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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희 선관위 선거실장 “기업·단체 후원금만큼 보조금 줄인다”

    김용희 선관위 선거실장 “기업·단체 후원금만큼 보조금 줄인다”

    “대가성? 그것이 바로 정치자금의 기초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용희 선거실장의 답변에 흠칫 놀랐다. 선관위가 최근 기업·단체 후원금을 일부 허용하겠다고 내놓은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 때문에 ‘정경유착’ 조장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실장은 “정치자금 통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규제와의 괴리를 메워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지구당 부활 문제와 관련, “국민의 의사를 형성하는 정당의 조직을 법에 의해 인위적으로 없애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구당 후원회 폐쇄로 원내·원외 당협위원장 사이의 불균형이 생겼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김 실장은 지난 25일 선관위 주최의 정치관계법 개정 토론회가 열린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등에 대한 개정안을 내놓기까지의 고민과 입장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 내용을 보면 정당이 할 일을 선관위가 앞서서 한 것 같다. -선관위는 선거 주무 기관으로서 지금까지 선거·정당·정치제도에 대해 바람직한 개선안을 줄곧 제시해 왔다. 예컨대 ‘오세훈법’이라고 불리는 2004년 3월 정치개혁 조치도 그보다 한 해 앞서 선관위가 제출한 개정 의견에 거의 다 들어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번 개정안이 2003년 개정의견을 뒤집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오세훈법의 정의를 기업·단체후원금 금지, 지구당후원회 폐지 등 정자법 관련 내용에 국한된다면 그건 선관위 의견에 포함돼 있지 않던 것이다. 당시 선관위는 불합리하게 돈을 쓸 통로를 차단하고 불법 자금을 추적할 시스템을 만드는 한편 ‘50배 과태료’ 장치 등을 마련해 정치개혁을 뒷받침했다. →정자법 개선안이 정경유착을 불러올 것이란 지적도 있다. -돈을 쓸 구석은 만들어 놓고 돈을 모을 창구를 막아 놓은 게 문제다. 단적인 예로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900억원을 썼다. 당시 한나라당은 국고보조금과 선거 보전금 260억여원, 당비로 120억원 정도를 모으는 데 그쳤다. 현실적으로 이런 차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무리한 일(불법 모금)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기존 국고보조금과 선거비용 보전금은 그대로 유지되나. -정당의 자생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선거비용 보전금에서 기업·단체 후원금만큼을 공제하는 방안과 정당 국고보조금을 당비와 소액 후원금 모집 실적에 연동해 지급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국민경선제 도입 배경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역인 영·호남과 충청권에 이 제도가 가장 필요하다. 이런 곳에선 선거에서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적다. 소외될 수밖에 없다. 또 정당별로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민경선제와 관련된 제한도 풀어줄 필요가 있다. 현행대로라면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과도한 홍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어서다. →공천에 대한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선관위는 관리만 해줄 뿐 거기에 참여할지 말지는 각 정당이 결정하라는 것이다. 후보의 적격성, 경선 결과를 어떻게 반영할지도 모두 정당의 몫이다. 자율성을 침해하는 게 아니다. 일각에서 한나라당 공천개혁특위 안과 흡사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부탁으로 선관위가 조언을 했기 때문이다. →여야 동시 국민경선제가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봉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정당 간 합의에 의해 얼마든지 단일화 경선을 할 수도 있다. →여당 일각에선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후보 단일화 자체가 법 위반은 아니다. 각 당에서 후보를 모두 내놓은 상황에서 다른 당의 후보를 지원하면 불법이지만, 단일화된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해주는 것은 현행 선거법에서도 허용된다. 다만 다른 당의 선거대책기구에 참여해선 안 된다. →도리어 경선 비용과 금품선거 행태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거꾸로 (경선 참가자) 숫자가 적을 때 더 돈이 많이 들어간다. 경선 참여 시민이 적을 땐 매수하기가 쉽기 때문에 돈이 더 들어간다. 하지만 국민경선제가 도입되면 국민 모두를 매수할 순 없을 것이다. →석패율제와 관련, 일각에선 소수 정당에 불이익을 준다는 지적도 있는데. -오해다. 의석 수를 배분하는 방법이 기존 방식과 동일하다. 지금도 전국 정당득표율을 의원정수에 곱해서 비례대표를 배정하는데, 배정받는 수에 지역 대표 후보를 정당별로 선택해서 올리는 방식일 뿐이다.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직능대표에 대한 배분이 준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다만 그것은 정당이 선택할 몫이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지역 후보를 넣을지, 말지는 모두 정당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당의 유력 인사들만을 위한 구제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취약 지역에 공천한다는 것은 사지(死地)에 내보는 것이다. 그렇게 활용될 소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 →인터넷 상시 선거운동 허용의 배경은. -사전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이유는 돈이 많이 들고, (후보자의) 빈부차에 따라 불공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안 드는 선거 방법이 있다면 이를 제한할 순 없다. →오프라인 선거운동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데. -오프라인은 인쇄물, 광고, 시설물 설치 등으로 돈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오프라인상에서도 돈 안 드는 선거운동의 경우 (법 개정 논의를 통해) 허용할 수도 있다. →재외국민선거가 도입되는데 해외 부정선거사범에 대한 제재 수단이 있나. -사실 법적으로 단속이 난망하다. (불법선거 혐의자를 영사관 직원이 조사하는) 영사 조사제 등이 개정안에 들어 있지만 사법적 처벌에는 한계가 있다. 국제 분쟁 소지도 높다. 다만 여권 반납 명령제를 통해 현실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재외선거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거론되는 순회투표제 등의 도입 가능성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공관 관할 구역별로 예상 선거인 수 2만명을 기준으로, 초과 2만명마다 1곳씩의 투표소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中企, 정부와 사랑은 하되 결혼은 말아야죠”

    “中企, 정부와 사랑은 하되 결혼은 말아야죠”

    중소기업이 정부를 상대로 영업할 때는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사랑은 하되, 결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경만(46·행시 38회)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안전과장은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행위를 단속·시정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전략을 담은 ‘젊은 사장이 꼭 알아야 할 거래의 7가지 함정’(21세기 북스)을 출간했다. 공무원 사회에 대한 지식을 활용, 정부와 거래할 때의 7가지 요령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정부가 중소기업 제품 구매 등을 정책적으로 장려하지만 “가까우면 타 죽고 멀면 얼어 죽는다.”며 “정부 돈을 받는 순간 생존감각이 무뎌지는 만큼 정부 돈은 공짜라도 받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언은 행시 ‘늦깎이’로 당시 내무부에 지원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동장, 청소행정과장, 시청 계장 등을 거쳐 2003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근무한 경험에서 나온 충고다. 이 과장은 중소기업 경영정보 사이트인 ‘지식비타민’(www.1234way.com)을 운영 중이다. ●“사업제안 땐 공무원 업무경력 살펴야” 이 과장은 공공 분야에서 마케팅이 성과를 거두려면 최소한 2~3년이 걸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이때까지 버틸 자금과 마케팅 여력이 없다면 접근하지 말 것을 충고했다. 중소기업이 낸 좋은 사업 제안으로 예산이 편성돼도 일정 규모가 넘으면 경쟁입찰이 돼 대기업이 가져갈 가능성이 크므로 정부나 지자체를 대상으로 너무 큰 사업을 제안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는 예산 편성과 집행 시기가 다르므로 예산 편성 시기에 사업을 제안하고 집행 시기에 입찰에 필요한 서류 등을 갖추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무자가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받게 되면 실무자에게 미운 털이 박혀 사업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실무 공무원부터 접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진을 앞둔 공무원에게는 기관장의 칭찬과 인정이 중요하므로 전국 또는 세계 최초 사업이, 위험부담을 느끼는 공무원에게는 다른 자치단체나 중앙정부, 외국 등에서 이미 하고 있는 사업이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 2년가량 해당 업무를 한 공무원은 전보 대상자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해당 업무를 맡은 초기에 집중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이 유리하고 사업을 제안할 경우 그 업무를 언제부터 했는지 알아보라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또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빠지는 불공정거래 함정을 7가지로 분류·소개했다. 전속거래, 핵심 기술 유출, 핵심 인재 이탈, 납품가 인하 요구로 인한 실속 없는 매출, 대기업의 구매선 교체,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진출을 통한 시장 잠식, 입찰 경쟁 등이다. ●“中企, 대기업 전속거래 유혹 피하라” 그는 중소기업 제품이 잘 나가면 대기업 유통회사들이 전속 거래라는 달콤한 유혹을 제안하는데, 이를 가급적 피하라고 조언했다. 전속은 예속으로 전락해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만큼 매출 비중이 한 기업에 60% 이상 쏠리지 않도록 하라고 충고했다. 거래하면서 대기업이 원천 기술 도면 등을 요구하는데, 이에 응했다가는 기술 자체를 통째로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수년간 키운 직원이 대기업으로 옮기는 경우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수, 인간적 대우 등 총체적 경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과장은 이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자신만의 유통모델을 갖출 것 ▲해외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을 검토할 것 ▲핵심 기술을 보유할 것 ▲작은 시장이라도 독과점해서 공급할 수 있는 모델을 찾을 것 등을 조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탈북자 9명, 中서 배타고 집단 입국

