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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IN] 혹붙인 許행자

    “주무 장관으로서 죄송합니다. 권 의원님, 연세도 있으신데 (단식 농성을 풀고)그만 일어나십시오.“ “사전에 보도자료 뿌리고 사진기자들 모이게 한 뒤 사과하는 게 사과입니까? 진심으로 사과할 의향이 있으면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이 혹을 떼려다 혹을 붙였다. 허 장관은 30일 국회 예결산특위에서 참석,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경찰이 강제 진입해 농성 중인 전공노 경남지부장을 검거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밤 10시께 국회 본청 앞에서 이틀째 철야 단식농성 중인 권 의원을 찾아가 사과했다. 허 장관은 “민주노동당이나 의원님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지휘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점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는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애써 권 의원의 손까지 잡으면서 사과한 허 장관에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밤바람만큼 매서운 권 의원의 대답이었다. 권 의원은 “총리가 지나갈 때도 기자 한명 오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기자단을 동원한 것을 보니 총리보다도 더 대단한 장관”이라면서 “진심으로 사과하려면 사과의 방법과 형식 내용부터 제대로 갖춰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권 의원은 “민주노동당의 의결 기구를 통해 결정한 공식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밝혀 총리의 공식사과가 있을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뜻을 비췄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연맹은 대화로… 선수는 본업으로

    LG투자증권 황소씨름단 해체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민속씨름을 지켜보자니 착잡하기 그지없다. 29일 한국씨름연맹 사무실이 있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농성을 시작한 LG투자증권 씨름단은 30일 단식에 돌입했다. 불과 3일밖에 남지 않은 민속씨름 최고 축제인 천하장사대회가 치러진다고 해도 껍데기만 남은 대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이 며칠을 굶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설령 샅바를 맨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승부가 펼쳐질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 상태에 따라 진단서를 끊는 등 합법적으로 대회에 불참하는 방법 등도 고려되고 있다. 자연스레 대회연기 의견도 나오고 있다. LG측의 요구는 팀이 없어지기 전에 자신들의 생존권을 담보할 비상대책위원회를 연맹 공식 기구로 발족시키자는 것. 연맹이 그동안 제대로 된 대책도 내놓지 못했고, 팀이 해체되면 나 몰라라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연맹측은 천하장사대회를 앞두고 농성을 벌이는 것에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LG측이 제안한 비대위 인사들에 대해 “대표성이 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어렵사리 열었던 대화 창구는 쌍방 비난으로 점철됐고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나고 말았다.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야 할 씨름단과 연맹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게 패인 것이다. 연맹은 “인수 기업을 구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선수들이 안심할 수 있는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하며 선수들은 본업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나마 민속씨름을 사랑하고 아끼던 많지 않은 팬들마저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씨름판에서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2심서도 패소한 ‘도롱뇽 소송’

    경부고속철 울산 울주군∼경남 양산시 구간(천성산 구간)의 늪지대 훼손 여부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도롱뇽 소송’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원고 패소판결이 내려졌다. 소송당사자로 내세운 도롱뇽에 대해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수 없고 나머지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인에 대해서는 권리 침해 소명자료가 부족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천성산 내원사 지율스님의 목숨 건 단식투쟁 등으로 9개월여 동안 중단됐던 이 구간의 터널공사가 갈등을 잠재우지 못한 채 법리적인 판단만으로 공사 재개에 돌입하게 돼 유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재판부도 안타까움을 표시했지만 공사를 재개하되 6개월간 전문가 조사를 실시하자는 법원의 조정안을 환경단체가 수용하는 게 옳았다고 본다. 대한토목학회 등 전문가들도 부정하는 환경피해를 앞세워 18조원 이상이 투입된 국책공사를 저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설득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전문가 조사를 통해 터널공사가 주변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했더라면 환경파괴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환경단체는 대법원에 재항고하는 한편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공언하지만 단식이나 실력저지 등을 되풀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사 지연에 따른 연간 손실액이 2조원에 이른다는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의 주장을 상쇄할 만큼 구체적인 환경피해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이다. 정부도 문제가 생기면 땜질식으로 대처할 게 아니라 갈등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해소할 수 있는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강구해야 한다.
  • 러시아 테니스 “女봐라”

