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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후보를 위한, 후보에 의한, 후보의 대선/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후보를 위한, 후보에 의한, 후보의 대선/구본영 논설위원

    오스카 와일드가 그랬던가. 세상에서 비난받는 일보다 훨씬 딱한 일이 한가지 있다고. 그것은 “사람들의 입에조차 오르내리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3수를 선언, 감춰뒀던 권력의지를 드러냈다. 이씨는 빛이 바래긴 했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대쪽 이미지와 확실한 보수 노선으로 승부하려는 심산인 듯하다. 그래선지 이렇다 할 정책도 내놓지 않았다. 이흥주 특보는 “대선 출마를 생각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공약을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가 링에 오름으로써 선거전은 흥미로워졌다. 하지만, 인물 중심의 선거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농후해졌다. 정당과 정책은 뒷전이고 후보 지지도에 따라 이합집산과 줄서기가 횡행할 것이란 얘기다. 한마디로 ‘후보를 위한, 후보에 의한, 후보들의 대선’이 될 것이란 우려다. 박근혜에 대한 이명박과 이회창의 구애 경쟁이 그 전조다. 정책과 비전 대결이 선진 정치라면, 사람 중심의 인기몰이는 후진 정치다. 올 대선서 한국정치는 이제 후진기어를 넣은 형국이다. 그 부담은 물론 국민의 몫이다. 시야를 한국과 대척점인 남미 아르헨티나로 돌려보자. 얼마 전 대선에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현 대통령의 부인인 크리스티나가 당선됐다. 그녀는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에비타와 빼닮았다고 한다.‘보톡스의 여왕’이란 별명처럼 화려한 외모에서부터 빈곤층에 대한 현금지원을 강조하는 등 인기영합주의에 이르기까지. 이런 인기로 선거기간중 정책토론 한번 하지 않았다. 이제는 전설이 된 에비타를 연상케 하는 선거포스터가 선거운동을 대신한 꼴이다. 오죽했으면 한 남미 전문가가 “핀업(pin-up)포스터가 선거를 좌우했다.”고 했을까. 상식선에서 보면 아르헨티나는 도무지 가난하려 해야 가난할 수 없는 나라다. 넓고 비옥한 국토와 천혜의 부존자원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때 세계경제 5대 강국으로 꼽혔던 이 나라는 수차례 디폴트(국가부도) 위기를 맞는 등 8년주기로 경제난을 겪는 신세다. 달콤한 마약같은 인기위주의 정책으로 중장기적 성장잠재력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경제를 웹서핑하다 놀라운 통계를 찾아냈다. 지난 1960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맞기 직전인 1995년까지 대한민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1%로 당당 세계 1위였다는 것이다. 당시엔 나눠먹을 파이가 커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상대적 박탈감도 덜했다. 그렇기에 문제는 역시 정치다. 남은 40일이 걱정스럽단 뜻이다. 범여권 대통합(정동영+이인제+문국현)이니, 범야권(이명박+이회창) 후보단일화니 하면서 인물중심의 주도권 다툼으로 하릴없이 흘러가고 말 것인가.‘무능진보 대 부패보수’,‘평화개혁세력 대 국정파탄세력’이니 하는 아전인수의 깃발만 펄럭이는 가운데 투표일을 맞을 것이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하긴 침대 머리맡에 사진을 핀으로 꽂아 둘 예쁜 후보조차 없다면 아르헨티나 대선보다 나을 것도 없다. 불행하지만 국민의 깨어있는 의식에 마지막 기대가 걸린 올해 대선이다. 유권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세몰이 정치를 감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마구 나눠주겠다는 감언이설성 공약으로 인기몰이에 나서지만, 재원조달 방안 등 구체적 각론에 취약한 후보를 경계해야 한다. 포퓰리즘의 부작용은 갈채를 보낸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기 마련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사설] 해괴한 대선판 유권자가 심판해야

    얼마 전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국민 60% 이상이 민생경제가 대선의 화두가 되길 희망했다. 이어 교육·사회·외교안보 정책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바람대로라면 대선이 임박한 지금 정책토론이 한창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회창씨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 이념논쟁이 가열되고, 나아가 지역대결 양상마저 심화되고 있다. 정책선거가 실종되면서 유권자들은 후보의 정책도 모른 채 투표장에 가야 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이회창 후보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정체성을 문제삼으면서 두 이씨간에 보수표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졌다. 중도실용 노선을 지향하던 이명박 후보가 보수색을 강화했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은 중도노선의 틈을 파고들려 하고 있다. 각 대선후보들이 정책 차별성을 보이면서 국민의 선택을 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표의 유불리에 따라 성향을 이리저리 바꾸어선 안 된다. 더구나 구체적 정책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특정 성향의 단체·모임을 찾아 입발림 소리를 함으로써 환심을 사는 식의 이념논쟁은 사라져야 한다. 이회창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뒤 지역대결 조짐 또한 심상찮다. 이명박·이회창 후보가 영남권·충청권에서 패권 다툼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반사작용으로 호남표 결집 현상이 다시 생겨날 여지가 있다.1987년 대선에서 1노(盧)3김(金)이 지역주의 득표 전략을 통해 나라를 세갈래, 네갈래로 찢어놓았던 아픈 추억이 있다. 조금씩 나아지던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린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후보단일화와 이합집산이 거론된다. 아직도 최종 주자가 누군지 안개속이니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믿을 것은 깨어있는 유권자 의식이다. 유권자들은 정신 바짝 차리고 후보들의 행태를 지켜보기 바란다. 대선판을 누가 후진적으로 만들었는지 가려내 표로 심판해야 한다.
  • 풍전등화 민주당

