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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주족에 멍석까는 경찰

    경찰이 3·1절이나 광복절 등 폭주족이 기승을 부리는 국경일에 한해 오토바이 집단운행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운전자들은 물론 폭주족들로부터조차 “안이한 발상”이라는 비판적인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청은 29일 “폭주족들이 폭주 전 경찰에 사전신고를 하고 헬멧을 쓰는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경찰 보호 하에 집단 질주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경일 특정시간대에 자유로나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에 집단질주용 차로를 따로 정할 계획이다. 단속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주족의 선두와 후미에서 경찰이 교통관리를 해주면서 시속 100㎞ 이상 질주도 보장해 주겠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오토바이 전용 상설 주행공간을 확보하고 폭주족과 건전한 오토바이 동호회와의 만남도 주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미신고 무단폭주에 대해서는 전담팀을 구성해 강력하게 단속하기로 했다. 일본 경찰에서 사용 중인 유색근접분사기(특수잉크총)와 그물망도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반응은 비판적이다. 승용차로 출퇴근한다는 김모(43)씨는 “폭주족들이 얼마나 되는지 현황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단속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일반시민들이 이용할 도로에서의 폭주를 허용하는 게 발상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폭주를 즐긴다는 청소년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인터넷에서 폭주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정모(17)군은 “보통 번개모임을 해도 50∼60명은 금방 모을 수 있지만 헬멧 쓰고 정해진 길을 그것도 경찰이랑 달리자고 하면 재미 없어서 누가 하겠느냐.”고 반문했다.같은 커뮤니티의 조모(18)군도 “폭주는 경찰을 따돌리고 중앙선을 넘나들며 일종의 일탈에서 오는 쾌감과 해방감, 스피드감을 즐기자는 것인데 경찰은 무슨 마라톤 대회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평소 진입이 금지돼 있는 간선도로를 달리고 싶은 동네 아저씨들은 경찰 모임에 모일 것같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천일염의 하소연

    천일염의 하소연

    태양의 선물, 인류 최고의 음식으로 알려진 소금.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천일염이 식품이 아니라 공업용이다. 이 때문에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세계 최고라는 서해안 천일염은 식탁에 오르지 못한다. 기껏해야 배추를 절이거나 생선을 재울 때, 젓갈을 담글 때만 쓰인다. 미네랄 성분 때문에 가공하면 누렇게 변해 상품가치가 없다며 식품회사들도 외면한다. 반면 수입산인 호주산과 멕시코산 천일염은 미네랄 성분이 거의 없어 가공용으로 선호한다. 그래서 국산 천일염은 판로가 한정돼 있다. 목포에 있는 대한염업조합 창고에는 덜 팔린 천일염 자루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지난달 기준 천일염 재고량은 5만여t에 달한다. ●천일염 푸대접 바닷물을 햇볕에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은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10%가량 들어 있고 알칼리성이어서 몸에 좋다. 반면 수입염은 거의 나트륨 덩어리로 보면 된다. 가정에서 국물이나 음식의 간을 맞출 때 쓰는 소금은 천일염이 아니다. 가공염이나 정제염(기계염)이 대부분이다. 대한염업조합도 천일염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깨끗하게 씻어서 봉지 소금을 만들지만 식용 판매하지 못한다. 중국산 김치와 절임배추 등이 밀물처럼 들어오면서 천일염 소비량도 크게 줄었다. 목포대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 함경식(47) 교수는 “우리는 조상대대로 아무런 부작용 없이 천일염을 먹어왔고 그래서 안전성이 이미 입증됐다.”며 “천일염은 우려와 달리 바로 먹어도 되고, 설령 중금속이 들어 있다 하더라도 기준치 이하”라고 강조했다. ●천일염을 먹자 지난해 국내 천일염 생산량은 33만여t, 바닷물에서 나트륨과 염소이온을 분리해 만든 정제염 17만t 등을 포함한 소금 생산량은 50만t이었다. 반면 국내 수요량은 식용 62만t과 공업용 255만t 등 317만t이었다. 부족분은 대부분 수입산(269만t)으로 채워졌다. 국산 천일염은 몸에 좋다는 미네랄 성분이 많지만 과학적 분석이 이뤄지기도 전에 이 성분이 불순물로 간주돼 천일염이 공업용으로 전락케 한 빌미가 됐다. 천일염은 해마다 4∼8월 생산된다. 그러나 판로가 막혀 있어 값도 뒷걸음질이다.(표) 수입염이 식품위생법 적용을 받지만 국산 천일염은 염 관리법 적용을 받는다. 식품위생법 적용을 받지 않아 유통업자들이 수입산을 국산으로 둔갑시켰다 걸려도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 함경식 교수는 “실제로 신안지역 433개 염전을 조사했더니 염려했던 중금속이 나오지 않았다.”며 “아마도 갯벌의 자정능력 때문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 최고 품질인 프랑스 북부지역 게랑드산 천일염은 우리 천일염에 비해 값이 20배나 비싸지만 미네랄 등 포함 성분이 국산 천일염과 엇비슷하더라.”고 강조했다. 대한염업조합 박성태 이사장은 “국산 천일염 품질인증제와 강력한 합동단속이 시급하다.”며 “천일염이 우수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자료화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다음달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인 전남 신안에서 정책설명회를 열어 천일염 식품화에 대한 법 개정의 타당성을 알릴 계획이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경기도 게임규제건의 문화부가 묵살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사행성 게임업소의 게임기 불법 개조를 막기 위해 칩을 부착하고 게임제작업체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도록 문화관광부에 건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그러나 문화관광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회신을 보내지 않아 사행성 도박이 전국에 범람하도록 방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28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6일자로 문화관광부에 ‘게임제공업소에 대한 효율적인 단속대책 건의’라는 공문을 보내 효과적인 개선대책 마련과 법령 개정 등 정부정책에 반영해줄 것을 건의했다. 도는 게임기 불법변조 등으로 단속에 적발된 게임장들이 지자체의 행정처분 즉시 행정법원에 효력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 대부분 승소함에 따라 본안소송 확정시까지 행정처분이 보류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도내에서 단속에 적발된 업소 가운데 131곳에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이중 97%인 127건이 승소, 본안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1년∼1년6월씩 불법영업을 계속했다. 도는 특히 게임업소들이 게임기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작시 기본적으로 칩을 부착하고 봉인하도록 하는 규정과 게임기기와 지자체 단속부서간 통신포트를 개발, 게임기 변조시 즉각 적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요청했다.또 게임기 제작업소의 등록요건을 강화, 일정한 능력을 갖춘 업체만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분류 심사기준을 강화, 무분별한 제작 남발을 막아줄 것도 건의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짝퉁이라도…” 명품病 한국인

