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단명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한편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변비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포격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F5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61
  • [김 태의 뇌 과학] 몸과 마음 그리고 뇌과학

    [김 태의 뇌 과학] 몸과 마음 그리고 뇌과학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속담을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 주지는 않고 오히려 질투하고 시기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사촌이 땅을 샀을 때 진짜 배가 아플 수도 있다. 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약 100년 전 하버드 의대 생리학교실의 주임 교수였던 월터 캐논은 스트레스와 연관돼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의 기전을 밝혀냈다. 캐논 교수 연구에 따르면 심박동 증가, 발한, 동공 확장 등과 같은 현상은 흉부 교감신경 뉴런이 활성화돼 부신 수질을 자극해 분비되는 물질에 의해 일어난다. 이 물질은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으로, ‘투쟁 또는 도피’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예비 반응이다. 이런 반응은 각 기관의 기능에 영향을 준다. 장의 연동 운동을 억제해 소화가 안 되고 복통이 일어날 수도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정말 배가 아플 수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평온한 휴식 상태에서 더욱 활성화돼 심박동 속도를 늦추고 호흡을 안정시키며 장운동을 촉진하고 동공을 수축시킨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와 부신 수질이 직접 연결될 수도 있다. 미국 피츠버그 의대의 피터 스트릭 교수는 이를 증명하려고 영장류를 대상으로 뉴런의 축삭돌기에서 세포체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추적 물질을 주사했다. 그 결과 전두엽의 운동 피질, 감각 피질 영역, 내측 전전두엽 등에서 추적 물질이 발견됐다. 운동·감각 피질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내측 전전두엽은 우울증과 관련이 많은 뇌 영역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 직접적으로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몸과 마음, 그리고 뇌의 연결 관계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스트레스는 심장, 혈압, 신진대사에 광범위한 영향을 준다. 소위 ‘만병의 근원’이다. 마음과 뇌의 건강을 챙겨야 신체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이런 연결성을 생각할 때 신체의 신호는 마음과 뇌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개정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분류 제5판’(DSM-5)은 ‘신체 증상 장애’라는 진단명을 사용한다. 이 진단명은 ‘신체 질환의 원인이 발견되지 않으나 이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정신질환’으로 정의한다. 질병 불안 장애, 통증 장애, 신체 이형 장애 등 뇌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할 질환들이 아직 많다. 흔히 우리는 ‘몸과 마음은 하나’라고 말한다. 하지만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몸과 뇌는 하나’라는 말로 바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몸과 뇌의 연결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몸과 뇌 모두의 총체적인 건강을 이뤄가길 기대한다.
  • [여기는 남미] 머리는 둘 몸통은 하나…희귀 샴거북 발견

    [여기는 남미] 머리는 둘 몸통은 하나…희귀 샴거북 발견

    쿠바에서 희귀한 샴거북이 발견돼 화제다. 샴거북은 자신을 돌봐주는 의사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단명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생명을 이어가고 있어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샴거북은 최근 쿠바의 피나르라는 곳에서 발견됐다. 낚시광인 한 의사가 아들과 함께 미끼로 사용할 지렁이를 잡다가 우연히 샴거북을 찾아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샴거북은 비단거북(학명 Chrysemys picta)으로 머리는 2개지만 등이 붙어 있다. 다리는 앞쪽으로 각각 2개씩 모두 4개에 뒤쪽으로 2개, 모두 6개다. 꼬리도 각각 달려 있어 2개가 늘어져 있다. 샴거북은 등딱지를 공유하고 있지만 내부 장기는 독립적이다. 각각 먹이를 먹고 배설도 따로 한다. 의사가 샴거북을 발견한 건 거북이 부화한 직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의사는 "등딱지에 알의 조각들이 붙어 있었다"며 "갓 알을 깨고 나온 뒤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알아 보니 보통 거북이 부화하는 때가 아니라 샴거북이 생명을 유지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샴거북에게 살아간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등이 붙어 있는 2마리가 각각 먹이를 찾아나서다 보니 먹이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육지에서 이동하는 건 물론 수영을 하는 것도 어려워 샴거북은 단명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의사에게 발견된 샴거북은 다행스럽게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의사가 2마리 각각에게 충분히 먹이를 주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탓이다. 쿠바 야생동물보호재단의 수의사 가르시아 벨로스는 "샴거북은 알을 깨고 나오는 것도 힘들고, 이동이나 수영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샴거북이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잘 크고 있다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사는 "샴거북을 구경하기 위해 매일 집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며 "어느 정도 자라면 거북을 잘 돌봐줄 수 있는 수족관에 샴거북을 넘겨주겠다"고 말했다. 사진=디아리오수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서울시여성연합합창단, 제4회 정기연주회 개최

