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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위 속 생존 위해 여우 사체 놓고 결투하는 독수리들

    추위 속 생존 위해 여우 사체 놓고 결투하는 독수리들

    ‘이건 포기 못해!!’ 9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지난 6일 BBC방송 자연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II’(Planet Earth II)의 동물 사체 놓고 결투하는 황금독수리 장면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13일 일요일 밤에 방영할 플래닛 어스II 에피소드2 ‘산들’(Mountains)에는 눈밭에 죽어있는 여우 사체를 놓고 공중 전투를 벌이는 독수리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눈 덮인 산속에서 독수리들은 먹잇감을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인다. 먹이 앞에서 뾰족한 부리와 날카로운 발톱을 내세워 서로 공격하는 야생동물의 세계가 생생하게 시청자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지난 6일 에피소드1 ‘섬’(Islands)에서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 갈라파고스제도 페르난디나 섬의 새끼 바다 이구아나를 사냥하는 뱀떼 모습이 방영돼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번 BBC의 플래닛 어스 시리즈 첫 회 방송은 6백만 명의 시청자를 자랑하는 영국의 리얼리티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를 누르고 9백만 명 이상의 전세계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플래닛 어스II’는 영국의 국민 박사로 잘 알려진 애튼버러 경과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참여했다. 플래닛 어스II 에피소드2 ‘산’(Mountains)은 오는 13일 일요일 오후 8시에 방송된다. 사진·영상= BBC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기득권 향한 분노·백인 노동자 결집… 경합주·러스트벨트 휩쓸어

    기득권 향한 분노·백인 노동자 결집… 경합주·러스트벨트 휩쓸어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는 백인 ‘블루칼라’의 분노를 꼽을 수 있다. 1990년대 자유무역과 기술발전이 가져온 경제성장에서 소외된 미국 백인 노동자층은 기존 정치권이 자신들의 경제적 고통을 외면하자 좌절하고 분노했다. 아웃사이더 트럼프는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화법으로 타 인종과 타국이 강탈한 경제적 기회를 되찾아 오겠다고 공언해 백인 노동자층의 분노와 혐오를 자극했다. 결국 이들의 몰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경합 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는 물론이고 민주당의 우세 또는 박빙 지역으로 분류됐던 위스콘신과 미시간, 오하이오 등 러스트 벨트(중서부 지역의 낙후된 공업도시)를 휩쓸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곳은 노조에 가입된 백인 노동자층의 비율이 높아 민주당의 보루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 지역의 경제를 떠받치던 제조업체가 값싼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백인 노동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고 민주당 지지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백인 노동자층의 경제적 몰락은 미국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졌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5월 미국 중산층의 비율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중산층 붕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진행돼 지난해 중산층 소득 중간값은 2000년에 비해 4% 감소했다. 중산층이 소유한 순자산은 같은 기간 28% 가까이 줄었다. 자신들에게 직접 타격을 준 금융위기에 대해 책임지는 월스트리트 금융인은 없었다는 것도 이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다. 중산층이 붕괴하면서 지역·산업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과 소외감은 증폭됐다. 2000년 이후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몰락한 계층은 제조업이 경제 기반인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일리노이 등 러스트 벨트에 집중됐다. 반면 중산층에서 고소득층으로 상승한 계층은 정보통신기술(IT) 및 고숙련 서비스업체가 밀집한 동·서부 해안 주에 몰려 있었다. 생계가 어려워진 중산층, 특히 백인 노동자층은 자유무역과 IT·금융 등 서비스산업이 중심이 된 미국의 기존 경제 체제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민의 49%가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낮추고 있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자유무역에 긍정적 입장을 드러낸 응답자는 44%였다. 하지만 기존 정치권은 백인 노동자층의 불만을 해결해 주지 못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모두 자유무역을 추진했고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 재벌의 이익만 옹호했다. 로버트 샤피로 컬럼비아대 교수는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은 공화당이 아닌 트럼프를 보고 지지했다”며 “유권자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에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백인 노동자층의 이런 심리와 상황을 제대로 읽었다. 트럼프는 출마 이후 줄곧 중국, 멕시코 등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어간다고 주장하며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하거나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백인 전체의 공포도 자극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기간 불법 이민자에 대한 관용 정책과 소수인종 우대 정책을 강화하면서 백인들은 미국이 ‘백인의 나라’에서 ‘소수인종의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닌지 공포감을 느꼈다. 실제로 백인 인구 비율은 2000년 69.1%였지만 2014년 62.1%로 크게 줄었다.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는 “흑인 대통령을 8년 겪은 백인 남성은 여성 대통령이 집권하는 것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승리를 점친 바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 무슬림, 소수인종,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노골적으로 폄하한 것은 이방인에 대한 백인의 공포와 혐오에 기대 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함이었다. 트럼프는 기존 정치권에서 금기시돼 온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거침없이 하며 백인을 결집시켰다. CNN이 투표자 2만 5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에서 전국적으로 대학 졸업장이 없는 백인 남성의 72%가 트럼프에게 몰표를 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백인층에서도 58%가 트럼프를, 37%가 클린턴을 지지했다. 클린턴은 소수인종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지만 미국 유권자의 5분의3을 차지하는 백인이 대거 트럼프를 밀면서 승부는 기울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빅뱅 데뷔 10주년 DVD, 日 오리콘 3관왕 달성 ‘관중 16만5천명 실황’

    빅뱅 데뷔 10주년 DVD, 日 오리콘 3관왕 달성 ‘관중 16만5천명 실황’

