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단결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수술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공부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총격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실험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47
  • [사설] 광복 60년, 한민족 공영시대를 열자

    광복 60돌의 아침이다.60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났다. 광명을 되찾긴 했지만 초기 해방공간은 여전히 빛과 어둠이 공존했다. 외세의 개입과 내부의 분열은 국토의 분단을 초래했다. 주체적 역량의 미성숙은 우리 민족을 다시 전쟁과 가난의 질곡으로 몰아 넣었다. 그러나 우리는 강인한 민족성으로 다시 일어섰다. 모두가 열심히 배우고, 일하고, 뛰었다. 두 세대만에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최빈국에서 세계 11위의 경제부국을 건설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 세계가 놀라워 하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독재의 악순환을 끊고 정치 민주화도 이룩했다. 그러나 어둠이 모두 걷힌 것은 아니다. 분단과 이산의 고통은 60년이 지나도록 민족의 아픈 상처로 남아 있다. 이제 우리는 순국선열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통일조국 건설의 과업을 앞에 두고 새로운 60년의 출발선에 서 있다. 지금 남과 북 사이에는 민족화해와 평화의 상서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어제와 오늘 서울에서는 광복 60돌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8·15 기념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에는 남과 북, 그리고 해외의 동포들이 한자리에 모여 민족화해와 대동단결의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 특히 북한 대표단은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실로 얼마만인가. 분단 60년, 그리고 6·25전쟁 발발로부터 55년 만에 남과 북은 체제와 이념의 벽을 넘어 화해의 몸짓을 주고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5년전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다짐하는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는 모습을 가슴 뜨겁게 지켜 보았다.6·15 남북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대립과 분열, 왜곡과 반목의 시대를 끝내고 21세기 화해와 공영의 시대를 열어갈 것임을 민족 앞에 약속한 것이다. 이 선언에 따라 남과 북 사이에는 하늘과 땅과 바닷길이 열리고 교류와 협력의 물꼬가 트였다. 금강산 관광이 가능해지고 개성에는 경제협력의 상징인 공단이 들어섰다. 머지 않아 백두산 길도 열릴 것이라고 한다.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도 문을 열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헤어진 가족들을 화상으로나마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분단의 극복을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그 가운데 북핵 문제는 남과 북이 함께 힘을 모아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이다.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강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반도의 오랜 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우리는 또한 5년전 평양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이 서로를 뜨겁게 포옹하던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러나 김 국방위원장의 답방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이는 남북간의 신뢰 구축과 화해·협력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것이다. 우리는 김 국방위원장이 민족에게 다시 한번 희망과 감동을 안겨주기를 갈망한다. 올해는 을사조약으로 국권을 빼앗긴 지 100년, 그리고 일본과 다시 국교를 맺은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광명을 되찾은 지 60년이 지났건만 일본의 역사인식은 갈수록 퇴보하고 양심을 저버린 망언들은 계속되고 있다.36년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교과서를 만들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가르치며,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동북아의 평화는 물론, 일본의 장래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일본의 시대착오적인 일부 우익 정치인들의 망동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양식 있는 지식인들과 연대해 상호 존중과 화해의 바탕 위에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의 발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친일 잔재를 청산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것 또한 시급하다. 과거사를 정리함에 있어 진실은 규명하되 화해의 정신을 발휘해 민족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대결의 정치를 지양하고 동서의 지역갈등과 빈부의 계층갈등을 치유하는 화합의 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남과 북이 한자리에 모여 화해와 협력을 다짐하면서 새로운 60년을 시작한다. 한민족 특유의 강인함과 역동성으로 또 한번의 도약을 이룩해야 한다.21세기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도록 통일의 초석을 쌓아가야 한다. 세계와 미래를 향해 한민족 공영의 시대를 열어 나가자.
  • “선생님, 제 마음의 문이 열려요”

    “선생님, 제 마음의 문이 열려요”

    “저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선생님의 학생이 된 것 같았어요. 팬티만 입고 함께 뒹굴며 장난치던 기억을 잊지 못할 거예요.”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9일부터 2박3일간 경기 안성시 금강면 안성수덕원에서 ‘선생님과 함께하는 여름캠프’를 열었다. 학교폭력에 가담한 적이 있거나 학업성적이 부진한 학생 등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 24명이 담임교사나 학생부장 교사와 한 방에서 먹고 자며, 게임·봉사·체험활동 등 모든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캠프였다. 학교부적응 학생과 부모가 참가하는 캠프는 있었지만 담임교사와 함께하는 캠프는 드문 일이다. ●처음 열기는 힘들어… 동의를 얻어 참가하긴 했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처음에는 캠프 참가 자체에 거부감을 보였다.A종고 3학년 최현기(18)군도 그랬다. 잦은 흡연이 문제가 된 최군은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참가하긴 했으나,“학교에서 보는 것도 지겨운 선생님과 함께” 2박3일을 보내야 하는 것이 마치 감옥처럼 느껴졌다.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 3만원 남짓 벌고 있기도 했는데 캠프라니, 짜증이 솟구쳤다. 그러나 선생님과 밥을 지어 먹고 함께 씻고 하면서 조금씩 표정이 밝아졌다. 성격·심리 검사 프로그램, 조별 프로젝트 게임, 제빵 체험 등을 함께 하면서 틈틈이 선생님과 그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눴다.‘담배는 얼마나 피우냐, 술은 얼마나 마시냐, 여자친구는 사귀어 봤냐….’평소와는 다른 선생님의 진솔한 모습에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 것. 최군은 “선생님과 함께해도 짜증나지 않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술 마시는 거나,PC방에서 노는 것보다 즐거웠고,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도 사라졌다.”며 좋아했다. ●한번에 안 되더라도 조그만 변화를 P공고 2학년 C군은 가출과 무단결석 때문에 징계를 받는 대신 캠프에 참가했다. 친구들이 훔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데 가담했다가 구속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캠프에 와서도 잘 입을 열지 않던 C군은 식사를 준비하며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꼼꼼하고 적극적으로 변한 자신에게 스스로도 놀랐을 정도.“체험활동 중 선생님을 업어 드렸을 때 가장 기뻤다.”는 그는 “학교에 가서도 선생님과 밝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모든 학생이 단 2박3일에 큰 변화를 보인 것은 아니다. 가출과 결석을 일삼고, 다른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며 학교폭력에 가담했던 S중 2학년 S군은 마지막날까지도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아버지밖에 없는 가정환경에 좀처럼 말을 하려 들지 않던 S군은 “선생님이 나를 얼마나 생각하시는지 알아서 사실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담임 김모(28) 교사는 “처음에는 캠프도 안 오겠다고 버티더니 조금씩 이야기도 하고 승마 체험을 할 때는 활짝 웃기도 하더라.”면서 “단 한번에 활짝 열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변할 수 있다는 것 느껴” 캠프 마지막날인 11일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몰래 마련한 영상편지를 보면서 새로운 각오와 함께 캠프를 마무리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진지한 소감도 쏟아냈다. “음식에는 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듯 우리 인생에도 강약이 있죠. 학생일 때는 학생다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느꼈어요. 말썽 피우지 않고 착한 학생으로 졸업할 거예요.”(J고 3학년 Y양) 경기도교육청 양익철 장학관은 “학생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교사들도 느낀 점이 많다.”면서 “징계나 처벌보다는 앞으로 이런 캠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별인사를 하며 최현기군이 살짝 귀엣말을 했다.“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학교 재단을 만들어 우리 선생님을 모실 거예요. 그때까진 선생님한테 비밀이에요.” 안성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부시 “北 평화적 핵개발 불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북한의 평화적 핵 개발과 관련,“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휴가지인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는 민수용 핵 프로그램을 용인하고 북한엔 그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은 다른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한의 경우는 한국이 전력 지원을 제안했다.”고 말하고 “다시 말해 한국이 (발전소를) 건설해 전력을 나눠 주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대북 송전 제안에 대해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완전한 투명성이 있으며, 국제사회가 잠재적 핵무기 프로그램을 정확히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이는 꽤 합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란과 북한에 대한 전략에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개념과 전략은 똑같다.”며 “다자 외교를 통해 핵무기 개발 야망을 포기토록 하고 핵무기를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우리가 일치단결해 있음을 알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dawn@seoul.co.kr
  • 서울 체육시설 노후화 심각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때 사용된 잠실주경기장이 완공 20여년을 넘기면서 노후화가 진행돼 보수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진단결과가 나왔다. 잠실 제1수영장의 경우 D급 판정을 받아 안전사고마저 우려된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올 4월1일∼7월18일 시내 노후화 체육시설 12곳에 대해 점검한 결과 1984년 지어진 잠실주경기장과 잠실야구장(82년), 잠실 실내체육관(79년), 잠실 제2수영장(71년) 등 4곳이 B급에서 C급으로 하향 조정됐다고 1일 밝혔다. 특히 80년 완공된 잠실 제1수영장은 2002년 B급에서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D급으로 판정됐다. 사업소 시설관리과 관계자는 “잠실 제1수영장의 경우 관리주체인 서울시 수영연맹의 관리소홀로 시설의 노후화가 가속돼 두 등급이나 떨어졌다.”면서 “지상 2·3층은 마감재의 노후화로 미관성과 사용이 불량한 상태고 슬래브보 등 주요부재에 다수의 누수와 백화 현상이 발생,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업소는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모두 263억원의 예산을 확보, 전면보수를 실시할 방침이다. 민자유치를 통해 기존 수영장 골격과 기능을 유지한 상태로 리모델링을 실시한 뒤 워터파크(Water park)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점검결과 동대문주경기장(26년), 동대문야구장(59년), 효창운동장(60년), 장충체육관(63년) 등은 기존대로 C급 판정을 받았다.89년 나란히 완공된 목동내 주경기장과 야구장, 빙상장 등은 B급을 유지했다. 현행 법률상 10년 이상 경과한 시설물에 대해서는 3년마다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토록 돼 있다. 최상의 상태인 A급 아래 B급의 경우 일부 보수를 필요로 하며,C급의 경우 기둥, 보, 슬래브 등 주요 부자재는 괜찮지만 마감부에 대한 보수가,D급의 경우 긴급보수,E급의 경우 허물고 다시 개축할 필요가 있는 시설물에 해당한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1)-박용곤 명예회장 형제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1)-박용곤 명예회장 형제

