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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다른 색깔 내는 민주 지도부

    ‘복지’ 다른 색깔 내는 민주 지도부

    민주당 지도부가 복지 문제를 놓고 각자도생(各自圖生)하고 있다.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교육에 반값 등록금을 의미하는 ‘3+1’ 정책에 대한 여권의 ‘복지 포퓰리즘·세금 폭탄’ 공세가 한층 심화되고, 당 내부에서조차 재원 대책 마련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손학규 대표 등 야당의 잠룡들은 나름의 계책으로 복지이슈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18일 연세대에서 열린 대학생과의 만남에서 그동안 애매모호했던 복지 재원 입장을 ‘증세 반대’로 명확히 정리했다. 그는 “2015년까지 새로운 세목의 신설 없이 충분히 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장 출신의 이용섭 의원을 단장으로 한 ‘보편적 복지재원 마련 기획단’도 가동시켰다. 4대강 사업 등 토목공사 위주의 재정 구조를 바꾸면 증세 없이 복지 재원이 해결된다는 데 반대 의견을 표명한 강봉균 의원 등 장관 출신 의원들이 포함됐다. 손 대표의 점진적 복지론은 정세균 최고위원과도 방향이 같다. 반면 정동영 최고위원은 20일 의원회관에서 ‘복지는 세금이다’라는 주제로 복지 재정 정책 토론회를 열고 ‘부유세’ 등 증세의 불가피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사회복지세 도입을 주장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복지사회소사이어티 등의 시민단체와 공동 개최해 ‘복지’를 통한 야권연대 단일화의 유리한 고리도 만들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손 대표의 증세 반대 견해에 대해 “모든 전문가들이 증세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았나. 뭘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손 대표 등 민주당 주류의 증세 없는 재원 마련 주장에 아연실색했다. 민주당이 후진기어를 넣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천정배 최고위원도 21일 복지국가·재원정책 등에 관한 토론회를 열었다. 그는 “부자감세 폐지 등 조세개혁을 하되 소득세의 10%를 할증해 더 내는 ‘사회복지세’를 붙이는 게 조세정의에 가장 맞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안상수 한나라 원내대표 “死卽生 각오로 4월 재보선… 리더십 평가 받겠다”

    안상수 한나라 원내대표 “死卽生 각오로 4월 재보선… 리더십 평가 받겠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인터뷰는 ‘혹시 작년에 삼재(三災)가 아니었느냐’는 짓궂은 질문으로 시작했다. 보온병, 자연산…. 안 대표가 지난해 어떤 고생을 치렀는지는 세상이 다 아는 터. 그랬더니 “사주를 보지 않아 삼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너무나, 너무나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인지 안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 내내 말을 극도로 조심하려 애썼다. 과하다 싶은 부분은 스스로 되짚으며 말을 고쳤다. 어떤 부분에는 “아예 질문을 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너무 민감하다.”며 먼저 말을 막고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곳곳에서 안 대표는 강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기전대 요구에 대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주도권’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내비친 인터뷰였다고 요약할 만했다.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요구에 대한 일처리를 꼭 그렇게 해야 했느냐는 지적이 있다. -사실 당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려 했던 건 아니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모두 정 후보자가 부적격하다고 답변을 했는데, 결정을 해놓고 바로 (청와대에) 통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이 금방 외부로 알려질 수밖에 없고,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청와대에 연락한 뒤 바로 브리핑을 한 것이다. →대통령이나 청와대 입장보다는 당을 더 생각한 결단이었나. -글쎄, 전달 과정에서 좀 매끄럽지 못했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그런데 너무 지체하면 당이 결정해 놓고 대표가 머뭇거린다는 게 모양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상적인 당청 관계의 힘의 균형은 ‘몇대몇’ 정도라 보나. -숫자로 계량화하기는 힘들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난 3년 동안 당이 많이 도와줬다고 생각한다. 집권 4년차 시점에서 당은 내년 총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감한 문제나 정책에 대해 정부 입장 그대로 협조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민심과 직접 접하고 있는 당은 그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야 되지 않겠나. 당이 총선에서 승리를 해야만 이명박 정부나 한나라당 정권이 성공하는 것이다. →정 후보자 낙마로 청와대와 대통령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은 없나. -그동안 원내대표 두 번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정권을 탈환하는 데 힘을 모았고, 여당이 된 뒤에는 집권당으로서 미디어법이나 4대강 사업 등 정부 정책에 큰 도움을 줬다. 청와대에 큰 충격을 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나중에 충격이 컸다고 들으니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간접적으로라도 사과의 뜻을 전달했나. -원희목 대표비서실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이 끊임없이 대화를 한다. 경위를 원 실장이 잘 설명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일로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지적도 있다. -전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리는 (부적격 결정이) 당과 대통령을 모두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대통령의 뜻을 거슬러 공격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내년 7월까지인 안 대표의 임기가 정권이 끝나는 시점과 비슷하게 간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지 않고는 한나라당도 성공할 수 없다. 정권 재창출도 어렵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당·청이 항상 소통을 원할하게 하고, 협력해야 한다. 다만 우리가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민심을 항상 가까이에서 느끼고 있고, 그 민심을 따라야 하는 점에서 정부와 입장이 조금 다르다. 입장이 다를 때는 우리가 청와대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 견제가 당과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것이 레임덕을 초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민심에 부합하지 않는 일을 대통령이 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더 레임덕을 부추긴다. →당·청 관계의 핵심은 소통인데, 당이 수렴한 민심을 어떻게 전달할 생각인가. -대통령과 정례회동이 있지만,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직접 면담을 신청해 대화를 하겠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임기 말에 탈당했다. 이 정권에서는 어떻게 될까. -절대 그런 불행한 일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 탈당 요구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민심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사전에 당과 청와대가 잘해야 한다. 민심이 이반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당의 의무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 보수세력이 총단결해야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어차피 진보와 보수가 한판 크게 혈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 중도·보수 세력 간의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만이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 →적극 나서겠다는 뜻인가. -물론이다. 그것이 바로 승리의 길이고,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중도·보수 대통합이든 연합이든 힘을 합치는 데 기여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관계를 나눠야 하지 않나. 안 대표가 이회창 대표에게 개헌 협조를 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충청권에 양보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과학벨트 문제를 가지고 선진당과 얘기를 나눈 것은 없다. 개헌 논의를 한 것은 사실이다. 저는 앞으로 선진당과 우리가 정책연대를 하든 통합을 하든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벨트 입지선정 문제는 어떻게 보나. -관련 법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했다. 그 법이 정한 선정위원회에서 입지를 선정하면 된다. 선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리라고 본다. →개헌의 성사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개헌을 주도하는 주체들의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국회가 항상 싸우는 것에 회의해 왔고, 제왕적 대통령제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선거에서 이기면 모든 권력을 다 갖고, 지면 다 잃기 때문에 국회는 다음 정권을 가져오는 전쟁터가 돼 버렸다. 여건이 되지 않아서 논의가 미뤄졌지만,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개헌이 18대에서 성사되든 19대에서 되든 논의는 18대 국회에서 해야 한다. →의무감인가, 아니면 정말로 절박한 시대적 요구인가. -1987년 헌법체제는 이 시대에 맞지 않다. 개헌이 꼭 필요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청와대도 여전히 개헌을 원하고 있다고 보는가. -대통령도 몇차례 언급했다. 청와대는 지금도 개헌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해야 한다. 치열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정치권의 의무다. 시기가 늦었다거나 과연 가능하겠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하튼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인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이재오 장관이 나서니까 일이 더 어렵게 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각자 소신이 있을 텐데, 이 장관은 지금 정부에 몸담고 있다. 개헌의 중심에 설 위치는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많겠지만, 당에서 논의해야 한다. →결국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지 않나. -크게 걱정할 수준의 갈등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이전에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도 격렬하게 토론했지만 평화적으로 해결했다. 개헌 논의도 마찬가지다. →야당과 물밑 대화 오가고 있나. -지금은 우선 우리당의 입장을 정하는 게 순서다. →개헌 성사 가능성은. -가능성이나 시기 문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고 옳은 일이다. 그래서 치열하게 논의해야 한다. 방향을 정해 놓고 논의하자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선입견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이 시대에 맞는 헌법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을 내자는 의미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같은 수도권 의원으로 동의하는가. -선거는 다 어렵다. 특히 집권당이 수도권에서 이기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의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 수도권에서 네 번 당선됐는데 한 번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패배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다. 나는 한나라당이 패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선거가 쉽다고 판단할 때 오히려 패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민은 무책임한 민주당보다는 그래도 조국의 현대화를 이끈 한나라당에 대한 믿음이 더 크다. →‘안상수 리더십’이 내년 총선을 이끌 최선인가? -재·보선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당이 나에 대한 판단을 할 것이다. 두 번의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거치면서 쌓은 경험과 경력으로 당을 원만하게 이끌어 온 것에 대해 당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다음에는 총선까지 당을 이끌 것이라는 의지를 표출한 것인가. -물론 모든 것은 당원들의 뜻에 달려 있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2년의 임기를 부여 받았다. 재·보선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당원들이 저를 계속 지지하지 않겠나. 사즉생의 각오로 이번 재·보선에 임할 것이다. 다만 걱정하는 것은 재·보선의 규모다. 현재 분당과 김해가 확정됐는데, 김해는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했던 곳이다. 여기에 강원도지사 선거까지 하게 되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원들의 최대 고민과 관심은 역시 공천이다. 나경원 최고위원이 국민참여경선이라는 공천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당 대표가 개인적인 견해를 밝힐 수는 없다.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 →현역의원 물갈이는 얼마쯤으로 예상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박근혜 대세론’이 거세다. 친이계가 힘을 모아 박근혜 전 대표와 맞설 후보를 내세워 치열한 경선을 치르는 게 중요한가, 아니면 대세론을 인정하고 협력해 정권재창출에 힘을 모으는 게 바람직한가. -당 대표로 계파의 입장에서 일하지 않는다.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이루는 게 내 사명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경선이 좀더 치열해져야 한다. 2002년 대선 당시 대세론을 누렸던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막판에 뒤집어진 아픈 경험이 생생하다. 그때 우리는 다 이긴 것으로 생각했는데, 저쪽은 치열한 경선과 단일화로 세를 불렸다. 치열한 경선을 거치는 게 국민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야권에서 가장 두려운 대권 경쟁자는 누구인가. -잘 모르겠다. →차기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남북관계와 복지가 아닐까. →무상급식 반대가 당론인데, 서울시당 위원장을 지냈던 권영세 의원과 사무총장인 원희룡 의원 등이 찬성하고 있는데. -당론에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개인의 사상의 자유를 강제로 억압할 수도 없다. →대표의 지역구인 과천에서 무상급식이 가장 활발하다. -과천은 인구가 겨우 7만명이다. 정부청사가 있다보니 재정자립도도 높다. 초등학교도 몇개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무상급식이 가능했다. 그러나 전국 모든 학생을 상대로 무상급식을 하면 재원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하다. 작은 도시인 과천을 예로 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려고 하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당 차원에서 지원할 것인가. -주민투표는 서울시의 문제다. 당론으로 무상급식을 반대하지만 주민투표는 지자체 문제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알아서 결정해야 한다. 당이 지원할지 여부도 서울시당이 판단할 문제이지, 중앙당이 개입할 일은 아니다. →스스로 대권주자의 반열에 오를 생각은 없나. -나는 정권재창출에 앞장서는 임무를 맡고 있다. →정치인 안상수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원칙을 지키고 정도의 정치를 한다는 게 장점이겠다. 단점은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중성 부족한 것 잘 알고 있다. →수첩에 ‘말조심’이라고 써 놓은 게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전에도 설화 때문에 곤란을 겪은 적이 있나. -정치인은 특히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기자들과 격의 없이 편하게 얘기한 것도 엄청나게 크게 문제가 되는 게 현실이다. →아들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을 상대로 낸 고소를 취하할 생각은 없나. -허위 폭로를 하는 나쁜 풍조는 사라져야 한다. 그분들이 진실로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을 한다면 그때 판단할 문제다. 지금까지는 전혀 반성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담 이지운 정치부 차장 정리 이창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정치 뉴스라인] “野후보 찍겠다” 37%… 與 앞서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의 싱크탱크격인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 11~17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해 20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내년 대선에서 여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35.4%, 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36.8%로 나타났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야당 측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나설 만한 정치인이 부각되지 않았고, 대선시 후보 단일화와 같은 야당 연합전선이 구축되는 경우를 고려하면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기 이르다.”고 해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는 응답자의 44.4%가 긍정적으로, 46.7%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치 현안·2012년 대선을 말하다] 김문수 경기지사 “대세론? 뚜껑 열면 다들 땅 치더라”

