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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경영 특집] 글로벌 경쟁력은 Green

    [그린경영 특집] 글로벌 경쟁력은 Green

    ‘Green is green(미국 지폐).’ 저탄소 녹색환경이 곧 돈이란 뜻이다. 세계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열병처럼 ‘녹색성장, 녹색경영’ 정책과 사업을 내놓고 있다. 지구 온난화 방지라는 명분과 새로운 성장 돌파구 마련이라는 실리를 둘러싼 경쟁이 ‘소리없는 전쟁’처럼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녹색혁명’은 정부 정책과 기업 활동은 물론 개인의 삶으로도 침투되고 있다. 경제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환경유해물질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친화적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왜 녹색성장인가 산업혁명 이후 계속된 ‘탄소 지출 경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2004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70년보다 80%, 온실가스 배출량은 70% 증가했다. 1906년부터 2005년까지 100년 동안 세계 평균기온은 0.74도 상승했고, 해수면도 매년 1.8㎜ 상승했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폭염·폭우와 같은 재앙은 해가 거듭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금보다 지구 온도가 1.5도만 높아져도 생물종의 30%가 멸종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석탄·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자체가 고갈되고 있다는 점도 녹색혁명의 길을 재촉한다. ●세계는 녹색전쟁 중 녹색성장이 세계적 화두로 등장한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국 오바마 정부의 출범이다. 단기적으론 투자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장기적으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주요국들이 그린뉴딜에 뛰어든 셈이다. 미국은 앞으로 10년간 그린에너지 산업에 1500억달러를 투자해 신규 일자리 5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행해 전체 에너지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오는 2012년까지 10%, 2025년까지 25%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 타개책으로 ‘그린카’ 활성화를 제시했고, 고효율 주택(그린홈) 100만가구 건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경제 운영의 핵심목표를 저탄소 사회구현으로 정하고 ‘쿨 어스 에너지 혁신기술계획’을 마련했다. 태양광·연료전지·하이브리드카 등 21개 핵심 탄소저감 기술개발을 통해 그린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영국은 2050년까지 화석연료 기반의 전력생산을 완전 종식시킨다는 그린혁명 계획을 발표했다. EU집행위원회는 정책적 지원을 통해 조기에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e헬스, 산업용섬유, 지속가능한 건설, 바이오제품, 자원재활용, 재생가능에너지 등 6개 부문을 선도시장으로 선정했다. 중국도 201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을 2005년 대비 20% 줄이기로 했다. ●한국기업들이 뛴다 세계은행은 2010년 탄소배출권 시장이 1500억달러로 성장하고,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2017년까지 2545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일본 EU는 현재 태양광·풍력·수소연료전지·에너지저장·LED(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전환하는 고효율 소재) 시장을 60~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녹색혁명의 흐름을 타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은 경영과 제품·공정·사업장·지역사회를 녹색경영 5대 과제로 정하고, 삼성지구환경연구소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에 이 같은 방침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옥수수 전분을 활용해 ‘옥수수폰’으로 알려진 친환경 휴대전화 ‘에코’(SCH-W510)를 출시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포항 영일만 배후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생산에 들어갔으며, 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파이넥스 공정 개발에도 성공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그동안 개발에 성공한 하이브리드 차량과 연료전지차를 바탕으로 오는 7월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린 IT 비전과 전략’ 보고서를 발간한 KT는 전력사용을 10%가량 줄여주는 똑똑한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SK에너지는 2010년 양산을 목표로 2차전지 테스트 작업이 한창이고, ‘꿈의 연료’로 불리는 수소에너지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두산그룹도 풍력과 연료전지 등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신재생에너지 녹색기술 사업에 올해 3000억원, 향후 10년간 4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현대그룹도 현정은 회장이 ‘그린 경영’을 강조함에 따라 각 계열사들이 관련 사업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LS산전은 그린 솔루션 제공으로 50% 이상의 에너지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지향하는 녹색 기업이라는 비전을 설정했다. 태평양·아시아나항공·현대건설·대림산업·삼성건설·대우건설·GS건설·SK건설·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애경백화점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녹색경영에 앞장서고 있으며, 코레일·도로공사·수자원공사·토지공사·주택공사·가스공사·한국전력 등 공기업들도 에너지 소비 효율화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과학기술! 여야 없이 초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김상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열린세상] 과학기술! 여야 없이 초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김상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을 둘러싼 소위 ‘불량 상임위 발언’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 비준안 상임위 통과 등으로 여야간 논쟁이 뜨겁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18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소모적인 말싸움, 날치기, 고성, 몸싸움 등이 반복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고 정치 불신과 정치 혐오를 가져오고 있다. 이와 같은 후진적 정치구조 속에서 예외적으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과학기술분야일 것이다. 과학기술분야에서는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힘을 합하여 초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사실 많은 나라에서 과학기술은 국회의 초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의회는 지난 10여년 동안 예외없이 행정부의 요구를 크게 능가하는 과학기술예산을 배정해 오고 있다. 심지어 9·11테러와 경기침체로 제반 여건이 어려웠던 지난 2002년에도 예외없이 과학기술예산을 전년대비 13.5% 증액하여 1000억달러를 돌파하였으며, 국립보건원(NIH) 예산을 5년에 걸쳐 배증했다. 전세계 과학기술투자의 40% 이상을 사용하는 과학기술강국이면서도 여전히 국가의 미래가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는 인식 아래 상하 양원에서 이를 초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추경예산 편성과정에서 여야의 초당적인 지원에 힘입어 30조원의 추경예산 가운데 1%가 과학기술분야에 반영된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비록 당초 과학계에서 요구한 5%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이나마 반영된 것도 유사 이래 처음이며, 특히 금번 추경이 ‘민생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대단히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이런 노력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지난 2월 의회를 통과한 경제회복예산의 약 10%를 과학기술분야에 배정했으며 일본도 5% 내외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연구개발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우리 국가의 미래도 결국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는 인식 아래 과학기술 육성에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21일 제42회 과학의 날 기념식에서 “훌륭한 과학자 한 명이 유전(油田)보다 더 가치있는 시대가 열렸다.”며 “풀뿌리 개인연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 개인의 과학적인 도전과 실험을 장려하겠다.”고 밝히고 국가연구개발투자를 매년 10% 늘려서 2012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확대하여 세계 최고수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욕적인 목표달성은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물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에서 과학기술예산 확대 및 관련 입법활동에 대한 초당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 곧 2010년도 정부 예산편성과 심의가 시작된다. 여전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단기수요를 감안할 때 여유 없는 상황이지만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위기 뒤에 올 성장 기회의 선점을 위하여 그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이 중요한 시점이기에 우리 국회의 초당적인 지원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우리 과학기술계는 이와 같은 정부와 국회의 초당적인 지원에 세계적인 연구 성과로서 화답해야 할 것이다. 지난 40여년에 걸쳐 크고 작은 많은 성과를 창출하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발전을 선도해 온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우리 국가혁신전략을 모방·개량형에서 창조적·선도형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재도약해야 할 것이며, 기업 또한 외환 위기 때 먼저 연구개발비를 줄이고 연구원부터 감원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오히려 외국의 경쟁사들이 주춤하고 있는 이때를 기회로 연구·개발(R&D) 투자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김상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 [열린세상] 경제위기 극복, 내수확충이 핵심이다/정영일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경제위기 극복, 내수확충이 핵심이다/정영일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글로벌 경제위기의 양상이 금융시장 불안으로부터 실물경제 장기침체로 확산되면서 각국 정부는 금리의 대폭인하 및 통화공급 확대에 덧붙여 대규모의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얼마전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경제는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성장을, 세계교역량도 80년만에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와 내년의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수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 전년동기 대비 4.3%의 마이너스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 급락세가 추춤해진 것은 정부의 인위적 경기부양책에 기인한 결과일 뿐 설비투자의 급감과 민간소비의 부진으로 본격적 경기회복의 전망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세계경기침체에 따른 큰 폭의 수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의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정부가 연간 흑자규모를 150억~200억달러로 전망하는 등 ‘축소형 흑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환율 상승과 자본재 수입 급감 등에 기인한 결과여서 앞으로 환율하락기나 수출시장회복기에 가서는 경쟁국들에 비해 불리한 영향을 받게 될 우려가 크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인근 아시아 수출국들의 상황이다. 무역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5배에 이를 만큼 대외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는 올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1.5%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올해 성장률전망치를 마이너스 6~9%로 하향조정하는 등 ‘싱가포르 쇼크’에 빠졌다. 타이완의 마잉주 총통도 세계전자제품 수요감소와 D램 가격하락으로 인한 경제타격에 대해 수출에만 지나치게 의존했던 정책운영이 문제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싱가포르·타이완 등 아시아의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들이 지닌 공통적 약점은 국내시장규모가 너무 작아 불황기의 외부충격을 완화할 만한 내수시장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비교적 국내시장잠재력이 크고 무역의존도가 낮은 중국과 일본은 급감하는 수출 대신 내수확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 인구대국이면서도 수출지향적 성장전략으로 무역의존도가 68%에 이른 중국은 4조위안(약 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수립하고 낙후된 내륙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을 통해 도·농간 소득격차, 열악한 주거환경, 과도한 수출의존과 빈약한 내수시장 등 경제구조의 취약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GDP의 3%에 이르는 15조 4000억엔(약 200조원)에 달하는 사상최대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무역의존도 29%의 일본 또한 전체 재원의 40%를 저탄소혁명, 21세기형 인프라정비 등 중장기 성장전략에 배분함으로써 한계에 달한 수출의존형 성장 대신 내수진작을 통한 경제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이미 84%에 이른 한국의 선택은 너무나 자명하다.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노력은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넘어 언제 또다시 닥칠지도 모를 외부충격에 대비한 내수기반 확충을 통해 수출편중형 경제로부터 수출과 내수 등 두 개의 성장동력을 갖춘 균형있는 체제로 전환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대외여건의 급변으로 수출이 곤두박질쳐도 든든한 내수시장으로 버텨낼 수 있는 안정적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 의료, 관광, 컨설팅, 법률 등 지식서비스분야의 육성에 정책의 중심을 두면서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고 사회안정에 기여할 취약계층의 복지향상에 노력함으로써 크게 이완되어 있는 사회통합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은 경기부양을 위한 단기대책을 넘어 우리 경제사회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중장기비전과 전략모색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정영일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 “MOU만은 피하자”

