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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철새와 낚시대회 그리고 배려/백규석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기고] 철새와 낚시대회 그리고 배려/백규석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1968년 12월 사이언스지에 실린 G J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이 떠오른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목초지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방목하는 소를 계속 늘릴 경우, 결국은 목초지가 황폐해져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 불행이 닥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다. 지속가능한 공유지 관리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법과 제도가 필요함을 일러 준다. 자연은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세대와도 공유해야 할 자산이다. 이를 개발할 때 현 세대가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에 따라 미래 세대들의 이용가치는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보전과 이용의 조절이 어렵다. 지금까지의 조절은 주로 정부가 법적·제도적으로 보전이나 이용 가운데 한쪽을 구속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요즈음, 자연환경과 관련된 정책을 세우면서 법과 제도에도 한계가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최근 철새 월동지로 유명한 지역의 저수지에서 치러진 낚시대회를 살펴보자. 이 저수지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두루미, 흰꼬리수리를 비롯해 다양한 종의 철새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사람이 접근하면 생존에 위협을 느껴 멀리 날아가 애써 비축한 에너지를 소모해 버린다. 심하면 다른 서식지를 찾아 헤매기까지 한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낚시대회는 분명히 철새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된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낚시대회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축제다. 또한 지역 상인에게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단비 같은 매출 증대 기회다. 지역으로서는 이러한 행사를 유치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철새를 배려하며 낚시대회를 열 방법은 없을까. 시기와 장소, 인원을 세심하게 고려하며 제한적으로 낚시대회를 진행하는 방안은 어떨까. 야생동물은 사람이 일정 거리 이상 다가올 때 위협으로 간주하므로 그 거리를 유지하는 장소 선정이 중요하다. 소음을 줄이도록 참가자를 소수로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번 낚시대회 행사를 계기로 관계 분야 전문가와 이해 관계자의 폭넓은 참여를 통해 철새 보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고 한다. 행사 전 충분한 사전검토와 불가피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참여자 수와 장소를 한정하고 과도한 소음행위를 자제하게 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할 계획이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국민의 충분한 사전 공감대 형성이 필수임은 물론이다. ‘공유지의 비극’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적당한 수의 소는 공유지의 생태계에서 잡초를 줄이고 배설물로 비료를 제공하는 등 순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소의 수를 ‘적당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로 규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연과 함께 살아가려는 배려가 사회의 상식과 문화로 정착될 때 제도의 효과는 더욱 커진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임을 깊이 되새기며, 법과 벌칙 이전에 인간과 자연의 지혜로운 공존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자연에 대한 배려는 인간에게 더 큰 보답으로 온전히 돌아온다. 우리의 미래세대도 누려야 할 소중한 공유지인 자연환경이 더욱 오래도록 풍요롭게 이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일본통신] 이대호 첫 홈런포 상대는 ‘손수건 왕자’

    [일본통신] 이대호 첫 홈런포 상대는 ‘손수건 왕자’

    단비였다. 그리고 일부 일본언론에서 거론됐던 타순 변경에 대한 우려도 말끔히 씻어냈다. 이대호(30)가 시즌 두번째 맹타(한경기 3안타)를 휘두르며 모처럼만에 제 몫을 다했다. 이대호는 19일 쿄세라 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주중 마지막 경기에서 5타수 3안타(2루타 2개, 4타점)를 기록했다. 그리고 일본 진출 첫 장타도 신고했다. 이대호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폭발했다. 1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이대호는 상대 선발 아라가키 나기사의 인코스 인사이드 역회전 볼 (슈트볼 144km)을 잡아 당겨 3루라인을 총알같이 꿰뚫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주목할 점은 이대호가 아라가키의 볼배합을 완전히 읽고 대처했다는 점이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를 받아친 이대호는 이전에 4개의 공을 모두 아웃코스로 선택한 소프트뱅크 포수 호소카와 토오루가 5구째를 인코스로 선택하자 지체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목적구(인코스)를 던지기 위해 줄기차게 아웃코스로 셋업 피치를 했던 소프트뱅크 배터리를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 또다시 1사 1,2루 상황에 등장한 이대호는 볼카운트 1-2에서 아웃코스 포심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쳐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4개의 공을 모두 아웃코스로 선택한 아라가키는 코스는 좋았지만 다소 높은듯한 공을 던졌고 이대호는 결코 놓치지 않았다. 이 타구는 평소 이대호가 가장 좋았을때 생산되는 타구였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한방이었다. 4회말 세번째 타석은 소프트뱅크의 바뀐 투수이자 한국인 투수인 김무영(27)과의 맞대결이었다. 이대호는 김무영의 가운데 약간 높은 초구를 휘둘렀지만 백네트로 가는 파울 타구를 만들었는데 히팅 타이밍상 제대로만 맞았다면 홈런성 타구가 충분했을만큼 실투를 놓친게 아까웠다. 하지만 김무영의 2구째 인코스 높은 공을 공략해 2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쳐내며 3안타 경기를 만드는데 성공한다. 다소 먹힌듯한 느낌을 줄만큼 스윙하기가 벅찬 공이었지만 끝까지 왼쪽 어깨를 닫아 놓고 타격을 한게 안타를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이대호의 이 안타로 오비키가 홈을 밟으며 4타점을 채웠다. 7회말 선두타자로 네번째 타석에 선 이대호는 바뀐 투수 요시카와 데루아키를 상대로 3루땅볼로 물러났고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카이토 케스케를 상대로 2루수 플라이에 그치며 이날 경기 공격을 끝냈다. 이대호는 4일 경기(니혼햄전)에서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쳐낸 후 정확히 보름만에 3안타 경기를 재현했다. 특히 이날 기록한 4타점은 일본 진출 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타점이다. 전날까지 장타 없이 타율 .196에 머물렀던 이대호는 타율을 .232(56타수 13안타)까지 끌어 올렸고 그동안 타율과 똑같았던 장타율도 .268가 됐다. 오릭스는 이대호의 맹타를 비롯, 팀 타선이 15안타를 폭발시키며 11-9로 승리했다. 이제 오릭스는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주말 3연전(20-22일)을 치르기 위해 장소를 스카이마크 스타디움으로 옮긴다. 오릭스의 원래 본거지는 오사카 쿄세라 돔이지만 제2의 홈구장인 스카이마크 스타디움은 일본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구장으로 과거 오릭스 블루웨이브 시절 본거지로 사용했던 구장이기도 하다. 스카이마크 스타디움은 고베에 위치해 있다. 주말 3연전 첫 경기(20일)에서 이대호가 상대할 투수는 ‘손수건 왕자’로 유명한 사이토 유키(23)다. 지난해 전 일본 아줌마 팬들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6승)을 올렸던 사이토는 ‘과대 평가’ 됐다는 세간의 평가를 비웃듯 올 시즌엔 벌써 2승(1패, 평균자책점 1.64)을 거두고 있다. 특히 개막(3월 30일)경기에서 세이부의 와쿠이 히데아키와 맞붙어 완투승(9이닝 1실점)을 거두며 팬들을 놀라게 했을만큼 지난해와 비교해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사이토는 140km 초중반의 포심 패스트볼과 변화구는 횡으로 휘어지는 슬라이더와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을 변화구 주종으로 사용한다. 아마츄어 시절에는 다양한 구종을 보유한 선수로 소문났지만 프로에 와서는 그렇게 다양하지가 않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제구력이 뛰어나 이대호로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니혼햄 불펜은 까다로운 투수들이 많다. 마스이 히로토시(8이닝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제로), 미야니시 히사오(6.2이닝 3홀드, 평균자책점 제로), 이누이 마사히로(7.2이닝, 평균자책점 2.35), 타니모토 케이스케(6이닝 3홀드, 평균자책점 제로), 모리우치 토시하루(8이닝, 평균자책점 1.13)는 니혼햄이 현재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이다. 마무리는 타케다 히사시(4세이브, 평균자책점 6.00)가 맡는다. 이대호는 이 투수들 중 모리우치에게 안타(4일 경기)를 뽑아낸 적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니혼햄 불펜 투수들은 주말 3연전 동안 이대호가 최소 한번쯤은 만나게 될 투수들이다. 니혼햄은 올 시즌 마운드 높이가 굉장히 뛰어난데 현재까지 가장 많은 18경기를 치르면서도 양 리그 통틀어 최고의 팀 평균자책점(1.87)을 기록하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대호 입장에선 전날 소프트뱅크전에서 보여줬던 타격감각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또한 사이토의 인기를 감안하면 많은 일본 야구팬들 앞에서 존재감을 확인 시켜줘야 하기에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긴 했지만 이대호가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선 그 흐름을 이어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시즌 첫 장타가 터졌기에 이제 팬들은 홈런에 목말라 한다. 그 대상이 ‘손수건 왕자’ 라면 금상첨화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책꽂이]

