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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O ‘심판 파벌싸움’ 파문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즌 도중 심판위원장을 전격 경질하면서 심판간의 파벌 싸움이 공개적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KBO는 16일 신상우 총재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호인 심판위원장을 직위해제한 뒤 대기발령 조치했다. 위원장은 황석중 2군 심판장이 대행한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심판위원장이 시즌 도중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해 1월 취임한 김호인 심판위원장은 1년6개월 만에 물러나 최단명 위원장이 됐다. 징계 이유에 대해 KBO는 “김 전 위원장이 올초 징계를 받고 2군으로 내려간 허운 심판을 화합 차원에서 1군에 복귀시키라는 신상우 총재의 지시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허 심판은 올해 초 팀장 교체와 관련,7명의 심판들과 함께 심판위 집행부에 반기를 들다 2군 강등과 연봉 15% 삭감 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히 지시 불이행보다 심판위원회 내부의 반목과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KBO 고위 관계자가 허 심판이 징계를 받자마자 3개월 뒤 복귀를 약속하는 각서를 써줘 갈등을 더욱 부추겼다. 김 전 위원장은 “개인 감정에 치우친 게 아니다. 징계를 내려 1년 동안 2군에 보낸 사람을 위계질서 차원에서 중간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태 해결을 위해 총장과 운영본부장에게 총재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허 심판은 “합리적이지 못한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뿐 세력을 규합하거나 파벌을 만들지 않았다. 많이 왜곡되고 있다. 답답하다.”고 말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사설] 교육부, 내신정책 경직성 버려라

    전국입학처장협의회 회장단이 올해 입시에서 내신 실질반영 비율을 50%까지 높이라는 교육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그제 ‘회장단 의견’이라는 건의문에서 “정부는 실질반영 비율을 확대함에 있어 각 대학의 입장차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밝혔다. 서울·경인 지역 입학처장협의회 회장단도 비슷한 건의를 그 전날 냈다. 이들의 요구는 간단명료하다. 교육부가 내신 지침을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서울대와 주요 사립대에서 시작된 내신 가이드라인 거부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결과다. 각 대학 입학처장의 생각은 어디건 크게 다르지 않다. 내신이나 수능·논술 등의 다양한 전형을 활용해 학교 특성에 맞춘 자율적 선발방식을 택하겠다는 의미다. 수시는 내신을 중시하고 정시는 수능을 중시하는 방식을 비롯해 대학마다 다른 전형 방법이 있으니 그것을 인정해 달라는 아주 단순한 요구일 뿐이다. 교육부의 경직된 ‘50% 가이드라인’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오히려 학생들에게 혼란만 안겨준다는 게 대다수 학교의 고민이다. 그래서 주요 사립대가 논란이 된 내신 3∼4등급까지의 만점처리 방안을 검토 대상에서 제외할 뜻을 비추고, 서울대도 1∼2등급 만점처리를 내년도 입시부터 바꾸겠다고까지 절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내신 갈등은 이쯤에서 접어야 한다. 대학들의 흔들리는 입시안과 이로 인해 빚어진 학생·일선고교의 혼란은 모두 제재라는 칼을 쥔 교육부의 내신 가이드라인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가 필요하지만 내신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하고도 지고지선의 수단인 양 들이대는 것은 교육정책 부재를 자인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더이상 교육현장의 ‘내신 피로’가 커지지 않도록 결단을 내려야 한다.
  • [책꽂이]

    ●굿모닝! 동아시아(콘도 다이스케 지음, 김경철 옮김, 북쇼컴퍼니 펴냄)일본 ‘주간현대’ 부편집장인 중견 정치기자가 서울, 평양, 도쿄, 베이징, 타이베이 등 격변하는 동아시아 5개 도시를 직접 경험하고 파헤친 현장리포트. 안내원 없이 돌아다닌 평양거리의 생생한 모습, 치열했던 2002년 한국 대선, 베이징 다보스 포럼 참관기, 타이베이의 현주소, 아베 정권이 단명할 수밖에 없는 5가지 이유 등을 중견 정치전문기자의 시각으로 전해 준다.1만 2000원.●미디어 대충돌(김강석 지음, 노마드북스 펴냄)현실화되고 있는 ‘미디어 빅뱅’의 실태와 대응책을 담고 있는 미디어 예측서. 새 판이 짜여지고 있는 미디어 현장에 대한 자세한 보고와 기존 미디어의 치열한 생존전략이 생생하게 소개돼 있다. 저자에 따르면 미디어 대충돌은 지상파TV, 케이블TV,IPTV, 인터넷 및 포털, 신문, 라디오 등 미디어 산업 전반에 걸쳐 있다.‘상생을 꿈꾸는 미디어 세상’이 단순한 희망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저자의 소신도 흥미롭다.1만 3000원.●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4가지(박건영 외 지음, 연합뉴스 펴냄)현미콩밥, 율무, 작두콩, 청국장, 새우젓 등 암 예방에 좋다고 대한암예방학회가 인정한 우리 식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서. 해당 식품들은 의학, 생물학, 화학, 물리학, 약학, 영양학, 독성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27명과 대형 식품업체 연구원 3명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선정했다. 선조들이 즐겨 먹었으나 식생활의 서구화로 점차 밀려나고 있는 우리 먹거리들의 탁월한 암 예방 효과에 ‘아하, 그렇구나.’라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이다.1만 2000원.●로마 황제의 발견(이바르 리스너 지음, 김지영·안미라 옮김, 살림 펴냄)로마 역사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황제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사랑에 목숨을 건 여인 클레오파트라, 어머니를 살해한 황제 네로, 미소년을 사랑한 황제 하드리아누스, 절망 속에서도 끝까지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은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뛰어난 지도력의 옥타비아누스 등의 모습이 수천년이 지난 지금 새롭게 그려진다.‘서양-위대한 창조자들의 역사’의 저자이기도 한 리스너가 치밀한 고증과 상상력에 문학적 재능을 합쳐 쓴 역사책답지 않은 역사책이다.1만5000원.●교양으로 읽는 법 이야기(김욱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빵을 훔친 부자와 가난뱅이는 평등하게 처벌해야 하는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절도를 엄금하는 법은 궁극적으로 가난한 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처럼 이 책은 법치주의 속에서 맞게 되는 딜레마와 궁극적으로 법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구체적 실례를 동원해 파헤쳤다. 노예해방법과 위대한 지도자 링컨에 관한 오해 등 법의 진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1만 3000원.●숲으로 떠나는 건강여행(신원섭 지음, 지성사 펴냄)인간의 역사는 숲에서 시작해 숲과 함께 진화, 발전해 왔다. 이쯤 되면 숲은 인간의 원초적 고향이고 모태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숲은 또 ‘치유자’로서의 역할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숲의 치유능력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하면 숲을 이용해 인간의 오감과 영성을 일깨워 심신의 건강을 도모할 수 있는지 제시하는 실용과학서이다. 숲이 우리의 몸을 변화시키고, 마음과 정신에 행복감을 안겨 주는 까닭을 과학적 검증을 통해 설명해 준다. 충북대 교수로 자칭 ‘숲 전도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자자의 오랜 연구와 임상실험 결과가 돋보인다.1만 5000원.●서른살의 여자를 옹호함(리아 맥코·케리 루빈 지음, 김미정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3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은 상품과 마케팅이 폭주하는 시대에 성공한 30대 여성에게는 이른바 ‘골드 미스’라는 찬사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가 만든 30대 여성의 전형 속에는 그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자괴감 속에 번민하는 모습은 담겨 있지 않다. 이 책은 성공한 여성에 대한 이같은 피상적인 시각을 교정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2년 동안 25∼37세 X세대 미국 거주 여성들을 집중 취재, 그들이 느끼는 심리적 억압의 실체를 규명했다.1만원.
  • 자녀 18명 모두 여읜 어머니의 안타까운 사연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렇게 무서운 천벌을….제가 14년간 18명의 아이를 가졌는데 아이들중 한 명도 제대로 크지 못하고 모두 죽었어요.정말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중국 대륙에 결혼한지 14년간 모두 18명의 아이를 가졌으나 선천성 질병으로 지금까지 한명도 살아남지 않은 30대 여성이 19번째 아기를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7일 천부조보(天府早報)에 따르면 쓰촨(四川)성 광안(廣安)시에 사는 펑잉링(彭英玲·여·36)씨는 지난 14년간 모두 18명의 아이를 임신했으나 태아 때나 태어나서 곧바로 모두 여읜 비운의 여인이다.14년전 ‘아이’를 가졌다는 희망에 들떴던 그녀는 이제 희망이 한낱 ‘꿈’이었음을 새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지난 14년 동안 18차례 임신을 했습니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이들은 한 명도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펑씨는 “아이들이 사망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전국 곳곳의 병원을 찾아다니며 진단을 받았다.”며 “그러나 아이들의 사망 원인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병원은 한 곳도 없어 마음이 너무너무 답답했다.”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지난 1993년 결혼한 펑씨와 쑨이인(孫遺銀)씨 부부는 부부간의 사랑 외에 오로지 아이를 갖는 것이 꿈이었다.주변의 귀엽고 어린 아이들을 만나면 마치 자신의 아이인양 너무너무 귀엽고 예뻐 보여 한동안 눈이 뗄 수가 없을 정도로 어린 아이들을 좋아하는 부부였다. 이런 까닭에 이들 부부는 결혼하자마자 ‘자식 농사’를 위해 온갖 힘을 쏟아부었다.펑씨가 곧바로 아이가 갖는 바람에 이들 부부는 너무너무 기뻤으나,그 즐거움은 오래 가지 못했다.첫번째 아이부터 아예 세상 구경도 못해 보고 열명길에 오르거나 태어나도 얼마 살지 못하고 북망산천을 찾아가버린 탓이다. 해서 이들 부부는 중국 대륙 곳곳의 병원을 찾아 원인을 알아보려고 검사를 받았으나 의사들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이 “모른다.”는 말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14일 귀중하디 귀중한 19번째 남자 아이 바오바오(寶寶)군이 태어났다.하지만 이들 부부는 아이를 얻었다는 기쁨보다 이 아이도 언제 하늘나라로 올라가버릴까 하는 불안감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더욱이 한달쯤 지나자 아이에게 앞서 형제자매가 죽은 증세와 같은 황달 증세가 보여 머지 않아 사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에 곧바로 광안시 산부인과의원은 찾았다.검사 결과 다른 병원이 알아내지 못한 아이들의 사망원인을 규명한 것이다.진단명은 희귀한 ‘신생아 용혈성 질환’. 이 ‘신생아 용혈성 질환’은 산모에게 없는 항원을 아빠로부터 유전받은 태아에서 산모가 항체를 갖고 있으면 산모의 항체가 태반을 타고 태아에게 넘어가 태아의 적혈구를 파괴하는 무서운 병이다.혈액형이 Rh-인 산모가 Rh+인 태아를 임신한 경우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심하면 태아가 사망하게 된다. 이에 따라 광안시의원은 즉각 의료시설과 의료기술이 뛰어난 화시(華西) 제2의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바오바오는 현재 수혈을 받아 면역력을 잃어버린 혈액을 모두 바꿔 일단 어려운 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아이들을 자유경쟁 속에 길러야 한다고?/류재명 서울대 사범대 지리교육학 교수