    ‘제발 재무개선약정(MOU)만은 피하자.’ 재무상태 불합격 판정을 받은 14개 대기업 그룹의 솔직한 속내다. ‘합격’ ‘불합격’ 여부는 좀 망신스러우면 그만이지만 약정체결로 이어지면 계열사 매각,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현재 11곳 정도가 살생부 명단(MOU)에 오르내린다. 이 때문인지 MOU는 피하려는 기업과 ‘원칙은 원칙’이라는 은행의 막판 기(氣)싸움도 치열하다. ●11곳 정도 살생부 명단 오르내려 희비는 간발의 차다. 실제 MOU가 유력시되는 기업들 가운데는 그럴듯해 보이는 곳이 많다. 최근 무리한 인수·합병(M&A)을 한 탓에 외부에서 보기엔 오히려 사세(社勢)가 확장된 곳이다. 하지만, 꼼꼼히 둘러보면 M&A 이후 쇼핑 후유증을 앓는 곳이다. D사와 K사가 대표적이다. D사는 재무구조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지난해 무리하게 회사를 인수하는 바람에 재무 상태가 한때 바닥까지 내려앉았다. 자체 노력으로 한고비는 넘겼지만 결과적으로 재무평가에서는 합격점을 받고도 MOU를 맺어야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9월과 올 1월 알토란 같은 계열사를 매각해 그나마 급한 불을 끈 상태로 안다.”면서 “하지만 추가로 계열사를 처분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건설사와 물류회사 등을 인수하며 단숨에 재계 10위권 안으로 도약한 K사도 차입금에 발목이 잡혀 망신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계열사 유상 감자(減資)와 회사채 등을 발행해 현금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MOU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최근 몇 년간 유통사에 증권사까지 인수해 기업들의 부러움을 산 Y사도 외형 확장에 따른 후유증을 심하게 겪고 있다. 이미 자체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자구노력을 인정받아 가까스로 막판에 MOU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알토란을 챙겼다고 좋아할 때가 엊그제인데, 현금 마련을 위해 도로 알짜회사들을 뱉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토록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실감케 한 때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일단 MOU 피한 조선사는 후폭풍 대비 반면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MOU는 맺지 않아도 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쉬기엔 이르다. 예뻐서 봐준 게 아닌 탓이다. 조선업체가 대표적이다. 조선업은 별도의 합리화 계획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일단 MOU 대상에서 제외했다. 부채 비율이 600%가 넘는 D사가 수혜 대상이다. 그러나 또 다른 D사는 조선 부분 핵심 계열사가 워크아웃 중인데 자칫 그룹 전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유로 약정 체결 대상에 포함됐다. 단기 성적이 좋아 약정을 피한 곳도 있다. H사는 불합격판정이 났지만 업황 전망과 올해 1·4분기 성적이 모두 좋다는 이유로 MOU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근 증자를 통해 재무 구조가 호전된 것도 한몫했다. 또 다른 H사도 환율 변화로 최근 영업 실적과 현금 유동성이 몰라보게 좋아졌고, 사업 현황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서 간발의 차로 MOU를 피했다는 후문이다. MOU를 피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원해 줄 자금도 있고 경제 여건도 그나마 괜찮을 때가 기회”라면서 “기업 입장에선 아플 수 있지만 아프다고 모두 독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프로농구]하승진 잘해야 이긴다! 하승진 막아야 이긴다!

