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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감 실업률 10.1% 청년 취업난의 ‘민낯’

    체감 실업률 10.1% 청년 취업난의 ‘민낯’

    우리나라의 체감 실업률이 1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공식 실업 통계의 3배다. 박근혜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청년 실업과 여성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통계청이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처음 발표한 ‘고용보조지표’에 따르면 10월의 ‘사실상 실업률’은 10.1%다. 사실상 실업률은 더 일하고 싶은데 조금만 일하고 있는 사람(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주부 등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하고 싶어도 일을 못 구한 사람(잠재취업가능자), 구직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일이 주어졌으면 했을 사람(잠재구직자)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이렇게 실업률을 다시 뽑아 보니 공식 실업률(3.2%)보다 6.9% 포인트나 높게 나타난 것이다. 공식 실업률은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했고 일이 주어지면 즉시 할 수 있지만 지난 1주일 동안 일하지 않은 사람만 실업자로 간주한다. 반면 고용보조지표는 ‘일하고 싶은 욕구가 완전히 충족되지 못한 노동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지난달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는 31만 3000명, 잠재취업가능자는 4만 3000명, 잠재구직자는 166만 1000명으로 사실상 실업자는 287만 5000명이다. 공식 실업자 85만 8000명의 3.4배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높은 대학 진학률, 스펙 쌓기 등 취업준비기간이 길어 청년 중 비경제활동인구가 많고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돼 노동시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재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는 정부가 고용대책 대상을 사실상 실업자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행복한 일·가정 균형 ‘오! 마이 베이비 토크콘서트’

    행복한 일·가정 균형 ‘오! 마이 베이비 토크콘서트’

    일하는 엄마·아빠의 일·가정 양립과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오! 마이베이비 토크콘서트’가 13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별관 베어홀에서 열린다. 릴레이 공감 토크콘서트의 첫 번째로 여성가족부와 SBS가 공동 주최하는 이 토크콘서트는 워킹맘, 워킹대디의 육아와 가사분담,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인한 사회적 비용 손실과 예방 해법, 일과 가정의 행복한 균형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열린 토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주요 패널로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 중인 뮤지컬 배우 김소현, 방송인 리키김, 대표적인 워킹맘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대변인, 육아하는 아빠로 유명한 정우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엄마표놀이 책 저자 김주연 등이 워킹맘·워킹대디 200여명과 함께 한다. 여섯 살 난 딸과 세살배기 아들의 엄마로서 일을 하는 대표적인 워킹맘인 김희정 여가부 장관도 참석, 워킹맘으로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 토크콘서트는 첫 번째 워킹맘 이야기와 두 번째 워킹대디 이야기로 구성되며, 마지막에는 멘토단과의 질의 응답 시간을 통해 관객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들을 자유롭게 토론하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팁도 공유한다. 정우열 전문의는 “모유수유 빼고 엄마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아빠도 할 수 있다”며 아빠의 육아 능력과 역할을 강조하고, 나승연 전 대변인은 “완벽하려 하지 마라! 그리고 주변에 도움을 많이 청하라”고 노하우를 공유한다. 김 장관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문제는 워킹맘만의 문제가 아니라 워킹대디도 함께 관심을 가지고 풀어가야 할 중요한 문제이며,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건강한 직장문화 및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이를 위해 앞으로도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 및 실천에 여가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른 여성일자리 창출을 위한 환경 조성의 일환으로 일·가정 양립 릴레이 공감 토크 콘서트를 3회에 걸쳐 개최한다. 이번 행사의 후속으로 경력단절 여성의 자신감 회복과 도전 의지를 고취하기 위한 제2탄 ‘새일맘 비상(飛上)’ 토크콘서트(26일 오후 2시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와, 현실적인 일?가정 양립 방안을 모색하고 토크와 강연, 공연이 함께하는 제 3탄 ‘가족사랑 토크콘서트’(29일 오후 4시, 숭실대 한경직기념관)가 진행된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이슈&논쟁] 병사 휴대전화 허용