    최근 3불(不)정책에 불이 붙었다.‘3불’이란 대학에 대한 세 가지(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 사항을 말한다. 그런데 한국의 유명 대학들이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3불을 없애야 한다면서 불을 지폈다. 그리고 여러 오피니언 리더들이 가세하여 입 바람을 불면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3불정책의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지당하신 말씀’처럼 들린다. 일반 기업에 대해서도 정부의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라, 하는 마당에 자율성과 창의성이 생명인 대학 보고, 정부의 관리들이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는 식으로 시시콜콜 간섭한다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는 또 얼마나 간단명료한가.“대학이 국제 경쟁사회에서 한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인재를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성장의 가능성이 높은 똑똑한 신입생을 뽑아야 한다.”니, 어디 틀린 말인가? 그런데 금방 이런 질문이 생긴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에서 새벽과 야간 ‘자율학습’하는 것도 불안하여, 온갖 학원 다니면서 ‘경쟁력’ 높이려고 ‘죽을 지경’이라고 하는데, 대학생들은 얼마나 공부 열심히 하고 있나. 매년 대학 입학시험 발표 때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인터뷰 기사가 나왔던 ‘수석’ 학생들은 대학 졸업 때 어떤 놀라운 창의적 논문으로 졸업을 하는가. 부모들이 피땀 흘려 모은 돈으로 외국 연수 가서 쌓은 영어 실력, 대학 졸업 때는 얼마나 더 늘었나? 논술 학원 다니면서 ‘글쓰기’ 연습 그렇게 많이 하던 학생, 대학 가서 ‘창의적 보고서’ 쓰기 얼마나 하고 있나. 입학생의 실력 따질 때는 소수점 한두 자리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던 대학들이 졸업생 배출 때에는 어떻게 하고 있나. 대학이 틈만 나면 중·고등학교 교육이 문제 있다면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대학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에 열중하는 것이 정상이다. 대학 수학 능력을 기르는 일은 중등교육기관이 고민할 일이다. 대학에 본고사가 필요하다면, 입학생을 고르기 위한 시험보다는 졸업생을 고르기 위한 ‘졸업시험’을 더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닐까. 자신들이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의 이름으로 졸업하는 학생을,‘진짜 실력’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방법으로 골라 내보내는 일에 열정을 쏟아야 하는 게 도리 아니겠는가. 그리고 등급제가 필요하다면, 고교등급제가 아니라, 대학의 학과등급제가 필요한 것 아닐까. 사회적으로 어느 고등학교가 좋은 학교인지를 따지는 일보다 어느 대학의 어느 학과가 우수한지를 따지는 일이 더 의미 있는 일이다. 대학교육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는 미국에서는 어느 대학의 어느 학과가 좋은지를 알아볼 수 있는 ‘평가자료’를 쉽게 구해 볼 수 있다. 전국의 대학 학과를 평가한 그런 자료들은 어느 대학을 갈까, 고민하는 학생들이나 자녀의 진로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능력 있는 인재를 뽑고자 하는 기업에도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된다. 또 한편으로 세계의 학문을 선도하는 미국에선 같은 대학의 교수들 간에도 ‘능력’에 따라 ‘연봉’이 다르다. 대학 교수들 사이에는 등급이 있는 셈이다. 우리가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사회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자유경쟁 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미성년자인 어린 10대들을 자유경쟁의 마당으로 내모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자유경쟁’ 논리 하에서 인재를 길러야 한다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사람은 중·고등 학생이 아니라, 대학생과 교수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류재명 서울대 사범대 지리교육학 교수
  • [정부 개헌 시안 발표] 10개월 단명 대통령 나올 수도