    “짝퉁이라도…” 명품病 한국인

    남에게 그럴싸하게 보일 수만 있다면 가짜라도 마다 않는 한국인의 습성은 이미 해외에서도 유명하다.‘짝퉁의 천국’으로 통하는 중국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가짜 명품 시장은 대단한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뤄후지구의 ‘비밀 짝퉁명품 창고’를 둘러봤다. “명품 있어요, 명품” 지난 27일 오후 2시 중국 광둥성 선전시 뤄후(羅湖)상업구의 뤄후시장. 홍콩과 근접해 있는 뤄후상업구는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 선전시에서도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가게 주인마다 짝퉁창고… “얼마든지 공급” 택시에서 내린 한국 손님을 가장 먼저 붙잡은 사람은 유창한 한국말로 호객하는 중년 여인이었다. 냅다 손을 뿌리쳤지만 그 여인은 에스컬레이터 몇개층을 따라붙으며 귀찮게 했다. 한 기념품점에 들어갔다. 한 점원이 다가와 자기를 ‘칭칭’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귀에 조용히 ‘밍핀’(명품)을 속삭이자 밖에 나가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슬그머니 두툼한 카탈로그를 꺼낸다. 수백가지의 시계, 가방, 구두 명품이 빼곡하게 소개돼 있다. 순간, 가게 문앞을 누군가 지나가자 거칠게 카탈로그를 뺏는다. 중국 내 가짜 명품단속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윽고 칭칭은 한국말로 “약간 멀기는 한데 우리 명품창고로 가자.”며 가게 밖으로 앞장서 나갔다. 폭염 속을 20여분간 걸어 20층 건물로 들어섰다.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16층에 이르자 일반 살림집 같은 주택이 나타났다. 방 3개짜리 20여평의 ‘짝퉁 명품’ 창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말이 창고지 번듯한 가게 수준. 가장 큰 방에는 시계, 핸드백, 지갑, 여행가방이 수천개 진열돼 있다. ●휴가때 한 가게에 수백명 몰려 안내대에는 한국사람들이 특히 많이 찾는 물품목록이 따로 정리돼 있었다. 물건을 고르고 곳곳에서 흥정하는 소리로 에어컨을 틀어놓은 창고는 무척이나 어수선하고 더웠다. 정품이 60만원인 ‘던힐’ 가방은 중국돈으로 500위안(6만원),70만원이 넘는 루이뷔통 핸드백은 600위안(7만 2000원)에 가격을 부르고 있었다.‘보스’ 명함지갑은 50위안(6000원),‘구치’ 신발은 200위안(2만 4000원)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판매가는 이 가격의 3분의1∼2분의1 선이었다. 칭칭은 “명품창고들은 한국 관광객들이 찾는 필수 코스다. 거의 모든 한국인들이 우리 제품의 정교함에 놀라곤 한다. 한국인들을 많이 상대해서인지 이제는 ‘밍핀’보다 ‘명품’을 발음하기가 더 편하다.”고 친한 척을 했다. 그는 짝퉁 찍어내는 공장이 중국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 말만 하면 한번에 몇 만개라도 공급해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관광객 박모(34)씨는 “한국에서 부탁한 사람도 있고 성의 표시해야 할 사람도 있고 해서 최소 8개 이상은 사가야 할 판”이라고 했다. 그는 가방, 지갑, 신발 등 10여개를 고른 뒤 ‘치바이’(700원)를 큰 소리로 외쳤다. ●400달러이상 물품 세관 신고규정 유명무실 칭칭은 이 많은 창고의 물품이 3∼6개월 정도면 동이 난다고 했다. 이번 여름 방학기간과 휴가 기간에만 그의 가게를 찾은 한국인들이 500명이 넘는다고 했다. 미화 400달러(약 40만원)가 넘는 물품은 한국 입국통관 때 세관 신고하게 돼 있지만 무시된 지 오래다. 칭칭은 물건을 산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명함을 건네며 “겨울에 다시 친구들과 오면 새롭고 좋은 물품을 들여놓겠다.”라고 약속했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쇼핑을 마친 한국인 관광객들과는 달리 중국인 가이드는 “한국인들이 중국 관광의 참맛을 잃어버린 채 가짜 명품을 사려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글 선전 김준석 특파원 hermes@seoul.co.kr
  • 국세청, 판교2차 당첨자 자금출처 검증

    국세청은 판교 신도시 2차 분양 당첨자 가운데 투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대상자들을 선별해 계약금·중도금·잔금 등 자금출처에 대한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또 아파트 분양 관련 거래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불법거래 알선 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28일 이같은 내용의 ‘판교 신도시 2차 분양 세무대책’을 발표했다. 국세청은 우선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불법거래 알선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청약통장 가입은행과 사이버 모델하우스, 포털사이트와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의 홈페이지 등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국세청은 전매가 제한된 분양권의 불법 거래 알선 행위와 편법 거래 사실이 적발되면 당첨 취소와 함께 부동산중개업법 등 관련법규 위반 혐의를 적용, 관계기관에 명단을 통보할 방침이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공작도 발밑 볼땐 깃털을 접는다”

    “공작도 발밑 볼땐 깃털을 접는다”