    탈북자 9명, 中서 배타고 집단 입국

    탈북자 9명이 24일 중국에서 한 배를 타고 우리나라로 입국했다. 탈북자가 중국에서 배를 타고 직접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남북 대화 분위기를 모색하는 상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오후 탈북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서해를 통해 군산항에 도착했다.”면서 “국가정보원과 해경 등 관계 기관이 군산항에 정박한 해경 경비함에서 1차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9명 가운데는 어린이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중국 어디에서 출항했고, 어떤 경로로 밀입국하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들은 국내의 한 종교단체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서 직접 배편으로 들어오는 일이 흔치 않은데 오늘 9명이 탄 배가 입국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종교 단체가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은 통상 중국으로 들어간 후 제3국을 거치거나 위조 여권을 갖고 밀항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내에 입국하고 있다. 탈북자 구조 활동을 벌이는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배로 한국에 들어오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단속될 위험이 굉장히 크다.”면서 “한두명이 밀항해 입국하는 경우는 드문드문 있는 일이지만 9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옌타이항에서 밀항선을 타는 식으로 한국 입국을 시도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체포돼 북송되는 일이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탈북자 집단 입국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는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물론 국방부, 통일부, 국정원 모두 이 사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번처럼 민간 단체에 의해 이뤄지는 기획 탈북은 한해 2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대개 공개되지 않는다. 탈북자의 안전과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서다. 그러나 이번에는 탈북이 공개되면서 정부의 입장이 다소 난처하게 됐다. 안 그래도 지난달 북방 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주민의 송환 문제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가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조준 사격 위협이 계속되고 있어 이번 사안은 남북관계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이 우리 측에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전문가 간 접촉에 응하는 등 모처럼 조성된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당장 북한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31명의 북한 주민이 NLL을 넘어온 문제가 발생한 지 불과 두달 만에 비슷한 일이 반복됨에 따라 북한 정권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따라서 지난번보다 비난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민간 종교단체에 의한 기획 탈북을 우리 정부의 탓으로 몰 가능성이 크다. 김용현 동북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에 플러스가 되는 요인은 아니다. 북한의 반발 강도가 세질 수 있다.”면서 “천안함 1주기를 앞두고 어려운 국면을 만드는 데 활용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입국 방식이 제3국을 통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외교 마찰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북 소식통은 “탈북자들의 입국 과정은 주로 중국이 추방하는 형식이거나 중국에서 베트남 등 제3국을 통해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면서 “중국과의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 경색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백두산 화산 문제 협의는 민간 전문가 간의 협의인 만큼 예정대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달에 1000만원 ‘아파트 과외방’

    서울 강남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학교를 마치면 곧바로 역삼동의 R 아파트 1층으로 특별 과외를 받으러 갔다. 165㎡ 크기의 아파트를 개조해 강의실 2곳과 개인 자습실을 갖춰 놓은 이곳에서는 강남의 유명학원 스타 강사 출신 강사 10여명이 나와 수리·언어·과학·사회 등 과목별로 족집게 강의를 했다. 90분간의 비밀 수업이 끝나면 전담 강사가 감독하에 자습을 했다. A군은 수리 2과목을 포함해 총 7과목의 수업을 듣는 대가로 매달 900만원의 교습료를 냈고, 자습실 이용료와 인건비를 포함한 학생관리비 100만원을 추가로 냈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에서 학원형 불법과외방을 차려 놓고 학생 1인당 매달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의 교습비를 받아 챙긴 일당이 교육 당국에 적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월부터 6개월 동안의 추적 끝에 아파트에서 학원식 고액과외방을 차리고 수업을 해온 일당 16명을 붙잡아 지난 2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형사 고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불법 과외방을 차린 장본인은 대치동 학원가 스타 강사 출신인 오모(35)씨로, 그는 역삼동의 고급아파트 3채를 빌려 독서실용 책상을 비치한 뒤 수년간 강사 15명과 함께 수업을 해 왔다. 이들 중에는 오씨 외에도 유명학원 출신의 스타 강사 1명도 포함돼 있었다. 오씨 등은 학생 한명당 하루 90분씩 월 8회의 수업을 하는 대가로 수리는 월 170만원, 외국어·언어·사회·과학탐구 등 나머지 과목은 과목당 월 100만원씩을 받았다. 이들은 또 연간 6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임대료를 갚기 위해 별도로 자습비 명목으로 학생 한명당 월 100만원씩의 관리비를 따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4월 학생 십수명이 매일 밤 아파트를 드나드는 것을 의심스럽게 여긴 아파트 주민의 제보로 조사에 착수했다. 6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국세청 직원과 경찰이 과외방에 들어가는 학생을 따라가 현장을 덮쳤다. 교육청 단속반은 강의실에서 확보한 장부를 토대로 불법 과외를 받은 학생 규모와 월 교습료 등을 추궁했지만, 오씨를 비롯한 강사 대부분은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지난 10월 오씨에 대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고, 이달 2일에는 강사를 포함해 16명 전원을 학원법 위반 혐의로 수서경찰서에 형사고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파라치 시행과 학원 교습시간 제한 조치 이후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불법과외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달까지 대치동·목동·중계동 등 학원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함께 집중 지도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원전 지역민 박대·농축산물 기피… 일본 ‘風評(풍평:소문)’의 굴레에

    풍평피해(風評被害). 후쿠시마 원전 공포 이후 일본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우리말로는 풍문(風聞)피해라 할 수 있을까. 바람처럼 떠도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라고 하겠다. 비근한 예로 한국에서 구제역 발생 이후 한우 소비가 급격히 감소한 것을 들 수 있겠다. 구제역에 걸린 소의 고기라 해도 조리해서 먹으면 인체에 아무 영향이 없다고 한다. 그런 과학적인 정보를 정부가 구제역 초기부터 제공했지만 소비자들은 멀쩡한 한우 고기를 외면했다. 지금도 미국산 쇠고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의 구제역에 우는 것은 한우 농가, 웃는 것은 미국 농가라는 역설을 낳았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도 한국사람들은 거의 전쟁 공포를 느끼지 않았다. 안보감각이 둔해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위기관리가 잘돼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반도 밖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다. 한국에 입국하는 관광객이 줄었다. 풍평피해의 다른 사례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는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본 지역이다. 인구 34만명으로 후쿠시마 최대 도시다. 원전 공포가 본격화하면서 시의 극히 일부가 원전 반경 30㎞ 이내에 포함됐다. 30㎞라면 주민들을 소개(疎開‘)시키는 20㎞ 이내와 달리 자택 내 대피를 요하는 거리다. 그런데 이와키시가 엉뚱한 풍평피해에 맞닥뜨렸다. 물자를 수송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피폭을 우려해 이와키에 얼씬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부랴부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이와키시는 안전하다.”고 하자 물자 공급이 조금씩 되살아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풍평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일도 있다.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 낯선 곳으로 피난을 갔으나 원전 주변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숙박시설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피난민 처지도 가뜩이나 막막하고 슬픈데, 지친 몸 누일 곳도 없는 풍평피해를 본 것이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등 4개 현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등 3개 품목의 농축산물 출하 정지를 지시했다. 확산되는 일본산 농축산물에 대한 우려와 풍평피해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들 4곳의 시금치도 씻어 먹으면 안전하다고 한다. 그래도 일본 정부는 일본 전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등 농축산물의 안전을 의심하는 풍평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서둘러 ‘집단속’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방사능 공포다. 도쿄 시내에서 검출되는 방사성물질이 원전 사태 이전의 평상시 수준을 약간 웃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 정도로는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 호소를 100% 신뢰하는 일본인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키나와까지 피난을 갔다는 일본인 지인의 사례는 극단적이다. 하지만 서쪽으로, 서쪽으로 몸을 피하고 보자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정부는 도쿄, 요코하마 등지의 국무부 직원과 가족에게 안정화 요오드제를 지급하기로 했다. 비가 내린 지난 21일 이바라키 현 북부에선 1㎡당 1만 3000㏃(베크렐)의 세슘137이 검출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긴급이사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대단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뭔가를 숨기거나 축소한다는 의심을 하지는 않지만 꺼림칙한 건 사실이다. 불안은 커진다. 풍평피해가 원전 지역 주변이나 후쿠시마에서 나아가 일본이라는 나라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풍평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marry04@seoul.co.kr
  • ‘저속’ 3~4차로 과속 이유 있었네

