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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꼼꼼한 제설 대책에 어르신 사랑방까지…‘월동 준비 끝’

    [자치단체장 25시] 꼼꼼한 제설 대책에 어르신 사랑방까지…‘월동 준비 끝’

    황정수(61) 전북 무주군수는 ‘상머슴’이다. 지난해 7월 1일 취임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군민을 위한 일꾼’으로 전력투구한다. 46년 동안 농민운동하며 몸에 밴 ‘황소 뚝심’을 군수가 된 후에도 그대로 발휘하고 있다. 그는 작은 마을까지 구석구석 누비며 주민과 밀도 높은 스킨십을 한다. 소외 계층의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고 민원은 최단 기간에 해결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한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는 광폭 행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원리 원칙을 중시하고 ‘안 되는 일은 안 된다’고 분명히 밝히는 소신파다. ‘군민이 실감할 수 있는 행복을 실현하겠다’며 그늘진 곳을 향해 발길을 돌리는 황 군수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황 군수의 일정은 밤낮이 없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3일 황 군수는 새벽 1시에 휴대전화를 들었다. 재난안전대책본부 밴드에 접속해 “오늘과 내일 눈이 내린다는 예보다. 군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모든 부서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늦은 시간이지만 관련 부서와 읍·면에서까지 제설 대책과 교통상황 답변이 올라왔다. ‘스마트한 세상, 스피디한 무주 행정’의 현주소다. 실제로 무주군의 제설 작업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넘버원’이다. 오전 8시 30분 간부 회의에서도 눈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지역은 눈이 많이 오는 산간부다. 스키장이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관광지일 뿐 아니라 어르신 인구가 30%나 되는 만큼 제설 작업에 만전을 기하라”고 다시 한번 주문했다. 이어 휴대전화 카톡방에서 읍·면장들의 보고 사항을 체크했다. 황 군수는 휴대전화를 통해 수시로 지시를 하고 답변을 받는가 하면 회의까지 하기 때문에 군청은 늘 살아 움직인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직원들이 황 군수를 ‘생생 정보통’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는 간부회의를 마치기 무섭게 집무실 대신 실·과 사무실을 돌기 시작했다. 취임 이후 새로 시작된 순회 결재를 하기 위해서다. 직원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행정을 속속들이 알기 위한 시스템이다. 그는 직원들과 마주 앉아 업무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하고 꼼꼼히 따져 가며 결재한다. 이때 직원들에게 책임의 한계를 분명히 한다. 직원들의 전문성을 믿고 최대한 자율성을 주는 게 철칙이지만 책임을 부여한다. 특히 민원 해결을 위해서는 매섭게 몰아붙이고 호통을 친다. 농민운동가 출신이지만 행정에 대한 감각이 좋고 깊이 있게 파악하고 있어 직원들은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다. 이어 황 군수는 적상면 치목마을 ‘공동생활 홈’을 방문했다. 함박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새로 지은 어르신들의 공동 거처를 찾아가 “몸과 마음을 편히 쉬는 안식처가 됐으며 한다”고 위로했다. 주민들도 웃음꽃을 피우며 “군청 살림도 어려울 텐데 이렇게 좋은 시설을 마련해 줘 고맙다”고 황 군수를 반겼다. 공동생활 홈은 고령자들이 함께 거주하며 식사까지 하는 시설로 황 군수의 공약 사업이다. 13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오전 11시에는 무주읍에 건립된 건강증진센터 준공식 현장에 도착했다. 지역 기관장들과 간단한 준공식을 마친 황 군수는 깔끔하게 마련된 현대식 시설을 둘러보며 “내 부모님,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마음과 눈높이를 맞춰 정성을 다해 군민들을 보살피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물리치료실에 들러서는 “하루쯤 치료를 받으며 푹 쉬고 싶지만 주민들의 눈총이 무섭고 일도 많아 지나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점심때는 황 군수가 본격적으로 군민들을 모시는 배식 봉사 시간이다. 건강증진센터 1층에 마련된 경로식당은 1500원만 내면 따뜻한 밥과 국에 다섯 가지 반찬을 곁들여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시설이다. 황 군수는 이날 우르르 몰려드는 3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다슬기 아욱국을 퍼 주며 대화를 나눴다. 때로는 환한 미소로 눈인사하고 어떤 어르신과는 얼싸안고 귓속말을 했다. 요리가 취미인 그는 배식 봉사가 매우 재미 있는 일이다. 부인 박점숙(60)씨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나눠 주며 함께 봉사활동을 펼쳤다. 황 군수는 소나기가 지나가듯 어르신들이 다녀간 뒤에야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훔치며 식당 직원들과 함께 늦은 점심을 했다. 오후에도 황 군수의 일정은 빽빽하게 진행됐다.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생활보장위원회에서는 위원장 자격으로 가족 관계가 단절된 소외 계층에 수급자 혜택을 주는 의결을 했다. 이때 15명으로 구성된 위원들의 합의점을 도출해 내는 매끄러운 회의 진행 역량이 돋보였다. 황 군수의 회의 진행 솜씨는 오랜 기간 4H 활동을 하며 다져졌다. 오후 2시 40분 함박눈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붓기 시작했지만 황 군수는 설천면 태권도원에 건립 중인 편의시설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하얀 안전모를 쓰고 현장 구석구석을 살피며 겨울철 시공으로 부실 공사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감리단에도 엄격한 품질 관리로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사명감을 가져 줄 것을 주문했다. 총기가 좋고 꼼꼼한 것으로 유명한 황 군수는 현장 브리핑 자료가 군수실에 보고된 내용과 다르다며 관계 부서 직원들을 나무라기도 했다. 그는 수치까지 외우는 등 기억력이 뛰어나 허위 보고를 한 직원들은 혼쭐이 난다. 황 군수는 계속 쏟아지는 눈 속을 헤치고 안성면 천마사업단 연구소를 찾았다. 황 군수가 무주의 대표 특산물인 천마 육성을 위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곳이다. 황 군수는 “천마 육성은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업”이라며 “기존 재배 방식의 문제점을 해소해 생산량 증대는 물론 품질 향상에 주력해 줄 것”을 지시했다. 사업소가 출원한 특허 등 성과물 보호와 새로운 재배기술 개발도 주문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에 군청으로 다시 돌아온 황 군수는 현관 앞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했다. 무주군청의 겨울철 상징인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다. 높이 9m, 둘레가 24m나 되는 초대형 트리에 불이 들어오자 주변이 환상적인 불빛으로 물들면서 모든 참석자들이 축복의 박수로 화답했다. “들떠 즐기는 연말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산타클로스가 되는 훈훈한 연말을 보내자”며 지역 기관장들과 번개팅에 나서는 황 군수의 듬직한 뒷모습에서 ‘깨끗한 무주, 부자 되는 군민’의 밝은 앞날을 읽을 수 있었다. 무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의정 포커스] “서민 부채 줄여 주는 빚 탕감 프로젝트 진행”

    [의정 포커스] “서민 부채 줄여 주는 빚 탕감 프로젝트 진행”

    “강북구도 성남시나 은평구처럼 빚 탕감 사업을 할 계획입니다.” 구본승(41) 강북구 행정보건위원장은 의회에서 가장 젊은 의원으로 스스로 ‘마당쇠’라 부르며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닌다. 9일 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구 의원은 올해 구 예산에서 중복되는 홍보물 설치 등 뻔한 예산 낭비를 막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재선 구의원으로 지난 7월부터 시작한 두 번째 의정 활동 동안 사회경제 활성화, 소상공인 지원, 공유촉진,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 촉진 등 10여개 이상의 조례를 대표 발의했다. 모두 서민들에게 힘이 되는 조례다. 그가 또 준비하는 사업은 성남시와 은평구에서 하는 ‘빚 탕감 프로젝트’다. 이름은 빚 탕감이지만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지 않는다. 악성 채무를 건전한 부채로 바꿔 국가 경제의 암적 요소인 가계부채 문제도 해결하고, 서민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사업이다. 대부업체로부터 장기연체 부실채권을 사들여 소각하면, 채무자들은 악성 사채 대신 적정 이자율의 빚을 갚으면 된다. 구 재정이 어렵지만 어려운 시민에게 가장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사업이라고 구 의원은 분석했다. 구의회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의정 활동 공개 조례’도 준비한다. 의원들의 활동을 정기적으로 알려 의정 활동의 자극제로 삼고, 시민들의 구의회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생각이다. 구 의원의 의정 활동 목표는 자녀 교육을 위해 결혼해 강남으로 떠난 친구들이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다. 고향을 떠난 친구들이 연로한 부모 근처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1) 은메달 따고도 죄송하다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 체질부터 바꾸자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1) 은메달 따고도 죄송하다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 체질부터 바꾸자

