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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교육 정상화… 지금 학교에선] (4) 혁신 모범 3인의 학교장

    [공교육 정상화… 지금 학교에선] (4) 혁신 모범 3인의 학교장

    어느 조직이든 리더십이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게 마련이다. 이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생들. 의 학습권 신장과 교사의 교육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부단히 아이디어를 짜내는 학교장들이 적지 않다. 스스로 학교혁신에 나선 3명의 학교장 운영사례를 통해 학생·교사·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이 나아갈 바를 소개한다. 초·중·고 교장은 일반적으로 교사경력 28년 이상이 되어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교장 초빙·공모제가 도입되면서 40대 교장들도 일부 있으나 대부분은 50대 후반이다. 현행 교육법상 교장은 학교운영에 있어서 많은 권한을 위임받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상 교장은 교무를 총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하도록 되어 있다. 우선 교장은 교육과정 편성을 위하여 학칙, 교육목표, 교과편제 및 수업시간(이수단위), 학년목표, 교육내용, 교육방법, 학습매체, 학습시간, 학습시기, 평가계획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다. 즉, 학칙의 제정, 학생의 징계, 학생생활기록 작성·관리, 학생의 조기 진급·조기졸업 결정, 수업일수 결정, 임시휴업 결정, 수업운영방법 결정, 수업의 개시·종료 시각 결정, 체험학습·위탁교육 실시, 전·편입학 추천 및 허가, 고등학교 입학전형 방법결정,2종 도서 선정 등의 권한을 갖는다. 수학여행지 결정 권한도 학교장에게 있다. 인사권의 경우, 대부분 지역교육청이나 교육감 승인을 받아야 하나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적지 않다. 교육과정 운영상 필요한 경우에 겸임교사·명예교사·시간강사를 임용할 수 있다. 초빙교사 추천권도 있다. 또 연수대상자 지정, 연수허가, 당직근무 결정 등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다. 이들은 내년 2학기부터는 당사자들의 동의를 전제로 교원전보 유예 권한도 가질 전망이다. 교육청별로 4∼5년 주기로 실시되는 현행 순환전보가 획일적이라는 지적에 따라서다. 재정운영에 있어서는 예산편성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으며, 학교운영지원비 등의 액수를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할 수 있다. 또 수업료·입학금의 면제·감액, 징수기일의 지정, 수업료 체납학생에 대한 출석정지·퇴학처분, 사립학교의 수업료·입학금 결정 등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김홍섭 윤중중 교장 서울 윤중중 김홍섭 교장은 점심 식사를 오전 11시45분 전에 끝낸다. 아침을 걸러서가 아니다. 이때부터 오후 1시20분까지 이어지는 학생들의 점심식사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대체로 마음맞는 친구들끼리 어울려 밥을 먹는다는 점에 착안, 평소 어울리지 않던 학생이 새로운 식사자리에 합석하는 게 보이면 학생지도 때 참고하도록 생활지도부 교사에게 연락한다. 그는 학생들의 교우관계를 훤히 꿰고 있다. 각종 경시대회에서 상받은 학생은 이름을 외웠다가 만날 때면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같은 그의 세심한 학교운영 소식이 소문이라도 퍼졌는지 시설 좋은 인근의 다른 중학교를 마다하고 이 학교로 오려는 학생들이 늘었다고 한다. 김 교장은 “신체장애가 있는 여의도 초등학교 6학년생이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있는 인근의 다른 학교로 가지 않고 우리 학교로 오겠다고 하는 등 요즈음은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더 많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이 장애학생을 위해 영등포구청을 찾아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경사로 설치 공사를 해내는 열성을 보였다. 김 교장의 학교운영 혁신사례는 더 많이 있다. 이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학부모 휴대전화에 문자 서비스로 보내주고 있다. 학생들에게 성적표를 전달하면 부모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등 자녀의 학교생활을 학부모들이 모르는 경우가 있어 학부모 동의를 얻어 문자메시지로 보내준다고 한다. 지난 12일 임채준 한성과학교 교사 등 다른 학교 교사들을 강사로 초빙해서 실시한 영어, 수학 공부 및 논술지도 등 효율적인 학습법에 대한 강좌는 큰 인기를 끌었다. 참석했던 학부모들은 강의 내내 일일이 메모를 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려는 그의 노력은 학교 공원화 사업에서도 돋보인다. 김 교장 부임 이후 윤중중의 운동장 조경공간은 예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여의동로변에 있는 방음벽과 학교 담벼락 사이에 있던 시유지를 활용하기 위해 담벼락을 허물어 나무를 심었다. 비용은 구청에서 지원받았다. 관할 구청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판 성과였다. ‘신입생을 위한 길라잡이’라는 포켓용 가이드 북도 만들어 배포했다. 외국 학교의 경우, 입학에 앞서 자세한 안내책자를 만들어 설명회도 갖는 등 교육 수요자들을 배려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없는 매우 신선한 일이었다. 이 책자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수업내용 차이, 학년별 교실 위치, 일년간의 학교 일정 등이 일목요연하게 표시되어 있어 새로운 환경에 낯설어 하는 학생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준다. 고화순 연구부장은 “3월만 되면 소풍은 언제 가고 방학은 언제인지 묻는 학생들이 많아 두고 두고 볼 수 있게 책자로 만들었다. 다른 학교에서 참고할 수 있게 보내 달라는 등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김 교장은 “교육은 성적을 올리는 게 아니라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과정”이라고 규정한 뒤, 사교육 시장의 폐해를 질타했다.“적지않은 학부모들이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으로 자녀를 내몰고 있으나 원리를 배우는 게 아니라 결과만 배움으로써 학교교육에 대해 호기심을 상실해 버리게 만드는 소모적 교육”이라고 비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최동환 동대문중 교장 “아예 선생님들이 학교에 못 남아 있게 학교 문을 잠가 버리든지 해야겠어요.”이같은 무시무시한(?) 말은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서울 동대문중 최동환 교장이다.“교사로서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선생님들이 평일에도 밤 10시 퇴근을 밥먹듯하고 휴일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는 방과 후 아예 문을 잠가야 할 정도”라는 그의 애정어린 엄포성 발언이다. 동대문중은 2003년 9월 최 교장이 부임한 뒤 교사들의 연구력이 왕성해진 곳으로 소문이 자자하다.‘전문성 신장’은 교사들 귀가 아플 정도로 강조하고 있는 최 교장의 지론이다. 최 교장이 역설하는 교사 전문성은 경력있는 선생님들이 만든 교사학습 모임인 ‘백합회’(회장 허영혜 국어과 교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모임은 꾸준한 활동 끝에 장학사 2명을 배출했으며 승진점수 1등급을 확보한 회원도 나왔다. 다양한 교과연구 및 자기계발로 관할 동부교육청에서 관련 자료를 동부교육지원센터에 올려줄 것을 수시로 요청했을 정도다.‘불이 안꺼지는 학교’라는 허 교사를 비롯한 일반교사들의 이구동성이 낯설지 않다. 12명의 교사가 활동 중인 백합회외에 ‘TLF’(Teacher leader of future)라는 젊은 교사들의 연구모임도 있다. 효율적인 교과지도 방안을 연구하고 학생들 생활지도 요령도 선배교사들로부터 전수받는 등 교사로서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실력으로 똘똘 뭉친 교사들의 교육력은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수된다. 동대문중은 교육부에서 수준별 이동수업 방침을 마련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영어·수학 교과에 한해 수준별 수업을 먼저 시작했다. 김군배 교감은 “중 2·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수준별 이동수업으로 교육부에서 선정한 전국 100대 우수학교에 뽑혔다.”면서 “현재 심화·보충·기본반 등 3개반을 운영하고 있으나 새해부터는 4개 반으로 더 나눠 지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 학교는 학부모 활동도 왕성하다.‘내 키만큼’이라는 학부모 독서클럽(회장 김계숙 어머니)회원들을 위해 학교는 복사기, 코팅처리기 등을 갖춘 학부모실을 마련해줬다. 이 곳에서 어머니 회원들은 자녀들의 독서능력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를 마련하고 있다. 2학년 딸 자녀를 둔 김 회장은 “집에 있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다양한 일들을 클럽 활동을 하면서 체험하고 있으며 최 교장 선생님 지원으로 자녀교육와 인성교육 등에 대한 전직 교장들의 특별강의도 듣는 등 시야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장 부임 당시 이 학교는 학생들이 컨테이너 박스에서 수업하는 등 어려운 여건이었으나 지난해 말 개축을 거쳐 현재는 근사한 교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점심 값이나 수련회 경비 등을 제때 내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는 등 교육 여건은 여전히 열악한 실정이다. 최 교장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바자회를 열어 도서기증을 하고 있으나 아직도 도서관에 읽을 책들이 부족하다. 홍보 좀 해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최 교장은)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꽃게’같은 추진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새해에도 동대문중의 계속적인 변신이 기대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김영미 서빙고초 교장 서울 서빙고 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의 경제사정이 넉넉지 않아 다른 지역과 달리 자녀들의 영어 공부를 시킬 여력이 없다. 게다가 인근에 있던 군인아파트가 재건축을 준비하면서 주민들이 빠져나가 학생 수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이 학교 학생들의 영어 교육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학교 주변에 위치한 주한미군 부대를 십분 활용하기 때문이다. 서빙고초등학교는 미8군 근무지원단과 자매결연해 재량활동 시간 중 1시간 동안 학생들이 미8군 사병 및 카투사들로부터 무료로 영어를 배운다. 또 자체 영어 평가 시험를 거친 4·5학년생 16명으로 구성된 영어 동아리는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다. 이같은 학습열기의 중심에 김영미 교장이 있다. 2년 전부터 해오던 영어교육은 한 때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김 교장이 적극 나서 지금은 별도 교재까지 마련하는 등 더 잘 이뤄지고 있다. 김 교장은 “미군들이 인원감축에다 훈련이 많아져 계속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해 왔으나 계속하자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 학교는 이같은 영어학습 활동이 제대로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를 영어듣기 대회 및 말하기 대회를 통해 평가도 하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지난 10월 가을 운동회 때에는 주한미군들을 초청,2인 3각 달리기 등도 했다. 김 교장은 “이런 과정을 거친 덕분인지 학생들은 외국인을 보면 먼저 인사하는 등 동서양 문화적 차이에 따른 두려움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전한다. 학생들의 영어실력도 다른 학교 학생들에 비해 우수하다. 김 교장은 “졸업생들이 70여명에 불과하지만 인근에 있는 오산중·한강중 등에 진학한 우리 학교 출신 학생들이 늘 상위 10위권 이내를 차지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김 교장의 이색 교육활동에 ‘반가(班歌) 만들기’라는 게 있다. 학급마다 자신들의 학급을 돋보이게 할 만한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김 교장이 평교사 시절 아이디어를 냈던 것인데 협동·인화단결은 물론 애반심·애교심·애향심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차숙경 교사는 “다른 학교 같으면 안전사고 발생을 걱정해 학교장 차원에서 계절운동을 게을리하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는 교장 선생님이 지난 여름 수영대회 개최를 결정한데 이어 이번 겨울에는 강원도에서 스키강습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학생들의 단합심,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김 교장의 교육방침이 생활화된 덕분인지 지난 10월 말 교육청이 새벽 5시30분에 기습적으로 실시한 학교 급식시설 점검에서 이 학교는 서울시내에서 가장 높은 최우수 점수를 받기도 했다. 김 교장은 젊은 교사들이 부부싸움이라도 한 날이면 다음날 교사들이 교장실을 찾아와 상담을 부탁해올 정도로 자상한 ‘덕장형’ 교장이다. 하지만 김 교장은 “꼭 지니고 가야 할 것은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소신도 갖고 있다. 전교생들에게 바른 글쓰기를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컴퓨터 보급으로 공책과 연필 사용빈도가 뚝 떨어지고 있으나 초등학교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글쓰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크리스마스 휴전…/미하엘 유르크스 지음