    ‘저속’ 3~4차로 과속 이유 있었네

    “500m 앞 과속 위험 구간입니다. 시속 80㎞ 이하로 서행하세요.”라는 내비게이션의 안내 멘트가 들렸다. 지난 20일 오후 10시, 서울 강변북로 2차로를 운전 중이던 이모(29·회사원)씨는 제한 속도인 시속 80㎞를 유지했다. 그때 택시 한대가 상향등을 번쩍이며 바싹 달라붙었다. 그 택시는 1차로를 벗어나 3, 4차로로 추월하더니 무인카메라 단속 지점을 시속 100㎞가 넘어 보이는 속도로 지나쳐 갔다. 고속도로 등을 운전하다 보면 과속 단속 지점에서도 바깥 차로를 타고 질주하는 차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단속 구간이라도 대부분의 바깥 차로는 단속 카메라의 시야를 벗어난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우회전을 하거나 접속 도로로 빠지기 위해서는 바깥 차로에서 속도를 줄여야 하지만 이 차로를 타고 과속을 일삼는 차량들 때문에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1~2차로보다 3~4차로가 ‘사고 차로’로 인식되고 있다. 21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현재 도로에 설치돼 있는 과속 단속 카메라의 경우 1대당 1개 차로만 단속할 수 있다. 즉, 편도 4차선 도로에 카메라 1대가 설치돼 있다면 1개 차로만 감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1~2차로에 집중돼 있다. 교통공학상 1~2차로는 고속 차로, 3~4차로는 저속 차로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택시 등 일부 운전자들이 이 같은 카메라의 특성을 파악해 다른 차량이 감속하는 단속 구간에서도 과속을 일삼고 있다는 점이다. 바깥 차로가 ‘영악한 운전자들’에 의해 과속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것. ‘도박꾼’들을 태운 일명 ‘총알 택시’가 서울에서 불과 1시간 반 만에 강원랜드에 도착할 수 있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서울신문 3월 19일 자 1면>. 또 과속 단속을 하려면 진입·진출 속도를 측정하는 2중 검지선이 필요한데, 카메라는 있지만 검지선이 없거나 검지선은 있는데 카메라가 없는 도로도 적지 않다. 이동식 카메라도 문제다. 경찰은 위험하다며 야간에는 이동 카메라를 도로에서 철수한다. 이 때문에 내비게이션의 이동식 카메라 경고를 무시해도 적발되지 않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바깥 차로는 카메라로 찍기 어려워 단속에 구멍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예산 문제(1대당 3000만~4000만원 상당) 때문에 카메라를 전 구간에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에 단속 카메라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비츠로시스 관계자는 “카메라의 감시 각도를 바꿔 3~4차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면 이들 차로에서의 무모한 질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출입국관리국 기반 타부처로 인맥 넓혀 “말 안들으면 위생국서 단속 나오게 했다”

    ‘공안’, ‘위생국 공무원’, ‘비자 브로커’, ‘라이선스 브로커’, ‘부동산 브로커’, ‘한국 기업과 중국 정부 업무 에이전트’, ‘정보 브로커(또는 스파이)’…. 덩신밍의 정체를 둘러싼 여러 설(說)들의 진원지는 상하이시공안국 출입국관리국이었다. 덩은 이곳에서 2006년쯤부터 민경(民警·경찰)으로 근무했으며, 최근까지 소속 공무원의 제복을 입고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덩은 출입국관리국 공무원들과 친분을 다진 뒤 공안, 위생국 등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도 인맥을 넓혀 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문건과 덩의 남편 J씨 등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토대로 덩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 현지를 탐문 취재했다. 출입국관리국 등 정부부처를 비롯해 교회, 성당, 유치원, 초등학교 등 덩과 관련된 인물들을 두루 접촉했다. 덩은 4~5년 전부터 공안, 위생국 공무원을 동원해 식당, 의류점, 마사지숍 등에 종사하는 상하이 교민들을 협박하며 금품 갈취를 시작했다.<서울신문 3월 15일자 16면> 덩이 부를 쌓은 과정을 지켜본 교민 A씨는 “덩은 상하이 정부의 윗선이든 실무 담당자든 그들과 연관돼 있다.”고 증언했다. 교민 B씨는 “덩은 위생국 공무원들을 기가 막히게 움직였다.”면서 “말을 듣지 않거나 감정이 좋지 않은 업소에는 바로 단속이 나오게 했다.”고 밝혔다. 공안과 위생국 공무원들의 동원이 가능했던 것은 덩이 출입국관리국을 거점으로 인근 정부 부처로 외연을 확대했던 결과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교포(조선족) C씨는 “출입국관리국 인근에는 덩이 움직였던 부처들이 포진해 있다.”면서 “출입국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교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푸둥 출입국관리국 인근에는 식품 위생 등을 관리·감독하는 중국검험검역(中國檢驗檢疫), 국가질량기술감독국(國家質量技術監督局)을 비롯해 상하이해사법원(上海海事法院) 등이 밀집해 있었다. 덩의 남편 J씨와 주고받은 이메일도 이를 뒷받침한다. J씨가 아내와 관련해 엑셀로 작성한 문서 중 ‘중국인 관련’ 부분에는 이들 부처 공무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다. 덩이 출입국관리국 공무원이라면 비자 발급 현황 등 비자와 관련된 문건들을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빼낸 점에 대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덩이 재외국민 비자업무를 담당했다면 비자 발급 현황 등을 토대로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덩은 이처럼 출입국관리국을 기반으로 쌓은 인맥을 과시하며 교민들에게 ‘더 큰’ 금액을 뜯었고, 총영사관 영사들과 현지 중·대기업 관계자들에게는 중국 고위직 연결, 사업 편의 등을 들먹이며 각종 ‘브로커’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덩이 출입국관리국 공무원을 사칭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출입국관리국 공무원 돤(段)모 등과 접촉해 친분을 쌓은 뒤 그들의 비호를 받으며 브로커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공무원도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덩의 불법과 비리를 방조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덩의 신분과 관련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출입국관리국 공무원들도 “중국 고위직과 줄이 닿아 있는 신분이라면, 덩과 관련된 비리가 ‘공공연한 비밀’이더라도 외부에 말하지 않는 게 중국의 관례”라고 설명했다. 상하이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177억원 로또 대박 맞은 20대 청년 9년만에 결국…

