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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벤처지원센터 문열어

    분당신시가지에 디자인과 정보기술 등 유망 벤처기업들을 종합지원하는 ‘분당 첨단비즈니스센터’가 문을 열었다. 분당구 야탑동 코리아디자인센터 4층에 마련돼 15일부터업무에 들어간 이 비즈니스센터는 심사를 거쳐 선정된 10개 입주업체에 기술과 경영컨설팅 업무를 서비스하고 초고속인터넷망과 회의실,상담실·수면실 등 각종 편의시설도제공한다. 운영을 맡은 성남산업진흥재단은 이 센터 개소에 맞춰 올 상반기에 민간 창업투자사와 금융기관,대기업이 참여하는 1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결성,입주업체 중 성장잠재력이 큰 기업에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재단은 또 입주업체 CEO들이 대부분 엔지니어들인 점을감안,휴렛패커드 등 선진기업과 제휴해 최고경영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중국 닝포(寧波)·베이징(北京)기업인들을 초청해 무역상담회도 열기로 했다. 재단은 이 센터 이외에 올 상반기 분당지역에 제2센터를추가 설립,유망 벤처기업들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떴다! 충무로에 중견여배우들

    충무로에 중견 여배우들의 기지개켜는 소리가 요란하다. 캐스팅 1순위 그룹인 몇몇 젊은 여배우들의 빛에 가려 움츠려 있던 30대 중·후반 여배우들의 활약이 올들어 놀랄만큼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개봉중인 류승완 감독의 새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의 이혜영을 위시해 이미숙(‘울랄라 씨스터즈’),배종옥(‘질투는 나의 힘’),유호정(‘취화선’),황신혜(‘패밀리’),하희라(‘몽중인’)등이 그 주인공. 이들의 급부상이 영화가에서 주목받는 배경은 간단하다. 무엇보다 여배우 기근으로 허덕이는 충무로 제작현장에 단비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한 제작자는 “톱스타 여주인공을 캐스팅하려고 너나없이 그가 촬영중인 영화가 끝나기를 목빼고 기다리던 풍토는 사라지는 추세”라면서 “중견 여배우들은 제작현장의 숨통을 터주는 ‘새 피’ 역할을톡톡히 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이들의 극중 역할은 양념이 아니라 흐름을 주도하는 주인공역.7년전 프랑스 유학을 떠났던 이혜영은 ‘중견 여배우 전성시대’의 물꼬를 텄다.투견장을 무대로 한 누아르 영화로 컴백한 그는 거친 뒷골목 사내들을 거뜬히 제압해내는 전직 금고털이로 변신했다. ‘주노명 베이커리’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내민 황신혜도 ‘중견 여배우의 변신은 무죄’를 선언했다.신작 ‘패밀리’에서 형제 조폭에 겁없이 맞서는 룸살롱 마담이 되어 본격 코믹연기에 도전한다. ‘울랄라 씨스터즈’의 이미숙도 마찬가지.‘정사’‘단적비연수’‘베사메무쵸’ 등에 꾸준히 출연해온 그도 이번에는 코미디물로 새 모습을 보여준다.여성 4인조 댄스그룹의 ‘왕언니’가 되어 망해가는 클럽을 살리려고 백방으로 설치는 역할이다. 안방극장에서는 어느새 중견 대접을 받는 배종옥,유호정,하희라도 팽팽한 걸음새로 스크린에 나들이한다.지난 97년 ‘깊은 슬픔’ 이후 4년만에 영화를 찍는 배종옥은 가을에 개봉될 멜로 ‘질투는 나의 힘’에서 유부남과 청년 사이를 오가며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출판사 사진기자가 됐다.유호정에게는 이미 촬영을 마친 임권택 감독의 시대극 ‘취화선’이 영화 데뷔작이다. 이들의 적극적인 스크린 참여는 배우기근현상을 극복하는 단순 대안으로서의 의미를 훌쩍 뛰어넘는다.‘질투는나의 힘’을 제작하는 청년필름의 김광수 대표는 “스타배우 캐스팅으로 흥행의 사활을 걸던 제작자들이 스타시스템의 강박에서 벗어나 영화 소재의 다양성과 완성도에 눈을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황수정기자 sjh@
  • 되살아난 ‘세풍’ 파장/ “”왜 이때…””체포시점 공방

    사그라지던 ‘세풍(稅風)’이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차장이 미국 수사당국에 검거되면서 5년만에 정치권에 다시 상륙했다.휴일인 17일 잇따른 권력형 비리사건에 몸살을 앓던 여권은 ‘단비’를 만난 표정이나,한나라당은 배경과 대선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여야는 특히체포시점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기획수사 공방]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미국에서 체포됐다는 사실 외에는 자세한 보고를 받지 못했지만 왜 이 시점에서 정부가 발표했는지 진위를 확인 중”이라며 ‘기획수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한나라당의 또다른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사법당국이 이 전 차장을 체포한 것은 대단한 모험”이라면서 “우리 정부가전담팀을 만들어 체포에 도움을 줬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거들었다. 이에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도세풍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도록 협조해야 옳다.”면서 “한나라당이 기획체포 등 딴 얘기를 할수록 이회창 총재가 떳떳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들릴 뿐”이라고 공격했다. 이어“한나라당은 이씨를 체포한 미 연방수사국(FBI)을 한국의파출소쯤으로 아는 것이냐.”며 기획수사설을 일축했다. 법무부도 “기획수사 의혹은 정치권의 억측일 뿐”이라며“지난 99년 12월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이 발효된 이후미 정부에 이씨 인도를 촉구해왔으나 이씨 체포는 전적으로 미 FBI가 전담해왔다.”고 일축했다. [여야 분위기] 민주당은 이 전 차장의 체포가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게이트 정국의 상처를 덮어줄 좋은 재료가 될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 전 차장이 1997년 대통령선거 때 국세청을 동원해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방선거와 대선정국 때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짐짓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사안의 ‘폭발성’에 한껏 긴장하는 모습이다.이 총재의 측근인 이원창(李元昌)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자청,“잘됐다.이 전 차장이돌아와 진실을 얘기해야 ‘오해’가 풀린다.”며 “사건당시 검찰이 이 총재 주변을 샅샅이 조사했지만,이 전 차장이 거둔 돈은 한푼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춘규 진경호기자 jade@
  • 지자체 사행산업 논란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에서 경마·카지노·복권 등 사행(射倖)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는 안정적인 세수원 확보와 고용 확대 등 지역 경제에 ‘효자 산업’이란 현실적인 고려에서 서로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수입만을 생각한 채 무분별하게 유치해주민들의 요행심만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국민생활을 건전하게 유도해야 할 자치단체가 사행 산업을 주도하는것은 분명한 문제”라며 “방치할 경우 사회 전반을 투기장화함으로써 노동의 소중한 가치마저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는 경실련 등 시민단체의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세원=경기도는 과천경마장에서 지난해 무려4415억원의 레저세(종전 경주마권세)를 징수했다. 이는 전체지방세 3조 4486억원의 12.8%를 차지하는 것으로 웬만한 도시의 1년 예산보다 많다.과천시는 이 경마장 세수의 27% 지원에 힘입어 재정자립도(97.1%) 전국 1위를 지키고 있다. 강원도 정선군의 스몰카지노도 빼놓을 수 없다.스몰카지노는 지난해 폐광지역 개발기금 325억원과 지방세 76억원 등모두 441억원을 내놨다. 국내 처음으로 경륜장을 설치한 경남도는 지난해 306억원에달하는 레저세 수입을 올렸다. 도는 올해 경륜장에서 555억원의 도세 수입을 예상하고 있으며,2005년 김해 경마장이 개장될 경우 연간 약 1000억원의 추가 수입이 예상돼 열악한재정에 숨통을 틔워 줄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시도 이 경마장에서 1000억원을 예상하고 들떠있다. 4월쯤 국내 최초로 경정(競艇)장이 들어서는 경기도 하남시는 올해만 70억원의 지방세를 전망하고 있다.시 면적의 90%이상이 그린벨트에 묶여 뚜렷한 세수원를 확보하지 못해 낙후를 면치 못했던 하남시는 오랜 가뭄 속에 단비를 만난 분위기다. 또 경륜장 유치에 성공한 광명시는 2005년 경륜장이 문을열 경우 연간 300억원 가량의 지방세와 2만여명의 고용 효과를 전망하고 있다. ◆너도 나도 유치신청=이처럼 사행산업이 단단한 세수원이되자 당장 세원 확보가 아쉬운 지자체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울산시는 지난해 10월 한국마사회에경마장 마권 장외발매소 유치를 신청했다. 마권세 가운데 절반 가량이 장외발매소가 있는 자치단체에 귀속되기 때문에 연간 100억원의 세수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전남 구례와 화순이 카지노 유치에 적극적이다.구례는 지리산 온천일대 관광특구에,화순은 폐광지역에 카지노를 유치해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또 광주에서 20분 거리인 담양군도 경마장 유치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한동안 대호황을 누렸던 복권판매업은 과잉 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시들해지는 추세다.제주도는 최고 당첨가능금이 5억원인 슈퍼관광복권을 26일 10회차 추첨을 끝으로 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지난해 3월 처음 발행돼 20억원의 수익을 올린 슈퍼관광복권은 발행 초기 판매율이 30%대에이르는 등 큰 인기를 누렸으나 고액복권 등에 밀리면서 점차17%대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지자체의 이같은 사행산업 유치에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시민단체들은 “지자체들이 주민정서는 고려하지 않은 채 지방세 수입만을 생각,도박사업을분별없이 유치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울산지역 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31개 시민단체협의회는시의 장외발매소 유치 계획이 알려진 지난해 11월 울산화상경마장 유치철회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사행심조장과 발매소 주변 교통난’을 들어 철회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경기·인천지역에선 경마장 장외발매소 교통문제와관련한 주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수원시 영통신도시 삼익·벽산아파트 주민들은 ‘주거환경을 파괴하는 TV경마장 이전하라’는 현수막을 아파트에 내걸고 이전운동을 벌이고 있다. 성남 분당신도시 경향아파트와 부천시 원종동 주민들도 자기시에 경마장 장외발매소 폐쇄를 요구하는 진정을 계속 내고있다. 이들 주민은 “경마장 장외발매소를 찾는 경마꾼들이 주변도로와 인도에 차량을 불법 주차시키는 바람에 교통이 마비되는 등 불편이 크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말띠 연예인 3인 신년운수