    ‘러시아 여군단’의 독주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프랑스오픈 챔피언 아나스타샤 미스키나(세계 3위)를 앞세운 러시아 여자테니스가 29일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2연패를 노리던 프랑스와 접전 끝에 단식 2경기와 복식 1경기를 각각 이겨 종합 전적 3-2로 우승컵을 안았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진 대회에서 미스키나는 단식 2경기를 모두 이긴 뒤 베라 즈보나레바(11위)와 출전한 복식에서도 승리, 우승의 수훈갑이 됐다. 러시아가 국가 대항전인 페더레이션스컵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출전 42년 만에 처음. 이로써 러시아는 올시즌 3개 메이저대회(프랑스오픈, 윔블던,US오픈)를 포함, 모두 15개 투어대회 단식 타이틀을 따낸 데 이어 국가대항전마저 석권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시름에 잠긴 모래판

    시름에 잠긴 모래판

    ‘장사들이 샅바를 풀어 던졌다.’ 2004천하장사씨름대회(12월3∼5일·경북 구미)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LG씨름단 해체와 관련, 씨름계가 심각한 내홍에 휩싸이는 등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 차경만 감독 등 선수단 18명과 현대씨름단 선수 14명 등 32명은 29일 장충체육관 내 한국씨름연맹 사무실에 모여 김재기 총재직무대행의 퇴진과 천하장사대회에 앞서 선수단의 생존권을 담보할 비상대책위를 구성해줄 것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출범 22년 만에 맞은 민속씨름 좌초 위기에도 연맹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모기업의 매각으로 천하대회 직후인 다음 달 6일 해체되는 LG는 이미 지난 주말 훈련을 중단했다. 그동안 LG는 말뿐인 대책보다 선수단 생존을 담보할 비대위를 정식기구로 발족할 것을 요청했으나, 연맹은 비대위 구성원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해 왔다. 또 연맹이 남은 2개팀과 아마추어를 묶어 ‘세미프로식’ 씨름판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수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김 총재대행은 “인수 기업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불구, 대회를 볼모로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은 스스로 발목을 잡는 일”이라면서 “대회가 끝난 뒤 이사회를 열어 논의할 문제”라며 이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LG 이기수 코치는 “대회가 끝나면 팀이 없어져 이사 자격도 없는데 누가 우리 입장을 대변하겠느냐.”면서 “우리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연맹 사무실에서 대회 전까지 단식 투쟁을 한 뒤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거듭되는 내부 불화에 현대마저 조만간 계열사인 삼호중공업으로 씨름단을 넘기면서 모래판에서 손을 뗄 예정이어서 민속씨름 부활에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녹색공간] 환경비상시국회의/김하돈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 정책위원장

    많은 이들이 또 밥을 먹지 않고 있다. 단식이란 무릇 목숨에게 있어 가장 절체절명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삶의 모든 근원이 먹고 사는 일에 있음으로, 그 먹고 사는 일을 포기하여 생명을 담보로 불의와 부당함에 맞서는 가장 삼엄한 항의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는 환경문제에 따른 참으로 많은 이들의 단식이 있었다. 지리산 댐건설을 반대하는 세 분 실상사 스님들의 단식,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지율스님의 수차례 단식, 보길도 댐 증축에 맞선 강제윤 시인의 단식, 원흥이 두꺼비 서식지 보호를 위한 성직자들의 단식 등등…. 우리는 그때마다 20일,30일,40일, 날짜를 꼽아가며 시나브로 졸아드는 고귀한 생명의 외침을 안타깝게 지켜보곤 했었다. 일이 반드시 그리되어야만 한다고 동지적 애정을 건네는 이들마저도 제발 밥만은 먹으면서 싸우자고 그때마다 애간장을 졸이면서 말이다. 한데, 그래도 밥은 먹으면서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가자던 바로 그 환경운동 일선의 중진 활동가들이 이번에는 스스로 단식을 선언하고 광화문 앞 차디찬 공원 바닥에 나앉아 바투 농성 중이다. 거기에 붙인 이름,‘환경비상시국회의’도 짐짓 심상찮다. 선언문에는,“최근 참여정부의 환경 규제 완화와 각종 개발 정책의 발표로 말미암아 한국의 환경은 비상 상황에 접어들었으며, 수십 년간 무분별한 개발정책에 대항하여 온몸으로 환경을 지켜온 사람들로서 엄숙한 마음으로 환경비상상황을 선포한다.”고 했다. 관리지역내의 공장설립 면적 제한 폐지, 수도권 안의 공장 신·증설 허용, 전국에 골프장 230개 추가건설 및 대폭적인 규제 완화, 토지수용권과 개발이익을 보장하는 기업도시 특별법 제정추진, 경유상용차 배출가스 기준 유예조치 등등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각종 개발정책에는 환경적 측면을 고려한 흔적이라고는 아예 눈을 씻고 찾아도 전무하다. 게다가, 부안사태로 불거진 핵 폐기장 문제나 새만금 간척사업, 경부고속철도와 경인운하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갈등구조만 증폭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쯤 되고 보면, 가히 환경비상시국이라는 말이 옳을 성싶다. 세계적으로 이제 환경문제는 모든 개발과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잣대 가운데 하나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추세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만 이렇듯 모든 정책에서 유독 환경문제가 후퇴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정부는 그 이유로 당장의 경기 침체를 내세우는 모양이다. 하지만 환경문제를 도외시한 몇몇 단기경제 부양책으로 경제가 회복되거나 튼실해질 것이라고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오히려 어려운 경제여건에 떠밀려 환경문제를 포기할 경우, 가까운 미래에 안팎으로 닥쳐올 엄청난 재앙이나 손실과 만나게 될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일찍이 소속과 분야를 초월한 모든 환경운동가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환경비상시국을 선포한 경우는 이전에 없었던 일이다. 본래 활동가란 일선 현장을 부리나케 쫓아다니며 업무에 전념하는 존재들이다. 나라 방방곡곡의 중심 환경활동가들이 모두 활동을 중단한 채 단식농성을 벌이는 상황이라면 이미 매우 촉급한 지경이 틀림없다. 첫눈이 내리고 얼음이 지는 겨울의 들목, 저 차디찬 공원바닥에 모여 밥을 굶으며 전하는 말씀들이 무언지 정부는 진지하게 귀를 곧추세울 때이다. 김하돈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 정책위원장
  • [정치플러스] 권영길 “노동정책 항의” 단식 농성

