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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주 갤러리’의 3월의 시음주는 움트는 봄, 산뜻한 우리 술로 선정

    ‘전통주 갤러리’의 3월의 시음주는 움트는 봄, 산뜻한 우리 술로 선정

    강남역의 전통주 갤러리(관장 남선희)는 2019년 3월의 술로 움트는 봄, 산뜻한 우리 술이라는 테마로 5종을 선정하였다. 3월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계절로, 시기에 맞는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는 시기다. 선정된 전통주는 다음과 같다. 가평 막걸리로는, 조선왕조 실록에서 외국의 사신에게 하사하는 중요한 견과류 바로 ‘잣’이다. 이 잣이 잘 자라는 환경은 산과 물, 그리고 안개가 필요한데,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곳이 전국의 잣 생산량 40%를 차지하고 있는 가평이다. 이러한 가평 잣에 국산 백미로 만든 것이 가평 막걸리이다. 진한 잣 맛보다는 여운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고소함이 특징이며, 다양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가평 ㈜우리술에서 제조하고 있고 알코올 도수는 6%다 약주부문 봄의 대표적인 술은 면천두견주다. 2018년 4월에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봄이 온다라는 의미로 진달래를 상징하는 면천 두견주가 만찬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요무형문화재 86-나호로 지정된 술로 현재 충남 당진의 면천두견주보존회에서 만들고 있다. 진달래 꽃잎과 찹쌀을 베이스로 100일 전후로 숙성되어 나오며 알코올 도수는 18도이다. 우도 땅콩 전통주는 제주도 우도 땅콩이 함유된 탁주다. 제주도 우도 땅콩은 기존의 땅콩과 달리 열매가 작고, 독특한 풍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우도 땅콩에 백미와 같이 발효 및 숙성했다.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청주의 조은술 세종에서 만들고 있으며, 주세법상은 기타주류로 분류되며 알코올 도수는 6%이다. 증류식 소주부문 서울의 술 삼해 소주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8호이자 식품명인인 김택상 명인이 빚는 술이다. 서울의 무형문화재인 만큼 서울의 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음력 정월 돼지날 돼지 시간에 빚으며 발효주만 빚는 데 108일이 걸리고 이 술을 다시 증류하면 삼해소주가 된다. 은은한 단맛과 깊은 풍미가 전통주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인기를 얻고 있다. 북촌의 삼해소주가에서 빚고 있으며, 방문하면 다양한 삼해주 및 삼해 소주 시음 및 체험도 가능하며 알코올 도수는 45도다. 산딸기 와인부문 산애딸기는 김해시 상동면의 유기농 산딸기로 만들어지는 산딸기 와인이다. 상동면은 250여 곳의 농가가에서 산딸기를 재배하는 명실상부한 산딸기의 주산지다. 10년 전 고향으로 귀농한 최석용, 허정화 부부가 만들고 있다. 산딸기 특유의 산미가 살아있으며, 부드러운 단맛으로 식후주, 또는 식전주가 잘 어울린다고 평한다. 3년 숙성을 통해 만들어지며 알코올 도수는 11도로, 우리 술 품질인증에서 골드라벨을 받았다. 전통주 갤러리는 매달 그달에 맞는 시음주를 선정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접수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음식의 표정을 바꾸는 힘, 식초의 세계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음식의 표정을 바꾸는 힘, 식초의 세계

    복집과 냉면집 탁자에 놓인 식초병이 눈에 들어올 때면 늘 궁금했다. 기껏 주방에서 공들여 만든 국물에 초를 치는 이유는 뭘까. 가끔 일행이 국물에 식초를 넣으면 괜한 호기가 발동해 한두 방울 떨어트린 적은 있다. 어색한 산미가 입안에서 맴돌 뿐, 내게 식초란 완벽한 국물 맛을 해치는 훼방꾼에 지나지 않았다. 음식을 배우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탈리아 요리학교의 수업은 낯섦의 연속이었다. 실습 중 약간의 식초를 음식에 종종 넣는 경우도 그랬다. 채소 리소토를 만들 때 마지막에 한두 방울 넣어준다던지, 고기와 와인으로 묵직한 소스를 만들 때 식초가 등장했다. 산미가 주인공이 아닌데 굳이 식초를 더해주는 이유가 궁금했다. 셰프의 대답은 간단했다. 결과물에 생동감을 준다나. 설명이 썩 와 닿지 않아 식초를 몰래 빼고 음식을 만들었다. 음식을 먹어 본 셰프는 한쪽 눈을 찡그리며 이야기했다. “식초 안 넣었지?” 식초를 넣어 만든 옆 친구의 음식을 먹어 보니 웬걸, 생동감이라는 의미가 혀의 미뢰를 타고 중추신경으로 쭉쭉 전해져 왔다. 식초 한 방울이 요리의 표정을 순식간에 바꿔놓을 만큼 힘이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적당량의 식초를 넣으면 음식에 산뜻한 산미를 더해준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음식 맛에 감칠맛을 입히고 각 재료의 맛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까지도 음식을 조금 해본 사람이라면 아는 부분이다. 한데 식초의 종류에 따라 산미의 뉘앙스가 확연히 바뀌는 것을 안다는 건 전문가의 영역이다. 어떤 식초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요리의 풍미는 금세 달라진다.유럽에서 식초의 발견은 술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당이 있는 포도나 곡물을 발효시키면 술이 되고 술이 발효되면 식초가 된다. 이미 기원전 4000년 이전부터 인간은 술을 만들면서 식초도 함께 만들어왔다. 당시 술은 포도로 와인을, 보리로 맥주를, 사과나 대추야자로도 술을 만들었다. 이 모든 술들은 식초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식초를 만드는 이들은 각기 다른 술로 만든 식초의 맛이 다 다르고 어떻게 얼마 동안 보관하느냐에 따라서도 품질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다. 식탁에 극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존재였던 식초는 입맛을 돋우는 양념으로서, 그리고 소금과 더불어 냉장고가 발명되기 이전까지 꽤 훌륭한 보존제로 사용돼 왔다. 현대로 돌아와 보자. 당장 우리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국산 식초는 사과, 현미, 레몬 식초 등이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쌀 식초를, 서양에서는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 식초, 발사믹, 셰리와인, 애플사이더 식초를 많이 사용한다. 동양과 서양에서 쓰는 식초의 종류가 다른 만큼 식초를 이용한 음식의 뉘앙스도 상당히 다른 편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에서 쓰는 식초에 우리 입맛이 맞춰져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초무침 요리에는 아무래도 우리에게 익숙한 국산 식초가 더 어울릴 수밖에 없다. 산뜻한 맛으로 먹는 초무침에 진한 감칠맛이 감도는 셰리 식초나 발사믹 식초를 넣는다면 금방 이질감을 느끼기 쉽다. 반대로 샐러드에 사과 식초나 레몬 식초를 넣으면 아무래도 쨍하고 날카로운 산미가 거슬리기 마련이다. 어떤 음식에 어떤 식초를 써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래도 음식에 맞는 적절한 식초를 선택하는 건 노련한 요리사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다. 자칫 잘못하면 잘 만들어 놓은 음식에 정말로 초를 쳐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서양요리를 하는 나의 경우엔 식초를 맛의 경중에 따라 두 부류로 나눈다. 가볍고 산뜻하고 경쾌한 맛을 주기 위한 식초와 깊고 풍부한 감칠맛의 풍미를 더하기 위한 식초다. 전자의 경우 화이트 와인 식초와 애플사이더 식초를 번갈아 사용한다. 애플사이더 식초는 사과주로 만드는데 사과 식초보다 덜 날카롭고 감칠맛을 약간 갖고 있어 두루두루 쓰기에 좋다. 해산물이나 가벼운 샐러드의 드레싱으로 사용하면 손쉽게 맛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색이 진한 셰리 식초와 발사믹 식초는 후자의 용도로 쓴다. 셰리 식초는 스페인의 주정강화 와인인 셰리와인을 발효시킨 것이고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 포도로 만든, 감칠맛과 단맛이 조화로운 식초다. 주로 볶음 요리나 오래 끓이는 요리 중간에 사용하면 맛이 한층 더 다채로워진다.아, 지금은 복국이나 냉면을 어떻게 먹느냐고? 식초의 매력을 안 이상 원래 국물을 먼저 맛본 다음 남은 절반엔 꼭 초를 쳐서 먹는다. 식초가 주는 마법과 같은 효과를 보다 극적으로 느낄 수 있거니와 한 그릇을 시켜서 두 가지 음식을 먹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 김포 최초로 체험·관광하는 낙농업 6차산업화로 행복한 목장 만드는 게 꿈”

    김포 최초로 체험·관광하는 낙농업 6차산업화로 행복한 목장 만드는 게 꿈”

