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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인회담’ 반응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4인 회담 결과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분노하고 있다.‘합의처리 원칙’을 합의함에 따라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짐은 물론 통과 자체가 불투명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22일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국보법 완전폐지 결의대회’에 참석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회담 결과는 1000여명의 단식농성단과 많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면서 “이는 국민에 대한 도전이며 개혁 의지가 없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배곤 부대변인 역시 “국보법이 생존 그 자체인 한나라당과 합의해 처리하겠다는 것은 수구세력을 껴안으며 국민을 배신하는 폭거”라며 “밀실 야합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데 앞장선 열린우리당에 돌아올 것은 국민의 심판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비교섭단체가 합의과정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된 데 대해서도 민주당과 함께 불만을 쏟아냈다. 국회 공식기구가 아닌 여야 대표 4자회담에서 자신들을 소외시킨 채 국보법 개폐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반영이다.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국가의 미래에 있어서 중요한 법안의 존폐문제를 대표성도 없는 졸속회담에서 결정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국회 정상화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동안 국회 파행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4대 법안 등 주요 법안 처리 논의는 민주노동당·민주당도 참여하는 6자 회담 형식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천성산터널 반대 단식 지율스님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천성산터널 반대 단식 지율스님

    마이너리티는 대개 당대의 지배적 가치나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지점에서 생겨난다. 그런 까닭에 그들의 지향(志向)과 목소리는 상식과 대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사회의 거대한 방어벽에 가로막히곤 한다.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상식에 의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저항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그래서 무모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일쑤다. 경남 양산 천성산의 한 선방사찰 비구니였던 지율 스님의 단식투쟁도 경제개발론이 판치는 우리 사회의 눈에는 그렇게 비쳐진다. 그가 산중(山中)이 아닌 세속(世俗)의 거리를 수행의 거처로 삼은 지도 3년째로 접어든다. 지난해 2월부터 천성산을 관통하는 경부고속철도 공사 중지를 주장하며 부산시청 앞에서, 청와대 앞길 모퉁이에서 ‘도롱뇽 살리기’ 운동에 매달려 왔다. 특히 올 여름 58일 동안 계속됐던 단식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달 법원의 공사 재개 결정으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지율 스님은 경제개발 우선주의에 매몰돼 갈수록 각박해지는 우리 사회에 ‘생명존중’의 가치를 새롭게 부각시켰다.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할 생명의 대상을 천성산의 습지와 들풀, 도롱뇽을 비롯한 모든 생태계로 확장시킴으로써 “환경운동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도 나온다. 그의 도롱뇽 살리기 서명 운동에 어느덧 4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참한 상태다. 도롱뇽의 여린 숨결을 계속 지켜야 한다는,‘초록의 공명(共鳴)’이 널리 울려퍼진 셈이다. 지율 스님은 “단식을 그만두라.”는 주변의 만류와 관련,21일 새벽 자신의 홈페이지에 심경을 띄웠다.“제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길은 제가 의지로 걷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중략) 제 영혼의 자유로움에 손대지 않기를…. 그것이 제가 가진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全農차량 한강다리 6곳 점거

    全農차량 한강다리 6곳 점거

    정부의 쌀 협상에 반대하며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20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인 기습시위를 벌였다. 여의도에서 개최하려던 전국농민대회는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됐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1500여명은 이날 1.5t차량 500여대를 몰고 상경, 오전 11시10분쯤 천호대교 남쪽에서 북쪽으로 2개 차로를 점거했다. 이어 잠실·성수·마포·한남·성산대교 등 도심으로 진입하는 다리 6곳을 잇따라 봉쇄,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초 용산역 광장 등 4곳에서 사전집회를 연 뒤 여의도에 집결키로 했으나, 경찰의 봉쇄로 무산되자 여의도 문화마당에 150여명이 모여 정리집회를 연 뒤 오후 9시쯤 자진해산했다. 이날 기습적인 시위로 시내 곳곳에서 산발적인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앞서 농민 150여명은 트럭 70대를 몰고 마포구 공덕오거리에서 국회쪽으로 이동하려다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제주도연맹 소속 농민 4명은 서대문구 독립문 위에 올라가 쌀개방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여성 농민 10여명은 성남 분당구 구미동에 위치한 다국적 곡물회사인 카길 한국지부와 외국 사료업체 퓨리나코리아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송용기 전농 전북도의장 등 농민 335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농민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또 프랑스통신사 SIPA 주재기자가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해 카메라가 부서지고 부상을 입었다. 전농 집행부 10명은 청와대 앞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국민적 합의가 없는 쌀협상은 무효”라며 농성을 벌였다. 문경식 전농 의장은 회견에서 “정부의 ‘의무수입물량 8% 확대, 소비자 시판 30% 허용’을 인정하는 쌀개방 협상안으로는 한국 농업이 붕괴되고 국가 안보도 위협받는다.”면서 “22일부터 지역도연맹 대표 150명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65개 중대 6500여명과 교통경찰을 도심 곳곳에 배치해 시위 차량의 점거 시위를 막고 차량 흐름을 막는 농민 차량 185대를 견인했다. 안동환 박지윤기자 sunstory@seoul.co.kr
  •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사상 첫 공무원파업 주도 김영길 전공노위원장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사상 첫 공무원파업 주도 김영길 전공노위원장