    풍전등화 민주당

    민주당이 대선 정국에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신국환 의원의 탈당으로 원내 제4당으로 전락했을 뿐더러 단일화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이 1% 아래로 떨어졌다. 풍전등화의 위기가 따로 없다. 민주당의 위기감은 범여권 각 정파가 논의 중인 반부패연대의 대상에서 자신들이 제외되면서 더욱 증폭됐다. 급기야 이상일 정책위의장과 최인기 최고위원은 ‘탈당’까지 언급하며 박상천 대표에게 단일화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연장선에서 박 대표는 지난 7일 통합신당 김한길 의원과 회동을 가졌다. 박 대표는 “협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고, 만남을 제안한 것도 김 의원이기는 하다. 하지만 압박에 시달리던 박 대표로서는 만남에 응하는 모양새라도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두 사람은 후보 단일화 필요성에 대한 원칙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당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크다. 무엇보다 단일화의 시점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 정 후보측은 후보등록일인 11월25일 이전에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후보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진 민주당으로선 단일화라는 방향은 굳게 유지하되 시점은 최대한 늦춰 협상력을 높여야 하는 처지다. 따라서 후보 단일화 시점도 후보 등록 이후를 주장한다. 단일화 방법에 있어서도 통합신당은 후보 단일화와 함께 세력 통합, 즉 합당까지 이루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와 함께 두 당이 선거에서 공동보조를 맞추는 ‘선거연합’형태의 연대를 주장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씨줄날줄] 개문발차/구본영 논설위원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그제 탈당과 함께 대선 3수를 선언했다.‘좌파 정권’ 교체란 명분을 걸었지만, 대선 레이스에 ‘무임승차’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소속 당 예선을 거치지 않아 반칙이란 얘기다. 인물·정책에 대한 피튀기는 사전 검증과정을 건너뛴 결과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다른 선수들은)마라톤 구간 42.195㎞ 중 41㎞를 넘게 뛰고 있는데 거기에 끼어들어 결승선 테이프를 끊으려고 하는 것은 새치기”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무임승차 출전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관중(국민)이 식별할 만한 유니폼이나 등번호도 없이 뛰어 들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좌파정권을 교체해야겠는데 한나라당 후보로는 불안하다.”는 말 이외에는 별다른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이흥주 특보는 “지난 두번의 대선서 만든 공약을 업데이트하거나 리모델링할 수 있는 인재가 많다.”고만 했다. 출마선언이 먼저고, 후보의 콘텐츠를 채우는 건 나중의 일이란 뜻이다. 그런 발상의 연장선상에서 이씨는 “서로 뜻 통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물론 박 전 대표 측과의 사전교감 흔적은 없다. 심지어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언제든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도 했다. 이명박 후보와 갈라서면서도 후보 단일화 여지는 남긴 셈이다. 일단 차를 출발시킨 뒤 사람이든 화물이든 나중에 태우려는 발상이다. 위험을 무릅쓴다는 점에서 전형적 ‘개문발차’(開門發車·차 문을 열어둔 채 출발) 사례다. 이는 2002년 대선서 정치판에 처음 선보인 신조어다. 당시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의 시원치 않은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신당 창당 움직임이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영입대상 인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머뭇거리자 당시 민주당측이 “신당을 개문발차하겠다.”는 논평을 냈었다. 무임승차든 개문발차든, 이합집산과 줄서기 등 인물 중심 정치의 부산물이다. 이 과정서 정당은 한낱 허울이나 장식품일 뿐이다. 한마디로 정당정치의 실종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한국정치가 그려낸 우울한 풍속도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삼성 저격수 권영길

    “말로만 특검을 얘기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 후보가 연일 삼성 비자금 사건 특검을 주장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반부패’ 기치를 내걸자 ‘삼성 저격수’를 자처하며 진보주자로서 입지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권 후보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여성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의 침묵으로 특검이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특검 도입을 위한 원내대표 회담 제안에 각 정당과 대선후보는 조속히 답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후보단일화에 대해 그는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후보는 단일화 대상이 아니다.”라고 거부 입장을 재확인한 뒤 “범여권 후보단일화는 치우고 삼성 문제를 단일 의제로 해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날 권 후보는 “마사지걸 운운하며 천박한 여성의식을 보여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여성공약을 믿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 직속 국가성평등위원회 설치 ▲여성가족부를 성평등부로 위상 강화 등 여성 정책을 발표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李 vs 昌 ‘보수內戰’ 시작됐다

