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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 7기 단체장에 듣는다] “6대 권역별 발전 전략 온 힘… ‘행복도시 서대문’ 완성할 것”

    [민선 7기 단체장에 듣는다] “6대 권역별 발전 전략 온 힘… ‘행복도시 서대문’ 완성할 것”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당선자는 19일 구청장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4년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내리 3번 구청장에 당선된 그는 “지난 8년 구정 경험과 열정으로 주민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이는 것은 물론, 행복도시 서대문의 희망이 더욱 구체화될 수 있도록 미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민선 5~6기가 구정의 초석을 다지고 전국적인 모델이 되는 성장기였다면, 민선 7기는 완비된 시스템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완성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게 목표다. 다음은 문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선거 소회가 있다면. -시대적으로 이미 주민의 마음이 정해진 선거여서 심적인 불안함은 없었다. 다만 주민의 염원을 어떻게 담아갈 것인가 고민했다. 지방정부이긴 하지만 비전은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를 바라보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우리의 도시 행정 경험을 나누는 시기가 곧 다가오는데 이것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경험, 환경에 대한 경험, 교통에 대한 경험 등 우리 단위에 맞는 도시 행정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선거를 치르면서 현장에서 느낀 점은. -공약과 관계없이 한 달간 선거 유세로 지역을 누비면서 보니까 마을버스 노선 문제는 구에서 주민이 원하는 수요를 파악해서 적합하게 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시가 법적인 규정을 들어서 안 해주면 직접 마을버스를 공영제로 운영할 생각도 있다. 지역의 수요는 계속해서 바뀌는데 수요 조사가 제대로 안 이뤄지고 있다. 두 번째로 쓰레기 무단 투기에 대한 시스템을 강구하고 가혹할 정도의 과태료를 매기더라도 이번에 시민 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보자는 생각을 했다. 또 현재는 도로포장을 큰길 중심으로 많이 하는데 정작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은 이면도로, 골목길이다. 이면도로에 대한 포장이 더 시급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5분만 걸으면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를 많이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디자인 벤치보다는 등받이가 있는 실용적인 벤치를 만들어 도심 자체가 쉼터가 될 수 있게 하고 싶다. →중점 추진 과제는 무엇인가. -홍제역세권 개발을 비롯한 4대 역세권 발전 전략을 6대 권역별 공간 전략으로 확대해 미래 도시 서대문을 조성하겠다. 장기적으로 홍제천 복원을 계획 중인 홍제권역은 우선 단절된 홍제천 산책로를 연결하고 홍제역에서 홍은사거리까지 지하 보행네트워크(언더그라운드 시티)를 조성해 서대문의 새로운 중심지로 만들겠다. 신촌, 연희권역은 청년문화 일번지로 삼고 북아현권역은 상업과 주거의 융합 지역으로 만들겠다. 서대문권역은 역사문화와 함께 먹거리·볼거리가 풍부한 지역으로, 가좌권역은 모래내시장 일대 뉴딜 도시재생으로 지역 구성원이 상생하는 곳, 북가좌권역은 주거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역별 특성에 맞는 공간 전략을 통해 도시 환경을 정비해 나가겠다. 대학이 많은 서대문구의 장점을 활용해 미래 인재에 투자하는 교육신도시 조성도 주요 추진 과제다. 권역별 청소년 문화센터 건립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자유로운 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융·복합 인재교육센터를 만들어 청소년들의 재능과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 문화가 특권이 아닌 기본권으로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문화도시 서대문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산·북한산 자락길과 홍제천을 연계하는 테마거리를 만들고 현저2-2지구에 민주의 전당을 유치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임시정부기념관과 함께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역사문화벨트를 조성하겠다. 아울러 4대 축제 브랜드화와 신촌 바람산 일대 문화벨트 조성도 추진하겠다. →현안 중 시급한 문제와 개선책은. -긴급한 것은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조정이다. 실무적으로 신속하게 하자는 생각이다. 지금의 업무를 단계적으로만 보지 말고 5~10년에 해야 할 일을 1~2년 만에 해버리자는 것이다. 속도전을 과감하게 하기 위해서 규정상 어쩔 수 없는 것을 제외하고 인가 절차에 대해 파격적으로 신속하게 하자는 것이다. 정비 사업자, 재벌 시공회사에 휘둘리는 주민을 대신해 업체 선정 등을 구청이 주도해 모델을 제시하고 주민이 의사 결정을 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재개발, 재건축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소통이 안 되고 분쟁이 문제였지 관의 인가 문제는 아니었다.→지방분권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추진해 나갈 생각인가. -헌법 개정은 안 됐지만, 지방분권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중앙정부가 실천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테면 법인세, 소득세를 과감하게 지방세로 하는 등의 세원 조정이라든지 지방분권적 차원에서 중앙정부가 과감하게 해야 할 일들을 보여 줘야 한다. 중앙정부가 이를 추동해 나갈 수 있도록 지방분권 세력들이 계속 발언하고 의제를 던져야 한다. 대통령의 의지가 있어도 중앙정부 관료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이야말로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여러 지방정부로 분배함으로써 서로를 견제하고 또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구청장이 되려 하는가. -3선에 이르렀지만 마음가짐은 주민을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다. 주민을 섬기겠다는 처음의 자세와 다짐을 잊지 않겠다. 구정에 대한 주민의 관심과 참여는 서대문 지방정부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민선 7기에도 주민과 함께하기 위한 소통의 통로를 활짝 열어 두겠다. 주민들이 ‘저 사람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다’, ‘마음속 이야기를 해도 저 사람은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주민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 앞으로도 사람 향기 가득한 ‘사람중심도시’, 주민과 함께 나누는 ‘희망서대문’을 만드는 데 주민이 늘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문석진 당선자는 주민 ‘세족식’으로 첫 출발 복지·섬김의 행정 펼치는 서대문구 ‘키다리 아저씨’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당선자는 2010년 민선 5기에 당선된 이후 6기 재선에 이어 지난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다시 한번 서대문구민의 선택을 받아 3선 구청장이 됐다. 전남 장흥 출신인 문 당선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세무회계사무소 대표로 일했으며 서울시의원이 된 뒤에도 전문성을 살려 재무경제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자문위원, 국가청렴위원회 보상심의위원,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 감사, 세종문화회관 감사,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이사, 경실련 예산감시위원 등을 역임했다. 180㎝의 큰 키로 인해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2013년 서해문집에서 발간한 저서 ‘서대문 키다리아저씨의 행복동행’이라는 제목도 별명에서 기인했다. 그는 복지야말로 구청장으로서 주민 모두를 주인으로 섬기는 철학의 출발점이라는 구정 철학을 피력하고 있다. 서민 복지로부터 시작해 교육 복지, 주거 복지, 환경 복지, 문화 복지라는 개념을 도입해 복지 중심의 구정을 위해 마을을 누빈다. 키다리 아저씨처럼 묵묵히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구청장이 되는 게 목표이기도 하다. 문 당선자는 매번 취임 때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주민을 모시겠다는 마음을 다지기 위해 주민의 발을 닦아 주는 ‘세족식’을 한다. 다음달 임기를 시작하면서도 세족식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장을 지냈으며 지방분권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행복도시 발전 위해 민간산업 유치를”

    “수도권의 R&D시설 유치 지원 대전·청주 등과 공동전략 필요”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발전은 자족기능 확충에 달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주택건설포럼이 세종시청에서 개최한 ‘행복도시의 성과와 미래’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행복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공서비스 편중에서 벗어나 민간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훈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행복도시 발전 전제조건으로 도시기능 강화, 개발 속도 조절, 적정 인구밀도 유지, 주변 지역과 상생협력을 꼽았다. 박 연구위원은 “현재 행복도시 산업의 대부분은 공공부문이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교육, 산업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안으로 단순 제조업보다는 공공기능에서 파생되는 공공비즈니스 산업을 유치하고 발전시킬 것을 제시했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기업 연구개발 시설과 핵심 시설을 유치할 수 있게 국가 차원의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2, 3단계 도시개발 속도 조절도 제안했다. 박 위원은 “지금까지는 정부부처 이전과 주택건설이 행복도시의 성장을 견인했지만 세계적인 모범도시, 혁신이 창출되는 도시를 조성하려면 민간 자족기능을 충족하는 도시개발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적정 주거밀도 유지와 주변 도시와의 상생발전 전략도 주장했다. 현재 행복도시 주거밀도는 수도권 신도시 수준을 넘어서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5·6생활권의 주거밀도를 애초 목표(300명/㏊)를 유지하는 선에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행복도시 자체 독립된 공간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어 대전, 공주, 청주 등 주변 지역과 공동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는 “행복도시를 환상으로 연결하는 BRT(급행간선도로)가 도시 단절을 불러오는 부작용도 있다”며 “BRT로 나뉘어진 생활권을 재통합하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규모 블록형 상가보다는 가로형 상가를 조성해 가로의 활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북방경제委 “동해북부선 연결 조기 착수”