    [이슈&논쟁] 병사 휴대전화 허용

    “차라리 엄마에게 이를 수 있도록 병사들에게 휴대전화를 지급하라.” 군내 가혹 행위로 사망한 28사단 윤모 일병 사건 이후인 지난 8월 4일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고 국방부는 실제로 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휴대전화 지급은 즉흥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반론이 나왔다. 구타·가혹 행위를 외부에 알릴 수 있고 병사들의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군 보안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휴대전화 보급으로 인해 병사 간 소통이 오히려 단절될 것이란 우려도 공감대를 얻었다. 최근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이 국방부에 의뢰해 26개국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시 체제 국가인 이스라엘을 포함한 21개국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재점화됐다. 문 의원은 병사들이 통신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해외 사례를 국내에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통신의 자유 보장과 군 보안에 대한 위협, 장병들에게 휴대전화를 지급할 때 생길 수 있는 두 측면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贊] 김진욱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일과 후 최소한 통신의 자유 허용…병영 내 가혹행위·고립감 막아야” 군대 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휴대전화 사용을 원칙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물론 일과 시간 혹은 훈련과 작전 중일 때, 군사 통제 및 제한 구역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통신보안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전제로 일과 후의 자유 시간 동안만이라도 휴대전화를 통해 가족이나 친구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통신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병사 계급별 공용 휴대전화 사용을 일부 부대에 시험 운용한 배경은 알다시피 28사단에서 윤모 일병이 충격적인 구타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윤 일병은 선임병들의 조직적인 집단 구타와 가혹 행위로 숨질 때까지 가족에게조차 연락하지 못했다. 휴대전화 사용을 통해 병사도 무슨 일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알릴 수 있다면, 병영 내 가혹 행위 등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현재보다 현격히 줄어들게 만들 수는 있었을 것이다. 군의 군사정보 유출과 같은 보안상의 이유가 휴대전화 허용을 반대하는 주요 논거가 되고 있다. 이를 몇 가지 이유로 반박하자면 첫째,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에서 촬영과 녹음, 위치정보(GPS) 등에 의한 군사정보 유출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군용 휴대전화기를 개발, 보급해 통신보안 문제를 기술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둘째, 현행 군인복무규율과 부대관리훈령 등에 따르면 장교, 부사관 등의 간부들도 등록된 휴대전화에 한해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 군대 내에서 장교와 부사관들은 병영 내 휴대전화 사용에 있어 별다른 제약을 받고 있지 않다. 군사정보에 대한 양적, 질적 접근량이 일반 사병에 비해 훨씬 많은 간부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허용하면서 사병들이 안부전화 용도로 사용하는 것마저 문제 삼는 것은 매우 이중적인 태도다. 군대 내 계급의 차이에 따라 보안의식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은 매우 비과학적이다. 셋째, 군사보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보안상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명시한 통신보안교육을 실시하고 강화함으로써 군사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서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세계 26개국 중 21개국에서 사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병제 국가와 징병제 국가의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우리와 같은 징병제 국가들에서도 병사들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까지 군사적 충돌이 있었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지난 8월 말까지 하마스와 전쟁을 치렀던 이스라엘, 아직도 ‘이슬람국가’(IS)와 교전 중인 이라크 병사들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와 같은 징병제 국가인 싱가포르, 이스라엘과 멕시코도 병사들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론적으로 사병의 휴대전화 사용을 불허하는 방식의 정보 보안은 단순히 정보 유출의 즉각성을 막는 것이지 근원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휴대전화의 허용은 장교, 부사관과 사병들의 형평성 논란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사병을 군수품의 일환으로 보는 전근대적이고 비인격적인 군대문화의 구습도 철폐하는 일이 될 것이다. 군대 내 폭행 및 성추행 문제는 군대의 폐쇄적인 병영문화에 기인한다. 이제는 “그동안 쌓여 온 뿌리 깊은 적폐를 국가 혁신과 국방 혁신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구호로서뿐만 아니라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엄단을 통해 병영문화 혁신을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이고,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反]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규정 위반 병사 1%만 나와도 하루 5000건 보안사고 우려” 28사단 윤모 일병이 장기간에 걸쳐 충격적인 방법으로 구타를 당한 끝에 사망한 사건은 우리 군이 그동안 자신들도 모르게 젖어 있던 적폐에 대해 근원부터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중 사회적 요구가 드셌던 것이 바로 병사들도 휴대전화를 소유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다. 군 입대 직전까지도 스마트폰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분신처럼 가지고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던 병사들이 군에 입대한 뒤 느끼는 고립감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혹 행위를 당했을 때 즉시 가족에게 신고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윤 일병과 같은 비극은 생기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 제2분과에서는 지난 8월부터 병사들의 휴대전화 보유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10여 차례의 군부대 현장 방문과 직접 면담은 물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장병 5062명에 대한 설문 조사도 했다. 설문 결과 휴대전화 보유에 대해 이등·일등병은 압도적으로 찬성도가 높았고 상병, 병장들은 반대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공통적으로 2G폰은 큰 의미가 없다고 인식했다. 면담과 설문을 통해 얻은 결론은 이 두 계층의 병사들은 같은 사안을 놓고 아주 다른 해석을 한다는 데 있었다. 먼저 고립감에 대해 이등·일등병들의 경우 휴대전화 보유가 고립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컸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생각하는 병사들이 있었다. 상병, 병장들이 주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휴대전화 보유가 고립감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뜻밖의 견해였다. 만약 일과 시간 이후에 휴대전화를 나눠 주고 자유롭게 사용하게 한다면 지금 내무반에서는 당장 대화가 사라지고 모든 병사는 고개 숙인 채 휴대전화만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동료들 간 대화는 단절되고 전우애는 없어질 것이라는 말에 더해 오히려 과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으로 군 생활에 더 적응하지 못하게 되는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실시간 SNS를 통해 사회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더욱 고립감을 느껴 탈영 사고 등이 급증할 것이라는 견해도 꽤 있었다. 휴대전화가 있다면 무엇을 가장 많이 할 것인가를 물으니 게임을 하겠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다. 게임을 찬성하는 병사들은 단지 희망적인 생각이었지만 반대하는 병사들은 게임이 보편화된다면 게임 아이템 등으로 인해 새로운 부조리와 갈등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안에 대해서도 이등·일등병들은 큰 의견이 없는 데 반해 상병, 병장들은 걱정을 많이 했다. 스마트폰은 간단한 작업만으로도 도청이나 정보 해킹 등이 아주 쉬운 장비다. 99%의 병사가 규정을 잘 지킨다 하더라도 단 1%의 규정 위반자가 발생한다면 우리 군 전체로 하루 5000건의 보안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끔찍하지 않은가. 백번 양보해서 1년에 1%라 하더라도 매일 13~14건의 보안 사고가 생기게 된다. 이는 북한과 대치관계에 있는 우리 여건에서는 치명적인 상황으로 내몰리는 요인이 된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지 불과 4~5년이다. 아직 이에 대한 보안 체계가 완비되지 않은 지금 섣불리 휴대전화를 보급한다면 우리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따라서 병사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을 보급하고, 작업 소요를 줄이고, 내무반에 들어오면 오직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병사들의 복무 만족도를 높여 줘야 한다. 그 후 사회적 안전장치가 보편화됐을 때 휴대전화 보급에 대한 고려를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 [옴부즈맨 칼럼] 스마트 사회의 정보 격차와 편식/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스마트 사회의 정보 격차와 편식/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스마트폰과 기가 및 사물인터넷, IP 기반의 데이터 교환 등 우리 사회는 스마트 사회를 특징 짓는 새로운 서비스를 중심으로 진화해 가는 중이다. 스마트 사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정보 생산·유통·소비 방식이 아날로그 사회와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속도와 공간의 질적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다. 초 단위로 정보가 유통되는 한편 그 범위 역시 무한대에 가깝다. 그동안 단절되었던 개인·조직·국가는 초연결 네트워크로 묶여 같은 경험의 공간으로 편입되고 있다. 스마트 기술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가 기존 아날로그 사회와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동시에 그 이면에 또 다른 격차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정보들, 가령 지식의 생산이나 유통, 소비에서 계층 간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노년 계층이나 다양한 소외 계층들에 포함된 개인들은 일반인들보다 정보 기기와 서비스에 대한 접근에서부터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 및 새로운 가치 창출 활용 등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고 한다. 기술을 통해 우리 사회는 스마트해지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개인들 간에는 점점 커다란 격차가 나타나 서로가 소통할 수 없거나 어려움을 겪게 되는 역설이 생겨나는 셈이다. 최근 대부분의 개인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간단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거나 이를 설치하는 방식을 모르는 사람이 다수라는 조사 결과를 살펴본 적이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하는 정보들이나 서비스들은 많지만 이용자들이 이를 다양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한두 개 서비스 중심의 편식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도 사실인 듯하다. 스마트 서비스 이용 방식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활용 가치를 모르는 개인들이 늘어나면서 스마트 사회를 구성하는 계층 간 격차는 더욱더 벌어지고 있다. 이는 곧 초연결 스마트 사회를 균열시키는 잠재 요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더 큰 쟁점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특정 뉴스나 정보에 대한 의존 및 소비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비판과 합리성을 통해 검증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생산적 과정이 아니라 잘 만들어지고 편집된 뉴스와 정보에 길들여지고 획일화되는 측면이 적지 않다. 이는 우리 사회가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부 인터넷 포털들을 중심으로 정보 생태계를 발전시켜 온 결과로 보인다. 정보 격차와 함께 정보의 편식적 소비가 대세가 되는 스마트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아날로그의 대표적인 정보 미디어인 신문도 스마트 사회에서는 효용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실시간 정보 제공이나 검색, 연관 정보 등 스마트 사회가 요구하는 기능들을 담고 있지 못하는 이유에서다. 기능적 측면에서 신문이 존립할 수 있는 근거들은 대부분 크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스마트 사회에서 신문이 생존할 수 있는 탈출구는 바로 연령·지역·소득별로 다양한 계층이 원하는 뉴스와 정보들을 보다 심층적 해석에 바탕을 두고 제공하는 것이다. 평균 사회를 지향하는 속도 중심의 스마트 사회에서 신문이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정확히 해석하는 주체로 역할을 강화할 때인 듯하다. 서울신문 역시 예외일 수 없다.
  • 천일의 스캔들…英헨리8세 ‘이혼편지’ 경매 나온다

    천일의 스캔들…英헨리8세 ‘이혼편지’ 경매 나온다

    영국 국교회(성공회) 설립의 시발점이 된 헨리 8세와 캐서린 왕비 사이의 이혼 관련 내용이 담긴 희귀 편지가 경매에 등장할 예정이다. 영국 가디언은 헨리8세의 첫 번째 왕비였던 캐서린이 남편과의 이혼을 막아달라며 당시 교황이었던 클레멘스 7세에게 보낸 편지가 경매에 등장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편지는 1529년 10월 3일 작성된 것으로 헨리 8세의 이혼요구를 취소시켜달라는 캐서린 왕비의 간절한 애청이 담겨있다. 당시 헨리 8세는 표면적으로 캐서린 왕비가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혼을 고집했지만 사실 캐서린의 시녀였던 앤 불린과 결혼을 하려는 목적이 감춰져있었다. 본래 캐서린 왕비는 해당 시기 스페인 아라곤 왕국의 페르난도 2세와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 1세 사이의 넷째 딸로 그녀의 조카는 유럽 대륙의 막강한 권력자인 신성로마제국의 카를 5세였다. 결국 클레멘스 7세는 카를 5세와 관계 악화를 우려함과 동시에 가톨릭에서 이혼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교리를 근거로 헨리8세의 이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헨리8세는 한술 더 떠 로마 가톨릭교회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1534년 수장령(首長令)으로 영국 국교회(國敎會)를 설립해버렸는데 이것이 오늘날 성공회다. 헨리8세는 이후 앤 불린을 비롯한 두 명의 왕비를 처형하고 세 명의 왕비를 내쫓았으며 영국 내 중앙집권체제를 강화하고 절대왕정을 확립하는 등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이와 같은 헨리8세의 삶은 수많은 문학작품의 소재가 됐으며 최근에는 영화 ‘천일의 스캔들’, 드라마 ‘튜더스’등으로 영상화되기도 했다. 특히 해당 편지는 헨리8세의 격동에 찬 삶이 시작되기까지 그 시작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많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해당 편지는 다음 주 프랑스 파리 아데르 노드만 경매장에서 첫 공개될 예정이다. 경매가격은 25000파운드(약 4376만원)~35000파운드(6126만원) 사이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간호사 시간선택제의 두 얼굴