    “준비는 끝났다. 올 시즌에는 농구대통령이 챔피언에 오른다.”(KCC 허재 감독) “(작년 준우승하고) 일 년 동안 권토중래했다. KCC에 무한도전해 삼성팬들과 서울 찬가를 부르겠다.”(삼성 안준호 감독) 17일 서울 논현동 한국프로농구연맹(KBL)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미디어데이. 결전을 하루 앞두고 만난 두 감독은 양보 없는 입담으로 우승컵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정규리그 3·4위가 챔프전에서 맞붙은 건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 높이(동부·KCC·전자랜드)와 스피드(모비스·삼성·LG)의 대결로 ‘황금분할’ 됐던 플레이오프(PO)에서 살아 남은 두 대표주자가 챔프전에서 농구의 진수를 겨루게 됐다. 리그 최단신팀 삼성에 하승진(221㎝)이 버티는 KCC 골밑은 버겁기만 하다. 스스로 “한 시즌 동안 배울 걸 PO 10경기에서 다 경험했다.”고 말할 만큼 하승진은 국내 최고의 센터(서장훈·김주성)들과 부대끼며 부쩍 성장했다. 수비를 등지고 골밑에서 편하게 넣는 훅슛과 리바운드는 물론, 자유투성공률(PO 51.9%)까지 높아져 진정한 ‘골리앗’으로 거듭났다. 하승진의 폭발력에 따라 우승컵의 향방이 정해질 터. 여기에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전자랜드와 동부를 차례로 꺾은 상승세도 무섭다. 다만 체력부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 반면 삼성은 베테랑 가드가 즐비하다. 빠른 백코트에 상대의 얼을 빼놓는 팀 속공이 주특기. 특급가드 이상민, 강혁, 이정석은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바꾸는 머리와 힘을 지녔다. 강한 압박과 더블팀으로, 골밑으로 가는 패스를 차단할 능력 역시 충분하다. 테렌스 레더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던 삼성은 PO를 거치면서 강혁-애런 헤인즈의 2인 공격, 스리가드 공격 등 다양한 루트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더 위협적이다. 4강 PO 4차전에서 승부를 마무리지으며 KCC보다 3일을 더 쉰 것도 유리하다. 신동파 SBS해설위원은 “삼성이 KCC 하승진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가 우승의 향방을 가를 것이다. 다만 단기전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더블팀과 조직적인 수비로 맞선다면 해법도 있다.”면서 KCC의 근소한 우세를 점쳤다. 지난해 KCC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겨 튼 이상민이 이번 챔프전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4번째 챔피언 반지를 노린다. 추승균과 이상민은 함께 KCC(현대)에 3번이나 우승컵을 안긴(97~98, 98~99, 2003~04) 막역한 사이. 카리스마 ‘맏형’이 이끄는 두 팀의 챔피언결정 1차전은 18일 오후 3시 KCC의 홈인 전주에서 막을 올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對北제재 의장성명 이후] 냉각기 장기전 대비하는 美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은 북한의 잇따른 초강수에 과잉반응을 자제하며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신속한 조치들이 단순히 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위협용인지, 아니면 실제로 강행할 의지가 있는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의도가 어느 것이냐에 따라 대북정책의 방향과 냉각기간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단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조기 복귀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NYT “단기적 사태악화 감수해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북·미 양자회담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스워스 대표는 미국을 방문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민주당 부대표와의 면담에서 북한의 6자회담 이탈 선언과 관련, “적당하다고 판단되면 미·북간 직접 협의에 응할 것”이라면서 양자 협의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15일자 인터넷판에서 미 백악관과 국무부가 사태의 장기화에도 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단기적으로는 사태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는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도 “우리가 북한과 대타협을 시도하려 해도 현 상황에서 북한이 그것을 원할지 불투명하다.”면서 “현재는 어느 쪽도 ‘적’과 타협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게 부담스러운 상태”라고 북한 관련 상황이 조기에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현상황이 후계체제 등 북한내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있어 국제사회의 압박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한다. ●일부에선 에너지·식량지원설 제기 따라서 현재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대응책은 중국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북한 설득 종용과 유엔을 통한 효과적인 대북제재 착수라는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또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거나 새로운 인센티브를 제공할지, 아니면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선택할지는 현재 진행중인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리뷰 결과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북한에 대한 에너지와 식량지원 약속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일단 이번 사태를 통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우라늄 농축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할 방침인 미국의 이란정책 추이를 봐가며 향후 미국과의 협상을 진전시켜 나갈 가능성이 높다. kmkim@seoul.co.kr
  • 500대 기업 1분기 영업익 반토막

    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 1·4분기(1~3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주식시장의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삼성증권은 13일 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1%, 전분기 대비 34.6% 줄어든 8조 8000억원에 그쳐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근 국내 증시는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과열 양상을 보인 만큼 1분기 실적 발표가 차익 매물을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더라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시장의 기대가 어떤 수준으로 형성돼 왔느냐에 따라 주가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보다 좋으면 차익 실현 매물이, 반대로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면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수가 단기적인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 이번주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G20 정상회담 이후의 쟁점과 과제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G20 정상회담 이후의 쟁점과 과제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세계경제의 85%를 담당하는 20개 국가 정상들이 지난 2일 런던에서 국제금융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에 합의했다. 핵심은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와 경기부양이다. 금융규제 강화 방안은 헤지펀드 등 전체 금융기관 감독을 담당할 금융안정위원회 설립,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 발표, 왜곡된 평가로 무용론이 제기된 신용평가기관의 등록의무제 도입, 1조 1000억달러 규모로 국제통화기금 등의 재정 확충과 재정지원 금융기관 경영진에 대한 보상체계 개편 등이다. 경기부양책은 보호무역주의 반대, 2010년까지 5조달러의 재정지출과 경제난이 심각한 개도국과 동유럽 국가 지원을 포함한다. 각국의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고 증권시장은 폭등했다. 규제강화가 국제금융시스템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1930년대 같은 대공황은 피하게 됐다는 안도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쟁점과 과제가 남아있다. 금융기관의 최저자기자본비율 인상은 건전성 회복의 핵심이자 경영진 보상체계 개선의 지름길이다. 이 비율을 낮게 유지한 것이 고배당과 고성과급의 근거인 동시에 부실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대출회수나 추가대출 회피를 우려해 경기회복 시까지 유예됐다. 그때까지라도 재원을 확충해 대출을 하겠다는 은행을 선별해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지불불능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재정지원의 대가로 주식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이 강력히 요구했던 국제통화질서의 개편도 쟁점이다. 무역과 재정의 이중적자 누적과 대규모 발권으로 달러화가 전과 같은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타협안으로 달러, 유로, 엔, 인민화폐, 루블 등을 묶은 새로운 세계통화를 만드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화폐의 경제적 가치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국제정치경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추가 경기부양을 개별국가의 판단에 맡긴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국제적 조율이 없으면 이웃국가의 경기부양책에 편승하고 자국의 노력은 최소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경기부양책을 지구온난화 방지 등 글로벌 과제와 연계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번 합의가 세계경제 위기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정상회담 전에 세계생산의 4% 이상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이 집행되기 시작해 경기전환의 가능성을 높이고는 있다. 하지만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이 소비를 억제하고 저축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 독일, 한국 등 미국 소비시장에 특화된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들이 자국의 내수확대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세계경기 회복의 관건이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합의된 5조달러가 계획대로 집행될 경우 빨라야 내년에야 국제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금융시장 개혁방안은 국제적 구속력이 없어 각국의 법과 제도에 반영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설득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금융기관 경영진의 보상체계 개편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저항 등으로 머뭇거리고 있다. 요컨대 이번 합의는 단기성과보다는 세계경제의 핵심국가들이 합의를 통해 위기대응책을 신속히 제시하는 능력을 보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효과가 더 크다. 신뢰 회복을 구체적인 효과로 전환하기 위한 조건은 각국의 조속한 합의이행이다. OECD가 정상회담 직후에 조세피난처 관련 블랙리스트를 발표한 것은 긍정적인 징후다. 한국 정부도 투자와 무역에 더해 금융도 보호무역 저지대상에 포함시킨 성과를 디딤돌로 삼아, 차기 의장국으로서 합의이행에 솔선수범해 국제공조를 주도해야 할 터다. 자본대비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실을 극복하고, 내수를 강화해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변화시켜 금융과 실물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고용문제도 조속히 해결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 鄭 “돌아와 당 살릴 것” 강수… “19대 지역구 포기” 丁 맞불