    [정치 현안·2012년 대선을 말하다] 김문수 경기지사 “대세론? 뚜껑 열면 다들 땅 치더라”

    19일 오전 10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여의도에 도착했다. 영하 10도에 강바람까지 불어대 무척 추웠다. 한나라당 당사 맞은편 신동해빌딩의 701호에 경기도 서울사무소가 자리잡고 있다. 관공서이기 때문에 정부 지침에 따라 실내온도를 18도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체감온도는 10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았다. 인터뷰하는 동안 손발이 시릴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대화는 날씨 얘기부터 시작됐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대다수가 겨울에 태어난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8월이 생일인 김 지사는 “정말이냐.”고 관심을 보였다. 겨울철에 태어난 대통령은 박정희(11월 14일), 전두환(1월 18일), 노태우(12월 4일), 김영삼(12월 20일), 김대중(1월 6일), 이명박(12월 19일) 등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9월 1일생으로 어디나 예외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2012년 대선에 도전하는 잠재후보 가운데도 박근혜(2월 2일), 오세훈(1월 4일), 이재오(1월 11일), 손학규(11월 22일) 등 ‘겨울 아이’가 많았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박근혜 TK서 인기 현직 대통령 능가”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라고들 한다. 김 지사는 천시 대신 지리는 얻은 것 같다. 대통령을 많이 배출한 대구·경북(TK) 출신 아닌가. TK에 정치적 기반이 있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영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녔고, 작은아버지와 누님 등 친척들이 거기 살고 있다. 우리 부모님 조상 대대로 거기서 계셨고. 지금도 성묘나 친인척 대소사에 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 6일 열린 대구·경북 재경인사 신년교례회에서는 모든 관심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만 쏠린 것 같다. 김 지사는 인사말할 기회도 없었다는데. -축사야 흔하니까…. 그런데 박 전 대표에게는 꽃까지 드리더라. 아주 대단하더라고. →대구·경북 지역에서 박 전 대표에게 특별히 애정을 많이 쏟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첫째는 박정희 대통령의 영향이다. 그리고 박 전 대표 본인도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말하자면 대세가 그쪽이다. 나하고 비교할 게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고향이 포항이니 그쪽 아니냐. 박 전 대표는 현직 대통령 이상으로 인기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섭섭하지 않았나. -나야 젊어서 객지에 나와서 객지에만 사니까. 국회의원도 부천에서 했고, 고향 덕 많이 보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니까. 거기에 대해 섭섭하지도 않고, 다르게 이야기할 생각도 없다. →대구·경북 지역 출신 대통령이 많다. 지리적, 역사적, 사회적으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그 지역 사람들이 좀 세다. 산도 많고, 지형상으로도. 과거부터 어려운 일에 비교적 잘 나섰다. 그러니까 개인의 사적인 이익보다는 공공, 희생, 애국, 이런 것에 대해 집단주의적 가치를 어려서부터 교육받는다. 약삭빠르게 자기 이익을 챙기는 건 남자 취급을 안 한다. 다만 그런 독특한 문화가 현대적으로 보면 부적응을 가져올 수가 있다. 재미도 없고. 특정 지역의 대통령이 많다는 건 나도 처음 들었는데, 따져 보니 좀 그렇다. TK 지역의 응집력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경기도 같으면 그런 응집력이 약하다. 도지사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정치는 역시 응집력 가지고 하는 게 아니냐. ●“당은 민심 잘 반영해야… 룰 따르고 지켜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당에서 낙마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적절했다고 보나.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당은 민심을 잘 반영해야 한다. 감사원장은 객관성을 가진 사람, 대통령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개인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감사원장이라는 위치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상득·임태희, 이재오·안상수 세력이 부딪쳤다는 시각도 있다. 동의하나. -난 모르겠다. 경기도는 여의도에서 거리가 멀어 잘 안 보이더라. →굳이 따지면 김 지사는 두 세력 가운데 어느 쪽에 가깝나. -나는 다 가깝고, 다 좋다. →4·27 재·보선 전후로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필요할까. -당 대표 임기 2년도 못 참아서야 되겠나. 안정성과 신뢰성을 줄 만한 행보를 해야지 걸핏하면 뒤집고 선거 때마다 간판 바꿔 달면 정치 불신의 가장 큰 이유 아니겠나. 어떤 지도부가 돼야 한다기보다는 룰을 따르고 지켜야 한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뒤 당내 소장파가 김 지사 쪽으로 많이 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국회의원들이야 내년에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나는 공천권자가 아니다. 다만 나라를 위해 애국심을 갖고 국회의원으로서 일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것들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나와 얘기한다. 가끔 답답할 때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은 있다. →한편으로는 김 지사 쪽에 진입장벽이 있는 것 같다는 말도 있다.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수원이 좀 머니깐.(웃음) 특별히 장벽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멀리 있기 때문에 불편하고 불리한 것은 있지 않겠나. ●“민심 원하는 후보 있다면 계파 떠나 도울 의향” →거두절미하고 묻겠다.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갈 것인가. -도지사 다시 된 지 6개월밖에 안 됐다. 도지사를 더 해야되지 않겠나.(웃음) →언제쯤 결정할 것인가. -그건 좀 있다 얘기하자. →도지사 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을 언급한 적 있는데.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선례가 있었다는 것이지,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도 하나의 가능성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이 될까. -경제와 일자리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좋은 일자리가 필요하다. 일자리가 바로 복지이자 안보다. 가장 중요하다. →박근혜 대세론이 거세다. 과거의 이회창 대세론과 박근혜 대세론은 같은가, 다른가. -대세론이라는 게 뚜껑을 열어 보면 허망하다고 다들 땅을 친다. 하지만 뚜껑을 열기 전까지 대세론에 올라타 ‘이지고잉’(Easy Going)하는 사람이 많은 게 허점이다.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만으로 야당과 승부가 가능하다고 보나.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각 보수세력이 총단결해야 한다고 본다. 과거 경험에 비춰 봐도 그렇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눠지면 기회 자체가 없어진다. 뭉쳐서 잘해야 기회가 있다. →김 지사가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 당내 친이계 의원들이 지지해 줄 것으로 기대하나. 반대로 다른 분이 명분을 내세워 대권에 도전하면 도와줄 가능성도 있나. -친이·친박을 떠나 이 나라를 삶으로, 몸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민심은 과거 경험과 미래 비전 등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다. 다른 분이 나서게 된다면 도울 것이다. 지금까지 늘 도왔고,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나. -바로 전 경기도지사를 지냈기 때문에 마주 서기 뭐한 관계이다. 손 대표가 잤던 방(관사)에서 어제도 자고 나왔다.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될 때도 있다. 어떻게 거기(민주당) 가서 대표를 하고 계신지, 한국 정치가 거품 같다고 생각한다. →6·2 지방선거에서 유시민 야당 단일화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유 전 장관은 아주 재능 있고 말이나 글도 매력이 있다. 그를 지지하는 특정층이 있다. 소위 ‘광팬’들이 있는 것이다. →야당 후보로 김두관 경남지사를 강적으로 지목하는 분들이 많다. -글쎄, 뭐 국민들이 현명하지 않겠나. 그렇게 막 찍기야 하겠나. ●“무상복지, 무조건 반대 안해… 질의 문제다” →개헌은 추동력을 잃은 것인가. -1972년 유신헌법 이후 15년 동안 반 유신, 반 독재 운동의 성과로 87년 개헌이 이뤄졌다. 저도 그 과정에서 투쟁했기 때문에 2년 6개월간 투옥됐다. 현행 헌법은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소중한 결실이자 역사적 산물이다. 3선 개헌을 막는 방지장치로 단임제를 택했다. 중임제를 하게 되면 중임을 막기 위해 여야가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 발목잡기를 할 것이다. 현행 단임제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좋은 장치라고 본다.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 역시 문제가 많다. 민의가 100% 반영되는 것이 아니고 왜곡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고치지 않는다. 헌법은 그 나라의 상징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헌법을 고치자고 한다. 헌법은 대한민국의 상징, 정통성, 지속돼야 할 가치로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왕도, 중국처럼 공산당도, 북한처럼 3대 세습도 없다. 민주화된 나라의 상징적인 뼈대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민주당의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에 찬성하나. -이미 무상급식은 많이 하고 있다. 무상의료도 마찬가지이다. 얼마나 확대할 것인가, 얼마나 질을 높일 것인가의 문제일 뿐이다. 무상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얼마나 빨리 확대하느냐가 문제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지역을 놓고 논란이 확대된다. 경기도도 유치에 관심 있지 않나. -경기도는 표의 응집력이 없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별로 쳐주지 않는다(웃음). 다만 과학기술인의 의견이나 판단도 들어보고 존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너무 정치적으로만 결정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 안팎이다. 김 지사는 몇 점을 주겠나. -저도 그 정도 드리고 싶다. 경제나 국방, 외교, 안보 등은 잘한다. 소통은 부족하다. 과거 다른 대통령에 비해 소홀한 편이다. 그런 면에서 정치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통일 된다면 글로벌 성장 기회될 것” →신년사에서 대한민국을 통일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언급했다. 방향만 제시한 것인가,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 것인가. -통일된다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할 일이 많겠나. 북한에 나무만 심어도. 유럽과 아프리카 등 대륙으로 뻗어가는 위대한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준비는 안 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언제 죽을지만 쳐다봐서야…. 공부 좀 해야 한다. 탈북자만 2만명이다. 우리는 탈북자 중에서 공무원으로 13명을 뽑았다. 남한에 기회가 있다는 인식이 북한에 퍼져야 한다. 통일 운동이라는 힘의 원천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풍요로움에서 나온다. 우리가 노력해서 더 잘 성공하는 자체가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길이다. →통일은 경기지사로서 어젠다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어젠다가 아니겠나. 통일이라는 어젠다를 들고 대선에 나갈 생각인가. -대통령의 어젠다만은 아니다. 김문수의 소원은 쌀밥을 배불리 먹는 것이었고, 나는 다 이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데, 아직 못 이뤘다. →선거에서 져본 적이 없더라.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선거는. -첫 선거다. 경기 부천시 소사구에서 박지원·박규식 후보와 붙었을 때 가는 곳마다 3등이라고 했다. 집사람조차 안 된다고 했다. 저만 된다고 생각했다. →당시는 지역구에서 ‘박지원 대세론’이 있었는데 어떻게 역전했나. -당시 현역의원은 토박이였던 박규식 전 의원이었다. 여기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들어온 것이다. 그만큼 민주당이 유리한 지역이었다. 3등이라고 하든 말든 열심히 주민들을 찾아다녔다. 물난리 나면 쫓아가고 불나면 불자동차 다음으로 갔다. 그러니까 저 사람은 밤이나 낮이나 곤란할 때 찾아오는 사람이라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선거 3일 전에 뒤집혔다. 쓸 만하다 생각해서 뽑아준 거 아니겠나.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구가 작아서 몸으로 할 수 있지만 경선이나 대선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유권자가 거의 900만명이다. 나는 말부터 경상도 말투이다. 다들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 이겼다. 민심이라는 것은 같다. 크나 작으나 지성이면 감천이다. →재산으로 4억 2614만원을 신고했다. 3년 전에 비해 조금 늘었다. -16~17년 산 아파트 하나밖에 없는데, 그것이 올랐다. 재테크에 관심이 별로 없고, 집사람도 마찬가지다. 요즘 동네 다녀 보면 100세 넘은 분들도 많은데, 너무 오래 살면 어쩌나 걱정이 좀 된다(웃음). →중이염 때문에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요즘 병역 문제에 관심이 큰데, 군대에 가지 않은 것이 아쉽나. -면제됐다고 알고 계신 분 많은데, 강제 징집됐었다. (민주화 운동으로) 학교에서 제적당하자마자 영장이 나왔다. 당시 장티푸스에 걸렸었고 중이염 때문에 귀를 수술했다. (군대에서) 집에 가라고 하더라. 그때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뭐 할 때마다 계속 얘기하니깐 좀 불편하긴 하다. →자녀에 대한 교육 철학은. -딸아이가 한명 있다. 사회를 위해 봉사하라고 가르쳤고, 일부러 사회복지를 전공시켰다. 사회에 봉사하는 일만큼 보람있는 삶이 없다고 했는데, 막상 직업으로 택하려다 보니 고민이 많은 것 같다. 대학원까지 다니다가 실습을 다녀오더니 요즘 상당히 회의하고 방황한다. 현재는 백수다.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했다. 용기 있는 결단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체성 비판도 있다. -과거에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했는데, 나이 들면서 공부해 보니 사실이 아니더라. 1987년 소련·동구권 붕괴를 지켜보면서 사회주의·공산주의라는 게 하나의 이론·이상이지 현실은 정반대더라. 좌파적 사고를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의 경우 좌파로서 우파를 포용해 크게 성공했다. 이 때문에 전향보다 포용이 더 나은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가 브라질과 다른 점은 북한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좌파는 북한이 존재하는 한 성공하기 쉽지 않다. 북한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나가기 때문에 우리나라 좌파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김 지사 주변에는 아직도 민중당 출신이 많다. 그분들도 모두 전향했나. -(인터뷰에 배석했던 민중당 출신 최우영 대변인) 우리가 김 지사와 함께 민자당으로 갈 때 동료들은 ‘의(義)를 버리고 이(利)를 찾아간다’고 말했다. 그 전에 우리가 민중당에 들어간 것 자체가 생각이 많이 바뀐 것이었다. 투쟁노선, 전선운동을 버리고 합법 대중운동으로 간 것이니까. 인간관계도 많이 정리됐다. 김 지사와 함께한 지가 10여년이다. 우리도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 10여년 동안 계속 ‘너 바뀌었느냐’고 계속 물으면 좀 그렇다. 정리 홍성규·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우편번호 5자리로… 기초구역제 2014년 도입

