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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가 보낸 엽서, 60년이 지나서야 받게 된 딸

    어머니가 보낸 엽서, 60년이 지나서야 받게 된 딸

    미국의 한 여성이 살아생전 딸에게 쓴 편지가 60년이 지나서야 주인을 찾았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은 북부 인디애나주 출신의 샤론 앤 공워가 지난 달 29일 오래된 엽서 한 장을 건네받았다고 전했다. 엽서는 고션시에 자리잡은 호텔 ‘퀄리티 인 앤 스위츠’(Quality Inn & Suites)의 매니저 크리스틴 컴즈에 의해 빛을 보게 됐다. 캐비닛을 청소하던 컴즈가 서랍 안 깊숙이 숨겨져있던 엽서를 발견한 것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엽서에는 1958년 8월 26일이라는 날짜가 조그맣게 적혀있었고, 남부 캘리포니아 인근 거리에 늘어선 야자수 사진이 앞면에 실려 있었다. 3센트(약 320원) 우표가 붙여진 엽서는 보존 상태가 좋았다. 엽서에 기입된 날짜를 보고 컴즈는 ‘세상에 별 희한한 일을 다보겠네?’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엽서에 적힌 미스 샤론 앤 공워라는 이름을 단서로 주인을 찾아나섰고, 수신인이 호텔 근처 와카루사 마을 노인의 집에 살고 있는 거주민임을 알아냈다. 엽서를 받은 공워는 “엽서가 늦게 전해진 어머니의 마음과도 같았다. 어머니는 1973년 세상을 떠나셨는데 난 더 이상 많은 유품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어머니의 엽서를 전달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감격했다. 이에 컴즈는 “어떻게 엽서가 호텔까지 오게됐는지 모르겠다. 버려졌을지도 모를 편지를 우연히 찾아서 다행이다. 나야말로 오늘 당신을 웃게 만들 수 있어 기쁘다”고 답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안희정, 압수수색 직전 증거인멸 정황…“비서 업무용 휴대전화 기록 삭제”

    안희정, 압수수색 직전 증거인멸 정황…“비서 업무용 휴대전화 기록 삭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측이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증거 인멸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한국일보는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가 최근 고소인 김지은 전 정무비서가 사용했던 업무용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전자기기 복구 및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9월 이전의 통화목록과 문자메시지, 사진 등이 모두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보도했다. 해당 시점은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지사와 스위스 출장을 다녀온 뒤 수행비서(7급)에서 정무비서(6급)로 승진한 때로, 김지은씨가 자리를 옮기면서 쓰던 업무용 휴대전화를 후임자에게 그대로 인계했다. 검찰은 지난달 13일부터 실시한 충남도청 압수수색에서 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김지은씨는 앞서 스위스 출장 당시는 물론 수행비서 시절 안희정 전 지사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검찰은 이 휴대전화에 안희정 전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주요 단서가 들어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검찰은 기록 삭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6일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지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한 후 검찰이 충남도청을 압수수색하기까지 일주일 간 삭제가 이뤄진 것이 검찰 수사에 대비한 증거 인멸 행위라는 것이다. 김지은씨 역시 검찰 조사에서 “후임에게 휴대전화를 넘겨주면서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기록을 전혀 지우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희정 전 지사 측은 삭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안희정 전 지사 측은 “업무용 휴대전화는 전임 수행 비서가 후임자에게 넘길 때 모두 지우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즉 검찰 수사와 관계 없이 김지은씨 스스로 기록을 지웠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검찰은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휴대전화 삭제 정황을 구속수사가 필요한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나 도주 우려가 없다”면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이번에 검찰이 다시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증거 인멸 정황이 다수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희정 전 지사의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4일 오후 2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6세기 거장의 사라진 작품, 창고서 발견…116억원 가치

    16세기 거장의 사라진 작품, 창고서 발견…116억원 가치

    16세기 네덜란드 거장 오토 판 펜(1556~1629)의 작품이 미국의 한 미술관 창고에서 발견됐다고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품의 가치는 400만~1100만 달러(약 42억~116억 원)로 추정된다. ‘아폴로와 비너스’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직전, 아이오와주(州) 디모인에 있는 예술복합센터 ‘호이트 셔먼 플레이스’에서 이곳의 운영자인 로버트 워런이 미술관 창고를 조사하던 중 발견했다. 워런은 “창고에 있던 테이블 뒤에 오래된 그림 한 점이 숨겨져 있었다”면서 “신화 속 인물들을 그린 작품으로 오염과 손상이 있고 금이 간 부분까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작품 뒷면에 경매 기록으로 보이는 라벨이 붙어있던 것을 확인하고 이를 단서로 작품의 출처를 추적했다. 그 결과, 이 작품은 한때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전시돼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작품을 뉴욕 미술관에 대여했던 인물은 1900년대 초 네이슨 콜린스라는 이름의 한 남성으로, 그가 가족과 함께 디모인으로 이주한 뒤 나중에 그의 손녀가 이 작품을 비롯한 그림 5점을 현지 사교클럽 ‘디모인 여성클럽’에 기부했고 이 단체가 운영하는 예술복합센터에 미술관에 보관됐지만 전시된 적이 없어 언제부터 창고에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작품의 작자에 대해서 라벨에는 이탈리아의 화가 페데리코 바로치(1528~1612)라고 쓰여있지만, 전문가들의 협력을 얻어 정밀히 조사해 네덜란드 거장 오토 판 펜이 그린 작품으로 밝혀졌다. 작품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폴로와 비너스 외에도 비너스의 아들 큐피드로 여겨지는 아이도 그려져 있다. 제작 연대는 1595년에서 1600년 사이로 추정된다. 이 작품은 지난 1년 동안 복원을 마쳤으며 미술관에 상설 전시될 계획이며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DSM매거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다이노+] 새끼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발견 - 성장의 비밀 풀릴까?

    [다이노+] 새끼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발견 - 성장의 비밀 풀릴까?