    1·2차세계대전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구호의 시험대였다.‘같은 처지의 노동자’들이 왜 ‘제국주의 전쟁’ 때문에 서로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가.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편집장 미하엘 유르크스가 쓴 ‘크리스마스 휴전, 큰 전쟁을 멈춘 작은 평화’(김수은 옮김, 예지 펴냄)는 이 구호가 ‘유일하게’ 현실화된 현장에 대한 관찰기다.1914년 12월 1차세계대전 중 서부전선에서 대치하고 있던 독일군과 영국군. 양측 군인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서로의 비참한 처지를 알고는 자체적으로 휴전해버린다. 식량도 나눠먹고 기념사진도 같이 찍고 친선축구시합까지 벌이더니, 작전내용과 같은 군사기밀을 서로 슬쩍 흘려주고 아예 허공에다 총을 쏘기도 했다. 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름없는 병사들의 이런 평화주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들을 ‘악의 무리’로 몰아세우는 권력자의 모습이다. 알려진 대로 1차대전은 깊고 넓은 도랑을 길게 파서 전투를 벌이는 ‘참호전’이었다. 오늘날처럼 무기가 발달해 버튼 하나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해진 시대에, 질척한 참호 속에서 널부러진 동료의 시체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엎어지면 코닿을 곳에 있는 적군 참호 속 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절처럼 ‘우린 쏘지 않겠다, 너희도 쏘지 마라.’는 선언이 가능할까.1만 35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이야기] (33) 축제 신명나게 즐기기