    우편번호 5자리로… 기초구역제 2014년 도입

    2014년부터 현행 6자리인 우편번호가 미국 집코드(ZIP-code) 개념의 5자리 기초구역 번호로 바뀐다. 내년부터는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취업계약 입학제가 도입된다.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법제처는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4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초행정 인프라 선진화 방안’ 등을 보고했다. 행안부 행안부는 그동안 공공기관마다 관할구역 등을 정할 때 제각각 적용해 온 기준을 단일화해 행정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국가 기초구역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경찰서나 소방서 등이 관할 구역을 정하거나 국가기관이 행정 통계를 낼 때 지역을 최소 단위로 나누는 기준은 법정동, 행정동, 지번 등으로 모두 달랐다. 행안부는 현재 전국 3474개인 읍·면·동을 지형, 인구, 생활권 등을 기준으로 8~9개로 나눠 3만여개의 기초구역으로 쪼갠 뒤 이들에 현행 6자리 우편번호 대신 5자리의 고유번호를 부여한다. 행안부는 이 계획을 2012년부터 2년간 시범실시한 뒤 2014년부터 공공기관과 민간에 일제히 적용키로 했다. 5자리 고유번호로 새로 조정될 기초구역은 우편·통계·경찰·소방 등 기관들이 관할 지역을 설정할 때 공통적으로 사용하며, 물류 및 상권 분석 등 민간부문에도 적극 반영될 전망이다. 행안부는 또 전 국토에 번호를 붙여 산, 들, 바다 등 건물이 없는 지역의 위치도 쉽게 표시할 수 있는 좌표 개념의 ‘지점 번호제’도 도입한다. 전국을 가로·세로 100㎞ 규모의 바둑판 눈금 방식으로 나눈 뒤 이를 다시 10m 단위로 쪼개 위치표시의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소방·해양경찰·국립공원·한전 등 각 기관마다 제각각이던 위치표시 방식이 일원화돼 비상시 신속한 연계 대응이 가능해진다. 지점 번호는 2013년부터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 우선 적용될 계획이다. 지점이나 시설물 중심으로 복잡하게 표기된 현행 도로표지판도 단순한 양식으로 개선된다. 국토해양부는 현행 도로표지판을 선진국처럼 도로이름 중심으로 간결하게 바꿔 2014년부터 이를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법제처 법제처는 운전면허 기능시험 간소화 등 486건의 하위법령을 개정하는 ‘5% 경제성장을 이끄는 하위법령 특별 정비 방안’을 보고했다. 정부가 이미 확정한 개선과제 가운데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정비만으로 시행 가능한 것으로 인허가 등 규제개선 144건, 경제 활성화 165건, 친서민·국민불편 해소 152건, 사회적 약자 보호 등 기타 25건이다. 법제처는 이번 하위법령 정비를 통해 최소 1%의 경제성장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월 중 각 부처가 소관 하위법령을 정비토록 하고 부처에서 정비되지 않은 하위법령은 4월까지 일괄 정비하기로 했다. 운전면허 기능시험 항목 축소와 함께 교육시간도 25시간에서 8시간으로 대폭 줄어든다. 이를 통해 국민의 기회비용을 연간 6000억원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3층으로 설치가 제한됐던 영유아 보육시설은 5층에도 설치가 가능해진다. 돼지고기의 육질 등급 표시는 11개에서 7개로 단순화하고, 휴양 콘도미니엄의 등록 기준 객실은 50실 이상에서 30실 이상으로 줄어든다. 또 경비업은 허가요건이 과도해 신규진입과 활성화에 제약이 있다는 업계의 불만에 따라 허가 자본요건 1억원을 5000만원으로 축소한다. 반드시 교육장을 갖추도록 한 요건은 삭제된다. 이처럼 상당수의 규제가 완화되는 것과는 달리 축산법 시행령은 가축전염병 관리를 위해 강화된다. 현재 소, 돼지, 닭, 오리 등 4개 종으로 규정한 축산업 등록대상은 산양, 사슴, 거위, 타조 등 8개 종이 추가로 지정된다. 교과부 마이스터고에 취업계약 입학제를 도입한다.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교육을 강화하고 취업률을 올리기 위해서다. 교과부는 취업계약 입학제와 별도로 인턴으로 일하고 수당을 받는 ‘취업인턴제’도 도입한다. 이렇게 되면 마이스터고와 기업이 협약을 맺어 재학생은 산업현장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교육을 받고 졸업 뒤에는 취직이 보장된다. 내년까지 2~3개교를 선정해 시범 운영한 뒤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마이스터고 재학생을 사전 채용하기로 협약한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기업 참여를 높이기 위해 취업계약 입학제와 취업인턴제를 도입하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준다. 소요 경비를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대상(중소기업 25%, 대기업 3~6%)에 포함해 공제 규모를 늘려주기로 했다. 공기업 등에는 신입 사원 중 일정 비율 이상을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졸업생으로 채용하는 채용목표제도 도입한다. 정부는 공공기관경영평가 시 평가항목에 이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병역미필자 채용을 기피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산업기능요원제도 폐지 시기를 당초 2012년에서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졸업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산업기능요원 편입 자격을 개선한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 과정형 공인 민간자격제도를 도입해 특정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자동으로 공인 민간자격을 주는 방향으로 자격 기본법령도 개정한다. 황수정·김효섭·박성국기자 sjh@seoul.co.kr
  • “참여정부 지분 안희정·이광재 40%… 나는 2%정도”

    “참여정부 지분 안희정·이광재 40%… 나는 2%정도”