    “35년간 젖소와 살다보니 이젠 소 얼굴만 봐도 건강상태를 알 수 있어요. 앞으로 김포에서 낙농업 체험·관광까지 할 수 있는 6차산업화를 이뤄 모두가 행복한 목장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경기 김포시 통진읍 서암리에 시민들은 몰라도 제주도 목장주들까지 알 정도로 유명한 젖소목장이 있다. 연덕흠(52) 대표가 운영하는 ‘연보람목장’이다. 연 대표는 평균 단위생산 우유량이 10년 넘게 전국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젖짜는 기술이 남다르다. ●평균단위 우유생산량 10년 넘게 ‘전국 최고’ 그동안 받은 상장도 넘쳐난다. 2002년 카길코리아로부터 전국 1위 최우수목장으로 뽑힌 데 이어 2004년에는 305일 젖소평균 산유량 1만 4432㎏을 기록해 전국 1위에 올랐다. 같은해 최우수검정농가 농림부장관상과 2014년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축산물해썹우수작업장으로, 지난해에는 농림부지정 깨끗한목장가꾸기 우수목장으로 선정됐다. 네덜란드산 홀스타인종을 키운다. 다른 목장에서는 보통 하루에 젖을 2번 짜는데 연보람목장은 3번 짜낸다. 유량이 남아돌면 유방염이 걸려 소가 죽을 위험이 크단다. 알고 보니 최고 우유를 생산하는 비결이 별게 아니다. 연 대표의 비결이라면 항상 소와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소와 같이 생활하면서 소의 상태를 살펴보고 철저하게 바닥을 깨끗이 위생관리한다. 아침·저녁으로 먹이를 주는데 하루에 4~5차례씩 나눠서 주고, 바닥에 톱밥도 자주 갈아줘 청결상태를 유지해준다. 그래서인지 농장에서 소농장 특유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특히 더위에 약해 여름철 소가 더위를 먹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사소한 것이지만 여름철 낮에 밥을 많이 주면 소는 땀구멍이 없어 헐떡거리고 가스가 발생한다. 그래서 연 대표는 소가 소화하기 힘들까봐 되도록 밤에 먹이를 더 많이 준단다. 남다른 노력으로 연보람목장은 2006년 경기도 안전관리인증(HACCP)으로 우유와 제품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17살때부터 12년간 남의 집살이… 송아지 3마리로 시작 100마리규모로 성장 한 살 때 아버지를 여읜 연 대표는 1987년 김포종고 축산과를 졸업했다. 졸업후 가진 게 없어 17살 때부터 남의 집살이를 하며 어렸을 적 꿈이었던 낙농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월급 8만원짜리 남의 집살이를 12년간 해 장만한 돈으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짜리 셋방을 얻어 살았다. 처음 400평짜리 목장에서 시작해 현재는 1200평규모 목장으로 키웠다. 어미소에서 탄생한 송아지가 30마리, 젖소는 70마리가량 된다. 전국에서 목장하는 분들 중 ‘연보람목장’을 모르면 간첩이란다. 젖소는 위생청결이 가장 중요한데 사람 사는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과 물통도 하루에 한번씩 닦아 소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다. 서울우유 사료를 쓰지만 강원도처럼 대규모 목장 말고 대도시 수도권 지역에서 먹이는 대동소이하다. 소들이 젖을 짜러 들어오면 신나게 들어와야 하는데 젖짜는 게 아프다고 소가 안들어오려고 한다. 이런 소는 매맞는 소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우유 짤때 발길질을 하는 이유다. ●통진읍 마송에 치즈카페 ‘보네르’ 운영중… 우유 체세포 수 1등급 고소한 맛 연보람목장에서는 우유와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치즈와 요구르트는 물론 색소가 들어가지 않은 아이스크림도 아이들이 좋아해 판매하고 있다. 연보람목장에서는 당일날 생산한 우유로 요구르트나 치즈·아이스크림을 만들어낸다. 지난 1월 제조업허가를 받았다. 이곳 제품이 타농장 제품하고 다른 점은 수제다. 전국에는 100군데 농장제품이 있으나 제각각 맛이 다르다. 우유 품질에 따라, 소의 특성에 따라 맛이 다르단다. 우유 중 92%가 수분이다. 나머지 8%가 고형분이다. 다른 업체는 일반 유제품을 가져가서 단백질을 뺀 뒤 버터와 치즈·요구르트를 만드는데 연보람목장은 원재료로 제품을 만드는 게 차이점이다. 목장마다 소를 키우는 방식이 다르고, 같은 풀을 먹어도 원유가 다르단다. 연보람목장 우유는 체세포 수가 1등급으로 고소하고 단맛이 나며 배탈이 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한 소에서 질좋은 우유가 생산된다. 치즈는 구워 먹으면 입에서 우유향이 확 돈다. 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피로한 소한테 짠 우유는 신맛이 난다. 연 대표는 2017년 가을 통진읍 마송에 치즈카페 ‘보네르’를 열었다. 질 좋고 신선한 우유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반응이 좋아 조만간 장기동에도 카페를 낼 예정이다. 목장에서 나오는 매출액은 유제품이 하루 1500㎏으로 한 달에 5000만원가량, 1년이면 6억원어치다. 카페매출액이 월 700만원으로 1년에 8000만원을 거둬들인다. 모두 합하면 7억원대 매출액으로 농촌에서는 적지 않은 규모다. ●서암리 목장 입구에 ‘목장이야기’ 카페공간 꾸며 시민에 무료 개방 최근에는 서암리 목장입구에 ‘목장이야기’라는 카페공간을 꾸몄다. 이곳을 작은 동창모임이나 동호인들 모임장소로 무료 제공한다. 누구나 편안히 와서 고기 구워 먹고 놀다가는 곳이다. 커피는 덤이다. 대신 이곳에 가공식품 진열대를 만들어 방문객들이 요구르트나 치즈를 사갈 수 있게 카페식으로 조성했다. 첫 1호 손님으로 뜨개질하시는 분들이 예약했단다. 아주머니들이 강사를 모시고 작은 행사를 열 예정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주저없이 연 대표는 “낙농업의 6차산업화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1차로 목장에서 젖소에서 우유를 생산하고 2차로 요구르트·치즈로 가공해, 3차로 카페서 판매하며, 체험·관광까지 하는 6차산업화가 꿈이란다. 바로 앞에 있는 농지 1000평을 구입해서 6차산업농장으로 만들고 싶다며 이 토지만 구입하면 꿈이 이뤄질 것 같다고 빙그레 웃었다. 현재 김포에는 유착체험 농장이 없다. 2~3년내 반려견이나 고양이를 데리고 와 4계절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힐링테마 목장을 만들고 싶단다. 이웃 파주에는 이런 목장이 5개 넘게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유학파로 호주에 살고있는 큰딸 부부를 끌어들였다. 작은 딸은 마송 치즈카페 운영을 맡고 있다. 큰딸 부부는 제조업을 맡기 위해 올해 농업대학에 다닐 계획이다. 연덕흠 대표는 “17살 때부터 35년간 젖소하고 생활해 왔다. 이젠 6차산업이라는 부푼 꿈을 갖게 됐고 기와집도 짓고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행복한 목장을 만들어 일에만 치이지 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목장을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역사상 최악의 의약품 사고 ‘탈리도마이드’ 사고 재발 막는 기술 나왔다

    역사상 최악의 의약품 사고 ‘탈리도마이드’ 사고 재발 막는 기술 나왔다

    1960년대 ‘탈리도마이드’라는 약품은 임신 중 입덧 완화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유럽의 많은 임산부들이 임신 기간 내내 복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탈리도마이드를 장기복용한 임산부들에게서는 팔, 다리가 이상이 있는 기형아들을 낳았던 것. 당시 탈리도마이드 복용으로 인해 태어난 기형아 숫자만도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 탈리도마이드에는 실제로 입덧을 완화시켜주는 R-탈리도마이드와 이성질체인 S-탈리도마이드가 있는데 기형아를 낳게 만든 부작용은 S-탈리도마이드에 의한 것이었다. 인공감미료로 알려진 아스파탐도 똑같이 생겼지만 한 쪽은 단맛을 내지만 다른 쪽은 쓴맛을 낸다. 이처럼 많은 생체분자들은 왼손과 오른손처럼 구성물질과 구조는 같지만 거울상 대칭을 이루는 광학이성질성을 갖고 있다. 한 쪽은 인체에 부작용이 없고 약리효과가 있지만 다른 쪽은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제약기업들이 이성질체 중 쓸모없는 물질을 제거하거나 분리하는 방법을 연구 중인데 국내 연구진이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 쪽 분자만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활성촉매반응 연구단 장석복(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단장과 박윤수 연구원은 ‘쌍둥이 분자’인 거울상 이성질체 둘 중 한 종류의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의약품 필수재료인 카이랄 락탐을 만드는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촉매반응’ 19일자에 실렸다. 자연계에 많은 분자들이 거울상 이상질체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사람들에게 이로운 이성질체만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비대칭 반응’ 개발은 여전히 화학계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이리듐을 원료로 만든 수 십여개의 촉매 중에서 ‘카이랄 다이아민’ 골격을 가진 이리듐 촉매가 99% 이상의 정확도로 원하는 거울상 분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개발된 촉매를 이용해 의약품 제조에 많이 활용되는 다양한 카이랄 락탐 화합물을 합성하는데도 성공했다. 카이랄 락탐은 독특한 입체적 특성 때문에 우리 신체를 구성하는 많은 아미노산 유도체를 만들 수 있어 이번에 개발된 촉매를 이용해 신체 생리활성을 높인 약물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장석복 단장은 “이번 연구는 약효를 갖는 의약품의 핵심 물질만 선택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로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일 수 있는 신약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연계에 풍부한 탄화수소화합물로 고부가가치 원료를 만들 수도 있어 경제적 효과도 무궁무진하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淸淨別味’ 제철 대게·별미 곰치…추위를 베어 문 한입