    ‘공무원이 웬 파업이냐.’는 따가운 눈총 속에 지난달 15일 사상 초유의 공무원 총파업을 강행했던 김영길(46)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총사령탑으로서 누구보다 할 말이 많은 듯하다. 파업은 사흘 만에 사실상 노조의 ‘참패’로 끝났다. 하지만 그의 힘겨운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공무원은 ‘철밥통’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한 명분도 내걸었지만 주목을 끌지 못했다. 대신 ‘철밥통’을 가진 공무원들이 무엇 때문에 밥통을 차버렸는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한다. 그는 정부가 마련한 공무원노조법은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하는 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공무원노조법이 통과되면 공무원들은 가슴에 리본 하나만 달아도 처벌받게 된다고 강조한다. 공무원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파업을 했고, 이런 투쟁은 결국 역사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소신을 폈다. 김 위원장은 9일간의 단식을 포함한 사무실 농성을 지난 1일부터 계속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법은 있지만 공무원노조는 법외단체로 남는, 이 모순을 막기 위해 정부는 노조와 더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의 ‘투쟁’에도 불구, 상황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공무원노조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허성관 행자부장관 지명수배 패러디 포스터가 파문을 일으키면서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대량 징계 문제도 난제다. 현재 수배상태인 김 위원장이 이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강의석군 이번엔 국토 대장정

    학내 종교자유를 주장하며 단식을 벌였던 서울 대광고 3학년 강의석(18)군이 종교자유의 정당성을 알리는 ‘국토대장정’에 들어간다. 강군은 19일 “다음달 9일부터 보름 동안 부산에서 서울까지 도보로 행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대장정에는 강군이 운영하는 ‘미션스쿨 종교자유’ 카페 회원 7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강군은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행진 도중 숙소로 사용할 폐교나 대안학교에서 초청 인사 강연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학내 종교자유 문제를 더욱 널리 알리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군은 재판을 통해 미션스쿨의 시시비비를 따져보기 위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내년 1월까지 종교자유 침해 사례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농민단체 “20일 차량시위”…쌀협상 진통

    농민단체 “20일 차량시위”…쌀협상 진통

    정부가 미국과 중국 등 9개 협상국과 벌이고 있는 쌀협상은 이견이 상당부분 좁혀진 반면 농민단체와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쌀협상 잠정 결과가 발표된 17일 정부 주관의 ‘쌀협상 국민대토론회’는 전국농민연대의 토론회장 점거로 무산됐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윤금순 회장 등 각도 대표 7명은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농민과 농민단체들은 오는 20일 서울에서 차량 1만대를 동원한 대규모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박웅두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관세화 유예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정부의 협상안대로라면 수입물량이 현재보다 2배 늘어 재고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협상 기한을 연장, 수입물량 증가에 따른 대책부터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수입쌀 재고량은 340만섬으로 전체 쌀 재고량(710만섬 추산)의 47.9%를 차지한다. 연간 보관비용이 쌀 100만섬당 450억원이 들기 때문에 수입쌀 재고가 늘 경우 농업예산을 낭비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농민단체는 또 의무수입물량의 기준연도(88∼90년)를 바꾸지 못해 국내 실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식생활 변화 등으로 쌀 소비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도 기준연도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때 적용했던 것을 유지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엄성호 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은 “의무수입 물량을 현재 국내 평균소비량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최대 8%가 아닌 13% 수준에 달한다.”면서 “지원대책 등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이는 국내 쌀농가의 초토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뿐이 아니다. 농민단체들은 수입쌀에 대한 소비자 시판이 허용되면 중국산 찐쌀처럼 불법유통 문제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손재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실장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쌀시장 보호라는 관세화 유예협상의 취지와는 달리 수입쌀에 대한 소비자 시판 허용은 부분적이나마 시장개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특히 협상안에 대한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 국민적 합의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관세화와 관세화 유예에 상관없이 국내 쌀시장의 추가개방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쌀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농민과 정치권, 학계 등의 여론을 수렴해 국내 쌀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비준 여부는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벽을 깬 마이너리티] ‘소년 다윗’ 강의석군