    서울시여성연합합창단, 제4회 정기연주회 개최

    서울시여성연합합창단이 안중근의사 의거 109주년 하얼빈동양평화축제 출연 기념 제4회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공연은 11월 12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Peace, Seoul 평화 위의 서울’이란 부제로 개최된다. 서울시여성연합합창단은 전 서울특별시여성합창단 연합회(1995년 창단)가 2012년 해단된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표하는 구립합창단의 전, 현직 단장으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다. 2013년 2월 새로운 합창단명으로 개명하여 오직 합창을 통해서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이웃과의 화합과 소통을 추구하고자 재창단됐다. 지난 8월 10일 5백여명의 하얼빈 시민들이 ‘안중근 의사 동양평화 문화축제’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안중근의사의 동양평화사상이 현재의 남과 북의 평화 무드가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의 숙원을 이루기를 기원하며 개최되는 음악회이다. ‘평화를 위하여, 동양평화를 바라며, 고향을 그리며’ 란 세 가지의 주제로 개최된다. “평화를 위하여”는 평화를 주제로 한 곡들로 구성되고 “동양평화를 바라며”는 안중근의사가 부른 장부가, 중국과 일본의 민요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그리고 3부에 “고향을 그리며“는 남북이 하나 되는 곡들로 구성되었다. 한편 서울시여성연합합창단은 Peace, Seoul 평화 위의 서울, 세계 속의 서울 등 서울을 문화공연을 통해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는데 일조하고 있는 단체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국인 재단 500명분 성금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독립유공자에게 명패를 전달하고자 진행 중인 성금 모금에 재단법인 대한국인에서 500명분(1500만원)을 기탁한다. 재단 설립자인 김병기(50) 이사는 5일 “서울신문의 기사(10월 29일자)를 보고 독립유공자를 예우하려는 취지가 좋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며 “경제 상황이나 국제 정세 등이 좋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3·1운동 100주년이 충분히 기념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단 입장에선 조용히 뜻을 보태고 싶었을 뿐”이라고 쑥스러워했다. 대한국인 재단은 2016년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보훈 선양을 위해 젊은 기업가, 교수들이 함께 만든 공익재단이다. 재단의 정체성을 나타내고자 안중근 의사의 유묵에 남아 있는 ‘대한국인 안중근’을 모티브로 재단명과 상징을 만들었다. 안중근 도서관 건립, 해외 독립운동가 발굴, 독립운동가 후손의 발달장애 의료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성금 모금 운동은 항일구국운동에 앞장섰던 대한매일신보를 계승한 서울신문과 대한광복회가 국가보훈처의 후원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캠페인 성금 주요 기부자 명단 총모금액 1159만 5100원 (5일 현재) ▲개인 이상우 외 170명 ▲단체 광주제일고, 대구 금오회 ■독립운동가의 명패 서울신문 ·광복회 성금 모금 ■ 송금(우리은행 1005-403-489363·예금주 광복회)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www.ohmycompany.com→ 광복회 배너 클릭) ■12월 31일까지
  • [금요칼럼] 실사구시의 정신으로/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실사구시의 정신으로/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실사구시(實事求是). 실지의 일에서 진리를 발견한다는 말이다. 이런 주장이 처음 등장한 것은 까마득한 옛날이었다. 기원전 2세기 전한(前漢) 하간헌왕 때 일이었다. 그 정신에 가장 충실한 것은 훈고학자들이었다. 그들은 유교 경전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글자 하나하나의 음과 뜻을 정확히 연구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경전 해석이 형이상학에 치우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했다.하지만 세월이 흐르자 실사(實事)가 잊혔다. 그 의미를 재발견한 것은 11세기 송나라의 성리학자들이었다. 주희는 자신의 학문을 실학이라 주장할 정도였다. 그랬건만은 성리학이 주류 학문이 되자 학자들은 또 형이상학에 매몰됐다. 다시 수백 년이 지난 청나라 때 일군의 신지식인들이 등장했다. 고증학자들이었다. 그들은 현실과 괴리된 성리학을 비판하고, 재차 실사구시를 학문적 목표로 제시했다. 한국에서도 실사구시의 진가에 주목한 선비들이 있었다. 추사 김정희는 그런 흐름을 대표하는 대학자요, 독창적인 예술가였다. 그는 17세기 이후 축적된 실학파의 전통을 이었다. 유형원, 이익, 정약용 등으로 이어진 실학을 완성했다. 김정희는 ‘실사구시설’이라는 논문을 지어 자신이 추구하는 학문의 새 길을 천명했다(완당전집, 제1권). 논문에서 그는 성리학자들을 비판의 도마에 올렸다. 그들은 현실로부터 한참 벗어나 있었다. 민생은 도탄에 빠져 있었으나, 그들은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고담준론만 일삼아 일상의 사소한 문제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 성리학자들은 허황된 이론을 이리저리 끌어다 자신들의 무능을 위장했다. 진리란 초월적이고, 오묘하며, 높디높아,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어딘가에 있다고 했다. 조선의 지배층은 이런 생각에 젖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조선의 통치 이념은 공리공담이 되고 말았다. 지배층의 지적 환상과 정치사회적 무능을 김정희는 짧고 강한 몇 마디로 질타했다. “마땅히 사실에 의거해 올바른 진리를 찾아야 한다. 헛된 말을 지어내어 거짓 속에 몸을 숨기지 마라.” 학문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은 ‘당실’ 곧 공자와 맹자 같은 유교의 성인이 이룩한 진리의 전당에 직접 들어가는 것이다. 김정희는 그렇게 보았다. 따라서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는 거창한 담론은 가짜 학문에 불과하다는 것. 김정희의 확고한 신념은 그러했다. 진리란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형이하학의 세계에 있다. 그것은 보통 사람들의 삶에서 하루하루 실천되는 덕목인 것이다. 김정희를 포함한 조선의 실학자들, 그리고 청나라의 고증학자들은 모두 그런 생각이었다. 따지고 보면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은 단순하다. 이기심을 버리고 공익을 중시하자고 했다.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평화적인 방법이 우선이랬다. 한마디로 모두 착하게 살자고 했다. 그런데 이른바 대학자라는 사람들이 일을 망쳤다.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을 빙자하며 복잡하게 꾸며 댔다. 태극은 무엇이며 태허는 어디에 쓰는 물건인가. 김정희의 해법은 간단했다. 지식인은 잡다한 여러 학설에 현혹될 이유가 없다. 그저 마음을 평안히 하여 널리 배우고 착실히 실천하면 된다. 만약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 어떤 주장도 공허한 것이다. 옳은 말이다. 김정희의 깨침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해결책은 뜻밖에도 매우 간단명료할 수 있다. 색안경을 벗고 맨눈으로 사물을 볼 수만 있으면 말이다.
  • 유은혜 “딸 위장전입 사죄”… 의원 불패 이어갈까

    유은혜 “딸 위장전입 사죄”… 의원 불패 이어갈까

    野 “성공회성당 전입 일반인 엄두 못 내, 후보 사퇴가 예의”… 도덕성 집중 질타 與 일부서도 “교육수장 될 분이” 비판 유 “고교 무상교육 내년 시행 추진할 것…법외노조 전교조 문제 법원 판단 봐야”딸 위장전입과 남편 소득 축소 신고 의혹 등 각종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진땀을 뺐다. 여당 의원들은 “무리한 의혹 제기이며 과도한 정치 공세”라며 같은 당 현역 의원인 ‘유은혜 지키기’에 바빴다. ‘국회의원은 청문회에서 낙마하지 않는다’는 ‘의원불패’ 관행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가장 강한 질타를 받은 의혹은 딸의 위장전입이었다. 유 후보자는 1996년 10월~1997년 4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거주했지만 주소는 중구 정동의 성공회 사제 사택이었다. 딸을 덕수초교에 보내려고 위장전입한 것이다. 유 후보자 측은 “덕수초 병설유치원에 다니던 딸을 친구들과 같은 학교에 보내려고 한 일”이라고 해명해 왔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6월 민주항쟁 진원지인 성공회성당에 위장전입을 했는데 일반인은 엄두를 못 낼 곳”이라면서 “민주화운동으로 성공회와 가진 네트워크(인맥)의 결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민주화 갑질’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부총리 후보에서 사퇴하는 게 정부에 대한 예의라고 주장했다. 위장전입을 두고는 일부 여당 의원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교육 분야의 수장이 되실 분으로서 자녀 위장전입 이력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도 합리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는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하고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남편 연관 의혹도 검증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남편 회사의 사내이사인 오모씨가 국회의원인 유 후보자의 행정비서로 일했는데 겸직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 후보자가 우석대 겸임강사를 6개월(2011년 2학기)만 했지만 경력증명서에 2년으로 기재된 점에 대해서도 질의가 쏟아졌다. 1년 임기의 ‘단명 부총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는 국가공무원은 선거 90일 전 그만둬야 한다. 다음 총선은 2020년 4월 15일이다. 한국당 홍문종 의원은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은 임기를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바른미래당 오세정 의원도 총선 출마 여부를 물었다. 유 후보자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저에게 총선이라는 기회가 주어질지 의문”이라며 출마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핵심 교육 정책에 대해서도 견해를 일부 밝혔다. 그는 고교 무상교육 실시에 대해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정부가 계획하고 있었지만 고교 무상교육은 신속하게 추진해야 할 정책”이라며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근혜 정부 때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 문제에 대해서는 “(법외노조 통보가 헌법상 교원 단결권을 침해하는 등 사회 갈등을 부추겼다는 점은) 동감한다”면서도 “대법원에 관련 소송이 계류된 만큼 법원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이 과도한 공격을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출처가 불분명한 소득 8500만원이 있다는 보도나 학교 앞에서 속도위반을 했다는 보도 등이 있는데 관계기관에 전화 한 통화만 해 보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경민 의원이 “언론이 한쪽 얘기만 듣고 선정적 기사를 썼고 야당 의원이 그걸 받아서 증폭된 것 같은데 왜 그랬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유 후보자는 “제가 첫 여성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서 타깃이 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다”고 답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남아공 서부 연안 사막에 피어난 야생화 물결 ‘웬 조화일까’

