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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보은인사 언제까지 계속할텐가

    보은인사 논란이 또 불거졌다. 이번엔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주인공이다.5·31지방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떨어진 그를 청와대가 장관급인 중소기업특위위원장에 앉히기로 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부속실장을 지낸 이은희씨 얘기도 나온다. 그가 정부의 낙점 아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공모에 나섰다고 한다. 지난달 5·31지방선거 낙선자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을 공모 형식을 빌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임명한 것과 판박이다. 하도 잦아 이젠 얘깃거리도 안 된다는 것이 현 정부의 코드인사, 낙하산인사, 보은인사다. 지난 한달여만 해도 김병준-문재인-유진룡-전효숙씨로 이어지는 인사파문이 바통 이어받듯 했다.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에 ‘최단명’‘중도하차’로 표현되는 인사파동도 줄을 이었고 그때마다 나라가 시끄러웠다. 정부산하기관의 ‘낙하산 임원’이 282명이고, 청와대 4급 이상 퇴직자 196명 가운데 61명이 낙하산을 탔다는 통계수치도 이제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으로 들리는 지경이다. 그만큼 인사 논란에 익숙해지고 둔감해졌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말 방송회견에서 “밀실인사가 사라졌다.(참여정부 들어)인사가 좋아졌다.”고 했다. 개혁추진을 위해 코드인사가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국민 체감과 동떨어진 인식이다. 임기 후반 코드인사는 친정체제를 강화할지는 몰라도 대통령과 국민의 거리를 더 벌릴 뿐이다. 권력누수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민심을 얻는 인사를 펴기 바란다.
  • 현정부 1년미만 단명 장관수 줄어

    현정부 1년미만 단명 장관수 줄어

    6일 중앙인사위원회가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에게 제출한 역대 정권 국무위원들의 현황은 직업·재직기간·출신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서 국무위원들의 재임기간이 길어지고 특정 지역 출신이 줄어든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재임기간의 경우 1년 미만은 28%에 머물렀다. 김영삼 정부 68%, 김대중 정부 52%에 비하면 절반에 그치는 비율이다. 지난 2000년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된 이후 지난해부터 국무위원에게도 인사청문회법이 적용된 결과라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단기간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는 과거 행태는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반면 정책 실패 논란에도 해당 부처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집 인사’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참여정부 들어 이기준(5일)·김병준(30일) 전 부총리 등 특히 교육부가 수난을 겪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도 각각 7개월과 5개월로 단명했다. 참여정부 국무위원들의 출신 직업은 역대 정권에 비해 다양해졌다. 시민단체(지은희 전 여성부장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 박홍수 전 농림부장관,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 등)·문화예술인(이창동·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연구원(박호군 전 과학기술부장관, 정세현·이종석 통일부장관) 출신이 늘어났다. 이 의원은 “정치인과 공무원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발탁 대상이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 정권 공히 공무원 출신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출신직업 분포로 볼 때 IMF 위기를 맞았던 김영삼 정부 때는 언론인 비중이,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경제인 출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출신대학별 통계상으로는 세 정권 모두 서울대 출신 국무위원이 가장 많은 가운데 참여정부에서는 여성 각료의 진출이 다른 정권보다 늘어났다. 특히 이화여대 출신이 늘어났고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포함된다. 김영삼 정부 이래 서울 출신의 국무위원 비율이 줄었다. 이 의원은 “특정 명문고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던 과거 정권의 인사 관행이 옅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박사가 뭐길래/이건영 중부대 총장

    한편의 코미디였다고 해야 할까? 얼마 전, 단명으로 끝난 교육부총리의 청문회는 교육기관 종사자들에게 참담한 기분을 안겨 주었다. 스승과 제자간의 서로 베끼기, 용역 주어 논문 초벌 만들기, 끼리끼리 심사하기 등 박사학위를 둘러싼 대학사회의 어두운 치부가 여과 없이 들추어진 것이다. 박사가 도대체 뭐기에 이 모양인가? 영국사람한테서 명함을 받아보면 이름 앞뒤에 수식어가 많이 붙어 있다. 이름 뒤에 붙어 있는 것은 대개 학사, 석사, 박사 등의 학위나 기술사 등의 면허 또는 가입한 학회 회원약칭 따위이고, 앞에 붙어 있는 것은 작위 같은 것이다. 편지를 쓸 경우 이름 앞에 붙이는 경칭은 경우에 따라 다르므로 아주 조심해야 한다. 요즘도 영국은 매년 심사를 하여 나라에 공이 많은 사람들을 귀족으로 서품하고 이에 합당한 작위를 준다. 대처여사도 남작 칭호를 받았고, 골프황제 이안 우스남도 작위를 받았다. 이름 앞에 이 같은 경칭을 붙이는 것은 대단한 영예에 속한다. 오늘날에는 이 같은 봉건사회의 골동품보다 대신 전문직을 나타내는 칭호나 학위 칭호가 걸맞는다. 그중 박사는 명예로운 칭호로 되어 있다. 그래서 명함에도 버젓이 무슨 박사라고 박아서 드러내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원래 선비를 숭상하던 유교적 관습 때문에 박사에 대한 사회적 예우는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 높은 편이다. 직업사회도 다양해지고 전문화되었다. 전문인들은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므로 국가에서 그들의 자격을 검증하고 인정해 주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소위 면허제도이다. 주로 ‘사’(士)자가 붙은 직업인들이다. 변호사가 있고, 건축사가 있고, 기술사가 있고, 의사가 있다. 국가기관에서 그 자격을 인정해 주기 때문에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제도이다. 박사도 이와 비슷하게 공부하는 학자에게 주는 면허 같은 것 아닌가? 학자도 직업인이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거나 또는 연구소에서 학문을 하려면 남보다 더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시대에 앞서서 전문 분야별로 미지의 학문을 개척하고 기술개발을 선도한다. 그리고 사회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책무도 지니고 있다. 실용주의적인 미국은 전문가로서의 자격증을 더 높이 평가한다. 가령 건축가이면 족하지 건축박사는 뭐에 쓰나? 의사나 변호사면 그만이지, 의학박사, 법학박사는 학자들의 칭호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사들이 의학박사 학위를 가져야 의사 노릇을 할 수 있는 실정이다. 박사를 알아주는 사회가 되니 너도나도 나서고, 또 대학이 학위를 남발하면서 학문과는 무관한 사람들까지 박사학위 받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대학마다 박사가 쏟아지고 있다. 박사가 많이 배출되는 것을 탓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질인 것이다. 외국에서는 수년 동안의 엄격한 과정을 거치고 절차를 밟아 학문의 길이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야 학위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일부대학은 학위장사를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학생들이 제대로 학교에 다니고, 논문다운 논문을 쓰고 있는가? 대학 주변에는 석사 학위 얼마, 박사 학위 얼마라는 식으로 논문을 대신 써 주는 곳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자격 미달자가 금전거래나 용역거래를 한다면 대학이 병들고 있다는 증거다. 외국의 유령대학을 나왔다는 가짜 박사 소동도 민망하다. 그뿐인가. 명예박사는 더욱 명예스러워야 할 터인데 힘있는 정치인들이 나누어 가지는 경향마저 있고, 심지어는 명예박사 학위를 세일하는 대학마저 있는 형편이다. 지난 청문회에 표본으로 드러난 서울의 유명대학 뒷모습이 물론 우리 대학사회를 전부 대표할 수는 없다. 작은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또한 분명한 것은 사회 전체가 흔들려도 대학만은 허물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이건영 중부대 총장
  • 철도공 잦은 인사 ‘후유증’

