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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올해 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14

    ◎정치 선진화를 위한 긴급제언/금권선거 이겨내는 합리적 투표 한국정치에 있어서 선거가 갖는 의미는 회의적인 분위기이며,선거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민주주의는 선거를 바탕으로하며 국민의 합리적인 선택을 전제로 한다. 오늘날 한국 국민의 투표행태가 합리적이려면,금권선거와 지역분파성을 극복하여야 한다. 우선 금권선거를 지양해야 하겠다.선거에서 탄압과 부정,투개표과정에 있어서의 개입등 소위 관권선거는 4·19의 교훈으로 많이 개선되었다.한편 선거자금만 충분히 조달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풍조가 생겨났다.88년4월의 총선때 여당의원의 경우 20억원 정도,야당의원의 경우 5억원 정도의 선거비용이 든것으로 보도 되었다.이 선거비용은 1인당 GNP로 따져 여당의원의 경우 미국 하원의원 선거비용의 15배,일본중의원의원의 5배가 되며,야당의원의 경우 미국의 약4배 그리고 일본의 1.25배가 된다. 금권선거가 정치·경제적으로 끼치는 피해를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첫째로 선거에 몇억 몇십억원의 돈이 든다는 관행이 계속된다면 그러한 재력있는 사람만 피선거권을 지니는 제한선거로 전락될 것이다.즉 모든사람과 정당에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민주주의의 이상은 구현되지 못한다.둘째로 당선자들이 「쓴 만큼」거둬들이는 과정에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악순환이 파생된다.셋째 돈에 매여있다보니 저절로 일반 대중보다는 소수의 기득권층의 이해에 영합하는 정치가의 행태와 정책의 채택을 보게된다.넷째 막대한 선거자금이 통화증발을 유도하여 물가상승(인플레)을 초래한다.다섯째 풀린 돈은 주로 먹고 마시는 것을 포함한 서비스업에 몰려 산업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제조업이나 수출산업등의 자금난을 심각히 악화시킨다. 합리적 투표행태의 또하나의 문제는 국민들이 지역적 분파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87년의 대선과 88년의 총선에서 심화되기 시작한 지역표는 지난해 광역의회선거에도 반영되어 민자당은 호남에서 15.7%,당시 신민당은 영남에서 3.3%를 얻는데 그쳤다.더 이상 정당들에 의해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고,언론도 이러한 면에서 배전의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봉건영주시대를 통해 분열과 상쟁의 역사를 지닌 일본에서 조차 사는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립하는 지역감정은 없으며 오히려 민족적인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여 왔다.작년 9월1일 연방창립 7백주년을 맞은 스위스는 26개의 자치주로 구성된 다민족 다종교 다언어의 연방이면서도 상호이해와 관용 및 소수권리보호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평화와 번영을 유지해 왔다.남북통일을 목전에 둔 한국은 지역화합부터 도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자질있는 정치인들이 선출되고 정당간의 경쟁과 균형을 통한 의회정치만이 국민들에 의한 요구가 점점 많아지는 현실과 미래에 잘 대응할 수 있는,그리고 갈등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바람직한 정치체제인 것이다.공명선거는 바로 이러한 민주정치를 흥하게 하느냐 망하게 하느냐의 갈림길이다.국민의 올바른 투표행태와 합리적인 의식혁명을 기대한다.
  • 「정신보건법」 제정 다시 추진/보사부 업무보고

    ◎6월 공청회 거쳐 연내 입법/정신질환 국비치료… 중병환자는 강제 입원 정부는 29일 정신질환자의 치료비를 국가가 부담하고 이들의 각종 우발범죄를 막기 위해 중병인 경우 격리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정신보건법을 연내 제정키로 했다. 안필준보사부장관은 이날 청와대에 서면 보고한 자료에서 이같이 밝히고 오는 6월 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9월 정기국회에 상정하겠다고 보고했다. 보사부가 마련한 정신보건법 시안에 따르면 지금까지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규정을 보완,정신질환으로 본인 또는 타인에게 위해가 우려될때 강제입원을 시킬 수 있도록 추진해 오던 것을 2인이상의 정신과 전문의의 일치된 진단이 있을 경우에 강제입원시킬 수 있도록 했다. 또 이같은 강제입원 때는 환자 본인 또는 보호의무자·정신의료시설장 등이 퇴원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퇴원청구가 없더라도 입원 3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퇴원할 수 있도록 했다. 보사부는 그러나 강제입원환자가 퇴원할 때 2인이상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결과,환자 본인 또는 타인에게계속해서 위해가 우려될 때는 입원연장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 「춤의 해」 첫 행사/오늘 「무용의 밤」

    ◎마로니에공원·문예회관서 개막축제 「92 춤의 해」가 29일 「무용인의 밤」으로 시작된다.「춤의 해」의 정식출범은 오는 2월29일로 예정된 개막제부터지만 「춤의 해」가 시작됐음을 무용계 안팎에 선포하는 뜻을 지닌 「무용인의 밤」으로 「춤의 해」의 열기가 달아오른다. 서울 마로니에공원과 문예회관대극장에서 29일 하오5시에 열리는 「무용인의 밤」은 올 한햇동안 이어질 「춤의 해」행사들의 순조로운 진행을 기원하며 그동안 무용인들간에 빚어졌던 불협화음을 씻어내기 위한 화해와 단결의 한마당이 된다.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인천시립무용단이 개막축제공연을 펼친후 장소를 문예회관으로 옮겨 5시간동안 문화계인사들의 축하메시지낭독,「춤의 해」사업계획보고및 자축공연이 이어진다. 자축공연으로는 중견무용가 남정호 이애주씨와 광주시립무용단의 공연,그리고 원로무용인 김천흥옹의 「춘앵무」가 마련됐다. 「무용인의 밤」에 이어 본격적으로 시작될 「춤의 해」는 「춤의 대중화」와 「춤공연의 활성화」를 중점사업으로 펼쳐나간다. 이를 위해 「춤의 해 운영위원회」(조흥동·이순열 공동위원장)는 「춤의 해」캐치프레이즈를 「온누리를 춤의 꽃밭으로」로 정하고 「봄축제」「젊은 춤꾼들의 겨울축제」등을 기획,1년내내 춤공연을 펼침으로써 국민들이 최소한 1번이상은 춤무대를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춤의 해」최대행사는 「서울무용제」의 일환으로 치러질 「한민족무용제」.춤을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된 이 행사에는 소련·중국등 공산권을 비롯,지구곳곳에 흩어져 살고있는 해외동포무용가들이 초청된다.현재 섭외중인 무용가로는 현대무용의 미나유(독일),홍신자·김영순·유영하(미국),김현옥(유럽)과 발레의 강수진·이상만·허병순(미국),주리(스페인)등이 있다. 이밖에 주요행사내용은 다음과 같다. ◇춤의 대중화=▲상설춤축제무대(마로니에공원·남산식물원·팔각정등)▲여름야외축제(8월·전국피서지해변및 야외미술관) ◇춤뿌리찾기=▲마을춤발굴▲옛 춤큰잔치▲명무전등 ◇지방무용활성화=▲전국지방무용제(6월)▲전국무용학원및 무용교사특별 워크숍(8월·벽제 무대예술연수관)▲전국무용연수회등 ◇춤저변확대=▲춤의해 기념 청소년공연예술제(5월·국립극장)▲움직이는 국립극장·국립국악원▲전국중고등학생무용경연대회▲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등 ◇학술행사=▲세미나(교육제도와 방법·동양춤 학술대회·공연형식메소드·직업무용단활성화등)▲무용도서자료집발간(근대무용사60년 총정리)등
  • 현대자,휴업 10일만에 정상조업/전체근로자 91% 출근

