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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발(長髮)형사에 “즉결넘기겠다”

    장발(長髮)형사에 “즉결넘기겠다”

    장발경찰관으로 유명한 대구(大邱)N서 김모형사(32)가 상관의 압력에 굴복, 삭발식을 단행. 김형사는 단발령이 내렸을 무렵 계장으로부터『장발을 단속할 경관이 어찌 머리를 기르고 다니느냐?』고 호통을 받았으나 끝내 굴하지 않고 장발을 고수해왔다. 그런데 지난 11일 참다못한 계장이 『오늘중으로 삭발하지 않으면 즉결에 넘겨버리겠다』는 엄포에 하는수없이 굴복, 「히피」족 못지않은 장발을 시원한「스포츠」형으로 깎아버렸다고. 그러나 김형사는 아쉬운듯 민숭한 머리통을 쓰다듬으며 눈물이 글썽글썽. 어쨌든 머리 한번 시원히 잘깎았읍니다 그려. [선데이서울 70년 11월 29일호 제3권 48호 통권 제 113호]
  • [사설] 북핵 불능화 시간표 빨리 도출해야

    어제 끝난 베이징 6자회담에서 북핵 불능화 시한이 합의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그러나 회담 분위기가 시종일관 우호적이었고, 특히 북·미간 적대감정이 많이 누그러졌다.8월의 연쇄 실무회의와 9월초 다시 열리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불능화 시간표가 도출되고, 그에 상응하는 대북지원 조치들이 확정되기를 바란다.6자 외교장관회담을 갖기로 의견을 모은 점도 평가할 만하다. 큰 틀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회담 초반 5∼6개월 안에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 시설을 불능화할 의사를 밝힘으로써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그럼에도 회담을 결산하는 언론발표문 내용은 그에 못 미쳤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측 수석대표는 “실무적인 문제가 결정되지 않았고, 연내 불능화를 완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발표문에 구체적인 시간표가 명시되지 않은 이유는 아직도 북한이 핵 불능화와 반대 급부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에 따라 다음달 중 비핵화, 에너지·경제지원, 동북아평화안보체제, 북·미 및 북·일 관계정상화 등 5개 실무그룹회의가 모두 열린다. 이들 실무회의를 통해 신고핵물질 대상과 검증절차,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과 함께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처리방식까지 견해차를 좁혀야 할 것이다. 북한은 핵불능화의 상응조치로 단발성 중유제공을 넘어 경수로 지원재개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신포 경수로를 재활용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함으로써 북·미, 북·일 수교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 9월초 6자회담에서 불능화 이행로드맵이 마련되고, 이어 6자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종전선언, 평화체제를 논의한다면 한반도 평화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북한이 더 유연해지길 촉구하며, 다른 5개국의 대북 설득 노력 역시 강화되어야 한다.
  • 러, 재래식무기 감축조약 참가 연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러시아 정부는 유럽 재래식무기 감축조약(CFE)에 대한 참가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크렘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은 러시아 연방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비상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CFE 참가 연기를 골자로 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대변인은 “이 조약이 유럽의 안정에 중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간주해 왔으며 가능한 한 빨리 비준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러시아의 CFE 참가 연기 결정은 “잘못된 방향으로의 일보”라고 유감을 표했다. 미 국무부도 숀 매코맥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발표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매코맥 대변인은 수정 CFE의 비준과 발효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30개 CFE 가담 회원국들이 모두 이 조약을 비준하는데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러시아 등 관계 당사국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에서 러시아의 CFE 이행 중단발표에 유감을 표명하고, 미국은 러시아와 이 문제에 대해 최선의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 몇달간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CFE는 1990년 11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간에 체결한 재래식 전력 감축조약이다. 군용 항공기와 탱크 및 다른 비핵 중화기 등 재래식 전력의 보유 상한선을 정해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파괴, 또는 민수용 전환 등의 방법으로 감축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 조약은 구 소련 해체 이후의 상황을 반영해 1999년 개정됐으며 러시아는 비준 절차를 마쳤지만 미국과 다른 나토 회원국들은 몰도바와 그루지야로부터의 러시아군 철수를 주장하며 비준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는 CFE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이 비준하지 않는 등 중대한 결함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는 또 나토의 동유럽 확대로 러시아 국경 부근에까지 나토 전력이 배치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으며 최근에는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 기지를 설치하려는 계획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dawn@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8) 우리나라 서화를 집대성한 역관 오세창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8) 우리나라 서화를 집대성한 역관 오세창