    간호사 시간선택제의 두 얼굴

    # 임신 후 병원을 그만둔 전직 간호사 이모(35)씨는 요즘 재취업을 고민 중이다. 가정형편상 맞벌이를 해야 하지만, 3교대 근무를 하면 아이 돌보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이씨는 근무시간대를 정해 일할 수 있는 간호사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 지방의 한 중소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박모(29)씨는 간호사 시간선택제 도입으로 근무 여건이 더 안 좋아질까 걱정이다. 병원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시간선택제 간호사를 더 많이 채용하려고 기존 간호사들을 자를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마저 돈다. 정부가 11일 밝힌 간호사 시간선택제 활성화 방침을 둘러싸고 간호계가 술렁이고 있다. 임신·출산과 함께 병원을 떠난 ‘엄마’ 간호사들은 재취업 기회가 열리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선 간호사들은 가뜩이나 나쁜 근무여건이 시간선택제 간호사로 인해 더 열악해지고,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걱정한다. 보건의료단체들은 간호사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면 간호사 업무 교대가 너무 잦아 간호의 질이 떨어지고 환자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더 낮은 인건비로 간호 인력을 확보하게 된 병원은 반색하고 있다. 시간선택제는 간호사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를 골라 일하게 하는 근무 형태다. 아이를 가진 경력단절 간호사들이 재취업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3교대로 운영되는 병동 근무체계 때문이었는데, 시간선택제 간호사로 취직하면 3교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재취업 문턱이 낮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시간선택제 간호사를 채용한 병원은 극히 드물다. 병상당 간호사 수가 많아야 건강보험 급여를 더 받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시간선택제 간호사 인력자원을 아예 인정해 주지 않거나, 0.4명 내지 0.5명 몫으로 계산해 간호등급을 매겨왔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반 간호사 1명을 채용해 1명 몫으로 온전히 인정을 받아 간호등급을 높게 받는 게 병원 입장에선 이득이었다. 때문에 정부는 병원이 시간제 간호사 고용을 기피하지 않도록 이번에 인력인정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특히 내년부터 야간전담간호사제를 도입해 야간 전담 간호사의 노동시간은 다른 간호사의 2배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시간선택제 간호사의 계약기간은 1년으로 정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간호 인력의 근무 기회 확대로 병원의 간호사 확보가 수월해지고 근무시간이 유연화돼 육아 등으로 인한 조기 퇴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병원 특성상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중요한데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그것도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면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이 야간전담간호사를 채용하는 대신 기존 간호사를 해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간전담간호사 1명은 2명 몫을 인정받기 때문에 일반간호사 8명, 야간전담간호사 2명을 채용하면 병원은 간호사를 12명 고용한 것으로 인정받아 그만큼의 급여를 더 받게 된다. 반대로 야간전담간호사를 2명 채용하는 대신 다른 간호사 2명을 해고해도 병원은 급여 손해를 보지 않는다. 주영희 김천과학대학 간호학과 교수는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가뜩이나 임신 순번제를 강요받고 있는 일선 간호사의 근무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시간선택 간호사는 추가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공백을 메우고자 업무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외로움이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 4가지

    외로움이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 4가지

    인간을 흔히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지 않으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미국 시사전문지 타임은 이런 외로움이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 4가지를 전문가들의 조언을 빌어 소개했다. 이런 영향이 당신에게 미치기 전에 외로움에서 벗어나도록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1. 우울증 유발=외로움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2009년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도록 하자 그 증상이 현저하게 개선됐다.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UOMC)의 브루스 라빈 박사는 “외로움을 느낄 땐 코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관련 뇌 호르몬이 활성화돼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가벼운 우울증일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것보다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 나쁜 생활습관 발생=외로움을 느낄 때에는 자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홀로 나이 든 사람은 가족과 함께 사는 이들보다 채식을 덜 하고 운동도 부족하기 쉽다고 라빈 박사는 설명한다. 3. 심장질환 위험 증가=건강에 좋지 못한 음식을 먹고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다양한 요인이 합쳐지면 심장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이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홀로 사는 중년 성인은 가족과 함께 사는 이들보다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24%나 높다. 4. 면역체계 약화=외로움은 당신의 면역 체계도 약해지게 할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외로움은 염증과 관련한 단백질의 수치를 높인다. 만성 염증은 심장 질환과 2형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관절염 위험을 높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자라서 행복한 관악구

    관악구에 사는 A(30)씨는 3년 전 자유를 찾아 북한에서 한국으로 왔다. 하지만 자유를 누리는 달콤함도 잠시. A씨는 제대로 된 직장을 만나지 못해 식당 종업원 등 힘든 일로 고달픈 삶을 이어갔다. 그러던 그에게 때마침 기회가 찾아왔다. 관악구가 성평등기금 공모사업으로 탈북여성들에게 예술교육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A씨는 북한예술의 기초 동작과 무용 실기를 배울 수 있었다. 이제 평양 예술단원으로 취업해 한 달에 150만원의 고정 수입을 받게 됐다. A씨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고서야 진정한 자유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관악구가 성평등 촉진과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고 있다. 구는 여성 권익 향상과 복지를 위해 2004년부터 성평등 기금 8억원을 조성해 현재까지 49개 사업 1억 96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경력단절 여성과 탈북여성, 다문화가정 여성, 여성장애인, 가정폭력 피해 여성 등을 대상으로 5개 공모사업과 1개 자체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3월부터 진행된 프로젝트에는 2500만원을 지원했다. 구 관계자는 “다문화가정과 탈북여성 등 여성 중에서도 사회 약자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했다”면서 “단순히 교육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들이 우리 사회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직업 교육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더불어 지역 초등학생과 어린이집 교사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아동·여성 성폭력 예방교육’도 벌이고 있다. 교육을 통해 성폭력 예방 이론과 함께 호신술 실습 교육도 실시 중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슬픈 노래 들으면 힐링되는 4가지 혜택은? (獨 연구)

    슬픈 노래 들으면 힐링되는 4가지 혜택은? (獨 연구)

    우리는 슬픈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노래를 일부러 들으려 한다. 슬픔이 그다지 좋은 감정이 아님에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슬픈 노래를 듣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며 결과적으로는 전보다 마음이 치유됨을 느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연구진이 온라인을 통해 유럽과 북미, 남미,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 722명(16~78세 남성 277명, 여성 495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슬픈 노래를 듣고 있는 상황과 이유는 물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혜택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슬픈 노래를 들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주로 다음의 4가지로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경험하지 않고도 슬픈 감정을 맛볼 수 있다. 둘째,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셋째, 그 곡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한다고 상상할 수 있다. 넷째, 그 곡을 통해 다른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것으로 공감을 맛볼 수 있다. 슬픈 노래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첫 번째 혜택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듯하다.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라도 노래를 통해 그런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혜택은 예를 들어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과 다른 누군가에 의해 소원해지거나 인간 관계가 단절돼 기분이 우울할 때 슬픈 노래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숨기거나 풀 수 있고 위로할 수 있다고 한다. 세 번째 혜택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고립을 맛볼 때 슬픈 노래를 듣는 경향이 있으며 외로워하는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위로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슬플 노래를 통해 자주 떠오르는 감정이 슬픔이 아닌 향수(鄕愁)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10월 20일 자로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손편지와 느린 우체통/정기홍 논설위원