    [서울이야기] (33) 축제 신명나게 즐기기

    ‘참여경험 14%,1년 평균 참여횟수 0.23회, 만족도 70점.’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민의 문화욕구 및 향유실태 보고서(2002)’에서 밝힌 2001년 서울시민들의 축제 향유실태다. 시민 10명 가운데 1명이 5년에 한번 꼴로 축제에 참여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시간이 없거나(40%), 정보가 없거나(36%), 흥미로운 축제가 없기(20%)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02년 시청앞 광장을 비롯한 거리 곳곳에서 붉은 악마들의 축제가 펼쳐졌다. 바로 월드컵이다.230만명의 서울시민들이 거리에 몰려들었다. 시간이 없는 시민들은 밤 늦게라도, 정보가 없는 시민들은 입소문으로, 붉은 옷이 없는 사람들은 태극기를 온 몸에 휘감고 축제 현장으로 달려갔다. 신명나는 축제의 본질을 제대로 체험해보지 못한 시민들에게 월드컵은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축제로 가득찬 서울 월드컵에는 16강,8강,4강 진출이라는 연이은 간절한 소망(제의성)이 있었고, 축구 경기 자체의 짜릿한 즐거움 외에도 재미를 주는 응원전과 공연 등 즐길거리들(유희성)이 있었으며, 거리와 광장에서 기획되지 않은 수많은 행위들(현장성)이 있었으며, 함께 응원하고 즐기고 만들어가는 화합과 단결(대동성)이 있었다. 이러한 축제의 경험 때문이었을까. 이후 서울에서 개최되는 축제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의도벚꽃축제에는 500만명, 하이서울페스티벌에는 160만명, 세계불꽃축제에는 130만명, 동대문패션페스티벌에는 100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축제의 수도 늘어났다. 서울시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축제만 해도 2005년 현재 145개에 이르며 한해 지원예산도 210억원에 이른다. 그 가운데 전문가들이 서울대표축제, 이른바 서울형 축제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선정한 축제도 35개에 이른다. 축제 유형도 천차만별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는 종묘대제와 설렁탕의 역사를 재현하는 선농제향과 같은 역사전통형 축제가 있는가 하면, 서울의 연극계와 무용계가 하나가 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비주류 문화예술인들이 총집결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미디어와 같은 순수예술형 축제가 있다. 이 외에 1월 설날 민속축제에서 12월31일 송년축제에 이르기까지 실로 서울은 1년 내내 축제가 열리는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모 페스티부스(homo festivus)를 꿈꾸는 시민들 왜 이렇게 많은 축제들이 열리는 것일까. 시민과 지역사회, 정부, 문화예술계 모두에게 축제는 관심꺼리인 탓이다. 시민들에게 축제는 문화적 욕망을 충족하고 삶을 성찰하며 일상을 새롭게 일구는 기회가 된다. 네덜란드 역사학자 호이징하(Huizinga)는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축제라고 정의하면서 놀이하는 인간의 본성을 가리켜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 칭한 바 있다. 이를 발전시킨 미국의 신학자 하비 콕스(Harvey Cox)는 일상에서 억압되고 간과된 감정표현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기회를 축제로 정의하면서 축제하는 인간의 본능을 가리켜 호모 페스티부스(homo festivus)라 부른다. 일상의 이성적 사고와 축제의 감성적 욕망 사이를 넘나들며 경험과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는 이러한 호모 페스티부스들에 의해 문화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 만큼 축제는 현대 도시인들에게 휴식과 카타르시스와 욕망 분출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축제를 열망한다. 도시정부와 지역사회의 입장에서 축제는 장소정체성 형성과 주민통합의 계기를 부여 함과 아울러 지역 이미지의 재창출을 위한 도시 및 장소마케팅의 정책적 수단이 된다. 지역의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고 주민화합을 도모하는 한성백제문화제와 강동선사문화축제, 송파다리밟기 같은 역사전통형 축제나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청룡문화제 같은 시민화합형 축제, 지역이미지 재창출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려는 이태원지구촌축제나 산업경제형 축제들이 여기에 속한다. 문화예술인들에게 축제는 시민들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문화교류와 소통,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의 인류학적 풍속을 교류하는 세계통과의례축제, 아시아의 비주류문화예술인들에게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여성들의 삶을 공유하는 서울여성영화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축제 이렇게 즐겨라 이렇게 다양한 축제들이 서울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아직도 시민들에게 축제는 다가가기 어렵고 제대로 즐기기도 녹록치 않다. 이름만 축제일 뿐 축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벤트성 행사가 판치는 것도 문제지만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잘 몰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축제의 여섯가지 키워드, 즉 의례성, 집단성, 현장성, 유희성, 일탈성, 창조성을 이해하고 그에 걸맞게 참여하고 실천하면 된다. 우선 의례성은 축제의 소망과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16강 진출을 열렬히 기원했던 월드컵 축제, 등불을 밝히며 한해 소망과 염원을 비는 송파다리밟기처럼 자신이 일상 속에서 애절하게 기원하는 것이 있다면 축제에 참여해 온몸으로 그 희망을 빌어보자. 집단성은 축제가 비슷한 삶과 희망을 지닌 개개인이 모여 능동적, 자발적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대동제라는 것이다. 혼자가 아닌, 연인이나 친구와 혹은 가족이나 친지와 혹은 동네이웃이나 직장 동료와 축제에 참여해 보자. 현장성의 경우 축제는 열린 공간에서 개최되며 그 장소는 고유성과 역사성을 지닌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종묘대제가 종묘에서 열리고, 홍대앞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모든 축제에는 축제의 꽃이라 일컫는 거리퍼레이드가 있다. 현대판 지신밟기라 할 수 있는 퍼레이드에 참여해 축제공간의 의미도 생각해보고, 축제현장의 역사와 정서를 탐색해 보자. 유희성은 ‘축제는 즐거움과 재미와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는 한판 놀이판이다. 제기차기, 널뛰기 같은 전통민속놀이를 실컷 즐길 수 있는 남산골단오민속축제나 타악기에 온몸의 리듬을 실어 즐기는 드럼페스티벌, 화려한 조명과 불꽃의 화려함을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루미나리에와 불꽃축제, 친구에게 엽서를 쓰며 자연이 선사하는 감동을 즐기는 하늘공원억새축제에서 때론 동적으로 때론 정적으로, 때론 시각적으로 때론 청각·촉각적으로 한판 신나게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 일탈성은 축제는 일상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체험의 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축제에는 항상 기획되지 않은 즉흥적인 행위와 사건들이 존재한다. 모두가 잠든 심야에 홍대 클럽데이에서 테크노와 국악의 협연에 맞춰 신명나게 음악과 춤에 젖어보면 어떨까. 하이서울페스티벌의 퍼레이드에서 열린 도심을 활보하며 평소 차량으로 가득했던 공간을 맘껏 장악해 보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창조성의 경우 축제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통해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이라는 것이다. 호모 판타지아라는 말이 있듯이, 최첨단 미디어와 예술이 만나는 실험이 전개되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나 만화적 상상력으로 일상을 성찰하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처럼, 현대 도시의 삶 속에서 잉태되는 다양한 꿈과 상상력을 축제를 통해 체험하고 발산해 보자. ●축제의 문화관광상품화를 위해 축제는 우리끼리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축제는 관광상품이자 자원이다. 아쉽게도 아직 서울은 대표적인 관광축제로 손꼽힐만한 축제가 별로 없다. 해외의 유명 축제들처럼 축제를 관광자원화하려는 노력들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이다. 해외사례들을 통해서 축제의 관광상품화 전략을 몇가지 세워볼 수 있다. 우선 축제의 역사성을 복원해야 한다.2002년 월드컵에 버금가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즐겼던 조선시대 다리밟기나 석전(돌싸움)에서 보듯, 지금은 사라져버린 우리의 고유성, 우리만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창출해야 한다. 또한 주류페스티벌에 참여하지 못한 젊은 문화예술가들이 변두리 구석에서 자기들만의 축제를 개최한 데서 비롯한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에서 보듯, 기획되지 않은 즉흥적이고 때론 일탈적인 축제의 성격을 충분히 살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축제의 콘텐츠는 쉽고 단순명료해야 한다. 테크노음악과 그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자체가 관광상품인 베를린의 러브퍼레이드처럼 백화점식 축제가 아닌 핵심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공간과 지역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6개 도시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호주의 빅데이아웃 축제나 도시를 음악장르에 따라 테마공간화한 파리의 음악축제처럼 공간패키지 기획을 통해 관광객을 유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환경과 예술, 민속을 활용해 계절별로 축제화함으로써 이벤트의 천국이라 불리고 있는 일본의 삿포로 축제에서 보듯 무엇보다 지역의 개성, 즉 지역성을 충분히 활용해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축제도시 서울을 위해 문화도시를 꿈꾸는 서울은 그 꿈이 축제가 되고 축제를 통해 그 꿈이 실현되는 진정한 축제도시를 갈망한다. 서울시는 축제유형별로 특화된 서울형 축제를 개발해 서울의 대표축제로 만드는 축제정책을 구상 중이다.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서울불꽃축제 같은 대형축제의 정례화를 통한 축제의 서울성 확립,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고유축제 개최, 디지털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한 축제의 산업화 도모, 순수기초예술을 육성하는 순수예술축제 개최, 자치구 축제의 특성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축제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대표축제 개발과 같은 프로그램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축제 전담조직 마련 및 민·관파트너십의 구축, 전문인력 양성과 축제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축제 주체적 요소와 거리퍼레이드 지원, 공공문화시설의 축제공간화, 인프라 지원 등 축제 공간적 요소도 아울러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축제 프로그램과 주체, 공간의 삼각네트워크를 통해 서울성과 축제성을 고루 겸비한 축제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축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서울축제의 임무와 비전, 목표와 전략, 실행사업과 평가에 이르는 일련의 서울 축제지원정책 체계를 마련해, 보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으로 서울축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를 통해 축제와 일상이 결합되는 서울, 서울다운 축제와 축제다운 서울을 기대해 본다.
  • [열린세상] 지역축제에서 챙겨야 할 본전들/이해준 공주대 교수