    ‘淸淨別味’ 제철 대게·별미 곰치…추위를 베어 문 한입

    철도와 고속도로 모두 지나지 않는 내륙에서 몇 안 되는 지역. 서울에서 차로 4시간가량 꼬박 달려야 다다르는 교통 오지. 경북 울진 이야기다. 서울에서 강릉을 잇는 KTX를 이용한 뒤 차로 바꿔 타고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는 방법도 생겼지만 여전히 접근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덕에 울진의 바다는 한층 더 파랗고, 맑은 공기는 조금 더 투명하게 느껴진다. 거기에 울진의 겨울 별미가 더해지면 추위는 금방 잊혀진다. 옛 7번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만 해도 더없이 좋은 울진이지만 곳곳의 명소들을 찾아보면 진가를 알게 된다. 아침에 서울을 떠났는데 점심때가 지날 무렵에서야 울진에 닿았다. 허기진 배를 따뜻하게 채워 줄 곰치국이 있다는 죽변항이 울진에서의 첫 목적지였다. 식당 앞 수조 속 유독 못생긴 생선이 곰치국의 주재료다. 정약전이 ‘자산어보’에서 “살이 아주 연하고 맛이 싱거우며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언급한 생선이다. ‘꼼치’가 표준어지만 동해안 지역에서는 곰치, 물텀벙, 물곰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흉측한 모습을 보고 재수 없다며 바다에 바로 던졌다는 곰치지만 지금은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귀한 몸이 됐다. 칼칼한 냄새의 국물이 김을 펄펄 풍기며 식탁 위에 올랐다. 살이 단단하지 않고 물컹거려 순두부 같은 식감이다. 호호 불어 후루룩 마시듯 먹는다. 아무데서나 맛볼 수 없는 별미임은 분명하다.곰치국으로 속이 따끈해졌으니 본격적으로 울진을 걸어 본다. 죽변항에서 내륙 쪽으로 차로 25분가량 떨어진 덕구계곡 입구까지 이동했다. 울진과 삼척에 걸쳐 있는 해발 999m 응봉산은 정상은 삼척이지만 울진 북면 쪽으로 트레킹하기 안성맞춤인 덕구계곡이 나 있다. 계곡에는 특별한 보물이 숨어 있는데 바로 덕구온천의 물이 솟아오르는 원탕이다. 주차장 입구에서 원탕까지 오르는 4㎞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게 잘 가꿔진 길 옆으로 온천 송수관이 함께 나 있는 점이 독특하다. 골짜기에는 살얼음 아래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예쁘다. 깎아지른 거대한 바위 사이로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고 색이 노래진 풀들이 겨울산만의 매력을 더한다.덕구계곡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량 12개를 본떠 만든 작은 다리들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프랑스 노르망디교 등 거대한 교량을 흉내낸 어설픈 다리라 처음에는 볼품없어 보이지만 저마다 특색이 있는 다리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산행에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에서 이름를 딴 다리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그중 제일 재미있는 풍경이다. 산행 중간에 만나는 용소폭포에서는 물길이 오랜 세월 빚어낸 절경에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2시간 동안 천천히 오른 길의 끝에 42℃의 뜨거운 물이 퐁퐁 솟아오르는 샘이 있다. 마실 수 있는 샘 옆에는 등산객이 발을 담갔다 갈 수 있는 노천온천도 마련돼 있다. 같은 길로 산을 내려온 뒤에는 조금 피곤해진 몸을 온천수에 푹 담그는 게 자연스러운 코스다. 하루 2000여t이 솟아나오는 자연용출 온천은 온도가 뜨겁고 양이 풍부해 인위적으로 물을 데울 필요가 없다. 온천수에는 중탄산나트륨, 칼륨, 칼슘, 철, 탄산 등의 성분이 함유돼 신경통, 류마티스, 근육통, 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편의시설을 갖춘 종합온천이 있어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여행객이 많다.울진까지 왔으면 울진을 대표하는 겨울 별미 대게를 빼놓을 수 없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는 고려 때부터 대게가 울진의 특산물이었다고 전한다. 울진은 지금도 전국 대게 생산량 1위를 자랑한다. 11월부터 5월까지 제철을 맞는데 그중 살이 오를 대로 오른 2월 대게가 일품이다. 대게철을 맞은 후포항 위판장에는 매일 아침 큼직한 대게들이 경매에 붙여진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크기에 따라 대게를 바닥에 깔면 대게를 사려는 상인들이 몰려든다. 경매사와 상인들 간에 입찰 가격에 적힌 나무판이 몇 차례 오가면 금세 거래가 완료되고 옆자리에 다시 깔린 대게를 놓고 경매가 반복된다.이곳에서는 대게와 붉은 대게(홍게) 두 종류를 모두 맛볼 수 있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색깔로 구별하기 쉽다. 10~15분 동안 알맞게 쪄내면 색이 비슷해지는데 바닥이 하얀 것이 대게, 바닥까지 붉은 것이 붉은 대게다. 대게가 단맛을 띤다면 붉은대게는 조금 짭짤한 맛이 난다. 대게를 보다 제대로 즐기려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2019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 기간에 방문해 봐도 좋다. 제철 맞은 대게를 맛보고 각종 이벤트와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지난해 대게 축제 기간 처음 문을 연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울진의 새 명물로 자리 잡았다. 후포 해안의 낮은 언덕인 등기산공원에서 출렁다리를 건너면 갓바위공원부터 바다로 쭉 뻗은 135m 스카이워크다. 강화유리 아래로 에메랄드빛 바다를 내려다보며 걷는 기분이 짜릿하다.여정의 마지막 코스는 나곡바다낚시공원이다. 첫 목적지였던 죽변항보다 북쪽에 자리한 공원으로 낚시를 하지 않더라도 산책 삼아 한번쯤 들러 보길 추천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면 저만치서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낚시공원에 가려면 해안절벽을 따라 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데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백사장이 비경을 이룬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어 발로 밟아 볼 수는 없지만 그 덕에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좌우로 펼쳐진 낚시잔교 오른편에는 원자력발전소가 늘어서 있다. 기암절벽과 원자력발전소를 등지고 푸른 바다를 향해 낚싯대를 드리운 낚시꾼들의 모습은 울진에서 만날 수 있는 이색 풍경이다. 글·사진 울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밀가루 음식만 2년 끊었는데… 어떻게 몸무게 7㎏이나 줄었지?

    [메디컬 인사이드] 밀가루 음식만 2년 끊었는데… 어떻게 몸무게 7㎏이나 줄었지?

    팔·다리는 가는데 배만 나온 전형적인 복부비만 체형이었던 직장인 이경수(43)씨는 2년 전 밀가루와 작별하고서 극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즐겨 먹던 튀김, 빵, 라면을 멀리하자 35인치였던 허리가 33인치로 줄었고 몸무게도 덩달아 7㎏이 빠졌다. 특별히 운동이나 다른 다이어트를 병행하진 않았다.달라진 것은 체형뿐이 아니었다. 한 달에 한 번 월례행사처럼 치르던 배앓이가 사라졌다. 이씨가 장염으로 병원을 찾은 건 지난 2년간 두 번뿐이다. 늘 부대끼고 거북했던 속이 편해지자 예민했던 성격도 바뀌었다. 이씨는 “짜증을 내는 빈도가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단지 밀가루 섭취만 줄였는데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과연 밀가루는 멀리해야 할 곡물일까. 밀가루는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먹어왔으며, 지금도 세계 인구 3분의2가 주식으로 삼고 있다. 이미 식품의 안전성 측면에서는 검증된 곡물이다. 최근 밀가루에 함유된 단백질인 글루텐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장내 염증과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의료계는 크게 문제가 되는 성분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인 밀가루 섭취 늘지만 셀리악병 증가 없어 글루텐 섭취 문제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셀리악병’인데 한국인은 셀리악병과 관련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드물어 이 병에 걸릴 위험이 극히 적다는 것이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에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성 알레르기 질환으로, ‘HLA-DQ2’라는 유전자에 의해 생긴다. 복부 통증, 식욕 부진, 설사, 복부 팽만감이 나타나는 소화기계 질환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밀을 주로 먹는 서양인의 5%가 이 병을 앓고 있고, 미국 전체 인구의 6%가 밀 알레르기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인의 밀가루 섭취량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국내에서 셀리악병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는 없다. 하지만 한의계는 밀가루의 찬 성질이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일 수 있다고 얘기한다. 특히 체질적으로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과 따뜻한 기운이 약해 몸이 차가워지기 쉬운 소음인은 밀가루를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김고운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는 13일 “찬 성질의 음식은 특히 몸이 찬 사람의 대사를 방해하고 소화 장애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리도 밀과 마찬가지로 성질이 차다. 소음인 체질은 평소 소화 기능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데, 성질이 맵고 따뜻한 찹쌀·닭고기·장어·마늘·감자·부추·사과·귤과 계피차·생강차·꿀차 등이 좋다. 김 교수는 “실제로 소화가 잘 안 되는 환자에게 밀가루 끊기를 권했는데 증상이 호전됐다는 환자가 많았다”며 “소화 장애가 있는 환자 외에도 알레르기가 있거나 체중 감량이 필요한 환자에게도 밀가루 끊기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부 비만과 밀가루의 연관성은 비교적 명확하다. 정제된 탄수화물이 주범이다. 정제된 탄수화물은 정제되지 않은 일반 탄수화물보다 우리 몸에 훨씬 빨리 소화·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이때 우리 몸은 혈당을 낮추려고 인슐린을 과다하게 분비한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고, 공복감을 느껴 혈당을 빨리 올릴 수 있는 탄수화물을 더 찾게 된다. 저혈당과 고혈당을 오르내리며 탄수화물을 탐닉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은 당의 흡수를 촉진하는 것 외에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두뇌로 운반하는 역할도 한다. 두뇌로 전달된 트립토판은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우울, 의욕 상실, 초조함 등의 금단현상이 오기 때문에 뇌는 더 많은 탄수화물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 몸은 서서히 단맛에 길들어지고, 당연히 당뇨병과 비만 같은 합병증이 온다. 대표적인 정제 탄수화물인 밀가루 섭취만 줄였는데 이씨의 복부 비만이 사라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열량 높은 밀가루 음식 단품 섭취로 영양 불균형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밀가루 음식 안의 첨가물이 건강을 해친다”고 말했다. 그는 “밀가루 자체가 나쁘기보다는 밀가루 음식 대부분의 열량이 높은 게 문제”라면서 “같은 밀가루 음식이더라도 건강하게 조리된 것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짜장면 1인분의 열량은 약 700㎉, 국물 라면은 500㎉ 수준이다. 성인 기준 1일 권장열량이 남성 2200~2600㎉, 여성 1800~2100㎉l인 점을 생각하면 두 끼만 짜장면과 라면으로 때워도 하루 권장열량의 상당량을 섭취하게 된다. 밀가루 음식이라고 해서 밀가루로만 이뤄진 식품은 드물다. 버터, 나트륨, 설탕 등을 함께 먹게 된다. 밥을 먹을 땐 채소와 고기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든 반찬을 같이 먹지만, 밀가루 음식은 주로 단품으로 먹기 때문에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어렵다. 김은희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는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혈당 지수가 낮은 음식으로 식단을 바꿔야 한다”며 “혈당 지수가 낮으면 천천히 소화되기 때문에 급격한 인슐린 분비를 예방하고 쉽게 배고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필요한 열량 중 탄수화물 비율을 낮추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실천 가능한 기준 정하고 밀가루 섭취 줄여야 밀가루 끊기 도전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2년째 밀가루를 멀리하는 이씨도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밀가루가 들어간 소스까지 찾아 철저히 따져보고 아예 입에 대지 않았다. 하지만 사흘 만에 실패했다. 밀가루 섭취를 완벽하게 끊으려다 보니 그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한 달 뒤 튀김, 우동, 빵, 라면 끊기에 다시 도전했다. 이후 9개월간 적어도 다섯 번은 몰래 숨어 튀김옷이 바삭거리는 돈가스를 먹어 치웠다. 다만 밀가루와 싸우기보다 실천 가능한 선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자 밀가루의 유혹이 시큰둥해졌다. 피로감도 줄었고, 폭음하는 습관도 없어졌다. 먹을 수 있는 안주가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을 줄이게 됐다. 이씨는 “사람의 몸은 신비해서 한 숟가락을 줄이면 한 숟가락만큼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더라”며 “1주일에 한 번 먹던 라면을 2주에 한 번으로 줄여도 변화가 있었다. 밀가루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관리하는 것”이라고 웃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캡슐 꽂으니 수제맥주 ‘뚝딱’… 시간·물 조절 땐 풍미 다양

