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단일화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잠자리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레이저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스파이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금값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530
  • [열린세상] 크리스마스와 양극화/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크리스마스와 양극화/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강북으로 이사를 온 뒤 유난히도 좌판이나 구멍가게와 자주 부딪친다. 추운 날씨에 손님도 별로 없지만 가게 주인은 근심 가득한 눈초리로 거리를 바라본다. 가끔 과일 같은 것을 사기도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양극화 경제에 비공식 부문은 줄기는커녕 증가하고만 있는 것 같다. 반면에 백화점이나 큰 마트에 가면 낮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붐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인지라 가족들이 함께 나와 선물을 고르고, 먹을거리도 챙긴다. 주차장은 만원이고, 들어가고 나가는 사람들로 뒤엉킨다. 서울 강북의 하늘 아래서 볼 수 있는 두 풍경이다. 크리스마스는 원래 구유에서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축제날이다.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모두 이 시즌을 즐긴다. 모두가 1년 동안 숨 가쁘게 지나온 나날을 반성하고 휴식, 반성, 그리고 나눔의 계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내에서도 유파에 따라 이날을 기념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그 기원은 동짓날을 기념하는 로마 축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동짓날은 추운 계절이고, 먹을 것도 점점 줄어드는 시즌이다. 가난한 자들은 함께 모여 가진 떡을 나누고 추위를 견디는 나눔의 날로 삼았다. 부자들에게는 이런 종류의 연대가 필요하지는 않았으리라. 동짓날 축제는 당대 로마에서 ‘불멸의 태양 탄생일’로 불렸다. 이 축제는 12월22일에서 25일 사이에 행해졌는데, 동짓날 이후 낮이 점차 길어지는 것에 착안하여 태양신의 재탄생을 기념했다고 한다. 제국의 영토를 안정화한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274년에 축일을 12월25일로 확정했다. 이 황제는 태양 숭배를 미트라 신으로 단일화하고, 이를 기념하여 자신을 격상하는 ‘태양, 로마제국의 군주’란 동전도 주조하였다. 제국 내에서 성장하고 있는 기독교회는 이교 신앙인 태양신 축일을 ‘그리스도 탄신일’로 점차 대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13세기가 되어서야 크리스마스 축일이 일반화된다. 오늘날처럼 크리스마스의 상징물이 확정되는 과정도 여러 군데의 관습이 반영되었다. 아시시의 성프란시스코 성인은 성탄일의 상징물로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그림이나 조형물을 퍼뜨렸다고 한다. 당시 로마 기독교인들은 푸른 나뭇가지로 집안을 장식하고 손님들과 선물을 나누고 축하했다고 한다. 오늘날처럼 푸른 나뭇가지를 전나무로 바꾸고 조그만 장식물이랑 전구를 다는 관습이나 화려한 루미나리아를 만든 것은 독일인들이었다. 결국 독일인들이 만든 상징이 세계화된 것이다.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부활절은 친구들과 함께”란 말을 가끔 한다. 부활절은 봄철 대지의 기운이 솟아오르고, 음식물도 비교적 풍부한 시즌인지라 굳이 나눔을 강조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독일인들이든 로마인들이든 크리스마스에는 가족이 함께 모여 파티를 했다. 부유한 대갓집도 집주인 가족이랑 일꾼 가족이랑 모두가 함께 모여 시즌을 즐겼다. 인색한 스크루지는 모두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고, 크리스마스는 오랫동안 나눔의 축제로 자리매김을 했던 것이다. 독일의 신학자 한스 큉은 오늘날 기독교회 내에서 공동체적 연대 감정이 약화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구유에서 난’ 예수의 삶과 말씀에 좀 더 충실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이웃에 대한 사랑, 가난한 자와의 연대, 부정한 구조에 대한 저항, 자선, 자유, 온유함, 청빈, 기쁨, 관대한 용서와 봉사’의 정신이야말로 크리스마스에 우리가 새겨야 할 교훈이라고 한다. 이제 새해에는 새정부도 출범한다. 세계화의 수준이 높아지고 심도가 강화될 때마다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사회가 깨어지지 않고 유지되려면 약자와 가난한 자에게도 최소한의 생계수단이 주어져야 하고 희망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새정부가 사회정책 분야에서도 해야 할 일이 엄중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윤곽 드러난 이회창 보수신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추진하고 있는 보수 신당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전 총재는 23일 “강삼재 전 의원이 창당 작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단암팀’ 이흥주 특보와 지상욱·최형철 박사 등은 창당 과정 전면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 전 총재가 2004년 9월 미국에서 돌아와 남대문 단암빌딩 사무실을 냈을 때부터 함께 활동한 멤버들이다. 측근 그룹의 2선 후퇴를 의미한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신당의 이념과 노선’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냈다. 그는 “법치의 실종, 공교육 붕괴, 쇄국적 사고 등의 모순을 해결하며 한국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주도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창당하겠다.”면서 “신당은 ‘권력투쟁형 정당’이 아닌 ‘문제해결형 정당’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대선 때 주장하던 ‘작은 정부’나 ‘강소국 연방제’, 한·미 공조에서 중국과의 협력체계 강화, 동아시아 공동체로 이어지는 ‘3중 울타리 외교’ 등도 계속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기득권적 연고주의에 함몰돼 그것을 지키려는 수구적 보수와 대비되는 가치추구형 보수를 추구하겠다.”며 한나라당과의 긴장 관계를 드러냈다.. 또 “BBK 특검법과 관련,(한나라당이) 책임을 묻겠다는 이야기는 듣기 거북하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젊은 층의 참여를 독려하고, 특정 지역에 함몰되지 않는 전국 체계를 갖춘 정당을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던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도 제 일에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이명박 시대-17대 대선 평가와 전망] 한나라,‘중도실용’ 각인 성과