    체력은 국력일까. 이 체력이 각종 국제대회 성적을 뜻하는 것이라면 한국은 분명 스포츠 선진국이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축구 대표팀은 이미 13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다. 해방 이후 한국이 하계올림픽에서 딴 메달은 모두 243개로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이은 3위다. 수영, 피겨 등 전통적으로 한국이 불모지라고 여겨졌던 종목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가 등장하면서 한국의 스포츠 경쟁력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언뜻 강해 보이는 이 체력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한국 스포츠계는 현재 쓰러지기 직전의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오랫동안 체육계에 곪아 있던 병폐가 한꺼번에 터진 해였다. 동계올림픽 메달밭인 쇼트트랙은 일 년 내내 성추문, 폭행 사건에 휘말려 구설에 올랐고 프로농구 개막 직전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의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혐의가 드러나 팬들을 실망시켰다. 프로야구는 올 시즌에도 연일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하며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자리를 지켰지만 해외 원정 도박 수사망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지난 6월에는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김병찬씨가 생활고로 숨지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몰린 은퇴 선수들의 삶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뒤늦게 스포츠가 국위 선양의 수단만이 아닌 개인의 행복을 위한 복지의 영역임을 인식한 정부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통합을 시작으로 기존의 엘리트 체육 중심에서 생활체육 위주로의 시스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인에게 필요한 스포츠는 무엇일까. 한국 스포츠는 앞으로 어떤 체력을 키워야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새해를 앞두고 국내 체육계 인사들이 화두를 던졌다. ●잠재적 실업자 양산하는 엘리트 선수 육성 “시대가 변했는데 엘리트 선수 육성은 여전히 예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메달 지상주의’라는 오래된 스포츠 패러다임부터 벗어던져야 생활체육 위주의 선진국형 시스템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은퇴 선수 재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장미란재단 김종성(37·전 대통령청년직속위원회 위원) 사무국장은 “어렸을 때부터 각종 대회 입상을 목표로 선수들을 훈련에만 집중시키는 지금의 교육 방식이 모든 운동선수를 잠재적 실업자로 만들고, 결국 선수층을 얇게 해 스포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스포츠 스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은퇴한 체육인은 학교 다닐 때 오로지 올림픽 메달만을 목적으로 운동만 했기 때문에 은퇴 후 지도자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끝”이라며 “그나마 중·고등학교나 실업팀 코치 같은 비정규직 지도자 자리조차 한정돼 있어 경쟁이 치열한데, 비인기 종목 같은 경우는 실업팀도 몇 개 없어 더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운동을 하려고 할까. 결국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학교 클럽이나 동호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가야 선수 저변도 넓어지고 운동만 한 실업자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드니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정부경(37·정부경유도관장)씨는 “생활체육으로 가야 한다는 큰 방향은 맞지만 전국체전과 소년체전, 각종 전국대회 입상 경력이 선수의 대학 입시 결과를 좌우하고 각 지역 체육 예산과 지도자들의 인사고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 상황에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듣기 좋은 말에 그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도 “2009년 학교체육진흥법이 통과된 이후 중·고등학교 운동부 아이들에게 의무적으로 수업일수를 채우도록 했지만 막상 현장에 가 보면 학생들이 운동도 못하고 공부도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학교, 학생, 지역이 걸린 전국체전 직전에는 하루에 훈련만 세 번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정책이 전혀 따라가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K리그는 외면, A매치만… 스포츠 단절의 예 한국 사회의 ‘메달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선수 육성 방식은 입시 비리,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한국 스포츠의 병폐와도 직결된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 윤동식(43)씨는 “10대 때부터 합숙 생활을 하는 어린 선수들은 부모의 보호 없이 또래끼리 모여 있다 보니 기본적인 윤리 의식을 키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입시가 가까워지면 승부조작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데 이런 환경에서 자란 선수들에게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을 바라는 것도 힘들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시드니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심권호(43·대한레슬링협회 이사)씨도 “운동만 했던 친구들이 사회에 나오면 아무래도 적응이 힘들지 않겠느냐. 후배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운동만 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엘리트 체육 위주의 시스템은 생활체육과의 완전한 단절을 야기하기도 했다. 류태호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특정 종목에서 메달이 나온다는 것은 그 사회의 많은 사람이 해당 종목의 운동을 하는 상태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결과여야 한다. 즉, 해당 종목을 잘하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과의 간극이 없고 서로 소통이 되는 상태를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운동을 잘하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이 단절돼 있다”며 “K리그는 보지 않고 국가대항전인 A매치에만 시선을 집중하는 우리의 모습이 이러한 단절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유도관을 열고 생활체육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정씨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도를 가르치면서 엘리트 유도와 생활체육 유도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유도 동호회 사람들은 제대로 된 유도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어 목이 말라 있더라. 블로그에 동영상을 올리고 도장에서 직접 사람들에게 코치도 해 주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체육대학교에서 5년간 선수들을 지도해 봤지만 졸업한 뒤 운동을 관두는 학생들에게 부사관 정도밖에 권할 수 없었던 게 현실”이라며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엘리트 체육인들이 동호회나 학교 클럽에서 기술을 전수해 준다면 스포츠 수준도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는 “연결점은 생활체육에 있다. 엘리트 위주의 체육 시스템을 버리고 풀뿌리(생활체육) 중심 시스템으로 간다면 당장은 메달이 안 나올지 몰라도 (유소년이 성인이 되는) 8년 뒤에는 국제대회 성적이 오히려 지금보다 잘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생활체육 시설 부족… 정책도 뒷받침돼야 “선진국처럼 보는 스포츠에서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스포츠가 ‘복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영국,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처럼 인구 대비 클럽활동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류 교수는 “한국만 스포츠를 학교 체육, 생활체육, 엘리트 체육 등으로 나눠서 분류하는데 이 분류체계부터 허물어야 한다”며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메달리스트뿐만 아니라 국가대표를 지낸 경력이 있는 것만으로도 존경을 받는다. 함께 스포츠를 즐기다가 수준에 따라 자연스럽게 선수가 되는 과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브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한국 특파원 앤드루 새먼(48·영국)은 “생활체육, 엘리트 체육 모두 중요한 건 맞지만 하나만 선택하라면 개인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스포츠가 먼저”라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14번째로 부유한 국가다. 엘리트 체육이 아닌 생활체육에 투자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열겠다는 국민 행복 시대로 갈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한국은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과 공간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며 “생활체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도움 주신 분들 (왼쪽부터) ① 김종성 (장미란재단 사무국장, 전 대통령청년직속위원회 위원) ② 정희준(동아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 ③ 류태호(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 ④ 앤드루 새먼(포브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한국 특파원, 전 타임스 한국 특파원) ⑤ 정부경(시드니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⑥ 윤동식(히로시마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 ⑦ 심권호(시드니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 [남과여Why] 일 vs 또다른 사랑, 달라도 너무 다른 이별대처법

    [남과여Why] 일 vs 또다른 사랑, 달라도 너무 다른 이별대처법

    “내가 그대를 만났다는 건 어쩌면 흘러가는 흔한 인연이란 것일지 모르지만. 오늘도 다시 또다시 사랑해요. 사랑 언제나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처음인 듯 찾아오니까.”이 문구는 가수 임창정이 최근 발매한 ‘또다시 사랑’ 이라는 곡의 가사 일부분입니다. 이별을 경험한 많은 분들이 이 가사에 공감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별했을 때는 아프지만, 또 다른 인연을 기다리고 그 관계 속에서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어쩌면 ‘연애의 매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성인남녀는 이별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요? 정말 이 가사처럼 ‘또다시 사랑’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있을까요? ●男 35% “일·공부에 매진” 女 34% “다른 사랑 찾는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올해 성인 남성 197명, 여성 2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옛 연인을 잊는 최선의 방법으로 ‘일·공부 등 본업에 충실한다’(35.0%)를 꼽았습니다. 이어 ‘다른 이성과 교제한다’(27.4%), ‘따로 노력하지 않는다’(14.7%)는 답변이 뒤를 이었는데요. 회사원 김창민(36)씨는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한 그 해에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헤어진 연인을 생각할 시간이 적어졌고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 아픔이 무뎌졌다”고 말했습니다.그렇다면 여자는 어떨까요? 여자도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이별의 아픔을 치유할까요?조사 결과 여성은 남성과 달리 ‘다른 이성과 교제’(33.8%)하며 옛 연인을 잊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뒤이은 답변은 ‘일·공부 등 본업에 충실한다’(21.8%), ‘잊기 위해 따로 노력하지 않는다’(14.4%)등이 있었습니다. 회사원 김혜지(29)씨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두 달 만에 다른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연애를 하고 있으니 전 남자친구가 그리 많이 생각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女가 男을 더 빨리 잊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타당” 헤어진 연인을 잊는 방법에서는 남녀가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요. 그렇다면 연인을 잊기까지 걸리는 시간에도 차이가 있을까요? 답은 ‘그렇다’입니다.‘헤어진 연인을 기억에서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 남성의 41.6%는 ‘1~2년이 걸린다’고 답했고, 여성의 30.6%는 ‘약 3개월이 걸린다’고 답했습니다. 놀랍게도 ‘헤어진 연인을 정리하는데 3개월이 걸린다’고 답한 남성은 9.6%, ‘약 1~2년이 걸린다’고 답한 여성은 13.4%밖에 안 됐고요. 헤어진 뒤 여성이 남성을 더 빨리 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성이 감성적으로 남성보다 더 강하기 때문일까요? 미국 뉴욕 빙햄턴대와 영국 런던대 공동연구팀은 지난 8월 남녀의 이런 차이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연인 관계 청산 뒤 남녀 간 반응 차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잘못된 상대와 교제가 단절되지 않을 경우 여성은 추가적으로 임신 등을 하게 되면서 생물학적으로 손해가 더 많아지기에 이별을 더 빨리 받아들이고 새로운 교제 상대를 고르도록 진화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남성은 헤어진 여성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또다시 경쟁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그 자리가 대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을 경우 고통이 더 심해진다”고 분석했습니다.‘여성은 전 연인을 빨리 잊으며, 그 이유는 선천적인 것에서 기인한다’는 이 조사 결과들만 보면 남성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여성은 ‘짧게’ 아파하지만 그 강도는 남성이 느끼는 것보다 세기 때문입니다.해당 논문은 “여성은 출산과 임신, 육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상대방을 신중하게 선택하는데,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상대와 이별하면 그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인남녀 24% “전 연인 평생 잊지 못한다”이별로 인한 아픔의 정도와 이를 극복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에서 차이를 보이는 남과여, 공통점은 없는 걸까요? 일부 성인남녀는 ‘전 연인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공통점을 보였습니다. 조사 결과 굉장히 비슷한 비율(남성 24.4%, 여성 24.5%)의 성인남녀가 ‘전 연인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고 답했는데요.회사원 송진우(33)씨는 “현재 만나는 사람이 있지만 3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와 자주 갔던 곳에 방문하거나, 자주 먹었던 음식을 보면 지금도 종종 생각이 난다”고 말했습니다.이런 현상에 대해 이명길 듀오 연애 코치는 “특정 장소에 방문하거나 특정 음식을 먹을 때 옛 연인이 생각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잊지 못하는 것은 ‘무죄’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옛 연인의 근황을 찾아보는 것은 ‘유죄’”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고 있거나 앞으로 좋은 인연을 만나기를 기대한다면 옛 연인의 근황을 살피기 위해 SNS를 접속하는 행동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수도권大 쏠림 완화됐지만 SKY 비중은 소폭 높아졌다

