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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이슈] 새달이면 ‘반쪽 역’ 신세… 생사기로 놓인 광주역

    [이슈&이슈] 새달이면 ‘반쪽 역’ 신세… 생사기로 놓인 광주역

    “광주역에 KTX가 진입하고 역을 존치해야 한다.” VS “송정역으로 통합하거나 다른 개발 방안을 찾아야 한다.” 다음달 2일 호남고속철(KTX) 개통을 앞두고 기존 광주역에 대한 존폐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신설된 KTX의 종착역을 광주 송정역으로 결정한 탓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1도시 1거점역’ 원칙을 들어 KTX의 현 광주역 연장 진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2000년 경전선 도심 통과 구간(광주역~효천역·10.8㎞)이 폐선된 이후 도심 종착역으로 전락한 광주역 폐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광주역과 이웃한 북구와 동구 등 구도심 일부 주민과 정치권은 “KTX가 광주역에 진입하지 않으면 주민 불편과 도심 상권 쇠락이 예상된다”며 국토부의 ‘광주역 진입 불가’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특히 신설된 호남선 KTX와는 별도로 서울~서대전~익산을 오가는 일부 KTX를 광주역까지 연장 운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호남선 KTX가 새 전용선로(충북 오송~익산~광주 송정)를 통해 운행을 시작할 경우 광주역은 화물열차와 새마을호, 무궁화호 열차만 오가는 ‘반쪽 역’으로 전락할 형편에 놓였다. 현재 서울 용산~광주역을 오가는 하루 왕복 20편의 KTX 이용객은 3600여명이다. KTX가 송정역에서 끊길 경우 광주역 이용객은 새마을호(6편) 450여명, 무궁화호(16편) 800여명 등 1200여명에 그치면서 광주역 주변의 상가 등은 공동화로 치달을 전망이다. 광주역 폐쇄와 재개발 여부가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광주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광주역 존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가 광주역 부지 19만여㎡에 대한 매입 비용을 마련해 주도적으로 재개발에 나서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는 최근 광주역 활성화 방안 등을 담은 ‘2025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계획’ 용역을 발주했다. 시는 연말에 결과가 나오는 이번 용역을 통해 광주역 폐쇄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코레일, 국토부 등과 물밑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는 광주역이 폐쇄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재개발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광주역은 실제로 2000년 경전선 우회노선이 생긴 이후 종착역으로 변하면서 이용객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후 광주역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졌고, 최근 KTX마저 끊기게 되면서 ‘폐쇄’에 대한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광주역은 구도심의 남북 간 도시공간을 단절하고, 차량 흐름을 가로막아 도심 교통 정체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 때문에 광주역을 폐쇄하고, 그 자리에 공원 또는 복합시설물을 배치해 구도심의 새로운 활력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광주역을 폐쇄하고 단절된 남북 도시공간 연결을 통한 상습 정체 해소, 경전선 폐선부지와 연결하는 푸른길 조성, 역 부지에 복합시설물을 배치해 동구의 아시아문화전당권과 연계하는 방안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남선 북송정 신호선~광주역에 이르는 12㎞ 구간을 폐선하고 광주역 부지를 활용해 도심 공동화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송인성 전남대 명예교수(지역개발학)는 “이 구간의 철길 때문에 광주 도심의 남북이 막혀 있는데, 광주역을 폐쇄하면 광주역 터는 금남로와 함께 원도심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발전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계획 전문가인 문동주 전 서울대 교수도 “광주역과 도심통과 구간 폐선 부지를 활용하면 도시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광주역 폐쇄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신안동·중흥동 등 광주역과 인접한 주민들은 폐쇄를 반대하고, 생활권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지역의 주민들은 이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역세권과 인접한 상가 주민 등은 “광주역을 폐쇄할 경우 상권 쇠락으로 생계가 어려워진다”며 “KTX 광주역 진입불가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기정(광주 북갑) 의원 등 호남권 일부 국회의원과 대전권 의원들이 최근 광주역~서대전역을 연결하는 KTX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 의원은 “국토부가 확정한 서대전~익산역을 운행키로 한 KTX 18편 가운데 7~8편을 광주역으로 진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 북구의회와 주민들 사이에서는 광주역 폐쇄 이후 활용방안 마련 등을 위한 현실적 대안 찾기에 나섰다. 북구의회는 최근 ‘광주역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특위’를 구성하고 공청회 등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고영봉 북구의원은 “수년간 광주역 폐쇄 논란이 이어져 왔으나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며 “기왕에 KTX 광주역 진입이 무산된 만큼 지금부터는 광주역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역으로 인해 북구와 서구, 동구가 단절되고 교통혼잡 등 사회적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도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광주역을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최모(53·북구 오치동)씨는 “광주역을 없애고 전남대 후문~옛 현대백화점 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뚫는다면 광주역 북쪽 방향 일대의 상습 정체도 해소되고, 동·서구와의 접근성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남언 광주시 교통건설국장은 “광주역 존폐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역은 1922년 7월 1일 동구 대인동 소재 보통역으로 첫 영업을 시작했으며, 1968년 7월 현 북구 중흥동으로 이전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커버스토리-마을로 뛰어든 청년들] 청춘이 뭉쳤다 골목이 변했다 마을이 웃는다

