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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올 110주년 맞는 노벨상 ‘가상 수기’ 공모전

    [WHO&WHAT] 올 110주년 맞는 노벨상 ‘가상 수기’ 공모전

    “전 세계의 관심이 노르웨이와 스웨덴으로 모이는 ‘북유럽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1901년 제정돼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10월 3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됩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상을 발 아래 둔 바로 그 상입니다. 오죽하면 필즈상은 ‘수학계의 노벨상’이고, 프리츠커상은 ‘건축의 노벨상’이라고 불리겠습니까. 매년 10여명씩, 800명이 넘는 사람과 단체에 수여됐지만 아직도 단 한 개를 받지 못해 속을 태우는 나라가 대다수입니다. 왜 모두들 노벨상에 목을 매고 염원하는 걸까요. 18k 금을 순금으로 도금한 메달과 1인당 평균 5억원씩 돌아가는 상금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요. 노벨상의 영광 뒤에 숨겨진 사연을 보내 주세요. 상금이나 시상식은 없습니다. 대신 마음 속에 꾹꾹 담아 왔던 얘기들을 널리 알려드립니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2011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노벨상 수기 공모전’을 열기로 했다. 100년이 넘는 세월을 이어온 노벨상에 얽힌 수많은 사연들이 세계 곳곳에서 답지했다. 눈에 띄는 작품 중에서 1위부터 3위까지와 특별상을 선정했다. 수기 한편, 한편을 읽으면서 노벨상 수상자들에게는 살아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인류사에 이름을 남기는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이 위대한 상이 모두에게 즐거운 기억만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었다. [금메달] 이브 퀴리(1904~2007) “부모·남편·언니 모두 노벨상… 종군 기자로 엄친딸 극복했죠” ‘엄친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존경받는 집안에서 홀로 다른 재능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엄친딸 수백명이 주위에 있는 것만큼 이상한, 미운 오리새끼가 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제 아버지는 피에르 퀴리(1903년 노벨물리학상), 어머니는 마리 퀴리(1903년 물리학상, 1911년 화학상)입니다. 제 언니 이렌과 형부 프레데리크 졸리오 퀴리도 1935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저는 제게 없는 과학적 재능 대신 책을 쓰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길을 택했죠. 어머니의 전기를 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2차 세계 대전 때는 종군 특파원으로 리비아, 러시아, 미얀마, 중국 등을 돌아다녔습니다. 국제기구 활동을 하던 중 미국의 외교관 헨리 리처드슨 라부이스 주니어를 만나 결혼했죠. 남편도 1965년 유니세프 대표로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제 가족의 진정한 영예는 노벨상이 아닙니다. 방사선에 노출되면서도 인류를 위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어머니, 막대한 가치를 가진 기술의 특허를 일부러 출원하지 않은 아버지의 인류애가 제 핏속에 흐른다는 것에 무엇보다 행복함을 느낍니다. 6개의 노벨상을 수상한 퀴리 가문이 인류사에 공헌한 가치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연구에 바빠 노벨상 수상식에도 참여하지 않은 마리 퀴리의 모습에서 그들이 얼마나 부와 명예를 초월한 존재였는지 알 수 있다. 가문에서 유일하게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지만,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터를 누빈 평화주의자이면서 국제기구 활동에 앞장섰던 ‘영원한 프랑스의 연인’ 이브 퀴리에게 금메달을 수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사료된다. [은메달] 장 폴 사르트르(1905~1980) “수상 거부 진정한 이유?… 질투 아닌 자유”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상이라는 노벨상의 대전제는 틀렸다. 왜냐?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내가 그 증거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쓴 책에 ‘장 폴 사르트르’라고 쓰여있는 것과 ‘노벨문학상 수상자 장 폴 사르트르’라고 쓰여있는 것은 읽는 독자 입장에서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내 독자들을 ‘바람직하지 않은’ 압력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노벨상 선정자 발표에서 나를 나타내는 대명사로 쓰인 ‘자유’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란 ‘최소한 한 켤레 이상의 신을 가지고, 굶주리지 않는 자유’에 불과하다. 노벨상은 문학적인 영예에 거액의 상금을 줌으로써 수상자들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어주고 있다. 난 내 모든 친구들이 공유하고 있는 원칙을 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서 수상을 거부한 것이다. 호사가들이 퍼뜨리는 이상한 소문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겠다. 나는 결단코 내 필생의 라이벌인 알베르 카뮈(1957년 노벨 문학상 수상)가 나보다 먼저 상을 받았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 상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 둔다. ‘작가는 스스로 제도화되기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 당사자가 이를 실천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사르트르의 노벨상 수상 거부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110년의 노벨상 역사에서 자의로 수상을 거부한 사람은 샤르트로와 1973년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던 레 둑토 북베트남 총리뿐이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후일 금전적인 이유로 ‘상금만 받을 수도 있다.’며 입장을 바꿔 웃음거리가 됐다. 은메달에 머문 이유다. [동메달] 로절린드 프랭클린(1920~1958) “도둑맞은 DNA 연구성과… 지하에서 울었죠” 노벨상 최고의 업적을 꼽으라면 단연 1962년 생리·의학상일 겁니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일이죠. 이후 유전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만들어졌고, 인류는 영생을 꿈꾸게 됐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말 노력의 대가를 받은 걸까요? 2차대전 이후 영국은 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두 개의 대학이 같은 연구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X선을 이용해 DNA의 구조를 연구하는 일은 제가 있던 킹스칼리지의 몫이었고, 캐번디시연구소의 왓슨과 크릭은 제 연구에 접근할 수 없었죠. 하지만 1962년 노벨상의 공동수상자인 우리 대학의 모리스 윌킨스가 그들에게 제가 찍어낸 X선 사진들을 넘겨줬습니다. 1952년 5월, 전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X선으로 명확하게 찍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에 부족함을 느꼈던 저는 발표를 미뤘고, 사진은 몰래 두 사람한테 전해졌죠. 결국 왓슨이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성과는 그들의 것이 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일까요. 저는 세 사람이 노벨상을 받는 장면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1958년에 난소암으로 이미 연구성과 도둑 따위는 없는 세상으로 왔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살아있었다면 윌킨스 대신 제가 그 자리에 있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겁니다. 왓슨이 저에 대해 그랬다죠. “깐깐하고 욕심많은 여성”이라고요. 진짜 욕심이 많은 건 누구일까요. ‘과학의 전당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낮은 지위의 상징이 돼 버린 다크레이디’ 프랭클린을 이보다 잘 나타내는 수식어는 없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도 끝까지 연구를 놓지 않았던, 유전공학의 진정한 어머니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특별상] 더글라스 프레이셔(1951~ ) “해파리 연구 헌납하고 셔틀버스 기사로 헌신” 2008년 노벨 화학상 발표가 있던 날, 저는 16년 전을 떠올렸죠. 1992년 당시 미국 우즈홀의 해양생물학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던 저는 해파리에서 발견된 형광단백질(GFP)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빛을 발하는 GFP를 유전자에 넣으면 신경세포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암세포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해냈습니다. GFP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고, 해파리의 DNA에서 GFP 유전자를 분리해 내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연구비 지원이 중단됐고, 저는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으로 옮겨 연구를 계속했지만 금방 해고됐습니다. 그동안의 연구를 버리기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모든 결과물을 컬럼비아대 마틴 찰피 교수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로저 치엔 교수에게 넘겼습니다. 2008년 노벨 화학상이 찰피와 치엔, GFP를 처음 발견한 일본의 오사무 시모무라 박사에게 주어졌을 때 저는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있었습니다. 도요타 매장에서 시간당 10달러를 받고 셔틀버스를 모는 일이 제 직업입니다. 만약 우즈홀이나 나사에서 해고되지 않았다면, 그들의 자리에 제가 있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인생이겠죠. 일생일대의 연구를 인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나눈 프레이셔의 숭고한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특히 노벨상 발표 이후에도 본인의 공헌을 전혀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살아있는 인물이고, 진정한 평가는 사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번외로 특별상을 수여한다. ●참고문헌 퀴리가문(데니스 브라이언·전대호/지식의숲) 로절린드 프랭클린과 DNA(브렌다 매독스·나도선/양문)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노벨재단·이광렬/바다출판사) 위대한 여성과학자들(송성수/살림) 과학사의 빛나는 순간(마농 바우크하게·이수영/웅진주니어) ‘노벨상 위의 사르트르’(르 몽드 1964년 10월22일자)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WHO&WHAT] 아쉽게 놓친 노벨상’가상 수기’ 공모해보니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남자한테 참 좋은 건 정말 좋은 건 말이죠