    ●공자 왈 vs 예수 가라사대(차이더구이 지음, 박영인 옮김, 지와사랑 펴냄) 공자와 예수가 결국 같은 말씀을 했다는 점에 착안해 동서문화의 소통을 꾀한다. 저자는 베이징대에 동방학부를 개설한 대학자 계선림의 제자. 때문에 부록으로 실린 ‘동양 각국 유학의 형성과 발전’, ‘오늘날 유학의 주요 학파’라는 짧은 글도 눈길을 끈다. 유학이 과거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지금 현대 미국 학계를 주무대로 펼쳐지는 유학이 어떤 모습인지 간략하게나마 스케치해 두어서다. 1만 3000원. ●초등부모학교(김성현·김은혜 지음, 미르에듀 펴냄) 사립학교에서부터 대안학교까지 모두 재직해 본 초등학교 교사 부부가 풀어놓는 자녀교육 노하우다. 책 제목은 아이들을 가르치려 들기 전에 부모가 먼저 알아두고 배워야 할 것이 있다는 의미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까지 포함해 친절한 설명이 돋보인다. 1만 3000원. ●벼랑에 선 사람들(제정임·단비뉴스취재팀 지음, 오월의 봄 펴냄) 기자를 꿈꾸는 이들이 모인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이 학생들 훈련차원에서 만든 온라인신문 ‘단비뉴스’에 실린 르포기사를 모은 것이다. 학생기자들이 가락시장 일용직 파 배달꾼, 텔레마케터, 야간청소부로 취업하거나 쪽방촌과 노숙시설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1만 5000원. ●복안의 영상(하시모토 시노부 지음, 강태웅 옮김, 소화 펴냄)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이름, ‘라쇼몬’과 ‘7인의 사무라이’로 유명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시나리오 작가로서 그와 함께 수많은 영화 각본작업을 공동진행했던 저자가 영화와 구로사와 감독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9000원
  • [사설] 정부·정치권 이젠 민생살리기 머리 맞대야

    19대 총선에서 의석 과반수 획득에 성공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뜻을 거슬러 민생과 관련 없는 갈등과 분열, 정치 투쟁을 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면서 “다시는 국민의 삶과 관계 없는 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총선 결과를 “민생문제 해결을 흐트러짐 없이 해야겠다고 결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국정 역량을 민생 챙기기에 쏟아부을 것임을 예고했다.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팍팍한 살림살이에 단비를 내려달라는 서민들의 애타는 갈망을 가슴 깊이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젠 정치권이 답을 내놓을 차례다. 지금 유럽은 재정위기의 여진이 가시지 않고 있고,미국과 중국은 고용지표나 교역 전망에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로서는 답답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정부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임기 말 레임덕 가속화로 정책 추진력에는 제대로 힘이 실릴 수 없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총선 공약1호로 내세운 일자리 창출의 약속을 지키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이념이나 정국 주도권 다툼이 개입될 사안이 아니다. 앞다퉈 수많은 복지 공약을 쏟아냈지만 서민들에게는 일자리 창출과 민생 살리기가 최선의 복지다. 선거로 미룬 저축은행을 비롯,조선·해운·건설 등 취약업종의 구조조정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은 가계부채다. 가계부채 해결 없이는 내수 진작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선거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잔뜩 움츠러든 기업들이 투자에 매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업들도 정치권만 탓할 게 아니라 탐욕을 자제하고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
  • [여자프로농구] 데뷔 14년차 신정자 “나에게도 이런 날이…”

    [여자프로농구] 데뷔 14년차 신정자 “나에게도 이런 날이…”