    한국철도공사가 일련의 인사를 놓고 술렁이고 있다. 문책성 시비가 제기되는가 하면 잦은 인사로 조직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비서팀장 인사. 비서팀은 이철 사장의 부임 첫 작품으로, 지난해 11월 본부-팀제 개편 때부터 ‘옥상옥’ 논란이 제기됐다. 철도와 무관한 비관료출신인 이 사장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보좌하기 위해 의전에 정책검토 기능까지 부여했다. 정책비서를 포함해 17명을 지휘하는 핵심 요직이다. 그러나 비서팀장은 14개월 만에 5번이나 바뀌는 단명의 자리로 전락하면서 “100일을 넘기면 장수하는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한 관계자는 “비서팀장은 통상 기관장과 임기를 같이하는데, 잦은 교체로 기피하는 자리가 됐다.”면서 “업무 지속성이 단절될 뿐 아니라 업무보다 의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9월 1일자로 단행된 일부 팀장급 전보 인사도 뒷말이 많다. 논란은 정부의 철도경영지원 협상을 주도한 전략기획팀장이 강원지사 경영관리팀장으로 전보되면서 불거졌다. 공사측은 ‘고생한 간부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강조하지만 본사 선임 팀장이 지사의 팀장으로 가는 것은 격이 맞지 않다. 일각에서는 철도공사의 요구안보다 정부 결론이 미흡하자 책임을 물은 좌천 인사로 해석한다. 지난 6월 철도파업 때 책임자를 문책성 인사조치 한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누가 대외업무나 민감한 현안을 맡겠느냐.”며 ‘업무 기피증’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예고없는 수시인사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특히 좌천성 인사를 일주일 전에 공개해 사기를 떨어뜨리고 업무 혼란을 야기시킨다는 불만도 나온다. 정부대전청사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장·차관 오래하는 법

    장·차관 오래하는 법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바다이야기’파문은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에서 비롯됐다.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문에 6개월이라는 차관 재직기간이 결코 짧은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었다. 앞서 논문 중복게재로 파문을 일으키고는 사임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의 재직기간도 17일에 불과했다. 고위직의 ‘목숨’이 흔들리는 시대, 서울신문이 ‘역대 정부의 정무직 재임기간’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정부수립 이후 가장 짧게 장관으로 재직한 사람은 국민의 정부 때 3일동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안동수씨. 그는 2001년 5월21일 임명돼 취임사에 대통령에 대한 ‘충성서약’을 담았다가 물의를 빚어 물러났다. 반면 3공화국과 4공화국에 걸쳐 과학기술처 장관을 역임해 역대 최장수 장관으로 기록된 최형섭씨는 무려 7년 7개월동안 재임했다. 법무부나 교육부 등 비교적 정치적 바람을 타거나 현안이 많은 부처는 장관 재임기간이 짧은 반면 이공계나 전문성이 있는 부처는 비교적 ‘롱런’했다. 두번째 단명장관은 1공화국에서 상공부 장관을 지낸 박희현씨.1954년 6월30일 취임한 뒤 5일만인 7월4일 물러났다. 참여정부 들어 교육부 장관을 맡았다가 장남의 특례입학이 문제가 돼 5일만에 물러난 이기준 전 장관이 세번째를 기록했다. 문민정부땐 박희태 법무, 박양실 보건사회, 허재영 건설부 장관 3명이 10일만에 물러났다. 박희태씨는 자녀의 부정입학, 박양실씨와 허재영씨는 부동산 투기가 문제가 됐다. 반면 최형섭씨에 이은 두번째 장수장관은 문민정부 시절 공보처 장관을 지낸 오인환씨이다.1993년 2월26일 김영삼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임명돼 문민정부가 끝난 1998년 3월2일까지 5년동안 자리를 지켰다.3공화국 시절 해군 출신인 김성은 국방부 장관도 4년 11개월동안 재직했다.5공화국 때 4년 6개월동안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낸 이정오씨와 1공화국 때 4년 5개월동안 외무장관으로 재직한 조정환씨도 롱런했다. 이밖에 국민의 정부에선 김명자 환경부 장관이 3년 8개월, 참여정부에선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3년 1개월 재임해 해당 정권의 최장수장관이 됐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씨줄날줄] 존웨인 증후군/육철수 논설위원