    빅뱅의 데뷔 10주년 기념 DVD가 일본 오리콘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2일 일본에서 발매된 빅뱅 데뷔 10주년 기념 DVD ‘BIGBANG THE CONCERT : 0.TO.10 IN JAPAN + BIGBANG10 THE MOVIE BIGBANG MADE’는 8일 오리콘(11월 14일 기준) 주간 DVD 종합 랭킹 첫 진입과 함께 1위를 기록했다. 또 이번 빅뱅 데뷔 10주년 DVD는 주간 Blu-ray 음악 랭킹 그리고 음악 DVD와 Blu-ray의 판매량을 합산 집계한 ‘종합 뮤직 영상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빅뱅의 오리콘 주간 DVD 종합 랭킹 1위 획득은 ‘BIGBANG JAPAN DOME TOUR 2013~2014’(14년3월 발매), ‘BIGBANG JAPAN DOME TOUR 2014~2015 “X”’(2015년 3월 발매), ‘BIGBANG WORLD TOUR 2015~2016 [MADE] IN JAPAN’(2016년 2월 발매), ‘BIGBANG WORLD TOUR 2015~2016 [MADE] IN JAPAN : THE FINAL’(2016년 7월 발매)에 이어 통산 5번째. 일본 라이브 영상작품으로서는 5개 작품이 연속으로 정상을 차지한 셈이다. 이번 DVD와 Blu-ray는 지난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오사카 얌마 스타디움 나가이에서 총 16만 5,000여명을 동원한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담아냈다. 또한, 전세계 13개국 지역 32도시 66회 공연으로 약 150만여명을 동원한 월드 투어 ‘BIGBANG WORLD TOUR 2015~2016 [MADE]’이 340일간의 기록을 담은 빅뱅의 첫 다큐멘터리 영화 ‘BIGBANG MADE’도 함께 수록돼 있다. 한편 빅뱅은 지난 5일 도쿄돔을 시작으로 한 ‘BIGBANG THE CONCERT : 0.TO.10 THE FINAL-‘을 진행 중이다.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돔 투어라 의미를 더한 이번 공연은 총 4개 도시 16회로 78만 1,500명을 동원 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뱀떼에 쫓기는 새끼 이구아나…숨막히는 추격전

    뱀떼에 쫓기는 새끼 이구아나…숨막히는 추격전

    남아메리카 동태평양 갈라파고스 제도의 페르난디나 섬은 새끼 바다이구아나(Marine Iguana)에게 지옥이나 다름없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공개한 자연 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 2’(Planet Earth 2)의 한 장면을 보면 그렇다. 바다이구아나는 갑옷을 입은 듯한 피부 덕분에 천적이 없지만, 새끼의 경우는 다르다. 어린 새끼는 용암 갈매기나 갈라파고스 매, 뱀의 희생양이 되곤 한다. 이날 BBC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새끼 바다이구아나는 뱀들의 맹렬한 공격을 받고 있다. 뱀 떼가 달려들어 숨통을 조여오지만, 새끼 바다이구아나는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며 이를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척박한 화산섬에서 먹이를 구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어서 허기가 진 뱀들 역시 결코 포기할 줄 모른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숨막힐 정도로 긴박한 추격전은 마치 우리네 인생 같아 비애감마저 든다. 사진·영상=BBC, Rob Jeffries/Vimeo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천경자 화백 ‘미인도’…프랑스 감정팀 ‘가짜’ 판정

    천경자 화백 ‘미인도’…프랑스 감정팀 ‘가짜’ 판정

    청경자 화백의 ‘미인도’ 작품이 가짜라는 프랑스 감정팀의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3일 JTBC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여부를 수사 중인 검찰과 유족의 요청으로 한국에 들어온 프랑스 감정팀이 미인도를 조사한 결과 천 화백 그림이 아니고, 완벽한 가짜라고 판정했다고 보도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소 소속의 감정팀은 특수 카메라로 미인도를 촬영해 천 화백의 진품과 다각도로 비교한 결과 거의 모든 항목에서 차이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영국 BBC와 미국 ABC 등 외신과 다큐멘터리에도 소개된 이 감정팀은 3D 다중스펙트럼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구의 아우성, 놀라운 경험할 것”

    “지구의 아우성, 놀라운 경험할 것”

    영국 국영방송 BBC가 제작한 자연 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Planet Earth)’의 후속편 ‘플래닛 어스 2’ 예고편이 공개됐다. ‘플래닛 어스’는 제작기간 5년, 62개국 로케이션, 제작비 2500만 달러를 들인 초대형 다큐멘터리다. 사막, 산, 강, 바다, 남극과 북극 등 총 11가지 주제로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단순 자연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위기에 처한 지구환경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에 대해 BBC 측은 “TV 자연 다큐멘터리의 랜드 마크가 된 ‘플래닛 어스’는 십년 전 우리의 시선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우리는 ‘플래닛 어스 2’를 통해 또 한 번 놀라운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플래닛 어스 2’는 데이비드 애튼 버러의 해설과 전설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의 음악, 상당히 진보된 촬영 기술을 기반으로 완성됐다”고 소개했다. 후속편 역시 전편에 이어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애튼버러(90)가 해설을 맡았다. 그는 영화감독이자 프로듀서이며 배우 리처드 애튼버러(1923-2014)의 동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 =BBC Earth 유튜브 채널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재벌 다뤄 보고 싶은데…개봉할 수 있을까요”

    “재벌 다뤄 보고 싶은데…개봉할 수 있을까요”