    중국에서 한자가 전래된 이래, 우리나라의 서화는 중국의 영향을 받으며 우리 것을 만들어냈다. 한자라는 글자 자체가 중국의 것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중국의 금석문과 명필들의 서첩을 구입해 본받았지만, 추사 김정희를 비롯한 여러 문인들은 자기의 서체를 발전시켰다. 고려시대에도 중국의 서첩이 수입되었지만,18∼19세기에 가장 많이 수입되었다. 서울의 고관들이 주요 고객이었고, 중국을 자주 드나들며 무역을 통해 경제력을 확보한 역관들의 골동 서화 취미도 상당했다. 그 가운데 중심인물이 오경석이었으며, 그가 수집한 골동서화를 바탕으로 아들 오세창은 자신의 서체를 확립하고, 우리나라 서화사를 집필하였다. ●의원 유대치가 역과 시험을 준비시키다 오세창(吳世昌·1864∼1953)은 1864년 7월15일 서울 이동(梨洞·을지로 2가)에서 역관 오경석의 아들로 태어났다. 재산이 넉넉한 역관 집안에서는 아들이 10세쯤 되면 가정교사를 집안에 들여놓고 시험공부를 시켰는데, 오경석도 아들 세창이 8세가 되던 1871년 1월에 가숙(家塾)을 설치하고 친구인 의원 유대치(본명 유홍기·1831∼?)를 스승으로 모셨다.15세 되던 1878년 10월23일에 청계천가 수표교 남쪽 마을로 이사갔으니, 장교 언저리에 살던 유대치의 집과 더 가까워졌다.16세 되던 1879년 윤3월28일 역과에 응시했으며,5월29일에 합격자 발표를 하자 바로 그 달에 가숙을 철거하였다.8년 동안 시험공부를 하여 급제했으니, 늦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곧바로 벼슬에 나아가지는 못했다.8월7일에 어머니 김씨가 콜레라로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마저 22일에 세상을 떠나 잇달아 과천에서 장례를 지냈다. 그래서 이듬해인 1880년 4월20일에야 사역원에 등제(登第)했지만, 청나라에 갈 기회는 없었다.1882년 6월에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가족과 함께 파주 문산포로 피란갔다가 8월에야 집으로 돌아왔다.9월에 처음으로 후원주위청영차비관(後苑駐衛淸營差備官)이라는 벼슬을 받았다. 그때 19세였는데, 창덕궁 후원에 주둔하고 있던 청나라 군사들의 통역을 맡은 것이다. 22세되던 1885년 12월에 사역원 직장(直長·종7품)에 임명되었으니, 빠른 승진이었다.1893년에 장남 일찬이 11세가 되자 역시 가숙을 설치하고, 역과 시험공부를 시작하게 하였다. 그러나 얼마 뒤에 갑오경장이 실시되며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자, 이듬해에 가숙을 철거하고 장남을 소학교에 입학시켰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빠른 결단이자 적응이었는데, 기득권을 누리던 양반이 아니라 역관이었기에 가능했다. ●조선어 교사로 초빙되어 일본 체험 김홍집 내각에서 1895년 11월에 단발령(斷髮令)을 내려 성인 남자들의 상투를 자르도록 하자 최익현이 “내 머리는 자를 수 있을지언정 머리털은 자를 수 없다.”며 반대한 것을 비롯해 대다수의 사대부 양반들이 반발했지만, 단발의 이로움을 인식한 그는 자발적으로 상투를 잘랐다. 그의 연보에는 1896년 1월이라고 했는데, 이때부터 양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경석은 일본공사의 초청으로 일본 동경외국어학교 조선어과 교사로 부임하였다. 대대로 외국어를 배웠던 집안 출신이므로 일본어를 배우는 속도도 빨랐다.34세 되던 1897년 9월2일 동경에 도착하여 이듬해 9월3일에 일본 문부성에 휴가를 신청했으니,1년 동안 가르친 셈이다. 이 동안 일본이 서양문물을 수용하여 발전한 모습을 확인하고 개화의 필요성을 체감하였다. 교사파견 해약신청은 12월 1일에 접수되었다. 한어(漢語) 역관이었으므로 당연히 중국통이었던 그는 일본 파견 이후로 일본통이 되었다. 아버지 오경석이 김옥균을 비롯한 개화파와 어울렸던 영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귀국후 개화파 역모에 연루된 그는 1902년에 일본으로 망명했다. 일본 육사 출신의 청년장교들이 결성한 혁명 일심회가 일본에 망명 중이던 유길준과 연계하여 쿠데타를 도모한 사건에 그가 연루된 것이다. 그는 일본에서 천도교 제3대 교주 손병희를 만나 천도교에 입교했으며,4년 뒤에 함께 귀국하여 ‘만세보’를 창간하고 사장에 취임하였다. 이때부터는 한어 역관의 생활이 아니라 언론인으로 활동하게 되었으며, 애국계몽 진영의 지도자로 나서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역관의 운신의 폭이 좁았지만, 사회변혁기에는 시야가 넓었던 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1910년 8월 ‘황성신문’에 ‘위창(오세창)이 안중식과 이도영 및 당시 대한협회 회장으로 글씨를 잘 썼던 전 농상공부대신 동농 김가진과 더불어 종로의 청년회관(YMCA)에 서화포(書畵鋪)를 개설하기로 협의중’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화랑을 개설하여 골동 서화를 유통시킬 생각을 했다는 것인데,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문인화는 물론 돈을 받고 그리지 않았으며, 화원들도 개인적으로 주문을 받아 그려주었을 뿐이지 체계적인 유통망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기획했던 서화포가 실제로 어떤 형태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가 전문적으로 골동서화를 구입한 이야기는 1915년 1월13일자 ‘매일신보’에 ‘별견서화총(瞥見書畵叢)’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근래에 조선에는 전래의 진적서화(珍籍書畵)를 헐값으로 방매하며 조금도 아까워할 줄 모르니 딱한 일이로다. 이런 때 오세창씨 같은 고미술 애호가가 있음은 경하할 일이로다.10수년 이래로 고래의 유명한 서화가 유출되어 남는 것이 없을 것을 개탄하여 자력을 아끼지 않고 동구서매(東購西買)하여 현재까지 수집한 것이 1175점에 달하였는데, 그중 150점은 그림이다.” 그가 동서로 뛰어다니며 골동 서화를 구매한 까닭은 조선왕조가 망하면서 전통문화의 가치가 땅에 떨어져 헐값으로 일본에 팔려나가는 것을 막으려 한 것이다. 그는 몇 년 뒤 3·1독립선언 때에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서명하고 독립운동에 앞장섰는데, 그보다 앞서 민족문화의 지킴이로 자임하였다. 10만석 거부의 상속자인 전형필이 1929년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와 골동서화를 수집하며 지금의 간송미술관을 설립하게 된 것이나, 역시 일본 대학에 유학했던 오봉빈이 1929년에 광화문 당주동에서 신구(新舊) 서화 전시와 판매를 목적으로 한 조선미술관을 개설한 것이 모두 오세창의 권고와 지도 덕분이었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고서화 명품 가운데 상당수가 오세창의 감정과 평가를 거쳐 수집되었다고 한다. 아버지 오경석에게 이어받은 골동서화 감식안으로 발굴해낸 문화재들이 그의 집뿐만 아니라 간송미술관이나 조선미술관 등에 구입되며 민족문화의 유산을 지키게 되었다. ●학문적으로 서화 분류 ‘어두운 바다의 북극성´ 그는 방대한 양의 골동서화를 수집한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서가별로, 화가별로 분류하여 학문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고서화의 인명사전이자 자료집인 ‘근역서화징’을 1928년에 출판했는데, 최남선은 ‘동아일보’에 서평을 쓰며 ‘암해(闇海)의 두광(斗光)’, 즉 어두운 바다의 북극성이라고 높이 평가하였다.‘근역(槿域)’은 무궁화꽃이 피는 지역이고,‘징(徵)’은 모은다는 뜻이다. 그는 ‘범례’에서 “흩어지고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워 이를 모아 차례대로 엮어 다섯 편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가 이 책을 만든 구체적인 이유는 “우리나라 서화가들의 이름과 자취를 찾아보는 보록(譜錄)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인쇄한다는 소문이 해외까지 퍼져, 수백 부의 예약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 책에는 신라시대 솔거부터 출판 직전에 세상을 떠난 정대유까지 화가 392명, 서가 576명, 서화가 149명의 작품과 생애에 관한 원문을 초록하고, 출전을 표시하였다. 예술을 천하게 여겼던 조선시대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작업이다. 홍선표 교수는 오세창이 조선시대를 태조·명종·숙종조를 기점으로 나눈 3분법은 한국 최초의 회화사 개설서인 이동주의 ‘한국회화소사’(서문당 1972)까지 그대로 이어졌다고 평가하였다. 오세창이 우리나라 명필 1100명의 작품을 모은 ‘근역서휘’와 명화 251점을 모은 ‘근역화휘’는 대부분 1936년에 골동서화 수집가 박영철에게 넘겼는데, 그가 2년 뒤에 세상을 떠나자 그의 후손이 1940년에 경성제국대학에 기증하였다. 오세창은 일흔이 넘은 뒤에도 골동서화를 정리하려는 열정이 식지 않아,74세 되던 1937년에 우리나라 문인 화가 830여명의 성명·자호(字號)·별호 등을 새긴 인장의 인영(印影) 3930여방을 집대성하여 ‘근역인수(槿域印藪)’ 6권을 편집하였다. 직접 날인한 것도 있고 고서나 서화에 찍힌 것을 오려내어 붙인 것도 있다. 도장 파는 작업을 전각(篆刻)이라는 예술로까지 승화시켰기에, 고서화를 감정할 때에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다음 호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주간신문인 한성주보 기자(1886)부터 서울신문 초대 사장(1945)에 이르기까지, 오세창의 언론생활을 소개한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씨줄날줄] 고이케 유리코/황성기 논설위원

    5년 전 지한파 미국 외교관으로 유명한 리처드 크리스텐슨이 주일 미 부대사로 있던 시절 그의 집에 초청 받아 간 적이 있다. 열명쯤 초대된 모임에 고이케 유리코 의원도 와 있었다. 흰색 투피스에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단발 컷을 하고 있었는데 TV에서 보고 듣던 대로 출중한 미모에 유창한 영어가 인상적이었다.“잘나가고 앞으로도 잘나갈 정치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소개를 받고 인사를 나눈 기억이 있다. 당시 보수당 의원이던 그는 그해 연말 자민당으로 당적을 바꾼다. 당을 옮겨서는 고이즈미 내각에서 승승장구했다. 이력이 정말 화려하다.10대에 카이로에서 대학을 다니며 아랍 세계를 접한 그는 20대에 결혼과 이혼을 동시에 경험한다.30대에 TV 캐스터로서 아라파트 PLO의장, 리비아의 지도자 카다피와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켜 명성을 높이더니 40대에는 정치인으로 변신해 50대에는 장관직을 3개나 거머쥔다. 이혼한 뒤로는 독신이다.2년 전 어느 인터뷰에서 결혼 계획을 묻자 “갖은 도전을 하는 게 즐겁다.”고 독신 유지를 밝힌 바 있다. 잘나가는 미모의 독신녀답게 고이즈미 총리와의 결혼설, 자살미수설의 구설에 올랐다. 다채로운 경력, 화려한 외모의 뒤안에는 보수우파의 ‘발톱’도 숨어 있다. 국회 내 ‘역사교과서를 생각하는 모임’과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는 의원연맹’의 회원이다. 납치, 북핵문제에서 대북 제재와 6자회담 무용론을 주장하는 강경파다. 이런 점이 마음에 들었던지 아베 내각에서는 5명 있는 총리 보좌관 중 수석격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창설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미국을 방문했을 때 고이케 보좌관은 스스로를 “아베 총리의 분신”이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은 자타공인의 아베 최측근이다. 아베 총리가 그를 방위상으로 기용한 포석에서 여러 계산이 읽힌다. 미국 정·관계 인맥을 활용한 미·일동맹 강화, 대북 강경 노선의 유지도 있지만 ‘아베 구하기’의 큰 임무도 부여받은 듯 보인다. 고이즈미의 ‘자객 1호’로 중의원 선거에 출전해 대승을 안겨준 고이케 방위상이 오는 29일 참의원 선거에서 지지율 추락으로 참패설이 나도는 아베 총리를 수렁에서 구해낼지 주목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윤설영 기자의 고시 블로그] 신림동 ‘고시식당’ 보도 그 후