    박용만(50) 두산그룹 부회장은 지난 2월 선친인 박두병 초대 회장의 가르침을 예로 들며 “두산에는 파벌이 딱 하나 있는 데 그게 두산파다. 우리 형제도 마찬가지다.”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한 적이 있다.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계기로 가진 만남이었지만 박 부회장의 ‘집안 자랑’은 가풍과 장자를 중심으로 한 단결력, 비즈니스 패밀리 등으로 이어지며 그는 “가족간의 인화가 두산이 109년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도 두산가(家)를 우애깊은 형제지간으로 꼽는다.‘돈 앞에 추한 꼴’을 적잖이 보인 재계 가문이 많았던 탓인지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두산가만의 독특한 가풍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박 부회장이 그렇게 자랑했던 화목한 집안이 요즘은 쪼개져 살벌하다. 차남 박용오 회장의 퇴진과 3남 박용성 회장의 추대로 시작된 ‘형제의 난’은 ‘동생들의 쿠데타’와 ‘두산산업개발의 경영권 탈취 미수 사건’으로 각각 주장되며, 양측의 진실공방 싸움이 한창이다. 수년간 쌓여온 형제간 갈등이 이제야 곪아 터졌다는 것이 두산가 안팎의 지적이다. 피붙이가 등을 돌리면 더 무섭다고 했던가.“비리를 저지른 동생과 조카를 잡아가라.”와 “가문에서 빼버리겠다.”로 상징되는 이번 분쟁은 결국 검찰 수사 결과로 귀결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109년 전통의 두산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휩싸였다. 자칫 오너가의 집단 사법처리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행보에 큰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승승장구하던 두산으로서는 호사다마가 아닐 수 없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우연히 그룹내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마주쳤지만, 급히 자리를 떴다.6개월 전 당당했던 그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어제의 두산과 오늘의 두산이 다르다는 점을 새삼 보여줬다. ●‘박승직상점’이 그룹의 모태 국내 최고(最古)의 기업인 두산이 1일 창립 109돌을 맞았다. 보름 전만 해도 ‘잔치’를 벌일 계획이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쏙 들어갔다. 두산 창업주 고 박승직씨는 1896년 서울 종로에 자신의 이름을 딴 ‘박승직상점’을 열고, 두산그룹의 기초를 닦았다. 등짐 장사와 면포상, 보부상 등 밑바닥 생활 15년 만에 마련한 가게였다. 이후 박 창업주는 포목상으로 대성공, 동대문과 종로 일대에서 ‘배오개의 거상’이라 불렸다.1906년에는 중추원 의관과 정3품에 승서되는 등 이미 거상으로서 황실의 인정을 받을 정도였다. 박 창업주는 1905년 국내 최초의 주식회사인 광장을,1907년에는 국내 최초의 무역회사인 공익사 설립에 참여했다.33년에는 김연수 삼양사 창업주와 함께 소화기린맥주의 주주로 참여, 두산의 모기업인 동양맥주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소화기린맥주는 일본 기린맥주의 국내 생산공장이다. 박 창업주는 해방 후 새롭게 출발하는 수송사업을 위해 장남인 두병의 이름 첫 자인 말두(斗)자와 묏산(山)자를 붙여 ‘두산’이란 새 상호를 짓는다.‘한 말 한 말 차근차근 쉬지 않고 쌓아올려 재화가 산같이 커져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박가분과 정정숙 여사 여느 재벌가와 마찬가지로 두산가의 3,4세 며느리들도 바깥 활동이 잦지 않다. 내조와 자녀교육이 최우선 순위다. 이는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의 며느리 고르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장남인 용곤 명예회장의 배필감을 찾던 박 초대 회장의 안테나에 맏딸 용언씨의 친구인 이응숙(작고)씨가 잡혔다. 다소곳하고 참해 마음이 끌렸다. 박 초대 회장은 지프를 타고 한동안 이씨를 추적하며 인물과 행동거지를 자세히 살펴보고 낙점했다고 한다. 가족간 인화에 며느리가 중요하다는 박 초대 회장의 평소 지론 때문이었다. 그러나 박 초대 회장의 모친인 정정숙 여사와 그의 아내 명계춘(92) 여사는 내조뿐 아니라 남편들 못지 않은 사업수완을 발휘, 여장부로 통했다. 국내 화장품의 효시인 ‘박가분(朴家粉)’은 사실상 정 여사의 작품이다. 정 여사는 1915년 부업 삼아 분기술자 3명을 고용, 재래식 화장분을 근대적으로 포장 판매했다. 처음엔 면포상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주던 미끼 상품이었다가 여성 반응이 의외로 좋아 박승직상점의 어엿한 거래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정 여사는 국내 최초로 화장품 신문 광고를 하기도 했다. 박가분 광고 내용은 이렇다 “죽은 깨와 여드름이 없어지며, 얼굴에 잔티가 없이 피부가 윤택하고, 고아지게 하는 박가분”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의 부인인 명계춘 여사도 중고 미제 승용차와 일제 트럭 등을 구입해 한때 운수업을 벌였다.‘남자는 보다 큰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남편의 뜻에 따라 대신 떠맡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훗날 두산상회의 토대가 됐다. ●귀하게 얻은 늦둥이 박 창업주는 1910년 딸만 여섯을 두다가 첫 아들을 얻었다. 박두병 초대 두산 회장이다. 박 창업주의 나이 46세로 늦게 얻은 귀한 아들이었다. 후에 우병과 기병, 규병 등이 태어났지만 우병을 빼고는 모두 어린 나이에 죽었다. 그래서 그런지 박 창업주의 자식 교육은 별났다고 한다. 두산가에서 인화를 강조할 때 자주 인용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박 창업주가 장남에게 들려준 ‘지붕에 소 올리기’다. 가장의 터무니없는 지시도 가족이 믿고 따라야 집안이 화목해진다는 내용이다. 또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근자성공’은 4대째 내려오는 두산가의 좌우명이다. 박 초대 회장은 경성중을 거쳐 1932년 경성고상을 졸업한 뒤,1931년 대지주인 명태순의 딸 계춘씨와 결혼했다. 이어 조선은행에서 4년간 근무하다가 박승직상점에서 본격적인 2세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는 해방 후 동양맥주를 인수해 두산그룹의 토대를 쌓았다.60년대 들어 한양식품(코카콜라·환타 제조)과 윤한공업사(현 두산메카텍), 동산토건(현 두산산업개발) 등을 설립했으며, 한국병유리(현 두산테크팩)를 인수하며 그룹의 외형을 크게 확대했다. ●두산 1번은 용곤 명예회장 두산가의 위계질서는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장유유서 원칙이 철저히 지켜진다.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장자인 박용곤(73) 명예회장은 여전히 ‘두산의 1번’이다. 전화번호도 ‘1∼2번’을 쓴다. 이어 용오(68) 전 회장(3∼4번), 용성(65) 회장(5∼6번), 용만(50) 부회장(7∼8번) 순이다. 그래서 이번 ‘형제의 난’은 다른 그룹의 경영권 분쟁보다 상처가 유난히 깊어 보인다.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우애가 좋던 형제가 어쩌다가….”라며 허탈해 했다. 두산가는 사실 이번 사태가 있기 전까지 재계에서 형제간 최고의 화음을 자랑했다. 이는 박 초대 회장의 철저한 자식 교육에서 비롯됐다. 박 초대 회장은 형제간 말썽이 나면 잘못이 있든 없든 무조건 장자를 혼냈다고 한다. 동생들을 잘못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는 장자를 중심으로 형제들이 자연스럽게 뭉칠 수 있도록 했다. 인화와 관련된 박 초대 회장의 이야기는 지금도 입에 오른다.“가정이 평화로워야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 그러자면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손하고, 지아비는 화하고, 지어미는 순해야 한다. 이럴 때 한 푼의 재산이 없어도 그 가정은 언제나 평화스럽다.” 박 부회장의 설명이다.“부친은 인화가 깨질 수 있다는 이유로 직원들이 설날 세배하는 것도 못하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미풍양속 차원에서 권장할 일이지만, 개인 간에 친소관계가 만들어지면 조직이 공평해질 수 없다고 본 거죠.” 두산가는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가족 모임을 갖는다. 명계춘 여사를 중심으로 3대(3∼5세)가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며 친목과 화합을 다진다. ●“남의 눈치밥 먹어봐야….” 두산가는 기업의 오랜 역사 만큼이나 자녀 교육도 독특한 전통이 있다. 박 초대 회장은 자식들에게 “도둑이 와서 재물을 훔쳐갈 수는 있지만, 머리에 들어 있는 것은 절대 훔쳐갈 수 없다.”며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박 부회장이 들려준 부친의 자식 교육은 이렇다.“우선 남의 눈칫밥을 먹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은행 근무를 적극 권했습니다. 또 최강대국인 미국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 유학을 꼭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용곤 명예회장이 일본을 강조해 일본어 공부가 추가로 들어갔죠.” 이같은 방침에 따라 용곤 회장은 한국은행, 용성 회장은 한국투자금융, 용만 부회장은 외환은행에서 각각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6형제 모두 미국에서 공부했다. 이들은 미국 유학생활 동안 용돈이 넉넉지 않아 자취 생활을 하면서 직접 음식도 해먹고, 짬짬이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비를 충당했다고 한다. 두산가는 경영수업도 다른 재벌가와 차이가 있다. 밑바닥부터 출발해 모든 계열사를 거치게 한다. 또 30대 초반에 계열사에 배치해 평균 1∼2년에 한번씩 승진시킨다. 4세도 예외없이 이런 과정을 거쳤다.4세 중 장자인 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43)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은 일본 기린맥주에서, 차남인 박지원(40)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미국 매켄에릭슨에서 근무했다. 용오 전 회장의 장남인 박경원(41) ㈜전신전자 대표는 미국 코닥에서, 용성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37)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는 대한항공에서 사회의 첫발을 내디뎠다. 용현(62) 서울대 의대 교수의 장남인 박태원(36) ㈜네오플럭스 상무는 효성에서 시작했다. ●“정략 결혼은 피하라”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두산가의 혼맥은 의외로 담백하다. 정·관계 집안과 직접적인 사돈 관계가 없다. 대부분 평범한 집안과 통혼했으며, 간혹 재계 집안이 눈에 띈다.“자녀 혼사에 정략 관계를 두지 마라.”는 박 창업주의 당부를 후손들이 잘 지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박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와 구자철 한성 회장의 딸 원희(26)씨 결혼은 두산가에서 눈길을 끌 만한 혼사였다. 구 회장은 범 LG가로 구태회 LS 명예회장의 4남이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막내동생이다. 이 때문에 박 부회장은 집안의 첫 경사였지만 ‘재벌가 정략 결혼’이라는 시선 탓에 다소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박 부회장과 구 회장은 경기고 동기생으로 양가가 예전부터 서로 교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원씨와 원희씨도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냈으며, 미국에서 공부하다 관계가 급진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두병 초대 회장은 모두 6남1녀를 뒀다. 장녀 용언(72)씨는 당시 실력파 검사였던 김세권(74)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김 변호사는 대검찰청 차장과 서울고검 검사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법무법인 KCL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차남 용오 회장은 1962년 미국에서 만난 최금숙(작고)씨와 결혼했으며,3남 용성 회장은 66년 김선필 전 삼성물산 사장의 딸인 영희(62)씨와 혼례를 올렸다.4남인 박용현 서울의대 교수는 68년 이화여대 음대를 나온 엄명자(작고)씨와 인연을 맺었다. 5남 용만 부회장은 바깥에 잘 알려진 집안으로 장가갔다. 당시 ‘증권업계 대부’로 통했던 강성진 전 증권협회 회장이 그의 장인이다. 박 부회장은 79년 강 전 회장의 장녀인 신애(50)씨와 혼례를 치렀다. 그는 강 전 회장의 차남 흥구씨와 동기생으로 집에 놀러갔다가 신애씨를 만나 결혼하게 됐다.6남 박용욱(45) 이생그룹 회장은 이건 전 대호건설 회장의 딸인 상의(45)씨와 인연을 맺었다. golders@seoul.co.kr ■ 박두병 초대회장등 3명 상의 회장 역임 두산그룹과 대한상의는 특이한 공통점이 있다. 두산이 재계에서 최고(最古)의 기업이라면 상의도 경제5단체 가운데 가장 오래된 단체(1884년 한성상업회의소 설립)다. 두산그룹 회장은 묘하게도 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954년 공식 출범한 이후 배출한 회장은 12명. 이 가운데 두산그룹 회장 출신은 무려 3명이나 된다. 고 박두병 초대 두산그룹 회장이 1967∼73년 상의의 회장을 맡았다. 전문경영인 가운데 재계 최초로 그룹 회장직에 오른 정수창 전 두산 회장도 1980년부터 88년까지 상의 수장을 역임했다. 박용성 현 두산 회장도 2000년 이후 상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상의의 반백년 역사 가운데 총 20년을 두산측에서 집권한 셈이다. 특히 대(代)를 이어 경제단체의 수장을 맡은 곳은 두산 박씨가(家)가 재계에서 유일하다. 그래서 4세에서도 상의 회장이 나올지 주목된다.30년간 상의에서 근무한 전 임원은 박두병-용성 부자에 대해 “성격 급하고, 타성에 젖은 일들을 뒤집어 버리는 게 꼭 붕어빵”이라고 했다. 사실 두산과 상의의 인연은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두산그룹의 창업주인 고 박승직씨가 1906년부터 5년간 상의의 전신인 경성상업회의소 상의원으로 활동했다. 무려 3대가 상의와 깊은 인연을 맺은 것이다. 박용성 현 회장은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며 역대 회장 가운데 상의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박 회장이 상의 회장으로 출근한 첫 날 기자들에게 던진 첫 말이 이렇다고 한다.“예산 규모나 회원사 수, 단체의 역사로 보면 상의가 국내 경제5단체 중 맨 앞인데 왜 항상 전경련을 맨 앞에 세우는 것이냐. 앞으로 경제단체를 소개할 때는 상의를 맨 앞에 써라. 가나다 순으로 해도 상의가 전경련보다 앞이 아니냐, 또 우리는 법에 의한 단체고 나머지는 임의 단체로 사단법인으로 해서 승인 받은 데가 아니냐.”고. 그러나 형인 박용오 전 회장이 제기한 비자금 조성 및 분식회계 의혹으로 박 회장의 향후 행보가 그다지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golders@seoul.co.kr ■ 3·4세 MBA출신 많아… 며느리는 ‘이화의 딸’ ‘가방 끈’이 긴 두산가문에서 MBA(경영학 석사) 학위는 당연히 따야 할 자격증처럼 보인다. 없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다. 오너 집안인 데다 미국 유학이 일종의 통과의례인 만큼 3세 ‘용’자 돌림과 4세 ‘원’자 돌림 대부분은 경영학을 전공했다.3세 가운데 용오-용성-용현-용만 4형제는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이다. 다만 차남 박용오 전 회장은 경기고-뉴욕대를 나왔다. 3세 가운데 MBA 학위를 딴 사람은 3남인 박용성 두산 회장과 5남 박용만 그룹 부회장이다. 박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대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박 부회장은 보스턴대에서 MBA 학위를 땄다. 4세로 넘어가면 MBA는 그야말로 흔하디 흔하다.‘원’자 돌림 15명 가운데 박용곤 회장의 장녀인 박혜원 ㈜두산 잡지BU 상무를 뺀 9명이 MBA 학위를 갖고 있다. 또 박 부회장의 장남 박서원씨 등 학업중인 4세가 5명이나 돼 앞으로 MBA 학위 소지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집안에 MBA 출신이 많다 보니 동문들도 적지 않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과 숙부인 박용만 부회장은 보스턴대 MBA 출신이다. 또 박 회장과 박 명예회장의 차남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 박용오 전 회장의 차남 박중원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 박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차남 박석원 두산중공업 차장, 박용현 서울대 의대 교수의 장남 박태원 네오플럭스 상무 등 6명은 모두 뉴욕대 MBA 동문들이다. 이밖에 박 교수의 차남인 박형원 ㈜두산 식품BG 차장은 조지워싱턴대 MBA 출신이며, 박인원 ㈜두산 전자BG 과장은 하버드대 MBA 학위를 땄다. 반면 며느리들은 ‘이화의 딸’들이 많다. 서미경(박경원 전신전자 대표 부인·고대 신문방송학과)씨와 이상의(박용욱 이생 회장 부인·한양대 기악과)씨를 빼면 대부분 이대 동문들이다. 맏며느리인 고 이응숙씨를 비롯해 김영희(셋째 며느리), 고 엄명자(넷째 며느리), 김소영(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부인), 서지원(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 부인), 정윤주(박중원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 부인)씨 등 두산가의 3,4세 며느리들은 이대 선후배 관계로 맺어져 있다. 박지원 부사장과 부인은 공교롭게 이름이 같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무림지존 도심의 대결