    鄭 “돌아와 당 살릴 것” 강수… “19대 지역구 포기” 丁 맞불

    10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민주당 내 주도권 장악과 당권 경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전 장관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7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복당에 실패할 경우에는 분당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하지만 정 전 장관의 탈당이 당장 연쇄 탈당과 분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지지 당원들에게 당을 계속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원내로 진입한 뒤 적절한 시기에 복당하겠다는 것이다. ■ 정동영 무소속 출마 파장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내 주류의 입지는 크게 위협 받게 됐다. 당분간 당내 4선 이상 중진과 비주류 연합체인 민주연대가 정 전 장관을 대리해 정 대표 쪽과 대립각을 세울 조짐이다. 실제 일부 정 전 장관 지지자들은 조기 전당대회론을 제기하며 정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비록 민주당을 떠났지만, 이번 전주 덕진 재선거에서 정 전 장관이 패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정 전 장관이 앞서고 있다. 문제는 재·보선 이후다. 지난해 대선과 총선 패배 이후 당을 정비해온 정 대표와 원내로 복귀한 정 전 장관과의 일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두 사람의 충돌은 양쪽을 지지하는 주류와 비주류간 세력 싸움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어차피 여당과의 의석수 차이가 큰 상황에서 분당을 전제로 한 다툼으로 번지진 않겠지만, 제1야당의 대표 자리를 놓고 정치 생명을 건 전면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는 “정 전 장관이 당선되더라도 복당시키지 않겠다.”고 미리 방어막을 치고 있다. 단기적으로 두 사람의 정치적 명암은 4·29 재·보선 결과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전주 완산갑에서도 공천에 불만을 품은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커 이번 재·보선 공천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정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의 운명은 유일한 중립지대이자 최대 승부처인 인천 부평을 재선거의 향배에 따라 결정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재·보선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만들겠다던 ‘정세균호(號)’는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강행으로, 안팎에서 거센 파고와 맞닥뜨리게 됐다. 정 대표로서는 당내 지지층인 친노 386 그룹이 검찰의 사정(司正) 수사로 초토화되고 있어 재·보선 이후 원심력 제어를 위한 동력에 손상을 입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정동영 “몸속에 민주당 피 흐르고 있다” “내 몸 속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10일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도중 간간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닷새 간의 ‘전주 잠행’ 끝에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무소속 출마를 위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잠시라도 당사를 밟아보고 싶어서 왔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민주당은 제 인생이 서린 곳”이라고도 했다. 정 전 장관은 회견에서 “고통스러운 국민과 위기에 처한 한반도, 어려움에 빠진 당에 작은 힘을 보태려고 귀국했다.”면서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은 원내에 들어가서 힘을 보태달라고 성원했다.”며 무소속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는 당원과 지지자의 뜻을 거스르는 결정을 했다. 내민 손이 부끄럽고 민망하다.”며 지도부에 서운함을 내비친 뒤 “하지만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하면서 제가 지은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에 상처가 나는 걸 원치 않는다. 지금은 제대로된 야당으로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무엇이 진정 크게 민주당을 위한 일인지 생각하고 결정했다.”면서 “제 몸 위에 옷을 두르든 아니든, 제 몸 속에는 민주당 피가 흐르고 있다.”며 ‘원내 진입 후 복당’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세균 대표의 ‘고향 불출마’ 선언에는 “오늘 이 시점에 왜 그런 발표를 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회견 직후 정 전 장관은 지지자 50여명의 응원을 받으며 승용차 편으로 다시 전주 덕진 선거구로 향했다. 한 측근은 “소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민주당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던 상황에서, 전주 덕진 재선거를 천운과 같은 기회라고 생각해 출마 의사를 밝혔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당 지도부의 공천 배제 결정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정세균 “원외 지도자 정치재개 도울 것”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달리) 당을 위해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겠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10일 정 전 통일부 장관의 ‘도전’에 맞불을 놓았다. 정 대표가 차기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고향 출마’를 강행한 정 전 장관과 명확히 대비된다. 진안·무주·장수·임실은 정 대표에게 내리 4선을 허락한 고향이다. 공천 파동에서 줄곧 정 전 장관에게 요구했던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원칙과 명분을 정 대표 스스로 실천해 보이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 수도권을 비롯한 비(非) 호남권 출마를 감내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시련에 처한 민주당의 원칙과 기강을 바로 세우고, 당 대표로서 희생과 헌신을 감내하겠다는 뜻에서 고심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날 정 전 장관의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공천 배제’의 불가피성을 언급하며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를 만류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편으로 ‘지도부 책임론’에 맞선 명분쌓기용 발언으로도 해석됐다. 그는 오전 당무위원회의에서 “정 전 장관의 정치재개를 반대하는 게 결코 아니다.”면서 “오는 10월 수도권 재·보선에서 정 전 장관을 포함한 원외 지도자들의 원내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민주개혁진영이 뭉친다면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정권교체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정 대표는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인천 부평을 지역을 방문, ‘GM대우자동차 회생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공천 악재’를 털기 위한 잰걸음을 이어갔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GM대우를 살리기 위해 추경예산에 2500억원을 반영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으며, 4월 국회에서 대우회생특별법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보선과 향후 당내 역학관계에서 정 대표의 강도 높은 ‘응수’와 정면 돌파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나라 “지역주의 부활 의구심” 10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무소속 출마 선언에 대해 한나라당은 ‘지역주의 부활’을 거론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 전 장관이) 지역주의 부활을 알리겠다는 것인지, 과연 어떤 식의 정치를 펼칠지 의구심만 든다.”면서 “정 전 장관이 잠시 독설과 네거티브의 달인이란 옷을 벗었지만, 지금까지 정치란 틀 속에 무엇을 어떻게 담아왔는지 국민은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말이 아니라 진정으로 새로운 정치를 이루려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과 정 전 장관을 동시에 겨냥하면서, 한나라당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은 이미 이번 재·보선을 경제살리기 선거로 규정했다.”면서 “전주 덕진에서 정 전 장관과 민주당 김근식 후보로 표가 분산되면 한나라당의 당선 가능성이 더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분열로 전통 야당 지지층의 표가 갈리면서,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각축이 예상되는 수도권 등에서 차별화된 선거 전략을 꾸리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핵심파악 독서 습관 PSAT 준비 큰 도움”