    “‘자백’이 자아내는 감정이 다양하다는 말을 들어요. 슬픔도 있지만 웃음도 있고 분노도 있죠. 궁극적으로는 (그들에게서) 완벽한 자백을 받아 내지 못했지만 언젠가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과 희망 등도 있다고 봐요. 영화를 만들면서도 관객들에게 그런 낙관적인 생각을 전달했으면 했지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등의 실체를 추적한 다큐멘터리 ‘자백’이 관객 11만명(1일 기준)을 넘었다. 사회적 문제를 다룬 다큐로는 용산 참사를 조명한 ‘두 개의 문’(2012년 개봉·7만 3000명)을 뛰어넘는 새 기록이다. 시사 다큐, 저널리즘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최승호(55) 뉴스타파 PD를 만났다.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을 통해 황우석 논문 조작 의혹, 4대강 의혹 등을 파헤쳤던 그는 2012년 해직 뒤 대안언론 뉴스타파에 몸담고 있다. 민감한 소재의 ‘자백’을 만들며 크게 신경썼던 부분은 피해자에게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것. “피해자들은 섬세하게 담기 쉽지만 가해자들은 힘들죠. 그런데 피해자에게 집중해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가해자가 도대체 왜, 구체적으로 무슨 잘못을 했는지 가해자를 통해 조명해야 해결책이 나와요.” 그래서 ‘자백’은 조작 사건의 책임자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질문을 던지고 또 던진다. 정치적 논리로 재단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객관적이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조작 사건이 확인되지 않았던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절대선으로 포장하지 않았다. 영화적 느낌을 줄 수 있게 개봉 전까지 편집에 계속 공을 들이기도 했다. 범죄 스릴러를 연상케 하는 오프닝이나 국가기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탈북자가 북에 남겨 놓고 온 딸에게 아버지의 유고를 알리는 장면에 얼어붙은 두만강 이미지를 넣은 것 등이 대표적이다.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덕분인지 평점 테러가 그다지 심하지 않았어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버전과 개봉 버전의 편집이 조금 달라요. 더 나은 작품을 보여 주려고 한 결과인데 무척 깐깐하다고 소문이 난 평론가분도 다소 후하게 평점을 줬더라고요.” 더 열악한 상황에서 개봉했던 ‘두 개의 문’과 비교하면 ‘자백’의 현재 스코어는 아쉽다고 했다. 내심 100만명 정도는 봐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웃는 그는, 그래도 저널리즘 영화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봤다. “이번 작품으로 간첩 조작 문제가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린 것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관객들의 동정심에 호소하지 않고 사건의 본질을 냉정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다음 프로젝트로 어떨지 물었다. “주류 저널리즘이 할 수 없는 것을 해야죠.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인 재벌 문제들을 모아서 영화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자백’의 개봉 과정을 경험해 보니 재벌을 정면으로 다뤘을 때 과연 제대로 개봉할 수 있을까 싶네요.”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여승(女僧)되어 만난 첫 가을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여승(女僧)되어 만난 첫 가을은…

