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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법’ 극적 타결]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김영란법’ 극적 타결]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내년 9월쯤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우리 사회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음지에서 ‘대가성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이유 불문하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진다는 것만으로도 입법 효과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무원 155만명, 사립학교 교원 51만명, 언론인 9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과 중복되지 않는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이 정도 숫자가 산출된다.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우리 사회에 금품이나 고액의 선물을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간에 오가는 선물의 금액 단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대가성 없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금품이 쪼개기 방식으로 전달돼도 연 300만원이 넘으면 형사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명절마다 떡값을 주거나 각종 행사에서 선물을 주는 관행도 찾아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값비싼 식사 대접이나 명품을 주고받는 행위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언론인들과 교원들에게 주어지는 ‘촌지’ 관행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투명해진다는 장점 이면에는 부정적 측면도 상당하다. 선물로 정을 주고받아 온 우리 사회가 김영란법 발효로 굉장히 삭막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인간관계 단절법”이라며 “사인(私人) 간 감시가 심해져 우리 사회에 불의가 싹트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끼리 단체 회식을 하고도 각자 줄을 서서 식사비를 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정적(政敵) 제거용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다.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고를 당하면 수사 당국의 ‘계좌추적’이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해 정치 경쟁자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기업 소속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수정안은 위헌 논란을 차단하는 수준에서 소폭 수정하는 데 그쳤다. 대폭 ‘칼질’할 경우 당초 법안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당초 합의한 ‘2월 임시국회 처리’ 약속도 여야 지도부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의 이번 ‘김영란법’ 합의 주요 내용은 ▲적용되는 가족의 범위 ▲신고의무 ▲금품수수 시 형사처벌 기준 등으로 요약된다. 국민 1000만명을 잠재적 범법자로 만드는 등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과잉 입법’ 논란에 따라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민법상 가족에서 공직자의 배우자로 한정하고, 가족이 금품을 받았을 때 공직자가 신고할 의무를 부여했다. 친인척 대상을 배우자로 한정해 위헌 소지를 줄이자는 취지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가족 관련성 부분은 인륜 파괴적인 성격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배우자로 한정하고 신고를 의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가족 중 그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에도 처벌토록 했다. 금품은 금전·유가증권·물품·숙박권·회원권·입장권·할인권·초대권·관람권·부동산 등의 재산적 이익, 음식물·주류·골프 등의 접대·향응 또는 교통·숙박 등의 편의 제공, 채무 면제·취업 제공·이권 부여 등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이 모두 해당된다. 여기에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되거나 지위·직책에서 유래되는 영향력을 통해 요청받은 교육, 홍보,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에서 한 강의, 강연, 기고 등의 대가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을 초과한 사례금을 받아서도 안 된다. 막판 쟁점이었던 금액 명시와 관련해 직무 관련성이 없어도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 처벌을 하기로 합의해 정무위원회 안을 받아들였다. 여야는 김영란법 통과의 파장을 의식해 기존 1년이었던 법 유예기간을 공포 후 1년 6개월로 연장하기로 하고, 원안에는 국민권익위로 명시됐던 과태료 부과기관을 법원으로 변경했다. 여야 합의안대로라면 법 시행 시기는 2016년 9월이 된다. 반면 여야는 기존 정무위 원안대로 사립학교 교직원이나 언론인을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기존 정무위안은 위헌 및 언론 탄압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대상 축소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적용 대상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비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내년 9월쯤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우리 사회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음지에서 ‘대가성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이유 불문하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진다는 것만으로도 입법 효과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무원 155만명, 사립학교 교원 51만명, 언론인 9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과 중복되지 않는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이 정도 숫자가 산출된다.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우리 사회에 금품이나 고액의 선물을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간에 오가는 선물의 금액 단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대가성 없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금품이 쪼개기 방식으로 전달돼도 연 300만원이 넘으면 형사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명절마다 떡값을 주거나 각종 행사에서 선물을 주는 관행도 찾아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값비싼 식사 대접이나 명품을 주고받는 행위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언론인들과 교원들에게 주어지는 ‘촌지’ 관행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투명해진다는 장점 이면에는 부정적 측면도 상당하다. 선물로 정을 주고받아 온 우리 사회가 김영란법 발효로 굉장히 삭막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인간관계 단절법”이라며 “사인(私人) 간 감시가 심해져 우리 사회에 불의가 싹트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끼리 단체 회식을 하고도 각자 줄을 서서 식사비를 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정적(政敵) 제거용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다.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고를 당하면 수사 당국의 ‘계좌추적’이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해 정치 경쟁자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기업 소속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배달앱 최고배달, 미생 이성민 모델로 승부수 띄워