    캡슐 꽂으니 수제맥주 ‘뚝딱’… 시간·물 조절 땐 풍미 다양

    발효·온도 등 까다로운 절차 IT로 처리 송대현 사장 “美서 프리미엄 전략 가속…기술 추구 미식가 ‘테크큐리안’ 잡겠다”지난 11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9’에서 LG전자가 글로벌 미디어의 관심을 집중시킨 제품은 ‘롤러블 올레드TV’뿐만이 아니었다. 개막 전날인 지난 7일 LG전자 프레스콘퍼런스에서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가 소개될 때 객석에서 터져 나온 환호와 박수는 이후 롤러블TV 때 못지않았다. CES 2019에서는 주류를 제공할 수 없는 전시회 룰 때문에 시음하지 못했지만, 11일 방문한 LG전자의 최상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키친스위트’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 쇼룸 개장 행사에서 그 맥주 맛을 볼 수 있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인 만큼 사실상 첫 시음기를 쓰는 셈이다. 캡슐 커피 제조기는 누구든 균질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지만 수제맥주의 경우 조금 다르다. 누가 만들든 똑같은 맛이라면 수제맥주가 편의점 맥주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필스너, 스타우트(흑맥주), 밀맥주, 페일에일, 인디아페일에일(IPA) 중 현장에서 시음할 수 있었던 건 스타우트와 페일에일뿐이었다. 그런데 나란히 위치한 두 제품에서 같은 페일에일이 나왔는데 맥주 맛이 많이 달랐다. 완성된 지 4일이 됐다고 기기 외부 액정표시장치(LCD)에 표시된 페일에일은 IPA가 아닌가 생각된 정도로 맛이 묵직하고 맥아 향이 강했다. 색도 불그스레했고, 뭉근하게 단 맛과 솔향이 느껴졌다. 반면 바로 옆의 완성된 지 12시간이 된 페일에일은 연한 노란색이었고, 입에 머금자마자 상큼한 맛이 났다. 쓴맛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과일향이 났다. 같은 페일에일 캡슐을 사용해 만든 맥주 맛이 전혀 다른 이유에 대해 혹시 맥주가 완성된 뒤에도 추가로 숙성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지 물었지만 LG전자 관계자는 “별도로 그런 기능은 없지만 물양을 달리하는 등 약간은 맛이 다르게 나오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우트는 거품이 많았고 크림 같은 질감이 느껴졌지만 텁텁하진 않았다. 쓴맛이 약간 강했고 캐러멜 같은 단맛은 약했다. 역사가 있는 회사인 영국 문톤스가 맛을 디자인한 만큼 시음해 본 두 종류는 주변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맥주들보다 맛이 좋았다. 수제맥주 제조 키트는 홈브루 전에도 많이 있었지만 적정 온도 유지, 발효도 체크 등에 실패하면 맥주 수십리터를 그냥 버려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까다로운 절차를 IT로 처리해 주는 기기가 나왔다는 건 어쨌든 의미가 있다. 한편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은 13일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의 ‘테크큐리안’ 소비층을 타깃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송 사장이 밝힌 테크큐리안은 ‘기술’(Technology)과 ‘미식가’(Epicure)의 혼성어로 기술 수용력이 높은 중년의 고소득층을 말한다. 송 사장은 “(보급형 제품으로만 경쟁하는) 레드오션에서 돈은 못 벌고 고생만 한다”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밸류를 수립하고, 그 낙수효과가 중간 수준 범위의 제품군까지 미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나파(미국 캘리포니아주)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수제맥주 제조기 ‘LG홈브루’ 맥주를 처음 마셔봤다

    수제맥주 제조기 ‘LG홈브루’ 맥주를 처음 마셔봤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9’에서 LG전자가 글로벌 미디어의 관심을 집중시킨 제품은 ‘롤러블 올레드TV’뿐만이 아니었다. 개막 전날인 지난 7일 LG전자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가 소개될 때 객석에서 터져나온 환호와 박수는 이후 롤러블TV 때 못지 않았다. 애호가로서 홈브루의 맥주맛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주변 ‘맥덕’(맥주덕후)들에게서 현장에 가면 꼭 시음해 보고 맛을 설명해 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라스베가스 전시장에선 기회가 닿지 않았다. 전시장에서 주류를 제공할 수 없는 게 전시회 룰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11일 방문한 LG전자의 최상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키친스위트’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 쇼룸 개장 행사에서 기어이 그 맛을 봤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이고 LG전자 관계자들도 이날 처음 맛봤으니, 사실상 최초의 시음기를 쓰는 셈이다.캡슐 커피 제조기는 사용자의 능력에 상관없이 아주 균질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하지만 수제맥주의 경우 조금 다르다. 맛이 정확하고 균일하다는 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캡슐커피 제조기처럼 누가 만들든 똑같은 맛이라면 ‘수제’ 맥주라고 하기에 다소 민망해질 수 있다. “편의점 맥주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필스너, 스타우트(흑맥주), 밀맥주, 페일에일, 인디아페일에일(IPA) 중 현장에서 시음할 수 있었던 건 스타우트와 페일에일 뿐이었다. 그런데 나란히 위치한 두 제품에서 같은 페일에일이 나왔는데 맛이 많이 달랐다. 완성된 지 4일이 됐다고 기기 외부 액정표시장치(LCD)에 표시된 페일에일은 IPA로 착각할 정도로 맛이 묵직하고 맥아 향이 강했다. 색도 불그스름했으며, 뭉근하게 단 맛과 솔향이 느껴졌다. 반면 바로 옆에 완성된 지 12시간이 된 페일에일은 연한 노란색이었고, 입에 머금자마자 상큼한 맛이 났다. 쓴 맛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과일향이 났다. 같은 페일에일 캡슐을 사용해 만든 맥주 맛이 전혀 달라, 혹시 맥주가 완성된 뒤에도 추가로 숙성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지 물었지만 LG전자 관계자는 “별도로 그런 기능은 없지만 물 양을 달리하는 등 약간은 맛이 다르게 나오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우트는 거품이 많았고 크림 같은 질감이 느껴졌지만 텁텁하진 않았다. 쓴 맛이 약간 강했고 캐러맬 같은 단맛은 약했다. 역사가 있는 회사인 영국 문톤스가 맛을 디자인한만큼, 시음해 본 두 종류는 주변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맥주들보다 맛이 좋았다. 가장 큰 장점은 최고로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거다. 갓 완성된 맥주는 쉽게 맛보기 어렵다. 수제 맥주를 제조할 수 있도록 재료와 용기를 제공하는 키트는 홈브루 전에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적정온도 유지, 발효도 체크 등에 실패하면 적지 않은 돈과 수주의 시간을 투자해 만든 맥주 수십리터를 못 먹고 버려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까다로운 절차를 IT 기술로 처리해주는 기기가 나왔다는 건 의미가 있다. 이르면 다음달 말 알게 될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구매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글·사진 나파(미국)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눈 뗄 수 없는 ‘딸기의 유혹’

    눈 뗄 수 없는 ‘딸기의 유혹’

    1월은 본격적인 호텔 업계의 딸기 디저트 뷔페 시즌이다. 2007년 국내에서 처음 시작된 특급호텔의 딸기 뷔페가 올해로 13년째에 접어들면서 유행을 넘어 매년 돌아오는 연례행사로 자리잡았다는 평이다. 매년 참여 호텔도 늘어나는 추세다.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업체들이 저마다 가격이나 메뉴, 주제 등에서 차별화 전략을 선보이고 나서 바야흐로 다양한 매력의 딸기 뷔페들이 공존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국내 최초로 딸기 뷔페를 선보인 ‘원조´격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1월 첫째 주부터 3월 31일까지 각각 호텔 로비 라운지에서 코스 요리와 뷔페라는 두 가지 형태의 딸기 디저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푸아그라, 캐비아, 트러플 등 세계 3대 진미를 활용한 코스 요리와 딸기 디저트 뷔페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스트로베리 고메 부티크’를 선보인다. 딸기 디저트나 간단한 끼니로 구성된 기존의 딸기 뷔페와 달리 에피타이저, 전채 요리, 수프, 파스타, 메인 요리, 디저트 등 6가지 코스 메뉴가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에릭 칼라보케 신임 베이커리 셰프가 선보이는 딸기 생토노레, 딸기 카눌레 보르들레즈, 레드 크럼블 슈 등 10종의 디저트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스트로베리 애비뉴’라는 주제로,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를 딸기로 재해석한 30여 가지의 메뉴를 내놓는다. 딸기 수플레, 딸기 타르트, 딸기 마차 롤, 딸기 브라우니 등 다양한 딸기 디저트가 제공되며, 셰프가 상주하는 ‘라이브 스테이션’에서는 딸기 플람베, 과일 크레페, 잉크 와플 등의 메뉴를 즉석에서 제조해준다. 특히 생딸기에 캐러멜 시럽과 75도의 술을 뿌리고 강한 불로 달궈 만드는 ‘딸기 플람베’는 화려한 불쇼를 볼거리로 제공하는 인터컨티넨탈만의 고유한 메뉴다.이번 시즌 가장 먼저 딸기 뷔페의 포문을 연 곳은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이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지난달 1일 ‘올 어바웃 스트로베리’ 프로모션을 개시해 4월 30일까지 운영한다. 유리 정원 모양의 디저트 하우스 안에서 딸기 피스타치오 케이크, 블랙베리 무스 케이크, 스트로베리 초코 타르트 등 한입 크기의 디저트를 비롯해 린저 스트로베리 타르트, 스트로베리 프레지에 케이크 등의 홀 케이크, 생과일 등 모두 20여종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또 디저트의 단맛과 어울리는 이탈리아식 오믈렛 프리타타, 살라미, 초리조, 치즈, 참치 다다키, 바게트 크로크무슈, 달콤한 맛을 중화해 줄 떡볶이 등 먹거리 13여가지도 함께 제공된다. 그런가 하면 이번 시즌 특급호텔 딸기 뷔페 중 가장 많은 메뉴를 자랑하는 곳은 그랜드 워커힐 서울이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은 오는 12일부터 4월 28일까지 로비 ‘더파빌리온’에서 ‘베리베리 스트로베리’를 진행한다. 기존의 딸기 메뉴에 21종의 신메뉴를 추가해 모두 45종을 한번에 즐길 수 있다. 또 브루스게타에 올린 푸아그라, 트러플 아이스크림, 스시에 올린 캐비아 등 세계 3대 진미도 메뉴에 포함된다. 셰프가 즉석에서 음식을 조리해 주는 ‘라이브 스테이션’ 메뉴도 14종으로 확대했다. 어린이 고객에게는 워커힐의 자체 캐릭터를 본뜬 솜사탕도 제공한다.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로비에 위치한 ‘더 라운지’에서 지난달 14일부터 ‘살롱 드 딸기’ 시즌 4를 진행하고 있다. 살롱 드 딸기는 분홍빛으로 꾸며진 인테리어로 매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입소문을 끌었다. 올해는 탄생 60주년을 맞은 바비인형이 마치 미술관처럼 전시돼 더욱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디저트 외에도 트러플 마요네즈 소스에 치킨이 더해진 바비 핑크 버거와 해물짬뽕, 피시 앤드 칩스 세이보리 메뉴 중 1가지를 선택해 즐길 수 있으며, 딸기 밀크 셰이크와 딸기 파르페, 딸기 다이키리, 스파클링 와인 등 딸기 음료도 1종 선택할 수 있다.롯데호텔서울의 ‘페닌슐라 라운지&바’에서는 지난 5일부터 4월 21일까지 ‘2019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올해는 ‘셰프스 웰컴 스위츠’라는 부제에 맞춰 대한민국 제과 기능장으로 2008년 IKA세계요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시아 최초 개인전 통합 MVP 등을 거머쥔 나성주 조리장의 ‘아트 웰컴 디시’가 제공돼 눈길을 끈다. 여기에 딸기 다쿠아즈, 마카롱, 타르트, 브라우니 등 디저트 20종을 비롯해 칠리새우, 오믈렛, 불고기 등 모두 36종의 음식이 제공된다. 프리미엄 티 하우스 ‘로네펠트’의 티 8종과 커피 4종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어린이 고객에게는 커피 대신 롯데호텔서울 믹솔로지스트의 특별한 무알코올 딸기 음료가 제공되는 등 음료 메뉴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서울 남산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모던 유러피안 레스토랑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에서는 지난달 7일부터 4월 14일까지 ‘베리 베리 베리’(Very Vary Berry)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시폰 케이크, 딸기를 토핑한 카눌레, 딸기 초콜릿 퐁듀 등 다양한 디저트와 함께 식사 대용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의 대표 메뉴인 화덕 피자와 샌드위치, 볶음밥, 샐러드, 떡볶이 등이 제공된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은 ‘실속형 뷔페’로 승부수를 던진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의 캐주얼 바 ‘모모바’에서는 지난 5일부터 4월 27일까지 ‘마이 스트로베리 팜’을 선보인다. 1인 평균 4만~5만원에 달하는 기존의 호텔 딸기 뷔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인 3만 9000원으로 다양한 딸기 디저트와 무제한 스파클링 와인, 딸기 칵테일 등을 즐길 수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탄산음료 많이 마시면 콩팥 망가진다