    ◎노조집회 무산/경찰,전단배포자 13명 연행 【울산=이용호기자】 현대자동차(사장 전성원)는 27일 상오 근로자 91.3%가 출근한 가운데 정상조업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지난 15일 노조의 쟁의돌입에 맞서 휴업조치를 내린지 10일만인 이날 상오8시쯤부터 주간근로자 2만2천여명중 2만1백여명이 출근한 가운데 부서별로 조업을 재개했다.그러나 5개 공장중 승용1공장은 2개 생산라인 가운데 1개 라인만 가동됐으며 승용2공장은 콤베어가 작동되지 않아 완전 정상조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측은 이날 출근하는 근로자들에게 노사단합으로 회사를 살리자는 내용의 유인물 1만5천여장을 배부했으며 『출근을 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무단결근으로 처리,임금을 지급치 않을 계획이며 출근자들에는 설날까지 생산장려금을 지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측은 이날 하오1시 울산대학교정에서 성과급분배 완전승리를 위한 조합원결의대회를 갖기로 했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대회를 열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상오 출근근로자들에게 이헌구노조위원장 명의로 된 「중앙비대위 투쟁속보」전단을 배포하던 노조원 전영국씨(27·디젤생산부)등 노조원 13명을 연행,조사하고 있다.
  • 김정일 생일 때맞춰 「김정일 꽃」 피우기 독려(북한 이모저모)

    ◎정세변화에 초조… 「수령­당­대중」 일심단결 강조 ○…북한은 최근 김정일의 50회생일(2월16일)을 한달여 앞두고 각지에서 김정일화를 일제히 꽃피게 하는 등 일찍부터 생일 경축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김정일화의 보급·확산에 주력해온데 이어 지난 연말부터는 김정일화를 김의 생일에 때맞춰 일제히 꽃피게 하기 위해 각급 기관 및 행정·생산단위들에 이 꽃의 보호·관리를 독려해왔는데 최근 평양의 중앙식물원을 비롯,각도 소재지의 김정일화온실,시·군의 전문보급기지 및 기관 기업소 협동농장 군부대 학교들에서 붉은 꽃잎을 활짝 터뜨리고 있다고 북한방송이 15일 보도했다. 북한방송은 새로운 꽃을 전국적으로 보급시키는데 보통 10년이 걸리는데 김정일화는 불과 3∼4년사이에 10만여 모종이 각지에 보급돼 그 분포지역이 백두산일대로부터 휴전선인근에 이르기까지 각지를 포괄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도자동지를 끝없이 흠모하고 우러러 따르는 우리인민들의 열화같은 충성심과 지극한 정성의 결실』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을 강화,격변하는 정세에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정치·경제·문화의 모든 분야에 걸쳐 『주체를 튼튼히 세우는 것』이 현 시기 사회주의건설에서의 「총적방향」이라고 강조한 이후 연일 신문·방송 등을 통해 사회주의체제 고수·발전을 위한 주체확립 및 일심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로동당의 역할과 관련한 방송 논설을 통해 당활동의 최고원칙이 『인민의 이익을 옹호하고 여기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수령­당­대중」간의 일심단결만이 간고하고 험난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한데 이어 8일자 로동신문 사설에서는 일심단결로 『반혁명적 공세를 타파하고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수발전할 것』을 강조. 북한은 또 12일자 로동신문 논설에서는 현재 그들 사회내부에 잔존하고 있는 주체사상 이외의 이색사조를 척결하고 부르주아사조의 침습을 방지할 것을 주장하면서 김일성­김정일부자에 대한 대를 이은 충성을 독려했다. ○…북한은 15일 전체경공업부문 종사자들에 대해 「인민소비품」(생필품)증산과 경공업현대화를 위한 노역배가를 독려했다. 북한은 이날 평양경공업설계사업소 창립(51년12월29일)40주를 맞아 부총리 김복신,당비서 박남기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보고회을 열고 이 설계사업소가 그동안 당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대상설계와 시공지도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켰다고 치하하면서 질좋은 인민소비품의 증산을 위한 생산시설 현대화를 강조했다고 중앙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신년사를 통해 주민생활향상을 위한 경공업발전을 강조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경공업의 주체화·현대화·과학화에 박차를 가하고 「3대혁명붉은기 쟁취운동」과 「숨은 영웅 따라배우기운동」등을 강화,설계표준화·규격화에도 힘쓸 것을 촉구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김일성이 신년사에 제시한 과업의 무조건적 관철과 김일성·김정일부자에 충성을 다짐하는 맹세문이 채택됐다고 중앙방송은 덧붙였다.
  • 합동군 「충성서약」 합의/독립국연 정상회담

    ◎「흑해함대해결위」도 설치 【모스크바 외신 종합】 독립국가연합(CIS)지도자들은 오는 2월14일 벨로루시의 수도 민스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CIS참여국들 사이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군사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CIS통합군사령관인 예프게니 샤포슈니코프원수가 17일 밝혔다. 샤포슈니코프사령관은 는 5천여명의 육·해·공군및 군사관학교 고급간부들이 참석한가운데 군의 복무여건및 개혁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크렘린궁에서 열린 군고위관계자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연방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공화국대통령도 참석한 가운데 군의 요청에 따라 CIS TV로 생중계된 이날 회의에서 또 샤포슈니코프사령관은 『어제 공정부대회의에서 CIS회원국지도자들에 맞서 궐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지난 여름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소연방대통령을 축출하려던 쿠데타를 주도했던 사람들이 현재 모스크바시내의 마트로스카야 티신감옥에 수감돼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군부의 쿠데타기도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했다. 타스통신은 이날 군고위관계자회의와 관련,각군대표들이 소연방해체 이후 군부가 당면해있는 시급한 문제들의 해결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군의 규율및 개혁,그리고 복지문제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스통신은 또 CIS의 주요현안중의 하나인 통합군문제에 언급,대다수 군대표들은 적어도 과도기간중에는 군의 편제가 통합군의 형태로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알렉산데르 루츠코이 러시아연방 부통령은 17일 프라우다에 실린 회견에서 『정치지도자들이 구소련군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군분열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나자르바예프 카자흐공화국대통령도 CIS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구소련군이 단결해야 함을 촉구했다. 이에앞서 독립국가연합(CIS) 소속국들은 16일 모스크바에서 개막된 정상회담에서 합동군으로 하여금 CIS에 대해 공동의 충성을 서약시키기로 합의하는 한편 흑해함대통제권을 둘러싼 러시아연방과 우크라이나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 미 주도 「신국제질서」 구축의 전기로/걸프전 1년…그 파장 재평가

    ◎아랍­이스라엘 반목씻고 평화 모색/저유가시대 초래… 미 전쟁의도 관철/후세인 건재속 부시 승전보는 퇴색… 재선 적신호 중동지역은 물론 세계정세에 질서재편을 불러일어킨 걸프전의 포성이 울린지 17일로 만1년이됐다. 개전43일,지상전 1백여시간만에 최첨단무기를 갖춘 미국 주도 다국적군이 완승을 거둔 걸프전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단기전으로 끝나면서 미국주도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체화시켰고 중동평화회담의 전기를 마련했다. 여하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걸프전은 미국의 군사력과 외교적 영향력을 제고시켜 「팍스아메리카나(미국주도하의 평화)」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그러나 전쟁종결과 함께 후세인대통령의 몰락과 조지 부시 미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강화를 예고하는듯 했지만 패자인 후세인은 아직 권좌를 지키고있 으며 승자인 부시대통령은 재선에 적신호가 켜졌다.미국경제의 침체로 인해 걸프전에서 얻은 부시의 영광이 퇴색됐기 때문이다.전쟁에서 참패한 국가지도자가 권좌를 유지하는 아주 드문 경우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 전쟁이후 아랍국가들간의 균열이 표면화하고 있는 반면 물과 기름사이로 여겨지던 아랍­이스라엘간 평화협상이 진행되는등 중동정치판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걸프전기간중 다국적군 참여여부를 놓고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인 아랍국가들은 같은 형제국들끼리 단결하기보다는 친미실리외교를 경쟁하는 형국으로 발전했다.한편으로는 사담 후세인의 세약화이후 사우디아라비아·이란·시리아·이집트등 여러 중동지도자들간의 주도권다툼도 치열해졌다.걸프전 직후 이들 국가간에 최신무기구입 경쟁이 한바탕 벌어졌던 것이 그 실례다.전쟁뒤 아랍정상회담 불발과 회교권국가 정상회담에서 화해를 모색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요르단등이 다국적군편에 섰던 걸프협력회의(GCC)회원국들의 냉대를 감수한 것도 아랍권 균열의 한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수만명의 희생자를 낸 전쟁의 참화는 아직도 가시지않고 있으며 이라크와 쿠웨이트에는 굶주림과 환경파괴,공포와 적대감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이라크 국제금수조치로 이라크는 전후복구는 커녕 국민의 생계유지 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유엔아동기금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5세이하의 영아 3백30만명 가운데 30%에 달하는 90만명이상이 영양실조에 걸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5세이하의 영아 사망률은 걸프전 이전의 1천명당 28명에서 현재는 1백4명으로 늘어났다.자식의 굶주림을 지켜보다못한 부모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있다. 상품 품귀로 물가는 걸프전 이전의 10배이상 올랐으며,신화폐는 영국에서 제조한 기존화폐에 비해 제조기술이 낙후,전체 통화의 20%가 위조지폐인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수도 바그다드를 제외하고는 상하수도시설조차 복구하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80%이상 파괴된 이라크의 정유시설 복구에만도 2천억달러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있다. 걸프전 발발이후 하늘을 검은 연기로 뒤덮게 한 쿠웨이트의 유전화재는 서방측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진화됐으나 후세인에 대한 악몽은 아직도 가시지않고 있다. 석유생산은 전전 35% 수준을 회복했으나 유정화재로 흘러나온 6억배럴의 석유로 인한 지하수 오염에는 거의 손을 쓰지못하고 있다.그나마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전전수출물량의 20%수준만 쿠웨이트에 할당해놓고 있어 원유생산이 완전히 정상화되더라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걸프전 직전 배럴당 41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원유가격이 개전 하룻만에 10.56달러로 일시에 폭락했다.최근에 와선 배럴당 16달러선을 유지하고 있어 OPEC가 당초 목표로 설정했던 21달러에도 훨씬 못미치고 있다.OPEC는 유가안정을 위한 감산노력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별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있다.현재 쿠웨이트가 정상수준의 원유를 수출하지않고 있고 이라크도 수출이 봉쇄돼있는 상태인데도 중동산유국들의 손발이 맞지않아 「저유가 시대」를 맞고있는 것이다. 걸프전을 주도한 미국등 서방측은 세계최대 원유자원 매장지역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선확보라는 전쟁의도를 관철시킨 셈이다.또한 전후복구사업도 침체된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 “14대 총선 3월하순 실시”

