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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교육법 졸속통과 안된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교육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또다시 저버렸다.교육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핵심 개혁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해 개악(改惡) 논란을 빚었던 교육관련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서 별다른 수정 없이 그대로 강행처리한 것이다.법안심사소위의 반개혁적 법안처리에 우려를 표명하고 후속심의과정에서 잘못이 바로잡히기를 기대했던(본보 10일자 사설) 우리로서는허탈감을 느낀다.법안 처리에 반대할 것으로 보이는 소속의원의 상임위까지바꾸려 한 야당의 태도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짓밟아 버린 개혁조항들은 우리 사학(私學)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 사학운영의 민주화와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로 만들어진 것이다.이를테면 사립학교 이사회에 공익이사를 의무적으로 3분의 1이상 두도록 한 것이나 대학 교무위원회의 2분의 1이상을 평교수로 구성하도록 한 것등은 사학의 공공성에 무게를 둔 조항이다.이 조항을 삭제해 버린 국회의원들은 “부분적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문제 있는 사학을 기준으로 모든 사학을 규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거나 “재산을 털어사학을 만드는 사람이 학교를 직접 운영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인식으로는 교육개혁이 불가능하다고 우리는 본다.재단비리와 비민주적 학사운영으로 인한 사립학교의 분규가 해마다 끊이지 않고 학교가 폐쇄될 경우 그 피해를 학생과 학부모가 입는 상황에서 너무나 안이한 현실 인식이기 때문이다.사학은 사기업이 아니다.사학의 자율성만 강조하고 공공성은무시한다면 사학을 개인기업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그러나 우리의 미래인 2세 교육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사학운영이 사기업과 같을 수 없는 일이다.더욱이 우리 사학의 운영비는 등록금(대학)이나 재정결함보조금이라는 명목의국고(중·고)에 거의 의존하고 있다.연간 2조원에 가까운 국민세금이 사학의 재정결함보조금으로 쓰이고 있는 터에 공익성을 무시하고 사학의 자율성이나 설립자의 권익만 강조할 수는 없다. 문제가 된 초중등교육·고등교육·사립학교법 등 교육개혁관련법은 다음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는것이 바람직하다.논란이 된 부분들에 대한 합리적인 조정작업 없이 민생법안 처리라는 명목으로 이번 임시국회 회기내에 성급하게통과시켜서는 안될 것이다.대학개혁 관련법의 경우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거쳤다고 보기도 어렵다.국민회의가 의원 개개인의 소신에 따른 교차투표 실시를 검토하는 것은 책임있는 여당의 태도라고 할 수 없다.
  • [굄돌] 장관은 왜 단명한가

    환경부 장관에 발탁됐던 연극배우 손숙씨가 러시아 공연시 재벌들로부터 받은 격려금이 화근이 되어 끝내 장관직을 사임했다.그녀가 장관으로 발탁됐을 때 어떤 신문은 그녀를 신데렐라에 비유하여 ‘손데렐라’라고 칭송하기도했는데,그녀의 불운한 퇴장은 마치 화려한 조명 속에서 멋지게 춤추던 신데렐라가 그만 발을 헛디뎌 넘어진 꼴이 되어버렸다.공직사회라는 마루바닥을조심하지 않은 탓이다. 나는 같은 연극인으로서 손숙씨가 무대위에서 공개적으로 받은 격려금이란것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대개 재력이있는 사회 저명인사가 연극 등을 관람한 후 내놓는 격려금이란 것은 정중한초대에 대한 답례이자 후원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늘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연극인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연극인들로서는 그러한 격려와 호의를 뿌리쳐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또 사실 많은 연극인들은 그만한 격려금을 받을만한 위치에 있지도 못한 것이 현실이다.다만 손숙씨는 그녀의 신분이 단순한 연극인이 아니라막 임명된 장관이라는 사실,그것도 재벌들과는 일정하게 거리를 두어야 할 환경부장관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 뜻하지 않은 지탄과 함께 개인적으로 큰상처를 입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내가 문제점으로 제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장관들의 재임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이다.이번처럼 돌발적인 사고에 의한 낙마는 예외로 하더라도 장관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년에서 2년을 넘지 못한다.수장(首長)으로서의 장관(長官)이라는 호칭에는 분명히 길장(長) 자가 들어 있는데,장관의 재임 수명은 이처럼 짧으니 명칭과 실제가 일치하질 않는다.장관의 임기가 이렇게 불안정하니 일관된 정책을 펴나가는 것은 물론이요 부처 장악마저 쉬울리 없다. 왜 우리나라 장관은 단명할까?그것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제 하에서의 내각이 갖는 취약점이기도 하지만,장관 자리란 것이 실질적인 국무를 관장하는 수장으로서보다 잠깐 지나가는 출세의 자리로 취급되는데 원인이 있다고 본다. 대통령은 처음부터 자신의 임기 동안 일관되게 함께 일할 장관을 선임해서국정을 추진해야 옳다고 본다.장관의 임기는 대통령과 똑같은 것이 바람직하다.그러자면 장관 임명 때부터 투명한 인사청문회가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임진택 연극연출가 판소리꾼
  • 컴백 위재영 현대에 ‘단비’