    지난달 ‘고시 식당’기사가 나간 후 몇몇 독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항의성이 아니라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서모씨의 식당’으로 소개된 곳의 이름을 알려 달라는 문의전화였다.50대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는 “딸애가 신림동에서 지내는데 걱정스럽다.”면서 식당 이름을 물어오기도 했다. 얼마전 그 식당을 다시 찾아갔다. 오후 5시. 주방 한쪽에서 프라이팬을 흔들며 요리를 하고 있는 서씨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식당 주인이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은 다른 식당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제가 주방에 없으면 학생들이 왔다가도 밥을 안 먹고 그냥 가버려요. 그러니 내가 아침, 점심, 저녁 하루종일 지키고 있어야죠.” 조리기구의 열기 때문에 땀에 흠뻑 젖은 서씨는 “기사가 나간 후 식당을 찾는 학생들이 500명에서 650명 정도로 늘었다.”고 했다. 기사에는 분명 식당의 이름도 사진도 나가지 않았는데 ‘서씨’라는 이름만으로 알음알음 찾아 오더라는 것. 전보다 더 바빠졌다면서 흐뭇해 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떳떳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서씨는 이내 실망스러운 얘기를 꺼냈다.“한 1년만 더 하고 강남으로 갈 겁니다. 강남에서는 5000원만 받아도 북적거린다고 하더군요. 신림동에서 학생들 보는 보람도 있지만 저도 먹고 살아야죠.” 그도 그럴 것이 신림동 고시식당의 밥값은 한끼 1700원 정도다. 학교 같은 공공급식소도 3000원은 받는다. 근본적으로 신림동은 서씨 같은 ‘양심 있는 식당주인’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다.80여개 식당들이 경쟁을 하다 보니 1700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누구도 나서서 ‘담합’을 깰 엄두를 못내고 있다. 관악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기사 이후 고시식당 재점검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특별 단속을 지시했다. 그러나 단속은 단발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이 마음놓고 밥을 사먹으려면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서씨의 땀에 젖은 모습을 신림동에서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이기적인 바람’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dochi.blog.seoul.co.kr
  • 오늘부터 후보에 e러다 처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을 180일 앞둔 22일부터 후보자와 정당, 유권자들에 대한 선거운동 금지 사항들이 강력하게 적용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정당과 후보자 관련 기관들에 대한 선전행위 ▲정당·후보자에 대한 공개지지 또는 반대 행위 ▲인터넷을 통한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공개 행위가 금지된다. 대선을 앞두고 해도 되는 행동과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질문과 답으로 정리해 본다. Q 정치적 내용을 담은 모든 의사표현이 처벌대상인가. A 그렇지 않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에 따라 글을 쓰는 등 의사표시를 했을 경우에만 처벌 대상이다. 의도성과 목적성이 주된 판단 기준이다. 위법이라고 판단되면 선거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Q 친목 사이트 등에 후보자 지지·반대 글을 올리는 것도 금지되나. A 지금까지는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서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글을 쓰는 게 허용됐다.22일부터는 금지된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 카페에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당원이 정당 홈페이지를 통해 정치적 주장을 펴는 것은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보고,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Q 과거에 블로그 등에 올렸던 글이 선거철을 맞아 새로운 이슈가 되고 선거에 영향을 미쳐도 처벌되나. A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지하고도 삭제하지 않았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의사표시를 했다고 선관위가 무조건 수사의뢰나 고발하는 게 아니다. 선관위에서 글쓴이에게 삭제 요청을 하는 등 선행 단계를 밟기도 한다. 다만 정당·후보자 지지에 대한 목적성을 갖고 반복적·의도적으로 글을 올린다면 고발이나 수사의뢰 대상이 된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글을 퍼서 나르는 행위도 처벌대상이다. 정치적 의도를 담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을 집단발송하는 행위도 처벌받을 수 있다. Q 댓글을 통해 특정 후보자를 비방하는 경우는. A 기사 등을 보고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댓글로 표현했다고 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여러 기사에 같은 내용의 비방성 댓글을 다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면 처벌될 수도 있다. Q 후보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의 범위는. A 예비후보 등록자는 선거사무소를 설치,10인 이내 사무원을 둘 수 있다. 이메일을 이용해 문자, 음성, 동영상 등을 전송하거나 명함을 배부해도 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33) SK네트웍스앞 ‘작은승리’

    [거리 미술관 속으로] (33) SK네트웍스앞 ‘작은승리’

    가족 놀이가 한바탕 벌어진다. 엄마와 다섯 아이가 시소에 올라타 각각 편을 먹는다. 심판으로 나선 둘째아이가 중앙에 앉는다. 처음에 시소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양쪽 끝에서 힘을 줄 때마다 오르락내리락한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아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큰아들은 기쁨에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한다. 엄마도 훌쩍 커 버린 아이들이 기특해 마냥 웃는다. 가족 놀이를 지켜보던 아버지도 손뼉치며 즐거워한다. 서울지하철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명동으로 진입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SK네트웍스 건물(옛 서울투자금융) 뒷마당에 세워진 윤석원의 ‘작은승리’에는 패자가 없다. 화창한 어느 봄날, 나들이 나온 가족의 웃음만 그득하다. 작은승리를 쳐다보노라면 절로 미소가 번진다. 인물의 표정과 움직임이 해학적이고 역동적이라서 그렇다. 아이들 편 맨 앞에 앉은 꼬마는 천진난만하다. 웃통을 훌러덩 벗고 다리를 쫙 벌렸다. 힘껏 몸을 뒤로 젖히기 위해서 발가락까지 힘을 줬다. 인형을 꼭 껴안은 단발머리 딸은 겁먹은 표정. 원피스 차림으로 다소곳하게 무릎을 꿇었다.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은 엄마는 아이들을 내려다본다. 무릎과 배, 가슴 선이 살아있는 사람처럼 사실적이다. 작가는 작품에 힘찬 움직임과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인물상을 앞으로, 뒤로 눕혔다. 좌대(시소)에 직각으로 서 있는 평범한 인물을 없앤 것이다.“공학 전문가에게 인물을 얼마나 기울여야 균형이 맞는지 의뢰해 작품을 완성했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주변 환경도 100% 고려해 작품 위치를 결정했다. 보행을 방해하지 않는 최적의 장소를 선택한 것이다. 또 시선이 아래에서 위로 옮겨졌다가 건물로 이어지도록 작품을 아래위로 배치했다. 건물에서 나오면 엄마의 뒷모습만 보여 호기심까지 자극한다. 작은승리라는 제목엔 다양한 뜻이 담겨 있다. 작가는 “1986년 조각을 제작할 당시 주변은 금융골목이었다. 아이들이 힘을 모아 어른을 이기듯이, 한푼두푼 저축하면 경제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품 속 한 아이가 복주머니를 들고 ‘저축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새로운 의미도 생겼다. 바로 다산의 축복이다. 다섯 아이가 제 몫을 하며 우애를 다지는 모습이 정겹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아이를 낳아 키우는 행복까지 알리게 됐다.”고 작가는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환경·생명] 파로호에 토종 물고기 킬러 배스 개체수 급증

