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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골목길 송사/최광숙 논설위원

    어릴적 놀이터는 골목길이었다. 게임기 하나 없어도 그곳에서 딱지치기, 구슬치기, 땅따먹기, 숨바꼭질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누구에게나 가슴속 사연을 품은 ‘골목길’이 있을 터. 시인 장만영은 학창시절에 오가던 골목길을 시 ‘정동골목’으로 추억했다. ‘얼마나 우쭐대며 다녔었냐/이 골목 정동 길을/해어진 교복을 입었지만/배움만이 나에겐 자랑이었다~/그후 20년 커다란 노목이 서 있는 이 골목/고색창연한 긴 기와담은/먼지 속에 예대로인데/지난날의 소녀들은 어디로 갔을까’ 골목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서면서 도시의 실핏줄 같던 골목길을 싹 밀어버렸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뛰노는 시끌벅적한 소리도 사라졌다. 그뿐인가. 가난했던 시절 골목길 담 너머로 오가던 이웃들 간의 ‘정’(情)도 사라졌다. 그 시절 골목길은 그냥 좁은 작은 길이 아닌, 주민들의 소통과 대화의 마당이었던 것이다. 삭막한 단절의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생활공동체 공간, 골목길. 마구잡이 개발의 손길을 피해 도심 속에서 어렵사리 살아남은 골목길이 더욱 소중한 이유다. 요즘 서울을 비롯한 각 도시에서 골목길을 관광자원화해 내놓은 ‘골목투어’가 인기인 것도 사람 사는 냄새를 맡고 싶어서일 게다. 예쁜 한옥이 모여 있는 서울 종로구 북촌마을의 골목길이나 소설가 김원일이 쓴 ‘마당 깊은 집’의 배경이 됐다는 대구 진골목 등 전국의 유명한 골목길은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서 골목길을 누비며 설명해 주는 ‘골목길 해설사’도 있다. 최근 부산 등 전국에서 골목길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골목길 땅주인이 주민에게 통행료를 내놓으라는 황당한 소송을 걸어 주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란다. 부산 사하구의 한 마을은 지난해 2월 골목길을 경매로 매입한 한 골목길 새 주인이 골목길에 인접한 30여 가구 주민들에게 주민 한 명당 매달 2만 3500원을 내라는 소송을 냈다. 대전의 경우 3년간의 통행료 249만원에다 가구당 매달 8만 9000원을 내라는 소송도 진행 중이다. 요즘 부동산 경매사이트에 매물로 나온 골목길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이제 집을 사기 전에 진입로 골목길의 등기부등본도 떼 봐야 하는 세상이다. 1980년대 말 분당과 일산 등 신도시 건설이 한창일 때 강가의 쓸모없는 밭 주인이 밭에 찻길을 내주면서 덤프트럭 통행세를 받은 사례도 있다지만 골목길 송사는 참으로 낯설기만 하다. 골목길이 엄연히 사유지라고는 하나 골목길 송사를 보면서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선달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한·일 관계에도 신뢰프로세스 필요”

    “한·일 관계에도 신뢰프로세스 필요”

    이병기(66) 신임 주일대사는 30일 일본 일부 정치인들의 잇단 역사 망동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것과 관련해 “남·북 관계뿐 아니라 한·일 관계에도 신뢰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며 “(일본의) 올바른 역사 인식이 이뤄져야 신뢰가 생긴다”고 밝혔다. 다음 달 4일 부임하는 이 대사는 이날 외교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대사로 나가 한·일 관계를 안정화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저 사람들의 역사 인식을 제대로 만들어 줄까 고민”이라며 “일본 국민의 양식을 믿고 큰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일본의 역사 도발에 대해 “어제오늘의 이야기도 아니지만 여러 뜻이 있지 않겠느냐. 7월 선거(참의원 선거)를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며 “이제 이런 것은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길게 보면 일본과 단절해 우리가 살 수 없고 한국 없는 일본도 있을 수 없다”면서 “큰 배가 미래를 향해 가야 하는 상황에서 암초를 만나 기우뚱하고 있는데 다시 이 배가 편안하게 미래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에는 지도층끼리는 잘 통했고 젊은 층끼리는 안 통했는데 요새는 지도층은 안 통하고 국민은 서로 통하는 것 같다”면서 양국 지도층과 일반 국민이 소통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다짐했다. 이 대사는 한·일 정치인 간의 교류와 관련, “일본은 내각제로 우리가 정치인을 상대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카운터파트로 정치인이 더 좋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정치인들이) 서로 ‘나 몰라라’ 하면서 자기 길을 가니 소통이 안 되는 답답함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일의원연맹 등을 빨리 복원해 정치인 간 대화를 해야 갈등이 덜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한·일 고위급 교류에 대해서는 “외교부 장관을 포함해 고위급 교류가 자주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역사 문제가 있어서 안 되고 있지만 영영 안 할 것도 아닌 이상 고위급 교류는 풀어 갈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현장 목소리] 경력 단절 전업맘, 일도 다 흐름인데 4시간만에 칼퇴? 너무 비현실적