    [이명박 시대-17대 대선 평가와 전망] 한나라,‘중도실용’ 각인 성과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 승리로 막을 내렸다. 헌정 사상 두번째로 맞이한 수평적 정권교체이자 10년 만에 이뤄진 개혁·보수 진영 간의 권력이동이다. 서울신문의 대선 여론조사·분석을 전담했던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소장 이남영 세종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김욱 배재대 교수의 좌담을 통해 이번 대선이 한국 사회에서 던진 의미를 성찰하고 이후의 정국 흐름을 전망해 본다. 황진선 서울신문 정치담당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 이명박 당선의 정치적 의미 ●이남영 교수 역사적으로 볼 때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라는 의미가 있다. 이명박 당선자는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민주화 세대로 사회 진출 후 산업화 현장을 누볐다. 역사적 부담이 되어 온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갈등이 완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김형준 교수 두번째 정권교체가 이뤄졌다.87년 이후 5번의 선거를 통해 보수정권 10년, 진보정권 10년을 거쳐 다시 보수정권으로 회귀했다. 좌·우로의 ‘진자운동’은 정치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이같은 교체주기는 앞으로 더 짧아질 수도 있다. ●김욱 교수 두번째 정권교체가 이뤄졌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정치의 일상화’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민주화에 대한 전통적 갈망이 표면화되지 않았다는 것은 정치가 개혁·평화와 같은 거대 슬로건보다 일자리 등 일상적인 것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명박 당선의 핵심 요인 ●이남영 교수 실제 지표가 어떠했든 국민들은 경제·교육 등 국가 근간을 이루는 주요 정책들이 실패했다고 체감했다. 이같은 ‘체감의 벽’을 정동영 후보나 진보진영 후보들은 뚫고 들어가지 못했다. ●김형준 교수 우선 범여권의 안일함을 지적할 수 있다.2002년 후보단일화 같은 ‘한방 신화’에 젖어 있었다.BBK에 모든 걸 걸다 보니 국민에게 어필할 정책이 없었다. 다른 요인은 전통적으로 ‘도덕성’을 후보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아 왔던 유권자들이 이번엔 ‘업적’에 대한 평가와 기대치에 따라 투표했다는 점이다. ●김욱 교수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 덕분에 한나라당은 고공비행을 할 수 있었다. 범여권이 네거티브에 매몰돼 실패했다고 하지만, 사실 그것 말고는 의지할 수단이 없는 선거구도였다. ●김형준 교수 덧붙이자면, 지난번 한나라당 경선은 영남출신 주류가 아닌 비주류가 승리한 경선이었다. 이것이 한나라당에 수구가 아닌 중도실용의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중도와 보수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 ■ 이번 대선의 특징 ●이남영 교수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의 도덕성에 대한 검증이 끝났어야 하는데 미진했다. 이 때문에 본선에 와서도 검증문제로 수개월을 끌었고 정책이나 이념이 선거구도의 변수가 되지 못했다. ●김형준 교수 역대 선거에서 힘을 발휘했던 세가지 프레임이 실종됐다. 첫째 노무현 대통령이 일찍 탈당해 여당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지다 보니 ‘여야 프레임’이 사라지고 ‘이명박 대 반이명박’ 구도만 만들어졌다. 둘째 ‘진보·보수’ 프레임도 이회창 후보가 출마하면서 깨졌다. 셋째 ‘이슈 프레임’이 없었다. 경제살리기가 하나의 쟁점으로 합의된 상태에서 각자의 입장을 드러내는 대립쟁점이 형성되지 못했다. ●김욱 교수 더 큰 요인은 여야가 모두 분열되면서 선거가 다자구도로 짜여졌다는 점이다. 선거구도가 불안정하니 정책대결이 이뤄지기 어려웠다. ■ 이번 선거의 긍정적 측면 ●이남영 교수 지역주의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지역연고에 함몰돼 표를 던지던 유권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중도실용을 표방한 정권이 출현함으로써 통치스타일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형준 교수 ‘돈선거’가 완화됐다는 점은 성과다.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465억원을 썼다는데 이번엔 300억원대밖에 안된다고 한다. 조직보다 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나타난 긍정적 조짐이다. 또 지역·이념·세대가 아닌 실리에 따라 투표를 하게 됐다. ●김욱 교수 일상적인 정권교체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을 꼽고 싶다. 또 문국현 후보 등 새로운 세력이 등장함으로써 한국의 정당정치가 다당제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점도 평가할 대목이다. ■ 대선 이후 정국전망 ●이남영 교수 범여권이 총선을 위해 이명박 특검을 집요하게 활용할 게 분명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특검의 영향력을 차단·완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이회창 신당이 창당되는 데다, 한나라당 역시 박근혜 세력 포용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앞으로 2∼3개월이 이명박 정권 5년의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김형준 교수 특검은 진보진영의 재편성도 가져올 것이다.520만표 차이로 패배했다는 것은 정동영 체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 남으려면 신당과 민주당, 창조한국당이 뭉치는 수밖에 없다. 연결고리는 특검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선 특검이 있고 내부의 박근혜 세력과 외부의 이회창 세력이 건재하는 한 전당대회가 있는 7월까지는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안전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 ●김욱 교수 이명박 특검은 정치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이 당선자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범여권과 타협하면서 최악의 대결을 피해야 한다. ■ 박근혜·이회창의 진로 ●이남영 교수 총선을 앞두고 공천의 상당 부분을 박근혜 전 대표측에 할애해야 하는데 순조롭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새 대통령이 모든 세력을 끌어 안고 지분 나누기식으로 당을 재편하면 과연 국민의 지지를 얼마나 받게 될지도 의문이다. 이회창 후보가 15.1%를 얻었는데 상당한 규모다. 이 정도면 충남·대전권에선 영향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김욱 교수 이회창 후보는 충남지역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 충남을 연고로 둔 국민중심당과 연합해 지역에 기반을 둔 새 정치세력의 등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다양한 이념·지향을 가진 세력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마냥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 범여권은 어디로 갈 것인가 ●이남영 교수 대선 정국에서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세력은 문국현 진영이다. 갓 데뷔한 정치 신인이 10년 역사의 민노당을 제쳤다.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갖고도 26%의 득표율에 머문 정동영 후보로선 지역 기반도 없는 혈혈단신 후보가 5.8%를 얻은 사실을 곰곰히 새겨 봐야 한다. 총선 때 신당에 합류할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과연 새롭게 떠오른 세력이 낡은 배에 오르려 하겠는가. ●김형준 교수 만약 내년 전당대회에서 정동영 진영이 당권을 장악한다면 수도권의 개혁성향 후보들이 문국현 쪽과 결합할 가능성도 있다. 정동영 후보가 일선에서 퇴진한 상태에서 대통합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소선구제 아래서는 수도권을 한나라당에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욱 교수 다당제는 대통령 중심제와는 잘 안 맞는다. 소선거구제와도 안맞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하는 새 선거제도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 이명박 당선자의 과제 ●이남영 교수 싫더라도 참여정부와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정책도 상당 부분 인수받게 된다. 재평가하면서 수정할 부분은 고치면 된다. 다만 대북관계 등 몇가지 대립되는 지점이 있다. 이 역시 연속성과 일관성을 추구하는 가운데 수정·보완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이다. ●김형준 교수 노무현 정부의 상징적 정책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문제다.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북핵과 평화체제,3불정책, 부동산정책 등이다. 만약 집권 초기부터 전임 정부의 정책을 청산하는데 매달리다 보면 경제살리기는 뒤로 밀리게 될 위험성이 있다. 전임 정부의 것이라도 정치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을 받아들여야 한다. ●김욱 교수 이명박 정부도 큰 틀에선 개혁세력이 지금까지 만들고 다져온 정책들을 흔들 수는 없을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큰 성과가 복지확대인데, 성장을 중시한다고 이미 주어진 복지를 빼앗는 것은 국민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 차기정부 임기 초 최우선 과제 ●이남영 교수 업적·성과중심으로 치달아선 안 된다. 그러다 보면 허점이 생기고, 그걸 메우려다 보면 실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군사정권 시절처럼 ‘하면 된다.’식으로 밀어붙이면 국민은 지치고, 그것이 실패할 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청계천 신화’에 사로잡혀선 안 된다. 한반도 대운하도 조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 ●김형준 교수 역대 대통령들이 실패한 가장 큰 요인은 집권 초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정치에 쏟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 정치는 당과 국회에 맡겨야 한다. 다음으로 합리적·화합적 인사가 중요하다. 야당에 국가적 과제에 관한 중요 정보는 기꺼이 제공하고 동조를 얻는 것도 필요하다. ●김욱 교수 이 후보의 당선은 국민들이 보수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두터워진 중도층이 보수쪽으로 잠시 이동한 결과다. 중도층의 특성상 정부 능력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실정이 이어지면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한다.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민노등 쇄신론 ‘후폭풍’

    대선 결과는 2,3위를 기록한 대통합민주신당이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 못지않게 다른 군소 정당에도 매서운 칼바람으로 불어닥치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곳은 민주노동당이다. 권영길 후보의 득표율은 3.01%에 그쳐 2002년의 3.9%에도 못미쳤다. 원내 제3정당으로 5년 전에 비해 당의 위상은 올라갔지만 민심과는 더욱 멀어진 셈이다. 권 후보가 선거 전날인 18일 “당선되지 않더라도 그 표는 내년 총선의 종자돈”이라고 말한 것처럼 선거 결과는 총선을 위한 당 쇄신의 당위성을 보여줬다. 이에 민노당은 총선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무기한 연기, 대선평가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당이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참패 원인을 분석하고 당을 추스르기 위한 것이다. 선거 기간 동안 의원들의 탈당 러시와 통합신당과의 합당 및 단일화 논의로 상처를 입은 민주당은 발빠르게 ‘포스트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20일 오후 최고위원 및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향후 당 진로를 모색했다. 이어 21일 당 쇄신 기구를 구성,26일 중앙위원회 추인을 받기로 했다. 박상천 대표는 사의를 밝혔으나 참석자 전원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 대신 최고위원을 포함한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퇴를 결의했다.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후보가 4위를 기록했지만 득표율이 5.8%에 그치면서 힘이 빠진 상태다. 당초 문 후보는 지지율 10% 이상을 획득, 단일화 없이도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총선을 치른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사실상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지지 기반 자체도 과거 범여권으로 분류된 진영의 지지자 가운데 통합신당이나 민노당이 아닌 곳에서 대안을 찾던 유권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언제든지 마음을 다른 곳으로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조직과 자금이 뒷받침해 주는 것도 문제지만 총선에 공천할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창조한국당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명박 시대-승인과 패인] CEO 출신이 연 ‘국민성공시대’