    정상명 검찰총장이 전국 일선 검사들에게 법조비리 파문 등과 관련, 겸허한 자세로 자성할 것을 당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정 총장은 검찰이 법조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하던 지난 24일 일선 검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공작새도 자기 발 밑을 돌아볼 때는 깃털을 접는 법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매사에 겸허한 자세를 견지할 것을 재삼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법조브로커 김홍수씨 사건과 관련,“최근 발생한 법조브로커 사건은 청렴하고 강직한 검찰을 염원하는 국민에게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아껴주시는 국민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이어 법조브로커는 그릇된 접대문화의 토양 위에서 자라나고 법조인들의 허술한 마음의 구석을 파고든다며 “무절제한 대인관계는 개인과 조직을 곤경에 빠뜨리고, 종국에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또 전국의 특수부에서 상시적으로 법조비리 단속을 벌이도록 한 것과 관련해 “법조 브로커 단속은 법조계에 종사하는 누군가가 관련될 수 있어 어렵고도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수 있지만, 이들을 발본색원하지 않고는 ‘사법의 대국민 신뢰 회복’은 요원한 일”이라며 제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단속하도록 당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국회 문광위원 로비’ 의혹도 조사

    사행성 게임기와 상품권 발행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들이 후원금을 정치권에 전달하면서 청탁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일부 정치인들의 후원금 내역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관계자는 27일 “압수물 분석을 해가며 이번 주초까지 상품권 지정 절차 등 개요를 파악하고, 이후에 업체 관계자 등을 소환하겠다.”고 말했다.●경찰도 조폭 연계성 수사 착수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출국이 금지된 19개 상품권 업체 대표뿐 아니라 문화관광부, 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 국회 문광위 위원 등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관련자들을 모두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어머니 명의로 코윈솔루션 주식을 소유한 사실이 청와대 조사 결과 드러난 권모 전 청와대 행정관도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사행성 게임을 집중 단속해온 경찰도 개별 오락실에 대한 단속을 넘어 폭력조직과의 연관성을 밝혀내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오락실과 성인PC방, 게임 유통·제작업체, 대규모 불법 환전상 등에 대한 계좌추적을 강화하고, 각종 로비의혹도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게임기 무단변조, 미지정 상품권 제공 및 유통, 사해행위 방조 등의 혐의가 적발되면 게임기 기판을 압수하고 봉인하기로 했다.●여권 유력인사, 지분 참여찾기에 집중 검찰은 상품권 발행업체 중 한 곳인 코윈솔루션 지분을 청와대 행정관 모친이 갖고 있다는 첩보를 갖고 있었다. 발행업체 C사 지분을 광주OB파가,H사 지분을 부산 칠성파가, 또다른 H사 지분을 영광파가 갖고 있다는 의혹도 확인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런 첩보가 상품권 업체와 폭력조직, 정·관계간 유착설의 진원지라고 보고 지분 관계 분석으로 수사 포문을 열었다. 또 상품권 유통망을 장악해 현금흐름을 주도하게 된 조폭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주말 동안 검찰은 19개 지정업체에서 압수한 주주명부를 집중 분석했다. 상품권 업체 지분을 보유한 것만으로 일정한 수익창출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상품권 지정업체들이 지분을 배정, 상납하는 식으로 리베이트가 제공됐을 수도 있었다. 지분율 분석만으로도 각 업체의 실세와 운영 메커니즘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대가성 입증되면 처벌 지분 관계를 확인한 뒤 공직자의 경우 대가성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조폭의 경우 탈법자금 조성 여부를 조성해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한다는 게 검찰의 복안이다. 하지만 조폭이나 정·관계 인사들이 차명으로 지분을 보유했을 수 있다. 단순히 지분을 차명보유한 게 범죄로 성립되기는 어렵지만, 검찰은 일단 사실 확인에 힘쓰기로 했다. 사행성 게임기와 상품권 지정업체를 둘러싼 조폭 배후설을 규명해야 하는데, 수사가 사실상 ‘공개수사’가 되어버렸다는 점도 검찰에는 부담이다. 수사망을 피하는 데 이력이 붙은 조폭들이 잠적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증거인멸 가능성도 높다. 검찰은 관련 혐의자들에 대한 증거보전책으로 추가 압수수색 등을 계획하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오락실 절반 벌써 ‘딱지 상품권’

    경품용 상품권 폐지를 8개월가량 앞둔 가운데 벌써부터 가맹점 사용이 불가능한 ‘딱지상품권’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를 판매하는 한 업자는 “이미 오락실 업주들의 절반 이상이 딱지로 전환했고 하루에도 문의전화가 수십통씩 오고 있다.”고 말했다. 자칫 도박의 ‘음성화’를 심화시켜 지하경제만 살찌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오락실 업주들의 정보교환 인터넷 카페에는 ‘인증 상품권 폐지 예정, 딱지 상품권 사용시 처벌근거 없음(법원). 게임장 사장님께서는 더 이상 고민하지 마시고 전화 주세요.’‘장당 30원 영문화 상품권입니다. 안심하고 쓸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올라와 있다. 실제로 한 ‘딱지상품권’ 판매업자에게 문의하자 “10만장 단위로 제작하고 상품권에 업소 고유의 색깔을 집어넣어 사장님 업소 안에서만 도박칩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해 준다.”고 설명했다. 판매업자들은 지난달 창원지방법원 행정1부가 “미지정 문화상품권을 오락실에서 경품으로 지급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처분을 내리는 것은 효력이 없다.”고 판결한 점을 들면서 업주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와서 단속할 권한도 없을 뿐더러 설사 단속한다 해도 오락기는 압수하지 못하고 매장에 있는 상품권 일부만 가져갈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자기가 직접 단속당해 벌금을 내봤다면서 “기껏해야 100만원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주들도 딱지 판매업자들의 말에 점차 혹하는 분위기다. 서울 금천구에서 B오락실을 운영하는 김모(44·여)씨는 “경품용 상품권이 법적으로 금지된다고 하니 이럴 바에야 차라리 값싼 딱지를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1장당 5000원 가까이 되는 상품권을 쓰고 부도가 나느니 차라리 30∼35원짜리를 쓰면서 경찰을 피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딱지상품권 문화관광부가 지정하지 않은 ‘미(未)인증 상품권’을 말한다. 영화관람·도서 구입 등에는 쓸 수 없으며 특정 오락실 내부에서 ‘도박용 칩’으로만 이용된다. 지정 상품권처럼 오락기를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규격이 지정 상품권과 같고 디자인도 비슷하다.
  • ‘노인무도장’ 화재소동 1명 압사