    李 vs 昌 ‘보수內戰’ 시작됐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대선 출마를 결국 선언했다. 대선일을 42일 남겨 놓은 시점이다. 이명박, 이 전 총재,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권영길 후보 등 대선전은 유례 없는 다자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오는 26일 후보 등록까지는 겨우 17일 남았다. 여·야 정치권은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저마다 완주를 다짐해 쉽지 않아 보인다. 대선에다가 내년 4월 총선까지 맞물리면서 ‘단일화 계산법’은 더 복잡해졌다. 이 전 총재는 칩거 6일만인 이날 오후 2시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곤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몸 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나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1 李·昌 60% 지지 고수? 보수 진영의 두 후보는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지지율을 합하면 60%가 넘는다. 지난 5일 한겨레신문 조사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38.7%, 이 전 총재가 26.3%로 두 후보가 65% 지지율을 차지했다. 일단 현 선거구도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전제 아래서는 두 주자의 지지율 합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지지율 변화의 1차 고비는 오는 14∼15일이 될 전망이다.BBK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송환되는 시점이다. 이를 전후해 이 후보에 대한 여론 추이와 범여권의 공세에 따라 지지율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김씨 귀국에 앞서 전개될 양측의 기싸움도 이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잔금 내역을 담은 수첩이 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이날도 공개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더 구체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수첩이 공개될 경우 이 전 총재로서는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나라당도 ‘차떼기의 추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부담 때문에 막상 꺼내들기는 쉽지 않은 카드다. 범여권이 ‘반부패’를 이슈화하면서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경우도 또 다른 변수다. 실현되면 60% 안팎의 보수진영 지지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2 李·昌 결국 손잡을까 이 후보 진영은 모두 이 후보 중심의 단일화를 그리고 있다. 박계동 의원은 “지난 2월 이 후보를 둘러싼 BBK 의혹을 샅샅이 뒤졌는데 별 거 없었다.”면서 “김경준씨가 귀국한 이후 4∼5일 정도 추이를 보다 이 전 총재가 이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김정훈 의원도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이 후보 중심으로)단일화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보았다. 이 전 총재로서도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저는 언제라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막판 이 후보 중심의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후보 단일화 열쇠’는 박근혜 전 대표가 쥐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박 전 대표가 두 후보 가운데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지지율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 지지율 가운데에는 ‘반 이명박’표심이 적지 않음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총재에 대한 여론 추이를 지켜본 뒤,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김경준씨에 대한 검찰 수사도 또 다른 변수다. 검찰이 대선 후보 등록 전 이 후보의 검찰 출두를 요청할 경우, 이 후보로서는 출두 여부와 관계없이 적지 않은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 범여 후보 단일화는 한나라당 못지않게 범여권도 이 전 총재 출마로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다. 반부패 연대를 기치로 후보 단일화에 나섰다. 지지율 1·2위를 보수진영 후보에게 내준 터라 정권 재창출을 외쳐온 명분을 현실화시키기위해서는 군소 주자간 합종연횡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송영길 의원은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오는 15일까지 단일화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그래야 후보 등록일까지 10일 정도 단일후보가 효과적으로 선거운동할 수 있지 않으냐.”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통합민주통합신당과 민주당, 창조한국당 등 각 정파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연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합신당의 조경태 의원은 “답은 뻔히 보이는데…”라면서 “저쪽은 내년 총선을 생각하니 단일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관건은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가 얼마만큼 지지율을 끌어올리느냐가 될 전망이다. 고만고만한 지지율로는 후보단일화를 이끌어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설] 이회창씨 출마의 변 자가당착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어제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하고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이 전 총재가 한국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결정을 한 것은 유감스럽다. 특히 그가 밝힌 출마의 변은 앞뒤가 맞지 않는 자기합리화로 가득차 있다. 그의 출마로 앞으로 대선구도는 더욱 혼돈에 빠져 들었다. 국민들만이 이를 정리할 수 있다. 냉철한 심판으로 이 전 총재가 잘못된 결정을 했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 전 총재는 출마선언에서 정계은퇴 약속을 번복한 점을 사과했다. 스스로 만든 한나라당을 떠나는 비통한 심정과 두번의 대선 출마와 패배의 과정에서 한나라당에 많은 빚을 졌음을 고백했다. 그 말이 진심이었다면 탈당과 독자출마라는 후진적인 정치행태를 선택하지 않아야 마땅했다. 이 전 총재는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로는 정권교체가 어려울 것 같아 출마했다고 하지만 그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이명박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50%를 넘나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는 이명박 후보를 법과 원칙에서 불안한 지도자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집권하면 법치혁명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실상의 경선 불복으로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한 이 전 총재가 법과 원칙을 내세우는 모습은 설득력이 없다.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당원로로서 적극 의견을 개진해 당론을 만들어나가는 게 순리였다. 소속당 후보의 정체성을 트집잡아 대선일이 임박한 시점에 출마 이유로 삼는 것은 원로답지 못했다. 이제 40여일 남은 대선판은 민주절차와 거리가 멀어질 게 틀림없다. 낮은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범여권 후보들은 후보단일화에 전력투구할 것이다. 보수진영에서도 이명박·이회창 후보단일화 목소리가 나오리라고 본다. 당원과 지지자들이 뽑은 정당후보의 위상과 정책선거는 실종되고 이합집산이 횡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던 박근혜 전 대표가 명분에 맞는 행동을 한다면 그래도 대선판이 조금은 나아질 것이다.
  • 반부패 3인회동 시작도 하기전에 ‘삐걱’