    “국민의 뜻에 따라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당선 소감은 역시 ‘경제 살리기’에 대한 다짐으로 시작했다. 대선의 당락이 판가름 난 19일 밤 10시 여의도 한나라당사를 찾은 이 당선자는 기자회견을 갖고 겸손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분열된 우리 사회화합과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무소속 이회창,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당 이인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위로의 뜻도 전했다. 이날 승리까지 그에겐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았다. 위장전입, 위장취업, 그리고 도곡동 땅,BBK 의혹 등으로 ‘지독한 경선’과 ‘더 지독한 경선’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악재의 힘은 호재에 비해 극히 미미했다.‘반노(反盧)·비노(非盧) 정서’로 국민 저변에 폭넓게 퍼진 ‘노무현 학습효과’는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을 키워 나갔다.‘범여권 분열’,‘경제 회생’ 등의 요소와 함께 3박자로 맞물리면서 대세론으로 이어갔고, 그 대세론은 압승으로 귀결됐다. ●승리 예견한 ‘이명박=경제´ 메시지 “경제 하나는 확실히 살리겠다.”는 이 당선자의 구호는 민심을 빠른 속도로 파고들었다. 한나라당의 한 인사는 “이명박이 아닌 다른 후보였다면 열 번이라도 무너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의혹의 파고를 헤친 무기는 ‘이명박=경제’라는 메시지였다. 경쟁자들이 이 당선자가 ‘안 되는 이유’를 강조할 때 그는 꾸준한 메시지로 승부한 것이다. 이 당선자의 ‘반사이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경선이 끝난 뒤 예상됐던 후보 단일화가 끝내 무산됐다.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 민주당 이인제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각개약진은 이 당선자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8월의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던 박근혜 전 대표와의 당내 경선은 이 당선자에게 최대 고비였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와서 돌아보니 경선이 사실상의 ‘본선’이었던 것 같다.”며 대선판을 정리했다. 이 시기에 ‘BBK주가 조작의혹’과 ‘도곡동 땅’,‘다스 차명보유’ 등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당심에서 지고 민심에서 이겼다.”는 경선 결과가 나온 이유다. ●‘BBK 무혐의´로 지지율 다시 급상승 ‘상처뿐인 영광’인 줄 알았던 경선 승리는 이 당선자에게 정통성이라는 명분과 ‘BBK예방주사’라는 두 가지 선물을 안겼다. 범여권의 ‘BBK공세’에 이미 국민은 식상하기 시작했고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는 ‘명분 없는 출마’로 압박할 수 있었다. 이 당선자에게 결정적 힘을 실어준 것은 5일에 있었던 검찰의 ‘BBK의혹’수사 결과 발표다.BBK 실소유주 여부뿐만 아니라 다스에 관해서도 이 당선자의 무결함을 선언했다. 하락세의 지지율은 급반등했고, 통합신당이 ‘이명박 특검’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대세는 기운 뒤였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이명박 시대-정국 어디로] 이회창의 향후 행보

    [이명박 시대-정국 어디로] 이회창의 향후 행보

    대통령 선거운동을 하며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많은 ‘할 일’을 만들었다. 신당 창당 구상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사퇴하고 이 후보로 단일화하기 직전 이같은 뜻을 밝혔다. 그는 “양심적이고 정직한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세력을 모아 새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했다. 대선을 치르며 그에게는 챙길 사람들도 생겼다. 단일화를 했던 국민중심당 의원과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곽성문 의원, 김병호 전 의원이 그들이다. 이 후보가 출마선언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에 비해 낮은 득표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정계은퇴 수순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19일 대선 결과 충청권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점은 이 지역을 기반으로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들 발판을 마련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진보진영 후보들의 득표를 모두 합쳐도 이명박 당선자가 얻은 득표의 반토막 수준이라는 점은 집권 보수세력 이외에 ‘대안적 보수야당’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한다. 이 후보는 또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자신의 전국 득표율을 웃도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신당을 창당하기까지 벽도 높다. 일단 ‘돈’과 ‘시간’이 부족하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선자금을 차입금으로 해결한 이 후보이기 때문에 선거비용 전액을 선관위에서 돌려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자금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총선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세를 모아 지역별 지구당을 구축하고 중앙당을 만드는 일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뜻을 함께할 ‘인물’을 추가로 영입하는 일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대선 기간 공동정부 구성을 내세운 이 후보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보수세력 대부분이 이 당선자를 중심으로 뭉칠 가능성이 높다. 신당이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들의 모임으로 전락한다면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준으로 발전하리라는 기대를 품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햇볕정책을 반대하는 이 후보는 또 수도권과 호남에서 외면받고 있어 그의 신당이 ‘보수’라는 이념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아닌 ‘충청과 영남’이라는 지역 기반 정당으로 자리매김한 채 출발할 수도 있다. 창당을 하더라도 내년 4월 총선을 노린 1회용 정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다수결 선거/함혜리 논설위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자가 되는 다수결(多數決) 방식에는 함정이 있다. 다수의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겨룰 때 낮은 지지율이지만 최고 득표로 당선되는 경우도 있고, 다수가 싫어하는 사람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임기 내내 정통성 시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리더십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활약했던 수학자이자 철학자, 정치가인 콩도르세는 ‘다수결 확률해석 시론’에서 이같은 다수결 방식의 함정을 지적하고, 역설적 결과가 나올 확률을 줄이는 방법으로 결선투표제를 제안했다. 결선투표제는 프랑스의 대통령선거에서처럼 1차 투표 결과 최고득표자가 과반수를 얻지 못할 경우 1,2위 득표자에 대해 재투표를 실시, 최다 득표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최종 승자가 되기 때문에 대표성을 인정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처럼 1차 투표에서 다수가 싫어하는 사람이 결선에 진출했더라도 결선투표에서 냉정한 심판을 내릴 수 있다. 당시 1차 투표에서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이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를 누르고 결선에 오르는 이변이 발생했지만 프랑스 국민들은 결선투표에서 중도우파 후보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지지, 극우파 대통령의 탄생을 막았다. 결선투표제에서는 인물도 중요하지만 정당간의 연대를 얼마나 성사시키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때문에 보다 많은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세밀한 정책 공약을 펼쳐야 한다. 지난봄 실시된 프랑스 대선은 83.97%의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변화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강했고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와 좌파의 세골렌 루아얄 간의 치열한 정책대결을 벌인 결과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7대 대통령선거가 막을 내렸다.12명이라는 사상 최다 후보가 난립했고, 선거 전날까지 후보단일화에 목을 매는 어처구니없는 행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진흙탕 싸움에 정책 대결은 뒷전이었다.5년 뒤에도 이같은 파행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선 다른 선거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이명박 시대-승인과 패인] ‘역전 드라마’ 못 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직후, 정동영 후보측 관계자들은 느긋했다.“어차피 대선은 누가 되건 51대49의 싸움 아니냐.”고 했다.“때가 되면 진보 진영 지지자들은 결집하게 마련이고 승부를 결정짓는 건 결국 ‘한방’”이라고도 했다. 대선이 불과 2개월도 안 남았던 지난 10월이었다. 그러나 결국 한방은 없었다. 기대했던 ‘BBK의혹’은 검찰의 무혐의 발표로 김이 빠졌다.BBK에 몰두했던 정 후보는 자신의 장점을 내보일 기회조차 변변히 갖질 못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도 끝내 무산됐다. 정 후보는 대선 기간 내내 이렇다 할 역전 계기를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패배의 서곡은 이미 지난해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부터 울렸다. 패배주의에 휩싸인 열린우리당은 ‘새판짜기’가 절실했다. 민주당 등과의 통합, 외부 인사 영입을 줄기차게 시도했다. 그러나 성과는 없었고, 분열에 따른 파열음만 컸다. 지지층의 이탈은 가속화됐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올 여름까지 범여권의 이합집산은 계속됐다. 복잡하고 어지럽게 지리멸렬했다. 유권자들은 치열하게 전개되는 한나라당 경선으로 시선을 돌렸다. 범여권은 언론과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관심을 먹고 산다.’는 정치인들로서는 치명적인 시간이었다. 대선후보 선출 이후 시작도 좋지 않았다. 경선 후 ‘내상’이 컸다. 정 후보측 한 핵심 의원은 “조직·동원 선거 시비의 후폭풍이 아니었다면 후보 선출 직후 20%를 넘기며 분위기를 잡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슈 선점에도 실패했다.‘평화대통령’,‘개성공단’ 등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이명박 당선자의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선 3일 전 이 당선자의 ‘BBK동영상’ 공개로 정 후보측은 막판 뒤집기를 기대했다.“더할 수 없는 호재”라고도 했다. 정 후보는 마지막 3일간 ‘후보 사퇴’를 촉구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시간이 모자랐다. 정 후보측 한 핵심 관계자는 “일주일 전에만 나왔어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BBK동영상이 1992년 대선의 초원 복집 사건처럼 ‘역풍’을 불렀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히려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위기감을 자극,‘정권교체 표’의 결집을 불렀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의 당선이 확실해진 19일 밤 8시20분쯤 정 후보는 “제가 부족해서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이명박 시대-승인과 패인] 군소후보들의 좌절