    위재영(현대)이 두달만에 마운드에 복귀한다. 위재영은 지난 18일 수원지방병무청에서 실시된 신체검사에서 허리디스크로5급판정을 받아 병역 면제가 확정됐다. 위재영은 97년말 신체검사에서도 허리디스크로 5급판정을 받았다가 지난 4월말 병역비리에 연루돼 수사선상에올랐다가 팀관계자만 구속되고 무혐의로 풀려났었다. 현대는 위재영의 ‘컴백’에 고무돼 있다.위재영이 후반기 5승이상을 올릴수 있는 투수이기때문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현대는 전반기를 마친 23일 현재 33승27패5무(승률 .550)로 당초 기대치를 밑돌며 드림리그 1위 롯데에 6.5게임차로 쳐져 있다.여기에 최근 선발투수들이 난조까지 보여 위재영의 복귀는 현대에 ‘단비’나 다름없다. 코칭스태프는 위재영의 가세로 그동안 선발로테이션에 들어있던 최영필을빼고 정민태-김수경-위재영-최원호-조규제로 선발진을 조정했다.또 위재영의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거의 올랐다고 판단, 빠르면 24일이나 25일 롯데와의부산경기에 선발 등판시킨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위재영은 빠른 직구와자로 잰듯한 제구력을 앞세워 줄곧 두자리 승수를 챙겨온 정상급 투수.위재영은 입단(당시 태평양) 첫 해인 95년 13승,현대로 팀명이 바뀐 이듬해 12승을 거둬 차세대 에이스로 우뚝 섰다. 김민수기자 kimms@
  • 지방공무원 하반기엔 氣좀 펴려나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사기가 크게 떨어진 지역 공직사회에 ‘단비와도 같은’ 사기 앙양책이 속속 나오고 있다.최근 정부차원에서 공무원 사기진작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마련중인 지자체의 ‘직원 기살리기’ 시책은 지방공무원의 사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중하위직 승진인사를 끝낸 서울시는 올 하반기에 또다시 중하위직 승진을 추진중이며 승진적체가 심한 직급에 숨통을 터주기 위해 복수직급제를도입하기로 하고 행정자치부와 협의중에 있다.또 지난해까지 매달 5만원씩지급되다가 올해부터 중단된 5급 직원에 대한 직책수당도 10만원으로 올려지급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직원 화합의 날’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지난 94년부터 매월 하루씩 국·과별로 결속강화 모임을 가졌으나 97년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되자98년부터 이를 폐지했었다.이와 함께 분기별로 문화영화를 상영하고 당직인원을 감축,2개월마다 돌아오던 당직을 3개월로 늘렸다.20년이상 장기근속자에 대해서는 연간 10일간 특별휴가를 줄 방침이다. 인천시는올 12월부터 ‘보직경로제’를 도입한다.실·과별로 선호·기피·일반부서를 분류해 보직을 2∼3년에 한차례씩 순환시키는 제도다.특히 격무·기피부서 근무자중 근무성적 우수자에게는 실적 가산점을 줄 방침이다. 충남도는 2억원의 예산을 확보,이달부터 월간 시간외 근무수당 적용시간을현행 1인 평균 30시간에서 50시간으로 늘린다.또 급량비를 보조하기 위해 4,0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이달부터 지급하기로 했다.6급 이하 직원과도지사와의 대화의 시간도 수시로 가질 계획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IMF로 급료나 마찬가지였던 체력단련비가 없어진데다 출장비나 급량비도 크게 줄어 특히 하위직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마련중인 체력단련비 재지급 등에다 지자체의 진작책들이 접목되면 사기는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의 경우 하반기부터 직원 결혼기념일에 하루씩 특별휴가를 주기로 했다.연간 40명을 선발,야간대학원에 위탁교육을 시켜 연 10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원할 방침이다.직원간의 칭찬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인사고충 상담제’를 활성화하고 실·과별 업무 연찬비와 취미크럽 활동을 적극 지원,동료간 유대감을 높이기로 했다.이와 함께 대학원 등록금 지원과 대학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외국어 습득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이밖에 제주도는 임대주택 보급을 늘리고 사용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며,강원도는 그동안 민원이 됐던 중복 감사를 없애 소신있게일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전국 종합
  • 마운드 가뭄속 ‘반갑다 철완’

    ‘타고투저’현상이 유난히 심한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9이닝을 완투한 투수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더구나 완투승은 벤치는 물론 팬들에게도 삼복더위에 내린 단비만큼이나 반갑게 느껴질 정도. 15일 현재 완투경기는 모두 17차례이며 이 가운데 12번은 완투승으로 연결됐다.8명의 투수가 완투승의 기쁨을 누린 가운데 다승 공동선두(9승)인 주형광(롯데)과 정민태(현대)는 나란히 세차례나 끝까지 마운드를 지켜 ‘철완’임을 입증했다. 특히 좌완 에이스 주형광은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컴퓨터제구력’과 얄미우리만치 뛰어난 두뇌피칭으로 완투한 3경기를 모두 승리로이끌었다.지난 96년 18승(7패)으로 다승왕에 오른 관록과 두둑한 배짱을 지닌데다 팀 타선의 도움까지 받고 있는 것이 가장 많은 완투승을 쌓은 원동력.15경기에 등판한 정민태도 3경기를 완투해 2승(1패)을 챙겼다.타자를 압도하는 강속구와 8년차의 경험을 토대로 위기관리 능력은 단연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문동환(롯데)은 완투한 2경기에서 모두 이겼고 김수경(현대)은 2경기를 완투해 1승1패를 기록했다.또 박석진(롯데) 유동훈(해태) 송진우(한화)이혜천(두산) 등도 올시즌 완투승 투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송한수기자 onekor@
  • 對北 비료 20만t 지원 의미

    대북 비료지원이 남북관계 개선에 효자 역할을 할 것인가.북한의 낮은 농업생산성이 비료 부족과도 무관치 않다는 점이 그러한 기대를 낳는다. 7일 통일부는 북한의 올해 비료 총수요량을 160만t으로 추정했다.지난해 생산량 57만t을 감안했을 때 비료 부족분은 100만여t인 셈이다. 북한의 연간 비료 생산능력은 총 262만t에 이른다.칼리와 복합비료 생산능력은 전무하지만 질소질 111만t,인산질 151만t을 공급할 수 있다.흥남비료등 14개 화학비료 공장을 완전 가동했을 경우다.실제 가동률은 22%에 그치고 있다.에너지 및 원자재난,시설 노후화 때문이다. 북측은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매해 수입에 매달려 왔다.96년 6.1만t,97년 20.5만t,98년 24.4만t 등으로 수입량을 늘려 왔다.하지만 외화 부족으로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베이징 차관급회담에 맞춰 우리측이 지원하는 비료 20만t은 큰의미가 있다.내심 북한의 입장에서도 ‘가뭄 끝의 단비’일 것이다. 비료 10만t을 북한의 논에 시비하면 쌀 약 30만t이 증산될 것으로 분석된다.미국 쌀 기준으로 약 1억2,000만달러 상당의 증산 효과다. 북측이 베이징 비공개접촉에서 비료의 조기인도를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인듯하다.정부도 21일 베이징회담을 앞두고 차질없는 대북 비료지원에 만전을기하려는 자세다. 7일 대북 비료지원 관련 부처 실무협의회도 그런 차원에서 열렸다.통일부주관으로 ▲농림부와 산업자원부가 비료 물량확보 ▲해양수산부가 선박 용선▲국방부가 수송 안전 보장 등 역할분담을 마쳤다. 구본영기자 kby7@
  • [특별기고] 輪廻는 멈추게 되는가