    [시간제 일자리 현장 목소리] 경력 단절 전업맘, 일도 다 흐름인데 4시간만에 칼퇴? 너무 비현실적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방침과 관련, 결혼·출산 후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 60세 이상 은퇴자들 사이에서는 반신반의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기회 확대의 측면에서 “정부의 배려가 고무적”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4~5시간 일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가 과연 얼마나 많이 있을까”라는 미지근한 반응도 많다. 오는 7월 결혼을 앞두고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는 우혜미(27·여)씨는 “요즘은 어린이집도 오후 3~4시에 끝난다고 하던데 시간제 일자리 기회가 생기면 지원하고 싶다”면서 “처음부터 차별 없이 근무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동일 노동·동일 임금만 보장해 줘도 일과 가사를 훨씬 수월하게 병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 섞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직장 내 출산 여성에 대한 차별 관행이나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출산과 육아 등으로 회사를 두 번씩이나 옮겼다”는 김승희(31·여)씨는 “육아 휴직 등 기존의 제도만 제대로 지켜져도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면서 “육아 휴직을 하고 돌아오면 회사 분위기 자체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직급은 대리였지만 연봉 등에 그런 경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새 정책보다 여성에 대한 직장 내 편견이나 차별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설업계 홍보팀을 다니다가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둔 김민정(31·여)씨도 “아무리 정규직과 똑같은 대우를 해준다고 해도 중요한 업무 등은 직장 내 풀타임 정규직에 맡기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홍보 업무 특성상 서로 얼굴을 보며 일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보니 시간제로는 경력을 이어갈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짧은 만큼 직업의 성격이나 내용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에서 인사관리 업무를 하다가 2년 전 퇴직한 김영종(64)씨는 “일할 곳이 없는 나이든 사람에게 시간제 일자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업무의 연속성이라는 게 있는데 딱 4~5시간만 일하고, 정규직처럼 눈치 안 보고 바로 퇴근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일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창조도시/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창조도시/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한풀 꺾였다. 분야를 넘나들며 수많은 생산적 담론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새 정부는 창조경제를 과학기술과 문화 콘텐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며칠 전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 종합포털’을 열었다. 포털은 창조경제의 전략적 방안과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내용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산업과 결합한 제품군의 발굴’, 그리고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확충’으로 압축돼 있다. 이는 창조경제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존 호킨스가 개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했던 것에 비하면 다분히 개발 중심적이고 성과 지향적이다. 그동안 창조경제의 개념은 실물적인 ‘프로덕트’가 아니라 문화 다양성과 인간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조직의 잠재력을 키우는 카오스적 ‘시스템’으로 이해돼 왔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창조경제보고서에도 그것은 ‘사회적 통합, 문화적 다양성, 인간 개발을 촉진시키면서 소득과 고용창출 및 수출을 증대하는 경제 시스템’으로 정의돼 있다. 영국의 도시전략가 찰스 랜들리도 인간의 창조성을 정보기술(IT) 산업이 가져오는 기술 혁신에만 매치시키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못한 태도라고 했다. 창조경제 실현에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모든 국면에서 창조적으로 생각하기를 원하는 개개인과 그들의 다양한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유연한 사회 체제다. 창조성이 발양될 수 있는 환경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창조의 관점을 문화의 복합체인 도시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5명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절대 다수 국민의 삶이 도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창조경제의 해법이 창조도시에 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특정 기술을 육성하고 관료들이 나서서 이를 지원하는 방식보다 다수의 국민이 사는 도시의 문화 자산과 잠재력을 원료로 삼아야 한다. 지역의 고유문화는 그 자체로 창조의 배경이 되며, 공동체, 도시, 국가에 대한 이해와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공황기에 ‘문화 뉴딜 정책’을 추진했는데, 특히 ‘공공사업진흥국’의 ‘역사기록 조사 프로젝트’는 예술, 출판, 풍속 등 미국 문화의 기초 자료를 발굴하고 체계화함으로써 역사가 일천하고 문화적으로 취약한 이 나라에 대대적인 문화 자산 아카이브를 남겼다. 그러한 작업들이 기반이 돼 오늘날 미국은 세계의 문화예술을 흡수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80년 전에 시작된 이러한 국가적 노력은 국립인문재단(NEH)을 통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오늘날 창조 산업의 중심국으로 영국을 떠올린다. 역대 지도자들이 ‘창조적 영국’ 정책을 국가의 장기적 비전으로 계승해 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를 자신의 임기용 단발성 정책으로 서두르지 않았고 정책 취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전통적 문화산업은 물론 건설·제조업·미디어 등 산업 전반에 창조적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었다. 반면 문화 콘텐츠와 산업을 접목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자 추진한 일본의 ‘쿨 재팬’ 전략은 국가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민간 영역과의 공감대가 약하다 보니 수직적 관료 조직을 토대로 집대성된 지원책들이 무효했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구호에 그쳤다. 두 나라의 접근 방식은 뒤늦게 창조 정책을 세우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정한 창조 도시는 외생적으로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동체를 통해 내발적으로 창조적 생태계가 형성돼 지속되는 도시다. 우리는 창조 도시 성패의 조건을 이미 알고 있다. 한 정치 지도자의 독립적인 판단에 따라 진행된 두바이의 실패와 민·관 협의기구의 창조적 활동에 기초한 빌바오의 성공을 모두 보았다. 5년을 단위로 정책 단절을 경험하는 우리 국민은 새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놓고도 출발점에서 그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창조경제가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창조성을 결집해 창의대국으로 나아가는 것을 최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창의는 사람에게 속한 것이니 사람이 밀집해 사는 창조 도시에서 창조경제 해법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옳다.
  • 250m에 막혔던 방화대로 2018년 완전히 뚫린다