    이명박 당선자의 ‘경제 대통령’에 도전장을 냈던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결국 정치 신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새 시대를 열겠다는 저에게 많은 국민께서 지지를 보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후보는 특정 정당에 입당해 경선을 거치는 대신 따로 정당을 만드는 것으로 정치적 활로를 모색했다. 그러나 김영춘 의원 외에 기존 정치세력의 도움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또 모든 정파를 싸잡아 비판하는 것으로 일관, 지나치게 네거티브에 치중한 것도 지지율 정체의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자신을 ‘제3지대 후보’로 규정했고 선거 전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켜세우면서 드러난 불분명한 정체성도 유권자의 호응을 얻지 못한 원인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선거에서 이념 구도가 무의미해진 탓에 사실상 유일한 진보 정당의 후보임에도 진보계층의 표심을 잡지 못했다. 세번째 대권 도전이 유권자들에게 식상하게 비쳐진 것도 패인 중 하나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짧게 소감을 말했다. 역시 삼수생인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열악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렀다. 출신 지역인 충청 민심도 보수 진영에 밀려 얻지 못했고 민주당 텃밭인 호남 표는 대통합민주신당에 내줬다. 선거 막바지에는 당 대표까지 사퇴를 요구하는 등 단일화 압박에 시달렸다. 그는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깃발 아래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명박 시대-盧정책과 비교] 노무현·이명박의 스타일

    [이명박 시대-盧정책과 비교] 노무현·이명박의 스타일

    이번 선거를 후보간 경쟁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현직 대통령, 즉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결구도로도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당선자와 노 대통령은 이념이나 스타일, 역정 등에 있어서 전혀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현직과 차기 대통령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 본다. ●성공신화와 험한 정치역정 두 사람 모두 분야는 다르지만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지독한 가난을 겪었고 일반고가 아닌 상고에 진학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가난과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겼다. 한 사람은 고졸의 변호사가 됐고, 또 한 사람은 20대에 현대건설 이사가 됐다.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도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노 대통령은 ‘3당 합당’ 반대로 부산에서만 네 차례 낙선을 했다. 이 당선자는 1992년 민자당에서 전국구 공천을 받으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하지만 서울시장이 되기까지 정치생명이 중단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두 사람은 96년 총선 때 서울 종로에서 대결한 바 있다. 당시 이 당선자가 승리했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가 되고, 피선거권이 박탈되기도 했다. ●원칙주의 vs 결과우선주의 노 대통령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바로 ‘소신’이다. 이로 인해 정치적으로 어려움도 겪었고 이것이 발판이 돼 대통령까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번 원칙을 정하면 입장을 바꾸는 법이 없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적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원칙을 정하는 데는 명분과 절차를 중요시했고 그래서 ‘토론하자’라는 말이 노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반면 이 후보는 ‘불도저’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결과물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목표를 정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결혼식날 오전까지 일하고 오후에 식장으로 달려갔을 정도로 ‘일벌레’였다. 하지만 사안을 ‘전격적’으로 결정하고 위기를 정면돌파로 대응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노 대통령의 경우 2002년 대선 당시에는 후보단일화를 결단하고 당선 후에는 ‘재신임’을 선언했다. 특히 선거 당시 장인의 좌익활동이 공격을 받자 “그럼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라는 한마디로 논란을 잠재웠다. 이 당선자는 ‘이명박 특검’을 놓고 정치권이 극한 대치 상황을 보이자 특검을 전격 수용했다. 앞서 BBK 논란이 불거지자 “BBK와 관련이 있다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고 대통령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공언했다. ●화법이 비슷하다? 노 대통령은 임기 내내 특유의 화법으로 곤욕을 치렀다. 선거 기간 이 당선자도 마찬가지였다.“세상이 미쳐 날뛰고 있다.”를 비롯, 관기·마사지걸 발언, 운동권·중견배우 비하 발언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노 대통령의 경우 솔직함에서 비롯된 화법이고 이것이 선을 넘어 문제가 됐다고 볼 수 있다. 내용상으로는 공감을 얻는 경우가 많지만 형식적으로 ‘대통령 화법’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때로는 정치인 목적으로 직설화법을 쓰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 당선자의 경우 내용이 주로 문제가 됐다. 장애아 낙태 발언과 각종 비하 발언은 상대 후보들로부터 ‘철학의 부재’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태안 앞바다 방제 표정] 자원봉사자들 ‘검은 눈물’

    [태안 앞바다 방제 표정] 자원봉사자들 ‘검은 눈물’

    아이들을 데리고 19일 태안으로 기름제거 작업을 떠날 예정이었던 김옥선(41)씨 등 주부 5명은 지난 17일 자원봉사 신청을 위해 태안군청 종합상황실에 전화를 걸었다.2시간 만에 겨우 이뤄진 통화에서 군청 직원은 “대통령 선거일에는 자원봉사자를 안내해 줄 공무원이 없으니 다른 날에 오라.”고 말했다. 김씨는 “공무원이 가이드를 안 해 줘도 좋다. 현지 이장을 소개시켜 주면 우리가 알아서 찾아가 자원봉사를 하면 안되겠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군청 직원은 “다음에 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환경교육도 시키고, 제대로 된 봉사활동도 하고 싶어서 아침 일찍 투표하고 태안으로 가려 했는데 현지인과 연결이 되지 않아 난감했다.”고 말했다. ●평일 5만명… 19일엔 3만명으로 ‘뚝´ 19일 대통령 선거일을 기점으로 태안 앞바다에서 이뤄지는 자원봉사자들의 ‘인간띠’가 끊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지 공무원들이 대거 투·개표에 동원되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를 안내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태안군청 측은 되도록이면 대선 이후에 찾아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실제로 충청남도에 따르면 평소 하루 5만여명에 이르던 자원봉사 인원이 19일에는 3만여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안양시에서 태안으로 떠날 예정인 유성조(37)씨는 “교회에서 120명이 봉사를 신청하려고 했는데 현지 안내를 해 줄 사람의 이름이나 연락처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면서 “무작정 내려가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방배동 까리따스 수녀회의 이수정(35·여) 과장도 “수녀회 관계자들이 자원봉사에 나서려 했지만 군청에서 행정지원을 해 줄 사람이 없으니 다른 날 오라고 해서 난감해졌다.”고 말했다. ●태안군청 “다른 방법이 없다” 태안군청 측은 공무원이 법적으로 선거종사원으로 등록돼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태안군청 종합상황실 관계자는 “19일 자원봉사를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되도록이면 다른 날에 오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행정지원을 해주고 싶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자원봉사 신청자들로부터 ‘군청이나 정부가 안내인을 고용하라.’는 요구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장 지휘는 노하우가 필요해 체계적으로 교육받지 않은 사람은 자원봉사자들을 안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청 전화가 ‘불통’인 점도 자원봉사 행렬을 가로막고 있다. 현재 태안군청은 고작 10대의 전화로만 자원봉사 신청을 받고 있다. 충청남도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초기에는 태안군청 종합상황실과 도청 자원봉사센터가 신청을 함께 받았지만 통로를 단일화한다는 취지로 지난 13일부터 군청에서만 접수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한 공무원은 “대선 때문에 자원봉사 열기가 시들까 조마조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오늘 선택의 날] 반부패 명분속 李vs反李 구도