    티라노사우루스는 백악기 마지막을 장식한 대형 육식 공룡의 대표다. 스피노사우루스를 비롯한 다른 대형 육식 공룡의 발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육식 공룡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대중뿐 아니라 공룡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도 티라노사우루스는 인기 있는 주제다. 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를 통해 대형 수각류 육식 공룡의 생태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 공룡이 얼마나 빨리 뛸 수 있었는지, 몸에 깃털이 있었는지, 작은 앞다리의 용도는 무엇인지, 어떻게 사냥을 했는지 등 풀어야 할 많은 질문들이 존재한다. 공룡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의문 중 하나는 티라노사루우스 같은 대형 수각류 공룡이 어떻게 성장했는지이다. 과학자들은 대형 수각류 육식 공룡이 느리게 성장하는 파충류가 아니라 비교적 빨리 자라는 온혈 혹은 중온 동물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끼의 온전한 골격이 필요하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거의 다 자란 성체와 청소년기의 표본은 많이 나왔으나 새끼 화석은 부족했다. 최근 미국 캔자스 대학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초기 성장 단계의 비밀을 간직한 새끼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을 몬태나주의 헬 크릭 지층에서 발견했다. 현재는 발굴과 분석을 진행 중인 단계로 두개골과 이빨 등 중요한 부분이 보존되어 과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곤란한 문제도 있는데, 이 화석이 티라노사우루스 성체의 화석과 약간 달라 정확히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새끼인지 아직 판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태어나지 얼마 되지 않은 공룡 새끼의 골격은 성체와 다르기 때문에 종종 혼동을 불러일으킨다. 가끔 다른 종으로 분류했다가 사실은 새끼와 성체의 화석으로 알려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연구팀은 확보한 화석을 다양한 장치로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화석이 발굴된 지층 주변에서 다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끼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분명하다면 대형 수각류 공룡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성장했는지 알려줄 중요한 단서가 이 화석에 담겨있을 것으로 보인다. 폭군이라고 불리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역시 작은 새끼 때가 있었을 것이다. 강력한 육식 공룡일 때뿐 아니라 약하고 작을 때 티라노사우루스의 삶을 재구성하는 것 역시 이 육식 공룡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드 보복 이번엔 풀릴까”…유통·관광업계 조심스런 ‘기대’

    사업 기대감 내부선 “안심 일러” “유커 복귀 최소 3~6개월 걸려” 중국의 사드 보복 중단 기류가 조성되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보복 직격탄을 맞은 롯데그룹은 1일 “한·중 양국이 중국 진출 기업의 어려움을 정상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중국 당국의 약속에 대해 신뢰를 갖고 호응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중국 현지에서 진행하던 각종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잠정 중단, 중국 롯데마트 영업 중단, 국내 면세점 매출 감소 등으로 지난 1년 동안의 손실액이 2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견디다 못해 지난해 롯데마트를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매각사 측에서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사드 보복이 중단되면 롯데마트 매각을 연내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액만 3조원에 이르는 중국 선양의 롯데타운 건설 사업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불안감도 적지 않다.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한국 관광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면서도 롯데와 관련된 상품은 금지하는 등 단서를 내걸었다”며 안심하기엔 이른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큰 타격을 입은 면세점과 관광업계는 “(유커가) 와야 오는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다. 한·중 정상회담과 한·중 경제장관회의 등의 빅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사드 보복 중단 기대감이 조성됐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않은 까닭에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당장 유커를 대상으로 한 한국 관광상품이 사드 보복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온다 하더라도 이들이 실제 본격적으로 오려면 최소 3~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올 하반기나 돼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 장자연에 고액수표 준 유력인사들 황당한 해명…“김밥 값으로, 불쌍해서”

    고 장자연에 고액수표 준 유력인사들 황당한 해명…“김밥 값으로, 불쌍해서”

    고 장자연씨 계좌에 백만원권 이상의 고액 수표를 입금한 남성 20여명의 명단을 경찰이 확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황당한 변명으로 대가성을 부인했고, 경찰은 수사를 중단했다고 KBS가 29일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2009년 경찰은 언론사 사주, 기업인을 상대로 한 술접대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는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장자연씨 사건을 수사하면서 장씨의 금융거래를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확보한 계좌와 카드 내역 950여건을 분석한 결과, 장씨와 가족 계좌에 100만원권 이상 고액 수표가 수십장 입금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KBS는 전했다. 입금 총액은 수억원대로 수표를 건넨 남성은 20여명이었고 이 가운데 유명 기업인과 고위 공무원 등도 여럿 있었다고 KBS는 보도했다. 수사팀이 접대의 대가로 의심하고 해당 남성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했지만 이들은 “용돈으로 쓰라고 줬다”, “김밥 값으로 줬다”, “불쌍해 보이고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할 것으로 보여서 힘내라고 줬다”는 식의 해명을 늘어놨다. 수사팀은 결국 조사를 중단했고 수사 결과 발표에도 수표 의혹은 넣지 않았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을 재조사 대상으로 유력하게 검토하는 가운데, 고액 수표 의혹이 중요한 단서가 될 지 관심을 모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남시 난임 부부에 한약비 180만원 지원

    경기 성남시는 한방 난임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지난 26일부터 선착순 15명의 신청을 받아 난임 부부에게 180만원의 한약 비용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지난 23일 지역 내 7곳 한방 병·의원과 사업 협력 사항, 치료비 지원 내용에 관한 협약을 했다. 대상자가 성남시 지정 한방 병·의원을 찾으면 3개월간 난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체질별 난임을 다스리는 한약을 무료로 지어 줘 자연임신에 가장 적합한 몸 상태로 개선을 돕는다. 한약 비용에 한해 시가 146만원을, 협약 한방 병·의원이 34만원을 각각 부담 지원한다. 지원받으려는 만 44세 이하의 성남시 1년 이상 거주 여성은 난임 진단서, 주민등록등본, 신청서를 중원구보건소 3층 지역보건팀으로 직접 내야 한다. 시는 성남시한의사회와 손잡고 지난 2014년부터 한방 난임 지원을 시범사업으로 운영하다가 지난해 12월 26일 ‘한방 난임 치료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사업 추진 근거를 마련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는 최순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는 최순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최순실,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 관저 방문박근혜, 최순실·문고리 3인방과 대책논의 후에야 중대본 방문 결정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에 ‘A급 보안손님’으로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 ‘문고리 3인방’과 함께 세월호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회의를 마친 뒤에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결정하고 머리 손질을 받는 등 외출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수반인 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무방비·무대책인 상태로 최씨가 오기만을 기다렸던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이른바 ‘세월호 늑장대응과 7시간의 비밀’과 관련한 수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최씨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2014년 4월 16일 오후 2시 15분 이영선 행정관이 운전하는 업무용 승합차를 타고 검색 절차 없이 이른바 ‘A급 보안손님’으로 박 전 대통령의 숙소인 관저에 방문했다. A급 보안손님이란 검색 절차 없이 관저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경호원들의 용어다. 박 전 대통령 재직 시 보안손님은 A급과 B급으로 구별됐다. A급은 검색 없이 차량을 타고 관저 정문인 인수문을 통과해 관저 마당까지 들어올 수 있었고 B급은 검색절차 없이 관저 정문인 인수문까지만 차량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A급은 최순실, 피부과 원장이던 김영재와 그 아내 박채윤 등 3명이었다. B급은 기치료사인 오모씨, 왕십리원장인 박모씨 등 비선진료인이었다. 이들 보안손님은 경호실에 출입기록이 남지 않았다.당초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최씨의 청와대 방문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및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조사 등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간호장교와 미용 담당자 외에 외부인의 관저 방문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이영선 행정관이 운전한 업무용 승합차가 남산1호터널을 오후 2시 4분과 5시 46분 등 두 차례 통과하고 이 행정관의 신용카드가 결제된 내역을 확인했다. 이 행정관은 최씨의 거처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뒤에서 김밥도 사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단서로 문고리 3인방인 정호성, 안봉근, 이재만 비서관 등을 조사해 최씨의 관저 방문을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오전 10시 22분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고, 이어 10시 30분에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 전화로 당연하고 원론적인 구조를 지시한 것 외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씨가 관저에 도착한 뒤 문고리 3인방과 함께 관저 내실의 회의실에서 세월호 사고에 관해 회의를 한 뒤 중대본 방문을 결정했다. 최씨는 관저에 오면서 정 비서관에게 세월호 관련 상황에 대해 물었고, 정 비서관은 “수석들 의견이 중대본을 방문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들은 최씨는 내실 5인 회의에서 박 대통령에게 중대본 방문을 권했고 이를 박 전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게 검찰이 확인한 내용이다.박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을 공식 보고받은 것이 아니라 ‘비선실세’ 최씨의 조언을 받아 국사를 결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다만 검찰은 최씨의 이날 방문이 세월호 때문에 계획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조사 거부로 최씨의 관저 방문 목적을 확인하지 못했으나 적어도 최씨의 이날 관저 방문이 미리 예정돼 있었고, 당시 회의에서 이런 논의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정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을 위해 제2부속 비서관실 소속 윤전추 행정관에게 화장과 머리손질을 담당하는 정송주, 매주씨 자매를 청와대로 오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윤 행정관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정씨 자매에게 “상황이 급하니 빨리 청와대로 와달라”고 요청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정은 방중단서 최룡해의 ‘애매한’ 역할··· 시진핑과의 양자 회담서 빠져