    ◎공천은 총재와 협의… 계파초월 능력위주로/김영삼민자대표 회견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은 15일 14대총선을 정부와 협의,3월하순쯤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자신은 노태우대통령과 경제·남북관계및 당무등에 대해 역할을 분담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또 이번 총선은 김종필·박태준최고위원의 협력을 얻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과 권한하에 치러질 것이며 총선후에도 자신은 당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표는 이날 상오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노태우대통령은 경제와 남북문제에 전념하게 될 것이며 나는 당을 책임지고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당의 공천권행사문제에 대해 『당운영의 책임과 권한은 같이 가는 것이며 최종적으로 총재와 충분히 협의해 결정할것』이라고 말한뒤 『이번 공천은 계파를 초월해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참신한 인재들을 등용,당의 쇄신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차기 대통령후보결정문제와 관련,『후보선출전당대회는 당헌·당규에 따라 5월에 열릴 것이며 경선은 내가 바라는 것인만큼 내가 반드시 승리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총재가 대표에게 심정적 지지를 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게 없다』고 언급한뒤 『대통령과는 수많은 주례회동을 통해 국가와 민족장래에 관한 심층적인 얘기를 나눴다』면서 대통령과의 믿음을 강조했다. 김대표는 총선승리의 관건은 당의 단결과 화합이라고 전제,『그동안 있었던 당의 분파행위는 과거로 돌리고 이제부터 단합을 저해하거나 위계질서를 문란케하는 언행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연기문제와 관련,『이번 결정은 노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정으로 나를 포함한 두 최고위원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며 『14대총선에서 이 문제를 민자당공약으로 내놓아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 김영삼대표 회견요지

    올해는 희망의 정치가 펼쳐지는 한 해가 되도록 다함께 노력합시다. 이제 우리 민주자유당은 3당 통합으로 인한 과도기적 진통을 완전히 마무리짓고 제2의 창당을 한다는 각오로 거듭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여러분을 안심시키고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당 내부문제로 인해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당의 대표최고위원으로서 죄송한 마음 금치 못합니다. 지금 우리는 국운을 좌우할 중대한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으며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과 기회는 국민 여러분의 비상한 각오와 결심을 요구하고 있습니다.이 한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국가의 장래와 민족의 명운이 결정되는 분수령이 될것입니다. 6공화국은 권위주의시대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실현하는 중요한 시기를 담당했으며 다음 정권은 이땅에 민주화를 더욱 성숙시켜야하는 시대적 사명을 갖게될 것입니다. 그리고 올 한해는 남북 유엔동시가입,화해,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비핵화 공동선언 등으로 커다란 진전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본격적으로 통일시대를 열게 될것입니다. 총선시기는 정부와 협의하여 3월 하순경에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총선에 임하는데 있어 노태우총재가 밝힌대로 당의 중심에 자리하여 김종필·박태준최고위원의 협력을 얻어 전적으로 제 책임과 권한하에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당의 대표최고위원으로서 모든 선거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하여 반드시 안정다수의석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안정의 기반을 더욱 굳건히 하고 집권후반기에 야기될 수 있는 국정의 혼미와 기강의 해이를 극소화시켜 나감으로써 노태우대통령이 훌륭하게 임기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총선에 임하는데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당의 단결과 화합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저해하거나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언행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조치하여 당의 기강을 확립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공천에 있어서도 계파를 초월하여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참신한 인재들을 등용하여 당의 쇄신된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습니다. 선거와 함께 올해는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저는 근로자와 기업인,정부와 국민 모두가 합심하여 다시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고 분발한다면 당면한 경제위기를 능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노태우대통령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연기방침을 밝힌 것도 오직 어려움에 처한 경제를 살림으로써 역사와 국민앞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용단으로 대다수의 국민이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 그루지야 반군,시위대에 발포/수명 부상

    ◎4천 군중 감사후르디아 지지시위/셰바르드나제,대통령출마 시사 【트빌리시 AP 연합】 보름동안 약 6백명의 사상자를 낸 그루지야공화국 내전은 6일 즈비아드 감사후르디아대통령이 인근 아르메니아공화국으로 탈출함으로써 일단락 되긴 했으나 7일 축출된 감사후르디아대통령에 대한 4천여명의 지지시위가 발생,군의 발포로 수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루지야 정국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날 시위는 트빌리시 철도역에서 시작,점차 인원이 늘어났으며 군중들은 「즈비아드」를 연호했다. 한편 반군지도자들은 감사후르디아대통령을 국내 송환해 재판에 회부할 것을 다짐하는 한편 국가재건을 위해 공화국민들이 단합해 줄 것을 촉구했다.트빌리시는 평온을 되찾아가고 있으나 극심한 물자난을 겪고 있으며 무장강도들이 횡행하고 있다. 타스통신은 아르메니아가 감사후르디아에게 「정치적 망명」이 아니라 단지 「임시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철권통치·경제난에 민심 등돌려/반군수뇌부 “동상이몽”… 불씨 여전(해설) 군사평의회 인사들은 이날 ▲조속한 민정 이양 ▲빠르면 오는 4월 총선 실시 및 ▲감사후르디아 재판 회부 노력 등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구왕주인 바그라티오니가를 귀국시켜 입헌군주제로 복귀할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으며 바그라티오니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한편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구소련외무장관은 이날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새로 구성될 그루지야 정부내에 참여하거나 대통령에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구소련방의 붕괴와중에서 지난 4개월동안 끌어온 그루지야 내전이 반군들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이에따라 지난 2주동안 정부청사 지하벙커에 갇힌채 저항해오던 감사후루디아 대통령을 추방하고 전권을 장악한 반정부세력은 이미 구성된 군사평의회와 임시정부를 통해 혼란수습에 나서면서 민주주의와 경제개혁 및 여타공화국과의 협력정책을 추진해나가는 한편 올4월쯤 자유총선도 실시겠다고 밝히고 있다.그루지야는 구소련의 15개공화국중발트3국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독립국가연합에 불참했으나 정권교체를 계기로 뒤늦게나마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감사후르디아가 비참하게 권좌에서 쫓겨난 이유는 집권후 독재자로 돌변했기 때문이다.그는 공산당독재치하에서 공화국독립투쟁에 앞장서왔으며 민족주의 시인으로 숭앙받아 90년10월 처음으로 실시된 다당제총선에서 자유그루지야원탁동맹을 이끌고 압승,최고회의의장에 취임한데 이어 지난해 5월 87%의 압도적지지로 직선대통령에 당선됐었다.그러나 그뒤 감사후루디아는 대통령의 의회해산권과 법률안거부권 계엄선포권을 신설하면서 민주인사를 투옥하고 비판적인 신문들을 폐간시켰으며 시위대와 남오세티아자치주의 분리주의자들을 무자비하게 유혈진압하는 등 철권통치를 펴와 국민들의 반발을 샀다. 지난해 8월 구소련의 불발쿠데타 당시에도 명확한 반대의사를 밝히지 않아 반군의 공세를 강화시켜주는 결과를 자초했다.당시 오블렌스키 쿠데타조사위원장은 그가 쿠데타 지지자 명단에 올라있었다고 밝혔다. 스탈린과 셰바르드나제전소련외무장관의 출신지인 그루지야는 인구 5백40만명으로 포도주와 과일을 주로 생산하는 경제적으로 낙후돼있는 소국이다.소연방이 해체된 상황에서 경제자립을 이룩하기가 결코 쉽지않고 남오세티아 독립문제도 남아있기 때문에 내전이 일단락됐다고 해서 그루지야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반정부세력들도 여태까지의 감사후르디아타도 투쟁에는 단결했지만 워낙 여러갈래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분열될 가능성도 없지않고 연방해체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있는 셰바르드나제의 복귀에 대해서도 지난 72∼85년 그루지야공산당제1서기 재임시절 쌓았던 나쁜 이미지때문에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 일본/교사폭행 패륜학생 급증(움직이는 세계/세계의 사회면)