    [오늘 선택의 날] 반부패 명분속 李vs反李 구도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정치권엔 ‘반부패’가 화두로 나돌았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반부패 연대’를 말하더니,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역시 ‘반부패 5자 회동’을 제안했다.‘반부패’란 공통분모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만 ‘왕따’시키고 힘을 합치자는 전략이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인 ‘이명박 대 반(反)이명박’ 전선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특히 두 후보가 반부패라는 이름 아래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포함시킨 것을 의아하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회창 후보는 2002년 대선에서는 이 두 후보쪽 사람들, 즉 현재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쪽과 치열하게 대립했다. 정치적으론 ‘원수’에 가깝다. 그런 이들이 서로 연대할 가능성이라도 열어둔 것은 그만큼 이명박 후보에 대한 적대 프레임이 견고하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다. 이번 선거는 기존과 달리 정책·TV토론·관심이 전혀 없는 3무(無)로 치러졌다.2002년엔 수도 이전이라는 큰 이슈를 놓고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치열하게 토론했지만 이번엔 ‘경부 대운하’가 잠깐 주목을 끌다 이내 묻혀 버렸다.TV토론도 유력 주자들이 거부해 선거법에 따라 3번만 겨우 치렀다.1년 가까이 지속된 ‘이명박 대세론’에 유권자들은 무관심으로 응수했다. 반면 3탈(脫)의 선거학은 앞으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겼다. 우선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과 상극이었던 젊은 층과 노동계가 한나라당을 지지한 일이 눈에 띈다. 한국노총이 조합원 투표를 거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고, 대학 총학생회장들도 철회 해프닝을 겪긴 했지만 어쨌든 이명박 후보에게 무더기 지지선언을 했다.‘노동계→진보정당’,‘20대 젊은 층과 대학생→진보정당’으로 향했던 기존 지지 공식에 변화가 온 것이다. 즉 탈이념화·탈연령화 현상이다. 여기에다 1987년 이후 영·호남으로 갈린 ‘지역정서’가 적어도 이번 선거 과정에선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 이색적이다.2002년만 해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광주, 전·남북, 즉 호남권에서 5%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엔 여론조사 수치상으로 이명박 후보가 10% 이상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지역화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대체적인 흐름, 큰 예상을 줄줄이 깨버린 선거라는 점도 특이하다. 일단 ‘거물’이 잇따라 중도하차했다. 올 초만 해도 고건 전 국무총리가 굳건한 위치를 지켰고, 정운찬 서울대 교수의 출마설도 심심찮게 나돌았다. 두 사람 다 실제 출마했다면 파괴력 있는 변수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럼에도 둘은 모두 선거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불출마 선언을 했고, 끝까지 중립을 지켰다. 선거 막바지가 되면 범여권 후보가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를 이룰 것이란 전망도 여지 없이 빗나갔다. 정동영·문국현·이인제 후보 3명이 모두 완주해 표를 나눠 먹는 형상이다. 보혁 1대1 구도가 물 건너 갔다. 보수는 이명박 대 이회창, 진보는 정동영 대 문국현 대 이인제의 3파전으로 구도가 복잡해졌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오늘 선택의 날] 대선 쟁점 어떻게 변했나

    17대 대선을 관통한 쟁점은 크게 ‘참여정부 실정론’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의혹으로 압축된다. 올해 초에는 전자에 힘이 더 실려 있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하며, 이를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삼았다. 범여권에서도 경선과정에서 일부 후보들이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한나라당을 탈당,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 참여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경선 막판 노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했다. 정동영 후보는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계승하겠다.”면서도 사실상 ‘과’는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선출되면서 한나라당과 통합신당간 ‘BBK 공방’이 본격화됐다. 특히 통합신당 후보 선출 직후 시작된 국정감사는 ‘BBK 국감’으로 불릴 정도로 BBK 사건이 주요 쟁점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7일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불안한 후보론’을 제기하며 출마 선언을 했다. 역시 BBK 사건이 그 핵심에 자리잡았다. 이회창 후보 출마로 이번 대선이 과거 선거와 같은 양자 구도가 아닌 3자 구도가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범여권 단일화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BBK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의 귀국과 함께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대선 정국에서 정책·비전·이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BBK 사건이 대선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검찰이 이명박 후보의 무혐의를 골자로 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치 검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통합신당은 이를 계기로 ‘부패 대 반부패의 대결’로 선거구도 전환을 꾀했다. 선거를 사흘 앞둔 16일 이명박 후보가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자 나머지 후보들은 일제히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구도가 ‘이명박 대 반이명박’으로 바뀌면서 ‘이명박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오늘 선택의 날] 각 후보들 마지막 호소