    춘향전에 ‘행인임발우개봉’(行人臨發又開封) 구절이 나온다. 서간(書簡), 즉 편지를 보내려다가 행여 할 말을 다 못하고 보낸 듯해 봉투를 다시 뜯어 본다는 뜻이다. 어사 이몽룡이 남원으로 내려가다 춘향의 서간을 허리춤에 차고 한양으로 가던 어린 심부름꾼을 만나는 과정에서 한 말이다. 당나라 시인 장적(張籍)의 ‘부공총총설부진(復恐???不盡) 행인임발우개봉(行人臨發又開封)’에서 따와 인용했다. 변사또의 수청을 거부해 옥살이를 하던 춘향에게 변고가 생길까봐 조마조마하던 마음을 일순간 풀어 준 매력적 구절이다. 편지 말미에 사용하는 ‘추신’(追伸)에도 ‘행인임발우개봉’과 뜻이 비슷한 데가 있다. 추신은 편지글을 퇴고하면서 놓친 것과 빠진 것을 더 붙여 쓰는 것을 이른다. 먹을 갈면서 생각을 가다듬은 뒤 붓을 들던 게 일상이던 옛날, 고급 한지를 허비하지 않으려던 선조의 글 쓰는 지혜가 녹아 있는 단어다. 추신에는 다른 의도도 다분히 있다. 겸연쩍어 줄곧 풀어내지 못했던 속내를 이를 통해 기필코 드러낸다. 대체로 감성으로 둘러대기보다 직설적이고 반전을 노리는 문구가 많다. 사춘기 때 글이 미덥지 못하고 아쉬워 추신을 이용했던 기억 하나쯤은 다들 갖고 살고 있지 않을까. 현 시절은 편지를 쓰고 받는 이도, 이런 정서도 찾기 어려운 때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나 문자 메시지가 편지의 자리를 대신해 간단명료해야만 시대를 옳게 사는 것으로 여긴다. 대문호(大文豪) 빅토르 위고가 그의 책을 낸 출판사에 보낸 편지에서 ‘?’로 묻고 출판사가 ‘!’로 초단타로 답했다지만, 낄낄대며 쏘고 되쏘는 전자우편에 비할 바 아니다. 편지를 무수히 썼다는 대문장가에게만 적용되는 형식 파괴가 아닐까 한다. 우정사업본부가 4개 부처와 함께 ‘5000만 편지 쓰기’ 행사를 열고 있다. 손편지 쓰기 캠페인을 통해 명맥만 잇고 있는 아날로그식 소통 문화를 되살려 보려는 의도다. 무엇보다 ‘속도’에 함몰된 청소년에게 또박또박 글을 쓰게 하는 습관이 필요해 보인다. 어릴 때 편지를 주고받으면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사리 판단을 잘한다는 통계도 있다. 편지봉투에 100원짜리 우표를 붙이고 그 밑에다 50원·10원짜리를 또 붙인 뒤 떨어져 전해지지 못할까봐 침까지 발라 눌렀던 어른의 추억도 단절돼선 안 되겠다. 때마침 ‘하얀 종이 위에 쓴 편지를 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그 손’이 그리운 가을이다. 요즘 느려터진 편지만을 받는 ‘느린 우체통’이 큰 주목을 받는다고 한다. 손으로 꼭꼭 눌러 쓴 편지를 ‘완행 우체통’에 넣어 보는 여유로움을 가져 보자. 이 가을이 주는 덤일 것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기고] 안전사회, 커뮤니티 매핑문화 확산돼야/이종설 재난안전연구원 안전연구실장

    [기고] 안전사회, 커뮤니티 매핑문화 확산돼야/이종설 재난안전연구원 안전연구실장

    2012년 미국 뉴저지와 뉴욕. 북대서양 사상 최대 규모의 허리케인 ‘샌디’가 휩쓸고 간 이 일대는 주택지구가 대파되고 전기·가스 공급이 단절돼 큰 혼란을 겪었다. 홍수와 변압기 폭발로 수백만 가구가 암흑 속에 빠지자 발전기를 가동시키기 위해 기름이 절박하게 필요했다. 이때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시민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주유소 정보들을 SNS로 실시간 공유하며 전력 공급을 위한 정보를 모았다. 시민들 스스로 안전정보를 반영하고 공유하는 ‘안전 커뮤니티 매핑’이 시작된 것이다. 단순 소통과 정보 교환을 위한 창구로 활용됐던 SNS 등 커뮤니티 창구가 ‘안전’이란 키워드로 응집돼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큰 인명 피해를 막았다는 데 전 세계가 주목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잇따른 시설물 붕괴, 침수피해 등 안전사고들로 국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안전에 대한 부주의가 이유이지만 사전에 안전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통계학적인 기본 안전정보뿐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 속 안전 빅데이터를 활용해 피해 예방은 물론 위급 상황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허리케인 샌디가 불러온 안전 커뮤니티 매핑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9월 말 국민 대상으로 생활 전반에 필요한 안전정보를 통합해 지도 형태로 제공하는 ‘생활안전지도’다. 생활 속 주변 지역의 사진을 담고 간단한 사항을 표기할 수 있는 ‘주민참여 안전지도’가 포함돼 있다. 국내 매핑 기술력 또한 항공측량을 통해 제작된 3차원 지도, 이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현실 세계를 3D로 도식화해 일상생활은 물론 가상 경험까지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스템 환경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인식이다. 국민 스스로 참여하는 커뮤니티 매핑이 대한민국 안전 확보와 직결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범국민적으로 생활안전지도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 주변, 우리 지역의 안전정보 아이디어를 생활안전지도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가 만든 안전지도’ 나아가 ‘내가 지키는 가족’, ‘내가 만든 안전 대한민국’이란 인지로 확산될 것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 시스템 구축은 정부나 관계 부처가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국민 안전 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축적돼 다시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돼야 한다. 이는 국민과 함께 만드는 ‘세이프 코리아’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 ‘하하호호’ 웃음꽃 피네… 가족 ‘힐링 캠핑’

    ‘하하호호’ 웃음꽃 피네… 가족 ‘힐링 캠핑’

