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림픽 빌미로 ‘비자 장사’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비자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비용도 올라 중국을 찾는 여행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중국관광비자는 단순한 인적사항만 적어내고,3만원을 내면 4일 만에 30일 체류 비자를 발급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는 현지 호텔예약 확인서를 추가로 내고,4만 5000원을 내야 5일 만에 비자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중국정부는 유효기간 동안 입국 횟수에 제한이 없는 복수비자 발급을 중지하고 단수비자만을 발급하고 있다.
또 1년,180일,90일을 체류할 수 있는 장기비자는 발급이 중단됐고,30일짜리 비자만 발급하고 있다.
유학·취업 목적의 비자도 30일 체류 비자만 발급해 주고, 상용비자(F비자)의 경우도 최근 1년 내 F비자로 2회 이상 중국을 방문한 사람들에게만 조건부로 발급해주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중국 외교부가 비자 발급 제한조치를 내린 결과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러한 제한조치가 일시적인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종료시점이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의 비자연장도 어려워져 발급이 까다로운 취업비자 대신 방문비자를 발급받아 중국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체류기간이 만료되면 귀국해서 재발급을 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 사람이 많은 베이징과 칭다오, 다롄 등은 현지에서 비자연장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2개월씩 2회에 걸쳐 연장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1회 1개월만 연장이 가능하다. 홍콩에서 2개월짜리 체류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던 광저우는 1개월,15일 단수비자만 받을 수 있다.
현지에서 비자 연장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사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칭다오를 오가며 사업을 하는 황모(39)씨는 “급한 마음에 현지에서 비자연장을 해준다는 브로커의 말을 믿고 여권과 돈을 맡겼다가 다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올림픽 관람을 위해 중국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황씨와 같이 기간 만료로 인해 일시 귀국한 사람들의 비자 재발급의 수요도 증가하면서 이른바 ‘당일발급’ 비자도 3일 이상 걸리는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말 그대로 신청 당일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급행료’가 불가피하다. 지난달 중국에 있는 가족이 아파서 급하게 출국해야 했던 김모(43·여)씨는 “당일 안 된다던 비자가 20만원의 급행료를 내고 나니 5시간 후에 발급됐다.”면서 “중국 영사관이 비자로 장사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