    177억원 로또 대박 맞은 20대 청년 9년만에 결국…

    로또 재벌에서 9년 만에 빈털터리로 몰락한 영국의 20대 청년이 또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최근 사회봉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노퍽 주에 사는 마이클 캐롤(27)은 지난해 9월 법적허용치 이상의 음주를 한 채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보석금을 내고 나온 뒤 캐롤은 120시간 사회봉사활동을 할 것을 명령 받았다.”고 최근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캐롤은 매일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노퍽주의 낙엽을 쓸고 쓰레기를 줍는다. 점심은 집에서 싸온 간단한 샌드위치를 공원 한쪽에서 먹는 것으로 대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롤이 세간의 주목 받는 이유는 불과 9년 전만해도 ‘세계에서 가장 운 좋은 젊은이’로 통했기 때문. 청소부였던 캐롤은 970만 파운드(177억원)의 복권에 당첨됐고 영국에서 가장 돈 많은 20대 갑부 가운데 한명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캐롤의 행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매일 집에서 끈적한 파티를 열고 마약과 불법 도박에 빠져 살면서 돈을 흥청망청 써댄 결과 9년 만에 통장 잔고는 바닥이 났다. 가족들에게까지 버림받는 등 모든 걸 잃고야 캐롤은 주급 75파운드(13만 7000원)의 도색공으로 다시 일어서겠다고 결심을 밝혔다. 하지만 오랜 기간 무절제한 삶을 살면서 얻은 알코올 중독이 문제였다. 캐롤은 이번에 생애 4번째 음주운전에 단속되면서 직장도 잃었다. 그는 실업수당으로 매주 42파운드(7만 6000원)을 받으며 근근이 살아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메일은 “갑작스러운 물질적 풍요에 캐롤은 인생의 위기를 맞았다.”고 설명하면서 “캐롤의 기막힌 실패 사례는 다른 젊은 복권 당첨자들에게도 조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불법체류 높으면 인력송출 중단”

    “불법체류 높으면 인력송출 중단”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한국에 인력을 송출하는 국가의 대사들을 불러모아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올해부터 고용허가제 기간이 만료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큰 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불법체류자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베트남, 몽골, 스리랑카 등 15개국 대사들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불법체류율이 높은 국가에 대해서는 인력 송출 중단 등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력 송출국가에서 충분히 사전 교육 후 인력을 보내고, 이들이 국내에 취업한 뒤에도 송출국 대사관에서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주문했다. 2004년 8월 정부는 기존 산업연수생제를 대신해 고용허가제를 도입했다. 당시에는 3년간 국내에서 취업해 기간이 만료된 외국인노동자는 일단 출국한 뒤, 1개월이 경과해 재입국할 경우 3년간 재취업을 허용했다. 소위 ‘3+3제도’다. 3년간 숙련된 노동자를 기간 만료로 내보내야 하는 고용주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2009년 12월부터는 고용주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 한해 1년 10개월간 취업을 연장(3+2제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문제는 올해가 2004년 고용허가제를 실시한 뒤 3+3제도에 따라 기간 만료되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대거 쏟아지는 해라는 것이다. 더욱이 내년 10월부터는 3+2제도로 기간이 만료되는 외국인노동자까지 가세할 예정이다. 지난해 체류기간 만료로 본국 송환되는 노동자 수는 5224명이었지만, 올해는 3만 3897명으로 대폭 늘어나고 내년에는 6만 2178명으로 급증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올해부터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업장이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에는 3년간 외국인노동자 고용이 엄격히 제한된다. 고용부는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악마의 칩에 빠진 新도박족] 강원랜드 출퇴근족 동행취재

    [악마의 칩에 빠진 新도박족] 강원랜드 출퇴근족 동행취재

    지난 8일 오후 6시 20분 동서울터미널 앞. 40대 남성 두명이 서 있는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접근한다. “사북, 고한요.” 어느새 뒤쪽으로 다가온 남성이 지나가듯 말을 던진다. 한 남성이 운전기사와 몇 마디 주고받더니 인근 공영주차장 쪽으로 발을 옮긴다. 주차장 앞 도로에는 ‘허’자 번호판을 단 고급 승용차 20여대가 일렬로 대기해 있다. 뒤이어 직장에서 퇴근하고 온 듯한 정장 차림의 남녀들이 하나둘 차에 오른다. 이들 차량은 강원랜드로 향하는 ‘나라시’(불법 영업 택시)들. 한 운전기사는 “버스로 3시간이 넘는 길을 2시간이면 ‘찍는다.’”고 호객행위를 한다. 택시비는 1인 17만원, 2인 각 8만원, 3인 각 6만원이다. 버스보다 승차감이 좋고 총알 택시만큼 빨라 다음 날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단다. 1년째 차량 영업을 하고 있다는 운전기사는 “도박에 미쳐 생활을 내팽개친 사람만 오는 게 아니라 평범한 회사원, 공무원, 학원강사, 자영업자들도 많다.”면서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일주일에 몇번씩 강원랜드를 찾는다.”고 귀띔했다. 이른바 ‘강원랜드 출퇴근족’인 셈이다. 이들은 직장에서 퇴근하자마자 강원랜드로 출근한다. 밤새 도박을 한 뒤에는 곧장 회사나 집으로 간다. 3개월간 이 차량을 이용한 학원강사 김모(34)씨는 “이동하는 동안 쪽잠을 자면서 수면을 보충한다.”고 말했다. 호객행위를 하던 운전기사를 따라가 차량에 올라탔다. 하얀색의 그랜저 차량은 생각보다 내부가 깔끔했다. 곧이어 40대와 50대로 보이는 남녀 승객도 동승했다. 그러나 잠시 뒤 엄청난 속도감에 공포감이 들었다. 운전기사는 시속 140~180㎞를 밟아댔다. 영화에서처럼 차량 사이사이를 ‘갈지자’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몸이 쓰러질 듯 좌우로 쏠렸다. 렌터카로 사람을 실어 나를 경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92조에 의해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말 그대로 불법 차량이기 때문에 사고가 나도 보상받을 길이 없다. 아찔한 속도가 익숙한 듯 함께 탄 50대 남성이 덤덤하게 말했다. “사고가 나서 장애자가 된 운전기사가 있는데 다리를 절면서 아직도 영업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운전기사는 한술 더 떴다. “단속 카메라가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문제없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카메라의 위치를 정확히 안다는 것이다. 고정식 카메라의 경우 주로 1~2차선 방향만 찍도록 설치돼 있는 데다, 이동식 카메라 단속이 밤에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몇 차례 ‘시범’을 보이며 카메라 피하는 노하우도 전했다. 1시간여쯤 달렸을까. 기사는 승객들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풀어놓았다. 그는 “서울 시내버스를 몰던 한 손님은 날밤 까고, 다음 날 택시 타고 가면서 자고 그럽디다. 첫차 모는 양반인데 사람 안 죽인 것만 해도 다행이지.”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는 고액의 연봉을 받는 학원 강사들이나 시간 여유가 있는 자영업자가 많고, 요즘 들어서는 평범한 직장인이 꽤 많다고 했다. 도박이 어느새 일상 속까지 파고든 셈이다. 40대 여성도 말을 거든다. 미국에서도 카지노를 자주 출입했다는 이 여성은 “강원랜드에서 국내 유명 농구선수에다 연예인을 수도 없이 봐. 나도 나지만, 멀쩡한 직장인들도 평일에 카지노에서 신세 망친 경우 많아.”라고 말했다. 오후 8시. 1시간 40분만에 강원랜드에 도착했다. 내부로 들어가니 평일 밤인데도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부터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 등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인근에서 전당포를 운영하는 김모(54)씨는 주변을 서성이는 기자에게 충고했다. “안산에서 종합병원 하던 전문의도 여기 매일같이 오더니 나중에 차 맡기고 시계 팔고 하다가 결국 지난해 이혼당했지. 가족들한테 버림받고…. 어여, 여기 있지 말고 얼른 돌아가.” 정선 백민경·최두희기자 white@seoul.co.kr
  • “정전은 속임수”… 佛·英 리비아 영공 봉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7일(현지시간)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군사 대응을 승인함에 따라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의 리비아 정부군에 대한 군사작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럽 39개국 항공관제를 조율하는 유로컨트롤은 18일 리비아 영공을 통과하는 항공기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  유럽연합(EU), 아랍연맹, 아프리카연합은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자 그동안 리비아 정부에 대한 무력 개입에 적극적이었던 프랑스는 이날 “몇 시간 내에 군사 작전이 개시될 수 있다.”며 즉각적인 무력 개입 작업에 착수했다. 영국도 리비아 인근 상공에 정찰기와 공중급유기를 급파, 군사 개입 태세를 갖췄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카다피군이 공습을 하지 못하도록 수 시간 내에 전투기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스페인, 노르웨이도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 군사 행동에 참여키로 했다.  미국도 실질적인 군사작전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미 정부 관리들은 군사행동이 20일 또는 21일쯤 취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랍 국가들 중에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나토는 비행금지구역을 단속한다는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 세부 방안을 놓고는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기권한 뒤 군사 개입 불참을 선언한 독일과 무력 개입에 반대하는 터키 등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의 무사 쿠사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즉각적인 정전과 모든 군사 작전을 중단키로 했다.”며 정전을 선언했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벵가지를 금명간 재탈환하려던 계획을 일단 보류하고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군측은 “정전선언은 속임수”라며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반군 측은 “정부군이 여전히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난항을 거듭하던 안보리는 저녁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이 포함된 결의안을 가결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10개국이 찬성했고 반대는 없었다. 중국과 러시아, 독일, 브라질, 인도 등 5개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은 “리비아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리비아 상공에서의 모든 비행을 금지한다.”면서 “회원국들이 카다피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민간인과 민간인 밀집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천명했다. 단, 외국군의 리비아 영토 점령은 배제해 지상군 파견은 사실상 제외했다.  비행금지구역은 하늘에 설정되는 일종의 비무장지대로, 결의안은 인도적 목적의 비행과 유엔 및 아랍연맹이 인가한 비행을 제외한 어떤 항공기도 이 구역에 들어설 수 없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는 내전을 피해 리비아를 탈출한 사람의 수가 3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서초구, 불법개조 차량 뿌리 뽑는다