    배달앱 최고배달, 미생 이성민 모델로 승부수 띄워

    배달앱 최고배달이 드라마 미생으로 거듭난 배우 이성민을 모델로 발탁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딜리버리서비스(대표 김민수)에서 선보인 최고배달은 지난 1일 삼일절을 맞아 그랜드 오픈 했다. 이에 이틀 앞선 지난달 28일 최고배달은 배달앱 업계의 빅 3사와 한판 승부를 위해 이성민을 모델로 CF촬영을 마쳤다. tvN 드라마 미생에서 이성민은 오상식 차장 역을 맡아 열연하면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오차장은 자투리 업무가 대부분인 영업 수장으로 인간미 넘치는 승부사 기질로 시청자들을 매료 시켰다. 이 드라마를 통해 이성민은 무명 생활을 마감하며 연기자로서 삶을 완생시키는 계기를 맞았다. 딜리버리서비스 김민수 대표는 “배우 이성민이 미생을 통해 보여준 것은 시작한 일은 끝을 보고 마는 승부사적 기질과 부하직원을 진심으로 대하는 인간적인 매력이었다”면서 “이성민의 이미지가 최고배달 브랜드 이미지와도 적합해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고 전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정면 돌파하는 캐릭터 오차장처럼, 최고배달 역시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의 빅 3사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배달앱 업계에서 ‘신뢰’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고배달은 우선, 가맹점 수수료를 5% 대로 낮추는 차별화를 선언했다. 가맹점과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의지다. 배달앱을 통해 주문할 경우 음식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난다는 기존 서비스의 지적은 결국 가맹점이 감당해야 하는 높은 수수료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맹점 수수료로 가맹점은 물론 소비자도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다음으로, 후기 조작을 단절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직접 주문한 소비자만이 사용후기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배달앱의 고질적인 행태 중 하나가 바로 후기 조작인데, 이를 막기 위해 주문자만이 사용후기를 작성하도록 했다. 또한, ‘무료 포인트 충전소’와 ‘내 포인트 선물하기’ 기능은 특히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기능이다. 무료 포인트 충전소는 가맹점과 광고주가 지급하는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기능이며, 적립된 포인트는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모아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드라마 미생을 통해 완생의 모습을 보여 준 배우 이성민 긍정적인 이미지가 배달앱 최고배달의 완생으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성민이 촬영한 최고배달 CF는 3월 중순 방영될 예정이다.
  • [욱~하는 대한민국] 존속살해 美·英의 3~4배

    치밀어 오른 분노와 화가 극단으로 표출되는 ‘분노조절 장애’(간헐적 폭발장애)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세종과 경기 화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엽총난사 사건은 물론, 존비속 살해와 ‘묻지마 범죄’ 등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분노조절 장애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가족 해체와 소통 부재에 따른 세대·계층 간 단절, 경쟁 및 결과 지향 사회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유독 도드라진다. 1일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정성국 박사(검시조사관)의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비속)살해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존속살해 사건은 381건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체 살인사건에서 존속살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존속살해(60건)가 전체 살인사건(910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까지 치솟았다. 미국(2%)과 영국(1.5%) 등의 3~4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비속살해도 230건 일어났다. 가해자(부모) 가운데 46%가량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자살’로 포장됐지만, 이 또한 살해일 뿐이다. 자식은 소유물이라는 비뚤어진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관모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깊어지면서 인간관계는 각박해지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개선될 것이란 희망도 옅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사회적 병리로 굳어지지 않도록 사회안전망 보완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산업연구단지 내 최초 공동 직장어린이집 기공

     정부는 관계부처와 여성단체 합동으로 27일 안산시 상록구 해안로 경기 테크노파크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 최원호 안산시 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 직장어린이집 기공식을 개최했다. 고용노동부의 공동 직장어린이집 사업을 통해 산업연구단지 내에 직장어린이집이 설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업은 여성R&D(연구개발)인력의 사회진출 확대 및 경력단절 해소를 위해서는 육아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상 2층, 연면적 836㎡ 규모로 79명을 수용하는 어린이집이 오는 9월 개원하면 지인테크, 백년기술, LG이노텍 등 25개 참여 기업 소속 여성연구원들의 육아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연구소의 여성연구원은 최근 연평균 12%의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17년 여성연구원 5만명 달성이라는 정책목표를 16년에 조기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산업부, 여가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산업현장의 여성R&D인력 확충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한 경력단절문제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과 여성인력들이 적극적인 사회진출의 성과로 평가된다.  기공식에 앞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정책간담회를 통해 ‘여성R&D인력의 산업현장진출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여성기업 및 경력단절여성 고용기업에 대해 신규로 창업성장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자금을 도입하고 경력단절여성의 복귀지원사업을 확대해 나가며, ‘산업 R&D 전문여성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해 여성인력을 위한 전문직종을 개발·교육하기로 했다. 여성연구원의 육아부담에 따른 경력단절 해소를 위해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R&D 집적지역인 경기 테크노파크를 시작으로 울산, 인천, 포항 등 주요 산업도시로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높이도록 여학생의 산업연구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여성인력활용 우수 사례를 발굴·확산할 계획이다.  윤 장관은 ‘여성R&D인력의 활용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술선진국으로 가는 전제조건임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기업 모두가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용현 여가부 차관은 여성인력에 대한 새로운 정책 마련도 좋지만, 기존의 지원정책이 현장에 뿌리내려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모니터링단을 구성하여 산업현장의 여성인력 활용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제도를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줌 인 서울] 막힌 지 130년… 애틋한 길 다시 열릴까