    [건강을 부탁해] 탄산음료 많이 마시면 콩팥 망가진다

    탄산음료처럼 설탕이나 과당이 많이 포함된 음료수를 자주 마시는 경우 당뇨나 비만이 생기기 쉽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탄산음료의 위험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팀은 이런 달달한 음료수를 많이 마시는 경우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신장학 학회(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공식 저널인 CJASN(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을 통해 발표했다. 학자들은 탄산음료를 포함해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과 과당을 첨가한 과일주스나 기타 음료수를 통틀어 가당음료(Sugar-sweetened beverage, SSB)로 분류한다. 이런 음료수에 포함된 설탕과 과당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하나로 분류한 것이다. 가당음료를 많이 마시는 경우 물을 마시는 경우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되며 인체의 혈당 조절 기능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적당히 마시는 경우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만성적으로 물처럼 마시는 경우 신체 전반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존스홉킨스 대학의 케이시 레브홀즈와 그 동료들은 3003명의 흑인 성인 남녀 자원자를 대상으로 가당음료 섭취와 만성 콩팥병의 관계를 조사했다. 평소 음료수 섭취량을 조사한 후 평균 8년간 조사한 결과 가당음료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이 가장 적은 그룹 대비 61% 정도 더 많은 만성 콩팥병이 생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연령, 성별, 교육, 비만 등 여러 가지 다른 요소를 통계적으로 보정한 후 얻은 것으로 가당음료 섭취가 만성 콩팥병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라는 점을 보여준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 콩팥병은 심하게 진행되는 경우 결국 만성 신부전에 이르게 되면 가장 심각한 경우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한 상황까지 콩팥 기능이 악화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연관 질환을 예방하거나 잘 관리하고 평소에 짜지 않게 먹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더해 과도한 가당음료 섭취를 줄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가끔 마시는 탄산음료가 온갖 질환을 유발하지는 않겠지만, 지나치게 자주 마시는 경우 결코 건강에 유익하지 않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쑥 초코파이’ 월 매출 1500만원… 전통시장 일자리 만드는 청년몰

    ‘쑥 초코파이’ 월 매출 1500만원… 전통시장 일자리 만드는 청년몰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초코파이에 젊은 감각과 감성을 녹여 내면 어떨까 고민했습니다.”달콤한 초코파이에 쑥 특유의 향긋한 향이 더해진 ‘쑥 초코파이’는 광주 1913송정역시장의 명물로 꼽힌다. 정화숙(35) 쑥’s 초코파이 대표가 개발한 이 초코파이는 거문도의 해풍 쑥을 사용한 가게의 대표 메뉴다. 정 대표의 매장에 처음부터 쑥 초코파이라는 메뉴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 대표는 자신의 이름 마지막 글자인 ‘숙’을 붙여 가게 이름을 지었는데,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이 “쑥 초코파이는 왜 안 파느냐”고 문의했다고 한다. 이에 정 대표가 쑥과 우리밀, 우유버터, 우유크림, 수제 딸기잼 등을 재료로 한 새 메뉴를 개발했다. 취미로 시작한 제과제빵 기술로 월평균 1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장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정 대표는 23일 “설탕 사용량을 줄이고 초콜릿 고유의 단맛을 살린 쑥 초코파이는 건강한 디저트”라며 “5년 후에는 별도의 제조 공장을 만드는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1913송정역시장에는 쑥’s 초코파이 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원하는 다양한 청년몰이 운영되고 있다. 옛 목욕탕 건물을 리모델링한 수제맥주 전문점 ‘밀밭양조장’(대표 이한샘),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김부각 판매점 ‘느린먹거리’(대표 노지현) 등이 대표적이다. 청년몰을 찾는 젊은층이 붐비면서 100년 넘게 이어져 온 1913송정역 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정부는 이렇듯 전통시장(상점가) 활성화를 위해 예비 청년 상인의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전통시장 내 점포를 확보해 개별 창업을 지원하거나 별도 공간에 20개 이상의 청년 점포를 갖춘 청년몰을 조성한다. 2015년부터 시작된 전통시장 청년 상인 육성 사업을 통해 지난 7월 말 기준 전통시장 71곳에서 773명의 청년 상인을 배출했다. 자격 평가를 거쳐 선발된 청년 상인은 창업 교육부터 점포 배정, 임차료, 인테리어 비용,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받는다. 구체적으로 소진공은 점포 임차료의 경우 3.3㎡당 월 11만원(최대 33㎡) 내 한도에서 최대 24개월까지 제공한다. 인테리어는 3.3㎡당 100만원(최대 33㎡)까지 지원한다. 다만 보증금과 판매 재료비, 집기 등은 청년 상인이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한편 소진공은 전국 9개 지역 전통시장 청년몰에 입점할 청년 상인을 오는 26일까지 모집한다. 한약재와 청과물 시장으로 유명한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을 비롯해 강원 삼척중앙시장, 정선 사북시장, 속초 설악로데오상점가, 울산 신정평화시장, 경남 김해동상시장, 전북 진안고원시장, 전북 완주삼례시장, 제주 제주중앙로상점가 등이 대상이다. 모집 인원은 175개 점포, 350명 정도다. 만 19~39세 예비 창업자라면 누구나 도박·유흥·금융·부동산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신청할 수 있다. 소진공 관계자는 “전국 9개 지역의 전통시장에 청년몰이 새로 구축되면 지역 상권 활성화는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황교익에 맞대응 않겠다” 백종원, 황교익 비판에 입 열었다

    “황교익에 맞대응 않겠다” 백종원, 황교익 비판에 입 열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신을 향한 황교익 음식평론가의 발언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종원은 자신을 겨냥해 말하는 황교익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종원은 황교익에 대해 “음식에 대해 좋은 글을 많이 썼던 분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좋은 글을 많이 쓰는 음식 평론가인 줄 알았는데 그 펜대 방향이 내게 올 줄은 몰랐다”고 언급했다. 백종원은 이어 최근 황교익의 발언에 대해 “요즘 평론가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설탕과 관련해서 비판했을 때는 ‘국민 건강’을 위해 저당식품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차원에서 이해했지만 요즘은 자꾸 비판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앞서 지난 11일 황교익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황교익TV’를 통해 “백종원의 레시피를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단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평상시 음식에서 단맛을 빼야 한다. 음식의 쾌락을 제대로 즐기려면 백종원의 레시피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종원이 TV에서 가르쳐주는 레시피 따라 해 봤자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손이 달라서가 아니라 레시피에 빠진 게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것은 MSG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뉴스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길섶에서] 흔적/손성진 논설고문

    살아온 궤적이 머릿속에 빙빙 돌 때가 있다. 수구초심일까, 그리움일까. 마지막으로 치닫는 한 해처럼 인생도 저물녘 황혼으로 타오르는 탓일까. 맛으로 따지면 단맛, 신맛, 쓴맛 등 갖은 맛을 번갈아 느끼며 지내온 듯하다. 그럴 때면 코흘리개 적 뛰어놀던 남쪽 도시의 그 동네가 보고파진다. 연줄에 사금파리 가루 먹이는 광경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소년. 비석 치기, 구슬 치기를 하며 깔깔대는 아이들. 돌고 돌아 태어난 강물로 회귀하는 연어에게도 이런 사무침이 있을까. 동백꽃 검붉었던 옛동산은 박가분 짙게 바른 여자처럼 도무지 분간 못할 모습으로 변해 버린 지 오래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그대로 버티고 있었지만, 낯선 신식 교사(校舍)가 근 반백년 만에 찾은 나그네를 멀뚱멀뚱 쳐다본다. 쌕쌕이 꽁무니의 연기구름처럼 시간은 흔적을 하나둘 둘러매고 흩어진다. 이쯤일까, 저쯤일까 더듬어 보지만 상전벽해에선 별 얻을 것 없는 짓이다. 남아 있는 기억은 비 오는 저녁답처럼 어둡다. 기댈 곳이 그런 기억뿐이라는 건 돌이킬 수 없이 서글픈 일이다. 어쩌겠는가. 실파래처럼 여윈 추억조차도 언젠가 잃어버린 흔적이 되지 않도록 단단히 동여맬 뿐.
  • 100억대 대작은 ‘쓴맛’… 신선한 발상은 ‘단맛’

    100억대 대작은 ‘쓴맛’… 신선한 발상은 ‘단맛’