    남자의 체력과 정력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과 상관관계가 깊다는 게 정설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경쟁심과 공격성향, 의욕을 북돋워준다고 한다. 일명 ‘투쟁호르몬’이라고 불리며 남자를 남자답게 만드는 요체라 할 수 있다. 권력을 쥐고 있거나 체력과 재력이 충만하면 이 호르몬이 넘치도록 분비되고, 성욕도 활발하다는 게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반면 실권·실직·패배 등 좌절을 겪은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투쟁본능이 사라진다. 삶의 의욕 저하는 물론 부부·이성관계에서 ‘남자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란다. 복싱선수를 실험해보니 승자는 경기 후에도 테스토스테론이 남아돌아 힘이 펄펄 넘쳤다고 한다. 하지만 패자는 시합 전에 왕성하던 이 호르몬이 경기 후에는 온데간데 없었단다. 남성의 생리와 심리도 이렇듯 여성 못지않게 복잡한 부분이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하비 사이먼 교수가 최근 뉴스위크 특별기고를 통해 “남성들이여, 오래 살려면 ‘존 웨인 증후군’을 버려라.”고 충고했다. 배우 존 웨인(1907∼1979)은 서부영화에 많이 출연해 미국인들 사이에 ‘남자다운 남자’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러나 영화 속 웨인처럼 폼잡고 강한 척하며 살다가는 단명(短命)에 병치레하기 바쁘다고 꼬집은 것이다. 사이먼 박사는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이유로 직장 스트레스와 지나친 경쟁, 가족부양 부담 등을 꼽았다.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마초 근성’도 단명에 한몫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령대별로 필수 건강체크 항목까지 친절하게 제시해 놓았다. 사실 남자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말 것이며, 여자처럼 수다를 떨어서는 안 되며, 평생 세 번(태어났을 때, 부모가 돌아갔을 때, 나라가 망했을 때)만 울어야 한다고 교육받는 게 동서양의 전통적 남아교육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남성중심사회에서나 통했던, 케케묵은 관념이 된지 오래다. 가정은 물론이고 각계에서 여풍(女風)이 몰아치는 요즘 한국땅에서, 존 웨인 흉내를 냈다가 남아날 남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남자의 인생도 그저 자기 건강 생각하고 요령 부리면서 오래 사는 게 ‘덕목’인 시대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고이즈미 8·15 도발] 고이즈미 강행 퇴임뒤 정치영향력 유지 ‘계산’

    [고이즈미 8·15 도발] 고이즈미 강행 퇴임뒤 정치영향력 유지 ‘계산’

    |도쿄 이춘규특파원|예상대로 일본 총리가 패전 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그는 8·15를 앞두고 최근 기회있을 때마다 참배 강행 의사를 표명하며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총리가 되기 전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그가 그뒤 매년 정기적으로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 동기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2001년 자민당 총재선거 때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공약, 예상을 뒤엎고 승리했다. 아울러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때마다 한국·중국 등이 강력 반발하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본 국민들의 잠재된 민족주의가 분출, 고이즈미 지지를 강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가 이런 흐름을 적절히 탔다는 지적도 많다. 상당수 일본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도 절반 이상 응답자가 총리의 참배에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국민성을 감안하면, 국민 다수가 반대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큰 문제 없다. 특히 올해의 경우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8월 15일을 택해 참배를 강행한 것은 어느 때보다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약을 지키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심어주길 기대했다는 해석이다. 이같은 여론의 지지를 토대로 9월 말 퇴임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고이즈미 총리 취임 전 15년 가까이 일본에서는 단명총리가 계속 나오는 등 정치혼란이 계속됐다. 그래서 일본 국민들은 강한 지도자를 원했고, 고이즈미 총리가 이같은 흐름에 부응했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그의 퇴임 뒤 자민당내 리더십이 약화되면 국민들이 다시 부를 수 있고, 이때를 대비해 이날 참배를 강행했다는 해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는 더욱 경직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국 정부와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반성과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반일 감정은 고조되고 경제협력 퇴조 등의 강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고이즈미 총리가 ‘지는 태양’이기 때문에 후유증이 그리 크지 않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차기 총리가 유력한 아베 신조 관방장관의 태도에 따라 파문이 조기 진정될 여지도 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다음달 20일 예정된 자민당총재 선거에 대한 영향도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taein@seoul.co.kr
  • 경기확장 1년만에 끝 ‘냄비현상’ 심해졌다

    국내 경기의 순환 주기(사이클)가 매우 짧아져 거시 경제 정책 운용에 부담을 주고 내수를 더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0일 발표한 ‘경기사이클 축소의 원인과 해법’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경기의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면서 “경기 사이클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냄비 현상’이 심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기는 경제 지표상 정점을 지나 현재 완만한 하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기 대비로 본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1.6%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2%,0.8%로 계속 낮아진 데다, 계절조정 후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순환변동치 역시 지난 2분기에 기준치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또 재고-출하 순환지표에서도 재고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기 확장이 마무리 단계임을 알리고 있다. 경기가 지난 1분기를 고점으로 2분기에 하강기에 들어섰다면, 지난해 1분기 저점에서 시작된 경기 확장(회복)기는 고작 1년 만에 끝난 셈이다. 정보기술(IT) 발달과 함께 경제 주체들이 실시간으로 투자와 소비를 결정하는 등 경기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져 세계적으로 경기 사이클이 단축되는 현상은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기가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지적이다. 전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기 사이클의 단명 현상과 관련,“비정규직 근로자 비중 확대로 본격 경기 위축에 앞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먼저 닫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내수와 수출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경기 주기를 정상화하기 위해 내수와 수출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해야 한다.”면서 특히 불안 심리 해소를 통한 소비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소비가 지난 2003년의 부진에서 벗어나 일단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경제 안전판이 되고 경기 상승을 견인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근본적으로는 내수의 중심인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줄이고 투자를 늘려 이 부문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수출과 내수의 원활한 순환을 돕고 내수의 ‘힘’을 키우는 일이라고 그는 덧붙였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티셔츠 연출’ 새로운 부등식