    수도권大 쏠림 완화됐지만 SKY 비중은 소폭 높아졌다

    시중은행들이 10여년 전부터 ‘무(無)스펙, 열린 채용’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른바 ‘스카이’(SKY,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등 ‘고(高)스펙’ 강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연봉의 상징인 금융권에 화려한 스펙 소유자들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은행들의 항변이다. 하지만 “무늬만 블라인드 채용 탓도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8일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6개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산업·기업은행 등)의 ‘최근 5년간 신입 직원 출신 대학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은행의 총채용인원(1561명) 중 수도권 대학 출신은 862명(55.22%)이다. 2010년 72.02%(1418명)에 비해 수도권 대학 편중 현상은 눈에 띄게 완화됐다. 그렇다고 지방대 출신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지방대 졸업생 채용 비중은 22.91%(451명)에서 19.47%(304명)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이들의 빈자리는 고졸 출신 행원들이 채웠다. 2010년 전체 신입의 0.45%(9명)에 불과했던 고졸 행원 비중은 지난해 21.85%(341명)로 껑충 뛰었다. 앞서 이명박 정권이 고졸 채용에 드라이브를 걸며 시중은행들이 특성화고 채용에 팔소매를 걷어붙인 덕분이다. 현 정권 들어서도 고졸 채용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정권의 관심이 ‘경단녀’(경력단절여성)로 옮겨가면서 ‘계약직 텔러’ 채용에 치중되는 양상이다. 신입 행원들의 스펙트럼이 다변화된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눈에 띄는 대목은 최근 5년 새 수도권 대학 출신 비중이 16.8% 포인트나 급감했는데도 스카이대 출신 비중은 소폭이나마(17.98→18.56%) 증가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총 235명의 신입 행원 중 38명(16.17%)이 해외 대학 출신이었다. 여기에는 고액 연봉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의 대졸 초임 연봉은 4000만~5000만원 선으로 주요 대기업과 큰 차이가 없다. 대신 성과연봉제가 확산돼 있는 일반 기업체와 달리 은행권은 해마다 월급이 오르는 호봉제 체계다. 이 때문에 금융권 평균 연봉은 1억원(남자 직원 기준) 안팎으로 일반 대기업보다 높다. ‘고스펙 후광효과’에서 원인을 찾는 분석도 있다. 열린 채용은 학력과 학벌을 비롯해 각종 어학 능력이나 자격증을 반영하지 않는 무스펙 전형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 채용 과정에서 가장 많은 탈락자가 발생하는 서류 전형은 ‘블라인드’가 아니다. 최종 면접도 지원자가 작성한 자기소개서(학교, 자격증, 경력 등 기재)를 토대로 이뤄지는 만큼 진정한 의미의 블라인드가 이뤄지기 어렵다. A은행 인사팀 관계자는 “100% 블라인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2년째 은행에 도전하고 있다는 한 취업준비생은 “무스펙 전형을 곧이곧대로 믿는 취준생은 거의 없다”고 냉소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형식적으로 무스펙을 외치고 뒤로는 출신 학교를 보는 식으로는 숨은 인재를 찾을 수 없다”며 “열린 채용 대신 지방대 할당제 등 현실적 대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영환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금융권은 일단 입사하면 고액 연봉에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 일터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조직이 안정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변화와 혁신에 게으르다는 의미이니 은행권도 스스로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열린세상] 5·24 대북 제재, 논쟁과 평가/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5·24 대북 제재, 논쟁과 평가/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5·24 대북 제재 해제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속한 해제를 통해 관계 개선의 물고를 트자고 주장한다. 제재 효과가 극히 미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제재 자체가 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북한 당국의 사과 없이 제재를 해제할 경우 남북 관계의 고질적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다. 정부의 고심은 깊다. 정부는 북한의 선(先) 사과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내심 이 문제를 남북 관계 진전의 전략적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제재 해제 주장의 근거를 종합하면 여섯 가지다. 첫째, 목표 달성이 힘들다는 것이다. 즉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것이다. 둘째, 북한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지 않았고, 고통을 호소하지도 않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북한과 교역했던 우리 기업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남북 관계 단절로 인해 북핵 문제를 논의하고 북한을 변화시킬 기회가 봉쇄됐다는 것이다. 다섯째, 경제 교류의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통일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섯째, 북한이 제재로 인한 고통과 손실을 우리 정부의 탓으로 선전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대남 감정이 악화되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로 남북한 간 친화력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제재 해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측은 다섯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 제재의 속성상 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둘째, 북한이 제재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는 그 자체가 제재로 고통받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셋째, 정부의 대북 정책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앞으로 북한의 도발이 재현될 경우 경제 제재를 활용할 명분이 약해져 대북 강압 수단의 선택과 활용에 제약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노력과 엇박자를 야기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저하되고, 나아가 비핵화 국제 공조가 균열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어느 쪽 주장이 옳은가. 사실 모든 주장이 그럴듯하고 설득력 있어 보인다. 조기 해제론의 근거들은 남북 관계의 재개와 진전을 통한 기회와 이익의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신중론은 국익의 관점에서 전략적 위험과 손실을 경계하고 있다. 남북 관계의 엄중한 현실과 미래를 고려할 때 모두 타당한 지적이고 염려다. 하지만 냉정히 따져 보면 각각의 상당수 주장들에서 제재의 본질·인과관계·효과분석 측면에서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5·24 대북 제재는 속성상 북한의 안보 도발에 대한 징벌적 조치다. 따라서 경제적 타격이 불충분하다고 해서 효과가 없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즉 북한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확인 및 추론할 수 있다면 목표는 일부 달성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과관계를 잘못 계산한 부분도 있다. 제재 탓에 북핵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제재 부가 여부가 북핵 문제 해결의 결정적 변수도 아닐뿐더러 제재가 철회된다고 해서 북한이 한국 및 국제사회와 비핵화 논의를 재개한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제재로 인해 통일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과 5·24 대북 제재를 비핵화 국제 공조와 연계하는 것은 부작용과 역효과를 과잉 추론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을 견지해야만 할까. 분명한 것은 국익과 현실에 기초한 전략적 사고에 충실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5·24 제재가 남북 관계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거나 엄격한 원칙 고수만이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단선적 사고를 지양해야만 한다.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북한이 도발의 유혹에서 주저할 수 있도록 전략적 교훈을 분명히 주지시킴과 동시에 제재 해제를 향후 남북 관계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해야만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재 해제 여부를 전략적 부담이 아닌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 맞벌이 남편은 ‘베짱이’

    맞벌이 남편은 ‘베짱이’