    김정은 방중단서 최룡해의 ‘애매한’ 역할··· 시진핑과의 양자 회담서 빠져

    북한이 28일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북중 정상회담 수행단의 면면이 관심인 가운데 이번 수행단 내에서 최룡해 당 부위원장의 애매한 역할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에 부인 리설주가 동행했으며, 최룡해·박광호·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조용원·김성남·김병호 당 부부장 등이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는 국제무대에 첫 데뷔하는 김정은이 국가수반으로서 위용을 갖추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국가 정상 간의 만남이기 때문에 격식을 최대한 맞춘 것이란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을 대표하는 고위급들은 다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김정은의 양자 회담에서 북한측 배석 인사는 리수용·김영철과 리용호 뿐이었다. 정작 북한의 2인자로 평가 받는 최룡해가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뭘까. 최룡해는 지난해 10월 간부 인사권과 통제·검열 등 내치 권한을 모두 거머쥔 당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되며 명실상부한 김정은과 김여정 오누이 다음의 권력자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김정은의 중국 방문에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상회담에 그가 빠진 것은 의외의 결과란 지적이다. 그러나 내치를 관장하는 그가 외교나 남북문제, 비핵화를 논의하는 북중 정상회담에 낄 필요는 없었다는 해석도 있다. 또 2015년 9월 항일승리 70주년 기념식 당시 김정은을 대표해 시진핑 주석을 방문했지만, 냉대를 받았던 경험으로 볼 때 대중외교에서 그의 역할이 사라졌을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그를 굳이 해외 순방에 포함시키면서 정작 정상회담에서 뺀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반면 김정은의 복심으로 통하는 여동생 김여정은 이번 수행단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신 중인 그가 장거리 열차 여행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김정은이 이번처럼 해외 순방으로 부재할 경우 그를 대신해 북한을 통치해야 할 책임 때문에 수행단에 들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최룡해가 수행단에 포함됐으나, 결국 정상회담에서 빠진 이유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최룡해는 김정은 정권에서 군 내 2인자인 총정치국장을 했던 인물이고 현재 당 내 권력 2인자인 조직지도부장을 맡고 있다. 그가 김씨 일가에 충성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자리를 보존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자리를 비운 북한에 그를 남겨둘 정도로 신임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한 대북전문가는 “당시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수행한다고 해서 다 측근이 아니라는 말이 있었다”며 “김정일 입장에서 곁에 두고 감시를 해야하는 간부들의 경우 굳이 수행단에 포함을 시켜 딴 짓을 못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때문에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현지지도 수행단에 있다고 다 실세가 아니고, 포함되지 않았다고 다 밀려난 것은 아니다’는 말이 돌았다”며 “김정은 시대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시의회 지방분권TF “분권개헌안, 진일보했지만 여전히 아쉽다”

    서울시의회 지방분권TF는 27일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 “진일보하였지만, 여전히 아쉬운 지방분권의 길”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다음은 입장 발표 전문. 3월 26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번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그간 대선과정과 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하게 주장했던 ‘분권형 개헌’ 추진에 대한 결과이자,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안 국민투표를 반드시 실시하겠다고 하는 강력한 의지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 현행 헌법보다 진일보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추진 이번 대통령 개헌안의 가장 큰 특징은 ‘자치와 분권’으로 특히 현행 헌법과 비교해 볼 때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측면에서 상당히 진일보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선 개정안 헌법전문에 ‘자치와 분권 강화’를, 총강 제1장 제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 고 새롭게 명시함으로써 대한민국 미래가치인 지방분권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였고, 이를 헌법에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또한 주민자치권을 헌법에 명시하여 지방정부의 주인이 주민임을 분명히 하였고, 현재 중앙정부의 하위개념이었던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위상 강화함과 동시에 자치조직권,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을 모두 인정하여 그동안 반쪽짜리 지방자치를 추진할 수 밖에 없었던 지방의 자치권한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 지방분권국가를 직접 선언할 수 없는 이유? 하지만 개헌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전히 ‘중앙 중심적 사고’와 ‘지방자치에 대한 인식 및 이해부족’ 등으로 혁신적이고 강력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추구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먼저 지방분권 개헌의 핵심은 대한민국이 지방분권 국가임을 천명하고 이를 헌법에서 선언하는데 있음에도 개헌안 제1조 제3항은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 고 명시하면서 직접적인 지방분권국가 선언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이는 지방분권국가로의 방향성과 의지수준을 잠정적으로 표명한 것이며 개헌안이 지방분권국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개헌안은 ‘지방정부의 지방자치 관련 법률안 제출권’ 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개헌안 제55조 제3항의 “법률안이 지방자치와 관련되는 경우 국회의장은 지방정부에 이를 통보해야 하며, 해당 지방정부는 그 법률안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는 이미 시행 중이다. 개헌안이 국회와 정부에게 여전히 지방사무 관련 법률안 제출권을 부여하고, 국민의 직접 법률안 제출권까지 인정하면서도 정작 지방정부의 법률안 제출권은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모순이다. 오히려 지방자치와 관련된 모든 사무를 총괄하는 지방정부와 국민들만이 지방자치와 관련된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방분권의 목적에 부합하고 지방자치에 가장 알맞은 법률안을 제정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조례’ 를 여전히 법률의 하위개념으로 명령·규칙·자치규칙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는 문제(개헌안 제107조 제2항), 국가와 지방 간, 지방과 지방 간의 사무배분 기준의 불명확성 문제(개헌안 제121조 제4항),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에서 주민의 자치와 복리에 필요한 사항만을 조례로 제정할 수 있다는 피동적이고 한정적인 표현과 조례실효성 및 규범력을 제한하는 단서조항의 문제(개헌안 제123조 제1항) 등 개헌안은 세부적인 내용에서 당초 기대했던 수준보다 체계상으로나 해석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 더욱 과감한 지방분권 개헌안 필요 이번 대통령 개헌안은 30여년 만에 공식 발의된 헌법 개정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인정되나, 여전히 ‘중앙 중심적 사고’ 와 ‘지방자치에 대한 인식 및 이해부족’ 등의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더욱 강력하고 과감한 지방분권 개헌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통령 개헌안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국회의 개헌안이 정당 간 이해관계 속에서 여전히 협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깊은 걱정과 우려를 표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내에서 주권과 자치권을 행사하는 권리주체로서, 지방분권은 당연히 주민자치권의 확보와 주민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논의되어야만 한다. 또한 지방정부의 위상확립과 권한강화를 위한 개헌안들은 모두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지방분권 개헌은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와 국회 간의 권력배분의 수준이나 중앙과 지방의 권한이양 적정성 수준을 고민하는 소모적인 정치논리에 좌우되면 안 된다. 국회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대통령 개헌안에서 지적된 문제들을 개선하고, 더욱 혁신적이며 과감한 지방분권 개헌안을 마련하여 대한민국이 지방분권국가임을 선언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비만, 혀에도 영향…미각 떨어져 더 먹는다”