    [오늘 선택의 날] 각 후보들 마지막 호소

    대통령 선거일을 하루 앞둔 18일 후보들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호소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막판 표심에 매달렸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낙승을 자신하며 압도적 지지로 차기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설을 거듭 제기하며 막판 뒤집기를 위한 지지를 당부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사표론’의 부당성을 역설하며 한표 한표를 구했다. ■이명박 “특검 백번해도 끄떡없다” 저는 대선에 참여하면서 시대의 가치를 논하고 싶었습니다. 나라의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머리에 그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여의도 정치’의 검은 먹구름이었습니다. 지지율 1위라는 이유로 무슨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집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허위 폭로요, 음해라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저는 앞으로 선거가 결코 이런 비열한 방식으로 치러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신당이 정략적 특검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은 총선을 겨냥한 것입니다.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저를 흔들어서 조기에 무력화시키고 이를 총선에 이용하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저급한 정략입니까? 나라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선거꾼들은 그저 속임수로 세상을 흔들고 있습니다. 특검을 한다 하더라도 오래 걸릴 사안이 아닙니다. 열 번, 백 번을 수사하고 특검을 하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습니다. 진실은 오직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권교체의 일정도 흔들림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선거가 끝나고 저 이명박이 당선되면 바로 분위기가 달라질 것입니다.‘이명박 특검’은 미풍에 그치고 ‘이명박 효과’는 태풍이 될 것입니다. 경제를 살리고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라는 국민들의 명령, 제가 이행하겠습니다.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을 교체하고, 일을 잘할 수 있는 안정적 기반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확실히 밀어주십시오. 경제 살리겠습니다. 사회통합 이루겠습니다. 저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모두가 기호 2번입니다. ■정동영 “사실상 민주세력 단일후보” 2008년은 건국 60년 되는 해입니다. 건국 60년 환갑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에서 거짓말 후보가 대통령이 되려 하고 있습니다. 전국민을 상대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 온 사람입니다. 희대의 거짓말쟁이를 지도자로 뽑았다는 오명이 남을까봐 두렵습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불과 며칠 전에 자신이 BBK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국민 앞에 언약했습니다. 그러나 BBK를 설립했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자신의 육성 동영상이 공개됐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책임은 고사하고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심판해 주시는 길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순간부터 엄중한 역사적 책임으로 사실상 단일 후보임을 국민 앞에 말합니다. 사실상 저는 저 개인이 아니라 민주평화개혁 세력의 대표 후보로 출마했음을 선언합니다. 표를 분산시키는 것은 거짓말 후보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힘을 모아서 진실이 거짓을 이기게 해 주십시오. 진실에 한 표를 모아주십시오. 정동영 정부는 통합의 정부가 될 것입니다. 반부패·민주개혁평화 진영에 속한 다른 후보들과 공동정부를 구성해 협의할 것입니다. 도움을 청하고 비전과 정책을 수용하겠습니다. 한반도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후보는 그 변화를 읽어낼 안목과 비전이 없습니다. 과거의 틀에 갇힌 사고는 변화를 읽어낼 길이 없습니다. 서울역, 부산역, 목포역에서 기차표 사서 베를린, 파리, 런던으로 가는 시대를 만들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아침을 열어 주십시오. 정직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이회창 “대의위해 자신 던져야” 정권교체를 해야 하지만, 이 나라를 특검 정국의 대혼란에 빠뜨릴 야당 후보를 뽑을 수는 없습니다. 유일한 선택은 이회창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이 이회창을 선택하면 이회창이 됩니다. 10년 동안 경제를 파탄내고도 한번도 사과하지 않았던 좌파로부터 한나라당이 거짓과 부패 집단으로 낙인 찍히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거짓말과 궁색한 변명으로 더 이상 국민에게 호소할 대의명분도 없어졌습니다. 한나라당 동지 여러분들이 일치단결해 이회창으로 후보를 교체하시면 됩니다. 이명박 후보는 싫으나 어쩔 수 없이 인질이 된 동지들의 고통을 박근혜 전 대표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지지 유무를 떠나 한나라당의 정통성과 원칙을 지킨 양심의 대표로서 박 전 대표께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일초라도 대의를 위한 시간이 남았다면, 그것이 진정 옳다면 자신을 던져야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박 전 대표와 함께 공동정부를 구성하겠습니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하지만, 이명박 후보로는 안 됩니다. 특검정국이 시작돼 통제 불능의 혼란이 이어질 게 뻔하고, 그러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추락은 생각하시는 것보다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 이회창,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겠다는 구국의 신념 하나로 국민 앞에 섰습니다. 저는 평생 법과 원칙을 지키려 했고, 나라의 앞날을 고민하며 살았습니다. 평생을 준비하고 또 준비했습니다. 정말 진실하고 겸손하게 국민을 섬기겠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살리겠습니다. 반듯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기호 12번 이회창과 함께 12월의 위대한 기적을 만듭시다. ■文 “부패·무능세력 몰아내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더 이상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에 샌드위치가 돼 있어서도 안 되고, 사회·경제적 양극화도, 부패와 환경문제에서 고립돼서도 안 됩니다. 이명박 후보는 사퇴해야 합니다. 그동안 이 후보를 중심으로 가짜 신화를 조작해왔던 한나라당과 일부 신화 조작세력은 함께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합니다. 실질적인 경제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저 하나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부패한 한나라당도 무능·무책임한 대통합민주신당도 더 이상 정치를 연장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경제를 살리고, 경제사회 양극화를 막을 사람은 저 하나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저를 선택해주시면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이 열립니다. 지난 60년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의 좋은 것은 받아들이되 환경 파괴를 일삼고 약자를 무시하는 천박한 자본주의는 버리고 정말 깨끗하고 따뜻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중심으로 단일화해주십시오. ■權 “아이들의 미래에 한표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이번 선거는 미래를 놓고 진행하는 정책 투표가 돼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10년간 노동자와 농민,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실천해왔습니다. 이 정책들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신다면 권영길에게 투표해 주십시오. 권영길에 대한 투표는 민주노동당의 정책 실현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선택입니다. 민주노동당이 없었다면 삼성 특검은 없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우리 사회의 꼭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민주노동당을 키워주십시오. 권영길을 선택해주십시오. 선거가 재미없고 이미 구도가 결정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투표를 포기하지 마십시오. 권영길 후보가 당선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표는 내년 총선의 종자돈이요, 부패수구 권력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하고 선명한 진보야당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濟 “희망찾아 세상을 뒤집자” ●민주당 이인제 후보 비리·부패로 얼룩져 있는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해서 몸 바쳐 일한 이인제와 민주당입니다. 이제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진정한 야당인 민주당과 이인제가 그 대안입니다. 저 이인제,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서 고집이 세고 옳다고 생각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정·부패와 타협한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저는 세상을 뒤집어 희망의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불경기·실업 대란을 몰아내서 우리의 아들·딸들이 학교를 졸업 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취업을 하고 시집, 장가 잘 보내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무서운 결심을 해주십시오.19일 아침입니다. 국민을 못살게 구는 세력들, 오만한 언론 권력들 다 밀어버리고 마음 속에 있는 이인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주십시오.
  • [오늘 선택의 날] 뜨거웠던 대선레이스 결산

    지난해 2월 정동영 후보가 통일부장관에서 물러나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복귀했다.5·31 지방선거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대표선수’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을 시작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적어도 이때까지는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피습을 당하면서도 5·31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끈 박 전 대표는 당내 입지를 굳혀 갔다.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이 후보는 대권을 향한 험난한 여정을 시작했다. 또 다른 주자였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지난 3월 탈당해 범여권에 합류했다. ●한나라당의 지독한 경선 지난 8월19일 당내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가 확정되기 전까지 한나라당에서는 ‘본선 같은 예선’이 펼쳐졌다.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는 사생결단식 경쟁을 벌였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로 대세론을 형성한 이 후보는 자녀 위장전입, 도곡동 땅과 다스 차명보유,BBK 연루 의혹 등을 떨쳐내고 후보직을 거머쥐었다. 지방선거 결과를 한나라당의 승리가 아닌 여당의 참패로 인식한 열린우리당은 장외후보를 물색했다.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이 한때 바람을 일으켰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견제와 현실 정치의 버거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범여권 주자들은 탈당과 이합집산을 이어 갔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평가포럼 초청 강연 등에서 한나라당과 이 후보, 박 전 대표의 정책을 비판해 선관위로부터 정치중립을 준수해 달라고 요청 받았다. 이후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씨 사건과 신정아씨 스캔들 등이 불거지고 대선후보 경선에서 친노(親盧) 진영이 패배하면서, 노 대통령의 입지는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범여권은 지난 8월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하면서 전열을 갖춰 갔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친노 3인방이 이 전 총리로 후보를 단일화했지만, 정 후보의 조직세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지리멸렬했던 범여권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 통합신당은 ‘후보 단일화 카드’로 역전을 노렸다. 지난 8월 ‘진짜경제’를 내세우며 출마를 선언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 ‘정통야당’을 기치로 내건 민주당 이인제 후보 등이 대상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위증교사, 자녀 위장취업, 탈세 의혹,BBK 문제 등 온갖 의혹을 둘러싼 검증과 공세에 시달렸다.10월 국회 국정감사는 ‘이명박 국감’으로 불렸다. 레이스가 종반으로 접어든 지난달 이회창 후보가 ‘깨끗한 진짜보수’와 ‘이명박 대항마’를 외치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BBK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국내에 송환됐다. BBK 사건의 여파로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하향세를 보이던 지난 6일 검찰은 수사 결과 이 후보가 BBK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다른 후보들은 ‘반(反)부패, 반 이명박 연대’를 주창하며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시나리오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각 정파의 동상이몽으로 선거 하루 전날까지 현실화되지 못했다. 대신 통합신당이 발의한 ‘이명박 특검법’이 여야간 몸싸움 끝에 국회를 통과해 대선 이후 파란을 예고했다. 여론조사 공표 기간이 끝난 뒤 이명박 후보가 BBK 설립을 자인한 ‘BBK 동영상’이 공개돼 마지막 변수로 떠올랐다.‘BBK 동영상’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19일 저녁 판가름날 것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오늘 선택의 날] 한판승vs역전승