    말띠 해를 맞아 말띠 연예인들의 신년운수는 어떨까?SBS 월화드라마 ‘여인천하’로 화려하게 컴백한 강수연,영화 ‘친구’로 조폭 신드롬을 연 유오성,최근 말 실수로 곤혹을 치룬 박경림 등 말띠생 연예계 인물들의 새해 운수를 서울 김광일철학원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연기자 강수연. 업무 추진력이 탁월하고 신의를 중요시하는 의리파이다.2002년도 초운세를 살펴보면 메마른 고목 나무에 꽃이 피는 격이니 균형있는 생활로 하는 일마다 일거양득의 기회가 생기고 명예,직위,인기에 알찬 실리추구로 만사형통할 수이다.특히 전반기 운세가 강한 특징이 있으나 주식투자를 하면 손재를 유발하니 이 점만 유의하면 전체적으로 상승곡선의 운세. ■영화배우 유오성. 붙임성이 있고 호인격. 재치가 있는 성품이나 고집이 강하면서도 의외로 귀가 얇은 단점이 있다.2002년 총운세를 보면 잠자던 청룡이 단비를 만나 여의주를 희롱하는 형상을 하니 무에서 유가 창조된다.시작도 좋고 끝도 좋은 부귀쌍전(富貴雙全)의 운으로 다방면으로 통달함이 있어 인기에 대발전이 있고 특히 문서관계에 최고 길조.동산 부동산에 좋은 취득운이 있다. ■개그우먼 박경림. 겉은 거칠어 보여도 내면에 전형적 여성미가 넘쳐 흐르는 다정다감한 성품의 소유자.2002년 총운세를 보면 오동나무 위에 봉황이 앉아 있는 형상이니 동서남북으로 행운이 감돌아부귀가 뜻과 같이 이뤄지고 명석한 두뇌와 지능 활용으로 수입에 확실한 판로가 개척되어 태평성대할 수.설화(舌禍)사건으로 구설 관재에 오른 일도 원만히 해결되는 등 악재도 사라진다. 이송하기자
  • 주5일근무시대 공직사회 新풍속도/ 취미생활 즐기며 주말 ‘만끽’