    ◎문부성,「생활지도의 문제조사」 결과/작년 9백38건… 중학생이 제일 많아/급우에 대한 폭력·기물파손도 늘어/장기 무단결석 4만명… 국교생에까지 번져 일본학생들의 등교거부(무단결석)와 폭력이 계속 증가,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지난 70년대 중학생을 중심으로 급증하던 등교거부가 최근 나이가 낮아지면서 국민학교에까지 번지고 있다. 학생폭력은 동료에 대한 폭력이나 학교기물 파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서는 교사에 대한 폭력이 급증,80년대초 학생폭력이 난무하던 「황량한 학교」시대를 연상케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일본 문부성이 발표한 「생활지도상의 제문제 현상조사(90∼91년도)」에서 밝혀졌다.문부성 조사 에 의하면 91년도 등교거부(50일 이상 무단결석)학생은 국민학교·중학교에서 4만8천2백37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등교거부학생은 중학생이 4만2백23명,국민학생이 8천14명에 이르고 있다.중학생의 등교거부 증가는 최근 둔화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국민학생의 등교거부는 지난 87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최근 5년간 국민학교의 무단결석 학생수는 2배로 증가했다. 등교거부는 학습부진으로 인한 수업부담,친구관계등 학교생활의 영향,가정불화,가정환경의 변화등 가정생활의 영향및 본인문제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학교생활의 영향중 가장 주된 이유는 친구관계(국민학생 10.5%,중학생 15.3%)이며 다음은 학업부진,교사와의 관계등이다. 가정생활중에서는 직장근무등을 위한 아버지의 장기출타(국민학생(8.7%,중학생 12.1%)가 가장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다음은 가정생활의 급격한 변화,가정불화등이며 본인문제로는 정서불안,무기력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학생들의 장기 무단결석과 함께 심각한 학교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학생폭력이다.교내폭력은 지난해 1천8백87개 중학교와 4백98개 고등학교에서 발생,4년 연속 증가현상을 나타냈다.폭력건수는 4천5백9건으로 90년도보다 2.1% 증가했으며 도시학교에서의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다. 학교폭력중 교사에 대한 폭력이 고등학교에서 65.4%나 증가함으로써 학생들의 윤리의식이 문제화되고 있다.중학생의 교사에 대한 폭력건수는 90년도보다 4.2% 감소했지만 7백13건이나 발생,고등학교(2백25건)보다 오히려 훨씬 많다. 그밖에 학생에 대한 체벌,괴롭힘현상등이 교내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체벌은 8백9개교에서 9백62건이 발생,50개교중 1개교에서 발생했으며 괴롭힘현상은 2만4천3백8건으로 90년도보다 16.4% 감소했다. 일본학생들은 이같은 교내문제와 치열한 입시경쟁등으로 미국이나 유럽학생들보다 더많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중학생중 22%,국민학생중 14%가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일본 후생성조사에서 밝혀졌다. 사회학자들은 일본학생들의 이같은 문제점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과의 보다 긴밀한 협조관계를 통해 적극적인 학생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문부성도 등교거부「정의」를 현행 50일 결석에서 30일로 낮추는등 새로운 기준을 마련,학생들의 생활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개성과 인간성을 존중하는 교육제도의 도입이라고 사회학자들은 강조한다.이들은 학교는 인간성 존중과 인격도야를 위한 교육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 “일 발전 과학대중화가 원동력”(인터뷰)

    ◎한·일 과학사비교연구 김용운교수/일,고대부터 번중심 상공업경쟁체제/“기술 가져야 살 수 있다” 인식 뿌리내려/우리는 과학기술 지나치게 낙관… 문제의식 가져야 1992년은 임진왜란이 발생한지 꼭 4백주년이 되는 해다.1592년 이 땅이 조총등 선진무기를 앞세운 왜적들에 의해 유린됐다면 4백년이 지난 지금,바로 그 섬나라의 기술·경제가 한반도를 휩쓸고 있다. 더욱이 기술·경제분야에서 한국의 대일의존도는 빠른속도로 심화되고 있다.두 나라의 차이는 어떤것이고 무엇이 일본을 우위에 서게 하는것일까.두 나라의 수학사연구와 비교문화적인 접근을 통해 양국의 차이를 연구해온 김용운교수(한양대수학과)의 연구실을 이런의문을 갖고 찾았다. 『한국이 일본에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역사의 근본원인은 기술관의 차이,기술을 바라보는 태도의 차이에 있다고 봅니다.우리는 「정치」를 통해 애국하고 개인의 삶의 존재의미를 찾지만,일본은 기술로 애국하고 기술에 각 개인 삶의 모든 가능성을 겁니다.한국에선 2000년을 목전에 둔 지금도 교육은 출세의 간판일뿐이지만 일본인들은 「(기술에서 최상의 성취를 이룬 자는)기술을 통해 하느님의 나라에 갈 수 있다」는 식의 믿음을 갖고 삽니다」 김교수는 오늘의 일본은 어느날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며 기술에 대한 그들의 독특한 생각이 쌓아올린 산물이라고 지적한다.고대일본은 삶의 조건이 열악하고 비교적 개척의 손길이 늦게 닿은 개척지로서「기술은 생존과 직결된다」는 관념을 일찍부터 갖게 됐으며 그런 생각은 긴세월동안 지속된 봉건체제를 통해 뿌리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수백개의 번을 중심으로한 경쟁체제에선 내부적 단결과 끊임없는 기술혁신없이는 아무도 생존을 보장받을수 없었지요.이러한 사회역사적 조건들은 「기술을 가져야 살수 있다」는 관념을 일본인의 「원형」으로,사고와 행동의 기본틀로서 자리잡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린 어떻습니까.적지않은 일본인들은 「기술은 팔 수도 있다.그러나 이것이 어떻게 얻어진것인지 한국인들은 모른다」고 기술을 대하는 우리자세를 조소하고 있습니다.팔이 잘리면서도 강철만드는 비법을 알아내고 기뻐한 대장장이 이야기가 아직도 일본의 젊은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스승이 강철만드는 법을 알려주지않자 담금질하던 쇠를 물속에 넣는 순간 달궈진 쇠의 온도를 알아내기 위해 그 물속에 손을 집어넣다가 스승에게 팔이 잘리면서도 「알아냈다」며 기뻐한 대장장이가 기술에 관한한 일본인의 전형이란것이다. 『임진왜란전만해도 훨씬 앞서있던 우리 과학기술이 왜 정체해 버리고 말았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조선 세종대의 과학수준을 살펴보면 동양적인 방법론에 한국적인 적용을 꽃피운,당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수준이었다는데 새삼 경탄하게 됩니다.그러나 세종대의 과학기술이 이내 시들어 버리고 말 수 밖에 없었던것은 그것이 대중에 뿌리박지 못한채 왕과 몇몇 통치자들이 주도한 궁중과학이었다는데 있습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본의 과학기술은 대중에 뿌리를 두고 성장해 왔습니다』 상공업의 진흥으로 번의 부강을 도모하던 수백명의 경쟁적 영주들,돈과 명성을 위해 영주들의지원을 받으며 기술혁신에 매달리던 상공업자,그리고 지적 호기심으로 서양의 과학기술을 연구하던 폭넓은 연구자들,이들이 서로를 자극하며 일본의 기술바탕과 기술문화를 형성했다고 김교수는 말한다.이미 16세기중엽 화승총을 유럽에서 수입한지 30년이 채 안돼 유럽전체에서 만든 총기류 전체숫자보다 더 많은 조총을 만들어 수출했다는 기록에서 일본의 기술이 얼마나 광범위한 기반을 갖고 있었나를 엿보게 된다.기술자와 기술에 대한 의식전환없이 과학기술에 이해깊은 집권자들이 사라진뒤 그에대한 진흥의 맥을 끊기고 만 조선역사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바로 이점에서 그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것을 뒷받침해줄 문화적토대,사회적 분위기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그리고 최근 기술부족으로인한 수출전선의 적신호로 과학기술에 대한 국내 정책결정자들의 관심고조와 각종 육성책에도 불구,기술개발을 너무 쉽고 안이하게 낙관하고 있으며 기술개발을 사회문화적인 것과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데 김교수의 안타까움이 있다.『일본의 첨단과학연구소중 상당수는 가치관문제와 신기술이 일으키는 사회구성원의 가치기준변화등을 본격적으로 연구합니다.기술발전과 그 개발방향을 문화와 가치관연구를 통해 이끌어내는 이웃나라의 전략을 눈여겨 봐야할 듯합니다』 동생용국씨(목포대교수·수학)와 「한국수학사」등의 공저를 내는등 쉽게 읽을수 있는 과학서적저술을 통해 과학대중화운동을 펼쳐온 그는 「수학과 비극성」을 주제로 쉽게 풀어쓴 수학사·이론정리에 열중하고 있다. 27년 일본 도쿄에서 나고 자라나 미국과 캐나다에서 석·박사학위를 마친뒤 미국에서의 교수생활을 거쳐 69년부터 국내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이런 특이한 경력때문인지 비교문화적인 감각이 날카로운 그는 『일본은 급속한 경제·기술력등 세력신장에도 불구,우리와는 달리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자신들의 문제점을 심각히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비핵화선언」 채택이후 한반도 기류/긴급대담