    남아공 서부 연안 사막에 피어난 야생화 물결 ‘웬 조화일까’

    매년 봄 몇 주에 걸쳐 남아공 서부의 해안을 따라 뻗은 사막에 야생화가 가득 피어나 다채로운 색의 향연을 펼친다. 전 세계 사막이나 건조한 여건에서도 화려한 꽃의 향연은 이어지지만 남아공 웨스턴 케이프주에 있는 바이도우(Biedouw) 계곡만큼 다채로운 꽃이 피어났다가 갑자기 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7월 말부터 9월 말까지 8~9주 동안 피어난 꽃들은 그 해 뜨거운 여름 바람이 불어닥치면 곧바로 져버린다. 씨앗들은 땅밑에서 동면하듯 뜨거운 여름을 견뎌낸 뒤 다음해 여름 첫 비가 시작하면 활짝 봉오리를 터뜨린다. 사진작가 토미 트렌차드가 포착한 사진들이다. 바이도우 계곡 아래에 아내와 함께 놀러갔다가 우연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정말로 현실의 것이 아닌 듯한 장면”이라며 “짧게 피어난 뒤 져버리고, 단명하는 속성 때문에 이 장면은 더욱 특별하게 보이게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늘 야생동물을 보는 곳으로 남아공을 생각하는데 야상화가 만발한 풍경은 사파리에서 볼 수 있는 어떤 것보다 나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추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아비는 너희에게 짐이 되기 싫었다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아비는 너희에게 짐이 되기 싫었다

    ‘80대 노모, 정신질환 앓던 40대 딸을 끈으로 묶은 채 한강 투신’, ‘70대 노부부 차 안에서 손 꼭 잡은 채 자살···암 투병 아내와 함께 떠나’.피의자가 사망한 탓에 통상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되는 ‘간병자살’은 제대로 된 기록조차 남지 않는다. 변사사건처리부 한 장에 간단명료하게 자살 등으로 분류되고 마는 죽음이다. 법적으로 유무죄를 따질 이유도 방법도 없는 까닭에 한 인간이 죽음을 결심한 이유 따윈 기록이 아닌 기억 속으로 묻힌다. 그나마 2006년 이후 현재까지 10여년간 언론이 기록한 간병자살 60건을 찾았다. 총 사망자 수는 111명. 이 중 17명은 동반자살자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사실상 살인 피해자다. 89명은 함께 목숨을 끊었다. 5명은 환자를 남겨둔 채 돌보는 이들만 세상을 등진 경우다. 동반자살에 실패한 이들도 16명이다. 간병인이 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봤던 경우도 적지 않다. 간병자살은 주로 ‘부부 간병’(31건, 51.7%)에서 발생했다. 부부 평균 연령은 69.1세였다. 대부분 ‘노노(老老) 간병’ 과정에서 죽음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이어 ‘자식을 돌보던 부모’(15건, 25%), ‘부모를 돌보던 자식’ (8건, 13.3%), ‘형제·자매’ (4건, 6.7%) 순이었다.“너희 엄마가 처음 병이 났을 땐 삶을 마감하는 게 좀 너무 이르다 싶어 몇 달 정도 지켜보다 결국 오늘까지 왔다. 너무 아파하고 나도 아파 같이 죽기로 했다.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구나. 미안하다.” 2013년 11월 23일 전남 목포시에서 80대 노부부가 남긴 유서다. 디스크 수술로 거동이 어려운 아내를 돌보던 남편은 본인마저 뇌졸중에 걸려 하반신이 마비되자, 식탁 위에 유서 한 장과 영정사진을 올려놓고 아내와 동반자살했다. 이처럼 간병 중 간병인도 병에 걸려 몸이 아픈 사례도 16건(26.7%)에 달했다. 특히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부모의 절절한 마음이 유서에 담긴 경우도 많았다. 간병하던 부모가 자식과 삶을 정리한 경우 지적·발달 장애 등 선천적 장애를 지닌 자녀를 간호한 경우가 대다수다. 부모 평균 나이는 48.2세, 자식 평균 나이는 17.2세였다. 2015년 7월 6일. 경기 의왕시 한 아파트 18층에서 30대 여성이 뇌병변장애를 앓던 7세 아들을 끌어안고 투신했다. 여성은 아들 치료를 위해 매일 대형병원을 돌고 또 돌았다. 차도가 없자 좌절했고, 자신이 떠나면 혼자 중증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 아들을 걱정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4년 3월 13일엔 30대 부부가 5살짜리 자폐증 아들과 함께 목숨을 끊었다. 부부 역시 발달장애 아이를 헌신적으로 아이를 돌봤지만, 나아지는 게 없자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간병의 고통으로 인한 우울증이 자살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간병인이 경제적 어려움에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21건(35%)에 이른다. 2013년 4월 24일 대구에서 쌍둥이 두 아들(7)과 연탄불을 피워 사망한 김모(43)는 사망 직전까지 뇌졸중인 아내를 돌봤다. 하지만 실직인 상태로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 아내의 병원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아내를 병원에 홀로 남겨둔 채 두 아들과 생을 마감했다. 간병인이 우울증에 걸린 경우도 12건(20%)에 달했다. 2014년 3월 2일 경기 동두천시 상패동 한 아파트에서 주부 윤모(37)씨가 성장장애를 앓던 아들(4)과 함께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윤씨는 더디게 성장하는 아들을 돌보며 주변에 우울감을 호소했고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는 15㎡ 남짓 원룸에서 재혼한 남편과 아들을 낳았고, 일정한 수입이 없어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주머니에선 “미안하다”고 적힌 밀린 세금 고지서가 나왔다. 오랜 기간 홀로 간병을 담당해야 하는 현실에 좌절하는 경우도 많았다. 간병인이 홀로 환자를 돌본 경우는 41건(68.3%)에 이르렀고, 평균 간병 기간은 7년 8개월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스콧 모리슨 호주 11년내 7번째 총리로 선출