    [줌 인 서울] 막힌 지 130년… 애틋한 길 다시 열릴까

    서울시가 영국대사관 부지에 막혀 130여년간 단절된 덕수궁 돌담길을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는 25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서 영국대사관이 현 대사관 부지를 매입한 후 끊긴 덕수궁 돌담길 구간에 보행로를 조성하고 경계 담장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돌담길을 개방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 현장 조사와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덕수궁 돌담길은 총 1100m이지만, 영국대사관이 있는 170m 구간이 단절돼 지난 130여년간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돼 왔다. 현재 해당 구간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철문이 세워져 있으며 폐쇄회로(CC)TV 등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2일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이 영국대사관을 방문해 돌담길 개방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박원순 시장도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 대사와 오찬을 하며 구두로 개방에 합의하면서 돌담길 전면 개방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는 단절된 돌담길 170m 중 동쪽 70m 구간은 대사관 소유지만, 서쪽 100m 구간은 서울시 소유인 점을 강조하며 영국 대사관을 설득했다. 시는 이어 지난달 27일 영국(외교부)과 실무협의를 거쳤으며, 다음달 초 대사관 경내를 측량하고 현장 조사를 한 후 보행로 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보행로는 폭 3∼6m, 연장 170m 규모로 조성된다. 시는 조성된 돌담길 보행로 주변에 영국 근위병과 조선 수문장을 배치, 운영하고 한·영 국제 문화행사도 주기적으로 개최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시의 개방 방침은 정해졌지만 영국 측과 협의한 이후 최종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최종 결정은 영국 고유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대사관은 보안 전문가를 불러 대사관 부지 내 돌담길을 개방할 경우에 대비한 보안 대책을 강구하며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여성 혐오와 양성평등기본법/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여성 혐오와 양성평등기본법/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지난달 초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이 회교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자진 가담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김군은 실종 전 ‘페미니스트를 증오한다. 그래서 IS가 좋다’는 글을 트위터에 남겨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중학교를 자퇴한 은둔형 외톨이의 ‘이유 없는 반항’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여성 혐오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원인과 대책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온라인상 여성 혐오 표현 모니터링 보고서’를 지난해 말 펴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바 있다. 경제학자 우석훈씨는 지난해 펴낸 ‘솔로 계급의 경제학’에서 솔로 증가의 원인으로 신빈곤 현상과 함께 ‘젠더 비대칭성’ 등을 꼽았다. 한국 남성의 낮은 가사분담률 및 청년 솔로들에게서 연령층이 낮을수록 더 강하게 나타나는 여성 혐오 등이 여성의 욕구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여성 차별이 과거 인종 차별 이상으로 심각했고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으며, 페미니즘이 여성 참정권 확보 등 많은 긍정적 기여를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고위직 승진이나 결혼생활의 차별 등과 당장은 무관한 청년들에게는 역차별이 체감될 수도 있겠다. 연령이 적을수록 성 차별은 감소하는데도 여성만 지원받는 것 같은 데 대한 거부감, 성적과 취업 등에서 여성들이 약진하는 가운데 맞는 취업난 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여성들이 불리한 것만 말하고 유리한 것은 방치하는 것 같은 데 대한 불만 등이 여성 혐오의 배경이 아닌가 여겨진다. 청소년의 경우 온라인게임 중독을 방지하기 위한 셧다운제를 주관하는 여성가족부에 대한 반발이 엉뚱하게 청소년정책과 무관한 여성 혐오로 투사된 것으로도 보인다. ‘자녀가 성공하려면 어머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식의 남성비하 유머 확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당한 불만은 표출돼야 하지만 무조건적인 외국인 혐오나 여성 혐오, 남성 비하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오는 7월부터 여가부의 모법인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 시행된다. 여성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일하는 명실상부한 ‘양성 모두의 부처’로 거듭나겠다”고 김희정 여가부 장관이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밝힌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여가부는 궁극적으로 부처 명칭을 영어 명칭(Ministry of gender equality & Family)처럼 양성평등가족부로 바꾸기에 앞서 7월 법 시행에 맞춰 우선 여성정책국을 양성평등정책국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성평등기본법 시행을 계기로 이제는 이성(異性)에 대한 마녀사냥식 혐오와 비하는 내려놓자. 집안일과 양육 공평 분담, 데이트 및 결혼 비용 공평 분담 등 남녀 불문하고 이성의 합리적인 목소리에는 귀와 마음을 열자. 이성이 없는 세상은 종족 단절은 차치하더라도 상상만으로도 삭막하고 끔찍하지 않은가. 어차피 서로 필요한 존재라면 미워하고 헐뜯기보다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happyhome@seoul.co.kr
  • 헤어 디자이너·베이비시터… 중구, 일자리 8078개 만든다

    헤어 디자이너·베이비시터… 중구, 일자리 8078개 만든다

    중구는 올해 4개 분야 75개 사업에서 8078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2015년 일자리창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청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통한 장기적 일자리 만들기에 중점을 뒀다. 분야별로는 지속 가능한 장기적인 민간 일자리(2870명), 맞춤형 교육을 통한 장기적 일자리(1343명),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공공일자리(3744명), 노·사·관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140개 기업 121명) 등이다. 우선 미용뷰티산업 활성화에 따라 사단법인 한국미용직업교육협회와 연계해 전문인력을 키워 낸다. 한국의류업종살리기운동본부와 함께 동대문 패션산업에 맞는 패션 디자이너 및 모델리스트를 양성한다. 중구여성플라자는 베이비시터·산후도우미·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 과정, 바리스타 전문반 등을 운영해 경력 단절 여성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한다. 유망 중소기업과 협력해 특성화고 고등학생 현장투어를 실시하는 한편 대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구는 지역 내 성동공고, 한양공고, 대경정보산업고, 경기여자상업고, 성동글로벌경영고, 리라아트고 등 6개 특성화고교생 200여명에게 유망 중소기업을 소개하고 일자리로 이어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CJ가 후원하는 ‘청년드림 중구캠프’에서는 분기별 취업정보, 상담, 취업멘토링 등을 실시한다. 아울러 구는 ‘창업기업체 구민취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호텔 등 창업기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허가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면서 주민을 우선 채용하도록 한다. 관광호텔 등 14곳과 협약을 체결해 400여개 일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구여성플라자에 호텔객실관리사 과정을 운영하고 호텔들이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뽑을 수 있도록 한다. 이 외에도 구는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을 위해 환경정비, 복지시설 도우미, 불법 주·정차 단속, 산모신생아도우미, 노숙인 순찰대, 쓰레기무단투기 단속,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등 59개 사업에 3744명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청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민·관 협력으로 특화사업과 신규사업 분야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당산동~샛강, 두 발로 다녀 볼까