    지난해 맞벌이 부부가 10가구 중 4가구인 가운데 맞벌이 남편이 홑벌이 남편보다 집안일을 더 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사는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에 육박해 ‘생각 따로 행동 따로’인 이중적 태도를 드러냈다. 통계청은 7일 이런 내용의 ‘2015년 일·가정 양립 지표’를 발표했다. 지난해 맞벌이 가구는 518만 6000가구로 ‘유(有)배우 가구’의 43.9%를 차지했다. 2013년(42.9%) 대비 1.0% 포인트 증가했다. 맞벌이 가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남편의 가사 노동 분담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오히려 전업주부와 함께 사는 홑벌이 남편이 맞벌이 남편보다 가사 분담이 조금 더 많았다. 홑벌이 남편의 지난해 가사 노동 시간은 47분(하루 기준)으로 맞벌이 남편(40분)보다 7분 길었다. 맞벌이 남편의 가사 노동 시간은 5년 전인 2009년(37분)보다 고작 3분 증가했다. 윤연옥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맞벌이 가구 중 일부는 집안일에 가사도우미를 이용하고 있어 맞벌이 남편의 가사 노동 시간이 홑벌이 남편보다 짧은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맞벌이 부부의 관심사가 집안일보다는 회사 업무나 각자의 취미 등에 맞춰져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맞벌이 아내는 하루 중 3시간 14분을 가사 노동에 썼다. 5년 전보다 6분 감소했다. 전업주부의 가사 노동 시간은 6시간 16분으로 2009년 대비 2분 줄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은 47.5%였다. 2006년 32.4%, 2010년 36.8%, 2012년 45.3% 등에 비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남편은 16.4%, 부인은 16.0%로 행동과 생각 간에 큰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 남성의 가사 노동 시간은 선진국에 견줘 턱없이 짧았다. 맞벌이와 홑벌이를 합친 한국 남성의 가사 노동 시간은 45분(2009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적었다. 인도(52분)와 일본(62분)보다도 짧았다. 홍승아 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도 역할 분담이 안 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남성들이 장시간 노동을 강요받으면서 가정에 투자할 시간이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기혼여성(15~54세) 취업자는 560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은 253만 8000명(45.3%)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3.1%로 가장 많았다. 40~49세(29.8%), 15~29세(8.6%), 50~54세(8.5%) 순이었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는 2013년보다 10.4% 증가했다. 특히 육아휴직 사용자 10명 중 6명은 휴직 종료 후에도 동일 사업장으로 복귀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성동 아줌마들, 재봉틀에 꿈 담았네

    성동 아줌마들, 재봉틀에 꿈 담았네

    ‘봉제공방에서 찾는 제2의 인생’ 서울 성동구는 9일 의류패션 산업 육성을 위한 마을공방 ‘청실홍실 산학센터’를 열고 현판식을 갖는다고 7일 밝혔다. 이 센터는 한양여대와 한국패션사회적협동조합이 함께 만든 봉제 공동 작업장으로 한양여대 안에 조성된다. 지난 3월 행정자치부 마을공방 육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전통산업인 봉제업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청실홍실센터에서는 성동 의류패션기술지원센터에서 봉제교육을 받은 수료생들에게 일감을 제공하고 봉제기술과 협동조합 설립 교육을 할 예정이다. 성동 의류패션기술지원센터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의류패션(봉제) 기술인 양성 교육과정을 진행해 왔다. 지난 7월에는 6명의 교육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제1호 봉제 협동조합인 ‘꿈맘’을 발족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과정이 3개월로 짧아 이수 후 곧바로 취업이나 창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았다. 청실홍실센터는 그런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기술 숙련 기회를 제공하고 협동조합을 통한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에 기여할 전망이다. 센터는 구에서 직접 운영한다. 한양여대는 의류생산 활동을, 패션사회적협동조합은 각종 교육을 지원하는 등 민·관·학이 함께하는 형태다. 정원오 구청장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협동조합을 통한 공동작업으로 사회 진출과 창업에 도움을 받길 바란다”며 구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구는 지난 10월 SH공사 및 한양여대와 손잡고 금호2가동 아파트에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지원을 위한 ‘성동 소셜패션 마을공방’을 열기도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정일 인사처 인재정보기획관의 ‘공직 인재’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정일 인사처 인재정보기획관의 ‘공직 인재’

    “외부에서 인력을 수혈한다고 해서 자리를 뺏고 뺏기는 거라는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일(51) 인사혁신처 인재정보기획관은 7일 이렇게 말하며 살짝 웃었다. 개방형 직위 임용에 대해 안팎에서 쏟아지는 따가운 눈초리를 가리킨 것이다. 그는 “외부에 맡겨야 할 일을 때울 순 있겠지만, 잘 해내기를 기대할 순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걸었다. 보험회사에서 임원급으로 중요하지만 자체적으로는 양성할 수 없는 ‘이코노미스트’를 사례로 들었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0년 과감하게 뛰쳐나가 사업체를 거느린 컨설턴트로 제2의 길을 걷다가 지난 3월 다시 공직으로 돌아왔다. 개방직 공무원 제도 정착에 애착을 지닌 까닭이기도 하다. 김 기획관은 국가공무원법 제19조에 규정한 ‘공직후보자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위촉하는 직위의 공무원을 발굴하는 임무를 지난 3월부터 맡고 있다. 쉽게 말해 ‘헤드헌팅’과 자료 수집(DB)으로 나뉜다. 눈앞의 가장 시급한 업무로는 국가인재 DB 체계화를 손꼽았다. 현재 25만여명이 등록돼 있지만 유지·보수하는 원시적 수준에 머물러 아쉽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자천도 가능한 국민추천제에 이름이 오른 총리·장관 후보만 100여명씩이나 된다고 귀띔했다. 그는 “하지만 대통령 인사권 행사를 돕는 게 임무이지, 제약해선 곤란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다만 청와대 인사수석실과는 정보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인재를 추천하는 데까지만 간여할 뿐 이후엔 중앙선발시험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개방직 목표는 정보 업무 등 특수직렬 1600여개를 뺀 국·과장 3786개 자리 가운데 10%로 삼고 있다. 김 기획관은 “앞서 공직사회를 통틀어 인재 발굴에 시스템을 도입하자며 2004~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첫 논의를 시작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이른바 알음알음으로 적임자를 추천하고 임용하는 방식이었는데 당시 국장급 단위로 출범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엔 1개 계(係) 단위로 쪼그라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인사처 출범과 더불어 부활했다는 표현을 썼다. 김 기획관은 “인재를 영입하자는 뜻으로 공모라는 절차를 밟지만, 걸맞은 인물을 끌어들이는 게 불가능한 구조”라며 입을 뗐다. 대상자가 현재 몸담은 자리에서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듣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모엔 그런 인물이 응시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인사처의 고민이다. 일반 공무원은 신분을 보장받는 데다 민간에 견줘 박봉이라고 해도 연금을 받는다는 데 기대를 품을 수 있지만 개방직에겐 이마저 불가능해 진입을 한결 막는 셈이었다. 임기를 마친 뒤 원래 일을 되찾고 싶어도 공무원으로서 직급 탓에 취업 제한에 걸리기만 했다. 인사처 출범 전만 해도 이런 문제의식조차 갖지 않았다. 그래서 ‘적극적 채용’에 중점을 두게 됐다. 적임자를 기다릴 게 아니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민간 스카우트 제도를 만들게 한 것이다. 공직사회엔 워낙에 낯선 업무라 에피소드도 숱하다. 공모를 거치지만 적임자가 발견되면 직접 접촉하기도 한다. 그런데 상대가 내부적으론 이미 낙점될 줄 알고 해당 장관에게 “제안을 받았는데 가도 괜찮겠는지”를 물었고, 장관은 이근면 인사처장에게 “조심해서 업무를 처리하라”는 핀잔을 늘어놨다고 한다. 그래서 “응모를 권유할 뿐 다른 후보자와 똑같은 절차를 따르도록 돼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하는 데 진땀을 뺐다고 설명했다. 후보와 접촉하기 전 해당 기관과 직위의 특성, 개인적 특성을 놓고 철저한 협의를 거치기 때문에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김 기획관은 “국민추천제로 영입한 학계 전문 인사를 접촉할 땐 12차례나 만나 성사시켰다”며 웃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겨우 설득해 놓고도 확정됐다는 답변도 주지 못한 채 이후 조사절차가 몇 달이나 걸리자 “이런 대우를 받으며 일하기 싫다”고 항의하는 바람에 또 마음을 돌리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그는 “일반 기업체로 따지면 괜찮은 간부 1명을 스카우트하는 데 1억원쯤 들기 때문에 인재정보기획관실 팀은 대한민국 최고의 헤드헌팅 조직이라고 봐도 좋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김 기획관은 “개방직으로 임용할 때 현직 공무원에게 유리한 사업계획서 검토보다 경력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한편 보상 수준도 직위에 걸맞게 조정하고, 공무원에서 민간으로 되돌아갈 때 경력 단절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고 오히려 공직 전문성을 곁들일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으니 마음껏 도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영화 ‘광해’ 중전 은장도 프랑스가 극찬한 작품도 모두 이 손 거쳐갔습니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영화 ‘광해’ 중전 은장도 프랑스가 극찬한 작품도 모두 이 손 거쳐갔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60호 장도장 보유자 박종군(53)씨는 가족 모두 한국 장도(粧刀) 기법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온 가족이 장도를 단순한 칼이 아닌 우리 고유의 민족예술로 전승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장도는 한 뼘 정도의 크기로 칼집이 있는 작은 칼을 말한다. 75년간 장도 제작을 해온 아버지 박용기옹이 지난해 84세로 별세한 후 광양장도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다. 대학에서 불교 미술을 전공한 그는 줄곧 부모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따라 아버지 밑에서 35년간 한길을 걸어왔다. 박 관장의 큰아들 남중(23)씨도 장도장 이수자다. 전수 장학생인 작은아들 건영(17)군은 광양고 2학년으로 이수자가 되기 위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미술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3대에 걸쳐 장도장을 계승하고 있는 장인 집안이다. 박 관장의 아내 정윤숙(51)씨도 장도장 이수자로 전국대회에서 대상과 은상을 받은 실력을 뽐내고 있다. 광양장도박물관은 후손들에게 장도가 갖는 소중한 정신을 일깨워 민족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장도 교육의 장이다. 학생들과 관광객들이 체험도 하고 작품들을 보기 위해 들르는 전남 광양시 시티투어 코스로 하루 100여명이 찾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장도는 명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2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중전 한효주가 든 은장도가 박 관장이 직접 제작한 작품이다. SBS 드라마 ‘장옥정’에서 숙종의 첩으로 나온 김태희와 영화 ‘조선미녀 삼총사’에서 주인공인 하지원도 이곳에서 제작한 장도를 갖고 촬영했다. 광양 장도는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가브랜드위원회의, 한국을 알리는 코리아브랜드넷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을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 장도는 12㎝ 남짓이지만 1m 크기까지 다양한 종류를 제작하고 있다. 가격도 10만원대에서부터 최고 5000만원까지 판매되고 있다. 화려한 장식이 붙여진 장도는 긴 칼을 의미하는 장도가 아니고, 또한 단순한 장신구나 노리개도 아니다. 예술적 완성도와 더불어 충절과 절개의 정신이 깃든 물건이다. 박 관장은 “세상 그 많은 칼 중에 충효와 의리, 지조의 정신을 담은 칼은 우리의 장도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만든 칼에 항상 ‘一片心’(일편심)을 새겨 넣는다. 일편단심의 변하지 않는 마음과 굳은 정신, 외길 인생 등 인간의 바른 가치 정신을 새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장도는 예로부터 4가지 용도로 쓰였다. 첫째 공예용·선물용과 둘째 국가 간 예물용이었다. 고려시대 중국 황제에게 선사한 선물이 인삼과 장도였다. 장도는 칼에다 귀금속을 혼합해서 예술로 승화한 작품이었다. 셋째는 신분과 계급을 구별하는 장신구로 사용됐다. 왕은 옥과 나전칠기가 들어간 장도, 사대부는 은장도, 평민은 동장도, 여성들은 노리개로 미를 창출하기 위해 소지하고 다녔다. 넷째 용도는 호신용이었다. 아들 성인식 때 아버지가 충·효·의·예를 갖추라는 의미에서 허리춤에 채워주고, 딸에게는 한 남편만을 섬기라는 일부종사를 가르쳤다. 사대부 여성들에게는 순결을 지키는 자결용이었다. 이처럼 많은 뜻을 담고 있는 장도는 4가지 공정으로 제작된다. 장도는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꼼꼼함이 필요한데다 섬세한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제일 먼저 금·은·동·대나무 등 재질을 선정하는 장식 작업을 한 후 상아, 은, 나전칠기 등을 재료로 하는 칼자루를 만든다. 이후 칼날 작업을 마치면 177번의 공정을 거치는 조립 작업으로 마무리한다. 자연 상태의 재질을 다듬고 두들기고 얇게 펴서 모양을 잡기까지 과정마다 손을 거쳐야 한다. 수백 번의 두드림과 손길이 더해져야 비로소 한 단계 공정이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직접 칼을 다듬는 손작업은 수만 번을 거친다. 단순한 판매용은 기계로 만들지만 대회 출품작이나 귀한 작품을 만들 때는 손작업만으로 진행한다. 하나의 장도를 손작업만으로 완성하려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제작 기간이 길수록 가격도 비싸 어떤 제품은 3년이 걸린 적도 있다. 박 관장은 “돈벌이로는 절대 할 수 없지만 피는 못 속인다는 말처럼 맥을 이어간다는 자긍심으로 하다 보니 3대째 전승되고 있다”며 “아들 둘 다 이러한 장인 정신을 흔쾌히 이어받아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박 관장은 “전통 공예나 무형문화재 지위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면 자꾸 악순환이 되는 만큼 명인답게 사회적,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장 문제 되는 게 전통 공예의 역사적, 예술적 단절인데 이런 사회 풍토를 고쳐서 9대, 10대 등 영원히 후손들에게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박 관장은 2008년과 2010년 프랑스 파리국제박람회에 출품한 장도를 대한 외국인들의 극찬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행사 기간 내내 수많은 인파가 몰렸고, 문화와 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인들이 외치는 감탄사는 아직도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박 관장은 “한국 장도 제작의 전통과 기술을 이어받은 우리나라 유일의 장도장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한순간도 잃지 않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동정] 박원순시장 , 박춘희송파구청장, 임영석서울아산병원 교수, 이주영의원, 성낙인총장, 함종한회장