    “핵심파악 독서 습관 PSAT 준비 큰 도움”

    취업난 속에 공직 문마저 좁아지면서 공무원 시험 관련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으려는 ‘공시족’의 열기가 치열하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일부터 전국 각 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직설명회’에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모여들어 수험 정보를 전해듣고, 면접에 대비하는 요령을 캐물었다. 또 자신들이 공직에 입문하게 되면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궁금해했다. 지난 7일 경기도 안양 성결대에서 열린 공직설명회를 찾아 행안부가 제시하는 수험전략과, 수험생들의 궁금증 등에 대해 들어봤다. ●행안부 공직설명회 공시족 열기 후끈 이날 행안부 강사로 나선 김남옥(행시 49기) 인력개발기획과 채용제도2계장은 “독서를 하거나 신문을 읽을 때 단락별로 핵심내용을 빨리 파악하는 습관을 들이면 행시 1차 시험인 공직적격성검사(PSAT)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시험 대비는 공부했던 내용을 한 권의 노트에 요약정리한 뒤, 시험을 한 달가량 앞두고 여러 차례 반복해 보라고 조언했다. 합격과 불합격은 얼마나 자주 공부했던 내용을 복습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김 계장은 또 스터디그룹과, 먼저 합격한 선배를 멘토로 꼭 활용하고,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자책에 빠지지 말고 과감히 스트레스를 풀라고 했다. 7·9급과 견습공무원 합격 비법을 강의한 장동철(지역인재추천채용제 2기) 인력개발기획과 주무관은 “1000쪽짜리 문제집 2권을 사 두번 푸는 것보다는 400쪽짜리 책을 다섯번 보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난도가 높은 문제를 푸는 힘은 어려운 문제집을 푼다고 길러지는 게 아니라, 기본서에 충실하고 기출문제를 완벽히 숙지했을 때 생긴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의 궁금점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공무원시험에 먼저 합격한 강사들의 수험일기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 권승도(26·행정학부 4년)씨는 김남옥 계장에게 “행시 준비를 했을 때의 하루 일과가 어땠는지 말해달라.”고 졸랐다. 김 계장은 “준비 첫해는 학교를 다니며 준비를 했는데, 행정학 등 학교수업을 꼼꼼히 들은 게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고시준비를 한다고 장기간 휴학하기보다는 단기간에 끝낸다는 각오로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필기시험 다음 전형인 면접을 준비하는 요령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학생도 있었다. 행안부 강사들은 면접관이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을 얘기해보라.” 등과 같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행적을 토대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에 면접관은 이런 유의 질문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견습공무원(지역인재채용추천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조대희(20·행정학부 2년)씨는 “견습공무원에 도전하려면 학점이 상위 10% 안에 들어야 하는데 지원한 해의 성적만 반영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지난 2일 단국대학교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는 “견습공무원의 업무 만족도는 어떤가.”라는 질문도 있었다. 행안부 강사들은 “견습공무원 학점은 1~4학년의 누계 성적이 반영된다.”면서 “최근에는 보수적인 공조직에서도 견습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고 답변했다. ●공직사회의 모습도 설명 강사들은 수험생들이 합격한 뒤 겪을 공직사회의 모습도 자세히 소개했다. 공무원의 월급은 5급 1호봉이 245만원, 7급은 180만원, 9급은 145만원 정도라며, 민간기업과 비교하면 9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와 해외 대학원 등에서 자기 계발의 기회를 마음껏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옥 계장은 “단지 안정적이기 때문에 공무원을 하려 한다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 공무원에 도전해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쌍용차 10명 중 4명 구조조정

    쌍용차 10명 중 4명 구조조정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직원 10명 중 4명을 감원한다. 평택 포승공장 부지 등 자산도 팔고 신차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의문이다. 쌍용차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체 직원 7130여명 가운데 2646명을 감축한다. 사무직 300여명이 포함된다. 생산직 사원 수백명은 순환휴직을 실시한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2320억원의 비용 절감효과를 예상했다. 쌍용차는 “현재 쌍용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6.1%로 경쟁사의 1.5배, 반면 1인당 생산 대수는 3분의1에 그칠 정도로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초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C200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SUV 3개 모델, 승용차 2개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포승공단 물류센터와 영동부지 등 자산 매각을 통해 1000억∼2000억원의 단기 유동성도 확보한다. 쌍용차는 경영정상화 방안이 시행되면 올해 1425억원의 영업 적자에서 2011년 904억, 2013년 1897억원의 영업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독자 생존’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회생의 열쇠는 ‘생산성’보다는 ‘판매’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인력감축을 골자로 한 자구안은 교과서적인 수준”이라면서 “신제품을 통해 얼마나 고객 수요를 붙잡아 수익으로 연결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쌍용차의 올해 판매 여력이 2007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5만 5650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보다 과감한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쌍용차가 미래를 걸고 있는 C200의 성공도 안갯속이다. 자동차 시장이 소형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데다 고유가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수천억원에 이르는 C200의 연구·개발 자금 마련도 만만치 않다. 정부와 업계는 여전히 ‘제3자 매각’을 현실적 대안으로 보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최대한 구조조정한 뒤 국내외 기업과 인수·합병(M&A)하고 세제혜택 등 지원을 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유력 업체에 소형 SUV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납품하는 특화 업체의 길을 모색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SUV 원천기술과 함께 BMW 중국 공장 수준의 낮은 임금이 전제돼야 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파열음도 예상된다. 쌍용차 노조는 ‘총 고용보장’의 배수진을 치고 파업 등 강경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쌍용차는 다음달 22일 채권단 회의에서 회생 또는 청산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北 로켓 발사]북한의 향후 행보는