    ‘티셔츠 연출’ 새로운 부등식

    여름철 멋내기는 간단명료한 것이 최고의 센스. 하지만 너무 간소하면 허전하고, 이것저것 추가해버리면 또 너무 무겁고 덥다. 그래서 등장한 티셔츠 하나로 멋내기! 과감한 프린트로 전체 분위기에 포인트를 주거나, 내 마음대로 자르고 붙여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티셔츠를 만들어 폼나는 여름 패션을 완성해보자. 올 여름에는 티셔츠 패션이 득세다. 화려한 무늬를 그려 넣은 티셔츠나 멋스럽게 가위질(커팅)을 해 허름하면서도 세련된 티셔츠,‘한정판매(리미티드 에디션)’라는 희소성의 은근한 매력을 가진 티셔츠까지. 티셔츠는 멋을 내지 않은 듯 캐주얼하면서도 남다른 스타일을 연출하게 돕는 최고의 패션 아이템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티셔츠 하나로 멋내기 해골무늬, 유명한 작가의 그래피티, 자연친화적인 무늬 등 다양한 무늬의 티셔츠가 거리를 수놓는다. 독일의 대표적인 정장 브랜드의 캐주얼라인인 ‘보스 오렌지’는 모래사막에서 여행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강렬함을 표현한 티셔츠를 선보였다. 해골무늬, 아프리카 부족 문양 같은 무늬들이 보스 오렌지의 셔츠에서 재해석됐다.‘겐조 옴므’도 열대의 느낌을 준 화려한 셔츠로 멋쟁이의 시선을 끈다. 제일모직 ‘구호’의 ‘도네이션 티셔츠’는 정구호 상무·영화배우 장미희·아티스트 한젬마·포토그래퍼 김현성씨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했다. 개성있는 티셔츠를 입고, 시각장애 어린이의 개안수술 기금 마련도 돕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준다. 진 브랜드 ‘리바이스’는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의 개코가 디자인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힙합문화를 녹인 그래피티로 에너지 넘치는 젊음과 자유를 표현했다. ■ 개성 만점,티셔츠 리폼 올해 패션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리폼이다. 지난 6월 월드컵기간 동안 붉은악마의 상징인 빨간티셔츠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리폼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리폼 의상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있는 티셔츠에 징, 구슬, 자수, 페인팅, 레이스 등으로 내 마음대로 꾸민다. 긴팔을 잘라 민소매로 만들고, 답답한 네크라인 부분을 확 도려내 어깨를 내놓는 스타일로 변신시키는 것은 가위만 가지고도 누구나 할 수 있다. 마감처리를 하지 않고, 약간 올이 풀린 듯 입는 것이 더 멋스럽다. 원하는 부분을 가위로 잘라 구멍을 내거나 긴 칼집을 내는 것도 단순한 티셔츠를 멋스럽게 바꾸는 방법. 반짝이는 스팽글과 구슬을 이용해 톡톡 튀는 티셔츠를 만들 수 있다. 생각해놓은 그림을 티셔츠에 그리고 스팽글, 구슬을 모양에 맞춰 꿰매면 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흠이지만 뿌듯함은 최고. ■ 과감한 티셔츠 연출을 어깨를 드러내는 과감한 티셔츠가 인기를 끈다. 요즘 같아선 안에 얇은 끈이 달린 톱을 입고 확 파인 티셔츠를 입는 것은 ‘평범한 차림’에 속한다. 브래지어의 끈(물론 패션 끈으로 바꾸고)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양쪽 어깨를 드러내는 것이 너무 야하다고 느껴진다면 한쪽 어깨만 비스듬히 내려도 멋스럽다. 간결한 티셔츠에 미니스커트나 청바지를 입었다면, 벨트에 힘을 주자. 화려한 벨트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소품으로, 패션에 포인트가 된다. 머플러를 벨트처럼 묶는 것도 개성있어 보인다. 아무 무늬 없는 티셔츠에 선글라스, 모자 하나만 멋스럽게 연출해도 패션쇼에 참석하는 센스 있는 패션을 만든다. 강한 무늬가 눈에 확 띄는 코디라면 무난한 회색 데님바지,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이 좋다. 화려함을 한번 안정시킨다. 튀는 스니커즈나 커다란 가방으로 포인트를 주면 센스를 한층 올릴 수 있다.
  • 김병준 부총리 퇴임…17일간 보수 450만원