    [정부 개헌 시안 발표] 10개월 단명 대통령 나올 수도

    정부의 헌법개정추진지원단은 8일 공개한 헌법개정 시안에서 대통령 임기 1회 연임 등 5개 항목을 단일안으로 제시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문제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3가지 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화두를 던지는 데 그쳤다. 특히 단일안 중 대통령 궐위 조항을 논의한 과정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나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새 대통령을 뽑을 것이냐, 대행체제로 갈 것이냐를 놓고는 단순히 ‘1년 기준’으로만 나눠 적잖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정부는 15일 학계,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해 각계의 여론을 수렴한 후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임기 4년,1회 연임 가능 시안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현행 5년에서 4년으로 줄이되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단 연이어 다음 선거에서 다시 선출되는 경우에 한정된다. 연임에 실패했다가 다음 선거에 또 출마하는 경우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개헌의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임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헌법 128조 2항에 따라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연장을 위한 헌법 개정을 발의한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시행 시기는 개정 헌법이 공포된 날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규정했다. ●궐위시 후임자 잔여 임기 채우도록 대통령 궐위시 후임자는 국회의원과의 임기 일치를 위해 잔여 임기만 채우도록 했다.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았을 경우에는 직접 선거로 새 대통령을 뽑되 1년 미만일 경우는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한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궐위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뽑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과 후보 등록, 선거운동 기간 등을 감안하면 10개월짜리 단명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1년도 안 되는 단명 대통령을 뽑기 위해 국민적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지, 이 경우 대통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보궐선거를 치르는 잔여 임기 기준을 2년으로 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1972년 개정된 헌법에 명시된 1년 기준을 준용했다. 국회에서 간선으로 선출할 경우에는 국회 원구성에 따라 정권 교체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배제했다. ●누가 얼마나 손해를 볼 것인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일치와 선거 시기 문제는 개헌 논의의 또 다른 ‘뜨거운 감자’다. 차기 대통령은 2008년 2월25일부터, 차기 국회의원은 2008년 5월30일 임기가 개시되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이 임기를 연장하거나 국회의원이 임기를 단축해야 한다. 정부는 임기 개시일을 가급적 비슷하게 하되 새 국회가 원구성을 먼저 해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인사청문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국회의원 임기가 대통령보다 1개월 정도 앞서도록 했다. 정부의 1안과 2안은 차기 대통령 임기를 1개월 연장, 국회의원의 임기를 3개월 단축하는 안이다.1안은 선거를 동시에 치르되 임기 시작일을 달리하도록 했고,2안은 임기 시작일에 따라 선거일에도 1개월 시차를 뒀다는 점이 차이다. 이 경우 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총선은 예정대로 실시한다. 1안은 특정 정당이 권력을 독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2안은 특정 정당의 권력독점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 선거로 국력 낭비를 막겠다는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다. 3안은 헌법 개정의 취지를 2008년부터 반영해 2008년 2월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이다. 다만 현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 국회의원의 3개월 임기 단축을 감수해야 한다. 2012년부터는 1안과 동일하게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에 1개월 시차를 두게 된다.3안의 경우 국회의 반발이나 대선 시기 조정에 따른 정치 일정 변경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수다. 임창용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범여권 ‘밀어붙이자’ ‘그러다 독박’ 엉거주춤 8일 개헌 시안 발표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탈당파 등 범여권에서는 긍정론과 회의론의 양기류가 감지됐다. 다르게 표현하면,‘일단 밀어붙여 보자.’는 쪽과 ‘적극 나섰다가 독박을 쓸까 걱정된다.’는 듯 엉거주춤한 쪽으로 갈리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은 “개헌안이 발의되면 국회에서 적극적인 협의와 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처리할 수 있도록 당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병호 의장 비서실장은 “당의 주류는 개헌안에 찬성이고 추진하자는 의견이 많은데 시기에 대해 반대 여론이 있기 때문에 당으로서도 여러가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각 정파가 차기 정부에서 개헌 추진을 합의할 경우 개헌안 발의를 차기로 넘길 용의가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 최재성 대변인은 “각 정파가 어느 정도 합의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수용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나라 빅3 “공약할 수도” “민생 전념을” 한나라당과 대선 주자들은 8일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골자로 한 개헌시안과 관련, 청와대의 개헌안 발의 계획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강재섭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에 관한 주장을 다른 당과 대통령 후보에게까지 강요하는데 이는 독선이고 자가당착”이라고 비난했다. 당내 대선주자 ‘빅3’도 현 정권 임기내 개헌추진과 임기단축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선거과정에서 각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음 정부에서 추진하면 된다.”며 “정식 후보가 되면 당과 협의, 제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충남 공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선을 앞두고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는 이야기이지, 나도 그간 소신으로 (개헌을) 말해 왔다.”면서 “만약 내가 그런 입장이 된다면 절차를 밟아 국민투표를 거쳐 진행할 수 있다.”며 개헌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대통령은 개헌 논의를 중지하고 민생을 하나라도 더 챙기는 데 전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이수원 공보실장이 전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국정수행 원만해질 것” “권력견제 구멍” 정부의 4년 연임 개헌안 시안에 대해 헌법학자와 변호사 등 전문가들은 사안별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고려대 법대 박경신 교수는 “정책 구상을 장기적 비전을 갖고 추진하려면 대통령이 더 긴 복무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와 같은 언론 통제나 부정선거 가능성이 확실히 줄어든 만큼 이제 선거를 통해 민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한명옥 변호사도 “책임정책을 하기 위해 연임제에 찬성한다.”면서 “행정부 수반과 의회 다수당이 일치되면 국정 수행이 원만해질 것”이라고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것에도 찬성 의견을 보였다. 연세대 법학과 이종수 교수는 단임제가 갖고 있는 헌법적·정치적 문제점 때문에 연임제 개헌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맞추는 방안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교수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함께 할 경우 집권당에 대한 임기 중 통제 방법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헌법학에는 대통령 임기 5년, 국회의원 4년, 헌법재판소장 6년 등 각각의 임기가 달라야 한다는 임기 차등제라는 것이 있다.”면서 “이는 각기 서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 권력의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각 임기는 차등적으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법대 장영수 교수도 연임제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다만 “연임을 하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강화돼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면서 “중간평가를 위해 대선과 총선에 2년 차이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과함께하는 변호사들’의 이석연 변호사는 “국회를 통과하기 어렵고 여론도 개헌에 반대하는 쪽이 많아 개헌은 헌법이 정한 대의민주주의에 맞지 않다.”면서 반대 의견을 보였다. 하창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도 “개헌 논의를 차기 정부에서 해야 한다.”면서 현 정부의 개헌 논의에 반대 의견을 보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MBC 개그야 ‘최국의 별을 쏘다’ 세 주인공

    MBC 개그야 ‘최국의 별을 쏘다’ 세 주인공

    지긋지긋한 무명 개그맨의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별을 쏜’ 이들이 있다. “아∼무 이유 없어.” “MC계의 쓰레기, 쒸레∼이기∼.”를 연신 외치며 한달 만에 ‘별’이 된 MBC 개그야 ‘최국의 별을 쏘다’ 코너의 주인공인 MC 최국(33), 죄민수의 조원석(31), 죄민수의 여자친구 양희성(32)을 만났다. ●‘3톱 개그’ 정상에 촌스러운 옷차림, 엄청 오버하는 액세서리,‘마빡이´만큼 자유분방하게 생긴 죄민수가 여자들을 향해 쏟아내는 유행어 한마디 한마디에 웃지 않고는 견뎌낼 재간이 없다. 제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인 양 과장된 행동도 한몫한다. “이거 이거 손짓 하나에 다 넘어가는구먼.” “스타가 되고 싶나? 그럼 나처럼 생기든가!” “어머니 감사합니다.(잘 생겨서)남들보다 쉽게 먹고 살아요.” 죄민수의 여자친구 양만금은 또 어떤가. 양만금은 죄민수에게 “잘 생긴 놈. 역시 여자를 희롱할 줄 알아.” “이 매력 덩어리”라고 연신 외친다. 쓰레기라고 구박을 받으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MC 최국. 이들 세명이 엮어내는 ‘별을 쏘다’는 단 4회 방영 만에 개그야의 엔딩을 장식하는 영광을 안았다. ●개그에 대한 단상 세 사람 모두 KBS,SBS 등 다른 방송사를 거치며 5년 이상의 무명시절을 지낸 만큼 이번 코너에 대한 애착이 크다. 대학로 공연과 개그야 준비로 거의 붙어 살다시피 한다. 밥을 먹어도, 술을 마셔도 아이디어를 주고받는다. 실제 “연예계의 먼지, 멘트가 후지다, 쥐뿔도 없는 청순 가난형”이라는 대사는 이들이 치고받으면서 하는 말이다. 삶이 개그스러워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지론이다. 요즘처럼 개그 코너가 단명하는 시절에 ‘별을 쏘다’가 언제까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지 걱정된다고 하자 최국은 이렇게 답했다. “우린 장기간 무명이었기 때문에 사실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해요. 또한 개그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을 지닌 원석이와 풍부한 감성을 지닌 희성 선배와 같이 간다면 아마 몇년을 갈 수 있을 거예요.” 그러자 원석은 “이런 MC계의 쒸∼레기.”라고 우스꽝스러운 대사를 날리며 “그냥 시청자들이 원할 때까지 ‘아∼무 이유없이’ 가고 싶다.”고 했다. 희성은 “역∼쉬 너는 여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마력이 있어∼응.”하며 애드리브를 날렸다. 그들의 말이 바로 개그였다. 쇼와 개그를 섞어 자유롭고도 많은 형식을 담을 수 있는 코너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최국. 새로운 웃음,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개그를 찾는다는 양희성. 미스터 빈의 로완 앳킨슨처럼 모두를 웃기는 바보가 되고 싶다는 조원석. 바라보고 있는 곳이 같아서일까. 친형제처럼 정이 느껴진다. ●‘자뻑’과 호통 개그의 만남 이런 기발한 토크쇼 형식의 개그는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했다. 개그야의 ‘깔깔이’를 같이 하던 최국과 조원석이 새로운 코너를 구상하던 중 “내 사인을 원하나.”라는 조원석의 거들먹거리는 말투에 웃음을 참지 못한 최국이 “바로 이거야. 우리는 무명이지만 ‘떴’다고 생각하고 만들어 보자.”라고 화답했다.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조원석은 자뻑과 호통 개그를 접목시켜 지금의 죄민수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양희성이 진지한 눈빛으로 “넌 너무 멋져. 여자를 녹일 줄 알아.”라고 하자 죄민수가 “너 또한 아∼름다워.”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최국은 배를 잡고 넘어갔다.“그래 이런 컨셉트야. 이런 비호감, 아니 막 생긴 사람들이 서로 예쁘고 멋지다며 치켜세우니 웃음이 절로 나오네.”라며 모든 준비를 끝냈다고 한다. 개그에 대한 열정으로 뭉쳐져 있는 데다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아주 오랫동안 ‘별’을 쏠 수 있지 않을까.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儒林(751)-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8)