    성인 무도장(콜라텍)에서 춤추던 수 백명의 노인들이 불이 난 줄 알고 급하게 대피하다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오후 4시20분쯤 영등포구 2동 A콜라텍에서 중·노년층 손님 500여명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잘못 알고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이 과정에서 60대 여성 1명이 쓰러져 발길에 깔려 숨졌다. 이모(72) 할머니 등 8명은 다쳤으나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무도장 천장의 무대 조명에서 전기 스파크가 갑자기 일면서 정전이 되고 누군가가 ‘불이야’라고 외치자 손님들이 한꺼번에 3개의 출입구로 몰려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콜라텍은 60대 이상의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어 주말마다 수 백명의 노인들이 모여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콜라텍 주인 이모(50)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와 과실 여부를 조사중이다. 콜라텍은 현재 소방법이나 건축법 등 관련 법령에 화재나 위생, 시설 설비 등에 관한 단속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안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中카풀 ‘하늘의 별따기’

    中카풀 ‘하늘의 별따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카풀, 애인 구하기보다 어려워요.” 최근 중국에서도 기름값이 오르면서 카풀이 유행하고 있으나 조건이 까다로워 카풀 대상을 찾기가 애인을 구하거나, 직장 잡기만큼 어렵다고 25일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동승하려는 사람은 차종에, 노선, 성별, 비용을 고려해야 하고 운전자는 동승자의 학력 수준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의 이런 현실적인 문제 말고도 ‘카풀족’들은 법률적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고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동승자가 운전자에게 차비를 내거나 기름값을 대도 불법이고, 심지어 담배 등을 제공해도 단속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무허가 개인 영업차량인 ‘헤이처(黑車)’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상황. 카풀과 헤이처가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공안 당국은 처벌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대에 맞지 않는 단속’이라며 반발한다.“카풀이 자원 절약, 대기오염 방지 등 국가 정책에도 부합하는 합리적인 제도인데 왜 못하게 막느냐.”는 지적이다. 일부 네티즌은 “혹시 공안부서가 택시업계의 로비를 받은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jj@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한총리 “사행성게임 조속 퇴출”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한총리 “사행성게임 조속 퇴출”

    한명숙 국무총리는 24일 사행성 오락게임인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불법성이 확인된 만큼 전면적 압수 단속으로 사행성 게임을 조속히 퇴출시키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사행성 게임장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아직도 많은 사행성 게임장 업주들이 게임기 압수에 반발하거나 위장영업을 하는 등 불법행위가 여전해 음성적 확산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게임장 업주 등의 반발에는 “사행성 게임은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명백한 원칙과 의지를 가지고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상품권 환불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피해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을 인식해 문화관광부가 서울보증보험회사 등과 논의해서 환불에 문제가 없도록 대처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상품권 발행업체가 상품권 환불을 회피하려고 고의부도를 내는 일이 없도록 정밀 감시할 방침이다. 위장영업을 하는 사행성 PC방은 포상금제로 주민신고를 활성화하는 한편 사행성 게임업소의 불법광고물은 철저히 단속해 철거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국무조정실에 관계기관 합동으로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사행성 게임 근절대책 추진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 독려할 방침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강릉 중앙시장 주변도로 일방통행 추진

    강원도 강릉시에서 교통이 가장 혼잡한 중앙시장 주변도로에 대한 일방통행 방안이 추진된다. 24일 강릉시는 교통정체가 극심한 중앙시장 일대 도로에 대해 일방통행을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시장의 주된 접근로인 금성로는 폭 8m의 도로 양쪽에 불법주차가 성행하고 양방향 통행으로 교통정체가 극심,650m 구간을 통과하는데 무려 20∼30분이 소요되고 있으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성로(대한생명→성내광장:650m)와 명동로(성내광장→강릉교:620m)에 대해 일방통행 실시 방안을 마련, 지역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한편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설문조사 결과 일방통행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60% 이상이 찬성할 경우 5000만원을 들여 사업을 시행하고,60%가 되지 않을 경우 일방통행 시행을 당분간 보류할 계획이다. 강릉시는 또한 금성로에 대해 양쪽 인도의 폭을 줄여 노상주차를 허용하고 교행도로를 확보하는 내용의 도로구조 변경 개선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사업비(30억원) 과다소요, 보행권 침해 논란, 가로수 식재 불가 등의 문제점이 있어 고민하고 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위기경보시스템 꺼졌다

    왜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는가.‘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의 문제점이 초동단계가 아닌 정점에서 폭발하다시피 불거진 이후 제기되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여당과 정부내 정보기관 등이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라는 여권 내부의 자체 진단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총리실 TF팀이 마련된 지 9개월째인 지난 7월 27일에서야 상품권 폐지, 성인 게임장의 등록제에서 허가제 전환 등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9개월 동안 전국은 이미 도박장화돼 가고 있었다.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인 민병두 의원은 “위기경보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기관들과 청와대 보좌진의 유기적 결합이 부족했고, 당은 권력의 비리 의혹에만 매달려 사회적 위기에 대처하기 못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 현안보고만 해 민 의원은 “대통령이 국정원을 비롯한 4대 권력기관의 제자리 찾아주기의 하나로 국정원으로부터 정례 업무보고를 받지 않는 상황을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시점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의 국내업무 담당 파트에서 적시에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산업의 심각성이 보고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정원 측은 이번 사행성 게임 파문을 포함해 각종 현안에 대해 청와대에 보고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여당에서조차 국정원에) 국내 문제 보다는 해외경제정보 수집 등에 더 신경쓰라고 요구했던 게 아니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민심에 등 돌린 청와대 노 대통령에게 민심의 소리를 전달하는 곳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국정상황실, 기획조정 비서관실 등이다.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국정상황실에 1일 현안 보고 때 정확한 상황을 전달하고, 민정수석실과 정무쪽에서 경찰보고 등을 종합해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주변에서 2∼3년씩 일한 비서관들은 총체적인 위기감보다는 대통령에 경도된 상황인식을 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되는데, 즉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면 대통령이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오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일부 상품권 폐지 반대도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총체적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고 후회했다. 이미경 의원측은 “검경 단속에 의존하는 소극성을 보였다.”고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두 차례의 고위당정회의를 통해 상품권을 폐지하는 과정에서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진통을 겪었다. ●뒷짐 진 총리실 사행산업과 관련해 총리실은 올해 초 2차례나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와 관계부처들이 모여 사행산업관련 대책을 마련하려고 했다. 당시 정동채 실세 문화부 장관이 있었으나 사행성 산업 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하고 6∼7개월을 허송했다. 총리실은 “집행부서가 아니라 초동 단계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문소영 구혜영기자 symun@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前교육부총리 사촌동생도 도박 PC방 운영 구속