    ‘리바운드 퀸’ 신정자(32·KDB생명)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신정자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9일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호텔에서 개최한 신세계·이마트 2011~12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72표 중 38표를 얻어 올 시즌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공인받았다. 1999년 겨울리그를 통해 데뷔한 지 14년 만의 MVP 등극이다. 그는 리바운드상(5년 연속), 시즌 공헌도 1위에게 주어지는 윤덕주상, 우수수비상, 베스트5 등을 휩쓸어 5관왕에 올랐다. 신정자는 올 시즌 평균 15.3점(6위), 12.5리바운드(1위), 4.2어시스트(5위), 1.4블록(2위)을 기록했으며 공헌도 부문에서 39.31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팀은 정규리그 2위에 그쳤지만 경기마다 고른 활약을 펼친 점을 인정받았다. 그는 “진짜 나에게도 이런 날이 왔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다. 후보에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기대는 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고, 신한은행이 우승해 하은주가 받을 줄 알았다.”며 “챔피언결정전에 못 가 아쉽지만 후회 없이 했기에 후련했다. 강영숙(신한은행)이 런던올림픽에 나가야 한다고 내 몸을 걱정해줬다. 힘껏 뛰겠다.”고 기뻐했다. 하은주(신한은행)는 2년 연속 MVP 후보에 오르고도 고배를 마시며 67.77%의 성공률로 2점야투상을 받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도자상에는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끈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이 수상했으며 신인상은 72표 중 59표를 받은 이승아(우리은행)에게 돌아갔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이 되는 모범선수상은 박태은(삼성생명), 미디어스타상은 김단비, 우수후보상은 김연주(이상 신한은행)가 차지했다. 베스트5에는 최다 득표를 얻은 최윤아(신한은행)를 비롯, 김지윤(신세계), 김단비, 변연하(국민은행), 신정자가 뽑혔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프로농구] 6연속 통합우승 ‘신한시대 시즌 2’

    [프로농구] 6연속 통합우승 ‘신한시대 시즌 2’

    신한은행이 6년 연속 통합 우승의 축배를 들었다. 6년 연속 챔프는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 있는 위업이다. 신한은행은 3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신세계·이마트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국민은행을 접전 끝에 82-80으로 따돌렸다. 26득점 11리바운드로 3승째의 일등공신이 된 하은주가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MVP로 선정돼 눈물을 글썽거렸다. 하은주는 “6년 연속이라고 하는데 첫 우승을 한 것 같고 첫 경험 같다. 언니들 빈자리가 너무 컸는데 우승해 기쁘다.”며 “단비나 연화 중 한 사람이 MVP를 받을 줄 알았는데 너무 미안하다. 이번에는 솔직히 욕심을 안 냈는데 1박 2일처럼 공동 수상으로 생각해야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겸연쩍어했다. 2007년 겨울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석권해 온 신한은행은 올해 전주원, 진미정이 은퇴하고 정선민이 국민은행으로 이적하면서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을 들었으나 최장신 센터 하은주(202㎝)를 비롯해 최윤아, 김단비, 이연화 등이 각자 포지션에서 조화를 이뤄 새 역사를 썼다. 리빌딩 1년 만에 이런 성과를 냈다는 점이 도드라진다. 정규리그에서도 6라운드에 이미 우승을 확정해 다른 팀들이 대적할 수 없는 ‘신한시대 시즌 2’를 열었다. 국민은행은 “오늘밖에 없다. 내일은 없다.”는 정덕화 감독의 각오처럼 몸을 아낌없이 던졌다. 4쿼터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었다. 1, 2차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었다. 강아정이 2쿼터까지 15득점으로, 변연하가 25득점으로 분전했다. 변연하는 4쿼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 2개를 무산시킨 게 아쉬웠다. 반면 하은주는 종료 25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 2차전을 내주며 눈물을 펑펑 쏟은 정선민은 이날도 신한은행 수비에 막혀 6득점밖에 하지 못했다. 4쿼터 3분여를 남기고는 강영숙과 몸싸움하는 과정에서 쓰러져 코트를 나왔다. 국민은행은 4쿼터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박세미가 던진 3점슛만 들어갔어도 4차전으로 끌고 갈 수 있었지만 이연화(15득점)의 손을 스치면서 뜨고 말았고 김단비(19득점)가 가로채면서 경기는 끝났다. 정 감독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이게 신한은행과 우리의 차이다. 신한은 역시 셌다.”고 진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승장 임달식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끝까지 선수들이 고비를 잘 넘겨줘 고맙다. 오늘 승리도 내일이면 과거로 돌아간다. 다시 7, 8연패를 생각하며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청주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하리하라의 과학 24시(이은희 글, 김영호 그림, 비룡소 펴냄)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저자가 현대 과학의 중요한 이슈를 다루고 있다. 햄과 주스를 통해 본 가공식품의 문제점, 환경호르몬, 엘리베이터 안의 폐쇄회로(CC)TV가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지 등의 쟁점을 다룬다. 1만 3000원. ●토닥토닥 말싸움(GIMG, DPS 글·그림, 한솔수북 펴냄) 구름빵 캐릭터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그림동화책으로 만들었다. 의견이 달라 갈등하는 아이들이 서로 양보해 의견을 조율하고 행복하게 논다. 1만원. ●나무 심으러 몽골에 간다고요?(김단비 글, 김영수 그림, 푸른아시아 감수, 웃는돌고래 펴냄) 봄마다 황사로 고생하는 한국은 매년 몽골에 나무 심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힘찬이가 몽골에 가서 수태차도 마시고 몽골식 햄버거도 먹으며 초원에서 말달리기를 한다. 1만 1000원. ●장화가 사라졌어요(이다 예센 글, 한나 바르톨린 그림, 앤서니 브라운 영역, 오미숙 옮김, 현북스 펴냄)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비가 쏟아지는 날 코끼리 형제가 장화를 신고 나갔는데 진흙 웅덩이 속으로 장화가 사라졌다. 어떻게 장화를 구해낼까. 1만 500원.
  • [여자프로농구] 레알 신한은 강했다

    [여자프로농구] 레알 신한은 강했다

    김연주(신한은행)가 제대로 미쳤다. 그것도 3점슛만 5개 성공시키며 ‘아름다운 연주’를 펼쳤다. 신한은행은 28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5전3선승제)에서 김연주의 3점슛으로만 15점을 쌓으며 국민은행을 79-59로 대파, 2연승했다. 신한은행은 1승만 더 하면 6년 연속 통합 우승의 신화를 쓴다. 챔프 2차전에서 승리한 팀의 우승확률은 80%가 넘는다. 경기 전 “김연주가 미쳐 줬으면 좋겠다.”고 한 임달식 감독의 희망 사항이 들어맞았다. 그는 “상대가 하은주를 집중 마크할 것을 예상하고 다른 선수들에게 외곽슛 연습을 많이 시킨 게 승리 요인이었다.”고 덧붙였다. 1쿼터에서는 국민은행의 강아정(6득점)과 정선민(7득점)이 좋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1차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강영숙이 8점을 올리고 김연주가 쿼터 버저비터(3점슛)를 성공시키며 신한은행이 19-15로 역전시켰다. 특히 김단비(11득점)에게 꽁꽁 묶인 변연하는 1차전을 재현하듯 1쿼터에서 자유투로 단 1점만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허리가 안 좋아 진통제를 맞으며 뛴 게 무리였다. 신한은행은 2쿼터에도 5분을 남기고 턴오버 두 개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6점 차로 달아났고 김연주가 또 한번 쿼터 버저비터(3점슛)를 성공시키며 33-29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국민은행은 지나치게 정선민-변연하에게 의존한 플레이를 펼친 게 패인이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하은주(10득점)가 막혀도 김연주(15득점), 이연화(20득점) 등이 외곽슛을 폭발시켰다. 두 선수 모두 챔프전 개인 최다 득점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신한은행에는 하은주(10득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는 순간이었다. 18점 차로 여유 있게 앞서 맞은 4쿼터에서도 신한은행은 이연화의 3점슛까지 터지면서 1차전을 리메이크한 복사판 드라마를 연출했다. 결국 국민은행은 4분여를 남기고 정선민과 변연하를 빼며 패배를 인정했다. 20득점으로 분투한 정선민은 무기력하게 지자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적으로 만난 정선민이 신한 1차전 승리 주역?