    범여권이 어렵사리 공감대를 모은 반부패 연대회의를 위한 예비모임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7일 오전 비공개 회의를 추진하다 언론에 알려지자 이를 취소하고는 오후에 다시 비공개 회동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당초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민주노동당 권영길·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측은 이날 오전 비공개 회동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측이 “당의 공식 결정이 없었다.”는 이유로 불참을 알려와 일단 ‘1차 회동’은 무산됐다. 민노당의 회동 당사자였던 최규엽 집권전략위원장은 “신당의 민병두 의원이 삼성 비자금 문제를 놓고 만나서 얘기해 보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고 말했다. 사적인 만남으로 알고 있었다는 설명이다.최 위원장은 “그런데 창조한국당 정범구 최고위원도 회동에 온다고 하고 창조한국당측이 회동 사실을 문자메시지로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공식성을 띤 회동이라면 내가 책임질 수 없어서 못 간다고 통보했다.”고 불참 원인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창조한국당 정범구 최고위원은 “민노당에서 회동에 대한 내부 논의가 다 된 줄 알았다.3당이 반부패와 삼성 문제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가 있으니 다시 회동을 주선해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당의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도 “회동 성사 과정의 오해는 있었지만 반부패라는 공통 분모를 두고 가능하면 협의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3자의 입장을 종합하면 민노당의 불참으로 1차 회동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회동의 주도권을 둘러싼 기싸움 성격이 짙다. 공통적으로 반부패를 내걸었지만 연대체의 성격과 의제가 서로 달랐다. 정 후보측은 논의가 확대되면 범여권 단일화의 마당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반면, 권 후보측은 삼성문제 해결을 위한 기구로 삼고 이를 발판으로 진보주자의 위상을 세우겠다는 취지였다. 문 후보측은 반부패를 고리로 정 후보보다 선명하게 개혁 전선을 그으면서 차별화하겠다는 의중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3자 연대체가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위한 기제라는 관측은 너무 앞서나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 큰 정치가 아쉽다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 큰 정치가 아쉽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세번째 대선 출마로 대선 정국이 혼미한 요즘, 이런 가정을 해봤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핵심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을 전격 사퇴시키고 당과 관련된 모든 일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일임하겠다고 선언한다. 박 전 대표는 이것과 상관없이 경선 승복 문화를 창출한 당사자답게 정권 교체를 위해 무조건 이 후보를 돕겠다고 밝힌다. 또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민주당의 이인제·창조한국당의 문국현·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차기 정권은 제 정파간의 연정임을 선언한다. 이렇게 되려면 누구든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먼저 손해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게 통 큰 정치다. 하지만 지금의 대선주자나 정치지도자 중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기꺼이 할 사람이 없어 보인다.2보 전진이 분명히 보이는데도 말이다. 지난번 칼럼에서 이명박 후보의 포용력 부족을 지적했었다. 이재오 최고위원 거취에 대한 고민이 길어질수록 그에겐 손해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지, 당권을 움켜쥐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가 대선에서 실패하면 정계 은퇴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후보는 잘나갈 때 좀 더 세심하게 주변을 살폈어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자당 후보 시절 직계인 민주계만으로는 도저히 힘에 부치자 최대 계파인 민정계 출신들로 신민주계를 만든 전례를 따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 후보와 이 후보 진영은 대세론에 도취했다. 시간만 가면 대권을 수중에 넣는 것으로 착각했다. 박 전 대표측을 똘똘 뭉치게 만든 것도, 이 전 총재가 대권 삼수(三修)에 나서는 것도 이 후보 진영이 원인 제공을 했다. 개혁은 최소한 같은 당 식구들이라도 보조를 맞춰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대통령후보를 빼곤 모든 것을 내줄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편으로 이 후보 진영의 승자 독식주의로 박 전 대표가 느꼈을 허탈감과 배신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주류에서 비주류로 내려앉은 것도 억울한데 공천 탈락까지 걱정해야 하니, 누군들 격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박 전 대표가 이명박-이회창 지지율 즐기기 게임을 접고,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선수를 친다면…. 이 후보는 허를 찔리게 될 것이다. 집에 불이 크게 났다고 하자. 일단 불부터 끄고 방 몇칸을 내줄 것인지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한다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을 게다. 박 전 대표의 이미지는 더욱 좋아지고 그의 주가 역시 치솟을 것이다. 당권 장악과 공천권 확보는 물론 차기 대통령후보 역시 따 놓은 당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그럴 경우 우리는 그쪽 요구를 다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데 이 후보와 박 전 대표는 이해득실만 따지며 주판알 튕기기에만 열중이다. 통 큰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점차 실망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범여권은 어떤가. 보수진영의 분열로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도 후보 단일화는 아직 불투명하다. 연대론으로 무게중심이 이동 중이지만, 누가 주(主)가 되느냐는 문제로 여전히 티격태격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깔려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거창한 이념과 논리를 실천할 행동은 찾을 길이 없다. 정파적 이해만 득실하다. 통 큰 정치는 아직도 연목구어(緣木求魚)인가. jthan@seoul.co.kr
  •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昌 “박근혜와 통하는날 올것”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昌 “박근혜와 통하는날 올것”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7일 대선레이스 완주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도 “최종 목적은 정권교체”라면서 ‘살신성인’이란 말로 여지를 남겼다. ▶상황에 따라 포기할 수 있나. -전장에 임하면서 중간에 빠져 나오겠다는 장수는 없다. 왜 이 나라를 위해 개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버려야 하는지를 말하면서 설득하겠다. ▶일종의 경선 불복이란 지적에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국가의 근간을 되찾는 확고한 리더십을 세우는 일이 국민이 원하는 대의다. 대의에 충실하기 위해 나왔다. ▶보수후보 단일화를 생각하고 있나. -보수가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면서 왜 정권을 바꿔야 하는지 확신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이 후보와 서로 물어뜯는 것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 관계로 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은 있나. 본인의 당선 가능성은. -그 분의 입장을 이해한다. 경선 후 승복하는 입장이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신념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언젠간 뜻을 통하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6일 동안 칩거하면서 유력 정치인을 만났다거나 서울 모처에 있었다는 추측이 많다. 향후 선거전략은. -외부의 접촉을 끊고 혼자 더 깊이 생각하고 고해하고 시간과 환경을 가지기 위해 조용한 곳으로 갔다.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보시다시피 조직이 없다. 처음 정치에 왔을 때와 같이 혈혈단신의 몸으로 시작한다. 선대위도 크게 구성하지 않을 것이다.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움직일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자택을 찾아가는 등 계속 만나려고 하는데. -(한참 생각한 뒤) 못 만날 이유가 없죠.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위기감 묻어난 신당 워크숍

    위기감이 묻어났다.‘통합의 구색은 갖췄지만 내실이 없다.’는 의원들의 불만이 모임의 발단이었지만 막상 얼굴을 맞대자 걱정이 앞선다.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컨벤션센터에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워크숍 분위기다. 정동영 후보 지지율은 정체돼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로 3위로 주저앉았다. 단일화 전망도 어둡다. 오충일 대표는 “우리를 요동치게 하는 후보는 없다. 정동영 후보도 그렇다.”고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이날 워크숍은 이 전 총재에 대한 집중 견제로 시작했다. 통합신당이 단일화 전략으로 삼은 ‘부패세력 대 반부패세력’의 대결구도로 정국을 이끌려는 포석이다. 정 후보는 “한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의 부패 문제를 그대로 앉아서 보고 있는 것은 원내 1당으로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비이성적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운을 뗀 뒤 “한나라당은 경선이 끝난 당인데 본인이 후보로 참여하지 않았다며 출마하겠다는 것은 법률상 맞지 않다.”고 이 전 총재를 비판했다. 당 소속 국회의원과 중앙선거대책위원은 ‘대선 승리를 위한 반부패 미래정치 선언’이라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단일화의 전제가 되는 지지율 제고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민병두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은 “이 전 총재 출마로 인한 3자 구도는 선거 끝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명박 후보는 20% 초·중반까지 지지율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반면 이 전 총재는 김경준 특수로 당 자체 ARS 여론조사에서 25%까지 올라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민 위원장은 “이 전 총재는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지만 당 지지율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등 이를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우리가 변화·미래 세력이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통합된 세력임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정봉주 의원의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당내 의원들조차 이 사건을 어려워하고 있어 정 의원이 ‘과외교사’로 나선 것이다. 나길회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씨줄날줄] 개헌과 단일화/이목희 논설위원