    도박 오락실에 대한 전면적인 단속이 이뤄지는 가운데 전 교육부총리 K모씨의 사촌동생도 도박이 가능한 PC방을 운영하다 구속됐다. 울산지검 특수부는 24일 PC방을 불법으로 운영한 혐의(도박개장)로 전 부총리의 사촌동생 K모(4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K씨는 지난 5월 울산시 남구에서 도박 프로그램이 깔린 수십 대의 PC를 갖춘 PC방을 차린 뒤 손님들이 도박게임으로 딴 사이버머니를 현금으로 바꿔주며 수수료를 받는 수법으로 하루에 200만원 이상의 불법적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K씨는 PC방을 운영하며 5월부터 7월까지 3차례나 경찰의 단속에 적발됐지만 그가 고용한 이른바 ‘바지사장’ 3명만 구속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K씨가 경찰의 단속에도 영업을 계속했던 점 등으로 미뤄 단속과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상품권 시장 패닉… 파산 도미노 ‘술렁’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상품권 시장 패닉… 파산 도미노 ‘술렁’

    ‘바다이야기’ 파문이 전국적으로 번져 나가면서 시장이 극도로 술렁이고 있다. 폐업하는 게임업소가 급증하고 내년 4월 폐지되는 게임 상품권 유통시장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선의의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상품권 발행업체에는 “내가 가진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되는 게 아니냐.”는 문의와 항의가 하루 종일 빗발쳤다. 경품용 상품권 매입을 중단한 007티켓측은 “이미 며칠 전부터 경품용 상품권 매입을 중단했는데 문의는 끊임없이 들어온다. 사실상 업무 마비 상태”라고 말했다. 일반 상품권을 유통하는 업체들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혹 경품용 상품권이 아닌 일반상품권도 못쓰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계속 들어올 정도로 시장의 동요가 심하다.”고 말했다. 게임업소 업주들도 마찬가지다. 이대로라면 초기 투자비용은 고사하고 대당 600만원 정도씩 들여 구입한 게임기가 쓰레기 신세를 면치 못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국에서 보급된 성인게임기는 70여만대. 결국 전국에서 4조원어치 이상의 산업폐기물이 생기는 셈이다. 게임기 거래는 거의 중단됐다. 한 달 전 600만원 이상 주고 산 게임기가 시장에 100만원에도 나오고 있지만 사는 사람은 없다. 게임기 중개업자 정모(45)씨는 “일찍 시작한 업주들은 어느 정도 ‘단물’을 빼먹었겠지만 끝물에 시작한 사람들은 도산을 피하기 힘들다. 우리의 경우 기계 값만 최소 4억원을 날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장은 부동산 시장에까지 미친다. 성인오락실 단속이 본격화하면서 사행성 오락실로 쓰이던 상가가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사행성 오락실의 점포 수는 전국적으로 약 1만 5000여개. 대부분 50∼100평 정도로 넓고 목 좋은 곳 1층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 종로5가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조중현(47)씨는 “대부분 평수가 큰 것들로 임대료가 비싸 건물주들에게 효자 노릇을 했지만 이젠 매물만 나오는 탓에 애물단지로 변하고 있다.”면서 “목 좋은 곳은 억대의 권리금이 오갔지만 이제 권리금은 생각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박을 꿈꾸며 얽어 놓은 ‘보증의 고리’ 때문에 연쇄부도 사태도 우려된다. 올해 초 인테리어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강남에 성인오락실을 차린 김모(48)씨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성인오락실 인테리어를 담당해 왔던 그는 ‘바다이야기’가 ‘대박’이란 소리를 듣고 뒤늦게 뛰어들었다. 모아둔 돈과 퇴직금에다 친구의 도움까지 받아 8억여원을 들여 기계 90대 규모의 성인오락실을 차렸다. 그러나 4개월 만에 ‘바다이야기’ 사건이 터져 생돈을 모두 날릴 판이다. 김씨는 “나와 우리 가족, 도움을 준 친구 모두 망하고 말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6월 서울 금천구에서 ‘바다이야기’ 오락실을 연 노모(50)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 오락기를 모두 팔고 문을 닫았다. 장사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이다. 노씨는 “4억원을 들여 오락실 문을 열었는데 장사도 별로 안되고 성인오락실이 잘못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폐업을 했다. 하지만 회수한 돈은 겨우 수천만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성인오락실로 돈을 버는 것은 폭력조직과 연계된 대형 오락실이나 게임 개발업자뿐”이라고 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황교욱(44) 민원담당관은 “최근 사행성 게임으로 가산을 탕진한 사람들의 상담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 중에는 게임중독자 외에 게임장 업주가 많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에게 보증을 서 주거나 돈을 빌려 준 ‘2차 피해자’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말했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지구촌 좀먹는 도박의 바다