    민주노동당 전 대표인 권영길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 경찰이 강제 진입한 사건과 정부의 노동정책 등에 항의하기 위해 29일 단식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민노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28일 “권 의원은 원내 제3당의 전 대표 사무실에 공권력이 투입되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환 노동장관 등이 노동운동 비하 발언을 하는 등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이러한 시국에서 정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권 의원이 단식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29일 의원단총회를 통해 단식 일정을 확정한 뒤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본청 앞에서 옥외 단식농성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세상속으로] 성매매금지 50일 집창촌 표정

    [세상속으로] 성매매금지 50일 집창촌 표정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지 두 달 남짓 지났다. 강력한 단속을 지켜보며 “한동안 그러다 말겠지.”하던 성매매여성들의 ‘기대’는 깨졌고, 지난달 7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2800여명이 참여한 초유의 집회도 있었다. 이제 “성매매를 인정하라.”던 목소리조차 잦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성매매여성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들의 모습을 추적해 봤다. ●국회 앞 25일째 단식농성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너편 옛 한나라당사 앞. 한터전국연합 소속 12개 지역 집창촌 대표 7명이 25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시작할 때는 15명이었지만 건강이 악화되면서 하나 둘 떠나가고 이들만 남았다. 처음엔 마스크와 모자로 ‘중무장’했지만 이제는 세상의 멸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조차 귀찮을 만큼 기력이 떨어진 채 이불 한 장으로 찬 바람을 막으며 천막 안에 누워 있다. 명희(28)씨는 “여기서 죽으나 가게에서 굶어죽으나 마찬가지”라면서 “하긴 내가 이러다 죽는다 해도 누가 거들떠나 보겠느냐.”며 돌아누웠다. 얼마 전 심한 두통으로 병원에 실려갔던 막내 지수(24)씨는 “춥고 배고픈 것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이 더욱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다른 길을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너무 막막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가영(26)씨는 “미용 학원을 몇달 다녀 일자리를 얻어도 ‘시다’ 월급은 40만원이라더라.”면서 “솔직히 한달에 수백만원씩 벌다 40만원으로 살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정부와 여성단체에 대한 불만도 여전했다. 김모(31)씨는 “스웨덴에서는 성매매여성 한 사람에 7년을 투자해 상담·치료·사회 적응을 돕는다고 들었다.”면서 “준비도 안돼 있으면서 무조건 ‘거기서 나와라.’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택 집창촌의 자체 조사 결과 집으로 돌아가거나 쉼터로 간 여성이 각각 5% 정도, 음성적 성매매에 뛰어든 여성이 20%, 해외로 나간 여성이 20%, 나머지 50%는 업소에 남아 있다. 이야기 도중 영등포구청 직원이 천막에 ‘불법 건조물이므로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강제철거할 것’이라는 노란 딱지를 붙이고 가자 이들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하루 손님 1∼2명 서울 ‘청량리 588’에서 버티던 여성들은 제각각 다른 모습이다. 김모(24)씨는 “손님이 없어 1주일 전부터 친구 집에 얹혀 밥만 축내고 있을 뿐 뚜렷한 계획은 없다.”면서 “몇달 전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싶지만, 그는 내가 성매매여성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며 말끝을 흐렸다. 한모(27)씨는 1주일 전 완전히 일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수백만원 남아 있던 선불금은 한 손님이 갚아줬다. 아직 영업을 하는 여성도 있었다. 이모(25)씨는 “잘하면 하루 한 건이고 아예 없는 날도 많다.”면서 “그냥 집으로 갈까 학원을 다닐까 생각은 많지만 당장 ‘왜 돈을 안 부치느냐.’는 가족의 성화에 짜증만 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쉼터에서 새 생활 하월곡동의 속칭 ‘미아리 텍사스’에서 지난달 중순 ‘탈출’해 쉼터에서 자활교육을 받고 있는 A(24)씨는 “쉼터를 찾아오기가 너무 두려워 아침부터 소주를 들이켰다.”면서 “집에 알리겠다, 끝까지 쫓아다닌다 하는 업주의 협박에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너무 편안하다.”고 요즘의 생활을 전했다. 그는 성매매여성들의 시위나 단식농성에 대해 “자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의도 집회 전에 ‘자율정화위원회’에서 공문이 내려왔고, 한 업소에서 몇 명이 나가야 한다는 내용까지 씌어 있었다.”