    250m에 막혔던 방화대로 2018년 완전히 뚫린다

    군부대 시설에 막혀 단절된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 전 구간이 2018년까지 완전히 연결된다. 국민권익위원회와 서울시 등은 방화대교 남단에서 2.6㎞ 지점에 있는 군부대를 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방화대로는 서울 방화대교와 경기 부천시 오정동 오정대로 삼거리를 연결하는 도로로, 서울 서남부권과 2016년에 입주를 마무리하는 마곡지구, 부천 지역의 주요 교통로 역할을 한다. 1999년부터 폭 40m(왕복 8차로), 길이 4.8㎞로 공사를 해왔다. 도로 중간 부분 250m가 101부대 일부를 관통하게 되면서 군부대 이전이 필수요소가 됐지만 공사 초기부터 이전 방식과 사업비 부담 등에서 의견 차를 보이면서 이 구간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서울시와 강서구, SH공사는 도로 개설을 우선 추진하자고 주장했고 국방부는 군사 보안 등을 이유로 군사시설 전체를 먼저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지난해 5월에 권익위에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국무조정실이 중재에 나서면서 14년을 끌어온 문제가 해결됐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서울시, 강서구는 군부대 이전 후보지를 선정하고 이전절차를 추진한다. 군부대가 있는 토지의 매각과 지구단위 계획, 이전 예정지의 토지보상 등은 강서구청장이 국방부 장관에게서 위탁받아 수행하기로 했다. 서울시 등은 이 과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늦어도 2018년에는 방화대로 전 구간을 완공할 계획이다. 한편 오는 8월에는 방화대교 남단 올림픽대로부터 0.8㎞에 이르는 방화대로 구간 공사가 마무리된다. 남부순환로 인근과 부천 오정대로 삼거리까지 1.23㎞가 2014년에 완공되면 이 지역 교통 불편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사설] 숫자보다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가 관건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인 계획과 지원내용을 담은 일자리 로드맵을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시간제 일자리는 주 40시간 미만 일하는 고용 형태를 말한다. 육아나 체력 등 근로자 개개인의 사정에 맞춰 근로형태도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여성 및 중고령층 인력 활용을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제 일자리가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15~64세 기준)은 지난해 기준 53.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하위권이다. 4년제 대학을 나온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도 2010년 기준 60.1%로 독일(82.8%), 미국(76.2%) 등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친다. 애초 고용률 자체도 낮지만 그나마 취업에 성공한 여성들의 상당수가 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탓이 크다. 역(逆)U자 형태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30~40대 때 가장 낮은 M자 형태다. “우리 경제가 엄마라고 외친다”라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고용률 70%를 위해서는 여성 인력 활용이 필수다. 경력 단절 여성 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하는 게 긴요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일자리의 ‘질(質)’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시간제 일자리 하면 단순 파트타임을 떠올린다.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하고 임금도 박하다. 이런 시간제 일자리로는 양질의 여성 인력을 끌어들일 수 없다.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 세대도 흡수하기 어렵다. 근로시간이 적은 만큼 풀타임보다 보수는 적겠지만 최소한 고용 안정성 면에서 정규직과 차별은 받지 않아야 한다. 4대 보험 등 복지혜택도 주어져야 한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는 전체의 0.2%에 불과하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는 법인세와 4대 보험료를 깎아주는 등 나름의 방안을 고민하는 눈치다. 재정부담이 따르겠지만 다른 세출과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서라도 이를 관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70%라는 숫자에 너무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시성 성과에 매달릴 경우 국민세금만 축낸 채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네덜란드와 독일도 64%였던 고용률을 70%로 끌어올리는 데 10년이 걸렸다. 그런데 이를 5년 만에 달성하겠다는 게 박근혜 정부의 목표다. ‘제2의 한강의 기적’도 좋지만 질 낮은 일자리로 메우는 70% 고용률은 의미가 없다.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 [단독] 공기업,고졸 승진 할당제 추진… 1급 관리직 나온다

    정부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공공기관에 “이 일은 대졸자 시키지 말고 고졸자에게만 시키라”고 직무 자체를 지정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고졸 채용을 늘리라고 아무리 독려해도 사정이 별반 나아지지 않은 탓이다. 그만큼 고용시장에서의 학력 차별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고졸 적합직무를 정하고 고졸자 제한경쟁시험을 도입해 공공 부문에서라도 우선 고졸자의 취업 문턱을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채용뿐 아니라 입사 후에도 ‘승진 할당’, ‘입사 전 군입대’ 등의 제도를 시행해 고졸자들의 경력을 관리해 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런 제도를 시행하라고 표면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1년에 한 번씩 하는 공공기관 평가 때 이를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23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고졸자의 비중은 2008년 37.3%에서 2011년 30.4%로 6.9% 포인트나 줄었다. 고졸 취업자는 대졸 취업자보다 주당 7.2시간 더 일하면서도 급여는 대졸자의 88.9%에 불과하다. 공기업이라고 해서 민간 부문보다 나을 게 없다. 기획재정부는 2011년부터 공공기관 채용자의 20%를 고졸자로 뽑는 ‘공공기관 고졸채용 목표제’를 시행했다. 그런데도 올해 전체 채용자 중 고졸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6.3%에 불과하다. 신용보증기금 등 일부 금융공기업의 대졸자 대비 고졸자 초임은 65%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들이 회계와 총무, 인사지원 등의 업종을 고졸자로만 채우는 고졸자 제한경쟁시험을 시행함으로써 2016년 공공기관 채용자 중 고졸자 비율이 40%대로 상승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고졸 채용자가 올해 2512명에서 7000명 정도로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공기업의 성격에 따라 고졸 채용 비율이 차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듯하다. 한국연구재단 등 연구개발(R&D) 분야나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분야 공기업들은 고급 인력이 많이 필요한 만큼 고졸 채용 비율이 20%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고졸 사원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는 제도도 시행된다. 고졸자들의 승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졸자들을 별도 직군으로 분리 운영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고졸 직무군에서도 1급 관리직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채용 비중을 고려해 승진 인원을 고졸자에게 우선 할당하는 고졸자 승진할당제도 실시된다.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고졸 사원의 입사 전 군 입대를 권장할 계획이다. 군 복무 중에 온라인 교육 등 직무 교육을 실시하고 전역 뒤에는 조기적응교육을 제공한다. 또 고졸 채용자 초임을 대졸 대비 70%가 넘도록 규정하고 4년 이상 근무한 뒤에는 대졸 초임과 동등한 수준의 보수를 제공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기업 고졸 채용 확대를 통해 사회 전반의 고학력 선호 분위기가 개선되고 방만한 대학의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지면 고졸 채용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입사후 승진 할당… 1급 관리직 나온다