    지난해 9월 초, 한나라당의 최고위관계자가 언론사 정치부장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 관계자는 “차기 대선에서 가장 두려운 야당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자 서슴없이 “김두관 경남지사”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국무총리에 발탁하려 한 것도 김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같은 질문을 받은 한나라당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김 지사를 지목했다. 그때부터 정치권에서 김 지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빈도가 부쩍 높아졌다. 그렇다면 정작 김 지사 본인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김 지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 지사는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 40분 동안 서울신문사 19층 기자클럽에서 가진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역정과 경남지사로서의 업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물론 정치현안 및 2012년 대선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가 취임 이후 서울에서 가진 첫 인터뷰였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경남지사 →한나라당에서 김 지사를 강적으로 지목한다. -(빙그레 웃으며) 사람 잡는 소리다. 당선이 어려운 지역에서 승리해서 그런지 역량보다 3, 4배 더 쳐주는 것 같다. 하지만 도정을 맡은 지 7개월밖에 안 됐고, 글을 잘 쓰거나 이슈 파이팅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다. 4년 동안 도정에만 전념할 생각을 갖고 있다. →취임 7개월째다. 업적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경남도에 어떤 변화가 왔나. -경남 자치 16년 역사에 시민사회와 야 4당이 지지하는 무소속 도지사가 탄생된 것 자체가 첫 변화다. 함께 출마했던 민주노동당 강병기 후보를 정무부지사로 임명하고 민주도정협의회를 만들었다. 촘촘한 복지도 시도했다. 이제 겨우 자리를 잡을까 말까 한 느낌이 든다. 나의 리더십 부족도 있고 경남의 정치 지형이 만만치 않은 이유도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너무 바빴다. 농담이지만 그래서 올해를 ‘노는 해’로 정했다. →촘촘한 서민복지는 어떤 의미인가. -의료개혁연대가 제안한 ‘간병인 없는 병원’ 공약을 지방선거 때 내놓았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간병인을 하루 3교대하면 보호자 없이 24시간 환자를 간병할 수 있다. 또 영농법인과 농협이 참여하는 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친환경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다. 또 틀니가 필요한 노인 5만여명 중 2만명 정도에게 무상으로 혜택을 줄 계획이다. →경남도 재정자립도가 35%인데, 전체 예산의 26%를 복지에 쓴다. 도 재정운용에 부담되지 않나. -도 예산 가운데 복지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복지·교육·환경·문화 부분에 예산과 행정력을 좀더 투입해서 삶의 질을 높이자는 거다. 복지를 강화하지 않으면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없다. →전임 김태호 지사의 정책 가운데 승계한 것이 있나. -전임 지사나 대통령이 했던 중요한 정책은 승계해서 마무리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김 전 지사의 업적 중 ‘남해안 프로젝트’는 눈에 띄는 사업이다. 84개 사업 중 올해 8개 사업부터 시작하려 한다. 김 전 지사가 특별히 잘못한 건 없는 것 같다. →김태호 전 지사의 낙마는 지방 정치인에 대한 중앙 정치인들의 텃세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동의하나. -그런 인식이 좀 있었다. 김 전 지사의 정치력과 대중친화력이 우리 정치에 도움되길 바랐는데 안타까웠다. →인사청문회 당시 경남도에서 청문 위원들에게 자료가 많이 갔다고 하는데. -국회에서 요청한 자료는 줬다. 한나라당이 143건, 야 4당이 145건이었다. 야당에 자료를 많이 줘서 그렇게 됐다는 것은 오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시의회와 대치 중이다. 동병상련을 느끼나. -의회의 견제를 받는 면에서 양상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나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고 했고 도의회는 예산을 깎았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의회는 하려고 하고 시장은 안 하려고 한다. →오 시장과 서울시의회는 아직 합의의 틀을 찾지 못했다. 경남은 어떤가. -무상급식비 235억원, 노인 틀니 20억원 예산을 짰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노인 틀니 예산 전액 삭감, 무상급식 예산 118억을 삭감했다. 의회 예결위에서 노인 틀니 예산은 모두 복원됐고 무상급식 예산은 35억 복원됐다. 지난해 연말, 경남도의회와 대의적 차원에서 합의했기 때문에 무난하게 결론냈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넘는다. 김 지사는 몇 점을 주겠나. -나를 만난 사람들은 야박해서 그런지 30점 정도밖에 안 주는 거 같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결여돼 있다. 공권력을 남용한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특히 현 정권 들어 경제적 민주주의는커녕 정치적 민주주의도 후퇴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모델을 복원하려 했고 국민들도 삶의 질이 나아질 걸로 기대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선택에 참담한 후회를 하고 있다. 더 이상 박정희 모델이 대한민국 발전 모델이 아니란 게 증명된 것이다. ●지역 선거와 전 대통령 →6·2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가 53.5%를 얻어 당선됐고, 부산에서도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45% 지지를 얻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선거 당시 변화와 혁신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1995년 지방선거 이후 16년 동안 한나라당이 단체장을 독점한 데 대한 비판이다. 나와 김 후보의 선전은 지역주의가 허물어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 흐름이 4·27 김해을 재·보선에서도 이어질까. -내가 야 4당과 시민사회의 야권 단일화 후보였다. 또 지역에서 5번 깨져도 도망 안 갔기 때문에 도지사가 됐다. 4·27 김해 선거에서도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되고 후보가 경쟁력이 있으면 팽팽할 거 같다. →김태호 전 지사는 출마할 것으로 보나. -정치를 아시는 분이 김해 재·보선의 판을 키울지 의문이다. 본인이 정치 재개를 위한 시기를 언제 잡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출마한다면 야권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2012 대선에서는 지역구도가 사라질까. -내가 당선된 자체가 지역주의를 넘은 거다.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라는 큰 나무둥치를 8번 찍고 내가 2번 찍어 쓰러뜨렸다. 영남에서 제2, 제3의 김두관이 나와 시장, 군수도 하고, 한나라당이 호남에서도 지지 받아야 의미가 있다. 다만 2012년 총선에서 영남 유권자들이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위해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바람이 불면 장담할 수 없다. 같은 경상도라도 경북과 경남은 많이 다른 것 같다. 결국 지역구도를 무력화시킬 카드를 제시해야 야권에 승산이 있을 거다. 특별한 변화 없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기타 진보정당이 기존 구도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지역구도를 흔들기 어려울 것 같다. →6·2 선거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광재 강원지사 당선도 주목받을 만하다. 두 사람의 장점은 뭐라고 보나. -‘주식회사 참여정부’의 지분을 따지면 노무현 대표가 60%,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각각 20%를 갖고 있다. 나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2% 정도 주식을 얻었다고 본다. 안·이 지사는 성골이지만 나는 진골도 아니고, 6두품쯤 되나. 그러나 성골보다 왕에게 더 사랑받은 것은 맞다. 안·이 지사는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기획자이자 동지들이다. 노 대통령은 동업자라고 했다. 정권 탄생을 공동 작품이라고 말한 지도자는 노 대통령이 유일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분이 없다는 뜻도 되는 것 같다. 친노 정치인 가운데 누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잇고 있다고 보나. -노 전 대통령은 한 사람이 승계하기에는 너무 큰 인물이 됐다. 노 대통령의 가치를 따르겠다고 한 사람들이 집단지성 형태로 승계해야 하지 않을까.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김두관이 승계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정치개혁은 유시민이, 안희정·이광재는 양극화 극복이나 경제 비전을 맡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지금까지 노 대통령의 정치를 뒷받침했다면 이젠 자기 정치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광재·안희정 지사도 국가를 이끌만 한 재목이 된다고 보나. -검증을 받아야겠지. 지금까지는 노 전 대통령을 뒷받침한 역할이었으니까. 나도 마찬가지다. 4년 하는 걸 봐서 도지사 이상으로 할 만한 사람이다, 도지사 맡기기도 아깝다, 유권자들이 그런 판단들을 하겠지.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는 어떻게 구별되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민주개혁정부 1기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대통령만 바뀌었지 대외정책 기조는 같았다. 2012년 민주개혁 2기 정부를 수립하면 여당 소속 도지사가 돼서 예산도 많이 따겠다.(웃음) →언제까지 무소속으로 정치할 수는 없지 않나. -정치는 당이 하는 것이 맞다. 솔직히 당선되고 싶어서 당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래서 색깔 있는 무소속이라고도 하고 4당 대표 야권 도지사라고도 한다. 도지사로 있는 동안 정당 가입을 안 한다고 약속했다. 4년 끝나고 나면 뜻이 같고 괜찮은 당을 선택할 것이다. ●2012년 대선 →현재 대한민국에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보나. -애국심, 통찰력, 정책 역량이다. 거기에다 국민과 소통하고, 전문가들 의견을 잘 수용한다면 누구나 국가를 경영할 수 있다고 본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복지가 아닐까 싶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제대로 못 간다. ‘줄푸세’를 주장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까지 생애주기별 복지를 이야기할 정도 아닌가. →2012년 대선 때는 여야 후보 중 누가 유리할까. -2007년처럼 500만표 싸움으로 가진 않을 것이다. 야권 단일후보가 결정되면 40% 지지율이 될 거고, 여권 후보도 비슷한 지지율이 될 거다. 나머지 20% 놓고 11%를 차지하려는 싸움 아닐까. 이회창·김대중 후보와 노무현·이회창 후보 당시 격차 정도 날 것 같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인정하나. -현재 흐름은 인정하지만 아직 대선이 2년 남아 있고 야권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시간이 좀더 가야 대세론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치인 박근혜’는 잘 몰라서 평가하기 어렵다. 옛날엔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평가가 강했는데 이제는 ‘박근혜’라는 독자적 이미지를 굳힌 느낌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 등 국민들이 찬반으로 갈린 정책에 대해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분이 입장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가 싶다. →민주당은 수권 능력이 있다고 보나. -민주정부 10년의 국정운영 경험을 갖고 있는 분이 많고 야권의 대표 정당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민주당만으로는 집권이 어렵다. 그렇다고 민주당을 빼고 집권할 수 있겠나. 그래서 손학규 대표도 야권 연대를 말하는 것 아니겠나. →2012년 야권 대선후보를 꼽는다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박원순 변호사 정도 아닐까 싶다. →일부에서 김 지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합하면 완벽한 후보라고 한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하다. 두 분 가운데 누가 낫다고 생각하나. -유 전 장관이 월등하게 경쟁력 있다. 확실한 지지층을 갖고 있고 젊은층에 인기가 많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도 강하고 지적 능력도 뛰어나다. →김 지사 본인의 차별적인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시민들과 소통이 가장 잘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바닥에서 커서 그런지 주민들과 유대감이 강하다. 새 역사는 변방으로부터 온다는 말이 있다. 기존 우리 사회를 주도했던 쪽에 많은 경험이 없는 게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정치 역정 →1986년 구속됐는데 이재오 특임장관은 본인 탓이라고 미안해하더라. -이 장관 때문에 구속된 건 아니다. 1986년 당시 이 장관이 서울 민통련 부의장이었고 내가 사회팀 간사였다. 직선제 개헌투쟁을 할 때 청주로 내려갔다가 잡혀서 바로 구속됐다. 100일 감옥살이하는 동안 고향으로 가서 농민운동하면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겠다 생각했다. 오늘의 김두관을 만든 계기다. →1989~95년 남해신문을 발행했다. 언론관이 무엇인가. -언론이 도정이나 정치 비판하는 건 좋다. 다만 침소봉대하는 것은 곤란하고, 섭섭하다. 특히 정치적 왜곡과 편향이 너무 심하다. 그렇게 되면 영향력은 있을지 몰라도 좋은 신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참여정부 시절에 기득권적 입장에서 과도한 비판을 한 것은 섭섭했다. →최연소 군수를 거쳐 최연소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최연소라는 데 의미를 두나. -노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시골 군수를 행자부 장관으로 앉히지 않았을 거다. 고건 총리와 몇분이 굉장히 반대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나를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적임자로 밀었다고 했다더라. 주민투표제 도입을 발표한 날, 고 총리가 전화를 걸어 ‘협의도 안 하고 왜 한건주의로 했느냐.’고 질책했다. 다음날 아침 노 대통령도 전화해 ‘너무 빠른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쯤 되면 장관이 꼬리 내리는데 내가 밀어붙이는 기질이 있다. 그 법이 통과돼 제주특별자치도가 탄생했다. →행자부 장관을 거치며 공무원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게 됐나. -공무원은 행정개혁 주체이자 대상이다. 공무원을 혁신의 동력으로 써야 한다. 확정된 정책을 실행하는 면에선 공무원만 한 조직이 없다. →신고된 재산이 3800만원이다. 청빈도 좋지만 돈이 너무 없어 걱정은 안 되나. -1998년 남해군수 선거 당시 재산은 2000만원이었다. 당시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가 ‘자기 가정 살림도 못하면서 남해군 살림을 어떻게 맡느냐.’고 몰아세웠다. 남해신문 운영하느라 물려받았던 논밭도 다 팔아치웠다. 군수 7년 동안 연봉을 5000만원씩 받았지만, 군수 마치고 나니 빚만 1억 5000만원 남았다. 선출직 나서는 사람은 돈을 모을 수가 없다. 노 전 대통령 유서 중에 ‘너무 많은 사람에게 신세졌다.’는 말이 있는데 가슴 깊이 와닿는다. →자녀 교육은 어떻게 했나. -자유방임이었다. 딸은 중국 인민대 4학년이고, 아들은 군대 갔다 와서 올해 경남대에 입학한다. 공부를 썩 잘하진 못해도 착하게 커줘 고맙게 생각한다. →군 복무는 어떻게 마쳤나. -경기도 의정부에서 육군 병참병으로 30개월간 복무했다. 군 생활 속에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많이 느꼈다. 보직과 계급에 따른 불평등 같은 것들이다. 군 생활하면서 한번도 졸병들에게 구타나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군 동지들과 지금도 만난다. 이 친구들이 후원금도 모아준다. 정리 구혜영·유지혜기자 koohy@seoul.co.kr
  • “박근혜 복지, 아랫돌 빼 윗돌 얹는 체계”