    [건강을 부탁해] “비만, 혀에도 영향…미각 떨어져 더 먹는다”

    비만은 단순히 몸의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속에 여러 가지 이상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이다. 물론 비만해도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심장, 콩팥, 혈관, 당 대사, 근골격계에 여러 이상을 동반하게 되는 경우가 정상인보다 흔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비만이 혀의 미각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미각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비만 대사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체중이 크게 줄어든 후 맛을 느끼는 감각이 좋아졌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최근 코넬 대학의 연구팀이 그 이유를 밝힐 단서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통해 체중 변화와 맛을 느끼는 감각 기관인 미뢰(맛봉오리)의 숫자 변화를 조사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혀에서 여러 번 조직 검사를 하긴 어렵기 때문에 동물 모델을 통해서 연구한 것이다. 실험 결과 예상대로 고지방 사료를 먹여 뚱뚱해진 쥐는 미뢰를 생성하는 전구세포의 수가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기전을 연구했다. 비만과 관련된 만성 염증성 물질인 TNF 알파가 원인이라는 가설을 세운 연구팀은 TNF 알파가 없는 쥐를 이용해 실제로 이 물질이 없는 동물에서는 비만과 연관된 미뢰 감소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따라서 비만한 사람에서 만성 염증이 미각을 감소시키는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미각 감소가 비만 환자에서 과식과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각이 감소하면 같은 맛을 느끼기 위해 설탕이나 소금을 더 많이 먹거나 음식 자체를 더 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더 비만해지면 미각은 더 감소하고 결국 악순환이 이어져 더 폭식하게 된다. 따라서 이 과정을 억제하면 더 효과적인 식욕 억제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靑청원 20만명 돌파 장자연 사건 재수사?

    2009년 ‘성 상납 의혹’ 등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배우 장자연씨 사건이 최근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확산과 맞물려 재조명되고 있다. 수사 당국에 사건의 진상을 재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여론도 들끓고 있다. 25일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올라온 ‘고 장자연의 한 맺힌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마감일을 5일 앞둔 지난 23일 청와대의 답변 기준인 ‘동의 20만건’을 돌파했다. 이날까지 22만 5000여명이 동의한다는 뜻을 보냈다. 장씨는 2009년 성 상납을 강요하고 폭행을 일삼은 동료 연예인과 언론계·금융계 등 사회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자필 문건(장자연 리스트)을 남긴 채 목숨을 끊었다. 당시 수사 결과 장씨의 소속사 전 대표와 매니저만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유력 인사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아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다.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는 “재판을 통해 종국 처분이 나지 않은 사건의 경우 사건 관계자들이 함구했던 것들을 이야기하거나 수사기관이 새로운 단서나 증거를 인지한다면 공소시효 내에서 충분히 재조사가 가능하다”면서 “청와대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비판을 우려해 직접적인 답변은 피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결국 수사기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文대통령, 오늘 전자결재로 개헌안 발의 “여야 협의체” “장외투쟁”… 평행선 국회

    ‘18세 이상 선거권 보장’ 명시 법개정 시한 2020년 5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하루 앞둔 25일 여야의 ‘개헌 신경전’은 더욱 고조됐다. 보수 야권은 장외 투쟁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반대했다. 여야는 이날 누가 개헌 협상의 테이블에 앉을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 5당 교섭단체 4곳이 참여하는 8인 협의체를 당장 가동하자”며 야권을 압박했다. 야 4당이 공동 개헌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자유한국당 측 주장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민주당은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공고기간 20일 포함) 의결해야 하는 헌법 조항을 고려해 늦어도 5월 4일까지는 여야가 개헌안 합의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으로서는 대통령 개헌안 발의 후 국회에 남은 시간은 40일이 된다. 한국당은 “야 4당이 합동 의원총회를 열자”며 야권의 공동 대응을 거듭 강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개헌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열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한국당과 합동 의총을 열고 국회 차원의 대응방안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야당과 국회의 자존심을 짓밟는 문재인 정권의 개헌 독주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국민 개헌안을 만들자고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평화당과 정의당도 안타깝기 마찬가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에 “사회주의 개헌 음모 분쇄 투쟁에 전 국민과 함께 장외로 갈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천명한다”며 장외투쟁에 나설 뜻을 밝혔다. 홍 대표는 26일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장외투쟁 여부를 포함해 개헌에 대한 당의 대응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여권의 향후 움직임을 보고 단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법제처의 심사의견을 참조해 대통령 개헌안 일부 조항을 수정했다. 개헌안 제25조 ‘18세 이상의 모든 국민은 선거권을 가진다’는 조항을 ‘18세 이상 국민의 선거권을 보장한다’로 바꿨다. 청와대는 “(개헌안이) 18세 미만의 국민에 대한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오해가 있어 의미를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칙 제1조를 수정, 개헌안 중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해당 법률이 국회를 통과한 후 시행하되, 늦어도 2020년 5월 30일에는 시행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0대 국회 임기 만료일이 2020년 5월 29일”이라며 “그 전까진 관련 법률 제·개정을 마무리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세균 국회의장 인터뷰] “분권 이뤄지면 4년 단임도 상관없어… 총리 역할은 확대돼야”