    ◎4강의 「남북교차승인」 가능성 높아졌다/「공존의 틀」 안에서 제한적 교류 확대전망/김정일 연내 완전세습… 개방전면 나설 듯/올해가 북 체제유지 고비… 일등서 경원얻기 주력할 듯 남과 북은 지난해말 「남북합의서」와 「비핵공동선언」이라는 한반도 분단극복사에 길이 남을 두개의 역사적 합의문건을 이끌어 냈다.남과 북이 이제 비로소 통일로 다가서는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남북간 화해와 평화공존의 원년이 될 임신년 한해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북한의 대내외정책 및 남북관계 등에 초점을 맞춰 김일평교수(미코네티컷대교수·현 서울대교환교수)와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연구부장)의 대담으로 전망해 본다. ­북한 김일성주석의 올 신년사에 대해 대내외의 관심이 쏠렸으나 정작 발표된 내용을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없는 것 같습니다.올 신년사에 대해 간략한 평가를 내려주십시오. ▲김일평교수=첫째 과거에 비해 그 표현이 매우 온화해진 점을 특징으로 들수 있겠습니다.그다음 핵문제에 대해서는 「핵개발의도도 없고 능력도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으며 사회주의체제의 우월성을 유난히 강조했습니다.사회주의의 몰락을 시인했다는 일본언론들의 평가는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유석렬교수=먼저 형식상에 있어 과거에 비해 간략해진 점이 눈에 띕니다.90년 1만2천자,91년 1만4천자였던 신년사의 분량이 올해는 1만자에 그쳤습니다.또한 팀스피리트훈련중지,주한미군철수 등이 명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으며 신년사에서 해마다 강조됐던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의 소집제의가 이번에는 빠졌습니다.또 연방제란 기존의 통일방안주장도 「자주와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으로 대치됐습니다. ▲김교수=과거보다 온건한 태도로 남북관계를 정의했는데 이는 남북이 평화공존체라는 현실을 인정한데서 비롯된 것입니다.주한미군철수나 3자회담주장 등을 되풀이하지 않은 것은 대미·대일외교정책등의 전환을 위한 이념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고려로 볼 수 있습니다. ▲유교수=북한은 지금 그들 체제를 어떻게 존속시킬 것인가를 당면한 과제로 안고 있습니다.때문에 경제난타개라든가 국제적 고립탈피,대내적 사상교육의 강화등을 주요 해결방도로써 제시하고 있습니다.남북합의서의 이행과 실천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은 상대방체제의 「존중」과 「인정」을 통해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입니다. ­올해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나이가 80세,50세가 되는 해입니다.지난해말 김정일이 군최고사령관에 올랐듯 김부자의 권력승계가 올해안에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예상은. ▲김교수=남북합의서 채택이나 비핵화선언 등은 권력승계를 위한 보장조치의 하나입니다.김일성은 이를 김정일의 공로로 돌리며 권력승계를 마무리지으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오는 2월16일(김정일의 생일)과 4월15일(김일성의 생일)사이에 최고인민회의가 소집돼 국가주석직 승계가 이뤄지리라 예상됩니다.김정일은 70년대초부터 당·정 모든 기관에 「자기 사람」을 심어오고 있어 사실상 권력승계는 시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셈입니다.군최고사령관에 추대됐다는 것은 국가주석에 오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경우 김일성과 혁명1세대들의 위상을 어떻게 정립하는가가 과제로 남을 것입니다. ▲유교수=김정일권력승계는 남측이나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북한내부에서는 그리 중요한 사안이 못됩니다.김정일은 이미 권력의 80∼90%를 행사하고 있습니다.지난해부터 그는 「또 하나의 수령」으로까지 불려오고 있습니다.그 때문에 김정일이 주석직에 오르든 총비서가 되든 별 의미가 없지만 지금과 같은 격변기에 능력이나 카리스마에서 김일성에게 처지는 그가 전권을 넘겨 받았을때 내부적인 마찰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앞서 지적한대로 북한은 현재 시급히 해결해야할 당면과제가 너무 많습니다.따라서 완전한 권력승계는 없으리라 보는데 다만 「최고사령관」에 맞는 국가주석직을 최고인민회의 조기개최를 통해 넘겨받을 가능성은 없지 않습니다.그 경우 북한의 권력구조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원집정제 형식을 띨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경우 중국의 등소평→강택민총서기같은 통치형식이 되겠군요.김정일의 권력승계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김교수=김정일이 전권을 행사한다면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입니다.이는 6·25를 일으킨 장본인이며 무력통일을 목표로 해온 김일성주석의 역할과 그의 시대가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김정일은 통일을 장기적 목표로 돌리고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북한은 이를 통해 남북정상회담등의 카드를 내세워 남측에 김정일에 걸맞는 새로운 세대,새로운 체제가 나타나야 한다는 선전공세를 펼칠 것입니다. ▲유교수=합의서채택,핵문제해결 등이 김정일의 주도아래 이뤄졌다는 점이 그의 권력세습을 정당화하는 좋은 요소가 될 것은 분명하지만 92년을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영광스런 승리의 해」로 만들기 위해서는 김일성의 후광이 아직 더 필요합니다. ­합의서채택,비핵공동선언 등으로 올해 남북관계가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올 남북관계의 전개를 어떻게 예측해볼 수 있을까요. ▲김교수=합의서의 이행과 실천을 위해서도 김정일의 권력승계는 필수적입니다.북한 내부에도 합의서채택에 부정적인 집단이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은 바로 김일성라인의 군부입니다.이들 반대세력을 설득하고 통제하기 위해서도 김정일권력승계가 필요하며 군부의 세대교체가 필연적입니다. 남북교류문제및 이산가족해결 문제,정상회담개최 등을 위한 각종 남북협상과 협의가 활발해질 것인 바 이를 통해 북한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입니다. ▲유교수=지난해 양측이 합의서 채택을 필요로 했듯 올해도 합의서 내용을 실천해야할 필요성이 남북 양쪽에서 공히 제기되고 있습니다.때문에 합의서는 예정대로 2월 6차 고위급회담을 통해 발효되고 합의서에 따른 각종 분과위구성이나 공동위원회 구성이 이어질 것입니다.경제교류가 활발히 진척될 것이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빈번하게 왕래하며 구체적인 교류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체제공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인적교류나 종교교류와 같은 것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교수=「개방」에 대한 남과 북의 개념이 다릅니다.북한은 우리가 말하는 「문호개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부문에 서방이나 남측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경제개발을 도모하는 식의 「개방」정책을 펼 것입니다. ­북한의 대일·대미 관계는 어떻게 전개되리라고 보십니까. ▲유교수=먼저 일본이 북한과의 수교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남북유엔동시가입·핵사찰·남북관계의 의미있는 진전등이 모두 이루어졌기 때문에 북­일수교 교섭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도 북한과의 접촉수준을 대사급으로 격상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어 수교로까지의 발전도 상정해볼 수 있습니다. 한중수교 역시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으므로 미·소·중·일 4대강국의 남북한교차승인도 기대를 걸어 볼만합니다. ▲김교수=한반도의 통일과정은 「2(남북)+2(미중)+2(일소)」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중국은 북한과 전쟁지원으로 맺어진 「혈맹」이며 휴전협정 체결시 서명국으로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이는 지난해 5월 중국 이붕총리가 평양을 방문한 직후 북한의 유엔가입발표가 있었고 10월 김일성의 북경방문후 남북합의서가 채택된데서도 시사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등소평이 『북한과 일본이 수교하면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도 쉬워진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북­일수교를 지원할 것이 분명하고 이에따라 한중수교분위기도 양호해질 것입니다. 또 미국은 이제까지 남한과의 관계를 고려,대북한정책에 있어 「독립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으나 합의서 채택으로 북한과 독립적 외교를 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에 있어 92년은 권력승계 등의 내부문제와 남북관계·미일등과의 대외관계 등으로 부하가 많이 걸리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예상되는 북한의 태도 변화는. ▲유교수=김일성은 신년사에서 북한의 식량·에너지확보를 「긴절한 과업」으로,92년을 「대농의 해」로 언급하면서 북한주민의 식·의·주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재삼 강조하고 당·인민의 결속과 통일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는 북한정권이 올해의 통치역점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인데 북한의 최대관심사는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체제유지를 위한 내부단결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의 관계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이들 두나라로부터의 경원을 적절히 활용,체제유지냐 붕괴냐의 분수령이 될 올 한해를 슬기롭게 풀어나가고자 할 것입니다. ▲김교수=북한정권은 심각한 그들의 경제난이 인민들로 하여금 경제해결을 모토로 내건 사회주의체제에 회의를 품도록 부추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 한해 대주민 사상교육과 통제에 전례없는 역점을 둘 것입니다. ­이렇게 내외의 여건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추진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교수=현재 대북정책을 맡고 있는 실무자들의 의식과 자세는 상당히 앞서 나가고 있으나 아직도 국민감정은 냉전적 사고를 벗지 못하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따라서 정부는 정부대로 전향적 정책을 계속 추진하면서 대북관계에 대한 국민감정의 합의(consensus)를 이루어내 국민감정이라는 현실과정책의 괴리를 없애야 합니다. ▲유교수=통일을 성급하게 앞당기려고 만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통일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는 긴장완화(평화공존)→북한개방→북한의 민주·자유화의 3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는 남북이 평화공존의 첫 계단에 올라선데 지나지 않으며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위해 보다 착실하고 면밀한 준비에 모두의 슬기를 모을 때입니다.흥분은 통일에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 소 소멸과 러시아공 부상/특별기고