    당산동~샛강, 두 발로 다녀 볼까

    영등포구는 최근 당산동과 샛강 생태공원을 연결하는 보행육교 설치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주민들이 샛강 생태공원이나 여의도공원을 가려면 차량 통행이 잦은 도로를 따라 여의2교를 지나거나 멀리 당산역 인근 지하차도를 돌아서 갈 수밖에 없었지만 보행육교가 설치되면 이런 불편함은 해소된다. 구는 2010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 최근 서울시 디자인심의와 건설기술심의 등을 통과해 설계를 완료함으로써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설계는 단절된 공간의 연속성 확보, 환경 친화적인 만남의 공간 조성 등을 주제로 지난해 2월 10일부터 ㈜경원 엔지니어링 건축사 사무소와 ㈜디자인그룹 오감이 맡았다. 새로 설치되는 보행육교는 사람과 자전거 통행이 가능한 길이 138m, 폭 5m 규모로 당산동과 샛강 생태공원을 연결한다. 모양새는 날렵함과 간결함이 강조된, 강관으로 만들어진 아치형 트러스 형태의 하로판형교로 결정했다. 난간은 유리를 사용해 시야를 확보해 열린 느낌을 연출한다. 바닥은 친환경 소재인 브라질산 ‘이페’를 사용, 시각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고 부분별 하자보수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유도 블록을 설치해 시각 장애인의 통행을 돕도록 했다. 야간 통행을 위한 조명은 바닥에 발광다이오드(LED) 보도등을 설치, 보행 조도를 확보하고 교량의 조형미를 강조할 예정이다. 또 엘리베이터는 범죄 예방 디자인을 적용해 밖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투명하게 한다. 계단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을 위해 불투명 유리로 마감한다. 특히 모든 볼트와 너트는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드러나지 않게 설계했다. 한편 샛강 생태공원 종점 측 교각에는 국회의사당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 사진촬영을 위한 최고의 장소로 제공한다. 보행육교가 완성되면 샛강 생태공원이나 여의도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한결 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길형 구청장은 “이번 실시설계 용역 완료는 당산동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보행육교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사업 추진이 원만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죽 배달하며 안전 체크… 도봉은 ‘거미줄 복지망’

    죽 배달하며 안전 체크… 도봉은 ‘거미줄 복지망’

    도봉구는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 취약계층 생활 안전망 구축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구는 오는 24일부터 영양죽 배달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면서 취약계층 모니터링도 함께 가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구 복지위원회가 서울시주민참여예산사업에 직접 제안해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실시해 왔다. 구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마을 단위의 동 복지위원회와 민간복지거점기관을 중심으로 복지 사각지대의 취약계층을 마을 안에서 돌보자는 취지다. 구 관계자는 “복지 수요는 급증하고 욕구는 다양해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지만 재원 충당의 어려움 등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정책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양죽 배달 사업에서는 만성 질환을 앓고 치아가 부실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도봉1동 민간복지거점기관인 ‘서원암’의 활동가들이 직접 영양죽을 만든다. 14개 동 복지위원회 243명의 복지위원들이 매주 화요일 가가호호 방문해 영양죽을 배달하고 모니터링 활동을 한다. 지난해에는 영양죽 배달 사업을 통해 멘토링 427가구,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 7602회, 위기가정 발굴 및 사례관리 369가구, 복지서비스 및 자원연계 687회를 실시하는 등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모니터링 활동을 활발히 해 왔다. 특히 노인 및 장애인 등 이동 제약자, 사회적 단절 가구 등에 대한 정기적인 방문으로 이웃과 이웃 간 관계망이 형성됐다. ‘송파 세 모녀 사건’ 같은 불행한 사례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민관 협력의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동진 구청장은 “영양죽 배달사업은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지역 내 생활이 힘든 이웃을 직접 찾아 그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주민참여형 복지모델’의 좋은 사례”라면서 “향후에도 구민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기고] 미생끼리 정말 왜 이래/방귀희 솟대문학 발행인

    [기고] 미생끼리 정말 왜 이래/방귀희 솟대문학 발행인

    주말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가 지난 주말 43.1%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는 가족관계 회복이었는데 적어도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잘난 자식과 못난 자식 모두 부모에게는 소중하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가 희생한다. 자식들은 그 희생을 당연하다고 여겼다. 바로 이것이 불효가 된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불효가 부모에게 주는 부도덕이 아니라 자식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가족 파괴 요인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며 자식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불효 소송이라는 법적 기재를 이용한다. 할 수만 있다면 소송을 해서라도 바로잡아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잘 표현돼 있다. 얼마 전 끝난 드라마 ‘미생’이 화제가 됐던 것은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디테일하게 소개돼 직장인 누구나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는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는 인간의 군상들이 성공이란 목표를 향해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그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 ‘미생’은 너무나도 잘 보여 주었다. 가족과 직장 문제를 다룬 드라마가 이토록 사랑을 받은 것은 가정과 일터에서 대부분을 보내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기는 희로애락이 대중에게 전이됐기 때문이다. 사람은 타인과 상호 작용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을 인간관계라고 한다.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연구한 이론인 인간관계론에서는 인간의 공통 욕구를 귀속과 존중이라고 했다. 사람은 가정에 소속돼 있고, 학교나 직장 나아가 국가에 귀속돼 살고 있는데 누구나 자신이 소속된 집단에서 존중받기를 원한다. 그런데 이런 갈망이 채워지기는커녕 인간관계가 단절됐다. 성공 지향적 사회문화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가 회복되려면 신뢰와 소통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한다. 신뢰하지 않으면 소통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소통을 하지 않으면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 신뢰와 소통은 상호 작용을 해야 한다. 신뢰와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조직은 위계적 지위보다 전문성에 비중을 둬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종적인 체계로 움직이고 있어 신뢰도 소통도 실패한 것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개체로 부단한 노력을 통해 성숙해 가는 미생(未生)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어린이집 아동 폭행 사건, 인질 살해 사건, 판사 뇌물수수 사건, 땅콩 회항 사건 등 우리 사회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은 신뢰하지 않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 때문이다. 남북 갈등을 극대화하는 종북 세력, 김군의 실종으로 불거진 국제테러 등은 소통하지 못하는 잘못된 신념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자기는 옳고 다른 사람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가치관 혼란에서 발생했다. 미생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기가 속해 있는 가정에서, 자신이 소속된 사회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며 내가 웃고, 가정이 웃고, 나아가 나라가 웃을 수 있는 가치관을 갖고 그것을 실천하려는 행동이다.
  • 서울시 7~9급 공무원 올해 2447명 채용 예고