    올해 영화계는 ‘반전’이라는 키워드가 수놓은 한 해였다. 100억원이 훌쩍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 대작 영화들이 기대와 달리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쓴맛을 봤다. 반면 신선한 아이디어와 의외의 화제성으로 깜짝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도 눈에 띄었다. 재능 있는 신인 감독들의 반짝이는 작품들이 국내외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한 해 동안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영화계를 돌아본다.●내년에도 계속되는 할리우드 영화 공습 올해도 시리즈물이 단연 강세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신과 함께-인과 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신과 함께-죄와 벌’,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 ‘앤트맨과 와스프, ‘블랙 팬서’ 등 올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시리즈 영화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승원 CGV 리서치센터장은 “외화의 경우 지난 11월 기준 프랜차이즈물의 비중이 2013년 38%에서 올해 62%로 크게 증가했다”면서 “한국에서 지난 10년간 마블 영화를 본 누적 관객 수가 지난 7월 1억명을 돌파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시리즈 영화에서 흥행 공식을 찾는 흐름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내년 라인업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드래곤 길들이기3’,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킹스맨3’, ‘맨 인 블랙4’, ‘토이스토리4’, ‘겨울왕국2’ 등이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투자·제작사 입장에서 시리즈물을 선호하는 것은 인기가 입증된 작품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작품을 기획하는 데 있어서 안정을 추구한 만큼 전체적인 영화 시장이 확대되는 데는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11월 말 기준, 작년에 비해 올해 누적 관객수가 155만여명 정도 부족한데 딱 영화 1편 관객수에 해당하는 수치”라면서 “매달 한 편 이상씩 보는 헤비 유저들이 한 번씩 더 볼만한 영화와 1년에 4편 정도 보는 라이트 유저들을 한 번 더 극장으로 불러들일 만한 작품이 없었던 까닭에 시장이 확장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흥행 패턴 바꾼 ‘보헤미안 랩소디’ 입소문의 힘은 역시 컸다. 대표적으로 ‘퀸망진창’(퀸과 엉망진창의 합성어), ‘퀸치광이’, ‘퀸뽕 맞았다’ 등의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전국을 ‘퀸’ 열풍으로 물들인 ‘보헤미안 랩소디’를 꼽을 수 있다. 지난 10월 31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처음엔 40~50대로부터 호응을 얻더니 점점 20~30대로 번지며 영화 시장에 이례적인 활기를 불어넣었다.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싱어롱 상영 인기와 여러 번 관람하는 N차 관람 문화를 이끌며 누적 관객수 7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역대 음악영화 흥행 1위 기록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이민자와 성소수자라는 이중의 약자였던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에게 공감한 관객들이 큰 위로를 얻었던 영화”라면서 “개봉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예매율 상위권을 기록 중인 데다 장기 상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영화의 흥행 패턴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아니시 차간티 감독의 ‘서치’는 기발한 기획으로 관객 295만여명을 불러들이며 깜짝 흥행했다. 실종된 딸을 찾아나선 아버지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컴퓨터 화면과 폐쇄회로(CC)TV, 휴대전화 화면으로만 이어 가는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모았다. 식탁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커플들이 전화, 문자, 이메일 등 휴대전화 내용을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 역시 522만명을 동원하며 선전했다. 정신병원으로 공포체험을 떠난 7인의 이야기를 그린 정범식 감독의 공포영화 ‘곤지암’(267만명)은 10~20대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역대 공포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별로 없더라 추석 극장가에 나란히 등판했던 120억~200억원대 대작 영화들은 쓴맛을 봤다. ‘물괴’, ‘명당’, ‘안시성’, ‘협상’이 같은 시기에 개봉하면서 극장가를 찾은 관객수는 증가했으나 한정된 관객수를 나눠 가진 탓에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 ‘안시성’만 관객 543만 8066명을 불러 모으며 손익분기점(541만명)을 간신히 넘었다. 김 분석가는 대작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이렇게 큰 돈을 한번에 쓴 경험이 영화계에서 많지 않았다”면서 “단순히 흥행에 실패했다기보다 투자배급사들이 영화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고 외화에 경쟁력 있게 맞설 수 있는 경험치를 쌓았던 기회”라고 평가했다. ●대작 사이에서 빛난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 올해는 신인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재능 있는 신인 감독들의 장편 데뷔작이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지난 3월 개봉한 전고운 감독의 데뷔작 ‘소공녀’는 집은 없지만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현대판 소공녀 ‘미소’(이솜)의 이야기를 그렸다. 국내외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6만여명을 불러 모으며 독립영화로서는 큰 흥행을 거뒀다. 김의석 감독의 ‘죄 많은 소녀’,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 차성덕 감독의 ‘영주’ 역시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국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동학대를 소재로 한 이지원 감독의 ‘미쓰백’은 이 영화의 마니아층을 가리키는 ‘쓰백러’들의 남다른 애정으로 시선을 모았다.●해외에서 호평받은 한국 영화의 힘 이창동 감독이 ‘시’(2010)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주목받은 ‘버닝’은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화제를 모았다. 본상 수상은 실패했지만 칸영화제 기술 부문 최고상에 해당하는 벌칸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받았다. ‘남한산성’의 김지용 촬영감독은 세계 유일의 촬영감독 대상 영화제인 ‘에너가 카메리마주’에서 최고상인 황금개구리상을 수상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박찬욱 감독이 영국 BBC 6부작 드라마 ‘더 리틀 드러머 걸’을 연출한 것을 비롯해 올해는 한국 영화계의 문화적 잠재력과 가능성이 크게 돋보였던 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中 130년 굴소스 기업의 성공 비밀은?

    [특파원 생생리포트] 中 130년 굴소스 기업의 성공 비밀은?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탄생한 굴소스 ‘이금기’가 만들어진 것은 실수였다. 굴소스를 만든 1대 회장 이금상은 익힌 굴을 파는 식당으로 생계를 이어가다 어느 날 굴을 불에 올려놓은 것을 너무 바빠서 잊어버리고 만다. 오랫동안 끓인 굴에서 나온 진한 갈색의 즙이 독특하고도 좋은 맛을 낸다는 것을 발견한 이금향은 우리로 따지면 ‘이씨네’에 해당하는 이금기란 이름의 굴소스 회사를 1888년 세운다. 단맛과 짠맛에다 고소한 맛까지 갖춘 이금기 굴소스는 1902년 홍콩과 마카오로 판매망을 넓혔다. 1972년 3대 회장이 취임하면서 중국 음식의 세계화란 기업 목표와 함께 글로벌 상표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같은해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미 화해를 상징하는 판다를 상표에 사용하면서 생산 및 판매망도 수직 상승했다. 1980년부터는 4세대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순창고추장이나 라면스프가 만능양념으로 통한다면 중식에서는 이금기 굴소스만 들어가면 그럴듯한 맛을 낸다. 발효 탱크에서 누룩곰팡이인 코지 균을 빙글빙글 돌려가며 만들어내는 기술이 도입되면서 대량 생산으로도 이금기 제품만의 독특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현재 이금기 굴소스는 10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며 200여 종류의 제품을 생산 중이다. 특히 한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100-1=0’이란 품질관리 이념과 제품 및 생산시설에 반영된 환경중시 철학은 100년 이상 가족경영으로도 꾸준히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이금기는 판매자와도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멕시코 판매상은 95년 이상, 일본 판매상은 68년 이상 계약관계를 유지 중이다. 한국에서 이금기 판매는 오뚜기가 맡고 있다. 199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생산 공장을 세웠고, 말레이시아에도 회사를 설립해 중국에 있는 3개의 공장을 포함해 전 세계 5곳에서 굴소스를 생산하고 있다. 가장 큰 생산설비는 중국 주하이에 있으며 소스를 발효시키는 거대한 탱크만 3000개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주하이 공장은 태양열, 지열 등 친환경에너지를 이용해 생산 설비를 가동한다. 주하이 굴소스 공장의 태양열 전지판이 생산하는 전기는 광둥성 주민 2490명이 한달 동안 소비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이금기는 소스를 담은 유리병의 무게를 280g에서 265g으로 줄여 유리 소비량을 감축했고, 떼어낼 수 있는 플라스틱 마개를 단 제품 포장을 지난해부터 내놓아 재활용을 늘렸다. 19세기에 세워져 20세기에 번영하고 21세기에 번창한다는 이금기의 철학은 건강식품, 화장품, 생활 가전제품 등으로 생산 영역을 확대하며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이금기는 1992년 중국 대륙의 경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주하이 공장을 세웠다. 이금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6년 유인우주선 선저우 11호 등에서 사용되며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중국 경제 발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글·사진 주하이·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소스만 따로 제품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소스만 따로 제품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매운 소스가 별도 제품으로 나온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핵심 재료인 매운 소스를 ‘불닭소스’라는 이름으로 별도 제품을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삼양식품 측은 “지난해 선보인 한정판 불닭소스는 출시하자마자 공식 온라인몰의 서버가 다운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면서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팔린 뒤에도 고객들의 정식 출시 요청이 이어져 제품화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새로 출시되는 불닭소스는 불닭 특유의 맛과 풍미를 다양한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불닭볶음면 액상스프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불닭소스는 기존 액상스프보다 매운맛은 강화하고 단맛을 더했고 감칠맛을 살렸다. 묽은 제형으로 이뤄져 있어 찌개나 볶음밥 양념, 튀김 딥핑소스 등으로 활용을 가능하다. 삼양식품은 “불닭소스는 여러 소스류 중에서도 ‘불닭’ 특유의 맛을 담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면서 “앞으로 시리즈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스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검찰총장 사과? 하든 말든… 1991년, 그렇게 다들 잊었더라