    한국의 지역축제는 오랜 전통과 역사적 필요성을 배경으로 생성되고, 변천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전통적 축제는 전통사회의 붕괴, 그리고 일제시기와 서구적 가치관의 보편화를 거치면서 급격히 해체 왜곡되는 운명을 맞았다. 한국고대사에 있어 공동체적 제의 행사는 종교적 차원을 넘어 정치적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즉 단순한 음주 가무나 추수감사제적 성격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통합되는 공동의 장이었고, 외피를 불교적 행사로 치장했던 고려시기의 팔관회나 연등회도 실상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지역축제였다. 각 지역의 토착 지배세력들은 이런 군현단위 축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였다. 오늘날까지 유제가 전해지는 지역의 인격신을 제사하는 성황제나 산신제 등이 대부분 이들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며, 성격상 오늘날의 지역축제가 구도하는 문화적 동질성이라는 측면으로는 가장 근접한 모습이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지역축제는 성리학의 보급과정에서 소위 ‘음사(淫祀)’나 무속으로 매도돼 통제 대상이 되기도 하나, 조선후기 농민의식의 발전과 함께 마을 단위의 농민문화로 다시 한번 다양하게 꽃피게 된다. 마을 굿이나 동제(당제)와 관련되는 줄다리기나 농악과 같은 각종의 민속놀이, 혹은 두레패와 관련된 생산민속들의 출현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날의 각 지역 축제에서 재생, 동원되는 민속놀이들은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이 같은 조선후기의 민속놀이들인 셈이다. 그러나 이들은 전통적인 지역축제라기보다는 마을단위의 공동체적 생활문화였다. 다음으로 조선후기에 나타나는 지역축제의 또 다른 전통은 상업의 발달과 함께 교역로의 중심점이나 큰 시장, 큰 포구, 군사주둔지 등에서 벌어지는 별신굿류의 축제들이다. 탈춤이나 광대류 놀이판이 바로 이와 관련되는 종합 문화판이었던 셈인데, 공동체적 동질성은 많이 퇴조하였으나, 경제적인 지원과 흥행이 가미됨으로써 지역축제로서의 색다른 발전을 보여주는데, 요즈음 각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축제들이 이러한 이벤트화된 상업적 축제와 매우 닮았다고 생각된다. 그러다가 일제시기에 들어와서 우리의 전통적 지역축제는 또 한번의 심한 굴절을 경험하게 된다. 애석하게도 오늘날 대하는 지역축제는, 이러한 전통계승과는 다르게 일제가 그들의 지배정책과 결부시켜 재생시킨 ‘군민체육대회’류의 지역 축제로 그 외형이 변화된다. 일제는 고유의 지역적 전통성과 동질성에 바탕을 둔 지역축제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무시할 수 없게 되자 새로운 체육대회 형태의 축제를 마련함으로써, 화합과 일체감보다는 대결과 승부의 장으로 대체시켰던 것이다. 그 가장 좋은 예를 우리는 줄다리기에서 본다. 모든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줄다리기는 전통적으로 기풍(祈豊)행사였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줄다리기가 오로지 단결과 승패의 놀이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과거의 줄다리기는 공동체의 생산과 풍요를 기원하면서 모두가 하나가 되는 행사였던 것이나, 심판의 부정이나, 참여자의 수를 따지는 너무나 천박한 경쟁의 문화로 전락된 것임을 아쉬워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다가 이제 또 각 지역마다 축제행사를 복원하거나 조직해 ‘돈벌이’와 ‘홀리기’에 혈안이다. 가히 축제의 나라라고 칭할 만큼 온 나라가 축제판을 벌여놓고 경쟁을 한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발전의 상징이고, 지역의 브랜드 창출과 발전에 일정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통 지역축제들은 오히려 지역의 공동체 의식과 동질성을 확인해주었던 의미 깊은 민속제의였고 전통의 재생산, 계승의 장, 나아가 후세대의 교육장이었음에 보다 주목해야 하겠다. 나아가 요즈음 전통문화의 뿌리인 지역문화가 해체될 위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본질을 바로 보면, 우리의 노력과 의식에 따라 바로 지역축제들이 이러한 위기를 대처하고 극복할 대안이라고도 생각된다. 이해준 공주대 교수
  • [공직사회 2005 결산] (4) 공무원노조 합법화

    공무원의 노조활동이 내년 1월28일부터 합법화된다.‘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이날부터 발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안과 시행령에 대해 공무원 단체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노조활동은 합법화되지만, 합법적인 노조는 없는 기형적인 형태가 될 전망이다. 현재 노조활동 중인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등은 노조 설립신고를 하지 않고 ‘법외노조’로 남겠다는 입장이다. ●시행령은 법제처 심사 앞둬 노조활동에 대해 명시한 시행령은 현재 법제처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 노동부 관계자는 20일 “법제처 심사가 끝나면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시행하도록 준비하겠다.”면서 “하지만 전공노와 공노총 등이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지난달 시행령을 입법예고하면서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공노총이 공청회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전공노는 관련 법 자체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의 일부만 허용되고, 단체행동권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노동조합법을 후퇴시킨 악법이라는 주장이다. 전공노는 법이 발효되더라도 노조 설립신고를 하지 않고 현재처럼 ‘법외노조’로 남겠다는 방침이다. 정용해 대변인은 “새로 만들어진 법에는 가입대상 공무원 가운데 30%정도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 법대로 할 경우 현재 공무원노조에 가입된 공무원 가운데도 상당수가 탈퇴를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전공노를 해체하고 들어오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공무원의 노조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법안이 아니라 노조활동을 제한하는 법”이라고 반박했다. 공노총도 현재의 여건에서는 노조 설립 신고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노총 관계자는 “현재의 시행령에는 노조 가입범위를 너무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태라면 제도권에 들어갈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단체행동권과 단체교섭권은 단계적으로 허용되더라도 단결권이라도 부여해야 하는데 이마저 제한하는 것은 심각한 노동활동 제한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쟁점은 노조활동 허용과 가입 범위가 핵심이다. 새로 만들어진 법은 사실 기존의 노동조합법보다 후퇴한 측면이 있다. 노동3권 중 단결권에선 상당수 업무 종사자에 대해 노조가입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단체교섭권도 보수와 복지, 그 밖의 근무여건에 관한 사항이라고 돼 있지만, 임용권과 정책결정사항은 금지하고 있다. 임금은 협상대상이지만 국회에서 예산이 최종 결정되는 만큼 ‘합의에 대해 이행할 의무 없이 노력만 하면’ 되는 것으로 돼 있다. 노조가 노조활동을 제한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반면 정부측은 “공무원의 경우는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에 민간보다 상대적으로 노조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외국에서는 노동3권을 보장하는 분위기지만, 대신 신분보장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플래시 메모리 대체 ‘Re램’ 원천기술 세계 첫 개발

    플래시 메모리 대체 ‘Re램’ 원천기술 세계 첫 개발

    현재 널리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플래시 메모리는 D램과 달리 전원을 꺼도 저장된 정보가 손상되지 않는 비휘발성 때문에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휴대전화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8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광주과학기술원 황현상 교수팀이 기존 플래시 메모리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Re램’(ReRAM·저항변화 메모리) 소자의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플래시 메모리는 정보의 쓰기·지우기 시간이 느리고, 저장용량 32기가비트(Gb,1Gb=10억b)급 이상의 제품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황 교수팀은 이같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단결정 스트론튬타이타늄옥사이드’(SrTiO3)라는 핵심물질과 이 물질의 특성을 유지시키는 표면처리 공정을 개발한 것. 실제 실험에서도 데이터의 저장상태가 10년 이상 유지되고,1000만번 이상 정보 쓰기·지우기 동작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테라비트(Tb,1Tb=1조b)급 고용량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우리나라가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1Tb는 신문 800만장 또는 음악 3만 2000곡, 영화 32편을 한꺼번에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또 비휘발성(플래시) 메모리 부문의 시장 전망도 밝다. 지난해 기준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2200억달러(약 220조원)이며, 이 가운데 비휘발성 메모리는 전체의 7%인 150억달러다. 그러나 올해 비휘발성 메모리 시장은 지난해보다 20% 성장한 1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09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60분-부모(EBS 오전 10시) 학습지로 공부를 시키거나 학원을 보내는 대신 영어 동화책을 함께 읽어 주자! 고등학교 영어 교사 출신으로 최근 ‘3살 때 망친 영어 평생을 괴롭힌다.’라는 조기 영어교육 지침서를 펴낸 세 아이의 엄마 김은희씨가 말하는 그녀만의 특별한 영어 교육법, 그리고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함께 나눈다.   ●그 여자(SBS 오후 8시55분) 재래시장을 찾은 지수는 어떻게든 싸고 좋은 물건을 사려고 상인들과 흥정한다. 공항으로 간 재민은 세정이 입국하자 반갑게 맞이하고, 이어 세정이 선물이라며 내민 옷을 입고는 좋아한다. 지수네 집으로 정선과 석주부부가 초대되고, 세정과 같이 있다가 늦게 도착한 재민은 별 일 없는 듯이 행동을 한다.   ●글로벌 비전〈세계화의 그늘〉(YTN 오후 1시20분) 브라질의 제랄도는 미국 포드자동차의 해고 노동자다. 제랄도와 같은 노동자들은 브라질 경제보다 세계경제에 관심이 더 많다. 세계경제에 따라 자동차 판매량이 결정되고, 노동자의 해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같은 포드사 노동자라도 나라에 따라 받는 돈이 차이가 난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메모지에 남긴 글 때문에 자신이 오렌지걸이라는 사실을 기범에게 들킬 상황이 되자, 은비는 친구인 현경을 방패막이로 내세운다. 은비는 자신이 내세우고도 혹시 현경이가 기범을 좋아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한편 민기는 길거리 캐스팅으로 손 모델이 되고, 보라는 매니저가 되겠다고 나선다.   ●청춘 신고합니다(KBS1 오후 7시30분) 예비군과 현역이 화합 단결된 최정예 동원사단 육군 제65 보병사단 장병들과 함께한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개과천선한 병사, 어릴 적 단 한번의 만남이 전부인 아버지를 찾는 병사, 한 귀염둥이의 아버지로 ‘충성’을 외치는 병사의 러브스토리 등이 ‘소원수리 프로젝트 행복초소’에서 펼쳐진다.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 밤 12시15분) ‘상상플러스’,‘스타골든벨’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나운서 노현정을 초대해 그녀의 이상형에 대해 들어보고 관객들과 함께 즉석에서 ‘암산대결’을 펼친다. 또 5집 앨범으로 컴백한 한류의 원조 안재욱은 쉬는 동안 여행을 즐기면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연기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 유격훈련 재미있어진다