    북방경제委 “동해북부선 연결 조기 착수”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가동 동북아 슈퍼그리드 집중 협의 남·북·러 가스관 사업도 추진정부가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철도를 잇기 위해 동해북부선 남측 단절 구간인 강릉~제진 연결을 우선 추진한다. 또 남·북·러 가스관과 전력망을 연결하는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도 나설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신(新)북방정책 4대 목표 및 14대 중점 과제’를 의결했다. 신북방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을 구성하는 한 축이다. 북방경제위는 정부 부처 간 유기적으로 신북방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최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신북방정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북방경제위는 우선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 정도에 따라 북·중·러 접경 지역에서 소다자 협력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러 3국 복합 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가동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환동해 관광협력사업이 활성화되면 중국의 훈춘과 러시아의 하산, 북한의 나선 특구를 잇는 두만강 국제관광특구가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중점 과제에는 철도, 가스관 등 주요 인프라를 연결하는 방안도 담겼다. 무엇보다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동해북부선 연결 및 현대화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관통하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노선 연결이 현실화된다. 북방경제위 지원단장을 맡은 이태호 청와대 통상비서관은 이날 “철도 현대화 및 연결과 관련한 이야기들은 (앞서) 꽤 구체적으로 나왔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철도 연결이) 가장 집중될 것으로 관측한다”고 말했다. 동북아시아 국가의 전력망을 잇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한·중·일 전력망 연계 사업과 관련해 중·일 측과 협의 채널을 마련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러시아의 유망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와 관련해 우선 양국 간 정보를 공유한 뒤 남한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연결(PNG) 사업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추진 과제에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한·러 혁신 플랫폼을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혁신 플랫폼은 러시아의 혁신 원천기술과 우리의 정보통신기술(ICT) 응용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북방경제위는 “양국 간 스타트업 교류 및 공동 창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밥상 지킴이’ 광진 주부특공대

    서울 광진구가 주민에게 올바른 식생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자 건강밥상지도자 ‘주부특공대’를 양성한다고 18일 밝혔다. 구는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지역주민 20명을 주부특공대로 발굴하고 양성할 계획이다. 구에서 영양, 식생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이들이 건강파수꾼 활동가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주부특공대 신청 자격 요건은 경력이 단절된 영양사와 조리사 등 전문자격을 활용해 사회활동이 가능하고, 식품영양학과 대학생과 영양사 실습생, 영양·식생활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선발된 주부특공대는 양성단계, 훈련단계, 활동단계로 3단계의 교육을 받게 된다. 참여 신청은 오는 25일까지 유선 또는 방문 신청하면 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군수의 무덤’ 4郡… 낙마 악순환 끝낼까

    3연속 부정 괴산 “주민 하나되길” 80% 불명예 청송 “뼈 깎는 자성” 3명 퇴진 함양 “임기 잘 끝내길” 전원 낙마 임실 “투명이 제1신념” 오는 7월 임기를 시작하는 민선 7기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각종 비리로 중도 하차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단체장 낙마는 막대한 혈세를 퍼부은 선거를 무효로 돌릴 뿐 아니라 지역발전 차질, 지역여론 악화, 주민의 자괴감 등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특히 역대 군수들이 줄줄이 형사처벌을 받고 물러나 ‘군수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에선 명예를 지켜 4년 임기를 마쳐야 한다는 바람이 크다. 충북 괴산군의 ‘흑역사’는 2000년 시작됐다. 당시 재선에 성공한 김환묵 전 군수는 유권자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중도 하차했다. 2000∼2006년 재임한 김문배 전 군수는 승진 청탁과 함께 부인을 통해 1000만원을 받았다가 퇴임 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무소속 3선을 달성한 임각수 전 군수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2016년 11월 징역 5년형 확정과 함께 아직도 복역 중이다. 임 전 군수에 이어 지난해 취임한 나용찬 전 군수는 지난 4월 24일 선거법 위반으로 자리를 잃었다. 괴산읍 주민 안모(45)씨는 “군수들이 모조리 사법처리되면서 지역 이미지를 고꾸라뜨렸다. 이번에는 참신하고 신뢰할 수 있는 후보를 골라 투표한 것 같다”며 반겼다. 이어 “주민들이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면서 군수들이 중도 낙마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자주 터진 것 같다”며 “새 군수 취임을 계기로 군민들도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차영 괴산군수 당선자는 “아픈 지역사를 단절시켜 달라는 유권자 요구가 많았다”며 “가장 먼저 공정한 인사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각종 이권과 관련된 줄대기를 척결하고 지역 내 분열과 불통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사랑 운동과 주민통합협의체 등을 구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북 청송군은 직선제 도입 이후 당선된 군수 5명 가운데 4명이 사법처리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1995년 민선 1기(임기 3년) 때 선출된 안의종 전 군수는 2기 임기를 2년 6개월 남기고 유권자 10여명에게 300만원을 준 선거운동원 탓에 1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아 낙마했다. 이어 당선된 박종갑 전 군수도 2002년 지역 국회의원에게 공천 헌금 명목으로 3억원을 줬다가 임기 3개월을 앞두고 하차했다. 배대윤·윤경희 전 군수도 뇌물수수와 업무추진비 횡령, 허위사실 공표와 사전 선거운동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돼 군수직을 상실했다. 이달 말 3선 임기를 마치는 한동수 군수도 지난해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될 뻔했다. 이번에 윤 전 군수가 당선됐으나 과거 이력으로 논란을 빚었다. 서인환(65) 청송군사과협회장은 “잇단 선거부정 사태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고 군민들이 자존심을 많이 구겼다. 군민 모두 뼈를 깎는 자세로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54)씨는 “정치인도 정치인이지만 유권자들의 썩어 빠진 정신 때문에 부정선거를 키우는 만큼 특단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경남 함양군수 5명 중엔 3명이 뇌물수수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1~2기 정용규 전 군수만 유일하게 수사에 휘말리지 않았다. 3·4기 천사령 전 군수는 연임했지만 재임 시절 리조트 시행업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돈을 챙긴 혐의로 2011년 구속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5기 이철우 전 군수는 유권자에게 선물을 돌린 혐의로 기소돼 취임 1년여 만인 2011년 7월 군수직을 잃었다. 2011년 10월 치러진 재선거에서 당선된 최완식 전 군수는 선거법 위반으로 2012년 구속되고 2013년 3월 직위를 뺏겨 전임 잔여 임기도 채우지 못했다. 2013년 4월 재선거에서 뽑힌 임창호 전 군수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선했으나 인사청탁 대가로 직원들로부터 돈을 받아 지난 3월 구속됐다. 군민들은 “이번엔 무엇보다 청렴하고 유능한 군수로 임기를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4번 도전한 끝에 꿈을 이룬 서춘수 함양군수 당선자는 “함양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고 깨끗한 함양군을 위해 오직 군민만을 위한 군정을 펴겠다”고 다짐했다. 청렴도 향상 기획단, 정책실명제, 용역실명제, 일반직원의 인사위원회 참여, 수의계약 상한제 등 제도 도입을 약속하기도 했다. 전북 임실군은 1~5기 모두 낙마한 지역이다. 1~2기 이형로 전 군수는 쓰레기 매립장 인허가 비리로, 3~4기 이철규 전 군수는 인사비리 혐의로, 5기 김진억 전 군수는 뇌물 혐의로 하차했다. 그러나 6기 심민 군수는 약속을 지켜 무사히 임기를 마친 뒤 이번에도 민선 6기 성과를 앞세워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승리를 챙겼다. 심 군수는 “투명한 행정을 제1의 정치 신념으로 삼아 창조행정에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청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함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임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상돈 의왕시장 후보, 3선 도전 김성제 후보 누르고 당선