    김병준 부총리 퇴임…17일간 보수 450만원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에 이어 역대 두번째 ‘단명 부총리’로 7일 사표가 수리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는 지난 17일 동안 근무한 대가로 급여 433만원, 퇴직금 17만원 등 450만원 정도를 받는다. 7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임용된 김 전 부총리는 이미 7월분 급여를 받았다. 지난달 급여는 교육부총리의 연봉 9471만원을 12개월로 나눈 금액 789만원에 7월중 재직 일수(11일/31일)를 곱한 280만원이었다. 또 이달에는 퇴직일 전날까지 재직 기간으로 간주,6일치 월급인 153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여기에는 소득세·주민세와 같은 세금은 물론, 건강보험료 및 공무원연금 납부액 등이 포함돼 있다. 김 전 부총리는 공무원연금을 낸 만큼 두달치 퇴직금도 받게 된다. 공무원연금법에 따르면 퇴직연금이나 퇴직연금일시금을 받으려면 20년 이상 공직에 몸담아야 한다. 따라서 김 전 부총리는 해당 사항이 없으며, 다만 20년 미만 재직자가 퇴직할 때 지급하는 퇴직일시금을 받을 수 있다. 퇴직일시금은 월보수액에 재직 일수(17일/365일)와 5년 미만 재직자에게 부여하는 가중치 1.2를 곱한다. 이를 통해 산출된 김 전 부총리의 퇴직일시금은 113만원. 그러나 급여에서 퇴직금으로 약 96만원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퇴직금 실지급액은 17만원 정도이다. 한편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이임식에서 ‘꿈으로 끝난 꿈’이란 제목의 이임사를 통해 “교육부(장관직)를 맡아 나름대로 하고 싶었던 일이 참으로 많았다. 그러나 이런 꿈은 채 한 걸음 옮기기도 전에 ‘박제’가 되어 버렸다.”고 아쉬움을 털어 놨다. 그는 “당분간 (논문표절 논란 같은)이번 일을 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교육부 공무원)여러분도 저와 제가 겪었던 일을 잊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기준 이어 두번째 최단명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취임 13일만에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참여정부 차관급 이상 정무직들의 ‘수명’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참여정부는 ‘코드 인사’에 한번 검증된 인물을 계속 활용하는 ‘돌려막기 인사’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한 자리에서 오래 머문 사례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3년6개월동안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20개 자리에는 모두 64명이 거쳐갔다. 직위별로 3.2차례씩 교체된 셈이다. 가장 빈번하게 바뀐 자리는 현직을 포함해 다섯명씩 거친 교육부총리와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와 김병준 부총리의 재임기간은 각각 5일,13일에 불과해 각각 참여정부 ‘단명 장관’ 1,2위에 올랐다. 김 부총리는 사표가 수리되는 절차가 필요한 만큼 조금 늘어날 수는 있다. 최낙정 전 해수부 장관도 재임기간이 14일에 그쳐 단명 장관 3위를 기록했다. 경제부총리와 행정자치부·환경부·기획예산처 장관은 세 차례 교체가 이루어져 현직은 참여정부 4대 장관에 해당한다.국무총리와 과학기술부총리, 통일부·법무부·문화관광부·농림부·산업자원부·보건복지부·노동부·건설교통부 장관은 두 차례 바뀌었다. 외교통상부·국방부·정보통신부·여성가족부는 각각 한 차례 수장이 교체됐을 뿐이다. 참여정부 최장수 장관은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으로,3년1개월동안 재임했다. 이어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2년7개월째 업무를 맡고 있다.2년 이상 한자리에서 국정운영을 책임진 국무위원은 이희범 전 산자부 장관(2년2개월)을 포함,3명에 불과하다. 반면 참여정부에서 정무직을 두차례 이상 거친 인물은 15명이 넘는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부총리 청문회 이후] 결백 강조하며 ‘자리지키기 돌입’ 관측

    “사퇴는 무슨 사퇴냐.”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1일 오후 사실상의 청문회인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사퇴의향을 묻는 기자들에게 내뱉은 말이다. 짧은 한마디였다. 앞서 그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했었다. 때문에 이날 회의 직후 사퇴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한마디로 “버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다른 전망이 나왔다. 학자로서의 명예회복을 했으니 교육수장으로서 계속 일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혀졌다. 여당으로서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여당은 그의 자진사퇴를 기대하는 눈치다. 자신의 발언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했는지 김 부총리는 이날 저녁 황급히 교육부의 엄상현 기획홍보관리관을 찾았다.“어떻게 보도되는지 파악해 달라.”는 지시였다.“(언론에서)자진사퇴 가능성을 강력 부인했다.”라는 보고에 “‘오늘은 거취를 표명하는 날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날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한 말이었다.’고 해명자료를 내라.”고 재차 지시했다. 청와대나 총리실에 자칫 부담을 줄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김 부총리가 당장 사퇴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사퇴는 무슨 사퇴냐.”는 말 그대로 교육수장 자리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저녁 “각계 여론을 수렴한 뒤,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힌 한명숙 총리에게 자신의 학자로서의 결백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 4당은 김 부총리가 자진사퇴를 끝내 거부하면 해임건의안을 낼 태세다. 취임 12일째를 맞은 김 부총리가 임기를 이어갈지 아니면 ‘단명 교육수장’이라는 불명예를 남길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편 역대 최단명 교육장관 기록은 2005년초 도덕성 시비 등에 휘말려 사임한 이기준 전 부총리가 갖고 있다. 임명장을 받은 지 57시간 30분만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제2공화국 당시 윤택중(9대) 장관은 17일만에,41대 송자 전 장관은 25일만에 물러났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무형문화유산 국제저널’ 나왔다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조사와 연구, 보호를 주제로 한 국제저널(학술지)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창간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회와 함께 국제저널 ‘무형문화유산’(International Journal of Intangible Heritage) 창간호를 발간하고,22일 국내외 편집위원들과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발간사무국을 둔 무형문화유산 전문 학술저널로, 영문으로 매년 한 차례 출간된다. 창간호에는 ‘베트남 민족학 박물관 사례를 통한 과거와 현재 잇기’‘무형문화유산:뉴질랜드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 연구’‘단명하는 것 보존하기:2004 멕시코 국제박물관협의회 세계박물관의 날’‘남아프리카 Iziko박물관의 무형문화유산 표상’ 등 7개국 무형문화유산 전문가들이 새로운 전시기법과 운영, 박물관의 새로운 문화유산 소식을 담은 논문 8편이 수록됐다.2004년부터 국제저널 발간이 추진되면서 세계 13개국의 무형문화유산 전문가 20인으로 구성된 편집위원·자문위원회가 구성됐으며, 발간 계획이 알려지면서 사무국에 100여편의 논문이 접수됐다. 이 중 편집위원회 심사를 거쳐 8편이 최종 선정됐다.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최초의 국제저널을 통해 전세계 무형문화유산의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자의 단명, 숙명 아니다