    주5일제 도입방안에 대한 노사정위 합의가 불투명해지면서정부는 지난 연말 단독 입법안을 마련한 데 이어 입법화를추진 중이다.국회에서 주5일제가 통과되지 않더라도 이를 촉진시키고 선도한다는 차원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한다는 방침이다.이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월1회 공무원 주5일제를 시범실시해 문제점을 점검한 뒤 7월부터 전면 실시한다는 계획이다.민원부서는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제외된다. 휴일이 많아짐에 따라 공무원 사회의 풍속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공무원의 생활이 어떻게 바뀔지 가상으로 그려본다. ■신나는 공무원= “하숙생 인생을 벗어나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중앙부처의 한 사무관(35)은 공무원 주5일제 혜택을 톡톡히 받고 있다. 주5일제가 시행되기 이전에 토요일은 오전 근무였지만 한씨는 밀린 업무 처리하느라, 윗사람 눈치보느라 대부분 퇴근시간이 훨씬 지난 오후 5시가 넘어야 사무실을 나설 수 있었다.그렇다고 일요일도 마음놓고 쉬지 못했다.국회가 열리면답변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등 일이 생기면 당직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쉬는 날은 열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였다. 이러다 보니 여섯 살,네 살배기인 아이들과 아내의 눈치가이만저만이 아니었다.평일에는 아침밥만 먹고 출근하면 한밤이 돼야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격무로 인해 피로가누적됐기 때문에 주말이면 놀러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위해 늦잠을 자기 일쑤였다. “내가 밥만 하는 가정부냐”는 아내의 투정에 한씨는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가족과 함께 서울 근교의 놀이 공원 등으로 놀러가는 것은 고사하고 근사한 외식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렇게 시간에 쫓기고 사는 한씨에게 주5일제는 ‘가뭄 끝단비’다.주5일제가 시작되자마자 한씨는 가족과 함께 서울근교의 한 놀이공원을 찾아 오래간만에 가장 노릇을 했다.“아빠랑 있으니까 너무 좋아”라며 연신 한씨의 가슴에 안기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쳐다보며 가족이 어떤 존재라는 것을새삼 느꼈다.그동안 업무에 짓눌려 찡그려진 한씨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어났다.애들이 좋아하는 피자집을 찾아 저녁을 먹는 일도 빼놓지 않은 코스였다. 한씨는 레저활동에도 푹 빠졌다.그동안 시간이 없어 손을대지 못했던 어릴 때부터의 꿈인 스킨스쿠버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학생 때는 공부하기에 바쁜 데다 돈도 없어 마음만 먹었던 취미였다.막상 공직생활에 뛰어들어 돈을 벌었지만 시간을 낼 수 없었다.스킨스쿠버는 바다로 나가야 하는까닭에 당일로 즐기기에는 무리가 많은 취미였기 때문이다. 주5일제는 한씨의 자기개발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업무 능률이 올라갔다.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주말에 가족과 보내고레저활동 등으로 1주일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확 풀어버리기때문에 업무에 대한 의욕이 저절로 생겼다.아무리 바빠도 하루는 충분히 쉴 수 있기 때문에 피로가 쌓이지 않아 가벼운몸으로 월요일 출근을 할 수 있게 됐다.집중적으로 업무를수행하다보니 줄어든 업무 시간 이상을 보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한씨에게 즐거움만 있는 게 아니다.새로운 고민이생겼다.가족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놀러가고 여가활동을 즐기다 보니 공무원의 얇은 지갑이 금방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그가 큰맘 먹고 시작한 레저활동에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않아 가족들에게 여간 미안한 게 아니다.주5일제가 시행된지금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공무원 박봉이 아쉬움을 주고있다.애들 학원 비용을 대기에도 버거운 형편에다 한씨가 레저비용까지 덤으로 쓰게 됐기 때문에 가계부를 붉은 글씨로채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됐다. ■울상인 공무원= “탑골공원이나 가세요.”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인 나바뻐 국장(50)은 금요일만 되면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온다.주말에 집에 있으면 가족들이눈치를 주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다. 나 국장은 20년이 넘게 공직에 몸담으면서 업무에만 파묻히다 보니 쉬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그는 평소 격무에 시달리거나 술자리 등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집에 들어가는 날이 별로 없었다.갑자기 생긴 시간을 어떻게메워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하는 ‘문화적 충격’을 겪고 있는 셈이다. 주5일제가 전격 시행된 지금 나 국장은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가정을 등진 채 일만 해온 자신의 삶이 후회스럽다는 생각이 문득 들곤 한다.너무나 오랫동안 가족들과 다정한 시간을 지내지 않아 이틀을 꼬박 가족들과 보내는 게 힘들정도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평생 가족들을 위해 몸바친 그를 ‘왕따’ 취급하고 있다.이날도 전날 과음한 탓에 토요일 아침늦잠을 자고 부스스 일어난 나 국장에게 아내는 생뚱한 표정으로 “식탁에 밥 차려놨어요”라면서 획 돌아선다.귀찮다는 게 몸짓에 그대로 드러난다.나 국장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밥숟가락을 들 수밖에 없다.아내는 학교에 가는 아이들에게 도시락과 아침밥을 챙겨준 뒤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던 시간에 밥상을 또 차린다는 게 꽤 귀찮은 것이다. 자식들도 반기는 기색이 없기는 마찬가지다.평소 술냄새나풍기며 늦게 들어오는 아버지가 주말내내 집에 있으면서 “컴퓨터 게임 그만하고 공부해라” “집안에서는 조용히 걸어다녀야 한다” 등등의 잔소리하는 게 싫은 것이다.아버지의갑작스러운 잔소리가 아이들에게는 생경하게 들릴 뿐이다. 그렇다고 집을 나서자니 할 일이 마땅히 있는 것도 아니다. 평생 사생활을 팽개치고 공직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자기개발이나 취미를 갖지 못했다.다만 주말에 마음놓고 골프를 칠수 있다는 게 유일한 낙이다. 그렇다고 마음 내키는 대로 골프장에 갈 수도 없다.공직자처지에 누가 불러줘야 나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사정바람이 불면 꼼짝없이 집에서 안방 차지를 해야하는 형편이다. 나 국장은 고민 끝에 요즘 전원주택을 보러다니는 게 취미가 됐다.쉬는 날이 많기 때문에 서울 근교에 간단하게 농작물을 기를 텃밭이 있는 싼 전원주택을 하나 구입할 요량이다.노후생활도 대비하기 위한 셈이다.앞으로 은퇴한 뒤 뚜렷하게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전원에 내려가 살 계획을 세운 것이다. 나 국장은 이렇게 나름대로 주5일제에 서서히 적응해가고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5일근무 사각지대. “차라리 공휴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소방직과 경찰직 공무원 등은 공무원 주5일 근무제 시행을보고 상대적인 박탈감에 따른 씁쓸한 표정과 함께 허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4시간 2교대 근무를 하는 소방직과 3교대하는 경찰직은 수당을 조금 더 받을 뿐이다. 119구조대원인 김구조 대원은 “우리에게 주5일제는 그림의떡에 불과하다”면서 “가족과 나들이를 가면 다음 근무에당장 지장을 주므로 엄두도 낼 수 없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일요일도,공휴일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돌아가는 근무 체계에서 하루를 쉰다는 것은 현장에서 부상을 입지 않는 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3교대로 돌아가는 경찰은 소방직보다 조금 나을 뿐 마찬가지다.강원도 지방공무원의 경우도 명색은 주5일제 근무지만겨울철에는 산불 경계,여름철에는 피서지 관리 등에 나서야하기 때문에 휴일에 비상근무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인원을 늘리는 등 갑자기 처우개선을 할 수 있는 형편이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다만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주기 바랍니다.”김영중기자.
  • ‘두사부일체’ 14일 개봉

    신드롬을 낳고 있는 조폭영화가 또 한편 선보인다.오는 14일 개봉되는 윤제균 감독의 데뷔작 ‘두사부일체’(제작제니스엔터테인먼트)에 쏠리는 관심이 비상하다.조폭영화붐을 타고 또 흥행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지,같은 날 간판을 거는 세계적 화제작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위력을 얼마만큼 버텨낼지 등 이래저래 궁금증을 자아낸다. ‘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는 ‘두목과 선생님과 아버지는 하나’란 뜻의 조어.조직폭력배의 두목을 엄청나게 ‘지위 격상’시킨 제목만으로도 코미디의 강도가 어렴풋하게 짐작될 것이다.물론 주인공들의 캐릭터는 하나같이 무식하기 짝이 없는 조폭이다. 이들이 보통때 나누는 대사는 이런 수준이다.“(컴퓨터를 만지작거리며)다음카페에 방 하나 만들어야겠어” “하지마.요즘 카페 돈 안된다 그랬잖아∼” 그 다음 장면은 한술 더 뜬다.“형님,다음카페가 뭔지 아세요?” “그거 우리 구역이냐?” 전과 5범인 조폭 두목 계두식(정준호)이 팔자에도 없는학교에 들어간다.“주먹세계도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조직 수뇌부의 강권에 못이겨 1년안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내야 하는 것.영화는 두식이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 편입한 고등학교를 무대로 ‘웃기는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별난 캐릭터 자체가 코미디의 강도를높이는 건 최근의 다른 조폭영화들과 엇비슷하다. 두식의 곁을 그림자처럼 맴돌며 그를 돕는 ‘똘마니’는상두(정웅인)와 대가리(정운택).둘은 만났다 하면 옥신각신한다.그럴 수 밖에.상두는 ‘대학물 먹은 조폭’이라 사기치며 사사건건 점잔을 빼고 대가리는 말끝마다 상소리를 달고 다니는 다혈질이다. 배낭을 멘 교복차림에 막내동생같은 친구들에게 몰매를맞으면서도 조폭신분을 숨기느라 진땀빼는 정준호의 코미디 연기변신은 그 자체가 큰 재미를 준다.여기에 TV시트콤에서 코믹연기를 검증받은 정웅인과 ‘친구’에서 얼굴을알린 정운택이 가세한 ‘3박자 호흡’이 기대치 이상이다. 영화는 단순한 조폭물에 머물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많이쳤다.시나리오를 직접 쓴 감독도 “사립학교의 비리를 깊이있게 파고 싶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영화속 학교이름은 재단비리로 얼룩진 서울 강남의 상문고를 패러디한 ‘상춘고’.학원 폭력,실추된 교권,사립학원 재단의 전횡 등을 두루 꼬집으려 했다. 하지만 감독의 기대처럼 “고급 코미디”가 되지는 못했다.지나치게 거친 욕설은 귀에 거슬리고 두식 일당과 학생들이 함께 재단비리에 맞서 육탄전을 벌이는 후반부에 난데없이 ‘스승의 은혜’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대목 등은 납득이 안될 만큼 촌스럽다. 얼마나 흥행할까? 예측불허다.흠집이 많았던 ‘달마야 놀자’도 전국관객 300만명을 가뿐히 넘긴 판이다. 황수정기자 sjh@
  • 연말정산 돌려받는 돈 늘었다