    “선수들이 죽기살기로 연습하는 걸 보고 승리를 예감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정선민 선수가 빠져서 졌다는 소리가 듣기 싫었다고 했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이 26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은행과의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첫 승을 따낸 뒤 털어놓은 얘기다. “신한은행 5연패는 정선민이 다 한 거다.”라고 주위에서 말들이 나오자 신한은행 선수들이 독기를 품었다는 것. 어느새 고참이 된 강영숙(31)은 “시즌 전에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을지 누가 예상했을까. 언니들이 나가고 고참이 돼 책임감이 곱절이 됐는데 모두가 잘 이겨냈기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개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우승을 위해, 팀을 위해, 자신을 위해 힘차게 달리자.”는 글을 경기 전날 페이스북에 남겼다. 언니의 글에 “한게임 한게임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정말 죽도록 미치도록 뛰자! 우리가 뭉치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겠어.”(김단비) “지난 시간 동안 우리가 함께 흘린 땀과 눈물을 믿고 일주일동안 미쳐 볼란다.”(하은주)란 답글이 달렸다.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은 하나된 모습을 보였다. 27득점의 김단비를 비롯해 이연화(19득점 7리바운드), 최윤아(11득점 6리바운드), 김연주(8득점), 하은주(6득점), 심지어 벤치멤버 김규희(5득점)까지 톱니바퀴처럼 척척 맞아 돌아갔다. 이전까지 경기당 턴오버가 평균 12개를 웃돌았으나 이날은 5개에 그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24점차 ‘굿 스타트’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24점차 ‘굿 스타트’

    신한은행이 24점 차 대승으로 통합 우승 6연패를 향한 첫걸음을 가볍게 뗐다. 신한은행이 26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국민은행을 83-59로 따돌렸다. 신한은행의 5연패를 이끌었던 정선민이 국민은행으로 옮겨 치르는 첫 챔프전이었지만 신한은행이 정선민(10득점)-변연하(8득점) 콤비를 꽁꽁 묶는 데 성공하면서 승부는 쉽게 갈렸다. 변연하는 2쿼터까지 1득점밖에 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1쿼터는 신한은행 이연화와 김단비의 연이은 골밑 돌파가 돋보였다. 힘들게 플레이오프를 거친 신한은행 선수들은 기량을 제 궤도에 올려놓은 모습이었다. 특히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이 김단비에게 건넨 “변연하와 자폭하라.”는 주문이 먹혔다. 승부처였던 3쿼터에선 3분여를 남기고 하은주가 막히자 김연주, 최윤아, 김단비가 연달아 3점슛을 터뜨리며 60-42, 18점 차까지 달아났다. 김단비는 3쿼터에서만 무려 13점을 올리며 챔프전 개인 최다 득점(27점)으로 미친 듯 날았다. 이연화 역시 개인 최다 득점(19점)에 7리바운드로 제몫을 다했다. 한번 분위기를 탄 신한은행의 외곽슛에 국민은행의 노련미도 온데간데없었다. 리바운드 수도 신한은행이 41개로 국민은행(30개)을 압도했다. 국민은행은 4쿼터 6분여를 남기고 정덕화 감독이 사실상 패배를 자인, 정선민과 변연하를 빼고 벤치 멤버를 가동했고, 신한은행 역시 선수민 등 벤치멤버를 가동하며 힘을 아꼈다. 첫 경기를 잡은 팀이 우승할 확률은 58.8%에 이른다. 임 감독은 “챔프전 전체에서 1차전 비중은 40% 정도다. 이제 40%를 선점했으니 2차전도 이기면 승부가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덕화 감독은 “이렇게 지긴 처음이다. 조직력이 전혀 안 살아나고 정신줄을 놨다.”고 완패를 인정한 뒤 “앞으로 3경기를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고전의 바다서 건져 올린 ‘네 글자 통찰’

    ‘검은 표범은 안개비가 7일 동안 내려도 먹이를 찾아 산을 내려오지 않는다.’ 표범이 털을 기름지게 한 뒤 무늬를 이루기 위해 숨어서 해를 멀리한다는 이른바 ‘남산현표’(南山玄豹)다. 주역엔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군자표변’(君子豹變)으로 등장하는 성어. 공부를 차곡차곡 축적해서 문득 반짝이는 지혜를 갖추게 된다는, 쉼 없는 공부와 준비의 당부로 통한다. 세상이 답답할 때, 혹 마음과 같이 일이 풀리지 않을 때 만난 고전의 옛글은 가뭄 속 단비처럼 반갑다. 꽉 막힌 지금의 실상을 제대로 보고 내일을 여미게 하는 선인들의 생각과 교훈은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한 청량제일 수 있다.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가 지은 ‘일침’(一針)(김영사 펴냄)은 바로 옛것을 빌려 오늘을 실감이 나게 말하는, 바늘 끝 같은 글 모음이다. 고전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마음과 세상에 대한 간명한 통찰. 네 글자 속에 담아 풀어낸 문화담론과 촌철살인의 일침이 예리하다. 책은 ‘마음의 표정’ ‘공부의 칼끝’ ‘진창의 탄식’ ‘통치의 묘방’ 등 네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100개의 글을 묶었다. 선인들의 마음 공부와 지식 경영법, 어지러운 세상에 대한 고발과 해결법을 제시한 짤막짤막한 글들엔 단순한 고전 소개를 넘는 웅숭깊은 성찰과 통렬한 비판이 담겼다.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군자표변에 붙인 말을 보자. “당장 먹고사는 일에 얽매여 공부를 내팽개친 채 여기저기 기웃대면 문채(文彩)는 갖춰지지 않고 그저 지저분한 개털만 남는다.” 청(淸) 말의 전각가 등석여의 인보(印譜)에 등장하는 ‘심한신왕’(心閒神旺·마음이 한가하면 정신이 활발하다). 일없는 사람이 마음만 바쁘며 공연한 일을 벌인다고 했던가. 정신이 왕성한 것과 마음이 바쁜 것을 혼동하면 안 된다는 저자는 “나는 몸이 하도 바빠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은 아닌가?”라고 자문한다. 시경 ‘소아’ ‘정월’편의 ‘자웅난변’(雌雄難辨)은 어떤가. 이곡, 정약용, 이덕무 같은 많은 지식인이 즐겨 쓰며 혼탁한 세태를 일갈했다는 ‘까마귀의 암수는 분간하기 어렵다.’는 말. 검증할 수 없는 의혹이 난무하고 공천 심사로 얼룩진 지금 정국을 겨냥하는 청언소품(잠언풍의 짧은 글)이 아닐까. “떠나야 할 자리에 머물러 앉아있으면 결국 추하게 쫓겨난다.”는 ‘지지지지’(知止止止)며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는 ‘불통즉통’(不通則痛)도 요즘 사람들이 새겨볼 만한 명편들이다. 저자는 그 글들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적어놓았다. “고작 네 글자로 문화의 담론을 이끌어내는 지적 전통 속에 내가 속한 것이 자랑스럽다.” 1만 4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골밑 하은주가 끝냈다