    ‘산과 들에 꽃이 피고 나무마다 새가 울며 벌 나비 춤추니,어허 좋을시고. 사월이라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모든 중생 생일잔치 얼씨구 좋고 좋다.(……).바다 밑에 등불 켜니 온 세상 밝아지고 허공으로 북을 치니 중생들이 잠을 깨네.아악!’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으로 추대된 혜암 대종사(慧庵 大宗師)의 법어(法語)이다.그러나 불자(拂子)를 들고 할(喝)을 하는 노선사(老禪師)의 모습이 실려 있는 신문을 보는 중생들의 마음은 두렵기만 하다.화두(話頭) 하나 바람에 담아 지고 하많은 낮과 밤을 이조단비(二祖斷臂)의 골짜기를 헤쳐나온 망백(望百) 노랍(老衲)의 얼굴위로 ‘유전자 조작 흑염소 레디’ 기사가 보이기 때문이다. ‘조혈제나 알파테페론 같은 단백질 제제들은 물론 앞으로 시약 개발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신물질들을 살아 있는 동물의 젖을 통해 싼 값에 얻어낼 수있다는 기사는 ‘인간복제’ 또한 멀지 않았다는 사실을 웅변하여 주고 있다. 인공장기가 실험실에서 배양되고 머리카락 한 올만 가지고도 사람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연구가 세계 도처에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멸종된 공룡이나 맘모스를 되살려 내는 일도 영화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게 유전공학자들의 말이다. ‘원조 나’와 ‘복제된 나’가 마주앉아 생명을 주제로 토론하는 일도 멀지 않게 되었다.인체의 신비를 푸는 데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는 유전자 지도가 내년 2월이면 완성되고,이것을 바탕으로 한 무오류의 유전자 정보 또한 4년 뒤면 손에 넣게 될 것이라 한다.이렇게 되면 인간복제는 시간문제로 된다. ‘업(業)’에 의해서 윤회(輪廻)하게 된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인간이 짓게 되는 행위의 총체인 ‘업’은 죽음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제8식이라고 하는 의식의 근본창고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십이연기(十二緣起)의 법칙에 따라 다음 생을 받게 되므로 무명(無明)이라고 하는 근본 무지(無知)를 깨뜨리지 못하는 한 끝없이 태어나고 죽는 생사(生死)의 바다를 표류하게 된다는 것.그러므로 ‘악을 짓지 말고 선을 받들어 행하라’는 불교도덕률이 나오게 되는 근거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이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앞으로 10년 이내면 복제인간이 탄생하게 된다고 한다.사람의 손으로 사람을,그것도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된 이 가공할 사태 앞에 가장 위협받게 된 것이 불교라는 생각이다.불완전한 존재로 알고 있는 인간의 자의적인 의지와 판단에 따라 또 다른 인간이 만들어져 나오는 판이라면 업이라고 하는 존재의 근원은어떻게 되는가. 업이 사라지므로 업을 뿌리로 한 윤회 또한 발붙일 근거를 잃게 될 것이니. 윤회를 벗어나기 위한 수행(修行)은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철학은 무슨 의미가 있고 사상은 무슨 의미가 있으며 예술은 또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무엇보다도 우선 이런 글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말인가.경천동지를 넘어서 인간의 개념 자체가 바뀌게 된 상황을 놓고 중생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비롯된 이래로 옳다고 믿어 왔고 가치있는 행위라고 믿어왔던 일체의 것들이 근본에서부터 뒤집어지는 사태 앞에서 중생들은 전율하고있다.‘생명과 물질이 본래 둘이 아니므로 물질에서 생명이나오는 것이 문제될 것 없다.문제를 삼아야 할 것은 오히려 실재하는 아(我)나 영혼이 있다고 믿는 인간중심적 생명관이다’고 보는 유식학(唯識學)의 견해가 있지만,공포의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일체중생의 일체번뇌에 대하여 막힘 없는 답변을 들려줄 수 있는 것만을 가리켜 진리라고 부른다.인류가 도달한 정신의 가장 높은 봉우리가 불교라면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화두 하나에 온 몸을 던지고 계신 스님네의 방(榜)을 고대한다. 金 聖 東소설가
  • 정부 경영진단비 손익계산 ‘兩論’

    조직개편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제2차 정부 구조조정을 위해 쓴 46억원의경영진단비가 과연 제대로 쓰인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이 문제에는 부정적인 시각과 긍정적인 시각이 뒤섞여 있다.국민들은 대부분 부정적으로 보는 듯하다.대폭적인 정부조직 감축을 전제로 한 것인데,성과가 거의 없고 감축인원도 크지 않는 등 구조조정의 폭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정부쪽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의 목적이 부처 통·폐합보다는 정부기능의 개선에 있다고 설명하지만 크게 먹혀들지는 않는 분위기다. 정부 내부에서는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가해자’와 조직개편을 당해야 하는 ‘피해자’의 생각이 다른 듯하다.피해자쪽 부처에서는 이번 경영진단을‘아마추어가 프로를 평가한 셈’이라고 평가절하한다.일부 힘있는 부처에경영진단 기관들이 ‘알아서 긴’것 아니냐는 비판은 처음부터 들려왔다. 조직개편의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는 행정자치부 관계자들도 “경영진단 기관들이 잘 본 것도 있고,잘못 본 것도 있다”고 경영진단이 전지전능한 결과를 낳지는 않았다는 것을 시인했다.여기에 행자부는 구조조정안을 각 부처와 ‘딜’하는 과정에서 같은 규모라면 부처의 뜻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경영진단 결과가 A과와 B과를 줄이라는 것이었는 데 해당 부처에 B과대신 C과를 줄이겠다고 하면 받아들였다는 얘기다.따라서 최종 조직개편안은 당초 경영진단안에서 거의 환골탈태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행자부 관계자는 “경영진단이 없었다면 제2차 구조조정은 사실상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객관적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경영진단 기관의 평가가 없었다면,행자부가 제시하는 구조조정안을 각 부처가 수용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결국 경영진단에 들어간 46억원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가치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행자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서동철기자
  • ‘백화점식 원스톱 자원봉사’ 큰 호응