    “남녀 수명차 줄일 수 있다.” USA투데이는 한때 8년까지 벌어졌던 남녀간 수명 격차의 이유와 극복 비법을 1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사내아이는 더 많이 태어나지만, 어릴 적에 더 많이 죽어 사춘기 언저리에는 숫자가 엇비슷해진다. 젊은 남성 사망률도 사고, 자살 등으로 더 높다.어른이 돼서 흡연과 과음, 과식 등 잘못된 습관으로 여자보다 빨리 눈을 감는다. 남성은 감염, 부상, 스트레스와 잠재적인 수명 단축 요인들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미시건대학의 대니얼 크루거 교수는 이는 숙명적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남성 골초 가운데 41%가 70세에 사망했지만 비흡연자의 경우는 14%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욕 국제수명연장센터의 로버트 버틀러 소장은 과일과 야채를 즐기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음주를 자제하는 것 외에도 주치의를 2명까지 둘 것을 권한다. 자주 검진받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병원에 달려가는 것도 여성이 오래 사는 이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부인이나, 성적 파트너, 심지어 많은 친구도 도움이 된다. 부인을 둔 남성이 더 오래 사는 것은 분명하다. 단짝이나 친척들이 많은 사람이 장수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생활 태도도 바꿔야 한다.71세에 건강했던 남녀의 이후를 추적했더니 직장이든 골프 약속이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사람의 생존율이 더 높았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北 언제까지 빗장 걸어 잠글 텐가

    북한 군부와 언론이 연일 남북 열차시험운행 무산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고 있다. 북 군부는 그제 담화를 내고 “북남열차시험운행이 중지된 것은 남측이 열차시험운행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우리가 넓은 부지를 내줬건만 남측은 한쪽 모퉁이에 시범공단이나 운영하는 정도”라며 “북남협력교류가 단명으로 끝난 금호지구 건설처럼 되지 않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실무접촉에서도 북측은 육로 방북에는 공감하면서도 열차 이용만은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북 군부의 담화는 그들 표현을 빌려 획기적으로 통 큰 지원이 없이는 철길을 열 수 없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 하겠다. 이는 결국 군부를 중심으로 체제 개방에 대한 북한 정권의 두려움을 반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단계적인 남북협력 확대가 점점 체제 개방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군부의 조바심을 내보인 것이다. 얼마전 북한이 1949년 이후 지속해 온 중국과의 단기체류자 비자면제협정을 일방적으로 철회한 것과도 맥이 닿는다. 평양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발 개방물결을 일단 막고 보려는 심산인 것이다. 북측 언론까지 열차운행 무산에 대해 남측 책임론을 강하게 들고 나오는 것을 보면 당분간 군부의 이런 강경기류가 남북관계 전반을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인민경제의 어려움과 국제적 개방압력이 가중되는 마당에 고슴도치처럼 갈수록 움츠러드는 북한 당국의 행태가 안타깝다. 빗장을 걸어잠근 채 뒤로는 손을 내미는 행태가 그저 딱하다. 미국과의 대치 속에 남한과의 교류확대 말고는 뾰족한 돌파구가 없음을 북측은 알아야 한다. 미국에다가 핵을 들이대고, 남으로는 철길을 막으며,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사회주의식 개방경제마저 외면해서는 더이상 체제를 지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다음 달 3일부터 남북 경협추진위가 열린다. 북측의 전향적 자세를 거듭 촉구한다.
  • 北군부도 책임전가 가세

    경의·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취소를 놓고 남북 당국이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북측 군부가 28일 남측을 비난하고 나서 주목된다. 남북 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시험운행이 취소된 원인은 남측에서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열차 방북과 월드컵 응원단 경의선 이용 방안,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열차 수송 등이 전혀 추진되지 않은 점을 들면서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맞게 쌍방이 합의한 대로 협력과 교류가 진행된다면 그에 따른 모든 군사적 보장조치를 제때에 세워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성공단사업과 관련,“남측이 내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우리가 넓은 부지를 떼어내 준 이후 평토작업이나 해놓고 한쪽 모퉁이에 시범공단이나 운영하는 정도”라며 “우리 군대는 개성공업지구 건설을 비롯한 모든 북남협력교류가 단명으로 끝난 금호지구의 건설처럼 되지 않겠는가 하는 데 대해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남북은 29일 개성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두 번째 실무접촉을 가질 예정이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아드보카트 감독 자전에세이 ‘모든 가능성은’ 펴내

    아드보카트 감독 자전에세이 ‘모든 가능성은’ 펴내

    ‘이영표는 최고의 사윗감, 박지성은 두 얼굴의 사나이(?)’ 다음달 독일월드컵에서 한국팀의 명운을 짊어진 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들과 한국 생활에 얽힌 에피소드를 13일 출간될 자전 에세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를 통해 털어놓았다. 합리적이고 간단명료한 것을 선호하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대한 짧은 인상을 자신의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는 수비수 이영표(토트넘)에 대해선 “어떤 부모라도 너를 사위 삼고 싶을 거야.”라며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보고나서는 “운동장 밖에서는 참 조용한데 그라운드로만 들어오면 제일 활발해지는구나.”라며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에 흡족해했다. 한국축구의 차세대 아이콘 박주영(FC서울)에게는 “너의 재능을 독일에서도 보여줬으면 한다.”라며 특별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아드보카트호의 새 얼굴들에 대해서도 언급을 아끼지 않았다. 이호는 “정말 유망한 선수”, 조원희는 “에너지가 넘치는구나.”라고 표현했다. 이밖에 ‘진공청소기’ 김남일(수원)에겐 “너의 노련함이 마음에 들어.”라고 했고, 최진철에게는 “네 헤딩은 정말 훌륭해.”라고 말해 최종엔트리 발탁이유를 짐작케 했다. 선수들의 호칭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들도 소개했다. 지난 11일 독일월드컵 최종엔트리 23인이 발표되던 순간, 아드보카트 감독의 호명을 듣던 국민들은 그의 ‘기묘한’ 발음에 웃음을 터뜨렸었다.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을 부를 때는 “항상 발음하기 힘든 이름”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리∼워얼∼영”이라고 말했던 것. 박지성은 그냥 ‘파크(Park)’로 부르고 그보다 어린 박주영은 하나를 덧붙여 ‘영 파크(Young Park)’라고 부른다. 이천수(울산)의 별명은 거스 히딩크 감독시절부터 내려온 ‘릴리(백합)’로 톡톡 튀는 그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이천수는 2001년 프랑스 프로축구팀 릴OSC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숱한 ‘이씨’ 선수들에 고민하던 히딩크 감독은 릴(Lille)과 리(lee)를 합성해 릴리란 별명을 만들었다. 미드필더 김두현(성남)의 별명은 ‘허니’다. 통역을 맡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박기일씨와 함께 고민하다가 ‘현’과 발음이 비슷한 허니로 불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부드러운 저음의 가수 안다성 [1]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부드러운 저음의 가수 안다성 [1]