    [커버스토리-마을로 뛰어든 청년들] 청춘이 뭉쳤다 골목이 변했다 마을이 웃는다

    산업화 이후 사실상 해체된 ‘마을’이란 관계망 안으로 뛰어드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창작공간을 찾아 나서거나 공동체 복원을 꿈꾸는 이들은 물론 경쟁사회에서 만족할 만한 삶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혼자’라는 느낌을 위로받기 위해 나선 이들도 있다. 혹자는 이들을 ‘낙오자’ 또는 ‘돈키호테’로 부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돈은 많이 못 벌더라도 내가 뿌리내리는 공간에서 이웃들과 함께 재미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청년들의 용기는 이미 조용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빌라와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 담벼락을 수놓은 꽃 모양의 벽화가 눈에 들어왔다. 분명 어른들 솜씨다. 맞은편 담벼락에도 벽화가 그려져 있다. 아이들이 그린 흔적이 역력했다. 20~30대 디자인 작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문화예술 창작 모임인 ‘일상예술창작센터’(이하 센터)의 어린이 벽화반에 참여한 아이들의 솜씨다. 최현정(33·여) 사무국장은 “(센터가 운영하는) 공방에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와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5월 출범한 센터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가치를 표방한다. 센터는 ‘새끼’라는 이름(새끼줄을 꼬듯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작업한다는 뜻)의 공방에서 주민들을 위해 바느질, 그림, 목공예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강사로 마을 주민이 나서기도 한다. 신문자(33·여) 교육팀장은 “80대 중반에도 세련되고 젊은 감각의 패션을 뽐내는 할머니를 바느질반 선생님으로 초빙해 강의를 부탁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가 마을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한 계기는 무엇일까. 최씨는 “창작작업을 주민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문화활동에 대한 주민 욕구와 맞아떨어졌다”며 “마을시장을 열면 이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직접 쓰던 물건이나 만든 물건, 재배한 작물 등을 사고판다”고 덧붙였다. 동대문구 이문동의 ‘도꼬마리’는 1년여 전 청년 8명이 모여 만든 생활공동체의 이름이다. 도꼬마리의 창립 멤버이자 상근활동가 이선화씨는 “이문동에 사는 대학생, 대학원생, 회사원뿐만 아니라 40~50대 주민들도 회원으로 있다”며 “처음에 우리 활동을 보고 ‘새롭다’, ‘신선하다’는 호기심에 회원이 된 마을 주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도꼬마리가 운영하는 카페는 때로 요리 공간, 공연장, 공부방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10월에는 ‘반찬모임’을 만들었다. 자녀들을 학교나 유치원에 보낸 어머니들이 매주 화요일 낮 시간에 모여 코다리조림, 겉절이, 파래무침 등의 맛깔난 반찬을 만든다. 이 밖에도 영화·다큐멘터리 상영회, 마을 토크콘서트, 수제비누 만들기 강좌, 세미나 등을 열어 주민들을 맞는다. 또 과거 ‘아나바다 운동’을 연상시키는 ‘되살림 물품’도 판매하고 있다. 주민들이 기증한 옷, 모자, 신발, 소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되파는 사업이다. 이씨는 “마을이 안고 있는 문제를 발굴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일도 도꼬마리가 마을과 공존하고 마을에 공헌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소비자 권리를 알리는 강연을 연 뒤로, 강연에 참석했던 주민 중 일부가 소비자 권리 알기 모임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꼬마리는 반찬모임을 청년과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반찬가게’로 진화시키고, 그 판매수익으로 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만들 계획이다. 성북구 정릉동에는 협동조합 ‘성북신나’가 있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성북신나는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공존하는 마을을 목표로 문화·교육 관련 활동을 기획한다. 조합원 구성도 다양하다. 20~30대 청년들이 다수지만 문화예술 활동을 하거나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40~50대도 조합원 30여명 안에 포함돼 있다. 성북신나의 상근활동가인 오창민(26)씨는 “정릉동이 가진 고유한 지역 자원을 활용해 재개발·재건축 등을 하지 않고도 마을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가꿀 수 있는 활동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정릉동에 있는 사람, 공간, 이야기를 발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북신나는 사양길을 걷고 있는 전통시장을 살려 보자는 취지에서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정릉동 재래시장인 정릉시장 상인들과 함께 정릉천에서 ‘개울장’이라는 이름의 마을장터를 열었다. 단순히 먹거리만 팔지 않고 인디밴드를 초청해 공연도 했고, 아이들이 이면지를 활용해 공책을 만들거나 요구르트병으로 악기를 만들어 보는 체험 행사도 열었다. 오씨는 “자동차를 타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마을장터에 얼마든지 보고 즐길 거리가 많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성북신나는 주민들을 상대로 꽃꽂이 방법을 알려주는 특별 강좌를 진행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중·고교생을 위한 ‘동네 탐험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학생들이 성북구 동선동 탐방코스를 만들어 그동안 몰랐던 공간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정릉동은 북한산 국립공원하고도 가깝고, 한옥 가구도 많은 데다, 굿당이 밀집해 있어 ‘샤머니즘 박물관’과 같은 이색 장소도 있어요. 평소 학교, 학원, 집만 오가는 10대들에게 ‘정릉도 재미있는 게 많다’는 생각을 심어 주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성북신나는 청년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또 다른 목표도 있다. 오씨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청년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상근활동가가 외부에서 봤을 때는 직업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마을에서 (성북신나가) 하고 있는 여러 사업을 통해 활동가란 직업도 청년들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속적인 활동이 곧 지역 생태계에 기여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용산구 한남동 이슬람 사원으로 통하는 우사단길에서는 ‘청년장사꾼’을 비롯한 20~30대 청년 창업가들이 ‘우사단단’을 조직해 마을과 공존을 꾀하고 있다. 우사단길은 2003년 뉴타운 재개발 지역으로 묶인 뒤로 10년 넘게 재개발이 지체돼 침체에 빠져 있다. 미묘한 변화가 시작된 것은 2~3년 전 청년들이 게스트하우스, 카페, 작업실 등을 차리면서부터다. 우사단길 청년들은 마을을 살리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태원 계단장’이라는 이름으로 벼룩시장을 열고 우사단길을 배경으로 마을 지도와 신문도 만들었다. 14일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소품, 잡화, 의류 등을 판매하는 총 40여개의 상점이 참여하는 야시장 ‘열정도(원효로 인쇄소 골목 동네를 살려 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시작한 프로젝트 이름) 공장’ 행사를 앞두고 있다. 청년장사꾼의 오단(26) 활동가는 “마을에 먼저 자리를 잡은 주민들과 어떻게 공존할지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필요하다”며 “무언가를 할 때 첫 번째 기준은 ‘마을 사람들과 우리(활동가)가 즐거울 것’인지에 달려 있다. 다 같이 재미있게 놀자고 시작한 일이 누군가에게 희생을 요구하거나 힘든 노동이 되어 버린다면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열정페이에 눈물짓는 취준생 위한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사업’ 교육 열려

    열정페이에 눈물짓는 취준생 위한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사업’ 교육 열려

    새롭게 생겨나는 양질의 일자리는 적고,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만 증가하다 보니 취직을 할 수 있다면 ‘열정페이’도 감수하겠다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순수하고 아름다워야 할 청년들의 열정이 노동이 되는 사회가 바로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더욱이 체감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어서는 등 취업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열정페이와 같은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는 고용노동부와 마포구의 지원으로 열정페이로 고통 받는 청년실업자 및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맞춤형 일자리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실무전문가 양성과정과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이 각각 운영되며, 교육은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교육생에게는 과정 진행 중이나 수료 후, 직업상담사의 전문적인 취업상담과 알선 등의 취업지원도 함께 제공된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사회적경제 실무전문가 양성과정에서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공익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관에서 필요한 회계사무, 행정실무에 대한 자세한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을 받는 동안 전산회계 자격증 취득이 가능할 뿐 아니라, 추후 사회적 경제 분야 취업 및 창업의 기회도 열려 있다. 유망 미래 사업으로 손꼽히는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 역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자출판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교육이 진행된다. 전자책 1인 출판, 전자책 콘텐츠 기획 개발 및 전자책 디자인 편집 분야에서의 확고한 취업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지원이 가능하다.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 관계자는 “취업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있는 가운데 취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교육, 취업알선을 연계한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1기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며 “최고 수준의 전문 교육 무료 제공과 취업 알선의 기회가 제공되는 이번 사업에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모든 과정은 주5일, 일일4시간(2시~6시) 진행되며, 교육생은 서류전형 및 면접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수강자격은 청년실업자, 경력단절여성, 대학졸업예정자, 영세자영업자(연매출액 1억5천만원 이하) 등으로 오는 25일까지 중부여성발전센터 홈페이지(http://jungby.seoulwomen.or.kr) 수강신청 후 신청서를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서울의 대표적 상습 정체구간인 서부간선도로 성산대교 남단에서 서해안고속도로 금천IC까지 총 10.33㎞ 구간이 지하화된다. 서울시는 서부간선도로 지하화가 일대의 교통 체증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서울고속도로㈜를 서부간선지하도로 민간투자사업 시행자로 결정하고 11일 시청에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남권의 주요 도로축인 서부간선도로는 서울시내와 외곽을 잇는 기능을 맡고 있다. 공사는 오는 8월 시작되고 개통은 2020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총사업비는 5200억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3년 금천과 구로를 방문해 서부간선도로의 지하화를 발표한 바 있다. 시는 서부간선지하도로가 완공되면 하루 5만대의 차량이 지하로 분산돼 지상도로의 차량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간선도로 지하화가 완성되면 자동차전용도로인 지상 서부간선도로는 일반도로화하고 안양천과 연결시켜 친환경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입체교차로인 상당수 교차로가 평면화되고 횡단보도가 놓이는 등 주변 지역 생활권 단절 문제가 해소된다. 시 관계자는 “교통량의 분산과 함께 자동차에서 나오는 먼지와 매연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금천과 구로, 영등포 등의 환경도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서울고속도로는 주간사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GS건설, 포스코건설, 두산건설 등 총 8개사가 출자해 지난해 4월 설립됐다. 박 시장은 “서부간선지하도로가 개통되면 상습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부간선도로의 교통 체증이 해소되고 서남권 일대의 생활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글로벌 경제] 日 하루 2~4시간 근무제 는다