    [정세균 국회의장 인터뷰] “분권 이뤄지면 4년 단임도 상관없어… 총리 역할은 확대돼야”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서울신문 박홍기 편집국장과의 인터뷰에서 ‘차선책’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단계적 개헌론’을 화두로 던졌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권력구조 개편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방분권만을 담은 단계적 개헌도 해 볼 수 있다고 시사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총리의 역할을 충분히 존중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며 “총리 역할이 지금보다 확대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야 4당이 주장하는 국회 선출 방식의 총리추천제는 아니지만 권력분산이라는 측면에서 야당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정 의장과의 일문일답.→대통령 개헌안이 26일 발의되는데 여야 조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개헌에 대한 국민 지지가 굉장히 높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결단해야 한다. 논의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책임 일부를 나도 져야 한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 날까지 개헌의 성공을 위해서 분투할 생각이다. →국민소환, 총리선출 등에 대해 야당은 대통령 안을 반대하는데. -개헌은 국민과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개헌이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발의하면 그것이 정당 간 개헌 관련 논의를 추동하는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 모두 합의할 수 있으면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또 다음에 또 하고 하는 게 순리다. 개헌과 관련한 각 정당의 말을 들으면 엄청난 틈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 발의안도 성안 과정에서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의 보고서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토지공개념과 같은 아주 일부만 정파 간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을 뒤로 미루면 개헌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마련된다. →총리 선출 방식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오는데. -대통령이 총리 역할을 충분히 존중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총리 역할이 지금보다 확대되는 게 좋겠다. 그런 차원에서 국회가 현행 총리 선출 방식보다 진일보한 안에 합의할 수 있다면 저는 그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단계적 개헌을 하자는 건가. -그게 차선이라는 것이다. 최선은 빨리 합의해서 지방선거에 합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정파의 지도자가 결단을 못 하고 시기 등에 합의를 못 하면 당장 할 수 있는 개헌안을 합의해 놓고 나중에 처리하자고 합의한 뒤 다음 기회를 보자는 것이다. →여야의 노력이 있다면 개헌 시기가 연기될 수 있나. -아직도 51% (합의)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설령 그게 안 되더라도 당장 4월까지는 합의안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 안이 발의되면 국회에서 표결해야 된다. 개헌 성공이 내 최고 관심사인데 그게 훼손될 수 있다. →시기가 연말까지라도 되면 가능하다는 건가. -차선이라는 거지 최선은 아니지만. →개헌에서 분권이 가장 핵심이라고 했는데. -현행 헌법이 87년 체제를 만들어 내면서 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역할을 다했다. 더욱 발돋움하고자 헌법적 뒷받침이 필요하고 그래서 개헌이 시대정신이다. →대통령 4년 연임과 같은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분권이 이뤄지면 4년 단임이든 연임이든 관계없다. 이전에 5년 단임 개헌안을 만들 때도 너무 권력이 집중돼 있는데 장기집권하면 안 된다고 7년에서 5년으로 임기를 제한했다. 지금은 4년으로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분권이 확실히 이뤄지면 단임이나 연임이나 중임이나 별 관계 없으며 중요한 게 아니다. 그래서 4년 연임도 좋다. 단 분권을 전제로 한 것이다. →국민소환제, 국민발안제가 포함된 것은 국회 권한을 축소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고유한 아이디어가 아니고 국회 자문 안에 들어 있던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되면서 국민이 대의민주주의만 갖고는 만족 못 한다. 그래서 실현가능한 직접민주주의 성격의 제도 도입이 민주주의를 좀더 활성화했다고 본다. 그런 것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는 안이다. →대통령 안이 부결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상황까지 가지 말고 그 이전에 합의를 하자는 것이다. 그럼 그 합의안을 갖고 대통령에게 이해를 구해 대통령 발의안을 철회한다든지 그런 논의를 할 수 있다. 지금 합의를 못 하면 결국 대통령안을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을 수 없고 잘 안 되면 개헌에 어려움이 올 수 있으니 그 길로 가지 말고 합의안을 만들자는 것이다. →대통령 안에 대한 견해는. -똑같은 안이라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야당의 협조를 받아야 개헌이 성공할 수 있다. 그러기에 현 시점에서 빠른 시간 내에 국회에서 합의안을 만들고 물론 합의안을 만들 때 대통령 안도 충분히 반영하는 토대에서 합의안을 만들면 대통령에게는 이해를 구할 수 있다. 물론 걱정도 있다. 개헌안과 지방선거를 따로 하면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 또 돈도 더 든다.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일복이 많은 사람이라서 다른 의장에 비해 제가 일 폭탄을 맞았다(웃음). 제일 어려운 일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다. 잘못하면 국가가 흔들릴 수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국회가 중심을 잡아야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다당제가 됐으니까 협치를 해야 되는데 협치의 수준이 충분하지 못했다. 의회 내에서 협치는 어느 정도 해 왔지만 의회와 정부 간 협치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어서 그런 부분은 미흡했다. 그리고 작은 일일 수도 있지만 청소노동자를 국회직화한 것도 나로서는 보람 있는 일이었다. →교섭단체가 4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카운터파트가 늘어나는 거니까 힘이 들 거다. 그런데 오히려 양당 체제보다 이렇게 다당제가 더 국정운영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양당제는 서로가 비토(거부권) 파워가 있기 때문에 한쪽이 박차고 나가버리면 끝장이다. 이제 곧 4개가 되면 하나가 빠져도 셋이 하겠다고 하면 굴러가는 가니까. 국회 운영이라는 차원에서는 오히려 다당제가 양당제보다 좀더 낫다고 생각한다. →남북, 북·미 관계가 급변하고 있는데 어떤 생각인지. -북한의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대북) 제재이지 제재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까지 3자가 모이는 상황까지 와서 그나마 참 다행이다. 그러나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라 본다. 하루아침에 일괄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정말 아주 용의주도하게 하면서 (북한에) 속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이 잘한다고 평가한다고 들었다. 국민하고 소통하는 거라든지, 자신이 국민하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든지, 남북문제를 잘 관리하는 등 상당히 성과가 있다고 본다. 다만 국회하고 협치가 잘 안 된다. 국회 책임도 있지만 청와대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보면 잘하고 있는데 과정 관리에 좀더 잘하면 좋겠다.→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구속됐다. 불행한 역사를 막을 방법은. -불행한 역사를 ‘대통령 잔혹사’라고 얘기한다. 그런 것이 우리 헌법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그게 바로 개헌을 해야 되는 이유 중 하나다. 대통령한테 너무 많은 권력이 주어지고 경우에 따라 그 권력이 자신의 허물을 감추는 데까지도 활용이 되는 게 현 체제의 문제다. 대통령의 권한을 좀 내려놓아야 한다. →개헌안에 대통령이 권한을 내려놨다고 보이는 상징적인 것이 있나. -총리를 어떻게 하느냐, 장관을 어떻게 하느냐 그 부분을 빼놓고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내려놓았다. 감사원을 독립기관화한다고 하지 않나. 국가원수 지위를 삭제한 것도 실질적인 것은 아니지만 상징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의 역할이 좀 부족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금 야당은 옛날 여당이 하던 얘기를 180도 달리하고 있고 지금 여당은 또 그 반대로 야당 때 하던 걸 또 180도 바꾸고 있다. 180도 바꾸지 말고 90도씩만 바꿔라. 그럼 만나지 않느냐. 대한민국에 영원한 여당도, 영원한 야당도 없다. 맨날 네가 여당 할 거 같으냐고 여야 의원들에게 말한다(웃음). →차기 의장에게 해 줄 말이 있다면. -인내심이 있고 협치를 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차피 4개 교섭단체와 함께 의회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협치가 돼야 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곽금주의 아빠 일병 구하기] 남자의 기억, 여자의 기억