    儒林(751)-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8)

    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8) 그러나 공자가 고향으로 돌아온 만년의 5년간은 비교적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안정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불행이 연속적으로 겹치던 화불단행(禍不單行)의 고난기였다. 이 고난기 속에서도 늙은 공자가 그처럼 놀라운 열정을 가지고 육경을 편찬하였다는 것은 한마디로 기적적인 일인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온 다음해인 기원전 483년, 공자의 나이 69세 되던 해. 그의 외아들 공리(孔鯉)가 50세의 나이로 먼저 죽는다. 공자는 부인과 헤어져 혼자 살고 있었으므로 만년에 유일하게 의지하던 외아들마저 잃게 되었으니 한순간에 사고무친(四顧無親)의 독거노인이 되었던 것이다. 그뿐인가. 그 다음해에는 공자가 가장 사랑하였던 제자 안연(顔淵)이 죽은 것이다. 안연은 아버지와 함께 공자에게 배웠던, 공자보다 30세 아래인 수제자. 논어를 통해 보면 여러 제자들 중에서도 안연만은 여러 번 드러내 놓고 칭찬하고 있으며, 자기가 평생 이루지 못한 이상을 대를 이어 이뤄줄 제자로 기대하고 있었던 단 하나의 후계자였던 것이다. 너무나 가난하여 29세인 젊은 나이 때 온 머리가 하얗게 세었던 안연에 대해 공자는 극찬하고 있었다. 안연이 죽은 바로 직후 ‘제자들 중에서 누가 학문을 좋아합니까.’하고 애공이 묻자 공자는 대답한다. “안연이라는 사람이 학문을 좋아해서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고, 과실을 거듭 범하지 않았었는데, 불행히도 단명하여 죽어버렸습니다. 지금은 죽어 없으니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연 역시 스승 공자를 하늘처럼 존경하고 우러르고 있었다. 사기에는 안연이 스승 공자를 향해 공경하였던 내용이 고스란히 전재되어 있다. “선생님의 도는 우러러볼수록 더욱 더 높다. 구멍을 뚫고 들어갈라치면 그 벽은 더욱 굳으며, 앞에 있는가 하면 홀연히 뒤에 있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사람을 순서대로 유도하여 이끄신다. 문(文)으로 나의 소견을 넓혀주시고 예(禮)로써 나의 행위를 규제하여 주셨다. 나는 그만두려 해도 그만둘 수 없이 선생님을 따라 나의 재능을 다하도록 만드셨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선생님이 저 높은 곳에 우뚝 서 계시다는 것을 알았으나 선생님을 따라 그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너무 높고 먼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수제자 안연이 죽자 공자는 자신의 이상이 단절되는 비통함을 느낀 듯 소리 내어 울면서 이렇게 탄식하였다고 ‘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은 기록하고 있다. “내가 안연을 제자로 가지게 된 뒤부터 다른 제자들이 더욱 더 나와 다정하게 지낼 수 있었는데…” 그러고 나서 공자는 통곡하면서 다음과 같이 통탄한다. “아아, 하늘이 나를 망치는구나. 하늘이 나를 망치는구나.(噫 天喪予 天喪予)”
  • [송두율칼럼] 부동산 자본주의를 넘어

    [송두율칼럼] 부동산 자본주의를 넘어

    부동산 대란이 북핵문제보다 더 무섭다는 신문기사를 읽으며 한국적 자본주의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일종의 자연법칙처럼 시장의 법칙이 경제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보편성이다. 그러나 역사·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이러한 보편성도 일정한 제약을 갖게 마련이며 이에 따른 유형별 특징도 드러난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알베르(M Albert)는 우선 ‘영미’ 자본주의와 ‘라인강’ 자본주의를 구별한다.‘사회적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후자의 자본주의와 달리 전자는 보다 더 개인주의에 기초한 시장철학을 신봉한다고 두 유형의 차이를 그는 풀이한다. 이 두 유형의 자본주의가 모두 침체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이른 바 ‘아시아적’ 자본주의 또는 ‘유교’ 자본주의로 불린, 또 하나의 다른 자본주의 유형에 대한 논의가 일기 시작했다. 세 가지 유형의 자본주의는 나름대로 각각 강점과 약점을 지녔으며 그에 따른 부침을 최근까지도 보여주었다.IT산업을 주축으로 세계경제의 주동력이었던 미국경제도 주식시장의 거품이 걷히면서 어려움에 봉착했고, 재원의 고갈로 인해 유럽형의 복지사회도 위기를 맞고 있다. 아시아의 자본주의도 역시 90년대 중반부터 심한 위기에 빠졌다. 이제 ‘세계화’는 어떤 유형의 자본주의도 비켜갈 수 없는 새로운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얼마전 스웨덴 총선에서 보수연합이 승리하자 일부 국내언론이 이를 시장보다 국가를, 성장보다 분배에 중점을 둔 복지정책의 실패라고 아전인수격으로, 사회적 맥락도 무시한 해석과 주장을 폈다. 이는 새로운 과제에 접근하는 올바른 태도는 아니다. 우리는 지금 단순히 경제영역에 제한되어 있지 않은, 총체적인 삶과 사고도 지배하려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도전을 맞고 있기 때문에 더욱이나 그렇다. 새로운 자본주의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국경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자본의 재생산과정이 국가나 시민사회의 통제영역 밖에서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가의 통제가 갈수록 무력화되는 데 있다. 이윤극대화 자체가 목적이 된, 한계를 모르는 자본과 권력의 축적과정은 일찍이 하나 아렌트(H.Arendt)가 분석한 전체주의의 전개과정과도 흡사하다. 즉 개별적 이해관계나 전통과 문화적 특징으로부터 분출하는 저항들은 획일화하는 정치적 강제력에 의해서도 억압되지만 시장의 연옥(煉獄) 속에서도 사라진다. 이러한 현상은 문화의 영역에서 보다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데 대량소비 문화는 지적인, 그리고 비판적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일종의 ‘고급문화’를 추방하고 있다. 이는 이해하기 힘든 ‘고급문화’에 대한 대중의 본성적인 거부감보다 삶의 영역에서 자유스러운 기획을 애초부터 파괴하는 자본의 본성에 더 기인한다.‘산업자본주의’를 뒤이을 ‘문화자본주의’의 도래를 예견한 리프킨(J Rifkin)도 문화자본주의의 중요한 전제조건인 사회구성원의 감정이입 문제나 신뢰성과 같은 개인의 예민한 정서 자체도 시장과 상업성으로 인해 곧 바로 분해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문화자본주의의 단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동산이 개인이나 가정의 삶의 공간확보라는 목적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순전히 재테크의 수단이 되다 보니 시장의 연옥도 이제 어찌 못하는 ‘부동산 자본주의’ 앞에서 온 세계가 주목하는 북핵문제도 조용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그저 ‘안보불감증’이라고 지탄하기 전에 한국 자본주의의 현주소와 미래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독일통일이후 구 동독지방에서 일확천금을 기대하고 부동산사업에 뛰어 들었던 주위의 독일인들이 많이 도산했다. 부동산값이 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와이에 밀려들었던 일본의 부동산자금이 거품이 빠지면서 그 곳에 남기고 간 앙상한 건물도 많이 있다. 온 국민을 하나같이 신들리게 만드는 위력을 지닌, 흡사 전체주의적 모습조차 보이는 ‘부동산 자본주의’를 대신할 ‘인간적인 모습을 한 자본주의’의 길에 대해서 진지한 생각을 나눌 때다.
  • 故 최규하 前대통령 국민장 이모저모