    ◎유라시아에 「거대개발국」 출현/「공동체」는 이름 뿐인 국가연합될것 지구상에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연방』이 없어졌다. 소련은 1917년10월 볼셰비키혁명 다음해인 1918년에 형성된 『러시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에 그 뿌리를 두고 있었다.즉 볼셰비키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을 붕괴시킨 신흥혁명세력은 레닌과 스탈린을 주축으로 하는 「소비에트시대」를 개막했다.소비에트시대란 소련식 사회주의의 대명사였다.레닌은 무너진 차르러시아 제국의 자리에 새로운 제국을 건설하고자 했다.그리하여 민족적으로 유사한 러시아,우크라이나,백러시아 3개국을 통합하는 러시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의 형성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소련이라고 하는 연방정부가 없어지고 「독립국가 공동체」라는 동맹에 가까운 연계체만을 유지하는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다.국가연합이라고 하는 개념으로 소련을 대신할 새로운 제국의 재건이 가능할 것인가는 2000년대의 과제일 수 있다. 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에서도 73년전처럼 러시아공화국이 중심이 되어 이른바 동슬라브민족의 대결합이 있었다.이른바 러시아·우크라이나·벨로루시로 하는 3개의 공화국의 결탁으로 고르바초프가 관장하는 소비에트 중앙정부를 해산시키고 여타 소수민족공화국을 끌어 들여 독립국가공동체구성에 합의를 얻어 낸 것이다.다시말해서 소비에트 연방정부를 탄생시킨 힘이 러시아민족을 중심으로 하는 슬라브민족의 결합이었듯이,이번 독립국가공동체를 탄생시킨 핵심 세력도 러시아를 구심점으로 하는 슬라브계의 대동단결이었다. 새로 등장할 「러시아제국」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아직도 많은 미지의 변수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세가지 유형을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첫째,러시아공화국이 서서히 독자적으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소련을 계승한 유일한 제국으로 성장하는 길이다.이 길은 러시아 민족주의가 독주하는 상황을 의미한다.둘째,러시아공화국이 같은 슬라브계인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그리고 러시아인이 다수를 유지하는 중앙아시아의 카자흐공화국 등을 포함함으로써 이른바 「슬라브연방」을 새롭게 구성하는 길이다.이 길은 러시아가 보다 많은 양보와 관용으로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셋째,러시아공화국이 여타 독립공화국과 명목상의 국가연합 또는 독립국가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협력관계를 지속하는 것이다.이 길은 앞으로 있을 영토분쟁과 소수민족분규,그리고 경제 및 재산관할권문제 등에서 러시아의 상당한 양보없이는 유지하기 힘든 협력관계 유형으로 보인다. 이러한 3가지 선택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것을 택한다면 그것은 물론 첫째번의 경우일 것이다.두번째의 선택은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가 러시아에 대해 느끼고 있는 불신이 가시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그렇다면 서방이 흔히 말하는 「슬라브민족연방」은 당분간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또한 세번째의 선택은 러시아가 수용하기 어려운 형편에 있다고 하겠다.말하자면 러시아는 자국의 영토를 보존하고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양보도 할 수 없을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그렇다면 러시아의 선택은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현실적으로 스스로의 살 길을 택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즉 러시아공화국은 제국의 계승을 위해 독주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그렇게 되는 논리는 매우 간단하다.즉 러시아가 우선 정치·경제·군사·외교적으로 안정되어야 여타 슬라브계와 한때 동지였던 여타 소수민족공화국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공화국이 주동이 되는 독립국가공동체는 날이 갈수록 무의미한 국가연합으로 나타나게 되는 반면,러시아공화국의 부상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국내외적으로 그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이는 옐친시대의 개막을 의미하여 미국은 옐친의 독주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탈냉전시대라고 하나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은 것은 국방의 자위권이며 경제적 민족주의다.이러한 상황하에서 러시아공화국은 구소련의 방위력과 경제적·잠재력을 모두 독점적으로 물려 받은 것이다.과거의 소련은 국가관리가 매우 어려운 15개 공화국으로 분산되어 있었으나 이제 대략 같은 규모의 경제적 잠재력과 방위력을 러시아공화국 하나에 집중시키고 집약시킴으로써빠른 시일내에 옐친은 제국의 구조를 내실있게 재정비할 수 있어 보인다. 러시아공화국은 그 정체적 성격면에서 물론 강력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추구하면서도 국가주도적 발전모델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측된다.그렇게 되는 경우,한국의 경제성장 경험이 러시아에게 암시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본다.따라서 러시아의 정치발전 모델도 국가주도형이 되는 경우,비교적 성공적인 제3세계 모델이 러시아에 매우 유용하게 적용될 것이다.결과적으로 러시아의 등장은 유라시아에 방대하고도 강력한 개발국가의 부상을 의미하며 이는 유럽과 아시아에 새로운 지역변수로 주목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상호견제와 대립,그리고 경쟁 또는 협력관계는 계속되리라 믿어진다.1840년 프랑스 정치사학자 토크빌은 그의 저서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미국과 러시아간의 라이벌관계를 예견하고 있었다.그는 영토의 규모,인구의 크기·민족성·경제적 잠재력,그리고 지정학적 위치 등으로 보아 미국과 러시아는 향후 수세기동안 세계의 중심세력으로 서로가 경쟁하고 협력하는 「제국」으로 보았다.러시아 홀로만으로도 미국에 버금가는 잠재적 국력을 가지고 있다.러시아가 새로 태어나는 자본주의 국가로 급격히 발전하면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에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 국제문제 영향력행사 희망/야인 고르비 어떻게 지낼까