    서울시 7~9급 공무원 올해 2447명 채용 예고

    서울시는 올해 7∼9급 공무원 2447명을 채용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2123명)보다 324명 늘어난 숫자다. 이처럼 올해 채용 규모가 늘어난 것은 베이비붐 공무원의 정년퇴직 증가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직 임용 기회 확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제공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부터 고졸자 채용은 기존에 ‘서울지역 내’로 응시자격을 제한했던 것에서 ‘전국’으로 확대, 타 시·도와 중복 합격을 막고자 16개 시·도와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른다. 또 지난해 12월 발표한 대로 올해 임용되는 직원부터 ‘전문분야별 보직 관리제’를 적용한다. 전문분야별 보직관리제는 임용되자마자 복지·여성, 경제·문화, 환경·공원, 교통·도시안전 등 원하는 특정 분야에서 3년간 탐색의 과정을 거친 뒤 원하는 분야를 지정해 5급 승진 전까지 근무하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제도다. 올해 공채 분야는 행정직 1296명, 기술직 1151명이다. 직급별로는 7급 141명, 8급 158명, 9급 2148명이다. 응시원서는 다음달 16~20일 서울시 인터넷원서접수센터(gosi.seoul.go.kr)에서 접수한다. 필기시험은 오는 6월 13일, 필기 합격자 발표는 8월 28일이다. 최종합격자는 12월 4일 발표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어린이집 정책 한 달, 엄마들에게 듣는다] “육아 부담에 둘째는 엄두 못 내”

    [어린이집 정책 한 달, 엄마들에게 듣는다] “육아 부담에 둘째는 엄두 못 내”

    →인천 어린이집 학대 사건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한지영·35)어린이집에 대한 믿음이 커 우리 애가 당했을 거란 생각은 안 했다. 그래도 선생님이 바뀔 땐 불안하더라. 원장도 엄마들 불안 때문에 지인에게 추천받은 교사만 고용한다고 했다. 타지 출신 보육교사는 취업 길이 막혀 버린 것 같다. -(정서윤·35)전업맘이 되기 전 나도 보육교사로 일했다. 좋은 보육교사가 더 많다는 것을 아는데도 학대 사건이 연달아 터지니 의심이 들더라. 아이가 다쳐도 평소에는 ‘넘어졌겠지’ 했는데, 지금은 ‘혹시나 우리 아이도?’라는 생각이 든다.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정부는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을 줄인다는 방침인데. -(정)전업주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차 한잔 마시면 안 되나. 엄마도 엄마의 삶이 있다. ‘전업주부면 무조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발상은 구시대적이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은 안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밤을 꼬박 새워야 하고 낮에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 24시간 호출하는 ‘상사님’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아이를 키우다 우울증에 걸린 엄마도 더러 봤다. 전업맘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이유는 엄마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이를 일찍 낳았지만 출산 연령이 갈수록 높아져 나이 많은 엄마는 체력이 달린다. 나도 첫째를 낳고 아이가 예뻐 둘째를 낳으려 했는데 엄두가 나지 않더라. 육아를 개인 책임으로 떠넘기고 저출산 문제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대신 집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보육료를 더 주면 어떨까. -(한)돈 문제가 다는 아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지 않아도 몸이 너무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보내는 전업맘이 더 많다. 보육 문제는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려 보육의 질을 높이면 해결될 일이다. 맞벌이맘의 어린이집 이용을 장려하고 전업맘의 이용을 줄이겠다는 것은 그저 정부가 돈이 없어 그런 것 같다. -(정)외벌이 가정은 맞벌이 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일부 가정의 얘기다. 나도 잠시 일을 쉴 뿐 아이가 크면 재취업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전업주부도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 3~4년 아이만 키우다 보면 저임금 일자리, 비정규직밖에 갈 곳이 없다.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문제라면서 왜 하루 6시간, 아이를 맡기고 공부할 시간도 제한하려는지 모르겠다.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위해 어린이집에 맡긴다는 엄마도 많다. -(정)아이를 엄마가 품고 있으려면 소득이 많아야 한다. 체험전, 전시회에 함께 가서 아이가 풍부한 경험을 하게 하고 키즈 카페 등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외벌이를 하면 소득이 줄어 쉽지가 않다. 돈 없이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 정말 힘들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놔야 할까. -(정)보육교사의 실습 시간을 확대한다는데 어지간한 확대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직도 모르는 게 많고 배워야 할 게 많다. 보육교사도 마찬가지다.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길러야 한다. 정규교육 과정에서 적어도 1년 정도의 실습을 거쳐야 한다. -(한)보육교사 처우가 너무 안 좋다. 내가 아는 교사도 처음 일을 시작할 땐 월급이 80만원밖에 안 됐다고 한다. 어느 정도 월급을 받아야 선생님도 사명감이 생긴다. 보육교사의 월급, 고용 안정성 등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또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위해 육아법 교육 등을 나라에서 제공했으면 한다. 친정어머니나 시부모가 안 계신 집은 정말 막막해 어린이집을 찾을 수밖에 없다. 글 사진 오산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공기업 인사위 설치 의무화… 외부 인사 포함시켜야