    김상돈 의왕시장 후보, 3선 도전 김성제 후보 누르고 당선

    6·13 의왕시장 선거에서 김상돈 더불어 민주당 후보가 현 시장인 김성제 후보를 누르고 의왕시장에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3만 6654표(45.07%)를 얻어 3선에 도전한 2만 7537(33.86%)표의 김 후보를 9000여표 차이로 따돌렸다. 권오규 자유한국당 후보는 1만 7118표(21.05%)를 얻는데 그쳤다.김 당선자는 현직시장으로 컷오프돼,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김 후보는 8년 동안 의왕시장으로 도시의 각종 개발사업을 이끌며 지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유력 후보였다. 더욱이 민선 5, 6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두 차례 당선된 김성제 후보와 일부 지지층이 겹치기도 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김 당선자는 김성제 후보가 ‘문제인 마케팅’을 벌이자 내심 긴장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문자메시지로 4년 전 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퍼뜨려 본인이 민주당 후보인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라며 김 후보를 고소를 했다. 김 당선자를 최악의 위기에 빠트리며, 긴장케 하는 사건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김 당선자에게 ‘부정 학위 취득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김 당선자는 “김 후보 주장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결국 허위 사실로 밝혀졌지만 투표를 일주일여 앞두고 이모씨가 ‘김 후보 부인과 내연 관계’라며 기자회견을 열어 김 당선자를 당혹케 했다. 결국 의왕시장 선거도 바람직한 정책 대결은 상대후보의 검증을 빌미로 한 네거티브 전략과 흑색선전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후보자 간 감정 싸움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우여곡절 끝에 승리한 김 당선자는 “두 후보의 마음을 모아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의왕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화해의 말을 당선소감에서 전했다. 김 당선자는 “힘 있는 집권 여당 당선인으로서 문재인 정부를 성공적으로 견인하는 시장, 의왕시민 모두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김 당선자는 출마를 선언하면서 “개발을 넘어 시민의 행복에 투자하겠다”라며 공약을 밝혔다. 그는 공정·투명한 시정과 시민 참여 정책평가, 예산 편성 감시 제도를 도입을 약속했다.. 또 맞춤형 복지 실현과 50, 60세 중장년층세대, 경력단절여성, 청년 일자리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양대학교 행정자치대학원을 나온 김 당선자는 제4, 5, 6대 의왕시의회 시의원과 제9대 경기도의회 의원을 역임했다. 자신을 누구보다 의왕을 잘 아는 의왕 출신이라며 “검증된 능력과 경험을 토대로 시민 20만 시대를 이끌겠다”라고 밝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개성공단 재개 언제쯤?… 기업들 “연내 가동 목표”

    개성공단 재개 언제쯤?… 기업들 “연내 가동 목표”

    “공장 가동 위해 반드시 시설 점검 정부 허가 땐 이달 방북도 가능” “경의·동해선 연결 北 의사 중요 대화 통해 우선 과제 도출해야”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연내 재가동을 목표로 조기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신한용(신한물산 대표)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13일 “방북 준비는 돼 있고 정부가 허가해 주면 하루라도 빨리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공단을 연내에 재가동하려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리기 전이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정부 허가를 받아 방북해 공단 시설 점검을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주 기업들은 이달이나 늦어도 다음달에는 방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입주 기업들은 공단 가동이 중단된 2016년 2월 이후 총 5차례 방북을 신청했지만 모두 유보됐다. 올해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직후인 지난 2월 26일 방북을 신청했지만 정부가 아직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창근 개성공단 정상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은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시설 점검을 위한 조기 방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서진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상무도 “북한 제재 완화가 구체적으로 진척되지 않아도 정부가 조기 공단 재개 의지만 있으면 예외를 둬 방북을 허가해 줄 수 있다”면서 “사전 점검단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도 비슷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다수는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비대위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 101곳 중 95%가 재입주 의지를 나타냈다. 개성공단 입주 1호 기업인 의류업체 신원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개성공단은 저렴한 인건비와 편리한 교통 등 장점이 많아 개성공단기업협회를 통해 재개 준비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 담긴 철도 연결 사업도 남북 경협의 핵심으로 꼽힌다. 경의선은 이미 연결돼 있지만 노후화된 북측 구간을 보수해야 하고 동해선은 단절된 강릉~제진 104㎞ 구간을 새롭게 이어야 한다. 경의·동해선이 연결되면 유라시아 대륙 철도를 통해 유럽까지 사람과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다. 경의선은 중국대륙철도(TCR)로, 동해선은 만주횡단철도(TM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각각 갈아탈 수 있다. 중국이 대륙 전역에 고속철도 2만 1000㎞를 깔아놔서 남북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고속열차로 유럽까지 갈 수 있다. 남한이 최근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대륙철도 이용 여건도 무르익고 있다. OSJD는 유라시아 대륙철도 등의 운송과 관련된 제도와 협정을 마련하고 기술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국제기구다. 이번 정회원 가입으로 한국은 OSJD가 관장하는 유라시아 철도 이용 주요 협약들을 다른 회원국들과 체결한 것과 같은 자격을 얻었다. 정회원이 아니면 개별 회원국과 일일이 철도 이용 관련 협정을 맺어야 하는데 이를 ‘한 방’에 해결한 셈이다. 다만 철도 연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적극적인 협조가 전제돼야 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철도·도로 연결 등의 경협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 공동 연구를 제안해 놓은 상태여서 구체적으로 어떤 노선이 연결·개량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면서 “경협이 북한 땅에서 이뤄지는 만큼 북한의 뜻이 중요하므로 남북 대화를 통해 우선 과제를 도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뉴욕, 英런던 집값 비싼 이유 알고보니...

    美뉴욕, 英런던 집값 비싼 이유 알고보니...

    세계적 도시경제학자 에드워드 글레이저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도시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자 가장 친환경적인 장소”라고 주장했다.그런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위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지난달 발표한 ‘2018 세계 도시화 전망’ 보고서를 통해 사람들은 점점 도시로 몰려들게 될 것이고 이 때문에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 발전을 비롯한 각종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DESA에 따르면 2050년쯤이 되면 지구촌 도시인구 비율은 현재 55%에서 68%로 증가한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7명이 도시에 살게 된다는 것이다. 2030년이 되면 인구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가 현재 31곳에서 43곳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보고서는 “도시화의 가속화로 많은 국가들이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과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건축학자와 도시계획가들은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다. 다만 경전철시스템, 컨벤션센터, 주택 사업 같은 대규모 건설을 통해 성공적인 신도시를 건설하고 쇠락한 도시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많은 정치가나 관료들의 주장은 잘못됐다는 게 대다수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글레이저 교수 등은 “휘황찬란한 건물은 도시의 미관을 멋있어 보이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도시의 성공을 이끌고 도시의 여러 가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이번 6·13지방선거를 보면 많은 후보자들이 여전히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장밋빛 공약을 내놓고 있고,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고, 도시민들에게 삶의 만족감을 주는 도시의 요건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런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도시계획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이 나섰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공학부와 노키아 벨 연구소 영국분원 연구자들이 위키피디아와 세계 최대 온라인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에 2007~2014년에 올라온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사진 약 150만장을 추적해 도시의 문화 자본과 경제 자본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피직스’ 최신호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1930~2002)가 주장한 ‘문화 자본’의 개념이 실재하는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르디외의 ‘문화 자본’은 비슷한 문화적 가치를 누리는 사람들이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사회를 확대시키고 공동체의 부를 가져온다는 개념이다. 연구팀은 위키피디아를 통해 도시의 문화 자본을 광고 및 마케팅, 건축 및 공예, 디자인, 예술, IT 소프트웨어, 출판, 박물관 및 미술관, 음악 등 25개 분야로 나누고 또 675개 세부 분야로 구분했다. 그다음 촬영장소와 시간을 표시하는 GPS 태그가 붙은 150만장의 사진을 세부 분야에 따라 분류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분류된 사진들을 런던 33개 자치구와 뉴욕 71개 지역의 도시 개발 상태, 소득 수준, 주택가격 분포 등 경제·지리 정보 지도와 비교했다. 연구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들이 일반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거나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을 방문했을 때 찍은 것들이라는 점에 착안해 문화 자본을 측정하는 데 활용한 것이다. 그 결과 다른 자치구들보다 집값이 비싸고 소득 수준이 높은 런던의 켄싱턴, 첼시, 웨스트민스터, 런던중심구와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 미드타운, 브루클린하이츠 등은 문화 자본의 수준도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루카 아이엘로 노키아 벨 연구소 박사는 “현재 세계적으로 알려진 도시들을 보면 문화가 경제에 종속돼 있는 것이 아닌 문화 자본이 경제를 이끌고 나가는 형태”라며 “이번 연구는 그 같은 통설을 확인해 준 것으로 실제로 여러 경제적, 지리적 요인들이 주택 가격과 경제적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문화적 요소가 가장 설득력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도 최근 발간한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책을 통해 “현대인의 소통 단절 현상을 치유하고 창의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 안에서 얼굴을 맞대고 우연히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며 문화적 요소를 강조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북ㆍ미 70년 적대 청산할 아침이 밝았다