    ◇문답풀이로 본 연말정산. 연말정산 철이 다가왔다.영수증을 잘 챙기고 준비를 착실히 하면 상당액의 세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절호의 ‘세(稅)테크’기회이기도 하다.올해에는 연금보험료 공제와 장기증권저축 세액공제가 신설됐고 신용카드와 의료비 공제한도도 대폭 확대됐다.되돌려받을 수 있는 세금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연말정산 요령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올해 연간 총급여액이 3,000만원,카드사용액 1,100만원(제세공과금 100만원,현금서비스 50만원,외국에서 사용한 금액 50만원,병원비 200만원 포함)인 경우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얼마나 받을 수 있나. 신용카드 사용액 중 제세공과금이나 외국에서 사용한 금액,현금서비스를 받은 금액은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그러나 병원비는 포함된다.따라서 공제대상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1,100만원에서 200만원을 제외한 900만원이 된다. 총급여액의 10%(이 경우 300만원)를 초과하는 카드사용액의 20%를 공제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소득공제 대상금액은카드사용 금액 900만원에서 300만원을 뺀600만원의 20%,즉120만원이 된다. 소득공제 대상금액 120만원은 500만원과 총 급여액의 20%(600만원)중 적은 금액으로 정해진 한도를 밑돌기 때문에 모두 공제를 받을 수 있다.특히 의료비의 경우 신용카드를 사용해 지급했으면 의료비공제와 신용카드공제를 함께 적용받을 수 있다. ■차남이 65세 이상인 부모를 부양하고 있으나 주민등록이별도로 돼 있는 경우에도 부양가족 공제를 받을 수 있나. 실제로 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경우 기본공제 및 추가공제가 가능하다.다만,주민등록이 별도로 돼 있는 경우에는 부모의 주민등록상 다른 부양자가 없고 다른 형제가 부모에대한 부양가족 공제를 받지 않는 경우에만 공제를 받을 수있다. ■18세 자녀와 5세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인 경우 추가공제를 어떻게 하는 것이 유리한가. 자녀의 기본공제를 남편이나 부인이 하든지,아니면 자녀의공제를 남편과 부인이 각각 나눠서 하더라도 공제액은 같다.다만,급여 총액이 많은 사람일수록 누진율이 높아지는점을 감안하면 급여총액이 많은 사람이 공제를 받는 것이유리하다.하지만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자녀가 올해 만 20세가 되더라도 공제대상이 된다. ■이자·배당·부동산임대 소득을 제외한 연간소득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맞벌이 부부는 서로 배우자공제를 받을수 없다는데. 소득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배우자(이자 배당 부동산임대소득 제외)와 부양가족은 기본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총 급여액 3,000만원인 근로자가 생계를 같이하는 부양가족을 위해 지급한 의료비가 700만원(경로우대자와 장애인자녀 의료비 500만원,기타 가족 의료비 200만원)인 경우 의료비는 얼마나 공제받나. 610만원이 공제대상 의료비가 된다.총급여의 3%를 넘는 의료비가 공제한도이나 경로우대자나 장애인 의료비는 초과해서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없는 장인(66세)과 장모(60세)를 실제 부양하던중올해중에 장인이 사망한 경우 기본공제(부양가족공제)와 추가공제(경로우대자공제)를 받을 수 있는가. 배우자의 직계 존속도 기본공제와 추가공제의 대상이 된다.올해 사망했을 경우 공제대상이 된다.따라서 장인의 경우경로우대자 공제대상인 65세를 넘었기 때문에 기본공제와추가공제를 모두 받을 수 있으며 장모는 55세 이상이기 때문에 기본공제 대상만 된다.결국 장인·장모로 인해 250만원의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함께 살고 있는 형제자매의 교육비 공제는 받을 수 있는지. 연령제한없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친형제자매뿐 아니라배우자의 형제자매도 같이 살고 있을 경우 공제를 받을 수있다. ■생계는 함께 하고 있으나 소득이 없는 20세 이상 장애인이 있는 경우 기본공제와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나. 장애인이 생계를 같이 하는 부양가족인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기본공제(부양가족공제) 대상이 되고 추가공제(장애인공제) 대상도 된다. ■근로자가 올해중에 이혼을 했을 경우에는. 배우자공제 등 소득공제는 과세기간 종료일인 올해 12월31일의 현황에 따르기 때문에 배우자공제를 받을 수 없다. ■올해중에 중도 퇴직한 사실이 있는 근로자가 다시 취직해연말정산을 하게 된 경우는. 재취직자는 전근무지 퇴직할 때 회사가 발행한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과소득자별 근로소득 원천징수부를 제출해전 근무지의 근로소득과 현 근무지의 근로소득을 합산해 연말정산을 받아야한다. 두 곳 이상의 직장으로부터 급여를 받는 근로자는 반드시주된 근무지에 ‘근무지(변동)신고서’와 ‘근로소득자 소득공제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두 곳 이상 근무지의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 이를 합산,정산하지 않으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하는 번거로움과 함께 신고를 하지 않았을때 가산세를 부담하는 불이익도 받게 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연말정산 부당사례 어떤게 있나. 국세청은 연말정산 때 허위 영수증을 첨부해 공제받거나이중공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가산세를 포함,세금추징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28일 밝혔다. 국세청은 전산분석을 통해 불성실 혐의자와 허위영수증 사용·발행을 지속 추적해나갈 계획이다.국세청이 제시한 대표적인 부당공제사례를 살펴본다. [맞벌이 부부의 배우자공제] 맞벌이 부부가 각각 배우자 공제를 적용하거나 배우자가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자영업자인데도 공제대상에 집어넣는 경우 부당공제에해당된다. 배우자가 올해 중에 실직했더라도 연간소득금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공제대상이 되지 않는다. [허위영수증을 모아 의료비공제] 약국에서 허위영수증을 발급받거나 실제 부양하지 않는 직계존속,형제자매의 의료비를 공제받는 경우도 부당공제에 해당된다.보약 구입비,외국의료기관에 지출한 비용을 공제받는 행위나 성형수술비, 건강진단비를 의료비공제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금지된다.단순히 치열교정을 했을 때는 공제대상이 되지 않지만 치열교정을 하지 않고는 음식물을 씹지 못한다는 의사의 진단서를첨부했을 때는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공과금의 신용카드공제] 신용카드로 공과금이나 보험료를납입한 뒤 신용카드 공제를 받는 경우도 부당공제에 해당된다. [잘못된 교육비 공제] 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 사내 근로복지기금에서 학자금을 받고 이를 이용해 추가로 교육공제를받는 경우에는 부당공제가 된다. [그밖의 부당공제] 월정급여액 100만원 이상인 근로자가 야간근로수당을 비과세 처리하거나 법령에 규정하지 않은 수당을 임의로 비과세 처리하는 일은 금지된다.발행자가 불분명한 수기영수증을 이용한 의료비,기부금 공제와 영수증 금액을 임의로 조작해 공제받는 사례도 나중에 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박정현기자
  • 합천 원폭피해자 요양소 르포