    “박근혜 복지, 아랫돌 빼 윗돌 얹는 체계”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11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론’과 관련, “복지 재정의 규모를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랫돌을 빼 윗돌로 얹고, 윗돌을 빼 아랫돌에 괴는 복지 체계 재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표의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은 복지를 국가 의무나 국민 권리가 아닌 ‘시혜’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재정적자를 만든 책임을 통감하지 않고 복지재정을 늘리겠다는 건 기본적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올 상반기까지 진보신당 등 진보세력 및 정당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 6월까지 실질적인 통합진보정당의 상을 보여드리겠다.”며 “힘있는 통합 진보정당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야권단일화 후보 논의는 “민주당이 야권연대 요구에 좀더 자신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면서 “4·27 재·보선의 야권연대는 2012년 총선 야권연대를 위한 기초공사이며 정권교체를 위한 상설연대기구인 ‘반(反)MB 범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축구 정치인/이춘규 논설위원

    축구는 대중스포츠다. 티베트 수도승들이 월드컵 중계를 보기 위해 계율을 어길 정도다. 2002 한·일 월드컵 축구 때 수백만명의 붉은악마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처럼 국민을 하나로 묶어내기도 한다. 이런 축구는 정치와 쉽게 결합한다. 일제 때 축구는 민족의 울분을 표출하는 분출구였다. 1960~70년대 한국 축구는 정치와 결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1년 박스컵 축구대회를 창설, 축구 정치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동남아시아의 메르데카배, 킹스컵 축구대회 등도 정치에 활용됐다. 월드컵 축구는 방송통신, 금융, 정치 등 세계 정치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월드컵 전쟁도 있었다.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월드컵 예선을 벌이던 1969년 열성팬들의 난동이 전쟁으로 비화, 3000여명이 죽고 1만명 이상이 다쳤다. 내전에 시달리던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 정부군과 반군이 10여년간 유혈투쟁을 벌이다 2006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축구영웅 드로그바가 TV방송을 통해 내전 종식을 호소해 이듬해 평화가 회복됐다. 축구가 전쟁을 부르기도, 종식시키기도 한 것은 축구가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는 방증이다. 축구는 많은 사람의 인생 행로도 바꾸어 놓는다. 축구 강국 브라질의 축구영웅 펠레와 지코는 체육부장관을 역임했다.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축구를 정치에 적극 활용한 지도자로 꼽힌다.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도 축구는 정치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던 정 의원은 한국이 4강 신화를 이루자 그해 12월 대통령선거 직전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대회 유치 공로 때문이었다. 단숨에 여론조사 선두다툼을 벌였다. 막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후보단일화로 좌절했지만 정 의원은 ‘축구 정치인’이었다. 정 의원은 기업인이자 정치인이지만 축구를 떼놓고 정몽준을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정도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6일 FIFA 부회장직을 상실, 본인은 물론 한국축구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스위스에서 열렸던 2022년 월드컵 유치전에서 같은 아시아국가 카타르에 밀려 월드컵 개최권을 따내지 못한 데 이은 커다란 시련이다. ‘축구 정치인 정몽준’의 위기다. 올해 60세의 정몽준. 정 의원 개인적으로는 축구를 고리로 한 대권 재도전 전략이 암초를 만나게 됐지만 인생은 새옹지마다. 그의 역전 묘수는 뭘까.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노조 이중가입’ 규약으로 금지 가능

    오는 7월부터 노동조합이 규약 등을 통해 조합원의 이중가입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게 된다. 유니온숍(종업원이 입사하면 반드시 노조에 가입하고 탈퇴하면 회사가 해고토록 하는 제도) 협정이 있더라도 근로자는 자유롭게 노조를 선택할 수 있으며 탈퇴 조합원은 기존에 몸담았던 노조를 상대로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없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7월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적용됨에 따라 관련 업무 담당자의 이해를 높이고 현장 교섭 때 지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복수노조 업무 매뉴얼(지침)’을 확정해 6일 지방노동관서에 배포했다. 지침은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허용하는 근로자의 노조 이중 가입 문제와 관련, 노조가 내부 규약 등을 통해 조합원의 이중 가입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조합원이 두개의 노조에 가입하는 것은 단결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규약으로 그 조합원을 제명하거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美 시카고 시장선거 ‘흑백 性대결’

    美 시카고 시장선거 ‘흑백 性대결’

    다음 달 실시되는 미국 시카고 시장 선거가 ‘흑인 후보 단일화’라는 변수를 맞아 흑백 인종간 성대결 구도로 치닫고 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시카고 흑인 공동체 주요 인사들이 캐럴 모즐리브라운 전 연방 상원의원으로 흑인 후보를 단일화하고 당선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흑인 공동체 지도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유력 후보인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에 맞설 만한 세력을 결집하려면 후보 단일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해 왔다. 대니 데이비스 연방 하원의원도 지난달 31일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후보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는 흑인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잭슨 목사는 지난달 모즐리브라운 전 의원과 데이비스 의원을 함께 만나 선거 자금 지원 현황 등을 공개토록 했으며, 흑인 사회 지도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모즐리브라운 전 의원을 단일 후보로 지지하는 데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시카고 시장 선거는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 히스패닉계인 게리 치코 전 시카고 교육위원장, 흑인 단일 후보 모즐리브라운 전 의원 등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현재로서는 이매뉴얼 후보가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흑인 공동체의 결집력이 만만치 않아 향후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 분석가 로라 워싱턴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모즐리브라운 전 의원은 유색 인종과 여성 유권자를 포함한 좀 더 넓은 지지층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2011년 가장 운좋은 정치인 정당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2011년 가장 운좋은 정치인 정당

    한나라당 - 전국단위 선거 등 이슈없어 ‘호재’ ‘대체로 맑고 때때로 흐림’ 4월 재·보선지역 ‘친여권’ FTA비준 문제는 악재로 한나라당의 새해 기상도는 ‘대체로 맑은 가운데 때때로 흐림’으로 관측된다. 대형 이슈가 없어 국정운영에 매진할 수 있는 해이지만, 몇몇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게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단위 선거 등 대형 이슈가 없다는 게 집권여당으로선 가장 큰 호재다. 2012년에 총선과 대선이 몰려있어 새해에는 상대적으로 한 박자 쉬어 가며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치 이슈 등 외부 여건에 지장을 받지 않고 국정운영에 매진할 수 있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으로서도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만하다. 대선을 앞두고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되면 정국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야권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와 지명도를 키운 잠룡들이 많다는 이유다. 다만 상대적으로 대선 캠프들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가 심화될 경우 국정운영의 저항 요소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 등지고 잘된 정치인 없다.’는 오랜 교훈이 어느 정도나 효험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남북 관계의 호전 가능성도 잠재적 호재로 남겨둘 여지가 있다.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로 남북관계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에 기대 본다면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등을 먼저 제안해올 수도 있다는 다소 낙관론적인 접근법에 따른 것이다. 반대로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해올 경우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정권 책임론, 안보의식 강화에 따른 보수 지지세 사이를 오락가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월 재·보선도 표면적으론 호재로 분류된다. 국회의원 재·보선이 확정된 경기 분당을·경남 김해을이 지역적으론 친여권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재·보선도 최소 5곳 이상으로 예정돼 있어 6·2 지방선거의 참패를 설욕할 기회다. 하지만 김해을의 경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포함돼 있어 승패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기초단체장 재·보선마저 참패한다면 당지도부가 책임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는 악재로 분류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을 비롯한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19대 총선 불출마까지 거론하며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데다 야권과의 협상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또 현경병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위기에 몰린 데다 박진 의원도 상고심을 남겨 두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대폭 물갈이했던 공기업 및 공공기관 임원들 대부분이 임기 3년을 채우면서 후속 인사에 따른 물밑 경쟁과 탈락자들의 반감 고조도 여당으로선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민주당 - 집권당 레임덕 가속화 최대변수 2012년 대선 승리를 노리는 민주당에게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 가속화는 승패를 가늠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특히 청와대 ‘대포폰’ 파문은 대표적 호재로,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사건, 공천권 갈등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에 유리한 요소는 곳곳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예산안 및 법안 단독 강행 처리에 대한 여론이 민주당에 우호적이다. 보수·진보 언론들이 예산안 수정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한 건 이례적이다. 민주당이 서민·복지예산 삭감 등을 강조하며 내년 2월 임시국회까지 동력을 끌고 가야 하는 이유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민간인 사찰과 ‘부자감세’를 꼽을 수 있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에 청와대가 대포폰을 지급하고 고위직과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만났다는 증거와 자백들이 쏟아지는 만큼 국정조사, 특검 요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에 계류된 소득세 추가 인하 법안도 ‘롱런’할 이슈다. 지방 재정적자가 최악인 데다 연소득 1억 3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세금을 깎아 주자는 취지가 국민 정서와 대치되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도 ‘원안에 손대지 않겠다.’는 정부 측 약속이 깨진 셈이어서 야당에 유리하다. 그러나 ‘레임덕’과 ‘안보 문제’는 어느 한 손을 들기 힘들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민주당에 있어 레임덕은 여권 내 분열 등이 야기될 호재임에 분명하지만 북한의 기습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레임덕’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안보 불안을 만든 세력에 등돌린 민심이 북한 도발로 공분을 사면 보수 강경파로 다시 돌아설 수 있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 야당 대권주자들에 대한 ‘흠집내기식’ 전방위 사정 정국이 펼쳐질 수도 있다. 여기에 현 정권에 실망한 민심이 야당이 아닌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이될 경우 최대의 악재가 될 수 있다. 민주당 내 마땅히 각인된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민주 세력의 결집이 나타나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어부지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목회의 대가성 자금 후원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검찰이 줄소환을 예고한 데다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현재 진행중인 당내 공천권 결정 방향에 대한 지도부의 내분도 잠재돼 있다. 집단지도체제하에서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삼파전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의 원심력을 최소화하고 구심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소수 진보개혁정당의 ‘비(非)민주당’ 연대 대통합도 변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자유선진당 - 원내 교섭단체 구성 최적기로 “충청권이 뭉쳐야” 여론땐 심대평·이인제 함께할 것 과학벨트 유치되면 호재로 자유선진당의 2011년 목표는 ‘당력 강화’다. 그러나 곳곳에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당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크다. 선진당은 2011년을 19대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원내 교섭단체 구성의 최적기의 해로 판단하고 있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19대 총선 등을 앞두고 충청권이 뭉쳐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와 이인제 의원 등이 선진당과 함께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창조한국당 등과도 물밑으로 관련 논의를 하며 암묵적으로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당내에선 원내교섭단체 입성 여부를 둘러싸고 부정적인 입장도 나타나고 있다. 선진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2011년에 당력 강화에 실패해 원내교섭단체로 입성하지 못하면 또다시 원내교섭단체 협상이나 상임위 간사직 등에서 배제된다. 가뜩이나 소수 야당인 선진당이 19대 총선 등을 앞두고 국민의 시야에서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다.”면서 “당력 강화로 인한 원내교섭단체 입성 여부에 따라 당의 생명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선진당은 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유치가 확정될 경우 충청권 민심 강화와 당력 강화에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악재는 ‘현상 유지’ 여부다. 일부 소속 의원들의 경우 19대 총선 등을 앞두고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과 대선 등을 앞두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당력이 강화되는 게 사실인데 현상 유지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현재 수준으로 계속 이어 간다고 해도 사실 선진당의 발전 여부는 그리 밝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진보개혁 정당들 - 소수 정당 가장 큰 화두 ‘대통합’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소수 진보개혁 정당들의 내년 가장 큰 화두는 ‘대통합’이다.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에 맞서 2012년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진보세력 간 ‘대동단결’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아직은 연대냐 통합이냐의 갈림길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대통합의 시너지는 호재가 될 수 있으면서도 도로 악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분당한 지 2년 10개월 만인 지난 7일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합의했다. 다양한 진보세력들과 연석회의를 추진하고 총선(4월) 일정을 감안해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일부 진보단체가 민주당에서 분당한 친노무현계 인사들로 구성된 국참당의 참여를 권유하면서 진보세력 대통합 논의는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국참당 관계자는 “민노당·진보신당만 합치면 ‘도로 민노당’이 돼 진보통합의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제안해와 최고위와 당내에서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만약 3개 정당과 여타 진보세력 등 ‘비(非)민주당’으로 합쳐진다면 새로운 진보세력의 구심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내년 4월 열릴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자를 낸다면 힘은 더욱 실린다. 하지만 대통합을 통해 집권당에 맞설 야권 단일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누가 연대와 대통합을 주도할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통합하고서도 대북관, 비정규직,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에 관한 문제에 대해 당간 합의점을 찾아내지 못하면 분열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대통합에 기대했던 지지층들의 실망으로 집권을 위한 동력 자체를 상실할 우려도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시·군·구 통합 어떻게 1 2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시·군·구 통합 어떻게 1 2