    가을은 캠핑하기 좋은 계절이다. 어딜 가도 캠퍼들이 몰리는 여름철보다 한결 넉넉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11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다섯 지역의 캠핑장을 추천했다. 밤이면 쏟아지는 별과 함께 정담을 나눌 수 있는 가족 여행지로 제격인 곳들이다. ●경기 연천·포천·김포-레저·복합휴양공간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031-834-6300)는 연천군의 최북단인 고대산 자락에 자리를 잡았다. 28만 8000여㎡ 공간에 오토캠핑장과 글램핑은 물론, 캐러밴과 콘도 시설까지 갖췄다. 가로등에 달린 스피커가 이채롭다. 클래식 등의 음악이 캠핑장 안에 은은하게 흐른다. 세척 공간도 눈에 띈다. 바비큐에 사용한 식기나 화로대를 닦는 개수대와 별도로 세탁기 등을 비치했다. 연천베이스볼파크, 고대산 등산로 등과 인접해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가까운 신탄리역에선 연천 시티 투어를 이용할 수도 있다. 포천의 유식물원캠핑장(031-536-9922)은 식물원, 오토캠핑장, 글램핑, 펜션 단지 등을 갖춘 복합 휴양공간이다. 산자락 곳곳에 단독 캠핑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어 호젓한 캠핑을 만끽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식물원을 돌아보거나 숲속을 거닐며 전망대까지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010-9916-9007)은 민통선 안에 있다. 멸종위기 식물인 매화마름의 최대 군락지로 알려졌을 만큼 청정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다.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므로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마을 창고를 리모델링한 체험장 2층에는 숙박시설도 있다. ●충북 충주-카누·카약 등 체험 풍성 충주는 서울에서 1시간 30분이면 닿는 거리지만, 주말에도 북적임이 덜하다. 엄정면의 충주반딧불오토캠핑장(043-846-3456)은 옛 초등학교 터에 조성됐다. 시골 마을에 들어선 캠핑장에는 수십 미터씩 치솟은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캠핑족을 반긴다. 일반 텐트와 캐러밴 등을 갖추고 글램핑이 가능해 장비 없는 초보 캠퍼들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앙성면의 밤별캠핑장(010-5462-1171)은 밤나무 농장 터에 만든 캠핑장으로, 충북권을 대표하는 캠핑장 가운데 한 곳이다. 텐트 100여동을 칠 수 있는 사이트를 갖췄다. 인근 앙암저수지는 캠핑장의 가을 운치를 더한다. 캠핑장에는 황토와 통나무로 된 황토방, 민박도 운영된다. 금가면의 요카카캠핑장(010-2292-0056)은 캠핑과 함께 카약·카누 체험을 곁들일 수 있는 곳이다. 강변 언덕에 있어서 캠핑장에서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강원 평창-계곡 속의 섬에서 낚시 즐겨요 평창 흥정계곡의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070-4639-6315)은 맑은 계곡물이 흘러가다 만든 섬에 조성됐다. 외부와 단절된 느낌을 즐기는 캠퍼들이 즐겨 찾는다. 붓꽃이 많이 피어 ‘붓꽃섬’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면적은 9만 9000㎡쯤 된다. 이 안에 수령 50년이 넘는 침엽수들이 빼곡하다. 너른 계곡에서는 낚시를 할 수 있고, 캠핑장 대표가 운영하는 잣나무농장에서 숲속을 걷고 농작물을 수확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캠핑장을 감싸고 흐르는 흥정계곡은 맑고 깨끗하다. 수량이 풍부해 송어는 물론 열목어까지 서식한다. 금당계곡 쪽의 솔섬오토캠핑장(033-333-1001)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적합하다. 얕은 계곡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고, 저녁 시간에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상영한다. 캠핑장은 두 곳이다. 제1캠핑장은 일반 야영장, 산자락의 제2캠핑장은 오토캠핑장이다. 캠핑 사이트는 150여개가 조성되어 있다. 유아나 노인들을 위한 펜션단지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전북 무주·장수-시설·안전 관리 철저 울창한 숲, 깊은 계곡. 누구에게나 캠핑장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일 터다. 무주 덕유대야영장과 장수 방화동 가족휴가촌이 그런 곳이다. 두 곳 모두 캠핑이 국민 레저로 각광받기 전부터 인기를 얻었던 ‘믿고 가는’ 캠핑장이다. 대전통영고속도로가 관통해 접근성이 좋고, 사설 캠핑장에 비해 이용료가 싸다. 각각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장수군이 운영해 시설과 안전 관리도 철저하다. 덕유대야영장(063-322-3174)은 덕유산 국립공원 내 구천동 계곡에 자리 잡았다. 올여름 구획을 정비해 사이트 개수를 500개로 확 줄였다. 아울러 일반 야영장과 오토캠핑장 모두 선착순 입장에서 예약제로 전환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 후 예약할 수 있다. 새로 정비된 야영장은 7개 구역으로 나뉜다. 7영지는 오토캠핑장, 1~6영지는 일반 야영장이다. 겨울철에는 7영지만 개방된다. 7영지에는 캐러밴을 세울 수 있는 사이트 6개를 포함해 74개 사이트가 있고,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료는 별도. 온수는 제공되지 않는다. 장비가 없다면 글램핑 스타일의 풀 옵션 캠핑 존을 이용할 수 있다. 방화동 가족휴가촌(063-353-0855)은 오토캠핑장만 예약제이고, 일반 야영장은 선착순이다. 일반 야영장에는 넓은 체육광장 가장자리를 따라 데크 30개와 평상 34개가 마련됐고, 한쪽 옆에 개수대와 화장실이 있다. 성수기인 여름철을 제외하면 여유로운 편이다. 오토캠핑장은 3개 구역 65개 사이트로 구성돼 있으며 계곡을 따라 반원형으로 펼쳐져 있다. 오토캠핑장은 1~3구역 모두 거실형 텐트에 타프까지 설치할 수 있을 만큼 넓고, 주차공간이 넉넉하다. ●경남 고성·거제-아이들과 공룡테마파크로 고성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dhp.goseong.go.kr)은 캠핑과 공룡테마파크 관람을 함께 즐기는 곳이다. 산이 캠핑장 삼면을 겹겹이 에워싸고, 당항포관광지 끝자락이 바다와 맞닿았다. 무엇보다 사이트가 넓고 여유 공간이 많아 편리하다.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사이트를 배정한다. 고성 남산공원 오토캠핑장(www.campmecca.com/gscamp)에선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 위를 걷는 해안 산책로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주변에 바다낚시나 갯벌 체험 등 즐길 거리가 많고, 캠핑장 내 캐러밴 시설도 대여한다. 오토캠핑 사이트는 모두 36개. 전화 예약 등은 받지 않는다. 거제도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운영하는 학동자동차야영장(hallyeo.knps.or.kr)이 있다. 거제 8경 중 하나인 학동 흑진주몽돌해변에 있어 편의 시설이 많다. 학동 흑진주몽돌해변은 모래 대신 동글동글한 몽돌이 깔린 해변이 독특하다. 예약은 홈페이지에서만 받는다. 자동차 야영장과 일반 야영장이 구분되며, 예약 후 사이트 변경은 불가능하다. 자동차 야영장은 주차와 전기 시설 사용이 가능한 반면, 일반 야영장은 불가능하다. 애완동물 출입도 금지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새학기 시간제 교사 도입… 교육계 “수업 질 저하” 반발

    내년 3월부터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가 시행된다. 이는 교사가 최대 3년간 주 2~3일만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생활지도를 맡는 정규직이다. 하지만 교육계는 “수업이 파행을 빚고 전일제 교사의 정원 축소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교육공무원임용령 일부개정안 등 3건의 시간선택제 교사 관련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전일제 교사는 희망자의 신청에 의해 매년 3월 1일을 기준으로 시간선택제 교사로 전환된다. 전환 기간이 지나면 전일제로 재전환된다. 시간선택제 교사 전환으로 부족해진 수업은 우선 정규직 교사로 채운다. 교육부는 경력단절 교사 등을 교단으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시간선택제 교사의 신규 채용은 2017년부터 도입될 예정이지만 이들의 신분이 정규직 교육공무원이 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시간선택제 교사제가 도입되면 교사들의 경력단절도 방지하고 5400명이 넘는 임용 대기 교사들의 신규 고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교원단체들은 “경력단절 효과는 미미하고 시간선택제 일자리만 늘어나며 수업은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정규직 교사를 채용하겠다고 했지만 전일제 교사가 아닌 시간선택제 교사 일자리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정원이 한계에 다다르면 이 자리는 기간제 교사들로 채워져 교육의 질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시간선택제 교사로 신규 채용이 시작되면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교직 소외를 겪을 시간제 교사들이 전일제 교사로의 전환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현장의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측은 또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된 ‘교원의 지위’를 시행령 개정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은 위헌적 처사”라며 “곧 위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경력 단절 전업주부도 국민연금 받을 수 있다

    직장을 다니다 퇴사한 전업주부도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건복지부는 28일 한 번이라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적이 있는 전업주부에 한해 부족한 보험료를 채우면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1년간 직장에 다니며 국민연금에 가입했던 전업주부 A(52)씨도 임의가입해 60세까지 8년간 보험료를 붓고 그래도 부족한 1년치 보험료를 추후 납부하면 60세 이후 20년간 약 400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추후 납부가 허용되지 않아 A씨가 52세에 ‘임의가입자’ 자격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해도 연금을 수급할 수 있는 최소가입기간인 10년을 채울 수 없었다. 복지부는 이번 조치로 보험료 납부이력이 있는 전업주부 가운데 당장 임의가입하더라도 보험수령 연령까지 10년을 채우기 어려운 51세 이상 전업주부 76만여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영화 多樂房] ‘내가 잠들기 전에’ 단 하루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그 공포는…

    [영화 多樂房] ‘내가 잠들기 전에’ 단 하루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그 공포는…