    [동정] 박원순시장 , 박춘희송파구청장, 임영석서울아산병원 교수, 이주영의원, 성낙인총장, 함종한회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이클레이(ICLEI) 세계집행위원회와 이사회의를 주재하고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담은 이클레이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클레이는 세계 1200여개 도시와 지방정부 기후환경분야 협력기구다. 이날 회의에는 독일 본시장,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시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클레이 선언문에는 도시의 기후변화 대응 역할과 의지, 실천방안과 이클레이 회원도시의 약속이 담겼다. 회원국들은 7일 이클레이가 주관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부대행사에서 선언문을 공식 발표하고 각국 기후분야 장관들에게 전달한다. 박 시장은 지난 4월부터 3년 임기의 이클레이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은 오는 9일 오전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스타강사 김창옥 교수와 ‘유쾌한 소통 토크쇼’를 연다고 7일 밝혔다. 이날은 ‘소통하는 여자가 리더가 된다’를 주제로 박 구청장과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김 교수가 각자 강연하고 대화한다. 박 구청장은 여성 리더로서의 소통기법을, 김 교수는 여성의 소통이 가족과 주변에 미치는 효과를 주제로 강연한다. 이어 개그맨 김학도의 사회로 두 사람이 소통과 불통 경험담, 소통 단절 순간의 해결법 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다. 참여 신청은 누리집(www.songpa.go.kr)에서 하면 된다. ●임영석(49)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지난 6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2015 아시아 태평양 소화기병학회에서 ‘이머징 리더 렉처십’을 수상했다. 간질환 분야에서 한국인이 해당 학회서 수상한 것은 임 교수가 처음이다. ‘이머징 리더 렉처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40여개 회원국 소화기학회로부터 3명씩 추천받아 한 해 동안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인물 2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아・태 소화기병학회는 소화기관련 학회 중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권위 있는 학회 중 하나다. 임 교수는 다약제에 내성을 가지는 B형 간염에 대한 국제적인 새 치료 지침을 마련함과 함께 간암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도 개발해 간질환 치료의 발전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은 오는 8일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에서 선정하는 ‘제2회 대한민국 청소년 육성 대상’을 수상한다고 의원실이 7일 밝혔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는 지난 1965년 창설됐고, 현재 70개 단체가 가입돼 있으며 작년부터 청소년 육성을 위해 헌신한 국회의원, 언론사, 기업을 선정해 시상한다. ●함종한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회장은 오는 8일 오후 5시 국제청소년센터 1층 국제회의장(서울 방화동 소재)에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소년기관·단체장 및 유관기관장, 청소년지도자, 청소년, 국회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 및 대한민국 청소년육성 대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특히 ‘대한민국 청소년육성 대상’은 사회 각 분야에서 청소년육성을 위해 헌신한 숨은 공로자를 발굴해 시상하는 것으로 의정활동 부문에 국회 이주영, 이인영 의원이, 언론활동 부문에 유영석 SBS시사교양본부 차장과 윤석만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가, 기업 사회공헌활동 부문에 박영안 태영상선(주) 대표이사와 (주)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각각 수상한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6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린 제21회 카트만두대 의과대학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성 총장은 축사에서 네팔과 한국의 상호교류협력 강화, 서울대 글로벌봉사단의 지속적인 지원 등을 강조했다. 졸업식에는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 등도 참석했다. 양 대학은 2010년 대학간 학생교환협정을 시작으로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잊혀졌던 전통사경의 맥을 잇다…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잊혀졌던 전통사경의 맥을 잇다…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흔히 사경(寫經)은 그저 불교경전을 베껴 쓰는 정도로 인식된다. 하지만 따져 보면 한국의 전통 사경은 세계문화사적으로 탁월한 가치를 요란하게 자랑할 만한 우수한 문화유산이다.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외길 김경호(54)씨는 조선시대 이후 600년간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고려 전통 사경의 우수성에 눈떠 그 원형 복원에 천착해 사는 한국의 독보적 전통 사경 전문가이다. 2002년 한국사경연구회를 만들어 최근까지 이끌면서 잊혀졌던 불모지대의 전통 사경을 힘겹게 국내외에 알려 전통예술의 한 분야로 인식되게 한 주인공이다. →사경은 일반적으로 불교 경전 베껴 쓰기쯤으로 인식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나. -사경은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불교 교리의 전파와 교육의 핵심이었다.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그런 기능은 점차 인쇄술에 넘어갔고 사경은 공덕을 쌓는 신앙 행위이자 수행의 방편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그 일환으로 금자경, 은자경 같은 고귀한 것들이 나오게 됐다. →사경의 문화사적인 가치를 들자면. -한국은 현존 최고의 목판인쇄물(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금속활자인쇄물(직지심체요절)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인쇄문화의 종주국인 셈이다. 인쇄술이 사경을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개발됐으니 세계 문명문화사 속 한국 사경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하나는 세계 불교문화예술사에서 최고 성취를 이뤘다는 점이다. 고려시대에는 중국에 전문인력을 역수출한 유일한 분야였다. 원(元)의 지배를 받던 시기 중국의 요청으로 여러 차례 고려의 사경전문가들이 100명씩 파견돼 금은자경을 제작해 주고 돌아왔고, 원나라에서 감독관을 보내 금은자대장경을 제작해 갔다. →사경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일반의 관심과 국가적 지원이 일천한가. -사경은 억불숭유정책을 기조로 삼았던 조선왕조 500년 동안 묻혀 있었고 이후에도 최근까지 100년 이상 잊혀졌다. 600년 이상 전통이 단절되었던 탓에 전문 연구자조차 전무하다. 사경 연구에는 불교경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서예이론 및 실기에 대한 천착이 기본이다. 동양미술사 및 불교미술사, 역사 전반에 관한 깊은 지식과 사경의 역사적 전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전통문화예술에 대한 인식 부족 탓이 크다. 지금으로선 중요무형문화재 지정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가지정문화재가 되는 게 왜 어렵다는 말인가. -고용노동부에서 전통 기능 중 단절 우려가 있는 종목을 선정, 기능전승자(숙련기술전수자)를 지정해 계승자 육성 차원의 교육비를 한시적(3~5년)으로 지원하는 게 고작이다. 내가 2010년 전통 사경 종목의 유일한 기능전승자로 지정된 게 국가 차원에서 전통 사경 종목을 처음으로 신설한 것이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는 지원이 지속적인 데 비해 기능전승자는 지원이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전문 연구자 부족도 문제이다. 전통 사경 연구 학자들이 늘어나 집단적으로 전통 사경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면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증폭되리라고 생각한다. →불교 아닌 다른 종교에서도 사경이 이뤄지나. -넓은 의미의 사경까지 포함할 때 현재 국보·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도 200점이 넘는다.