    정부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공공기관에 “이 일은 대졸자 시키지 말고 고졸자에게만 시키라”고 직무 자체를 지정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고졸 채용을 늘리라고 아무리 독려해도 사정이 별반 나아지지 않은 탓이다. 그만큼 고용시장에서의 학력 차별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고졸 적합직무를 정하고 고졸자 제한경쟁시험을 도입해 공공 부문에서라도 우선 고졸자의 취업 문턱을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채용뿐 아니라 입사 후에도 ‘승진 할당’, ‘입사 전 군입대’ 등의 제도를 시행해 고졸자들의 경력을 관리해 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런 제도를 시행하라고 표면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1년에 한 번씩 하는 공공기관 평가 때 이를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23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고졸자의 비중은 2008년 37.3%에서 2011년 30.4%로 6.9% 포인트나 줄었다. 고졸 취업자는 대졸 취업자보다 주당 7.2시간 더 일하면서도 급여는 대졸자의 88.9%에 불과하다. 공기업이라고 해서 민간 부문보다 나을 게 없다. 기획재정부는 2011년부터 공공기관 채용자의 20%를 고졸자로 뽑는 ‘공공기관 고졸채용 목표제’를 시행했다. 그런데도 올해 전체 채용자 중 고졸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6.3%에 불과하다. 신용보증기금 등 일부 금융공기업의 대졸자 대비 고졸자 초임은 65%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들이 회계와 총무, 인사지원 등의 업종을 고졸자로만 채우는 고졸자 제한경쟁시험을 시행함으로써 2016년 공공기관 채용자 중 고졸자 비율이 40%대로 상승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고졸 채용자가 올해 2512명에서 7000명 정도로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공기업의 성격에 따라 고졸 채용 비율이 차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듯하다. 한국연구재단 등 연구개발(R&D) 분야나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분야 공기업들은 고급 인력이 많이 필요한 만큼 고졸 채용 비율이 20%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고졸 사원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는 제도도 시행된다. 승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졸자들을 별도 직군으로 분리 운영한다는 것이다. 고졸 직무군에서도 1급 관리직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채용 비중을 고려해 승진 인원을 우선 할당하는 고졸자 승진할당제도 실시된다.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고졸 사원의 입사 전 군 입대를 권장할 계획이다. 군 복무 중에 온라인 교육 등 직무 교육을 실시하고 전역 뒤에는 조기적응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고졸 채용자 초임을 대졸 대비 70%가 넘도록 규정하고 4년 이상 근무한 뒤에는 대졸 초임과 동등한 수준의 보수를 제공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기업 고졸 채용 확대를 통해 사회 전반의 고학력 선호 분위기가 바뀌어 방만한 대학의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지면 고졸 채용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고양 시민 가슴에 불지르는 방화대교

    고양 시민 가슴에 불지르는 방화대교

    경기 고양시민들이 ㈜서울문산고속도로가 서울~문산 간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을 높이려고 방화대교 부근 도로 이용방식을 바꾸려고 하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고양시에 따르면 고양·파주시민들은 현재 강매~원흥 간 권율대로를 이용해 방화대교를 공짜로 건넌다. 그러나 서울~문산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매~원흥 간 권율대로에서 방화대교 진입이 막히고 대신 4㎞를 우회해 서울~문산고속도로 행신IC를 경유해야 만 방화대교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행신IC를 경유하려면 통행료(600원 예상)를 내야 한다. 반면 서울시민은 파주 방향 자유로를 타고 계속해서 방화대교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문산고속도로는 “강매~원흥 간 권율대로에서 방화대교 진입을 차단하지 않을 경우 권율대로와 서울~문산고속도로 접속 지점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민경선 경기도의원은 “서울~문산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을 극대화하려는 얄팎한 술수”라고 반박한다. 민 의원은 “2011년 8월 29일 체결한 서울~문산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실시협약서 63쪽 추정교통량(2017년)을 보면 행신IC~남고양IC(방화대교 북단)는 1일 평균 1만 3815대로 전체구간 10만 2791대 대비 13.43%를 차지한다”면서 “이는 고속도로 민간사업자의 수익 보장을 위한 음모로 볼 수 있는 단서”라고 주장했다. 예상 통행료 수입은 연간 32억 5743만원이며, 민자사업자 운영 기간인 30년 동안 전체 수입은 977억 2316만원으로 추정된다. 김수오 고양시 현안대책팀장 역시 “권율대로 무료도로를 유료도로, 그것도 행신IC로 역우회해 진입하도록 계획한 것은 교통량 분산이 아닌 사업비 회수를 위한 술책”이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2008년 8월 준공된 권율대로 방화대교~행신2지구 구간에는 13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나 방화대교 진입이 막힐 경우 주간선도로 기능이 상실돼 헛돈을 쓴 것과도 같게 된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최성 고양시장은 이날 ▲방화대교 연결 권율대로의 정상 통행 보장과 행신IC 지선영업소의 폐지 ▲녹지축 훼손방지 및 도시 단절 최소화 ▲대안 마련 뒤 추가 공청회 실시 ▲고양시-사업시행자-유관기관 간 임시 전담팀 구성 등 7가지 근본적인 요구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등 강력한 범시민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시간제 공무원 제도화 파트타임 일자리 확대”