    ‘내가 잠들기 전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고민해 왔던 거대한 질문, ‘나는 누구인가’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심인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주인공 크리스틴의 혼란은 ‘에반게리온’의 이카리 신지나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Who am I?’라는 물음보다 훨씬 동물적이다. 그녀는 현재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사라져버린 근 10년간의 과거를 기억해 내야만 한다. 이러한 그녀의 상황은 절박한 동시에 공포스럽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자신이 낯선 곳에 낯선 이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이 병의 증상은 어떤 면에서 영화 속 인물보다 관객들에게 더 극한 불안감을 전달한다. 매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크리스틴과 달리 관객들은 단절된 하루하루를 반복적으로 체험하면서 그녀의 인생에 아무런 희망도 없음을 직관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크리스틴에게 ‘기억’은 곧 ‘나’라는 주체를 규정해 주는 근거이다. 내가 살아온 날들이야말로 지금의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증거라는 의미다. 따라서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철학적 모티브는 기억과 자기 인식을 연결시켜 신선한 드라마를 만들어 냈던 ‘토탈리콜’(1990)이나 ‘다크시티’(1999)와 같은 SF 영화들과 상통하는 데가 있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자신이 병들어 있다는 사실조차 매일 다시 인식해야 하는, 훨씬 비관적인 상태의 환자다. ‘내가 잠들기 전에’의 서스펜스는 먼저, 이처럼 한 여성의 기막힌 사연에 놓여 있다. 크리스틴은 끊임없이 타인에게 과거의 자신에 대해 예측하고 질문한다. 가령 “내가 바람을 피웠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라든가 “나, 좋은 엄마였어?”와 같은 대사들은 그녀가 바라는 자신의 모습을 기저에 깔고 있다. 이상적 자아와 실존적 자아의 간극을 확인하면서 느끼는 좌절감 또한 공히 그녀의 몫이다. 극 초반부 카메라는 패닉 상태에 있는 크리스틴의 심리를 집요하게 따라가다가 서서히 주변 인물들에게로 초점을 옮겨간다. 그녀가 매일 만나는 두 명의 남자, 즉 그녀를 돌보고 있는 남편과 남편 몰래 크리스틴을 치료 중인 의사는 그녀가 기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물들인 한편 이 영화의 두 번째 서스펜스 장치이기도 하다. 크리스틴은 이들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 그들 또한 매일 처음 만나는 타인에 불과하며, 타인의 기억과 말로써 재구성된 나의 과거는 애초에 성글고 불완전한 속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의 결말부에서 크리스틴은 이 모든 악몽이 시작된 곳으로 돌아가 그녀 스스로 모든 것을 회복시켜야 할 상황에 놓인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전형적인 장르 영화의 즐거움에 덧붙여 한 여성이 자아를 찾아가는 위태한 여정에 동일한 무게를 실어 준다. 과연 그녀는 거짓된 증언과 주변인들의 간섭에서 벗어나 자신의 과오(過誤)가 빚어낸 이 끔찍한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어두운 서스펜스와 뭉클한 드라마가 적절히 조율된 흥미로운 작품이다. 3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모차르트의 위대한 유산…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마술피리’가 온다

    모차르트의 위대한 유산…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마술피리’가 온다

    노블아트오페라단 ‘모차르트 오페라 페스티벌 2014’ 개최 35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천재성으로 세계 음악사에 위대한 유산을 남긴 모차르트(1756~1791)의 정통 오페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노블아트오페라단 (단장 신선섭)은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모차르트 오페라 페스티벌 2014’를 통해 내달 6일~8일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13일~15일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인다. 해학과 유머를 통해 시대를 비판하고 현실의 비정함을 극복하는 유쾌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과 전설과 우화를 통해 쉽게 잃어버리기 쉬운 인간성 회복과 사랑의 중요함을 일깨워 줄 교훈적인 오페라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대표적 오페라다. 하지만 당시 통렬한 사회비판적 대본과 천재적 음악, 새로운 시도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일화와는 달리 현재 범람하고 있는 요란한 공연예술들에 밀려 외면당하고 있다. 이에 노블아트오페라단은 대중과의 단절을 극복하고 오페라를 통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르로 재탄생시켰다. 우선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탈리아어와 독일어 레치타티보를 한국어로 바꾸어 선보인다. 코믹한 대사와 장면을 즉각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또 단역과 조연들을 연극 배우와 뮤지컬 배우로 기용해 음악 뿐만 아니라 드라마적 부분을 크게 강화했다. 다소 길고 복잡한 이야기를 나레이터를 삽입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같은 눈높이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오페라의 주된 무기가 음악, 성악인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류현승, 강기우, 성승민, 베이스 주영규, 박준혁, 서정수, 테너 이승묵, 이장원, 송원석, 소프라노 박명숙, 윤선경, 박혜진, 류지은 등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대거출연한다. 연극 배우로는 변진완, 김민영, 장원경이 출연한다. 아울러 모차르트 오페라의 재탄생을 위해 새로운 시도와 치밀한 무대구성, 깊이 있는 작품해석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김숙영 씨가 연출을 맡았다. 이탈리아 프로시노네 국립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작곡·합창지휘를 전공하고,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박지운이 ‘피가로의 결혼’ 지휘를 맡는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쿤스트 국립음대 오케스트라 지휘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악대학원 지휘과를 수료한 차세대 지휘 선두주자인 최영선이 ‘마술피리’를 담당한다. 신선섭 단장은 ”노블아트오페라단 ‘모짜르트 오페라 페스티벌’의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는 기존 오페라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와 정통을 추구하는 음악성으로 모차르트가 진정으로 원했던 소통하는 오페라의 진면목을 관객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공연문의 노블아트오페라단 02-518-0154)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녀의 뒷모습엔… 정종기 ‘토크앤패밀리’ 개인전

    그녀의 뒷모습엔… 정종기 ‘토크앤패밀리’ 개인전

    여성의 뒷모습은 무한한 궁금증을 불러온다. 추어올린 머리 밑의 가녀린 목덜미와 살짝 드러난 뽀얀 피부가 여성성을 극대화하는 동안, 이를 바라보는 남성의 머릿속은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런데 작가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여성의 뒷모습은 실존의 상실을 말합니다. 실존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는 사람과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허망한 흔적의 세계를 바라보는 걸 표현하고 있죠.” 정종기(53) 홍익대 미대 겸임교수는 잃어버린 우리 시대의 인간상과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부재의 세계를 조우시키는 작가다. 10여년 전 소녀와 여성의 뒷모습을 처음 그렸을 때 화단의 평가는 엇갈렸다. “그저 그런 초상화의 아류”란 평가부터 “고전주의 방식에서 출발해 극사실주의(하이퍼리얼리즘)에 신세대 감성을 반영했다”는 찬사가 엇갈렸다. 그간 작가는 여성의 뒷모습 가운데 머리 모양에 초점을 맞춰 왔다. 섬세한 여성성의 극대화를 통한 반전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 회화적 서술들은 한결같이 얌전히 머리를 빗었거나 머리카락 아래를 묶고 또 늘어뜨린 머리채를 묘사해 왔다. 어깨에 가방을 걸친 앳된 소녀들의 뒷모습의 배경에는 희뿌연 모습의 군중이 자리하기도 했다. 요즘은 아이와 엄마, 나아가 강아지까지 종종 화폭에 출몰한다. 어깨와 허리에 가방을 걸친 어머니와 딸이 걷는 뒷모습을 강아지 한 마리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식이다. 또 아이를 안고 있거나 유모차를 향해 몸을 기울이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통해 애틋한 모성애를 자극한다. 욕망, 좌절, 소통의 단절 등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제 그림은 일종의 풍속화라고 할 수 있어요. 현대인의 뒷모습을 통해 익명성을 드러냅니다. 요즘은 가족을 등장시켜 대화가 안 되는 소통의 문제를 꼬집고 있죠.” 작가는 2004년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수상을 계기로 나름의 예술 세계에 박차를 가해 왔다. “그림은 결국 단절과 소외로 마비된 사회에서 벗어나는 길은 새로운 창조력을 체험하려는 적극적 실험 의지에 달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반어법이 오히려 힘을 돋워 주는 환기장치의 기능을 하는 셈이죠.” 작가는 다음달 14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표갤러리에서 개인전 ‘토크앤패밀리’(Talk&Family)전을 이어간다. 이번 전시에선 사회의 대화 단절을 신랄하게 꼬집으며 가족 공동체조차 황량한 세상 속에 방치돼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 모두 시대의 희생자들이란 걸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기고] 실질적 통일준비를 위한 개선방안/홍원식 피스코리아 상임대표·법학 박사