    제법 중후해 보이는 건강보조식품 회사 대표가 한때 방송 광고에 등장해 사람들을 웃겼습니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이런 요지의 카피 때문이었습니다. 기존 광고 규제의 허점을 파고든 기발한 착상이 재미있어 그 화면을 보면서 키득거리곤 했는데, 문제는 ‘남자한테 참 좋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카피만으로는 그 제품이 남자의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가 분명치 않습니다만, 굳이 의역하자면 아마도 남성의 스태미나, 즉 성적 능력을 말하고 싶었던 듯합니다. 이전에도 상업적 목적으로 ‘남성’을 들먹인 사례는 많았습니다. ‘강한 남성성’은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유전적 신드롬이었습니다. 물개의 생식기가 그렇고, 뱀탕이나 보신탕도 이런 사회적 속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 식품이 어떻게 남성의 힘을 강화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아마도 단백질, 지방 등과 연관이 있을 듯합니다. 농경 민족인 우리는 항상 육류에 대한 향수를 갖고 살았습니다. 육류를 일상적으로 먹는 서구인들에 대해 갖는 ‘왜소 콤플렉스’나 ‘약체 콤플렉스’가 부른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 세대들은 모처럼 고기반찬이라도 장만할 때면 “고기가 최고다. 많이 먹어라.”라며 ‘육류대세론’을 세뇌시켰고, 그런 노력 덕분에 요즘도 고기라면 정신 못 차리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서구 문화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부른 허상일 뿐입니다. 그들의 육식 문화가 체형이나 완력을 키우는 데는 일정 부분 기여했으며, 덩달아 성적 능력도 얼마간 강화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 능력은 기본적인 5대 영양소에 미량원소가 더해져 발현되고 거기에 체력과 심리적 요인이 더해져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며,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서구형 섭생이 전적으로 유리하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한 가지 식품이 인간의 성적 능력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미련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그 건강보조식품 회사의 대표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 했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성적 능력을 키우려면 ‘또 다른 무엇’을 찾기보다 건강한 식사를 생각하고, 나태에서 벗어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보다 더 좋은 ‘참 좋은 것’은 없으니까요. jeshim@seoul.co.kr
  • [W&W]노벨상 가상 수기 공모전 수상작

    [W&W]노벨상 가상 수기 공모전 수상작

    공고 “전세계의 관심이 노르웨이와 스웨덴으로 모이는 ‘북유럽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1901년 제정돼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10월 3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됩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상을 발 아래 둔 바로 그 상입니다. 오죽하면 필즈상은 ‘수학계의 노벨상’이고, 프리츠커상은 ‘건축의 노벨상’이라고 불리겠습니까. 매년 10여명씩, 800명이 넘는 사람과 단체에 주지만 아직도 단 한 개를 받지 못해 속을 태우는 나라가 대다수입니다. 왜 모두들 노벨상에 목을 매고 염원하는 걸까요. 18k 금으로 도금된 메달과 1인당 평균 5억원씩 돌아가는 상금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요. 노벨상의 영광 뒤에 숨겨진 사연을 보내 주세요. 상금이나 시상식은 없습니다. 대신 마음 속에 꾹꾹 담아 왔던 얘기들을 널리 알려드립니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2011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노벨상 수기 공모전’을 열기로 했다. 100년이 넘는 세월을 이어온 노벨상에 얽힌 수많은 사연들이 세계 곳곳에서 답지했다. 그중 눈에 띄는 작품을 1위부터 5위까지 선정했다. 수기 한편, 한편을 읽으면서 노벨상 수상자들에게는 살아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인류사에 이름을 남기는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이 위대한 상이 모두에게 즐거운 기억만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었다. 특별상 더글라스 프레이셔(1951~) 2008년 노벨 화학상 발표가 있던 날, 저는 16년 전을 떠올렸죠. 1992년 당시 미국 우즈홀의 해양생물학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던 저는 해파리에서 발견된 형광단백질(GFP)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빛을 발하는 GFP를 유전자에 넣으면 신경세포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암세포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해냈습니다. GFP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고, 해파리의 DNA에서 GFP 유전자를 분리해 내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모든 과학자들의 꿈인 최고의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논문도 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연구비 지원이 중단됐고, 저는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으로 옮겨 연구를 계속했지만 금방 해고됐습니다. 그동안의 연구를 버리기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모든 결과물을 컬럼비아대 마틴 찰피 교수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로저 치엔 교수에게 넘겼습니다. 2008년 노벨 화학상이 찰피와 치엔, GFP를 처음 발견한 일본의 오사무 시모무라 박사에게 주어졌을 때 저는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있었습니다. 도요타 매장에서 시간당 10달러를 받고 셔틀버스를 모는 일이 제 직업입니다. 만약 우즈홀이나 나사에서 해고되지 않았다면, 그들의 자리에 제가 있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인생이겠죠. 심사평 일생일대의 연구를 인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나눈 프레이셔의 숭고한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특히 노벨상 발표 이후에도 본인의 공헌을 전혀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살아있는 인물이고, 진정한 평가는 사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번외로 특별상을 수여한다.   동메달 로절린드 프랭클린(1920~1958) 노벨상 최고의 업적을 꼽으라면 단연 1962년 생리·의학상일 겁니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일이죠. 이후 유전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만들어졌고, 인류는 영생을 꿈꾸게 됐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말 노력의 대가를 받은 걸까요? 2차대전 이후 영국은 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두 개의 대학이 같은 연구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X선을 이용해 DNA의 구조를 연구하는 일은 제가 있던 킹스칼리지의 몫이었고, 캐번디시연구소의 왓슨과 크릭은 제 연구에 접근할 수 없었죠. 하지만 우리 대학의 모리스 윌킨스, 1962년 노벨상의 공동수상자인 그 윌킨스가 두 사람과 친했죠. 윌킨스는 그들에게 제가 심혈을 기울여 찍어낸 X선 사진들을 넘겨줬습니다. 1952년 5월, 전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X선으로 명확하게 찍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에 부족함을 느꼈던 저는 발표를 미뤘고, 사진은 몰래 두 사람한테 전해졌죠. 결국 왓슨이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성과는 그들의 것이 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일까요. 저는 세 사람이 노벨상을 받는 장면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1958년에 난소암으로 이미 연구성과 도둑 따위는 없는 세상으로 왔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살아있었다면 윌킨스 대신 제가 그 자리에 있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겁니다. 왓슨이 저에 대해 그랬다죠. “깐깐하고 욕심많은 여성”이라고요. 진짜 욕심이 많은 건 누구일까요. 심사평 ‘과학의 전당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낮은 지위의 상징이 돼 버린 다크레이디’ 프랭클린을 이보다 잘 나타내는 수식어는 없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도 끝까지 연구를 놓지 않았던, 유전공학의 진정한 어머니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은메달 장 폴 사르트르(1905~1980)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상이라는 노벨상의 대전제는 틀렸다. 왜냐?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내가 그 증거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쓴 책에 ‘장 폴 사르트르’라고 쓰여있는 것과 ‘노벨문학상 수상자 장 폴 사르트르’라고 쓰여있는 것은 읽는 독자 입장에서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내 독자들을 ‘바람직하지 않은’ 압력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노벨상 선정자 발표에서 나를 나타내는 대명사로 쓰인 ‘자유’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란 ‘최소한 한 켤레 이상의 신을 가지고, 굶주리지 않는 자유’에 불과하다. 노벨상은 문학적인 영예에 거액의 상금을 줌으로써 수상자들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어주고 있다. 난 내 모든 친구들이 공유하고 있는 원칙을 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서 단호하게 수상을 거부한 것이다. 호사가들이 퍼뜨리는 이상한 소문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겠다. 나는 결단코 내 필생의 라이벌인 알베르 카뮈(1957년 노벨 문학상 수상)가 나보다 먼저 상을 받았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 상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 둔다. 심사평 ‘작가는 스스로 제도화되기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 당사자가 이를 실천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사르트르의 노벨상 수상 거부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110년의 노벨상 역사에서 자의로 수상을 거부한 사람은 샤르트로와 1973년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던 레 둑토 북베트남총리뿐이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후일 금전적인 이유로 ‘상금만 받을 수도 있다.’라며 입장을 바꿔 웃음거리가 됐다. 은메달에 머문 이유다.   금메달 이브 퀴리(1904~2007) ‘엄친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존경받는 집안에서 홀로 다른 재능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엄친딸 수백명이 주위에 있는 것만큼 이상한, 미운 오리새끼가 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제 아버지는 피에르 퀴리(1903년 노벨물리학상), 어머니는 마리 퀴리(1903년 물리학상, 1911년 화학상)입니다. 제 언니 이렌과 형부 프레데리크 졸리오 퀴리도 1935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저는 제게 없는 과학적 재능 대신 책을 쓰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길을 택했죠. 어머니의 전기를 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2차 세계 대전 때는 종군 특파원으로 리비아, 러시아, 미얀마, 중국 등을 돌아다녔습니다. 국제기구 활동을 하던 중 미국의 외교관 헨리 리처드슨 라부이스 주니어를 만나 결혼했죠. 남편도 1965년 유니세프 대표로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제 가족의 진정한 영예는 노벨상이 아닙니다. 방사선에 노출되면서도 인류를 위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어머니, 막대한 가치를 가진 기술의 특허를 일부러 출원하지 않은 아버지의 인류애가 제 핏속에 흐른다는 것에 무엇보다 행복함을 느낍니다. 심사평 6개의 노벨상을 수상한 퀴리 가문이 인류사에 공헌한 가치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연구에 바빠 노벨상 수상식에도 참여하지 않은 마리 퀴리의 모습에서 그들이 얼마나 부와 명예를 초월한 존재였는지 알 수 있다. 가문에서 유일하게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지만,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터를 누빈 평화주의자이자 국제기구 활동에 앞장섰던 ‘영원한 프랑스의 연인’ 이브에게 금메달을 수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사료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퀴리가문(데니스 브라이언·전대호/지식의숲) 로절린드 프랭클린과 DNA(브렌다 매독스·나도선/양문)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노벨재단·이광렬/바다출판사) 위대한 여성과학자들(송성수/살림) 과학사의 빛나는 순간(마농 바우크하게·이수영/웅진주니어) ‘노벨상 위의 사르트르’(르 몽드 1964년 10월22일자)
  • 개그콘서트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다이어트를 말하다