    "사바(娑婆·세상)는 고(苦)의 세계니까 뜻도 두지 말고, 마음도 두지 말고, 돌아도 보지 말아라." 비구니 스님들의 백흥암 수행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서’ 속‘영운스님’에게 보낸 어머니의 편지 글귀였다. 영화는 끝까지 담백 진중하다.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교수 임용 면접을 앞두고 돌연 출가한 ‘엄친딸’ 상욱 행자,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고 스님이 될 운명인 ‘동진 출가’의 업(業)을 안은 선우 스님. 3년 동안 하루 한 끼, 극도의 고행 수행인 무문관(無門關)을 향해 떠나는 지엄 스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불교를 접한 신세대 활기 발랄 민재 행자 등의 수행과 고민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상의 고통을 맘으로 느끼게 해 준다. 2016년 10월 현재, 대한민국은 한 여염집 여인네의 천격(賤格)이 만든 사바세계 속 고통을 온 국민이 감내하는 중이다. 가을 나들이 한 번 선뜻 나서기가 맘 무거운 이때, 극락정토 대덕(大德) 여승이 되고픈 맑고 고운 언니들(?)의 절집에서 위로를 받는 것은 어떨까? 김천 청암사다. ● 장희빈에 쫓겨난 인현왕후의 한(恨)이 서린 곳 각설(却說), 객지 밥 좀 얻어먹고 다녔다는 여행 고수들에게 물어본다. 영남권에서 가을 절경 빼어난 곳 하나만 알려주셔요. 네? 경상북도 김천에 있는 청암사는 가 보셨나요? 정답은 이미 나왔다. 그러면서도 꼭 두 개의 사족을 귀에 달아준다. ‘비구니 스님들 계시는 곳입니다’와 '계곡길 운전 조심하십시오' 라고. 청암사는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 불령산(佛靈山) 깊디 깊은 계곡 아래 터를 잡은 사찰로 대한불교 조계종 제 8교구 직지사의 말사이다. 그리고 조금은 특이한 절집이다. 바로 여승들의 거처이면서 비구니, 사미니를 배출하는 불교 강원(講院)의 맥을 잇는 율원(律院), 즉 승가대학으로 운영되는 절이다. 청암사를 방문하기 전 비구니, 사미니같은 기본 용어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불교에서 비구(比丘)라는 말은 출가해서 구족계를 받은 남자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비구니(比丘尼)는 산스크리트어 ‘bhikkhuni’를 음차한 낱말로 비구와 동일한 절차를 밟은 여성을 뜻하는 표현이다. 한편 사미(沙彌)라는 표현은 ‘samanera’의 음역이다. 갓 출가한 승려, 견습승, 일정한 교육을 끝마치면 비구가 될 수행자를 의미하는 말이며 여자는 사미니(沙彌尼)라 부른다. 청암사는 통일신라시대인 859년(헌안왕 3)에 도선국사(827~898)가 창건한 절로 이후 조선시대까지 거의 연혁이 내려오지 않은 심산구곡 작은 사찰이었다. 그러다 역사의 뒤안길에 얼굴을 보이는 때가 있었다. 바로 조선 숙종의 둘째 왕비인 인현왕후가 이 곳에 은거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숙종 15년(1689년) 장희빈의 무고로 폐서인(廢庶人)이 된 왕후가 3년간 눈물을 흘리며 목숨을 부지하였던 곳이 청암사다. 이러한 인연으로 청암사는 이때부터 궁녀들의 은거처이자 여인들의 발원(發願) 장소로 명맥을 잇게 된다. 또한 청암사는 학풍 높은 불교 강원으로도 이름을 드날리기도 한다. 서정주 시인의 스승인 박한영 스님, 고봉 선사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학승들의 강론처로 알려져 공부 전통은 지금까지도 내려온다. 이는 전국에 유명한 비구니 승가대학인 동학사(공주), 운문사(경북 청도), 봉녕사(수원)와 더불어 청암사 역시 손꼽히는 비구니 사찰로 유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 궁녀(宮女)들의 시주로 다시 일어나 청암사는 화재가 자주 일어났던 절로도 유명하다. 조선 말기까지 늘 화재로 절이 중건이 되는 일은 반복되었고 1911년 9월에는 대화재가 일어나 전각이 전부 불타버리는 일도 있었다. 이렇듯 늘 화재로 사찰내 법당이나 온전한 요사채가 드물었다. 이런 청암사가 다시금 크게 중건되는 일이 있었다. 바로 또 한 여인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청암사 곳곳 절벽과 바위에는 ‘崔松雪堂’(최송설당)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최송설당은 어린 시절 외가가 홍경래 난에 연루되어 힘든 삶을 살다 39세에 불교에 귀의 정진하였다. 이후 상궁이 되는 변신을 통해 영친왕의 보모가 되었고 이후 귀비(貴妃)에 봉해지고 고종으로부터 송설당이라는 호를 하사받았다. 그녀는 1931년 전 재산을 정리하여 지금의 청암사를 재건하였고, 당시 주지였던 대운스님 또한 많은 궁녀들로부터 시주를 구해 두 차례에 걸쳐 청암사를 크게 중건할 수 있었다. 여인들과의 인연이 깊디깊은 곳은 분명하다. 청암사는 절 자체가 아름다운 곳이어서 어디를 보아도 가을 흥취를 넉넉히 느낄 수가 있다. 우선 절의 초입에 있는 맞배지붕의 일주문을 지나 앞으로 곧장 나아가면 천왕문이 나온다. 천왕문을 넘어서면 청암사의 명물인 우비천(牛鼻泉)이 있다. ‘소의 콧등에서 나오는 샘’이라는 뜻의 우비천은 청암사의 지세가 소가 왼쪽으로 누운 와우형(臥牛形)이어서 나온 말이다. 예로부터 부자가 되게 해준다는 속설이 있어 청암사에서 가장 유명한(?) 명물이 되었다. 앞으로 곧장 나아가면 대웅전과 범종각, 진영각, 육화료 등의 건물이 눈에 띈다. 그 중 육화료(六和寮)는 현재 청암사승가대학의 중심인 대방채로 쓰이고 있다. 또한 언덕 위에는 과거 인현왕후가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궁궐 건축 양식의 극락전(極樂殿)과 왕후의 복위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보광전(寶光殿)이 있다. 특히 보광전 내부에는 한국 사찰에서는 만나기 힘든 42개의 손을 지닌 관음상이 있어 참배객들의 불심을 자극한다. 청암사의 가을은 참으로 고즈넉하면서도 맑다. 그러하기에 비구니 스님들의 생활 도량으로서는 제격인 듯하다. 올 가을 청암사에서 감히 근접할 수 없는 불심으로 여승(女僧)이 된 우리네 언니들의 곧은 맘을 한껏 응원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청암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가을 경치 아름다운 곳이 많다. 고창의 선운사나 인근의 직지사도 훌륭하지만, 불령산 계곡 아래 호젓한 가을 경치를 조용히 누릴 심사라면 이 곳을 추천한다. 주말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2. 누구와 함께? -연인들. 무흘계곡을 돌아 나가는 계곡길 드라이브와 함께. 없던 사랑도 만들어질 듯. 3. 가는 방법은? -깊은 산속이다. 김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청암사로 오는 버스는 오전 7시 30분, 11시, 오후 4시 20분이며 청암사에서 김천 시외버스 터미널로 돌아오는 버스는 오전 9시 15분, 오후 1시 25분, 6시 15분이다. 주소는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평촌2길 335-48번지. 4. 감탄하는 점은? -가을 나들이 한창인 주말인데도 관람객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 비구니 스님들의 표정들이 하나같이 밝다는 점. 그리고 불령산 계곡의 깊디 깊은 가을 운무들. 청암산 들어오는 길에 비단처럼 펼쳐지는 무흘계곡.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한 번도 안 온 사람들은 전혀 모르겠지만, 한 번이라도 와 본 사람들은 매 가을마다 반드시 들리게 되어 있는 곳이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우비천, 육화료, 극락전, 보광전, 부도탑 7. 먹거리 추천? -김천 지역이 의외로 먹거리가 풍부하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중간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유명한 곳은 방송에서도 소개되어 유명세가 전국적인, 삼거리식당이라고 불리는 파란 간판의 '장영선원조지례삼거리불고기식당'(054-435-0067), '지례흑돼지식육점식당'(054-435-0011), '호박해물칼국수'(054-430-6875) 등이 있다. 8. 홈페이지 주소는? -www.chungamsa.org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김천은 직지사로 유명하다. 청암사 가는 길에 끝없이 펼쳐진 무흘계곡도 추천. 10. 총평 및 당부사항 -김천 청암사는 비구니, 사미니, 행자 스님들이 기거하며 공부하는 집절이다. 따라서 조용히! 조용히!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노무현의 연설문 이렇게 만들어졌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노무현의 연설문 이렇게 만들어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일곱 번째 영상 ‘대통령의 연설문’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제작위원회 측은 지난달 19일부터 ‘1분에 담긴 노무현의 진심’ 영상을 공개해왔다. 일곱 번째로 공개된 이번 영상에는 연설문 내용을 점검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은 편안한 복장으로 앉아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시작된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그거 다 빼버리고…”, “오늘의 저를 키워주신 부산” 등 단어 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피고 수정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또 ‘마을버스 노선 하단까지 연장’, ‘하수종말처리장 방류관’ 등 연설문 중 정책에 대해 언급하다가, “너무 많아서 시간 다 까먹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며 유쾌하게 농담을 건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편 박스오피스 8위에 이름을 올린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현재(31일, 오전 9시 기준) 누적관객 1만 7115명을 모았다. 개봉 전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영상=‘무현, 두 도시 이야기’ 배급위원회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시소 이동우, 임재신과 무슨 인연? “눈 주겠다는 말에 숨 못 쉴 정도로 울었다”