    오늘 역사적인 세기의 담판이 이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을 놓고 ‘빅딜’ 협상을 벌인다. 한반도는 영구적인 평화를 맞이할 절호를 기회를 얻었다. 두 나라는 1948년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지난 70년간 적대관계를 지속해 왔다. 두 정상의 만남은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져온 북·미 관계의 전환점을 가져오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 한반도와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제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와 전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축복했다. 북한과 미국은 비핵화를 이룰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1994년 10월 미국 등이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고 북한은 핵동결을 한다는 제네바합의에 이르렀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무산됐다. 2000년에는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미국 워싱턴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한 평양을 각각 방문했지만, 2002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으로 대화가 단절돼 오늘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번 싱가포르 담판에 임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트위터에 “싱가포르에 있어서 좋다, 흥분의 분위기!”라는 글을 올렸고, 북ㆍ미 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는 “아주 좋다”고 짧게 답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내일 회담이 잘 준비돼 있다”며 “북과의 대화가 매우 빨리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국제질서에 편입시키고, 경제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대담한 결단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소식과 회담의 의제를 ‘비핵화’라고 일제히 보도한 점이 주목된다. 최고 지도자가 평양을 비웠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올 들어 김 위원장이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한 보도는 모두 그가 귀환한 이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주민들이 환영할 상당한 성과를 들고 귀국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읽힌다.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려는 두 정상의 의지와 달리 실무협상에서는 정상회담 하루 전까지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어제 트위터에 “우리는 한반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ㆍ미 양측이 최대 의제인 비핵화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가운데 CVID 원칙을 거듭 강하게 압박하려는 일종의 ‘성명’으로 풀이된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어제 싱가포르에서 3차례 걸쳐 합의문 초안을 최종 조율하는 실무회담을 여는 등 막판 줄다리기가 치열했다. 결국 북·미 간 세기의 담판은 두 정상의 ‘톱 다운’ 방식의 결단으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기필코 합의를 끌어내기를 촉구한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수준의 핵폐기를 결단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들어간 뒤 “1분 이내”이나 “5초 안에”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김 위원장의 핵폐기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북한의 불가역적이고 완전한 체제 안전 보장(CVIG)과 경제개발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정상국가가 되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빅딜’이 현실화되려면 방법과 시간표가 들어간 로드맵도 제시돼야 한다. 그것이 북·미 사이에 반복됐던 비핵화 합의와 파기의 전철을 밟지 않는 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40분간 통화해 회담이 성공적인 결실을 거둘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두 정상이 큰 물꼬를 연 이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도 발언했다. 이와 더불어 북한 체제 안전 보장과 직결되는 한반도 종전선언도 나오길 기대한다. 평화협정체결과 북ㆍ미 수교 등의 밑그림도 구체화되길 바란다. 두 정상이 통 큰 결단을 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급물살을 타고 평화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가정서 시작 ‘풀뿌리 육아운동’으로 저출산 해결 실마리 찾아야”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가정서 시작 ‘풀뿌리 육아운동’으로 저출산 해결 실마리 찾아야”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은 정말 심각합니다. 정부도 빠른 속도로 돌봄 서비스를 늘리고 있지만, 기관 중심이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돌봄의 틈새와 사각지대에서 한 여성의 삶은 경력 단절로 이어집니다.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돌봄은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요. 지난해 ‘82년생 김지영’ 세대와 간담회를 열었는데 대부분 아이를 키울 때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더군요. 독박육아로 정신적 고립감과 부담감이 엄청났습니다. 돌봄을 매개로 이웃과 교류하면서 지역 사회가 관심을 두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동체가 활기를 띠고, 엄마들이 독박육아에서 해방됩니다. 정책이나 시스템만으로 해결하려면 어렵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공동육아와 같은 움직임이 절실합니다.”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공동육아 신념은 이처럼 뚜렷했다. 그는 공동육아를 ‘아래로부터의 육아 운동’이라고 정의했다. 국가적 관점에서 펴는 ‘위로부터의 육아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한 가정에서 시작되는 풀뿌리 육아 운동으로 저출산 현상을 해결할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봤다. 공동체의 육아에선 단 한 명의 엄마도 소외되지 않을 수 있다. 공동육아는 부모들끼리 자연스레 이루는 문화 운동이다. 국가는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는 ‘조연’이다.→공동육아를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육아나눔터도 확보하기 쉽지 않다던데. -공동육아나눔터는 지방자치단체가 공간을 확보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사업 모델이다. 나눔터 설치 비율을 지자체 정부합동평가지표에 반영하는 식으로 독려하고자 한다. 대우건설·한국토지주택공사(LH)와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아파트를 지을 때 나눔터 공간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내용이다. 2014~2017년 폐쇄된 어린이집이 3500곳이다. 이를 지자체가 인수하는 방법도 있다. 작은 도서관이나 보건소 같은 곳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지방 출장을 다녀왔는데, 동사무소가 사라지는 곳도 많다더라. 그런 공간을 공동육아를 위한 공간으로 쓸 수 있다. 물론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이를 눈여겨봐야 한다. →공동육아 공동체가 이어지려면 부모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참여가 필수다. 그러나 맞벌이 가정은 참여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용자 수요에 맞게 돌봄의 방식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운영 방식을 다양화하는 거다. 예컨대 맞벌이 부부는 평일 참여가 어렵다. 대신에 주말에 영어나 피아노를 가르쳐 주는 등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 비(非)맞벌이 부부는 주중에 도와주면서, 주말에 아이를 맡기고 자신만의 일정을 소화할 수도 있다. 공동체에 따라서 지역의 은퇴 교원이나 대학생 자원봉사 등 보조할 수 있는 통로는 다양하다. →젊은 세대에선 출산 계획이 없거나 비혼을 주장하는 이도 늘고 있다. 이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강요할 순 없지만, 저출산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회문제다. 이들과도 부담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 -독일 유학시절 대학원 친구의 아이를 돌봐 주는 게 일이었다. 교수 면담이 있을 때 나에게 자주 부탁했다. 하지만 우리는 직장 동료나 친구에게 아이를 맡기는 문화가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다. 출생률 감소는 노동력 감소로 이어지고 사회 전체의 생산성 저하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연금·보험료 등 사회에 낼 지출은 줄어드는데 받는 사람은 늘어난다. 따라서 모두가 저출산 문제에 책임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다만 젊은 세대 사이에서 결혼이나 출산을 피하는 건 현재의 사회구조와 큰 관련이 있다. 출산과 양육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된 현실이 작용했을 수 있다. 돌봄을 공동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이 아직 약하다.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과 아울러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과연 내 아이도 아닌데 책임지라는 말이 그들에게 쉽게 다가올까. -사회계약설에 따르면 국가는 합의에 따라 만들어진 사회 공동체다. 개개인이 공동체가 지향하는 철학과 국가 이념에 동의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그때 비로소 개인은 국가를 이루는 중요한 구성원이라고 스스로 인식한다. 육아 문제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는 아직 혈연공동체로서 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다. 공동육아를 통해 사회적 약자, 소수자, 어린이를 공동체가 책임진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시작해야 하고 또 확대해야 한다. 1960~70년대 독일 등에선 기성세대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학생들이 ‘68운동’을 일으켰다. 당시 육아 문제를 둘러싼 논의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어린이집 교육이 올바른 것인지, 지향성과 이념은 무엇인지를 제기하면서 강력한 대안 보육운동을 일으켰다. 여기서 배울 점은 육아 문제를 공동체의 문제로 놓고 철학과 운영방식을 논의했다는 거다. 독일의 ‘마더센터’가 생겨 국가가 보육을 지원해 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보육의 방향성은 너무나도 중요한 쟁점이다. 우리도 이런 움직임으로 보육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이 있나. -올해 공동육아나눔터를 260개까지 늘리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공동육아가 ‘문화운동’으로서 자리잡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 내에서도 단순한 정책적인 해법만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결국 아이를 낳을 젊은 세대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아래로부터 공동체 문화를 형성해 가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필수다. 국가가 강제로 나서서 퍼뜨릴 순 없지만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가장 큰 난관은 ‘공간’이다. 집세가 이렇게 비싼 나라가 또 있을까. 민간 차원에서 공동육아를 하고 싶어도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공동육아나눔터라는 공간은 이런 움직임을 일으킬 수 있는 기폭제로써 기능할 수 있다. →우수 사례를 확산하는 것도 중요해 보이는데. -여가부는 2010년부터 공동육아나눔터 사업을 지원했다. 서울시 마을공동체나 경기 육아나눔터, 제주 수눌음육아나눔터 등 최근엔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자녀 돌봄 공동체도 생겨났다. 세종시가 좋은 사례다. 도담동 주민센터에 공동육아 공간을 만들어 놓으니 하루에 1000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세종시장은 앞으로 주민센터를 만들 때 항상 공동육아 공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 세종시에 7개 정도가 있는데, 앞으로 16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일부 북유럽 국가를 제외한 일본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아빠 육아 참여율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공동육아가 엄마들이 모여 육아 부담을 나누는 것에서만 그쳐선 안 될 것 같은데. -남성도 공동육아의 주체다. 여성들만의 ‘독박 공동육아’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여가부는 이런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품앗이리더 교육, 가족상담, 부모 교육과 아빠 육아모임 운영을 통해 남성의 육아 참여가 확대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제도와 문화가 함께 바뀌어 가야 한다. 예컨대 롯데그룹은 아빠의 육아휴직이 두 달로 의무화됐다. 최근 은행권 관계자를 만났는데 그곳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득 대체율도 높여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제도적 노력뿐 아니라 남성이 육아휴직을 마음 놓고 쓰는 분위기도 필요하다. 한 중앙부처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면 장관이 불러서 인사하고 잘 다녀오라고 격려해 준다고 한다.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쓰는 문화를 정착하려는 움직임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요즘 떠오른다. 정시퇴근 문화를 늘리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면서 여가부가 하는 가족친화 인증제도를 중소기업까지 확대하며 정부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남성이 육아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무단횡단 사고 막는다…부산 맞춤형 보행 안전대책 마련