    故 최규하 前대통령 국민장 이모저모

    지난 22일 별세한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26일 엄수됐다. 공교롭게도 자신을 현대사의 격랑 속으로 밀어넣은 1979년 10·26사태가 일어난 지 꼭 27년이 되는 날이었다. 영결식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와 주한 외교사절, 시민 등 각계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장인 경복궁 앞뜰과 운구행렬이 이어진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오전부터 추도의 물결이 넘쳤다. 헌정 사상 ‘최단명 대통령’이라는 기록과 함께 역사의 비밀을 가슴 속에 묻은 채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는 고인에게 시민들은 애도와 아쉬움을 함께 표했다. 발인제는 이날 오전 9시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장의위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0여분간 열렸다. 강릉 최씨 대종회장 최손규(82)씨가 “자애로운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어른거린다. 이제 세상 원망, 근심, 걱정 모두 물려주시고 조상들과 함께 하늘나라 영화를 누리며 잠드소서.”라며 조사를 읽어나가자 곳곳에서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최 전 대통령과 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홍기 여사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 2대 등 영구 행렬은 경찰 사이카 28대와 순찰차 등의 호위를 받으며 오전 10시쯤 영결식장으로 들어섰다.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고인의 약력을 보고하며 영결식이 시작됐고 한명숙 국무총리가 조사를 했다. 전례에 따라 불교, 개신교, 천주교 성직자들이 각각 고인의 명복을 비는 종교의식을 치렀다. 상주와 직계가족에 이어 노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등의 순으로 헌화의식이 진행됐다. 운구차는 오전 11시쯤 경복궁 영결식장을 출발해 추모객들과 이승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서울시청 앞까지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운구행렬이 지나는 경복궁 동문-동십자각-광화문-세종로터리-남대문-서울역-삼각지 일대에는 시민들이 길가에서 조의를 표했다. 운구차량은 오후 2시쯤 대전현충원에 도착했다. 유해는 국방부 계룡대 근무지원단 소속 의장대 대원들에 의해 국가원수 묘역으로 봉송됐으며, 상주 등 유족과 정부부처 관계자 등이 고인의 뒤를 따랐다. 이어 고인의 유해 앞에 영정을 모셔놓고 불교, 개신교, 천주교 성직자들이 각각 고인의 명복을 비는 종교의식을 가졌다. 안장식은 상주와 직계가족, 각계 대표들의 헌화 및 분향에 이어 하관, 허토,21발 조총, 묵념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안장식은 굵은 빗줄기로 인해 더욱 무거웠다. 안장식이 끝난 뒤 고인의 묘 앞에는 ‘제10대 대통령 최규하 영부인 홍기의 묘’라고 적힌 임시목비가 세워졌으며, 비문과 공적비, 향로대, 상석 등은 유가족과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설치될 예정이다. 이로써 최 전 대통령은 대전현충원 국가원수 묘역에 안장된 첫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글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사진 연합뉴스 / 강성남·김명국·이언탁기자 snk@seoul.co.kr
  • [최규하 前대통령 별세] ‘12·12부터 하야까지’ 역사의 비밀 품고 영면하다

    [최규하 前대통령 별세] ‘12·12부터 하야까지’ 역사의 비밀 품고 영면하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80년대 초 일어난 격동의 현대사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채 22일 영면했다. 끝내 12·12 등에 대한 진상을 가슴 속에 묻고 떠난 것이다.‘재임 중의 행위’라는 이유로 당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최 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비밀의 열쇠’를 내보이지 않았다. 결국 숱한 의혹을 낳은 12·12 등의 실체 역시 역사의 베일 속에 가려지게 됐다. 1. 헌정사상 최단명 대통령 최 전 대통령은 분명 10·26에서부터 12·12와 5·18, 대통령 하야에 이르는 혼돈의 정치상황을 거친 ‘비운의 대통령’이었다. 외교관료로 국무총리와 대통령에 올랐지만 8개월 만에 사임, 가장 짧은 임기의 대통령으로도 기록됐다. 최 전 대통령은 80년대 정치적 격랑,‘서울의 봄’ 중심에 있던 국가통수권자였다. 유신체제인 1975년 말 국무총리 서리를 거쳐 이듬해 국무총리로 임명됐다.1979년 10·26 사태로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자 대통령권한 대행에 올랐다. 그리고 신군부의 12·12 직후인 같은달 21일 제1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제4공화국과 5공화국 사이의 정치적 격변기에 대통령에 오른 셈이다. 최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정상적인 권한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12·12로 실권을 장악한 신군부의 ‘위세’에 눌린 탓이다. 최 전 대통령은 취임 8개월 만인 1980년 8월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특별성명에는 “국익 우선의 국가적 견지에서 임기 전에라도 스스로의 판단과 결심으로 합법적 절차에 따라 정부를 승계권자에게 이양하는 것도 확실히 정치 발전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최 전 대통령은 광주민주화운동과도 ‘인연 아닌 인연’을 갖고 있다.80년 5월17일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고,5월18일 광주민주화운동이 발발하던 당시 최 전 대통령은 아랍을 순방하다 급거 귀국, 이른바 ‘광주사태’의 수습에 나섰다. 광주에 직접 내려간 뒤 광주 시위군 대표와 담판을 지으려다 신군부 측의 만류로 무산된 적이 있다. 최 전 대통령은 사임 때 ‘광주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도 밝혔다. 2. 신군부 권력장악 음모 묻다 10·26 직후부터 신군부의 권력 장악은 숨가쁘게 전개됐다. 전두환·노태우 등으로 대표되는 신군부는 12·12를 일으켰다. 최 전 대통령은 12·12의 핵심인 신군부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연행에 대한 사전 재가 여부의 진실을 끝내 말하지 않았다.5·17 비상계엄 확대와 사임 과정 등도 마찬가지다. 최 전 대통령은 신군부가 정 총장의 연행 재가를 요구하자, 노재현 당시 국방장관이 들고온 서류를 대강 검토한 뒤 이례적으로 사인 옆에 일자와 시간을 기입했다고 한다. 엄연히 불법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기 위함에서다. 최 전 대통령은 검찰의 ‘12·12 및 5·18 사건’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1996년 11월14일 검찰의 수사와 관련, 강제 구인돼 법정에 서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증인 선서와 증언를 거부했다. 법정에서 “재임 중 행위에 대해 일일이 소명이나 증언을 한다면 국가경영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전례를 만들어 앞으로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부담을 주는 것은 국익에 손상이 된다.”며 증언 거부의 변만 남겼을 뿐이다. 물론 검찰 수사 및 공판 기록에 따르면 12·12 당시 최 전 대통령은 신군부의 정 총장 연행 요청에 대한 사전 재가를 거부했다. 최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정권이 끝난 뒤에도 당시 신군부와의 구체적인 회유 및 협박 등 갈등 관계에 대해 입을 떼지 않았다. 3. 외교관의 길 최 전 대통령은 1919년 7월16일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 아호는 현석(玄石)이다. 경성제1고보, 일본 도쿄 고등사범학교 영문과와 만주국립대동학원을 졸업했다. 최 전 대통령은 광복되던 해인 1945년 서울대 사범대 교수로 임용됐지만 이듬해 중앙식량행정처 기획과장으로 공직에 들어섰다.51년 농림부 농지관리국장 서리를 거쳐 외무부 통상국장으로 발탁되면서 직업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레임덕, 멀티코드로 뚫어라/박대출 정치부 부장급