    공기업 인사위 설치 의무화… 외부 인사 포함시켜야

    올해부터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직원의 채용, 승진, 징계 등을 결정할 인사위원회를 둬야 한다.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미리 공개해 임직원 가족을 우대 채용하는 ‘고용 세습’도 금지된다. 전체 공공기관의 고졸 채용 규모는 2075명으로 지난해보다 7.3% 늘어난다.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현행 신규 채용의 3%에서 5% 수준으로 높인다.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은 30%에서 35%로 높아진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이런 내용의 ‘2015년 공공기관 인력 운영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전까지는 인사위 설치 및 운영을 기관 자율에 맡겼다. 하지만 기관마다 다른 인사 규정과 채용 방식을 적용해 인사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인사위에 교수 등 전문가를 반드시 포함시켜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도록 했다. 지침 준수 여부가 감사원의 감사, 경영평가 등에서 평가 기준으로 활용된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외부 전문가가 인사위에 들어가면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지만 기관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를 뽑으면 거수기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면서 “교수뿐만 아니라 변호사,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인력 풀을 넓히고 교육, 훈련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규 채용 규모는 1만 7187명으로 지난해보다 2.9% 증가한다. 고졸 채용 규모는 2075명으로 지난해 10월 목표(1722명)보다 20.5% 늘어났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DMZ로 간 시인들,남북 상생을외치다

    DMZ로 간 시인들,남북 상생을외치다

    강은교(70) 시인은 지난해 가을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늘 환상 속에서만 보는 언니와 고향을 애타게 부르짖었다. ‘자갈 둘둘 허리에 감은 오솔길/휘둥그레 눈뜬 바늘꽃 기침소리//그리운 동네처럼, 너/핏줄 속으로 돌아다니고, 돌아다니고//아야아’(자갈둘둘-DMZ 앞에서) 시인은 함경남도 홍원군 풍산리에서 태어났다. 8·15 해방 직후 어머니 등에 업혀 남쪽으로 내려왔다. 아버지가 서울에 살고 있어서다. 어머니는 당시 다섯 살인 언니는 고향에 두고 젖먹이인 시인만 업고 내려왔다가 전쟁이 일어나 북으로 가지 못했다. 북한에는 얼굴도 모르는 언니가 살고 있다. 시인은 “언니가 살고 있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시를 썼다”며 “DMZ는 아물지 않은 우리의 상처다. DMZ를 떠올리면 슬픈 사연들이 아른거린다”고 애달파했다. 유안진(74) 시인은 40대에 본 DMZ의 흐릿한 영상을 기억 속에서 되살렸다. 시인이 겪는 요통에 빗대 분단의 고통을 표현했다. ‘넘어가고 넘어오는/산 그림자 바람의 그림자도/이 철조망에 걸려서 허리가 꺾어진다//비명 없이 지고 있던 태양도/핏물 붉게 흘리는 하늘 아래//나의 오랜 지병이/하필이면 왜 요통腰痛인지를/알아져서 더 아파라’(DMZ) 시인은 “예전 봤던 DMZ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냈더니 우리 몸의 허리가 두 동강 난 느낌이 들었다”며 “좌우 이념은 허상이다.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게 이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DMZ는 6·25 전쟁을 겪은 세대에겐 늘 가슴에 맺혀 있다”며 “나이가 들면서 ‘생전에 통일이 될까’ 하는 아픔이 더 짙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세영(73) 시인은 2006년 4월에 본 한 장면이 지금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연천 지역의 DMZ를 둘러보고 귀가할 때다. 임진강에서 젊은이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물놀이를 하며 놀고 있었다. 임진강은 6·25 때 많은 국군과 민간인이 죽은 통한의 강인데 그런 역사를 다 잊고 놀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채 굳지 않은 피, 신음 소리, 비명 소리,/아스라이 들려오는 산 자의 호곡소리 또 총소리,/이 모두 생생한데/봄이 되었다고/무슨 원한, 무슨 저주 씻어 내려/강물은 또 하얗게 울음 우는가.’(임진강) 시인은 “분단의 비극과 젊은이들의 모습이 대비되며 가슴이 아파 시를 썼다”며 “분단과 전쟁 경험이 없는 젊은이들은 통일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DMZ는 분단뿐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 아니면 어떤 집단 체제 아래에서 하나의 기계로 사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고 했다. 이사라(62) 시인은 DMZ를 찾았을 때 ‘절망 끝의 희망’을 봤다. ‘서로 등을 보이며 헤어졌지//(중략) 그런데도/사이의 것들은 스스로 사랑을 하고/부화의 시간이 곧 올 것만 같아//그 세계/눈에 보이지는 않으나//그렇게라도/어떻게/얼떨결에라도’(DMZ) 시인은 “남과 북 사이의 DMZ는 단절로 볼 수도 있지만 남과 북의 기능이 공존하고 남과 북을 매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그곳에서 자라나는 생명력은 아픔을 넘어 희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시인협회 시인 267명이 저마다 DMZ에 얽힌 사연을 노래했다. 사화집 ‘DMZ, 시인들의 메시지’(문학세계사)에서다. 이번 시집은 지난해 7월 별세한 김종철 전 시인협회장의 야심찬 기획 작품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시인이여, DMZ를 기억하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124명의 시인과 함께 DMZ를 찾기도 했다. 문정희 시인협회장은 “DMZ라는 반생명의 철책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이에 생생한 생명들이 자라났다”며 “공격과 반격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아니라 남북이 함께 생명을 노래하는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문학은 DMZ의 상징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DMZ를 주제로 한 작품이 활발히 창작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여성 전용 R&D 자금 100억 신규 지원