    오는 2014년 상반기에 실시될 민선 6기 지방선거. 2010년 실시된 민선 5기 선거보다 적은 수의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다. 시·군·구가 통합되기 때문이다. 각종 특례를 받는 통합 대도시로 도의 권한이 이양됨에 따라 도의 기능은 줄어든다. 국가 사무를 도와 통합 대도시 두 곳에서 처리하는 시대가 다가온다. 올 6월쯤 지자체 통합기준이 마련된다. 인구와 지리적 여건, 생활권·경제권, 발전가능성, 지역의 특수성, 역사적·문화적 동질성 등이 고려된다. 구체적 통합기준은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마련한 뒤 공청회 등을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 국회 추천 10명 등 민간위원 24명과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장관, 국무총리실장 등 총 27명으로 구성될 체제개편위는 1월 중 발족될 전망이다. 실무를 담당할 50여명 규모의 지원단은 중앙부처는 물론 지자체 파견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다. 통합 대상 지자체의 인구는 많을수록 통합이 이득이지만 면적이 지나치게 넓은 경우 행정비용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통합 창원시 면적 743㎢가 참고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시 면적 605㎢보다 넓지만 경남 전체 면적으로 봤을 때는 7%에 불과하다. 생활·경제권은 통근권이 주요 고려대상이다. 발표될 통합 기준에 따라 지역의 통합 건의가 들어오면 통합 권고안이 마련돼 2012년 6월 30일까지 대통령 및 국회에 보고해야 된다. 정부는 2009년부터 ‘자율통합’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2009년 행안부에 통합 건의를 했던 18개 지역 46개 지자체가 다시 통합건의를 할지가 일차적 관심사다. 통합 의사가 확인되면 통합추진공동위원회가 설치된다. 지자체 통합을 결정할 때 자치구 의회 의결로 할지, 주민투표로 할지는 미정이다. 양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불가피하다. 통합 창원시는 의회 의결로 결정됐다. 통합시에는 각종 지원이 약속된다. 최소한 통합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만은 예방된다. 통합으로 초과되는 공무원은 정원외로 인정된다. 절감되는 예산은 운영경비로 지원되고 기존에 받던 보통교부세는 4년간 보장된다. 다른 재정 지원도 부여된다. 시·군·구 통합이 활성화되면 대도시 특례를 적용받는 지자체가 많이 나오게 된다. 현재 인구 50만명 이상인 대도시는 13개다. 13개 시의 평균 인구는 76만명으로 일반시 평균(20만명)의 세 배를 넘는 만큼 다른 대우를 받는다. 인구 50만명 이상이면 석유판매업·사료제조업·유독물질영업자 등록, 공원녹지 기본계획·지역산업 진흥계획 수립 등을 할 수 있다. 인구가 100만명을 넘으면 지역개발채권을 발행할 수 있고 50층 이하 건축물에 대한 허가권도 갖는다. 부시장도 2명까지 둘 수 있다. 현재 인구 100만명이 넘는 곳은 경기 수원시와 경남 창원시 두 곳이다. 정부는 통합이 활성화되면 인구 100만명의 대도시가 20개 정도까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대도시는 인구가 집중돼 도시행정 수요가 늘어난다. 이 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의 권한이 넘어간다. 개편위원회는 대도시 특례를 더 발굴할 예정인 만큼 이양될 권한은 지금보다 늘어난다. 즉, 도는 인구 50만명 이하 도시에 관해서만 현재의 권한이 유지되는 셈이다. 그래서 시군구 통합 기본계획을 발표한 1년 뒤인 2013년 상반기 중 도의 지위와 기능의 재정립 방안도 마련된다. 도와 함께 광역시와 특별시 내에 있는 자치구와 군의 지위 및 기능도 변화가 예상된다. 자치구 중 인구 또는 면적이 적은 곳은 통합이 추진된다. 자치구 의회 폐지 안은 지난해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무산된 만큼 이를 둘러싸고 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교통 발달로 일일 생활권이 몇개 자치구에 걸쳐 있는 시대에 자치구 자체가 필요하냐는 주장에서부터 풀뿌리 자치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결론을 점치기 어려운 상태다. 의회 존속 여부 등을 포함한 자치구의 지위·기능 등에 대한 개편방안도 2012년 6월 30일까지 나와야 한다. 정부는 풀뿌리 자치 감소의 대안으로 읍·면·동 주민자치를 내놨다. 읍·면·동에 주민자치회가 만들어지면 지자체 사무 일부가 넘어가는 형태다. 즉, 공무원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출범 6개월 창원시 통합효과일자리 늘고 인구유입 ‘지역 활기’ 지자체 예산 절감 등 외적성장 청사유치 등 내부 갈등은 여전 통합 창원시가 출범 6개월을 맞았다. 마산·창원·진해시의 자율통합으로 인구 100만명이 넘는 거대 기초자치단체로 출범한 통합 창원시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잣대가 되고 있다. 지자체 통합은 단기적으로 인구 증가, 경제규모 확대 등의 효과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통합 창원시는 출범 당시인 지난해 7월 1일 기준 108만 1499명이던 인구가 매달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까지 8646명 늘어난 109만 145명을 기록했다. 통합 이전 세 지자체의 인구가 인근 김해시 진영, 신도시인 장유 등지로 전출, 감소 추세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증가 추세다. 인구 유입 배경에는 일자리 증가가 한몫 했다는 평가다. 창원시에 따르면 통합 이전 3335개였던 지역 내 기업체는 지난해 말까지 3395개로 60개 늘어났다. 또 지역 산업 활성화로 외부 기업의 투자 등 235억원이 창원시로 몰렸다. 장기적으로는 통합 인센티브로 10년간 보통교부세 총액의 6%(1460억원), 4년간 교부세액 부족분 92억원 등 최대 6024억원을 지원받는다. 행정구역 통합에 따라 행정 효율성도 높아졌다. 창원시는 각 지역별 재향군인회, 새마을협의회 등 45개의 공공사회단체 통합을 추진, 그 성격에 따라 17개 단체를 1개로 통합했고 올해는 25개 단체를 단일화할 방침이다. 또 지자체 사업의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100억원 이상 38개 대형 사업과 산업단지별 18개 사업 등에 대해서는 통합 및 축소 여부를 놓고 재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외적 성장에도 불구, 통합시 청사 유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만만찮다. 현재 창원시는 옛 창원시 청사, 옛 마산시 청사는 마산합포구 청사, 옛 진해시 청사는 진해구 청사로 사용하고 있다. 통합시청사는 후보지로 마산종합운동장, 진해 육군대학 부지, 창원 39사단 부지 등을 놓고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나 유치경쟁이 치열해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유현석 창원YMCA 시민사업팀장은 “창원·마산·진해 통합은 데드라인만 있었을 뿐 로드맵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행정통합 시한만 정해놓고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없었다는 것이다. 유 팀장은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고 지방의회 의견만으로 강행한 통합은 진정한 자율통합이 아니다.”면서 “충분한 준비 없는 통합은 내부 갈등만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행정체제 개편 이후 선거구 조정· 지방사무소 통폐합 변수 지방행정체제개편은 선거구의 변화를 가져온다. 지난해 실시됐던 지방자치단체 통합 추진 과정에서 경기 안양·군포·의왕과 경남 진주·산청 2개 지역의 통합이 무산됐던 이유는 국회의원의 선거구 조정 문제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지자체 통합이 활발해지면 선거구 조정과 이에 따른 국회의원 정원수 변화까지 일어날 수 있다. 국토관리·환경·병무 등을 담당하는 특별지방행정기관, 즉 지방사무소의 변화도 뒤따른다. 지난해 제정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은 특별지방행정기관을 관할하는 중앙행정기관이 올해 10월 1일까지 지자체에 사무를 넘기는 계획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출범하면서 중소기업·해양수산·보훈 등의 업무를 제주도청에서 맡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예컨대 통합 지자체가 출범하면 해당 지역 국도관리사무소의 업무를 통합 지자체에서 하게 된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업무가 이관되면 자연스럽게 지방 사무소의 통폐합 논의가 불거지게 된다. 현재 관세청은 지방사무소를 통폐합하고 여기서 남은 인원으로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방안을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사무소가 없어지는 지역 국회의원들로부터 찬성을 얻어낼 수 있을지,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어떻게 진행될지 변수가 많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통합을 추진하는 지자체에도 똑같은 변수가 적용된다.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은 지방을 넘어 중앙부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잠룡들의 대선전망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잠룡들의 대선전망