    [곽금주의 아빠 일병 구하기] 남자의 기억, 여자의 기억

    가정에서 늘 일어나는 상황이다. 남자는 전혀 기억 못 하는 일을 여자는 다 기억하고 있다. 부인은 “당신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기분으로 내게 이런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꼬치꼬치 묻고 따진다. 남편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아니 노력해 보면 어렴풋이나마 그때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단 어떤 문제 때문에 다투었는지,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대충만 기억날 뿐이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한 희미한 기억도 있긴 하다. 그러나 늘 이런 상황이 되는 게 짜증 날 뿐이다. 어떻게 저런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는지, 변명 만들 시간조차 없이 조목조목 따지는 아내에게 늘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지가 말이다. 남녀의 기억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대단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망각 능력 또한 그에 못지않게 대단하다. 이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초등학교 때 혼자 좋아했던 옆 짝의 이름은 평생을 두고 기억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어제 점심때 무얼 먹었는지를 갑자기 묻는다면 금세 기억이 안 난다. 기억 능력은 개인에 따라 그리고 연령에 따라 다를 뿐 아니라 남녀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그중에서 일화적 기억에서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일화적 기억이란 어떤 사건에 대한 기억,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났던 기억을 말한다. 예컨대 어릴 때의 생일 파티 때 기억이나, 결국 절교까지 가게 됐던 친구와 심하게 다투었던 기억 등 ‘사건에 대한 기억’이다.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한 기억이다. 때로는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또는 전혀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았지만 그 어떤 단서에 의해서 그날 일들이 문득 생생하게 기억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일화적 기억에서 남녀가 다르다. 시각 공간적 기억은 남성이 강하다. 예를 들어 그 방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는 거기까지 가는 길은 어땠는지에 대한 기억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잘 기억해 낸다. 그러나 공간 기억에 비해 사물의 위치 기억은 다르다. 그 방에서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관한 기억은 여자가 더 강하다. 그럴 뿐만 아니라 그때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무슨 말이 오고 갔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감정이었는지 등에 대한 기억은 여성이 훨씬 더 자세하다. 여성은 이런 정보들을 언어로 입력하기 때문이다. 언어로 입력된 기억은 훨씬 더 오래갈 수 있다. 그래서 두고두고 계속 반추하는 것이 용이하다. 여자가 몇 년이 지나도 토씨 하나 안 바꾸고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남자와 여자의 서로 다른 기억 능력이 부부간의 끊이지 않는 논쟁이나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남녀 상관없이 사건의 경험 정도에 따라 기억 차이가 난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일어난 일, 아주 중요하거나 또는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기억을 잘할 수 있다. 처음 들어온 정보가 강력한 것은 첫인상, 첫사랑의 기억이 오래가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기억의 영향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갈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이에 비해 자신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건에 대한 기억은 약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습관적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난 일에서는 더욱 그렇다. 부인과의 다툼에서도 그렇다. 늘 하는 얘기, 늘 반복되는 논쟁이기에 남자는 그다지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반면 여자는 계속 반복해 말하면서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고 더 뚜렷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 사회에 ‘미투’ 관련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오래전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일화적 기억이기에 여자의 기억이 더 구체적이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기억은 다르다. 피해자의 기억이 더 오래간다. 피해자에게는 처음 일어나는 충격적인 사건이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머물러 있고, 또 계속 반복해서 떠오르기에 그 기억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이런 피해자에 비해 가해자에게는 자신이 행한 행동이 스스로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뿐만 아니라 상습적으로 반복해 온 행동이라면 더더욱 세세하게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기억을 같은 선상에 두면 안 된다. 자세히 기억해 내지 못한다고 해서 그 일이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 [사설] 청년 일자리 아우성인데 취업문 좁히는 대기업

    정부는 2월 청년실업률이 9.8%로 치솟자 재난 수준으로 규정하고 특단의 대책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들의 상반기 공채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일 발표한 매출액 500대 기업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보면 대기업의 12%가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한 182개 기업 중 80곳, 44%는 아직 채용계획도 확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정부의 일자리 창출 독려를 무색하게 할 정도다. 기업들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등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와 통상임금·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기업들 사정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혁신과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약속이 빈말에 그칠까 걱정된다. 현대차와 SK·LG그룹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의 연쇄 간담회에서 앞으로 5년간 122조원을 투자하고 8만 3000여명을 새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통 큰 투자’가 계획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들에 투자와 일자리 창출만 압박할 게 아니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조성과 규제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과 복지 수준 격차를 줄여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보다 근본적인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시적 대책으로는 청년 실업자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어제 국방부 등이 발표한 ‘청년장병 취업·창업 활성화 대책’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군의 전투력 유지에 지장 없는 범위 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연간 전역자 중 구직을 고민하는 6만 9000여명의 취업·창업을 지원한다는 목표가 실현 가능한지 의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말부터 육군본부가 추진 중인 시범사업을 확대한 것으로 대통령의 질책 이후 부랴부랴 만들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청년 실업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2022년부터 청년 경제인구가 줄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진단은 너무 안이하다. 지속 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 정부 청년 일자리 대책의 핵심이어야 한다.
  • 검찰, MB 무단 유출 문건 3400건 구속영장에 적시