    지난해 9월쯤이다.‘김병준’이 열린우리당 보좌진들과 만났다.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다. 정책 간담회란 형식을 빌렸다. 참여정부의 정책 기조가 주제였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도 소개됐다. 독대(獨對)에서 주고받는 대화 내용을 곁들였다. 골자는 이렇다.“지금 가는 길로 가자. 세상 사람들이 몰라줘도 할 수 없다. 모두 떠나도, 둘만은 끝까지 가자.” 참석자가 전한 내용이다.‘철인정치’와 ‘중우정치’의 논쟁이 나올 법한 대목이다.1년전 얘기다. 실제 어휘는 약간 다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분명한 게 있다. 두사람만의 신뢰 관계다. 이미 여러차례 입증됐다. 한때 그는 총리후보로 거론됐다.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를 배경으로 하는 하마평이었다. 노 대통령은 교육부총리에 기용했다. 여당 일각의 반대를 뒤로했다. 논문표절 파문의 후유증은 컸다. 본인은 13일만에 낙마했다. 단명 교육수장이 1명 더 늘었다. 교육수장의 ‘25일 공백’도 이어졌다.‘백년대계’를 세우는 교육부가 멀리해야 할 수치들이다. 밑바닥엔 ‘코드인사’가 자리한다. 코드인사, 오기인사 논란은 ‘김병준-문재인-유진룡’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전효숙’으로 진행형이다.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 논란도 가중됐다. 공기업엔 낙하산부대란 말도 생겼다. 열린우리당에서도 비판론이 나온다. 정책라인 핵심들조차 공개적으로 문제삼고 있다. 정책위원회 의장, 부의장이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는다. 야당의 정치 공세, 보수세력의 비난으로만 넘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민련 김종필 전 총재의 권력 진단이 생각난다. 그는 누구보다 깊이 권력의 본질을 체험한 정치인이었다.“청와대에 들어가면 3년 안에 귀가 막히고, 눈이 먼다.”는 게 지론이었다.‘인(人)의 장막’이 근본 이유라고 했다. 지금도 예외가 아닌 이론 같다. 노 대통령 임기는 1년 5개월 남았다.‘레임덕’이니, 뭐니 말들이 많다. 영(令)이 안 서는 사례만 늘 뿐이다. 여당조차 청와대를 향해 삐딱한 소리를 해댄다. 여론 지지도는 하향 곡선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의 경직속도는 그와 정비례하고 있다. 현 정권 사람들은 코드인사의 정당성을 늘상 주장한다. 이른바 ‘100V,220V 이론’이 등장한다.100V용 밥솥을 220V 전원에 꽂으면 되겠느냐는 논리다. 하지만 100V용 밥솥도,220V용 밥솥도 있다.100V용만 쓴다면 220V용은 버리자는 얘기가 된다. 낭비다. 전압을 낮춰쓰든, 높여쓰든 둘 다 써야 한다. 게다가 전용제품은 많지 않다. 인재풀의 한계는 드러났다. 일부는 ‘불량품 논란’도 있었다. 외골수식 인사는 허점을 드러냈다.‘그들만이 참여하는’ 참여정부는 성공하기 어렵다. 김신일 교육부총리의 원래 소신은 자율교육이다. 취임 후에는 달라졌다. 참여정부의 기조에 맞췄다. 스스로는 ‘이로동귀(異路同歸)’로 표현했다.“길은 달라도 지향점은 같다.’란 뜻이다. 변절이니, 소신 변화니, 논란은 뒤로하자. 어쨌거나 하나는 분명해졌다.‘전압’을 바꿔달아도 ‘밥솥’은 멀쩡하다. 그 밥솥은 지금 밥을 짓고 있다. 1997년 9월쯤이다. 김영삼(YS) 당시 대통령이 오찬 모임을 주재했다. 전·현직 수석비서관들이 초청됐다. 임기 말 격려 차원에서 마련됐다. 김광일 전 비서실장이 건배사를 맡았다.“임기는 겨우 반년밖에….” YS의 안색이 변했다. 감각 빠른 박관용 당시 비서실장이 나섰다.“반년이면 개각을 두번은 할 수 있고….”라며 되받았다.YS의 얼굴이 다시 펴졌다. 권력의 기본 생리다. 오는 권력이 싫을 리 없고, 가는 권력이 좋을 리 없다. ‘멀티코드’의 유용함은 입증됐다. 임기 말로 갈수록 멀티코드로 가야 한다. 적을 줄이고, 동지를 늘리는 길이다. 분열을 줄이고, 통합을 늘리는 길이다.‘박관용식’으로 보면 된다.‘겨우 1년 5개월’이 아니다.‘아직 1년 5개월’이다. 기회는 있다. 박대출 정치부 부장급 dcpark@seoul.co.kr
  • 고이즈미가 남긴 것

    |도쿄 이춘규특파원|전후 세번째 장기집권인 5년5개월간 높은 지지율로 일본을 이끌어 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20일 일단은 정치 주역의 도리에서 물러섰다. ‘자민당을 깨부수겠다.’는 말로 일본 대개조를 목청껏 외쳤던 고이즈미 총리는 취임 초기 85.5%라는 사상 최고의 지지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부침을 거듭, 임기말에도 50%의 지지율로 느긋한 퇴임을 앞두고 있다. 섭정설, 총리 재복귀설이 나돌 정도다. 가부키와 오페라를 즐기면서 ‘무리에서 벗어난 한마리 외로운 늑대’처럼 돌출행동을 자주 해 일본 정계의 이단아로 비쳐졌지만 ‘단명한 정권’에 불안해했던 일본 국민들에게는 개혁투사로 비쳐지는 데 성공, 장수했다. 하지만 임기가 종료되면서 그의 개혁방향과 정치수법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고이즈미는 파벌과 금권정치라는 자민당의 후진적 낡은 정치를 일부 깨부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면서 국민들을 직접 상대하는 대중정치 시대의 토대를 다졌다는 평이다. 아베 신조 새 자민당 총재가 이런 고이즈미 정치개혁의 최대 수혜자다. 그의 이미지 정치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당내 기반이 전무하다시피 한 고이즈미가 장수할 수 있었던 최대 비결은 뛰어난 이미지 정치에 있다. 자민당 총재이면서도 자민당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지지율을 높이며 오히려 자민당을 강화한 것은 최대 역설이기도 하다. 지지율이 하락하던 2002년 9월 전격적인 북한방문을 통해 ‘평양선언’을 발표하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시인받는 등 고비마다 승부수를 던져 상황을 반전시키는 정치적 감각은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우정민영화 법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되자 ‘자폭 해산’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총선을 치러 압승을 거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고이즈미 개혁은 장기불황 종식이라는 절반의 성공일 뿐, 양극화 심화와 재정상황 악화 등 과제도 많이 남겼다는 지적을 받는다. 도로공단이나 우정사업 민영화 등은 개혁의 시늉만 했을 뿐 성과가 불투명하다. 소비세 인상과 같은 껄끄러운 과제는 다음 정권으로 떠넘겨 버렸다는 지적이 많다. 고이즈미의 최대 실정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끝까지 강행, 아시아 외교를 붕괴시킨 점이다. 한국·중국의 반발로 일본은 숙원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등 외교현안에서 잇달아 실패했다. 특히 납치피해자 문제에 대한 강경대응을 통해 일본 우익세력이 정치·사회전반에 급격히 떠오르도록 함으로써 일본의 균형감각을 상실하게 한 것도 커다란 폐해로 지적된다. taein@seoul.co.kr
  • [강석진 칼럼] 아베시대와 ‘아름다운’ 한·일 관계