    개그콘서트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다이어트를 말하다

    102㎏→69.9㎏, 86㎏→64㎏.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인기코너 ‘헬스걸’에서 개그우먼 권미진(24)과 이희경(27)이 단 두 달 만에 이뤄낸 몸무게 변화다. 두 사람 모두 웬만한 초등학생 한 명의 몸무게만큼 뺐다. 지난여름, 시청자들은 ‘폭풍 감량’에 성공한 두 명의 헬스걸에게 열광했다. 네티즌들은 이들의 다이어트 방법과 식단을 수많은 블로그와 게시판에 퍼날랐다. 두 사람의 뒤에는 다이어트를 도운 트레이너 이승윤(31)과 이종훈(29)이 있다. 물론 이들도 개그맨이다. 네 사람을 만나 다이어트 비법과 그에 얽힌 뒷얘기를 들어보았다. ‘헬스걸’은 2007년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헬스보이’의 여성 버전이다. 당시 이승윤은 10주 만에 몸무게를 20㎏ 줄여 몸짱으로 거듭났다. 지난 4월 ‘개콘’팀 사이에서 헬스보이의 여성 버전을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자연스레 ‘뚱뚱한’ 개그우먼들에게 눈길이 돌아갔다. “희경이랑 미진이는 고도비만이었어요. 눈에 딱 띄는 캐릭터들이었죠. 의지도 강해 헬스걸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이종훈) “희경이는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더라고요. 근데 번번이 실패했고…. 미진이는 태어나서 한번도 다이어트를 안 해봤다고 하더군요. 태어나서 한번도 날씬했던 적도 없다고…(웃음).”(이승윤) 그렇게 권미진과 이희경은 ‘헬스걸’이 됐다. 몸무게가 102㎏였던 권미진의 얘기.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몸무게가 20살 때의 68㎏이에요. 서울에서 자취하면서 4년간 매일 신경을 안 쓰고 놔버렸더니 어느새 몸무게가 100㎏을 넘었더라고요. 하지만 부끄럽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 했어요. 솔직히 뚱뚱한지도 몰랐고요. 미니스커트도 당당하게 입고 다녔고, 몸무게도 자신있게 말하고 다녔죠. 살 빼고 나서야, ‘아, 내가 뚱뚱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용하다는 다이어트 한약은 거의 다 먹어 봤다.”는 이희경은 “돼지 껍데기 다이어트, 단식 다이어트로 10㎏가량 뺀 적 있는데 요요현상이 와서 되레 15㎏ 더 불어났어요. 덴마크 다이어트, 벨리댄스, 핫요가, 황제다이어트…. 아이고, 안 해본 게 없어요.”라며 손을 내저었다. 태어나 한번도 다이어트를 안 해본 권미진, 온갖 다이어트를 해봤지만 늘 실패했던 이희경. 그런 두 사람이 두 달 만에 각각 30㎏, 20㎏씩 감량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트레이너’ 이승윤의 설명은 간단했다. “다들 비법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정말 운동과 식이요법 외에는 비결이 없어요. 운동은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했습니다.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또 유산소 운동을 했지요. 운동은 이렇게 하루에 딱 3시간씩 했습니다.” 운동은 그렇다 치자. 먹성 좋은 이들의 식성을 잠재운 식이요법은 무엇일까. 이희경이 설명했다. “딱히 정해진 식단은 없어요. 인터넷에 보면 ‘소녀시대(걸그룹) 식단’ 등이 올라와 있던데 매일 똑같은 것만 먹으면 물려서 오래 버티기 힘들어요. 다양하게 먹되, 한 가지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단백질, 탄수화물, 섬유질을 섭취하는 거지요. 예컨대 아침에 닭가슴살을 먹었다면 점심에는 두유와 계란을 먹어요. 탄수화물 섭취 차원에서 삶은 고구마도 곁들이죠. 고구마가 없을 땐 현미밥을 먹기도 합니다. 가지나 호박을 익혀 먹는 등 채소도 많이 섭취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도 음식의 유혹을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단다. 그럴 땐 먹고 싶은 음식 냄새를 맡는다고 한다. “냄새를 한참 맡으면서 예전에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죠. ‘이런 맛이었지’라고 되새기면서 음식을 먹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요.” 권미진은 “다이어트 전에 워낙 많이 먹었던지라 보통 사람만큼만 먹어도 살이 빠지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녀에겐 음식보다 운동이 더 힘들었다고. “처음엔 러닝머신에서 30초도 못 뛰었어요. 울기도 많이 울었죠. 그랬던 제가 이제는 러닝머신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여요. 신기하죠.” 이런 일상의 변화가 즐겁다는 권미진은 다이어트 이후의 삶의 변화를 얘기하느라 정신없었다. “예전엔 옷을 사러 가면 디자인은 보지도 않고 제일 큰 옷을 샀는데 이젠 그러지 않아요. 살을 빼기 전엔 뱃살 때문에 혼자 발톱도 못 깎았지만 이젠 혼자서도 잘해요(웃음). 코도 안 골고, 눈도 좀 커졌고…. 아, 이젠 여자 목걸이도 할 수 있어요. 예전엔 (목걸이가) 너무 작아서 목에 걸지 못했거든요.” ‘헬스걸’을 시작할 때 리더 이승윤은 두 헬스걸의 감량 총합이 30㎏을 넘기지 못하면 전원 ‘개콘’을 떠나겠다고 폭탄선언했다. 다행히 ‘실직’ 위기는 가뿐히 넘겼다. 이승윤은 “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끝까지 두 헬스걸의 트레이너가 되겠다.”고 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각각 몸무게 55㎏. ‘고지’가 멀지 않아 보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거미줄 원리로 극세사 생산