    5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한반도와 동북아가 다시 강풍 속에 출렁이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함으로써 보다 향상된 장거리 미사일 능력의 확보를 입증했다. 핵무기를 탑재할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그러나 우주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3단계 로켓 가운데 2, 3단계 추진체가 한꺼번에 바다에 떨어지는 등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능력에는 못 미쳤다. 당초 북한이 원하던 대미 협상력 확보에는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미국 본토까지 이르는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렇지만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라 국제 사회의 제재 논의가 시작됐고 북한이 이에 반발하면서 한반도 및 동북아정세는 더 깊은 긴장 속으로 빠져들 상황이다. 대응을 둘러싼 물밑 외교전도 뜨겁다. ●우발적 제3 서해교전 가능성 커져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대해 북한의 입장은 강경하다. 유엔 안보리가 제재할 경우 북핵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제재로 6자회담이 깨지면 추가 핵실험 등 핵무기 개발을 계속 해나가겠다며 선제 대응까지 해 놓았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24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적대관계 청산 없이는 핵무기를 내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4일엔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총련기관지 조선신보가 “로켓 개발국은 미사일 개발국의 능력을 가진다.”며 국제사회가 로켓 발사에 대결 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로켓 기술을 군사적으로 전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유엔의 추가 제재 움직임 등에 북한은 서해나 동해상을 향한 중·단거리 미사일의 추가 발사, 제3의 서해교전 등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우리 군은 전군에 군사대비태세 강화 지시를 내리는 등 경계 태세를 한 단계 높였다.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날 “군사적 대치상황에서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국지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계선을 확인하기 어렵고 국제적으로 분쟁지역임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의 충돌 우려를 꼽았다.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 속도를 늦출 태세다. 냉각기간을 갖겠다는 자세다. 북한과 대화를 통해 핵과 미사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풀어 나가겠다고 밝혀 왔지만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비칠 수 있는 행동에는 조심하고 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계속 위험하다고 경고해온 입장에서 핵 운반수단인 로켓 발사에 아무 일 없었다는 식으로 지나가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이 의도하는 북·미 양자관계 로드맵이 신속하게 추진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北, 추가 핵실험은 않을 듯 반면 미국과 일본이 북한 발사체에 대해 요격을 시도하지는 않아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벗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발사체에 대한 요격을 군사적 공격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경고해 왔다. 이에 따라 냉각기는 갖겠지만 대화 재개의 여지는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화 통로는 열려 있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히려 일정한 냉각기간 뒤 북·미 양자 직접대화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단기간 경색국면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 한반도 긴장이 더 첨예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외교적 반전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5080] 지출억제하고 장기투자하면 여생편안이라

    [5080] 지출억제하고 장기투자하면 여생편안이라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은 79.4세(남성 76.1세, 여성 82.7세)이고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평균 퇴직연령은 만 53세로 2003년 이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평균 취업연령은 28.8세이므로 퇴직 후 기간(약 26.4년)은 취업기간(약 24년)보다 더 길다. 이제 노후 생활은 여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 제2의 인생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5080’에서는 재테크, 취업, 창업, 여가 활동 등 은퇴 후의 관심사에 관해 10회에 걸쳐 살펴본다. ●예·적금, 느림의 미학 재테크라고 하면 금융상품 중 펀드나 주식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저금리시대 예금은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는 펀드나 주식에 비해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다. 90년대 10%대던 은행금리는 지금 4, 5% 안팎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예금도 투자다. 수익률이 낮다고 생각하겠지만 참고 기다리면 결코 그렇지 않다. 특히 노후대비 자금 마련처럼 멀리 보는 재테크는 안정성이 생명인데, 예·적금이 적격이다. 정기예금의 장점은 복리 재투자에 있다. 연 10%의 상품에 가입해서 이자를 받으면 25년 동안 누적수익률이 250%이지만, 이자를 찾지 않고 그대로 두면 25년 후에는 원금이 10배가 넘는다. 이러한 복리 효과를 누리려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잊고 지내다 보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계좌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때가 있다. 예·적금은 투자 목표에 따라 꾸준히 재투자해야 하고, 목적을 이루기 전까지는 인출하지 않아야 한다. 만기가 채 되지도 않아 인출해 생활비로 쓰거나 자동차·냉장고를 사는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해 버리면 재테크는 실패한다. 특히 노후를 대비한 예·적금은 까치밥 남기듯 여윳돈을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개인연금신탁이나 연금보험도 권장상품이다. 이 계좌가 목표액 1000만원의 정기예금이라면 만기 후 다른 상품으로 옮기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주식, 욕심 부리면 치명타 퇴직 후 노후자금으로 주식을 하기 위해서는 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일시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생계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여유자금으로 하는 게 좋다. 투자자산 1억원에서 5000만원이 손실돼 잔금 5000만원이 남는 것과, 10억원에서 5000만원이 손실돼 9억 5000만원이 남는 것은 체감상 큰 차이가 있다. 은퇴자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위험도를 감내할 수 있는 정도가 낮다. 안정적인 수입이 없어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채워 나갈 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번의 실패에도 치명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직접투자는 여간한 경험자가 아니면 힘들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는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만큼의 비율만 하라.”고 조언한다. 30대에는 자산의 70%를 투자해도 앞으로 지속적인 수입이 있고 사회초년생이라 그 자산 규모도 작기 때문에 주식의 변동성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반면 70대는 그렇지 않아 자산의 30%만 투자하라는 얘기다. 변동성을 감당하지 못하는 노년층이라면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펀드, 쉽고 안정적으로 펀드는 직접 투자와는 달리 금융기관이 고객의 자금을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간접상품이다. 따라서 믿을 수 있는 뛰어난 펀드매니저를 통해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후가 되면 재테크에 대한 전문지식이 떨어지고 판단력도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을 감안, 본인의 재무적인 의사결정을 도와줄 금융 어드바이저 한 명쯤은 옆에 두고 자문을 구해야 한다. 또 펀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쉽고 안정적인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노후에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펀드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며, 원금이 보장되는 원금보존추구형 펀드로 자금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투자의 실패율을 낮추기 위한 분산투자는 기본이다. 펀드는 장기투자가 생명이다. 실제로 좋은 펀드를 장기투자하면 주가 수준에 상관없이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좋은 펀드는 상승기에는 주가보다 많이 오르고 하락기에는 주가보다 적게 내리면서 꾸준히 수익률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절세는 덤, 제2금융권 공략하라 올해 세법이 일부 개정됐다. 세금우대 한도가 일반인의 경우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경로자(60세 이상)는 6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었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상품을 통한 비과세 또는 세금우대 항목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므로 본인에게 주어진 비과세(10년 이상 연금), 세금우대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특히 제2금융권의 경우에는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므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이정걸 재테크 팀장은 “일반적으로 은퇴 이후 10년은 여유로운 시간을 이용해 여행이나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지출이 발생하는 시기이고, 그 다음 10년은 건강유지 및 의료비용으로 경제적 지출이 커지는 시기다. 노후 재테크를 성공하려면 일단 지출을 줄여야 하며 신중하고 철저한 계획을 통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시론] 잡 셰어링, 장단기 처방 조화 이뤄야/신방웅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전 충북대 총장

    [시론] 잡 셰어링, 장단기 처방 조화 이뤄야/신방웅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전 충북대 총장