    ‘자원봉사로 가꾸는 풍요로운 복지사회’ 강동구(구청장 金忠環)가 관내 사회단체 및 주민들과 손잡고 불우노인들을위한 전방위 자원봉사활동을 전개,인정이 넘치는 지역사회를 일궈가고 있다. 자원봉사 전담부서까지 두고 있는 강동구는 이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지난 95년 11월 일명 ‘백화점식 원스톱 자원봉사’제를 도입했다.매월 셋째주 화요일을 ‘정기 자원봉사의 날’로 정해 구민회관에서 진료와 치료,투약,이·미용,식사,가훈 증정,교통편의 제공 등 패키지형 자원봉사를 펴고 있는 것.그동안 연인원 4만1,000여명의 노인들이 이 혜택을 입었다. 13일은 40회째 맞는 정기 자원봉사의 날.양방 및 한방병원 각1곳을 비롯해약사회,서예인단체,주부단체,택시기사모임 등 12개 단체에서 100여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구민회관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10개 분야에 걸쳐 자원봉사가 펼쳐진다. 우신향한방병원과 강동성심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20명이 침 뜸물리치료 등 한방과 내과 피부과 각종 노인질환 등 양방을 무료로 진료한다. 강동구약사회는 진료상담과 함께 무료로 약을 제조해준다.주부들의 모임인단비봉사단은 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위례서예인협회는 가훈이나 명언을 써서 선물할 계획이다.아울러 참사랑교회와 구 바르게살기협의회 회원들이 한방차를 대접하고 청소년들은 안마로 봉사대열에 합류한다. 이어 천호회관에서 점심대접을 받은 노인들은 개인택시 기사들과 강동소방서 직원들의 봉사를 받아 택시와 119구급차로 집에까지 편하게 돌아간다. 김용수기자
  • 정부경영진단 46억 제대로썼나

    정부조직 개편안이 기대에 못미침에 따라 39개 정부부처 경영진단에 쓰인예산 46억원이 과연 제대로 쓰였는지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외견상 정부조직 개편에 들인 비용은 용역비 46억원과 직원인건비 9억원을더해 55억여원이나 산출효과는 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기획예산위원회는 24일 경영진단비용 46억원은 정부조직의 외교안보 등 10개(지방자치 2개) 분야 경영진단에 참여한 19개 민간컨설팅사에 용역비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중 규모가 가장 큰 재정경제분야를 맡은 세동회계법인 등 2개사에 가장많은 5억8,000만원이 지급됐다.가장 적은 곳은 사회복지 분야를 진단한 LG-EDS 등 2개사의 3억5,000만원.분야별 평균용역비가 4억6,000만원,회사별 수주액은 2억4,000만원,130명의 민간인이 4개월간 받은 평균액은 350만원인 셈이다.또한 보고서가 5만쪽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1쪽에 10원꼴로 투자됐다. 조직개편에는 또한 4개월간에 걸친 기획예산위 직원 99명의 인건비도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연간 27억7,000여만원의 인건비 중 9억2,000만원이 투입된 셈이다. 여기에다 조직개편을 둘러싼 무형의 로비시간과 인력투입,행정공백에 따른기회비용도 막대하지만 계량화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그러면 산출효과는 얼마일까. 이번 개편으로 정부는 추가로 공무원 6,300명을 줄이게 된다.지난해 정부는 7,700여명의 퇴출로 2,200억원의 인건비 절감효과를 거뒀다.이번에도 1,800억원 정도의 비용절약이 예상되는 것이다. 특히 경영진단결과는 앞으로 정부조직 개편의 ‘교과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부가가치가 막대할 것이란 평가다.기획예산위는 이같은 자료가치 때문에 각계로부터 구입요청이 잇따르자 이를 책자로 만들어 50만원씩에 팔아 ‘본전’을 뽑을 참이다.
  • [金三雄칼럼]實事求是 정치론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큰 정치를 하겠다”는 여야 총재의 청와대회담합의는 가뭄끝의 단비처럼 꼬일대로 꼬인 정국을 풀고 정치개혁의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지탄의 대상이 된 정치가 ‘큰 정치’를 통해 국민통합의 바탕에서환난극복과 남북화해 그리고 선진한국 건설의 전동차 역할을 해주면 얼마나좋을까. 우리 정치구조와 행태는 전근대적이고 비효율적이다. 공리공담과 적대적 파쟁을 일삼거나 지역갈등적 기능을 해왔다. 국회 정당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되었다. 방만한 구조와 비생산적인 논쟁을 지양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실용성 있는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겐 실사구시의 실학사상이 있다. 실학은 17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 걸쳐 일어난 근대지향적이고 민족지향적인 새로운 학풍이었다. 지식인(선비)들의 새로운 인식을 추구하는 학문운동이다. 鄭寅普의 “조선 근고(近古)의 학술사를 종관하여 보면 반계(磻溪)가 일조(一祖)요 성호(星湖)가 이조요 다산(茶山)이 3조인데 다산이 그 집성의 미를향유…”란 지적대로 다산은 실학사상의 중심인물이다. 다산은 ‘오학론(五學論)’에서 공리공담의 선비를 “성리학의 껍데기나 핥는 선비,훈고학의 꼬리나 붙잡고 있는 선비,역학(易學)의 곁길에서 술수나일삼는 선비,사장(詞章)이 전부인 줄 아는 선비,과거공부에만 몰두하는 텅빈 출세주의자들”이라 비판하면서,이러한 선비들의 존재는 ‘빈’ 이름을 도둑질하여 어리석은 백성들을 속이는 사회의 ‘좀’이요 ‘도포입고 낮에 도적질하는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다산이 질타한 ‘선비’는 오늘로 치면 정치인과 지식인의 한 묶음이다. 과연 오늘의 정치인,지식인들에게는 면책되는 말일까. 당초 ‘실사구시’의 담론은 청나라 고증학의 문을 연 고염무(顧炎武:1613∼1682)에 의해 주창되었다. 공론만 일삼는 양명학에 대한 반동으로서,사실에 토대하여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의 방법론이다. 그는 공허한 현학과 이학을 배척하고 실용주의 노선을 제창했다. 청나라는 고염무의 주창을 받아 대제국을 건설했지만 조선조는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공론만 거듭하다가망국의 비극을 겪었다. 조선건국기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을 통해 민본사상을 제시했다. 위정자들의 모든 행위는 백성을 위하고(爲民),백성을 사랑하고(愛民),소중하게 여기며(重民),백성을 보호하고(保民),교육하며(牧民),편안하게(安民)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조선조 실학자들은 이러한 민본사상을 실사구시를 통해 실현하자는 실학운동을 전개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정도전의 민본사상이나 실학자들의실사구시 정신을 오늘의 정치에 대입해도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 지금까지과연 우리 국회가 백성을 위하고,백성을 사랑하고,소중하게 여기며,백성을보호하고,교육하며,편안하게 해주었는가. 대답은 뻔하다. 민본사상과 실사구시의 정신이 실종된 까닭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와 정당과 필요하면 지방행정체제까지 일괄하여 개혁하고 조정해야 한다. 정파의 이해나 정치인들의 득실에 따른 땜질용이 아닌 그야말로 21세기,새 밀레니엄에 대비하고 통일시대를 예비하는 결단으로 정치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때마침 金大中대통령이 각 정당의 ‘전국정당화’와 ‘유능한 신인’의 정치권 수혈을 밝혔다. 정치가 달라지지 않고는 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지역갈등과 고비용 저효율의 국정난맥을 고치기는 어렵다.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근절도 쉽지 않다. 만악의 근원이 잘못된 정치에 있고 만병의 치유는 정치개혁에서 비롯된다. 율곡이 “언로(言路)가 열리고 닫히는 데 국가의 흥망이 달려 있다”고 했지만,언로는 이미 열렸는데 문제는 정치에 있다. 지역갈등 구조에서 손쉽게 국회의원이 되고 이를 기화로 지역토호 노릇이나 하는 선량들,범법의원 한 명 보호하고자 5차례나 방탄국회를 여는 국회,민생법안이 업계 로비로 변질되고,농·수·축협이 곪아터져도 국정감사는 겉치레 행사로 시종되는 국회구조와 기능으로는 갈수록 살벌하고 냉혹해지는 국제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탈(脫)산업사회에 적합하고 국민화합과 전문성을 갖춘,그러면서 행정부를견제하고 민심을 추스르는 실사구시의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김삼웅 주필
  • 올 프로야구 “이적생이 책임진다”