    ◎「사회·정치연구재단」에 전념할 듯/정부선 아파트등 제공… 생활 보장 소연방의 소멸로 세계초강대국의 최고통치자에서 러시아공화국의 평범한 한 국민으로 전락한 고르바초프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그는 일단 전직 국가원수로서 물질적 생활기반은 보장받게 됐다.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은 24일 고르바초프의 퇴임이후 그에게 아파트와 별장,경호원 20명,전용차 2대를 제공하고 현직수행시의 급여수준인 월 4천루블을 연금으로 지급할 것이며 지급액은 향후 인플레를 감안,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는 자신의 장래계획과 관련,모스크바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사회­정치연구재단」이사장으로 일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이른바 「고르바초프재단」으로 불리는 이 재단은 보수강경파의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직후에 설립됐었다.그러나 그는 지난 22일 미CBS방송과의 회견에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정치의 세계를 떠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언급,새로운 체제에서도 정치적 활동을 계속할 뜻임을 비췄다. 한때 그는 새체제에서 상징적 직책을 맡을 것이라는 추측도 많았다.그러나 그가능성은 희박하다.옐친은 최근 『새로운 체제하에서 고르바초프가 할일은 없으며 어떤 직책도 준비할 의사가 없다』고 못박았다.고르바초프도 새체제에 대한 강한 불신과 거부감을 표시화면서 의례적인 역할을 맡을 의사는 없다고 밝혀왔다. 그는 우선은 재단의 일에 전념할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에선 인기가 높기 때문에 틈틈이 국제무대에서의 활동도 펴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도 정치에의 강한 의욕을 지니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고르바초프는 지금까지 쌓아온 민주화와 개혁 업적을 온존시키고 대중으로부터도 소외되지 않는 분야에서 자신의 진로를 조정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세상의 그 어떤것도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고르비어록 ▲핵전쟁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지상의 목표로 삼겠다(85.3.11 당서기장 취임연설). ▲지구를 핵의 파국으로부터 구하는 것이 전인류적인 과제이다(86.8.18 일방적 핵실험동결연장발표). ▲국제적인 파급효과를 지닌 우리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는 국제사회에서 「소련위협」의 두려움을 제거하는 것이다(87.11 연설에서). ▲냉전체제의 와해가 시작됐다.냉전을 끝내고 평화시대를 여는데 전력을 모으자(88.12.31 신년TV메시지). ▲동서분단의 가장 강력한 상징물인 베를린장벽은 언젠가 무너질 것이다.이 세상의 그 어떠한 것도 영원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89.6.18 연설에서). ▲냉전의 참호는 사라지고 있다.편견과 불신,적의의 안개는 걷히고 있다.전세계에 살고 있는 현세대는 문명사에서 확고부동한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90.6.1 부시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나는 2년후 변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지도부는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90.7.5 제28차공산당대회). ▲이제 냉전은 종식되고 핵전쟁의 위험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평화의 지평선이 넓어진 것이다(91.1.1 90년 한해를 마감하며 미국에 보낸 메시지). ▲오늘날 모든 사회세력과의 단결을 위해,그리고 모든 갈등을 잊어버리기 위해 상호 함께 일해나가야 할것이다(91.4 연설에서). ▲우리가 시장경제를 이룩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세계경제의 일원이 될수없다.우리는 개혁이 필요하다(91.7.30 부시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의 생애에서 주요과업은 이루어졌다.나는 불과 물,바꾸어 말해 공산당과 군산복합체 그리고 새로운 연방의 동료들에 의해 짓밟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유연성을 보였다.페레스트로이카의 핵심이념을 추구하기 위해 실책도 없지 않았다.다른 사람이 나의 위치에 있었다면 그들은 이미 떠나버렸을 것이다(91.12.13 기자회견). 고르비 발자취 ▲31년3월2일=러시아공 스타브로폴시 인근 프리폴노예서 출생 ▲50년=모스크바대 법학과입학 ▲52년=공산당 청년조직(콤소몰)에 가입 ▲60년=스타브로폴지구 콤소몰 제1서기 ▲66년=〃 당제1서기 ▲78년=공산당 농업담당서기 ▲79년=정치국 후보위원 ▲80년=정치국 정위원 ▲85년3월11일=소련공산당서기장취임 ▲87년1월=당간부 비밀·경선도입등 개혁정책 본격화 ▲87년12월=워싱턴 방문,INF폐기협정 서명 ▲88년9월=크라스노야르스크선언 ▲89년10월=몰타정상회담,냉정종식선언 ▲90년3월15일=5년임기의 초대대통령 취임 ▲90년12월=노벨평화상 수상.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쿠데타 경고후 사임 ▲91년1월=리투아니아공 무력탄압 ▲91년4월=제주서 한소정상회담 ▲91년8월=쿠데타 발발,3일만에 분쇄 ▲91년9월=소련 국가평의회,발트3국 독립승인 ▲91년12월=러시아,우크라이나,벨로루시등 3공화국 「독립국 공동체」창설선언.소연방 공식해체 발표 ▲91년12월26일=소연방대통령사임
  • “북한 핵개발 저지에 총력”/최세창 신임국방장관의 제1성

    ◎한미군사유대 지속발전 모색/“전환기의 군은 국민신뢰 얻어야”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산적해 있는 시점에 장관직을 맡게돼 마음이 무척 무겁습니다.그러나 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열과 성을 다해 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신임 최세창국방장관은 3군사령관과 합참의장을 역임하면서 대간첩대책과 특수전이론을 정립,국군의 전투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최장관은 89년 4월 합참의장을 끝으로 전역한뒤 광업진흥공사 사장에 취임,1년4개월만에 장관으로 발탁됐다. ­내년도 가장 큰 국방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북한의 핵개발문제라고 생각합니다.저는 군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핵무기같은 대량 살상무기가 한반도에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모든 노력을 다해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의 군사외교는 어떤 식으로 진행하려고 합니까. ▲미국은 40년된 우방입니다.합참의장을 하면서 미국과의 군사외교를 폈던 경험을 살려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나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국방행정은 어떤 방향으로 수행해 나갈 생각입니까. ▲군내부의 단결과 결속을 기하고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역대 장관들이 주력해 왔던 민주화 추세에 맞는 공개국방행정 구현과 국민들의 편익을 위한 국방정책을 수립하겠습니다. ­국군의 전력증강 사업은 어떻게 추진할 생각이신지. ▲국군의 전력증강사업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국군은 전력지수면에서 북한보다 열세에 있습니다. 국가안보의 최후의 보루로서 우리 군은 나라의 위기에 대비,꾸준한 투자로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남북합의가 이뤄졌다고 해서 환상적인 통일무드나 평화무드로 성급한 병력감축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최장관은 『군을 떠난지 2년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그동안 군내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며 『전환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국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통일교는 집단 멍텅구리 양성소”