    무림지존 도심의 대결

    ‘택견, 이종격투기 못잖다.’ 주말마다 ‘무림의 고수’들이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불꽃튀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인사동 입구 남인사마당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택견의 고수들이 한바탕 신명난 싸움판을 펼치는 ‘택견 배틀’이 열리고 있다. 이 때만 되면 지나가던 시민들부터 벽안의 외국인 관광객까지 약 100여명이 경기장을 둘러싸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지켜본다. ●인사동서 매주 택견 겨루기 택견배틀은 지난해부터 종로구청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결련택견협회가 주관하는 리그 형태의 결련택견 대회. 결련택견이란 오랜 옛날부터 구한말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마을 단위로 편을 갈라 택견으로 겨루던 축제적인 행사를 뜻한다. 이를 통해 우리 조상들은 마을의 단결력을 과시하면서 젊은이들을 강하게 단련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일제는 결련택견이 마을단위로 젊은이들을 모아 체제에 저항하는 수단이 되는 것을 우려, 이를 철저히 금지해 절멸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조선의 마지막 택견꾼 고 송덕기 선생에 의해 명맥이 이어져 오늘에 이른다는 것이 결련협회의 설명이다. 현재 택견은 국내 무술로는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쉽고 빠른 경기진행 택견배틀이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택견에 대해 문외한이더라도 경기진행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택견배틀은 다섯 명으로 구성된 한 팀으로 이루어져 있고 싸움은 1대1로 진행된다. 출전 순서는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상대편 출전선수를 보고 전략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한번 경기장에 오르면 질 때까지 계속 상대편의 다음 선수와 맞서게 된다. 발로 상대의 얼굴을 정확하게 가격하거나 손바닥 공격으로 상대를 바닥에 넘어뜨리면 이긴다. 승패는 선수들 뒤에 놓여진 깃발로 표시된다. 질 때마다 깃발 하나씩 내리게 된다. 보기에는 마치 춤을 추듯 유연해 상대를 가격해도 별로 아프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택견의 공격정도는 상당히 강하다. 상대의 얼굴을 향해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솟아오르는 발차기 공격은 가공할 만하다. 맞선 두 선수가 서로 접근전을 벌일 때 상대의 정강이를 계속 가격하는데 ‘퍽’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발차기 공격를 하는 듯하다 멈춰서 상대의 목을 죄어 쓰러뜨릴 때는 마치 유도를 보는 듯하다. 택견배틀 김병구 사무국장은 “유도와 태권도 등이 하나로 섞여 있는 운동이 택견”이라며 “웬만한 격투기보다 훨씬 공격강도가 강하고 빠른 운동”이라고 말했다.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도 ‘추임새’로 경기에 일조한다. 관중은 선수끼리 너무 붙으면 ‘나 앉거라!’, 너무 떨어지면 ‘까라, 까!’라고 외치면 된다. 멋진 기술을 선보일 때는 ‘얼씨구!’ 또는 ‘지화자!’라고 외친다. 경기 내내 장단맞추는 사물놀이 소리도 경기의 흥을 돋운다. 경기를 지켜보던 미국관광객 스티브 케인(25)씨는 “이종격투기만큼이나 박진감 넘치면서도 마치 잔치 같은 분위기가 난다.”며 즐거워했다. ●4개조 20개팀 출전 시민들의 눈을 끄는 택견이지만 아직 저변이 넓지 못해 택견배틀에는 모두 4개조 20개팀이 출전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말까지 풀리그로 경기를 벌인다. 출전팀은 고려대·국민대 등 대학팀과 각 지역 전수관소속 일반팀으로 나뉘어 있다. 8월까지 예선리그전을 치러 9∼10월에는 예선성적 상위 8개팀이 본선 토너먼트를 벌인다. 총상금은 2070만원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JSA장병 살신성인 전우애