    얼마전 정치권에서 ‘바둑논쟁’이 벌어졌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9급 짜리 세명이 힘을 합친다고 1급이 되겠느냐.”고 말한 게 빌미가 되었다. 경제정책을 얘기한 것이었으나 범여권 후보단일화 비판으로 비쳤다. 범여권 후보 세명이 단일화해도 충분히 물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하지만 정치, 특히 대선판은 패거리 다툼이다. 목소리 큰 집단이 주목받는다. 바둑 9급 짜리 여러 명이 박박 대들면 9단 프로기사가 밀릴 수 있다. 이전 선거에서 절대 강자였던 대선후보들이 작은 세력까지 영입하려고 물심양면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지지율 고공행진에 방심했던 것일까. 외연확대는커녕 이회창 전 총재, 박근혜 전 대표 등 내부가 분열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독야청청 앞서가던 이명박 후보가 연대와 단일화에 나서야 할 상황이 새로 만들어졌다. 한나라당의 분열에도 불구, 오히려 지지도가 내려앉은 범여권 대선주자들에게도 후보단일화는 발등의 불이다. 어떤 식으로든 힘을 모으지 않으면 군소후보로 위상이 고착된다. 이번 대선 역시 여야 모두 정치세력 연합에 의해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후보단일화가 이뤄지려면 누군가 양보해야 한다. 대권도전을 포기하는 양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단한 반대급부가 필요하다. 대권과 당권 분리로 공천권 등 당내 지분을 대폭 넘겨주는 것은 고전적인 연대다.1987년 직선제 개헌 후에는 헌법을 고쳐 국정운영권을 나누거나, 차기 대통령 혹은 내각제총리로 밀어주겠다는 연정·연합 약속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공개적인 합의문으로 미진하면 비밀각서가 오가기도 한다. 후보단일화를 위한 개헌·연정 포문은 범여권에서 먼저 열었다.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가 대통령 중임제 개헌과 연정을 단일화 의제로 제안했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이 받을 태세다. 한나라당은 아직 대권·당권 분리 논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회창 전 총재의 지지율이 만만치 않게 유지되면 후보단일화 요구가 커질 것이다. 조만간 분권형 국정운영과 권력구조개편 개헌을 통한 지분나누기 논의가 본격화할 여지가 다분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범여 ‘반부패 연대’ 움직임

    범여권 후보들이 ‘반부패’를 고리로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후보 단일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6일 반부패 연대를 위한 3자 회동을 제안했다. 전날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내놓은 반부패 미래세력 연석회의에 대한 화답으로 들린다. 문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김용철 변호사도 고백했듯이 현재는 국가적 위기상황”이라면서 “부패 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에 정동영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의 만남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와 관련,▲삼성 비자금 문제 등 ‘떡값 비리’의혹에 대한 특검 발의 ▲에버랜드 편법 증여사건 전면 재수사 ▲반부패 범국민 대책기구 설립 등 세 가지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회동 대상에서 민주당 이인제 후보를 뺐다.“이인제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을 철폐하자는 후보다. 연대 자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야 개념의 정치적 구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 후보보다 ‘보수 VS 진보’의 진영 논리를 분명히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상대할 때만 해도 정 후보와 문 후보는 각각 ‘평화경제론’과 ‘사람중심 경제론’을 내세워 ‘제 길’을 갔다. 그러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등장하면서 ‘반부패’라는 공통분모를 찾았다. 이 전 총재와 이명박 후보를 함께 묶어 부패세력으로 규정하고, 자신들은 반부패 진영으로 묶음으로써 부패 대 반부패의 구도를 형성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삼성 비자금 의혹 문제를 반부패 이슈와 연결시켜 국민적 공감대를 기대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그러나 반부패 연대가 범여권 후보단일화라는 옥동자를 탄생시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두 후보만 보더라도 반부패라는 이슈 이외에는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정 후보는 이슈 중심의 연대체를 확대시켜 합의된 내용을 공약화하고 이를 단일화로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문 후보는 좀처럼 10%대 지지율을 보이지 못하면서 단일화 제안을 할 만한 동력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정 후보에 맞서 진보성을 부각시키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인지도 제고 효과까지 노리는 듯하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도 “반부패를 위한 테이블에는 앉을 수 있으나 후보 단일화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문 두 후보는 경쟁 대상일 뿐으로 단일화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다. 민노당은 7일 오전 선대위 회의를 갖고 3자 회동 제의에 응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살(煞),혹은 신의 저주