    무단횡단 사고 막는다…부산 맞춤형 보행 안전대책 마련

    부산시가 무단횡단 보행자 교통사고 근절 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무단횡단 보행자 사망사고는 증가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2015년 무단횡단사고로 8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지난해에는 90명으로 증가했다. 시는 이에 따라 무단횡단 금지시설 설치, 투광기 설치 등 사고 발생 지점별 현황에 맞게 맞춤형 보행안전대책을 마련,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부산진구 연지교차로 등 225곳에 설치해 효과가 입증된 무단횡단 금지시설을 추가 설치한다. 최근 교통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부산연산동 SK뷰아파트 앞 간선도로 등 48곳 16.3㎞이 그 대상이다. 이곳 간선도로에서는 지난 3월 8일 오전 6시 30분쯤 무단횡단하던 60대 남성이 승용차에 치여숨졌다. 또 지난 4월 14일 오후 7시 28분쯤 금정구 중앙대로 노포동 터미널 앞 4차선 차로에서도 무단횡단하던 60대 여성이 택시에 치여 사망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모두 건널목을 이용하지 않고 차로를 무단횡단하다 변을 당했다. 교통안전공단 조사 결과 무단횡단 금지시설을 설치하고 나서 사고 발생률이 설치 전보다 77%나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와 함께 중구 중구로 동명당 횡단보도 등 285개 건널목에 심야에 횡단보도를 비추는 투광기를 보강 설치하기로 했다. 새로 설치하는 투광기는 가시거리가 기존 73.8m에서 115.3m로 늘어나 보행자 주의 효과가 기존 36%에서 58.7%로 높아지고 교통사고 발생률도 34.2%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무단횡단 예방과 사람 중심의 보행환경을 조성하고자 주요 도로와 보행 밀집지역의 보행단절 구간에 횡단보도 293곳을 연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교차로에서 보행자 동선과 일치하지 않는 ‘ㄴ’, ‘ㄷ’자 형태의 횡단보도를 ‘ㅁ’자 형태로 바꾸는 작업도 한다. 이대우 부산시 교통운영과장은 “최근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무단횡단 등 보행자 사망사고 비중은 줄지 않고 있다”며 “무단횡단에 대한 시민의식 개선과 보행자를 배려하는 운전습관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무단횡단 사고 막는다 . …부산 맞춤형 보행 안전대책 마련

    부산시가 무단횡단 보행자 교통사고 근절 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무단횡단 보행자 사망사고는 증가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2015년 무단횡단사고로 8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017년에는 90명으로 증가했다. 시는 이에따라 무단횡단 금지시설 설치,투광기 설치 등 사고 발생 지점별 현황에 맞게 맞춤형 보행안전대책을 마련,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현재 부산진구 연지교차로 등 225곳에 설치해 효과가 입증된 무단횡단 금지시설을 추가 설치한다. 최근 교통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부산연산동 SK뷰아파트앞 간선도로 등 48개소 16.3㎞이 그 대상이다. 이곳 간선도로에서는 지난 3월 8일 오전 6시30분쯤 무단횡단하던 60대 남성이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또 지난 4월 14일 오후 7시28분쯤 금정구 중앙대로 노포동 터미널 앞 4차선 차로에서도 무단횡단하던 60대 여성이 택시에 치여 사망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모두 건널목을 이용하지 않고 차로를 무단횡단 하다 변을 당했다. 교통안전공단 조사 결과, 무단횡단 금지시설을 설치하고 나서 사고 발생률이 설치전보다 77%나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와함께 중구 중구로 동명당 횡단보도 등 285개 건널목에 심야에 횡단보도를 비추는 투광기를 보강 설치하기로 했다. 새로 설치하는 투광기는 가시거리가 기존 73.8m에서 115.3m로 늘어나 보행자 주의 효과가 기존 36%에서 58.7%로 높아지고 교통사고 발생률도 34.2%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무단횡단 예방과 사람 중심의 보행환경을 조성하고자 주요 도로와 보행 밀집지역의 보행단절 구간에 횡단보도 293개소를 연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교차로에서 보행자 동선과 일치하지 않는 ‘ㄴ’,‘ㄷ’자 형태의 횡단보도를 ‘ㅁ’자 형태로 바꾸는 작업도 한다. 이대우 부산시 교통운영과장은 “최근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무단횡단 등 보행자 사망사고 비중은 줄지않고 있다”며 “무단횡단에 대한 시민의식 개선과 보행자를 배려하는 운전습관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길섶에서] 삶이 녹슨들/박현갑 논설위원

    출근길. 휴대전화 속 온갖 메시지가 주인을 유혹한다.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의 선거운동 정보에다 단톡방 메시지 등 헤아릴 수 없다. 사무실의 컴퓨터도 다르지 않다. 메일함을 열면 뉴스레터 등 홍보성 자료가 쭉쭉 올라온다. 스팸성 청소로 키보드 누르기가 바쁘다. 퇴근길 일상도 비슷하다. 디지털 기기와 함께하는 정보탐닉은 잠자리에 들 때까지 계속된다.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연결사회’의 일상이다. 이용자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콘텐츠는 잘 이용하면 지식 근력 키우기에 제격이다. 그런데 이용자를 마케팅 수단화하려는 ‘빅브러더’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단절사회’라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온 가족이 모여 대화하던 ‘거실문화’ 대신 제각각 방에서 휴대전화만 만지작댄다. 나빠진 시력으로 가정불화도 생긴다. 정보 과잉을 제어 못 하는 ‘피로사회’의 흔적이다. 자유로운 사고를 위해 디지털 기기를 하루 몇 시간만이라도 멀리해 보련다. 정보 추구형 일상이 현대인에겐 최소비용으로 최대만족을 누릴 조건일 순 있다. 하지만 잠시 쉰다고, 저녁놀을 바라본다고, 삶이 녹스는 건 아닐 게다. eagleduo@seoul.co.kr
  •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 경제 산다] “환경 운동이 마케팅 활동”… 소비자가 키운 착한 기업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 경제 산다] “환경 운동이 마케팅 활동”… 소비자가 키운 착한 기업