    ‘진가를 인정받겠다’-.99프로야구는 이적생들의 활약이 눈부실 전망이다. 출범 18년째를 맞는 올 시즌은 양대리그 도입과 함께 전래를 찾아볼 수 없는 초대형 ‘빅딜’이 두드러진 특징이다.각 팀들은 우승을 향해 간판 선수까지 무차별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는 사활을 건 ‘구조조정’을 단행,기존 판도를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빅딜의 결과는 예측불허지만 기존 팀에서 잔뼈가 굵은 간판 이적생들은 자신의 진가를 인정받기 위한 눈물겨운 사투를 벌일 것이 틀림없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유니폼을 갈아입은 주전급 선수들은 15명정도.‘굴러온 돌’인 이들은 ‘박힌 돌’을 밀어내고 팀의 중책을 맡았다.기대대로 전지훈련과 연습경기에서 명성에 걸맞는 기량을 발휘,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빅딜의 진앙지 삼성에서는 간판 타자인 양준혁과 트레이드된 ‘특급마무리’임창용(전 해태)이 145㎞를 웃도는 강속구를 뿌리며 팀 우승을 견인할 태세를 갖췄다.김상진(전 두산)과 노장진(전 한화)은 열악한 선발진에 단비를뿌리며 10승이상씩을 자신하고있고 ‘슈퍼미들맨’김현욱(전 쌍방울)은 날카로운 제구력을 뽐내며 허리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또 거포 김기태(전 쌍방울)도 호쾌한 타격으로 이승엽,찰스 스미스와 함께 중심타자 몫을 거뜬히 소화해 내고 있다. 현대에 둥지를 튼 ‘풍운아’임선동(전 LG)은 동계훈련을 통해 체중을 무려 10㎏을 감량하며 불같은 강속구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해태에서는 트레이드에 불만을 품고 잠적소동까지 벌였던 양준혁이 아품을뒤로하고 믿음직한 홈런포를 가동해 팀의 희망이 되고 있다.또 마무리로 낙점된 곽채진(전 삼성)도 빠른 볼로 코너웍을 구사,이강철의 시즌 결장으로시름하는 팀에 한줄기 빛을 선사하고 있다. 이밖에 두산의 투수 차명주(전 롯데)와 강타자 최훈재(전 해태),롯데의 포수 최기문(전 두산),쌍방울의 투수 박정현과 가내영(이상 전 현대),해태의투수 권명철(전 두산) 등도 유니폼을 갈아입고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 가톨릭대 박건영교수‘한반도의 국제정치’