    JSA장병 살신성인 전우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소속 장병들이 급류에 휩쓸린 동료 병사를 구하려고 강물에 뛰어들었으나, 구조에 실패한 채 4명이 실종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육군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50분쯤 경기도 파주시 전진교 옆 장깨 도하훈련장 부근에서 전술훈련 중이던 JSA 경비대대 민정중대 2소대 소대장 박승규(육사 59기) 중위와 안학동(23)·강지원(21) 병장, 김희철 (20) 일병 등 4명이 강물에 빠져 실종됐다. 소대원 등 28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전진교 부근에서 강변을 따라 적 포탄 투하 등의 상황을 가정한 소대 전술훈련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안 병장이 발을 헛딛는 바람에 급류에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1차로 사고를 목격한 중대장 변국도(육사 55기) 대위와 김 일병을 비롯한 병사 2명이 차례로 강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안 병장 구조에 실패하자 부근에 있던 소대장 박 중위와 강 병장 등이 다시 구조대열에 합류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수심이 4∼6m로 깊은 데다 최근 내린 비로 유속마저 빨라 이들 4명은 결국 실종됐다. 육군 관계자는 “JSA 대대 장병들은 선발된 최우수 자원들로 단결력과 전투력이 매우 뛰어나 한국군을 대표할 만하다.”며 “위기에 처한 동료 부대원을 구하려고 살신성인의 투혼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은 사고 직후 공병여단 도하단의 구명정 2척과 특전사 스쿠버다이버 요원 6개 팀과 항작사 소속 CH-47 헬기 1대 등을 현장에 긴급 투입, 실종 장병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16)이성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혁신 공기업탐방](16)이성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환골탈태(換骨奪胎)’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다. 만성적자 기업이 흑자로 돌아섰고, 큰 병에는 건강보험이 쓸모없다는 인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성재 공단 이사장은 24일 “공단이 건강보험증이나 만들어주고 보험료나 독촉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웰빙(Well-Being)에 맞게 국민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지사에 건강증진센터를 설치하거나 노인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이같은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이 이사장을 만나 공단 운영 방침을 들어봤다. 계속 적자를 내던 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재정 안정화 문제부터 설명해달라. -1997년 말 이후 침체된 경제가 보험료 부담능력을 저하시킨 반면 보험 진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 적자를 낸 이유다. 게다가 의약분업이 도입돼 보험제도권 밖의 임의조제 비용이 보험제도권으로 편입됐고, 의약분업을 전후해 이루어진 몇 차례의 관련 수가 인상이 재정위기를 가속화시켜 2001년에는 당기수지 적자가 2조 4000억원이 넘었다. 그러나 수가의 구조적 인하, 급여 및 심사기준 합리화, 고가의약품 심사기준 강화, 지역보험 국고지원 확대 등을 통해 2002년부터 수지가 개선됐다.2003년에는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누적적자를 모두 메우고 757억의 누적수지 흑자를 실현했다. 아직도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 - 안정적인 재정기조를 위해서는 국고 지원범위를 법적으로 명문화하고, 구조적으로 ‘의료의 과잉’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의료제공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또 지불제도를 개선하고 보장성 강화를 위해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률을 높여야 한다. 물론 공단이 가입자의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일치시키는 관리운영 체계의 개선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2004년도 경영평가에서 13개 기관 가운데 10위를 기록,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 억울한 측면도 있다. 특히 경영평가단이 올때 마다 공단 1층에서는 노조원들의 격렬한 시위가 있었다. 어떤 날은 노조의 시위로 인해 경영평가단이 공단으로 들어오지 못한 때도 있었다. 결국 10점 만점이었던 노조와의 관계에 대한 점수가 0.2점 밖에 얻지 못했다. 내년에는 향상도 점수도 반영되니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영평가 등급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계획을 추진하고 있나. - 핵심은 국민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 공단은 고객만족도에서 항상 하위에 처져 있다. 그래서 올해는 조직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국민위주의 서비스 제공체제 확립에 투입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원응대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고객불만요인 해소를 위하여 ARS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전화상담 원스톱 서비스제를 도입했고,ARS 안내멘트를 3단계에서 1단계로 단축했다. 직장과 지역조합이 통합된 지 올해로 5년이 됐다. 통합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 2000년 7월1일 ‘의료보험’에서 ‘건강보험’으로 명칭을 바꾼 것은 단순히 의료보험 통합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아픈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보험에서, 온 국민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공단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각오와 국민의 열망을 품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된 뒤 국민들에게 미친 효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우선 건강보험 통합으로 질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분산 효과를 극대화해 사회연대를 강화했고, 계층간 소득재분배를 통해 형평성이 강화됐다. 또 적정부담-적정급여를 통해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질병치료 등 사후조치에서 질병예방, 재활서비스 제공,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 등 사전 예방적인 보험급여를 제공하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는 변화상이다. 효율적인 관리운영 체계를 구축해 관리운영비를 줄일 수 있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려면 재정이 더 투입돼야 한다. 반면 보장성이 강화되지 않으면 결국 민간보험을 통할 수밖에 없게돼 보험료 이중부담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 현재 우리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1.3%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 병에 걸려 병원을 찾더라도 높은 본인 부담 때문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2008년까지 건강보험 급여율을 70%까지 높이기로 하고 지난달 30일 공청회도 열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보장률이 80%이상은 돼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공단은 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이 만료되더라도 지역가입자 급여비의 43%가 지원되는 현재 규모 이상의 국고지원이 계속될 수 있게 건강보험법에 명시되도록 국회, 정부를 설득해 나가고 있다. 또 현재 4.31%에 불과한 우리의 보험료율을 일본·타이완 수준인 9%나 유럽 선진국 수준인 13∼15%로 끌어올리기 위해 적정보험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설득해 나갈 예정이다. 공단을 바라보는 여론은 솔직히 부정적이다. 조직이 방대하고, 직원이 불친절하며, 노사관계가 불안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 공단은 국민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전체 임직원이 참여하는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경영혁신 전담조직을 이사장 직속으로 설치하고 경영전략수립, 대국민 서비스혁신, 평가보상 등 경영혁신과제를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또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한 조직진단결과를 반영, 소규모 지사는 민원서비스 위주로 개편할 예정이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입원환자 식사도 내년부터 보험혜택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장성은 60%에 불과하다. 보장성이 80∼85%에 달하는 프랑스와 독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와 공단은 2008년까지 건강보험 급여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모든 입원환자의 식사도 보험혜택을 받는다. 2007년부터는 6인실뿐만 아니라 3∼4인실 등 상급 병실을 이용할 때도 보험이 적용된다. 특히 오는 9월부터 암, 중증심장질환, 뇌수술 환자의 부담이 대폭 줄며, 암 환자의 경우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비율이 75%까지 확대된다. 이에 대한 재정은 보험료율을 연평균 4.1% 올려 확보할 예정이다. 또 공단이 제시하는 것처럼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담배부담금과 국고지원금 등 4조원을 정부로부터 더 지원받아야 한다. 공단 관계자는 “정부 계획대로 2008년까지 보장성이 70%로 확대된다 하더라도 서구유럽이나 일본, 타이완과 비교하면 역시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국가의 적정한 부담과 보험료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뒤따라야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급여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국민들이 OK할때까지 혁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구하는 혁신의 타깃은 국민이다. 공단이 자체 업무처리 절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더라도 국민들에게 편익을 주지 못하면 진정한 혁신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모씨가 10억원짜리 땅을 팔았다고 가정해보자. 김씨는 재산이 줄었기 때문에 땅을 판 시점부터 보험료를 적게 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본인이 직접 재산변동신고를 하지 않으면 공단은 매년 10월쯤 지방자치단체의 과세자료를 근거로 11월분 보험료부터 새롭게 산정해왔다. 즉 2월에 땅을 팔고 공단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11월분 보험료를 낼 때부터 보험료가 줄어든다.9개월 동안 보험료를 더 내는 셈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재산변동에 따른 보험료 산정을 실시간으로 산정키로 했다. 대법원으로부터 부동산 매매에 대한 등기변동 사항을 넘겨 받아 매달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했다. 본인이 재산변동사항을 신고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변동된 재산에 대한 보험료가 산정되는 것이다. 이같은 사례가 바로 공단이 말하는 혁신이다. 공단은 또 오는 12월부터 직장인들을 위해 연말정산 소득공제용 의료비 본인부담내역을 제공할 예정이다. 입원비나 수술비처럼 비용이 많을 때는 대개 의료비 내역을 보관하지만 감기 등 간단한 진료를 받았을 때는 진료비 내역을 병원에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단에서 1년동안의 의료비 내역을 일괄적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적은 진료비의 영수증도 일일이 챙길 필요가 없다. 연말에 신용카드사들이 소득공제용 사용 내역을 보내주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공단은 국민들의 건강을 높이는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질환 등 3대 만성질환자를 간호사 출신의 사례상담사가 전담하는 사례관리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104개 지사에 있는 2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부터는 160개 지사 2만 5000명으로 확대했다. 앞으로는 227개 전 지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일반인에게도 맞춤형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건강·의료정보제공시스템을 늘려 개인별·질환별로 차별된 정보를 공단 홈페이지(www.nhic.or.kr)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취임1년 맞은 로플린 KAIST총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취임1년 맞은 로플린 KAIST총장

    인생의 진정한 본질은 무엇일까.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한 과학자에게 물었다.“회전목마에 가까이 다가가서 요요에 휘감겨버리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마음속에 두 가지의 서로 모순된 원초적 충동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나는 사물을 본질적으로 단순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본질을 통해서 심오한 의미를 찾으려는 것이란다. 아울러 “우리가 우주의 주인이지만 우주가 우리의 주인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과학자는 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詩)라면서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누가 바람을 보았는가/당신이나 나는 보지 못했다/그러나 나무들이 고개를 숙이는 것은/바람이 지나가고 있다는 뜻이다.’-크리스티나 로세티(영국시인,1830∼94년) 지난주 굵은 비가 쏟아지던 날 대전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찾았다. 로버트 베츠 로플린(55) 총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199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플린 총장이 최근 한국생활 1년째를 맞이했다. KAIST 본관 2층 총장실. 통역을 맡은 총장실 수석비서 이현경씨가 배석했다. 총장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서류뭉치 몇개가 놓여 있을 뿐 생각보다는 단순하고 정리된 분위기였다. 로플린 총장은 때마침 일주일동안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후였다. 자연스레 휴가 얘기부터 나왔다.“초등학교 선생인 아내와 함께 하와이에서 모처럼 휴가를 즐겼다.”면서 좋은 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며 특유의 함박 웃음을 지어보였다. #KAIST개혁 추진·예산확보 순조 이어 취임 1년을 회고하면서 “처음보다 전체적으로 안정됐다.”며 “예산 확보나 개혁안 추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특히 국민, 과학기술부,KAIST 안팎의 교수와 학생들과 만나면서 대학의 비전에 대한 얘기도 다 잘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어 실력이 궁금해졌다. 항상 ‘한국어 입문’ 책자를 들고 다닐 정도의 열정을 보여왔다.“아직 초보적 수준이다.(언어공부가)유소년 때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다.”면서 비서나 기사한테도 많이 배우고 있단다. 또 지나가는 버스의 행선지나 도로의 간판글씨 등을 읽을 수는 있으나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언어를 배우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며 독일어를 별 어려움 없이 구사할 때에도 지금처럼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고 비유했다. #한국어 열심히 배우나 아직은 초보수준 한국의 정치와 생활문화에 대한 느낌을 묻자 망설임 없이 “(정치문화가)여타 다른 산업국가와 다른 점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현재 여야가 제대로 형성화(form)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독재정권에서 벗어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이 100%가 안 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진보성향의 열린우리당이 먼저 형성화됐고, 또 (보수와)융합도 나름대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의미를 두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야당의)길을 제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대중을 위한, 인민을 위한, 가진 자들을 위한 정당 등은 고대부터 내려온 정당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우리의 생활문화와 관련,“가족중심의 성향이 매우 강한 문화”라면서 “미국이나 유럽, 중국보다도 가족 단결력이 훨씬 강하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의 정체성이 다 형성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복잡한 일, 즉 중국과의 관계, 일본의 식민지배 등의 영향으로 현재 기성세대들은 한국적 정체성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의 젊은이들은 나름대로 개성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이 유럽의 문화를 도입하면서 미국적 개성을 만든 것과 비슷하다는 것. #한국문화, 가족단결력 강하지만 정체성 부족 “한국인들은 원래 안 좋은 얘기하는 것을 아주 꺼려하지요. 하지만 젊은이들은 추악함을 감추는 것을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성세대와의 간격을 인지하면서도 (추악함에 대해)표현하려고 하지요.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겁을 먹지만 이는 나라가 발전하면서, 사회가 투명해짐에 따라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생활에서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전제한 뒤 “미국에서는 학생들만 가르치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행정까지 맡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특히 (KAIST내의)성문화된 법규나 연구기록, 원칙과 시행사항 등이 정비가 잘 안 돼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연구실적에 대한 평가나 더 나은 연구수준은 주도면밀한 기록풍토에서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달말 국내 처음으로 전담변호사(General Counsel)제도를 두겠다고 밝혔다. 연구성과물 등 직무와 관련된 특허의 이익을 철저하게 연구자들에게 돌려 의욕을 북돋워주기 위해서라는 것. 전담 변호사의 자격 요건으로 ▲노동법 ▲지적소유권 ▲자산관리 ▲정부와의 관계 ▲관련법규 성문화 능력 등을 들었으며, 전문가 한 사람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팀제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럽과 미국의 대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시행한 제도라고 귀띔했다. #더나은 연구 위해 전담변호사제 도입할 것 우리나라 과학교육 수준에 대해 “교육 자체는 뛰어나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는 왜 안 나오느냐고 할 때 교육투자만큼 결과가 부족하다.”면서 연구개발과 보상 등에 관해 성문화가 안 돼 있어 동기부여가 계속되지 않는 데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황우석 교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개인적으로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한다. 황 교수의 연구가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이에 따른 보상과 파생되는 윤리의 문제 등 법적 뒷받침이 선결돼야 한다. 법규가 좋게 정비된다면 미국보다 앞설 수 있는 분야”라고 대답했다. KAIST의 사립화 논란과 관련해서는 “논쟁은 이미 끝났다. 일부에서 고의로 부풀리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구조조정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정부에서 학생공급을 하는 것이 아닌 학부모들이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바꾸는 체질개선 작업”이라고 역설했다.“어떤 조직이나 개혁을 하고자 하면 반발세력이 나타나게 마련이며 갈등의 기간은 이미 지나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정한 개혁은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중요하지 참모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일부 참모들과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지난 4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실시한 혜성과의 충돌실험에 대해 “단지 물체를 쏴서 맞혔다는 것뿐이다.”고 더 이상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최근 그가 집필한 ‘새로운 우주’를 반쯤 읽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주와 나’‘나와 우주’를 설명한 부분에 대해 불교사상이 담겨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연구신념은 종교적 충동과 비슷하다. 뭐든지 정형화된 것은 없고 또 변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고교시절엔 대부분 실험실서 보내 캘리포니아 출생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았다. 하루는 변리사인 삼촌한테 우연히 레이저에 대한 얘기를 듣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고교 때에는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 학교공부에 대한 흥미보다는 대부분 실험실에서 틀어박혔다. 졸업무렵 그의 과학적 평가가 인정돼 버클리대학에 진학했다. 만약 학력고사로 평가받았으면 대학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해진다. 대학에서 수학전공을 한 뒤 79년 MIT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전공 외에도 박식하고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생활 1년 동안 교향곡 2곡을 작곡할 정도로 수준급의 피아노 실력. 앉아 있을 때에는 늘 뭔가를 기록하고 집필하는 버릇이 있다. 또 철학 문학 음악 미술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관련 서적을 읽는다. 그래서 ‘살아 있는 다빈치’라는 별명이 붙었다. 특히 해킹방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낼 정도의 컴퓨터 솜씨 또한 뛰어나다. 학교에서 관사까지는 15분 거리로 늘 걸어서 출퇴근한다. 주말에는 KAIST 앞 갑천 둑길에서 자전거 하이킹을 즐긴다. 식사는 한국식이다. 비빔밥 불고기 된장찌개 등을 직접 요리까지 한다. 무거운 짐을 번쩍 들어올려 ‘천하장사’ 못지않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로플린 총장은 늘 새벽 4시에 일어나 미국에서 온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0년 캘리포니아 출생 ▲72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수학과 졸업 ▲72∼74년 미 육군 포병 복무 ▲74∼79년 MIT 물리학 박사 ▲79∼81년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 ▲85∼89년 스탠퍼드대 부교수 ▲89∼2004년 스탠퍼드대 교수 ▲2004년.7월∼현재 KAIST총장 ▲상훈 IBM펠로(76∼78년),E O 로렌스물리학상(85년), 올리버 E 버클리상(86년), 프랭클린 물리 메달(97년), 노벨물리학상(98년, 분수 양자홀 효과 입증)
  • [열린세상] 학교 성폭력 은폐자 파면하라/강지원 변호사