    2011년은 정치권의 부침(浮沈)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4년차에 접어드는 데다 총선과 대선이 모두 1년 앞으로 다가오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여야 잠룡들은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활동에 나설 것이고, 각 정당은 총선 승리 및 정권 창출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2012년 각 정당과 차기 주자들 앞에 놓일 호재와 악재를 짚어 봤다. ●與 박근혜 절대우위 굳히기 오세훈·김문수 대항마로 2011년은 여야 ‘잠룡’들이 대권 준비에 ‘올인’하는 해이다. 잠재적 후보들이 수년 동안 쌓아온 내공과 정국에 대처하는 감각,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 악재를 호재로 돌려 놓는 돌파력, 대중을 이끄는 동원력 등 모든 정치력이 총동원되는 무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여권의 대권구도는 ‘박근혜 VS 비(非)박근혜’ 구도로 짜여졌다. 1952년생으로 용띠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012년 용띠 해에 권좌에 오르기 위해 2011년 토끼의 해를 분주하게 보낼 예정이다. 30%를 웃도는 견고한 지지율이 바탕인 ‘대세론’은 박 전 대표에게 확실한 호재다. 만약 2012년 상반기까지도 ‘절대 우위 구도’가 유지된다면 2012년 승부는 사실상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지지율이 보여주고 있는 높은 응집력이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갑자기 이완될 것도 아니고, 2002년의 노무현처럼 들불과 같이 번져갈 휘발성을 갖춘 새로운 후보를 또 다시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젠 정책에서도 응용 문제를 능수능란하게 풀 정도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꿈꿨던 나라가 바로 복지국가”라며 복지담론을 바탕으로 대선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 성장을 중시한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고, 진보진영의 공세에 맞대응하려는 전략이다. ●박 前대표, MB와 차별화·진보진영 공세 맞대응 전략 그렇다고 앞길이 마냥 탄탄대로인 것은 아니다. ‘여성대통령 불가론’, ‘독재자의 딸은 안 된다는 당위론적 불가론’, ‘베일에 싸인 박근혜가 검증과정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적 불가론’에다 ‘계파에 갇힌 권위적 리더십 불가론’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친지들에 대한 선물로 계영배(戒盈杯·넘침을 경계하는 잔)를 애호한다고 한다. 이제 자신을 위해 계영배를 마련해야 한다. 여권 내 박근혜 대항마로는 우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꼽힌다. 오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전 총리를 내세운 야당의 총공세 속에서 어렵게 살아 남았다. 특히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등 야권의 차세대 주자들이 떠오르면서 1961년생인 오 시장이 여권의 새 희망이 됐다. 오 시장의 경쟁력은 개혁 이미지와 서울시정의 성과들이다. 정치 입문 전 활발한 언론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개혁 이미지는 17대 국회를 거치면서 ‘오세훈 브랜드’로 굳어졌다. 오세훈의 개혁 이미지와 서울시장 경력은 부동층이 다수인 수도권 중간층을 흡수해낼 수 있는 요소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의원들 대다수가 2012년 총선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오 시장을 간판으로 내세워 난국을 타계하려 할지도 모른다. 다만 서울시 의회가 여소야대여서 오 시장의 정책이 번번이 막히는 것은 악재다. 야권의 대표 정책인 ‘무상급식’을 막는 모습에서 그의 한계가 나타나기도 한다. 오 시장의 한 핵심 참모는 “2011년은 서울시정의 원숙기로 오 시장의 능력이 제대로 드러날 것”이라면서 “다만 원칙을 지키며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 가장 일찍 대권 행보를 시작한 이는 김문수 경기지사다. 51년생으로 토끼띠인 김 지사는 올해 다양한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그는 때로 청와대와의 정면충돌도 마다하지 않았고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사태 등 안보정국에서는 보수우파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대변했다. 반면 지난 연말에는 무상급식 예산을 둘러싼 경기도의회와의 갈등 속에서 400억원에 달하는 친환경급식 예산 편성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는 유연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선판도 뒤집을 힘 가진 이재오장관 또 다른 변수 김 지사는 새해 초 지지자모임인 광교포럼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조직이었던 안국포럼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대선전략은 물론 조직, 정책 등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의 최대 강점은 현장을 누비는 단체장 특유의 감각과 당당하게 할 말은 하는 배포이다. 중앙정치에서 한발 물러 서 있는 것과 보수층이 여전히 그의 사상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은 넘어야 할 장벽이다. 여권 대선 경쟁에서 또 다른 변수는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킹’보다는 ‘킹 메이커’ 이미지가 강하지만 대선 판도를 뒤집을 힘을 가졌다. 친이계를 규합해 대선 후보를 고르고 교체하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고,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등을 계속 던질 힘이 있기 때문에 판세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野 ‘反 MB’ 프레임 확산 전망 손대표 ‘정치력’ 위상 결정 대선 1년 전은 항상 여권의 이완을 불러왔다. 2006년만 해도 5·31 지방선거 이후 참여정부 국정지지도가 10%대까지 떨어졌다. 이 경험칙에 2011년을 대입해 본다면 ‘반(反) 이명박’ 프레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잠룡들에겐 기회의 공간이 열린다. 대선주자의 위상을 인정받는 신뢰회복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2011년은 4대강 사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여권의 핵심 정책들이 현실화되는 시기다. 국민적 평가가 집중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야권 대선주자들은 어느 때보다 경쟁력을 요구받게 된다. ●여권 핵심정책들 현실화 시기… 야권 연대 강조 배경으로 여권 잠룡들과 달리 호재와 악재가 맞물려 있는 측면이 상대적으로 크다. 대선 구도가 ‘박근혜’ 1인 지형으로 굳어진 여권에 견줘 아직은 다자 구도로 짜여져 있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더한다. 야권 연대가 유난히 강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야권이 맞게 될 호재와 악재, 어느 경우라도 책임성 측면에서 선두에 있다. 정치력과 대안 제시력에 따라 위상이 달라진다. 당 대표 임기도 1년이다. 2011년은 마지막 승부처다. 이전 야권 잠룡들에 비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도권 후보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콘텐츠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대선 구도가 유·무능 프레임으로 형성되면 비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대변하는 후보’(정체성)에서 ‘승산 있는 후보’(경쟁력)로 기준이 옮겨간다면 야권 연대 과정에서도 승산이 있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약하다. 당내 지도체제 경쟁이 식지 않고 야권 내부 경쟁이 순탄치 않게 진행된다면 누구보다 치명타를 입게 된다. 지지층의 확장성은 높지만 충성도는 낮다. 진보개혁 진영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요구받는 이유다. ●유시민·정동영·정세균도 승부수 던질 듯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손 대표와 반대 요소가 많다.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다. 정치 활동이 없었을 때도 꾸준히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후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열성적 지지층만큼 비토층도 만만찮다. 역대 대선을 관통했던 화두는 ‘경제’였다. 18대 대선은 복지와 인권 등 ‘가치’ 중심의 화두가 강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과 다수의 집필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유 원장은 “2011년은 전국 선거가 없는 해라 정책 연구와 저서 집필에 차분히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력을 자신했다. 그러나 ‘당과 대선 주자’ 관계는 다른 후보와 차이가 있다. 민주당 후보들은 당의 구심력에 편승할 수 있지만 유 원장은 국민참여당을 이끌고 가야 한다. 야권 연대가 ‘세 대결’로 흐르면 유리하지 않다. 요즘 각종 강의와 집회 참석 등 대외 활동이 많은데도 몸무게가 불고 있어 걱정이라고 한다. 민주당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은 야권의 적통성이 강한 후보다. 야권은 차세대 주자층이 여권보다 두껍다. 특히 민주당은 더욱 그렇다. 세대교체 바람이 불게 되면 가장 흔들릴 수 있는 후보라는 뜻도 된다. 민주당 내에서 손 대표의 정치력에 따라 상수가 될지, 변수에 그칠지 판가름 날 수 있는 현실적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둘다 호남 후보다. 승부처인 수도권의 확산성이 부족하다. 때문에 두 후보 모두 ‘플러스 알파’에 주력하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보편적 복지’, ‘부유세’, ‘담대한 진보’ 등을 주장하며 진보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장관을 지낸 터라 한반도 문제와 외교안보 분야에 해박하다. 2011년의 남북관계가 정권 안보 차원을 뛰어넘어 국가 안보 차원으로 번질 경우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그러나 18대 총선 당시 탈당 등 정치적 신뢰 회복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당내 만만치 않은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야권 연대의 틀을 짤 때 유리하다. 실물 경제에 능통한 기업인 출신에다 산업자원부 장관, 정책위 의장 등의 경력에서 드러나듯 경제 정책 전문가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때부터 수차례 당의 ‘구원투수’로 뛰었음에도 국정의 ‘구원투수’로는 각인되지 못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윈디시티서 ‘오바마 바람’ 한번 더?

    바람도 많이 불고 자부심이 넘친다고 해서 ‘윈디 시티’란 별명을 가진 미국 시카고가 새해 벽두부터 정치뉴스의 중심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선거 캠프를 시카고에 차릴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수십년간 현직 대통령이 재선 선거 본부를 워싱턴이나 인근 버지니아에 세웠던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근거지로 삼는 것이 얻는 게 더 많다고 결론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워싱턴·기득권·현역에 대한 강한 거부감 극복 차원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전략가인 캐런 피네이는 “오바마가 시카고 출신이고, 그의 뿌리가 중산층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선거캠프와 백악관이 분리되면서 백악관 참모들은 국정운영 지원에, 시카고 캠프는 선거운동에 전념토록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정치 고문과 선거팀의 긴밀한 협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선거본부의 구심점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시카고 시장 선거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곳 흑인 공동체와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위해 다음달 지원유세를 할 예정이어서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이매뉴얼 독주 체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흑인인 대니 데이비스 후보와 캐럴 모슬리 브라운 후보의 단일화 요구 목소리까지 뒤엉키면서 성사 여부와 별개로 시카고엔 흑백인종 대결 논란까지 일기 시작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들] 시간당 최저 임금 인상 4110원→4320원으로

    [고용·노동] ▲시간급 최저임금 인상 시급이 4110원에서 4320원으로 오른다. 수습 근로자는 3개월까지 10% 감액(시급 3888원), 건물 경비원 등 감시·단속적 근로자는 20% 감액(3456원)할 수 있다. ▲기업 단위 복수노조 허용 7월 1일부터 기업 단위 근로자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노조를 설립하거나 가입할 수 있다. 복수노조가 있으면 대표 노조를 정해 사용자와 교섭하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된다. ▲5∼20인 사업장 주 40시간제 2004년 1000명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적용된 주 40시간제가 7월 1일부터 5명 이상 20명 미만 사업장에도 도입된다. 월차휴가 폐지, 연차휴가 조정, 보상휴가제, 생리휴가 무급화, 탄력적 근로 시간제 확대 등을 담은 개정 근로기준법이 2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된다. ▲4인 이하 사업장 퇴직급여제 혜택 상시 4인 이하 사업장의 근로자도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던 퇴직급여 제도를 적용받는다. [금융] 자기자신 신용정보 조회 年 3회까진 불이익 없게 ▲신용조회 기록 활용 방식 개선 신용조회 회사(CB)나 금융회사들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신용정보를 조회했다고 하더라도 연간 3회 이내라면 신용평가 때 불이익을 줄 수 없게 된다. 금융회사들도 3회 이내 조회 기록을 이유로 신용평가 이외에 거래 거부, 가산 금리 부과 등의 불이익을 줄 수 없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선 차 사고로 인해 수리가 필요하면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대여 차량을 직접 지급할 수 있다. 차량을 빌리지 않을 때 지급되는 비대차료 금액은 20%에서 30%로 상향 조정된다. ▲퇴직보험·신탁 추가 가입 불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퇴직보험·신탁의 효력 기간이 만료돼 새해부터는 기업들이 퇴직보험·신탁을 추가로 들 수 없다. [세금] 경차 유류세 환급 2년 더 연장…일용직 원천징수세율 인하 ▲다자녀 추가 공제 확대 다자녀 추가 공제 금액이 자녀가 2명인 경우 연 100만원으로, 2명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하는 자녀 한명당 연 200만원으로 확대된다. ▲일용근로자 원천징수세율 인하 올해까지 하루 급여액이 10만원을 넘는 일용근로자의 근로소득의 경우, 초과금에 대해 8% 세율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있지만 새해부터는 6%로 인하된다. ▲퇴직연금 및 연금저축 불입액 소득공제 확대 올해까지는 연금과 연금저축에 불입한 금액을 연 300만원 한도로 종합소득금액에서 공제했지만 새해부터 연 400만원으로 확대된다. ▲기부금 제도 간소화 및 세제 혜택 확대 기부금단체별 기부금 소득공제 제도가 3단계에서 2단계로 간소화된다. 소득공제 한도는 개인기부의 경우 현행 20%에서 30%로, 법인기부는 5%에서 10%로 확대된다. ▲다양한 종류의 생(生)탁주·약주 생산 4월 1일부터 과일 및 채소류를 20% 이내로 사용하더라도 기타 주류가 아닌 탁주·약주로 분류돼 각각 5%와 30%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밤·대추·참외·토마토 등을 원료로 한 살균하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생탁주·약주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경차 유류세 환급 2012년 말까지 배기량 1000㏄ 미만인 경차에 대한 유류세 환급제도는 당초 2010년 말까지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서민 유류비 부담 경감을 위해 2012년 12월 31일까지 2년 연장한다.
  • 박지원, 이재오 띄우고 MB는 폄하