    유격훈련 재미있어진다

    고되고 어렵기만 했던 육군의 유격훈련이 내년부터는 ‘인공암벽 오르기’ ‘마법의 다리 오르기’ ‘버마 브리지 건너기’ ‘전우와 담장넘기’ 등 신세대 장병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전면 개편된다. 육군은 7일 “유격훈련을 실질적인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임무를 고려한 맞춤형 훈련, 전투상황과 연계된 흥미 있는 훈련체계로 바꾸기로 했다.”며 “빠르면 내년부터 새로운 유격훈련 프로그램을 학교기관과 일부 야전부대에 시험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군은 지난 8월부터 보병학교를 중심으로 학교기관 및 야전부대의 의견수렴과 여러 차례 실무토의를 거쳐 10여개의 민간 훈련프로그램을 도입, 유격훈련체계 개선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먼저, 전장 상황에 부합하면서 신세대 장병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장애물 코스를 개선하기로 했다. 장애물 코스에 도입되는 유격훈련 프로그램은 인공암벽(클라이밍 타워) 오르기, 마법의 다리(무지개 사다리) 오르기, 브리지 컨스트럭션(버마 브리지·외줄) 건너기 등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지상 10∼12m에 설치된 구조물 위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군대에서나 일상 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도전을 극복하고 성취감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고안됐다. 또 개인보다는 전우와 담장넘기(월), 트러스트 폴(trust fall) 등 새로운 코스를 신설해 분대 단위로 장애물을 극복하고 평가함으로써 부대의 단결력을 고취시킬 계획이다. 전우와 담장넘기는 전우 한 사람이 담장 위에 올라가 밧줄을 타고 오르는 동료를 당겨주고 나머지 전우들은 아래서 위로 밀어주는 방식이다. 또 트러스트 폴은 지상 2∼3m 위에 설치된 구조물의 발판에 서 있던 전우가 뒤로 넘어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질 때 두 줄로 나란히 선 전우들이 양손으로 받아주는 훈련코스다. 육군 관계자는 “학교 교육 목적과 야전부대의 특성을 고려해 훈련 목표와 훈련기간을 재조정할 계획”이라며 “유격훈련소 입소 1개월 전부터 기초체력 향상을 위한 체력 단련 프로그램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씨줄날줄] 볼리바르 혁명/이목희 논설위원

    19세기 초 남미대륙에는 스페인 식민통치에 대항하는 두 영웅이 있었다. 북쪽으로부터 스페인 군대를 격파하고 내려온 시몬 볼리바르와 남쪽에서 치고 올라온 산 마르틴. 볼리바르는 베네수엘라·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볼리비아를 독립시켰고, 산 마르틴은 아르헨티나·칠레·파라과이를 해방시켰다. 두 영웅은 과야킬이란 곳에서 운명의 만남을 갖는다. 독립쟁취란 궁극 목표는 같았으나 각론에서 두 사람의 견해는 갈렸다. 산 마르틴은 스페인과 협상을 통해 희생자를 줄이려 했고, 군주제를 선호했다. 볼리바르는 더 급진적이었다. 계몽사상에 심취한 그는 공화제 도입을 주장했다. 볼리바르는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통합을 희망했다. 먼저 독립한 미국이 연방제를 통해 북미대륙을 묶고 있는데, 남미가 갈라지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논지를 폈다. 산 마르틴은 볼리바르에게 남미 독립전쟁의 주도권을 내주고 깨끗이 물러선다. 그러나 볼리바르의 남미 통합론 역시 실패로 끝난다. 미국과 유럽의 방해와 독립세력의 분열 때문이었다. 남미통합을 주장하는 우고 차베스가 1999년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볼리바르의 꿈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차베스는 국호까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공화국으로 바꿨다. 차베스는 반대파의 공세와 미국의 공작으로 여러 차례 축출위기에 몰렸으나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지난 4일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 사실상 1당체제를 구축했다. 앞으로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차베스의 주장은 남미가 단결해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질서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21세기형 사회주의 모델’을 내세우기도 한다. 브라질을 비롯, 남미 곳곳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그들은 실용적 신자유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 볼리바르와 산 마르틴의 투쟁방법 차이가 재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밀착해 실익을 챙기려는 멕시코, 거리를 두되 신자유주의를 일정부분 수용한 브라질·아르헨티나, 반미·반신자유주의 기치를 강화하는 베네수엘라. 누가 국민을 배부르게 할 수 있을까. 차베스도 유가가 올라 국민경제가 좋았을 때 지지율이 높았고, 경제가 나빠지면 정치위기를 맞곤 했다. 차베스가 볼리바르의 유업을 이어갈지, 국제 돈키호테로 끝날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헌법재판소 결정 3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송인준 재판관)는 25일 차량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면 무조건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제78조 1항 5호에 대해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범죄의 중함이나 고의성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반면 조대현 재판관은 “자동차를 직접적인 범행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고 죄질도 불량하다.”며 합헌의견을 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송인준 재판관)는 또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회사가 근로자의 3분의2 이상을 대표하는 ‘지배적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게 한 노조의무가입제(유니온숍)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특정노조에 가입할 것을 강제하면 근로자의 단결선택권과 충돌하지만 권한남용을 제한하는 규정 등을 두고 있어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권성·조대현 재판관은 “특정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근로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세녹스와 LP파워 등 유사석유제품 제조ㆍ판매 행위를 금지하는 구 석유사업법 26조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석유제품의 품질과 유통을 확보하고 탈세를 방지해 국민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 만큼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與 통합논의 ‘네갈래 길’

    與 통합논의 ‘네갈래 길’

    “민주당과 통합하자.”“범민주세력과 대통합하자.”“영남민주화 세력과 연대하자.” “개혁으로 가자.”“실용으로 가자.” 열린우리당이 통합론과 정체성 재정립 논쟁으로 어지럽다. 두 이슈를 둘러싼 의견들은 백가쟁명식이다. 또다시 소모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창당 2주년을 맞은 11일 향후 ‘로드맵’을 밝힐 예정이어서 이와 관련된 언급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내분을 부채질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통합론에는 여러 기류가 있다. 우선 민주당과의 통합을 놓고 찬성, 반대, 시기 상조 등으로 갈린다. 범민주세력 대통합의 이야기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도부로서도 통합 논의를 쉽게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호남출신과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은 민주당과의 빠른 통합을 원하고 있다. 당내 중도보수 성향인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 박상돈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통합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세균 의장은 최근 “지금은 통합론을 얘기할 타이밍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지금’에는 ‘향후 논의 가능’이 함축된 듯하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나중에 전략적으로 추진돼야 할 사항”이라면서 통합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친노계’인 참정연(참여정치연구회)은 ‘시대착오적’이라며 강력 반대했다. 이광철 의원은 “민주당과의 지역 향수에 빠지는 것은 정당개혁을 하자는 사람으로 잘못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기남 의원이 이끄는 신진보연대는 “국민이 기대하는 쇄신과는 거리가 먼 격화소양”이라고 말했다. 대안도 나오고 있다. 재야파가 주축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은 민주세력 대통합론을 들고 나왔다. 이인영 의원은 “범민주 개혁세력의 대연대는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지금 당장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신진보연대도 민주주의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민주개혁세력의 대단결을 촉구했다. 민병두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에 앞서 영남 민주화세력과의 연대를 주장했다. 민 의원은 노동·시민세력·전통적 재야민주화세력과의 연대를 제안한 뒤 “이런 제세력과의 연대를 만들어내야 민주당이나 중부권신당의 견인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당 2주년을 맞아 당 정체성 재정립 논의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평련 소속 이인영 의원은 “경제민주화 사회경제적인 개혁이 중요하다.”면서 개혁을 강조했다. 신진보연대도 “국민의 지지를 다시 받는 길은 정체성을 분명히 세우고 개혁을 성공시키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개모는 ‘실용적 개혁’을 들고 나왔다. 박상돈 의원은 “실용적이지 않으면 개혁이 아니다.”면서 “눈 높이를 국민에 맞추고 국민이 피부에 느끼도록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5000만원짜리 폭죽 3발 ‘불꽃놀이’-정상 숙소 하룻밤 최고 540여만원