면서 “집회에 가지 않으면 결근비를 물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간 여성이 상당수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초단위로 시간을 재가면서 드레스를 벗는 동시에 신발을 들고 문 밖으로 뛰어나가는 연습을 하며 몰래 영업을 했다.”면서 “경찰의 단속도 수박 겉핥기”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아직 무엇을 배울지 생각하고 있는 단계지만 요리사, 사회복지사, 경찰공무원 등의 꿈을 쌓아가고 있는 쉼터 동료들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면서 “예전처럼 돈 때문에 나 자신을 괴롭히며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사설] 청와대회동 정치현안도 논의를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의 25일 청와대 만찬회동을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대결정국을 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권과 국회 상황을 돌아보라. 뭐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게 없다.4대 입법을 둘러싼 대치는 그렇다고 치자. 공정거래법, 기금관리기본법, 국민연금법 등 민생·경제 입법을 놓고도 여야는 사생결단식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제 정기국회가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큰 전환을 이뤄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청와대측이 외국순방 결과 설명이라는 의례적 모임을 마련했는데도 한나라당은 흔쾌히 참석을 결정했다. 평가해줄 만하다.3부요인 및 다른 정당 대표가 함께 모이는 것이긴 하지만, 지난 3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취임 이후 노 대통령과 박 대표가 처음으로 갖는 공식회동이다. 서로 눈살만 찌푸리고 헤어지지 않도록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 청와대는 이번 회동을 한·미 정상회담과 APEC정상회의 참석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로 상정하고 있다. 북한핵 문제를 다룬 한·미 정상회담 내용과 그에 앞선 노 대통령의 LA발언에 대해 여야간 시각차가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 오해가 있다면 털고 초당적 지원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 회동에서는 정국 현안을 해결하는 틀이 잡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먼저 의제의 제한을 풀어야 한다. 다소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야당의 목소리를 듣고 노 대통령이 여권의 정리된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많은 현안을 거론하기에 회동시간이 촉박하므로 실무선의 사전정지 작업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노 대통령과 박 대표,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따로 회동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상생정치의 큰 방향을 잡고, 각론을 실무회담에 넘기는 방법을 강구해보라.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어제 민생·경제 법안 및 새해 예산안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여당이 제안한 ‘여·야·정 원탁회의’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고무적이다.
  • 유승민-박성현 체육기자가 뽑은 올해의 선수

    아테네올림픽의 영웅 유승민(삼성생명)과 박성현(전북도청)이 체육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가 됐다. 한국체육기자연맹은 지난 8월 아테네올림픽에서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유승민과 여자양궁 2관왕인 박성현을 2004자황컵 체육대상 남녀 최우수선수로 각각 선정해 12일 발표했다. 자황컵은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된다. 유승민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중국의 두꺼운 벽을 뚫고 16년 만에 한국선수단에 올림픽 탁구 금메달을 선사했고 박성현은 양궁 여자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해 ‘한국 양궁의 신화’를 이어갔다. 최우수 지도자로는 척박한 환경 속에도 불굴의 투지로 은메달의 감동을 안겨준 여자 핸드볼의 임영철 감독이 선정됐고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김학석 실무부회장 겸 전무이사는 한국 배드민턴의 부활을 이끌어 낸 공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자황컵 체육대상 수상자 명단 ▲남자 최우수선수=유승민(삼성생명)▲여자 최우수선수=박성현(전북도청)▲최우수 지도자=임영철(여자핸드볼 대표팀 감독)▲공로상=김학석(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남자 최우수기록상=홍석만(장애인 휠체어 대표)▲여자 최우수기록상=장미란(원주시청)▲최우수프로선수=박지은(골프)
  • 동부이촌동 아파트 리모델링 수주