    [한승원 토굴살이] 살(煞),혹은 신의 저주

    전쟁터에 내보내 잃었거나, 역병, 자동차 사고, 물놀이 사고로 잃었거나, 자식 두셋을 거듭 잃은 부모는 남의 자식을 향해 귀여우니, 어쩌니 하고 말하지 않는 법이다. 남의 자식의 버르장머리나 심성에 대한 말은 더더욱 하지 않아야 한다. 자기 말에 살(煞)이 끼어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살이란 사람이나 물건 등을 해치는 독살스럽고 모진 기운, 악귀의 저주이다. 그런 부모는, 누군가가 원할지라도, 혼례식 주례를 해서는 안 되고, 중매를 서서도 안 된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아무런 표정 없이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한다. 혼례식을 앞둔 부모나 혼례 당사자들은 팔자좋은 어른을 주례로 삼는다. 이혼한 경력이 없어야 하고, 자식 잃은 슬픔을 맛보지 않았어야 하고, 무병해야 하고, 심성이 고와야 하고, 부정한 일에 연루되지 않았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고 너그럽고 자비로워야 하고, 떳떳한 자식들을 슬하에 둔 사람이어야 하고…. 팔자 좋지 않은 어른, 부정한 일을 저지른 어른을 주례로 선택할 경우, 그가 뱉은 축복의 말에 신의 저주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고 사람들은 우려한다. 우리는 미다스왕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자기가 만지는 것마다 모두 황금이 되었으면 하는 탐욕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어느 날 아침 손으로 만지는 것마다 황금이 되어버리는 환희를 맛보았다. 그러나 포크도 빵도 물도 황금이 되어버리자 그는 배가 고플 수밖에 없었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슬퍼하는 아버지를 위로하는, 사랑하는 공주를 만지자 공주마저도 황금으로 변해버렸다. 그는 탐욕 가득 찬 스스로를 참회하고 나서 신으로부터, 손으로 만지면 무엇이든지 황금이 되는 저주, 살을 용서받을 수 있었다. 미운 며느리의 발뒤꿈치가 빨래를 밟느라고 희어져 있으면 시어머니가 왜 그것이 달걀같이 생겼느냐고 시비하며 미워한다는 속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추종세력은 자기들이 내세우려 한 대선 예비후보 세 사람이 낙마하는 절망을 맛본 바 있다. 더구나 애초에, 그 세 사람이 눈에 뻔히 보이는 시나리오에 의하여 단일화시킨 한 예비후보마저 노 대통령이 저주한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맨 꼴찌로 패배하고 말았다. 노 대통령이 낙마시키려고 기회 있을 때마다 저주의 말을 퍼부은 바 있는 한 야당 후보의 지지율은 50%대에 이를 정도이고, 그것은 사상 유래 없는 지지율이라고 여러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어댄 바 있다. 그 후보는 대통령이 다 된 듯 으스대며 유세를 거듭하고 다니다가 야릇한 변수를 만나 시방 당혹해 하고 있다. 노 대통령과 그의 추종세력은 자기들이 낙마하기를 바란 사람이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로 선출되자, 어찌할 수 없이 지지의사를 밝혔는데, 그 후보는 지지율이 간신히 20% 대를 턱걸이했다가, 그 야릇한 변수가 생긴 직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위로 떨어지고 있다. 자기가 밀었던 사람들이 모두 낙마하고, 낙마하기를 바랐던 사람들이 오히려 득세하는 현실 앞에서 노 대통령과 그의 추종 세력은 자기들의 말에 살이 끼어 있음을 얼른 알아채야 한다. 이젠 누구를 지지한다느니, 누구는 반드시 낙마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가 누군가를 비난하면 할수록 그 비난받은 자의 지지율은 높아지고 누구를 지지한다고 말하면 그 지지받은 자의 지지율은 더욱 추락하게 되므로. 자기를 개혁진보 세력이라고 내세우는 사람들에게 위기가 닥쳐 있다. 개혁진보는 분명히 좋은 것이지만, 무슨 까닭으로인지 이제 그것의 약발은 떨어져 버렸다. 대선을 앞둔 지금, 누구의 어떤 잘못으로인가, 진보개혁의 기치를 내세우는 사람, 머리에 붉은 띠 두른 채 주먹 하늘로 치켜들며 외치는 사람들을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이 만연(蔓延)되어 있다. 한승원 소설가
  • 범여권 단일화 ‘지지부진’

    범여권 단일화 ‘지지부진’

    5일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대선후보가 제안한 ‘반부패 미래세력 연대회의’를 놓고 나머지 범여권 주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 후보는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회심의 카드로 꺼내 들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치 부패와 경제 부패를 상징하는 후보가 대선가도에 등장했다.”면서 “각 정당과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과거·부패세력의 복귀를 막아야 한다.”며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대상은 신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시민사회단체다. 사실상 ‘반한나라당’ 연대 전선이다. 정 후보가 밝힌 연석회의의 대상과 내용, 구도를 종합하면 범여권 후보단일화 논의를 위한 ‘예열작업’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를 빼면 나머지 후보들은 일언지하에 거부하고 나섰다. 연대회의 성사 가능성조차 불투명해지면서 그 다음 단계인 단일화 논의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정 후보측은 “삼성 비자금 문제 말고도 이회창·이명박 후보로 상징되는 집권층의 부패에 대안을 찾지 않는 것은 미래세력의 직무유기”라며 범여권의 단합을 강조했다. 정 후보측이 연석회의를 통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 확보’인 듯하다.‘이회창 바람몰이’로 한나라당의 분열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단일화에 속도를 낼 시기가 아니라는 자체 판단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비록 ‘넘버3’로 추락했지만 정 후보에 훨씬 못 미치는 다른 후보들이 쉽게 단일화 논의에 응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현 상황에서 단일화하자는 요구는 다른 후보들에게 양보하라는 얘기나 다름 없다는 점도 정 후보측이 섣불리 접근하기가 껄끄러운 대목이다. 정 후보측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도 “합의 가능한 부분부터 논의하고 (점점 확장되면) 단일화 논의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 후보 중심의 이슈를 뚜렷하게 부각시키면서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가치 전선’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제안한 ‘삼성 비자금 연석회의’에 응대하면 될 일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범여권 주자들의 비판이 집중됐다. 권 후보는 “급조된 정치공학적 졸속 제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본질을 호도하는 기회주의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다만 문 후보측은 6일 기업 부패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조건부 긍정 신호를 보냈다. 이같은 주자들의 반응은 정 후보의 제안이 돌파력을 갖지 못할 경우 향후 단일화 논의에서 정치적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동영후보, 2011년부터 “대학입시 폐지”