    익산에서 또다시 학생 집단성폭력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13일 익산J중학교 남학생 2명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도루코칼로 위협해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이 J중학교는 지난 4월, 그로부터 1년여전에 일어났던 학생 집단성폭력사건을 은폐했다가 뒤늦게 들통이 났던 바로 그 학교다. 은폐 사건의 진상은 지난 7월6일 밤 방송된 KBS2 TV 추적 60분에서 관계자들의 생생한 진술에 의해 사실로 드러났다. 경위는 이렇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5일 이후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4개 중학교 남학생 8명에 의해 여중생에게 저질러졌다. 그들은 밖에서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 바위, 보까지 했다. 불량서클 명칭은 ‘끝없는 질주’였다. 이 사건은 그로부터 1년도 더 지난, 금년 4월에야 경찰수사에 의해 전모가 밝혀졌다. 피해자의 부모도 그제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부모를 더욱 기막히게 한 것은 학교당국은 훨씬 전부터 사건내막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은 부모에게 일체 비밀에 부친 채 다른 이유를 들어 타학교로 전학가라고 강요했고 부모는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까지 그같은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 여중생은 9월 들어 가출, 무단결석을 보름 정도 했다. 그러곤 9월말 학교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때 학생의 기억으로는 학교측이 무단결석사실과 함께 “○○○와 안 좋은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냐.”며 집단성폭력사건을 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할 수 없이 “예”라고 대답했고 나중에는 자술서까지 써냈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 부분에 대해 당시 성폭력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학교측의 이같은 변명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다른 중학교에 다니는 한 가해학생 부모가 지난해 10월7일 학교에 불려가 그같은 사실을 통보받았고 그날 J중학교 관계자도 그 학교에 왔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무료법률지원팀은 그외에도 생생한 증언들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자,이런데도 학교측은 계속 ‘오리발’을 내밀 것인가. 그래서 이제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빠져 나갈 생각인가. 또 성폭력이 아니라 단순한 성관계인 줄, 심지어 화간인 줄 알았다고 계속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할 것인가? 도대체 한 장소에서 한 명도 아닌 8명이 교대로 그랬는데도 화간이었다고? 그리고 당시에 여학생이 반항을 안 한 점이 이상하다고? 그렇다면 그것이 반항을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그 기막힌 상황에서의 여자아이의 심리를 그렇게도 상상할 수 없단 말인가? 그 아이는 지금도 언제 치유될지 모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대인공포증,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그게 화간이었다고? 그래서 은폐조작했다고? 그게 바로 교육자의 양심이고 교육적 조치란 말인가? 도대체 교육부장관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전북도 교육감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선진국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2차,3차 재발을 막기 위해 이미 총력전에 나섰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 교육계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아니 직위해제 2달만에 어느새 복직까지 시켜 줘 네티즌들의 몰매까지 맞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그러니 똑같은 사건들이 또 발생하는 것이다. 더 말할 것이 없다. 지난 사건부터 전면 재조사하라. 그리고 은폐관계자들을 색출해 가차없이 파면하라. 직접 조사했다며 은폐가 없다고 보도자료를 낸 익산교육청 책임자들, 공립·사립을 막론하고 학교책임자들을 모두 파면하라. 세상에 사건사고는 늘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똑 부러지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중의 한 가지가 범죄보다 더 나쁜, 은폐라는 더 큰 범죄를 막는 일이다. 피해여중생은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선생님의 ‘선’자는 먼저 ‘선’자 아닌가요? 저보다 적어도 10년은 더 사신 분들이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더 원망스러워요. 제 억울함을 풀어 주실 거죠?”라고. 강지원 변호사
  • 상임이사국 확대안 본격 논의

    |뉴욕 연합|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독일, 일본, 인도, 브라질 등 ‘G4’가 11일(현지시간) 안보리 확대개편 결의안을 유엔 총회에 제출함으로써 이 문제를 둘러싼 유엔의 토의가 본격화됐다. G4 결의안은 상임이사국 6개국을 포함해 10개의 이사국 자리를 증설하되 신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은 동결하고 15년 뒤에 재검토한다는 제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신설되는 상임이사국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그동안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지만 이번 결의안에는 구체적인 국가 이름은 명시하지 않았다. G4 국가들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달말까지는 표결에 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아직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그러나 역시 이사국 자리 10개를 증설하되 상임이사국은 늘리지 않는 안을 제시하고 있는 한국, 파키스탄, 캐나다 등 ‘합의를 위한 단결’ 소속 국가들을 비롯해 많은 진영이 저마다 다른 안을 내놓고 있어 G4의 결의안이 191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 가결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 [사설] 태권도, 명실상부한 세계 스포츠로

    태권도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남을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 국민이 그동안 가슴 졸이며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의 투표 결과를 기다려 온 것을 생각하면 이는 분명히 크게 자축할 일이다. 그런데도 마음이 개운치만은 않은 까닭은 이번 결정이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유지를 영구히 보장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2016년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이 되려면 4년후 찬반투표를 또 거쳐야 하는 것이다. 태권도는 전세계 179개 회원국에서 6000만 인구가 즐기는 거대한 스포츠 종목이다. 규모만으로 따지면 올림픽 종목 28가지 가운데 10위 안에 든다. 게다가 2000년 시드니,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미 두차례나 정식종목으로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도 이번 IOC의 종목별 퇴출 투표를 앞두고 위기감이 퍼진 것은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관리를 잘못해온 탓이 크다. 태권도가 관중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고, 판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으며, 미디어 노출 정도가 약하다는 IOC 프로그램위원회의 보고서가 그 문제점을 잘 집약해 보여주고 있다. 문제점은 모두 드러난 만큼 이제는 종주국인 국내의 태권도인들이 일치단결해 뼈를 깎는 각오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경기운영과 태권도 행정에 외국인사들의 참여 폭을 크게 넓혀 진정한 세계화를 이루어야 하며,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과의 통합에도 적극 나서야 하겠다. 태권도의 자리를 넘보는 일본의 가라테, 중국의 우슈를 뿌리치려면 스포츠외교에도 한치의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태권도가 명실상부한 세계의 스포츠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 ‘담배와 전쟁’ 성북구 “이번엔 술”

    ‘담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성북구가 이번엔 ‘폭음’과의 한판 승부에 나섰다. 서울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7일 건전한 회식문화 정착을 위해 구청 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5NO 절주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5NO’는 ▲술권하지 않기▲잔돌리지 않기▲건배 제의 안하기▲폭탄주 제조 안하기▲술자리 2·3차 연속 참여 안하기 등 술자리에서 하지 말아야 할 다섯가지 항목이다. 구는 이미 지난 5일 6급 이상 공무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구청 대강당에서 절주헌장 낭독 및 결의대회를 가졌다. 서찬교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과도한 음주·회식문화는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업무의 효율성과 조직의 인화단결을 저해한다.”고 전제한 뒤 “이제는 공무원들이 먼저 나서서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구는 음주·식사 위주의 구청 회식을 영화·연극 관람, 스포츠 등 다양한 형태로 바꾸는 한편, 자원봉사활동이나 소모임 등도 적극 권장할 방침이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몽골 오프로드 체험 ‘2005 k 4×4 챌린지’

    몽골 오프로드 체험 ‘2005 k 4×4 챌린지’