    공무원의 총정원을 관리하는 안전행정부가 사회적 수요에 맞춰 시간제 공무원을 제도화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박찬우 안행부 1차관은 22일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합쳐 4300여명의 공무원이 일반직 또는 계약직 신분으로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면서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하지만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는 안행부도 긍정적 입장이며 우선 각 기관의 수요 조사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은 공무원 정원의 15%가 시간제 공무원이며, 영국은 중앙정부 공무원의 20%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숫자는 99만 1000여명으로 현재 0.43%의 공무원이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시간제의 기준은 반나절 근무로 민원상담, 출입국 관리, 기록물 정리 등의 분야에서 시간제 공무원 수요가 있다. 박 차관은 “중앙 부처에는 공무원 정원 제도가 있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려면 정원제도 손봐야 하고, 공무원 연금과 승진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제 공무원을 정규직으로만 뽑는 것은 한계가 있어 부처별 정원에 시간제 정원을 따로 더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안행부는 과도하게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 입장이지만, 5년 내 경찰 2만명과 사회복지직 공무원 증원은 결정돼 추진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시간제 일자리는 임신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거나 임신·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퇴직을 앞두고 사회 적응이 필요한 공무원 등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간제 공무원은 반나절만 근무하는 만큼 고용률에는 2분의1 몫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보직을 받지 못한 정규직 공무원이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직급별로 수십 명씩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공무원에 대해 안행부는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해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행복주택 시범지구 확정] “대중교통 요지에 복합기능공간 건설… 주변 도심 재생도 촉진”

    [행복주택 시범지구 확정] “대중교통 요지에 복합기능공간 건설… 주변 도심 재생도 촉진”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20일 선정된 곳은 대중교통 여건이 잘 갖춰져 있는 서민 밀집지역이다. 대학과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도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서민·취약계층의 직주근접 원칙을 충분히 갖춘 곳으로 평가된다. 행복주택 개발 콘셉트는 단순 주거단지가 아닌 복합기능 공간으로 정했다. 주변 도심재생사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금자리주택은 도시 외곽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건설하는 바람에 저소득층이 출퇴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교통난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류동지구는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행복주거타운으로 조성된다. 국도 46호선, 지방도 397호선, 경인선이 지나고 남부순환로도 가까워 광역 및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 서울 여의도나 인천 방향으로 접근이 편리한 곳이다. 지역 거주 노인들과 입주민을 대상으로 일자리가 지원될 수 있도록 창업·취업 지원센터 및 사회적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남북으로 단절된 도시를 데크로 연결하고, 체육공원 등을 조성해 친환경 건강도시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공공시설 허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주민복지센터, 건강증진센터 등도 마련한다. 가좌지구는 경의선 철도가 지나면서 지역이 단절된 곳이다. 따라서 개발 콘셉트를 지역 생활권을 잇는 ‘브릿지시티’로 잡았다. 지역 주민 간 소통 공간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내부순환로(성산IC), 국도 48호선, 경의선 및 공항철도(가좌역) 등으로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행복주택개발을 계기로 지역개발 활성화도 기대된다. 특히 5㎞ 이내에 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 등이 있어 대학생을 위한 특화된 주거공간이 건설된다. 공릉지구는 녹지와 대학문화가 함께하는 도시공간으로 조성된다. 공릉역 인근 경춘선 폐선부지에 들어선다. 반경 2㎞ 안에 과학기술대 등 4개 대학이 있지만 문화공간 및 편의시설 등이 열악하고 주거 밀집지역임에도 반경 1㎞ 이내에 근린공원이 없는 공원 소외 지역이다. 이에 대학생을 위한 주거공간과 재능기부 공간을 조성하고 지역주민을 위해 문화·휴식공간인 소규모 공연장, 공원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외곽순환도로, 국도 3호선, 지하철 7호선 등 대중교통 여건이 잘 갖춰진 곳이다. 안산 고잔지구 개발 테마는 지역 특성을 살린 다문화 소통공간이다. 안산은 외국인 거주비율 1위 도시이며, 인근 3~4㎞에는 서울예대와 한양대 안산캠퍼스가 있어 외국인과 젊은 계층이 함께 어울려 사는 지역이다. 지구 내 주민 소통 및 정서 함양을 위해 문화예술공간을 마련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다문화 교류센터도 제공할 계획이다. 슬럼화되기 쉬운 철로교각 아래에는 다문화 풍물시장·체육공원·주민 쉼터 등을 조성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소통의 공간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국도 39·42호선,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등이 가깝다.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 도심 진입도 쉽다. 목동지구는 물과 문화를 주제로 한 지구로 개발된다. 유수지를 복개한 땅에 짓는다. 현재 목동 유수지에는 대규모 공영주차장, 쓰레기선별장, 테니스장 등의 공공시설이 무질서하게 들어서 있다. 따라서 유수지 기능을 유지하면서 기존 공공시설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물과 문화를 주제로 자원순환센터와 연계한 물테마 홍보관 및 친수공간과 목동 문화예술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회대로·안양천로, 지하철 5호선(오목교역) 등 대중교통 여건이 우수한 곳이다. 잠실지구 역시 복개 유수지로 스포츠와 공동체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개발된다. 현재는 축구장·야구장 등 체육시설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본래의 홍수위 조절 등 방재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체육공원 등 스포츠와 공동체 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동부간선도로, 남부순환로, 올림픽대로와 지하철 2호선(종합운동장역), 지하철 9호선(예정)이 지난다. 송파지구는 탄천 유수지로 불리는 곳이다. 주택 밀집지역에 있으며 지하철 8호선 송파역, 가락시장 등과 가깝다. 지역이 활기차게 생동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기본 콘셉트로 정했다. 장(場)마당을 건설, 친근한 이미지의 벼룩시장을 통한 자발적인 교류를 유도하고 화합과 배움을 위한 복합문화센터와 도서관도 건립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직장 어린이집 설치 기준 완화 서둘러라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성인력 활용을 꼽는다.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단기간에 높일 수 없는 데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여파로 경제 활동이 왕성한 인구 계층은 40% 아래로 떨어졌다. 전체 생산가능인구에서 핵심생산인구(25~49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9.39%로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끌어올리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4만 달러인 선진국들은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60%를 웃돈다. 주요 국가들의 경우 1인당 GDP가 2만 달러에 도달한 시기에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평균 57.4%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49.9%에 그쳤다. 문제는 지난 2003년부터 10년 동안 정체 상태라는 사실이다.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이 수치를 5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을 획기적인 조치가 없는 한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인력활용 5개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직장 어린이집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직장어린이집을 가장 선호한다. 어린이 안전이나 급식 등의 시설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 어린이집이 설치돼 있는 곳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직장 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기업은 919곳에 이른다. 여성 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거나 전체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곳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집을 두고 있는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359곳에 불과하다. 설치 기준이 까다롭고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대도시에 있는 기업들을 고려할 때 정원 50명 이상이면 옥외 놀이터를 의무화하고 있는 기준은 하루빨리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지 않으면 정원을 49명까지만 운영하는 편법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학교까지 직장 어린이집을 기피해서는 안 된다. 보육 수요가 적은 사업장은 사정이 비슷한 곳끼리 공동 운영하면 된다. 직장 어린이집은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직장 어린이집이 있으면 육아 휴직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이미 남학생을 앞질렀다.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 ‘해상훈련·제재 돌입’ 타이완, 필리핀 강공