    지구촌 좀먹는 도박의 바다

    지구촌이 도박에 푹 빠졌다? 정보화 확산속에 편벽한 시골 촌구석까지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사이버 도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도박 인구는 곱절로 늘었고 정보강국으로도 부상 중인 중국에선 지난 6월 형법을 개정하는 등 도박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파친코의 천국’ 일본에선 엄격한 규율과 적절한 행정지도, 절제있는 이용문화의 정착을 통해 자칫 사행성이 판칠 수도 있는 파친코를 국민 오락으로 가꿔가고 있다. ■ 日-4명중 1명 파친코 즐겨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서 파친코는 도박이 아닌 국민적 오락이다. 돈을 잃고 따는 점에서 사행성 도박으로 볼 수 있지만, 국민 생활속에 깊숙이 뿌리내려 여가활동이나 오락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서도 “파친코는 젊은 여성들까지 좋아하는 게임으로 ‘대중오락의 왕’”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파친코 영업점수는 1만 5165개.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접할 수 있다. 국민 4명 중 한 명이 파친코를 즐긴다는 조사도 있다.90년대 중반에는 매출액이 30조엔을 돌파했었다. 기간산업인 자동차나 백화점 매출액보다 많다. 일본 파친코 산업의 70% 정도는 한국계나 조총련계 동포들이 좌우하고 있다. 일본에선 도박을 법으로 엄격히 규제해 합법적인 도박은 경마와 경륜, 경정 3종류뿐이다. 카지노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파친코는 도박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영업소내에서 직접 돈을 환산해 받지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장내에서는 구슬을 구입한 뒤 게임을 즐기다 구슬을 따게 되면 라이터나 문진, 담배 등과 같은 경품을 받는다. 경품은 별도 장소의 별도의 업자가 운영하는 교환소에서 돈으로 환급받으며, 경품은 다시 중간수집상을 거쳐 파친코점으로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경품의 90% 이상이 환금되지만, 각 주체의 행위에 도박성이 없기 때문에 경찰에서 단속할 근거가 없다. 한때는 경품 교환소에 야쿠자 같은 조직폭력이 자금원으로 개입한 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폭력단의 경품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일본의 파친코가 국민적인 오락으로 자리잡은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오락성과 함께 사행성이 분명하지만 환급률이 높다는 점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급률이 70∼80% 정도로 높아 실컷 즐기고 업소 이용료나 수수료 정도를 내는 셈이다. 요즘에는 업소간 경쟁이 심해 환급률을 더 높게 조정해놓은 곳도 있다. 대부분은 ‘한탕’보다는 ‘절제된 도박’을 즐기고 있다. 업주들도 파친코나 파치슬롯 등의 기계에 대한 정확한 게임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회계와 경영도 투명화해 세금 탈루가 없게 하는 등 업계의 자율 규제와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파친코 점포도 상업지역에서만 영업할 수 있다. 주택가로 파고드는 것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또한 경품 교환소도 지자체별 조례에 따라 장애인 단체 등 지원이 필요한 단체에서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中-형법강화·사이트 폐쇄 ‘무용지물’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도박은 중국 4세대 지도부가 추진 중인 ‘조화로운 사회’ 건설의 10대 장애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심각하다. 1년 관광 수입 정도가 해외 인터넷 도박, 축구 복권 등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베이징대 공익복권사업연구소는 보고 있다. 지난 한해 국가 복권사업 규모의 10배에 해당하는 6000억위안(약 72조원)이 유출됐다는 추정도 나온다. 독일월드컵 기간 전세계에서 축구 도박 및 복권 구매 자금으로 흡수된 100억파운드(17조 5000억원) 가운데 60% 이상이 중국과 동남아 화교권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밖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도박 사이트만 미국, 타이완, 홍콩, 동남아 등지에 700여개 이상으로 중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축구 등 스포츠 경기 결과 알아맞히기도 올림픽을 앞두고 성행하고 있다.‘체육 복권’이 있지만 중국인들의 ‘도박성’을 충족시켜 주지 못해 지하 도박의 확산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환율이나 채권·주식 이자율 등 금융 수치를 대상으로 하는 도박도 유행이다. 미인대회나 가요대회 등 각종 선발대회 결과도 도박 대상이 되고 있다. ‘사행성 인터넷 게임’도 확산일로다. 유력 인터넷 사이트나 게임 개발업체들이 사행성 사이트로 변질 운영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게임 사업의 선두 격인 ‘성다(盛大)’는 ‘촨치스제(傳奇世界)’를 통해 ‘제톈라오(劫天牢)’라는 사행성 게임을 서비스했다. 텅쉰(騰訊)이나 광퉁(光通) 롄중(聯衆) 등도 사행성 게임 사이트로 변질됐다는 비난을 일고 있다. 중국 공안부장인 저우융캉(周永康)은 지난해 1월 ‘도박금지 인민전쟁(禁睹人民戰爭)’을 선언, 본격적이고 대대적인 도박 단속에 돌입했다. 중앙 17개 부서를 망라하는 전문 부처까지 설치했다. 일부 공무원들이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고 있어 부패 방지 차원의 성격도 있다. 도박과의 전쟁이후 전국적으로 15만여건이 적발돼 60여만명 이상이 도박 혐의로 처벌받은 것으로 중국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러나 도박은 근절은커녕 확산일로다. 인터넷 도박은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인터넷 바와 도박 사이트들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도박 사이트를 대량 폐쇄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사이트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도박을 좋아하는 네티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알려진 전문 도박 사이트만 1000여개가 넘는다. 전인대 상무위는 지난 6월 형법개정을 통해 3년으로 돼 있는 도박에 대한 최고 형량을 10년으로까지 늘리며 강경 대처하고 있으나 효력은 아직 미지수다. jj@seoul.co.kr ■ 美-인터넷 도박인구 800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는 ‘바다이야기’와 같은 형태의 도박장은 없지만 인터넷 도박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가 나서 단속을 해보려 하지만 인터넷 도박을 뿌리뽑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인터넷 도박 이용자는 800만명. 이들이 1년 동안 쏟아붓는 돈은 60억달러(약 6조원)를 넘는다. 미국게임협회는 전세계 인터넷 도박 시장에서 미국이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들어 미국인 전체의 4%가 온라인 도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가 늘어난 수치다. 현재 미국에서 운영 중인 인터넷 도박 사이트는 2300개 정도라고 한다. 미국의 온라인 도박은 인터넷 카지노와 스포츠 경기 결과에 대한 내기가 주종이다. 그러나 갈수록 사람들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박들도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 도박 사이트인 벳어스닷컴의 경우 “피델 카스트로(쿠바 국가평의회장)가 죽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던진 뒤 구체적인 사망 날짜에 돈을 걸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도박이 큰 돈을 벌어들이자 골드만삭스나 피델리티같은 미국의 세계적인 금융회사들도 뮤추얼펀드를 통해 도박업체에 거액을 투자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처럼 인터넷 도박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미 의회가 입법을 통한 제재에 나섰다. 미 하원은 지난달 인터넷 도박 금지 법안을 찬성 317대 반대 93의 압도적인 다수로 의결했다. 이 법안은 은행과 신용카드사가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돈을 결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 이뤄지는 모든 형태의 국제 도박에 대한 정부의 단속권도 확대했다. 미 법무부도 인터넷 도박은 “집 안에 슬롯머신을 한 대씩 갖다 놓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불법 활동에 대한 대대적 감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의회와 정부의 입법과 단속이 미국의 인터넷 도박을 발본색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일단 상원은 하원과 달리 이 법안의 처리에 적극적이지 않다. 인터넷 도박을 불법화하기보다는 규제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 자체를 차단하지 않는 이상 미국인의 제3국 도박 사이트 접근을 막기 어렵다. 짐 리치 의원 등 하원의 인터넷 도박 금지법안을 발의한 의원들도 인터넷 도박이 마약이나 매춘처럼 근절되지 않는 사회악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dawn@seoul.co.kr
  • [영화] 신애라·박지빈 주연 ‘아이스케키’