    # 1 일본의 의류업체 ‘유니클로’에서 일하는 A씨는 1주일에 5일, 하루에 4시간씩 근무한다. 언뜻 보면 파트타임 같지만 A씨는 정직원이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 리테일링’이 지난해 6월부터 일부 지역에 도입한 주 20시간 단기간 근무제에 따라 어엿한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 2 일본의 대형 유통업체 이온의 자회사 이온 리테일은 기존 4시간 이상이던 파트타임의 일일 근무 시간을 바꿔 2~4시간의 ‘초단기 근무’를 인정하는 제도를 최근 도입했다. 육아 등으로 인해 장시간 근무가 어려운 주부를 대상으로 한다. 저녁 시간의 계산대나 오전의 상품 진열 등 바쁜 시간대에 추가 인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 초단기 근무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직원의 사정에 따라 근무 시간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소매업, 운송업 등 고질적으로 일손이 부족한 업계에서 전업 주부 등 잠재 노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재빠르게 나서고 있다. 결혼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됐지만 일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의 욕구를 가장 빨리 파악한 것은 일본의 운송업계다. 택배업체인 사가와는 지난해 봄부터 주부들을 배달 직원으로 쓰고 있다. 약 3000명이 자신이 일할 수 있는 시간에 자전거나 짐수레를 이용해 배달을 한다. 다른 택배업체인 야마토운수 역시 여성 직원 1만 2000명 중 약 9000명이 파트타임으로 배달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주 34시간 이하의 단시간 노동자는 1669만명으로, 전년보다 84만명 늘었다. 전체 노동자 중에서 단시간 노동자의 비율도 전년보다 1.4% 포인트 늘어난 30.6%로, 처음으로 30%대를 넘었다. 증가한 84만명 중 절반이 넘는 50만명이 여성이다. 주로 의료·요양 부문(14만명)이나 소매업(7만명), 운송업(4만명) 등 일손이 부족한 업종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여성들이 단기간 근무를 적극적으로 희망하면서 일본에서 전업주부는 점차 줄고 있는 추세다. 후생노동성과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주부 가구는 730만 가구인 데 비해, 맞벌이 가구는 전년보다 26만 가구 늘어난 1090만 가구로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문제는 노동시간이 주 30시간에 못 미치는 ‘초단기 근무’의 경우 후생연금이나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16년 10월부터 직원 500명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주 20시간 근무에 연봉이 106만엔(약 980만원) 이상인 노동자에게도 연금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유엔여성지위委서 처음 위안부 피해자 문제 제기

    유엔여성지위委서 처음 위안부 피해자 문제 제기

     대한민국 대표단을 이끌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제59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에 참석 중인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개막식에 이어 각국 장관이 참석하는 고위급 전체회의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우리 정부가 이룩한 일·가정 양립 및 양성평등 정책 성과와 함께 전시성폭력 등 여성폭력근절 문제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김 장관은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간다 왓차라파이 제59차 CSW 의장, 훔질레 믈람보 웅쿠카 유엔 여성(UN Women) 총재 등 유엔인사 및 각국 대표단, 국제기구대표 등이 참석한 고위급 회의에서 그동안 우리정부가 추진해온 북경행동강령 이행성과를 소개하는 한편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번 위안부 문제 언급은 우리 정부가 유엔여성지위위원회에서 처음 한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는 한국 정부가 1995년 북경행동강령 이후 적극적인 성인지 국가정책 추진으로 여성발전 기본법을 제정한 지 19년 만에 오는 7월부터 양성평등 기본법으로 확장시킴으로써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을 확대발전시켜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여성인력 적극 활용을 위해 우리 정부가 생애주기를 고려해 국가핵심과제로 추진하는 ‘4R’ 정책을 소개하며, 사회진출(Recruit), 경력유지(Retention),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Restart), 여성대표성(Representation)의 네 고리를 단단하게 연결시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2013년 6월 60년 만에 형법상 친고죄 적용을 폐지하는 등 성폭력 범죄를 개인적 차원이 아닌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여성 폭력근절에 대한 많은 발전과 성과가 있었으나 아직 장애요인들이 있다”면서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동원된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 여성·아동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을 정확히 규명해 다시는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후세대를 교육시켜 평화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기조연설 전에 ‘전시 성폭력문제 전문가’인 게이 맥두걸 전 유엔인권특별보고관을 만나 위안부 문제 미해결 원인과 전시성폭력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맥두걸은 1998년 ‘UN 전시 성폭력 최종보고서를 작성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법적 쟁점 분석 및 해결방안 제시로 국제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영향력 있는 인사다.  이날 전체회의는 1995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4차 세계여성회의에서 채택한 ‘북경행동강령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양성평등 및 여성역량 강화에 필요한 과제를 점검하고 향후 국제사회 개발과제를 통합적인 성인지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치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채택한 실행과제가 양성평등 및 여성역량 증진, 여성인권 옹호에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진척 상황이 전체적으로 더디고 부족한 점을 반성하면서,?각 국의 정책추진에서 여성의 리더십, 여성·여아 인권보호, 양성평등을 보장하고 이를 법령과 정책으로 강력 추진하기로 다짐했다.  김 장관은 10일 ‘여성의 경제활성화’를 주제로 열리는 고위급 원탁회의에 참석, 우리정부의 여성일자리 창출 지원, 직장 내 여성의 권리, 성인지 투자 지원정책 등 정부의 여성 고용 제고대책을 소개한다. 여성인력 활용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임금격차 해소 등을 거시경제 정책에 적극 포함시켜 추진해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스마트폰 중독이 술·담배보다 심각해” (英 연구)

    “스마트폰 중독이 술·담배보다 심각해” (英 연구)