    [기고] 실질적 통일준비를 위한 개선방안/홍원식 피스코리아 상임대표·법학 박사

    ‘통일대박론’의 공론화 속에 출범한 통일준비위원회의 성공적 기능을 위해 몇 가지 진언하고자 한다. 먼저 지금까지의 ‘시혜적 통일관’의 발전적 수정 없이 통일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사회나 세계적 전문가들이 볼 때, 특히 통일의 실질적 파트너인 북한 입장에서 흔쾌히 동의할 수 없는 시각이다. 북한과 단절된 남한은 대륙과 분리된 ‘섬나라’ 또는 ‘맹지’와 다르지 않다는 냉철한 통일관을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총체적 경제위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미래적 대안으로 제시된 ‘통일대박론’. 그 실현을 앞당기며 ‘통준위’가 예측한 ‘G2 대한민국’이 되는 길은 중국(TCR)·시베리아(TSR)·몽골(TMGR)·만주(TMR) 횡단철도를 ‘남북통합철도(TKR)’로 통합한 ‘5T철도혁명’ 시대를 열 때 그 가능성이 증폭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세계적 전문가들도 공인하는 세기적 철도혁명이 이뤄질 뿐 아니라 항구적 극일의 길도 함께 마련돼 민족적 공익은 극대화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북한을 돕기 위한다는 식의 시혜적 통일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남한이 ‘G2’로 도약할 수 있는 최상의 대안은 통일이라는 ‘생존을 위한 통일관’을 보편화해야 할 때다. 다음은 ‘통준위’가 전제로 하는 ‘1국가 통일방안’의 비현실성이다. 역대 정부가 표방한 국가연합 또는 북한의 느슨한 연방제 속에서 ‘2국가 2체제’가 초기 통일 모델로서 보다 현실적이다. 1국가 통일방안은 흡수통일과 사실상 동의시돼 북한을 자극할 뿐 실질적인 통일논의 자체를 막는 구조모순을 불러 올 수밖에 없다. 더불어 남북 간 통일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인 환경조성’의 선행을 간과하고 있다. 5·24조치의 조속한 해제와 후속 대처를 통해 통일논의 환경의 실질적 변화를 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끝으로 ‘통준위’가 소임을 다한 조직으로 남으려면 양극단의 이념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치·이념적 통일논의는 사실상 불가능함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남북경제 통합모델과 함께 남북이 하나였던 임시정부 헌법이념(삼균주의)과 같은 ‘제3의 통일헌법이념’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가야 한다. 제3의 통일헌법이념을 통해 제시될 수 있는 ‘중립국 한반도’ 모델은 이념논쟁으로 민족적 역량을 소모하는 시대를 끝내고 민족대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항구적 통일방안의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초대형 주거 복합단지에서 누리는 원스톱 라이프 ‘힐스테이트 서리풀’

    초대형 주거 복합단지에서 누리는 원스톱 라이프 ‘힐스테이트 서리풀’

    잇따른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서초구에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매김할 서초 ‘힐스테이트 서리풀’이 10월 31일 견본주택을 오픈 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서초 ‘힐스테이트 서리풀’은 풍부한 녹지와 역세권, 대규모 개발호재, 신평면까지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하반기 분양 물량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주거 복합단지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수요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청약 마무리를 했던 기존의 서초구 분양단지들보다 입지와 상품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평이다. -강남권 첫 대규모 주거복합타운 서초 ‘힐스테이트 서리풀’서초 ‘힐스테이트 서리풀’은 강남권의 처음 분양되는 주거와 업무, 쇼핑 등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주거 복합단지로 건설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더욱 크다. 지하 7층~지상 22층, 63빌딩 규모와 맞먹는 연면적 14만8761㎡ 규모로 강남권에서 처음 선보이는 대규모 복합단지이다. 아파트 및 업무•상업시설로 설계되고, 아파트는 10층과 22층, 2개 동, 전용면적 59㎡ 116가구로 구성된다. 2014년 강남권에 공급물량 중 유일하게 재건축 단지가 아니어서 전세대가 일반 분양된다. 또 롯데마트가 단지 내 입점할 계획에 있어 편의시설 이용이 더욱 수월해 질 전망이다. 도로 하나만 건너면 대법원, 대검찰청, 국립중앙도서관 등이 위치해 있다. 교육시설로는 서초고등학교가 사업지와 접해 있고, 인근에 서초중, 서울고, 서울교대 등도 인접해 있다. -풍부한 녹지 친환경단지와 초역세권으로 편리함까지 누려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대규모 녹지와 초역세권을 갖춘 숲세권의 입지를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희소성을 가졌다. 편리한 교통여건을 누리면서, 자연 속에서 힐링 라이프가 가능한 곳은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주거 환경이다. 서초 ‘힐스테이트 서리풀’은 여의도공원(약 22만9539㎡) 두 배 크기인 54만여㎡에 달하는 서리풀공원과 몽마르뜨 공원으로 둘러싸인 친환경 단지이다. 특히 단지 북쪽과 동쪽에 공원을 조성해 인근 서리풀공원과 연결할 계획이어서 개발 완료될 경우 명품 주거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이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다. 올림픽대로 진입이 쉽고 반포대교가 가까이에 위치해 강북은 물론 도심지역으로도 이동하기 용이하다. -정보사 이전, 장재터널 개통 등 대규모개발 기대감 커서초 ‘힐스테이트 서리풀’은 사업지 인근으로 대규모 개발호재들이 많아 발전가능성도 높다. 가장 먼저 서초구 서초동 1005-6에 위치한 정보사령부가 안양시로 2015년에 이전할 계획이다. 정보사 터는 약 16만6000㎡의 규모로 강남권에서도 입지가 뛰어난 곳으로 손꼽힌다. 또한 장재터널 공사도 정보사 이전에 맞춰 진행될 계획이다. 그 동안은 남부순환도로로 우회해 방배동이나 테헤란로, 서초로, 동작대로 등으로 이용이 가능했다. 장재터널이 개통될 경우 그동안 단절된 서초동 테헤란로와 방배동 사당로가 바로 연결되어 서초권역 교통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초 ‘힐스테이트 서리풀’ 사업지 일대는 강남 테헤란로와 동작대로 사거리를 잇는 관문 역할은 물론 신흥 테헤란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평면의 혁신, 전용 59㎡에 4bay서초 ‘힐스테이트 서리풀’은 혁신평면 설계가 돋보인다. 전 세대 남향 위주 배치로 채광이 우수하며 마스터존, 자녀존이 구분된 평면구조이다. 전용 59㎡ 4bay로 혁신설계 해 공간효율성을 높였다. 타워형인 59㎡A형은 남향 위주 배치로 일조권과 조망권이 우수하다. 판상형인 59㎡B형은 4bay 평면으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며 거실과 주방 일체형 다자인으로 공간확장감을 부여했다. 두개 타입 모두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침실 2,3을 통합형 또는 분리형, 수납강화형 등 ‘선택형 평면’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할 계획이다. 주방 하부 분배기 가림막 설치로 위생적인 틈새 수납을 설계하고, 생활패턴에 맞춰 선택 가능한 침실2,3에는 가구도 선택형(확장시)으로 가능케 했다. 또 다양한 수납이 가능한 드레스룸 붙박이장과 외출 전 바깥 날씨 확인 및 일괄 소등 등의 기능이 있는 MTM(매직트랜스 미러) 등이 설계된다. 친환경 마감재, 물 사용량을 절감하는 절수 폐달,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감소하는 음식물 처리기 등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설계도 돋보인다. (분양 문의 1800-7110)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新 국토기행] 고양시