    거미줄 원리로 극세사 생산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나 세포 등을 섞어 거미줄처럼 가는 굵기의 실을 뽑아내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인공장기 제작이나 신경 재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훈 고려대 생체의공학과 교수팀은 5일 “마이크로칩과 컴퓨터 제거 기술을 활용, 다양한 물질을 섞은 극세사(極細絲) 대량생산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재료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거미가 여러 종류의 단백질을 갖고 있다가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조합해 때에 따라 다양한 거미줄을 뽑아낸다는 점에 착안했다. 마치 영화 ‘스파이더맨’의 거미줄 같다. 거미는 집을 지을 때는 물을 튕겨내는 성질의 실을, 먹잇감을 잡을 때는 점도가 높은 실을 뽑아낸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해초의 점액성 물질에서 얻어낸 알지네이트 소재로 극세사를 뽑아내면서 하나의 이어진 실 사이사이에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단위로 다른 화학물질과 세포 등을 합성하거나 무늬를 새기는 데 성공했다. 특히 바이오 인공장기와 신경 재생 분야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간·섬유·신경세포 등을 실의 내·외부에 심거나 수분을 많이 함유한 실도 만들어 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량생산을 전제로 해 곧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며 “복잡한 인공장기를 만드는 기본적인 단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男 마라톤] 정진혁, 너만 남았다 달구벌의 기적 보여다오

    [男 마라톤] 정진혁, 너만 남았다 달구벌의 기적 보여다오

    이제 정말 마지막 희망일지 모른다.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결선 진출자, 멀리·세단뛰기 김현섭도 2일 전열에서 이탈했다. 6일째를 맞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한국 선수단엔 더 이상 남아 있는 기대주가 없다. 그나마 기댈 곳은 마라톤이다. 그동안 한국은 전통적으로 마라톤에서만큼은 의외의 성적을 거둬 왔다. 다시 마라톤은 기적을 이뤄 내야 한다. 현재 대표팀엔 지영준(30·코오롱)이 없다. 이명승(32·삼성전자)-황준석(28·서울시청)-황준혁(24·코오롱)-김민(22)-정진혁(21·건국대) 등 5명이 팀을 이루고 있다. 에이스는 정진혁이다. 대표팀에서 가장 어리지만 개인 최고기록은 2시간 9분 28초로 가장 앞선다. 모두의 시선이 21살 어린 건각에게 쏠려 있다. 마라톤 대표팀 정만화 코치는 “정진혁뿐만 아니라 팀원 모두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물러설 생각은 결코 없다.”고 했다. 현재 준비 상황은 순조롭다. 대표팀은 식이요법과 함께 마지막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단백질 식이요법을 했고 지난 1일부터는 단백질을 끊고 탄수화물 섭취를 시작했다. 탄수화물 식단은 경기 당일 아침까지 이어진다. 온몸에 에너지를 저장한 뒤 이날 모든 걸 쏟아낸다. 정 코치는 “다들 안정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마라톤 단체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마라톤 단체전은 정식 종목이 아닌 번외 종목이다. 그러나 대구 스타디움에 태극기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 코치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본, 모로코 등이 최대 경쟁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혁과 2시간 10분대를 뛰는 황준현은 일단 개인 ‘톱10’ 그리고 그 이상까지 노린다. 정진혁은 2일 “컨디션은 최고다. 홈그라운드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케냐, 에티오피아, 모로코 등 마라톤 강국의 정상급 선수들이 2시간 4~5분대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한국 선수들과는 분명한 기량 차가 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톱10’에 드는 것도 쉽진 않다. 그러나 변수가 있다. 대구의 날씨다. 정 코치는 “경기 당일 폭염이 예고돼 있다. 악조건 속에서라면 우리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열린다.”고 했다. 실제 외국 선수들은 대구 특유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적응을 잘 못하고 있다. 지금 대구는 덥기만 한 게 아니라 습도도 지나치게 높다. 그는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선수들도 이런 조건에선 다리가 녹아내린다.”고 덧붙였다. 승부처는 30㎞ 지점이다. 목표 기록은 2시간 15분대만 해도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진혁은 “마라톤은 의외성이 큰 종목이다. 누구든 잡힐 수 있고 잡을 수 있다.”고 했다. 4일 오전 9시, 한국 마라톤은 희망을 향해 뛴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암 유발 단백질’ 생성 세계 최초로 성공

    ‘암 유발 단백질’ 생성 세계 최초로 성공

    국내 연구진이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 ‘인산((燐酸)화 단백질’을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다.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을 찾거나 신약을 개발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선행기술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박희성 교수 연구팀은 25일 “디터 솔 예일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세균 내 단백질 합성 인자들을 재설계하는 방법으로 ‘맞춤형’ 인산화 단백질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분야 권위지 ‘사이언스’ 26일 자에 게재됐다. 세포 속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사슬에 인산 분자가 붙은 경우를 일컫는 단백질 인산화는 세포 내 신호전달과 세포의 생장·분열·사멸을 조절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인산화 과정에서 인산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세포가 무한정 분열해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인산화 단백질은 1960년대 발견됐지만 지금까지 인위적으로 인산화 단백질을 만드는 것은 고사하고 인산화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인산화가 관찰이 힘들 만큼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고, 형태 역시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팀은 인산화 단백질 생산에 연쇄 인산화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세균 세포를 이용했다. 세균 속에 있는 20가지 종류의 아미노산에 인산 분자를 가진 아미노산을 인위적으로 추가하는 방식으로 ‘인산화 단백질’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어 이 기술을 활용, 실제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MEK1’ 인산화 단백질도 만들어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교수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단백질 설계 기술’을 사용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로 단백질 인산화 조절과 인산화 단백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면서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의 원인 규명과 차세대 암치료제 개발연구가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스트레스 지속시 암 등 치명적 질병 위험 높아져…

    스트레스 지속시 암 등 치명적 질병 위험 높아져…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암 같은 치명적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듀크대학 로버트 레프코위츠 교수 연구팀은 과학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를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아드레날린에 장기간 고농도로 노출되면 유전자(DNA) 변형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몇 주간 고농도의 아드레날린을 투여해 만성 스트레스와 같은 조건을 만들었다. 그 결과 각종 자극으로부터 유전자 변형을 예방하는 핵심 단백질인 p53의 수치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p53 단백질은 유전자에 손상이 발생했을 때 암세포로 변하지 않도록 막거나, 회복할 수 없을 때에는 세포 스스로 자멸하게 하는 역할을 해 ‘게놈 수호자’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또한 이 같은 유전자 손상은 암 발병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의 색소 형성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스트레스가 새치 같은 외모변화로부터 종양 등 치명적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체의 변화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만성 스트레스 조건에서 ‘베타 아레스틴 1’이라는 단백질이 작용해 DNA 손상이 촉진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이 같은 물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신약을 개발하면 암이나 백발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뼈 만드는 세포’ 분화 촉진 물질 발견

    ‘뼈 만드는 세포’ 분화 촉진 물질 발견

    국민대 오상택 발효융합학과 교수팀이 중년 여성들을 괴롭히는 골다공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오 교수는 21일 “중배엽 줄기세포의 조골세포(골생성세포)를 활발하게 분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화합물을 처음으로 찾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이 발생하는 생명과학학술지인 ‘셀 리서치’ 최신호에 실렸다. 중배엽 줄기세포는 골수에 있는 성체 줄기세포로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지방세포, 연골세포, 근육세포로 분화한다. 특히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로 분화하는 것은 골다공증 치료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오 교수팀은 세포 기반 초고속 스크리닝(검색) 기법을 사용해 27만여개에 달하는 저분자 화합물을 탐색, 윈트/베타카테닌 신호 전달체계를 활성화하는 ‘SKL2001’을 처음 발견했다. SKL2001은 기존의 GSK-3 저해제와는 달리 베타카테닌의 단백질 분해만을 억제해 골생성세포 성장을 촉진하고 지방세포 분화를 막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SKL2001 화합물은 골다공증 등의 질병에 대해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표적 치료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운동 후 갈증 느낄 때, 물 대신 ‘이것’ 마셔라

    대부분의 아이들이 운동을 한 뒤 갈증을 느낄 때 물을 찾지만, 이때 물 보다 우유를 마시는 것이 갈증해소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8~10세 아동을 대상으로 같은 공간 안에서 운동하게 한 뒤 스포츠 음료수, 물, 우유 등을 마시게 했다. 이후 아이들의 몸 속 수분함량 등을 체크한 결과 우유가 수분을 보충하고 갈증을 빨리 해소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유에 든 질 좋은 단백질과 칼슘, 탄수화물 그리고 전해액이 갈증해소에 도움을 주며, 특히 우유가 땀으로 빠져나간 나트륨을 대체하면서 몸이 수분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티먼스 박사는 “아이들이 심한 운동을 한 뒤 갈증을 느낄 때 제때 수분을 보충해 주지 않으면 심장박동수가 심하게 증가하면서 심장마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유는 땀으로 빠져나간 영양분을 빠르게 대체해 갈증을 해소하는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대 랑곤 메디컬센터(NYU Langone Medical Center)의 스포츠학 전문가인 데니스 카르돈도 “우유가 갈증을 해소하는데 매우 좋은 식품이지만, 이 같은 작용에 대해 저평가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언론들은 이 연구가 캐나다 낙농협회의 요청과 기금으로 이뤄졌다면서, 더욱 정확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총알막는 돌연변이 실제로… ‘방탄 피부’ 개발