    정동영후보, 2011년부터 “대학입시 폐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얼굴) 대선 후보는 오는 2011년 대학 입시를 전면 폐지하고 수능을 졸업자격 시험으로 전환하겠다고 5일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한국산업기술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입학 및 대학교육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민노·민주 등에 반부패회의 제안 앞서 정 후보는 이날 당 선거대책회의에서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창조한국당, 시민사회세력 등이 참여하는 ‘반부패 연석회의’를 제안, 사실상 범여권 후보단일화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정 후보는 대입정책 공약을 통해 “수능을 고교졸업 자격시험으로 전환하고 이 시험을 통과한 학생이 1년에 두 차례 이상 세 개 이상 대학에 복수지원할 기회를 주겠다.”면서 “고교졸업 자격시험은 학력평가가 아니라 합격·불합격 등 통과 여부만을 따지는 방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신 성적으로만 선발 대신 대학은 학교생활부에 기록된 학업성적(내신)과 개성·특기·봉사활동 등을 판단해 학생을 선발하고 논술 등 본고사 부활 논란이 일고 있는 대학별 입시도 금지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투명한 내신 평가를 위해 학교운영위원회가 내신 평가를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학생 1인당 교육비 정부 투자금액을 3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확대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4.3%(30조원) 수준의 교육예산을 2012년까지 6% 수준인 70조원 규모로 증액하는 한편, 학급당 학생 수를 35명에서 25명으로 줄여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대학교육 혁신을 위한 방안으로 ▲2년제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의 학위구분 폐지 ▲산업적합도 높은 100개 사립대학에 국·공립대 수준의 지원 ▲대기업과 대학간 연구개발을 위한 매칭펀드 조성 및 세제감면 혜택 ▲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의 구분 ▲전국민 평생학습 계좌제 ▲부실대학 퇴출시스템 마련 등 7대 과제를 제시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이명박과 이회창,그리고 박근혜/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열린세상] 이명박과 이회창,그리고 박근혜/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명박 대세론이 큰 변수 없이 12월 대통령선거까지 갈 것 같았다. 수없이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경쟁하는 여권 후보들의 지지도는 비교가 되지 못할 정도로 낮았다. 그래서 대선이 너무 심심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과거의 대선을 보면 나라가 절단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고, 여론조사 결과도 박빙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명박 후보의 독주였다. 그것도 1년 이상을 혼자 달리다 보니 대선이 재미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도 하였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의 역동성이 다시 살아났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 때문이다.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선언 발표가 오늘, 내일 있을 것 같다. 이 때문에 이명박 대세론은 10월의 마지막 밤을 넘기지 못하고 혼전으로 빠졌다. 정치인에겐 정년이 없다. 비록 정계은퇴를 하였다 해도 기회가 없어서 복귀를 못하는 것이지, 대의명분이 장애가 되지 않는다. 가능성만 있으면 언제든지 출마할 수 있는 것이다. 이회창 전 총재가 바로 이러한 경우이다. 이명박 후보가 여권의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낙마하게 되면 한나라당 집권이 어렵다는 불안감을 파고 들었다. 이 전 총재는 꽃놀이패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지율 1위가 되면 내친 김에 대통령을 하는 것이다.1위가 되지 못하더라도 손해 볼 게 없다. 집권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단일화를 통해 지분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에 한 지방도시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거기서 한 택시 기사와 나눈 이야기이다. 택시손님들이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난을 하도 많이 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잘못되었는지를 물어보았다고 한다. 손님들의 반응은 “크게 어떤 일을 잘못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냥, 무조건 싫다.”였다. 여권의 후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택시기사의 말을 듣고 나니 여권 후보들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인물이,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그냥 싫다.”라는 형국이니 말이다.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라는 호재에도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회창 전 총재는 왜 출마를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이명박 후보가 원인 제공을 한 셈이다. 정치라는 것은 본시 관계이다. 국민과의 관계, 정당과의 관계, 행정부와의 관계, 이익단체간의 관계 등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국민과의 관계가 좋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만이 끝이 아니다. 여의도를 벗어나는 탈정치가 능사가 아니다. 정치는 정당 내부에서의 관계이기도 한데, 이명박 후보는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를 홀대하고 무시한 것은 당 내부 관계를 소홀히 여긴 데서 연유한다. 이는 이명박 후보의 정치력 부재이다. 바로 이것이 이회창 전 총재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빌미가 되었다. 출마를 선언할 이회창 전 총재와 마찬가지로 박근혜 전 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명박 후보나 이회창 전 총재 모두 박 전 대표의 도움이 없다면 대권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선택은 본인의 정치력을 평가받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투표일을 불과 40여일 남긴 상태에서 관망을 너무 오래하면, 결단력 있는 정치인이라는 그의 이미지에 흠집이 생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박 전 대표가 결정을 내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이명박 후보가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라는 변수를 잘 돌파하느냐는 결국 이명박 후보 본인의 정치력에 달려 있다. 이재오 최고위원 사퇴문제는 이제 사소한 문제가 되어버렸다. 정치력 부재의 결과는 단순히 지지율 하락에 끝나지 않는다. 이회창 대통령, 정동영 대통령, 또는 다른 이름의 대통령으로 결과될 수 있다. 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 昌風에 ‘넘버3’ 굳어지나