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수의 유물이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셈이다. 현재 기독교의 성경 필사(사경), 원불교의 교전 사경 등 종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소한 300만명 이상이 사경을 한 번쯤 해 본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전통 사경에 대한 인식 부족 탓에 과거 찬란했던 전통과 수행으로서의 체계적인 사경은 안 되고 있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지금 전통 사경을 연구하는 단체가 있나. -조사나 연구, 홍보 등 종합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는 한국사경연구회가 유일할 것이다. 2~3개 단체가 간헐적으로 전시회를 갖는 등의 활동을 해왔지만 최근 그마저도 중단된 상태이다. 문제는 사경 관련 단체 지도자들이 전통 사경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서예가들이란 점이다. 전통 사경 기법과 동떨어진 금니, 은니를 제각각의 기법으로 사용해 지도하고 있을 뿐이다. 제대로 고려사경의 전통을 계승해 창작 사경을 하는 단체는 한국사경연구회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경연구회는 어떤 단체인가. -2002년 전통 사경 개인전을 계기로 당시 조계종 포교원장 도영 스님, 동국대 역경원장 월운 스님, 동국대박물관장 고 장충식 교수를 고문으로 모시고 한국사경연구회를 발족했다. 초대회장을 맡아 최근까지 이끌어 왔으며 지금 10회째 회원전을 열고 있다. 미국 뉴욕, LA 등 해외전을 3회 열었고 동국대박물관과 뉴욕 플러싱타운홀, LA한국문화원 등 국내외 초대전을 5회 열었다. 회장을 맡아 활동한 14년 동안 한국 전통 사경의 가치와 의의, 예술성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그 때문인지 원광대 서예학과와 대학원에 사경과목이 개설됐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선 사경전이 3회 열렸다. 고용부 기능전승자 지정이 이뤄졌고 현재 몇몇 공모전에서 사경을 정식 부문으로 채택하고 있다. →사경 작업은 뼈를 깎는 고통의 연속이라고 들었는데. -최고의 사경 작품은 붓끝 0.1㎜, 아니 어쩌면 0.01㎜에 집중한 채로 수백, 수천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눈만 한 번 깜빡여도 선이 삐뚤어지고 숨만 한 번 크게 쉬어도 선이 흔들린다. 금니와 은니를 사용하는 장엄경을 제작할 경우 온도는 최소한 35°C 전후, 습도는 70% 이상이어야 좋다. 습식 사우나 같은 작업실을 생각하면 된다. 높은 온도와 습도의 작업 환경 탓에 어금니가 모두 빠지고 앞니까지 빠지는 경험을 했다. →사경 연구와 작업을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학자도 공식 연구자도 아니기 때문에 사경 유물 조사의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았고 선행 연구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 특히 재료, 도구 사용법 관련 자료는 전무해 일본 자료와 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도움이 된 자료는 고려 사경유물이었다. 고려사경을 직접 조사한 후 실험을 거듭하며 접근해 갔다. 경전의 저본 또한 큰 어려움 중 하나이다. 사경을 하려면 경전의 신뢰할 만한 저본을 여러 종 구해 정밀한 대조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현재 발행되는 경전은 오·탈자가 너무 많다. 한자 음을 한글로 표기할 때도 통일된 규정이 없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고려사경의 조사, 연구부터 홍보까지 모든 경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미국을 포함해 오히려 외국에서 전통 사경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2005년 뉴욕에 진출해 10년 동안 15회에 걸쳐 한국 전통 사경과 관련한 특강, 전시, 사경법회, 제작시연회, 워크숍 등을 진행해 왔다. 2012년 뉴욕시 랜드마크라는 플러싱타운홀 건립 150주년 기념행사로 한국사경연구회원전이 개최되었는데 이때 뉴욕 퀸즈 자치구 의장은 전시 개막일을 ‘외길 김경호의 날’로 선포했다. 뉴욕시 감사원장, 뉴욕주상원의원, 뉴욕주의회의원, 뉴욕시의회의원 등으로부터 표창장과 뉴욕시민 자격을 인정한다는 성명서를 받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시 기간(12주) 내내 연속 보도했고 데일리뉴스는 전면기사로 다뤘다. 이 초대전은 종합문화공간인 타운홀에서 수년 동안 개최한 각종 문화행사 중 가장 성황을 이룬 성공한 행사라는 찬사를 받았고 시민들로부터 정성 어린 선물도 받았다. 한국 전통 사경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경 전문 연구가의 입장에서 어떤 점이 가장 눈에 거슬리나. -고려 전통 사경은 세계사적 의의와 가치를 갖고 있고 최고 성취를 이룬 예술이다.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런 인식을 가진 이들이 많지 않다. 기복적인 불교가 깊이 뿌리박힌 탓이다. 폰트체로 인쇄된 사경본을 펜으로 베껴 쓰는 정도의 하향평준화를 지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사찰에서 사경법회가 빈번하게 열려 대중적인 신앙행위가 되어 가고 있지만 전통과 다른 엉터리 행사가 대부분이다. 전각과 불상에는 엄청난 돈을 들이면서도 핵심인 사경은 주먹구구식으로 사성된 사경이 봉안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저급한 사경 교재들을 마구잡이로 만들어 팔아 수익만 얻으려는 사경법회가 판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신경 써야 할 사경 진흥책이 있다면. -사경 분야 종사자들이 안정되게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고려시대 때 중국을 월등히 추월해 사경을 역수출할 수 있었던 건 국가기관인 사경원 때문이다. 국가적 지원을 통해 많은 사람이 사경으로 성인의 말씀들을 접하고 행한다면 사회적인 화합과 양보의 미덕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무형문화재 지정으로 격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선정된다면 전통 사경의 중요성을 쉽게 알리고 문화적 자부심도 갖게 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지난 10년간의 미국 활동을 발판 삼아 뉴욕을 중심으로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성경 사경과 코란 사경 그리고 만다라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작품을 창작해 한국 전통 사경을 세계인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세계적인 예술 장르로 발전시키겠다. 불교문화 속에는 인간 정신 활동의 극점인 삼매 속에서 행해지는 아름다운 수행이 있다. 수행 결과로 얻어지는 사경이 고귀하고 아름다운 예술이자 가치 있는 정신세계의 산물임을 인식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영문 작품집을 편집 중이다. 사경수행의 표준이 될 교본 시리즈(현재 전통 사경 교본 4종과 한지사경본 2종이 발행되었다)와 이론서도 계속 발간할 예정이다. 새로운 작품 서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은 전북 김제 출생으로 전북대와 동국대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과 미술사학을 공부한 등단 시인·시조시인 겸 서예가이자 한국 전통 사경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어려서부터 서예를 연마하면서 한문에 친숙해졌고 학창 시절 불교학생회를 통해 불교와 인연을 맺어 집중적으로 불교 교리를 공부했다. 경전과 게송들을 세필로 필사하면서 불교 서적을 닥치는 대로 구해 섭렵했으며 고교 시절 선승들의 선문답에 취해 생사를 초탈하는 선승이 되고자 출가하려 3번이나 야간열차를 탔지만 가족들의 만류로 번번이 실패했다. 대학, 대학원 시절 여초 김응현 선생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박상국 예능민속실장, 동국대 미술사학과 장충식 교수 등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고려 전통 사경에 매달리게 됐다. 2002년 첫 사경 개인전을 계기로 한국사경연구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아 지난해 말까지 이끌었으며 국내외 전통 사경 개인전 및 초대전을 15차례 열었다. 특히 미국 LA 카운티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의 전통 사경 특강과 전시, 제작시연을 통해 한국 전통 사경의 우수성과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예총회장상(1984), 국방부장관상(1988), 교육부장관상(1996)을 받았고 2010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전통 사경 첫 기능전승자로 지정됐다. 그가 펴낸 사경 개론서 ‘한국의 사경’을 비롯해 ‘전통 사경 교본’ 4종과 ‘한지사경본’ 2종은 사경 연구자, 창작자들에겐 필독서로 꼽힌다.
  • 정책 늘려도 임신·출산 경단녀는 15% 늘어