    스마트폰 중독이 술·담배보다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더비대 연구팀이 스마트폰 사용자 256명(평균 나이 29.2세)을 대상으로 하루 사용량과 성향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13%가 스마트폰 중독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하루 평균 3.6시간을 스마트폰 사용하는 데 썼고, 대부분 응답자는 스마트폰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 인간 관계에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응답자들이 사용하는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이하 앱) 가운데 가장 많았던 것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앱(87%), 그 다음이 인스턴트 메시지 앱(52%), 새로운 앱(51%) 순이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자히르 후세인 박사는 “스마트폰은 중독을 일으키는 존재로 담배나 알코올보다 문제가 있다”며 “사용자를 자기애(나르시시즘)에 빠뜨리거나 건강적 피해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세인 박사는 “새로운 기술에는 잠재적으로 중독을 일으키는 요소가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만일 당신이 게임 등을 내려받아 하고 있다면, 이를 몇 시간 이내로 줄이고 그때까지 내버려 다른 부분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독은 자기애와 긴장이라는 두 종류와 관계가 있다고 하는 데 스마트폰은 사용자에게 자기애적인 성향을 일으킨다. 이 밖에도 응답자의 35%는 운전중 등 사용이 금지된 상황이나 장소에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몇 명은 규칙을 규정한 사람보다 자신이 그런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며 자신을 정당화하는 태도를 보였다. 후세인 박사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로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사람은 ‘자기애’라는 부정적인 성격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응답자 47%는 사회 관계가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답했지만, 25%는 실제 삶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인정했다. 스마트폰에 시간을 너무 할애해 가족과 친구들과의 대화 감소, 교류 단절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 응답자의 60%는 스마트폰이 가족 내의 의사소통을 비롯한 친한 사람과의 상호 작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후세인 박사는 “난 결코 안티 스마트폰 주의자가 아니다. 사용 시간을 가급적 제한하도록 할 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만약 스마트폰의 마이너스 효과가 제대로 퍼져 있었다면,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는데 스마트 폰을 사용하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친분 관계를 파괴할 수 있는 자기애적 행동을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쉽게 일으킬 때문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가상 행동, 심리학, 학습(International Journal of Cyber Behaviour, Psychology and Learning)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내여행 | 합천이어야 했던 이유

    국내여행 | 합천이어야 했던 이유

    이야기는 50여 년 전 한국에 머물렀던 어느 프랑스인에서 시작된다. 합천 해인사를 사랑해 죽어서도 그곳에 묻힌 사람. 무엇이 그를 넋으로 돌아오게 했을까? 그 질문에 밀려 합천으로 갔다. 홍류동에 뿌려지다 합천군은 잘 알고 있었다. ‘합천’ 하면 떠오르는 ‘해인사’의 공식이 이 도시의 이미지를 경직시키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시작한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이나 해인아트프로젝트의 소식이 들려왔을 때 귀가 솔깃했으나 결국 2013년 이 행사를 찾았다는 200만명의 대열에 속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로제 샹바르’의 사연과 프랑스인들과 동행하는 합천 여행은 만사를 제쳐 놓게 할 만큼 호기심을 자극했다. 일단 ‘문제적 그’를 먼저 소개한다. 로제 샹바르Roger Chambard는 1959년 한국에 부임해 10년간 근무한 초대 주한프랑스 대사였다. 그 기간 중에 한국을 널리 여행했던 그는 특히 해인사를 좋아해 ‘죽으면 화장을 해서 해인사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했고, 실제로 1982년에 78세의 나이로 타계하자 유골은 한국으로 옮겨져 합천 해인사 자락에 뿌려졌다. 그의 손자 올리비에 샹바르Olivier Chambard는 프랑스 외교부 아프리카-인도양 담당 부국장이 되어 2011년 9월에 공무차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종종 언론에 소개되곤 했지만 그냥 잊힐 수도 있는 이야기에 마음이 복잡해진 이유는 아마도 ‘죽을 자리’ 때문이리라. 세상을 많이 떠돈 만큼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것은 회귀본능이다. 마지막 자리는 내 나라, 사랑하는 사람의 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결석처럼 단단해진다. 그런 본능을 넘어서 타국, 타향을 선택할 만큼 로제 샹바르의 해인사 사랑이 대단했던 것인지 영혼의 외로움이 컸던 것인지,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들은 단편적이기만 하다. 어느 프랑스인의 피안彼岸 5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전후 가난했던 한국의 모습은 흑백사진으로 남아있고, 그 사진 속 로제 샹바르도 흑백이다. 시간은 그냥 흐르기만 한 것이 아니어서 그 사이 홍류동紅流洞 계곡 옆으로 포장도로가 깔렸다. 2011년부터 ‘소리길’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해인사 산책로 6.3km는 3분의 2 이상이 이 도로와 나란히 달린다. 해인사 시외버스 터미널을 오가는, 통행량이 적지 않은 도로이고 커브를 도는 엔진소리는 홍류동 계곡의 물소리도 잠식한다. 그 옛날 고운孤雲 최치원 선생의 귀를 먹게 했다 할 정도로 옥계수가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가 우렁찼다는 이야기가 무색하지만 다행히도(?) 소리길의 ‘소리’는 ‘Sound’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의 소리蘇利는 불교에서 ‘이상향’ 혹은 ‘피안’을 뜻한다. 작은 힌트를 주워 본다. 로제 샹바르가 해인사를 드나들던 그 시절에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홍류동 계곡은 어쩌면 그에게 이상향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 우거진 송림 사이로 들려오는 새소리 그리고 듬직한 바위 사이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청수, 그 물살의 기개를 보여 주는 폭포와 웅덩이들. 그 안에 숨은 19개의 명소. 신라 최고의 천재로 칭송받았지만 말년에 해인사에 머물다 홍류동 계곡에서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혹은 방랑 끝에 죽었다는) 최치원에게 이곳이 피안이었듯, 노년의 프랑스인에게도 해인사와 홍류동 계곡은 그런 곳이 아니었을까. 소나무, 노각나무, 떡갈나무, 떼죽나무, 줄참나무, 굴참나무 가득하고 물소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지는 소리길을 두 시간 넘게 걷는 동안 두 노인의 마음을 소리 없이 헤아려 보았다. 최치원이 명명했다는 가야산 19경 중 16경이 그 헤아림에 길라잡이가 되어 주었다. 마음에 담은 해인사의 보물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시작된 소리길은 해인사에서 끝이 난다. 경내로 들어서자 한눈팔지 않고 장경판전으로 직행했다. 해인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장경판전은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소로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팔만대장경8만1,258장은 12년 후에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순서가 바뀐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15세기에 만들어진 이 건물은 통풍, 방습, 온도 유지 등을 고려한 과학적 설계에 있어서 현재의 건축기술이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 당시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새로운 건물을 신축했지만 일부 장경에 곰팡이가 피는 등 문제가 발생해 다시 옮겨 왔을 정도다. 통풍을 위해 앞뒤 창문의 크기를 다르게 하고 바닥에 숯과 소금 등을 깔아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지혜는 함부로 베껴지지 않는 모양이다. 들어갈 수도, 사진촬영도 불가능하기에 아쉬운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는데 먼 북소리가 들려왔다. 이제야 해인사가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 앞마당엔 법고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경내의 모든 사람들은 부동자세로 젊은 스님들의 손만 바라보고 있었다. 전국 사찰 중 가장 힘차고 아름다운 법고 소리로 유명한 해인사이니 가능한 풍경이다. 무려 23개의 산내 암자를 지닌 해인사이기에 타종 소리, 법고 소리는 그 어느 곳보다 멀리 도달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경외로 나가자 아까 스치듯 지나온 전나무와 작품들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소리길에서부터 드문드문 만났던 조각품과 설치 작품들은 2013년 진행됐던 해인사아트프로젝트의 흔적이다. 30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마음’이라는 주제를 담아 평면, 입체, 미디어, 설치작품을 완성했다. 5,200여 만 자에 이르는 팔만대장경의 글자들을 단 한 자로 요약하면 ‘마음 心’이기 때문이다. 방치되어 파손된 작품 앞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정성을 다한 작품 앞에서는 경탄심이, 위트가 넘치는 작품 앞에서는 ‘아하’ 하는 마음이 둥둥둥 울리고 있었다. 팔만대장경에 한 톨씩을 새겨 넣었던 선조들의 바람은 호국이었든, 무병장수였든, 소원성취였든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신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불운한 말년을 보냈던 최치원의 마음과 타향에서의 안식을 원했던 로제 샹바르의 마음도 홍류동 계곡에서 하나로 합수하여 합천으로 흘러들고 있듯이 말이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합천군 www.hc.go.kr ●Bon voyage 해인사 소리길의 도반들 해인사와 소리길 여행에는 유쾌한 도반들이 있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3명의 프랑스인들은 프랑스인의 시선과 감성에서 로제 샹바르와 해인사의 인연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리고 합천 여행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묻기 위해 합천군에서 초대한 손님들이었다.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벵자맹 박사가 두 사람을 위해 통역을 맡아 주었다. 그들의 ‘까칠하지만 솔직한’ 피드백은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 주었다. 한없이 모던하고 최첨단인 대장경테마파크의 시설과 기술이 오히려 팔만대장경과 단절되어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고, 해인사 사하촌에 많은 식당이 있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이용하기가 불편하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지나치리만큼 자주 눈에 띄었던 해인사의 보시함을 지적할 때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일견 합당하고, 일견 문화적인 차이가 느껴지기도 했던 대화들은 1박2일 내내 진지하게 이어졌다. 해인사에 가려져 있는 합천의 매력이 더 잘 알려지기 바라는 ‘마음’들이 합천군에도 한 자 한 자 기록으로 새겨졌을 것이다. 참고로 세 사람의 프랑스인이 예상외로 황매산의 때늦은 억새풍경을 극찬했다는 사실도 덧붙인다. ▶travel info 합천 합천영상테마파크 2003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세트장으로 탄생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합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1920년대 경성의 거리와 1980년대 서울의 모습이 교차하는 곳이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이고 아이들에게는 낯선 근현대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757 055-931-2467 1,100원 대장경테마파크 초조대장경 간행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2011년 첫회를 시작으로 2013년 행사까지 성황리에 마쳤으며 다음 회를 기약하고 있다. 대장경테마파크 안에는 대장경천년관, 지식문명관, 정신문화관, 세계교류관, 세계시민관 등 5개의 전시관이 조성되어 대장경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경남 합천군 가야면 가야산로 1160 055-930-4801~2 어른 3,000원 황매산 철쭉, 억새 군락지 5월이면 철쭉 원피스를 입고, 10월이면 억새풀 망토를 두르는 산이 황매산이다. 북서쪽 능선의 정상 아래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기에 평소에도 산상화원을 만나고 싶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다. 봄과 가을만 바라는 사람은 초목으로 뒤덮인 황매산의 여름이나 눈꽃이 만발은 황매산의 겨울은 놓치는 것이니 어느 계절이든 황매산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대장경 밥상 받으시오! 합천군에서 지정한 딱 2곳의 식당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상차림이다. 절식을 기본으로 했기에 기본적으로 채소밥상이지만 육류를 추가 주문할 수 있다. 건강한 맛뿐 아니라 식기를 모두 놋그릇을 사용하기 때문에 품격도 남다르다. 대장경 한정식은 1인분에 3만원으로 반드시 사전에 주문해야 하며 이 밖에 도토리 비빔밥 세트(1인분 1만5,000원), 도토리 비빔밥(7,000원) 등의 메뉴가 있다. 백운식당 055-932-7393 해인식당 055-933-1117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그녀에게 밀린 그… 세계는 지금 여자가 대세