    다급한 표정이 역력하다.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 3주가 지났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정체상태다.15% 언저리를 맴돈다. 반면 주변 상황은 급변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지난 5일 26.3%(한겨레)까지 치고 올라간 상태.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한 상승세다. 정 후보는 ‘넘버 3’로 전락했다. 여유만만하던 정 후보측이었다. 정 후보측 관계자들은 “의혹이 많은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허수가 많다. 문국현·이인제 후보는 자연스레 우리에게 흡수될 것”이라고 호언했었다. 그러나 상황이 꼬이고 있다. 당장 2위 탈환이 급하다. 정치권에선 당분간 이런 3자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정 후보에게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많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경헌 폴컴 이사는 “이 전 총재를 지지하는 원조 보수층의 특성은 유동성이 적다는 것”이라며 “25%의 지지율은 이 전 총재가 본선에 들어선 이후에도 최소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 후보에 대해서는 “단일화를 통해 범여권 지지자들에게 본선 승리의 희망을 주지 못하면 반등의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도 희망은 남아있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지지율 반등의 기미가 없는 상태에서 대선판이 흔들린다는 것 자체가 기회”라고 조심스레 분석했다. 이 전 총재 출마가 결코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이 정 후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현재 이 전 총재 지지자의 4분의1 정도가 범여권 지지층이다. 판을 흔들겠다는 전략적 선택에서 나온 수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친노세력을 흡수하기에 한층 좋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김 교수는 “이 전 총재가 전면에 나서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친노세력이 다시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15%정도가 정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이 오면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역대 대선에서 후보 등록 이후 지지율 순위가 바뀐 적은 한번도 없다.”고 했다. 이제 정 후보에게 남은 시간은 20일이 채 안 된다는 얘기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사설] 대선 불확실성 줄일 法 보완 서둘러야

    올 대선판이 유난히 어지럽다. 후보등록일이 3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범여권 후보 단일화와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 출마 여부에 따라 대진표가 확 달라질 상황이다. 심지어 유력 후보에 대한 테러설에, 이를 빌미로 한 ‘스페어(여분) 후보론’까지 제기되면서 선거구도의 불확실성이 심해졌다. 대선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도록 제도 보완을 서두를 때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등록 마감 5일 이후인 12월2일부터 정당추천 후보의 유고가 발생하면 해당 정당은 아예 후보없이 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난 3·4대 대선에서 민주당 신익희·조병옥 두 유력 후보가 잇달아 돌연사하자 자유당 이승만 후보가 거저 당선되다시피 했다. 선거민주주의로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민의는 결국 4·19혁명으로 분출됐다. 행여 그런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지난 지방선거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피습 때처럼 정신이상자나 정치적 의도를 가진 측에 의한 테러 가능성 등을 완전 배제하긴 어렵지 않은가. 여야는 만에 하나 이런 사태의 발생에도 대비해 관련법을 고치는 등 제도 보완에 나서기 바란다. 당시 열린우리당 측이 나중에 석연찮은 이유로 파기하긴 했지만, 여야는 지난 7월 정치관계법특위 소위에서 여론조사 1·2위인 대선 후보가 사망하면 선거를 30일 연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마침 한나라당이 선거연기법과 허위폭로금지법, 매니페스토선거법 등 관련 법안을 다시 다루려 한다니, 여야는 유불리를 떠나 선거민주주의를 착근시킨다는 차원에서 조속히 머리를 맞대야 하겠다.
  • 李 실용보수 vs 昌 원조보수

    李 실용보수 vs 昌 원조보수

    17대 대선이 사상 처음으로 보수진영간 대결구도로 흘러가는 양상이다.44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지지율 1위인 이명박(얼굴 왼쪽)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이어 이회창(오른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2위로 질주하고 있다. 실용주의를 앞세운 이 후보가 ‘실용보수’라면 이 전 총재는 ‘원조보수’라 할 수 있다.4일 이 후보는 이 전 총재 출마설로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자 측근들을 동원, 이 전 총재측과 잇단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이재오, 昌 자택 한밤 방문… 면담 불발 이날 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 전 총재의 서빙고동 자택으로 갑자기 찾아와 “당 최고위원 입장에서 이 전 총재의 말을 들어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총재측은 지방 출장을 이유로 면담을 기피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지난 2일 집을 나가 경기도 외곽에서 장고 중이며 5일 귀가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흥주 특보는 이 전 총재 출마와 관련,“아주 새로이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로 지지층이 늘고 있음을 시사한 뒤,“오늘이나 내일 이 전 총재가 결심을 주면 전광석화와 같이 (대국민 입장발표 장소를) 구할 것”이라고 말해, 이 전 총재의 입장 발표가 이르면 6·7일로 빨라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후보측 한 핵심인사는 이와 관련,“강재섭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만류할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박 전 대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이같은 이 후보측 움직임에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李 전 총재 이르면 내일 입장 발표 정 후보측에서도 이 전 총재 출마로 이번 대선전이 보수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4일 대통합신당의 가족행복위원회 출범식에서는 이 전 총재와 이 후보를 각각 “차떼기의 추억”과 “모래성 위의 국민성공”이라는 말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다소 느긋한 상황이다. 지난 3일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에 이어 정근모 명지대 총장이 후보로 나선 참주인연합도 5일 이 전 총재에게 보수대연합을 제안할 예정이어서 출마 초읽기에 들어간 이 전 총재의 행보가 탄력을 받고 있다. 올 대선에서의 보수 우위 현상은 1987년 이후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보수화 기운이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간 선거 당락을 좌우했던 30∼40대 유권자들이 상당수 보수화됐다고 볼 수 있다. 정치평론가 김윤철씨는 “이른바 진보·개혁진영으로 분류돼 온 범여권 후보들의 낮은 지지율은 이같은 정치환경의 변화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지지성향은 새로운 프레임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권력의 모델을 이념과 노선보다는 ‘국익’ 중심의 실용적 관점에서 찾고 있다. 정치 컨설턴트 이경헌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 중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33%대라는 정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념과 노선 차이와는 별개의 새로운 트렌드인 셈이다. 이쯤되면 이번 대선에서 보수대연합에 맞서는 진보대연합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예단은 이르다. 공교롭게도 이 전 총재의 출마로부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정통 보수진영의 대변자를 가리는 과정에서 보수 진영이 분열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범여권 내부적으로는 후보단일화 이외에는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후보 개인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미 지지율로 드러났다. 빨리 진영을 짜고 최소한 이번주에는 단일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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