    중소기업청과 여성가족부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여성 전용 연구·개발(R&D)’ 자금을 신규 지원한다고 12일 밝혔다.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총 100억원이 지원된다. 이 사업은 여성기업과 경력단절여성 신규 고용(예정) 중소기업, 창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여성 또는 여성 과학기술인(2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에게 여성이 겪는 사회 문제 해결, 틈새시장 개척, 신성장동력 창출 등 새로운 기회 창출이 가능한 연구·개발 과제에 대해 최대 1년간 1억원의 기술 개발 자금을 지원한다. 원활한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해 기업이 원하는 경우 기술·사업화 멘토링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여성 연구자 및 최고경영자는 관련 기관의 교육과정을 활용해 교육을 이수할 수 있다. 신청은 오는 23일부터 3월 20일까지 온라인 시스템(www.smtech.go.kr)을 통해서만 받는다. 심사 절차를 거쳐 7월 중 최종 지원 과제를 확정할 계획이다. 2013년 여성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여성기업의 여성 고용률이 37.5%로 일반 중소기업의 26.9%에 비해 10.6%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특허 낸 엄마·재취업한 아빠 ‘새봄 새출발’

    오는 13일 한국폴리텍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고금녀(42·여)씨는 새로운 인생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결혼 전 중소기업 사무보조로 일했던 고씨는 두 아이를 키우고 나서 뒤늦게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설계사무실에서 사무보조 업무를 하던 고씨는 마흔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2년 동안 컴퓨터 응용기계설계과에 재학하면서 ‘곰팡이 억제팩’을 발명해 특허를 출원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고씨가 사무보조로 근무했던 기계설계 전문기업 아이엔테크는 그를 설계 전문가로 채용했다. 또 다른 졸업생인 임포재(59)씨는 직장에 다녔다면 은퇴를 앞두고 있을 베이비붐 세대다. 20년 동안 은행원으로 근무했던 임씨는 10년 전 뉴질랜드로 건너가 자영업을 했지만 최근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나이 많은 그를 받아 주는 곳이 없어 택배 상하차 업무로 생계를 이어 갔다. 임씨는 전문 기술을 취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동차과에 입학해 1년 과정을 수료했다. 대학 재학 1년 동안 지게차 운전기능사, 자동차진단평가사 2급, 자동차정비기능사, 농기계정비기능사 등 모두 4개의 자격증을 딴 그는 LS농기계 영주대리점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됐다. 폴리텍대학은 고씨와 임씨를 포함해 모두 1만 2280명의 졸업식을 11일부터 16일까지 전국 34개 캠퍼스에서 연다. 폴리텍대학은 다기능, 기능사, 기능장, 학위전공심화과정 등의 정규과정 외에도 베이비붐 세대, 경력단절여성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직업교육훈련과 재직근로자 직무능력향상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절됐던 쿠바와 관계정상화 추진”

    “단절됐던 쿠바와 관계정상화 추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0일 북한과 특수한 관계이며 우리와는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쿠바와 관계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2015년 외교부 업무계획에서 이같이 밝히고 다소 미진했던 중남미 지역으로 외교 지평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식 석상에서 쿠바와의 관계정상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0년 국교를 수립한 북한과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의장이 1986년 3월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소총 10만정을 무상으로 받은 일을 기억할 정도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정부는 앞서 2008년 5월 두정수 당시 중남미 국장이 조지프 윤 주한 미대사관 공사와 만나 쿠바와 영사 관계 수립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또 그해 7월 이용준 차관보가 윌리엄 스탠턴 주한 미 부대사와 만나 쿠바와 영사 관계 수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통보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쿠바와의 관계정상화를 모색했다. 그렇지만 번번이 북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북한은 지금도 쿠바에 대규모의 공관을 유지하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이 집권하면서 쿠바는 한국과의 수교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쿠바는 12일 아바나에서 열리는 국제도서전에 정부를 최초로 초청했다. 김동기 외교부 문화외교국장도 현지를 방문해 쿠바 문화부 국제관계국장과 양자협의 등을 이어 갈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쿠바에는 5000여명의 한국인이 방문하며 코트라(KOTRA)를 통한 무역 협력이나 문화 교류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결함투성이 자기부상열차 개통 압박… ‘고질병’ 안전불감증

    결함투성이 자기부상열차 개통 압박… ‘고질병’ 안전불감증

    국내 최초로 건설되는 자기부상열차가 각종 하자로 개통이 4차례나 연기된 가운데 사업을 시행하는 정부 산하 연구원이 지자체에 빨리 개통하라고 압력을 넣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심각한 하자가 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통을 서두르는 연구원의 태도는 잇따르는 대형 사고에도 의식은 아직 ‘과거형’임을 여실히 보여 준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자기부상열차 개통을 오는 6월까지로 연기하기로 했다. 2013년 9월 개통 예정이었지만 같은 해 12월, 지난해 6월, 12월에 이어 4차례나 미뤄졌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용유역을 잇는 자기부상열차(6.1㎞, 6개 역)는 2010년 2월 착공, 2012년 9월 준공됐지만 점검 결과 무려 651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신호·통신 분야 510건, 차량 분야 56건, 토건 분야 85건 등이다. 이후 하자 보수가 계속됐지만 아직 31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이 가운데는 핵심 기능들이 포함돼 있다. 자석의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원리를 이용, 열차를 선로에서 8㎜ 띄워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는 초당 20~25m의 바람이 불어도 시속 40㎞ 정도로 달릴 수 있어야 하지만 인천시 도시철도기술팀 점검 결과 10m만 불어도 부상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인 운행을 위한 열차자동운전장치(ATO) 작동이 불완전하고, 역 정차 제어장치는 50㎝~1m의 오차를 보였다. 아울러 관제실과 열차 간의 통신이 간혹 단절되는 등 주요 기능에 문제가 드러났다는 게 시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을 총괄하는 정부가 출연한 한국기계연구원은 “기술적인 것에 대해 보완을 모두 마쳤다. 특별한 문제는 없고 곧 개통될 것”이라며 “인천시가 (안전 문제에) 걱정이 많은 것 같은데 시민들이 타 보면 잘 만들어졌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임용택 기계연구원장 등이 지난해 12월 인천시에 찾아와 실무팀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열차 개통을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임 원장은 시 측에 자기부상열차 준공보고서를 승인기관인 서울지방항공청에 서둘러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지난 3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합동회의에서 진흥원 측은 기계연구원과 입장을 같이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토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철도안전법을 비롯한 관련 법령에 규정된 최고의 안전 절차가 모두 이행된 뒤 개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공항을 드나드는 내·외국인이 이용할 자기부상열차가 리스크를 안고 출발할 수는 없다”며 “사회적으로는 세월호를 비롯한 대형 사고와 인천 자체적으로는 월미은하레일 트라우마가 엄존하기에 안전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개통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실험정신·불꽃 감수성… 우리말의 연금술사들