    5000만원짜리 폭죽 3발 ‘불꽃놀이’-정상 숙소 하룻밤 최고 540여만원

    ●시민단체 23만명 자원봉사 이번 APEC에는 각국 21개국의 정상과 각료 등 정부 대표단 3500여명, 해외 기업인 1500여명, 해외 언론인 1500명이 한국을 찾는다. 한국 대표단과 언론인 4000여명을 합치면 모두 1만명이 참가하는 셈이다. 특히 최고 경영자 회의에는 국내외 760여명(한국인 CEO 220여명)이 참가한다.1300여 시민 단체의 자원봉사자 23만명이 부산 전역에서 참가자들을 맞는다.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APEC 준비단에 정식 등록된 안내·통역 자원봉사자도 900명이나 된다. ●스위트룸 개·보수에 14억원 들여 부산시는 이미 80개의 호텔에 6700여개의 객실을 확보했다. 각국 정상들은 대부분 해운대 지역의 호텔을 원하고 있어 준비단이 숙소배정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정상급 숙소로는 웨스틴조선비치호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메리어트호텔 등 7개 특급호텔의 21개 스위트룸이 준비됐다. 어느 정상이 어느 호텔에 묵을지는 경호상 외부 누설이 금지된 기밀이다. 해운대·광안대교·오륙도가 삼면으로 보이는 웨스틴조선비치호텔(91평형)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경우 하룻밤 숙박비용이 544만 5000원에 달한다. 호텔 측이 이 방을 개·보수하는 데에 14억원이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터무니없는 비용은 아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 미국 대표단의 경우 해운대의 한 특급호텔을 회의 기간 통째로 전세낸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상에 청자·DMB폰등 선물 각국 정상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선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권양숙 여사는 고려청자의 빛이 들어간 은은한 색채의 도자기를 선물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각국 정상과 부인에게 동백섬과 APEC 로고가 새겨진 넥타이와 스카프를 준비했다. 위성 DMB폰,APEC 기념주화(원가 2만 6000원)도 준비했다. 회의기간 각국 정상과 CEO의 배우자들의 일정도 관심거리다. 정상 배우자들은 18일과 19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와 부산 남구 부산박물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부산박물관에서 열리는 ‘조선 여인의 미(美) 전시회’에서는 전국 22개 박물관·미술관과 개인이 소장한 궁중 의상과 장신구 등을 감상하고, 한국 여성들의 전통복도 입어 보게 된다. ●회의장 좌석, 국가명 알파벳 순서따라 배치 정상회의장 좌석은 원형으로 배치되었으며 좌석 순서에 대한 규정은 없으나 관례적으로 회원국명의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른다. 즉 호주(Australia)부터 21번째인 베트남(Viet Nam) 순서가 적용된다. 정상회의장 내부에는 21개 회원국 정상들을 위한 21개의 정상용 의자가 놓여진다.APEC은 ‘느슨한 포럼 형태’의 협의체라는 특성상 과거에는 회의용 탁자 없이 의자만 비치하여 회의를 진행했지만,2001년 중국에서 회의용 탁자를 사용한 이후부터는 탁자도 계속 비치되고 있다. ●“국기 사용하면 안돼요” APEC 회원국은 경제체(Economy)로 표기하고 국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회원국 가운데 타이완과 홍콩을 국가(country)로 지칭하지 않기 때문이다. 타이완과 홍콩은 차이니즈 타이베이 (Chinese Taipei)와 홍콩차이나 (Hong Kong,China)로 각각 표기된다. 또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정상회의 첫날인 18일을 중국·태국·칠레처럼 공공기관에 임시 공휴일을 지정했다. 행사기간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12∼18일 차량번호 짝홀수별로 쉬는 승용차 2부제를 실시하고, 일부기간 김해공항, 센텀시티역, 시립미술관역, 백양산·금정산·신어산 등의 출입도 금지된다. ●16일 50분간 폭죽 8만발 발사 부산시는 16일 오후 8시40분부터 50분 동안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탁 트인 밤바다와 뛰어난 야경을 뽐내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불꽃축제를 벌인다. 이날 사용할 폭죽은 모두 8만발. 서울세계불꽃축제의 하루 폭죽 사용량이 2만발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4배나 많다. 불꽃이 광안대교 현수교 아래 상판 1㎞ 구간을 따라 나이애가라 폭포처럼 40m 아래 바다로 쏟아져 내리는 ‘나이아가라 불꽃 쇼’는 ‘국내 불꽃 놀이 사상 최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한번 터지면 불꽃이 직경 500m까지 퍼지는 ‘25인치짜리 초대형 폭죽’도 3발 선보인다. 이 폭죽은 1발에 무려 5000만원에 이른다. ●파란 삼태극 휘장의 의미 APEC 공식 휘장은 파란색의 삼태극이 원형으로 소용돌이치는 모양으로 ‘열린 공동체로 함께 발전하는 APEC’을 나타낸다. 삼태극은 하늘·땅·사람의 조화와 합일을 상징하는 우리 고유의 문양을 상징하고, 힘찬 파도는 부산을 상징하는 힘찬 파도를, 원형은 APEC 회원국이 둘러싸고 있는 열린바다인 태평양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APEC 회원국들이 협력과 단결을 통해 발전하고 힘찬 파도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부산의 힘을 의미한다. 부산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APEC 역대 개최지▲1차=1993년 11월20일, 미국 시애틀 ▲2차=1994년 11월15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3차=1995년 11월19일, 일본 오사카 ▲4회=1996년 11월25일, 필리핀 수빅 ▲5회=1997년 11월24∼25일, 캐나다 밴쿠버 ▲6회=1998년 11월17∼18일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7회=1999년 12월13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8회=2000년 11월15∼16일,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베가완 ▲9회=2001년 10월20∼21일, 중국 상하이 ▲10회=2002년 10월26∼27일 멕시코 로브카보스 ▲11회=2003년 10월20∼21일 태국 방콕 ▲12회=2004년 11월16∼19일 칠레 산티아고 ■ APEC이란?APEC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의 영어 약자다.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원활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동아시아와 북미 경제권을 하나로 묶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PEC은 1980년대 말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지역주의가 가속화되면서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국가들이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만들어졌다.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12개국의 각료회의로 출범한 뒤 1993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됐다. 현재 가입국은 한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3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미주 5개국, 오세아니아 3개국 등 21개국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40.8%가 APEC 회원국의 국민이며, 총 면적은 세계 면적의 약 47%이다. APEC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56%를 차지하고 총교역량의 약 45%를 점유하는 등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로 자리잡았다. 부산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6급이하 공무원 내년부터 노조 가입 허용

    내년부터 6급 이하 공무원의 노동조합 가입이 허용되지만 시·군·구의 ‘담당’이나 ‘팀장’, 출장소장 등 다른 공무원의 업무를 지휘·감독하거나 총괄하는 공무원은 노조 가입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이나 채용ㆍ승진ㆍ전보 등 임용권의 행사, 기관의 조직·정원, 예산의 편성 및 집행에 관한 사항 등은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 노동부는 8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ㆍ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12월 중 정부안을 확정, 입법 완료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법외노조였던 공무원노조는 내년 1월28일부터 단체행동권을 제외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인정받게 된다. 김효순 노동부 공공노사관계팀장은 “내년 1월 발효되는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노조 가입대상 범위와 단체교섭 범위 등을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정했다.”면서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공무원은 30여만명”이라고 말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법령 등에 의해 지휘ㆍ감독의 직책을 부여받지는 않았지만 훈령과 사무·업무분장 등에 의해 기관장 또는 부서장을 보조하는 6급 ‘담당’ 또는 ‘팀장’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 또 6급 이하 공무원 중 법령·조례ㆍ규칙에 근거해 소속 직원에 대한 근무평정, 소관업무 전결권한 등의 직책을 부여받은 사업소장, 출장소장 등도 노조 가입대상에서 제외된다. 공무원의 임용과 복무, 징계, 예산 편성 및 집행, 감사에 관한 업무 등을 주 업무로 하는 6급 이하 공무원도 노조 가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경찰과 소방 등 특정직 공무원과 유사하게 국민의 안전 및 국가기능 유지업무에 종사하는 교정, 검찰사무, 마약수사, 출입국관리, 철도공안 직군도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 노사간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위원회 심사관, 근로감독관 등도 마찬가지다. 제정안은 이와 함께 정책의 기획 또는 계획의 입안 등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이나 공무원의 채용ㆍ승진ㆍ전보 등 임용권의 행사에 관한 사항, 행정기관이 당사자인 불복신청 및 소송사항 등은 단체교섭 대상에서 제외했다. 공무원노조는 10인 이내에서 교섭위원을 선임하거나 조합원 수에 비례해 교섭위원을 선임한 뒤 교섭에 나서야 하며 교섭창구는 단일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정부안대로 하면 6급이하 공무원 10만명이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며 “노조등록을 하지 않고 차라리 법외노조로 남겠다.”고 밝혔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삶의 질 향상·약자 보호’ 정부기능 강화