    [환경·생명] 파로호에 토종 물고기 킬러 배스 개체수 급증

    북한강 상류에서 쏘가리와 배스가 영역다툼을 벌이고 있다. 외국에서 들어온 배스·떡붕어 등 외래도입종들이 누치·쏘가리·참갈겨니 등과 같은 토종 물고기 서식처를 교란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토종어종이 싸움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외래도입종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북한강 상류 수생태계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고유 희귀종 보호 생태계 조사…위해 어종 줄여야” 평화의 댐 상류 민통선 지역 북한강 상류는 국내 대부분의 하천이나 호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태계 파괴에서 비교적 벗어났다. 다른 지역과 달리 60여년 동안 수생태계를 위협하는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하천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덕분이다.1급수를 유지하고 주변 수풀이 우거져 물속 작은 생물들이 많이 서식하는 것도 생태계 파괴를 막아줬다.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연구원이 지난해 평화의 댐 상·하류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민통선 안 최상류인 오작교 아래와 평화의댐 하류에서 유입되는 하천에서 어류 28종(한국 고유종 15종)이 확인됐다. 가장 많이 발견된 종은 참갈겨니(32.6%)였고 다음은 피라미(23.8%)가 많이 살고 있다. 댐 상·하류 정치망을 통한 어류조사에서는 28종이 확인됐고 줄납자루(65.7%)와 피라미(19.9%)가 많이 잡혔다. 천연기념물인 어름치·황쏘가리를 비롯해 멸종위기종 Ⅱ급인 가는돌고기도 출현했다. 한국고유종인 쉬리·금강모치 등도 영역을 지키고 있다. 그렇지만 토종 물고기 ‘킬러’로 알려진 배스도 발견됐다. 수자원연구원 서진원 박사는 “평화의 댐 상류는 아직까지 토종어종이 영역을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배스도 육안으로도 확인될 만큼 증가했다.”며 “한국고유종 및 희귀종 보호를 위한 생태계 영향조사 및 생태적 위해어종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진구 생태보전시민모임 대표는 “북한강 상류는 물밑 작은 생물부터 어류·조류·맹금류까지 공존하면서 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이지만 외래어종 증식을 막지 못하면 비무장지대 생태계마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스, 북한강 최상류로 영역 급속 확장 내수면 식용 자원 증식 차원에서 들여와 방류한 외래어종이 토종 물고기 삶의 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배스는 번식력이 워낙 강하고 먹어치우는 양이 많아 작은 몸집의 토종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며 “2003년부터 파로호에서 배스를 퇴치하기 위해 수매 사업을 벌이고 토종어종 번식·보호를 위해 인공 수초섬 7곳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화천군이 수매한 배스만 6600㎏에 이른다. 특히 평화의 댐 배수로를 거슬러 올라간 외래어종이 비무장지대 북한강 상류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화의 댐은 별도의 수문이 없고 배수로 4개가 파로호 수면에 맞춰 설치됐다. 별도의 물길을 막은 것이 아니고 기존 화천댐 파로호에 들어선 댐이다. 북한강 상류의 집중홍수, 북한 임남댐(금강산댐)건설에 맞춰 북한강 하류 댐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건설된 댐이다. 김상균 한강유역환경청장은 “북한강 상류의 생태계를 정밀 조사한 뒤 보전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北임남댐 탓 물고기 통행 길 자유롭지 못해 북한강 발원지는 금강산 옥밭봉(또는 단발령)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임남댐( 금강산댐)건설로 북한강 발원지 물은 자연스럽게 파로호로 흐르지 못한다. 임남댐은 북한강 발원지에서 내려오는 물을 가둬 금강산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한 뒤 동해로 흘려보내는 유역변경식 댐이다.2003년 임남댐 건설 이후 평화의 댐으로 물이 방류된 것은 고작 세 차례에 불과하다. 임남댐과 파로호를 연결하는 어도(魚道)가 따로 없고 화천댐이 저수위를 유지할 때에 배수로 유출부가 파로호 수면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된다. 때문에 물고기들이 북한강 발원지까지 오갈 수 있는 길이 자유롭지 못하다. 서진원 박사는 “평화의댐 배수로를 통해 파로호 물고기가 북한강을 거슬러 남북을 오갈 수는 있지만, 북한강 상류 수량이 임남댐에 의해 극도로 제한되거나 산란기에 갑작스런 심층수 방류로 인한 하류하천의 수온 급감, 북측의 대규모 하천공사가 이루어지면 북한강 상류 천연기념물 어종을 포함한 어류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화천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시민들이 앞장서 외래종 퇴치해야” 여진구 생태보전시민모임 대표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생태계 보전 운동이 절실합니다.” 여진구 생태보전시민모임 대표는 ‘움직이는 생태 해설가’로 통한다. 동식물 가리지 않고 해박한 지식을 갖춘 환경 지킴이다. 지난주 한강유역환경청과 환경보존협회가 마련한 북한강 생태·문화 탐방 기간 중에는 예닐곱 시간 동안 마이크를 놓지 않고 한강유역 생태계 변화를 설명했다. 여 대표는 “귀화 동식물의 번식으로 토종 동식물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시민들이 참여하는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외래어종 가운데는 블루길과 배스의 폐해를 지적했다.“이대로 가다가는 주요 호수와 하천의 토종 물고기는 씨가 마를 것”이라며 “시민들이 앞장서 외래종을 퇴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부 지방에서 황소개구리가 감소했지만 남주지방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말한다. 심지어 우렁도 외국산이 판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귀화식물의 왕성한 번식으로 토종 식물 생태계 파괴도 우려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개발이 무조건 환경을 파괴한다는 주장에는 분명한 선을 긋는다. 환경을 고려한 개발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평 남이섬 개발이나 화천 생태도시 개발 사례를 꼽았다. 다만 섣부른 생태복원이나 환경을 내세운 개발은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는 경우도 있다고 경고했다. 여 대표는 “지자체들이 인공습지를 조성한다는 이유를 내걸어 하천 바닥을 긁어내거나 수중보를 건설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변 생태계를 한순간에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보존과 개발이 조화를 이룰 때 생태계의 건전성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FPS게임 “여전사 돌격 앞으로”

    현실 사회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여풍당당(女風堂堂)’이란 조어가 일반화됐다. 가상 공간에서 이용자 자신인 캐릭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1인칭 슈팅(FPS)’ 게임에서 여성 캐릭터가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FPS는 총격전을 통해 적을 물리치고 임무를 완수하는 게임이다. 그동안에는 남성 전유물로 여겨졌던 장르이다. 이용자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캐릭터도 남성 일색이었다. 1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미 출시됐거나 시장에 내놓을 30여개의 FPS 게임에서 여전사 캐릭터가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에 나온 FPS 게임에는 여성 캐릭터가 추가되고 있다. 최근 여성 캐릭터가 많아지는 이유는 FPS 게임을 즐기는 여성층이 두터워진 까닭이다. 또 최근 군의 마지막 금녀(禁女)조직으로 꼽히던 학생군사교육단(ROTC)에 여성이 지원할 수 있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성 캐릭터는 군복 차림에 매서운 눈매와 육감적인 몸매, 야무지게 뒤로 묶은 머리 등이 특징이다. 여전사의 모습이다. 종전의 캐주얼 게임에서 귀엽고 깜찍한 여성상과는 다르다. 게임하이가 개발한 국내 대표적 FPS게임 ‘서든어택’의 여성 캐릭터 ‘블랙캣’(경찰특공대 출신)과 ‘폭스리콘’(수색정찰부대) 등이 대표적이다.ID ‘늑대예융’은 “새로운 여성 캐릭터로 FPS 게임을 즐기면 새 게임을 하는 느낌이 난다.”며 “게임의 집중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는 ‘테이크다운’은 남성과 여성 캐릭터 비율을 똑같이 했다. 단발머리에 감각적인 여군 복장의 ‘미건 하트’와 동양적 이미지의 ‘서영란’을 내놓았다. 여성 캐릭터의 독특한 음성도 들을 수 있다.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에서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SRG’는 감각적인 모습으로 남자 못지않은 장신에 특수 부대원들로 설정돼 있다. 명령 하달도 고유의 전자 장비로만 이뤄진다.SRG 요원들은 매번 작전을 마칠 때마다 새로운 국적과 이름을 받는다. 또 ‘SDU’는 짧은 머리와 구릿빛 피부의 여성 캐릭터로 날카로운 눈빛과 중성미가 돋보인다. 탁월한 사격실력과 전술적 판단 능력을 자랑하는 홍콩 경찰특공대 소속이다. 강력한 전투 라인을 구축한 이들은 스페셜포스의 여전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권영식 CJ인터넷 이사는 “행주치마로 돌을 나르던 과거 여성의 모습이 FPS 게임에서 여군의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다.”며 “캐릭터에서 성차별이 없고, 남·여성 캐릭터의 능력치는 같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산 아픔 풀어야죠… 정기운행 이뤄졌으면”

    오는 17일 남북 열차 시험운행에 참여할 우리측 기관사로 신장철(55·서울기관차승무사업소)씨가 선정됐다. 신씨는 경의선 문산∼개성간을 운행할 계획으로 1951년 6월 단절 후 56년만에 재개되는 남북 열차를 처음 운행하는 기관사로 남게 됐다. 지난해 5월 무산 됐던 시험운행을 계획했다가 무산됐을때도 기관사로 선정된 신씨는 “실망이 컸는데 다시 기회가 주어줘 기쁘다.”면서 “지난 주 대전에서 올라오는 열차에서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1971년 청량리기관사사무소에서 부기관사로 출발,1980년부터 기관사로 활동하고 있다.2000년 100만㎞ 무사고 운행을 기록한 뒤 현재 128만㎞로 늘렸다. 풍부한 경험, 뛰어난 운전 능력과 더블어 신씨가 남북 열차의 주인공에 선정된 것은 이산가족이라는 배경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7년 작고한 신씨의 부친은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이 고향으로 6·25 때 피란 내려와 파주에 정착했다. 부인 허인애(52)씨도 동병상련을 겪고 있는 이산가족이다. 경의선 시험 운행에는 신씨 외에 부기관사인 김재균(46), 검수원 이시명(39), 여객전무 이창우(50), 차장 이진아(29)씨 등이 한 팀으로 동행한다. 신씨는 “지난달 사전 점검 운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시험운행을 계기로 정기운행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철학박사 가수 1호 하춘화 (2)