    시소 이동우, 임재신과 무슨 인연? “눈 주겠다는 말에 숨 못 쉴 정도로 울었다”

    가수 이동우가 임재신과의 인연을 공개했다. 이동우는 3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시소’(감독 고희영, 제작 SM C&C 에스엠컬처앤콘텐츠)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이동우는 ‘시소’에 함께 출연한 임재신과의 인연에 대해“라디오 생방송을 가는 길이었는데 매니저가 차에서 울고 있더라. 왜 그러냐고 했더니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어떤 사람이 내게 눈을 주겠다고 했다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동우는 “처음이었다. 정말 많이 울었다. 숨을 못 쉬겠더라. 이런 일이 있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방송국에 도착하자마자 조금 전 있었던 내 사연을 이야기를 했다. 라디오를 들으시는 분들에게 세상이 이렇게 따뜻하네요 하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동우는 “어떻게 하다 보니 그 이야기를 많은 이들이 알게 됐다.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의견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될까 하는 고민과 논의도 많이 있었는데, 여행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임재신과 여행을 하게 됐다”고 다큐멘터리 영화 ‘시소’ 탄생 과정을 전했다. ‘시소’는 볼 수 없는 사람과 볼 수만 있는 사람, 두 친구의 운명같은 만남과 우정 그리고 특별한 여행을 그린 감동 다큐멘터리.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는 남자 이동우와 근육병 장애로 앞만 보는 남자 임재신이 제주 여행을 떠나 아버지와 가장이라는 삶의 무게와 아픔을 공감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오는 11월 10일 개봉.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얼음조각 아래 숨어 있다가 바다표범 사냥하는 북극곰

    얼음조각 아래 숨어 있다가 바다표범 사냥하는 북극곰

    ‘요건 몰랐지?’ 영국 BBC 다큐멘터리 ‘더 헌트’(The Hunt,2015년) 속 바다표범 사냥하는 북극곰 영상이 화제네요. 52초 영상에는 얼음조각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바다표범의 모습이 보입니다. 곧이어 얼음조각 왼편 아래에는 물속에 몸을 담근 채 숨어 있는 북극곰 머리가 빼꼼히 나타납니다. 바다표범이 방심한 틈을 타 얼음조각 위로 북극곰의 점프해 올라옵니다. 갑작스러운 포식자의 등장에 바다표범이 화들짝 놀라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북극곰이 먹잇감을 놓칠세라 뒤따라 물로 점프합니다. 잠시 뒤, 빙판 위로 북극곰이 바다표범의 발을 문 채 옮기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포유류인 바다표범은 물속에서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얼음 위에서 생활하며 북극곰은 이런 이점을 이용해 주로 먹잇감으로 바다표범을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더 헌트’는 영국 BBC가 약 190억 원을 들여 만든 다큐멘터리로 자연의 사냥꾼들이 먹잇감을 사냥하는 찰나의 순간을 상세하게 다뤘습니다. 2015년 11월 1일 BBC 1에서 첫 방송 됐으며 방송 당시 영국에서 580만 명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사진·영상= BBC / Ozzy Man Revi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시끄러운데… 25억 들인 ‘박정희 기념사업’ 추진 논란

    시민 “국민 정서 고려 축소해야” 경북도 “국비 투입 없이 추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경북도와 구미시 등이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정희(1917~1979) 전 대통령은 내년이 출생 100주년이다. 경북도와 구미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다음달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정계·관계·재계·언론계·학계 등 각계각층 200여명이 참여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예정대로 갖는다고 27일 밝혔다. 추진위원장은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가 출범되면 기업체 등 공공 및 민간 분야와 공동 사업을 펼치는 등 ‘박정희 기념사업’을 범국민적 운동으로 승화시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 등은 최근 기념사업을 16개 분야에 걸쳐 총 25억 4800만원(도비 11억 8500만원, 시비 3억 6500만원, 재단기금 9억 9800만원)을 들여 추진하기로 했다. 기관·단체별 사업은 경북도가 자체적으로 4개 분야 8억 5000만원(박정희·김대중 학술토론회, 박정희 연구기록 다큐멘터리 제작 방송, 박정희 전기 신문 연재), 경북도·구미시 공동으로 4개 분야 8억원(박정희 탄생 100주년 탄신제, 기념우표 및 메달 제작, 학술대회),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재단 7개 분야 8억 9800만원(박정희 총서 발간, 연구포럼, 리더십 캠프, 대학생 논문 백일장, 특별기획전, 박정희상 제정) 등이다. 도 관계자는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예산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면서 “사업에 국비는 투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 단체 등은 이번 사태 탓에 행사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기념행사에 공공기관 및 민간단체들의 참여를 최대한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지난 26일 구미 등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37주기 추도식이 예년보다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면서 “이는 최순실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이 보다 축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최순실 국정 농단’ 속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본격화 논란

    ‘최순실 국정 농단’ 속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본격화 논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경북도와 구미시 등이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도와 구미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다음 달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정계·관계·재계·언론계·학계·경제계 등 각계각층의 인사 200여명이 참여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예정대로 갖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가 출범되면 기업체 등 공공 및 민간 분야와 공동 사업을 펼치는 등 ‘박정희 기념사업’을 지역을 넘어 범국민적 운동으로 승화시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 등은 최근 기념사업으로 16개 분야에 걸쳐 총 사업비 25억 4800만원(도비 11억 8500만원, 시비 3억 6500만원, 재단기금 9억 9800만원)을 들여 추진하기로 했다. 기관·단체별 사업은 경북도가 자체적으로 4개 분야 8억 5000만원(박정희·김대중 학술토론회, 박정희 연구기록 다큐멘터리 제작 방송, 박정희 전기 신문연재, 독도 플레시몹 개최), 경북도·구미시 공동으로 4개 분야 8억원(박정희 탄생 100주년 탄신제, 기념우표 및 메달 제작, 학술대회, 기념음악회),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재단 7개 분야 8억 9800만원(박정희 총서 발간, 연구포럼, 세미다큐멘터리, 리더십 캠프, 대학생 논문 백일장, 특별기획전, 박정희상 제정 및 시상) 등이다. 도 관계자는 “차질없는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예산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면서 “사업에 국비는 투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 단체 등은 이번 사태를 적극 반영해 행사 규모를 최대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기념행사에 공공기관 및 민간단체들의 참여를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요구했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지난 26일 구미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37주기 추도식이 예년보다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면서 “이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 국민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박 대통령 100주년 기념사업이 보다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흥미롭고 놀라운 스타일”…‘혼자’ 메인 예고편