    ‘삶의 질 향상·약자 보호’ 정부기능 강화

    정부 기능 가운데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약자 보호, 신기술개발 분야는 강화되고, 인·허가, 대규모 공정경쟁 조사 기능 등은 축소된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국과 조사국이 폐지되고 서울사무소가 신설된다. 과학기술부 소속인 서울과학관의 서울시 이양도 검토된다. 행정자치부는 3일 정부중앙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 등 10개 부처의 진단결과에 대한 종합발표회를 갖고 향후 조직개편 방안에 대한 방침을 확정했다. 정부는 이달중 일부 기관의 조직개편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는 등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위 카르텔조사단 신설 개편안에 따르면, 공정위의 기능이 소비자정책과 카르텔조사 등은 강화되고, 대기업에 대한 대규모 기획직권조사기능은 축소된다. 현재의 1처 6국 3관은 본부장제와 팀제가 전면도입되면서 1처 4본부 2관 2단으로 바뀐다. 또 하부조직은 26과 7담당 3팀 1실에서 33팀 1담당관 1실로 재편된다. 서울사무소가 신설돼 피해 기업이나 개인의 신고사건을 전담처리해 민원처리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대내외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카르텔조사단과 기업협력단도 신설한다. 전문성과 성과관리를 위해 신유형거래팀과 경쟁주창팀, 성과관리팀도 만든다. 대신 독점국과 조사국은 폐지하기로 했다. ●서울과학관, 서울시로 이관 검토 과학기술부 산하에 있는 서울과학관은 과천에 대규모 과학관이 신설됨에 따라 과학문화재단이나 서울시로 이관이 검토된다. 중소기업청은 소상인 등을 보호·육성할 수 있도록 소상인심의관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국가적 통계업무의 중요성을 고려해 통계청이 다른 기관의 자체통계를 평가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했다. 지난 8월 품질관리과를 신설한 데 이어 조만간 고용통계과를 신설하고 내년에는 통계개발원을,2007년 이후에는 서비스업통계국을 신설키로 했다. 대신 간행물 업무는 민간에 위탁하고 5개 지방청과 6개 사무소는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산림과 녹지 보전 등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해 산림청의 산림보전 기능도 강화되고, 급변하는 정보통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기술(IT) 분야의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방폐장 경주 확정] 개표초부터 찬성 1위… 경주시민 ‘환호’

    [방폐장 경주 확정] 개표초부터 찬성 1위… 경주시민 ‘환호’

    방폐장 주민투표 개표결과가 2일 자정쯤 경주시 유치로 나오자 경북 경주, 포항, 영덕, 전북 군산 등 4개 유치지역의 주민들은 환호와 실망감이 크게 엇갈렸다. 4개 지역 주민들은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에 대승적으로 승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번 투표에서 드러난 지역 및 주민내 갈등의 치유와 유치에 실패한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 정부의 대응책이 주목된다. ●초반 독주 지속 끝에 환호 투표율이 70.8%로 포항(45.5%), 군산(70.1%)에 이어 비교적 낮은 투표율을 보였던 경주시는 투표함 첫 뚜껑을 열면서부터 찬성률이 80% 후반을 유지하면서 다른 지역을 크게 따돌리자 환호성을 올렸다. 경주시는 초반 투표마감 결과, 투표율이 영덕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다소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었다. 그러나 이내 분위기가 역전되자 이에 고무된 백상승 경주시장은 국책사업 경주유치단 관계자 등과 함께 투표소가 마련된 경주공고 체육관을 찾아가 개표 종사자들을 일일이 격려하기도 했다. 김모(53·황오동)씨는 “19년 동안 표류하던 방폐장이 마침내 경주에 왔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경주핵폐기장반대운동본부는 “방폐장 주민투표는 지자체와 공무원의 직접개입에 의한 불법선거이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 논란이 예상된다. ●예상 빗나가자 침통 가장 높은 투표율(80.2%)을 보인 영덕군의 경우 한껏 기대를 부풀렸으나 찬성률이 80%선에 그치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병목 군수는 시내 한 식당에서 유치위관계자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TV로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지지율이 경주에 10% 포인트 가량 낮게 나타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그동안 눈물겹게 쏟은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정장식 포항시장도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찬·반단체가 대립과 갈등을 빚었으나 이제 서로를 이해하고 경제활성화에 매진하자.”고 당부했다. ●정부 특별지원에 총력전 강현욱 전북지사는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자 무척 아쉬워하면서도 지역발전의 전기로 삼자며 위안을 삼았다. 강지사는 “군산시민이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과 단결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방폐장을 신청했던 부안과 군산에 대한 특별지원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군산 주민들은 자정 막판 경주의 찬성률을 웃도는 역전을 기대했으나 무산되자 ‘예상 밖의 결과’라며 침통해하면서도 대체로 결과를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개표 초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반대 고정표가 적지 않아 투표율이 75%정도 돼야 방폐장유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투표율이 70%에 그치자 비관론이 확산됐다. 일각에서는 찬성률이 저조한 것을 놓고 부안에서 활동하던 반대세력의 뿌리가 깊어 이들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자체분석을 하기도 했다. 한편 자정쯤 결과가 나오자 각 지역에서는 후유증을 걱정하기도 했다. 지역간 유치갈등은 물론 지역내 찬·반으로 나뉜 주민들의 대립, 그리고 지역발전의 기대가 무산된 데 따른 허탈감을 어떻게 달랠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군산 임송학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49 vs 51’ 의원수 방청객보다 적어… 대정부질문 국회 썰렁

    #장면1.‘본회의장 49명’ 지난달 25일 오후 6시35분쯤 국회 본회의장.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 마지막 순서로 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이 마무리 질문을 던지는 참이었다. 정적이 감도는 본회의장에 앉아 있는 의원은 여야 통틀어 49명. 대부분의 ‘의원님’이 ‘본업’을 나몰라라 할 때 본회의장 뒤쪽 2층 방청석에서는 방청객 51명이 ‘대신’ 대정부질문을 끝까지 지켜봤다. #장면2.‘의원간담회’ 지난달 31일 오전 8시15분쯤. 정세균 신임 당 의장이 ‘범여권 단결’을 주문하며 10·26 후폭풍을 수습하자고 ‘취임’ 소견을 밝힐 무렵,50명도 채 안 되는 의원만이 자리를 지켰다. 애초 8·31부동산 대책 후속입법과 관련해 ‘정책의총’을 소집했지만, 재적의원 144명 가운데 과반수인 72명은 출석해야 한다는 당헌·당규를 충족하지 못해 일단 ‘의원 간담회’로 시작한 상황이었다. “그 많던 ‘의원님’들, 다 어디로 갔나.” 최근 국회 안팎에서 나도는 우스갯소리다. 본회의장은 텅텅 비워 놓고,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입법과제를 토론하는 자리에도 지각하거나 결석하기 일쑤다. 10·26재선거가 껴있어 자리를 비운 의원도 많았지만, 지역구를 챙기거나 본회의 도중 토론회·공청회에 참석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대정부질문 내내 자리를 지킨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의원은 “너무 동료들이 없어서 낯뜨거웠다. 맥빠졌다.”고 전했다. 반면 일찍 의석을 뜬 한 의원은 “배포된 자료를 읽어 보면 다 안다.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할 일이 많다.”고 반박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씨줄날줄] 유엔 60돌/이목희 논설위원