    [오늘 선택의 날] 한판승vs역전승

    이번 대선은 마지막까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으로 요동쳤다. 이 후보가 그동안 해명해 온 것과 달리 BBK를 직접 설립했다고 말한 동영상이 선거 사흘 전 공개되면서 대선 표심이 술렁댔다. ‘BBK 동영상’이 선거기간 동안 줄곧 유지된 ‘1강 2중’ 구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19일 투·개표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여겨진다. 범여권은 투표 전날인 18일 힘겨운 역전승을 조심스레 기대했고, 한나라당은 이변 없는 역전승을 자신했다.‘BBK 동영상’의 파괴력 정도는 투표율과 부동층의 표심(票心), 연령별·지역별 민심의 변화 등과 맞물려 후보간 희비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투표율 비상 대다수 전문가는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60%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후보들이 정책 이슈를 장악하지 못한 데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독주 현상이 겹쳤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9일 실시한 2차 유권자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층은 67%였다.2002년 대선 때 같은 조사의 80.5%보다 13.5%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투표율이 낮아질수록 중·장년이나 노년층보다 젊은 층의 투표율이 더 낮아진다. 고정 지지층이 많은 후보에게 유리하다. 때문에 낮은 투표율은 이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추론이 나온다. 이는 대통령 당선자 득표율과도 연동된다. 이명박 후보측은 득표율 55%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 악재로 과반 득표율 달성은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 후보측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40%대 득표율로 승리를 자신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가 각각 40,30,15%대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10%대, 나머지 후보의 합산 지지율이 5%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층의 향배는 선거구도의 기현상은 부동층 증대를 낳았다. 선거 막판까지 20%대에 이르고 있다.‘참여정부에 반감을 가진 개혁 성향의 유권자’가 부동층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상당수는 수도권 30∼40대와 충청지역 유권자다. ‘이명박 동영상’이 공개된 뒤 영·호남에선 지역적 투표성향이 복원되는 추세다.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이 후보를 지지했던 개혁적 유권자가 이탈하고 있지만 영남에서 결집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세가 떨어지는 것과 비례한다.”고 분석했다. 범여권 후보단일화와 ‘이명박 특검법’ 파장 등 후속 변수가 뒤따른다면 흔들리는 표심의 일부 이동효과도 예상된다. 특검법 파장이 재선거 논란으로 확장될 경우 부동층 향배는 승패의 결정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낮은 투표율과 하루밖에 남지 않은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부동층은 상당수 기권층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역별 판세와 투표 성향 최대 승부처는 서울·수도권이다. 유권자는 1827만명으로 전체 유권자 3765만명의 48.5%에 이른다. 역대 대선 결과, 이 지역에서 45% 이상은 득표해야 당선될 수 있었다. 전문가들과 각 캠프의 입장을 종합해 보면 ‘이명박 동영상’과 특검법 정국 이전 서울·수도권에서 이 후보와 정 후보는 각각 50%대와 20%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변수로 표심이 이동해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라는 것이 중론이다. 호남의 경우 최근 정 후보에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분위기다. 정 후보는 80% 이상, 이명박 후보는 두 자릿수를 목표로 삼았다.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 추세가 속도를 낸다면 정 후보의 목표치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역으로 이명박 후보는 어려워진다. 이 공식은 영남지역에 그대로 적용된다. 영남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적 성향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무소속 이회창 변수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부동층→이회창 지지→이명박 지지 등으로 사안에 따라 급변했다. 그러나 정권교체 바람이 강해 최근 이명박 후보의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충청지역은 이슈에 민감하지만 결정을 가장 뒤늦게 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른바 ‘캐스팅보트’ 역할에 충실하다. 이명박·이회창 후보 사이를 오가는 유권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부동층도 두터워진다. 다만 ‘이명박 동영상’에 대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최근 발언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오늘 선택의 날] 후보들 마지막 득표 행보