    서초구가 시끄러운 소음과 강한 불빛으로 주민들의 눈과 귀를 괴롭혀 온 불법 개조 차량에 ‘단속의 칼’을 빼 들었다. 자동차 소음방지장치를 제거한 차량과 전조등을 불법 개조한 차량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활개 치면서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끊이지 않아 이번 기회에 이들 차량을 뿌리 뽑겠다는 것이다. 구는 17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구조변경 자동차에 대해 경찰청,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지속적인 합동단속을 편다고 밝혔다. 구는 일회성 단속이 아니라 연말까지 매월 셋째주 월요일에 지속적으로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불법 구조변경 단속에서 53대를 적발해 형사고발 조치 및 과태료를 부과했는데 이는 정기 단속이 아닌 현장 점검 때 적발한 것이다. 주요 단속 대상은 불법 전조등을 장착해 상대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사고 위험성이 있는 고전압방출(HID) 전조등을 불법 장착한 차량과 머플러 위에 있는 소음방지장치를 제거해 시끄러운 소음을 내는 차량 등으로, 위반 정도에 따라 형사고발 조치를 할 예정이다. 소음기 구조변경과 HID 전구 불법장착, 타이어 돌출, 차체 하부를 높인 차량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된다. 또 제동등과 방향지시등을 불법개조한 차량, 혹은 번호판 식별이 어렵도록 개조하거나 고의로 훼손한 차량 등 안전기준 위반 차량에 대해서는 30만~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함께 구는 불법 자동차의 매매와 알선, 불법개조 및 불법 정비 자동차 정비업체 등에 대해 지도 점검 및 단속도 강화한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설] 원전 안전신화 과장도 폄하도 옳지 않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 위기가 고조되면서 나라 안팎에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고의 안전기준을 갖춘 일본마저 원전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이 확인된 만큼 원전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외신은 각국이 현재 건설 중이거나 신설 예정인 200여기의 원전을 정밀조사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독일은 신규 원전 건설을 중지하는 등 원전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반면 전체 전력수요의 20%를 원전으로 해결하는 미국은 원자력을 이용하는 기존의 정책기조를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일본의 원전사고는 우리 원자력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현재 21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최근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사상 처음으로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며 새로운 원전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국내 원전사업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장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원전 확장정책을 재검토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연재해 앞에서 원전 안전신화는 한갓 허망한 꿈에 불과함을 우리는 지켜봤다. 그렇지만 모처럼 맞은 원전 르네상스의 기운이 꺾여선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원자력이 가장 경제성 있는 최상의 미래 에너지원임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원전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준과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요 며칠 새 떠도는 ‘일본 방사능 한반도 상륙’ 유언비어가 증권가 메신저와 트위터 등에 나돌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경찰은 첫 유포자는 물론 메시지를 재송신하는 사람도 처벌을 검토하는 등 강력하게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또한 루머를 이용해 주식시장에서 차익을 보려는 투기세력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지금이야말로 깨어 있는 시민의식을 발휘할 때다. 유포자가 적발되면 신속하게 당국에 인적사항을 알려 혼란을 막아야 한다. 정부도 원전에 대해 공개할 정보가 있으면 투명하게 밝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 원전에 관한 한 안심도 방심도 해선 안 된다. 단 1%의 사고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다.
  • 볼프스부르크 “연습에 늦어? 벌금 1500만원 내”

    볼프스부르크 “연습에 늦어? 벌금 1500만원 내”

    구자철이 활약하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축구팀 볼프스부르크가 벌금폭탄을 앞세워 선수기강 단속에 나섰다. 정신력이 무너지면 끝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외신에 따르면 볼프스부르크는 최근 선수들에게 새로운 벌금제를 시행한다고 밝히고 긴장을 주문했다. 연습시간이나 식사시간에 지각하는 선수에게 벌금을 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숫자에 붙어 있는 엄청난(?) 제로(0)의 수. 팀이 통고한 지각벌금은 무려 1만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500만원이다. 팀 관계자는 “매니저가 이런 구상을 해 1만 유로 벌금제를 시행키로 했다.”며 “선수들도 (정신무장을 위해 심리적인) 부담을 갖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프스부르크가 막대한 지각벌금을 내도록 선수들을 압박하고 있는 건 극과 극을 달리는 성적이 정신적 해이에서 왔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볼프스부르크는 지난 2009년 팀 창단 후 사상 처음으로 분데스리가를 재패하며 정상에 올랐지만 곧바로 내리막길로 들어서 지금은 리그 15위권을 달리고 있다. 부진한 성적의 원인이 선수들의 정신력에 있다고 보고 기강을 잡기 위해 ‘가장 아픈 곳’이라는 지갑을 볼모로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지방시대] 중앙버스전용차로 확대는 신중해야/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 교수

    [지방시대] 중앙버스전용차로 확대는 신중해야/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 교수