    검찰, MB 무단 유출 문건 3400건 구속영장에 적시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용한 여러 굵직한 혐의 중 양측이 사실관계 자체에 큰 다툼이 없는 유일한 부분은 청와대 문건 3400여 건이 무단 유출된 의혹이다.검찰은 이 전 대통령 퇴임 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야 할 문건들이 청계재단 소유 영포빌딩으로 빼돌려졌으며, 이는 해당 문건들에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각종 불법적인 국정 운영 정황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구속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20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월 25일 영포빌딩 지하 2층의 다스 비밀창고를 압수수색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009년 10월 청와대 재직 시절 작성한 ‘VIP 보고 사항’이라는 문건을 확보했다. 이는 다스의 미국 소송 진행 상황과 청와대 차원의 대응 방안, 삼성전자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사실 등이 담긴 문건이다. 이와 함께 창고에서는 ‘PPP(Post President Plan) 기획(案)’이라는 문건도 발견됐는데, 여기에는 이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다스 차명 지분을 회수하는 등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문건들은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수수 의혹, 청와대 직원들에 대한 직권남용 의혹이 사실이라고 결론 내리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과 국가정보원, 경찰 등이 ‘우(右) 편향 국정 운영’을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각종 ‘정치공작 성격’의 자료도 창고에서 확보했다. 검찰은 민정수석실과 국정원이 ‘현안자료’, ‘주요 국정 정보’ 등이란 제목으로 ‘좌파의 사법부 좌경화 추진 실태 및 고려사항’ ‘금년도 사법부 대대적 개편 활용, 법조계 건전화’, ‘안티 2MB 집행부 비리 폭로로 조직 고사 유도’, ‘좌파 교육감들의 부도덕·반교육 행태 집중 부각’, ‘좌편향 방송인 재기 차단으로 공정방송 풍토 조성’, ‘좌파의 모바일 이용 여론장악 기도 차단’ 등을 보고했다고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이 보고한 ‘현안 참고 자료’에도 ‘촛불시위 직권조사 과정에서 경찰청장에 대한 경고를 권고한 국가인권위 인적 쇄신 필요’, ‘각종 보조금 지원 실태를 재점검해 좌파성향 단체는 철저하게 배제, 보수단체 지원 강화’, ‘온·오프라인상 좌파세력의 투쟁여건 무력화 등 대책’, ‘좌파의 지방선거 연대 움직임 및 대응 방안’,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당 승리 위한 대책 제시’ 등이 담겼다. 검찰은 “그 자체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할만한 문건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건들을 대통령기록관으로 보낼 경우 퇴임 후 정치 쟁점화가 될 것은 물론 형사처벌 우려가 있어 영포빌딩 등으로 빼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퇴임 후 이삿짐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 검찰이 문건을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하지 않고 수사 자료로 쓰는 것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이 문서들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이 될 경우 검찰이 증거로 활용할 수 없는 법적 미비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문건들을 영포빌딩으로 옮긴 김모 청와대 행정관을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지목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달 25일 “죄책을 다툴 여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환경미화원, 동료 살해 뒤 시신 유기…살아있는 것처럼 행세까지

    환경미화원, 동료 살해 뒤 시신 유기…살아있는 것처럼 행세까지

    환경미화원이 동료를 죽여 시신을 소각장에서 처리한 뒤 피해자 행세를 해오다 덜미가 잡혔다.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환경미화원 이모(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4월 4일 오후 6시 30분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자신의 원룸에서 동료 A(59)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다음날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환경미화원 신분 이용해 시신 처리 이씨가 범행을 덮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시신을 처리하는 것이었다. 시신 처리를 위해 이씨는 환경미화원이라는 자신의 직업을 백분 활용했다. 이씨는 먼저 시신을 검은색 비닐봉투 15장으로 겹겹이 감싸 일반 쓰레기로 위장했다. 봉투에 시신이 들어있는 모양을 숨기기 위해 옷가지와 이불로 시신을 감싼 뒤 봉투에 넣었다. 부피 때문에 시신이 봉투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자 덮이지 않은 부분을 다시 봉투로 씌우기도 했다. 그런 다음 이씨는 시신을 담은 봉투를 자신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구역인 한 초등학교 앞 쓰레기장에 던져 놓았다. 범행 후 이틀이 지난 4월 6일, 태연하게 일과를 시작한 이씨는 오전 6시 10분쯤 A씨 시신이 담긴 봉투를 쓰레기 차량으로 수거한 뒤 쓰레기 소각장에 버렸다. A씨의 시신은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소각장에서 불태워졌다. ●동료 살아있는 것처럼 행세해 휴직계 내고 가족과 연락 이씨가 그 다음에 실행한 일은 범행 자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피해자 A씨가 직장에 나타나지 않아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했다. 평소 피해자와 가장 가깝게 지낸 사람이 이씨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사라지면 자신부터 의심받을 거라고 직감했다.그는 ‘아예 처음부터 동료가 죽지 않은 것처럼 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이씨는 경기도의 한 병원 도장이 찍힌 진단서를 위조했다. 병명은 허리디스크였다. 이씨는 진단서와 함께 숨진 A씨의 이름이 적힌 휴직계를 팩스로 구청에 제출했다. 휴직계를 보내면서 이씨는 A씨 목소리를 흉내내 구청 직원을 속였다. 진단서가 첨부된 휴직계에 전화까지 받은 구청은 별다른 의심 없이 지난해 5월부터 A씨의 휴직을 허가했다. 그 다음엔 A씨의 가족들에게 A씨의 실종을 숨겨야 했다. 이씨는 생전 A씨가 술자리에서 ‘아내와 이혼하고 딸들에게 가끔 생활비를 보내준다’고 했던 말을 기억해냈다. 이씨는 A씨의 휴대전화로 A씨 딸들에게 ‘아빠는 잘 있다’, ‘생활비는 있니?’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안부를 물었다. 메시지를 받은 A씨의 딸들은 아버지가 동료에게 살해된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씨는 A씨의 딸들이 의심하지 못하도록 한번에 60만원씩 3차례에 걸쳐 생활비를 보냈다. 대학 등록금까지 기간에 맞춰 입금했다. 심지어 누군가 A씨에게 전화를 걸면 전화를 받아 A씨 행세를 하며 연기까지 했다. ●카드 사용 내역에 꼬리 잡힌 범행 그러나 언제까지 이따금씩 보내는 문자 메시지와 돈, 그리고 전화 목소리 연기로 A씨 행세를 하긴 어려웠다. 결국 A씨의 아버지는 A씨와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자 지난해 11월 29일 경찰에 가출신고를 했다. 이후 A씨 자녀들은 이곳저곳을 수소문해 A씨가 살던 원룸으로 찾아갔지만 A씨를 만날 수 없었다. 대신 우편물을 통해 A씨의 카드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유흥비가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점이 수상했다. 자녀들은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처음에 경찰은 A씨의 실종신고를 일반 실종사건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인천의 한 술집에서 카드가 사용된 내역을 조사하다가 이 사건을 강력사건으로 전환했다. 술집에서 카드를 사용한 사람이 A씨가 아닌 이씨로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경찰이 지난 7일 이씨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을 느낀 이씨는 도주했다. 경찰은 이씨 주거지 인근 CCTV를 분석, 인천의 한 PC방에서 이씨를 붙잡았다. ●이씨 “홧김에 범행”…경찰은 금전관계 의심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씨가 내 가발을 잡아당기며 욕설을 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씨는 A씨 생전에도 A씨에게 8000만원가량 빌린 사실이 확인됐다. 이씨가 범행을 저지른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A씨의 카드로 5750만원을 쓴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금전 관계에 의한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 훼손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이미 소각장에서 처리돼 이씨가 시신을 훼손했는지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범행 경위를 계속 조사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5년 지기 동료 살해한 뒤 산 사람처럼 위장