    [新 국토기행] 고양시

    지난 8월 1일 경기 고양시는 시로 승격된 지 22년 만에 인구 100만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도시 중 10번째,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3번째로 100만 대도시가 됐다. 조선 태종 13년인 1413년 고봉현과 덕양현을 합해 ‘고양’이란 지명이 탄생했다. 이로부터 600여년 동안 고양의 지명은 변함없이 지속돼 왔다. 무려 600년이 넘도록 그 지명이 유지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서해에서 한강을 거쳐 내륙 곳곳으로 들어가고, 너른 들판에 농사짓기 좋고, 조망할 산들이 곳곳에 펼쳐져 고양 땅은 예로부터 수변 도시이자 관문 도시였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진 한강은 교하에서 임진강과 만난 뒤 황해도를 적셔 온 예성강과 합쳐져 강화 교동에서 서해로 흘러간다. 이러한 한강이 고양 땅에서 육상 도로와 연계됐다. 고양이란 지명은 지난해 600년을 맞았지만 이 이름도 부여되지 않았던 구석기 시대부터 고양 땅에선 농사짓는 사람들이 살았다. 일산신도시 개발 당시인 1991년 마두동과 주엽동 일대에 나온 구석기 유물과 대화동에서 출토된 5000여년 전 가와지 볍씨가 증거다. 가와지 볍씨는 5000년 전 우리 조상들이 한반도 중심부인 고양 지역에서 처음 벼농사를 시작했음을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다.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는 “고양시에서 발견된 가와지 볍씨는 한반도 문명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단서로 문명사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의 위성도시들은 1970년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공업화돼 갔다. 하지만 고양은 휴전선 인근 지대라는 특수성으로 대부분의 땅이 군사시설보호구역과 그린벨트로 지정돼 농업지대로 남게 됐다. 산업 기반이 조성되지 않은 고양의 지역 특성은 오히려 일산신도시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1990년대 초 한강 접경 지역인 JDS(장항·대화· 송포·송산동)지구를 제외한 일산 일대가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고양시는 동양 최대의 호수공원, 킨텍스, 한류월드, 방송영상산업단지 등을 갖춘 대한민국 대표 도시로 급성장했다. 지난 5월 나온 ‘2014년도 한국지방브랜드 경쟁력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고양시가 거주 분야 1위, 교육 분야 1위, 교통 분야 3위를 차지하며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에 선정됐다. 이제 고양시는 일산신도시 20년으로 대변되는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닌 600년 역사와 5000년의 문화를 품은 100만 명품 자급자족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012년 고양시는 각종 언론과 연구기관이 평가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161개 지자체 중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자리 정책 우수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양시는 노인, 장애인, 경력 단절 여성 등 일자리 취약계층을 위해 이들을 의무적으로 채용하게 하고, 공공근로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또한 ▲동주민센터 내 일자리 상담사 배치 ▲주부층 중심의 여성 재취업 프로그램 강화 ▲비정규직센터 운영 활성화 ▲사회적 기업 및 마을기업 지원 ▲고양시 발주 대형 사업에 고양시민 할당제 도입 등의 정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특히 1만 5000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는 친환경 자동차 클러스터 사업은 고양시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다. 덕양구 강매동 일대 40만㎡ 부지에 2957억원을 투입해 내년에 착공해 2017년 완공할 예정인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복합단지인 자동차 클러스터는 지금의 폐차장 개념의 시설이 아니다. 자원순환센터, 전시장, 자동차 정비·교육·튜닝단지 테마파크 등 자동차산업의 모든 것이 집약된 종합 문화 공간이다. 자동차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주변 상권 활성화 등 연간 1조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하고 지역 주민을 우선 고용해 1만 5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덕양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관광객이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며 행신역과 강매역을 중심으로 한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 정부가 마이스(MICE·회의, 인센티브 관광, 국제회의, 전시회)산업을 17대 신성장동력산업의 하나로 지정한 뒤 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고양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창조성장개발국을 신설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다른 산업보다 파급 효과가 큰 마이스산업과 신한류관광산업에 일찌감치 주목한 것이다. 고양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전시·컨벤션시설인 킨텍스가 있어 마이스산업 중 대규모 전시회 부문에서 다른 지자체들이 넘볼 수 없는 절대 우위를 확보했다. 킨텍스는 2005년 제1전시장, 2011년 제2전시장 준공으로 10만 8000㎡ 규모의 전시 면적을 갖춰 세계 50위권, 아시아 5위권 전시장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전시장 2위인 코엑스보다 3배나 넓다. 연중 크고 작은 행사가 킨텍스에서 열리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 한국기계산업대전, 경향하우징페어, 서울모터쇼 등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대형 전시회는 킨텍스에서만 개최할 수 있다. 해외에서 2만 9000여명 등 총 5만 6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6년 로타리 국제대회는 킨텍스에서만 열 수 있다. 이들이 쓸 소비지출 효과는 800여억원, 생산 유발 효과는 18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선진 마이스도시들은 숙박, 관광, 쇼핑 등 주변 인프라 시설의 집적화가 추진되는 추세다. 고양시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킨텍스를 중심으로 10분 거리 내에서 숙박, 쇼핑, 놀이, 한류 관광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경기 북부 지역의 첫 특급 숙박시설인 ▲엠블호텔 ▲스포츠 테마파크와 쇼핑몰이 결합한 놀이시설인 고양원마운트 ▲현대백화점과 쇼핑몰로 구성된 대형 복합쇼핑몰 레이킨스몰 ▲수조 용량 4300t으로 63빌딩 수족관의 5배 크기인 아쿠아리움 등이 킨텍스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또한 세계적인 수준의 인공 생태공원으로 전국 산책 코스 1위로 선정된 일산호수공원, 젊음의 거리인 라페스타와 웨스턴돔 등의 주요 상권도 이웃해 있어 마이스 행사로 고양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양시에서 개최하는 모든 축제의 초점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있다. 고양시가 전국 161개 시·군·구 중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1위 도시의 영예를 안은 것도 바로 이 관광산업과 문화예술 육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1997년 시작돼 대한민국 5대 축제로 자리 잡은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올해 국내외 관람객 43만명이 다녀간 가운데 역대 최고 화훼 수출 계약액 3440만 달러를 달성했다. 올해 꽃박람회로 인한 생산 유발 효과는 1079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24억원, 세수 유발 효과는 43억원으로 조사됐다. 총경제적 효과는 1546억원 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 대표 거리예술축제로 자리 잡은 고양호수예술축제와 신한류 글로벌 전통문화축제인 고양행주문화제는 해마다 수천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와 3000여개의 문화예술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고양시 최대 현안으로는 서울로 출퇴근하기 불편한 교통 문제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킨텍스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역까지 22분 만에 오갈 수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GTX 개통으로 환승역이 설치될 대곡역세권도 개발에 청신호가 켜져 일산과 덕양의 가교 역할은 물론 인천·김포공항, 경의선, KTX와 연계된 동북아 물류의 거점 도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신분당선 고양 연장을 추진해 교통망을 재정비하고 고양~강남~분당에 이르는 수도권 남북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장기적 관점에서 시가 통일 한국의 실질적인 거점 도시가 될 수 있도록 ‘2020 고양평화통일특별시’를 구상하고 있다. 고양평화통일특별시 구상은 JDS지구 개발을 기반으로 한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자유로, 통일로, 경의선 등 남북 교류의 교통 인프라가 관통하는 JDS지구는 한강과 일산신도시 사이 장항동, 대화동, 송포동 일대 28.166㎢(약 852만평)에 걸쳐 있다. 일산신도시보다 1.8배 더 넓다. 2008년부터 시가화 예정 용지로 반영돼 경기 서북부 대단위 신도시 개발을 목적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경기 침체 및 수도권 과개발 등을 이유로 정부와 경기도는 개발을 장기 보류하고 있다. JDS지구는 개발 사업비만 약 40조원이 투입돼 사업 실현 시 생산 유발 효과 20조원, 고용 유발 효과 10만 5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 7조 9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양시의 힘만으로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단계별 추진 계획을 마련하는 등 JDS지구 장기 발전 기본 구상안을 정부와 청와대, 경기도에 제시해 중앙정부 차원의 JDS지구 조성 사업 추진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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