    박지원, 이재오 띄우고 MB는 폄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6일 여권에 ‘훈수’를 두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꼬집고, 이재오 특임장관을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후임으로 언급하는 등 넌지시 여권 내 갈등을 부추기는 내용이 많았다. 박 원내대표는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연말 개각이 늦어지는 것으로 운을 뗐다. “12월에 개각을 해야 하는데 이 대통령이 사람을 결정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원래 결정을 잘 못한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결정해 지시하는 것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만 해 봐서 결정을 못해 봤다.”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다음 선거에 출마할 정치인은 이번 내각에 참여시켜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당내 대선 경선 등을 감안하면) 대통령 임기가 실질적으로 1년밖에 안 남은 만큼 지금 정치인을 입각시키면 선거 출마 등으로 10개월밖에 일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역대 정부처럼 임기 말에는 관료·전문가 등 ‘테크노크라트’를 임명해 안정되게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는 “개각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국회에서는 인사청문회를 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어 “(지금 장관직을 맡은 정치인들은) 총선 때 다 출마할 거 아니냐. 국정에 혼란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직 정치인 출신 장관들도 정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감사원·국민권익위원회의 수장 공백을 언급하며 “수장이 없어도 기관이 운영이 된다면 감사원과 권익위는 필요 없는 것 아닌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라면 통폐합하거나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세인 이재오 특임장관을 겨냥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이 장관은 총선 안 하려나. 이 장관도 (한나라당) 대표 한번 하면 좋을 텐데.”라고 부추겼다. ‘자연산’ 발언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에 대한 우회적인 압박이기도 하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등 다음 선거에서의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 박 원내대표는 “이기는 연대를 해야 하고 경쟁력 있는 사람을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경기도지사 단일 후보 자리를 유시민 전 의원(현 국민참여당)에게 내주었다가 여당에 패배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깐깐한 단일화 협상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국민성금 한번만 횡령해도 퇴출

    국민성금 한번만 횡령해도 퇴출

    국민 성금을 유용하는 등 각종 비리로 얼룩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한번의 비리에도 직원을 퇴출하고 횡령액의 3배를 물게 하는 등의 자구책을 내놨다. 하지만 외부 감시를 강화할 법제적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정관 개정 등은 차기 이사회의 몫으로 남겨놔 근본적 해결책으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단 한번의 공금 횡령이나 금품·향응 수수 등이 적발돼도 바로 퇴출하는 ‘즉시 퇴출제’(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환수 금액과 별도로 횡령액의 3배를 물게 하는 ‘징계부가금제’ 등을 담은 쇄신안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인적 쇄신 방안으로 중앙회와 지회 간 인사 교류를 의무화해 채용 비리와 지역사회와의 유착 등을 차단하기로 했다. 또 조직 진단을 통해 권역별 통합을 추진하고 중앙회와 지회 간 행정 체계를 단일화하는 등 업무 체계를 정비할 예정이다. 기부자와 전문가 등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감시위원회가 구성돼 공동모금회 내부 의사 결정 과정을 감시하게 된다. 또 쇄신안은 민간 사회복지기관과 함께 모금 사업을 펼치는 ‘연합 모금’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공동모금회로 일원화됐던 모금 활동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16개 시·도 지회장에 대해서는 재신임을 묻기로 했다. 또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는 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최근 복지부 감사로 드러난 비리 직원에 대해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하지만 실무 책임자인 사무총장과 사무처장에 대해서는 순환 근무를 통한 인적 쇄신을 도모하겠다고 밝혀 ‘제 식구 봐주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정관 개정, 공동모금회 외의 조직을 만드는 복수화 문제 등도 비대위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해 쇄신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비대위 위원장인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은 “복수화, 정부 감독기관의 이사회 참여 등은 법 개정 사항으로 비대위 논의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정관 개정 등이 필요하다면 새로운 이사회나 국회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모금회는 다음 달 1일부터 두달간 지난해 모금액(2242억원)을 목표로 연말 집중 모금 활동을 펼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공동지방정부’ 경남 민주도정協 출범

    ‘공동지방정부’ 경남 민주도정協 출범

    지방 공동정부의 한 형태인 ‘경상남도 민주도정협의회’가 출범했다. 경남도 민주도정협의회 구성은 6·2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도지사에 당선된 김두관 지사가 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협의회 위원들이 야권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김 지사의 정치 성향에 맞는 사람들 위주로 구성돼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도는 9일 강병기 정무부지사를 비롯해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 전문가 등 모두 22명의 위원으로 민주도정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위원은 ▲정치권 9명 ▲시민·사회단체 7명 ▲전문가 그룹 6명 등이다. 협의회에 참여한 정당은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이다. 강 부지사와 경남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강재현 변호사가 협의회 공동의장을 맡았다. 위원 임기는 2년이다. 경남도는 도정협의회가 비판과 견제가 살아 있고 도민의 이해와 요구가 관철되는 민주 지방자치를 위한 민관 협력 관리 체계로, 열린 도정을 구현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협의회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경남도는 협의회에 의결·심의기능은 주지 않고 매달 한 차례 회의를 열어 도민 참여, 공약실천 등에 관한 사항과 정책 제안 등에 대한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6·2지방선거 당시 여야의 공방과 논란이 빚어진 데다 지방자치 16년 이래 여소야대의 역사적인 유례가 없는 상황에서 역사적인 민주도정협의회가 출범하게 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여론을 형성하고 도정 자문 역할을 하게 될 민주도정협의회가 민선 5기 경남도정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경남도당은 성명을 내고 “김 지사는 민주도정협의회를 즉각 해체하라.”며 “김 지사와 가까운 이념적 편향 세력과 야당이 참여하는 민주도정협의회는 도민의 민심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기구”라고 주장했다. 또 “경남 발전을 위해 여당,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공조하라는 도민의 여망을 무시하고 야당 및 일부 시민단체와 자기들끼리 갈 길을 가겠다는 독선이나 다름없다.”면서 “주민이 선출한 도의회를 무시하고 의회 정치를 경시하는 김 지사의 포퓰리즘적 정치 행태는 도민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진보신당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민주도정 협의회 참여 제안을 받았으나 협의회의 위상이나 역할이 분명하지 않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단순한 자문기구인지 실제 정책이 협의되고 집행되는 기구인지 불분명해 섣불리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사설] 한나라, 감세·대포폰 관련 여당 역량 보여줘야

    여당인 한나라당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만 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 결과 전국 규모의 6·2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 한나라당은 그 뒤 뼈를 깎는 자성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소규모 재·보선에서 잇따라 승리한 뒤 다시 위기의식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감세 철회 문제와 이른바 ‘대포폰’ 등 최근 중요 관심사에 대해 집권당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당이 여당답지 못한 행태를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이제 한나라당은 감세나 대포폰 문제와 관련, 여당의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감세 철회 논란,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과정에서 청와대가 대포폰이나 차명폰을 지급하는 등 불신을 초래할 사안들에 대해 치열한 당내 토론으로 분명한 당론을 정해야 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핑계로 미루다 보면 국민에게 혼선만 주게 된다. 특히 소속 국회의원들은 감세·대포폰 문제에 대해 내후년 총선을 의식한 대중영합적 주장을 자제해야 한다. 국민과 국익을 위한 끝장토론을 불사해야 한다. 여당에는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도울 책무가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오히려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요 정책에서는 분열상을 노출한다. 한 중진의원은 “관광특화 차원에서 섹스 프리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 논란을 불렀다. 아랍에미리트연합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사전통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불평을 쏟아냈다. 집권당답지 못하다. 여당은 확고한 당의 방침으로 정부 쪽에 문제가 있을 때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믿음과 감동을 얻을 수 있다. 한나라당은 지도부의 약속대로 감세 철회 문제에 대한 의원총회에서 끝장토론을 통해 노출된 분열상을 정리해야 한다. 대포폰 문제에 대해서는 홍준표 최고위원 등의 요구대로 재수사를 요구하든지,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이나 국정조사도 포괄적으로 검토해 명확한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무엇이든 하나된 입장이 긴요하다. 한나라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고, 이 정부가 성공하기 바란다면 앞으로는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단일화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서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한나라당은 이제라도 위기의식으로 재무장, 재집권 전략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 ‘보스쿨’ 추진

    지난 6월 민주당 노영민 의원의 아들이 국회 부의장실에 4급 상당 비서관으로 채용돼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9급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조카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옮기기 직전 17일간 4급 보좌관으로 활동, 경력세탁 의혹을 받았다.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인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은 5급 비서관에 딸을, 같은 당 안상수 대표는 친형의 딸을 비서로 채용했다. 청년취업 대란 속에 국회의원들의 잇단 친인척 특혜 채용이 논란을 빚으면서 보좌관·비서관 등의 채용 경로를 투명화, 전문화하는 ‘보스쿨(보좌관 학교=의회대학원)’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보좌관·비서관·입법조사관 등 각종 입법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의회대학원 설립 내용을 담은 ‘의회대학원설치법 제정안’을 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대표발의로 5일 국회 제출키로 했다. 보좌관 등의 채용 경로를 단일화, 체계화시켜 불법 위장 취업을 막고 전문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의회대학원은 국회의장 소속으로 3년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과정처럼 입법·의회학 등에 대한 학위수여과정을 두고 100여명 남짓한 정원으로 우수한 보좌관 등을 배출, 적재적소에 공정하게 인력을 공급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동안 국회 안팎에서는 알음알음의 인맥이나 주먹구구식으로 보좌관 등을 뽑거나 한명 채용에 수백명이 몰리는 비효율적인 채용 제도로 공정성에 불만이 높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양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의원을 돕는 보좌관·비서관 등은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 신분인데도 채용의 공정성이나 역량 검증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왔다.”면서 “특히 최근 보도처럼 의원과 혈육관계에 있거나 각종 청탁으로 기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준비된 ‘인재풀’ 속에서 뽑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고승덕·손숙미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도 법안 발의에 동참했다. 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는 능력 좋고, 마음 맞는 보좌진 선택에 제약을 둬서는 안 된다며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기존 보좌진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지호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정치경영학과 교수는 “인재풀을 이용한 보좌진 채용제도는 특혜 시비를 줄이고 전문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의원들이 동의와 교육 내실화가 전제돼야할 텐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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