    그녀에게 밀린 그… 세계는 지금 여자가 대세

    한국 학부모들은 중고생 아들이 남녀 공학에 진학하지 않기를 내심 바란다. 여학생에 밀려 내신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서다. 미국 명문대에선 지나친 여초 현상을 피하고자 평균보다 다소 낮은 성적을 받은 남학생을 선발하는 게 정설로 돼 있다. 과거 여성에게 적용되던 ‘할당제’가 남성에게 역으로 적용되는 셈이다. ●이코노미스트 “수학만 조금 뒤처질 뿐 모든 과목 여학생 우위” 남학생 성적이 여학생보다 뒤지는 현상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화될 전망이라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7일 발간 예정인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성적이 높은 여학생은 대학 진학, 전문직 성비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각국은 직업 성비 변화와 뒤처지는 남학생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2012년 만 15세 기준)를 분석한 결과, 읽기·수학·과학 등 3과목 가운데 한 과목에서라도 PISA 기준 이하 성적을 받은 남학생(61%)이 여학생(39%)보다 많았다. 한국을 포함, 64개국 대상 조사이다. 남학생은 수학 진도에서만 여학생을 3개월 앞섰을 뿐, 여성에게 불리하다고 여겨진 과학에서 남녀 진도가 비슷했고 읽기에선 여학생이 남학생을 상당히 앞섰다. 이코노미스트는 ‘열등한 성’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내용을 전하며 남학생을 잠재적 성적 부진 그룹으로 낙인 찍었다. 주간지는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1시간 더 많은 주당 5시간 30분씩을 공부하고, 인터넷 게임과 인터넷 서핑에 더 적은 시간을 쓴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육에 이어 사회와 고용 구조가 여성 우위로 바뀌면, 교육을 받지 못해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남성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여성 평균 임금, 남성의 63%… OECD 중 유리천장지수 꼴찌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여성이 학교에서 성과를 거두는 속도에 비해 ‘직업 사회의 주류’로 부상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28개 OECD 회원국에서 여대생 비율이 1985년 46%·2013년 56%·2025년 58%로 상승할 전망이지만, 여성들이 ‘좋은 직장’을 유지하는 데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여성의 OECD 평균 임금은 같은 남성의 평균 임금보다 여전히 16% 적었다. 출세의 기회보다 안정적 이력 쌓기에 치중하거나, 출산과 양육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이 많아서다. 공학이나 정보기술(IT) 직군을 택하기보다 수입이 낮은 교육·인문 분야 학위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고학력자 여성의 평균 임금은 같은 학력 남성의 75%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한국에선 여성이 역량에 비해 직업적으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더 낮게 평가됐다. PISA 기준 이하 성적을 받은 한국 학생은 남학생이 61%, 여학생이 39%였다. 그러나 한국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의 63.4%에 그쳤고, 이 때문에 한국은 ‘OECD 유리천장 지수’에서 꼴찌(28위)를 기록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기종, 국가보안법 위반 검토 ‘평화협정시민토론회’ 도대체 뭐길래?

    김기종, 국가보안법 위반 검토 ‘평화협정시민토론회’ 도대체 뭐길래?