    두산산업개발이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수정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12층 84가구의 복도식 아파트가 13층(1층 필로티) 계단식으로 바뀐다.13평은 22평으로,23평은 34평으로 늘어난다.2005년 8월 공사를 시작해 2006년 9월 입주 예정이다.
  • 죽음부른 ‘맞선 다이어트’

    24㎏을 감량한 여성이 맞선을 일주일 앞두고 체중을 더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사우나를 하다 숨지는 등 과도한 다이어트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중감량을 위한 잘못된 상식과 오해가 낭패를 부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방흡입·위 절제수술후 사망도 지난 14일 오전 5시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K사우나에서 잠을 자던 최모(26·여·웹디자이너)씨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함께 있던 어머니 김모(51)씨가 발견, 구급차를 불렀으나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졌다. 어머니 김씨는 “2시부터 여러 차례 사우나를 들락거리다 잠이 들었는데 흔들어 깨워도 기척이 없어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오는 20일 맞선을 앞두고 체중을 줄이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키가 165㎝인 최씨는 96㎏에서 72㎏까지 감량했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하루 4차례 30분씩 사우나에 들어가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려다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부산에서 40대 여성이 지방 흡입 수술을 받은 뒤 복부 통증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다 병원 앞길에서 쓰러져 숨졌다. 또 2월에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위나 작은창자의 일부를 잘라내 음식의 섭취와 흡수를 줄이는 난치성 고도비만 치료법인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은 20대 여성이 20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땀 빼면 살빠진다?’오해가 건강 망쳐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다이어트’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자 체중감량에 대한 관심도를 방증하듯 무려 1만여개의 카페 목록이 올라왔다. 회원수 43만명의 카페에는 1000여건의 ‘성공 다이어트’사례가 소개돼 있다. 대다수는 오랜 시간 운동과 금식 등을 통해 한 달에 수십㎏을 감량했다고 소개했고, 이에 네티즌들은 부러움과 분발 의지를 밝힌 리플을 달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고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요요현상을 막기 위한 감량 체중량을 1주일에 500g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에 체중을 많이 줄이기 위해 하루 5∼6시간씩 무리하게 걷거나 뛰면 당장 체지방을 줄일 수는 있지만 관절의 마모 등으로 또 다른 질병을 낳을 수 있다. 운동을 병행하지 않은 금식이나 단식은 근육량과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 숨진 최씨가 택한 ‘한증막 다이어트’는 체중감량에 대한 잘못된 인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를 “‘살 빼는 법’이 아니라 ‘물빼는 법’”이라고 일축한다. 사우나 한 번에 500g 정도의 체중을 줄일 수 있으나, 이는 체지방 감소가 아닌 수분 방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 장시간 사우나를 하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을 때는 탈수로 인한 쇼크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젊은 여성들이 흔히 사용하는 변비약이나 이뇨제 복용도 비슷한 부작용을 가져 온다. ●“스스로 생활태도 바꿔야”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 체중을 많이 줄이려는 욕심에 수술이나 약품에 의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는 남성은 웬만큼 뚱뚱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여성은 마른 것이 보기 좋다고 여긴다.”면서 “오히려 조금 말라 보이는 남성과 다소 통통해 보이는 여성이 건강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치료가 필요한 심한 비만이 아니라면 체형은 체중에 상관없이 운동 등을 통해 충분히 가꿀 수 있다.”면서 “지방흡입술이나 약품 등에 의존하는 것은 장기간 지속될 수 없으며, 전문가 상담을 통해 식습관 등 생활태도를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방법이 옳아도 단시간 내 감량을 목표로 무리하게 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꾸준히 감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법원, 환경단체·정부에 조정안