    [색다른 인터뷰] 검찰총장 사과? 하든 말든… 1991년, 그렇게 다들 잊었더라

    6월 항쟁을 그린 영화 ‘1987’은 700만여명이 봤다. 1991년 봄을 그린 영화 ‘1991, 봄’을 본 관객은 5000명이 채 안 된다. 87년은 승리의 역사로 기록되지만, 사실은 군사정권과의 타협으로 매듭지어진 절반의 승리일 뿐이다. 87년의 타협이 91년의 패배를 불러왔고,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온갖 모순은 91년 패배에서 잉태됐을지도 모른다. 모두 쉽게 잊은 91년의 아픔이 온몸에 새겨진 인물 강기훈.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의 피해자 강기훈씨를 지난달 25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났다. 전남 강진에서 간암 투병을 하고 있는 그는 병원에 들르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서울을 찾는다. 이미 한 차례 인터뷰를 거절하고, 몇 달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승낙한 강씨는 사진 촬영을 극도로 꺼렸다. “누군가 나를 알아보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에게 아픈 과거를 묻는다는 건 잔인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이들이 91년을 잊고 살고, 어떤 이들은 의도적으로 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러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록 자신이 더 아프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91년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인터뷰에 응한 것처럼 보였다.→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검찰총장이 강기훈씨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검찰총장이 사과를 하든 말든 관심 없어요. 당사자도 아닌데 검찰총장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그를 수사했던 검사 강신욱 신상규 안종택 박경순 윤석만 임철 송명석 남기춘 곽상도, 당시 법무부 장관 김기춘,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 노원욱 정일성 이영대 임대화 윤석종 부구욱 박우동 김상원 박만호 윤영철, 허위로 필적감정서를 작성한 김형영 등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 중 누구도 강씨에게 사과를 하거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설령 사과를 하더라도 안 받는 건 제 마음입니다. 저는 용서하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고, 한편으로는 복수할 의무도 갖고 있어요. 물리적인 폭행은 아니지만 복수할 의무가 있어요. 권리가 아니라 의무죠. →1994년 출소 이후 어떻게 살았나요.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에 다니고, 무역회사에도 있었어요. 막노동을 한 적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금방 알아보더라고요. ‘유서는 왜 대신 써 줬어요’라고 비난하듯 묻는 사람도 있고, ‘유서 써 준 게 뭐가 죄가 되느냐’는 사람도 있었죠. 안 썼다고 말해도 아무도 안 믿어 줬어요.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사실이 돼 버렸으니까요. 5월이 되면 유독 힘들었고, 지금도 힘듭니다. 누군가 알아보고 사건을 이야기하면 멘탈이 깨져서 일을 못 했어요. →모두가 사실로 믿어버린 사건에 대해 재심 청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재판으로 뒤틀렸으니 재판으로 바로잡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사실 물리적 복수를 생각하기도 했어요. 과거에 고문으로 어쩔 수 없이 간첩이 된 분들한테 ‘10억원 받을 거냐 아니면 당신이 맞은 만큼 때려줄 거냐’고 한 번 물어보세요. 십중팔구는 ‘돈은 필요 없고 때려 주겠다’고 말할 거예요. →조작 당사자들 가운데 직접 대화를 나눈 이는 없나요. -재심 재판에서 국과수 직원이 나와 김형영이 필적 감정을 조작했다고 진술했어요. 김형영과 함께 필적 감정서에 사인한 사람인데 자기 책임은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휴정 시간에 저한테 태연히 악수를 청했어요. 순간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안하다는 뜻인가요.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죠. 김형영의 죄를 진술한 것으로 자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 역사적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사람들이 이렇게 무서워요.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조작이 가능했을까요. -사람들이 믿어 주니까 가능했겠죠. 제가 인간에게 실망하는 것도 그 지점이에요. ‘그럴 수도 있겠네’라고 툭 던져 버리고 이후에는 관심 없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은 1%도 안 돼요. 내 말이 타인에게 고통을 안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진보든 보수든 마찬가지예요.→거짓을 믿게 하는 작동방식이 있는 것 같군요. -이심전심이죠. 이 방향이 권력에게 이로우니까 모두 그렇게 몰고 간 겁니다. 검찰이 정권의 압력을 받아서 조작했다고 하는데 표현이 틀렸어요.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집단이 이심전심으로 한 거예요. 언론도 ‘이쪽 방향으로 가는구나’라는 걸 알고 받아 쓴 거죠. 얼마나 재밌어요. 연쇄죽음에 배후가 있다는 둥, 제비뽑기를 해서 자살할 사람을 뽑는다는 둥. 검찰이 흘리면 언론은 사실인 양 보도해요. 보도가 나가면 검찰은 보도대로 수사하죠.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유서 작성자는 강기훈이 아니라 김기설’이라고 발표했을 때부터 진실이 규명되기 시작한 건가요. -과거사위 발표가 나왔을 때 제가 냉소적으로 변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들이 ‘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남들은 저를 구제받아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았죠. ‘이게 왜 나만의 문제가 돼 버린 것일까. 나만 구제되면 다 해결되는 걸까’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자기 편해지기 위해서 나에게 문제 해결을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냉소적인 인간이 되긴 했지만 사람들이 뭐 때문에 아파하는지 알고 그걸 공감할 수 있게 됐어요. 세월호 보도를 차마 보지 못하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집회 현장을 차마 지나갈 수 없었어요. →1991년을 생각하면 어떤가요. -91년에 대해 많이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어요. 기억하지 못하는 국가는 미래가 없어요. 91학번들에게 부채의식도 느껴요. 저는 어쨌든 재야운동단체의 실무자였잖아요. 유서조작 사건으로 모든 게 엎어졌어요. 당시 운동권이 얼마나 준비를 안 했으면 그렇게 쉽게 엎어졌을까 생각해요. 그때는 소위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다 정치하려고 했어요. 87년 성과를 빌미로 야당 들어가서 한자리 해야 한다는 욕망에 불탔던 시절이고, 실제로 지금까지 많이 들어갔잖아요. →영화 ‘1987’은 요즘 젊은이들까지 보며 울었는데, ‘1991, 봄’은 별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1987’은 재밌게 만들었잖아요. 저는 1987년에 감옥에 있었어요. 같이 감옥에 있던 친구와 그 영화를 봤는데 10분이 지나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했죠. 툴툴거리면서 봤어요. 저거 아닌데 이러면서….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는 자기들이 승리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시절의 진짜 모습은 잊고 권력의 단맛에 취해서. 그들 중 1991년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정작 본인을 모티브로 한 ‘1991, 봄’은 왜 보지 않나요. -거울 본 지도 오래됐어요. 제 삶 자체가 재난인데 뭐하러 그 영화를 보겠어요. →영화 속에서 ‘하찮고 시시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는데요. -그동안 너무 무겁게 살았어요. 별 내용 없는 시시한 수다를 떨고 농담도 하고 살고 싶어요. 저 보고 힘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젠 당신들이 힘을 좀 내시죠’라고 쏘아붙인 적도 있어요. 충분히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왜 힘내라고 하죠. 힘내서 잘 싸우길 바라는 건가요? →유서대필 조작 사건이 없었다면 91년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다른 사건으로 뒤집어쓰고 결국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당시 사람들의 열망이 어디로 향해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알아요. ‘87년 항쟁으로 민주화됐는데 뭘 또 그래’ 이런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과 비슷해요. ‘적폐청산 다 했는데 뭘 또 자꾸 시끄럽게 하느냐’는 식이잖아요. 지금도 사람은 죽어 가고 있어요. 헌법에 보장된 파업을 하는데도 구구절절 이유를 나열하고 설득해야 하지 않나요? →91년에는 어떤 삶을 꿈꾸셨나요. -세상이 괜찮아지면 취직해서 결혼도 하고 자연스럽게 살고 싶었어요. 만일 제가 과거를 다 잊거나, 당사자가 아니었으면 저도 아마 무딘 감성으로 살았겠죠. 어쩌다 무슨 사건이 나면 ‘아, 옛 생각 나네’라고 과거를 반추하며 ‘후진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르죠. →‘후진 인생’과 ‘시시한 인생’은 뭐가 다른가요. -옛날에는 어땠다고 떠벌리며 폼 잡는 인생이 후진 인생이죠.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고, 어떻게 하면 애들 유학 보낼 수 있을까. 욕심에 부들부들 떨면서 망가지는 인생이죠. 그렇게 망가지지 않아 다행이에요.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강기훈에게 띄우는 91학번 편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제게 그는… “그해 봄을 망쳐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1991년 봄, 뜨겁고 잔인했습니다. 그리고 아팠습니다. 저와 같은 91학번 신입생이었던 명지대생 강경대가 경찰 쇠파이프에 맞아 죽었고, 연일 또래 친구들이 몸에 불을 살랐습니다. 집회에 나갈 결심이 서지 않아 기숙사에서 이불을 덮고 비겁하게 울었고, 마침내 종로 집회에 나갔을 때 가슴이 벅차 울었습니다. 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시인 김지하가 “죽음의 굿판을 걷어 치우라”고 했을 때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이 서강대에서 분신하자 성직자 박홍은 “죽음을 사주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검찰은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이 유서를 대신 썼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당신(강기훈)은 어둠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종로 거리는 차갑게 식었고, 우리는 패배주의의 늪으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고백하건대 공안정국을 조성한 정권에 대한 분노만큼이나 당신이 진짜로 유서를 대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깊었습니다. 91년 봄이 허무하게 지나갔듯이 당신도 어느새 잊혀졌습니다. 당신이 20년 가까이 외롭게 결백을 증명해 나아가는 동안에도 우리는 방관자일 뿐이었습니다. 시간은 무심히 흘렀고, 당신과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내내 흔들리는 당신의 눈빛을 봤습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냉소와 달관이 그 눈빛에 담겨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렸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1991년 봄, 믿어 주지 못하고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도리어 제게 더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해 봄을 망친 선배 세대가 더 미안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의 조작을 사실로 둔갑시킨 책임은 언론에 있습니다. 당신이 그해 명동성당에서 눈물로 결백을 호소할 때 서울신문 기자도 있었습니다. “제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네가 대신 쓴 거 맞잖아’라고 몰아붙이던 서울신문 기자의 얼굴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는 당신에게 제가 회사 대표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91년 봄을 잊지 않고 살겠다는 약속도 드리고 싶습니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 느릿느릿 골목길… 오길 잘했다, 리스본