    총알막는 돌연변이 실제로… ‘방탄 피부’ 개발

    영화에 등장하는 괴물의 얼굴을 닮았지만, 사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개발된 적이 없었던 신기술 ‘인공피부’가 등장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네덜란드 과학수사게놈컨소시엄 연구팀은 최근 거미줄과 염소젖을 이용해 총알도 뚫을 수 없는 인공피부를 만들어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거미줄과 같은 성분의 단백질을 염소에게 주입한 뒤, 이 염소의 젖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강철보다 10배 더 강한 천으로 인공피부를 제작했다. 이 발명품의 이름은 ‘2.6g 329m/s‘인데, 이는 22구경 소총 탄환의 무게와 비행속도에서 따온 것이다. 연구팀은 이 천이 인간의 피부와 융화될 수 있으며, 이렇게 탄생한 피부는 총알도 뚫고 지나갈 수 없는 강도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자릴라 에사이디 박사는 “거미줄은 예로부터 병사들이 화살을 막는데 사용했을 만큼 엄청난 파워를 가졌다.”면서 “방탄조끼 대신 인간의 게놈에 거미줄을 생산하는 거미의 게놈을 융합할 경우 영화 속 슈퍼맨처럼 방탄인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를 실험한 동영상을 함께 공개함으로서 신기술의 개발이 성공했음을 입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피 탄 선크림 발라도 피부암 위험 줄어든다”

    “커피 탄 선크림 발라도 피부암 위험 줄어든다”

    커피 등에 포함된 카페인이 함유된 선스크린 크림을 바르면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위험뿐만 아니라 피부암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16일 미국 연구진을 인용,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나 차, 혹은 초콜렛 등으로 만든 선크림의 효능을 전했다. 피부에 바르기만 해도 종양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는, 손상된 세포를 죽여 악성인 흑색종을 제외한 피부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카페인이 ATR이라는 단백질을 억제해 자외선으로 손상된 세포를 없애는 기능을 한다는 게 핵심내용으로,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실린 연구결과다. 미 뉴저지 주 러트거스대학 암연구소의 연구진은 카페인을 먹지 않고 피부에 발랐을 때도 ATR이라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가정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ATR를 억제하도록 유전적으로 변형된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쥐가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도 암을 막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전적으로 변형된 쥐를 자외선에 19주 동안 노출했을 때 암에 걸릴 확률이 대조군보다 69% 낮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ATR를 억제하도록 변형된 쥐가 결국 암에 걸렸다 하더라고 그렇지 않은 쥐보다 발병이 현저히 지체됐다. 이는 카페인이 든 커피를 하루에 한 잔씩 마시면 피부암에 걸릴 위험성이 약 5% 줄어든다는 기존의 연구와도 궤를 같이 하는 성과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카페인이 든 커피 등도 잘 쓰면 약이 될 수 있지만 남용하면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런던대학의 닷 베네트 교수는 이와 관련, “(커피로 만든)선스크린의 효과가 아직 불명확한 점이 많다.”면서 “더군다나 최악의 피부암인 흑색종에 대해선 아무런 효능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하면서 과신을 경계했다. 사진=데일리 메일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재능보다 목표” “감각보다 노력”…비슷한 두 남자

    “재능보다 목표” “감각보다 노력”…비슷한 두 남자

    열살 터울의 두 남자는 여느 클래식 연주자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한 명은 스물다섯에 뒤늦게 유학길에 올라 8년 만에 오스트리아 유명 음악원의 교수가 됐다. 퍼커션 연주자 정건영(36)씨다. 다른 한 명은 중 3때 독일로 유학을 떠나 연주자와 과학자의 길을 동시에 걷고 있다. 첼리스트 고봉인(26)씨다. 두 사람은 지난 13일 끝난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대관령국제음악제 참가를 위해 각각 모국을 찾았다. ‘늦깎이’와 ‘천재’에게 음악과 인생을 물어보았다. <정건영> 충남 예산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소년은 중학교 때까지는 음악과 담을 쌓고 살았다. 고교 입학식날, 밴드부 선배가 불던 ‘은색 악기’에 반했다. 나중에 트롬본이란 걸 알았다. 다음 날 음악실을 기웃대던 소년에게 선배는 트롬본을 불어보라고 했다. 웬걸, 팔이 짧아서 트롬본 슬라이드를 끝까지 뻗지 못했다. 선배는 트럼펫을 불어보라더니 입술이 너무 두꺼워 안 된다고 했다. 풀이 죽어 음악실을 나가려던 찰나, 마림바를 툭탁거리던 선배가 두드려 보라고 했다. 정 교수는 “화도 났던 터라 미친 듯이 두들겼는데 선배가 재능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동기들도 ‘천재’라고 하며 모두 꾀었더라.”고 회상하며 웃었다. 늦깎이인 데다 시골에서 음대에 진학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지방대를 다녔는데 수업은 딱 7번 나갔다. 대신 유명 타악기 연주자의 공연 비디오와 교본을 구해놓고 혼자 미친 듯이 연습했다. 2000년 오스트리아 린츠로 떠났다. 독일어는 입도 뻥긋 못 했고 나이까지 많은 그는 환영받지 못했다. 두 번이나 시험에 떨어졌고 돈도 떨어졌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빈 국립음대에 응시했다. 18명의 지원자 중 유일하게 합격했다. “‘드럼라인’(미국 대학 밴드부의 드럼 배틀을 다룬 영화)에 나오는 ‘루디멘털’ 장르를 실기시험 자유곡으로 연주했다. 클래식 타악기 테크닉만 구사하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보였던 모양이다.” 접시닦이, 관광가이드 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빈 음대에서 8년을 갈고닦았다. “표현할 수 있어야 예술”이라는 지도교수 발터 파이글의 권유로 지휘과정도 이수했다. 2008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빈의 프라이너 콘서바토리움 교수가 됐다. 올 초까지 빈 국립음대 초청교수로도 일했다. 둘 모두 동양인 최초다. 그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음악을 통한 소통. 유튜브에 레슨 동영상을 올리고 국내 공연에서 애프터스쿨의 곡과 안무까지 소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객들이 1시간을 1분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즐거움에 감동과 의미를 더해야 한다.” 재능이 노력보다 중요하다는 게 클래식계의 주된 의견이다. 정 교수는 “타고나야 하지만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면서 “어릴 때부터 음악을 배운 것도, 한국에서 유명한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지만, 최고의 타악기 연주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고봉인> 누이가 바이올린을 먼저 배웠다. 엄마가 누이만 챙기는 걸 보고 질투심이 났다. 소년도 여덟 살 때부터 첼로를 시작했다. 요즘 음악영재들에 비하면 늦은 출발. 불과 1년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오디션을 볼 만큼 빨리 늘었다. 그곳에서 은사인 정명화 교수를 처음 만났다. “그때만 해도 심각하게 음악을 하려던 게 아니어서 기교적으로는 정말 별로였다. 그런데 부담 없이 즐기는 모습을 보고 정명화 선생님이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고향 전주의 초·중학교를 다니면서 주말에는 한예종 예비학교에서 정 교수에게 사사했다. 신흥중 3학년 때 정 교수의 권유로 독일 유학을 떠났다. 여느 유학생처럼 음대에 조기 진학하는 대신 일반 고교에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했다. 그런데도 발전 속도는 괄목상대였다. 1997년 차이콥스키 국제청소년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00년 독일 크론베르크 마스터클래스에서 가장 유망한 첼리스트에게 주는 ‘란드드라프 폿 헤센’상을 받았다. 원래는 아버지(고규영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처럼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미국 하버드대와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복수학위 프로그램으로 생물학과 첼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프린스턴대 분자생물학 박사과정(2년 차)에 적을 둔 고봉인씨는 세포와 단백질의 상호 영향 메커니즘을 밝혀 유방암 치료 열쇠를 찾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실험이 워낙 많아 연주활동을 병행하는 게 쉽진 않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과학자를 꿈꿨고 음악가의 길을 줄곧 걸어왔기 때문에 하나가 없으면 삶의 균형이 깨져 불행해질 것 같다.”는 고봉인씨는 “특별한 연주를 통해 수백 수천 청중의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 것처럼, 유방암 치료 방법을 찾는다면 수천 수만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둘 다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질문을 던졌다. 선천적 재능과 후천적 노력 중 어떤 게 중요한지. “실내악 앙상블처럼 다른 이의 연주에 반응하면서 같이 협연하는 것은 누가 가르치거나 노력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선천적인 재능, 본능적인 감각이 필요하다. 물론 노력은 당연한 얘기다.” 우문이었나 보다. 모두 그를 천재라고 말하는데 자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난 노력파다. (첼로) 시작도 늦었고,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생물학은 숱한 실험을 해야 한다. 80~90%는 실패하다 보니 천재성보다는 노력과 인내심, 성실함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나와 맞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D-17] 해발 3000m가 키운 장거리계 ‘총알 남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D-17] 해발 3000m가 키운 장거리계 ‘총알 남매’