    ‘도롱뇽 소송’으로 잘 알려진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구간 공사에 대해 법원이 전문가 환경조사를 실시하자는 조정안을 제시,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부산고법 민사1부(부장 김종대)는 15일 지율 스님과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 등 소송 당사자들을 법원으로 불러 양측에서 추천한 전문가 중에서 감정인을 선정, 환경조사를 실시하자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조정안에 따르면 양측에서 추천한 전문가들로 감정인단을 구성, 터널공사의 안전성과 지하수·고산습지에 미치는 영향을 앞으로 6개월간 조사하자고 했다.6개월간의 전문가 조사는 그동안 환경단체가 요구해 온 것으로 법원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대신 현재 중단돼 있는 고속철 공사는 법원 조정안에 대해 양측이 합의하는 즉시 재개할 수 있으며, 환경단체측은 공사를 물리적으로 방해하거나 단식 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20일까지 조정안에 대해 수용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으며,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에는 그동안의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29일 선고할 방침이다. 환경단체측은 공사재개라는 조정안 내용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6개월의 전문가 조사라는 성과를 얻었으며, 공단측도 공사중단 3개월 만에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돼 양측 모두 조정안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기고] 경부고속철도 결단 내릴 때다/신부용 교통환경연구원장

    경부고속철도 대구∼경주∼부산 구간의 공사가 착공된 지 2년4개월이 지났지만 지율 스님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또 다시 공사가 중단되어 벌써 9개월째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공사 지연으로 시간비용 및 운행비 증가와 승객 미확보로 입는 손실이 하루 70억원 꼴로 쌓이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국민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공사가 늦어져 2010년에 개통되지 못할 경우 2011년 부산 신항만이 완공돼도 배후지역 수송을 감당하지 못하는 등 국가 수송체계에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 공사 중단은 지난해 2월 천성산 터널 공사가 시작되자 불교계와 일부 환경단체들이 산 위의 도룡뇽 서식지인 무제치늪과 화엄늪이 말라버릴 것이므로 노선을 변경하라는 요구와 함께 지율 스님이 단식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됐다. 단식 25일이 지나 스님의 건강이 악화되어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노선을 재검토하게 되었다. 그러나 건설을 반대하는 측의 대표와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노선 재검토 위원회’에서 7월28일 환경침해 최소화를 위해 기존 노선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지율 스님은 10월4일 도룡뇽 구제와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등을 요구하는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냈으나 2004년 4월 송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그러나 지율 스님 등은 이에 승복하지 않고 즉시 항소를 제기하고 6월30일 청와대 앞에서 다시 단식을 시작했다. 정부는 8월26일 지율 스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하여 항고심 판결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기로 하고 일단 단식을 중단하도록 했다. 한편 정부는 환경전문가들에게 환경문제를 문의한 결과 무제치늪이 터널 위 320m 높이에 있고 수평적으로도 880m 떨어져 있으며 늪의 물은 지표수가 모인 것이어서 터널공사와 무관할 뿐 아니라 설사 늪의 물이 지하수와 연결되어 있다 하더라도 터널을 특수공법으로 건설하여 누수를 방지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지금까지 이들의 행위를 보면 전문가 집단의 설명이나 건설 후 늪의 수량을 예의 관찰하여 혹 변화가 보이면 즉각 조처를 취하겠다는 철도시설공단의 약속도 믿지 않을 뿐 아니라 법원의 결정에도 승복하지 않고 반대를 지속해 온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앞으로도 항고심의 결과에 상관없이 더 강도 높은 반대로 건설을 저지시킬 것이며 지금까지의 정부의 대처 방안을 보건대 이들을 설득할 더 이상의 대안이 없어 보인다. 결국 대구 이남의 경부선 고속철 건설은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상의 모든 건설은 설사 초가삼간을 한 채 짓는다 해도 환경침해와 무관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각종 건설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이유는 그 건설이 환경을 침해한다 해도 다른 더 심각한 환경파괴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초가삼간을 짓지 않고 계곡에 움막을 치고 기거한다면 더욱 큰 환경침해가 일어남은 물론 거주자의 복지가 문제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부고속철도가 건설되지 않는다면 대신 도로가 건설돼 더 심한 환경오염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터널을 뚫지 않으면 막대한 지표면을 상해해야만 하고 노선의 연장도 길어져 운영비 또한 올라가게 돼 이중삼중의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선진국이라면 이러한 갈등이 전문가의 판단으로 간단히 해결됐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자들의 판단은 고사하고 법조차 못 따르겠다는 무리들로 인해 국정이 흔들리고 있다. 이제 국력의 근간이 되는 대규모 국책사업마다 국가가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지 못하는 망국적 현상은 국법과 질서를 바로잡아 나가는 국가 운영방식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신부용 교통환경연구원장
  • [데스크 시각] 性의식의 바람직한 변화/허남주 we팀장