    국제사회가 어지러워지면 세계정부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난다.2차대전 직후가 그랬다. 나치 및 일제의 침략전쟁과 원자폭탄의 위력을 보고 인류는 경악했다. 국가무력을 통제할 지구촌 차원의 권력을 만들고 싶어했다. 하지만 모든 개별국가의 주권 반납은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현실적 방법을 택해야 했으며, 그것이 유엔이다. 유엔은 1차대전 후의 국제연맹보다 세계정부에 한걸음 다가섰다. 만장일치제를 다수결로 바꾸었고, 집단안전보장을 위한 무력제재권을 가졌다. 그러나 5개국의 거부권을 인정, 스스로 한계를 설정했다. 미·소 냉전체제에서 두 강대국 중 한쪽이 거부하면 유엔의 집단안보기능은 마비됐다. 소련의 헝가리·체코 침입, 미국의 그레나다·파나마 침공이 대표적 사례다. 그나마 한국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유엔 창립 초기, 미국의 우위가 뚜렷했을 때 독립국가 건설과 한국전쟁에서 유엔의 도움을 받았다. 유엔이 어제로 창설 60주년을 맞았다. 냉전체제는 해체됐으되, 새로운 국제질서를 주도할 능력을 유엔은 갖고 있지 않다. 군사분야에서 미국의 독주가 확연하고, 경제에서는 유럽, 일본, 중국이 미국에 이어 영향력을 발휘하는 다극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유엔 회원국은 191개국으로 늘어났다. 복잡한 국제관계를 정리해줄 틀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모든 국가는 1표’를 주장하는 다수와 초강대국 미국간 신경전을 우선 정리해야 한다. 지난주 문화다양성협약이 찬성 148, 반대 2표로 통과됐으나 반대의 무게가 만만찮다. 미국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소국(中·小國)의 충돌은 유엔 산하기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유엔을 시끄럽게 하는 것은 또 있다. 일본·독일 등이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말석에 앉아보려고 애를 쓰는 상황이 첫째다. 둘째는 사무국의 추문과 재정난이다. 이대로 가면 유엔의 역할은 더 축소된다. 강대국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 기존 강대국은 일방주의에서 벗어나고, 신흥 강국은 기득권에 편승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할 것이다. 유엔 민주화, 회원국 단결을 위해 중견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침 중견국가의 대표격인 한국이 유엔 사무총장 후보를 낼 움직임이다. 정부는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 강대국·약소국 양쪽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을 국제사회에서 이끌어내기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보건소의 변신, 어디까지…

    ‘보건소에서도 종합병원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기재) 보건소는 20일 보건소와 종합병원이 의료정보를 공유,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텔레팩스(Tele-PACS·원격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을 도입, 오는 12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텔레팩스를 통한 원격진료시스템 구축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이다. 이와 관련, 노원구와 상계백병원은 이날 텔레팩스 도입 및 의료영상원격판독을 위한 조인식을 가졌다. 총 사업비 11억원이 투입된 텔레팩스는 보건소 진료환자의 방사선 자료를 디지털 영상으로 메인 컴퓨터에 저장하는 것은 물론 종합병원으로 전송이 가능한 최첨단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보건소에서 촬영한 X선 자료를 통신망을 이용, 종합병원 진단방사선과로 자료를 전송해 전문의의 판독은 물론 원격검진·협동진료도 가능하다. 보건소를 찾은 환자가 특정분야 진료가 필요할 경우 보건소에서 촬영한 X선과 환자정보를 병원으로 전송, 전문의의 진단결과를 즉석에서 전송받을 수 있다. 그동안 보건소에서는 방사선 전문의가 없어 주민들은 보건소에서 흉부X선, 치과용X선, 산전초음파, 심전도 등 방사선 등을 촬영한 뒤 이를 판독하기 위해 종합병원이나 전문판독기관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 왔다. 김성곤기자sunggone@seoul.co.kr
  • [사설] 이수호 이후 민주노총이 나아갈 길

    이수호 민주노총 체제가 1년 8개월만에 결국 좌초됐다.‘사회적 교섭’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조직내의 비리와 내홍 속에서 제대로 한번 실천하지도 못한 채 막을 내렸다. 민주노총 최초로 출범한 온건파인 이수호 체제의 조기 불명예 퇴진은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노동계의 구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 민주노총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안에 새 지도부를 구성, 과감한 조직 혁신을 통해 내부의 불만이나 갈등을 수습함과 동시에 신뢰성 회복에 힘써야 한다. 민주노총은 외형의 발전에 걸맞게 내적 성장에 보다 내실을 기해야 한다. 잇따라 터진 기아·현대차 노조의 취업비리, 수석부위원장 금품비리 등은 도덕적 흠집에다 지도력의 한계까지 드러낸 사건이다. 지난 18일 내놓았던 비리 근절책이 흩어진 조직을 추스르기에 미흡했던 만큼 적극 보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조합원과 비정규직들의 상처를 다독이기 위해서는 지도부 교체와 상관없이 시행해야 할 과제이다. 특히 총사퇴 기자회견마저 조합원들의 몸싸움으로 취소되는 볼썽사나운 일도 다시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 민주노총은 갈등과 마찰을 털고 단결과 연대라는 노조의 가치 및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다고 힘의 논리만을 내세우는 강경 일변도는 경계한다. 국민의 지지가 없는 노동운동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이익집단이 아닌 사회의 큰 한축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비정규직 법안과 노사관계 로드맵 등 현안들을 푸는 데도 투쟁이 아닌 대화 방식을 견지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국민 앞에 서기를 바란다.
  • [열린세상] 노동운동과 폭력,그리고 금품수수/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폭력과 금품 수수. 어느 누가 민주노조 운동이 이런 죄목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감옥까지 갈 거라고 생각할 수가 있었을까. 상상 자체가 불가능했던 일이 발생했다.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의 폭력사태와 기아자동차 노조 등의 취업 비리 사건에 이어 터진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의 금품수수 사건은 우리를 참담하게 만든다. 1987년 이후 민주노조 운동이 본격화된 지 20년이 다 돼간다.80년대 후반 노동자들은 ‘전노협 결성’을 ‘비원’처럼 외치며, 그렇게만 되면 ‘노동해방’이 이뤄질 거라는 희망을 갖고 권력과 자본의 엄청난 탄압에 맞서 싸웠다. 그 이후 노동자들은 “민주노총만 결성되면, 민주노총이 합법화만 되면, 노동자가 정치세력화만 되면…” 등등의 ‘역사적 과제’를 조건절로 제시하면서, 그렇게만 된다면 자신들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걸로 믿고 이를 위해 싸워왔다. 민주노총이 출범한 지 10년이 다 됐으며, 합법화된 지도 오래다. 민주노동당도 10명의 의원을 국회에 보냈다. 그러나 조건은 풀렸는데, 괄호 안에 갇혀 있었던 과제와 희망은 풀리지 않았다. 조직력은 80년대 후반을 정점으로 줄곧 떨어지고 있으며, 고용 조건은 비정규직 숫자에서 보듯이 더 열악해졌다. 노동운동은 스스로 자신들을 규정하듯 우리 사회 전체 모순을 해결해주는 신뢰받는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저 힘이 센 이익 집단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까. 우선 노동운동이 스스로 설정한 과제와 희망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에서 가장 강조되는 가치와 전략은 ‘단결과 연대’다. 노동운동은 스스로 힘을 키우고 연대의 폭을 넓혀가면서 우리 사회를 진보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자기 임무이며 존재 의의라고 강조해왔다. 그런데 노동계급을 넘어서는 연대의 광역화에 실패하고 오히려 노동운동 안에서도 정규직 노동자들만의 연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민주노총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민주노총은 올해 초에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50억원을 모으기로 결의했다. 현재 5억원에 못 미치는 돈이 모였다. 그런데 돈을 낸 곳은 주로 상대적으로 조건이 열악한 중소규모 노조나, 청소 용역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인 여성연맹 같은 곳이다. 대기업 노조는 한 군데도 돈을 내지 않았다. 신영복 선생은 ‘아래를 향한 연대’를 강조한다. 노동운동은 이에 관한 한 실패하고 있다. 노동운동은 또 외형적인 조직 형식에서 발전했지만, 주체의 성장과 조건의 변화에 부응한 목표를 설정하고 공유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변해가는 상황에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운동’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 정체된 조직에서 활성화된 것은 내부 권력 투쟁이다. 지도부나 활동가라는 자리가 고난의 자리에서 기득권을 보장해주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물론 부분적인 현상이지만 부정적 영향은 전체적이다. 이와 함께 기동전 마인드의 상대적 과잉도 지적될 수 있다. 바리케이드를 가운데 두고 벌이는 가두 투쟁만으로는 성취하기 어려운 과제를 가지고 있는 노동운동이, 대안 정책 개발과 이를 대중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 장기적인 투쟁을 위한 다양하고 견고한 진지 구축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운동이 해야 할 역할은 아직도 너무나 많다.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민중복지를 실현하는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운동은 아직 우리에게 희망으로 남아있어야 한다. 뻔하고 재미없는 결론이지만, 노동운동 진영이 최근의 불미스러운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모아낼 수 있기를 간절하게 기대해본다. 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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