    “기업의 윤리적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에게 잘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믿는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돼야 합니다. 매력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소비 행위에 자긍심을 부여하면 고객은 스스로 찾아오게 돼 있지요.” 지난 4월 26일 영국 남부 도싯주의 항구도시 풀에 있는 ‘러쉬’ 1호점에서 만난 공동창업자 로웨나 버드(59·여)와 윤리 담당자 사이먼 콘스탄틴(37)은 입을 모아 “투명성과 일관성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열쇠”라고 거듭 강조했다. 영국의 화장품 전문 브랜드 러쉬는 천연 재료를 사용하고 광고나 과대 포장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각각의 제품마다 제작한 담당자의 이름과 얼굴 그림이 부착된 ‘상품 제작 실명제’로도 유명하다. 1995년 풀 지방의 작은 화장품 회사로 출발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50여개국에 932개 매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러쉬는 여느 기업과 달리 마케팅 전담 부서가 없다. 대신 윤리 캠페인팀이 환경 보호, 동물실험 반대, 각종 인권운동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들 분야와 관련해서는 시민사회단체와 비슷한 수준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이다.일례로 러쉬는 최근 국제적인 환경 비영리단체 SOS(Sumatran Orangutan Society)와 손잡고 오랑우탄의 주요 서식지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열대우림 복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수마트라는 음식,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에 원료로 들어가는 팜유의 주된 생산지다. 그러나 대규모 팜 농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이 훼손돼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게 러쉬 측의 설명이다. 러쉬는 팜오일을 사용하지 않은 샴푸 바 ‘SOS 수마트라’를 선보이고, 판매금 전액을 기금으로 마련해 약 50㏊(약 15만평)의 농장 부지를 구입, 삼림을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고객들이 일상적인 구매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도 시행하고 있다. ‘블랙팟 재활용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러쉬의 검은색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인 블랙팟 5개를 모아서 매장에 가져온 고객에게는 마스크팩 정품 1개를 증정해 자연스럽게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활동이다. 이렇게 전 세계에서 모아진 화장품 용기는 100% 재활용돼 새로운 블랙팟으로 재탄생한다. 러쉬의 제품 용기가 검은색인 이유도 검은색 플라스틱이 유일하게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러쉬의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되고 홍보도 이뤄진다. 특히 과거와 같은 기업의 일방향적 홍보보다 온라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비자의 자발적인 입소문이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최근에는 러쉬의 이러한 활동이 단순히 윤리적인 측면을 넘어서서 경제적 효용의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효과적으로 브랜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효과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지난해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기준 러쉬의 글로벌 매출은 9억 4143만 파운드(약 1조 3463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3% 성장했다. 2016년에도 7억 2812만 파운드(약 1조 412억원)로 전년 대비 25.5% 성장하는 등 꾸준히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그러나 로웨나와 사이먼은 러쉬의 사회적 활동이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마케팅 수단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러쉬 창립 초기부터 마케팅에 예산을 쏟는 대신 품질 개발과 윤리 활동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고, 이 같은 지향점이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고객 확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러쉬는 자사의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지칭할 때 일반적인 기업 용어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대신 ‘윤리적 실행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사이먼은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기업이 하는 CSR 활동이 CSR 전담 부서에서의 업무일 뿐 기업의 경영활동과는 별개로 움직이는 것과 달리 윤리적 실행력은 기업의 전 부서에서 공통적으로 작동하는 원리라는 것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러쉬가 진행하는 캠페인 등 대외적 활동뿐 아니라 원료를 수급하고 상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모든 과정이 ‘윤리적 실행력’에 포함된다는 것이다.그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이윤 추구 과정에서 다소 비윤리적인 부분이 있어도 더욱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나 기부로 그걸 상쇄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소비자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CSR 활동과 이윤추구 활동이 단절되면 사람들은 기업의 진정성을 의심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거금을 들여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데도 사람들이 ‘보여주기식 요식 행위’라고 불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먼은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에는 돈을 쏟아부으면서 윤리적 활동을 하는 데에는 인색하다”면서 “윤리적 활동을 ‘부수적인 숙제’로 인식하는 순간 비용만 지출할 뿐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비경제적 활동이 되고 만다. 반면 자기가 진정 옳다고 믿는 가치에 투자하면 소비자들 스스로가 진심을 알아봐 주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쉬는 몇 년 전 자신들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전 세계 화장품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을 포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입 화장품이 현지에서 판매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물 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중국의 규정을 따를 수 없었던 까닭이다.로웨나는 “화장품업계 종사자의 입장에서 중국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매력적인 시장인 것은 맞지만, 동물 실험과 관련한 중국의 정책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그동안 고수해 온 철학을 포기하면, 러쉬의 가치관에 공감해 상품을 구매해 온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아 장기적으로는 타격을 입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이 맞지만, 모든 행위를 비용절감과 이익 극대화의 기준에서만 판단하면 단기적으로는 이윤을 낼 수 있어도 결국에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치는 순간이 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풀(영국) 글 사진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설] ‘판문점 선언’이 열어준 ‘유라시아 철길’ 시대

    분단 이후 줄곧 꿈꿔 왔던 기차를 타고 북한을 지나 중국과 러시아, 유럽으로 가는 ‘유라시아 철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그제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급 회의에서 한국의 정회원 가입이 이뤄졌다고 한다. 그동안 세 차례나 가입을 시도했지만, 북한의 반대로 좌절했던 것을 생각하면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북한이 그동안의 반대 입장을 바꿔 한국의 OSJD 가입에 찬성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달라진 남북 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적지 않다고 하겠다. 2014년 준회원격인 ‘제휴회원’ 자격을 얻은 우리는 2015년부터 매년 OSJD 정회원 가입을 시도했지만, 북한의 반대로 정회원 28개국의 만장일치 규정을 맞추지 못해 쓴맛을 봐야 했다. ‘4·27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4월 19일 베트남 다낭시에서 열린 OSJD 사장단 회의 때까지만 해도 북한은 한국의 정회원 가입 의제 상정조차 막았다고 한다. 이런 북한이 태도를 바꾼 것은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로 이뤄진 지난 1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에게 협조 요청을 하면서 급물살을 탔다고 한다. 우리의 OSJD 정회원 가입으로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종단철도(TMGR) 등 28만㎞에 달하는 유라시아 대륙 철도 접근이 한결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유라시아 철길을 이용하면 비용 절감과 함께 여객과 물동량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뱃길은 유럽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 반면 유라시아 철도는 길어야 일주일이어서 훨씬 경제성이 있기 때문이다. 궤도 폭도 중국은 우리와 같은 1.435m여서 남북의 철길만 이어지면 TCR은 연결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러시아는 우리보다 궤도폭이 1.502m로 넓지만, 기술적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는 게 국토부의 얘기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북ㆍ미 정상회담과는 별개로 우리는 차분히 남북 경제협력 등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미 경의선은 이어져 있는 만큼 동해선 가운데 남측 단절 구간인 강릉~제진 간 104.6㎞의 연결 작업을 서둘렀으면 한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판문점 선언의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을 이루는 첫 단추는 철길과 육로 등 길을 잇는 데서 시작했으면 한다.
  • 등대에 새겨진 인류 해양문명사의 DNA

    등대에 새겨진 인류 해양문명사의 DNA

    등대의 세계사/주강현 지음/서해문집/376쪽/2만원스페인 북동부 해안도시 라코루냐. 반도처럼 튀어나온 곶 위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 ‘헤라클레스 타워’가 우뚝 서 있다. 1세기 후반 로마시대에 세워져 1900년 넘게 대서양을 굽어보고 있는 등대는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더욱 경이롭다. 인류 해양문명사의 DNA 같은 것이 오늘날의 등대에도 각인돼 있음을 증명하는 원초적 상징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등대는 건설 당시 당대의 걸작이었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를 모델로 했다. 파로스 등대는 12세기 무렵 지진으로 이미 지상에서 사라졌지만 폐허를 찾은 이븐 바투타 등 많은 이들의 기록 덕분에 현존하는 모든 등대의 원형으로 남았다. ‘인류 최초의 등대’ 파로스 등대의 출현은 새로운 문명사적 개안을 의미하기도 했다. 저자는 세계사의 중요한 길목에 놓인 등대들을 통해 인류 문명사의 흐름을 조망한다. 중세 지중해 패권을 다투던 이탈리아 제노바에는 일찍이 란테르나 등대가 세워졌다. 이곳의 등대지기 중 한 명의 조카가 훗날 신대륙을 찾은 콜럼버스라는 점이 흥미롭다. 대항해의 출발점 스페인 세비야의 오로 등탑과 포르투갈 엔히크 왕자의 야심이 담긴 상비센테 등대는 대항해시대의 양대 빛이었다. 근대 등대의 탄생을 알린 영국 에디스톤 등대, 디아스포라의 불빛인 미국 몬타우크 등대는 등대 발전에 기념비적 역할을 했다. 빛이 도달하는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프레넬렌즈는 프랑스 코르두앙 등대에 처음 장착되며 등대사를 새로 썼다. 등대의 목적은 불빛으로 항해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형태는 수직의 높은 구조물과 꼭대기의 빛이다. 등대의 이런 목적과 형태는 2000년간 변한 것이 없다. 거친 파도와 바람, 전쟁으로 수많은 등대가 사라졌으나 바다를 향한 인간의 의지는 단절 없는 등대 건설로 표현돼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울러 등대에는 문학적 낭만성 이상의 감동이 새겨져 있다고 전한다. 서구 중심의 오리엔탈리즘 시각을 극복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저자는 책 마지막 장을 할애해 중국 산정의 불탑, 일본 항·포구의 석등, 제주도의 도대불 등 동아시아의 전통 등대를 언급하면서 각 해양문화의 정체성을 되짚는다. 아울러 개화기 이후 근대적 등대의 확산을 따라가며 제국주의 침탈의 비극을 되돌아본다. 해방 이후 남북한 곳곳에 세워진 등대도 세심히 살피고 한반도의 등대가 지닌 의미를 탐색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화가들은 왜 방에서 홀로 자화상을 그렸을까