    29일 경남 합천군 합천읍 영창리 대한적십자사 합천원폭피해자 복지회관.1945년 8월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피폭당한 한국 원폭피해자들이 악몽의 한을 달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원폭피해자는 77명(남자 17명·여자 60명)으로 평균연령은 78세. 생활관 2층 거실에서 화투놀이하던 노인들은 외부인을 힐끗보고는 애써 모르는 체했다.이병용(李丙鎔·57) 관장은“타국에서 기반을 잡기 시작할 때쯤 모든 것을 잃고 맨손으로 귀국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 싫어 외부인을 봐도 모르는 체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설득으로 어렵게 말문을 연 윤종성(尹鍾聲·80)·정옥이(鄭玉伊·76)씨 부부는 “히로시마에서 전선을 가설하는 일을 하다 폭격으로 모든 것을 잃고 그해 10월 옷보따리만 들고 나왔다”면서 “이듬해 1월 두살된 딸이 뚜렸한 병명도 없이 죽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골다공증과 기관지천식으로 고통받고 있는 안영순(安永順·여·71)씨는 “계단을 오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안씨의 어머니 차오순(92)씨와 여동생 점조(68)씨도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을 정기적으로 진료하는 합천군 보건소 내과전문의 이상호(李相昊·34)씨는 “원폭피해자들은 대부분 면역기능이 저하돼 병에 잘 걸리고 치료기간이 길다”고 말했다. 원폭피해자들이 오랜 세월을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원폭피해자 복지기금’ 조성을 외면하고 있으며,일본 원호법에 따른 건강수첩 발급을 위한 외교노력도 별로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피폭자들은 말한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심진태(沈鎭泰·59) 합천군지부장은“한국정부가 일본정부와 약속한 원폭피해자 복지기금 조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90년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의 진료와 생활안전 및복지회관 건립·운영을 위한 기금을 조성키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일본측은 40억엔(당시 250억원)을 보냈으나 우리정부는 10년이 넘도록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일본측에서 보낸 자금으로 국내 원폭피해자 2,196명(7월말 현재)에게 매월 1인당 건강진단비 2만원과 진료비 10만원,장제비 150만원 등 매년 40억원을 지원했다.그러나 이 기금은 오는 2003년이면 고갈될 형편이다. 정부는 일본 원호법에 따른 ‘건강수첩’ 발급에도 미온적이다.건강수첩이 있으면 한국인도 일본 전국의 전문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으며,매월 3만5,000엔씩 생활보조비를 받을 수 있다.국내 원폭피해자중 건강수첩 소지자는 600여명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까다로운 서류준비 및 1인당 100만원이 넘는 경비부담으로 대부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원폭피해자협회는 일본 후생성장관이 보건복지부를 방문하는 오는 31일 오전 11시 복지부 청사앞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합천 이정규기자 jeong@
  • 신용불량 해제즉시 주택신용보증 가능

    정부가 27일 주택신용보증기금(이하 주택신보)의 보증한도를 확대하고 보증기준을 완화키로 함에 따라 국민주택기금(이하 기금)의 소형 주택구입과 전·월세자금의 지원이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고 싶어도 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던 무주택 서민들과 신용불량자들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조치로 여겨진다. 영세민뿐 아니라 근로자·서민들에 대한기금 지원한도가 전세자금의 50%에서 70%로 대폭 확대됨에따라 주택신보의 보증한도도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 기금 지원한도를 늘리더라도 주택신보의 보증한도를 늘리지 않을 경우 한도만큼 대출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국민주택기금으로부터 지원받는 임차보증금에 대해 질권을 설정하거나,재산세 납부자 또는 연소득 1,000만원 이상인 보증인(1인)이 연대보증하는 경우 임차인 연간소득의2배까지 보증받을 수 있게 했다. 이 조항은 그러나 집주인들이 임차보증금에 대한 질권 설정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실효성을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은 경우는 그동안 대출금을 빼고 남은 금액만큼 보증받았으나 자금지원 효과를 높이기위해 앞으로는 20%를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보증해주도록했다.가령 A은행으로부터 1,000만원을 대출받은 수요자가주택신보에 2,000만원짜리 보증서를 요구한 경우 종전엔 1,000만원까지만 보증을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대출금의 20%(200만원)를 뺀 1,800만원까지 보증받을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신용불량자의 경우 신용불량 해제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보증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해제일부터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이에 따라 24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신용불량자들도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주택신용보증기금의 보증한도 확대와보증기준 완화로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국민주택기금 지원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씨줄날줄] 정당보조금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제도는 1980년 12월 국회가 해산된 상태에서 국보위입법회의가 처음으로 도입했다.당시 신군부가 정당의 체제 순응화를 염두에 두고 ‘당근’정책을쓴 것이다.그러나 이 제도가 그동안 정당의 여야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정치자금이 거의 여당 독식에 가까운 정치행태에서 국고보조금은 야당에게는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국고보조금 제도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각 정당에 대해 보조금 사용 현장 실사를 한 결과 이 돈이 정당운영경비 이외의 용도로 쓰인 사례 등을 적발했다. 선관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민국당 등 4개 정당이모두 7건에 4,200여만원의 불법 사용을 확인,올 3·4분기국고보조금에서 적발 금액의 2배에 해당되는 8,400여만원을 감액 지급키로 했다고 한다. 적발된 내용을 보면 한나라당의 경우 전기요금으로 5,8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돼있으나 실제는 2,900만원을 납부했고,민주당은 대의원대회 개최비용 400만원을 이중처리했으며 자민련은 꽃값 1,500만원을 1,900만원으로 부풀렸다는것이다.문제의 금액이 그다지 크지 않고,그 내용도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것이 아니어서 반드시 중징계를 내릴 사안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을 보면 선관위가 미리부터 ‘솜방망이 처벌’을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선관위 실무자들이 이달초 잠정집계한 적발건수는 18건이었으나 선관위 전체회의를거치면서 이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고,불법 집행의 내용 가운데는 ‘허위보고’에 해당하는 사안도 없지 않은데 ‘지정 용도 외의 사용’을 적용했다는 점 등이 석연치 않다.현행 정치자금법 시행령상의 ‘허위보고’의 경우 한건이라도 드러나면 그 해 보조금의 25%를 이듬해 삭감토록 돼있어이 규정이 적용되면 각당은 수십억원씩이 깎이게 되는 것이다. 국세청의 언론사 탈세고발 이후 기업이 투명한 회계를 하지 않을 경우 바로 범법행위로 다스려야 한다는 국민 인식이 드높아가고 있는 이 때,정당이라고 해서 적당히 넘어간다면 누가 이를 납득하겠는가.이번 실사는 국고 보조금이외의 기탁금,후원금 등 다른정치자금 사용은 조사하지도 않았다.국민들은 지금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과연 혈세로 정당에 보조금을 줘야 하는지 깊은 회의에 빠져들고 있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공정위 중하위직 “좋다 말았네”

    간부들의 용퇴론까지 거론될 정도로 인사적체가 심한 공정거래위원회에 1급 두자리가 비게 된다.하지만 후속인사는 상후하박(上厚下薄)에 그칠 것 같다. 1급 상임위원 3명 가운데 김용(金湧)·서승일(徐承一) 두위원의 임기가 각각 다음달 1일과 15일에 끝난다. 김위원은 로펌으로 가지만 서위원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후임에는 자천타천으로 4명의 국장이 거론된다.주요 보직국장을 섭렵한 이동욱(李東旭)소비자보호국장(행시 14회)은 1급 승진 0순위로 꼽힌다.사무처장 기용설도 흘러나온다. 마당발로 통하는 박동식(朴東植)하도급국장(17회)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상임위원에 유력시 된다.조사·경쟁국장을거친 오성환(吳晟煥)독점국장(14회)과 육사 출신으로 언론사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맡았던 이한억(李漢億)조사국장도상임위원 후보로 거론된다. 간부들이 상임위원으로 승진하면 임영철(任英喆)송무기획단장과 임석규(任錫奎)심판관리관이 우선 자리를 옮기는등 수평인사가 예상된다.하지만 과장급이 국장급으로 수직승진하는 인사 폭은 크지 않을전망이다. 직제에 없는 송무기획단장 자리가 과장급 직제로 바뀌는데다 심판관리관 자리는 개방형이기 때문이다.공정위 관계자는 “국장급에는 단비가 내리지만 과장급에는 가랑비도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대학생‘中活’기업에 단비