    실험정신·불꽃 감수성… 우리말의 연금술사들

    1만명이 넘는 시인들이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단과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받는 시인들은 극히 적다. 탁월한 시어 조탁과 시적 감각을 갖고 있는 데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시인들이 적지 않다. 개인의 문학적 성향이 시대적 흐름과 맞지 않거나 문학의 변화를 미리 감지해 시대적 흐름에 앞선 작품을 발표했기 때문이라는 게 문학계의 중론이다. 실험정신과 남다른 감각으로 시단의 저변을 확대하는 ‘저평가 우량주’ 시인들은 누구일까. 조재룡 고려대 불문과 교수는 유형진, 고명철 광운대 국문과 교수는 장이지를 각각 꼽았다. 유형진은 2000년대 시단의 미래파 논쟁을 주도했다. 2000년대 들어 시단이 확 바뀌었다. 젊은 시인 15명이 언어파괴 등 1990년대와는 전혀 다른 문법으로 시단을 움직였다. 조 교수는 “유형진은 2000년대 전혀 다른 어법을 구사한 시인들의 선봉장이었다”며 “당시 평가를 받은 다른 시인들과 달리 유형진은 지금껏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이지는 서구 모더니즘을 자기식으로 극복하려는 시인이다. 서구가 그동안 개발해낸 모더니즘을 충분히 수용하면서 비서구가 갖고 있는 모더니즘의 발전된 형식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고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모더니스트들은 대부분 서구 취향인데 장이지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색깔을 띠면서도 서구의 모더니즘을 넘어서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김동식 인하대 국문과 교수는 성윤석, 고봉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김소연을 뽑았다. 성윤석은 단순히 시적 관조나 상상으로 시를 쓰지 않는다. 노동을 매개로 세상의 사물들을 만나고 노동을 통해 사물들에 대한 사고를 깊게 한다. 노동을 통해 숙성된 시적 인식이 단정한 언어들로 표출되는 게 특징이다. 첫 시집 ‘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는 극장 주변에서의 아르바이트 경험이, 두 번째 시집 ‘공중묘지’는 시체 수습 체험이 녹아 있다. 최근작 ‘멍게’는 어시장에서 막일을 하며 사물들의 의미를 포착했다. 김 교수는 “신기한 발상도 화려한 미사여구도 없지만 시를 읽고 있으면 인식이 열리고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며 “시집 ‘멍게’는 언어에서 멍게 향과 어시장 내음이 나는 듯하다”고 평했다. 김소연은 원래 미학적 완성도를 추구하던 시인이었는데, 최근 시의 경향이 바뀌었다. 노동환경 등 현실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고 교수는 “최근 5년 문단이나 대중의 관심을 받은 진은영·신보선·이연광 시인에 비해 평가를 덜 받았다”며 “올해엔 김소연의 시가 주목받거나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찬제 서강대 국문과 교수는 김지녀, 김경복 경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고영을 들었다. 김지녀는 우리 시대의 문제적인 징후들을 미학적으로 비판하고 아파하고 분노한다. 적의를 가장 미학적인 방식으로 드러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우 교수는 “내면에 침잠하거나 감수성에 의지한 시는 소통이 불가능하고 세대 간 단절을 일으킨다”며 “김지녀는 그런 맹점을 극복했기 때문에 어느 한 시기에 잠깐 반짝하다가 끝날 시인이 아니다”고 했다. 고영은 정제된 형식의 역설적 표현도 있으면서 서정시의 신비함도 갖추고 있다. 젊은 시절의 고난이 시에 깊이를 더하고 삶의 무게도 잘 드러나게 한다. 김 교수는 “김경주 시인이 갖고 있는 신비함도 있고, 작품에 삶의 고뇌가 녹아 있어 서정시의 깊이를 잘 보여준다”고 했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박서영, 이광호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송승언을 주목했다. 유 교수는 “박서영은 서정과 언어 감각의 절정에 있는 시인”이라며 “미래파 담론과 페미니즘 담론이 놓친 우량주”라고 했다. 이 교수는 “송승언은 앞 세대인 2000년대 전위적 시인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수성을 보여준다”며 “조만간 나올 첫 시집이 기대된다”고 했다. 함돈균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는 “김희업은 삶의 리얼리티를 정직하게 포착한다”며 “올해 리얼리즘 계열 서정시에 대한 복권 움직임과 맞물려 재조명돼야 한다”고 했다. 조연정 평론가는 “이제니는 리듬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어의 묘미를 흥미롭게 발견하고 있다”며 “시가 진술이나 이미지가 아닌 리듬과 정황을 통해서도 어떤 정서를 표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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