    15년 지기 동료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환경미화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A(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4일 오후 6시 30분쯤 전주시 완산구 자신의 원룸에서 동료 B(59)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이튿날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시신을 이불로 감싸고 검은색 대형 비닐봉지 15장으로 겹겹이 감아 쓰레기로 위장했다. 이어 다른 쓰레기와 함께 처리하려고 자신의 쓰레기 수거 노선인 한 초등학교 앞 쓰레기장에 던졌다. 일과를 시작한 A씨는 4월 6일 오전 6시 10분쯤 B씨 시신이 담긴 봉투를 쓰레기 차량으로 수거한 뒤 소각장에 유기했다. 시신은 일반 쓰레기와 함께 소각됐다. 이후 A씨는 B씨가 죽지 않은 것처럼 꾸미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경기도 한 병원의 도장이 찍힌 진단서를 위조해 B씨의 이름이 적힌 휴직계를 팩스로 전주시에 제출했다. 전주시는 아무 의심 없이 B씨를 휴직 처리했다. 이어 A씨는 B씨가 아내와 이혼하고 딸들에게 가끔 생활비를 보낸주었던 사실을 알고 B씨의 휴대전화로 딸들에게 ‘아빠는 잘 있다’ ‘생활비는 있니?’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딸들이 의심하지 않도록 60만원씩 3차례 생활비를 보냈다. 대학 등록 기간에 맞춰 학자금도 입금했다. 그의 치밀한 범행으로 시청이나 가족, 지인 모두 B씨가 살해된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A씨는 B씨를 살해한 뒤 B씨의 신용카드로 6000 여만원을 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씨 생전에 8000 여만원을 빌린 돈도 갚지 않았다. A씨의 범행은 거액의 신용카드 사용료 미납 통지서를 받은 B씨의 가족이 지난해 11월 경찰에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경찰은 B씨의 신용카드가 수차례 사용한 점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 출석을 요구받은 A씨가 도주하자 추적·검거해 범죄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A씨의 원룸을 압수수색해 B씨 신분증과 위조한 진단서, 혈흔이 묻은 가방 등을 찾아냈다. A씨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경찰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실시하려 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조사 결과 A씨는 함께 술을 마시던 B씨가 자신의 가발을 잡아당기며 욕설을 하자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나태주의 풀꽃 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태주의 풀꽃 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사고를 크게 치면서 봄이 왔다. 이미 알고 있었던 일들이 드러나기도 했고 전혀 뜻밖의 일들이 터지기도 해서 평범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정신이 어찔어찔할 정도다. 이게 다 우리들의 과거 삶의 찌꺼기들이다. 굳이 양성평등이라든지 여성인권까지 들먹일 일도 없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좀더 충분했으면 이 지경까지는 가지 않는다. ‘나’만 극대화하고 ‘너’를 극소화한 탓이다. 애당초 생명에 대한 소중성이 전제돼야 했다. 실로 모든 생명체는 귀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런 존재. 인간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우리가 그것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야 했다. 남녀 관계도 그러하고 세대 관계도 그러하고 상하 관계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간관계는 상호 신뢰와 상호 존중의 바탕 위에서 피어나는 향기로운 꽃이어야만 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거대 담론 속에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광복 이후 국가 건설이라는 급선무가 있었고, 6·25 전쟁 이후엔 전쟁 복구란 대명제가 있었고, 절대 빈곤 아래서 산업화와 근대화 문제가 시급했다. 거기다가 민주화 과제, 남북 분단의 문제까지 풀어야 할 지상명제였다. 그렇다 보니 개개인의 인권이나 개성은 자주 무시되거나 말살돼야만 했다. 모든 삶의 기초는 개인에게 있는데도 거대 담론이 세력을 발휘하는 상황 아래서는 개인의 욕구와 특성을 제대로 발현시키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굴절돼 온 개인의 삶을 되찾고 싶은 강한 욕구가 요즘 사람들에게서 분출되고 있음을 본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똑똑해진 것이다. 단독자를 찾아가는 과정에 들어선 것이다. 지금껏 우리는 어떤 집단의 일원으로 살면서 그 소속감에서 위로를 받으려 했고 안전을 보장 받으려 했다. 인맥이라든지 이념이나 단체 같은 사회적 연결구조 안에서 만족감을 얻으며 살았다. 그러나 최근 그러한 그물망들이 많이 느슨해진 것이다. 그래서 인생이 더욱 외로워지고 불안해지고 소외감, 박탈감이 높아진 것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SNS의 발달이 한몫 거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17년 촛불집회 이후 더욱 그러하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어떤 집단이나 특수 이념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보통의 생활인들이다. 누군가의 권유로 모인 사람들이 아닌 자발적 참여자들이다. 이 점이 놀라운 것이다. 모래알처럼 분리돼 있지만 뜻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힘을 갖는다는 것. 내면의 눈을 뜬 한 사람 한 사람. 이들은 외부적 힘이나 작용에 의해서 통제되지 않는 개개인이다. 오직 스스로의 의지나 느낌에 의해서만 행동하고 방향을 정하는 그들은 개개인이면서 집단이다.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의 현상을 살필 때 그런 변화의 조짐은 가히 혁명적이다. 쓰나미를 보는 듯 어지럽고 두렵기조차 하다. 한국인들의 정신적 특성이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라는 것은 하나의 정설. 여기서 독창성도 나오고 예술적 성과도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작금 우리는 지나치게 성급한 경향이 있고 지나치게 정서적인 경향이 있어 보인다. 조금은 이성적 접근이 필요하고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지 않나 싶다. 다수의 사람들이 흥분 상태이고 분노에 차 있는 느낌이다. 어쩌면 다른 쪽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하나의 단서에 투사하여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것은 성장통인지도 모르고 더 좋은 세상을 향하는 고갯마루인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야 한다. 우리가 넘어진 사람이라면 넘어진 땅을 짚고 다시 일어나야 하고 우리 옆에 힘들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를 부축해서 함께 먼 길을 떠나야 한다. 와, 봄이 왔다. 모진 겨울을 이기고 올해도 기어이 봄이 왔다. 봄은 우리더러 상처를 이겨 꽃을 피우라 하고 다시 한번 새롭게 눈을 뜨고 길을 가라고 속삭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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