    뜨문뜨문 잊힐 만하면 나오는 복고풍 드라마에는 불변의 강점이 있다. 고단한 현재를 잠깐이나마 잊게 하는 위무장치로서의 기능만 충실히 해준다면, 영화적 완성도를 따지는 까탈은 웬만하면 접어주게 된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감동이 내장된 가족영화라면 말할 것도 없다. 24일 개봉한 ‘아이스케키’(제작 MK픽처스)는 이래저래 관객의 팔짱을 풀어놓게 만드는, 여유만만한 복고풍 가족영화이다. 모처럼 계보를 잇는 복고영화가 중년 탤런트 신애라의 스크린 데뷔작이란 사실도 색다른 기대감을 부추기는 대목이다. 1969년 지방 소도시(여수)로 무대를 옮긴 영화는 오래된 앨범 속에서 추억의 사진들을 한장한장 꺼내놓듯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건드리는 장면들로 빼곡히 화면을 채워나간다. 설령 영화가 아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대를 고스란히 복기해낸 복고화면 퍼레이드만으로도 만족할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영화의 주제어는 시종 일관되게 ‘가족애’로 향해 있다. 밀수 화장품 장사를 하며 억척스럽게 사는 엄마(신애라)와 열살짜리 아들(박지빈)을 중심에 세워둔 이야기 뼈대를 확인하는 도입부에서부터 관객들은 경계심을 풀어놓게 된다. 주인공 모자(母子)와 그들 주변의 캐릭터들을 차례차례 호명하듯 느린 호흡으로 나열하는 화면은, 그렇다고 이 영화가 특별한 도전의욕을 품은 드라마가 아니란 사실도 일찌감치 귀띔해준다. 경찰 단속을 피해 화장품을 팔다 길바닥에서 이웃여자의 머리채를 쥐고 악다구니를 해대는 엄마,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아빠를 만나고픈 희망 말고는 세상 답답한 게 없는 다부진 아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신발을 사겠다며 아이스케키를 파는 또래의 고아원 친구…. 코믹 어조로 캐릭터 하나하나를 정성들여 세공하는 데 한참이 걸린 영화는 중반고개를 넘어서면서 준비했던 최루탄을 터뜨리기도 한다. 엄마 몰래 아이스케키를 팔며 아빠찾아 서울 갈 여비를 마련하는 소년과 고아 친구가 엮는 진한 우정은 이 영화가 눈물샘을 공략하려 작정하고 덤볐음을 새삼 확인시킨다. 향수강박에 걸린 듯 쉼없이 나열하는 시청각 복고 코드들에 시계를 보게 되는 지점이 더러 있긴 하다. 그러나 가족애와 우정이라는 주제의 보편성, 가난했지만 풍요로웠던 시절을 본능으로 향수하려는 정서적 보편성 덕분에 영화는 생각보다 힘이 세다.‘안녕, 형아’의 박지빈이 빈틈없이 암팡진 눈물연기를 자랑한다. 전체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정책실패가 아니라 비리가 본질이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바다이야기’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 대국민 사과를 주문했다.“도박성 게임이 전국에 퍼지도록 한 정책실패에 대해 정부가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땅히 그리해야 할 것이다.2년도 안돼 도박상품권이 30조원어치나 발행된 이 도박공화국의 현실 앞에서 정부는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은 정책실패가 아니다. 잘못된 정책을 만들고 지키고 심지어 보호한, 그리고 여기서 막대한 이권을 챙긴 비리구조가 본질이다. 사태가 터지고 제기되는 비리의혹들은 입을 못 다물 정도다.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과정에서 정치권의 청탁이 쏟아졌고, 돈과 연줄을 동원한 로비가 난무했다는 증언이 빗발친다. 직접 로비를 벌였다는 상품권업체 직원의 증언도 나왔다. 사행성 게임장의 폐해에 대한 언론과 시민단체의 고발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사정당국, 정치권은 그동안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단속과 처벌도 시늉에 그쳤다. 그 사이 도박상품권은 하루에 700억원어치씩 찍혀 나왔고, 도박장만도 하루 30곳씩 늘어났다. 정부와 사정당국을 묶어놓고, 도박을 풀어놓은 그 무엇이 파문의 본질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지도부가 정부 사과부터 촉구한 것은 사태를 정책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한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게 아닌지 의심케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실무 차원의 정책실패’ 식으로 언급한 것이나 한명숙 총리가 어제 문화부를 질책한 것 등도 이런 의구심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검찰이 뒤늦게 수사에 나선 것이나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 특수부 초임검사 4명을 투입하는 정도로 수사를 벌이는 것도 수사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사태의 방향을 유도하는 듯한 언급을 삼가야 한다. 비리의 흑막을 낱낱이 벗겨낸 뒤 그에 따라 처벌과 사과가 따라야 할 것이다.
  • “올테면 와 보시죠, 뭐”