    스콧 모리슨 전 재무장관이 24일 호주의 새 총리로 선출됐다. 모리슨 신임 총리는 맬컴 턴불 전 총리가 이날 43명 의원의 퇴진 청원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AFP통신은 24일 모리슨이 이날 실시된 집권 자유당 신임 지도자 선출 투표에서 맞붙은 피터 더튼 전 내무장관을 45대 40으로 이겼다고 전?다. 지지율 하락과 논란이 된 온실가스 정책 등으로 퇴진 압박을 받아온 턴불 전 총리는 지난 21일 실시된 신임 투표에서 더튼 전 장관을 48대 35의 근소한 차로 이겨 살아 남았으나 이후 장관 10여명의 줄사퇴와 퇴진 압박을 받다가 이날 43명의 의원들의 퇴진 청원에 결국 무릎을 꿇고 물러났다. 당초 턴불 전 총리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그가 사퇴한 이후 당권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던 더튼 전 장관은 모리슨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턴불 총리가 은퇴하면 시드니에서 보궐선거가 진행되는 데 이에 따라 자유당 1당 체제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2007년 존 하워드 전 총리 이후 재임한 모든 총리가 3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단명하면서 정정 불안을 겪고 있다. 모리슨은 11년내 7번째 총리가 된다. 턴불 전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신임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으로 당론이 결정되면 항의하지 않고 정치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서 가장 무거운 별은 태양 몇 배나 될까?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서 가장 무거운 별은 태양 몇 배나 될까?

    태양계에서 가장 질량이 큰 천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태양이다. 얼마나 클까? 태양계의 모든 식구들, 태양과 8개 행성, 수백개의 위성, 수천억 개의 소행성 등등을 밀가루반죽처럼 한데 뭉쳐서 그중 태양이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보면 무려 99.86%에 달한다. 태양 외 기타 등등은 기껏해야 0.14%라는 얘긴인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 기타 등등의 90%를 목성과 토성이 차지한다고 하니,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기타 등등은 고작 0.014%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태양이 큰 별 축에 속하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리은하에 있는 약 4천억 개의 별 중 중간치 크기에 속하는 별이다. 그러니까 별들 중 반 이상이 태양보다 크다는 뜻이다.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은 거의가 태양의 수십 배 내지 수백배 큰 별이라고 보아 거의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이들 별 중에서 가장 질량이 큰 별은 태양의 몇 배나 될까? 현재까지 관측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최대 질량의 별은 R136a1이라는 별로, 우리 태양 질량의 300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고난 질량이 별의 운명을 결정한다 보통 R136a1로 불리는 RMC 136a1 별은 지구에서 약 16만 3,000광년 떨어진 타란툴라 성운에 있는 별이다. 즉, 우리은하 바깥에 있는 별로서, 우리은하의 위성은하 중 하나인 대마젤란 은하 속의 별이라는 뜻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래드클리프 천문대 소속의 천문학자들은 1960년 나중에 RMC 136이라고 명명한 성단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이 성단을 조사해본 결과, 성단은 200개 이상의 아주 밝은 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중 가장 질량이 큰 별이 바로 RMC 136a1로, 태양 질량의 315배나 되는 엄청난 질량의 거성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R136a1은 엄청난 과체중인 셈이지만, 사람과는 달리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차 체중이 줄어든다. 현재 이 별의 나이는 약 100만 년 남짓으로 거성으로서는 중년을 막 넘긴 셈이다. 과체중이 단명한다는 이치는 별의 세계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태양같은 중간치 별들은 약 100억 년을 살지만, R136a1 같은 거성은 고작 몇백만 년이면 생을 마감한다. 내부의 엄청난 중력과 압력으로 수소핵융합 반응이 격렬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R136a1이 태어날 때의 체중은 태양 질량의 320배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이미 자기 체중의 5분의 1, 그러니까 태양 50개에 맞먹는 질량을 우주공간으로 방출했다. 이처럼 지금까지 우주에서 가장 무거운 별로 알려진 R136a1이지만, 가장 큰 별은 아니다. 태양지름의 약 30배나 되기는 하지만, 가장 큰 별에 비하면 거의 난쟁이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대의 별은 UY Scuti라는 별로, 무려 태양 지름의 1,700배에 달하는 거대한 덩치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 별의 질량은 태양의 30배에 지나지 않는다. 메이드 인 스타 만약 R136a1을 끌어다가 태양 자리에다 갖다놓는다면, 태양의 밝기는 지금 달 정도의 밝기로 비례 축소될 것이다. 게다가 그것의 강력한 방사선은 지구에 심각한 상황에 빠뜨릴 것이다. 그리고 별의 무거운 질량은 지구의 1년 길이를 3주나 줄일 것이며, 지구는 방사선 물질로 멱을 감아 어떠한 생명체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R136a1과 같은 별을 '볼프-레이에 별'(Wolf-Rayet Star)이라 부르며, 태양 질량의 20배 이상인 별들이 나이를 먹고 진화하여 초속 2000km 이상의 강력한 항성풍을 통해 막대한 질량을 상실한다. 수백만 년 동안 약 태양 질량의 10배 물질을 우주공간으로 방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거대한 별들은 방사선 등으로 환경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볼프-레이에 별은 태양의 대략 100억년의 수명보다 훨씬 짧으며 약 500만년 밖에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은하에서 200개가 넘는 볼프-레이에 별을 알고 있지만, 은하수는 2000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은 먼지에 의해 숨겨져 있다. 대략 볼프-레이에 별의 절반은 다른 거대한 별, 블랙홀 또는 중성자별과 같은 동반자를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거대한 별의 최후는 극적이다. 태양 수십 배의 질량과 덩치를 가진 존재가 한순간 폭발로 임종을 맞는 것이다. 그러면 핵융합으로 버린 모든 원소들뿐 아니라, 폭발 순간 엄청난 온도와 압력으로 나머지 중원소들을 만들어 우주공간으로 흩뿌린다. 이것이 바로 초신성 폭발이다. 그러나 신성이 아니라 늙은 별의 임종인 셈이다. 그리고 이 별의 잔해들이 모여 다시 새로운 별을 만든다. 이른바 별의 윤회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들은 이 별의 윤회 과정에서 나타난 산물에 다름아니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원소들은 별의 몸 속에서 그리고 별의 먼지에서 나온 것들이다. 별이 제 몸을 아낌없이 우주로 내놓지 않았더라면 사람도, 다른 생명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별과 인간의 관계, 나와 우주의 관계인 것이다. 우리는 말하자면 메이드 인 스타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긍지를 느껴도 좋지 않을까?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서른살… 이제야 음악 대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서른살… 이제야 음악 대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10대 초반 음악이 정말 좋았던 그 시절을 다시 찾은 기분입니다.”9월 전국 리사이틀을 앞둔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을 대하는 자세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연주 이후 협주곡과 실내악 레퍼토리로 무대에 올랐던 김선욱은 온전히 자신의 연주를 선보일 수 있는 독주회로 다시 국내 팬들을 찾는다. 이번 리사이틀은 작곡가들이 30세인 자신과 비슷한 나이였을 때 작곡한 곡들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9번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를 선보인다. 각각 장조와 단조의 곡으로 대비를 이뤘다는 게 김선욱의 설명이다. 2부에는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과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를 연주한다. 드뷔시 연주는 그가 주로 독일 레퍼토리에 장점을 보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김선욱은 “모차르트는 단명했으니 예외이지만, 작곡가들이 전성기일 수 있고 과도기일 수도 있는, 생애 중간쯤 위치해 있을 때의 곡으로 구성했다”면서 “드뷔시는 올해가 서거 100주년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고 브람스의 헨델 주제 변주곡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공연에서 연주해 본 적은 없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김선욱은 2006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 및 동양인 최초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후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20대 때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는 이번 독주회를 준비하며 자신의 음악세계가 한 단계 도약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어릴 때는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월반’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남들보다 더 성숙하다는 것을 드러내기보다는 이제 스스로에게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번 리사이틀은 31일 하남 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5차례 지역 공연에 이어 9월 9일 서울 에술의전당에서 마무리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불가능합니다.”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의견을 풀어냈다.→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 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도 3년 중에 1년은 전쟁을 하고 나머지 2년은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둘 다 판이 깨지는 걸 원치 않으니 결국 긴장 완화로 향할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주둔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일 것이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중간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부시가)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 일본 민주당 정권은 단명했다. 미국 외교 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긍정적으로 본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폭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 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청와대의 협치내각 구상은 어떻게 보나.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나.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거나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인터뷰가 끝난 직후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 지칭한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인구 대비 적정 국회의원 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지만,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 숫자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지금의 구도는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더 받으면 권력의 전부를 갖는 거다.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빈부 격차 심화가 사회 정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화한다면 당연히 정부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종부세 인상 등은 ‘오리털 뽑듯이’ 올려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렸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남재희는 누구 언론인 출신 4선 국회의원·장관… 운동권 딸들로 인해 우여곡절도 193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1952년 서울대 의예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2년 수료 후 1954년 같은 대학 법학과에 재입학했다. 1958년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민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을 지낸 뒤 서울신문에서 편집국장과 주필 등을 역임했다. 이후 1979년 서울 강서구에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3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보수당 의원 시절 운동권 딸들 덕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1년 당시 서울대 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장녀 남화숙(현 미 워싱턴대 교수)씨가 시위 도중 연행되자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서를 썼지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반려했다. 차녀인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도 시위 전력으로 옥고를 치렀다. 1986년 하나회 멤버 중심의 군 고위 장성과 현직 국회의원들의 취중 난투극으로 알려진 ‘국방위 회식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정계 은퇴 뒤에는 집필과 강연 등을 이어 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 ‘진보열전’ 등이 있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쌀값 비싸지 않아… 19만4000원 돼야”