    [벽을 깬 마이너리티] ‘소년 다윗’ 강의석군

    한국 사회에서 편견이란 아직도 소수의 고집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묵시적 합의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편견을 넘어서기는 그래서 어렵고, 그 벽을 넘어서는 사람들은 그래서 아름답다. 서울신문은 2004년 한해 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미래로 가는 길을 완고하게 가로막고 있는 편견의 벽에 도전한 소수파를 다시 한번 조명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처음에는 모두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했다. 그러나 46일에 걸친 한 고교생의 단식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학교내 종교자유’의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주인공은 대광고 3학년 강의석(18)군이다. 강군은 지난 6월16일 1인시위를 시작한 지 꼭 6개월 만인 16일 서울대 법대 수시모집에 최종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날 기자와 만난 강군은 “앞으로 더 공부하고 분발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든다.”고 말했다. 강군이 다니는 학교는 기독교를 건학이념으로 한다. 강군은 누구보다 양심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학원에서 특정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를 박탈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강군이 소리높이 외친 ‘예배선택권’은 ‘기독교 예배에 참석하지 않을 권리’에 다름 아니다. 종교의 가치관이나 철학을 가르친다는 당초의 취지를 넘어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고 거짓된 신앙을 요구하는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사회적 관행과 맞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군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이것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 벽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학교라는, 기독교계라는 구조적인 벽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것을 벽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한 허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군이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칫 순수한 의도가 흐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도 있었다. 서울대 수시모집에 원서를 넣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합격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가자 처음부터 의도를 갖고 ‘종교의 자유’를 외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의혹의 시선을 거두는 것도 강군의 몫일 것이다. 강군은 “대학에 가기 위해 단식을 한 것이 아니라 대학을 포기한 채 종교의 자유를 외친 것”이라면서 “진학한 뒤에도 일단 이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의 약자들은 과거의 내가 그랬듯 자신의 권리조차 잘 모른다.”면서 “그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 수 있도록 도우려면 내가 먼저 공부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글 이효용 사진 이호정기자 utility@seoul.co.kr
  • 儒林(244)-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儒林(244)-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는 공자의 말은 이 무렵 공자의 마음을 여실히 드러내 보인 최적의 비유였지만 이를 통해 공자가 가지고 있는 결벽증(潔癖症)까지 느끼게 한다. 공자는 오늘날로 보면 강박의 신경증에 걸린 사람처럼 보인다. 이는 논어의 ‘향당(鄕黨)’편에 나오는 공자의 생활습성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옷을 입는 습성뿐 아니라 지나치게 건강과 위생에 신경 쓰는 까다로운 식성은 예를 숭상하는 공자에게는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일종의 노이로제 증상과 닮아 있다. “재계를 하실 때는 식사를 다르게 하셨고, 거소도 반드시 옮기어 앉으셨다. 밥은 고운 쌀일수록 싫어하지 않으셨고, 회는 얇게 썬 것을 싫어하지 않으셨다. 밥은 쉬어서 맛이 변한 것과 생선이 상한 것이나 고기가 썩은 것은 잡숫지 않으셨다. 빛깔이 나빠도 잡숫지 않으셨고, 냄새가 나빠도 드시지 않으셨다. 알맞게 익지 않은 것도 잡숫지 않으셨고, 제철 음식이 아닌 것도 잡숫지 않으셨다. 반듯하게 썰지 않은 것도 잡숫지 않으셨고, 간이 맞지 않은 것도 드시지 않으셨다. 고기는 비록 많이 드셨으나 밥 기운을 누를 정도로 많이 들지는 않으셨다. 술만은 일정한 양 없이 드셨으나 난잡하게 취하는 일은 없으셨다. 받아온 술이나 육포는 드시지 않으셨다. 생강을 물리치시는 일은 없으셨으나 많이 드시지는 않으셨다. 나라의 제사에 참여하고 받아온 고기는 하루를 묵히지 않으셨다. 집안 제사에 쓰고 남은 음식은 사흘을 넘기지 않으셨고 사흘이 넘으면 잡숫지 않으셨다. 식사를 할 때에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고, 잠자리에 들어서는 말을 하지 않으셨다. 비록 거친 밥이나 야채국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드시기 전에 조금 양을 떼어 ‘고수레’를 하셨는데, 반드시 엄숙하고 공경스러운 태도로 하셨다.” 공자의 이런 까다로운 식성은 다른 성인들인 석가, 예수와 전혀 정반대의 모습이다. 석가는 제자들에게 살아있는 생명을 죽인 육식을 철저히 금하라는 계명을 내리는 한편 자신은 탁발(托鉢)하여 걸식하였다. 이는 식욕의 욕망을 성욕과 수면욕과 같은 인간이 지닌 3대욕망 중의 하나로 보고 철저히 이를 절제함으로써 올바른 구도의 길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이는 예수도 마찬가지였다. 예수는 제자들과 밀 이삭을 잘라서 손을 씻지도 않고 먹었을 뿐 아니라 직접 잡은 생선을 불에 구워서 제자들과 나누어 먹고 자신이 먹던 빵을 떼어서 나누어 주는 비위생적인(?) 식성을 보여주고 심지어 프란치스코 성인은 식탐(食貪)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먹는 음식에 모래를 집어넣음으로써 맛의 욕망을 초월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나 불교에 있어 단식은 영성을 풍요하게 하는 수행의 중요한 방법인데, 유독 공자만은 까다로운 편식의 습성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공자의 이러한 까다로운 생활태도는 아내 올관씨와 원만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던 근본 원인이었을 것이다. 