    타이완 당국이 자국 어민 피격 사건에 대한 가해자인 필리핀의 ‘성의 없는’ 사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추가 제재 조치에 들어가 양국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홍콩 봉황TV에 따르면 타이완은 이날 필리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사과의 뜻을 전하기 위해 보낸 특사가 ‘자격 미달’이란 이유로 접견을 거부했다. 필리핀은 이날 오후 비정부기구인 마닐라경제문화사무소의 아마데오 페레스 대표를 특사로 파견했다. 타이완과 정식 수교 관계가 없는 필리핀은 비정부기구를 표방한 마닐라경제문화사무소를 통해 타이완과의 업무를 처리한다. 필리핀 정부 당국자가 아닌 ‘급’이 떨어지는 비정부기구 인사를 특사로 보냄으로써 타이완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타이완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필리핀 측이 전달한 사과문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고 성의가 없으며 사과 이외에 우리가 요구했던 사항들도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지난 9일 자국 어민이 필리핀 해경에 피격된 뒤 필리핀 측에 당국의 사과, 피해 보상,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15일 0시까지 필리핀 측이 이를 실행하지 않을 경우 양국 내 상호 대표부 철수, 필리핀인의 타이완 내 노동 활동 동결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타이완 당국은 요구 사항이 관철되지 않음에 따라 추가 제재 조치에 착수했다. 타이완인의 필리핀 관광을 자제토록 하는 한편 양국 간 각종 교류도 단절하기로 했다. 16일에는 사고가 발생한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통해 무력시위도 한다. 전문가들은 필리핀이 ‘급’이 떨어지는 특사를 보낸 것은 어민 피격 사건을 계기로 ‘자국을 손보기 위해’ 타이완과 밀착을 시도하는 중국을 겨냥한 의도로 보고 있다. 타이완을 자극함으로써 중국과 연합 전선을 펴지 못하도록 이간질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北 “남조선 당국자 방미는 전쟁전주곡”

    북한이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역겨운 입맞춤’, ‘전쟁 전주곡’ 등의 표현을 써가며 거칠게 비난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박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라고 호칭하며 “이번 미국 행각 결과는 조선반도와 지역정세를 긴장시키고 전쟁위험을 증대시키는 위험천만한 전쟁전주곡”이라고 주장했다. 또 “비극적 말로를 당한 선친의 교훈을 잊지 말고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적 언사를 쏟아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간접 비난도 ‘치맛바람’, ‘꼬락서니’, ‘냉혹한 무쇠여인’, ‘독재자의 딸’ 등으로 이전보다 격해졌다.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려 대남 비난의 외적인 수위만 낮췄을 뿐, 원색적 표현을 적잖게 사용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라고 호칭한 것 자체가 한국의 최고지도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비하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은 남측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 남북관계 개선의 마지막 여지는 남겨 두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상반기까지 경색국면이 이어지고, 북한이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할 수도 있지만 경제적 고립이 계속되면 이런 상태를 오래 끌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 문답에서 미국을 겨냥해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를 그만두지 않는 한 긴장의 근원은 없어질 수 없으며 정세악화와 충돌의 위험은 반드시 재발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실명을 언급하지 않고 ‘미국 대통령’이라고 호칭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경제민주화, 갑의 횡포 단절부터 시작하라

    산업 현장에서 계약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의 횡포가 도를 넘어섰다. 나이를 따져 묻지도 않고 을이라는 이유만으로 폭언·욕설을 쏟아놓는가 하면, 폭력마저 서슴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갑의 횡포는 또 얼마나 많겠는가. 갑이 을에게 군림하는 현상은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이제 갑이 횡포 수준을 넘어 막무가내식 행패를 부리는 연결 고리를 끊고, 갑을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때가 됐다, 국내 유제품 업계 점유율 1위인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함께 물량 떠넘기기를 했다는 사실이 3년 만에 밝혀졌다. 이는 갑의 횡포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 회사 대리점주들은 회사가 제품 떠넘기기 수준을 넘어 떡값과 임직원 퇴직위로금까지 요구했다는 제2, 제3의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약자에 해당하는 대리점주들을 얼마나 쥐어짰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30대 영업사원이 50대 대리점주에게 욕설 등 패악을 저질렀다니, 해당 사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대표이사가 사과했다고 어물쩍 넘겨선 안 될 일이다. 우리 사회는 대기업이 갑이고 중소기업과 하청업체는 을인 분위기에 찌들어 있다. 공무원은 갑의 지위에 있고 기업은 을의 위치에 있다. 강자가 군림하고 가진 자가 우월적인 지위에 있는 이런 ‘갑을문화’는 우리 사회에 고질병처럼 번져 있다고 여겨진다. 포스코 상무가 승무원을 폭행한 일이나, 제과회사 회장이 서울시내 호텔에서 주차 문제로 호텔 지배인을 폭행한 일은 한 단면에 불과하다. 삐뚤어진 갑을 문화는 한시바삐 고쳐야 할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일 뿐이다. 오죽했으면 도를 넘은 갑의 횡포에 ‘갑질’이라거나 ‘을사(乙死)조약’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생겨났겠나. 차제에 갑을문화를 전면적으로 손질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갑 노릇만 45년간 하다가 언젠가 터질 일이었다”는 포스코 간부의 자성은 새겨들을 만하다. 대기업은 군림하는 자세를 버리고 중소기업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사회지도층은 이웃을 존중하는 낮은 자세를 갖기 바란다. 갑을문화를 바꾸는 일을 기업 자율에만 맡겨서는 안 될 일이다. 갑의 횡포를 근절하기 위해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대리점이 우유 10박스를 보내달라고 하면 회사는 50박스, 100박스를 갖다 주거나 유통기한이 다 된 우유를 갖다 안기는 일은 용납될 수 없는 범죄행위다. 사정당국은 물론이고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이 범정부적으로 나서 이런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앞으로는 대기업과 갑의 횡포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
  • 부모님을 초대합니다 50년만의 결혼식에 청소년과의 소통에

