자율적 정년 연장을 유도하겠다고 물러섰다. 고령자 일자리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한쪽에 치우치다 보면 다른 쪽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점에 봉착한 것이다. 이 점에서 일자리를 늘리면서도 한편으론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해 기존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OECD에 따르면 1년 동안 OECD 평균(1775시간)보다 418시간이나 많은 2193시간(2010년 기준)을 일한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은 “청년층 일자리를 늘리면 고령자 일자리가 줄어들고 또 반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둘 다 함께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 “그 방법이 근로시간 단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령자의 경우 장시간 근로를 힘들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줄여 청년층 일자리를 만들어 함께 일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로시간 단축에는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새 정부의 노동정책은 구체성이 떨어진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은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노동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내용인데 새 내용이 아닐뿐더러 명확하지 않다”면서 “민주노총을 홀대하는 지금의 모습을 계속 가져가면 노동 문제 해결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비정규직 맞춤형 정책 필요… 사회보험 수혜율 높여야”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비정규직 맞춤형 정책 필요… 사회보험 수혜율 높여야”

    비정규직은 갈수록 늘어가는데 처우는 열악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5일 “같은 일을 하면서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각각의 비정규직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8일 통계청·한국노동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은 591만 1000명(8월 기준)이다. 전체의 3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5%를 훨씬 웃돈다. 2002년 383만 9000명(27.4%)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7만 2000명의 비정규직이 더 늘어났다. 특히, 비정규직의 상당수는 사회적 약자다. 2002~2012년 여성 중 비정규직 비중은 32.9%에서 41.5%로 8.6% 포인트 늘어났다. 남성 비정규직 증가폭(3.7% 포인트)보다 크다.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여성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력별 차이는 더 크다. 고졸 이하 학력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69.5%(2002년)에서 95.1%(2012년)로 크게 높아진 반면 같은 기간 대졸자 이상 학력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17.2%에서 20.9%로 소폭 높아진 데 그쳤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비정규직 비중 증가폭(55.2%→70.5%)이 20대 이하 증가폭(23.9%→33.8%)을 훨씬 앞선다. 높은 노인 빈곤율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규직과의 처우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비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39.0%로 정규직(80.3%)의 절반도 안 된다. 퇴직금 수혜율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각각 80.2%와 39.6%, 상여금 수혜율은 각각 81.8%와 36.4%로 차이가 크다. 문외솔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 수위가 점점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개입해 무리하게 비정규직에도 4대 보험을 보장하도록 하면 오히려 저임금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잃게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 간접적으로 소득을 늘릴 수 있는 방식이 근로자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낫다”고 덧붙였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소규모 사업체에 사회보험료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수혜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시론]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갈등을 보며/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갈등을 보며/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어떤 조직도 고독한 ‘섬’일 수는 없다. 그래서 개방 협력의 역사에는 진화와 장수가 뒤따랐고, 폐쇄의 역사에는 후퇴와 단절의 비극이 따랐다. 개방은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하고 협력하게 만들어 혁신의 동반자로 키우지만, 폐쇄는 이해 관계자를 적으로 돌려 전쟁의 상대자로 만들었다. 우리 사회에서 이해 관계자 사이는 폐쇄·대립적이고 ‘갑·을’ 관계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갑·을 사회의 가장 큰 폐해는 개천에서 용 나는 희망을 뺏아간다. 능력 있고 아이디어도 있는 ‘을’이 ‘갑’에 눌려 성장의 기회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 처방의 하나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정책이다. 이는 대기업의 개방적 태도를 요구하고 ‘나홀로’ 폐쇄성을 극복해 보려는 정책이다. 그런데 이 정책을 두고 중소기업인 ‘을’의 폐쇄성과 갈등이 수면 위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프랜차이즈 제과점 가맹점주가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을 두고 대한제과협회를 상대로 소송하는 등 갈등도 점입가경이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소상공인 진흥의 수혜자가 되기 위해, 관련 연합회 간에는 법정단체 지정을 위한 기싸움이 도를 넘고 있다. 갑·을 간 상생협력 모델이 ‘을’ 간의 갈등으로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이제 ‘을’의 개방적 태도도 필요하다. 갈등이란 무조건 나쁜 게 아니다. 서로의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해 가는 분기점으로 만들 수 있다면 긍정적 갈등이 될 수도 있다. 우리도 이번 기회에 숨어 있는 ‘을’들의 문제를 드러내고 이것을 통해 한국 기업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첫째, 무엇보다도 중소기업 지원예산 관리를 기관 중심적 예산투입 정책에서 ‘임팩트 지향’적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정책은 정부의 기획 및 예산 배정 그리고 배정된 예산을 특정 기관에 맡겨 정책을 위탁집행하는 방법이었다. 정책이 만들어질 때마다 기관 간 집행예산 배정 싸움이 잦았다. 그러다 보니 정책이 정치판이 된 경우도 많았다. 이번에도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소상공인진흥자금이 연간 5000억~1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 같다. 곧 이를 관리하는 진흥공단이 신설될 것이고 이 예산을 염두에 둔 관련 소상공인 대표단체들이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자리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예산 투입과 정책 집행보다 정책실효성 평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기를 낳는 게 전부가 아니라 어떻게 잘 키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정책 그 자체보다 정책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중소기업 정책은 지원하는 정책만큼 발굴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일본에는 100년을 넘긴 2만 1000개 장수기업들 중 1만 5000개 정도가 소상공인이다. 오랜 세월 동안 최고의 상품을 만들고 공급하겠다는 장인정신과 철저한 서비스로 고객의 신뢰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상공인 정책도 이러한 정신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발굴하고 키워가는 ‘사람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 가칭 소상공인진흥공단은 이런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단체에 열심히 출근하는 상인이 아니라 새벽에 맨 먼저 좌판을 닦고 단골고객이 많은 사람을 찾아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대기업의 개방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개방적 사고도 필요해지고 있다. 상생협력을 통해 공정한 질서 회복이 중요한 과제이지만 소상인 내부적으로도 고객 신뢰를 위한 장인정신의 회복과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예산을 투입할 정책만큼이나 지금까지 실효성 없이 투입된 예산이나 설립 목적을 잃어버린 기관을 재정비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효성 없는 예산 투입은 낭비일 뿐이다.
  • 협동조합·여성일자리 연계…28일 여성능력개발원 포럼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은 협동조합에서 여성 일자리의 대안을 논의하는 ‘제1회 여성 일자리 비전 포럼’을 28일 개최한다. ‘협동조합과 여성 일자리 연계 방안’을 주제로 한 1세션에서는 김형미 아이쿱 협동조합연구소 상임이사가 발표한다. 김 이사는 의료 협동조합, 육아 협동조합, 유아식 제공 협동조합 등 생애주기별 여성 참여가 가능한 모델들을 제시하고 경력단절 여성이나 육아기 주부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2세션에선 ‘협동조합 유형의 운영모델’을 중심으로 사례 발표가 이어진다. 공동 육아 협동조합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의 이경란 전문위원이 조합 구성과 실제 운영을 소개한다. ‘주얼리 협동조합’의 설립 과정과 애로사항에 대한 얘기도 들려준다. 서울시 협동조합 활성화 기본계획에 대한 소개와 대상별·단계별 맞춤 교육, 협동조합 지원센터, 사회적기업 개발센터에 대한 정보 제공도 곁들인다. 이영옥 여성능력개발원장은 “최근 주목받는 협동조합 모델을 여성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로 연계해 협동조합 설립·운영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여성들이 다양한 협동조합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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