    김기종 김기종, 국가보안법 위반 검토 ‘평화협정시민토론회’ 도대체 뭐길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습격한 김기종(55)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를 수사 중인 경찰이 김씨가 참여한 ‘평화협정시민토론회’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함에 따라 이 토론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우리마당’의 블로그 등을 살펴보면 평화협정시민토론회는 김씨가 만든 우리마당통일문화연구소 주최로 서로 다른 사회자와 연사를 초빙해 1개월에 한 번꼴로 열리는 일종의 강연회다. 2011년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거의 매달 이 토론회가 열렸으며, ‘정전협정의 한계, 통일을 위해서는’·’평화협정으로 통일아리랑을’·’평화협정, 고도를 기다리며’ 등 주로 평화통일과 이를 위한 평화협정을 주제로 삼았다. 이 가운데 특히 ‘평화협정과 만석중의 고향 방문’을 주제로 김씨가 직접 연사로 나선 작년 9월 토론회가 눈길을 끈다. 김씨는 이를 두고 “인천아시안게임에 북측 응원단의 초청이 논란이 됐다. 45개 참가국 중 가장 가까운 나라, 아니 같은 민족인데 왜 초청을 못 하고 이처럼 창피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겠느냐”며 “남북은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1953년의 정전협정으로 전쟁을 잠시 중단한 휴전의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또 “일제가 강제로 단절시켰던 ‘그림자극 만석중 놀이’가 바라는 남북평화통일의 징검다리로 평화협정을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김씨가 매월 토론회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이 북한의 주장과 거의 유사하다고 판단했다”고 경찰이 밝힌 부분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토론회와 더불어 김씨가 북한을 수차례 방문했다는 사실과 지난 2011년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하려 시도했다는 등 행적만으로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것을 두고 이번 사건을 무리하게 공안 사건으로 모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주장은 김씨뿐만이 아니라 야당과 진보 시민단체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한다기보다는 국가보안법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북아 치열한 교류의 현장에서 ‘한국의 길’을 찾다

    동북아 치열한 교류의 현장에서 ‘한국의 길’을 찾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동북아 속의 한국을 돌아본다. KBS 1TV ‘송호근 교수의 동아시아 기행’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다시 요동치는 일본, 중국, 러시아로 시선을 옮겨 21세기 동북아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들여다보고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서 한국의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6일 밤 10시 방송되는 2편 ‘교류의 길에서 답을 찾다’는 동북아 국가들 간 열띠게 펼쳐지고 있는 교류의 현장을 찾는다. 러시아는 신동방정책을 선언하며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경지역인 우수리스크에는 중국 자본과 노동력으로 경제무역합작구를 만들고, 여기서 생산된 물품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러시아, 유럽으로 실어나른다. 아시아와의 경제협력과 시베리아의 자원, 철도로 러시아를 발전시키겠다는 러시아의 야심 찬 구상이다. 실크로드의 도시인 중국 시안은 다시 한번 중국 신(新)실크로드 정책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중국은 세계 수준으로 올라선 고속철 기술로 길을 열고 주변 국가와의 무역과 투자를 활성화해 내륙지방을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광활한 부지는 물론 국가 차원의 행정지원, 인프라 공급으로 세워진 시안의 고신개발지구에는 전 세계 기업들과 대학, 연구기관들이 모여 있다. 중국이 가진 인구자원과 지하자원, 시장자원은 국가성장과 경제분출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송 교수는 중국 단둥에서 기행을 마무리한다. 압록강 건너에 북한 신의주가 보이지만,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끊어진 압록강 철교는 여전히 흉측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단절된 대륙 교류의 길 앞에서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 노인… 올해 18명으로 40년 새 3배 급증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 노인… 올해 18명으로 40년 새 3배 급증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이 18명으로 지난 40년간 3배 늘었다. 3일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올해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65세 이상)의 부양비는 18.12명으로 추산됐다.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이 18.12명이라는 얘기다. 1970년 정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많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노인 부양비는 1975년 5.95명에서 1985년 6.58명, 1995년 8.33명으로 높아졌다. 2000년에 처음 10명대로 올라섰고 2005년에는 12.96명을 기록했다. 15∼64세 인구는 1975년 2026만 4000명에서 올해 3719만 4000명으로 40년간 1.84배 증가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1975년 120만 7000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674만명으로 40년 만에 5.58배 늘었다. 일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보다 부양을 받아야 하는 노년의 증가세가 3배가량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통계청은 앞으로도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돼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2692만 3000명, 65세 이상 인구가 2077만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이 77.16명이라는 의미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하려면 보육시설,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등으로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겪지 않고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줌 인 서울] 집 옆·길 위 달리던 열차 ‘지하철’될까

    [줌 인 서울] 집 옆·길 위 달리던 열차 ‘지하철’될까

    도심 단절과 재생의 걸림돌로 지적되어 온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지상구간 지하화 사업이 시동을 건다. 서울시는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 13개 역 18.9㎞에 대한 지하화 사업의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를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1975년 지하철 2호선 구상 당시 해당 구간을 고가철도 방식으로 건설하기로 한 지 40년 만이다. 서울의 중심 시가지를 통과하는 지하철 2호선은 도시 경관을 해치고 소음과 진동을 유발해 주민들의 민원이 많은 구간이다. 시 관계자는 “국철 구간은 중앙정부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지하철 2호선은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지하화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타당성 조사 대상이 되는 구간은 ▲한양대역~잠실역(8.02㎞) ▲신도림역~신림역(4.82㎞) ▲신답역~성수역(3.57㎞) ▲영등포구청역~합정역(2.5㎞) 등이다. 시는 다음달 용역에 착수해 2016년 7월에는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신규 노선과는 달리 환경, 도심 재생 효과, 주민 편의 등 다양한 요소가 편익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평가 요소는 ▲지상 통과에 따른 문제점 분석 ▲지하화 기본구상 ▲기술적·경제성 분석 및 사업 추진 방안 ▲시공성 ▲지역주민의 접근성 ▲민원 발생 최소화 ▲구간별 사업 우선순위 등이 된다. 류훈 도시계획국장은 “주변 지역과의 통합적 도시재생 전략과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도시철도 지하화에 대한 정책방향을 구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배달앱 최고배달, 미생 이성민 모델로 승부수 띄워