    “힘들지만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인력난에 시달려왔는데 가뭄 속 단비입니다” 중소기업청이 올 여름방학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소기업현장체험활동’(중활)이 상생(相生)의 빛을 내고 있다.방학을 이용,대학생들이 중소기업에서 현장근무를 하는 중활(中活)이 학생들에겐 경험과 보람을 주고,기업들에겐 인력난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해태식품연구소 1층에 있는 중소기업 온세울㈜(www.onseul.co.kr).발열체 개발·생산업체인 이 회사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5명의 대학생들이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온도·시간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발열체 생산기술을바탕으로 ‘핫드림’이라는 상표의 발열도시락,찬물로도 끓여먹을 수 있는 ‘드림면’ 등을 출시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일손이 부족했습니다” 중활소식을 듣고 이달 초 대학생 5명을 소개받은 이 회사이도휘(李道徽) 상무는 “면접 때 학생들에게 상품을 시연해 보였더니 호응이 높았다”면서“방학 동안 중소기업에서 일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회사 주식도 나눠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응용화학을 전공한 학생 2명은 직접 발열체 생산라인에서성능·안전도 실험 및 제품 제조과정을 배우고 있다.박성은(朴聖恩·20·동양공전 1년)씨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작업현장에 적용,실질적인 경험을 쌓게 됐다”면서 “힘들게 배우다보니 앞으로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상윤(金相潤·24·건국대 산업공학과 2년)씨는 회사가추진해 온 국제품질규격 ‘ISO 9001’ 인증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경영진과 함께 심사에 통과하기 위한 서류를 만들고자료를 준비하는 등 야근·휴일근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는 “ISO 준비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된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면서 “중소기업도 어느정도소득만 보장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직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홈페이지 관리를 맡은 유대명(劉大明·24·서울시립대 건축과 4학년)씨는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그는 “홈페이지를 통한 중소기업 홍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중활 경험을 살려 졸업 후 직접 중소기업을 차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웅상(柳雄相) 사장은 “중소기업은 직원 개개인이 폭넓고 깊이있는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다”면서 “학생들이 중활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 졸업 후 다시 중소기업의 취업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활=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중기청(경영지원국인력지원과 042-481-4512)이 올해 처음 도입했다.현재 대학생 2,073명이 전국 863개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호응이 좋아 8월에도 계속된다.업체마다 다르지만 월 30만∼50만원에 약간의 수고비가 주어진다.겨울방학부터는 정부가 수당도지원해준다.학점인정도 추진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민선2기 3년 단체장에 듣는다] 노재동 은평구청장

    “은평의 과제는 첫째도 지역경제 활성화,둘째와 셋째도지역경제 활성화입니다.은평에서 구청장을 하는 한 이는저의 숙명이라고 봅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재동(盧載東) 은평구청장의 각오는 비장하기까지 하다.그만큼 은평지역의 경제상황이 심각하다고 파악하고 있기 때문.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취임한지 2개월밖에 안됐지만 기업인 출신답게 지역경제 상황을 소상히 꿰뚫고 있는 노 구청장은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크게 4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3호선과 6호선 역세권 개발.노 구청장은 ‘고가도로가 생기면 상권이 죽고 지하철이 들어서면 상권이 산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이론을 인용하면서 “역세권개발로상업지역을 늘려 도시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상세계획이 이미 확정된 불광·독바위 구역은곧 개발사업에 착수하고 수색·연신내 구역도 8월까지 상세계획을 확정한뒤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번째 방안은 재래시장의 현대화.은평구엔 모두 13곳의재래시장이 있는데 9곳은 생긴지 30년 이상,나머지도 20년이상 돼 상당히낙후돼 있는 형편이다. 현재 구에서는 불광·대조시장은 현대식 대형유통상가로,수색동 수일시장은 주상복합건물로 재개발을 추진중이다. 또 연서·진관·갈현·대림·증산 종합시장 등에 대해서도재개발을 서두르고 있다.이들 재래시장이 재개발되면 신도시에 빼앗겼던 상권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노 구청장의 판단이다. 세번째는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진관내·외동 개발계획. 노 구청장은 “구 총면적의 55%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상황에서 그린벨트 해제는 곧 ‘가뭄에 단비’”라고 반색한다. 구는 특히 이들 지역에 주택지와 상업지,녹지 규모 등을적정 배분,균형있는 지역개발을 꾀하면서 동시에 쾌적한주거환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시계획안을 만들고 있다. 마지막 방안은 관내 중소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민간기업 최고경영자를 경험한 노 구청장은 “기업인들로부터 ‘기업할 맛이 난다’는 말이 나오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목적에서 우선 영세 중소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술개발과 광고분야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방침이다. 50여억원에 이르는 중소기업 육성기금이 적기에 지원될수 있도록 지원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관내 기업들이 중소기업인협의회를 중심으로 관련정보를 공유,기술력에서뒤쳐지지 않도록 매개역할도 강화한다는 계획.또 구청 마당에 30평 규모의 중소기업제품 판매장을 개설하고 관내중소기업들의 공동브랜드 ‘파발로’를 국내외에 널리 홍보하는 방안도 수립중에 있다. 노 구청장은 “지역경제는 행정당국 및 주민들의 의지가합쳐졌을 때 살아날 수 있다”며 “구민들도 개인이나 지역 이기주의를 내세우기에 앞서 공익과 지역발전을 먼저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노구청장의 '소신행정'. “찾아오는 민원인을 구청장이 일일이 만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노재동 은평구청장은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과연 민선구청장 맞나’란 의문이 들만큼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주민밀착형 행정이 만능으로 여겨지는 민선시대에 주민을 만나지 않겠다니 무슨 뜻이냐’고 묻자 즉각 “진정한지역발전을 위해 선심성,전시성 행정은 지양해야 한다”고말한다. 즉 표를 무기로 개인과 일부 지역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민원에 구청장이 일일이 해결사로 나설 수는 없다는 것이다. 노 구청장은 구민들의 민원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직소민원실과 감사당당관실을 통해 수렴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자신은 그중 생산적인 민원과 아이디어를 선별해정책개발과 지원에 집중하는 것이 구 발전에 훨씬 도움이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요즘 어디를 가나 지방자치의 폐단이 회자되고 있습니다.하지만 그게 어디 제도 자체의 문제인가요? 자신들의이익만을 내세우는 님비,그리고 표에 목이 매여 선심성 행정을 펴는 일부 단체장에게 문제가 있지요”‘지방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과연 그러한 ‘소신행정’이 발을 붙일수 있을까요’란 질문에 노 구청장은 “이제 주민들은 실속없는 사탕발림 행정에 속지 않습니다”란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임창용기자
  • [굄돌] 빗속 이사