    한반도 문제는 국제화되어 있다.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관계 국가 모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상호적인 게임’이 되어야 한다.어느 한 쪽이라도 게임의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한반도의 긴장과 불안은 계속될 것이다.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반도 문제를 국제정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의 ‘한반도의 국제정치’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다.(오름 1만2,000원).박 교수는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정치학회 상임이사로 있다. 그는 안보와 외교를 중심으로 냉전과 탈냉전 시대의 국제정세와 미국·중국의 한반도 정책 및 남북관계 등을 풍부한 지식과 탁월한 분석력으로 설명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방안을 제시한다. 박 교수는 우리의 불행했던 과거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우리는 늘 국제정세에 어두웠다.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을 두려워했다. 국제정치의 움직임이 위협적으로 다가왔을 때 비로소 늦었음을탄식했다”. 그는 미국의 북한정책은 탈냉전 시대의 새로운 국가전략인 ‘참여와 확산의 국가안보전략’ 속에 포함된다고 말한다. ‘참여전략’은 냉전 후에도 전진배치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역안보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는 안보정책이다.‘확산전략’은 전통적인 비동맹국가와옛 적성국가들을 국제사회에 순치시켜 위협요소를 제거하고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로 유도하는 정책이다.미국은 북한도 자신의 주도하에 국제질서에순응하는 안정된 국가로 전환시키려 한다. 미국의 북한정책은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중국 등 지역 강대국에 대한 예방적 견제정책과 연계된다.“미국은 북한을 자신이 주도하는 동북아 국제질서로 편입시켜 지역 패권 의도와 능력을 키워가는 중국을 ‘필요시’ 견제할수 있기 바랄 것이다”. 박 교수는 특히 분단비용 감축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 직접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남북의 경제적 위기는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을 더욱 증진시킨다고 말한다.“남한경제의 여력이 없어 국내경제 살리기에 몰두해야 한다는사람도 있으나어려울 때 일수록 남북경제교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남한기업은 급락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북한은 필요한 외화를 획득하여 모두에게 이익이다”. 경제교류는 군사적 긴장의 완화와 군사비의 평화적 전용을 가능케 하여 경제회복에 긍정적인 환류(feedback) 효과를 가져오고 정치적 신뢰구축도 촉진하여 평화공존및 민족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 그는 “우리의 운명을 주어진 구조적 조건이 결정하던 시대는 가고,국가의창의성과 유연성이 경쟁력을 결정하는 새로운 시대와 기회가 오고 있다”고말한다. 그러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발상의 대전환으로 대북정책과 국가전략을세워야 한다.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제정세 흐름과의 조화 속에 정책을효과적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李昌淳 cslee@
  • 해외언론 金대통령 포용정책 “지지”

    해외언론들이 연일 金大中대통령의 지난 1년을 긍정 평가하자 청와대가 모처럼 고무된 표정이다.성심껏 일해놓고서도 실업문제와 정책혼선 등의 지적으로 의기소침해 있던 터에 ‘가뭄끝 단비’를 만난 듯한 모습이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영자일간지 홍콩 스탠더드지는 4일자 신문에서 이 신문의 모(母)기업그룹인 싱 타오 인터내셔널사의 알란 카스트로 논설위원이 쓴장문의 기고문을 실었다.제목은 ‘金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제의는 전세계가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최상의 것일 수도 있다’로,金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했다.특히 미국의 입장이나 서구언론의 관점에서 일별하지 말고,공정히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카스트로위원은 먼저 미국의 코소보문제 해결노력과 金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비교하면서 “해외언론들이 폭력적인 코소보사태만 보도하고金대통령의 끈질긴 노력에 대해선 겉치레식 일별태도를 보이는 것은 평화에대한 서구의 가식을 노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또 “金대통령이 지난해 이룩한업적은 미국이 해온 수많은 허튼 짓보다 한반도 긴장완화에 더욱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金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아시아적 방법을 호의적으로 바라보지 않은 서구언론이 그의 노력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金대통령의 냉철하고 정중하며 조용한 주장은 지난 40년동안 한국을 마치 위성국가인양 믿는데 익숙해진 미국의 일부 지도자들에게 그리 반가운게 아니었다”면서 “이는 金대통령이 全·盧 두 전직대통령을 사면, 자문자 명단에 올리고,우용각씨 등 미전향장기수를 석방한 데서 명백히 드러났다”고 강조했다.이어 “사면 이후 남북관계 개선 속도는 느리지만,분명히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남북간 상호 방문과 교역이 이뤄지면 한반도내미국의 영향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끝으로 “金대통령 생전에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첫걸음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赤旗)도 최근 金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3,25,27일 세차례에 걸쳐 한국 특집을 잇따라 게재했다.특히 27일보도에서는 ‘金大中정권의 북한정책’이라는 제목으로 金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과 일괄타결안을 소개했으며,25일자에선 金대통령의 취임 1주년 내외신 공동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했다. 23일자는 지난 1년간 金대통령의 국정개혁 조치 및 성과와 160만명이 넘는실업자문제를 다뤘다.
  • 『벤처기업』건인네트

    “첫 제품이지만 호응도가 높습니다.사실상의 영업 첫해인 올해 20억원 정도 매출은 자신있습니다” 벤처기업 ‘건인네트’의 孫德烈사장(35)은 요즘 설레임속에 하루하루를 보낸다.1년여동안 3억원이나 들여 개발한 물류 데이터단말기 ‘MDT-1000’이 마침내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물류데이터 단말기란 위성과 무선데이터망을 이용,중앙에서 차량들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차량에 부착해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기기.물류회사나 운수회사에서는 물론 원격 감시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응용폭이 큰 제품이다. 지난해 9월 개발된 이 제품은 기존 제품들이 단순히 차량의 소재를 센터에 일방적으로 알려주기만 하는데 비해 간단한 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다는강점을 갖고 있다.예컨대 ‘차가 고장이 났다’,‘부산으로 가라’ 등 미리입력해 놓은 간단한 문자 메시지를 액정화면을 통해 수시로 본부와 교신할수 있다. 또 문자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일부 경쟁제품들의 경우 한번 세팅한 데이터 내용을 바꾸기 어렵지만 이 제품은 간단한 소프트웨어 조작을 통해 쉽게 바꿀 수 있다. 孫사장이 개발한 물류 데이터 단말기는 국내처음으로 휴대전화망을 데이터전달망으로 이용했다. 휴대전화 보급전에는 단말기말고도 차량마다 단말기와 비슷한 가격의 모뎀을 따로 달아야 했다.현재 단말기 값은 60만∼70만원.따라서 영세한 운수·물류업체들이 엄두를 내기 힘들었다.그러나 이 제품은 휴대전화와 연결하기만 하면된다.따라서 전국 어디서나 교신이 가능하다. 그는 지난 97년 5월 회사를 창업했다.본래 인문계 출신(고려대 행정학과 졸업)이지만 창업전 쌍용정보통신에서 사업기획파트를 맡으면서 네트워크 분야를 수년간 독학했다. 창업투자회사등으로부터 끌어 모은 출자금 3억원을 밑천으로 6명의 엔지니어로 제품개발에 들어갔다.그러나 공교롭게도 그해 12월 환란이 터지면서 시련의 나날이 시작됐다.뾰족한 수입원도 없는 상태에서 창투회사의 추가지원도 끊어졌다. 개발기간이 1년을 넘기면서 돈이 바닥나자 孫사장은 친지들에게 손을 벌리기도 했다.우여곡절끝에 지난해 9월 개발을 끝내고 한국통신프리텔과 물류회사 동서전산 등 2곳에 1억여원어치를 팔았다.‘가뭄끝 단비’같은 소중한 돈이었다. 이어 같은해 11월 정부로부터 벤처창업기금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받아숨돌릴 여유를 갖게 됐다. 孫사장은 “효율적인 배차관리나 서비스 제고차원서 미국에선 웬만한 물류·운송차량에 위치추적 단말기가 붙어있다”라면서 “국내 시장도 최소한 2,000억∼3,000억원 규모는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올들어 제품문의도 활발해져 현재 7∼8개업체와 계약을 추진중이다. 孫사장은 “위치추적만을 하는 저가형부터 다양한 기능의 고가형까지 망라한 물류 데이터 단말기 종합업체가 되는 게 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金煥龍 dragonk@
  • 오늘의 눈-새롭게 다가오는 중동의 무게