    육상 트랙 종목 가운데 가장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1만m는 400m 트랙을 꼬박 25바퀴 도는 경기다. 남자의 경우 27분대, 여자는 30분대에서 우승자가 가려진다. 어쨌든 25분이 넘어가야 승부가 가려지는 지루한 승부다. 그러나 관점을 바꿔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트랙 위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혈투를 벌이는 선수들의 평균 속도를 측정하면 입이 벌어진다. ●베켈레, 세계기록 달성 때 시속 23㎞ ‘장거리의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29·에티오피아)가 2005년 세계기록(26분 17초 53)을 작성할 당시 평균 속도를 계산해보면 무려 시속 23㎞에 달한다. 100m를 약 15초 78에 주파하는 속도로 10㎞를 뛰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 일이다. 그래서 1만m는 같은 장거리 종목인 경보(50㎞, 20㎞) 및 마라톤(42.195㎞)과는 다른 차원의 스피드와 지구력의 절묘한 균형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또 트랙 종목의 초반 스타트 뒤 자리싸움의 묘미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종목의 현재 남녀 세계 최정상은 모두 에티오피아 출신이다. 게다가 동향이다. 베켈레와 티루네시 디바바(26·여)가 그 주인공들이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장거리 왕국’의 부활에 도전하는 이들이 태어나 자란 곳은 에티오피아 중부 아르시 지역의 해발 3000m 고지의 베코지. ●고지대 태생 덕 심폐지구력 타고나 베코지는 그야말로 장거리를 위한 천혜의 환경을 갖춘 곳이다. 고지대의 희박한 산소는 이들의 심폐지구력을 키웠다. 장거리 선수들이 대회를 앞두고 심폐지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전지훈련지 같은 곳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또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시골이다 보니, 먼 거리도 두 다리로 뛰어다녔던 이들의 일상 그 자체가 훈련이나 다름없었다. 특효약도 있었다. 초목지인 베코지에서는 ‘테프’라는 곡물이 생산되는데, 에티오피아에서만 나오는 특산물 중 하나인 이 곡물은 칼슘과 단백질, 철분 등을 풍부하게 함유해 지구력이 중요한 장거리 선수에게 만점 영양분을 제공한다. 또 이들에게는 훌륭한 롤모델도 있었다. 베켈레는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8·에티오피아)를 보면서 장거리 선수의 꿈을 키웠고, 디바바는 1992년과 2000년 올림픽 여자 1만m를 재패한 사촌 언니 데라투 툴루(39)를 보며 성장했다. 그리고 둘은 나란히 쟁쟁한 선배들을 넘어섰다. ●고향 특산물인 ‘테프’ 효과 톡톡 베켈레는 2004년 5000m와 1만m에서 6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던 우상이자 스승인 게브르셀라시에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고,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5개의 금메달, 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거둬들였다. 디바바도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5000m에서 정상에 오른 뒤 2007년까지 각각 5000m에서 2개, 1만m에서 2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5000m와 1만m를 동시에 석권했다. 또 두 철각에게는 시련도 있었다. 디바바는 뜻하지 않은 발목 부상과 감기로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기권했고, 마라톤으로 전향하려했던 베켈레는 대회 뒤 장딴지 근육 파열로 이후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렇게 너무도 닮은 에티오피아의 두 철각이 대구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이들이 대구에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육상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고도비만

    [Weekly Health Issue] 고도비만

    ‘살과의 전쟁’이 치열한 세상을 살고 있다. 체질량지수가 30을 넘나드는 비만 환자들에게 살은 몸의 일부이면서 퇴치해야 할 적이다. 그래서 필사적인 다이어트에 나서지만 여전히 살은 요지부동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의 비만 환자들은 스스로 무너진다. 자포자기해 살을 방치하게 되고, 이 때문에 한 사람의 삶이 주저앉고 만다. 이런 비만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비만치료법이 바로 위밴드술이다. 음식이 들어가는 위의 길목을 밴드로 묶어 위를 절제하지 않고도 먹는 음식량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전문의들이 ‘고도비만 치료의 혁명’이라고 말하는 위밴드술에 대해 비만 전문병원 365mc의 36.5위밴드수술센터 조민영 원장으로부터 듣는다. ●먼저, 위밴드술이란 무엇인가 식도에서 위로 이어지는 부위에 위밴드(랩밴드)를 삽입, 길목을 좁혀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이다. 그러면 수술 후에는 적게 먹어도 포만감이 들어 지속적인 체중 감량이 가능하게 된다. 위밴드술 시술 후 인체가 적정 식사량에 적응해 체중 증가를 막는 원리를 이용한다. ●위밴드술은 어떤 비만치료 시술인가 전신마취 후 복강경을 이용해 시술한다. 복부 3∼4곳을 0.5∼1㎝ 정도 절개, 밴드를 삽입해 위의 윗부분을 감싸 묶는 방식이다. 밴드 끝에 연결된 동그란 포트는 뱃속 피하지방 아래나 복근 밑에 넣어 수술 후 밴드의 조이는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밴드를 풀면 음식 통로가 넓어지고, 조이면 좁아지는데, 이를 통해 환자가 식사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위밴드술은 어떤 사람에게 적용되는가 고도비만 환자는 물론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각종 비만 합병증에 시달리거나 반복되는 다이어트로 인해 요요현상이 심각한 경우, 운동 및 약물로도 고도비만 치료에 실패한 경우, 식욕 억제가 되지 않는 경우에 치료 목적으로 시술한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18∼65세에 주로 적용되며, 청소년에 대한 랩밴드 수술기준이 미국FDA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면서 비만 합병증을 가졌거나 35 이상이면 위밴드술의 확대 적용을 허가하고 있다. ●확인된 위밴드술의 비만 치료효과는 1979년 처음 개발된 이후 2009년까지 세계적으로 50만건 이상이 시술됐다. 효과와 안전성이 확실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물론 개인 차는 있지만, 대개는 수술 후 1년 안에 초과 체중의 50% 이상을 줄일 수 있으며, 예후가 좋으면 초과 체중의 75% 이상도 감량할 수 있다. 즉 체중 100㎏(정상체중 60㎏)인 사람은 1년 내에 20∼30㎏의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위밴드술은 전신의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을 동시에 감소시켜 고도비만 여성이 수술 후 정상 체중을 회복하면 임신이 가능하다는 보고도 있다. ●위밴드술은 위절제술과 어떻게 다른가 위밴드술의 가장 큰 장점은 위나 장을 절제하지 않아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수술 합병증이 적다는 것이다. 또 밴드를 환자의 상태에 맞춰 풀거나 조일 수 있으며, 이후 환자의 체중이 적정선으로 줄고, 식이습관이 안정되면 적응과정을 거쳐 밴드를 제거해 위를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도 있다. 이런 위밴드술은 위의 85% 이상을 절제한 뒤 남은 위를 소장과 잇는 위우회술이나 대부분의 위를 잘라내는 위소매절제술 등에 비해 치료가 간편하며, 수술 뒤 환자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순응도에 따라 개인별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위밴드술의 한계나 부작용은 있는가 위밴드술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피부가 탄력을 잃고 처지거나, 근육 손실, 줄어든 식사량으로 인해 영양실조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후유증을 겪지 않으려면 수술 후 적절한 운동과 영양관리에 힘써야 한다. 또 발생 빈도는 1∼3%로 매우 낮지만 밴드가 미끄러지거나 위점막·위벽 손상, 식도확장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수술 후 치료지침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위밴드술로 비만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가 중요한 점은 환자 스스로 자신이 질환자이며, 노력하면 치유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비만의 수술적 치료는 끝이 아니라 비만을 해결하는 과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환자가 노력하지 않으면 어떤 치료를 받아도 자신이 원하는 체형을 얻기 어려우며, 이를 위해 위밴드술 후에 적용하는 치료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정신적 질환에서 비롯된 섭식장애에는 위밴드수술을 적용하지 않는다. ●위밴드는 얼마나 사용하며 시술 비용은 위밴드와 튜브는 실리콘 재질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계속 사용하며, 목표를 이루면 제거도 가능하다. 시술비용은 대략 650만∼750만원 정도다. ●위밴드술 시술 후 식이·생활요법은 위밴드술은 음식 섭취량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므로 시술 후에도 당연히 다이어트 원칙을 지켜야 한다. 우선 기본적으로는 음식 양, 특히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잘 통제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길수록 요요현상의 강도가 낮아져 다이어트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위밴드술 이후 6개월간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기도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수술 후에 탄수화물 특히 라면·피자·케이크류, 아이스크림·튀김류 등 고열량 음식과 술을 즐긴다면 체중 감량이 더딜 수밖에 없다. 물론 무조건 음식섭취를 제한하면 피부가 나빠지거나 탈모가 올 수 있으므로 단백질 섭취는 권장한다. 단백질은 체내에서 에너지원이 될 뿐 아니라 다이어트 중에는 체지방을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에너지로 삼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육류에서 단백질을 얻을 경우 불가피하게 지방 등 다른 성분을 섭취하게 되므로 수술 후 일정 기간 단백질 파우더를 이용하게 한다. 이런 양질의 단백질을 체계적으로 섭취하면 체중감량 속도도 빨라지고, 피부 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한여름 수험생 건강하게 나기