    역마살이라고 하던가? 어릴 적에 어머니가 받아온 내 점괘 중에 그런 것이 있었다.다 좋은데 여기 저기 돌아다닐운명을 타고났다고 했다.그 무렵 나는 밖에 나가기보다는주로 집 안에서 뭉그적거리는 편이었는데도,어머니는 팔자가 그러니 조심해야 한다며 걱정하셨다. 그러나 어머니가 만나서 점괘를 받은 사람은 점쟁이가 아닌 사기꾼임에 틀림없다.나는 지금까지 객지를 떠돈 적도없으려니와,심지어 이사도 딱 두 번 했을 뿐이다.서울이라는 도시에 살면서 이 정도면 오히려 엉덩이가 무거운 편이아닐까. 오죽하면 초등학교 시절 소원 중에 하나가 전학한 번 해보는 것이었을까.그 드문 이사 중 두 번째 것도불과 며칠 전에 했다.오랜 가뭄으로 온 국민이 고통을 받다가 모처럼 내린 단비에 환호하던 그 날,우리 이사 날은하필 그 날이었다.악전고투,허둥대며 이삿짐을 나르는 모습이 안 되었던지 다들 위로의 말을 건네왔다. “비가 와서 어쩌면 좋아.” 내용은 분명 걱정하는 말인데,얼굴들은 반쯤은 웃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그래,그 동안의 가뭄을 해소하는비니까반가울 것이다.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노골적으로즐거운 표정을 지을까. “할 수 없지,뭐.그래도 이렇게 비가 내려 다행이요.” 이쯤 대답을 하면서도 비에 젖어 망가지고,미끄러져 깨지는 가구들을 보자니 속은 다 뒤집어지고 있었다.그러나 속내를 모르는 상대방은 오히려 한 마디를 더 붙인다. “그래,설사 비를 안 오게 할 재주가 있더라도 그럴 상황이 안 되니….” 이런,걱정스런 말투라도 끝까지 해주면 안 되나.사실 그랬다.더불어 사는 세상에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 비를 맞으며 나도 만세를 불러야 옳을 것이다.그럴 수 있어야겠지만 그저 앞가림에 급급한 소시민인 나는 그렇게 하지를 못했다.아니,그런 정도가 아니다.만약에 내가 비를 다스리는신이었다면 나는 어찌 했을까? 나는 이사가 끝날 때까지비를 늦추었을 것이다.또 만약에 점쟁이가 그 일을 한다면,그는 점괘에 떨어지는 날까지 비를 미룰 것이다. 황인홍 한림의대 교수
  • 本社주관 모범용사 초청행사

    제38회 국군모범용사 초청행사에 초대된 모범용사 60명과배우자등 119명은 22일 울산과 경주를 방문,산업·문화시찰을 하는 것으로 5박6일간의 전국 산업현장 시찰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들은 23일 손영태(孫永泰)경주상공회의소장이 초대하는조찬에 참석한뒤소속 부대로 돌아갔다. 대한매일신보사가 주관하고 국방부가 후원한 올 초청행사에 참석한 모범용사들은 한결같이 “군인의 길을 선택한 것에 보람을 느꼈고 행사기간은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고입을 모았다. 여군 대표로 뽑힌 문숙희(文淑姬) 상사는 “이번 행사에참여하기 전에는 90년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온국민이 힘들어 한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많았다”면서 “하지만행사 첫날 아침부터 단비가 내려서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육군 대표 이석형(李碩炯) 원사는 “지난 37년간 군생활을하면서 모범부사관으로 선발돼 부부동반 여행을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제 얼마남지 않은 군생활에 최선을 다할 각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공군 대표 김연찬(金鍊讚) 원사는 “지난 5박6일 동안 청와대,국정원,,국회,광양제철소 등을 직접 둘러보면서 군인으로서 새로운 경험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면서 “국군모범용사로 선발되는 것이 전후방 각지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부사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이유를 알겠다”고 털어놓았다. 해병 대표 장정학(張正學) 원사는 “이 행사가 지난 64년파월 장병을 격려하기 위해 시작한 이후 줄곧 이어졌다는얘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특히 월남에서전사한 17명의 동기생이 잠들어 있는 국립 현충원을 방문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목마른 증시…국민연금‘단비’

    국민연금 자금이 다음주 중반부터 주식시장에 본격 유입됨에 따라 매수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국민연금과 같은 종목에 투자하면 안전도가 상대적으로 높고,중·장기적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18일 6,000억원 정도를 위탁투자하기 위해 13개 운용사를 선정했다.25일에는 운용사들과 최종 투자계약을 맺는다.27∼29일부터는 주식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조정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증시에 국민연금이 들어오면 수급사정이 좋아지고 튼튼한 매수세력으로서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기금 5조∼6조 증시유입 기대=국민연금을 비롯한 우체국연금,사학연금 등은 지난해부터 증시의 주요 매수세력으로 자리잡았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3개 연기금에서 2조3,500억원이 증시에 투입됐다.올 연말까지는 3조5,500억원의 직·간접 투자가 예상된다.주식투자를 반복하는 투자풀을 고려하면 5조∼6조원의 투자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자산중 주식투자 비중이 2∼5%로 보수적 투자를해왔다.선진국 연기금이 자산의 20∼50%를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국민연금은 올해는자산의 8%,2004년에는 10%대까지 주식투자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증시의 수급확충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매수유력 종목=국민연금은 한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가연간 2∼3차례로 제한돼 있다.따라서 장기 보유해야 하는지수관련 대형주와 우량주가 매수 우선 대상에 오르고 있다. 우량주 중에서는 가치가 저평가된 시가비중 상위 대표주를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20일 국민연금의 매수 예상 종목으로 37개 우량주를 제시했다.수익가치 지표를 적용,지난 12개월 동안투자의견이 ‘매수’이거나 ‘중립’인 종목으로 수익률이바닥권이어서 주가 상승여력이 높은 종목들이다.한솔제지,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메디슨,SK글로벌 등이 매수유력 상위 종목군에 포진해 있다. ◇투자 유의점=삼성증권 이윤경(李允更)연구원은 “매수 유망종목 가운데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매수부담이 큰 종목과 자본금이 적은 종목은 제외하는 게 좋다”면서 “기관들이 순매수·순매도하는 종목을 잘 살펴 모방투자를 시도해보는 것도 위험을 줄이는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육철수기자 ycs@
  • 국립국악원 해외음악학자 초청 워크숍

    “낙양동천 이화정,얼쑤!”가뭄끝에 단비가 내리던 지난 18일 오후.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1층 춤연습실이부산하다.그런데,더듬더듬 혀짧은 발음이 심상찮다.춤사위도 어째 영 어설프다.다리를 들었다 내렸다,팔끝의 한삼자락을 탁탁 뿌리는 품새가 ‘왕 초보’수준이다. “오늘 처음 탈춤이란 걸 배워봅니다.너무 너무 재미있어요.텍스트에서만 봐오던 한국춤을 이렇게 직접 온몸으로 체험해 보다니요.”신이 난 수강생들은 ‘벽안의 교수님’들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국립국악원이 공동주최하는 ‘해외 음악학자 초청 국악워크숍’에 세계 7개국 민속음악 전문가15명이 찾아왔다. 지난 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는 워크숍은 각별한 의의가 있다.엇비슷한 워크숍은 심심찮게 있어왔지만,이론교육을 겸한 프로그램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 국악교실을 이미 5차례 열어온 국악원이 이론이 뒷받침되지 않은 실기교육의 맹점을 보완한 것.이론서 1권과실기영상을 담은 CD 1장을 따로 마련했다. 수강생의 대부분은 현재 대학에 몸담고 있는 민속학 전문가들이다. 8명이 교수.나머지 7명도 박사과정에 있거나 음악감독,현지 한국학 강사다.국적으로는 미국인이 9명으로 압도적이다. 교육과정도 눈에 띄게 알차다.오전 3시간 동안은 집중적인이론교육. ‘음악으로 본 과거와 현재의 한국’‘동아시아와 세계속의 국악’‘무속신앙과 음악’등의 수준높은 프로그램으로 꽉 찼다.매일 오후 2시간 동안의 실기시간에는장구,단소,무용,판소리 등을 다양하게 배운다. 보름동안 장구,단소,무용실기를 체험한 수강생들의 호응은놀랍다. 미국 UCLA 음악학과 강사이자 민속음악 연주가로 남편과함께 온 안나 장(60)은 “현지의 전문가들로부터 습득한이론을 강의에 연결시킬 수 있어 무엇보다 유익하다”고말한다.“미국에서는 일본음악을 아시아음악으로 동일시하는 경향인데,체계적 홍보만 받침되면 한국민속음악도 얼마든 지평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미국 메사추세츠대 민속음악과 교수 로얄 하티겐(54)은 그의 남편.재즈드럼 전문가이기도 한 하티겐은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중국 공연에 장구를 들고나갈 것”이라고 한다. 이들을 가르치는 짠 이병원 교수(60·미 하와이대)는 “미국에서 한국음악 관련 학과가 개설된 곳은 하와이대가 거의 유일한 실정”이라면서 “이번 워크숍 참가자들 중 몇몇은 귀국 후 학과개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황수정기자 sjh@
  • 상습 수해지 파주·문산 르포