    화가들은 왜 방에서 홀로 자화상을 그렸을까

    감정의 자화상/박홍순 지음/서해문집/348쪽/1만 6000원혼자 있기 좋은 방/우지현 지음/위즈덤하우스/400쪽/1만 8000원단발의 한 남자가 정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심상치 않은 시선이다. 화가 났는지 미간을 잔뜩 찌푸린 탓에 눈매도 매섭다. 두 눈 아래와 오른쪽 얼굴엔 그림자가 드리워져 한층 어두워 보인다. 앙다문 입에선 강렬한 의지도 느껴진다. 누군가를 향한 적개심인지 자신에 대한 분노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묘한 표정이다.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가 그린 ‘자화상’(1795)은 고독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이 그림을 그리기 몇 년 전 콜레라에 걸린 고야는 고열로 청력을 잃는다. 건강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청력이 살아나리라 기대했지만 머리가 울리는 소음에 시달리며 신경쇠약까지 걸린다. 당시 이름난 화가였던 그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고 스스로 유배에 가까운 생활을 한다. 타인과의 대화가 단절된 시간 동안 그는 자신과의 대화를 캔버스에 옮기는 데 집중했다.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응시하고 감정의 속살을 매만지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내 안에 꿈틀거리는 욕망과 분노, 슬픔을 직시하고 자신을 다독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색에 이르는 길이다. 화가들이 자신의 모습을 캔버스에 옮긴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책 ‘감정의 자화상’에는 화가 18명이 자화상을 통해 표출한 분열, 연민, 절망, 허무, 울분, 상실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다. 에곤 실레가 절제와 불안감에 휩싸인 자신의 분열된 모습을 그린 ‘이중 자화상’(1915), 프리다 칼로가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남편에 대한 애증과 자신을 향한 연민을 그린 ‘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1943), 케테 콜비츠가 자신의 말년에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표현한 ‘죽음에의 초대, 자화상’(1935) 등 화가들은 타인에게 쉽사리 꺼내지 못한 고백을 자신의 얼굴에 담았다. 타인과 있을 때 가려졌던 나의 진짜 마음을 마주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 그 자체가 미술 작품인 셈이다.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기 좋은 곳으로는 ‘방’만 한 곳이 없을 것이다. 침실, 욕실, 버스, 카페, 서점, 미술관처럼 누구에게나 힘들 때 숨고 싶은 ‘자기만의 방’이 있지 않던가. 깊은 밤 숨죽여 흐느끼던 소리, 아파서 뒤척이며 끙끙대던 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친구와 수다를 떨었던 시간, 연인과 사랑을 속삭이던 자리. 방은 타인이 모르는 나의 숨겨진 모습을 기억하는 내밀한 은신처다. 화가들도 방이라는 무대에 주목했다. 가장 사적인 공간이자 세상의 속박으로부터 한없이 자유로운 방에는 사람들이 지닌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압축돼 있기 때문이다. 책 ‘혼자 있기 좋은 방’을 지은 화가 우지현은 화가들이 머문 공간을 들여다보며 혼자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책의 표지 그림이기도 한 덴마크 화가 라우리츠 아네르센 링(1854~1933)이 그린 명작 ‘아침 식사 중에’(1898)는 그중 특히 눈길이 머무는 작품이다. 은은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며 고요한 아침을 맞은 한 여인이 식탁에 비스듬히 앉아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링이 평소 화폭에 자주 담았던 아내 시그리드 쾰러다. 등을 돌린 채 신문을 보고 있는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고 있는 듯하다. 혼자만의 시간에 흠뻑 빠진 그녀는 화가 자신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우여곡절 많았던 자신의 삶을 부정하지 않고 세파에 휘둘리지 않은 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의지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삶이란 “방을 구축하는 여정”이자 “바닥과 천장, 벽과 문으로 이루어진 공통된 네모 상자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채워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삶에 지쳐 겉도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면 오직 나만을 위해 열리는 방문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신을 미소 짓게 할 선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노산군일기(魯山君日記)가 끝나다 - 영월 청령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노산군일기(魯山君日記)가 끝나다 - 영월 청령포

    ‘노산군이 세종이 임어하시던 자미당 창가의 난간을 보고 크게 탄식하기를, 할바마마께서 살아 계시다면 나에 대한 사랑이 어찌 적겠는가? 하니, 종자(從者)들이 모두 감격하여 울었다.’ <단종실록 12권, 단종 2년 11월 25일. 국편영인본 6책 712면> 역사서에는 그를 노산군 혹은 홍위(弘暐), 또는 휘지(輝之)라고 불렀다 한다. 그는 왕이었지만 왕이 되지는 못했다. 그를 왕이라 부르는 자는 여지없이 가문의 뿌리까지 뽑히었다. 삶의 그림자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불운한 소년, 조선의 제 6대 국왕인 단종(端宗. 1441-1457)이다. 단종은 출생부터가 남달랐다. 태종(1367-1462) 이후 적장자(嫡長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이 조선의 왕위 계승 원칙이었다고는 하지만 실제 적장자로 즉위한 왕은 조선을 통틀어 고작 7명에 불과하였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단종은 적장자를 넘어 적장손 신분이었기에 더더욱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확실히 갖추고 있었다. 그가 태어나던 1441년에는 이미 아버지 문종(1414-1452)은 공식적으로 왕위 계승 세자 신분이었으며, 할아버지 세종(1397-1450)은 강력한 왕권을 지닌 국왕이었다. 또한 어머니인 현덕왕후 역시 비록 후궁으로 궁에 들어왔지만, 단종이 출생하던 시기에는 정실인 세자빈의 위치에 있었다. 한마디로 단종은 적자이면서 적손이었으며, 장자이면서 장손이었고, 이에 원손이자 세손, 세자라는 조선 왕조 계보상 가장 순수 혈통의 정통성을 제대로 갖춘 최초의 국왕이었다. 하지만 역사는, 권력은 하늘 끝을 찌르는 정통성이라는 명분보다는 칼을 쥘 수 있는 힘을 가진 자에게 돌아간다. 단종이 12살 어린 나이에 국왕으로 오른 때인 1452년에는 이미 할아버지인 세종, 할머니 소헌왕후, 아버지 문종과 어머니 현덕왕후마저 세상을 떠나고 없던 시기였다. 수렴청정조차 해줄 왕실의 어른도 없는 미래를 짐작이나 한 듯 세종대왕과 문종은 서거 전에 김종서, 황보인 등에 단종을 보필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다. 어린 임금인 단종을 앞에 내세운 채 조정대신을 대표하는 김종서, 황보인 그리고 이들을 지원해주던 세종의 셋째 안평대군 세력에 반하여 위기의식을 느끼던 왕실 훈신 세력의 대표격인 세종의 둘째인 수양대군과 세종에게 왕위를 빼앗긴 양녕대군(1394-1462) 세력 등이 충돌하는 계유정난(1453)이 일어난다. 결론적으로 수양대군은 1455년 세조가 되었고 모든 권력을 잡게 된다. 권력은 결코 자비가 없다. 단종의 죽음은 예고된 셈이었다. 1457년(세조 3년)에 노산군으로 강등된 단종은 영월에 위치한 청령포에 유배된다. 삼면이 깊은 강물로 둘러싸여 있고 한쪽은 험준한 절벽인 육육봉으로 막힌 이곳은 지금도 배가 아니면 드나들 수 없는 육지 속의 단절된 섬같은 곳이다. 결국 단종은 죽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457년 10월 21일에 자결했다고 하는 기록이 남아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죽임을 ‘당했다’라는 기록도 전해진다. 사육신 박팽년의 9세손 박경여가 권화와 함께 엮은 책인 장릉지(莊陵誌)에는 “세조 3년 10월 24일 유시(酉時)에 공생(貢生)이 활끈으로 노산군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하였다. 노산군의 옥체는 청령포의 강물에 던져 버린 것을 영월호장 엄흥도(嚴興道)가 몰래 거두어 영월군 북쪽 5리쯤의 동을지(冬乙旨)에 매장했다.”라는 기록도 남아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청령포는 이름난 관광지가 되었다. 이곳에는 현재 복원한 단종어소를 비롯하여, 영조대왕의 친필이 음각된 단묘재본부시유지비와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하는 금표비, 단종 유배 이야기를 간직한 소나무인 관음송과 단종이 직접 쌓아올렸다고 전해지는 망향단 돌탑 등이 남아 당시의 슬픔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청령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영월을 방문한다면 한 번쯤은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친목회 3. 가는 방법은? -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로 133 - 88번 지방도를 타도 되고, 38번 국도를 타고 가도 된다. 38번 국도가 낫다. 4. 감탄하는 점은? - 육지 속의 섬. 유배지로서의 최적지로 볼 수 있는 장소를 그 당시 어떻게 찾았을까?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최근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망향단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닭강정 ‘일미강정식당’, 다슬기해장국 ‘성호식당’. 칼국수 ‘고향’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VdkVgwKey=15,00500000,32&pageNo=5_2_1_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선암마을, 별마로 천문대, 국가지정 명승 제 76호인 선돌.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조선의 가장 불운한 왕이었던 단종. 조선의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오래된 슬픔을, 권력의 무자비함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금천구청장 후보] “고교 무상급식·일자리회사 설립, 구·시의원 경험… 민생에도 최선”