    “흥미롭고 놀라운 스타일”…‘혼자’ 메인 예고편

    “기존의 서사 방식을 파괴하는, 대담하고 빼어난 작품” 영화 ‘혼자’에 대한 미국 영화전문지 트위치필름의 평이다. 스크린데일리는 “독창적인 내러티브 구성, 흥미롭고 놀라운 스타일”이라고 극찬했다. 이렇게 언론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영화 ‘혼자’가 메인 예고편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혼자’는 달동네를 배경으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한 남자가 우연히 건너편 옥상에서 벌어진 살해 현장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예고편에는 한낮에 일어난 살인과 거친 액션 장면이 긴장감을 높인다. 또 매번 같은 장소에서 나체로 눈을 뜨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궁금케 한다. 장편 데뷔작 ‘물고기’로 신선한 연출력을 선보인 박홍민 감독의 두 번째 작품 ‘혼자’는 오는 11월 24일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사진 영상=인디스토리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난민 발로 찬 카메라우먼 ‘헝가리혁명’ 다룬 다큐로 상 받아

    난민 발로 찬 카메라우먼 ‘헝가리혁명’ 다룬 다큐로 상 받아

     난민을 발로 걷어차 인종주의자 논란에 휩싸여 해고된 헝가리 카메라우먼이 1956년 헝가리 혁명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헝가리 한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카메라우먼 페트라 라슬로는 최근 열린 러키텔레크 영화제에서 편집자로 참여한 다큐멘터리 ‘국가의 이방인들’로 상과 함께 50만 포린트(약 2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 영화제는 헝가리 여당 피데스 소속 샨도르 레자크 의원이 주관했다.  32분 분량의 이 다큐멘터리는 1956년 소련의 점령에 저항한 헝가리 시민혁명을 다뤘다. 정부의 헝가리혁명기념위원회와 헝가리예술원 등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으며 라슬로의 남편이 감독을 맡았다.  1956년 11월 4일 당시 소련은 탱크 3000대와 병력 20만명을 동원해 이 혁명을 진압했으며 이로 인해 헝가리인 20만여명이 피난했다.  FT는 헝가리 혁명 60주년 기념식을 불과 며칠 앞두고 라슬로의 수상 소식이 전해졌다면서 이는 당황스럽게도 지난해 헝가리 난민 위기를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라슬로는 지난해 9월 세르비아 접경지역 인근 난민수용소에서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난민들을 촬영하던 중 아이를 안고 달려가던 한 난민 남성이 자신의 곁으로 지나가자 발을 걸어 넘어뜨렸고 어린 소녀 등 다른 난민의 정강이도 걷어찼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독일 방송 기자가 이 장면을 찍어 온라인에 올리자 전 세계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라슬로는 결국 일하던 방송사에서 해고됐다.  당시 라슬로는 헝가리 보수지와의 인터뷰에서 “수백 명의 난민이 저지선을 뚫고 내 쪽으로 달려와 무서웠다”며 “나는 나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느꼈다”고 해명했다.  그녀는 소셜미디어 등에서 자신을 괴물처럼 묘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지난달 헝가리 검찰에 의해 질서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헝가리 정부는 유럽연합(EU)의 난민 할당 거부 국민투표를 시행하고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등 노골적인 반 난민 정책을 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로꾸거] 노브라는 당당하면 안되나요 (No Bra, No Problem)

    [로꾸거] 노브라는 당당하면 안되나요 (No Bra, No Problem)