    “아니, 성매매특별법인지 뭔지….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을 없애겠다고 하면 없어지나요?” 최근 들어 부쩍 이런 질문에 부딪힌다. 주변에 지성인을 자처하는 남성들은 물론 라디오를 통해 단식농성을 하는 성매매 여성들 소식을 듣던 택시기사도 뒷자리를 힐끔거리며 묻는다. 이런 질문 앞에선 참으로 무력해진다.“일단 줄일 수는 있겠지요.”라고 짧게 답하는 게 고작이다. 입 속을 맴도는 말을 꿀꺽 삼켜버리는 것은 덧없는 말싸움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역사적으로 본다면 절도도 만만치 않은데….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면 법도 만들어선 안되나? 폭행·살인도 법은 있지만 근절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성매매에 있어서 여성과 남성의 의식차이는 말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것 같다. 남성은 성(性) 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며, 그들을 위해 ‘하수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주장을 들으면 어느덧 논리는 달아나고, 화만 남는다. 여성이라고 무조건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성매매 여성은 대부분은 인신매매 당했고 그렇지 않더라도 직업을 버릴 자유가 없으면 그 역시 인신매매라는 이론은 성매매 여성들을 직접 만나면 무력해진다. 경력 5년이란 성매매 여성은 말했다.“남편이 빚 지고 세상 떠난 후 두 아이와 길에 나앉았을 때 내게 돈 빌려준 사람은 없었다. 우리 세 가족이 죽어도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업주’의 돈으로 방을 얻고, 애들을 가르쳤다. 나는 그 고마운 사람의 돈을 절대로 떼먹지 않을 것이다. 법이 뭐라든 난 갚을 것이다.” 가출 후 곳곳을 전전하다 성매매까지 하다가 빚이 무효라는 것을 알고 그곳을 떠나기로 했다는 25살 여성의 생각은 또 다르다.“두렵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데, 결국 나를 찾아낼 것이다. 법이 더 강력해지면 모를까, 아직 무섭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성매매에 관해 모르는 것은 그뿐이 아니다. 전국의 숙박업소가 은행권에서 대출받은 4조원이 넘는 돈은 숙박업소 도산으로 고스란히 은행권의 부담으로 돌아가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입힐 것이라 한다. 결국 성매매특별법의 피해자 중 하나가 은행이고, 우리 경제라 한다. 물론 숙박업의 경영난은 2년 전부터 시작됐다. 이는 지난 5월 재정경제부에서 발표한 ‘중소기업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성매매특별법을 둘러싼 논의를 보면서 반가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최근 “남성의 성도 충동적이지만은 않다. 스스로 조절해야 하며, 조절하는 것이 훨씬 더 성숙한 남성이다.”고 말하는 남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역차별 받고 있다고 엄살 떨지만 여전히 마초이즘이 남아 있는 사회에서 이렇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남성의 등장은 기쁘기 그지없다. 그 중 가장 반가운 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오염된 성 의식이 조금씩이나마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뚜렷한 결과는 없어도 어두운 지하에 있던 ‘관습’이 밝은 광장으로 나왔다고는 그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 셈이다. 성매매에 관한 논의를 하기 시작한 것, 작은 변화지만 그것만으로도 의식이 점차 바뀔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허남주 we팀장 hhj@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도롱뇽과 ‘당랑거철’/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마귀가 수레를 막겠다고 나섰으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레를 막겠다고 나선 그 용기만큼은 가상하다고 하겠다. 중국 고전 ‘회남자(淮南子)’에 나오는 이야기다. 춘추시대 때 제(齊) 나라 장공(莊公)이 수레를 타고 사냥터로 가고 있었다. 도중에 갑자기 사마귀 한 마리가 앞발을 도끼처럼 휘두르며 수레를 쳐부술 듯이 덤벼드는 것을 보았다. 장공은 “저 사마귀가 사람이라면 천하의 영웅이 될 것이다.”라며 수레를 돌려 피해갔다고 한다. 21세기인 요즘 당랑거철보다 더 용기있고 가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롱뇽이 시속 300㎞로 질주하는 경부고속철을 막겠다고 나선 것이다. 경부고속철은 이 도롱뇽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돼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라는 경부고속철은 지난 4월 1차 개통에 이어 2010년 완전 개통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2단계 구간인 동대구∼부산 구간은 착공조차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바로 ‘도롱뇽 소송’ 때문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도롱뇽의 서식처인 천성산에 터널을 뚫겠다고 하자 천성산 내원사의 비구니인 지율스님을 비롯한 ‘도롱뇽의 친구들’은 지난해 10월15일 도롱뇽을 원고로 ‘천성산 고속철 터널 착공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올봄 1심에서 기각되자 곧바로 항고했다. 현재 부산고법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지율스님은 지난 6월30일부터 57일간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 속에 8월25일 당시 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중재에 나섰다. 중재 결과 지율스님은 단식을 중단하고 법원재판 결과에 승복할 것과 철도시설공단은 판결 때까지 천성산구간 공사를 중단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 항고심 판결이 이달 말 나온다. 지율스님이 목숨까지 내건 천성산 일대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층 늪지대이다. 지율스님측은 해발 922m의 천성산에 터널을 뚫을 경우 늪지의 물이 빠지게 되고, 도롱뇽의 서식지인 늪지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주장한다. 사실 환경단체가 없으면 우리 국토의 난개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 지자체, 개발사업자 등 모두가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승냥이처럼 온 나라를 뜯어먹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번 건은 여느 개발사업과 다르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다. 특히 고속철은 그 특성상 노선의 곡선화나 기울기에 있어서 한계치를 넘으면 안 된다. 시속 300㎞를 내기 위해서는 곡선 노선의 지름이 7㎞를 넘어야 하고, 상하 기울기도 길이 1000m당 높이 25m 이하여야 한다. 철도시설공단측이 천성산 노선 외엔 대안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어쨌든 이번 논란은 이달 말쯤 종지부를 찍게 될 전망이다. 법원 판결이 ‘공사금지’로 나오면 천성산 도롱뇽은 고사에 나오는 사마귀보다 “더 용기 있었노라.”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도롱뇽이 1편성에 400억원이나 하는 고속철을 멈춰세웠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사허용’으로 판결이 난다 해도 ‘도롱뇽의 친구들’은 후손들에게 “천성산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노라.”고 자랑할 수 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철도시설공단이나 ‘도롱뇽의 친구들’ 모두 법원의 판결에 따라야 한다. 이는 법적인 문제 이전에 사회적인 합의이다. 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dragon@seoul.co.kr
  • 이형택 전한국테니스 우승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28·삼성증권)이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총상금 8000만원) 정상에 올랐다. 이형택은 9일 서울 올림픽공원코트에서 벌어진 대회 남자부 단식 결승에서 김동현(26·경산시청)을 3-0(6-2 6-1 6-1)으로 완파하고 대회 첫 우승컵을 안았다. 이형택은 서비스에이스 3개를 솎아내고 서비스포인트까지 7개를 뽑아내는 등 체력 보강을 통해 더욱 강력해진 서비스로 경기를 주도했다. 이형택은 깎아치는 슬라이스와 네트플레이가 주무기인 김동현을 송곳 같은 그라운드 스트로크와 강력한 서비스로 무력화시켜 1세트를 빼앗은 뒤 2,3세트에서는 장기인 백핸드 스트로크까지 섞어가며 2게임만 내주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준결승에서 지난해 챔피언 정희석(충남도청)을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김동현은 이형택의 힘과 노련한 경기 운영에 말려 특기인 네트플레이에 실패, 무릎을 꿇었다. 이형택은 “외국 투어대회 출전 못지않은 각오로 나서 한국 최고 권위의 대회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하프타임] 조윤정 전한국테니스 우승