    ■李, 청계천서 ‘국민성공’ 선포 “직선제 도입 후 최초로 유권자 과반수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8일 오후 청계천 광장에서 ‘국민성공시대 비전선포식’을 열고 선거유세의 대미를 장식했다.1만여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강재섭 대표와 정몽준·이재오·권오을 의원, 박찬모·배은희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총출동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이 정권이 저질러 놓은 일을 바로잡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절대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이번에는 세상 없어도 투표부터 먼저 하고 다른 일을 보기 바란다.”면서 “어떻게 되겠지 이런 생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세현장에 나온 시민들을 향해 “저를 절대적으로 지지하실 분들은 다 손을 들어 달라.”면서 “이쪽도 들어 주시고, 저쪽도 들어 주시고, 저기 건너편에 계신 분들도 들어 달라.”고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유세는 화상을 통해 전국의 각지역 유세차량으로 전송됐다. 이 후보는 유세 도중 제주에서부터 수원까지 전 지역을 일일이 부르며 “하나되고 능력있는 지도자와 함께 하면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다.”고 외쳤다. 지원 유세에 나선 정몽준 의원은 이회창 후보에 대해 “박 전 대표 만나려 밤에 집 앞에 가지 말고 낮에 당당하게 한나라당사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이어 유세에 나선 강재섭 대표는 “이회창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구걸하고 있다.”면서 “정 의원은 돌아오라고 했는데 때가 늦었으니 은퇴하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 신촌·은평·송파·신림으로 이어지는 막판 유세전을 펼쳤다. 그는 또 은평구 구산동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천사원’을 방문해 아동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고 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昌, 도심서 젊은층 표심잡기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8일 최대 승부처인 서울 곳곳에서 유세를 하며 막판 역전을 기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세 번째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자택을 찾았지만, 박 전 대표가 집을 비워 만나지 못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지지여부에 관계없이 집권하면 그에게 총리와 여당 당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강남역·신촌 등 도심 12곳을 순회하며 젊은층 표심잡기에 나섰다. 오후 9시45분 명동 유세에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홀로 묵묵히 지방 재래시장 등을 돌며 지원해 온 부인 한인옥 여사가 함께 나섰다. 12곳을 다니고도 성에 차지 않는 듯 오후 10시부터 마이크 사용 유세를 제한하자, 이 후보는 건대앞으로 가 시민들의 손을 붙잡았다. 그의 노력에 발맞춰 젊은 유권자들도 휴대전화 카메라를 터뜨리며 호응했다. 강남역 유세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등장했다. 출마선언 때부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상유십이 순신불사(배가 12척이 남았고, 이순신이 살아있다)’를 외쳐 온 이 후보의 뒤를 이순신으로 분한 지지자가 따랐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특검정국 범죄 피의자”라면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5년 동안 여야가 싸움박질하는 혼란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의 목표는 두말할 것 없이 정권교체”라며 여권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미아삼거리역 유세에서는 경찰 수사권 독립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무소속이어서 집권 뒤 국정운영에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대통령이 되면 한나라당을 비롯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분들과 함께 주도 세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대선 후 창당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밤늦게 명동 유세를 마친 뒤 이 후보는 근처 카페에서 기자들과 차를 마시며 잠시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국민들께서 저를 안쓰러워하시고 관대한 눈으로 봐주셨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차례 대선 때 이렇게 할 걸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후보는 ‘내일 감이 어떻느냐.’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아주 좋다.”며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한인옥 여사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이날 참주인연합 정근모 후보가 이 후보 지지와 연대를 선언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鄭, 재래시장 돌며 “진실 승리”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공식선거전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곳곳을 누비며 숨가쁜 유세전을 펼쳤다. 정 후보의 일정은 새벽 7시 서울 가락시장 유세로 시작해 밤 12시 MBC TV방송 연설로 끝났다. 공식선거전 내내 정체된 지지율로 고심했던 그다. 최근에는 피로한 기색도 자주 내비쳤다. 그러나 대선일 전날 정 후보는 역전을 자신했다. 표정이 밝았다. 그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호언했다.“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걸 느낀다.”고도 했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BBK동영상 공개 이후 시시각각 변화가 감지된다.”면서 “후보도 뚜렷한 변화를 피부로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정 후보는 재래시장을 찾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마감했다. 그는 이번 선거전 내내 자신이 재래시장 출신임을 강조해 왔다.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정 후보는 “후보되고 첫날 동대문 평화시장을 갔는데, 오늘 피날레를 가락시장에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새벽 청과·수산·농산물 시장을 차례로 돌며 상인들과 인사했다. 일일이 껴안고 어깨를 두드렸다. 상인들이 격려 인사를 하자 “가락시장의 기를 받아 민심이 움직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상인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거짓말쟁이 하나 못잡겠느냐.”며 웃기도 했다.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은 정 후보는 서울 효창공원 백범 기념관을 찾았다. 그는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참배한 뒤 “이 순간부터 엄중한 역사적 책임감으로 사실상 단일후보임을 국민 앞에 말씀드린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흩어진 표는 사표가 돼서 결과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찍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유인태 의원은 이날 밤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총선을 위해)나와 한명숙·김원기 의원이 창조한국당에 입당이라도 하겠다고 했지만 문국현 후보는 끝내 단일화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백범기념관에 이어 서울 금남시장·경동시장·대학로 등으로 유세전을 이어갔다.“역사는 항상 거짓이 패배하고 진실이 승리하는 걸 증명했다. 승리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 거리유세장은 서울 명동거리였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명동은 5년전 노무현 후보와 함께 승리를 일궈낸 마지막 유세현장”이라고 했다. 유세차에 오른 정 후보의 얼굴은 상기됐다. 예전 생각이 떠오른 듯 잠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는 “5년 전 이맘 때처럼 대역전의 드라마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文 “경제대통령 될 사람은 나 뿐” 權 “무상 의료·교육의 꿈 이루자” 濟 “민주당 표는 세상 바꾸는 힘” 17대 대선 유세 마지막날인 18일 군소후보는 막판 부동층의 표심(票心)을 얻기 위해 전략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이인제 후보 사퇴론’이 제기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이날 부산역, 동대구역, 대전역, 서울역 앞 등 전국을 발빠르게 훑었다. 문 후보는 부산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패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거나 무능한 대통합민주신당이 정권을 연장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실질적인 경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동대구역 앞 유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깨끗하고 군대에도 갔다 왔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는 부패하고 군대에 안갔다.”고 발언해 진보 진영의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이날 서울 14곳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권 후보는 오전 구로공단역 유세를 시작으로 영등포시장 네거리와 연세대 정문 앞, 남대문 시장 등을 거치며 서울을 횡단한 뒤 세종문화회관과 대학로, 명동 등으로 옮겨가며 유세 일정을 마무리했다. 권 후보는 “권영길에게 보내주는 한 표는 미래를 위한 한 표이자 무상의료, 무상교육의 나라로 가는 한 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 후보는 이날 당내에서 후보 사퇴 권고론이 불거진 가운데 마무리 유세에 진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천 역곡 남부역과 충남 천안 버스터미널 앞, 대전 둔산동 타임월드 옆 등 자신의 연고지역인 경기와 충청에서 한 표를 호소했다. 그는 경기지역 유세에서 “노무현 정권이 이인제와 민주당을 말살하려고 했고 탄압했다.”면서 “이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진정한 야당인 민주당과 이인제가 그 대안”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날 당내에서는 김민석 전 의원이 이 후보의 사퇴를 종용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등 선거 하루 전까지 내홍에 시달렸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이명박 특검법 통과] 공동정부안 뿌리친 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7일 “표를 한 군데 모으면 이명박 후보를 누를 수 있다.”며 반부패 연대를 통한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했다. 기존의 후보단일화 대상은 창조한국당 문국현·민주당 이인제 후보였다. 대선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는 ‘강경보수’로 꼽히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3인의 답변은 한결같이 ‘노(NO)’였다. 정 후보는 “어제를 기준선으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후보의 승리를 용인하는 것은 역사의 죄악이다. 어떤 누구와도 연대하고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보수·진보를 뛰어넘는 ‘반(反)이명박 연대’를 제안한 셈이다. 무소속 이 후보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이 후보는 “반부패라는 명제는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연대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여권후보인 정 후보가 공동정부 운운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제안이다.”라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이 후보측 이혜연 대변인은 “정 후보의 제안에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다. 문국현·이인제 후보 역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후보는 문·이 두 후보를 향해 “작은 이해관계를 접자. 이명박 부패정권을 허용하면 총선에 관한 계산은 물거품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문·이 두 후보는 정 후보의 호소를 끝내 외면했다. 문 후보측 김갑수 대변인은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에 ‘부패’와 ‘무능’ 두 가지 카드만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패가 싫다고 무능을 택하라고 하는 건 횡포”라고 꼬집었다. 이회창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부패가 싫다고 또 다른 부패와 손잡고 갈 수는 없다. 아무리 적의 적은 동지라지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더 강경했다. 정 후보의 제안에 대해 “그 이야기는 하지도 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모레면 투표일인데 언제 단일화를 하느냐. 고 했다.“편법으로 본질을 흐릴 필요 없다. 사퇴할 사람은 사퇴하고 나머지는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게 정공법이다.”라고도 했다. 홍희경 박창규기자 saloo@seoul.co.kr
  • [이명박 특검법 통과] 범여권 후보 단일화 ‘물거품’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 했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이명박 동영상’ 공개로 다시 시도됐던 범여권 후보단일화가 결국 무산됐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대철 상임선대위원장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지난 16일 만나 합당 논의에 다시 물꼬를 텄다. 하지만 이날 박 대표, 이인제 후보, 최인기 원내대표는 심야회동을 갖고 독자노선을 걷기로 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정책위의장이었던 이상열 의원, 김홍일 전의원은 단일화 무산에 반발해 17일 탈당과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통합신당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측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문 후보측 거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문 후보측 김갑수 대변인은 “공개된 동영상이 아니더라도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를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대통합민주신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저주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정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는 “이명박이 돼서는 안되는 이유가 정동영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는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 후보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 연대를 언급한 것에 대해 김 대변인은 “아무리 적의 적은 동지라지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비판했다.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후보 사퇴를 위한 5인 후보 공동기자회견´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외롭지만 단호하게 우리의 독자성, 우리의 정체성을 가지고 마지막 순간까지 선거혁명을 향해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명박 특검법 통과] 동영상 파괴력은 어느 정도?

    [이명박 특검법 통과] 동영상 파괴력은 어느 정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동영상’ 파문은 17대 대선 투표일을 불과 3일 남겨놓고 불거졌다. 그런 점에서 역대 대선 막판에 돌출한 초원복국집 사건, 정몽준씨의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 선언 등과 비교된다.BBK 동영상 파문은 이런 막판 변수들과 다를까, 아니면 같은 전철을 밟을까. 1992년 12월15일 대선 투표일을 3일 앞두고 정주영 국민당 후보측은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부산 지역 주요기관장들과 만나 김영삼 민자당 후보 지원을 논의한 도청 테이프를 공개, 정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처음엔 당연히 김 후보의 타격이 예상됐지만, 투표 결과 영남 표심이 되레 김 후보쪽으로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났다.2002년 대선의 추세도 비슷했다. 투표 전날인 12월18일 밤 정몽준 의원은 돌연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은 쾌재를 불렀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진보 진영이 노 후보한테 결집하는 결과로 드러났다. 이런 몇차례 학습효과에 따라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이제 막판 변수는 판세를 쉽게 뒤집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이번 파문을 과거의 예에 곧바로 적용시키기는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층은 지역적·이념적으로 편중돼 있지 않기 때문에 지지층 결집과 같은 반사작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그것이다. 이 후보의 지지층은 이슈에 민감한 수도권과 중도성향에 집중돼 있어 변수에 동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귀로 전해듣는 수준이 아니라 생생하게 시각적으로 접하는 동영상의 파괴력이 간단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관건은 그 이탈표가 판세를 뒤집을 만큼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기존 이 후보의 지지율이 2위권에 비해 워낙 압도적인 격차로 앞서 있기 때문이다. 이탈표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 후보들에게 직접적으로 유입되기보다는 부동층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결국 판세를 뒤집을 정도가 되려면 동영상 파문 외에 추가적인 변수가 더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 컨설턴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박근혜 전 대표의 이명박 후보 지지 철회나 범여권 후보 단일화와 같은 대형 변수가 이어지지 않으면 판 자체를 바꾸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