    “쌀값 비싸지 않아… 19만4000원 돼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9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여야는 보고서 종합의견에 이 후보자가 도덕성 차원의 경우 일부 우려가 있으나 직무능력 차원에서 대체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면서 ‘현역의원 낙마는 없다’는 불패신화도 이어졌다. 의원들이 ‘동업자’인 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한테는 관대한 점수를 주는 관행이 계속됐다는 얘기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28분까지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농민 홀대론’에 시달렸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2020년 총선에 맞춰 사퇴하는 단명 장관에 그쳐 농업 행정에 소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강석진 의원은 “6·13 지방선거 때 김명록 전 농식품부 장관과 청와대 농업비서관, 농어업비서관실 선임 행정관이 모두 사퇴한 것을 놓고 문재인 정부가 농업을 홀대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기획재정부와 예산을 협의하는 3월부터 8월까지 농식품부 장관이 공석인 결과, 내년 정부 전체 예산이 6.8% 증가하는데 농식품부는 도리어 4.1%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장관이 되면 예산이 줄지 않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한국당 이양수 의원은 “다음 총선에 출마할 계획인가. 장관 임기는 어느 정도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최대한 근무한다면 1년 반”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지난 장관은 8개월 하다 갔고 이번 장관은 1년 6개월 한다는데 제대로 된 인사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농업 정책에 대해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쌀 목표가격에 대해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19만 4000원 이상 돼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며 “현재 쌀값이 비싸다는 의견에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존 목표가격은 80㎏당 18만 8000원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고견을 풀어냈다. -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 앞에 둔 듯 하다. 연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직후 일본 국제정치학자가 ‘북한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시도는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 장착 미사일의 제거이고, 그 다음이 북핵일 것’이라고 분석하던데 맞는 이야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마지막 카드를 내놓는 건데 최고가로 흥정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은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 당시 1년 간 전쟁이 벌어진 뒤 나머지 2년 간은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공산권 협상은 전쟁과 협상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이뤄진다. 공격하면서도 대화하고 대화하면서도 공격을 가하는 ‘타타담담(打打談談) 담담타타(談談打打)’가 그것이다. 나라도 마지막 카드는 쉽게 버리지 않을 거다. -판이 아예 깨질 가능성은 없나. =트럼프가 ICBM을 이용해 중간선거를 막더라도 여러 난제들이 있다. 북핵 말고도 이란·시리아 등 중동 문제도 복잡하다. 동북아 전체로 봐서도 러시아와 중국 등과 해결할 문제가 간단치 않다. 그러니 북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 쾌도난마 식으로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없다. 북한도 판을 뒤엎을 처지가 못 된다. 국제 사회의 공론도 무시 못한다. 북한을 괴멸시키는 대신 북한의 생존을 인정한다는 식으로 인식이 바뀐 상태다. 그러니 결국 북미 긴장이 풀리는 방향으로 갈 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북에게는 큰 힘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한에도 변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쿠바의 경우 결국 카스트로 형제들이 다 물러나고 다른 이들이 집권하고 있다. 쿠바 모델이 북에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이 그런 심증을 가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을 거다. 주둔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 바겐 포인트를 스스로 버릴 이유가 없지 않냐. 협상할 때는 미군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주한미군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중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 식으로는 ‘괴짜’ 정도에 해당한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불쾌했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다만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계간지 ‘황해문화’ 발간 100호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개번 맥코맥 호주국립대 태평양아시아학과 교수의 진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맥코맥 교수에 따르면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때 나온 말이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이다.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제국주의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이다. 방한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서 무릎까지 꿇은 사람이다. 그러나 일본 민주당 정권의 단명은 미국 외교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일본보다 외교력이나 경제력이 약한 한국은 더 말할 게 없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 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사대에 대해서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대는 약소국의 생존 전략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조선은 사대 정책을 펴왔지만 그걸 욕하기는 어렵다. 이승만 정부 때인 1951년부터 1955년까지 외교를 이끈 변영태 외교부장관이 퇴임 뒤 사석에서 “중국 주변국 중 화교가 자리를 못 잡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 조상들의 사대외교가 능수능란하고 현명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하더라. 노예근성을 갖자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한·미 관계에서도 자존심만 내세울 건 아니다. 현실감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남로당 경북도당 간부였다가 전향했던 박진목씨가 과거에 언론인들과 친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 평양 밀사로 가서 이승엽 당시 국가검열상과 협상을 벌였던 인물이다. 박씨의 지론은 “과거 남로당이 생각을 잘못 했다. 그 막강한 일본 제국주의 군대를 물리친 미군을 상대로 남로당 몇몇이 ‘물러나라’고 투쟁했으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정세를 일컬어 ‘빙하를 움직이는 일’(Moving Ice Glacier)라고 표현한다. 강대국 입장에서 빙하는 한반도다. 빙하가 움직이려면 몇 십년 몇 백년이 걸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반 쯤은 혁명적인 색깔을 드러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쿠데타의 원조인 기무사를 이번 기회에 해체해 개편해야 한다. 최근 경제가 안 좋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경기 하락이라는 해외 요인이 더 크다. ‘삼성 투자 구걸’ 논란도 일종의 소아병적 반응이다. 대범하게 바라봐야 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탈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북한에서의 상층 인텔리들이 월남을 하면서 남쪽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개신교만 해도 평안도 출신의 보수적인 예수교장로회가 주역이 되고, 함경도 기반의 진보적인 기독교장로회는 소수가 됐다. 예장을 대표한 한경직 목사도 보수적인 색채가 매우 강했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미국이 길러낸 군, 학자, 언론 등 분야의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 문화가 압도적이다 보니 보수가 강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한국전쟁으로 일단 궤멸됐다가 조봉암 진보당 당수가 사형당하면서 더 위축됐다. 4·19 혁명 이후 잠시 머리를 들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또 다시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 학생운동 정도가 진보의 명맥을 이은 것이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김대중 정부는 아주 약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조금 약한 진보 정부다. 이에 반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강한 보수였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완전히 망치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막말정치를 일삼으면서 보수가 힘을 못 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엄청난 자정 노력 숙청, 반성 등 재생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했지만 연옥을 안 거치니 안 되는 거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점잖게 나가고 있지만 위기에 부딪혔을 때 어떤 행태를 보일 지 지켜봐야 한다. -그렇기에 평소 협치를 강조한 게 아닌가. 청와대도 협치내각을 구상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 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냐.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같은 표현이라도 ‘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되는데 이렇게 자극하면 될 일도 안 된다. 한국당과의 협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도 그런 입장을 취해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 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껄끄러운 관계로 가면 안 되는데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10년 전 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전 세계 인구 대비 적정 의원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고,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나온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들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치 일성으로 의원수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안철수는 끝났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다. 의원 수를 줄이자는 건 정치를 전혀 모르는 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나도 국회의원에 5번 출마해서 4번 이겼다.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먹으면 권력의 전부를 먹는 거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이다. 이건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서는 4년 중임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5년 단임제 역시 무리하게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1987년 개헌 과정에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유력 정치인이 서로 번갈아가며 대통령이 되기 위한 속내로 5년 단임을 지지한 측면이 강하다. 지금은 속도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이젠 10년이 아닌 5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내각책임제는 우리 현실에서는 절대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자리다툼에 골몰해 내각이 몇 개월 만에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싸움하다가 볼일 못 볼 수 있다. 제2공화국 당시에도 헌법에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분명히 구분돼 있었지만 윤보선 전 대통령과 장면 전 총리는 권력을 놓고 서로 암투를 일삼았다. -경제 면에서는 빈부격차 심화가 사회정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헨리 조지를 언급하며 강조한 것처럼 지대추구의 특권이 용인되는, 곧 땅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건 큰 문제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면 당연히 정부 정책으로 해결돼야 한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많이 올리지도 않았지만 종부세 인상으로 벼락을 맞았다. 속도는 알게 모르게 해야 한다. ‘오리털 뽑듯이 올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원래 오리털은 펜촉으로 쓸 용도로 뽑았다. 오리털을 뽑으면 상처는 안 나지만 오리는 매우 아파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오리털은 뽑아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보다는 심상정 의원과 더 가깝다. 하지만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려 다녔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김현미 “독일서 한국차 사고나면 어떻겠나”… BMW에 책임 촉구