    오랜 가뭄 끝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려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23일쯤 장마전선이 상륙할것으로 예상돼 수해방지 대책이 시급하다.특히 그동안 유래없는 가뭄을 극복하느라 강바닥과 농지 주변에 파헤친구덩이와 관정 등을 복구할 겨를이 없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파주·문산 19일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눌노리.주민들은 석달만에 내린 단비를 반길 틈도 없이 눈 앞으로 다가온물난리 대비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해 온동네를 물바다로 만들었던 눌노천에서는 수문철거 및 하천바닥 준설공사가 한창이었다.장마가 닥치면 마을을 가로지르는 눌노천과 객식천의 수문이 막혀 범람할것이라는 주민들의 민원으로 지난 8일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파평면사무소측은 24일까지 공사를 끝내겠다고 공언하고있으나 강바닥을 파헤친 흙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공기를 맞추리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주민들의 의견이다. 주민 이상호씨(58)는 “강바닥을 파고 수문을 철거하는것도 좋지만 그동안 뭘하고 있다가 장마가 코 앞에 닥쳐서야공사를 시작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수해 때 눌노천 범람으로 한밤에 돌덩이를 날랐던덕천리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슈퍼마킷 주인 이모씨(34·여)는 “돌더미로 강둑을 보강하고 하천을 넓혔다고 하지만 비만 오면 잠이 오지 않는다”며 걱정했다.눌노천 주변에는 돌더미와 나무조각,수초등 지난해 수마가 할퀴고 간 잔해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98년과 99년 두해 연속으로 물난리를 겪었던 문산읍 문산천도 토사가 강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파주시 관계자는 “25일까지 준설작업을 끝낼 계획”이라고 했으나 포크레인 등 장비는 보이지 않았다. 한상원씨(68·문산2리)는 “한두번 당한 물난리가 아니라서…”라며 못믿어워 하는 표정이었다. 조리면 등원2리에는 공릉천 개수·보강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강둑을 높인 뒤 시멘트 블록으로 보강해 범람을막는다는 복안이지만 올 연말쯤에나 끝날 예정이다. 규모있는 하천은 관청 주도로 어느 정도 대책이 강구되고 있지만 마을을 끼고도는 작은 개울이나 농수로는 파헤쳐진 채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연천 경기도 연천군에는 가뭄 때 물길을 찾기 위해 하상을 굴착한 현장만 504곳에 이른다.되메우기 작업은 거의이뤄지지 않았다. 연천군 관계자는 “도에서는 오는 24일까지 가용 장비와인력을 총동원,되메우기 작업을 완료하라고 독려하고 있으나 절반도 마치기 어렵다”고 말했다.연천군 중면 합수리와 마거리 인근 하천 곳곳에는 가뭄 때 파낸 길이 70∼80m,폭 20여m,깊이 3m 이상인 웅덩이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웅덩이 옆에는 산더미같은 흙더미가 쌓여 있어 큰 비라도닥치면 하천 범람과 제방붕괴가 우려됐다. 신탄리·대광리의 차탄천 상류 지천에도 하상굴착지가 200여곳이나 되지만 되메우기 작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연천 파주 한만교 류길상기자 mghann@
  • 가뭄해갈 농촌현장 르포

    유례없는 가뭄으로 타틀어가던 논·밭에 흡족한 단비가 쏟아진 18일 경기도 연천과 파주,강원도 철원 들녘은 농부들의 마지막 모내기와 밭작물 파종으로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다. ◆연천=연천읍 신서면 대광2리 고대산 자락 아래 논 12만여평 중 모내기를 못한 3만여평에는 농민들과 공무원 30여명,육군 5사단 장병 100여명이 차탄천 상류 바닥에 이틀간 내린 비로 고인 물을 양수하는 작업에 나섰다. 3,000여평의 논에 물이 들어오자 트랙터로 작업을 시작한이강욱씨(40·대광2리)는 “주말까지 비가 안오면 올 농사를 포기하려 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장 윤상복씨(64)는 “한달여 전에 모내기가 끝나야 했다”면서 “고지대로 추위가 빨리 닥치는 곳이어서 냉해로 농사를 망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맞은 편 서형식씨(67)의 밭 1,800평에서는 인근 마을 부녀자 22명이 호미로 대파를 심었다.서씨는 “한달 이상 파종이 늦었다”며 “8월에 예정대로 출하될지 알 수 없다”고걱정했다. 연천읍 현가리 비탈밭 500여평을 가꿔온 민해식씨(44)는비가 내리자 “들깨를 심어보겠다”며 밭고랑을 살폈다.지난 16일 천수답 1,500평을 갈아엎고 감자를 심기 위해 고랑을 낸 김영택씨(48)는 “23일에야 비가 온다는 예보에 모심기를 포기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파주=파주 일대 농민들도 헛간에 치워뒀던 이앙기와 밭작물,농기구를 꺼내들고 빗줄기 속에 논과 밭으로 향했다. 적성면 마리1리,구읍2리 주민 2,000여명은 18일 아침 간이 상수도 저장고에 물이 차면서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자일제히 환호했다.적성면 장현리 이영우(李永雨·48)씨도 “식수난으로 군부대에서 지원나온 물차를 서로 쓰려다 마음이 상했던 주민들이 앙금을 씻게 됐다”며 좋아했다. 적성면 적암리 주민들은 8,000여평의 천수답에 서둘러 모심기를 끝낸 뒤 흑돼지를 잡아 잔치를 벌였다.윤충성(尹忠成·47)이장은 “그동안 마음 고생한 걸 생각하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라며 기뻐했다. 안타까운 농심도 적지 않았다.적성면 식현1리 10여가구의주민들은 “며칠 전에만 비가 왔어도 논을 놀리지는 않았을 텐데 이제는 물이 있어도 모가 없어 모내기를 할 수 없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밭작물은 나은 편이었다.밭에 콩을 심던 교하면 교하리의목영봉(睦榮奉·56)씨는 “그동안 공사 현장에 품을 팔러나갔었는데 오늘부터 농사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밭두렁에 녹두씨를 뿌리고 있던 이웃 주민 김만기(金萬基·56)씨는 “마늘은 가뭄에 다 타죽었지만 시들시들 죽어가던 고추 모종이 기운을 되찾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철원=가뭄 피해 지역인 철원군 근남면 마현1리 김종호(金鍾浩·46)이장은 “1만2,000평 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천수답이어서 애를 태워왔는데 금싸라기 같은 비가 내려 주중에 모내기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근남면사무소 강복수(姜福洙·42·행정8급)씨는 “마현1·2리와 풍암리 주민들이 군부대의 물차로 급수 지원을 받아오던 것도 끝났다”며 “이제는 하상굴착으로 물길을 찾던마현천의 물 웅덩이를 메우는 일에 나서야 할 판”이라고좋아했다. 연천 파주 철원 한만교 조한종 류길상기자 mgh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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