    몽골 오프로드 여행은 단순한 투어 이상이다. 그것은 모험이자 자유이며, 또한 재미와 통한다. 서울신문사와 한국4×4자동차협회가 공동 주최한 ‘2005 코리아 4×4 챌린지’는 몽골의 자연과 역사를 밑바닥부터 체험하게 하는 살아있는 여행상품이다. 참가자들은 누구나 몽골의 광활한 초원과 산악을 4륜구동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달리며 대자연을 호흡한다. 때로는 유목민 마을에 들러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풍습을 확인하기도 한다. 지난 6월18일 대장정의 막을 올린 ‘코리아 4×4 챌린지’ 행사는 이제 지난 6일 두번째 팀을 보내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올해 슬로건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도전!’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250㎞쯤 떨어진 엘승타사르하이에서 출발, 오로홍∼쳉헤르∼카라코룸∼바얀고비∼울란바토르에 이르는 1600㎞의 만만치않은 코스다. 몽골의 혼을 느끼기에는 단연 오프로딩이 최고다. 굳이 지프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4륜구동 자동차를 직접 몰고 몽골의 벌판과 험준한 지형을 달려보는 것은 뜻깊은 체험이 아닐 수 없다. ‘코리아 4×4 챌린지’는 진취적인 정신과 협동심을 키우기에 안성맞춤. 한 팀은 3인 1조로,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이같은 오프로딩의 본질에 충실하다. 비포장도로인 만큼 사막이나 물웅덩이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참가자들은 일치단결해 위기를 탈출한다. 주최측은 이번 챌린지 차량으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랜드로버 디펜더 등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지프를 택해 오프로딩의 안전을 기했다. 몽골 오프로드 탐험을 이끄는 최명기(43) 한국4×4자동차협회 사무처장은 “일반 여행을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몽골의 비경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오프로딩 체험을 통해 팀워크와 단결·화합의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큰 소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몽골 오프로드 코스 중에는 고대도시 카라코룸도 포함돼 있어 몽골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13세기 칭기즈칸 시대 몽골제국의 수도였던 카라코룸은 북방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유라시아 각지에서 사절과 전도사, 상인들의 교류가 왕성했던 곳. 하지만 지금 그 화려했던 발자취는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108개의 스투파(불탑)로 둘러싸인 에르덴조 사원이 당시의 융성했던 문화를 웅변해준다. 몽골 불교의 중심이었던 이 사원은 1930년대 스탈린 숙청때 심하게 파손돼 지금은 일부만 남아 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코리아 4×4 챌린지’ 행사는 8월29일까지 모두 6차례(각각 4박 6일)의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문의:한국4×4자동차협회(02-2263-0098). 접수는 K4챌린지조직위 www.k4challenge.com ●후원:문화관광부, 주한몽골대사관, 스포츠서울21, 오토타임즈, 자동차생활 ●협찬:LG Telecom
  • 미리 가본 2006 독일월드컵경기장 샬케 아레나

    미리 가본 2006 독일월드컵경기장 샬케 아레나

    |겔젠키르헨(독일) 함혜리특파원|전세계 축구인들의 잔치 2006 독일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6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 축구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또다시 거센 돌풍을 일으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태극 전사들이 기량을 발휘할 경기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6월9일부터 7월9일까지 한달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독일 내 경기장은 총 12곳. 이 가운데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하는 겔젠키르헨의 샬케 아레나를 찾았다. ●별 5개짜리 최첨단 경기장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겔젠키르헨(Gelsenkirchen)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북쪽으로 약 5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구 27만 8000명의 중소 도시. 1950년대 후반 이전까지 석탄과 철강으로 독일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곳으로 지금은 산업 구조조정과 함께 에너지, 전자, 화학 등 미래형 산업으로 전환한 이곳이 독일인들에게 유명한 이유는 다름 아닌 101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분데스리가 2위 축구팀 ‘샬케(Schalke) 04’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지나간 역사를 말해 주듯 지금은 문을 닫은 광산들 한 가운데에 샬케 04팀의 홈구장 샬케 아레나가 자리하고 있다. 샬케 아레나는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최상의 등급(별 5개)으로 평가받은 구장이다. 국제경기를 위한 최대 수용규모는 5만 3804석이며 이번 월드컵의 64개 경기 중 1차전과 8강전 5개 경기가 이곳에서 치러진다. 지난 2001년 8월 개장한 샬케 아레나의 가장 큰 자랑은 완전 이동식 잔디. 자원봉사 안내원 크리스티안 보그트(31)는 “이동잔디 구장은 일본 삿포로와 네덜란드 안하임 구장에도 있지만 잔디 전체가 이동하는 것은 샬케 아레나뿐”이라고 말했다. 두께 50㎝, 총면적 1만㎡에 무게 1만 1000t의 잔디판에는 4개의 전기 모터가 장착돼 이동한다. 잔디가 경기장 밖으로 완전히 이동하는데 5∼6시간이 걸린다. 한번 움직이는데 드는 비용이 1만 5000유로나 되지만 고정잔디를 사용했을 경우 3개월마다 잔디를 교체해야 하고 그 비용이 10만유로 정도 드는 것을 감안하면 이동잔디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 보그트의 설명이다. 축구경기가 없을 때에는 잔디를 외부로 내놓고 햇볕을 쐬게 하고 물을 준다. 잔디가 빠져 나간 경기장은 오페라 공연, 록 콘서트, 자동차 경주 등 다목적으로 사용된다. 기자가 이곳을 방문한 지난달 30일에도 잔디는 경기장 외부에 놓여있고, 내부에서는 일주일 뒤 있을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을 앞두고 무대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천장은 개폐식으로 경기장 전체를 완전히 덮기 때문에 전천후 경기장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기둥이 없이 설계돼 어느 자리에 앉아도 경기를 관전하는데 불편이 없다.3600t의 지붕이 관전석 있는 지점까지 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20∼30분. 외부 소재는 방진, 방수처리가 됐고 내부는 방음처리가 돼 있어 비행기 소음보다도 크게 떠나갈 듯 함성을 쳐도 밖에서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지붕 한가운데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디오 큐브가 설치돼 있다. ●팬서비스는 신선한 맥주로 독일인들의 생활에서 축구와 맥주는 빼놓을 수 없다. 샬케 아레나는 축구를 보며 신선한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건물이 설계된 점이 다른 구장과 다르다. 이곳에는 4개의 저장고에 1000ℓ 크기의 맥주탱크 52개가 설치돼 있다. 아레나의 공식 협찬회사인 지역 맥주 펠틴스(Veltins) 공장에서 직접 공급하는 신선한 맥주를 5만 2000명의 관중이 1ℓ씩 마실 수 있는 규모다. 맥주저장탱크에서 복도에 있는 32개의 매점으로 직접 연결되는데 탱크와 매점을 잇는 맥주 파이프 길이만 9㎞나 된다. 직접 저장탱크를 갖추고 맥주를 공급하는 경기장은 샬케 아레나가 유일하다. 경기장 내의 매점에서는 크나펜 카드라고 하는 선불카드를 사용한다. 크나펜(knappen)은 직업훈련을 마친 광부들에게 붙여지는 칭호로 ‘샬케 04’팀이 광부들의 축구팀에서 시작됐음을 연상시킨다. 샬케 아레나의 설비도 최첨단을 자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클럽을 지지하는 열성적인 팬들이다. 경기장에서 만난 샬케 04의 열성팬 마틴 딕스는 휴가를 이용해 아내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흰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진 구단 셔츠, 클럽 이니셜이 들어간 가방 등 기념품을 한아름 사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월드컵 경기 입장권 추첨에서 당첨돼 두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팀이 하는 경기를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1차전과 8강전이 치러지는 샬케 아레나외에 이곳에는 겔젠키르헨시로부터 단돈 1유로에 구입한 옛 스타디움, 선수들을 위한 6개의 트레이닝장, 전자식으로 운영되는 주차장이 있다. 아레나의 북동쪽에서는 스포츠 재활병원과 호텔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198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은 월드컵을 앞두고 2006년 5월 준공예정이다. 겔젠키르헨이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이밖에도 도르트문트와 쾰른 등 3개 도시에서 2006 독일 월드컵이 열린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제개발공사의 라이나 호르니크 부사장은 “독일 월드컵을 찾는 관중이 총 320만명이지만 TV중계를 통해 전세계 400억 인구가 경기를 관람하기 때문에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경기장, 도로, 호텔 등 인프라 건설과 시설 운영을 통해 2만∼3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업들은 외국 손님들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명문구단 ‘샬케04’ 레베르크 회장 |겔젠키르헨(독일) 함혜리특파원|“현대 축구는 서비스와 안전, 안락한 관전 환경이 중요합니다. 샬케 아레나는 월드컵 축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설비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분데스리가의 명문구단 샬케 04팀의 게르하르트 레베르크 회장은 “전천후 경기장으로 독일에서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는 샬케 아레나는 2006 독일 월드컵에 대비해 각종 부대시설 및 편의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장 및 부대시설 건설에 총 1억 9200만유로가 투입되는데 다른 경기장과 달리 샬케 아레나는 주정부나 연방정부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은행 컨소시엄, 기업체 등 순수 민간 자본이 조달됐다고 레베르크 회장은 설명했다. 광산 엔지니어 출신으로 25년간 겔젠키르헨 시장을 지낸 레베르크 회장은 샬케 아레나가 지역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겔젠키르헨 지역은 40년전 4만명의 광부가 일했지만 광산이 문을 닫은 지금 관련 분야 종사자는 3000명에 불과해 실업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중요 경기에 필요한 1000명의 임시직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식당 운영 등 각종 부대 서비스도 외주를 주지 않고 구단 소속회사가 직접 운영해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때 요코하마에서 열린 결승전을 관람했다는 그는 당시 날씨가 무척 후덥지근해 힘들었던 점을 상기하면서 내년 월드컵이 열리는 6월의 독일 날씨는 경기하기에 최상의 기후조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샬케 04팀의 강점은 100만 지지자들의 단결된 힘”이라고 강조한 그는 “내년 월드컵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겔젠키르헨을 찾는 각국 대표팀과 외국 관람객들은 흥미진진한 경기 외에도 이 지역의 따뜻한 인심에 큰 감동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샬케 04팀은 1904년 겔젠키르헨 지역의 광부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축구팀에서 시작된 전통의 명문구단으로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으며 3명의 국가대표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공식 등록된 회원만 4만 8000명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두번째로 큰 클럽이다. lotus@seoul.co.kr
  • [3일 TV 하이라이트]

    ●MBC스페셜(MBC 오후 11시30분) 1부 ‘기적의 생존자들, 그 후’에서는 전쟁과 자연재해 등의 재난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6명의 생존자들을 밀착 취재해 재난 생존자들이 겪게 되는 정신적 후유증과 재난 이후의 삶의 변화와 고통을 들여다 본다. 그밖에 다양한 사고 생존자들의 이야기도 곁들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원시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몽골 동부의 스텝지역. 바람과 매서운 추위, 여름의 무더위 때문에 사람들은 흩어져 있지만 수많은 동물들이 이들의 동반자가 되고 있다. 북반구에 마지막 남은 훼손되지 않은 초원이지만 자원에 굶주린 이웃 나라들이 이곳의 천연자원 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9시50분) 10대 후반이 되어서야 우연히 피아노란 악기를 알게 되었고,20대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재즈에 매료된 늦깎이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2004년 가을, 솔로 앨범이자 본격 재즈 앨범인 ‘피아노가 된 나무’를 발표한 임인건의 재즈 사랑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6시) 커플댄스 퍼레이드 ‘댄스 신고식’, 몸풀기 게임의 새로운 코너 ‘고무신 잡기’, 땀과 체력의 적절한 안배가 필요한 민속놀이 ‘단결 닭싸움’, 엑스맨의 대표 코너 ‘당연하지’ 등을 보여준다. 이밖에 바람둥이 이휘재를 결혼시키기 위한 앤디와 이진의 프로젝트 ‘결혼 주식회사’도 소개한다. ●도전 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50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부족 쿠이쿠루족. 싱구강 중류에서 사는 쿠이쿠루족은 붉은 보디 페인팅과 문신, 약간의 장신구로 몸을 치장할 뿐 옷은 아예 입지 않는다. 이들은 독특한 정화의식을 통해 몸의 더러운 피를 빼낸다는데, 탤런트 황은정이 이 의식에 도전한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1886년에 만들어진 시주화가 의뢰되었다. 이 시주화는 고종 23년(1886년)에 독일 기술자를 초빙해 근대적인 주화 통용을 위해 시범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금으로 만든 이 시주화는 현재의 500원 동전보다 조금 더 크며, 금빛이 또렷하다. 이 주화는 정말 금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 가스안전公 ‘정부평가 그랜드슬램’