    가수 하춘화씨는 1955년 6월28일, 부산 초량동에서 태어났다. 철강선 제조업체 동아제강의 설립자였던 부친 하종오씨는 한때 야당 정치에 몸담았다가 5·16 이후 서울로 무대를 옮긴다. 그때서야 둘째딸 춘화양의 노래솜씨가 주위에 소문이 나 ‘신동’이었음을 알게 된 부친은 가수 고복수씨가 운영하던 동화음악예술학원에 등록, 본격적인 노래공부를 시킨다. “춘화는 유년시절부터 놀랍게도 일본 노래, 특히 미소라 히바리 노래까지 곧잘 따라 불렀어요. 동화예술학원에 들어간 이후에도 숙소가 있던 청진동 여관에서부터 명동의 학원까지 걸어다니면서도 단 한차례 거른 적이 없었을 만큼 매우 열정적이었지요.” 첫 독집음반을 발표하던 1961년 12월, 공교롭게도 ‘아동복리법’이 공포된다. 때문에 음반발표 가수로서 한국연예협회가 발급하는 ‘가수증´을 취득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랐다.‘만 14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곡예를 시킬 수 없다.’는 아동복리법 조항 때문. 부친은 ‘노래활동과 곡예는 엄연히 다른 분야’라는 청원서를 내고 결국 정회원 가수증이 발급됐다. 아울러 ‘단발머리 시대’에 초·중·고 시절을 보내며 학업과 무대를 동시에 병행했던 하춘화. 헤어스타일만큼은 늘 한결같이 ‘긴 머리’였다. 이 또한 부친의 의지였다. 그런 덕분에 하춘화의 연예활동은 가속도를 내며 ‘물새 한 마리’ ‘잘했군 잘했어’에 이어 1972년 예그린의 뮤지컬 ‘우리 여기 있다’와 영화 ‘세노야 세노야’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재능을 선보였다. 이어 ‘연포 아가씨’ ‘영암 아리랑’ ‘하동포구 아가씨’ 등 지방 소재의 노래를 히트시키며 펼쳐진 전국 순회 ‘하춘화 리사이틀쇼’는 항상 만원사례. 아울러 TBC,MBC 10대 가수상을 연속 7년과 8년동안 수상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부친은 주변의 시각에 대해 점차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당시 연예활동은 학업 소홀로 이어지는, 이른바 ‘10대 소녀가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탓이었다. 때문에 부친은 누구보다도 엄하게 부족한 학업과 인성에 대한 교육을 하춘화씨에게 강조했다. 이 덕분일까. 하춘화는 그 흔한 스캔들 한번 없는 가수 중 한명이다. 1972년부터 취로사업장용 손수레와 새마을공장 등에 재봉틀을 기증한 것으로 시작된 그녀의 선행은 그동안 각 단체로부터 120여차례 감사패를 받았을 정도다. 현재 국내 연예인 중 최다 봉사활동자라는 영예를 안았다. 심지어 지난 2001년 데뷔 40주년 기념공연에서 1억 5000만원의 수익금 전체를 결식아동 소년소녀가장 돕기 성금으로 기증했다. 그해 정부로부터 옥관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후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데뷔 45주년 공연에서도 개런티를 포함해 수익금 전액을 환경미화원 자녀들의 장학금으로 기탁했던 미담을 남겼다. 이같은 하춘화의 46년간 일거수일투족 기록을 메모해온 부친은 이를 단행본으로 발간할 예정이어서 새로운 가요비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슬프도록 아름다운 그녀의 삶

    드디어 내 인생의 봄날이 왔다면서 한 여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형형색색 꽃잎 속에 퍼지는 그녀의 노래는 말 그대로 환상적이다. 형광빛 벽지에 꽃무늬 프린트 투피스, 그리고 발랄한 단발머리와 캔디 컬러 헤어밴드를 한 그녀는 온몸으로 행복을 발산한다. 몸에 걸친 의상처럼 행복한 나날들, 지금껏 지지리도 복이 없던 인생의 마침표를 찍은 듯한 순간, 그녀는 지금껏 자신을 괴롭힌 세상을 왕따시킨 듯 가장 위대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전경화된다. 이 순간 그녀가 세상의 주인이며 운명의 중심인 셈이다. 화려하다 못해 맛있어 보이는 색깔 속에 자리잡은 그녀, 하지만 그녀의 일생은 “지지리 복도 없는 여자, 베스트10”을 꼽는다면 반드시 선택될 만한 형편없는 삶이다. 이는 대략 그녀의 삶을 들어봐도 알 수 있다. 부족할 것 없는 중산층 집안에 교사라는 안정적 직업을 가지고 있던 마츠코. 그런데 어느 날 제자의 도난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소한 사건이 증폭돼 마츠코는 학교에서 쫓겨나고 만다. 문제는 이 사건이 고작 마츠코의 험란한 일생의 제1장, 서막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마츠코는 이 일로 인해 부모와 형제로부터도 버림받고 불행한 천재임을 자청하는 불한당에게 인생을 저당잡힌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던 남자는 결국 그녀 앞에서 처참하게 자살하고 마츠코는 마사지걸로, 윤락녀로 그리고 살인자로 전락한다. 새옹지마나 권선징악 같은 사자성어의 교훈도 그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듯 그녀의 삶은 계속 나빠만 진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고 바닥을 치다 보면 희망이 보인다지만, 세상사의 위로가 마츠코에게만은 다 쓸모없다. 지지리 복도 없는 마츠코의 삶에는 불행의 리스트만 업데이트될 뿐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험난한 여자의 인생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조형해내는 데쓰야 감독의 시선이다.‘불량 소녀 모모코’를 연출했던 이 감독은 ‘테스’나 ‘여자의 일생’을 연상할 법한 불행한 여자의 삶을 총천연색의 몽환적 코미디로 재해석해 낸다. 곤란한 상황일 때마다 일그러지는 마츠코의 얼굴처럼 그녀의 인생은 오염되고 구겨질수록 또한 흥미로워진다. 이 우스꽝스러움은 불행한 인생에 헌사되어 오던 동정과 눈물보다 더 강인하다. 아니 강인하다기보다 강렬하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제목이기도 한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유언으로 남긴 채 죽어간 마츠코. 그녀의 지긋지긋한 인생이 혐오스럽지만 들여다볼 만한 것이 되는 순간은 그 삶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시각들이 존재할 때이다. 혐오스러운 인생일지라도 다른 시선이 존재하는 한, 추억과 기록의 다른 방법이 있는 한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슬프지만 재미있고 더럽지만 화려한 한 여자의 삶,‘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은 너무도 혐오스러워서 더 사랑스러운 영화이다.영화평론가
  • [생각나눔 NEWS] ‘단지 상관이란 이유만으로’

    “퇴근한 부하직원들 몸단속까지 시켜야…” 최근 경찰의 비리와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부하 직원의 범죄로 직속상관들이 줄줄이 중징계를 받자 경찰 내부에서는 이 같은 볼멘 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퇴근 후 저지른 사건까지 책임지다니전문가들도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보여주기식’ 징계로 당장 쏟아지는 여론의 비난만 피하고 보자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지난 15일 0시15분쯤 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안전계 소속 김모(40) 경사가 내연녀의 딸을 성추행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서울경찰청은 곧바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경사를 파면했고, 직속상관인 생활안전계장(중징계), 생활안전과장(징계), 서장(서면경고)을 줄줄이 문책했다. 당시 김 경사는 업무가 끝난 뒤였지만 “감독자까지 엄중 문책해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 같은 징계를 내렸다. 앞서 지난달 말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의경이 경찰 차량을 몰고 무단 이탈해 만취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것과 관련해서도 방범순찰대장(직위해제)은 물론 서장(서면경고)을 징계했다. 형사들이 무고한 시민을 절도 피의자로 오인해 폭행한 서울 광진경찰서는 형사과장(인사조치)과 서장(서면경고)까지 징계가 이어졌고, 수배 여성과 술을 마시고 성폭행한 대구 달서경찰서 형사 사건은 서장과 수사과장, 소속 팀장이 직위해제되고 대구지방경찰청장까지 경고를 받았다. 서울의 한 간부급 경찰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용서받을 수 없는 파렴치범들이지만 퇴근한 뒤 저지른 범죄까지 단지 상관이라는 이유로 함께 처벌하는 것은 ‘징계를 위한 징계’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다른 경찰은 “경찰이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지나치게 지휘 책임이 넓고 크다는 점 때문에 내부에서 ‘우리만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일탈 방지 인사배치 상담시스템 갖춰야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태 교수는 “평소 직원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들의 인사 배치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상관에게 책임을 지우는 건 한국과 일본 경찰에만 있는 ‘가부장적인 징계시스템’”이라면서 “이 시스템에선 상하관계가 경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휘 책임이 확실한 상황이 아니라면 상관에게 책임을 묻지 말고 일탈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인사배치 상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한남대 경찰행정학과 이창무 교수도 “직속상관 징계가 단발적인 경고 효과는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적인 요인을 고치려는 것보다는 당장 홍보효과에만 기대는 것 같다.”면서 “평소 직원들과의 지속적인 카운슬링을 통해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경제적인 문제, 가족문제 등 범죄와 연결될 개연성이 있는 부분을 파악해 예방하는 시스템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폭로성 논조’ 신중해야/남재일 한국언론재단 상임연구위원