    ‘바닷가에서’ ‘사랑이 메아리칠 때’가 그렇듯 부드러운 저음, 고즈넉한 시를 읊조리는 듯한 분위기의 노래로 먼저 떠올려지는 가수 안다성씨.‘안다성’은 본인 스스로 지은 예명이다. 세계적인 성악가 마리안 앤더슨의 이름에서 착안한 것으로 대중으로부터 부드럽게 불려지고 싶어 ‘앤더슨’과 비슷한 발음,‘안다성’이라 이름지었다. 본명 안영길(安泳吉).31년, 충북 제천 태생. 지금까지 몇 차례 만나오면서 그에게는 늘 변함없는 것 한 가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약속장소에 항상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다는 점과 늘 흐트러짐 없는 차림새였다는 사실이다. “우리 옛날 가수들은 항상 먼저 와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괜스레 불안하지, 허허….” 그는 말한다.“우리나라 초창기 연극배우 이종철씨 알지? 그 냥반(양반) 꽤나 엄했어요. 분장한 채 대기실 밖에라도 나갈라치면 가차 없이 귀싸대기야. 어떻게 연예인이 무대에 서야 할 얼굴을 함부로 내보이느냐고….” 분장한 얼굴을 함부로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을 금기시 여기고 살았듯 그 이면에는 일상에서조차 맨 얼굴을 그대로 내보이며 ‘책’잡히고 ‘흉’잡힐 일을 되도록 삼가려 함도 그가 연예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몸에 밴 것들이리라. 처음 그가 무대와 연을 맺은 것은 51년, 당시 전쟁으로 인해 임시로 청주에 내려와 있던 ‘신흥대학교(현 경희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었을 때였다. 전쟁은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많은 희생을 강요했다. 그 역시 휴학계를 내고 군예대에 지원했다. 그러고는 군예대 지원의 대가로 받은 쌀 두가마니를 집에 메어다 놓고 그는 홀로 군예대로 향했다. 송달협, 고대원, 유춘산 등의 가수들을 비롯해 7인조 악단과 무용수들, 쇼 단원을 모두 합쳐 봤자 고작 25명이 전부였던 ‘1102 야전공병단’ 소속 군예대는 동부전선 강릉 부근에 배치해 있었다. 군용트럭으로 100여 리 길을 두 시간, 혹은 그 이상씩 달려 이동하는 도중에 포격 세례를 받기도 수차례였고 비포장도로의 흙먼지를 뒤집어 쓰며 천신만고 끝에 공연장에 도착하면 도랑물로 흙투성이만을 겨우 털어낸 채 이내 웃음 띤 모습으로 무대에 나서곤 했다. 예고 없는 무차별 폭격은 공연장에도 예외일 수 없어 공연은 수시로 중단되었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건 공연이었다. 이 전장에서 그는 2년 9개월 동안 무려 100여 차례의 공연을 치렀다. 목숨을 건 사투의 시간에도 일순간이나마 노래가 공포나 두려움으로부터 얼마나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어주는가 하는 사실이 생생하게 현실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이때의 경험이 그의 오랜 가수생활 동안 노래에 대한 ‘신념’으로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 쉽사리 짐작되어졌다. 그가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접어들게 된 때는 9·28 수복 이후 서울로 복귀한 대학 3학년 때인 55년. 친구 생일자리에 초대받아 간 곳이 당시 종로의 ‘여정카바레’. 사교춤이 한창 유행하던 무렵 이곳은 풀 멤버 밴드가 있던 일류 카바레로 명성만큼이나 무대 또한 근사했다. 물론 그가 이전에 섰던 야전무대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이때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친구들이 그를 무대로 끌고 올라간 것이다. 이 돌발사태를 제지하던 웨이터와 친구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이윽고 몸싸움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무대에 오르자 그는 버릇처럼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노래를 시작했다.‘서울야곡’. 야전무대에서 즐겨 부르던 가수 현인의 노래. 노래가 시작되자 아수라장이던 장내가 일순간 잠잠해졌다. 순간 그는 더욱 긴장했다. 그러나 이내 악기들이 하나 둘씩 자신의 노래를 따라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 삼절까지 노래를 마쳤다. 무대에서 내려오자 의외로 악단장이 다가와 명함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방송국 전속가수 시험에 응시할 것을 제의해왔다. 명함에는 ‘중앙방송국 경음악단장 손석우’라고 적혀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 대학생 신분에서 대중가요 가수는 썩 매력적이지 않았죠. 하나 방송국의 전속가수 시험제도라는 것이 묘하게 도전의식을 자극하더군요.” 결국 그는 이듬 해, 노래와 악보 테스트를 거쳐 권혜경 등과 함께 전속가수로 발탁된다. 그리고 몇 달 뒤 비로소 첫 취입할 노래의 악보를 건네받는다. 이 노래가 바로 우리나라 연속방송극 주제가 제1호인 ‘청실홍실’이다. 그는 악보를 훑어내려 가면서 난감해졌다. 노래가 지극히 짧고 단순해 감정을 이입할 부분이 도무지 없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그는 작곡자 손석우씨를 찾았다.“선생님, 이 노래는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 이에 작곡가 손석우씨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그냥 쉽게 불러요, 동요 부르듯….” (계속) sachilo@empal.com
  • [책꽂이]