    [여자프로농구] 골밑 하은주가 끝냈다

    신한은행이 20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삼성생명을 74-68로 제압, 3승1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1~3차전처럼 초반부터 제공권 싸움이 치열했다. 양팀 모두 리바운드를 따내려고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신한은행은 김계령을 1쿼터에 무득점으로 묶는 데 성공했으나 패스미스를 무려 4번이나 유발하며 17-17로 1쿼터를 마쳤다. 승부는 하은주가 4차전에서 마무리했다. 2쿼터 4분여를 뛴 하은주는 4점밖에 못 올리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3차전에 이어 이선화의 전담마크가 주효했다. 그러나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이 “(하)은주에 의존한 공격에 치우치다보니 많이 막혔다. 4차전은 다양한 공격루트로 나설 것이다. 빠른 경기로 나서겠다.”며 선수민 대신 투입한 김연주(9점)가 2쿼터에 3점슛과 함께 레이업슛까지 성공시키고 최윤아(9점), 김단비(15점)가 자유투를 1개씩 성공시키며 34-32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삼성생명은 3쿼터에 김한별(23득점)이 12점을 올리며 바짝 추격했으나 4쿼터에 하은주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순간 집중력을 놓쳤다. 더욱이 베테랑 김계령(2점)과 박정은(8점)이 동반 부진했다. 단기전에 쉼없이 뛴 두 선수가 결국 과부하에 걸린 것. 반면 3쿼터까지 8점밖에 못 올린 하은주는 4쿼터에만 10점을 올리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삼성생명의 경기력이 훌륭했다. 큰 게임을 많이 해 노련미가 뛰어나 (우리가) 혼쭐났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KDB생명-국민은행 승자와 26일부터 챔피언결정전에 나서 6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안산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정신무장’ 삼성생명 2패 뒤 첫 승

    삼성생명이 신한은행의 플레이오프(PO) 17연승을 저지하며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삼성생명은 18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4강 PO 3차전(5전3선승제)에서 김계령의 22득점 8리바운드 활약을 앞세워 64-56으로 신한은행을 어렵사리 따돌렸다. 승리의 일등공신 김계령은 경기 뒤 “마지막이니 한 경기라도 이기자고 생각했다. 1, 2차전을 아깝게 져 모두 정신자세를 가다듬었는데 1승을 챙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3년 3월 6일에 작성한 PO 개인 최다 득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삼성생명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경으로 초반부터 상대를 압박해 전반 내내 두 자릿수 점수 차로 리드했다. 이호근 감독이 “외곽을 허용하는 한이 있더라도 하은주를 막겠다.”고 한 전술이 먹혀들었다. 하은주는 이선화, 이유진, 김계령의 육탄 방어에 막혀 10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1쿼터 단 6득점으로 역대 PO 1쿼터 최소 득점(국민은행 2005년 3월 9일)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신한은행의 반격이 3쿼터 들어 시작됐다. 김단비가 3점슛을 넣으며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10점 차까지 벌어졌던 점수가 5점 차로 따라붙더니 4쿼터에선 최윤아(14득점)가 그렇게 터지지 않던 외곽 3점슛까지 터뜨려 50-50으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4쿼터 막판 이연화(9득점)가 파울 플레이에 걸리면서 김한별의 자유투와 이선화의 레이업슛을 내줘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1, 2차전 패배를 딛고 일어선 삼성생명은 20일 안산에서 2연승을 노린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신한銀, PO1차전 힘겨운 승리

    [여자프로농구] 신한銀, PO1차전 힘겨운 승리

    6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신한은행이 14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4강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을 75-70 역전승으로 출발했다. 두 팀은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09~10시즌까지 챔피언결정전에서만 4년 연속 만나 모두 신한은행의 우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이날 신한은행의 시작은 불안했다. 디펜스가 전혀 되지 않았다. 노마크 찬스를 몇 차례나 놓쳤다. 포인트 가드 최윤아가 해결사 노릇을 했다. 몸을 날려 리바운드를 잡아내는가 하면 롱패스로 하은주의 득점을 도왔다. 최윤아(15점)-김단비(17점)-이연화(23점)로 이어지는 속공 플레이가 빛나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연화는 23점으로 2008년 3월 9일 14점 이후 PO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하은주 역시 10점 5리바운드로 제몫을 했다. 그러나 임 감독은 경기 뒤 잔뜩 화가 났다. 그는 “이겼지만 내용은 너무 안 좋았다. 기본적인 경기자세뿐 아니라 디펜스가 하나도 안 됐다. 70점을 내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이겼지만 내용은 삼성 승리”라고 말했다. 안산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콘돔사용 등 교황의 솔직한 말 들어보세요