    부모님을 초대합니다 50년만의 결혼식에 청소년과의 소통에

    ‘할멈, 이번 어버이날에는 웨딩 드레스 한번 입어보시구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서울 자치구들이 ‘리마인드 웨딩’, ‘사랑의 편지 쓰기’ 등 다양한 이색행사를 마련한다. 송파구는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석촌호수 서울놀이마당에서 지역 노인 1500여명을 초청해 ‘어버이! 당신이 있기에 우리가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어버이날 행사를 갖는다. 결혼 50년차 이상 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혼례를 간소하게 치른 노인 부부 10쌍을 대상으로 ‘내 생애 최고의 리마인드 웨딩’ 행사가 펼쳐진다. 드레스 대여와 메이크업을 무료로 제공하고 기념촬영과 호텔 숙박권, 뷔페시식권 등을 추가로 증정해 새로운 출발을 돕는다. 용산구는 10대 학생과 70대 이상 노인, 40~60대의 중장년층이 함께하는 ‘세대 공감 프로젝트-소통의 장’을 개최한다. 세대 간 대화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어버이날 낮 12시부터 용산2가동 용암경로당에서 열린다. 용암경로당 노인 30명과 서울디지텍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1명, 프로그램 진행을 보조해 줄 전문교육 수료 자원봉사단 11명이 참가한다. 관악구는 구청 대강당에서 관악노인지회 ‘은빛사랑연주단’의 공연과 ‘효경소리봉사단’의 국악공연 후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녀를 바르고 훌륭하게 키운 장한 어버이 20여명과 부모님을 정성껏 봉양한 효행자 23명을 시상할 예정이다. 강서구는 지역 내 13개 초등학생 2665명이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사랑의 편지 쓰기 행사를 진행한다. 편지 쓰기는 도로명 주소가 적힌 엽서를 활용하는데 이는 2014년에 도로명주소를 전면적으로 시행함에 따라 도로명주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강남구는 오후 2시 30분 숙명여고 대강당에서 노인 1300여명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자원봉사자들이 노인들에게 ‘사랑의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포토존을 따로 설치해 전문 사진가가 기념사진과 함께 영정사진이 필요한 노인에게는 별도의 촬영 공간에서 영정 사진도 촬영해 준다. 서초구는 오전 9시 서초구민회관에서 어버이날 기념행사를 마친 뒤 오후 4시 구청 5층 구청장실에서 노인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사랑의 수의(壽衣)’를 전달한다. 방배3동 대한불교 조계종 관음정사로부터 후원받은 수의 36벌을 노인 대표 2명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성동구는 주민들이 어버이날의 참뜻을 함께 기리기 위해 이날 오전 11시 17개 동에서 동시에 기념행사를 연다. 지역 내 저소득 노인과 노인시설 이용 노인을 초청해 동별로 기념식과 경로잔치를 다양하게 개최한다. 특히 숨어 있는 장한 어버이와 효행자를 발굴해 장한어버이 부문 4명, 효행자 부문 17명, 모범경로당 부문 4개 등 총 28개 부문으로 나눠 표창을 수여한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韓·中·日 대기오염 함께 대처하기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과거사와 영토문제로 한국,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경색돼 고위급 대화가 단절된 가운데 3국이 대기오염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당국 간 정책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가 3국 정부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일본의 이시하라 노부테루 환경상, 중국의 리간제(李幹傑) 환경부 부부장(차관)은 6일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에서 열린 제15차 환경장관회의에서 한국, 일본까지 날아오는 중국발 이동성 대기오염물질인 PM 2.5(지름 2.5㎛ 이하 미세먼지) 등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한·중·일은 정책대화를 활용해 대기오염 관련 정책을 둘러싼 정보교류와 대기오염 모니터링, 오염 예방 및 통제기술 교류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주최국인 일본은 국장급 협의체 창설을 제안했지만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등을 이유로 일본과의 당국 간 대화에 소극적인 중국은 ‘민간 전문가 간 협의체’ 안을 들고 나왔다. 결국 한국이 회담 참가자의 격을 명시하지 않은 채 세 나라 정부 당국자가 참여하는 ‘정책대화’를 만들자는 중재안을 제시해 채택됐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새로운 한반도 시대 여는 한·미 정상외교되길