    경제 불황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자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온 젊은이들을 위해 일자리 나누기 운동, 이른바 ‘잡 셰어링’이 일어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금씩 돈을 모아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들이 미취업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에는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다. 잡 셰어링의 핵심은 일자리를 만드는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하느냐는 것이었다. 대졸초임 깎기는 입사하는 젊은이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임원의 임금 반납은 창의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의지를 꺾을 수 있다. 최근 형평성 문제를 들어 기존 직원들의 임금 삭감까지 검토하는 분위기다. 그렇게 해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일자리를 늘려야 할 때다. 극심한 경기 침체로 민간에서 신입 사원을 채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달 19일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5조원을 들여 일자리 55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정책으로 18만 1000명의 청년실업자가 올해 일자리를 얻거나 교육훈련을 받게 된다. 이로써 젊은이들이 취업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다소 줄이고 미래를 준비하고 설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들의 극심한 미취업 사태는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역량을 힘차게 발휘하는 사회는 경제적으로는 물론이고 문화 전반적으로도 발전과 도약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한 일자리 대책’이 잘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이 그렇다면 일자리 창출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은 과연 무엇인가. 인재를 키울 마음과 인재를 키울 여건 조성 이 두 가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 기업, 교육기관의 구성원들에게 인재를 키울 마음이 절실하게 있어야 한다. 우수한 인재의 지적 재산 창조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이야말로 국가의 미래 전략이며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우리 사회가 창의적인 인재 육성에 목말라 있다면 교육기관의 시스템 보완 등 그에 상응하는 교육 과정을 편성하여 급변하는 사회에서 창조적 감수성과 뛰어난 상황 적응력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현장 상황 적응 능력이 낮은 졸업생을 배출하는 일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과 같이 변화가 극심한 우리 사회에서는 기계적 암기에만 능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사람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의 인식에 교육은 꼭 필요하지만 연구는 나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교육 기관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지적 재산을 창조하는 연구 개발에 힘쓰는 인재를 키워야 하고, 지금과 같이 경제가 어려울수록 연구비 지원 등 지속적인 투자를 계속하여 그에 상응하는 연구 성과가 꾸준히 나오도록 하는 것이 또 다른 미래의 위기 상황에 대비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아무리 고급 인력을 적극 육성하였어도 인재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유능한 인재는 외국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 이처럼 인재를 키울 환경을 제대로 형성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기업은 직장에서 마음껏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는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신방웅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전 충북대 총장
  • 기업들 현금확보 전쟁

    기업들이 현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나 은행권으로부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회사채 발행은 물론 자사주까지 내다 팔고 있다.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을 넘어 향후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시장이 열릴 경우 알짜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실탄 확보’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액 및 발행예정액은 25조 791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4분기 14조 6453억원에 비해 76.1% 증가한 것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BW는 발행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다. 최근 기아차가 4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이 1000억원, 코오롱이 400억원의 BW 발행에 성공했다. 이수화학(200억원)과 경윤에코에너지(150억원), 가비아(40억원), 에스씨디(35억원) 등도 BW 발행계획을 공시했다. 자사주를 처분하는 상장사들도 부쩍 눈에 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를 처분한 상장법인은 17개사로 작년 같은 기간 14개사보다 21.4% 증가했다. 반면 자사주를 취득한 회사는 12개사, 처분금액은 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4%, 97.4% 급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시론] 남북관계 여름쯤 풀릴까/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시론] 남북관계 여름쯤 풀릴까/서재진 통일연구원장

    북한이 ‘10·4 정상선언’의 철저이행을 구실로 대남비방을 시작한 지 1년이 됐다. 북한은 대남비방 강도를 높여가더니 지난 1월17일에는 대남 전면대결 태세를 선언했다. 북한의 의도는 핵문제, 미사일 발사 기도 등 일련의 동향과 함께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보인 일련의 대남동향은 면밀히 계획된 것이다. 이렇게 다각적인 방식으로 지속하는 데는 몇 가지 중요한 전략적 목적이 있다. 첫째는 내부 통합과 내부 정치일정에 맞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다. 경제난 지속으로 권력의 정당성이 실추되고 불만이 확산되자 외부의 적을 만들어 전쟁 분위기를 조성해 관심을 돌리고 사회통제를 강화하려고 해 왔다. 다음달 9일 열리는 12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3기가 출범하고 여기에 맞춰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선군정치라는 통치이념을 추진한 것이 정당하다고 홍보하려는 정치일정을 갖고 있다. 국제사회가 아무리 미사일 발사를 막으려 해도 우주개발용 위성이라는 명분으로 강행하는 이유는 내부 정치적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둘째는 대미정책의 일환이다. 북한은 대미 국교정상화를 생존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그러지 못할 경우 경제회생이 힘들고, 대외관계에서 고립봉쇄를 면하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핵 포기를 지연시키는 데는 국내 정치적 이유가 크다. 북한은 핵 포기의 전략적 선택을 하지 않은 채,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해 군사적 압박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핵무기 투발용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부각시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령 ‘키 리졸브’ 한·미 연합훈련 기간 동안 북한은 개성공단을 볼모로 미국에 항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시, 군사적 충돌 위협 등 가능한 한 여러 방식으로 북·미 관계가 교전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려 했다. 셋째는 대남정책의 일환이다. 북한은 미국 행정부 교체시기에 미국과의 협상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그 기간 동안은 대남 적대관계를 조성하여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꾸도록 압박하고 아울러 북한 내부 통합에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북한이 ‘10·4 정상선언’ 불이행을 빌미로 대남 긴장을 조성하여 단기적 목적을 추구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도 있다.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가 긴장된 상황에서 북·미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년간 북한의 대남비방과 군사위협이 소강상태로 퇴조하는 시점은 미사일 발사와 제재 국면이 끝나고 북·미 대화가 재개되는 여름쯤으로 예상된다. 남북간 신뢰의 한계로 북·미 대화와 같은 시점에 남북대화가 재개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몇 개월의 시차는 있어도 북·미 대화의 재개가 남북대화의 재개를 추동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99년 9월 ‘페리 프로세스’가 시작된 이후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됐고, 2007년 6자회담 2·13 합의 후에 10·4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북한의 대남비방, 대결태세 유지 등 여건 불비로 우리 정부는 적극적 대북정책 추진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북한의 전략적 의도를 직시하면서 남북관계 진전에 대비해야 한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
  • 한국경제 바닥 쳤다 ?

    한국경제 바닥 쳤다 ?