    갑자기 쌀쌀해진 공기에 가물가물해지긴 했지만 올 여름 더위는 정말이지 지긋지긋했다. 매일 아침 드레스코드는 조금이라도 ‘덜 더워 보이는 것’. 소재가 얇은 옷은 브라가 비칠까 민소매를 챙겨 입었다. 어떤 날은 너무 덥고 습해서 브라를 입으려고 집어들 때 한숨이 나왔다. 16년 남짓, 밖을 나갈 때면 당연하게 가슴팍을 한 바퀴 빙 둘러 등 뒤로 후크를 콱 채우고, 흘러내리지 않게 어깨끈을 올린 뒤 조여 맸다. ‘브라 좀 안하고 싶다!’ 혼자 속으로만 외쳐본 순간들이 종종- 아니, 꽤 있었다.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브라를 벗는데 몸이 막 가볍고 해방감마저 든다. 노브라로 티셔츠만 입고 침대에 누우면, 그 순간이 하루 중 가장 편하고 행복하다. ‘브래지어에 대한 진실’이란 다큐멘터리에는 여성이 브래지어를 했을 경우 벗었을 때보다 혈류 흐름이 30% 감소하고 체온이 최고 3도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된다는 것이 그저 심리적인 요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밖에서 ‘브라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를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난 브라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집을 나설 때 브라를 하지 않는 건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다. 노브라는 옷을 입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브라를 하지 않아도 옷을 입고 신발을 신는다. 나를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아주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그것이 내게 충격이었다. 답답함조차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매일아침 후크를 채웠었다. ●‘노브라’는 혼나야하는 일일까 아이돌 출신의 여자연예인 설리는 어리고 예쁘고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남자친구와 공개연애중이다. SNS 게시물 하나하나가 기사화되고 논란이 돼서 계정을 닫았다가 최근 새 계정을 만들었다. 설리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예쁘지만 관종같다’는 것.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심해 보인다는 건데, 어찌됐든 대중은 관심을 먹고사는 연예인일지라도 관종처럼 보이는 것에는 반감을 보인다. 외모나 행동이 순수하며 은은해야 한다는 기대가 호불호를 결정짓는다. 그것이 실제와 얼마나 일치하는 가와는 대체로 알 수도 없고 관심도도 떨어진다. 설리의 사진이 ‘노브라다, 아니다’를 두고 논란이 될 때 많은 사람들이 노브라를 하고 있는 여성의 몸에 대해 ‘다소 민망하거나 야하거나 불편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느꼈다. 설리가 개인적인 일상에서 사진을 찍고, 그것을 개인 계정에 올렸지만 ‘(그런 모습은) 보기 불편하다’는 시선이 많다. 이에 대해 설리는 자신이 올리고 싶은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설리의 사진이 논란이 되면서 주변과 처음으로 ‘노브라’에 대해 이야기하게 됐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 “아직까진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등의 의견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해왔고, 다른 사람도 하는 것이니까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고도 했다. ●여자다운 게 어딨어… ‘노브라, 노브라블럼!’ 브라는 혈액순환에 좋지 않고, 처지는 유방을 업 시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여성들도 잘 안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고 한다면 “정말이지 그러고 싶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남들의 시선이나 편견을 잘 알기 때문이다. 테니스선수 세레나 윌리엄스는 윔블던 대회에서 규정에 맞게 옷을 입었지만, 얇은 의상에 젖꼭지가 도드라진다는 이유로 온갖 댓글이 달렸다. 여성의 가슴골은 섹시하다는 말을 듣지만 젖꼭지에 있어서는 유독 가혹하다. 여성적 의상을 입고 뽐내는 가슴살은 괜찮고, 노출이 전혀 없는 후드티에 브라를 하지 않는 것은 터부시된다. 남성이 덥다며 웃통을 벗고 드러내는 젖꼭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여성은 모유수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노브라는 참 별 일이다. 누구나 크든 작든 가슴이 있고 두 개의 젖꼭지가 있다. ‘~하면 안 된다’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너무나 ‘당연하게’ 공기처럼 스스로와 주변을 옭아맸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브라’가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브라를 하지 않은 상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를 바란다. 그런 사회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모든 행동들이 자유스럽고, 자연스러울 것이다. “나 자신의 성차별적 편견을 경험한 뒤 평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다른 편견들에 대한 자각이 이어졌다. 자각은 더 넓은 눈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 에머 오툴 <여자다운 게 어딨어> [로꾸거]는 ‘거꾸로’를 뒤집은 말로 당연하게 마침표를 찍었던 생각에 대해 물음표를 찍어보는 데서 출발합니다. 모든 종류의 다름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차기 중앙위원 선출 놓고 권력투쟁 본격화 신호탄

    차기 중앙위원 선출 놓고 권력투쟁 본격화 신호탄

    中정치국 엄격한 당관리 공표 시 ‘반부패 ·1인 체제’ 공고화 인민일보 “시, 영수 반열 올려야” 왕치산 유임땐 장기집권 길열려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가 24일 개막한다. 6중전회는 관례대로 인민해방군 소유의 베이징 징시(京西)호텔에서 비밀리에 열릴 것으로 보이며, 폐막일인 27일에 주요 결정 사항을 공표할 전망이다. ●정치생활 준칙·감독조례 등 논의 이번 6중전회는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등 200여명에 이르는 18기 중앙위원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의 핵심 의제를 논의하는, 사실상 마지막 중전회다. 내년 11월 제19차 당대회를 며칠 앞두고 열리는 7중전회는 18기 중앙위원회가 해산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6중전회의 개막은 차기 중앙위원 선출을 둘러싼 권력 투쟁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달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을 6중전회 의제로 공표했다. 신화통신은 이와 관련해 ‘당내 정치생활 준칙 제정안’과 ‘당내 감독조례 수정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수뇌부 200여명이 겨우 당원들의 기율 강화 문건을 처리하기 위해 3박 4일 동안 회의를 한다는 게 실없어 보일지 몰라도 두 문건에는 중대한 정치적 함의가 자리잡고 있다. 우선 시 주석이 집권과 동시에 추진한 ‘반부패 드라이브’를 2022년 임기 끝까지 밀고 나갈 것임을 시사한다.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1인 권력체제를 공고히 하고 더 나아가서는 집권 연장도 노리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부패호랑이’ 참회 다큐 매일 방영 실제로 시 주석은 지난 21일 대장정 승리 80주년 기념식에서 반부패를 ‘새로운 장정의 길’로 제시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6중전회를 앞두고 18기에서 반부패로 낙마한 중앙위원 10명과 후보위원 13명 등 ‘부패 호랑이’가 감옥에서 참회하는 다큐멘터리를 매일 방영하고 있다. 때마침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잡지인 인민논단은 시 주석을 ‘영수’(領袖)의 반열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인민논단은 최신 호에서 “전략적 변화와 위험이 존재하는 시기에 대국이 되려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과 같은 영수가 필요하며, 시 주석이야말로 최고의 적임자”라고 밝혔다. 영수는 과거 마오 전 주석을 수식하기 위한 전용 단어였다. 시 주석을 영구 권력을 누린 마오 전 주석과 동급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것은 시 주석이 10년 임기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6중전회의 의제가 ‘종엄치당’으로 결정된 이상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서기의 위상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사실상 2인자인 왕 서기는 회의에서 논의될 두 문건을 입안한 당사자다. 내년에 69세가 되는 왕 서기가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유지하면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되고 68세는 퇴임) 관례가 깨져 시 주석에게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릴 수 있다. 시 주석은 임기 만료인 2022년에 69세가 된다. 홍콩 명보는 “왕치산이 유임하면 이번 6중전회에서 통과될 두 문건이 유임 기간 내내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애국이라는 이름의 조작 여전한 악몽