    정책 늘려도 임신·출산 경단녀는 15% 늘어

    올 들어 경력단절여성이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임신과 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법제화하고 예산 지원도 늘리고 있지만 직장에서는 여전히 휴가를 쓰기 어려워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5년 상반기 경력단절여성 현황’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경력단절여성은 205만 3000명으로 1년 새 8만 7000명(4%) 줄었다. 15~54세 기혼 여성(942만명) 중 경력단절여성의 비중도 21.8%로 같은 기간 0.6% 포인트 떨어졌다. 경력단절여성은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일자리를 잡지 못한 기혼 여성이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결혼’이 75만 7000명(36.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육아’가 61만 4000명(29.9%), ‘임신·출산’이 50만 1000명(24.4%), ‘가족돌봄’이 10만 1000명(4.9%), ‘자녀교육’이 8만명(3.9%) 등이었다. 특히 임신·출산 때문에 경력단절여성이 된 경우는 1년 새 6만 5000명(14.9%)이나 급증했다. 육아 때문에 퇴직한 여성은 같은 기간 1만 3000명 줄었지만 전체 경력단절여성 중 비중은 0.6% 포인트 늘었다. 아빠들이 휴가를 쓰지 못하는 점도 원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에서 남성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아빠에게 주어지는 유급 휴가’는 52.6주로 회원국 중 가장 길지만 사용률은 낮았다. 지난해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3421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4.45%에 불과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여성을 위한 동작

    동작구가 4년 연속 ‘가족의 삶이 가장 행복한 도시’에 선정됐다. 그동안 여성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약자의 안전 등 다양한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작구가 올해 서울시 ‘여성가족정책 평가’에서 대상을 받아 2012년부터 4년 연속 최고의 영예를 안게 됐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받았고 올해는 새롭게 신설된 대상을 받았다. 구는 이번 평가에서 여성 일자리 창출과 안전 부문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의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시작한 ‘호텔객실관리사 직업교육’으로 지금까지 34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률은 72.3%다. 내년 초에 관광호텔 2곳이 들어서는 지역 여건을 고려해 도입된 맞춤형 직업 프로그램이다. 또 ‘경력 이어가기 프로젝트’로 미취업 여성 148명에게 5회에 걸쳐 구직기술 향상교육을, 134명에게는 직업교육훈련을 해주었다. 취업에 성공한 여성 76명에게는 직장적응능력과 업무기술도 교육했다. 안전부문에서는 여성안심 거울길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보육인프라 확충 부분도 높은 성과를 보였다. 지난 1~9월 국공립어린이집 6개가 차례로 개원했고 확충 심의를 통과한 곳도 12개에 이른다. 급한 일이 생긴 부모가 아이를 맡기도록 일시안심보호센터 4곳도 문을 열었다. 올해 전국 최초로 한 부모 모자안심주택 2개 동 26가구를 공급했다. 이창우 구청장은 “내년에도 구는 국공립어린이집 4개를 추가로 늘리고, 민간기업과 협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여성일자리를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지속적으로 여성들의 취업 지원과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도심 속 외딴섬’ 정보사 부지 문화예술 중심지로 바뀐다

    40여년간 도심 속 외딴섬이었던 서초동 정보사 부지가 드디어 지역주민의 품으로 돌아간다. 서초구는 지난 1일 2015년 제18차 서울특별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서 정보사 이전 부지에 지정 용도(공연장, 문화집회시설, 전시장 등)를 의무적으로 3만 2200㎡ 이상 짓기로 결정됐다고 2일 밝혔다. 따라서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정보사 이전 부지를 서초구의 새로운 문화예술 중심지로 개발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구는 보고 있다. 정보사 부지는 서초대로(40m)에 연접하고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인근에 있는 역세권이다. 또 지난달 27일 착공한 서리풀터널(정보사터널)이 완공되면 서초역과 내방역이 5분 내에 닿을 수 있게 된다. 인근에는 대법원, 대검찰청 등 주요 법조기관도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 초 정보사령부가 자리잡으면서 지난 40여년간 외딴섬같이 주변 지역의 발전과 동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서초역과 내방역을 동서로 단절, 지역경제 발전을 방해했다. 구는 2011년부터 정보사 부지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고자 지구단위계획(안) 수립을 추진했으나 정보사 이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이에 조은희 구청장은 2014년 7월부터 정보사 이전과 터널 개설을 위해 정보사와 국방부를 상대로 이견 조율을 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했다. 조 구청장의 노력으로 지난 10월 27일 서리풀터널을 착공했으며 정보사 이전도 이번 달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또 구는 이전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정보사 등과 5차례 이상의 협의로 도시관리계획(안)을 수립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하나금융투자, 日 주식 온라인 거래 서비스 하나금융투자가 일본 주식 온라인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나금융투자 해외 주식 계좌만 있으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일본 주식을 온라인으로 사고팔 수 있다. HTS 해외 주식 시세 제공 서비스 가입 시 이달 말까지 실시간 시세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일본 주식시장의 2016년 전망과 유망 종목, 주간 시황도 HTS와 홈페이지(www.hanaw.com), 모바일홈(m.hanaw.com) 등을 통해 제공한다. 해외 주식 리서치 자료는 해외 주식 거래 계좌가 없어도 열람할 수 있다. ●DGB생명, 매달 생활비 주는 ‘매생이 암보험’ DGB생명이 암 진단비와 생활비를 확정 지급하는 ‘매월생활비주는암보험’(매생이 암보험)을 출시했다. 주요 암(기타피부암·갑상선암·전립선암·유방암·대장점막내암·제자리암·경계성종양 제외) 진단 확정 시 실직이나 휴직 등으로 소득이 단절되는 것에 대비해 최대 10년간 생활비를 준다. 주계약 1000만원에 가입하면 암 진단 시 1000만원 진단금과 함께 5년간 생사에 관계없이 월 100만원의 생활비가 나온다. 특약으로 전이암과 재발암도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해 준다. 최대 보장 나이는 100세다. ●한화생명, ‘모바일센터’ 앱 오픈 한화생명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해 보험계약 관리를 할 수 있는 ‘한화생명 모바일센터’ 애플리케이션을 개설했다. 앱을 이용해 실손보험금과 50만원 이하의 사고보험금을 손쉽게 청구할 수 있다. 스마트기기 카메라로 청구 서류를 촬영해 전송하고 처리 과정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다. 계약 조회, 보험료 납입, 변액보험 펀드 변경, 퇴직연금, 대출상품 등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자동응답시스템(ARS) 음성을 들으면서 원하는 메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도 있다. ●우리銀, 최고 연 1.7% 금리 ‘시네마예금 대호’ 우리은행이 영화 ‘대호’ 관객 수에 따라 최고 연 1.7% 금리를 주는 ‘시네마정기예금 대호’를 판매 중이다. 1년 만기로 기본금리는 연 1.4%다. 관객 수가 각각 300만명, 500만명, 700만명을 돌파할 때마다 우대금리가 0.1% 포인트씩 추가된다. 위비모바일통장을 개설해도 0.1% 포인트를 얹어 준다.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다. 오는 18일까지 1000억원 한도로 판매된다.
  • 강동, 여성정책 사업 최우수구 선정