    김현미 “독일서 한국차 사고나면 어떻겠나”… BMW에 책임 촉구

    리콜 대상은 14일까지 안전진단 받아야 ‘진단’ 미이행·화재 위험 판명 차량 대상 권한 가진 지자체에 운행중단명령 요청 대차·부품수급 지연… 중고값 하락 불만 ‘피해자 모임’ 결함 은폐 의혹 오늘 고소정부가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에 대한 운행중지명령을 검토하는 가운데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 대상 차량만 5만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는 안전진단 시한인 오는 14일까지 검사를 마쳐야 한다. 8일 국토교통부와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3시 기준 리콜 대상 42개 차종 10만 6317대 중 4만 740대가 안전진단을 마쳤다. 8708대는 안전진단을 예약한 상태다. BMW코리아는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주와 차량에 결함이 발견된 차주에게는 무상 렌터카를 제공하고 있다. 화재 위험이 확인됐지만 부품 부족 등으로 인해 제때 정비를 받지 못하고 렌터카 대여 처리된 것은 2579대다. 운행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에 해당 차량의 운행중지 이행명령서 송부 등의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는 14일 이후 안전진단을 받지 않았거나 진단 결과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명된 BMW 차량 소유자들에게 정비 명령을 내린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14일까지 긴급 안전진단을 빠짐없이 받아 주고, 안전진단을 받기 전에는 운행을 자제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BMW 본사를 향해서는 “여러분의 나라(독일)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유사한 사고를 유발했을 경우 어떤 조치를 내렸을지 상정해 이와 동일한 수준의 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그러나 원활한 대차 서비스와 신속한 부품 수급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운행중지 조치는 차주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부품이 부족해 길게는 내년까지 수리를 기다려야 하는 차주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주들이 겪는 불편과 하락하는 중고가격 문제 등 직간접적 피해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않은 것도 차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운행중단 조치로 이른바 ‘BMW 포비아’ 현상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차주는 “운전할 때마다 안전진단을 받았는지, 부품을 교체했는지 일일이 설명해야 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BMW 차주들은 집단 소송에 이어 형사 고소까지 나섰다. ‘BMW 피해자 모임’ 소속 회원 20여명은 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방문해 BMW의 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차주들은 고소장에서 “BMW가 2016년부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무려 2년 반 동안 실험만 계속하면서 결함 여부를 결론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폭염에 온열환자 발생 잇따라