    한여름 수험생 건강하게 나기

    수능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이 기간 동안 지친 심신을 추슬러 애써 갈고 닦은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급한 마음에 자칫 생활리듬을 잃어버리거나 지나치게 긴장하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수험생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바쁠수록 규칙적으로 인체는 규칙적인 생활로 항상성을 유지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수능 시험일이 다가오면 조바심에 생활패턴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족한 과목을 따라잡기 위한 과도한 집중수업이나 과외, 무리한 학업스케줄 등은 생활리듬을 깨뜨려 피로감은 늘고, 학습 효율성은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선생님 등과 상의해 과목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평상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 학습량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는 방법이다. ●일정한 수면이 중요 수면은 양도 필요하지만, 취침과 기상시간의 규칙성이 중요하다. 공부가 밀렸더라도 항상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주말이라도 늦잠이나 30분 이상의 낮잠은 피하는 게 좋다. 잠자리는 쾌적하고 조용해야 한다. 소음 등 방해요인이 없도록 수험생이 잘 때는 TV를 끄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숙면을 위해서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으며, 자기 직전에는 과식을 피해야 한다. 허기감이 느껴지면 따뜻한 우유를 한잔 정도 마시는 게 좋다. 새벽까지 공부하고 늦잠을 자는 수험생이라면 지금부터 서서히 수능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보통 잠에서 깨어 최소한 2시간이 지나야 뇌가 왕성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언어영역시험이 시작되는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단, 수면 패턴을 갑자기 바꾸면 생체리듬이 깨어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기간을 두고 30분 정도씩 천천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식사 및 영양관리 수험생 건강을 위해 영양보충제나 영양식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단이다. 라면·햄버거 같은 인스턴트식품이나 커피 등 자극적인 음식보다 채소·생선·과일 등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땀이 많은 여름철에는 녹황색 야채나 과일을 통해 수분과 비타민을 보충해 줘야 한다. 생리를 겪는 여학생은 철분이나 아연 등 무기질이 부족하기 쉽고,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 역시 특정 비타민과 무기질이 부족하기 쉬운데, 이런 경우 종합비타민이 도움이 된다. 식사를 즐겁게 하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짧고 규칙적인 운동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든 수험생은 등하교나 학원 이동시간을 이용해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도 지혜다. 더러 자가용으로 등하교를 시켜 주기도 하지만 이런 배려가 오히려 학생의 체력을 저하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보다는 버스 한 정거장 정도를 걷도록 하면 20∼30분 정도 걷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걸으면서 계획을 점검하거나 친구와 대화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일거양득이다. 한 주에 1∼2회 더운 시간을 피해 친구들과 1시간 정도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것도 좋다. 체력도 키우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 공부 중에 피로감이나 졸음이 밀려오면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일어서서 스트레칭을 하면 생각보다 쉽게 피로감이 사라진다. ●스트레스 해소 가족과 함께 잠깐씩 수다를 떨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또 공부 중간에 5분 정도 멍하니 앉아 쉬거나, 산책을 하면 긴장이 풀려 한층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시험이 다가와 긴장·불안할 때는 심호흡이나 명상·근육이완법 등도 도움이 된다. 심호흡은 조용하고 쾌적한 곳에서 편안한 자세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뱉는 동작을 5분 정도 반복하면 된다. 복식호흡이 아니더라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면 긴장을 푸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심호흡과 명상을 같이 할 수도 있는데, 이때 오솔길 등 평화로운 광경을 상상하거나, 조용한 음악을 곁들이면 더 효과적이다. 가족들이 대화나 문자메시지·이메일 등을 통해 격려해 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지나치게 우울하거나 불안해서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면 정신과 전문의를 찾도록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효원 교수
  • [바캉스 특집] 동서식품

    [바캉스 특집] 동서식품

    동서식품은 옷차림이 얇아지는 계절을 겨냥해 내놓은 체중조절용 시리얼 ‘포스트 라이트업’을 새롭게 선보였다. 포스트 라이트업은 동서식품이 2년간 야심 차게 준비한 뒤 지난 4월 출시했다. Light(가벼운)+Up(위로, 업그레이드)의 합성어로 날씬하고 가벼운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스트 라이트업과 함께라면 고통스러운 다이어트가 아니라 즐겁게 체중 조절을 하며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뜻도 내포돼 있다. 체중조절용 식품은 1회 섭취 때 열량이 200~400㎉가 돼야 하며, 비타민 A·B1 등은 일일 섭취 권장량의 25% 이상, 단백질·칼슘 등은 일일 섭취 권장량의 10% 이상이 돼야 한다. 포스트 라이트업은 이 점을 고려해 만들었기 때문에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면서 다이어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밀가루가 아닌 ‘통 쌀’을 주원료로 사용했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주는 식이섬유도 함유돼 있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을 첨가한 것도 강점이다. ‘몸매 종결자’로 통하는 김사랑과 명품 조연 김정태가 출연한 2차 광고도 7월부터 방송되고 있다. ‘생활 속의 즐거운 다이어트’가 슬로건이었던 1차 광고에 이어 이번에 선보인 광고는 여성들의 일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게 특징이다. 직장 상사인 김정태에게 무시당한 김사랑이 포스트 라이트업을 통해 완벽한 보디라인을 만들어 동료들의 인기를 받게 된다는 게 주 내용이다.
  • ‘살과의 전쟁’ 그리고 위밴드술