    [금천구청장 후보] “고교 무상급식·일자리회사 설립, 구·시의원 경험… 민생에도 최선”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높은 지지율에 취해 이미 승리한 듯 행세하고 있습니다. 금천구민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 민주당에 금천구민의 준엄함을 확실히 보여 주겠습니다. 금천구에 당리당략에 흔들리지 않고 구민만 보고 구민 곁을 지키는 구청장이 있다는 걸 증명하겠습니다.”강구덕 자유한국당 금천구청장 후보는 6일 6·13 지방선거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강 후보는 “금천구민들이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실생활에서 확실한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며 “누가 금천구를 제대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민생을 꼼꼼하게 잘 챙길지 면밀히 살펴봐 달라”고 힘줘 말했다. 강 후보는 금천미래장학회 기금 130억원 조성, 고등학교 무상급식 실시, 쓰레기 무단투기 관리 인원 2배 확충을 통한 쓰레기 문제 해결, 공영 주차장 확대 및 주차장 스마트 공유제 도입을 통한 주차 문제 최소화, 민간 ‘일자리주식회사’ 설립을 통한 청년·중장년·노년층, 경력단절여성, 장애인,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노인들이 목욕탕·미용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르신 행복바우처’ 도입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금천구 발전 계획안도 내놨다. “시흥동을 미니 신도시로 개발, ‘서울 서남권 관문도시’로 육성하겠습니다. 석수 역세권 도시개발 사업, 신안산선 조기 착공과 상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호압사~시흥계곡 무장애숲길을 시흥5동 별장산계곡(빗물저류조)까지 연장하는 ‘관악산(호암산) 프로젝트’를 추진, 호암산을 명실상부한 서울의 명소로 만들겠습니다. ‘안양천 업(UP) 프로젝트’를 추진, 독산동 등에 야간 경관 조명도 설치하고 캠핑장도 확대하겠습니다. 독산동 우시장 경제 활성화 및 도시재생사업, 금천구청역 복합역사 신축 추진 등도 하겠습니다. 구의원부터 시의원까지 12년간 의정 활동을 했지만 단체장이 아니어서 할 수 있는 게 너무 적었습니다. 구청장이 돼 금천의 교육·개발·민생을 제대로 해결해 보고 싶습니다.” 강 후보는 ‘범죄·화재 걱정 없는 안전한 금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금천구 맞춤형 안전 대진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주택 도시가스관 등에 형광물질을 도포해 범죄를 예방하겠습니다. ‘범죄예방 디자인 사업’을 금천구 전역으로 확대하겠습니다. 금천소방서도 조기에 준공해 주민 안전을 우선적으로 챙기겠습니다. 낮은 자세로 주민 의견에 귀 기울여 ‘민생 잘 챙기는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In&Out] 스포츠클럽 정책이 중요한 여섯 가지 이유/남상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

    [In&Out] 스포츠클럽 정책이 중요한 여섯 가지 이유/남상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

    대한민국 체육정책에서 스포츠클럽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 체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에 비견되는 이 스포츠클럽은 지역민이 직접 지도자, 프로그램, 승강제의 주말리그 및 여러 자치 활동을 조직하며 자생적인 수입원을 만드는 자발적 결사체를 뜻한다. 한마디로 풀뿌리 스포츠 조직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 체육정책에서 핵심이 돼 왔다. 이 사업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여섯 가지가 있다. 첫째, 모든 연령, 계층, 성별, 인종의 사람들을 위한 운동 공간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은 학령기를 제외하곤 스포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지역 내 생활체육 동호회가 있으나, 대부분 중장년 남성 중심으로 운영된다. 폐쇄적이다. 학생이나 여성은 접근하기 어렵다. 스포츠클럽은 이러한 장벽을 없애며 운동 공간을 열린 체계로 바꾸려는 시도다. ‘모두를 위한 운동 공간.’ 둘째, 사회자본 증진 때문이다. 우리는 ‘열린 고립’의 사회에 산다. 내 집 앞에 누가 사는지 모른다. ‘접촉이 아닌 접속’에 기대기 때문이다. 사람들 간의 접촉 빈도, 관계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켜 줄 만남의 공간이 절실하다. 바로 내가 사는 동네에. 스포츠클럽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셋째, 건강관리 플랫폼 때문이다. 건강은 사회적 화두가 되었다. 관리가 필요한데, 그 관리를 개인에게만 맡겨 놓았을 때가 문제다. 정기 체력 검진을 받게 하고(국민체력100사업), 동네 스포츠클럽으로 연결해 줘 체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동하게 만들며,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운동 지도자들이 직접 찾아간다. 체력, 운동, 만남, 복지가 한 번에 이루어지는 플랫폼. 스포츠클럽이다. 넷째, 신체 활동의 연속성 때문이다. 우리는 학령기 이전에는 운동을 거의 못한다. 그 이후에는 각자 동호회 활동을 하거나 운동 포기다. 운동 환경의 단절이 심하다. 운동 습관화가 어렵다. 스포츠클럽이 필요한 이유는 5~90세까지 단절 없는 신체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학령기 이전, 학령기, 그 이후, ‘점’으로 띄엄띄엄 이루어지던 운동을 ‘선’으로 연결하기 위함이다. 다섯째, 엘리트 선수 육성 때문이다. 엘리트 체육에는 낙수효과가 있다. 즉 정현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면 풀뿌리 테니스가 발전한다. 국가가 엘리트 체육에 투자하는 이유다. 문제는 인구 구조 변화 때문에 전문 선수 육성이 어려워졌다는 사실이다. 줄어드는 인구에 더해 선수 육성도 폐쇄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스포츠클럽 환경으로 ‘운동만 해야 하나’가 아닌, ‘운동도 해 봐야지’가 가능한 개방적 체계를 마련, 선수 육성의 틀을 바꿀 수 있다. 여섯째, 스포츠 시장 확대 때문이다. 클럽이 많아지면 관련된 유무형의 소비재도 늘어난다. 은퇴한 엘리트 선수들의 일자리도 늘어난다. 전문 지도자의 강습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스포츠클럽이 많아질수록 선수들은 자신의 스포츠 기술을 활용할 기회가 늘어난다. 그러한 클럽에선 또다시 우수 선수가 나오고, 그 선수는 많은 사람들을 스포츠클럽으로 유인한다. 선순환이 발생한다. 스포츠클럽 환경은 중요하다. 이 환경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다. 기존 조직(학교운동부, 동호인, 체육회)과의 협의, 정부의 의지, 여기에 덧붙여 정책적 엄밀함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에 맞는 다양한 스포츠클럽 모델도 요구된다. 그럼에도 해 나가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운동으로 건강한 삶의 행복을 누릴 플랫폼이 절실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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