    한국가스안전공사가 달성한 ‘정부평가 그랜드슬램’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 같다. 가스안전공사(사장 박달영)는 기획예산처가 최근 발표한 고객만족도 평가와 혁신수준진단결과에서 각각 1위를 한데 이어 29일 발표된 경영실적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산하기관을 상대로 한 모든 평가에서 1위를 휩쓸었다. 2년 연속 대형 가스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고 전년대비 가스사고를 7.6%나 줄인 것이 고스란히 성적에 반영됐다. 가스안전기기인 퓨즈콕 33만개를 보급해 LP가스시설의 사고를 막고, 영세민 가정 14만 가구에 가스시설을 무료로 설치해준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발족한 ‘가스안전이웃사랑 봉사단’은 지역특성에 맞게 봉사활동을 펼쳐 공사의 사회적인 책임도 다하고 있다.가스안전공사가 지난해 2월 만든 ‘지식관리포탈’에는 장마철 가스안전사고 예방 요령 등 매년 8000여건이 넘는 지식이 등록돼 직원들이 공유하고 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14) 송인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14) 송인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기사고 예방기관으로서의 공사, 대국민 서비스기관으로서의 공사, 효율적인 공기업으로서의 공사를 강조하고 있다. 전기사고 예방 기관으로서의 공사를 앞세운 것은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설립된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대국민 서비스기관이라는 의미는 지금까지 검사·검증기관이 갖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국민들에게 한발 다가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공사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고객만족도를 아무리 높여도 비효율적인 공기업이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효율적인 공기업으로서의 공사를 추가했다. 송인회 사장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사가 공익성을 추구한다고 비효율성을 용인받을 수는 없다.”면서 “효율적이면서도 청렴한 공기업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대담으로 송 사장의 혁신방향을 들어봤다. ●정부산하기관증 지방이전 첫 노사합의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해 노사합의가 있었다고 들었다. -공사는 정부 산하기관 최초로 본사 지방 이전과 관련한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직원들의 본사 지방이전에 대한 의견수렴과 대책 마련을 위해 노동조합이 참여한 자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지방이전에 대해 적극 대응해 왔다. 이번 ‘본사 지방이전 노사협약’은 정부의 수도권 분산과 지방을 골고루 발전시키기 위한 책임을 서로 이해한 결과다. 공사의 자발적인 지방이전 추진은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많은 공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안전관리 전문기관인 공기업으로서 처음으로 경영혁신을 선포했다고 들었다. 배경은 뭔가. -공사가 창립한 이래 변함없는 인건비 위주의 재무구조, 일하는 방식의 구태의연함, 수동적·소극적 조직문화에서는 현재와 같은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서 성장·발전은커녕 도태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고객은 높은 품질의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게 됐다. 경영혁신을 선포하기 전에 과감한 인사개혁이 단행됐는데. -혁신책의 일환으로 기획관리이사를 공모해 사기업 출신의 인사를 선임했다. 본사 주요 직위와 일부 지역본부장을 사내 직위공모제를 실시하여 우수인력을 배치했다. 또 업무간소화와 적극적인 업무추진을 위해 전결권한을 하부에 대폭 이양했다. 아울러 각 계층을 대표해 유능하고 의욕이 넘치는 직원들로 이루어진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경영혁신위원회가 수개월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한 끝에 경영혁신 로드맵을 완성했고, 지난해 11월22일 경영혁신 선포식을 하게 됐다. ●직원들이 직접 ‘경영혁신 로드맵´ 만들어 공사 경영혁신의 주된 방향과 전략은 무엇인가. -2007년까지 21세기 전기안전문화를 선도하는 초일류 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혁신 목표를 고객가치 극대화, 미래성장기반 확충, 신바람 나는 기업문화 구축으로 정했다. 고객 중심의 경영, 핵심역량의 강화, 효율중심의 운영, 성과중심의 보상이라는 경영혁신 전략을 적극 펼쳐 나갈 것이다. 취임 1주년을 맞아 경영혁신 제2기를 선언했는데 내용은 뭔가. -지난 8일 공사 31주년 기념식에서 경영혁신 제2기가 시작됐음을 선언했다. 만족(Satisfaction)경영, 시스템(System)경영, 혁신(Innovation)경영 등 3개의 전략맵을 기반으로 S1/3I-Best 경영을 시작함을 알렸다. 첫번째 S는 만족경영이다. 지난해 선포한 고객감동 경영이 외부고객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사회공헌과 내부고객인 직원만족까지를 망라한 총체적인 고객만족 경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두번째 S는 시스템 경영의 기반구축이다. 우선 고객관리시스템(CRM) 체제를 구축해 고객업무 처리절차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할 예정이다. 조직의 성과를 여러 관점에서 균형있게 평가하고 부서 개인의 목표를 조직의 전략에 연계시켜 주는 전략적 성과관리시스템(BSC)을 도입할 예정이다. 마지막 I는 혁신경영이다. 가치혁신, 역량혁신, 효율혁신에 기반을 둔 혁신경영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충이 혁신경영의 주된 내용이다. 만족경영 내용 가운데는 사회공헌 활동도 언급돼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공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길은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그 사회와 함께 웃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도 공사는 경제적·환경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저소득가정, 장애시설,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사회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시설안전지원, 전기설비보수, 성금전달, 목욕봉사, 헌혈운동, 사고복구 등을 통해 세상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도 열려 있다는 것을 심어 주었다. ●전기화재 점유율 2007년 25%이하로 경영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어떤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3000여명의 임직원이 단결하면 현재 101%대인 사업수익률은 2007년에는 116%대로, 청렴도지수는 70점대에서 90점대로, 고객만족도는 65점대에서 80점대로, 전기화재 점유율은 28%대에서 25%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 정부 산하기관관리기본법에 따른 경영실적 평가에서 올해 전체 정부 산하기관 가운데 중위권, 내년에는 상위권,2007년에는 1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각종 공기업 평가에서 공사가 상위 점수를 얻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1월 공사에 대한 청렴도 측정결과가 8.62점으로 2003년의 5.93점에 비해 대폭 향상됐다는 부패방지위원회의 발표가 있었다. 특히 전체 조사기관 중 개선도 부문에서 2위를 달성한 점은 공사의 저력을 다시 확인하고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청렴도 순위는 아직 중위권에 머물러 있어 올해 청렴도 상위 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자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전기 검사·점검 ‘리콜제’ 실시 한국전기안전공사가 펼치는 경영은 철저히 고객 중심이다. 검사·점검기관이 갖는 고압적인 자세는 찾아볼 수 없다. 검사업무 리콜제와 전기안전 스피드콜제를 실시하고 자동 사고감지시스템(KAF)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고객 중심 경영이다. 검사업무 리콜제는 공사가 맡고 있는 각종 검사·점검업무에 대해 고객들이 리콜을 요구하면 다시 한번 찾아가 검사가 잘못됐는지를 판단해 주는 제도다. 지난 5월부터 본격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공사는 매월 3900여건에 달하는 대형 빌딩이나 공장의 정기검사와 2800여건의 사용전 검사 업무를 맡고 있다. 또 노래방과 단란주점 등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점검 업무도 매월 1800여건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종전에 공사가 검사·점검을 한 뒤 불합격 판정을 내리면 고객들은 잘못된 판정이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공사로부터 검사·점검을 계속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잘못 보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공사는 검사원이 판정한 검사결과에 대해 고객이 이의를 제기하면 당초의 검사원이 아닌 검사업무 책임자급이 현장을 방문, 검사의 적절성을 판단해 주도록 했다. 스피드콜제는 빌딩이나 공장이 아닌 가정 고객을 위한 제도다. 전기를 쓰는 일반 가정 고객이 집안내 전기설비의 고장으로 정전 또는 누전 사고가 발생하면 공사 스피드콜(1588-7500번)로 연락하면 공사 직원이 출동해 무료로 응급조치를 해주는 것이다.24시간 체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화를 해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올 초 제주도 전역을 상대로 시범실시를 하고 있지만 조만간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동사고감지시스템(KAF)은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공사가 민간업체와 함께 개발중인 전기사고 예방 시스템이다. 전기화재의 주원인인 아크, 스파크, 누전, 과부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형 빌딩에는 자체 사고감지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주로 1000㎾ 이하의 전력을 쓰는 10층 미만의 건물이 주 대상이다. 이 시스템이 완벽하게 개발되면 전기화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고객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송인회 사장은? 송인회 사장은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공기업 CEO로 이미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 송 사장은 1978년부터 14년 동안 범양상선㈜에서 관리 및 영업부문 책임자와 해외지사장, 본사 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 조직·인사·예산업무를 총괄해본 셈이다. 이후에는 ㈜)하나로문화, 미래해운㈜을 직접 경영했다. 국내의 대표적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현대정보기술㈜의 경영고문을 역임하기도 했다. 송 사장은 고려대 대학원에서 안전관리, 재난관리, 위기관리론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재난관리에 있어 지휘체계 개선에 관한 연구’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안전·재난·위기를 관리하는 업무인 것을 감안하면 적절히 자기 자리를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송 사장은 서울시립대에서 ‘공기업 경영평가제도의 유효성에 관한 연구’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공기업 경영평가제도론’이라는 책을 내고, 공기업론에 대한 강의도 했다. 이런 경력을 들어 송 사장이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경영혁신을 통해 한국전기안전공사를 업그레이드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 고창(53) ▲보성고-고려대 법대 ▲범양상선 기획실장 ▲서울시의회 의원 ▲미래해운·미래창호 대표이사 ▲제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위원회 자문위원 ▲열린우리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 기수 1000기 돌파 해병전우회