    지난주 한 통신사의 수습기자가 선배에게 폭행당한 일이 있었다. 이에 몇몇 매체가 이례적으로 수습기자 교육문제를 비판적 논조로 다루었다. 주로 경찰기자 내부의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교육방식을 지적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 내부에서 수습교육의 방식에 대한 개선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서는 수습교육의 방식이 아닌 내용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한다. 경찰출입 기자는 사건사고로 기사의 기초를 배운다. 더러는 각종 비리에 대한 폭로기사도 쓴다. 요즘은 사회현상을 해석하는 기획기사가 강조되는 추세다. 기사유형은 다양한데, 사건사고를 통해 최초의 학습을 하기 때문인지 모든 유형의 기사에 사건기사의 어조와 서술방식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경찰기자 기획기사를 보자. 일단 기사의 주제가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어떤 현상이 있다.”는 주장의 형태를 띤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있다’에 무게 중심이 있다는 것, 즉 사회적 현상을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간주하고 들어간다. 그래서 이 현상의 발생 자체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한 논리적 절차가 된다. 이 입증 과정은 주로 사례와 통계수치, 혹은 관련자 및 전문가 인용의 접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실태’부분이 완성되면 다음은 ‘원인’과 ‘대안’이 덧붙여지는데 주로 한, 두 명의 전문가 인용을 갖다 붙인다. 기사의 논조는 대상화한 사회현상을 범죄자처럼 질타하는 폭로성 기사의 논조를 띤다. 지난 10일자 사회면 톱기사 “교환학생 ‘열풍’ 알고 보니 ‘허풍’”은 교환학생 수가 폭증하는데 별 내실이 없다는 내용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한 논거로 연세대와 이화여대의 2005년과 2006년 사이 교환학생 증가율, 교환학생 체험자 5명의 인터뷰 내용이 인용됐다. 그리고 대안으로 연세대 국제처장의 말 한마디가 제시돼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이 기사는 교환학생 증가를 내실없는 열풍으로 간주하는 폭로성 기사의 성격을 띤다. 하지만 처음부터 교환학생 경험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이 기사는 그중 손해 본 5명을 전체화해서 교환학생 증가현상을 범죄처럼 폭로하고 있다. 기사가 제시한 증가율은 열풍도 아니고, 기사가 제시한 5명의 경험은 전체를 허풍으로 몰아붙일 만한 논거가 못 된다. 경찰기자 기획기사에는 이런 과장이 자주 있다. 이는 경찰기자 기획기사의 구조적 문제인데, 과장이 나타나는 과정을 도식적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폭로는 그 대상이 매우 ‘명징한 악’일 때 쉽고 효과적이다. 하지만 ‘현상’은 사건처럼 명료하지 않다. 현상은 그 자체가 구성적이고 가설적인 것이다. 그래서 현상을 폭로의 대상으로 간주하게 되면 명료하지 않는 현상을 명료화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교환학생 열풍 알고 보니 허풍”으로 기사 주제를 잡으면 열풍과 허풍에 대한 입증 부담을 지게 되고, 이 입증을 매우 제한된 사례로 행하다 보니 표현상의 과장이 유발되기 쉽다. 11일자 사회면 “성폭력 가해자 24%가 14세 미만, 애들 장난이라고요?”의 경우 피해사례 2개,3개 기관의 관련 통계,3명의 관계자 및 전문가 인터뷰로 구성돼 있다. 경찰기자 기획기사로 무난한 구성이지만, 이 역시 제목부터 폭로기사의 논조로 과장돼 있다. 이런 폭로성 논조는 기사의 어조는 세지만 사회적 반향은 크지 않다. 폭로는 원인제공자의 소거로 사태가 해결되는 단발성 사건일 때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아동성범죄 증가는 복합적 요인의 결과이고, 교환학생은 사실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다. 어쨌거나 경찰기자 기획기사의 ‘가해자 공격’ 접근방식을 보완하는 새로운 시도가 모색돼야 할 것 같다. 미국 피처스토리에 자주 나타나는 ‘피해자 해석’ 접근방식과 피해자든 가해자든 드라마틱한 하나의 사례를 자세히 풀어나가면서 차분하게 문제제기를 하는 ‘개인화’의 전략이 참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재일 한국언론재단 상임연구위원
  • [여성&남성] 그와… 그녀와 …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왜?

    [여성&남성] 그와… 그녀와 …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왜?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수필가 피천득은 아사코라는 여성과의 오랜 ‘인연’에 대해 이렇게 읊었다. 피천득은 태평양전쟁이 일찍 나고 그만큼 일찍 한국이 독립했다면 아사코와 같은 집에서 살 수도 있었을 거란 ‘부질없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여자와 남자의 인연이란 어떤 걸까. 내 가슴을 적셔오는 상대의 마음을 알면서도, 정작 그와 약지를 걸지는 못했던 그들의 사연을 들어본다. ■ 완소남(완전 소심한 남자) ●이런 완소남(완전 소심한 남자)을 봤나 회사원 김모(27)씨는 소심한 상대 남자의 1% 성격 결함에 질려 99% 장점을 포기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알게 된 그 남자는 여러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김씨를 착실하게 챙겨주는 편안함에다 진한 눈빛으로 나만 바라봐줄 것같은 마음을 표현해준 사람이었다. 호감을 갖고 만나기 시작했지만 그 남자는 정작 둘만 있는 자리에선 긴장 탓에 안절부절했다. 결국 그 남자는 꼭 자신의 친구를 데리고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둘만의 만남을 원하는 김씨를 살짝 실망시켰다. 이후에도 그는 “널 좋아해.”란 한마디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전화나 메신저로 ‘애매모호한 신호’만 보내왔다. “일종의 모멘텀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그 남자에게 끌렸지만 여자는 남자가 자신에게 확신을 주는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사실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기가 굉장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결국 1년 정도 지나 관계가 흐지부지되고 말았어요.” 회사원 서모(26)씨는 부모의 황당한 개입 때문에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과의 관계가 이뤄지지 못했다. 서씨는 대학 1학년 첫 미팅에서 주선자로 나왔던 엄마 친구의 아들을 처음으로 만나 한눈에 쓰러졌다. 타이완 배우 금성무를 닮은 얼굴에 송승헌같이 짙은 ‘숯댕이’ 눈썹을 갖춘 완벽한 외모에다 밥집에 가면 쌀농사 지은 사람들 때문에 밥 한톨 남기길 꺼려하는 진중한 성격까지 갖췄기 때문이었다. 그 역시 서씨와 첫눈에 반했고 둘은 호감이 99%까지 차 올랐다. 하지만 2개월 뒤 그가 갑자기 소식이 뜸해져 서씨는 ‘차였구나.’ 생각하며 한동안 눈물로 밤을 지샜다.“나중에 알고보니 우리 엄마가 그쪽 부모의 이혼 경력을 이유로 그 남자의 엄마에게 저를 만나지 않게 해달라고 얘기했더군요. 몇년 뒤에야 알고 너무 속이 상했어요.”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남자의 결혼 압박이 맘에 걸려 ‘괜찮았던’ 그에게 결국 손사래를 쳤다. 지난해 소개팅으로 만난 여섯살 위의 그 남자는 젠틀한 매너에 준수한 외모, 신중한 성격까지 갖췄다. 한번 꼬시긴 힘들어도 정작 꼬셔두면 계속 내 남자일 것만같아 마음이 점점 동하던 찰나, 문득 물어본 “올해 목표는 뭔가요.”라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 신경을 건드렸다. 그는 “올해 안에는 무조건 결혼할 것”이라고 했다. 마음을 다 잡고 한 번 더 목표를 물었지만 그는 똑같은 답을 ‘한 번 더’ 던져 김씨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만난 지 3∼4번밖에 되지 않았는데 늘 입에서 결혼이야기를 달고 살아 결국 그게 발목을 잡더군요. 머뭇거렸더니 그쪽에서 먼저 연락을 끊었어요.” ●그가 옆에 없음이 두려워서 그만…. 회사원 정모(29)씨는 외로움이라는 장벽이 두려워 놓쳤던 그 사람에게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 있다.2년 전 모임에서 알게된 그는 곧 연수를 떠날 계획이었다.“얘기를 하면 할수록 매력적이었고 매일 함께 있고 싶었지만, 한참 사랑해야 할 나이에 2년이나 그를 옆에 두지 못한 채 인내해야 한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죠.” 이후 2년이 지나 그는 돌아왔지만 예전같이 자신을 좋아할 것 같지 않아 마음을 접었다는 정씨. 그는 “사랑은 타이밍이라는데 혼자일 게 두려워서 놓아버린 날 다시 찾을지 모르겠다.”면서 “2년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며 한숨지었다. 그는 또 “아무 것도 희생하지 않으면 소중한 걸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회사원 양모(25)씨는 2년전 여름 한달동안 중국으로 단기 어학연수를 가서 만난 미국 남자와의 인연을 아직 잊지 못한다. 그 남자는 특별한 외모나 매력이 있다고 생각되지도 않았지만 함께 있으면 왠지 힘이 되고 마냥 행복하고 계속 같이 있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 남자도 양씨에게 계속 호감을 표시했지만 둘은 한달 뒤 각자의 나라로 돌아오고 말았다.“만약 한국 사람이고 같은 나라에 계속 있었다면 두말할 것없이 사귀었을 거예요.” 회사원 이모(27)씨는 ‘신분의 장벽’에 막혀 남자와 등을 돌렸다. 몇년 전 만났던 그는 함께 미술관 등을 다니며 취미를 공유할 수 있었고 속상해 울면 득달같이 달려와 밥을 사주며 다독거려줄 줄도 아는 남자였다. 하지만 말할 수 없는 뭔가가 맞지 않았고 그 이유를 알아보니 그 남자는 법관의 아들이라는 ‘고귀한’ 신분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그 남자가 자신과 비슷한 레벨의 여자를 찾길 원하는 것 같았고 결국 결혼도 그런 여자와 하더라고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잘난걸(Girl)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져” 남성 대부분이 오래전 사랑했던 혹은 짝사랑했던 여성을 가슴에 담아둔다. 사귀고 싶었지만 인연이 너무 짧았고 고백하고 싶었지만 고백하지 못했기에 마음 아프다. 회사원 유모(40)씨는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인 28살 때 한 여성을 사귀게 됐다. 서로 결혼할 마음까지 있었지만 유씨의 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 아가씨는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결혼을 하면 중풍으로 쓰러진 시어머니를 혼자서 병수발해야 한다는 게 엄청난 부담이었겠지요.”부담스럽기는 유씨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 다음 차례는 이별이었다. 벤처기업 사장 최모(33)씨는 첫사랑을 2년 전 서울 영등포역에서 다시 만났다.“한 손엔 애를 잡고 한 손에는 애를 업고 있었죠. 다른 손엔 가방을 들고요. 단발머리만 간직하고 싶었는데 세파에 찌든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참 ‘거시기’합디다. 전화번호는 물어볼 생각도 못하고 어떻게 지냈느냐는 말만 하고 헤어졌지요. 왜 그 때 잡지 않았느냐고 원망하는 눈빛이 느낌으로 왔는데 여운이 한 달 가더라고요.” 고3때 만났다는 게 불운이라면 불운이었다. 재수를 하게 되면서 최씨는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상업고등학교에 다녔던 그 친구는 취업을 했지요.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지더라고요.” 최씨는 가끔 “그 친구가 취직했던 전주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생각해 본다.“그 친구가 데리고 있던 아기들이 내 새끼가 될 수도 있었겠지요.” 염모(30)씨도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진 경우다. 군대 동기가 여동생을 소개해줘 1년 넘게 사귀었던 여자 친구가 있었지만 1년 가까이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면서 자연스레 소원해졌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를 사귀고 있었다. 서로 끌렸는데도 끝내 마음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학생 운동과 시민 운동을 거쳐 지금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는 박모(38)씨는 학내커플을 터부시하는 청교도적 분위기가 연애 전선에 딴죽을 걸어 버렸다.“1학년 때부터 공부를 같이 했던 동기 유모씨와 서로 좋아하면서도 차마 말을 못한 채 3년이 흘러가 버렸어요. 그런데 우리 둘이 동거를 한다는 소문이 난거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그 사실을 부인하면서 화를 냈는데 그게 그 친구에게 상처가 돼 버렸어요.” 그 이후론 겉으로 친구처럼 지내던 것조차 서먹서먹해지고 말았다. 그 후 시간이 지났을 때 그 여학생은 박씨에게 “우린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때론 너무 바쁜 게 원수다. 유모(35)씨는 후배 소개로 어린이집 교사를 만났지만 어렵게 얻은 첫 직장은 일이 너무 많았다. 직장일에 의욕이 넘치던 유씨. 토요일 데이트 약속을 잡을 때마다 꼭 일이 생겼다. 그런 식으로 두 달 가량이 지나가 버리니 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것도 까먹을 지경이 돼 버렸고 흐지부지 헤어지고 말았다. 나중에야 그 후배를 통해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그 아가씨는 결혼할 마음까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데이트 때마다 기대를 했는데 번번이 바람맞고, 자존심 때문에 먼저 말하지도 못하고. 결국 지쳐 버린거죠.” 우정이냐 사랑이냐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3때 독서실에 같이 다니던 친구 셋이 한 여자를 좋아해서 고민했던 걸 생각하면 한모(34)씨는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1학기쯤 아주 예쁜 여학생이 독서실에 왔는데 세 명이 동시에 그 여학생에 반했습니다. 모두들 ‘내가 저 여자애 찍었다.’며 경쟁이 붙었지요. 처음엔 넷이서 영화도 보고 재미있게 놀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여학생이 나를 뺀 두 친구를 저울질하는 걸 눈치챘어요.” 한씨는 좌절감에 혼자 술도 먹다가 결국 “나는 원래 걔한테 관심없었다.”며 마음에 없는 소릴 했다. 이제 두 친구가 경합을 벌였다. 물론 승자는 한 명.“선택을 못받은 친구는 많이 마음 아파했죠. 선택받은 친구도 의리 때문에 많이 미안해 하고요. 그래도 그 친구는 그 여학생과 결혼까지 했어요. 선택 못받은 친구만 노총각이죠.”그들은 지금도 친한 친구다. 네명이서 함께 온라인 게임을 하고 술도 마신다. 그래도 한씨 마음 속에선 지금도 그 친구에게 미묘하게 샘을 낸다고 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유괴, 꿈도 꾸지마 !