    2010년 말 현재 서울 시내에는 32개 구간에 총연장 105.9㎞의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돼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혼잡 구간에서 버스통행속도를 향상시킨다는 점이다. 아울러 버스 이용객의 편의 증진, 대중교통 활성화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4년까지 2개 구간을 신설하고 4개 구간을 연장시켜 중앙버스차로를 총연장 126.7㎞로 확대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중앙버스차로로 인한 문제점(안전문제, U턴 불편 등)이 누차 거론되어 왔음을 상기하면 앞으로 중앙버스차로를 확대·신설하는 문제는 매우 신중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동작대로(사당역~이수교차로·약 2.7㎞) 구간을 예로 들어보자. 이 구간에는 2009년 11월에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됐다. 1년여가 지난 지금 동작대로는 전체적인 교통 흐름이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악화됐다. 출퇴근 시간대에 일반차로를 이용하면 남태령에서 이수역까지 4㎞ 정도를 지나는 데 길게는 40~50분이 소요되기도 한다. 전에는 낮 시간대 일반차로의 소통이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지금은 평일 낮 시간대에도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 동작대로가 이렇게 더 막히는 이유는 중앙차로 설치로 인해 일반 차로의 수가 감소하고, 버스들이 남태령(가로변 버스전용차로)에서 동작대로(중앙버스차로)로 진입하면서 발생하는 혼잡 때문이다. 마을버스, 지선버스, 통학버스 등은 일반차로를 넘나든다. 동작대로 양 옆에 늘어선 가구점의 트럭, 택배 차량 등은 바깥 차로를 차지하고 있다. 웬일인지 이들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하는 건 보기 힘들다. 결국 동작대로의 일반차로는 두개로 줄어든 셈이고, 그나마도 버스와 뒤엉킨다. 그 여파가 남태령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동작대로뿐 아니라 여러 구간에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2014년까지 6개 구간에 20여㎞를 더 설치한다니 중앙버스차로를 확대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동작대로도 문제점 해소를 위해 향후 중앙차로를 과천시계까지 2.2㎞를 연장한다는 것인데, 건설 기간의 혼잡과 투입 재원, 효과 등을 예상할 때 결코 좋은 발상은 아닌 것 같다. 대중교통의 활성화는 꼭 필요하지만 대중교통은 전체 교통체계와 함께 봐야 할 필요가 있다. 2009년 서울시의 운송수단별 분담률은 버스와 승용차가 각각 27.8%와 25.9%다. 승용차 분담률을 고려할 때 중앙버스차로 때문에 승용차 소통이 악화돼 전체 교통흐름이 나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중앙차로로 인한 문제가 많은데 이를 확대하기보다는 우선 현재의 도로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 다시 동작대로를 예로 들면, 우선 중앙차로 시점 연장보다는 바깥차선의 불법 주정차를 철저히 방지해 일반차선 3개를 원활히 작동시키고, 평일에 남태령의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를 시간제로 운용하면 중앙차로를 연장하지 않아도 지금보다 전체 도로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중앙버스차로별 영향분석을 철저히 해서 문제가 있는 구간은 그에 맞는 처방책을 우선 모색해 보고, 중앙차로의 연장이나 신설은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 “뒷돈 거부땐 위생국 동원 식당폐업” “영사들이 우리의 피눈물을 등졌다”

    상하이 교민들의 울분은 컸다.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영사들이 덩신밍의 협박과 금품 갈취에 시달리는 교민들의 참상은 눈감고, 덩을 비호하며 불륜을 저지르거나 덩을 통해 그들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데만 혈안이 됐기 때문이다. 교민들은 “영사들이 우리의 피눈물을 등졌다.”면서 “정부합동조사단에서 덩이 교민들에게 저지른 행태도 조사해 달라.”고 절규했다. 덩의 패악은 4~5년 전 식당, 반찬가게, 의류점, 마사지숍 등 교민들이 운영하는 영세업소에서 ‘공짜 대접’을 강요하거나 소액의 금품을 갈취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교민 A씨는 “식당에서 수백 위안어치를 공짜로 먹거나 옷가게에서 옷을 그냥 들고 간 뒤 몇주 입다 싫증나면 다시 돌려주는 등 악행이 말도 아니었다.”면서 “아무도 덩에게 돈을 내라고 요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덩은 매월 수백~수천 위안씩 상납을 강요하기도 했다. 교민 B씨는 “덩이 대놓고 협박을 하거나 편의를 봐주겠다며 갈취하는 액수는 천차만별”이라며 “중국 고위직을 들먹이며 협박해 ‘뒷돈’을 뜯었다.”고 증언했다. 덩은 중국 공안이나 위생국 등의 공무원을 움직였다. 위생국은 식당 등에 사업자등록증을 내주고 감사를 한다. 교민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어 해당 공무원들의 권한은 막강하다. 교민 C씨는 “식당은 문제가 없을 수 없다.”면서 “위생국에서 나와 검사하면 ‘위생국 법령’에 뭐라도 걸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덩이 위생국 공무원을 동원해 식당 문을 닫게 한 사례도 부지기수다. 교민 D씨는 “분식집, 한식당 등 덩의 금품 상납 요구를 거부해 위생국 단속으로 문 닫은 업소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교민 E씨는 “덩은 교민 앞에서 위생국에 전화해 한 식당의 단속을 요청한다. 그러면 다음날 어김없이 위생국에서 나왔다.”면서 “실제 눈앞에서 봤기 때문에 갈취를 당해도 후환이 두려워 영사관에 신고를 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고 호소했다. 덩의 욕심은 나날이 커졌다. ‘라이선스 브로커’ ‘부동산 브로커’를 자처하며 점차 큰 액수를 강탈했다. 가게의 경우 분점을 낼 때 까다로운 수속 절차를 간단하게 해주겠다며 수만~수십만 위안에 달하는 수수료를 착복했다(일명 ‘라이선스 브로커’). ‘부동산 브로커’를 자처하며 교민들의 투자를 강요한 뒤 차익의 반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한 교민은 “개발사 사장을 알아 다른 사람보다 5% 이상 싸게 살 수 있다.”면서 “아파트 등을 구입하게 한 뒤 바로 되팔거나 1~2년 뒤 집값이 오르면 팔아 생긴 차익을 반반씩 나누도록 종용했다.”고 말했다. 다른 교민은 “다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돈을 줬다.”면서 “떼인 사람도, 이익을 본 사람도 덩이 더 큰 요구를 할까 봐 전전긍긍했다.”고 토로했다.덩은 최근 활동무대를 구베이(古北)에서 푸둥(浦東)까지 확장했다. 교민들은 “산둥성 시골 출신인 덩이 교민들의 피를 빨아 5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상하이에서 유력 재력가로 컸다.”면서 “이런 실상을 알고 있는 영사들이 덩과 놀아났으니,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탄식했다. 상하이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하이패스는 과속패스?