    金鍾泌국무총리가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이스라엘에 도착한 7일 오전.옷깃을 적시는 부슬비가 텔아비브공항에서 金총리 일행을 맞이했다.갈릴리호수가 최저 수위를 기록할 정도의 겨울 가뭄에 시달리던 이스라엘에는 모처럼만의 단비였다. 金총리가 가져온 선물이라는 의례적인 인사라도 듣길 바랐지만 이스라엘인들은 그 비가 그날 타계한 후세인 요르단 국왕을 애도하는 눈물이라고 말했다.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간의 평화정착에 힘을 기울였던 후세인 왕의 사망은 중동지역에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바로 그 한가운데 金총리가 온 것이다. 우리에게 중동은 무엇일까.지리적인 거리감 때문인지 우리는 중동의 분쟁과 평화의 역사를 산너머 불 구경하는 기분으로 봐왔다.그러나 중동 정세는 안보나 경제적 측면에서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우리에게 미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일본이 공조를 통해 저지하려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개발은 곧바로 중동의 핵심적인 안보 관심사항이다.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지난 92년 북한의 대중동 무기수출을 저지하고자 북한 당국과 베이징에서 비밀 접촉한 바 있다. 미국의 세계 전략은 중동의 안정을 핵심으로 한다.그것은 미국의 대한반도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또 지난 97년 말 한국에 외환위기가 왔을 때 서울금융가에서는 전세계 금융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인의 역할에대한 논란이 제기된 적도 있다. 그러나 중동에서 우리의 외교적 입지는 안정적이지 못하다.이스라엘은 분쟁지역이라는 동질감을 갖고 한국과의 안보협력을 희망한다.첨단 방산물자도판매하고,북한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보자는 뜻도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로서는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국가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없다.아랍국가들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무시못할 영향력을 행사하며,2억5,000만의 떠오르는 시장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석유는 아직도 핵심적인 전략 물자이다.그러나 아랍인들은 여전히 ‘한국은친(親)이스라엘’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金총리의 한 차례 방문만으로 중동에서 우리의 외교적 입지가 굳건히 다져지기는 어려울 것이다.그러나 적어도 중동이 갖는 무게를 한번쯤 새겨보는기회가 될 수 있다.
  • 중하위공직비리 사례/아파트 건축허가 관련 305차례 뇌물 받아

    ◎러시아 여성 고용 윤락 알선… 화대 가로채/토지대금 분할납부 미끼 1억 받기도 관악구청 건축과 주사보(7급) 2명은 아파트 건축허가 등과 관련,건축회사로부터 건당 5만∼10만원씩 총 305회에 걸쳐 2,000만여원을 챙긴 뒤 상급자들에게 매월 15만∼30만원을 상납했다.먹이사슬형 집단비리의 전형을 보인 것이다. 23일 검찰이 발표한 중·하위직 공무원 부패사범 수사결과에는 공무원들의 금품갈취 유형이 다양하게 적시돼 있다.검찰이 밝힌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수법 등을 간추린다. ●인사 청탁 전남 장성군수는 96년 12월부터 부하직원으로부터 7급 승진청탁과 함께 110만원을 받았다가 지난 15일 불구속기소됐다.인천시청 총무계장은 옹진군청 건설과장으로부터 인천시에서 근무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2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건축민원 적발된 공무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노른자위’ 부서임을 입증했다.마치 ‘수수료’를 떼듯이 돈을 챙겼고 공사감독관들은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월정금’을 받았다. 수원시의 도로과장 등 11명은 시 발주공사와 관련,업체선정과 공사감독을 봐주는 대가로 정기적으로 3,500만원∼350만원씩을 집단으로 받아 배를 채웠다. ●토지 관련 부산지방철도청 전기사무소 서무계장은 철도청 국유지를 자동차정비업체 사장에게 불하하면서 토지대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1억원을 받았다가 적발돼 검찰로부터 기소 전 추징보전조치까지 당했다. ●공사 관련 광주서부교육청 건축계장은 청에서 발주한 광산중학교 재배치건축과 관련,설계용역을 낙찰받은 건축사로부터 설계도면 심사 때 편의를 봐달라는 조건으로 500만원을 받았다.수해복구 현장도 예외가 아니었다.북부지방산림관리청 임업사무관은 임업협동조합 직원으로부터 철원 수해복구공사의 준공검사에 편의를 제공해주고 720만원을 수수했다. ●사법경찰 국립공원관리공단 덕유산관리사무소장으로부터 자연공원법 위반으로 고발돼 수사중인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만원을 받은 무주경찰서 수사과장도 구속됐다. 경남 합천경찰서 경관 6명은 음주단속때 적발된 동료 공무원을검찰에 송치하면서 직업란을 허위로 작성하고 적발사실을 해당기관에 통보하지 않았다. ●세무 동울산세무서 직원은 지난해 3월 건설업자로터 사업소득세 징수 때 선처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400만원을 받았다가 쇠고랑을 찼다. 동래세관 소속 7급 직원은 업자로부터 900만원을 받고 일본에서 참깨를 밀수입한 사실을 눈감아주기도 했다. ●기타 목포의 한 동사무소 직원은 러시아 여성 4명을 고용하여 윤락을 알선하고 500만원의 화대를 받았다. 공사실적에 따라 지급해야 할 보조금 등 18억원을 설계도가 완성되기 전에 일괄지급한 뒤 사업자가 4억원을 용도 외로 유용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환수하지 않고 허위 준공검사 서류를 작성,준공처리한 제주도 공무원도 있었다.
  • 새 私學法 사립대측 반발