    “올테면 와 보시죠, 뭐”

    “경찰입니다.” 지난 22일 밤 10시 서울 반포동의 S성인오락실. 소란스러운 기계음 사이로 경찰이 들이닥치자 순간 어색한 분위기가 퍼졌다. 불법 오락실이나 상품권 적발·단속에 잔뼈가 굵은 서울 서초경찰서의 베테랑 홍광표(45) 반장은 업소 사장을 불러 상품권 점검에 나섰다.‘바다이야기’ 오락기 안에 내장된 상품권의 일련번호가 순서대로 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상품권을 재활용하는 ‘재탕’사실이 적발되면 업주가 보유한 모든 상품권을 압수할 수 있다. ‘3875670,3875684,3875697,3875702….’ 맨 마지막 자리를 제외한 번호의 순서가 맞으면 정상적으로 상품권을 사용하고 있는 업소다. 홍 반장 등 서초서 생활질서계 형사 6명이 불시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단속대상으로 삼았던 나머지 업소들은 아예 셔터를 내리고 굳게 문을 잠근 상태였다. ●업주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서초구에서 성업 중인 성인오락실은 모두 71곳. 이들은 모두 ‘일반게임장’허가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절반 정도는 영업을 잠정중단한 상태다.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본보기’로 걸리느니 차라리 자진 휴업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해서다. 일부 ‘바다이야기’ 오락실 입구에는 잠시 휴업을 알리는 ‘업그레이드 중’이라는 안내판이 나붙기도 했다. 그렇다고 영업 중인 업소들이 경찰 단속을 걱정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게 ‘합법’또는 ‘교묘한 편법’으로 단속망을 피하고 있다. 한 업주는 “상품권은 모두 허가받은 것을 쓰고 있고, 재사용하지 않아도 수익이 나오기 때문에 굳이 불법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전소는 오락실 1m밖에 설치해도 법 위반이 아니며, 청소년 게임기를 40% 이상 비치해야 하는 규정은 소형 3인용 게임기 1대가 3대로 간주되기 때문에 3분의1만 들여놓으면 된다.”고 귀띔했다. 합법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법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현장 단속의 한계-돈·시간·인력이 없다 서초서 김동환 형사는 10여명의 손님들 사이에서 벌써 10여분 이상 한 게임기만 눈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게임기에서 5000원짜리 상품권이 동시에 4장 이상 지급되면 안 되며, 추가 점수는 적립되지 않고 사라져야 한다.”면서 “적립 여부를 확인하려면 직접 게임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들여 관찰한 게임기는 상품권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점수에 이르기 전에 끝나 버렸다. 이 오락기를 사용하던 손님이 이상한 낌새를 채고 자리를 옮겨버린 탓이다. 단속반 노재만 계장은 “불법 위·변조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형사들이 1∼2시간 정도 직접 게임을 해봐야 한다.”면서 “그러나 수사비도, 인력도, 시간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경찰이 단속할 수 있는 내용은 불법 상품권 사용 및 오락기 심의필증 부착 여부, 청소년 게임기 비율 준수 여부뿐이다. 글 사진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성인 오락실은 ‘조폭 요람’

    성인 오락실은 ‘조폭 요람’

    “유통 중인 상품권과 성인게임장은 전국을 무대로 한 조직폭력 조직을 키우는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성인게임업계에 종사한 A(40)씨의 진단이다. 그는 “도박 게이트의 한쪽에는 분명 조직폭력배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조폭개입은 ‘점조직’ 수준이지만 현재처럼 성인오락실이 계속 운영된다면 1∼2년 뒤에는 충분히 전국적인 조직으로 부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조직 폭력배들은 크게 3가지 형태로 게임장에 관여하고 있다.▲바다이야기 등으로 대표되는 아케이드 게임 등 게임기를 유통시키는 조직 ▲상품권을 유통시키는 조직 ▲실제로 게임장을 운영하는 경우다. 각 지역에서 게임장 운영을 도와주는 이른바 ‘진상처리반’(게임장내 손님과의 시비 등을 정리해 주는 이들)’도 있으나 경찰은 물론 업계에서도 이들을 ‘조폭’ 수준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경찰은 도박에 개입하고 있는 조직폭력배의 규모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파악이 쉽지 않다. 지난달 4일 이후 성인오락실과 관련해 경찰의 집중단속에 검거된 조직폭력 관련 사범은 17건에 총 24명이다. 경찰이 올 한 해 게임장과 관련해 모두 8296건을 적발해 2만 6830명을 입건한 것을 고려하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나마 몇몇이 게임방을 운영하다 적발된 수준이다. 지난 7월20일 충북지역의 A파 행동대원 김모(30)씨는 사장 이모(25)씨를 내세워 성인PC게임방을 운영하며 9억원을 벌어들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같은 달 26일에는 부산에서 강모(28)씨가 조직원 8명과 함께 불법게임방 3곳을 운영하다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규모의 조폭조직이나 자금이 게임에 개입된 것을 포착하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경찰 내부에서는 서버를 관리하는 성인오락실 본사를 단속하거나 조직폭력배와의 연계성을 잡아내는 경우에 대해 높은 인사고과를 주는 등 단속을 독려하고 있으나 실제 잡히는 일은 드물다. 한 경찰서장은 “수차례 지시를 했지만 쉽게 꼬리가 잡히지 않는다. 내부자의 자체 고발이 없는데다 단속해도 업소들이 이른바 명의만 사장인 ‘바지 사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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