    배달앱 최고배달, 미생 이성민 모델로 승부수 띄워

    배달앱 최고배달이 드라마 미생으로 거듭난 배우 이성민을 모델로 발탁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딜리버리서비스(대표 김민수)에서 선보인 최고배달은 지난 1일 삼일절을 맞아 그랜드 오픈 했다. 이에 이틀 앞선 지난달 28일 최고배달은 배달앱 업계의 빅 3사와 한판 승부를 위해 이성민을 모델로 CF촬영을 마쳤다. tvN 드라마 미생에서 이성민은 오상식 차장 역을 맡아 열연하면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오차장은 자투리 업무가 대부분인 영업 수장으로 인간미 넘치는 승부사 기질로 시청자들을 매료 시켰다. 이 드라마를 통해 이성민은 무명 생활을 마감하며 연기자로서 삶을 완생시키는 계기를 맞았다. 딜리버리서비스 김민수 대표는 “배우 이성민이 미생을 통해 보여준 것은 시작한 일은 끝을 보고 마는 승부사적 기질과 부하직원을 진심으로 대하는 인간적인 매력이었다”면서 “이성민의 이미지가 최고배달 브랜드 이미지와도 적합해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고 전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정면 돌파하는 캐릭터 오차장처럼, 최고배달 역시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의 빅 3사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배달앱 업계에서 ‘신뢰’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고배달은 우선, 가맹점 수수료를 5% 대로 낮추는 차별화를 선언했다. 가맹점과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의지다. 배달앱을 통해 주문할 경우 음식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난다는 기존 서비스의 지적은 결국 가맹점이 감당해야 하는 높은 수수료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맹점 수수료로 가맹점은 물론 소비자도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다음으로, 후기 조작을 단절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직접 주문한 소비자만이 사용후기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배달앱의 고질적인 행태 중 하나가 바로 후기 조작인데, 이를 막기 위해 주문자만이 사용후기를 작성하도록 했다. 또한, ‘무료 포인트 충전소’와 ‘내 포인트 선물하기’ 기능은 특히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기능이다. 무료 포인트 충전소는 가맹점과 광고주가 지급하는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기능이며, 적립된 포인트는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모아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드라마 미생을 통해 완생의 모습을 보여 준 배우 이성민 긍정적인 이미지가 배달앱 최고배달의 완생으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성민이 촬영한 최고배달 CF는 3월 중순 방영될 예정이다.
  • 인간을 짓누른 자본 인간이 짓누른 생명

    인간을 짓누른 자본 인간이 짓누른 생명

    대학로가 상업적인 연극에 점령된 지 오래지만, 인간과 세상을 통찰하는 연극은 여전히 살아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대학로를 10년 동안 지켜 온 두 극단의 작품이 나란히 막을 올렸다. 극단 노을의 창단 10주년 기념공연 ‘보이첵’과 극단 청우의 ‘내 이름은 강’은 70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공연 시간과 음악을 극의 중요한 축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무엇보다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비처럼 반가운 작품이다. ‘보이첵’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게오르그 뷔히너의 동명 희곡을 무대로 옮겼다. “가장 쉽고, 가장 짧고, 가장 강렬한 보이첵을 선보일 것”이라고 공언한 오세곤 연출은 원작을 간결하게 압축하는 데에 주력했다. 등장인물은 보이첵과 마리, 중대장, 군악대장, 의사 등 5명으로 줄이고 희곡의 주요 전개를 20개 장면으로 추렸다. 단절된 장면들 사이의 빈틈은 시청각적 요소가 채워 간다. 군악대의 마칭 드럼 연주와 강렬한 탱고, 폭풍우 소리 등 각 인물이 처한 상황과 심리를 상징하는 음악은 장면들을 잇는 연결고리다. 무대 뒤편에는 붉은 벽과 무채색의 벽을 서로 마주 보게 설치해 마리의 욕망과 보이첵의 현실을 대조해 보여 준다. 연기와 음악, 소리와 색상이 빚어 내는 심상의 충돌은 ‘강렬한 보이첵’이라는 연출의 의도를 상당 부분 실현한다. 미완성의 희곡에 이야기를 덧대지 않아도 전개와 메시지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보이첵’에서 또 주목할 것은 마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돈과 권력에 의한 인간성의 억압이라는 원작의 주제를 놓고 오세곤 연출과 장은수 드라마투르그는 보이첵의 손에 죽은 마리가 최후의 피해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리의 순수했던 시절과 욕망, 참회와 죽음, 그를 죽인 뒤 후회하며 시신에 정화의식을 행하는 보이첵을 통해 폭력의 피해자를 가해자로 몰아넣는 비극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노을소극장. 전석 5만원. (02)921-9723 ‘내 이름은 강’은 15년째 호흡을 맞춰 오고 있는 김광보 연출·고연옥 작가 콤비의 작품으로 2012년 초연됐다. 당시 ‘환경’이라는 주제에 맞춰 낭독공연을 준비했던 고 작가는 4대 강과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를 떠올렸다. 연극은 잔잔한 동화다. 제주도의 계절 근원 신화인 원천강 본풀이를 모티프로, 생명의 근원인 원천강을 찾아 떠나는 정체불명의 소녀 ‘오늘이’와 마을 사람들의 여정을 그린다. 마을은 더이상 열매가 맺지 않고 기차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으며 사람들은 웃지 않는다. 거대한 공장이 들어섰지만 노동자들은 병에 걸려 늙어버렸다. 오늘이와 농부, 광대, 역무원, 공장에서 일하던 청년, 과학자 등은 먼 길을 걸어 원천강에 도달하지만, 검게 오염된 강에는 더이상 생명이 숨쉬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통해 환경 파괴의 비극을 은유하고 해맑은 동화 속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을 꼬집는다. ‘내 이름은 강’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사람들의 연대가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진리다. 한국적인 느낌을 살린 무대와 의상, 구성진 가락의 창(唱)이 어우러져 한 편의 마당극을 보는 듯 흥을 돋운다.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선돌극장. 전석 2만원. (02)889-3561~2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김영란법’ 극적 타결]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김영란법’ 극적 타결]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내년 9월쯤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우리 사회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음지에서 ‘대가성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이유 불문하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진다는 것만으로도 입법 효과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무원 155만명, 사립학교 교원 51만명, 언론인 9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과 중복되지 않는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이 정도 숫자가 산출된다.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우리 사회에 금품이나 고액의 선물을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간에 오가는 선물의 금액 단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대가성 없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금품이 쪼개기 방식으로 전달돼도 연 300만원이 넘으면 형사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명절마다 떡값을 주거나 각종 행사에서 선물을 주는 관행도 찾아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값비싼 식사 대접이나 명품을 주고받는 행위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언론인들과 교원들에게 주어지는 ‘촌지’ 관행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투명해진다는 장점 이면에는 부정적 측면도 상당하다. 선물로 정을 주고받아 온 우리 사회가 김영란법 발효로 굉장히 삭막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인간관계 단절법”이라며 “사인(私人) 간 감시가 심해져 우리 사회에 불의가 싹트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끼리 단체 회식을 하고도 각자 줄을 서서 식사비를 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정적(政敵) 제거용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다.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고를 당하면 수사 당국의 ‘계좌추적’이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해 정치 경쟁자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기업 소속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수정안은 위헌 논란을 차단하는 수준에서 소폭 수정하는 데 그쳤다. 대폭 ‘칼질’할 경우 당초 법안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당초 합의한 ‘2월 임시국회 처리’ 약속도 여야 지도부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의 이번 ‘김영란법’ 합의 주요 내용은 ▲적용되는 가족의 범위 ▲신고의무 ▲금품수수 시 형사처벌 기준 등으로 요약된다. 국민 1000만명을 잠재적 범법자로 만드는 등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과잉 입법’ 논란에 따라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민법상 가족에서 공직자의 배우자로 한정하고, 가족이 금품을 받았을 때 공직자가 신고할 의무를 부여했다. 친인척 대상을 배우자로 한정해 위헌 소지를 줄이자는 취지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가족 관련성 부분은 인륜 파괴적인 성격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배우자로 한정하고 신고를 의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가족 중 그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에도 처벌토록 했다. 금품은 금전·유가증권·물품·숙박권·회원권·입장권·할인권·초대권·관람권·부동산 등의 재산적 이익, 음식물·주류·골프 등의 접대·향응 또는 교통·숙박 등의 편의 제공, 채무 면제·취업 제공·이권 부여 등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이 모두 해당된다. 여기에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되거나 지위·직책에서 유래되는 영향력을 통해 요청받은 교육, 홍보,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에서 한 강의, 강연, 기고 등의 대가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을 초과한 사례금을 받아서도 안 된다. 막판 쟁점이었던 금액 명시와 관련해 직무 관련성이 없어도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 처벌을 하기로 합의해 정무위원회 안을 받아들였다. 여야는 김영란법 통과의 파장을 의식해 기존 1년이었던 법 유예기간을 공포 후 1년 6개월로 연장하기로 하고, 원안에는 국민권익위로 명시됐던 과태료 부과기관을 법원으로 변경했다. 여야 합의안대로라면 법 시행 시기는 2016년 9월이 된다. 반면 여야는 기존 정무위 원안대로 사립학교 교직원이나 언론인을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기존 정무위안은 위헌 및 언론 탄압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대상 축소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적용 대상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비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내년 9월쯤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우리 사회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음지에서 ‘대가성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이유 불문하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진다는 것만으로도 입법 효과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무원 155만명, 사립학교 교원 51만명, 언론인 9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과 중복되지 않는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이 정도 숫자가 산출된다.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우리 사회에 금품이나 고액의 선물을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간에 오가는 선물의 금액 단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대가성 없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금품이 쪼개기 방식으로 전달돼도 연 300만원이 넘으면 형사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명절마다 떡값을 주거나 각종 행사에서 선물을 주는 관행도 찾아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값비싼 식사 대접이나 명품을 주고받는 행위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언론인들과 교원들에게 주어지는 ‘촌지’ 관행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투명해진다는 장점 이면에는 부정적 측면도 상당하다. 선물로 정을 주고받아 온 우리 사회가 김영란법 발효로 굉장히 삭막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인간관계 단절법”이라며 “사인(私人) 간 감시가 심해져 우리 사회에 불의가 싹트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끼리 단체 회식을 하고도 각자 줄을 서서 식사비를 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정적(政敵) 제거용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다.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고를 당하면 수사 당국의 ‘계좌추적’이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해 정치 경쟁자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기업 소속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욱~하는 대한민국] 존속살해 美·英의 3~4배