    불볕 더위에 전북에서도 온열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15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재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 환자는 모두 11명이다. 세부적으는 열사병 5명, 열탈진 2명, 열경련 2명, 열실신 2명이다. 연령대는 80대 이상 2명, 70대 1명, 60대 1명, 50대 3명, 40대 2명, 20대 2명으로 50대 이상이 63%를 차지했다.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 데다 피부 온도가 40도를 초과해 나타나는 질병으로 중추신경 장애(혼수상태)를 초래한다. 가장 흔한 온열 질환인 열탈진은 무력감과 피로, 구토 등을 유발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1일 오후 5시 59분쯤 김제시 금구면 한 밭에서 일하던 이모(85·여) 씨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씨는 고열에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같은 날 오후 2시 46분쯤에는 전주시 덕진구 한 공사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최모(50)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얼음으로 몸의 열을 식히며 최 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진단명은 열사병이었다. 보건당국은 온열 질환 증세가 나타나면 그늘로 자리를 옮겨 체온을 낮추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포츠음료나 물 1ℓ에 소금 1티스푼을 넣은 식염수도 도움이 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무더위가 다음 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온열 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체온을 낮춰주고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전주와 익산, 완주, 무주, 정읍, 임실, 순창, 남원 등 8개 시·군에 폭염경보가, 나머지 6개 시·군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불같이 화날 때… 3초만 멈춰 보세요

    [메디컬 인사이드] 불같이 화날 때… 3초만 멈춰 보세요

    ‘분노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50대 남성이 전북 군산의 한 주점에서 불을 질러 3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치는 어이없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10만원의 술값 시비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지난 1월에는 다른 50대 남성이 성매매 여성을 불러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홧김에 여관에 불을 질러 여행 중이던 세 모녀를 포함해 6명이 숨지는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진그룹 일가의 상습적인 욕설과 폭력이 많은 이들의 ‘입길’에 올랐습니다.모든 사례가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른바 ‘분노 조절 장애’입니다. 분노 조절 장애는 의료인들이 사용하는 진단명은 아닙니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지난해 관련 환자들을 조사해 보니 습관과 충동 장애(5986명), 자극 과민성과 분노(3699명), 신경질(1027명) 등을 포함해 1만명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은 그나마 병원에서 전문가의 진단과 도움을 받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욱’하는 마음에 저지르는 우발적 폭력 범죄만 한 해 15만건(2015년 기준)이었습니다. ●‘분노 신호’ 확인이 필요 분노를 다스릴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습니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선 자신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빨리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알아야 폭발적인 행동으로 표현하기 전에 재빨리 대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교수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분노 신호’입니다. 화를 내는 사람들은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또 배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고 목소리가 떨리게 됩니다. 이런 분노 신호가 생길 때 재빨리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려야 합니다. 김 교수는 “분노가 느껴지는 상황을 잠시 피하거나 머릿속으로 숫자 10까지 세는 ‘타임 아웃’이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분노 폭발은 자극 뒤 30초 안에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전에 빠르게 감정을 제어하는 방법입니다. 그는 “평소에 운동이나 취미 생활로 화를 다른 에너지로 소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습니다. 화병(火病) 전문가인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3초, 15초, 15분을 기억하라’고 권했습니다. 김 교수는 “분노가 일어나고 정점에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15초이고 짜증이 증폭될지, 가라앉을지 결정되는 시간은 3초”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3초에 도달하기 전 문제를 깨닫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회피하면 심각한 상황에 이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15분이 지나면 분노 호르몬과 같은 신체 반응도 완전히 사라져 분노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김 교수는 긍정 심리학자 데이비드 폴레이의 저서 ‘3초간’에 수록된 3단계의 ‘3초 법칙’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1단계에서는 지금 내가 내뱉고 싶은 말이 원래 집중해야 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2단계는 미소를 짓고, 3단계에서는 다른 일로 주의를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물론 짧은 시간에 마음을 다잡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무엇 때문에 화를 내고 있는지 곰곰이 따져 보고 왜 화를 내는지 모른다면 일단 현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집중할 필요가 없으니 다른 일을 찾아보는 방식”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두 전문가 모두 자신의 상황을 파악해 회피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입니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 병행 치료는 주로 충동 조절을 위한 약물 복용과 감정 조절 훈련으로 진행합니다. 우울증을 비롯해 다른 정신질환이 함께 생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약물 치료는 기본입니다. 김선미 교수는 “항우울제, 기분조절제, 항불안제와 같은 다양한 약물을 사용해 치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트레스와 관련한 상담도 필요합니다. 김 교수는 “분노 조절이 안 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해결 가능한 것과 포기할 부분을 구분해 적절하게 대처하는 과정을 설명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정 상황이 반복된다면 그 상황이 내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왜곡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닌지 찾아 교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의료적인 부분 외에 사회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갑작스럽고 과격한 분노를 표현하는 사람 중에 빈곤, 실직 등으로 주류 사회에서 멀어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이 사회에서 밀려 나가는 느낌이 들면 끝자락을 붙들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것은 극단적으로 방화와 같은 강력 범죄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김종우 교수는 “주류 사회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소외감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어떤 사건이 계기가 돼 갑작스러운 분노의 형태로 나타난다”며 “한 사람의 일탈 행위로 치부하지 말고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공동체 네크워크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드피플+] 아픈 딸 대신 ‘귀 청소부’가 된 부끄럼쟁이 父