    애국이라는 이름의 조작 여전한 악몽

    부담없이 또 스스럼없이 우리가 이야기를 나눠야 비극은 반복되지 않는다 “그때 그 시절 애국을 강조하던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살았던 조국과 민족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 아니었을까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추적한 다큐멘터리 ‘자백’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얼마 전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그물’에도 남한으로 표류한 북한 어부를 간첩으로 몰아가는 정부기관 요원이 나온다. 여기에 간첩 조작이 횡행했던 우리들의 어두운 현대사를 담은 ‘조국과 민족’이라는 만화가 출간돼 화제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때로는 웃프게,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이 파격적이다. ‘시국 누아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19일 서울신문과 만난 강태진(44) 작가는 “누군가에게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끔찍하고 몸서리치는 악몽일 텐데 가볍게 접근한 작품에 많은 의미가 부여되는 것 같아 난처하고, 부끄럽고, 민망하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뜻을 품고 작품을 구상한 것은 아니었다. 정부기관 주최 공모전의 상금을 받으러 갔던 경험담을 전해 들었던 게 단초가 됐다. 이 이야기는 만화 도입부로 차용됐다. 고문 기술자로 간첩 만들기에 앞장서는 캐릭터와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캐릭터를 배치하고 1987년을 들썩이게 했던 ‘수지 킴 사건’을 비롯한 여러 조작 사건을 가져와 씨줄날줄로 엮어냈다. 시대 분위기와 사건을 섬세하게 옮기기 위해 국회도서관과 인터넷 등을 뒤져가며 온갖 자료를 긁어 모아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알던 것보다 훨씬 참혹한 이야기들과 마주하게 됐다고. 강 작가는 “요즘 이런 책 내도 괜찮냐”는 걱정 섞인 인사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 분위기가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우리가 부담 없이 그리고, 보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눌 때 그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는 마흔이 넘어 만화가로 데뷔한 늦깎이다. 어려서 소년중앙, 보물섬 등을 즐기던 평범한 아이였다. 만화가는 막연한 꿈이었을 뿐이다. 건축과를 나와 웹 에이전시에 다니며 시간이 날 때마다 취미 삼아 단편을 그리곤 했다. 프리랜서로 독립한 뒤에는 죽기 전에 만화책 한 번 내보고 싶다는 생각에 장편을 구상해 틈틈이 공을 들였다. 2013년 유료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와 인연이 닿아 선보인 에로틱 스릴러 ‘애욕의 개구리 장갑’이 데뷔작이다. ‘조국과 민족’은 전업 결심 뒤의 첫 작품이다.“모션그래픽 등 제가 하던 일은 40~50대까지 계속하기 힘든 게 현실이에요. 나이 들면 감도 떨어지고, 일을 주는 쪽에서도 선호하지 않거든요. 만화는 다르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첫 작품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본 셈인데 그래도 큰 결심을 하게 된 것에는 아내의 배려가 컸죠. ‘조국과 민족’의 경우 작품을 좋게 본 ‘조선왕조실록’의 박시백 작가님의 주선으로 단행본까지 이어지게 됐네요.” 신인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야기 짜임새가 탄탄하고 작화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강 작가는 ‘애욕의 개구리 장갑’에 이어 ‘조국과 민족’까지 거푸 영화화 판권이 팔리며 새로운 이야기꾼으로 주목받고 있다. “큰 욕심은 없어요. 늦게 시작한 만큼 최대한 길게 그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작품은 성인 오락물을 해보고 싶어요.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6·25전쟁 당시 학살 사건과 호러를 결합한 작품도 구상하고 있죠.”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美 ´진보 성향´ 마이클 무어 감독, 트럼프 영화 제작

    美 ´진보 성향´ 마이클 무어 감독, 트럼프 영화 제작

     진보 성향의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관한 영화를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뉴욕에 소재한 IFC(Independent Film and Classic movies) 센터는 18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어 감독이 이날 오후 9시 30분 시사회를 열어 ‘트럼프 나라의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 in TrumpLand)라는 영화를 공개한다고 밝혔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IFC 센터는 “오하이오주 공화당원들이 막으려고 한 영화를 보러 오라”며 “오스카상 수상자 마이클 무어는 적대적인 영토에 들어가 대담하고 유쾌한 원맨쇼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어 감독이) 2016년 대선을 몇 주 앞두고 트럼프 나라의 중심부에 깊숙이 들어 갔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트럼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화는 27일까지 상영된다.  앞서 무어는 미국 사회의 모순을 고발하는 ‘볼링 포 콜럼바인’, ‘화씨 9·11’, ‘식코’ 등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무어는 지난 8월 허핑턴포스트 기고글에서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돈을 벌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기 때문에 자해적인 선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하루가 멀다하고 역겹고 무모한 발언을 일삼는 걸 설명할 수 없다”며 “공화당이 다른 인물을 후보를 추대할 수 있도록 트럼프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또 한 번 놀라운 경험하게 될 것”…‘플래닛 어스 2’ 예고편

    “또 한 번 놀라운 경험하게 될 것”…‘플래닛 어스 2’ 예고편

    영국 국영방송 BBC가 제작한 자연 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Planet Earth)’의 후속편 ‘플래닛 어스 2’ 예고편이 공개됐다. ‘플래닛 어스’는 제작기간 5년, 62개국 로케이션, 제작비 2500만 달러를 들인 초대형 다큐멘터리다. 사막, 산, 강, 바다, 남극과 북극 등 총 11가지 주제로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단순 자연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위기에 처한 지구환경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에 대해 BBC 측은 “TV 자연 다큐멘터리의 랜드 마크가 된 ‘플래닛 어스’는 십년 전 우리의 시선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우리는 ‘플래닛 어스 2’를 통해 또 한 번 놀라운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플래닛 어스 2’는 데이비드 애튼 버러의 해설과 전설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의 음악, 상당히 진보된 촬영 기술을 기반으로 완성됐다”고 소개했다. 후속편 역시 전편에 이어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애튼버러(90)가 해설을 맡았다. 그는 영화감독이자 프로듀서이며 배우 리처드 애튼버러(1923-2014)의 동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 영상=BBC Earth 유튜브 채널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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