    고속도로 하이패스 구간 제한속도가 지난해 9월부터 ‘시속 30㎞’로 결정고시됐지만, 실제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규정속도로 달리는 운행자들만 원성을 사고 있다. 시속 100㎞로 달리던 차량이 톨게이트 앞에서 30㎞ 이하로 속력을 줄일 경우, 뒤따르는 차량이 추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9월 “한 달간 계도기간을 거쳐 10월 1일부터 하이패스 구간 과속 단속을 시작한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5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단속 실적은 공식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전국 각 지방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부산, 충북, 강원, 전북, 전남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경남, 충남, 인천은 몇 차례 단속에 나섰으나 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단속을 위한 공간 확보 등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경찰로부터 받은 적이 없으며, 전국 315개 톨게이트에는 통행료 미납 차량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하이패스 구간에 단속 카메라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량들의 통과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과속단속을 위해 경찰관이 하루종일 카메라만 지키고 있을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하이패스 과속 단속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고정식 카메라를 설치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예산이 부족해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상황1. 2008년 3월 1일. 북한 당국은 ‘김정은 청년대장 동지의 위대성을 체득시키자.’는 제목의 긴급 전문을 각 시·도당에 내려보냈다. 일반 주민들이 아닌 당 간부들만 보도록 하는 전문이라는 점에서 비밀 문건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문건의 주요 내용은 ‘김정은의 영도 업적을 깊이 학습시키기 위해 토론과 강연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당 차원에서 ‘김정은’이란 이름 석자가 처음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저녁 일본의 NHK 방송은 국내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서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상황2. 2009년 11월30일 오전 10시. 북·중 국경지역의 통신원으로부터 남한의 한 지인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낮 12시를 기해 화폐개혁을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주민들의 동향파악과 함께 화폐개혁 단행으로 인한 불평 불만자들을 색출하라는 명령까지 받았다고 했다. 너무나 큰 뉴스거리여서 지인은 한 시간동안 국내의 몇몇 단체를 통해 황급히 크로스체크를 했다. 북한의 정권기관과 연줄이 닿는 다른 통신원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중대발표’가 있을 것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지인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오후 1시에 북한의 화폐개혁과 관련된 소식을 독점뉴스로 올렸다. 하지만 오보이면 어떡하나 싶어 30분 후 그 소식을 내렸다. 결국 이날 오후 3시 북한방송을 직접 청취한 중국내 통신원을 통해 확인한 뒤 종합적으로 다시 올려 화폐개혁 사실을 국내외에 알렸다. 위 ‘상황1’과 ‘상황2’에 등장하는 ‘국내의 한 소식통’과 ‘남한의 한 지인’의 주인공은 바로 김흥광(51·전 북한공산대학 컴퓨터강좌장) NK지식인연대 대표이다. 그는 북·중 국경지역에 있는 통신원들로부터 전해들은 북한 내의 따끈따끈한 소식을 시시각각 인터넷 등을 통해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또한 계간지 ‘탈북 지식인들이 말하는 북녘마을’을 통해 북한 내의 생활뉴스를 계절별로 종합해 전하고 있다. 2003년 10월 탈북한 그는 북한 이탈주민 중에 컴퓨터 전문가와 석·박사급 인사를 주축으로 2년 전 ‘사단법인 NK지식인연대’를 설립했다. 아울러 서울 구로동에서 ‘삼흥학교’라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이달 초 문을 열었다. 지난 9일 오전 구로동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 도중에도 미국과 중국 등 여기저기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우선 북한 소식을 전해주는 통신원은 어떤 사람들로 이루어졌는지 물었다. “대개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역을 오고 가는 상인들이나 비즈니스맨들입니다. 주로 휴대전화를 통해 연락을 받고 있지요. 자원봉사자도 있고 중국으로 출장 나온 북한의 관리나 유급 당일꾼도 더러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내에서는 어디까지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하며 통신원의 활동범위는 어느정도일까. “두만강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반경 5㎞ 내에서는 중국 기지국을 이용해 얼마든지 통화가 가능합니다. 통신원들은 신의주를 포함 수개 지역에서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각자의 권한과 범위안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소식들을 그때그때 전하고 있지요.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직·간접적으로 운용되는 휴대전화 숫자는, 통신원들이나 또 통신원들과 평소 알고 지내는 제2, 제3의 여러 파트너(북한주민 등)들 것까지 모두 합쳐 아마 5000대 정도 되지 않을까 추산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다른 단체나 조직에서 운용하는 통신원들과 그 파트너들도 포함되겠지요. 정보내용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극비자료나 중앙당에서 하급당으로 내려보내는 지시사항 등도 있지만 주로 일상의 정보가 많습니다.” 김 대표는 수시로 이들과 통화를 하면서 북한의 바닥부터 상급기관에 이르기까지의 정보를 수집한다. 고급정보인 경우 한달에 10여건이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열린 북한방송’ 등의 단체와 양해각서(MOU)를 맺어 정보를 서로 체크한 뒤 2~3건을 선별해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고민도 많다. 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그렇지만 북한 당국에서 일부러 역정보를 흘려 통신원을 잡아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2년 전에는 한 남자 통신원이 이 같은 공작에 걸려들어 모진 고문을 받았다고 했다. 그저 단순한 사람들의 얘기를 전했을 뿐인데 북한 당국에서 간첩으로 몰아세웠다는 것. 김 대표는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최근들어 통신원들이 전해오는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생각은 어떠한지를 물었다. “북한 주민들의 정서는 김일성 왕조라는 체제 아래에서 3대세습까지 가는 것에 대한 논의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왜 하필이면 장남이 아닌 3남이냐.’는 얘기를 종종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시민혁명 소식을 북한 주민들이 어느정도 알고 있을까. “국경 안쪽의 내륙지방 주민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양은 좀 다릅니다. 외화벌이꾼들은 일반 상인들과는 달리 머리회전이 아주 빠르지요. 군부대 외화벌이꾼도 있고 정권의 외화벌이꾼도 있습니다. 따라서 평양에서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소식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중동’이라고 하면 이집트의 무바라크와 리비아의 카다피를 대표적으로 떠올립니다. 김일성 주석 당시부터 가까운 친구의 나라로 여기고 있지요. 이집트와 리비아는 북한보다 잘사는 나라로 알고 있는데 그 나라에서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독재자를 무너뜨렸다면 그보다 훨씬 못한 북한은 어떻게 되느냐 하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북한이 북아프리카나 중동에서 일고 있는 시민혁명의 불길을 차단하기는 쉽겠지만 만약 중국의 국경도시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다면 북한으로의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북한보다 훨씬 잘사는 나라로 인식하는데다 국경을 수시로 드나드는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화제를 바꿨다. 북한에서는 남한의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즐겨본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지체없이 김 대표의 대답이 돌아온다. “한해에 탈북자가 3000명이 됩니다. 이들이나 북한주민에게 남한의 영화를 봤느냐고 물어보면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우습게 여깁니다. ‘요새 무슨 영화봤니.’ ‘어느 배우를 좋아하니.’라고 물어보는 것이 유행이지요. 작년에는 ‘천국의 계단’(2004년 2월 종료된 SBS 수·목 드라마)이 인기를 끌었으며 올해에는 ‘풀하우스’(2004년 9월 종료된 KBS2 수·목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은 요즘 ‘풀하우스’에 나오는 송혜교를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여기고 있지요. 이전에는 송승헌을 꼽았습니다. 북한에 ‘소년장수’라는 인기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송승헌처럼 눈썹이 짙고 잘생겼기 때문이지요.” 북한에서는 어떤 경로로 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접할 수 있을까. 북한 주민들이 실시간으로 남한의 방송을 볼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김 대표의 대답이 흥미롭다.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에서 CD나 DVD의 밀거래가 성행합니다. 예를들어 두만강이나 압록강가에서 주로 이루어지는데 중국쪽에서 CD나 DVD를 비닐봉지에 담아서 끈을 길게 매달아 북한 쪽으로 던져줍니다. 물론 국경 경비병들 몰래 은밀하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지요. 옛날에는 중국에서 싸구려 CD플레이어를 엄청나게 들여보냈고 지금은 DVD플레이어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때였다. ‘통신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잠시 후 전화를 끊은 김 대표가 내용을 간략히 설명해준다. “요즘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통제는 어느 정도인가 하고 물었더니 통제가 심해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CDR집’에서 은밀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CDR집’은 간판을 달지 않고 몰래 영업하는 집을 말합니다. 그곳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고 하는군요. 주로 어떤 것을 보는가 하고 물었더니 70부작으로 된 ‘영웅시대’(2005년 3월 종료된 MBC 월·화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합니다. 맨 밑바닥에서 최고의 기업가로 커가는 과정에 많이 흥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계속 걸려오는 전화로 더 이상의 인터뷰는 무리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는 “우리 NK지식인연대는 북한 소식을 생생하게 국내외에 알리면서 북한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 개방을 촉진시키고 기아위기에 빠져 있는 무고한 주민들을 구하는 일을 계속하겠다.”면서 “매년 늘어나는 탈북자 자녀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대안학교를 통해 프로그램을 운용하겠다.”고 다짐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김흥광은 누구 1960년 함흥에서 태어나 1984년 평양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함흥 컴퓨터기술대학에서 9년동안 컴퓨터를 가르쳤고 1994년부터 탈북 직전인 2003년 8월까지 함흥 공산대학 컴퓨터강좌장(학과장)을 지냈다. 공산대학에서 한국 드라마 CD, 외국 도서들을 단속하는 조직에서 기밀자료 관리를 맡았다가 회수물품 몇 개를 친구에게 빌려준 것이 적발돼 집단농장으로 쫓겨나면서 그는 탈북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3년 10월 두만강 쪽 국경을 넘어 탈북해 중국에서 3개월 동안 지내다가 남한으로 와 한신대에 출강하면서 경남대북한대학원에서 경제·IT분야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6년 (재)북한이탈주민후원회에 몸담으면서 그는 북한의 민주화를 앞당기려는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탈북자 중에서 고등교육 수료자들을 만나 동참을 호소했고 2008년 12월 500여명의 회원들을 모아 탈북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를 출범시키는 데 앞장섰다. NK지식인연대에는 현재 수학, 철학, 과학 등 다양한 전공자 250여명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공덕동에 북한 전통음식점 ‘류경옥’을 사회적 기업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그는 최근 탈북자 청소년학교인 ‘삼흥학교’도 열었다. 같은 연령대의 학생들과 정규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은 물론 음악, 미술, 태권도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기숙형태의 학생만 33명이며 교사진은 상근 교사 외에 자원봉사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저서(공저)로는 ‘북한 엘리트들이 보는 10년후의 북한’(2006, 한울)이 있으며 부인과 함께 슬하에 1녀를 두었다.
  • 日은 자살 택했고 韓은 멱살 잡았다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덩신밍 파문이 불거진 가운데 2004년 일본 외교관이 중국 정보기관에 여성 문제로 꼬투리가 잡혀 자살한 사건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외교관은 비록 자살이라는 극단적 결말을 택했지만 중국 당국에 기밀정보를 내주지 않으려 했다는 점에서 일말의 동정 여론을 사고 있으나 한국 외교관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볼썽 사나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日외교관 “국가 팔 수 없다” 목매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관 직원 자살 사건은 2004년 벌어졌다. 2002년 초 현지에 부임, 해외공관과 본부(일본 외무성) 사이의 전문을 담당하는 전신관(電信官)을 맡은 이 외교관은 노래주점을 드나들면서 중국인 여종업원에게 끌려 깊은 관계를 맺었다. 이후 이 주점의 불법영업을 단속하던 중국 공안당국은 이 여종업원을 이용, 그에게 접근해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 이 외교관이 이에 응하지 않자 중국의 정보요원은 “여종업원과의 관계를 영사관과 본국에 알리겠다.”, “중국에서 여성 관계는 범죄에 해당한다.”는 식으로 협박했다. ●한국은 기밀 넘기고 서로 책임전가 이 외교관은 지속적으로 외교기밀 유출을 강요받자 정신적 압박을 이기지 못한 끝에 “나라를 팔 수는 없다. 일본을 배신하지 않는 한 나는 중국을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이 길을 택한다.”며 유서를 남기고 숙직실에서 목을 맸다. 양국 외교관의 스캔들은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중국 불륜녀와 얽혀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일본은 한명의 외교관이 연루된 반면 한국은 3명 이상의 복수 외교관이 한 여성과 불륜관계를 맺었다. 한국 외교관은 경쟁적으로 기밀사항을 내연녀에게 유출했지만 일본 외교관은 거센 협박에도 버텼다. 한국은 강제소환이나 이들에게 사표를 받는 것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일본 외교관은 죽음으로써 명예를 지켰다. 당시 일본 언론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방법을 택한 외교관의 정신이 ‘일본혼’의 발로라고 평가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한국 IT 경쟁력을 걱정하다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한국 IT 경쟁력을 걱정하다