    치밀어 오른 분노와 화가 극단으로 표출되는 ‘분노조절 장애’(간헐적 폭발장애)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세종과 경기 화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엽총난사 사건은 물론, 존비속 살해와 ‘묻지마 범죄’ 등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분노조절 장애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가족 해체와 소통 부재에 따른 세대·계층 간 단절, 경쟁 및 결과 지향 사회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유독 도드라진다. 1일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정성국 박사(검시조사관)의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비속)살해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존속살해 사건은 381건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체 살인사건에서 존속살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존속살해(60건)가 전체 살인사건(910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까지 치솟았다. 미국(2%)과 영국(1.5%) 등의 3~4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비속살해도 230건 일어났다. 가해자(부모) 가운데 46%가량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자살’로 포장됐지만, 이 또한 살해일 뿐이다. 자식은 소유물이라는 비뚤어진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관모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깊어지면서 인간관계는 각박해지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개선될 것이란 희망도 옅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사회적 병리로 굳어지지 않도록 사회안전망 보완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산업연구단지 내 최초 공동 직장어린이집 기공

     정부는 관계부처와 여성단체 합동으로 27일 안산시 상록구 해안로 경기 테크노파크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 최원호 안산시 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 직장어린이집 기공식을 개최했다. 고용노동부의 공동 직장어린이집 사업을 통해 산업연구단지 내에 직장어린이집이 설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업은 여성R&D(연구개발)인력의 사회진출 확대 및 경력단절 해소를 위해서는 육아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상 2층, 연면적 836㎡ 규모로 79명을 수용하는 어린이집이 오는 9월 개원하면 지인테크, 백년기술, LG이노텍 등 25개 참여 기업 소속 여성연구원들의 육아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연구소의 여성연구원은 최근 연평균 12%의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17년 여성연구원 5만명 달성이라는 정책목표를 16년에 조기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산업부, 여가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산업현장의 여성R&D인력 확충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한 경력단절문제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과 여성인력들이 적극적인 사회진출의 성과로 평가된다.  기공식에 앞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정책간담회를 통해 ‘여성R&D인력의 산업현장진출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여성기업 및 경력단절여성 고용기업에 대해 신규로 창업성장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자금을 도입하고 경력단절여성의 복귀지원사업을 확대해 나가며, ‘산업 R&D 전문여성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해 여성인력을 위한 전문직종을 개발·교육하기로 했다. 여성연구원의 육아부담에 따른 경력단절 해소를 위해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R&D 집적지역인 경기 테크노파크를 시작으로 울산, 인천, 포항 등 주요 산업도시로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높이도록 여학생의 산업연구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여성인력활용 우수 사례를 발굴·확산할 계획이다.  윤 장관은 ‘여성R&D인력의 활용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술선진국으로 가는 전제조건임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기업 모두가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용현 여가부 차관은 여성인력에 대한 새로운 정책 마련도 좋지만, 기존의 지원정책이 현장에 뿌리내려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모니터링단을 구성하여 산업현장의 여성인력 활용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제도를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줌 인 서울] 막힌 지 130년… 애틋한 길 다시 열릴까

    [줌 인 서울] 막힌 지 130년… 애틋한 길 다시 열릴까

    서울시가 영국대사관 부지에 막혀 130여년간 단절된 덕수궁 돌담길을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는 25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서 영국대사관이 현 대사관 부지를 매입한 후 끊긴 덕수궁 돌담길 구간에 보행로를 조성하고 경계 담장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돌담길을 개방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 현장 조사와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덕수궁 돌담길은 총 1100m이지만, 영국대사관이 있는 170m 구간이 단절돼 지난 130여년간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돼 왔다. 현재 해당 구간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철문이 세워져 있으며 폐쇄회로(CC)TV 등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2일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이 영국대사관을 방문해 돌담길 개방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박원순 시장도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 대사와 오찬을 하며 구두로 개방에 합의하면서 돌담길 전면 개방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는 단절된 돌담길 170m 중 동쪽 70m 구간은 대사관 소유지만, 서쪽 100m 구간은 서울시 소유인 점을 강조하며 영국 대사관을 설득했다. 시는 이어 지난달 27일 영국(외교부)과 실무협의를 거쳤으며, 다음달 초 대사관 경내를 측량하고 현장 조사를 한 후 보행로 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보행로는 폭 3∼6m, 연장 170m 규모로 조성된다. 시는 조성된 돌담길 보행로 주변에 영국 근위병과 조선 수문장을 배치, 운영하고 한·영 국제 문화행사도 주기적으로 개최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시의 개방 방침은 정해졌지만 영국 측과 협의한 이후 최종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최종 결정은 영국 고유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대사관은 보안 전문가를 불러 대사관 부지 내 돌담길을 개방할 경우에 대비한 보안 대책을 강구하며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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