    콘돔사용 등 교황의 솔직한 말 들어보세요

    천주교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며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로 통하는 가톨릭 교회의 최고사제이자 1억 2000만 신자의 수장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천주교계뿐 아니라 일반의 큰 관심거리인 만큼 적지 않은 마찰과 동요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신자들이 교황의 생각을 접하게 되는 계기는 연설과 훈령 형식의 발언이 고작. 교황의 사적, 혹은 비공식적 차원의 말씀을 듣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세상의 빛’(가톨릭출판사 펴냄)은 신자들에겐 ‘가뭄 속 단비’와 같은, 꾸밈 없는 교황의 어록이다.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독일 저널리스트 페터 제발트의 대담집. 페터 제발트라면 베네딕토 16세가 추기경으로 재직할 무렵 대담을 두 차례 했던 인물. 추기경을 공격할 목적으로 대담을 가진 후 거꾸로 천주교에 귀의했고 그 인연으로 지난 2010년 세상에선 처음으로 교황과의 대담을 진행해 유명인이 됐다. 따라서 이 책은 가톨릭 교회사상 첫 교황 대담집인 셈이다. 페터 제발트가 6시간에 걸쳐 교황을 만나 나눈 대담집인 책에는 세상의 큰 문제와 교회의 위기, 그리고 흔들리는 천주교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천주교 수장의 고뇌와 신학적 확신이 곳곳에 스며 있다. “잘못된 영향에 대적할 힘을 내고 악의 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우리가 죽은 이들과 착한 사람들의 힘을 모두 모아야 합니다.”(‘회개할 시기’)/“교회가 신앙과 이성, 이해 가능한 것의 범위를 넘어 내다보는 것과 동시에 합리적인 책임을 함께 연결하는 것이 교회의 큰 책임으로 남아 있습니다.”(‘새 교황 뽑히셨네’) 사제들의 성 추행을 비롯한 가톨릭교회의 성도덕 문제며 2009년 아프리카 순방 때 논란을 일으켰던 ’콘돔사용 금지 발언’에 대한 해명도 눈에 띈다. “몸에 대한 긍정과 기쁨, 그러니까 성적인 것에 대한 긍정이란 늘 원칙과 책임이 수반되는 선물로 봐야 합니다. 자유와 책임이 궤를 함께하는 것은 늘 중요합니다.”/“저는 콘돔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입장을 밝힌 게 아니라 그저 그 문제를 콘돔을 나눠 주는 것만으론 해결할 수 없고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그들이 병에 들기 전뿐만 아니라 병든 다음에도 도와 줘야 한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나중에 그것이 큰 말썽이 되고 말았지만 말예요.”(‘사목방문’) 페터 제발트는 대담을 마친 뒤 교황에 대해 가졌던 느낌을 서문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교황은 상대주의의 시대, 즉 ‘아무것도 궁극적인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저 자신과 자신이 바라는 것만을 최후의 척도로 삼으려는 세계관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보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프로농구] ‘신한왕조’ PO대비 쉬어가는 1패

    또 신한은행이다. 여자농구 신한은행이 6경기를 남긴 19일 일찌감치 정규리그 6연패를 달성했다. 임달식 감독은 “가만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어떻게 해냈지 싶다.”고 했다. ‘호화 군단’이라는 말로 깎아내릴 수 없기에 이번 우승은 더 특별하다. ‘레알’로 불렸던 그동안과 달리 신한은 삐걱거렸다. 전주원·진미정(이상 은퇴)·정선민(KB국민은행)이 동시에 빠진 공백은 개막전 패배로 드러났다. 예전 같은 압도적인 경기력이 아니었다. 꾸역꾸역 점수를 맞춰 가다 하은주(202㎝)가 들어와 경기를 마무리 짓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래도 우승이다. 신한은 왜 강할까. 임 감독은 ‘마음가짐’이 비결이라고 했다. 이기는 게 당연한 ‘신한왕조’를 겪은 선수들은 ‘패배 알레르기’가 있다. 지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고, 질 거라는 생각도 잘 안 한다. 내내 주역이었던 최윤아, 강영숙은 당연하고 벤치 멤버로 언니들 틈에 가려 있다가 이제는 당당히 중심에 선 김단비, 김연주, 이연화도 그렇다. 임 감독은 “어쩌다 한두 경기 지면 연습 때 무서울 정도로 집중한다.”고 했다. 근성과 투지가 남다르다. 경기마다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듯 사투가 펼쳐지는 이유다. 신한은행은 노련미 대신 패기로, 개인기 대신 팀워크로 과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목표는 통합 6연패다. 신한은행은 20일 안방에서 KB국민은행에 74-80으로 졌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들어갈 거란 예고대로 하은주가 쉬었다. 경기 뒤 우승 세리머니가 머쓱했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여자농구] 신한은행, 프로 사상 첫 리그 6연패

    신한은행이 또 여자농구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코트가 아닌 안방에서 맞이한 무덤덤한(?) 우승이었다. 19일 용인체육관에서 삼성생명이 KDB생명을 62-58로 꺾으면서 신한은행이 1위를 확정했다. 현재 2위 KDB생명(20승14패)은 남은 6경기를 모두 이겨도 선두 신한은행(27승6패)을 따라잡을 수 없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6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를 제패했다. 프로무대에서 6연패를 차지한 건 국내 스포츠 사상 처음. 팀의 대들보였던 전주원-진미정이 은퇴한데다 정선민까지 KB국민은행으로 이적하면서 올 시즌 신한은행이 흔들릴 거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강영숙과 최장신 하은주(202㎝), 특급가드 최윤아가 중심을 잡았다. ‘젊은 피’ 김단비-김연주에 이연화의 손끝에도 물이 올랐다. 임달식 감독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도 여전하다. 신한은행은 20일 안방 KB국민은행전에서 우승 자축쇼를 펼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편, 삼성생명도 이날 승리로 4강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지었다. KB국민은행과 공동 3위(18승16패)로 뛰어오르면서 막판 순위 싸움에 불을 지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유엔안보리 대표단 단비부대 방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표단이 15일 아이티에서 재건 임무를 수행 중인 단비부대를 찾았다. 합동참모본부는 마리아노 페르난데스 유엔 특별대사와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 등 안보리 대표단 23명이 단비부대를 방문, 활동사항을 보고받고 부대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대표단이 평화유지 활동 중인 부대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며 한국군 파병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참은 설명했다. 대표단은 2013년 예정된 아이티 평화유지 활동 임무 연장 결정을 앞두고 현장 확인차 지난 13일 2박 3일 일정으로 아이티를 방문했다. 19개 파병부대 가운데 단비부대을 택한 것은 지난 3일 단비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의 활동에 감명을 받은 아이티 주재 케빈 케네디 유엔 부특별대사 등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서는 단비부대로부터 태권도와 공병장비 교육을 받은 현지 학생들이 실력을 뽐냈고, 장병들이 현지 고아원 어린이와 함께 춤을 선보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눈길·발길 잡는 이색 도서관들] 어머! 개천서 책 읽어볼까