    지난 4일 발생한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태는 2009년 ‘7·7디도스’ 때와 같은 통신대란을 일으키진 않았지만, 보안 인력과 정부 간 협력체제 등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사회 보안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 줬다. 디도스 공격이 개시된 직후인 지난 5일 한국의 대표적 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 안철수 카이스트(KAIST) 석좌교수를 찾아 디도스 등 국내 정보기술(IT)에 대한 생각을 들어 봤다. 안 교수는 ‘3·4 디도스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한 IT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을 의식한 듯 “정부가 하루빨리 옛 정보통신부와 같은 IT 선제대응 조직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등 의사결정권자가 열린 자세를 보여 주면 이전과 달리 정부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일문일답.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이후 한국의 IT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뜻으로 안 교수가 쓰고 있는 ‘잃어버린 3년’이란 표현이 정치권에서 공방을 야기하고 있는데. -이 말이 ‘현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풀고 싶다. ‘잃어버린 3년’은 현 정부 출범이 아닌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은 2007년 시작됐다. ‘닷컴 버블’ 붕괴 후 고전하던 실리콘밸리도 징가(2007년), 그루폰·트위터(2008년) 등 거물급 벤처들이 생겨나면서 활기를 얻었다. 이런 열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등과 맞물리면서 세계 곳곳에 퍼져 나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이런 흐름을 읽어 내지 못했다. 다른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기여했던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것도 주된 이유다. →하지만 안 교수가 말한 ‘잃어버린 3년’ 동안 삼성, LG와 같은 IT 기업들은 수출을 늘리며 선전하지 않았나. -결정적으로 이 시기에 우리 기업들은 IT 업계의 화두가 된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 애플이나 닌텐도가 대단한 것은 단지 매출이 많아서가 아니다. 자신들의 기기를 중심에 놓고 끊임없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창출해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게 됐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플랫폼이 없다면 삼성이나 LG와 같은 업체도 나중에는 플랫폼 기업에 좌지우지되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된다.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전 세계가 플랫폼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우리는 이런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미국 업체들이 운영체제(OS) 등 플랫폼을 장악한 현실에서 우리가 독자적인 플랫폼을 가져가려는 노력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얼마 전 미국의 유명 IT 전문매체에서 삼성의 스마트TV를 호평한 기사를 봤다.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는 스마트TV 분야에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수를 늘리며 분전하는 삼성의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플랫폼을 주도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시도 자체도 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춰 선두를 부지런히 좇다 보면 역전의 기회는 오게 돼 있다. 만약 소니가 브라운관 TV 시장을 장악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업체들이 TV 기술 개발에 소홀했다면 평판 TV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었겠나. →안 교수의 말을 요약하면 ‘IT 분야에서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컨트롤타워 복원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만약 정부가 컨트롤타워를 복원한다면 어떤 식으로 꾸려져야 한다고 보는지. -과거 정통부와 같은 정부 부처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위원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위원회는 상대적으로 의견 교환이 자유롭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위원회에서 내린 결론이 해당 부처로 이관되면서 원래 내용과 다르게 해석돼 시행되는 것을 여러 번 봤다. 과거 정통부의 경우 규제기관으로서 문제가 많았던 게 사실이지만 막상 없애고 보니 국내 IT 경쟁력이 떨어지는 폐해가 생겨났다. 따라서 이제는 과거 조직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단점을 줄인 새로운 형태의 정통부 조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간 여러 차례 입각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정부가 새 컨트롤타워를 복원한다면 참여하겠는가. -국회의원 출마 제안까지 포함하면 정치권의 참여 요청을 받은 지가 10년은 넘은 것 같다. 난 살면서 뭔가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지금의 현실에서는 (나 같은) 한 사람이 정치에 뛰어들어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바꾸지도 못할 거면서 높은 자리에만 앉아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다만 의사결정권자(대통령)가 내 말에 제대로 귀 기울여 준다는 것을 전제로 ‘십고초려’하면 (장관 등 여러 역할을) 고려해 보겠다. 하지만 (의사결정권자가) 그렇게 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고, 정치가 아니어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일들은 많다. →벤처 기업가 출신으로 현재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데, 안 교수가 보기에 국내 IT 관련 창업 여건은 어떤가. -10년 전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나 다음, 싸이월드와 같은 될성부른 기업들이 생겨났지만 지금은 그런 회사들을 찾아볼 수 없다. 당시에 20명이 해야 할 일을 지금은 1명이 해 낼 수 있을 만큼 소프트웨어가 좋아지면서 창업 비용도 낮아졌지만 사회적인 여건은 오히려 척박해졌다. 창업을 돕는 정부 및 민간의 지원 인프라가 취약하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불공정 거래 관행도 여전하다. →최근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등 상생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기업 전문가로서 대안이 있다면. -대기업의 명백한 불법적 횡포부터 근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공정위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게 한 제도) 조항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중소기업이 피해를 하소연해도 공정위에서 채택하는 비율이 1%도 되지 않아 오히려 대기업을 감싸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상하게 하는 제도)도 도입돼야 한다. 상대방에게 해가 된다는 걸 알면서도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해 중소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묵과해선 안 된다. 대전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안철수 교수는 ▲1962년 부산 출생 ▲서울대 의대-미국 펜실베이니아 공대 및 와튼스쿨 ▲단국대 의예과 학과장,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포스코 사외이사, 카이스트 석좌교수 ▲한국CEO상, 윤리경영대상 투명경영 부문 대상, 동탑산업훈장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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