    |실용| ●존 디어 웨이(데이비드 마지 지음, 조동권 옮김,W미디어 펴냄) 일본의 곤고구미(金剛組,578년 설립)는 14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1000년에 설립됐다는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포도주업체 ‘샤토 드 굴랭’ 역시 1000년이 지난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초장수 기업은 특별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 책에서는 1837년 미국 중서부 시골의 작은 쟁기회사로 출발해 오늘날 세계적인 농기계 제조 회사로 성장한 존 디어의 성공비결을 소개한다.1만 1000원. ●존경받는 기업 발렌베리가의 신화(장승규 지음, 새로운 제안 펴냄) 세계 가전시장의 거인 일렉트로룩스, 통신장비시장의 선두주자 에릭슨, 초일류기업의 대명사 ABB, 대형트럭의 롤스로이스 스카니아, 단일약품(로섹) 최대 판매량을 자랑하는 아스트라제네카, 하이테크 전투기의 강자 사브…. 이들 기업을 이끌고 있는 곳이 바로 ‘유럽 최대의 산업왕국’ 발렌베리가(家)다.150년 동안 5세대에 걸친 세습경영에도 존경을 받는 원동력은 투명성과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그들의 경영철학이다.1만원. ●변화를 이끄는 자 리더(쉴라 머레이 베델 지음, 강헌구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 미국의 독립선언문은 1322단어,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문은 268단어, 주기도문은 56단어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간단명료함은 리더가 갖춰야 할 의사소통 능력의 핵심이다. 책은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테레사 수녀의 말을 들려준다.“위대한 행동이란 없다. 위대한 사랑으로 행한 작은 행동들이 있을 뿐이다.” 1만 2000원. ●하루 108배, 내몸을 살리는 10분의 기적(김재성 지음, 아롬미디어 펴냄) 경락이란 인체 내에서 기와 혈이 흐르는 통로이며, 생명이 흐르는 길이다.108배는 최고의 경락운동이다. 침을 놓거나 마사지를 통해 개개의 경락을 자극할 수는 있어도 108배처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우리 온몸의 기혈순환을 촉진시킬 수는 없다.‘몸과 마음의 대화’인 108배는 병이 들기 전에 몸과 마음을 다스려 질병을 예방한다는 한의학적 양생관에 가장 부합하는 운동으로 꼽힌다.1만원. ●우리말 속담사전(조평환·이종호 지음, 파미르 펴냄) 우리 선인들은 속담을 한문으로 나타내 사용했다. 그 중에는 우리말 속담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것도 적지 않다. 이 책은 한자어 속담을 제외한 우리말 속담만 1만여개를 골라 실었다. 현대 속담, 북한 속담도 포함돼 있다.3만 8000원.
  • [Book & Life] 평전 읽기의 괴로움

    무릇 글을 쓴다는 것이 다 그렇지만 평전(評傳)을 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인물의 내면에 육박해 그 정신세계를 빈틈없이 포착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때론 신화가 된 인물을 ‘지금, 여기’로 끌어내 가상의 대화라도 나눌 필요가 있다. 그만큼 한 인물의 진면목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소설적 상상력과 구성력, 대중적인 필력만 갖췄다고 해서 모두 평전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안경환 서울법대 교수가 펴낸 ‘조영래 평전’(도서출판 강)은 우리 평전문화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한다. 저자는 1990년 마흔셋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인권변호사 조영래의 열정적인 삶을 개인사와 시대사를 넘나들며 다룬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해 조영래 변호사의 유족이 “사실 왜곡이 심각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또 권인숙 명지대 교수는 ‘인물과 사상’ 4월호에서 ‘조영래 평전에는 조영래가 없다.’라는 기고를 통해 “‘조영래 평전’이 형식과 내용 면에서 평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이 책은 10주기 추모 다큐멘터리 등 이미 공표된 문헌과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제한된 범위의 사적 인터뷰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서문에서도 이런 사실을 밝히고 있다.”고 반박한다. 그런 한편 “글의 형식이며 내용도 필자 자신의 편견과 무지, 성의와 무성의가 고스란히 담긴 결함투성이의 미완성품”이라고 고백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는 왜 애당초 감당하기 어려운 평전작업에 손을 댔을까.‘글쓰기의 유혹’에라도 빠진 것일까. 글쓰기를 ‘권력’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영래 평전’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허명(虛名)이 실명(實名)을 능가하는 사람은 단명(短命)한다.” 이른바 ‘잘 나가는’ 사람에게 이만큼 경종이 되는 경구도 드물다.)(86쪽) 이것은 물론 텍스트의 전후 맥락을 잘 살펴가며 읽어야 한다. 수사적인 표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 조영래의 ‘세상을 바꾼 아름다운 열정’을 다루는 평전에 굳이 그런 자극적인 글줄을 끼워넣어야 했을까. 한 인물의 사상적·정신적 궤적을 깊이있게 다뤄야 하는 평전작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와 언어에 대한 균형감각이다. 철저한 취재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책상머리 평전’은 결코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우리의 평전출판, 특히 국내 인물에 대한 평전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개정판까지 내며 50만부 이상 팔려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전태일 평전’(도서출판 돌베개)같은 경우도 있긴 하지만, 우리 평전시장은 아직 열려 있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모처럼 나온 ‘조영래 평전’이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를 생동감 있게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산 인물들의 평전을 읽는 것이다. 역사 속에 박제화된 인물을 피가 돌고 살냄새 나는 인간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데 평전의 진정한 매력이 있다. 지식과 정보가 담긴 향기나는 평전을 우리는 언제쯤 읽을 수 있을까.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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