    ◎정주영회장,강동 지역사회학교 특강 통해 혹평/“문 교주는 청소년이 꽃·껌판 돈으로 치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7일 『통일교와 같은 사교가 사라지고 그런 사교들이 번창하지 않도록 종교인들의 노력해야 한다』며 통일교를 강력한 어조로 비난했다. 정명예회장은 이날 하오 서울 강동구 길동 강동가톨릭문화원에서 열린 「강동한마음 지역사회학교」창립총회 특강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사회의 발전은 사교가 아닌 가정의 발전과 가톨릭·불교등 윤리적인 종교의 발전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업인이 종교인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집단멍텅구리양성소」인 통일교와 같은 사교가 번창하지 않도록 힘을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자신이 전경련회장으로 재직할때 문선명통일교교주가 박보희씨와 함께 찾아와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인대회에 초청연사로 참석,강연해달라고 요청해 왔으나 이를 거절했다며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꽃을 팔고 껌을 팔게해 돈을 번 문교주는 경제인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통일교에 대해서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가정을 뛰쳐나오면 부모에게 돌려보내는 것이 어른의 도리인데도 집단결혼을 시키고 그것을 이용해 꽃과 껌을 팔게하는 「집단멍텅구리양성소」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주식사전상속 및 변칙증여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세금을 추징받았을때,내가 문교주를 홀대했기 때문에 문교주가 운영하는 세계일보가 나에 대한 혹평기사를 많이 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두고온 고향」 이번엔 정말 가려나”

    ◎「12·13 남북합의서」 서명 하던날… 설레는 실향민/“혈육상봉 이뤄져야 통일도 가능/한맺힌 월남길,기쁨의 귀향길 됐으면”/「7·4성명」 시절의 실망없게 후속조치 잘 풀어야 『이제는 정말 고향가는 길이 열리려나보다』『꿈에도 못잊을 혈육들을 하루빨리 만나게 해주오』 남북한 정부대표들이 쌍방의 화해와 교류협력을 촉진하게 될 「합의서」에 정식서명하고 그 내용이 발표되던 13일 1천만 이산가족들은 벌써부터 고향으로 달려갈 꿈에 부풀었다. 40여년을 한결같이 두고 온 북녘땅의 가족들 생각에 시름이 가실날 없었던 실향민들이기에 남북간의 자유왕래며 통신교환등이 이뤄진다는 사실이야말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들은 저마다 『이제는 죽기전에 고향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넘치면서 남북한 당국이 이같은 사업을 보다 서둘러 그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직도 「7·4남북공동성명」이 실향민들의 꿈을 한껏 부풀려놓고도 실제로는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듯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이번에는 그때와 같은 실망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남북한 당국이 보다 구체적인 후속작업을 벌여 실향민들의 한을 조속히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산가족재회추진위◁ 1천만 이산가족재회 추진위원회(위원장 조영식경희대총장)는 이날 합의내용 가운데 서신교환을 허용하는 방안이 들어있음을 확인하자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던 이산가족들의 편지 5천여통을 되도록 빠른 시일안에 북한으로 보내기 위해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또 그동안 70세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판문점방문 행사를 가져오던 것을 보다 확대,우선 일부 지원자를 모아 북한방문 길에 오를 수 있도록 정부에 방북신청서를 내기로 했다. 지난 47년 평북 운산군 묵진읍에서 내려온 조영식위원장은 이날 「합의서」 서명에 대해 『남북한이 새로운 화해의 장을 연 것으로 진작 이같은 일이 있어야 했다』면서 『나와 같은 처지의 이산가족들끼리 모여 서로 아픔을 달래기 위해 그동안 「1천만 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를 결성,일해왔는데 이젠 그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그는 그러나 『이 역사적 서명의 의의가 실질적 통일의 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욱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이북5도민회◁ 이북 5도민회 중앙협의회는 이날 상오 직원들끼리 모여 앉아 TV를 지켜보면서 통일문제의 진행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앞으로의 실천계획등을 논의했다. 지난 47년 황해도 장연에서 월남한 협의회사무국장 김성재씨(67)는 『총리회담이 4차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기대에 못미쳐 또다시 실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가슴이 아팠으나 극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져 기쁘다』면서 『지난 40여년동안 가슴속에 쌓여온 회한이 한꺼번에 씻겨나갈 정도로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말했다. ▷민족통일중앙협◁ 민족통일중앙협의회는 이날 합의서 채택과 관련,오는 17일 하오2시 「남북고위급회담 성과설명회」를 열기로 하는등 활발한 활동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앞으로 각종 설명회등을 통해 통일에 관한 시민들의의견을 수렴,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월남인사들◁ 6·25때 평양에서 내려온 이해창씨(65·실향민 호국운동중앙협의회 총무국장)는 『이제 죽기전에 고향에 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간밤엔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남북이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흥분해서는 안되며 성의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5년 9월 제1차 고향방문때 고향인 황해도 연백군 호남면 송야리에 살고있는 혈육을 만나보았던 이재운변호사(56)는 『아버님이 올해 78세이나 건강이 좋아 정정하실 것으로 보여 아버님을 뵐 생각에 고향 언덕이 눈에 선하다』면서 『구체적인 당국간의 작업이 하루빨리 추진돼 아버님과 다섯누이를 자유스럽게 만날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45년 황해도 봉산에서 혈혈단신으로 내려온 김진철씨(57·상업·동대문구 청량리동)는 『이번 합의서 서명으로 남북통일의 물꼬가 트이는 것같아 기쁘다』면서 『이를 계기로 민족의 소원인 통일을 이루는데 정부와 국민이 합심,단결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외언내언

    프라우다가 마침내 11일 간판을 내렸다.소련 공산당이 문을 닫았으니 당기관지가 문을 닫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듯싶다.◆1912년 레닌의 주도하에 창간된 프라우다의 본뜻은 「진실」이나 지금껏 진실보다는 당의 지침에 따라 선전·선동의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한때는 1천2백만부를 발행,전세계의 소련 전문가들은 이 신문의 행간을 읽으며 크렘린 장벽 내부를 탐색분석해야 했던 시절도 있었다.◆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로 그 위력이 약화됐던 프라우다는 지난 8월 보수파 쿠데타 발생때 국가비상사태위의 각종 성명을 게재,쿠데타세력에 협조한 반면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는 검열을 무시하고 쿠데타를 규탄하며 옐친 성명을 실어 시민항거를 유도함으로써 「쿠데타속의 쿠데타」를 성공시킨 1등공신이 됐다.◆옐친의 개혁파가 승리하자 프라우다는 7일간 정간당하는 수모를 당했고 복간과 더불어 제호밑에 싣던 「소련공산당 중앙위 산하기관」이라는 어구와 함께 레닌 초상화,「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는 마르크스의 구호도 자취를 감췄다.◆그후 프라우다는 스스로 서기위해 보수 야당지를 자처하며 1면에 광고를 싣는등 자구노력과 함께 직원수를 줄이고 3년전에 35명이었던 해외특파원도 29명으로,다시 내년에는 10명으로 줄이는 계획을 세우는등 애를 써왔다.◆그러나 옐친이 주도하는 러시아공화국정부는 프라우다의 자금원을 막고 10일에는 프라우다 건물과 인쇄시설을 옐친계의 3개 신문과 공동으로 사용하라는 지시와 함께 전화선과 송전선을 끊어버렸다.이제야 「진실」이 무엇인지를 프라우다 직원들은 알게됐을 것같다.
  • 한국,ILO 정식가입/정부/「근로자 평등보장」등 30개 우선 비준

    우리나라가 9일 국제노동기구(ILO)의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정부는 이날 이상옥외무장관 명의의 국제노동기구헌장 수락서한을 박수길주제네바대사를 통해 미셀 한센 ILO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는 이날부터 1백51번째 회원국으로서 헌장상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되었다. 정부는 ILO의 1백72개 협약 가운데 현행 국내법의 개정 또는 새로운 법제정없이 시행 가능한 협약 30여개에 대해 우선적으로 비준할 방침이다. 그러나 ▲복수노조 허용(협약 87호) ▲제3자개입 허용(98호) ▲공무원의 단결권 보장(151호)등 나머지 1백30여개 협약에 대해서는 국내법 개정등을 감안,단계적 비준작업을 거쳐 비준을 신중히 해나가기로 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정부는 그동안 오랜 숙원이던 ILO 가입을 계기로 우리나라 근로자의 권익보호와 복지증진및 근로환경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또한 ILO의 각종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노동분야의 국제교류와 협력을 확대,노동선진국 대열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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