    ‘유괴, 꿈도 꾸지 마라….’ 199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납치된 뒤 7시간 만에 살해된 ‘앰버 해거먼 사건’ 이후 미국 정부는 전국 고속도로와 역, 도심 전광판, 인터넷, 방송 등에서 납치된 어린이의 인상 착의와 나이, 이름을 보여 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른바 ‘앰버 경고시스템’은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미국 49개 주에 시행 중이며 지금까지 311명의 어린이를 유괴범의 손에서 구출했다. 프랑스도 올해부터 방송에서 유괴 어린이 정보를 공개해 시민 제보를 받는데 활용하고 있다. 9일부터 우리나라에도 ‘실종유괴아동 앰버 경고시스템’이 도입된다. 경찰청은 서울시와 건설교통부의 협조를 얻어 공개수사 방침이 정해진 실종아동의 신상정보를 지하철과 고속도로, 국도, 교통방송을 통해 신속하게 전파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지하철(1∼8호선) 역내 전광판 3311개와 고속도로 및 국도, 서울시내 고속화도로(강변도로·올림픽대로 등)의 889개 전광판 등에 1회 20자 이내의 실종아동 정보를 굵은 황색 글씨로 띄우게 된다. 교통방송에서는 보다 상세한 내용이 실시간 방송된다. 경찰청은 ‘앰버 경고시스템’의 1호 경고발령 대상으로 지난달 16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실종된 양지승(9·여)양을 선정, 신상정보(제주 9세 여 양지승 실종, 키 135 단발머리 사각안경)를 9일부터 송출할 방침이다.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유괴범을 끊임없이 압박하는 것은 물론 잠재적 범죄 예방효과도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관련기관의 협조를 얻어 사진까지 내보낼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경찰청과 서울시, 건교부의 ‘실종아동 앰버 경고시스템’ 운영 협약식은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봄비를 기다리며 3월 소식을 전합니다-이해인