    느릿느릿 골목길… 오길 잘했다, 리스본

    변방에서 각광받는 여행지 포르투갈 리스본과 포르투파스칼 메르시어의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리스본으로 가는 열차를 탄 라틴어 교사 그레고리우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전문헌학자로 57년 인생을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살아 왔던 그레고리우스는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몹시도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어느 날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는 욕망으로 리스본으로 훌쩍 떠난다. “오늘 오전부터 제 인생을 조금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삶이 어떤 모습일지 저도 모릅니다만, 미룰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흘러가 버릴 것이고, 그러면 새로운 삶에서 남는 건 별로 없을 테니까요.” 이 소설을 읽고 얼마나 많이 포르투갈을 열망해 왔던지. 노란색 트램이 지나는 리스본의 골목 사진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고 틈이 날 때마다 열어보곤 했으니까. 어쨌든 지금 그토록 열망하던 포르투갈에 와 있다. 노란색 트램을 타고 댕강거리며 리스본의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다. 누군가 그랬지.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고. ●리스본 여행자들의 로망 트램 테주강 하구에 자리한 리스본은 7개의 언덕으로 이뤄진 도시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리스보아라고 부른다. 1775년 대지진으로 도시 절반이 파괴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는데, 이후 대대적인 재건을 거쳐 지금의 도시가 탄생했다. 리스본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연히 트램에 올라탄 것. 언덕길을 따라 느릿느릿 운행하는 트램은 리스본의 상징이자 리스본을 찾는 여행자들의 가장 큰 로망이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트램 안에는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가득했는데, 그들의 표정에는 ‘드디어 리스본의 트램에 탔단 말이야’라는 성취감이 희미하게 묻어 있었다. 트램은 아줄레주로 꾸민 집들 사이를 느리게 지났다. 타일 위에 색색의 유약으로 다양한 문양을 그려넣은 아줄레주는 ‘반질반질하게 닦인 돌’이란 뜻이다.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했던 마누엘 1세가 이슬람 문양의 타일 모양에 반해 자신의 궁전도 푸른 타일로 꾸미면서 포르투갈 전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아줄레주로 꾸민 집들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포르투갈 사람들은 느긋하고 친절했다. 베란다에 나온 노인들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는데, 너무나 자연스러워 습관처럼 보였을 정도다. 아줄레주가 반사된 리스본의 햇빛은 눈부셨고 어디선가 날아온 갈매기가 카메라 앵글 속으로 불쑥 들어오기도 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풍경들 앞에 서면 여행은 세상을 긍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오래오래 여행을 하며 늙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기도 한다.알파마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상 조르제 성에 닿는다.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성으로 11세기에 포르투갈을 점령한 아랍인들이 세웠다. 한때는 리스본을 방어하는 천혜의 군사 요새였지만 지금은 리스본의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리스본 골목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아련한 노랫소리를 듣게 된다. 포르투갈의 민속음악인 파두다. 라틴어 ‘Fatum’(숙명)에서 나온 말인데, 대항해 시대 선원들을 떠나보낸 뒤 남은 가족들의 눈물과 탄식을 표현한 노래다. 그만큼 애잔하고 서글프다. 파두 공연은 리스본 레스토랑이나 바 어디에서든 쉽게 감상할 수 있다.●어디서도 먹지 못했던 맛있는 에그 타르트 그리고 에그 타르트. 파스테이스 드 벨렘은 세계에서 에그 타르트를 가장 먼저 만든 곳이다. 1837년 시작해 현재 5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가게 앞은 언제나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에그 타르트는 수도원에서 수녀복에 풀을 먹일 때 달걀흰자를 사용하고 남은 노른자를 이용해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맛이 강해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과 함께 즐기는 것도 좋다. 솔직히 에그 타르트는 그 전까지 한 번도 먹어보질 못했다. 서울에서도 에그 타르트를 파는 가게를 많이 봤지만 먹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에그 타르트는 맛있었다. 카푸치노 한잔 마시고 에그 타르트를 한입 크게 베어 무는 순간 여행작가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리스본을 떠나 포르투에 도착했다. 도루강이 대서양과 만나는 하구에 자리한 도시다. 포르투는 포르투갈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다. 로마인들이 항구(Portus)라는 뜻으로 이름을 붙이며 출발한 이 도시의 역사는 대항해시대, 위대한 탐험가들이 범선의 닻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크게 번성했다. 하지만 대항해시대가 막을 내리며 도시는 성장을 멈췄고, 지금은 당시 풍경이 고스란히 박제된 채 당대의 영화를 되새김질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포르투를 두고 포르투갈 사람들은 ‘리스본보다 더 포르투갈 같은 곳’이라고 말하곤 한다.●포르투서 포트와인을 마셔야 하는 이유 지금 여기는 히베이라 지구. 도루강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히베이라는 포르투갈어로 ‘강변’이라는 뜻이다. 강가에는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건물 위층에 널린 빨래는 강바람에 느긋하게 흔들린다. 아래층은 대부분 노천 카페다. 여행자들은 커피를 마시거나 달콤한 포트와인을 마신다. 100년 전쟁에 패배한 영국이 프랑스에서 와인을 수입하지 못하게 되자 대안으로 선택한 곳이 포르투였다. 하지만 와인을 실어가는 데 오래 걸렸기 때문에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브랜디를 첨가했는데, 이것이 포트 와인의 시초다. 알코올 함량은 18~20% 정도이고 브랜디의 향, 견과류의 고소한 향이 난다. 히베이라 지구 건너편이 빌라노바드 가이아 지역인데 이곳에 샌드맨, 그라함 등 내로라하는 포트와인 와이너리가 모여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 두 곳 히베이라 지구와 빌라 노바드 가이아 지구를 이어 주는 다리가 ‘동 루이스 1세 다리’다. 아치의 양 끝에 교각을 세우고 이층 다리를 놓은 모양이 에펠탑 하부와 닮았다. 구스타브 에펠의 제자 테오필 세이리그의 작품이기 때문이다.포르투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명소가 두 곳 있다. 그중 한 곳이 렐루서점(Lello Bookshop)이다. 천장과 맞닿은 금갈색 서가와 한가운데 놓인 붉은 계단은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소설 속 마법학교의 계단으로 묘사한 곳이다. 조앤 롤링은 포르투에서 살던 시절 이곳을 드나들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서점은 이른 아침부터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해리 포터 팬들로 붐빈다. 서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 5유로를 내야 하는데, 책을 사는 사람보다 사진만 찍는 데만 열을 올리는 관광객들을 보고 있으면 왜 입장료를 받는지 이해가 된다. 또 다른 한 곳은 상 벤투 역이다. 역 외부와 내부를 장식하는 아줄레주의 거대한 푸른 벽화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포르투갈 화가 조르주 콜라소가 1905년부터 1916년까지 11년간 무려 2만 장의 타일 위에 포르투갈의 역사를 그려 넣었다. ●에펠탑의 흔적·해리 포터의 마법학교 계단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 곳이 있다. 반면 지금까지 왜 이런 곳이 있다는 걸 몰랐지, 왜 이제서야 이런 곳에 오게 된 거지 하며 억울해하는 곳이 있다. 히베이라 지구의 노천카페에 앉아 포트와인을 홀짝이며 포르투갈이라는 곳에 이제서야 오게 된 것이 아쉬웠고, 이제라도 왔다는 것이 한편은 다행스러웠다. 그러니까 여행이 가르쳐 주는 건 언제나 같다. 저질러라 그리고 생각하라. 그레고리우스의 말대로 시간은 흘러가 버릴 것이고 새로운 삶에서 남는 건 별로 없을 테니까. 도루강 저 끝에서 노을이 밀려오고 있었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여행수첩 →서울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직항은 아직 없다. 유럽의 주요 도시를 경유해 리스본으로 들어가야 한다. 한국보다 9시간 늦다. 리스본의 노란색 28번 트램은 주요 관광지인 알파마 지구, 바이샤 지구, 바이루알투 지구까지 운행한다. 일일 대중교통카드인 비바(VIVA) 카드를 구입하면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리스본에는 파두 공연을 감상하며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파두 하우스가 여러 곳 있다. ‘아데가 마샤두’(Adega Machado)는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힘든 곳이다.
  • ‘배틀트립’ 성시경X박준우, 이탈리아 볼로냐·모데나로 미식여행

    ‘배틀트립’ 성시경X박준우, 이탈리아 볼로냐·모데나로 미식여행

    ‘배틀트립’ 성시경, 박준우가 이탈리아 미식의 중심지 볼로냐와 발사믹 식초의 주 생산지인 모데나로 미식 여행을 떠나 관심을 모은다. 여행 모습을 담은 비하인드 스틸은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24일 방송되는 KBS2 ‘배틀트립’은 ‘MC특집-미식여행’을 주제로 MC 이휘재·셰프 이원일, MC 성시경·박준우가 팀을 이뤄 여행 설계 배틀을 펼친다. 성시경·박준우는 두 번째 미식 여행 배틀에서 이탈리아 볼로냐와 모데나에서 대표 음식을 맛본다. 노상 커피 타임을 즐기고 있는 성시경, 박준우의 비하인드 스틸이 공개돼 웃음을 유발한다. 두 사람은 카페 입구에 쪼그려 앉아 커피를 음미하고 있다. 특히 박준우는 아쉬운 듯 커피잔을 싹싹 긁어 마시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농장 한 가운데서 여유를 즐기는 두 사람의 모습도 포착됐다. 파란 하늘과 푸르른 정원, 알록달록한 농가가 보는 이들에게 힐링 타임을 선사한다. 또한 디저트 카트 등장에 활짝 웃는 ‘단맛 성애자’ 박준우와 ‘단맛 거부자’ 성시경의 모습이 포착됐다. 극과 극을 이루는 두 사람의 입맛만큼이나 디저트 카트를 맞이하는 두 사람의 반응이 180도 달라 웃음을 자아낸다. 성시경은 디저트 카트에 심드렁한 반응인 반면, 박준우는 고개를 완전히 돌려 디저트 카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디저트를 향한 박준우의 반응에 디저트 카트를 끌고 들어온 이탈리안 직원이 웃음을 터트리고 있는 듯해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한편, KBS2 ‘배틀트립’은 24일 오후 9시 2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오감 너머 여섯 번째 감각 찾을 수 있을까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오감 너머 여섯 번째 감각 찾을 수 있을까

    얼마 전 질량의 단위인 킬로그램의 국제 표준이 약 130년 만에 새롭게 정해졌다. 이 국제단위계에는 질량 외에도 길이, 시간, 온도와 같은 표준단위들이 포함되는데, 그중 시간의 단위가 되는 ‘1초’를 정하기 위해서는 절대 영도의 세슘 원자시계를 이용한다. 원자시계는 시간을 극도로 정밀하게, 불변하는 값으로 규정하고자 했던 오랜 시도의 결과이다. 그런데 정작 이렇게 객관적으로 규정된 시간이라는 속성을 사람들은 각자 아주 다르게 받아들인다. 똑같이 째깍째깍 1초씩 흘러가는 시계를 가져다 놓아도 어떤 사람에게는 지겹고 긴 하루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인간의 감각과 인지는 다채롭고 복잡하다. ‘감각의 미래’를 쓴 카라 플라토니는 인지과학의 현장으로 떠나 과학이 감각을 어떻게 탐구하는지, 새로운 기술에 의해 감각이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를 살폈다. 여정은 사람의 기본적인 감각인 오감(미각, 후각, 시각, 청각, 촉각)에서 시작된다. 새로운 맛을 찾아내는 실험, 냄새가 오래된 기억을 소환하는 것에 착안한 기억 치료, 뇌의 패턴을 읽고 뇌의 주인이 보고 듣고 생각한 내용을 역추적하는 연구의 과정이 펼쳐진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오감 너머에 있는 초감각, 복합적으로 구성되는 다중감각적 인식에 도달한다. 시간, 고통, 감정이 바로 그 예이다. 사람에게는 모두 시간을 인식하는 능력이 있지만 ‘한 시간’은 ‘단맛’이나 ‘꽃향기’와는 달리 훨씬 복잡하고 주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은 여러 신체 기관을 통해 다르게 감각된 시간 정보가 뇌 전체에서 편집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내적 시계를 가지는 셈이다. 감정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좀더 사회적이다. 문화는 감정을 ‘코딩’한다. 어떤 사회에서 특정한 단어나 몸의 증상이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자리잡게 되면, 그 연결 고리는 사회적으로 강화된다. 저자는 이를 소프트 바이오해킹이라고 부른다. 환경이 우리의 감각을 어떤 것에는 민감하게, 어떤 것에는 무디게 반응하도록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은 고정적이지 않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감각을 더욱 적극적으로 뒤틀고 넓혀 갈 것이다.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몰입할 때 우리는 실재하는 세계 속에 있는 것처럼 느낀다. 바이오해커들은 신체를 개조하여 인간 감각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다. 언젠가 인간이 자기장을 감지하거나 가시광선 너머의 빛을 보게 된다면 어떨까. 기술은 세계를 바꾸지만, 동시에 세계를 인식하는 우리의 감각을 바꾼다. 오늘도 세계 어딘가에서는 감각의 영역이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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