    [눈길·발길 잡는 이색 도서관들] 어머! 개천서 책 읽어볼까

    서울 불광천에 10석 규모의 초미니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은평구는 지난 8일 불광천 신응교와 와산교 사이에 ‘불광천 작은 도서관’을 개관했다고 9일 밝혔다. 아트컨테이너를 활용해 만든 예술성을 갖춘 문화 공간으로 연면적 21㎡, 열람석 10석, 장서 2300여권을 갖췄다. 주민들이 책을 보며 불광천 경치를 볼 수 있도록 도서관 외벽을 유리로 만들었다.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오전 9시~오후 5시다.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다음 달부터는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주민이 원하는 책을 원하는 시간에 편리하게 빌릴 수 있도록 이동하는 ‘책단비 서비스’도 시행할 예정이다. 운영자인 응암정보도서관 황성원 관장은 “주민의 생활과 가장 가까운 문화복지시설로, 주민 누구나 관심을 갖고 즐기는 문화공간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면서 “각종 동아리 모임을 유치하고 독서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영 구청장은 “이처럼 좀 더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늘려 주민들의 문화시설 만족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방행정의 달인-수상자 릴레이 인터뷰](4) 교통·산업·세정·소송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수상자 릴레이 인터뷰](4) 교통·산업·세정·소송 분야