    한국 여자테니스의 간판 조윤정(25·삼성증권)이 8일 서울 올림픽테니스코트에서 벌어진 전한국테니스선수권 여자 단식 결승에서 김진희(24·한솔제지)를 풀세트 접전끝에 2-1(6-1 4-6 6-1)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조윤정이 국내대회 개인전 정상에 선 것은 지난 1997년 종별선수권 여고부 우승 이후 7년 만이다.
  • [하프타임] 유승민, 주세혁 꺾고 왕중왕에

    ‘탁구 황제’ 유승민(세계4위)이 7일 경기도 의왕 국민체육센터에서 벌어진 비추미컵 MBC왕중왕전 탁구 남자단식 결승에서 환상의 파워 드라이브를 앞세워 안정적인 수비로 맞선 주세혁을 4-1(11-8 11-8 4-11 11-3 11-9)로 물리치고 우승, 실업탁구 왕중왕에 올랐다. 상금은 1000만원.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은 이후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올해 전국체전 4강전 기권과 월드컵 예선(16강) 탈락의 부진을 겪었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시 상승세를 타게 됐다.
  • [하프타임] 이형택, 후배 이승훈 꺾고 결승행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삼성증권)이 7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벌어진 전한국테니스선수권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팀 후배 이승훈을 3-0(6-1 6-2 6-3)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1996년 건국대 시절 이후 8년만에 이번 대회에 출전, 한국테니스의 정상에 도전하는 이형택은 김동현(경산시청)과 9일 우승컵을 놓고 겨룬다. 여자부에서는 10년만에 전한국코트를 밟은 조윤정(삼성증권)이 이은정(창원시청)을 2-0으로 누르고 김진희(한솔제지)와 8일 패권을 다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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