역시 단궁편에 ‘백어(伯魚:공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1년이 넘도록 계속 곡을 하였다. 공자가 그것을 듣고 너무 심하다고 나무라자 백어는 그 말을 듣고 그만두었다.’라는 기록이 보이는데, 옛날부터 부모의 상은 3년이지만 이혼한 어머니는 1년만 복상하면 되었다. 공자는 아들 백어가 이혼한 어머니상을 1년이 넘도록 계속 지키려 했기 때문에 공자가 ‘너무 심하다.’고 만류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공자의 이혼을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자의 결벽증은 비단 옷이나 음식, 생활습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위나라에 머물러 있을 무렵에는 공자의 강박증이 더욱 예민하게 나타나는데, 그 내용을 보면 흥미로울 정도인 것이다.
  • [열린세상] 세속주의/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근대 사회는 시민들에게 거의 무한정에 가까운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공적인 영역에서는 종교 활동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정교분리 혹은 세속주의 원칙이다. 그러나 개인들의 사적인 종교활동과 공적인 사회활동은 애초부터 깨끗하게 구분되기 어려운 일이어서, 실제로 이 원칙은 자주 흐려지고 흔들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원칙을 헌법으로 보장된 민주사회의 기본원칙으로 믿으며 살아왔다. 최근 발생한 사건들의 흐름 속에서 그 원칙은 어느 때보다 위기에 직면했다. 대광고 강의석 학생이 신앙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단식투쟁을 벌였으나, 학교와 재단은 아직도 그토록 당연한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 세기를 뒤돌아본다. 한국 학생들이 20세기 내내 헌법으로 보장된 이 자유를 박탈당한 채 학교에 다녔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건만, 우리는 어째서 그 부조리 혹은 거짓말에 눈을 감고 있었을까? 아직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근대적 민주 사회가 아니어서? 여기에 동의하기는 비교적 쉬워 보인다. 그러나 그 동의를 위해서는, 정교분리의 원칙이 일반적으로 보장되고 또 잘 작동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전제는 애초부터 쉽게 충족되기는 어려웠다. 어쩌면 사정은 거꾸로다. 사람들은 그 원칙이 근대 민주주의가 자신없이 내건 명분이라는 것을 내심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개신교와 천주교계 세력들은 많은 사학재단을 장악하고 있고, 사학재단의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사학법 개정에 태연하게 반대하고 나서고 있다. 교육사업을 빙자한 선교제국주의이며, 세속주의 원칙을 비웃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정교분리 혹은 세속주의 원칙을 비판적으로 다듬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사실 지난 세월 동안 모든 종교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역할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좋건 나쁘건 그랬다. 반독재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사람들이 여러 종교의 권위에 기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때 사람들은 종교의 역할이 마치 비정상적인 독재정치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당시 종교의 역할은 비정상적 예외가 아니라 오히려 비일비재한 정상적 상황의 중요한 단면이었을 듯하다. 종교집단들은 요즘도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 보수적 기독교세력은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냉전체계를 옹호하면서 미국의 힘을 추종하는 시위를 빈번하게 벌였다. 또 선거 때마다 여러 종파의 인사들이 정치적 개입을 도모하곤 했는데, 최근에는 김진홍 목사 등의 인물들이 ‘새로운 보수’ 혹은 ‘새로운 자유주의’를 자처하면서 정치적 개입을 공적으로 선언하였다.‘뉴 라이트’를 자처하려면 기존의 우익에 대하여 진지하게 선을 그어야 할 터이나, 이런 노력은 별로 없는 듯하다. 어쨌든 정치적 개입을 위한 시도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종교 집단들의 공식적 정치세력화는 열린 민주정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종교의 정치화는 세속적이며 다원적인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작동되어야 한다. 종교인들도 마치 자신들이 정치와 분리되거나 정치를 초월한 영적인 집단인 것처럼 숨어있으면서 정치에 개입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종교적 태도와 연결된 정치적 가치를 공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훨씬 낫다. 가장 자본주의적이고 세속적인 문명인 것처럼 보이는 미국이 오히려 신정(神政)국가의 성격을 띤다는 점은 드물지 않게 지적된 사실이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정교분리가 잘 유지되어 온 유럽에서도 종교집단 사이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유혈충돌이 빈번해지고 있다. 얼마 전에 네덜란드인 반 고흐가 살해되면서, 이슬람에 대한 관용은 이웃나라 독일에서도 부쩍 약화되는 형국이다. 어쩌면 유럽에서 정교분리가 잘 유지되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유럽이 기독교 일색이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특히 이슬람 시민들과 공존해야 할 다원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등장하자, 유럽의 세속주의도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 여의도 한양아파트 리모델링 현대·대우건설 공동시공키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우선협상자로 현대·대우건설 공동사업단이 선정됐다. 31,50,65평형 588가구로 구성된 단지로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당 전용면적이 7∼9평씩 늘어난다. 복도식은 계단식으로 바뀐다. 지상 1층은 필로티로 설계되고 전후면 발코니와 데크식 주차장이 신설된다.1개 층을 수직 증축해 지상 13층으로 바뀐다. 오는 2006년초 착공,2008년초 입주 예정이다.
  • [논술이 술술]영화속 수능잡기-엑스페리먼트