    릴레이 인터뷰 4편에서는 전철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갖가지 기술을 개발하고 예산 수백억원을 절감한 교통의 달인을 소개한다. 대기업을 유치해 지역 살림을 살찌운 공무원의 기업 유치 성공기를 들어보고, 납세자 편의 법률을 만들 수 있게 한 지방세 제도 개선의 달인도 만나본다. 소송 사건의 84%를 변호사 위임 없이 직접 수행해 예산을 아낀 소송의 달인도 소개한다. 5편에서는 소방·시설환경·전기기계 분야의 달인들을 만날 수 있다. ●홍성선 제주시청 세무2과 고졸 임용 후 주경야독 ‘세무박사’ 제주시청 세무2과 홍성선(50·세무 7급)씨는 ‘세무박사’로 불린다. 세무 부서에서 20여년간 일하면서 끊임 없는 자기 개발과 세무행정 개선 연구 등을 해 동료로부터 세무 행정의 달인이란 평가도 받는다. 실제로 홍씨는 2009년 제주대에서 지방세 관련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1983년 고용직으로 공직에 들어온 뒤 1990년 기능직 전직, 2001년 지방세무직 공무원 특채시험 합격 등 그의 공직 생활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업무 과정에서 스스로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1995년부터 주경야독해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차례로 취득했다. “주어진 업무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시간을 쪼개 대학, 대학원에 차례로 진학해 세무회계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홍씨는 요즘 제주대에 강의도 나간다. 고졸 고용직 공무원으로 시작해 대학 강단에 서는 세무 회계 분야 전문가가 된 것이다. 그는 ‘부동산 관련 지방세 납세의식 영향요인이 납세 의지에 미치는 영향’이란 박사논문을 통해 법률 제정을 제안했다. 또 성실 납부자와 전자 고지, 자동이체자들에 대한 행정 비용을 환원하는 제도 개선 등을 제안한 게 2001년 반영돼 지방세 제도가 바뀌었다. 이후 홍씨는 국내 최고의 조세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에 파견돼 지방세제도의 변천, 지방재정의 변화 등을 연구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딱딱한 세금 문제를 알기 쉽게 풀어 쓴 ‘지방세 바로 보기’라는 책자를 자비로 발간해 지방세 담당 공무원과 납세자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기도 했다. 지방재정의 걸림돌인 지방세 체납 징수 제도 개선에도 그는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토지 보상비 등 각종 대금 지출 시 지출 대상자의 체납 여부를 담당 공무원이 직접 확인해 지급하는 ‘각종 대금 지급 시 지방세 납세증명 운영지침’을 만들어 체납액 징수제도를 변경했다. 그 결과 체납자가 보상금 등을 받을 때 직접 징수가 가능해졌고 각종 인허가 시 접수 담당 직원으로 하여금 행정정보공동이용망 등을 이용해 체납이 있는 경우 세무부서를 경유토록 해 체납세 징수에 철저를 기하게 했다. 이 같은 제도 개선으로 2005·2006년 제주의 지방세 징수율이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세무조사에서도 그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지방세 세무조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 추적, 소송 등을 통해 연간 20억원 이상의 세무조사 실적을 올려 200억원 이상을 추징, 부과 조치했다. 그는 “세무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공직자들이 꾸준히 전문지식을 쌓아야만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게 나의 철학”이라며 “앞으로도 지방세 제도 개선을 위해 공부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이남주 인천시 도시철도본부 주무관 전철 운행기술 개발 ‘아이디어 맨’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철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픽픽, 치익’ 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렸다. 귀에 거슬렸던 이 소리는 그러나 1996년 인천 1호선을 시작으로 점차 사라졌다. 출입문 작동 방식이 공기작동식에서 모터구동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주인공은 제2회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이남주(44) 인천시 도시철도본부 주무관(차량팀 공업주사)이다. 이 주무관의 전철 운행 기술 개발은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해 견인 제어소자인 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를 서울 지하철에 앞서 도입했다. 기존 방식보다 부피와 무게를 줄이고 소음을 대폭 줄일 수 있었지만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도입이 미뤄졌던 기술이었다. 하지만 효과가 입증돼 1998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표준사양으로 확정했고, 지금은 거의 모든 전철이 채택했다. 이 주무관은 공무원에게 따라붙는 ‘복지부동’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열차 내장재·단열재의 난연 성능 감사가 실시됐다. 다른 기관이 운영하는 전철은 불합격률이 56~84%로 나왔지만 인천 지하철 불합격률은 0%로 만점을 받았다. 이 주무관과 동료들이 규정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감독한 결과였다. 이 주무관의 갖가지 아이디어도 빛났다. 예산이 빠듯한 지자체에는 단비 같은 수백억원의 예산 절감 결실을 가져왔다. 스크린도어 도입이 대표적이다. 독일계 신호업체에 의뢰하면 신호체계를 모두 뜯어고치는 방식으로 진행돼 100억원이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달인은 출입문 개폐회로를 스크린도어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약했다. 처음 도입된 방식이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승객의 안전을 어떻게 책임질 거냐.”는 반발도 심했다. 그러나 소신껏 추진했고, 현재까지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차량 운행 시스템 물품구매 계약 체계를 바꿔 예산 820억원을 절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새 기술을 도입한 것이 아닌 단순한 행정처리 개선(페이퍼 워크) 결과였다. 물품구매를 물품제작과 건설용역으로 분리해 건설용역 비용에만 적용되는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최대한 확대 적용했다. 혈세를 아끼겠다는 집념으로 6개월 동안 기획재정부·국세청 등 관련 부처와 계약자까지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다. 이 주무관은 “세금 수백원억원을 절약할 수 있는 길이 보이는데 주저할 필요가 있느냐.”며 “공무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꺼리는 것은 실패에 따른 감사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기 업무를 적극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근무 여건, 성공했을 때 뒤따르는 인센티브가 제대로 갖춰지면 공직사회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1992년 총무처 기계직 7급으로 공직에 입문해 1995년 5월부터 인천시에서 지하철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글 사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박정화 충남 기업유치팀장 5년간 4182개 기업 유치 ‘대박’ 2009년 8월 한 중년 신사가 충남의 모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서성거렸다. 새벽부터 누군가를 기다렸다. 점심 때쯤 라운드를 끝낸 한 남자가 클럽하우스로 들어오자 득달같이 달려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충남 기업유치팀장 박정화입니다.” 박정화(56) 팀장이 6시간을 기다려 만난 사람은 국내 굴지의 I그룹 회장이었다. 회장이 충남으로 골프 치러 온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기다린 것이다. 회장은 그제야 빙그레 웃었다. 얼마 안 가 I그룹은 충남으로의 공장 이전을 결정했다. 모두 250여 차례에 이르는 박 팀장의 방문과 전화 공세에 조금씩 마음이 움직인 회장은 이날 그의 끈질긴 기다림에 끝내 손을 들고 만 것이다. 박 팀장이 기업 유치를 위해 벌이는 사투는 눈물겹기까지 하다. 그가 2006년 5월 기업유치팀장으로 온 뒤 기업 유치 실적에서 전국 3위를 오르내리던 충남도는 이듬해부터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모두 4182개 기업을 충남에 유치해 16조 9424억원의 투자창출과 11만 5750명의 고용 효과를 거두었다. I그룹만 해도 2015년 충남에 공장이 지어지면 2조 2153억원의 생산 유발 및 1만 3217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박 팀장은 “쉼 없는 열정과 협상 능력이 기업 유치의 노하우”라면서 “기업인을 만나서 충남의 우수한 입지 여건과 잠재력을 상세히 설명하지만 무엇보다 겸손하고 신뢰를 주어야 기업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날은 1주일에 하루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4~5일은 기업 관계자를 만난다. 시화·반월·남동공단 기업은 이미 한번씩 다 돌았다. 수도권의 최고경영자 모임은 물론 경제 부처 관계자 모임도 빠지지 않고 찾아간다. 2007년 전국 최초로 ‘수도권 기업 투자·이전계획 전수조사’에 착수한 뒤 매년 이를 실시한다. 박 팀장은 “기업 유치는 정보 수집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기업 관계자를 만나 세상 얘기를 하면서 친해지면 어떤 기업이 이전할 움직임이 있는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충남의 입지 여건을 자랑하는 브로슈어를 만들어 기업과 언론사에 뿌리고, 40여 차례 현장 설명회도 열었다. 공장 설립에서 각종 인허가 진행 상황을 수시로 알려주고 신속한 해결에 앞장선 것이 입소문이 나 도움이 됐다. 그가 5년간 기업 유치를 위해 돌아다닌 거리는 모두 27만㎞에 이른다. 지구 6바퀴 반 거리다. 자신의 승용차 미터기에 나타난 수치다. 박 팀장은 2010년 투자 유치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는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이기 때문에 기업 유치에 목을 맨다.”고 했다. “실업자 1명이 취업하면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더라.”면서 “기업은 지역 농수산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식품회사는 가공식품을 만들어 농어촌도 살아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이명옥 부산 해운대구 소송전문관 법학 비전공자가 승소율 94% ‘월평균 4.3건 소송, 승소율 94%….’ 행정소송 분야 달인으로 뽑힌 부산 해운대구 기획감사실 이명옥(41·행정7급) 소송전문관이 지난 5년간 올린 행정소송 실적이다. 여느 유명 변호사의 소송 승소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명옥 소송전문관이 이처럼 높은 승소율을 기록하기까지는 각고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다. 1995년 공직에 입문한 그는 지방행정의 최일선인 구청과 동사무소의 민원부서에서 주로 근무했다. 2006년 10월 구청 기획감사실 법무조직팀으로 발령받아 행정소송업무를 취급하면서 5년여 뒤 행정소송 분야의 달인에 오르는 영예를 안게 됐다. 처음 소송업무를 담당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에게 법률은 남의 얘기나 다름없었다. 대학에서 불어과를 다닌 법학 비전공자인 그는 막상 법무조직팀으로 발령이 났을 때 “업무 부담감 때문에 눈앞이 캄캄하고 두려움이 앞섰다.”고 회상했다. 이때부터 그에게 정시 퇴근이라는 개념은 사라졌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근무하면서 법률지식과 업무를 익혔고, 새벽 이른 시간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법 지식을 습득했다. 소송 관련 서류와 씨름하다 보면 자정이 다 돼서야 겨우 무거운 발길을 집으로 돌릴 수 있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업무담당 1년이 채 안 된 2007년 구청 1호 소송전문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 5년간 총 259건의 소송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종결된 209건의 송사 중 196건을 승소해 승소율이 94%에 달했다. 또 행정소송 사건 171건 중 143건(84%)은 변호사 도움 없이 자신이 직접 소송을 진행했다. 마냥 승소의 기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패소라는 쓰라린 경험도 해야 했다. 2007년 사건 담당부서에서 민원인에게 등기우편으로 보내야 하는 불이익처분 공문을 일반우편으로 보내는 실수를 해 패소한 사건은 지금도 아쉬운 대목이다. 민원인이 재판정에서 서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결국 법원이 행정절차법 위반으로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는 이 사건을 통해 소송 수행 못지않게 직원들의 법률교육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이후 매년 1차례씩 법률전문가를 초청, 교육을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10년부터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종합법률시스템인 로앤비 종합법률서비스 제공업체와 사용 체결 협약을 맺고 사건 발생 시 직원들이 처분에 앞서 대법원 및 하급심 판례 등 사례를 참고하도록 했다. 또 그동안 자신이 직접 담당했던 소송 사례를 한데 묶어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이 전문관은 “오늘이 있기까지 밤늦도록 일하는 딸을 위해 집 인근으로 이사 와 어린 두 자녀를 돌봐준 친정 부모님과 곁에서 묵묵히 지켜봐 준 남편의 도움이 컸다.”면서 “앞으로도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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