    ‘살과의 전쟁’ 그리고 위밴드술

     ‘살과의 전쟁’이 치열한 세상을 살고 있다. 체질량지수가 30을 넘나드는 비만 환자들에게 살은 몸의 일부이면서 퇴치해야 할 적이다. 그래서 필사적인 다이어트에 나서지만 여전히 살은 요지부동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의 비만 환자들은 스스로 무너진다. 자포자기해 살을 방치하게 되고, 이 때문에 한 사람의 삶이 주저앉고 만다. 이런 비만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비만치료법이 바도 위밴드술이다. 음식이 들어가는 위의 길목을 밴드로 묶어 위를 절제하지 않고도 먹는 음식량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전문의들이 ‘고도비만 치료의 혁명’이라고 말하는 위밴드술에 대해 비만 전문병원 365mc의 36.5위밴드수술센터 조민영 원장으로부터 듣는다.  ●먼저, 위밴드술이란 무엇인가.  식도에서 위로 이어지는 부위에 위밴드(랩밴드)를 삽입, 길목을 좁혀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이다. 그러면 수술 후에는 적게 먹어도 포만감이 들어 지속적인 체중 감량이 가능하게 된다. 위밴드술 시술 후 인체가 적정 식사량에 적응해 체중 증가를 막는 원리를 이용한다.  ●위밴드술은 어떻게 시술하는 비만치료법인가.  전신마취 후 복강경을 이용해 시술한다. 복부 3∼4곳을 0.5∼1㎝ 정도 절개, 밴드를 삽입해 위의 윗부분을 감싸묶는 방식이다. 밴드 끝에 연결된 동그란 포트는 뱃속 피하지방 아래나 복근 밑에 넣어 수술 후 밴드의 조이는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밴드를 풀면 음식 통로가 넓어지고, 조이면 좁아지는데, 이를 통해 환자가 식사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위밴드술은 어떤 사람에게 적용되는 치료법인가.  고도비만 환자는 물론,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각종 비만 합병증에 시달리거나 반복되는 다이어트로 인해 요요현상이 심각한 경우, 운동 및 약물로도 고도비만 치료에 실패한 경우, 식욕 억제가 되지 않는 경우에 치료 목적으로 시술한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18∼65세에 주로 적용되며, 청소년에 대한 랩밴드 수술기준이 미국FDA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면서 비만 합병증을 가졌거나 35 이상이면 위밴드술의 확대 적용을 허가하고 있다.  ●임상에서 확인된 위밴드술의 비만 치료효과를 설명해 달라.  1979년 처음 개발된 이후 2009년까지 세계적으로 50만건 이상 시술됐다. 효과와 안전성이 확실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대개는 수술 후 1년 안에 초과 체중의 50% 이상을 줄일 수 있으며, 예후가 좋으면 초과 체중의 75% 이상도 감량할 수 있다. 즉, 체중 100㎏(정상체중 60㎏)인 사람은 1년 내에 20∼30㎏ 이상의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위밴드술은 전신의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을 동시에 감소시켜 고도비만 여성이 수술 후 정상 체중을 회복하면 임신이 가능하다는 보고도 있다.  ●위밴드술이 다른 비만대사 수술인 위절제술과 어떻게 다른가.  위밴드술의 가장 큰 장점은 위나 장을 절제하지 않아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수술 합병증이 적다는 것이다. 또 밴드를 환자의 상태에 맞춰 풀거나 조일 수 있으며, 이후 환자의 체중이 적정선으로 줄고, 식이습관이 안정되면 적응과정을 거쳐 밴드를 제거해 위를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도 있다. 이런 위밴드술은 위의 85% 이상을 절제한 뒤 남은 위를 소장과 잇는 위우회술이나 대부분의 위를 잘라내는 위소매절제술 등에 비해 치료가 간편하며, 수술 뒤 환자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순응도에 따라 개인별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위밴드술이 가진 한계나 부작용도 있을텐데….  위밴드술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피부가 탄력을 잃고 처지거나, 근육 손실, 줄어든 식사량으로 인해 영양실조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후유증을 겪지 않으려면 수술 후 적절한 운동과 영양관리에 힘써야 한다. 또 발생 빈도는 1∼3%로 매우 낮지만 밴드가 미끄러지거나 위점막·위벽 손상, 식도확장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수술 후 치료지침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위밴드술로 비만자들의 생활습관이나 섭식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가.  중요한 점은 환자 스스로 자신이 질환자이며, 노력하면 치유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비만의 수술적 치료는 끝이 아니라 비만을 해결하는 과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환자가 노력하지 않으면 어떤 치료를 받아도 자신이 원하는 체형을 얻기 어려우며, 이를 위해 위밴드술 후에 적용하는 치료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정신적 질환에서 비롯된 섭식장애에는 위밴드수술을 적용하지 않는다.  ●위밴드는 얼마나 사용할 수 있으며, 시술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위밴드와 튜브는 실리콘 제질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계속 사용하며, 목표를 이루면 제거도 가능하다. 시술비용은 대략 650만∼750만원 정도다.  ●위밴드술 시술 후에 필요한 식이요법과 생활요법을 소개해 달라.  위밴드술은 음식 섭취량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므로 시술 후에도 당연히 다이어트 원칙을 지켜야 한다. 우선, 기본적으로는 음식 양, 특히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잘 통제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길수록 요요현상의 강도가 낮아져 다이어트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위밴드술 이후 6개월간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기도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수술 후에 탄수화물 특히 라면·피자·케익류, 아이스크림·튀김류 등 고열량 음식과 술을 즐긴다면 체중 감량이 더딜 수밖에 없다. 물론 무조건 음식섭취를 제한하면 피부가 나빠지거나 탈모가 올 수 있으므로 단백질 섭취는 권장한다. 단백질은 체내에서 에너지원이 될 뿐 아니라 다이어트 중에는 체지방을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에너지로 삼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육류에서 단백질을 얻을 경우 불가피하게 지방 등 다른 성분을 섭취하게 되므로 수술 후 일정 기간 단백질 파우더를 이용하게 한다. 이런 양질의 단백질을 체계적으로 섭취하면 체중감량 속도도 빨라지고,피부 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지구촌 물가폭등 주범 제각각

    지구촌 물가폭등 주범 제각각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추값이 쇠고기값보다 비싸다.” 우리나라 7월 소비자물가를 연중 최고치로 끌어올린 ‘주범’이 배추라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추가 당국을 괴롭히고 있다. 지난해 평년보다 많은 비가 온 탓에 ㎏당 1만 5000~2만 루피아(약 1900~2500원) 하던 고추 가격이 한때 10만 루피아(약 1만 2500 원)까지 치솟았다. 결국 정부는 10만 가구에 고추씨를 나눠 주면서 ‘직접 길러서 먹으라.’는 고육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매달 발표하는 식품가격지수가 지난 2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식량 가격 상승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각국의 독특한 식생활 문화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식품은 천차만별이다. 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주요국 식품 가격 상승의 의미 및 시사점’에 따르면 인도는 양파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인도는 대표적인 양파 수출국이면서 동시에 소비국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홍수로 양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매주 가격 상승세가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렸고 인근 파키스탄에서의 수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역시 물난리 피해가 컸던 파키스탄도 양파 수출을 중단했고, 인도는 파키스탄으로의 토마토 수출을 금지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뭄바이 테러 이후 가뜩이나 불편한 양국 관계가 양파로 더욱 경색됐다. 콩도 인도 식량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식량정책연구소(FPRI)가 FAO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인구의 42%가 채식주의자로, 단백질 보충을 위해 콩을 소비하고 있다. 매년 1인당 8.7㎏의 돼지고기를 소비하는 중국의 경우 6월 돼지고기 가격이 전달에 비해 57.1% 오르면서 가뜩이나 높은 물가를 더욱 끌어올렸다. 중국 정부는 일단 양돈장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1월 북동부 대홍수로 바나나 가격이 급등했다. ㎏당 2.5호주달러인 바나나가 15호주달러로 올랐다. 멕시코의 경우 이미 2007년 옥수수 가격 상승으로 주식인 토르티야 가격 급등을 겪은 바 있다. 결국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업체에 가격 동결을 명령했다. 재정부는 바이오 연료가 중장기적으로 곡물 가격 추세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 식단이면 수명 최대 15년 늘릴 수 있다”

    “이 식단이면 수명 최대 15년 늘릴 수 있다”

    건강하게 오래살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나 있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수명이 더 늘어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네덜란드 연구팀은 최근 수명을 최장 15년 늘릴 수 있는 식단과 생활습관 등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대학교 연구팀은 1986년부터 55~69세 남녀노인 12만 명을 대상으로 수명과 생활습관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그 결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할 경우 최장 15년까지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습관의 기준으로 삼은 건 △담배를 안 피우는지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하는 지 △비만인지 아닌지 △지중해식 식단으로 식사를 했는지 등 4가지였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남자는 8.5년, 여자는 15년 이상 더 살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여기서 지중해식 식단이란 지중해 연안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주로 먹는 음식. 이 식단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 50%, 단백질(생선, 콩) 25%, 지방(생선, 올리브) 25%로 구성되며, 포화지방이나 설탕은 거의 없다. 똑같은 조건이어도 남자와 여자의 수명이 다르게 나타났다. 그 이유에 대해 반 덴 브란트 교수는 “그 이유가 분명하진 않지만 남녀 호르몬의 역할 차이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 내용은 미국 임상 영양학 학술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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