    [논술이 술술]영화속 수능잡기-엑스페리먼트

    배고픔과 포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모든 동물은 후자를 선택한다. 동물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물론 대개의 인간들도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인도의 독립을 위해 간디는 수십 차례나 단식을 감행한다. “죽음을 선택할래, 사망을 선택할래.”라는 말은 유머의 영역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의 영역에서는 불가능한 말이다. 두 개 이상의 선택 사항이 있을 때만이 선택은 유의미한 행위가 된다. 오직 하나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선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돼지에게 이런 명령을 내렸다고 해보자.“배고픔과 포만 중에서 네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 아마도 모든 돼지들은 한결같이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동물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돼지는 배고픔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본능의 명령에 따를 뿐이지 이성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 본능의 명령에 거역할 자유, 이성과 양심의 명령에 따라 행동할 자유는 오직 인간밖에 없다. 인간의 인간으로서의 품위는 바로 그 자유에 있다. 자유는 바로 환경의 억압에 굴하지 않고, 환경을 뛰어넘어 행동할 수 있는 ‘초월적 힘’이다. “하루 한 끼도 먹을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절도를 할 수밖에 없었어. 나는 몸을 팔 수밖에 없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환경이 인간성을 결정한다는 이른바 ‘환경결정론’도 충분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좋은 환경은 좋은 인간성을 만들고 나쁜 환경은 나쁜 인간성을 만들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우리가 사는 환경을 보다 풍족하고 공평하게 만들 의무가 있다. 그러나 어떤 조건이나 환경에도 굴하지 않는 인간됨의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인간은 망각해서는 안 된다. 1971년, 스탠퍼드대 필립 짐바르도 박사의 지휘 아래 ‘환경조작에 따른 심리변화 실험’이 실시되었다. 그 목적은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 인간은 극한 환경을 선한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존재인가.’라는 의문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려는 것. 이를 위해 거대한 가상 감옥이 설치되고 대대적인 신문광고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실험은 예정된 기간은 2주일을 채우지 못하고 5일 만에 끝나고 만다. 영화 ‘엑스페리먼트’.‘실험’이란 뜻의 이 영화는 1971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시행한 감옥 실험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첫 날만 해도 이들에게 죄수와 간수란 역할은 낯설었다. 이들은 단지 실험에 참여해 돈을 받으려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그러나 사소한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하루가 지날수록 감옥 안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간수 역할을 맡은 사람은 죄수 역할을 맡은 사람들을 통제하려 하고 죄수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간수 역할을 맡은 사람들에게 맞서려 한다. 결국 5일째 되는 날 살인이 일어난다. 이쯤 되자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정체성을 잃고 각자 자신을 죄수와 간수로 인식하게 된다. 환경이나 조건에 굴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는 초월성이 인간의 위대성을 말해 준다는 사실을 영화 ‘엑스페리먼트’는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올리버 히르슈비겔 감독, 모리츠 블라입트로이, 크리스티안 버켈, 유스투스본도나니 출연,2001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美네오콘 호로위츠-與 386의원들 ‘비밀 설전’

    미국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이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분류되는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 10일 방한 중 열린우리당의 운동권 출신 ‘386’ 의원들을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내 대북 강경노선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호로위츠 연구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을 직접 찾아 열린우리당 송영길·임종인·우상호 의원을 잇달아 면담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12일 “현행 미국 ‘북한인권법’의 모태가 된 ‘북한자유법안’ 초안 작성에 간여한 호로위츠 연구원은 북한인권법과 같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여당의 젊은 의원들을 직접 만나 견해를 듣고 싶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로위츠 연구원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는 첨예한 시각차만 확인하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당내 대표적인 대북 유화론자인 임종인 의원과는 얼굴을 붉힐 정도로 독설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임 의원이 전한 대화 내용. (호로위츠)북한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는 김정일 체제는 무너져야 한다. 그것은 미국에 있는 한국인들이 더 원하는 것이다. -(임종인)체제 선택은 우리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다. 가령 내가 부시 행정부를 바꾸라고 하면 되겠느냐. 세상에 국민들로부터 100% 지지받는 정부가 어디 있느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2차대전 때 유대인 학살과 비슷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북한 사람 걱정 말고 미국에 있는 어려운 사람이나 걱정하라. 부시 행정부 들어 미국내 빈민층이 20% 이상 더 어려워졌다고 하지 않느냐. 왜 미국이 도덕 교사 역할을 하려 하느냐. 임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이 전쟁이라는 말은 안했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호로위츠 연구원이 우리 당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한다고 해서 만났는데, 오히려 나를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임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은 내가 자기 의견을 시종 반박하자 인사도 안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을 정도로 무례한 사람이더라.”라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 같았다.”고 비난했다. 송영길 의원도 “나는 내 의견을 얘기했고 호로위츠 연구원은 자신의 시각을 말했다.”면서 “한마디로 서로의 시각차만 확인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호로위츠)한국은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 중국도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데 유독 노무현 정부만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정권과 사랑을 하고 있다. -(송영길)우리는 남북한 동족의 입장에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화공존을 원하는 것이다. 북한이 급작스럽게 붕괴한다면 우리나라는 경제적·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북한 흡수 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한달 단식하다가 바로 육개장을 먹자는 것과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 당장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이러한 잘못된 노 대통령의 시각 때문에 미국이 북한 인민을 도와야 할 때 돕지 못하게 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일종의 ‘사인’으로 이해해야 한다. 송 의원은 “처음 만나본 호로위츠 연구원은 아주 주관이 강한 사람이었다.”면서 “좋게 말하면 저돌적이고 정열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독선적인 사람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이 아예 ‘나는 네오콘이다.’라고 말해 놀랐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의원도 “특별한 결론 없이 서로의 의견만 듣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하프타임] 이현일, 배드민턴슈퍼시리즈 2연패