    ◎‘임원 33% 이상 외부인 임용’ 조항 또 다른 통제/교육부,“학사운영 투명성 위해 꼭 필요” 사립학교 재단이사회 임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외부 인사로 임용토록 한 교육부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사립대들이 자율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사립대에 30명 안팎의 ‘교무위원회’를 구성하되 위원의 절반은 평교수 가운데 뽑도록 한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3일 얼마전 국회에 제출한 두 가지 법률 개정안은 사학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번 정기국회 회기 안에 통과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립대들은 일률적인 규정으로 사학을 통제하려는 발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일부 사립대의 재단비리를 막기 위해 사립대 전체를 같은 틀에 묶는 것은 교육부의 자율화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국민회의 鄭喜卿 의원 등 여야의원 30명은 지난달 27일 재단이사장을 제외한 학교법인의 임용 선임을 승인제에서 보고제로,관할청의 임원승인 취소권을 임원개임(改任)요구권으로 각각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의원입법으로 채택했다. 이화여대 張裳 총장은 “개정안의 기본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상당수 사학들이 이미 나름대로 교무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법으로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학의 자율이 사학법인의 자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사학 법인과 학사운영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진정한 사학의 자율이 이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 목마른 경제에 ‘단비’/국제유가 하락

    ◎무역수지 48억불 플러스 효과/무역흑자 15% 저유가 덕분/제조업체 7억불 원가절감 국제 원유가가 하락행진을 이어가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우리 경제에 단비를 내리고 있다. 저(低)유가 행진은 지금의 공급과잉상황을 감안할 때 적어도 2000∼2002년까지 계속되리라는 관측이어서 우리 경제회복에 더없이 호재(好材)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유가 동향과 국내경제 효과 올해 평균 국제 원유가는 두바이산 기준으로 배럴당 12.78달러. 지난해 평균 18.17달러보다 무려 5.5달러가 내렸다.85년 배럴당 28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친다.특히 이달 들어서는 배럴당 12달러로 낙폭이 더욱 커졌다. 기름 값이 하락세를 이어감에 따라 연간 9억배럴 가까이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로서는 적지 않은 국제수지 개선효과를 거두게 됐다. 산업자원부는 원유가가 배럴당 1달러 내리면 연간 8억7,300만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분석한다. 올해 유가가 지난해보다 5.5달러 내린 만큼 최소한 48억달러의 흑자를 보게 된 셈이다.지난달까지의 무역흑자 319억달러 가운데 15%는 순전히 원유가 하락 덕인 셈이다. 유가하락은 국내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1달러만 내려도 석유제품 가격은 2.75% 인하된다.도매물가는 0.45%포인트,소비자물가는 0.16%포인트를 각각 끌어 내린다.올들어 도매물가 2.47%포인트,소비자물가 0.8%포인트의 인상요인을 저유가가 붙잡았다고 할 수 있다. ●업종별 영향 유가하락으로 올들어 국내 제조업체는 발전부문을 제외하고도 대략 7억달러 가까이 원가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석유소비량이 많은 석유화학과 발전 기계금속 섬유 철강 등의 업종이 유가하락 효과를 톡톡히 봤다. 환율변동을 감안하더라도 석유화학업계는 2,554억원,기계금속은 900억원,섬유는 696억원의 원가를 절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요업(610억원) 제지(558억원) 철강(373억원)도 원가가 적지않이 절감됐다.
  • 문학원고은행/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지난 9월, 소속 작가 시인 7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인 복지 및 창작활성화실태조사’에서 응답자중 73% 이상이 한해 고료수입 200만원 이하라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이를 월평균으로 산출하면 16만6,000원으로 노동부의 최저생계비 19만4,000원에도 못미치는 액수다. 그들은 작가라는 타이틀 외에 생계수단을 위해 교직(30.3%)에 종사하거나 출판문화계(14%)에서 활동하고 7명중 1명은 배우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당수의 문인들이 작가의 삶을 살기보다 난민처럼 간신히 목숨이나 부지하는 ‘연명’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음을 한눈에 보여주는 현실이다. 아무리 명성이 높아도 ‘문인’은 한낱 ‘고급한 무직자’나 ‘실직자’에 지나지 않고 ‘문인’이 대학교수가 되면 ‘문인’보다는 ‘대학교수’만을 앞세우게 된다. 정부가 문인들의 창작활동을 북돋기 위해 내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10억원을 지원한다는 보도는 마른땅의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문화관광부는 우선 50억원 규모의 ‘문학원고은행(가칭)’을 설치하고 경제난을 겪고 있는 유망한 전업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한다고 했다. 이럴 경우 매년 100여명이 평균 1,000만원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예산활용방안에서 문단의 계파나 단체를 망라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서 지원대상을 엄선해야 하고 전업작가들이 최소한 1년 동안은 생활비 걱정 없이 집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쨌든 정부의 도움으로 문인들이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쓸 수 있게 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서 여간 흐뭇하지가 않다. 러시아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지난 봄 모스크바 과학아카데미모임 연설에서 ‘세계문화가 오락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고 개탄하고 ‘고도의 과학기술은 정교한 도구들을 만들 수는 있지만 인간의 정신까지 계발하지는 못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문명의 번영은 무한한 부와 편리함을 이룩해낸 동시에 ‘영혼의 빈곤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를 강력한 정신의 힘으로 이기기 위해 정신의 원동력인 문단에 힘을 실어주었다는 것은 우리의 미래가 그만큼 풍요롭고 밝으리라는 희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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