    “도대체 우리 경제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다는 것인지….” 대기업 부장 김모(47)씨는 요즘 많이 혼란스럽다. 경제가 좀 나아진다는 것인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인지 도통 갈피를 못 잡는다. 어떤 날은 경제 전문가가 방송에 나와 “이제부터 본격적인 어려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고, 어떤 날은 “우리 경제가 곧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신문에 실린다. 경제 사정이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기 바닥론이 고개를 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6일 주요 경제연구기관의 이코노미스트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섣부른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낙관론은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경기하강 속도가 다소 느려진 것, 미국경제에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난 것 등에 근거한다. 환율과 주식 등 금융시장의 안정과 함께 4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3월 무역수지 흑자, 넉 달 만에 증가세를 보인 광공업 생산, 1월에 이어 2월에도 증가세를 보인 산업생산, 그리고 두 달 째 이어진 부도업체수 감소 등이 경기의 훈풍을 예감케 하는 지표들이다. 미국과 중국의 금융시장과 실물경기가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실어준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월 말부터 이미 금융시장이 바닥을 찍었고, 단기적으로는 확실히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한층 어려워질 것을 걱정하는 의견이 우세한 게 현실이다. 특히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의 체감경기에 관한 한 더 나빠지거나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 같은 상태로 한참을 갈 것이란 분석이 압도적이다. 정부도 비슷한 시각이다. 지난 25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회복 과정이 외환위기 때보다 길고 더딜 것”이라면서 “1·4분기가 지나면 부실이 현재화하면서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고용 사정이 악화되고 개인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재정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도 “기업들이 안 무너지고 금리가 낮아 사람들이 체감을 못할 뿐이지 더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면서 “개인들은 ‘경기가 언제쯤 살아날까.’가 아니라 ‘경기 침체의 영향이 언제쯤 나에게 직접적으로 닥칠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상승할 것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 과도한 하강에 따른 반작용으로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플러스(+)를 기록할 수 있겠지만 탄탄한 실적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분기 성장률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구조조정이 이제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을 뿐”이라면서 개인들이 느낄 경제적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도 “바닥론은 너무 성급한 얘기”라면서 “지난 연말부터 정부가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연초라는 계절적 특성상 지표가 다소 개선되면서 생긴 심리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관건은 경기가 확장 국면에 접어들 수 있느냐는 것인데 경기선행지수 등 예고 능력이 있는 지표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IMF “中 제안한 새 기축통화 논의”

    IMF “中 제안한 새 기축통화 논의”

    기축통화를 둘러싼 ‘쩐의 전쟁’이 심상치 않다. 중국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국제통화기금(IMF)이 관리하는 특별인출권(SDR)을 새로운 기축통화로 사용하자.”는 제안에 IMF도 중국을 옹호하고 나선 것. AFP통신에 따르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25일(현지시간) “새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는 적절하다.”면서 “조만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축통화 논란에 美 당황 이번 논란에 미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IMF가 SDR를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은 우호적인 입장이다.”고 기존과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자연히 외환시장은 미국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10분 만에 유로 대비 달러 가치가 1.3%나 곤두박질쳤다. 가이트너는 15분 만에 자신의 발언을 수정, “달러는 세계의 주도적인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환시장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해 위기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줬던 까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NG파이낸셜마켓의 외환 전문가인 크리스 터너의 말을 인용, “이번 발언의 교훈은 달러의 위상이 이미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지배하던 IMF마저 등을 돌리고 외환시장마저 요동치자 미국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미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미국인 만큼 미국 주도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회의론’이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자본 유동성 경색을 완화시키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 3000억달러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자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기축통화의 위상은 크게 흔들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페터슨 연구소 모리스 골드먼 연구원의 말을 인용, “지금의 경제위기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고,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최소 10년내 바뀌지 않을 것” 전망 우세 국제사회는 긴밀히 움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유엔은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 SDR의 기능 확대에 대한 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은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들에 SDR 확대방안을 회람시켰다. 러시아도 중국과 같은 입장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 국제적 영향력이 있는 석학들도 기축통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달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이번 전쟁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새로운 기축통화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기축통화는 단기적인 현상에 좌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오랜 역사를 통해 신뢰성이 검증돼야 한다.”고 전했다. 인도의 경제학자 옴카 가스와미도 “최소 10년 안에 달러를 대신할 기축통화는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특별인출권(SDR) IMF가 196 8년 국제유동성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국제준비통화로 금과 달러의 뒤를 잇는 ‘제3의 통화’. 가맹국이 국제수지 적자에 빠졌을 때 이를 팔아 국제결제 등에 이용하며, 달러와 같은 유형(有形) 통화는 아니다.
  • 金투자자 상투 잡았나

    최근 연일 환율이 떨어지면서 뒤늦게 금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이 떨고 있다. 금값이 환율에 민감하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다고 해도 이익을 볼 때와 손해를 볼 때의 체감온도는 확연히 다른 탓이다. 실제 이달 초반 환율이 1600원대를 육박할 때만 해도 1g당 4만 8400원(신한 골드리슈 기준가)대를 기록했던 금값은 환율하락과 함께 무려 보름여 만에 4만 1700원대로 떨어졌다. 3월 들어서만 금값이 16% 이상 떨어진 셈이다. 그간 승승장구하던 금 관련 금융상품 수익률도 최근 곤두박질쳤다. 신한은행 골드리슈 상품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16일 기준)은 1.34%. 이 상품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3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해 초라한 성적표다. 이 같은 수익률 차이는 최근 금 투자가 얼마나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 준다. 전문가들은 장기전이면 몰라도 단기적으로 보면 이제 금에 뛰어드는 것은 늦었다는 견해다. 가장 큰 이유는 원화가 달러 대비 지나칠 정도로 약세였고 현재는 이를 만회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환율이 내릴 것을 예상해 환 헤지를 걸어 놓는 고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은행 본점 황재호 과장은 “올 들어 환 헤지를 요구하는 고객들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투자는 해야겠지만 환율은 여전히 불안한 것이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자들은 금투자를 장기로 가져가는 모습도 보인다. 김인응 우리은행 본점 재테크 팀장은 “달러를 보유한 부자 고객 중에서는 일부 환전을 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금은 더 쥐고 있으려는 성향이 강하다.”면서 “불황 속 금의 가능성을 여전히 크게 평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신인 여배우 12명 돌아가며 만나는 재벌” 연 8만명 중동여행…여행사들 생계수단 체육활동중 부상자도… 도넘은 유공자 남발 결국 법정 가는 고교등급제 의혹 ’녹색기획관’은 자리 늘리기? 의사·경찰·‘나이트 삐끼’까지 “코끼리 주사 한 방만…” 애원
  • 한국 국가위험도, 美·英보다 낮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한국의 국가 위험도를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낮게 평가했다.11일 크레디트스위스의 최신 ‘국가 위험도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분석대상 42개국 중 19위를 차지해 국가 위험도가 중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말(23위)보다는 4계단 올라 국가 위험도가 상승했다. 국가 위험도는 CS가 세계 주요 주식시장의 전략 보고서를 작성할 때 참고하는 지표로 경상수지, 정부채무, 민간분야 신용, 예대율(예금대비 대출비율), 단기외채, 은행자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1%)와 정부채무(35%) 비중에서 평균(1%, 47%)보다 각각 양호한 평가를 받아 스페인(7위), 호주(9위), 영국(11위), 미국(13위), 아일랜드(14위) 등보다 국가 위험도가 낮게 집계됐다. 가장 위험한 국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이슬란드였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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