    [강석진 칼럼] 아베시대와 ‘아름다운’ 한·일 관계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곧 열린다. 답은 나와 있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면 26일 고이즈미 후임 총리가 된다. 아베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아베는 불과 수년전만 해도 차차기 내지 차차차기 정도에나 부상할 기대주 정도였다. 그가 급성장주로 발돋움한 것은 시인의 표현을 패러디하자면 8할이 한반도 덕분이다. 아베는 고이즈미 정권의 대북 강경론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성공을 거두면서 일약 일본의 ‘영웅’이 됐다. 아베의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를 보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집단자위권 행사, 평화헌법 개정 등 우리 귀에 거슬리는 주장도 거침없이 진술돼 있다. 아베 앞의 걸림돌은 두 가지. 경험 부족과 내년 참의원 선거 승리 여부다.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하면 단명 정권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아베는 이 걸림돌을 어떻게 극복하려 할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길은 고이즈미의 연장선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고이즈미 노선은 안전운항의 보증수표다. 이야기를 고이즈미로 돌려보자. 한달 전쯤 야마구치현의 한 지방공무원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예전에는 연수를 핑계로 며칠씩 놀러 갔다 오곤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일이 거의 없어졌다.”는 것이다. 고이즈미 시대의 개혁은 이처럼 개개인의 피부에 와 닿고 있다. 그의 재임 중엔 경제도 호전됐다. 성장과 개혁은 서로 충돌하는 게 흔한 일이지만 고이즈미는 커다란 혼란없이, 동시에 달성했다. 고이즈미 정권의 ‘유일한’ 약점은 외교였다. 대미외교는 성공적이었지만 한국과 중국과는 정상회담을 거부당하는 왕따 신세였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고이즈미가 ‘넬슨제독의 부지깽이 원칙’을 외교에 적용했다고 표현했다. 우리 말로 표현하면 청개구리 외교다. 상대방이 말하는 반대로 행동했다는 것이다. 아베는 고이즈미 노선을 걸으면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만 회복하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앞서 인용한 저서에서 아베는 한국에 대해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관의 공유를 지적하면서 일본이 과거에 대해 겸허하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한 양국 관계는 좋은 방향을 향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물론 아베 개인의 배경을 보면 한국을 자극할 우려도 높고 대북 강경론도 걱정된다. 아베의 대한 외교에는 두 길이 놓여 있다. 고이즈미류가 하나고, 관계회복에 나서는 게 또 하나다. 공은 한국에 넘어와 있다.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고 표현해도 된다.‘생각이 다르면 안 만난다가 아니라, 생각이 다르니까 만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아베 장관은 적과 아군의 식별은 엄하게 하는 편이지만 밤 늦게까지 차를 마셔가며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듣는 면도 있다고 한다. 그의 걸어온 길을 고려하면 양국 관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 ‘아름다운’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갈 가능성을 지레 부정할 필요는 없다. 개혁과 성장, 그리고 힘의 3박자를 갖춰 나가는 일본과 1인당 GNP 2만달러 시대를 앞둔 한국이 청개구리 외교와 빗장 외교를 주고받는 것은 고이즈미 시대 한 때로 충분하다.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베가 고이즈미류 외교에서 벗어나도록 하려면 축하와 함께 대화를 희망하는 뜻을 분명히 하는 게 바람직하다. 수석 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사설] 보은인사 언제까지 계속할텐가

    보은인사 논란이 또 불거졌다. 이번엔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주인공이다.5·31지방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떨어진 그를 청와대가 장관급인 중소기업특위위원장에 앉히기로 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부속실장을 지낸 이은희씨 얘기도 나온다. 그가 정부의 낙점 아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공모에 나섰다고 한다. 지난달 5·31지방선거 낙선자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을 공모 형식을 빌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임명한 것과 판박이다. 하도 잦아 이젠 얘깃거리도 안 된다는 것이 현 정부의 코드인사, 낙하산인사, 보은인사다. 지난 한달여만 해도 김병준-문재인-유진룡-전효숙씨로 이어지는 인사파문이 바통 이어받듯 했다.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에 ‘최단명’‘중도하차’로 표현되는 인사파동도 줄을 이었고 그때마다 나라가 시끄러웠다. 정부산하기관의 ‘낙하산 임원’이 282명이고, 청와대 4급 이상 퇴직자 196명 가운데 61명이 낙하산을 탔다는 통계수치도 이제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으로 들리는 지경이다. 그만큼 인사 논란에 익숙해지고 둔감해졌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말 방송회견에서 “밀실인사가 사라졌다.(참여정부 들어)인사가 좋아졌다.”고 했다. 개혁추진을 위해 코드인사가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국민 체감과 동떨어진 인식이다. 임기 후반 코드인사는 친정체제를 강화할지는 몰라도 대통령과 국민의 거리를 더 벌릴 뿐이다. 권력누수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민심을 얻는 인사를 펴기 바란다.
  • 현정부 1년미만 단명 장관수 줄어

    현정부 1년미만 단명 장관수 줄어

    6일 중앙인사위원회가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에게 제출한 역대 정권 국무위원들의 현황은 직업·재직기간·출신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서 국무위원들의 재임기간이 길어지고 특정 지역 출신이 줄어든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재임기간의 경우 1년 미만은 28%에 머물렀다. 김영삼 정부 68%, 김대중 정부 52%에 비하면 절반에 그치는 비율이다. 지난 2000년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된 이후 지난해부터 국무위원에게도 인사청문회법이 적용된 결과라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단기간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는 과거 행태는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반면 정책 실패 논란에도 해당 부처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집 인사’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참여정부 들어 이기준(5일)·김병준(30일) 전 부총리 등 특히 교육부가 수난을 겪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도 각각 7개월과 5개월로 단명했다. 참여정부 국무위원들의 출신 직업은 역대 정권에 비해 다양해졌다. 시민단체(지은희 전 여성부장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 박홍수 전 농림부장관,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 등)·문화예술인(이창동·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연구원(박호군 전 과학기술부장관, 정세현·이종석 통일부장관) 출신이 늘어났다. 이 의원은 “정치인과 공무원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발탁 대상이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 정권 공히 공무원 출신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출신직업 분포로 볼 때 IMF 위기를 맞았던 김영삼 정부 때는 언론인 비중이,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경제인 출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출신대학별 통계상으로는 세 정권 모두 서울대 출신 국무위원이 가장 많은 가운데 참여정부에서는 여성 각료의 진출이 다른 정권보다 늘어났다. 특히 이화여대 출신이 늘어났고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포함된다. 김영삼 정부 이래 서울 출신의 국무위원 비율이 줄었다. 이 의원은 “특정 명문고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던 과거 정권의 인사 관행이 옅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박사가 뭐길래/이건영 중부대 총장

    한편의 코미디였다고 해야 할까? 얼마 전, 단명으로 끝난 교육부총리의 청문회는 교육기관 종사자들에게 참담한 기분을 안겨 주었다. 스승과 제자간의 서로 베끼기, 용역 주어 논문 초벌 만들기, 끼리끼리 심사하기 등 박사학위를 둘러싼 대학사회의 어두운 치부가 여과 없이 들추어진 것이다. 박사가 도대체 뭐기에 이 모양인가? 영국사람한테서 명함을 받아보면 이름 앞뒤에 수식어가 많이 붙어 있다. 이름 뒤에 붙어 있는 것은 대개 학사, 석사, 박사 등의 학위나 기술사 등의 면허 또는 가입한 학회 회원약칭 따위이고, 앞에 붙어 있는 것은 작위 같은 것이다. 편지를 쓸 경우 이름 앞에 붙이는 경칭은 경우에 따라 다르므로 아주 조심해야 한다. 요즘도 영국은 매년 심사를 하여 나라에 공이 많은 사람들을 귀족으로 서품하고 이에 합당한 작위를 준다. 대처여사도 남작 칭호를 받았고, 골프황제 이안 우스남도 작위를 받았다. 이름 앞에 이 같은 경칭을 붙이는 것은 대단한 영예에 속한다. 오늘날에는 이 같은 봉건사회의 골동품보다 대신 전문직을 나타내는 칭호나 학위 칭호가 걸맞는다. 그중 박사는 명예로운 칭호로 되어 있다. 그래서 명함에도 버젓이 무슨 박사라고 박아서 드러내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원래 선비를 숭상하던 유교적 관습 때문에 박사에 대한 사회적 예우는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 높은 편이다. 직업사회도 다양해지고 전문화되었다. 전문인들은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므로 국가에서 그들의 자격을 검증하고 인정해 주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소위 면허제도이다. 주로 ‘사’(士)자가 붙은 직업인들이다. 변호사가 있고, 건축사가 있고, 기술사가 있고, 의사가 있다. 국가기관에서 그 자격을 인정해 주기 때문에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제도이다. 박사도 이와 비슷하게 공부하는 학자에게 주는 면허 같은 것 아닌가? 학자도 직업인이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거나 또는 연구소에서 학문을 하려면 남보다 더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시대에 앞서서 전문 분야별로 미지의 학문을 개척하고 기술개발을 선도한다. 그리고 사회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책무도 지니고 있다. 실용주의적인 미국은 전문가로서의 자격증을 더 높이 평가한다. 가령 건축가이면 족하지 건축박사는 뭐에 쓰나? 의사나 변호사면 그만이지, 의학박사, 법학박사는 학자들의 칭호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사들이 의학박사 학위를 가져야 의사 노릇을 할 수 있는 실정이다. 박사를 알아주는 사회가 되니 너도나도 나서고, 또 대학이 학위를 남발하면서 학문과는 무관한 사람들까지 박사학위 받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대학마다 박사가 쏟아지고 있다. 박사가 많이 배출되는 것을 탓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질인 것이다. 외국에서는 수년 동안의 엄격한 과정을 거치고 절차를 밟아 학문의 길이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야 학위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일부대학은 학위장사를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학생들이 제대로 학교에 다니고, 논문다운 논문을 쓰고 있는가? 대학 주변에는 석사 학위 얼마, 박사 학위 얼마라는 식으로 논문을 대신 써 주는 곳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자격 미달자가 금전거래나 용역거래를 한다면 대학이 병들고 있다는 증거다. 외국의 유령대학을 나왔다는 가짜 박사 소동도 민망하다. 그뿐인가. 명예박사는 더욱 명예스러워야 할 터인데 힘있는 정치인들이 나누어 가지는 경향마저 있고, 심지어는 명예박사 학위를 세일하는 대학마저 있는 형편이다. 지난 청문회에 표본으로 드러난 서울의 유명대학 뒷모습이 물론 우리 대학사회를 전부 대표할 수는 없다. 작은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또한 분명한 것은 사회 전체가 흔들려도 대학만은 허물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이건영 중부대 총장
  • 철도공 잦은 인사 ‘후유증’