    봄비를 기다리며 3월 소식을 전합니다-이해인

    ’사랑 옆엔 사랑만이 갈 수 있다’는 말씀을 피정 동안 되풀이 하여 들었지요. 여러분이 함께 기도해 주신 덕분에 저는 연중피정을 아주 잘 하였습니다.지도해 주신 조규만 주교님께서 신학생이던 시절엔 편지도 몇 번 주고 받았는데, 그분이 14번에 걸쳐 해 주신 강론들은 새삼 우리를 행복하고 긍정적인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마력이 있는 듯...참 좋았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피정은 늘 좋은 것이지만 말입니다.다 구정 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우리는 황철수 주교님을 모시고 신년하례식을 하였고새로 나온 돈으로 세배값도 받았답니다. 물론.... 거액은 아니지만 지극히 소박한 그 액수는 비밀(?)이고요. 다들 어찌나 좋아하는지! 상상하실 수 있나요? 예비수녀,수련수녀,서원수녀..수도원의 밥그릇 수에 따라 액수가 조금 차이가 난답니다. 이번 설 연휴기간에 저는 이것 저것 옷장 책상 서랍 정리를 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고 좋아요.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분은 난간에 화분을 갖다 두고 빨래하기 좋아하는 어떤 분은 침방에도 빨래걸이를 갖다 놓는 등....사람마다 방을 꾸미는 기호가 다른데요.저는 주로 책이나 종이 종류가 남들보다 많고 이것만 있으면 늘 든든하지요. 치우면서 보니 종류가 하도 많아 욕심에 대하여 반성도 좀 하였습니다. 종이나라의 원더우먼 클라우디아.. ..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지 뭐에요.조그만 쪽지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습성으로 다 치우고나도 거기서 거기...라고 수녀님들이 저를 놀리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알고 있고요. 하옇든 흐뭇한 마음으로 새봄맞이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글방 소식은 그동안 쓴 해인의 시와 산문들 중에서 봄과 관련 된 글귀들을 찾아서 나누어 드리니 ‘봄비를 기다리며 첫 러브레터를 쓰는 달’이라고 제가 이름 지은 3월에 시인의 마음 되어 한 번 읽어 보시고 봄 편지를 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요즘은 아침마다 새 소리에 잠을 깨면서 ‘그래 봄이 왔다 이거지?’하며 더욱 밝은 미소를 짓게 되더군요. 광안리본원에서도 더러는 떠나고 더러는 새로 오는 수녀님들이 계시어 근본적으로는 변함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새로운 분위기입니다. 이제 곧 절제와 희생과 침묵의 사순시기가 시작 되네요.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우리 마음에 푸른 봄까치꽃 같은 미소가 가득하길 기도하는 마음이어요. 여러분의 몸도 마음도 봄이라고 들뜨지 마시고(?) 내내 건강들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 이번에 샘터사에서 나온 책<대화>도 한 번 보시라고 권면하고 싶답니다. 박완서.이해인/방혜자.이인호님의 대담집인데 내용을 먼저 본 우리 수녀님들이 좋다고 하니 저도 반가웠습니다. 그 밖에 지금 제 곁에 둔 책들은-- <하느님 나라>(조규만/가톨릭대학교 출판부), <내 영혼을 울린 이야기/존 포엘.강우식 역/가톨릭 출판사),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안셀름 그륀.이미옥 역/의즈덤 하우스), <삼라만상을 열치다:한시해설/푸르메>, <김풍기사람에게서 구하라>(구본형/을유문화사), <손 끝에 남은 향기:한시해설>(손종섭/마음산책), <호미>(박완서/열림원), <나무처럼 사랑하라>(웬디 쿨링 엮음.김용택 글.마음숲), <10분 이야기 명상>(김테광 글.김상아그림/영림카디널),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이철수의 나뭇잎 편지/삼인), <북한강 이야기>(윤희경/신세림)등입니다.♡ 저의 모친을 위한 정성 어린 여러분의 공동의 기도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말 기적처럼 다시 일어나시어 한동안 잊고 계시던 가스불까지 켜서 전과 다름없이 김치만두를 끓여 드시기도 하신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어쩌다 전화를 하게 되면 ‘작은 수녀야? 언제 서울 와?’하시곤 금방 동생을 바꾸어주시고 전과 같이 긴 대화는 잘 이어지질 않는 상황이지만 이것만 해도 반갑고 감사할 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적인 기도를 부탁드리면서 사랑을 전합니다. 3월의 실버소녀수녀가 천리향 향기 속에 천리향 미소와 사랑을 담아드리면서 안녕히! 이 외에도 “봄에 대한 해인의 詩”는 3월 동안 수녀원 홈페이지 영상시 코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봄 햇살 속으로 -이해인 수녀-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봄 햇살 속으로 깊이 깊이 걸어간다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다시 웃음을 찾으려고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3월에 - 이해인 수녀 - 단발머리 소녀가웃으며 건네 준한 장의 꽃봉투새 봄의 봉투를 열면그애의 눈빛처럼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따뜻한 두 손으로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새벽바람이고 싶다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꽃는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봄 편지 - 이해인 수녀 -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나에게 오렴 풀물 든 가슴으로 - 이해인 수녀 - 보이는 것들리는 것모두 풀빛으로 노래로 물드는 봄 겨우내 아팠던 싹들이웃으며 웃으며올라오는 봄 봄에는 슬퍼도울지 마십시오 신발도 신지 않고뛰어내려 오는 저 푸른 산이 보이시나요? 그 설레임의 산으로어서 풀물 든 가슴으로올라가십시오 3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수녀- 어디선지 몰래 들어 온근심 걱정 때문에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꽃 한송이 피워내려고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3월의 바람 속에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아직은 시린 햇빛으로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늘상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살아있기에 바람이 좋고바람이 좋아 살아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당신이 계시기에나는 먼데서도잠들수 없는 3월의 바람어둠의 벼랑 끝에서도노래로 일어서는3월의 바람입니다
  •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들 “소비자 중심의 기획기사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들 “소비자 중심의 기획기사를”

    서울신문 제 6차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위원들은 지난 한달 서울신문의 보도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제기했다. 회의에는 차형근 변호사, 김경원 서정법무법인 상임고문, 이문형 산업연구원 해외산업협력팀장, 임효진 중앙대 신문 전 편집장, 장영란 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과 새로 위원으로 위촉된 서영복 행정개혁 시민연합 사무처장, 유선영 언론재단 연구위원, 차병직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최영재 한림대 교수 등 9명이 참석했다. 박재범 서울신문 미디어지원센터장이 간사로 참여했다. 위원들은 이날 차형근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뽑았다. ●차형근=서울신문은 제호 대로, 전국민의 절반쯤이 사는 수도권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수도권 기사가 칭찬일색으로 다뤄져 방향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 ●임효진=서울신문 인터넷에는 사진이 없을 때가 많아 아쉽다. 또 기사 중 일부는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없이 ‘그냥 그렇다더라.’는 식의 중계에만 머물고 있어 아쉽다. 기사와 맞지 않는 제목도 있다. 일례가 지난 22일자 ‘17년 만에 소비 최소’라는 기사는 제목을 보면 ‘경제가 위축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내용은 국가경제 외형은 성장했지만 국민 호주머니 사정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뜻이었다. ●장영란=최근 과천청사 앞을 지나다 보니, 의료법 개정을 둘러싸고 시위가 있었다. 다음날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 찾아봤으나 기사가 없었다. ●김경원=최근 정치인 관련 기사를 너무 확대해 다루고 있다. 일반 독자로서는 그다지 관심 없는 부분까지, 시시콜콜 다루는 경향이 있다. 신문들마다 어떤 주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또 기사를 다룰 때, 홍보성으로 흐를 때가 많다. 팩트에 입각해 기사를 써주길 바란다. ●이문형=기업관련 기획이 있기를 바란다. 지난 한달 서울신문을 보니,1면에 거의 매일 6자회담 관련 기사가 실렸다. 소비자는 북핵에 이미 관심이 없다. 독자로부터 5분의 관심을 빼앗기가 쉽지 않은데 타 신문과 차별화하려는 시도가 적어 아쉽다. 무엇보다 소비자 중심의 기획기사를 바란다. ●최영재=서울신문은 너무 점잖게 간다. 다른 신문에 비해 덜 선정적이라는 점은 장점이다. 그러나, 이슈를 제기하는 데 미흡하다는 것은 약점이다. 이슈를 지속적으로 끌어가는 노력이 적다. 또 기획기사도 단발성으로 흘러간다. ●서영복=관급, 홍보성 기사를 신문에서 다루는 것은 어느 정도 용인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신문을 보다 보면, 간혹 팩트 자체가 다뤄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점은 삼가야 한다. 또한 최근 서울시의 공무원 퇴출 등을 다룰 때, 단순전달에 치우치고 있다.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차병직=독자권익위원회의 기능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독자란 현재의 구독자뿐 아니라 잠재적인 독자까지 아우르는 말이다. 신문은 독자와 시민을 위해 도움을 주어야 하며 신문법에 의해 설립된 독자권익위원회는 공정성에 중점을 두어 기사를 살펴봐야 한다. ●유선영=독자권익은 독자가 원하지 않는 기사가 지면에 많이 할애될 때에도 침해된다고 봐야 한다. 이 같은 유형의 침해 사례 등을 앞으로 주된 논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수도권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방향과 맞지 않는 기사가 좀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후원 신문발전위원회)
  • 명분갖춘 새인물로 승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주자들에 대한 연이은 품평 등을 통해 대선정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노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도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향해 ‘탈당’에는 ‘명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청와대측은 22일 이와 관련,“대통령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문제삼는 게 아니라 그 행위가 원칙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제기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치권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정치인의 소신과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정리된다.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이 구체적인 대선후보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바람직한 대선구도의 상을 제시할 수 있지는 않겠냐.”고 반문했다. 즉, 몸담고 있는 정당에서 정치적 소신과 원칙을 익힌 정치인이 사익을 위해 이를 걷어차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경고라는 설명이다. 또한 대선에서 이 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돼야 한다는 복선이라는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전날 노 대통령의 탈당에 대한 언급은 오히려 열린우리당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 등 전직 지도부를 겨냥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청와대 또다른 관계자는 “전직 당 지도부였고 참여정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 사이에 한·미FTA를 명분으로 한 탈당설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 (대통령이)‘낡은 정치’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노 대통령이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해 “두고보겠다.”고 대응하는 것은 ‘손학규’ 개인을 향한 단발성 문제제기라기보다 탈당 사태를 향후 지속적 논의과제로 삼겠다는 스탠스로 비쳐진다. 유사 탈당 사태 발생시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화두인 셈이다. 일각에선 노 대통령의 연이은 정치적 메시지가 지지도 상승추이에 따른 결과로 보기도 한다.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 내부조사 결과 노 대통령 지지도가 30%대를 육박했다고 한다.40%대만 나오면 대선후보 기준을 논할 때 ‘노무현 계승론’도 나오지 않겠나.”하는 희망섞인 입장을 전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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