    기수 1000기 돌파 해병전우회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 전국의 시·군·면을 가면 어디서나 해병전우회 사무실을 볼 수 있다. 컨테이너로 된 어설픈 건물이지만 타 군 출신들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전우애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이어지고 있다. 무슨 비결이 있기에 젊은 날 잠시 군문에서 맺은 인연이 ‘사회’에서까지 끈끈하게 이어지는 것일까. 해병 기수 1000기 돌파를 맞아 해병 출신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신화’를 파헤쳐 본다. ●전국 231개 지부… 봉사단체로 맹활약 서울에 있는 해병전우회중앙회 산하에는 16개 광역 시·도별로 연합회가 형성돼 있으며 각 시·군·구에는 231개의 해병전우회 지부가 자생적으로 생겨나 활동하고 있다. 해외에도 60개의 지부가 있다. 해병 전역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들 전우회 및 직장·학교 등 그룹별로 구성돼 있는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친목단체는 물론 사회봉사단체로서도 존재 이유를 밝힌다. 지부별로 야간 방범순찰은 기본이고 응급구조대·기동봉사대·환경봉사대 등을 편성해 활동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기능의 편차를 보여 바다가 인접한 곳에서는 해양사고 인명구조를, 산악지역에서는 등반사고 구조 등에 주력한다. 이들은 군대에서 익힌 강도 높은 훈련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전문가 못지않은 활동을 펴고 있다. 야간순찰 시에도 해병대 출신은 범법자에게 경찰 못지않은 위압감을 주기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다. 이들이 공식활동을 할 때의 복장은 해병의 상징인 빨간 명찰과 팔각모, 얼룩 무늬의 위장복 등 현역과 별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해병 출신들은 아직도 군시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곱지 않은 시각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군에 대한 긍지가 대단한 회원들에게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불가사의한 단결력 전우회의 일이라면 자다 일어나서라도 달려가는 것이 이들의 생리다. 너무 단합이 잘 돼 호남향우회, 고려대동문회와 더불어 잘 뭉치는 3대 집단으로 회자된다. 여느 친목회들이 상부상조를 통해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측면이 있는 데 비해, 해병전우회는 이익이나 반대급부에 상관없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돌쇠형’에 가깝다. 군대 시절부터 익히고, 제대해서도 선배들로부터 듣고 배운 것이 이런 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요즘과 같은 개인주의 사회에 아직도 이런 구시대형(?) 결합이 가능할까. ●지옥훈련 속 고도의 동질감 형성 우선 해병의 단일화된 기수체계를 들 수 있다. 훈련소별로 기수가 다른 육군과 달리 해병대는 하나의 훈련소에서 배출된 단일기수여서 일체감이 형성된다. 생면부지의 해병 출신이라도 만나자마자 기수부터 확인하고, 긴 말이 필요없이 금방 선·후배 사이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재 해병전우회에서 활동하는 사람 가운데 최고참은 80∼85기(대략 65∼70세), 아래로는 900기(25∼27세) 밑으로까지 내려가나 기수가 ‘나이의 골’을 메운다. 이채로운 것은 기수체계가 다른 장교나 하사관 출신도 전우회에서는 입대연도에 따라 사병 기수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전관예우를 못 받는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어차피 ‘해병은 하나’임을 강조하는 마당이기에 이런 사정은 중시되지 않는다. 해병을 뭉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전통에서 오는 자부심이다. 해병이 6·25전쟁이나 월남전 등에서 만들어낸 신화는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전통은 해병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를 동일시하는 작용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짬밥’ 출신이든 기술병 출신이든 누구나 ‘귀신 잡은 해병’인 것이다. 어떤 이들은 해병 출신들의 유난스럽기까지 한 단결력에 대해 ‘논리가 필요없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훈련받을 때부터 ‘해병은 하나다.’라는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해병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형제처럼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정기인(64·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엄청난 기합과 지옥훈련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스스로 엘리트 의식을 가지며, 이러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타 집단이 이해할 수 없는 고도의 동질감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 및 정치와는 거리 멀어 특이한 점은 해병전우회가 사회단체로서의 적지 않은 영향력에 비해 ‘사고’를 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전우회가 만들어진 지 수십년이 넘었지만 이권에 개입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로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다. 해병 출신들이 다소 ‘폼’을 잡는 경향이 있음을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다. 권오현(權五顯·50) 김포해병전우회장은 “해병 출신들은 사회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한 데다, 해병의 명예를 실추했을 때 매장된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우회 간부직함 등을 무기삼아 지방의원 등 정치권에 진출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예 내부 정관으로 회원들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전우회도 많으며, 선거 때는 중앙회 차원에서 선거 개입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려보낸다. 또한 단체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우회 사무실 운영비를 다른 곳의 특별한 지원없이 대체로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한다. 수도권지역 한 해병전우회는 수년 전 회원들이 야간순찰 도중 술집에서 술을 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상자들을 징계했다. 이 단체 간부는 “말썽의 싹을 자르기 위한 차원”이라며 “해병대가 존재하는 한 누구도 범할 수 없는 명예를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것들이 거름이 돼 해병대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져 한때 ‘개병대’로 불리며 취직과 결혼조차 잘 안되던 것은 이미 전설이 된 지 오래고, 지금은 대학생들 사이에 ‘가장 가고 싶은 군대’로 꼽히는 등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노병은 사라지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이성금(李成金·64) 해병전우회 서울연합회장은 오전 9시면 출근, 연합회 일을 보는가 하면 저녁이면 전우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등 바쁘기만 하다. 이 회장은 “죽는 날까지 전우회 일을 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해병 출신이 강한 결속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인은. -해병이 수행하는 상륙작전 등은 뭉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이러한 임무적 특성에다 단결을 중시하는 해병의 전통이 오늘의 해병정신을 만들었다. ▶요즘 주안점을 두는 활동은. -지난 4월부터 주말이면 연합회 회원 60여명이 한강시민공원에서 야간순찰을 돌고 있는데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또 다음달 4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부터 춘천까지 한강청결 캠페인을 벌이는 등 환경정화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군에서 대형 총기사고가 발생했는데. -군기가 빠질수록 사고가 많이 생긴다. 해병전우회에서는 60세를 넘겨도 선후배 관계가 분명하다. 요즘은 내 자식만을 위하는 가정교육부터 잘못된 것 같다. ▶향후 활동 방안은. -육·해·공군 가운데 유일하게 해병대만 전용회관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는데 전우들과 힘을 합해 건립하도록 노력하겠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 [마니아] 닭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마니아] 닭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통닭, 닭발, 불닭, 찜닭, 닭죽, 똥집, 삼계탕, 반계탕, 초계탕, 닭곰탕, 닭갈비, 닭꼬치, 닭강정, 닭개장, 닭칼국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장세훈(30·회사원)씨는 닭고기에 입도 대지 않는다. 비슷한 ‘과’인 오리고기도 마찬가지다. 혐오식품도 아닌 바에야 못 먹을 뚜렷한 까닭이 없건만 “그냥 싫어서”라는 게 그가 밝히는 이유다. 그러나 시골집 하면 떠오르는 풍경 속에는 마당을 거니는 닭 몇 마리쯤은 들어가기 마련이듯 아이, 어른 가릴 것 없이 대개 닭고기 요리를 좋아한다. 전국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닭고기는 170만∼180만마리이며, 서울에서만 60만마리 정도라고 축산업계는 말한다. 삼복 무렵에는 전국을 통틀어 하루 220여만마리가 더위를 식히는 데 희생(?)된다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닭 열풍은 뜨겁기만 하다. ●서민의 친구, 닭짱이 돼라 3년 전에는 닭 요리를 즐기는 동호회까지 나타나 맹활약 중이다. 닭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닭사모’(www.daksamo.net)는 2002년 3월 첫 발을 떼 현재 전국에 회원 1480여명을 거느렸다. 닭 열풍을 말해 주는 듯 한때 3000여명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다.’는 모토를 내걸었다. 이에 따라 가입 자격을 까다롭게 만들어 온라인을 통해 호기심만으로 참가하는 ‘고무줄 회원’을 정리해 나갔다. 동호회 대표의 직함부터가 다르다.‘닭짱’으로 불리는 이두호(29)씨는 “이 모임을 만들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적 아버지께서 월급날이면 닭고기를 사와 가족끼리 먹었으며 생일이나 집안 잔치가 열리는 날이면 거의 유일하게 어울려 먹을 수 있었던 것 역시 닭고기였다.”고 되뇌었다. 이 때문에 아버지의 월급날이 오기를 내심 기다려졌다고 한다. 그뒤 언젠가부터 건강식이 강조되면서 골목 골목에 닭집이 들어섰으며 일주일에 4∼5차례 닭고기를 즐기게 되면서 입맛에 맞는 닭집을 찾아나설 만큼 ‘닭고기 마니아’로 커갔다. 웹 디자이너로 일하던 2002년 어느 날 이씨는 고객과 닭고기 얘기를 나누다가 닭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날 수 있는 동호회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받았다. 사이트를 개설한 지 이틀 만에 1400여명이 모여드는 등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다른 모임과 비교는 사절 최근 각 분야에서 엄청나게 늘어난 동호회 가운데서도 온라인으로만 활동하는 게 대부분인 경우도 적잖다. 닭사모는 이런 회원에 대해서는 단연코 ‘노’(No)라고 외친다. 서울·경기,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라, 대전·충청과 해외지부를 따로 둔 닭사모는 사이트에 실은 정보를 철저하게 비공개로 한다. 일주일에 한 차례 갖는 정기회와 지역별 번개모임에 얼마나 착실히 참가하느냐를 따져 ‘고무줄 회원’을 가려내기 위해서다. 회원들끼리 저마다 찾아간 닭집 가운데 추천할 만한 곳은 ‘이 집이 맛있어’ 코너에, 그렇지 못한 곳은 ‘이 집을 왕따시키자’ 코너에 올린다. 특히 닭 연구 모임인 ‘GCS’(Group Chicken Study)에서는 매주 목요일 20여명씩 모여 닭 요리·닭집 정보와 부위별 특징, 조리법, 양계업 동향 등에 대해 공부를 한다. 알고 먹자는 뜻에서다.GCS는 가입 5주 과정별 한 기수로 운영하며, 기수마다 과정이 끝나면 ‘책걸이’를 하듯 총결산하는 정기 모임을 갖는다. 이 회장은 “회원을 걸러내다 보니 참가자가 생각보다 자주 바뀌어 이러다 몇 년이 흘러도 남는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해 2월 GCS를 발족시켰다.”고 귀띔했다. 이 회장은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평가받아 한 중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특명 ‘닭으로 사랑하라’ 개그맨 김지환(30)씨는 “잠시 방송활동을 멈추고 신촌에 고추통닭 가게를 내 가입하게 됐다.”고 소개한 뒤 “인테리어 등에 대해 회원들이 의견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명으로 이뤄진 해외지부에서도 소식이 답지한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사는 이주영(26), 미국 미시건주 이스트랜싱에 사는 최윤미(14) 회원은 “매주 20∼30회 정도 사이트를 방문해 모국에서 들려오는 닭 얘기를 접한다.”고 근황을 전해 왔다. 닭사모는 모든 모임에서 단결을 꾀하기 위해 ‘닭 노래’를 부르며 운동선수들이 몸을 푸는 것처럼 ‘입’을 푼다. 닭 요리 찬송가인 셈이다. 노래는 두 종류다.‘다들 이불 개고 닭 먹어’는 보니 엠이 부른 팝송 ‘Rivers Of Babylon’을 개사했으며, 역시 번안곡인 동요 ‘우리 모두 다함께 손뼉을’을 ‘우리 모두 다함께 닭 먹어‘로 바꿔 부르고 있다. 그러나 모여서 먹기만 할 게 아니라 사회봉사에도 힘쓰자는 뜻으로 회원들이 인근 통닭집에서 가까이 사는 불우이웃에게 배달해 주는 활동도 세밑이나 명절 등 때마다 벌인다. 본인이나 받는 쪽이나 부담이 적어 참여하기 쉬운 게 장점이다. 닭사모는 그동안 쌓인 정보를 다듬어 곧 책으로 엮어낼 계획이다. 책에는 크게 4장으로 나눠 국가별 닭 문화, 분포, 종류, 부위별, 이용, 영양성분, 맛집 탐방, 독특한 양념 등 닭고기에 얽힌 비법도 담을 생각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