    한국철도공사가 일련의 인사를 놓고 술렁이고 있다. 문책성 시비가 제기되는가 하면 잦은 인사로 조직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비서팀장 인사. 비서팀은 이철 사장의 부임 첫 작품으로, 지난해 11월 본부-팀제 개편 때부터 ‘옥상옥’ 논란이 제기됐다. 철도와 무관한 비관료출신인 이 사장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보좌하기 위해 의전에 정책검토 기능까지 부여했다. 정책비서를 포함해 17명을 지휘하는 핵심 요직이다. 그러나 비서팀장은 14개월 만에 5번이나 바뀌는 단명의 자리로 전락하면서 “100일을 넘기면 장수하는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한 관계자는 “비서팀장은 통상 기관장과 임기를 같이하는데, 잦은 교체로 기피하는 자리가 됐다.”면서 “업무 지속성이 단절될 뿐 아니라 업무보다 의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9월 1일자로 단행된 일부 팀장급 전보 인사도 뒷말이 많다. 논란은 정부의 철도경영지원 협상을 주도한 전략기획팀장이 강원지사 경영관리팀장으로 전보되면서 불거졌다. 공사측은 ‘고생한 간부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강조하지만 본사 선임 팀장이 지사의 팀장으로 가는 것은 격이 맞지 않다. 일각에서는 철도공사의 요구안보다 정부 결론이 미흡하자 책임을 물은 좌천 인사로 해석한다. 지난 6월 철도파업 때 책임자를 문책성 인사조치 한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누가 대외업무나 민감한 현안을 맡겠느냐.”며 ‘업무 기피증’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예고없는 수시인사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특히 좌천성 인사를 일주일 전에 공개해 사기를 떨어뜨리고 업무 혼란을 야기시킨다는 불만도 나온다. 정부대전청사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장·차관 오래하는 법

    장·차관 오래하는 법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바다이야기’파문은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에서 비롯됐다.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문에 6개월이라는 차관 재직기간이 결코 짧은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었다. 앞서 논문 중복게재로 파문을 일으키고는 사임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의 재직기간도 17일에 불과했다. 고위직의 ‘목숨’이 흔들리는 시대, 서울신문이 ‘역대 정부의 정무직 재임기간’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정부수립 이후 가장 짧게 장관으로 재직한 사람은 국민의 정부 때 3일동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안동수씨. 그는 2001년 5월21일 임명돼 취임사에 대통령에 대한 ‘충성서약’을 담았다가 물의를 빚어 물러났다. 반면 3공화국과 4공화국에 걸쳐 과학기술처 장관을 역임해 역대 최장수 장관으로 기록된 최형섭씨는 무려 7년 7개월동안 재임했다. 법무부나 교육부 등 비교적 정치적 바람을 타거나 현안이 많은 부처는 장관 재임기간이 짧은 반면 이공계나 전문성이 있는 부처는 비교적 ‘롱런’했다. 두번째 단명장관은 1공화국에서 상공부 장관을 지낸 박희현씨.1954년 6월30일 취임한 뒤 5일만인 7월4일 물러났다. 참여정부 들어 교육부 장관을 맡았다가 장남의 특례입학이 문제가 돼 5일만에 물러난 이기준 전 장관이 세번째를 기록했다. 문민정부땐 박희태 법무, 박양실 보건사회, 허재영 건설부 장관 3명이 10일만에 물러났다. 박희태씨는 자녀의 부정입학, 박양실씨와 허재영씨는 부동산 투기가 문제가 됐다. 반면 최형섭씨에 이은 두번째 장수장관은 문민정부 시절 공보처 장관을 지낸 오인환씨이다.1993년 2월26일 김영삼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임명돼 문민정부가 끝난 1998년 3월2일까지 5년동안 자리를 지켰다.3공화국 시절 해군 출신인 김성은 국방부 장관도 4년 11개월동안 재직했다.5공화국 때 4년 6개월동안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낸 이정오씨와 1공화국 때 4년 5개월동안 외무장관으로 재직한 조정환씨도 롱런했다. 이밖에 국민의 정부에선 김명자 환경부 장관이 3년 8개월, 참여정부에선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3년 1개월 재임해 해당 정권의 최장수장관이 됐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씨줄날줄] 존웨인 증후군/육철수 논설위원

    남자의 체력과 정력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과 상관관계가 깊다는 게 정설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경쟁심과 공격성향, 의욕을 북돋워준다고 한다. 일명 ‘투쟁호르몬’이라고 불리며 남자를 남자답게 만드는 요체라 할 수 있다. 권력을 쥐고 있거나 체력과 재력이 충만하면 이 호르몬이 넘치도록 분비되고, 성욕도 활발하다는 게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반면 실권·실직·패배 등 좌절을 겪은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투쟁본능이 사라진다. 삶의 의욕 저하는 물론 부부·이성관계에서 ‘남자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란다. 복싱선수를 실험해보니 승자는 경기 후에도 테스토스테론이 남아돌아 힘이 펄펄 넘쳤다고 한다. 하지만 패자는 시합 전에 왕성하던 이 호르몬이 경기 후에는 온데간데 없었단다. 남성의 생리와 심리도 이렇듯 여성 못지않게 복잡한 부분이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하비 사이먼 교수가 최근 뉴스위크 특별기고를 통해 “남성들이여, 오래 살려면 ‘존 웨인 증후군’을 버려라.”고 충고했다. 배우 존 웨인(1907∼1979)은 서부영화에 많이 출연해 미국인들 사이에 ‘남자다운 남자’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러나 영화 속 웨인처럼 폼잡고 강한 척하며 살다가는 단명(短命)에 병치레하기 바쁘다고 꼬집은 것이다. 사이먼 박사는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이유로 직장 스트레스와 지나친 경쟁, 가족부양 부담 등을 꼽았다.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마초 근성’도 단명에 한몫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령대별로 필수 건강체크 항목까지 친절하게 제시해 놓았다. 사실 남자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말 것이며, 여자처럼 수다를 떨어서는 안 되며, 평생 세 번(태어났을 때, 부모가 돌아갔을 때, 나라가 망했을 때)만 울어야 한다고 교육받는 게 동서양의 전통적 남아교육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남성중심사회에서나 통했던, 케케묵은 관념이 된지 오래다. 가정은 물론이고 각계에서 여풍(女風)이 몰아치는 요즘 한국땅에서, 존 웨인 흉내를 냈다가 남아날 남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남자의 인생도 그저 자기 건강 생각하고 요령 부리면서 오래 사는 게 ‘덕목’인 시대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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