    이현일(김천시청)이 8일 강화 문예회관에서 열린 대교눈높이 배드민턴슈퍼시리즈 마지막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임방언(삼성전기)을 2-0으로 완파하고 2연패를 달성했다. 남자복식에서는 아테네올림픽 ‘금빛 듀오’ 김동문-하태권조, 여자복식은 이경원-이효정조, 혼합복식에서는 유용성-임경진(이상 삼성전기)조가 각각 우승했다.
  • 儒林(238)-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儒林(238)-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제2부 周遊列國 제5장 良禽擇木 이처럼 10년 사이에 뛰어난 외교활동으로 다섯 나라의 정국을 임의로 조종하였을 뿐 아니라 사기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 나올 만큼 거부가 된 자공은 따라서 당대에는 오히려 스승 공자보다 더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았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논어에는 권신들이 공자보다 자공이 더 현명하고 빼어난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고 있는데, 그 내용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숙손무숙(叔孫武叔)이 어느 날 조정에서 한 대부에게 말하였다. ‘자공이 공자보다 더 현명하다.’ 이 말을 들은 자복경백(子服景伯)이 자공에게 전하자 자공이 대답하였다. ‘궁궐의 담에 비유하자면 나의 담은 어깨정도의 높이여서 담 너머로 궁궐속의 훌륭함을 엿볼 수 있으나 선생님의 담은 여러 길의 높이라 정식으로 문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궁궐과 종묘의 아름다움이나 여러 관저의 화려함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문을 찾아가는 사람은 드뭅니다. 따라서 숙손무숙이 그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논어의 자장(子張)편에는 또 다른 이야기도 실려 있다. “진자금(陳子禽)이 자공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겸손해서 그렇지 공자가 어찌 당신보다 더 현명하겠습니까.’ 이에 자공이 말하였다. ‘군자는 말 한 마디로 지혜롭다고도 하고, 또 말 한 마디로 무지하다고도 하는지라 말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되지요. 선생님에게 우리가 미칠 수 없는 것은 마치 하늘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갈 수 없음과 같소. 선생님께서 일단 나라를 맡아 다스리기만 한다면 이른바 백성들을 세워주어 곧 그들이 자립케 하고, 백성들을 인도하여 곧 그대로 행하게 되고, 백성들을 편안케 해주어 곧 모두가 따르게 하고, 백성들을 고무시켜 곧 모두가 평화롭게 될 것이오. 선생님께서는 살아계시면 영광을 받으시고, 돌아가신 후에는 애도(哀悼)를 받으실 것이니, 어찌 그런 분에게 내가 감히 미칠 수가 있겠소.’” 그러나 권신들은 여전히 공자에 대한 비방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공자에 대한 비방을 제자인 자공이 훨씬 현명하다는 반어법으로 교묘하게 구사하곤 했는데, 이는 일종의 이간질이었다. 무릇 평화는 이간에서부터 깨어지는 법. 이는 예수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성경에 보면 수많은 율법학자들이 예수의 마음을 떠보고 있다.40일간의 단식 끝에 광야에서 받은 악마의 유혹도 결국은 하느님과 예수와의 이간질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무릇 사람들의 칭찬은 대부분 이간질을 부추기는 달콤한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것. 이 유혹에 넘어간다면 허영심은 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믿음과 사랑은 깨어지는 것이다. 이간질의 최대효과는 비교법으로, 비교법은 인간의 우월감을 자극하는 최고의 미끼인 것이다. 따라서 예수가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그들의 조상들도 거짓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라고 선언하였던 것은 위선을 통타하는 만고의 진리인 것이다. 따라서 그 무렵의 권력자들은 공자를 깎아내리기 위해서 자공의 재능을 칭찬하였으며 자신들의 속물근성을 항상 질타하고 있는 불편한 존재인 공자를 죽이기 위해서 달콤한 칭찬을 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편한 존재.’ 인류의 스승인 예수와 공자 그리고 석가는 예나 지금이나 인간들에게는 불편한 존재이며 ‘반대 받는 표적’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인간이 지닌 권력욕과 명예욕과 육욕의 속성 반대편에 서서 영원의 진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 민노당 “李총리 사과 약하지만”