    박근혜 대통령이 내일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상외교의 막을 연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중국 방문까지 감안하면 동북아시아 주요국 정치 리더십이 모두 정비된 상황에서 역내 외교안보 지형을 새롭게 구축하는 최고위급 외교의 시동을 거는 셈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질적 도약을 도모하고 북의 안보위협에 공동 대처하는 차원을 넘어 과거사와 영토를 둘러싼 한·중·일 3국의 중층적 대결구도를 슬기롭게 헤쳐갈 해법을 모색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이번 방미의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할 것이다.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7일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현안들은 하나하나 중차대한 것들이다. 핵을 끌어안은 채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지난 정부에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양국 관계를 질적으로 발전시킨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2015년 주한미군의 전시작전권 한국 이양을 앞두고 한 치의 안보 공백도 허용하지 않는 대책을 세워야 하며, 2년 연장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체제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이번 회담의 의미는 향후 20~30년을 이어갈 새로운 동북아 질서의 모색에 있다. 한반도에서의 남북 대치, 동아시아에서의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으로 상징되는 냉전질서를 마감하고 역내 국가들이 대등한 협력으로 동북아 공동번영을 이뤄나갈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제시할 동북아 다자협력 구상, ‘서울 프로세스’는 시대적 의미가 크다. 기후변화와 테러, 재난 등 인류 공동의 도전에 역내 국가들이 함께 맞서 싸우며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와 안보 등 더 큰 틀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이 구상을 제대로 실현해 낸다면 21세기 동북아 시대는 성큼 앞당겨질 것이다. 이는 개성공단까지 접어가며 오로지 미국만 쳐다보고 있는 북한을 남북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관건은 우리의 외교력이다. 2007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제주 프로세스’를 내놓은 바 있으나 관련국들로부터 외면받고 말았다. 우리의 작은 체구로 미국과 중국을 움직이려면 그만큼 고도의 외교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박 대통령부터 주변국 지도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8일 있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중심으로 다각도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어제 개성공단의 남측 인력 7명이 돌아옴으로써 남북 관계는 한시적 단절 상태에 놓였다. 더 이상의 추락이 없는 바닥이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방미가 새로운 한반도, 새로운 동북아를 여는 먼 여정의 힘찬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
  • [개성공단 폐쇄 국면] 41년 만에 남북관계 단절… 단전·단수는 안 해 대화 불씨 남겨

    [개성공단 폐쇄 국면] 41년 만에 남북관계 단절… 단전·단수는 안 해 대화 불씨 남겨

    정부가 3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에 대한 미수금 명목으로 1300만 달러(약 142억원)를 북한에 지급함에 따라 지난달 26일 전원 귀환을 결정한 이후 1주일 만에 완전 철수가 이뤄졌다. 이로써 지난 3월 동·서해 군 통신선 및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 직통 전화 단절에 이어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이 처음 이뤄진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41년 만에 남북 관계의 대화 채널이 끊겼다. 하지만 정부는 북측과 입주 기업들의 완제품 반출 문제를 계속 협의하고 공단에 대한 단전·단수는 당분간 검토하지 않기로 해 대화의 끈은 남겨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우리 측 최종 인원의 귀환은 이들의 안전과 조속한 귀환이 우선이라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북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무 협의 과정에서 북측이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의 3월분 임금을 비롯해 모두 1300만 달러를 지급할 것을 주장하자 우리 측은 합당한 수준의 금액을 지급하는 대신 개성공단의 우리 기업체 공장에 남은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가져가게 해 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요구하는 미수금을 우선 지급하고 우리 측 개별 기업에 확인한 후 사후 정산하기로 했다”면서 “북측에 전달한 1300만 달러는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개성공단 잠정 폐쇄라기보다는 잠정 중단으로 평가해 달라”며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북측은 4월분 임금 120만 달러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우리 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추후 협의키로 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또 북측과의 추후 협의를 위해 남북 간 단절된 판문점 채널과 군 통신선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 간 전화선이 끊긴 것은 아니고 그쪽에서 연락이 먼저 오면 언제든지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해 대화의 여지를 남겨 뒀다. 정부는 당분간 개성공단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는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안전 문제를 고려해 전기용수를 관리하는 우리 측 인원의 개성공단 정기 방문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전·단수를 할 경우 공장설비가 급속히 노후화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두루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실무 협의에서 단전·단수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으나 간접적으로 이런 희망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 인원의 전부 철수 등 공업지구 폐쇄 책동에 날뛰고 있는 괴뢰패당이 우리에 대한 책임 전가에 매달리는 것이야말로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의 파렴치한 짓”이라고 밝혀 개성공단 사태의 모든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단도, 대화도, 출구도… 남북관계 ‘0’

    공단도, 대화도, 출구도… 남북관계 ‘0’

    개성공단에 남았던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 우리 측 인원 7명이 3일 오후 모두 귀환하면서 2004년 공단 가동 후 9년여 만에 남북 협력의 ‘상징 지대’인 개성공단이 사실상 폐쇄 국면에 돌입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5·24 대북 제재 조치 등 연이은 악재 속에서도 남북을 이어 온 개성공단은 극적 회생으로 가느냐, 사망 판정을 받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남북 모두 상생보다는 한반도 주도권을 건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인 결과로도 해석된다. 정부는 이날 북한에 미수금 명목으로 1300만 달러(약 142억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측 근로자의 3월 임금 730만 달러, 2012년 회계연도 소득세 400만 달러, 통신·폐기물 처리 등의 수수료 170만 달러를 합친 금액으로 당초 협의된 것으로 알려진 1000만 달러보다는 늘었다. 남북 간 금전적 정산이 완료되면서 개성공단의 남측 체류 인원은 처음으로 ‘0명’에 머물게 됐다. 지난 3월 27일 북측의 남북 군사당국 간 통신선 차단 후 유일한 연락 접점이었던 개성공단 관리 채널마저 끊기면서 남북 간 대화 채널은 표면적으로 모두 단절됐다. 남북관계의 출구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남북 두 체제의 경제협력 실험이었던 개성공단에 정치 논리가 작용한 건 향후 교류·협력 관계에도 상당한 생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 대화에 주력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개성공단 잠정 폐쇄가 장기적인 교착 상태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한반도 위기의 막후 중재자인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급랭된 상황에서 오는 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간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중 3국 간 조율이 있었고, 향후 북·중 대화가 열릴 수 있다”며 “한반도를 교차하는 대화 구도 속에서 개성공단 사태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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