    강동, 여성정책 사업 최우수구 선정

    ‘여성과 가족이 행복한 도시’를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온 서울 강동구가 노력을 인정받았다.  구는 ‘2015 여성정책 인센티브 사업평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 5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구는 여성폭력 없는 안전마을 조성, 여성 안전 지킴이집, 여성안심 귀가 스카우트 등 다양한 여성정책을 역점 추진해왔다. 특히 다세대 주택과 좁은 골목길이 많은 성내2동은 도둑 방지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하고 반사경을 설치해 안전한 여건을 조성했다. 아울러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자아 실현을 위해 여성특화일자리 확충 및 지원,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 맞춤형 취업특강 등도 운영했다. 가족행복을 위한 특화사업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좋은 엄마 되기 학교’ 사업 운영, 1박2일 한부모가정 힐링 캠프,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대표적이다. 2010년부터 구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본격화하며 4년만에 그 수를 두 배까지 늘렸다. 현재 구 전역에 신규 확충한 국공립 어린이집은 총 23개소다. 다문화 가정을 위해서는 명랑운동회와 합동결혼식, 아내나라 언어학교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결혼 이주여성들의 안정적인 한국 생활 정착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해 실질적인 성평등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양한 여성복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따뜻하고 행복한 사람 중심 도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고객 경험 실천한 후스타일, 대한민국브랜드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고객 경험 실천한 후스타일, 대한민국브랜드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요거트ㆍ유산균ㆍ바이오 전문 기업 (주)후스타일이 '2015 대한민국브랜드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브랜드대상은 국내 유일의 브랜드 관련 포상 제도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산업정책연구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창의적인 브랜드 경영 체계를 통해 우수한 브랜드를 육성하고 국가 경제의 발전에 기여한 기업, 자치 단체 및 기타 기관을 대상으로 포상한다. (주)후스타일은‘고객 경험’이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전사적 브랜드 경영을 실천했으며, 국내외 브랜드를 꾸준히 보호 및 관리해 온 점을 높이 평가 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주)후스타일은 2005년 설립된 기업이다. 설립 당시부터 '매력적인 경험을 창조하여 전 세계에 확산시키며 이를 통해 전 세계인과 인류의 미래를 풍요롭게 한다'는 브랜드 경영 가치를 역점에 두었다. (주)후스타일은 요거베리, 아임요, 요거베리라이프 등의 대표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요거베리’는 맛있는 경험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토대로 전 세계 20개국에서 매장을 운영중인 요거트 디저트 글로벌 프랜차이즈다. ‘아임요’는 전문가의 선택이라는 모토 아래 직접 원료 개발과 공급을 하는 카페 원재료 전문 브랜드로 기존 시장과의 차별화를 성공시켰다. 또한 콘텐츠큐레이션 바탕의 이커머스마켓 플레이스인 ‘요거베리라이프’는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후스타일은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경험을 선물한다’는 공통된 기업 가치를 가지고 브랜드들을 체계적이며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후스타일은 올해 브랜드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나갔다. 우선 정확한 고객 타겟팅을 위해 홍보력과 판매 효율이 높은 TV홈쇼핑에서 매출 증진과 브랜드 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한 브랜드 마케팅 위해 공식블로그와 카페, SNS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체험단과 주부 마케터를 활용하여 온ㆍ오프라인 마케팅도 함께 진행하며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의 요거트 전문 레시피북을 출간하여 건강하고 맛있게 요거트를 먹는 경험을 전파했다. ㈜후스타일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탄자니아 병원선 설립 후원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실천하고 있다. 또한 대학생 강연 및 채용설명회 참석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였으며, 원더우먼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CEO가 직접 다양한 강연회를 참석하며 요거베리 브랜드 전략 및 경영철학, 성공스토리 등을 공유하며 꾸준히 브랜드를 알리고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노력했다. 김진석 (주)후스타일 대표는 "후스타일이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는 매력적인 경험이고, 이 경험은 고객과 함께 호흡하는데 있다"며 "브랜드는 곧 후스타일의 자산이자 미래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들이 더욱 매력적인 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후스타일은 대한민국브랜드대상 수상 기념으로 공식 사이트 요거베리라이프닷컴 (http://www.yogurberrylife.com) 및 공식 지정 판매처에서 파격적인 혜택으로 요거트 메이커 등을 할인 판매하며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조총련 前간부 “대북 종속 끊고 김일성父子 초상화 철거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의 전직 간부가 이 단체의 대북 종속 관계 단절을 집행부에 촉구해 조선총련 내부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2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히로시마 지방에서 선전간부 등을 지낸 고충의(70·도쿄 거주)씨는 지난달 중순 도쿄에서 열린 조선총련 산하 상공회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전원 귀환시킬 것 ▲모든 시설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를 철거할 것 등을 요구하는 제언서를 배포했다. 허종만 조선총련 의장이 수신자로 명시된 이 제언서에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할 것 ▲북한과의 종속 관계를 끊기 위해 조직의 간부는 조선노동당의 당적을 이탈하거나 당원이 아닌 사람이 맡을 것 ▲재일조선인계 신용조합을 거쳐 사라진 방대한 자산의 행방과 그 책임을 분명히 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더불어 북한의 납치 문제와 개인숭배 등에 대해 ‘이상한 것은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는 조직으로 전환할 것을 호소하면서 “더이상 죄를 쌓지 말라”고 요구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를 시인한 2000년대 초반 이후 일본 사회에서 재일조선인에 대한 인식은 급격히 악화됐고, 이런 상황에서 조선총련의 대북 종속에 불만을 가진 내부 목소리가 그동안 존재해 왔다. 그러나 이처럼 실명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이 제언서는 배포 도중 회수됐고, 배포자 고씨는 제명 통보를 받았다. 고씨는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납치 피해자 관련 뉴스를 볼 때면 모순을 느꼈지만 말을 할 수 없었다”며 “실현은 어렵더라도 스스로 경계하는 마음을 담아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변혁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서울광장] 양김 정치의 종언과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양김 정치의 종언과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오일만 논설위원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한국 정치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1987년 대선 당시 ‘군정 종식’을 외쳤던 그의 울림은 크고도 깊었다. 그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은 30년간 이어진 군부 독재를 끝장내고 문민정부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됐다. YS는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함께 권위주의 시대에서 민주주의 시대로 이행시킨 일등공신임이 틀림없다. 역사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양김(김영삼·김대중) 시대가 한국 정치에 민주화를 꽃피게 했지만 지역주의와 계파정치라는 그늘도 드리웠다. 정치라는 것이 현실의 상황을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지만 양김 정치는 지역주의와 계파정치를 잉태시키고 웃자라게 한 토양인 것도 사실이다. YS의 마지막 메시지가 ‘통합과 화합’이라는 점 역시 자신들의 시대에 뿌리가 내린 분열과 대립을 치유해야 한다는 반성에서 출발한 측면이 있다. 1960~70년대 군부 독재의 무자비한 탄압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결속력이 강한 계파정치 등장을 필연적으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군부 정권이 뿌려놓은 지역감정은 영호남을 양분했던 양김 시대 더욱 활개를 쳤던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대목은 이른바 ‘87년 체제’다. 양김의 험난한 민주화 투쟁이 ‘87년 개헌’으로 결실을 보았고 여기서 규정된 구조적 틀이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5년 단임 직선제(대통령)와 소선구제(국회의원)로 요약되는 87년 체제는 엄밀히 말하면 양김과 군부의 타협물이다. 군부의 장기 집권 종식과 민주화란 양대 축으로 1987년 10월 9차 헌법 개정이 이뤄진 것이다. 헌법의 내용을 결정한 8인 정치회담은 군부 측에서 민정당 4인과 YS·DJ계가 각각 2인으로 구성됐다. 당시 여야 권력이 균형과 견제 속에서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절충점’을 택한 것이란 의미다. 87년 체제는 나름대로 시대적 사명을 적절하게 수행한 것도 사실이다. 5년 단임제 도입으로 더이상 장기 집권을 걱정하지 않게 됐고 여야 간 정권교체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민주화 열기 속에서 정치권력 간의 절묘한 황금분할적 성격은 과거 극단적인 권력투쟁을 예방했던 측면도 컸다. 그러나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다원화된 시대적 흐름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모든 국가 권력을 대통령 1인에게 집중시킨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도 심각하다. 군대와 경찰, 검찰, 국세청, 감사원, 국가정보원 등 모든 권력의 칼자루를 대통령 한 사람이 쥐고 있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릴 지경이다. 현 정부 들어 개헌론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국무총리를 분리하는 분권형 개헌론도 등장하고 있지만 권력을 향한 정치공학적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와 함께 정책의 단절이란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 여야 대통령 후보가 소리 높여 대통령 4년 중임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우리의 경제 규모는 10배 이상 성장했고 다원화된 사회의 흐름은 너무도 급박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21세기 변화의 사고를 담기에는 너무도 낡은 그릇이 됐다는 의미다. 국정이 5년 단위로 바뀌면서 국가의 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김대중 정부의 지식정보화 육성 정책이나 노무현 정부의 국토 균형발전 정책,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동반성장 등 심혈을 기울였던 대표적 정책들은 뿌리도 내리기 전에 다음 정권에서 철퇴를 맞았다. 정권마다 명운이 걸고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지만 정책의 생명인 연속성을 상실했다. 혼란과 갈등만 증폭시킨 꼴이다. YS가 남긴 과제는 어찌 보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일이다. 87년 체제를 이룩한 주인공들이 역사의 뒷장으로 사라진 상황에서 우리에게 절실한 시대정신을 담을 필요가 있다. 가중되는 서민들의 생활고, 무너지는 중산층, 고질적인 지역주의, 첨예한 이념 대립 등 지금 당면한 과제는 어느 하나 만만치 않다. ‘유통기간’이 지난 87년 체제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하루빨리 시작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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