    민노당 “李총리 사과 약하지만”

    “경찰이 공무집행 과정에서 결례를 했습니다.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5일 오후 국회에서 노상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을 찾아 꽁꽁 언 손을 잡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권 의원은 이를 받아들이며 농성을 풀었다. 지난달 29일 이후 7일 만이다. 이 총리는 권 의원의 손을 붙잡고 “어제 비가 와서 감기는 안드셨는지 걱정돼 찾아뵈려 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못 찾아뵀다.”면서 “앞으로 중요한 일 하셔야 하는데 몸이 다치시니까 그만 일어나시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총리는 천영세 의원단 대표와 김혜경 당 대표에게도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그러자 수척해진 얼굴의 권 의원은 이 총리의 진심을 확인했는지 “참여정부가 국민의 참여 속에 진정한 개혁을 하길 바라는 입장에서 농성을 했다.”면서 누그러진 말씨로 사과를 수용했다. 권 의원은 곧바로 ‘민주노동당 총진군대회’에 참석, 그간 농성 상황을 보고한 뒤 서울 녹색병원으로 이동,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민주노동당은 이 총리의 이날 조치가 당초 내걸었던 ‘국무총리 사과,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 경찰 현장지휘 책임자 징계’ 등에는 못미치지만 나름대로 성의를 다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한나라당과 그토록 갈등을 빚으면서도 사과에 인색했던 이 총리가 비교적 신속하게 유감을 표명한 점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또 경찰 현장지휘 책임자의 징계 역시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하도록 내부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허 장관 해임’은 어느 정도 정치적인 요구인 만큼 수차례 물밑 대화를 통해 이를 조율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날 창당 이후 처음으로 당원들만이 참석한 집회를 가졌다. 그동안 민주노총 또는 다른 시민사회단체들 주최 집회가 아닌 독자적인 집회는 처음이다.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당원 총진군대회’에는 당원 8000여명이 참석했다.▲비정규보호법 철폐 ▲국가보안법 폐지 ▲공무원노조3권 보장 ▲쌀수입개방 반대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 반대 등 5대 개혁과제를 반드시 실현해낼 것을 다짐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여의도 IN] 군소 야3당 몸값 쑥쑥

    최근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 군소 야3당의 위상이 한껏 도드라지고 있다. 정기국회 시한을 앞두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합의하지 못한 법안들의 표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들 3당의 ‘캐스팅 보트’로서의 위력이 선보일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 군소 야3당의 존재가 ‘상한가’를 친 것은 2일 밤 공정거래법 개정안 표결처리 때였다. 열린우리당이 개정안을 표결처리하려고 본회의를 열려 했으나 단독 의결정족수인 150명을 채우지 못했다. 배기선·이미경 의원과 정동채 장관이 외국 출장 중이어서 이해찬 총리나 정동영·김근태 장관 등을 총동원해도 모자랐다. 그러자 열린우리당은 군소 야3당 지도부와 개별 의원들에게 본회의 참석을 요청하는 ’SOS’신호를 날렸다. 사정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였다.‘불참 요망’이라는 메시지만 달랐을 뿐 잇단 ‘러브 콜’을 보냈다.‘도토리 야3당’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3일에도 재연됐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대통령 후보까지 한 권영길 의원이 추운 날씨에 본청 밖에서 단식농성을 5일째 하고 있는데 예삿일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박근혜 대표도 지난달 30일 권 의원을 찾아가 위로한 바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눈물 젖은 샅바 잡았지만…

    3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천하장사씨름대회 최강단 결정전. 팀 해체와 관련, 비상대책위 구성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과 함께 불출전을 주장하다 민속씨름 동우회 이만기 회장 등의 간곡한 설득으로 마음을 바꾼 LG씨름단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LG씨름단의 이름으로 나선 마지막 단체전. 선수들은 “정신력으로 버티겠다.”며 러닝과 스트레칭을 통해 굵은 땀방울을 뚝뚝 흘렸다. 예선전에서는 현대와 맞붙었다. 김영수가 김유황(현대)을 꺾으며 앞섰다. 그러나 이후 내리 네 판을 내줬다.‘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 어린이 팬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종료 16초를 남기고 박영배(현대)를 제압, 잠시 숨을 돌렸지만 이성원이 라이벌 장정일(현대)의 들배지기에 무릎을 꿇었다.2-5의 참담한 결과. 일주일 동안의 훈련 공백에 끼니까지 거른 터라 몸에 힘이 붙어 있지 않았다. 선수 대기실로 돌아온 주장 백승일은 “할 말이 없다. 최선을 다했는데….”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단체전 결승에서는 신창이 현대를 2-0(5-4 5-4)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구미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찬바람속 농성 가슴 아려” 김근태의 편지