    [월드피플+] 아픈 딸 대신 ‘귀 청소부’가 된 부끄럼쟁이 父

    성인이 되어 갑자기 암을 앓고 직장을 잃게 된 딸, 그런 딸과 가족을 위해 딸의 직업을 '물려받은'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청두에 사는 여성 천즈(33)는 수 년 전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귀를 청소해주는 ‘귀 청소부’ 일을 시작했다. 일은 고됐지만 아버지의 어깨를 짓누르는 가족의 부채를 덜어내는데 자신도 한 몫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지난 해, 천 씨는 몸이 좋지 않다고 느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가 나왔지만 가족 누구도 그녀에게 결과를 말해주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그녀가 의사를 찾아갔을 때, 의사가 천 씨의 어머니에게 화학치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녀의 진단명은 암이었다. 수술비와 치료비로 들어간 돈은 12만 위안, 한화로 약 2050만원에 달했다. 이미 쌓여있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천 씨는 자신 때문에 집안이 더욱 기우는 것을 우려해 다시 일을 나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천 씨의 아버지인 천 샤오린이 딸의 일을 ‘물려받기로’ 결심한 것은 그 즈음이었다. 작은 마을에서 선생님으로 일했던 아버지 천 씨는 아픈 딸이 다시 귀 청소부 일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대신 나섰다. 아버지 천 씨는 귀 청소 도구함을 들고 청두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귀 파시겠어요?” 라고 묻는다. 찻집이나 공원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타깃이며, 한번 귀 청소를 해 줄 때마다 받는 돈은 60위안(1만원) 정도다. 그는 “처음에는 이 일을 하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소심한 성격상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매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나는 내 가족을 위해 일서야 했고, 내 가족은 돈이 필요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가족들도 내게 힘이 돼 주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딸이 건강을 회복해 다시 일을 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딸 천 씨 역시 “아버지로부터 자신감이 느껴진다. 그러한 자신감이 나에게 동기가 되고,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AT&T와 타임워너 합병/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AT&T와 타임워너 합병/박현갑 논설위원

    2년간 끌어 온 미국 통신시장 2위 업체인 AT&T와 복합미디어 그룹 타임워너 간 합병이 곧 성사된다. 12일(현지시간) A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법무부가 두 기업의 합병이 가져올 독점을 우려하며 요구한 차단명령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미 법원은 법무부가 AT&T의 타임워너 인수 시,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받고 TV, 인터넷 서비스 이용료가 오른다는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대형 기업 합병 시,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가 함께 심사한다. 법무부는 독점 여부를, FCC는 소비자 권익침해 여부를 판단하는데 지난해 승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AT&T는 2016년 10월 타임워너를 854억 달러(약 93조원)에 인수했다. 이 합병으로 유통망과 콘텐츠를 한데 모은 세계 최대의 통신·미디어 공룡이 탄생한다. 새 기업은 타임워너가 보유한 ‘왕좌의 게임’과 같은 HBO의 콘텐츠, 보도채널 CNN과 AT&T의 모바일, 위성TV 공급망을 갖추게 된다. 이번 결정은 바뀐 정보통신 환경에서 통신업체가 유통망을 기반으로 콘텐츠 업체와 손잡는 융복합이 피할 수 없는 선택임을 보여 준다. 이용자들은 전통적 통신 수단을 갈수록 외면하는 상황이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통화에서 채팅으로,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소통 양식이 바뀌고 있다. 넥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인터넷 기업의 급성장은 이러한 환경 변화의 결과다. 미국에서는 이번 합병 외에도 다른 합병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케이블방송 배급사이자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컴캐스트가 ‘X-맨’, ‘심슨가족’과 같은 브랜드를 가진 21세기 폭스 등 폭스 자산을 인수할 태세다. 미국의 최대 이동통신인 버라이즌도 미디어 기업인 CBS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다. 문제는 국내다. 국내 통신업체들도 가입자 정체와 수익성 둔화로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 반면 네이버, 다음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통신사의 유무선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통신업체로서는 바뀐 환경에 적응할 성장 모델을 찾지 않고선 인터넷 기업에 단순히 연결망만 제공하는 망 사업자(덤 파이프ㆍDumb Pipe)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정부도 바뀐 정보통신 환경에 걸맞게 법제 등을 정비해야 한다. 네플릭스 공세에 국내 콘텐츠 시장을 다 내준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산업을 보호하려는 정책과 신산업 육성방안이 충돌하면서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모델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X박민영 인물관계도 ‘퇴사 밀당 관계?’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X박민영 인물관계도 ‘퇴사 밀당 관계?’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한 눈에 보이는 인물관계도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오는 6월 6일 첫 방송 예정인 tvN 새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연출 박준화/ 극본 정은영/ 제작 본팩토리, 스튜디오드래곤)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계 레전드’ 김미소(박민영 분)의 퇴사밀당로맨스. 이 가운데 이영준-김미소를 중심으로 극 중 인물들과의 관계가 간단명료하게 담겨 관심을 집중시킨다. 유명그룹 직원들은 물론 이들 각각의 가족까지 모두 공개돼 이영준-김미소를 중심으로 펼쳐질 풍성한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다. 먼저 유명그룹 부회장 이영준과 그의 9년차 비서 김미소의 ‘퇴사 밀당’ 관계가 시선을 모은다. 극중 미소는 완벽 비서로 영준을 9년째 보필하던 중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돌연 퇴사를 선언한다. 미소의 갑작스런 사직 통보를 이해할 수 없는 영준은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갖가지 전략을 펼칠 예정. 50년차 부부의 내공을 뽐내는 두 사람의 아찔한 밀당케미가 설렘을 예고한다. 이어 영준과 혈연으로 이어진 이성연(이태환 분)의 존재가 두드러진다. 영준의 형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성연은 영준과 대립관계를 선보이는 한편 미소에게 관심을 드러낼 것으로 전해져 세 사람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유발된다. 그런가 하면 유명그룹 직원들의 면면도 관심을 집중시킨다. 유명그룹 사장인 박유식(강기영 분)은 영준의 절친이자 연애 카운셀러로 활약한다. 단, 그가 전처를 잊지 못하는 이혼남이라는 치명적 약점이 웃음을 자아낼 예정이다. 이어 유명그룹 내 인기투표 1위인 고귀남(황찬성)과 미소의 후임인 신입비서 김지아(표예진 분)가 연결되어 있어 이들이 어떤 관계인지 관심이 쏠린다. 뿐만 아니라 유명그룹 부회장 직속인 부속실 직원들이 영준-미소를 든든하게 지켜 눈길을 끈다. 부장 정치인(이유준 분), 과장 봉세라(황보라 분), 대리 박준환(김정운 분), 수행비서 양철(강홍석 분), 사원 이영옥(이정민 분)이 모두 직장에 실제 있을 법한 캐릭터로 공감지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영준의 가족인 이회장(김병옥 분)과 최여사(김혜옥 분)가 금슬 좋은 부부로 활약하고, 미소의 가족들도 등장해 웃음을 선사할 예정. 이처럼 극의 핵심인 영준과 미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관계들이 얽히고 설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을 기대케 한다. 특히 직장에서의 에피소드부터 가족간의 이야기까지 모두 담겨 극을 풍성하게 해 재미를 배가시킬 예정이다. 한편 tvN 새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조회수 5천만뷰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해당 소설 기반의 웹툰 또한 누적조회수 2억뷰와 구독자 488만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는 6월 6일 수요일 밤 9시 30분 첫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