    “찬바람속 농성 가슴 아려” 김근태의 편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편지 행정’이 화제다.‘사회적 약자군’을 대상으로 한 서한에는 그의 ‘정치적 감수성’도 듬뿍 배어 있다는 평이다. 김 장관은 최근 ‘한약학과 6년제’ 등을 요구하며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160여일간 장기 농성 중인 원광대와 우석대 한약학과 학생들의 집으로 일일이 편지를 보냈다.300통쯤 된다고 한다. 김 장관은 “찬바람 부는 거리에서 노숙 농성을 하는데도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주지 않은 장관에게 많이 실망했을 것”이라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여러분 옆을 지나면서 차마 (안타까운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짐짓 먼 산만 본 적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찬바람 불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가슴이 더욱 아렸다. 단식 중에 탈진해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소식을 들으며 옛 기억이 떠올라 마음을 추스르기 쉽지 않았다.”며 자신의 민주화운동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항상 귀를 열고 여러분의 의견을 듣겠다. 아울러 2005년도 한약사 국가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4학년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응시원서 접수 기회를 부여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한국음식업중앙회가 ‘식당 파산’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며 ‘솥뚜껑 시위’를 벌이자 지난달 4일엔 중앙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생업수단인 솥을 들고 거리로 나온 모습을 보니 가슴이 뻐근했다. 여러분의 절절한 말씀이 가슴을 쳤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하프타임] 천하장사대회 파행속 개최

    2004천하장사씨름대회(3∼5일)가 무산 위기는 넘겼지만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 졌다. 지난달 29일부터 한국씨름연맹 사무실에서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인 LG투자증권 씨름단은 1일 오후 농성을 풀고 2일 대회 장소인 경북 구미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무산 위기에 직면했던 천하장사대회는 3일 예정대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최홍만 등 11명이 부상 진단서를 제출, 대회 출전을 포기해 대회의 정상 운영이 힘들게 됐다.LG 차경만 감독은 “6일로 예정됐던 팀 해단이 이달 말로 미뤄지게 됐다.”면서 “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팀 해체와 관련, 여러 대책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공노파업 후유증 ‘골머리’

    행정자치부가 전국공무원노조 파업 후유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무원노조 파업에 대해 초강경 대응으로 초기 진압에는 성공했지만, 잇단 강경책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행자부를 거꾸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차만별인 징계수위도 엄청난 부담으로 행자부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지자체에 令이 안 서” 행자부를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민주노동당이다. 민노당 출신인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과 이상범 북구청장이 파업 참가 공무원에 대한 정부의 중징계 방침을 정면으로 치받으며 징계 거부 또는 경징계 요구를 하고 나오자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눈치다. 같은 사안에 대해 전국의 250개 지자체 중 246곳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징계를 하는데 유독 울산지역 4개 지자체만 전혀 이행을 하지 않아 형평성 문제는 물론 행정력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행자부는 울산지역 공무원 징계와 관련,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행자부는 1일 오전 “지난달 30일까지 울산시에 이 동구청장을 형사고발하고 울산 동·중·남·북구 등 4개 자치구가 정부방침대로 징계절차를 밟도록 요구했으나 울산시가 며칠 여유를 달라고 해 좀더 지켜 보겠다.”고 밝혔다. 해외 출장 중인 박맹우 울산시장이 귀국하면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판단했던 것이다. 행자부는 이 동구청장 문제만 해결하면 나머지 3개 자치구는 정부 방침을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울산 북·남·중구가 정부의 중징계 방침과 완전히 다른 경징계 위주로 징계요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예상했던 대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자 매우 난감한 반응을 보였다. 구청장이 한나라당 소속인 남구에서 파업을 주도한 5명에 대해 중징계 요구를 하고 나머지 296명은 경징계를 요구하자 전혀 예상치 못한 듯 당황했다. ●장관발언에 민노당 ‘발끈’ 행자부는 공무원노조 파업 이후 전개되는 상황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허성관 행자부 장관은 전날 밤 국회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민노당 권영길 의원에게 사과를 하러 갔다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킨 꼴이 됐다. 권 의원은 지역구 사무실에 경찰이 들어와 농성중인 공무원노조 간부를 연행한 데 대해 이해찬 총리 사과와 허 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여 왔다. 하지만 허 장관을 맞은 권 의원이 “사과를 하려면 조용히 와서 하면 될 것이지 보도자료를 뿌리고 사진기자까지 부른 것이 무슨 사과냐.”며 오히려 불쾌해 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권 의원의 농성장을 찾은 허 장관이 단식 농성에 대해 “다이어트 하는 줄로 알았다.”는 농담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민노당이 발끈하자 어쩔 줄 몰라 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허 장관과 권 의원은 사적으로 상당한 교분이 있는 사이”라며 “평소 친분이 있어 농담을 한 것인데 이상한 방향으로 사태가 흘러가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이날부터 징계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것도 악재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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